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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예산안 단독 심사할 수도”… 野, 국정화 저지 장외 총력전

    與 “예산안 단독 심사할 수도”… 野, 국정화 저지 장외 총력전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후 국회는 4일에도 예산안 심사를 거르며 이틀째 파행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시민단체와 연대해 국정화 저지 총력전을 장외로 옮기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예산 심사를 할 수도 있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5일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제안, 성사 가능성이 높아 늦어도 다음주 초 정기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경제·민생 현안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제는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으고 가뭄 극복 대책과 민생,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경제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예정된 규제개혁장관회의,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 노동 개혁·경제활성화 법안의 정기국회 내 통과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와 보조를 맞춰 “국회 보이콧은 직무 유기”라며 야당의 복귀를 촉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국회의원의 직장은 국회인데,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무단결근을 계속할 경우 고용주인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우에 따라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야당을 압박했다. 처리가 시급한 국회 현안으로 ▲노동 개혁 5대 입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국제의료사업지원법·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FTA 비준동의안을 꼽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재경 위원장은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내일(5일)부터 진행이 안 되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당 단독 심사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국정교과서는 원천 무효”라면서 “국정화 고시 강행은 획일적이며 전체주의적인 발상으로 그 자체가 자유민주주의 부정”이라며 불복종운동을 선언했다. 문 대표는 또 “다른 정당·정파,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강력한 연대의 틀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소원, 국정화금지법 제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전략의 무게추를 시민사회와의 ‘연대’로 옮겼다.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시민단체와의 연석회의를 열고 국정화 저지를 위한 공동 투쟁 기구를 출범시키기로 하는 등 야권 연대 틀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장외 연대가 시작되면 야당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국회 일정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농성을) 언제까지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농성 장기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5일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한 회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앞서 개최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상이 정상화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 지역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이 자리는 비례대표인 배재정 의원이 넘겨받는다. 문 대표의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 새정치연합의 불모지인 서울 강남 출마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역사 전쟁’에 국회 올스톱

    ‘역사 전쟁’에 국회 올스톱

    정부가 3일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강행하자 야당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국회 본회의는 물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부처별 예산심사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등 모든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4일로 예정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연기됐고 같은 날 여야 2+2(원내대표·수석부대표) 회동과 5일 본회의 개최도 불투명하다. 20대 총선의 선거구획정안 법정 처리 시한(11월 13일)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고시 강행은 자유민주주의의 파탄을 알리는 조종이며 유신독재정권 시절에 있었던 긴급조치와 같다”면서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불법행정을 강행하는 것이 독재 아니냐”고 말했다. 도종환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은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서는 안 된다”면서 황교안 총리가 담화에서 밝힌 ▲6·25전쟁 기술 왜곡 ▲천안함 누락 ▲검정교사 집필진 소송 남발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회 로텐더홀 농성도 이틀째 이어졌다. 법원에 확정 고시 효력정지 신청을 내는 한편 고시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은 물론 국정교과서 금지 입법 청원서명 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화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한편 민생기조 전환에 나섰다. 야당의 비협조로 예산안과 각종 법률안 처리가 위기에 처했다는 여론전도 함께 펼쳤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역사 교과서에 대한 정치권 불간섭 원칙을 강조하는 한편 내년 예산안과 노동개혁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 처리를 촉구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민생을 외면하면서 역사교육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전형적인 정쟁 정당의 모습”이라며 “역사 교과서는 총선에 정략적으로 이용돼선 안 되고 어떤 세력도 부당하게 관여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회 공전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야당도 전면적인 장외투쟁을 고려하지 않는 만큼 파행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좀더 우세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4대강 용수 가뭄 극복에 활용” 당정청, 예산 반영 긴밀 협조

    “4대강 용수 가뭄 극복에 활용” 당정청, 예산 반영 긴밀 협조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내년 봄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용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100분간 고위급협의회를 열고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사상 최악의 가뭄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면서 “우선 내년 봄 용수 확보 등 기존 대책 예산이 적시 적소에 집행되도록 지원하고, 내년 예산에도 충실히 반영되도록 긴밀하게 협조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지금 당장 물이 담겨 있는 데가 4대강 댐이나 보(洑)이기 때문에 여기에 담겨 있는 용수를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당정 간에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정부에서 가뭄 해소를 위한 사업을 발굴해 이번 정기국회 예산에 편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해서는 도수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어디서 얼마만큼 해야 할 것인지, 예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정부에 파악해서 보고하라고 했다”면서 “이르면 다음주라도 당정협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4대강 지천 정비 차원이라기보다는 가뭄 해소 차원에서의 접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무성 대표도 “4대강 사업을 발전시키기로 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이 특단의 가뭄 대책을 세우라고 했고, 정부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면서 “지류·지천과 보를 연결하는 것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당·정·청은 지난달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후속 조치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 개혁 5대 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새해 예산안 등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또 청년 일자리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에 힘쓰기로 하는 한편 가뭄 극복을 위한 용수 확보용 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뚫리면 끝장… 37.5도 발열자 막아라

    뚫리면 끝장… 37.5도 발열자 막아라

    3일 낮 12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발(發) EY876 항공편에서 내린 승객 300여명이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 당도하자 검역관들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검역관 4명은 1m 간격으로 배치한 간이 책상 앞에 서고, 2명은 책상 바깥쪽 통로를 막아섰다. 일사불란하게 승객들을 줄 세우고 체온을 일일이 재는 동안 통로를 막아선 검역관들은 혹시라도 놓친 승객이 없을까 부지런히 눈동자를 움직였다. 방심은 금물. 37.5도 이상 열이 나는 승객이 검역망을 빠져나갔다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 15분간의 ‘검역 전쟁’이 끝나고 마지막 승객을 떠나보내고서야 검역관들은 숨을 몰아쉬었다. 손바닥이 땀에 젖어 축축했다. “오늘은 그래도 승객이 적네요. 오후에는 500명이 탑승한 중동발 비행기가 들어옵니다.” 경원진 인천공항 검역관이 말했다.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되고서 국민은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지만, 인천공항검역소는 여전히 메르스와 전쟁 중이다. 매일 중동에서 1200~1500명이 입국하고, 이 가운데 하루 평균 2명씩 발열자가 나오고 있다. 발열자는 N95 마스크를 씌우고 공항 별도 공간에 임시 격리한다. 역학조사를 거쳐 메르스가 의심되면 구급차에 태워 다른 승객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EG1 초소’란 별도 게이트를 통해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한다. 아직까진 이 중에 메르스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검역을 기다리다 지친 승객이 난동을 부려 공항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 김원종 인천공항검역소장은 “이곳이 바로 메르스의 최전방”이라고 말했다. 중동 등 메르스 유행 지역에서 여행객이 들어오는 한 메르스 바이러스와 인천공항 검역소의 싸움은 끝날 수 없다. 메르스가 발생한 지난 5월부터 계속된 전쟁에 검역관들은 지쳐가고 있다. 한 검역관은 “스트레스에 심신이 지쳐 5월 이전보다 병가자가 1.5배 늘었고 뇌졸중, 암, 허리 디스크를 앓는 검역관들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검역소 정원은 81명이다. 이 중 검역관은 42명으로, 14명씩 한 팀을 꾸려 24시간 3교대 근무를 한다. 농축산검역검사본부(147명), 세관(890명) 등에 비해 매우 적은 인원이다. 한 달에 두 번은 1개 팀이 24시간 일하고, 모든 검역관이 한 달에 142시간 초과 근무를 한다. 몸이 남아날 리가 없다. 업무가 가중되다 보니 근무지 이동신청도 부쩍 늘었다. 이순옥 검역행정팀장은 “근무 인원이 적어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가 계속 발병하고 있어 검역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출입국 검역을 강화하고자 검역관을 늘리겠다고 하고서 내년도 예산안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 직제 개정 절차상, 인력 및 관련 직제는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와 먼저 협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인천공항검역소는 이번에 142명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역소 직원이 적어도 200명 이상은 돼야 검역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내 검역 거점은 14곳으로 14명이 각각 한 곳을 맡는다. 하지만 중동발 항공기가 들어오면 게이트 검역을 위해 검역관 6~7명이 몰려가 일해야 한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중동발 비행기가 들어올 때마다 나머지 7곳의 검역 거점이 비는 셈이다. 검역소 관계자는 “열 감지기 카메라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검역관이 없는 곳을 종종 봤을 텐데, 중동발 항공기 게이트 검역을 위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만약 2003년 중국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유행처럼 인근 국가에서 감염병이 대유행하기라도 하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검역관만 부족한 게 아니다. 발열자를 임시 격리하고 가장 먼저 역학조사를 하는 인천공항 검역관실에는 의사가 없다. 병역 의무를 대신하는 공중 보건의 3명이 전부다. 인천공항검역소는 메르스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도록 생물안전 2등급 연구실(BL2)을 3등급 연구실(BL3)로 바꾸기로 했다. 그러나 현 상태에선 연구실을 바꿔도 일할 전문 연구관이 없다. 한 검역관은 “메르스로 그 난리통을 겪고도 사람에 투자하는 데는 너무 인색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지으면 사람이 더 부족할 텐데, 그때는 어쩌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朴대통령, 외교일정 일단락… 국내 현안 집중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한·일 정상회담을 끝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를 둘러싼 주요국들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으로 시작돼 두 달가량 숨 가쁘게 이어진 박 대통령의 ‘신외교’가 일단락된 셈이다. 여러 국제 다자회의 일정이 남아 있지만 시급성은 지금까지의 일정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 만큼 경제법안, 예산, 개각, 교과서 문제 등 국내 현안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높아졌다. 청와대는 교과서 문제는 교육부에 맡겨놓은 만큼 공개적인 대응은 자제하려는 분위기다. 개각은 연말 국정 운영 계획과도 연결돼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이들이 12월 어느 시점부터 활동을 본격화해야 한다면, 인사청문회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최소 3주 전에는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달 19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후임 인사를 발표하며 1차 부분개각을 단행했고, 2차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부 장관이 그 대상이다. 당시 최 경제부총리와 황 사회부총리는 각각 내년도 예산안 처리,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의 현안 때문에 교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여성부 장관도 적당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인사가 미뤄졌다. 일각에서는 황 부총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가 3일 발표됨에 따라 언제라도 교체될 수 있고, 김희정 장관도 같은 때 2차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야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국회를 전면 거부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개각 단행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꽉 막힌 국내 정치 상황이 정국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지만, 내·외부의 ‘충격’이 국내정치에 새로운 상황을 유도할 수도 있다. 외적으로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거나, 일본 또는 북한에서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등 ‘인화성’이 큰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공 넘긴 與 “민생 입법화 올인”… 여론전 野 “국민에 선전포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공 넘긴 與 “민생 입법화 올인”… 여론전 野 “국민에 선전포고”

    국회의 모든 일정이 전면 중지된 3일 정국은 얼어붙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계기로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내년도 예산 심사 및 법안 처리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새누리당은 교과서·민생 분리를 대응 전략으로 내세웠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사일정 거부 속에 장외 장기전 전략을 고심했다. 하지만 다음주부터 지역구 예산을 챙겨야 하는 예산안심사소위가 가동되고 20대 총선 선거구획정 법정 시한인 13일을 앞두고 있어 파행이 길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민생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는 전략으로 맞섰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교과서 대응은 정부가 주도하고 당은 민생정책 입법화에 매진한다는 ‘투트랙’으로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역사 교과서에 대한 정치권의 불간섭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신 당은 이날 아침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특위 간담회, 사회적기업거래소 설립을 위한 나눔경제특위 회의를 잇달아 연 데 이어 싱크홀 등 안전 종합점검 비공개회의를 공개로 돌리는 등 차별화에 힘썼다. 김무성 대표 역시 4곳의 정책 포럼회에 참석했다. 야당에는 의사일정 복귀를 압박했다. 예결위·상임위 일정을 전면 거부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발표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4일 문재인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은 또한 4일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간 2+2회동, 5일 본회의 개최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날 의총에서는 “국정화 고시 강행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라며 교육부의 국정화 확정 철회,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즉시 사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규탄사를 채택했다. 새정치연합은 밤 10시에도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등 소속 의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의총을 한 번 더 열어 ‘전의’를 다졌다. 새정치연합은 교과서 집필 거부와 대안교과서 제작 등 불복종운동을 벌이고 대국민 서명운동도 계속할 방침이다. 더불어 확정 고시 효력정지 신청, 헌법소원 검토 등 장외 중심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1987년 6·10 민주항쟁 경험에 따라 당시의 범국민운동본부(국본)와 같은 공동기구를 구성할 것”이라며 “야당만의, 시민사회만의 개별투쟁이 아니라 힘을 모아 싸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또한 오는 6일 시민단체와 함께 규탄 문화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으로서는 민생 발목 잡기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전면 장외투쟁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의총에서도 장외투쟁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도 국회 파행이 길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야당 지도부와 접촉을 시도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5일 본회의까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13일 선거구획정 시한이 걸려 있는 데다 총선 재외국민 등록이 15일부터 시작되는 등 내년 총선 준비를 더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에선 이번 주 냉각기를 거쳐 다음주 예산결산특위 소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실마리가 풀리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예산안 심사도 제자리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예산’ 문제로 연일 충돌해 온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일 나흘 연속 쳇바퀴 돌듯 똑같은 공방만 되풀이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외모에 대한 조롱과 비하 발언은 국회의 품격을 의심케 했다. “지역 과학관에 기숙사를 지어 달라”, “KTX 개통을 빨리 해달라”는 자신의 지역구 민원을 비롯해 사업 예산까지 증액해 달라는 의원들의 노골적인 요구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예결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경제분야 정책질의에서 정부가 내년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예산으로 편성한 예비비 44억원의 내역을 담은 자료를 제출할 것을 거세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최 부총리의 거짓 답변 논란이 일었다. 최 부총리가 “정부 스스로 공개한 적은 있지만 국회 요구에 따라 제출한 적은 없다”고 하자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경비, 201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운영비 등 예비비를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다”며 “최 부총리가 위증을 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결국 야당 의원들이 오후 회의에 불참하면서 예결특위 전체회의는 파행했다. 여야는 최 부총리가 ‘거짓 답변’에 대해 사과를 하고 교육부와 원만한 자료 제출을 협의하는 선에서 파행을 정리하고 2시간여 만에 회의를 속개했다. 하지만 예비비 자료 제출 문제는 끝내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 부총리는 거짓 진술을 할 때 얼굴이 빨개진다. 나름 매력적이다”면서 “보고받으셨습니까. 또 얼굴이 빨개지시네”라며 최 부총리의 화를 돋웠다. 최 부총리는 “빨개진 적 없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안 의원은 “최 부총리는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44억원 때문에 쩨쩨한 부총리로 평가될 것 같다”고 재차 공격했고, 최 부총리는 “교육부가 비공개 요청을 했고, 저도 헌법과 국가재정법에 따라서 업무를 보는 사람”이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野, 국정화 저지 농성 돌입… “정부 포기할 때까지”

    野, 국정화 저지 농성 돌입… “정부 포기할 때까지”

    정부가 당초 5일이었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3일로 앞당겨 확정 고시하기로 하면서 새누리당이 정부의 국정화 방침에 대한 지원사격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로 국회 일정이 어그러지면서 민생·경제 분야에 매진한다는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확정고시에 반발하는 국회 농성을 시작하는 등 여론전을 대대적으로 이어갈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의 국회 농성은 ‘세월호법’ 제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했던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가 강행되더라도 민생과 경제활성화에 매진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야당을 압박할 방침이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민들도 모든 것을 팽개치고 농성하는 야당에는 절대 점수를 안 줄 것”이라면서 “국회로 돌아와서 함께 예산과 민생 법안을 다뤄야 한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2일 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와 애국단체총연합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는 정권이 열 번 바뀌더라도 내용이 바뀌지 않을 올바른 역사를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교육부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의견서를 전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국정화 저지 농성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정부의 (국정화) 포기 선언이 있을 때까지 이 자리에서 농성하면서 정부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3일로 예정됐던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하고 의원총회를 개최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연계해 ‘보이콧’하는 방안 등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오전 11시 확정고시가 발표되면 오전만큼은 상임위를 열기 어렵다”고 밝히는 등 ‘교과서발’ 국회 파행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당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찾아 시민 40여만명의 반대서명과 의견서 1만 8000여부를 박스(25개)에 담아 제출했다. 새정치연합은 향후 헌법소원, 대안 교과서 제작, 텔레비전 광고 여론전 등을 검토 중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이슈&이슈] “지역주민 재산권이 먼저” vs “하천 수질환경 보호해야”

    [이슈&이슈] “지역주민 재산권이 먼저” vs “하천 수질환경 보호해야”

    이웃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와 평택시, 안성시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문제로 36년간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용인과 안성 경계지점에 평택 취수장이 설치되면서 상류인 용인과 안성의 일부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안성시는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평택시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평택시는 안전한 물 공급과 하천 수질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거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정찬민 용인시장의 평택시청 원정시위에 맞서 평택시의회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타당성 관련 연구용역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갈등의 골이 완화되기는커녕 점점 깊어진다. 1일 용인시와 평택시에 따르면 1979년 용인시 남사면과 평택시 진위면 경계인 진위천에 송탄취수장(하루 1만 5000t)이 설치되면서 상류인 남사면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은 3.859㎢로 보호구역으로부터 10㎞ 상류지역에 있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전역과 안성시 원곡면 일부 지역 110.76㎢가 각종 개발규제를 받고 있다. 안성시 역시 평택시 경계지점 안성천에 유천취수장(하루 1만 5000t)이 들어서면서 공도읍, 미양면, 원곡면 등 취수장 상류 10㎞ 이내, 70.28㎢가 각종 개발행위 제한을 받고 있다. 현행법상 취수지점으로부터 7㎞ 이내는 폐수 방류 여부에 관계없이 공장설립이 불가능하고 7∼10㎞ 구역은 폐수를 방류하지 않는 시설에 한해 평택시의 승인을 받아야만 설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용인시와 안성시는 지역주민의 재산권 보호와 균형발전 등을 위해 취수장을 폐쇄해 줄 것을 평택시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상류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공장은 고사하고 주택 신·증축도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광역상수도가 평택시에 공급되고 있는 만큼 취수장을 폐쇄해도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없는 만큼 취수장을 폐쇄하고 광역상수도를 사용하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용인시는 2008년 경기도 중재로 평택시와 ‘상수원보호구역 상생 발전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도 했다. 안성시 역시 유천취수장의 취수방식을 복류수(정수장 바닥에서 채취하는 방식)에서 강변여과수(취수정을 별도로 설치해 모래와 자갈층을 통과한 물을 채취하는 방식)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용인시는 “평택시는 취수지점 하류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각종 공장을 유치하고 있지만 상류인 용인시는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당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성시도 “유천취수장으로 인한 혜택은 평택시민이 보고 피해는 안성시민이 당하고 있다”며 “평택시는 광역상수도를 충분히 공급받고 있는 만큼 유천취수장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택시는 깨끗한 수돗물 공급 외에도 취수장 하류 진위천과 안성천 수질보호를 위해 상수원보호구역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취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을 6만 5000여명이 사용하고 있고 갈수록 악화되는 하류지역의 수질보호도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또 광역상수도를 사용할 경우 물 이용부담금을 포함한 팔당원수의 가격이 송탄·유천취수장의 원수에 비해 배 이상 비싸 시민에게 저렴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 비상상황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비상급수 시설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용인과 안성시민의 불편은 이해하지만, 취수장을 존치해야 한다는 것이 평택시 입장”이라며 “다만 양 지역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연구용역 등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둘러싼 3개 시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차례 중재노력을 기울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권한이 경기도에 있지 않고 평택시와 환경부에 있어서다. 다행히 평택시의회가 지난달 23일 제178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여부와 관련한 용역예산 1억 2000만원이 포함된 4차 추경 예산안을 원안 의결하면서 해결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앞서 공재광 평택시장은 지난달 12일 시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상수원보호구역 용역예산을 긴급안건으로 제출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공 시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수십년간 풀지 못한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하겠다는 성급함이 사태를 악화시킨 면도 없지 않다”면서 “종합적인 수질개선 대책과 합리적인 실행방안을 수립해 상·하류지역이 상생협력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역예산 삭감을 주도한 시의원 등은 여전히 용역을 반대해 연말 의회 정례회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달 16일 예산삭감 당시 표결 결과는 찬성 9명, 반대 6명, 기권 1명이었다. 한편 경기도와 평택시, 용인시, 안성시는 지난 4월 열린 ‘도·시·군이 함께하는 상생협력 토론회’에서 공동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경기도가 2억 4000만원, 3개 시가 1억 2000만원씩 용역비를 분담하기로 했다. 용인·안성시는 이미 의회 의결을 거쳐 용역계산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경기도 수자원본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여부를 비롯해 하류 진위천, 안성천을 포함한 평택호 수질개선방안까지 포괄적으로 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역사 교과서 국정화 이르면 내일 확정고시

    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행정예고 기간이 끝나는 가운데 한국 사회의 모든 현안을 빨아들인 ‘역사전쟁’은 이번 주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당초 확정고시는 관보가 발행되는 5일(목요일)로 예정됐지만, 이르면 3일 전자관보를 통해 고시를 확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시 예고 기간인 20일이 끝나는 시점이 2일 자정이기 때문에 3일 전자관보를 통해 확정 고시를 하더라도 절차상 큰 문제는 없다”면서 “고시 확정을 당초 5일로 한 것은 예고 기간 동안 받은 찬성, 반대 의견 등을 정리하는 시간을 두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리하게 서둘러 불필요한 오해는 살 필요가 없다”면서 “조금 여유를 두고 5일에 확정 고시를 하는 것으로 우선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확정고시 직전까지 국정교과서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한편,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경제활성화법 처리 등 ‘민생 정국’으로 전환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는 2일 애국단체 총연합회 임원들과 연석회의를 갖고 국정교과서의 당위성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한다. 3일에는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예산안 처리 및 법안 처리 등을 협의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일 ‘전국 집중 서명 운동의 날’로 정해 반대여론 극대화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행정예고가 끝나는 2일에는 교육부를 방문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반대 서명 명부 및 의견 개진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후로도 ▲반대서명 운동 ▲헌법소원 ▲집필거부운동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내일 ‘원포인트 본회의’… ‘역사전쟁’ 긴장 고조 땐 무산 가능성

    국회의 새해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2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예산안과 쟁점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특히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확정을 전후로 ‘역사전쟁’은 정점에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말 임시국회’ 소집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원유철 새누리당,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함께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면담한 이후 별도로 회동해 3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본회의에서 무쟁점 법안들을 처리하되, 처리 대상 법안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추가 협의를 하기로 했다. 또한 김태현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의 청문심사경과보고서 채택,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김동철 새정치연합 의원) 선출 건도 처리할 예정이다. 4일에는 양당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가 이날 합의한 ‘원포인트 본회의’는 교과서 대치 국면을 의식한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다. 2일부터 5일까지 경제·비경제 분야별 정책질의에 나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44억원’ 자료제출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여야는 5일 본회의를 열어 100건이 넘는 계류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확정을 둘러싸고 여야 간 긴장이 높아지면 본회의 소집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역사교과서 논란 외에 다른 현안들도 걸림돌이다.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은 정두언 국방위원장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등이 ‘원점 재검토론’을 제기해 예산 심사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KFX 사업이 해야 하는 사업으로 결론이 났다면 여건을 만들어 줘야 된다”면서 “방위사업청 원안인 1600억원과 기획재정부 삭감 예산 670억 사이에서 검토할 생각”이라며 증액 방침을 시사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의장 직권상정이 가능한 새해 예산안은 법정 기한 내에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여야 대치 상태에 따라 어떤 변수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법·관광진흥법·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활성화법 처리도 야당이 응해줄지 미지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與 “이젠 민생·경제에 집중”… 野 “총선까지 반대 투쟁”

    與 “이젠 민생·경제에 집중”… 野 “총선까지 반대 투쟁”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행정예고 기간 종료를 앞둔 마지막 주말, 여야는 찬반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지 여론 결집에 나섰다. 강은희 새누리당 당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는 2일 브리핑을 열고 “현재 한국사 교과서는 폐기해야 할 불량품이다. 이런 불량품이 우리 학생에게 공급되고 있다”면서 “왜곡·부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비정상 역사교과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도 전날 수원 광교산에서 열린 경기도당 행사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번 역사전쟁에서 우리 보수우파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확정고시를 끝으로 국정화 공방에서 발을 빼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야권의 국정화 반대 공세에 맞서 민생·경제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강조하며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총선 체제로 먼저 전환해 승기를 잡겠다는 의중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야당은 확정고시 전까지 반대여론 조성에 당력을 쏟아붓는 한편, 내년 총선까지 원내외에서 국정화 반대 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산 등산로에서 반대 서명을 받으면서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이 검인정제를 부인하고 국정교과서를 꼭 해야 한다면 그것은 보수우파가 아니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친일과 독재의 후예들일 뿐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어 “확정고시가 나더라도 굴하지 않고 집필거부와 대안교과서 운동, 반대서명 운동을 계속할 것이고,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방법도 강구할 것”이라며 “총선에서도 중요 공약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올해도 역시… ‘주장’과 ‘막말’ 넘쳐난 예결특위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로 시끌시끌하다. 심사 권한을 가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지만 원만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졸속 심사’, ‘날림 처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여야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예비비 지출을 놓고 하루에 한 번꼴로 파행을 빚었다. 예결위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증·감액이 이뤄지는 예산소위까지는 매년 정치적인 공방을 해 왔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야는 ‘교과서 예비비 44억원’을 놓고 연일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웠다. 야당은 예비비 편성은 국정화를 밀어붙이려는 꼼수라며 세부 사용 내역의 제출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고, 여당은 법에 따라 국회에 내년 5월 30일까지만 제출하면 문제없다고 정부를 지원사격했다. 마이크에 입을 대고 본인의 말만 쏟아 낼 뿐 여야 간 협의는 거의 없었다. 정부는 여야 싸움에서 한 발짝 물러선 태도로 ‘카세트 녹음을 틀어 놓은 듯한’ 답변만 반복했다. 막말과 고함은 ‘덤’이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첫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언젠가는 적화통일이 될 것이고 (중략) 남한 내에서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이라고 발언, 국정화 반대 세력과 적화통일 세력을 동일시한다는 비판을 샀다. 다음날은 야당이 막말 바통을 이어받았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화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충북대 사무국장 오모씨의 출석을 요청하면서 “어디엔가 감금돼 있단 소문도 있고 (중략) 불길한 얘기도 떠돌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 예결위원장이 수차례 제지할 정도로 심한 고함과 야유도 오갔다. 물론 이 같은 정면충돌이 계속돼도 예산안은 헌법이 정한 법정기일(12월 2일) 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여야 합의로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 1일이면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고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헌법 시한을 지킨 지난해처럼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고자 한다면 여·야·정이 지금부터 한발씩 양보하는 건 어떨까.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與野 “KFX 사업 재검토” 한목소리

    與野 “KFX 사업 재검토” 한목소리

    국회 국방위원회는 30일 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내년도 예산 670억원을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다만 KFX 사업에 대해 11월 중 국방위에서 추가적으로 논의를 벌인 뒤 그 결과를 다시 예산안에 반영키로 하는 부대조건을 달았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 전까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처리하자는 취지다. 새누리당 소속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국방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부대의견을 달아 원안대로 (KFX 사업) 예산안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부대의견에 대한 설명자료를 배포해 ‘KFX 사업에 대해 국방위에서 11월 중 추가적인 논의를 거친 뒤, 논의 결과가 마련되면 예결위 2016년도 예산안 심사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시켜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위가 부대의견을 달아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유 의원은 “오는 12월 2일에 내년도 전체예산을 국회가 처리한다고 보면 아직 (예산안 검토 시간이) 한 달이 남아 있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 시간을 충분히 투입해 논의를 한 뒤 예결위에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결위에서도 예산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만 KFX가 국민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전문성이 있는 국방위에서 추가 논의를 계속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추후 KFX 예산안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야 의원 모두 KFX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KFX 사업 예산 삭감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 같지만 (필요성이 있다면) 삭감이라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는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핵심 장비 체계통합기술을 포함해 주요 기술의 국내 개발이 가능하다는 정부의 보고가 있었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KFX의 129개 대상 품목 중 현재까지 93개를 국산화 품목으로 확정했다”며 “국내 기술 및 인프라 등을 최대한 활용해 주요 장비 및 부품을 국산화하고 독자적 성능 개량이 가능한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방사청장은 KFX 공동탐색개발 대상국인 인도네시아와 올해 4∼11월 협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1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보고 이후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2025년까지 KFX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2025∼2028년 초도 양산과 추가 무장, 2028∼2032년 후속 양산의 단계를 거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영국, 이스라엘, 스웨덴 등 3개국과 부분적으로 기술 협력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설명에도 질타를 쏟아냈다. 정 위원장은 KFX 사업 추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렸다”며 “구걸 외교, 망신 외교, 굴복 외교라는 얘기를 듣게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국방부는) 반대론자들은 하나도 안 만나본 것 같다”며 “대통령께서 속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기술 이전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하고 사업계획을 세웠는데 전제가 무너졌다”며 “이제 와 자체 개발할 수 있으니 ‘그대로 해주십소’ 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KFX 예산 670억 예결위 소위 통과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가 29일 내년도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예산 670억원을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여야는 “관련 핵심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힌 정부 입장을 믿어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처리된 예산안은 30일 국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그러나 정두언 국방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KFX 사업이 실패할 것이 분명한데도 예산을 주는 것은 양심의 가책을 받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혀 전체회의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정부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이 사업을 볼 수 있는 경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KFX 사업 추진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의) 전면 감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KFX사업은 출발 당시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서 “지금이라도 정석대로 단계를 밟아 가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항공기 자주 능력을 찾는 최선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 문제로 저를 불러주시면 만사 제쳐 놓고 달려가겠다”면서 “청와대 안보실장과 언제라도 공개적으로 토론할 용의가 있으니 허락해 줄 것을 간청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국방위 소속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보통 전체회의에서는 소위의 가결안을 존중하는 게 관례이기 때문에 위원장이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안건 처리를 막지는 못한다”고 했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KFX 사업에 필요한 412개 분야 기술 가운데 398개를 확보했다”면서 “개발 능력은 2단계 기술 개발 과정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왜 소리 질러… 선수 있는데” “내가 선수”

    2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인 이날도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자료 제출 공방으로 얼룩졌다. 예결위뿐만 아니라 타 상임위도 역사 교과서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어 ‘졸속, 날림’ 예산 심사와 법안 처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예비비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데 주력했고 여당 의원들은 예산 관련 질의로 화제를 돌리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예결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정부의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 “동네 개가 짖어도 이러진 않을 것”이라면서 “장관님들의 이석(離席)과 관련해 최대한 편의를 봐 드렸지만 앞으로는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일종의 보복적인 개념으로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맞섰다. 안 의원은 오후 회의에서도 “출석 요구한 교육부 공무원이 나타나지 않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신변 위협을 느껴) 지금 그 전화는 사용하지 않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예산정책처 추계 결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비용이 최대 6억원”이라는 서기호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그건 현실과 동떨어진 가정”이라고 반박했다. 의원들 간 격한 감정을 표출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이 “자료를 내고 국민과 국회의 검증을 받으면 그만인데 뭐가 두려워서…”라고 말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의 야유와 고성이 터졌다. 박 의원이 “가만히 계세요, 좀”이라고 소리치자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재선)이 박 의원(초선)을 향해 “어디서 소리를 질러. 선수(選數)가 있는데”라고 윽박질렀다. 이에 박 의원은 “김성태 의원이 선수는 위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대표해선 내가 선수(選手)”라고 맞받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공개는 않고 도리어 증액한 특수활동비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그 말 많은 특수활동비가 또 늘었다고 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특수활동비 예산은 8891억원으로 올해보다 80억원 넘게 불어났다. 특수활동비 관련 기록이 남아 있는 2001년 이후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정보활동이나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에 쓰이는 경비다. 사용 내역이 공개되는 업무추진비와 달리 눈먼 돈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런 마당에 80억원이나 늘렸다니 국민으로서는 또 속았다는 배신감이 든다. 증빙서류나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특수성 때문에 특수활동비의 쓰임새는 며느리도 모른다. 정부 기관들이 마음대로 집행할 수 있는 합법적인 ‘묻지마 예산’이다. 쌈짓돈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오던 터에 일부 공직자들이 엉뚱하게 활동비를 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신계륜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 주요 보직에 있을 때 이 돈을 생활비와 자녀 유학비로 썼다. 비판 여론에 못 이겨 여야가 관련 제도를 손보겠다고 입을 모은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그래 놓고 제도 개선은커녕 어물쩍 또 뭉칫돈 예산을 늘린 것이다. 공개된 예산안을 보면 국정원, 경찰청, 법무부 등 힘 있는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특수활동비를 늘려 잡았다. 국민 시선을 의식했는지 국회는 올해와 같은 83억 9800만원을 신청했다. 지난 8월 여야의 특수활동비 논쟁으로 본회의 무산 사태까지 빚어 놓고도 십원 한 장 줄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니 실망스럽다. 지탄이 쏟아질 때는 당장에라도 활동비 공개를 추진할 듯하더니 여론의 관심이 뜸해지자 안면을 바꿨다면 이런 몰염치가 없다. 혈세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특수활동비의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세금 낭비와 유용을 막을 수 있다. 최소한의 감독 장치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올 들어 몇 차례 논란을 거치면서 이미 사회적 합의를 봤다. 한때 여야는 신용카드 결제나 예결위 내 특수활동비개선소위 구성 같은 대안도 내놓지 않았는가. 안보와 보안 문제가 직결된 국정원 등 특수 기관이라면 합당한 공개 범위를 더 고민하면 될 일이다. 국회는 예산안 심의에서 특수활동비의 거품을 걷어 내는 데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무엇보다 국회 스스로 비용을 줄이는 데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충돌] 野 “국정화 예비비 내역 공개” 압박… 최 부총리, 사실상 자료 제출 거부

    국회에서는 28일 하루 종일 여야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국정화 관련 예비비 자료 제출 여부 등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며 파행을 거듭했다. 운영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도 교육부 교과서 태스크포스(TF)의 불법 여부를 놓고 날 선 공방만 오갔다. 본 업무인 예산안 심사는 교과서 ‘블랙홀’로 인해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예결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야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44억원’ 관련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는 예비비를 통한 국정화 강행은 꼼수”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최 부총리는 “예비비 관련 자료는 헌법과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회의 결산 심사를 위해) 내년 5월 30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다”며 사실상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예비비는) 내년 총선을 치른 뒤 20대 국회에서 심사할 자료”라며 옹호했다. 회의 시작 1시간 동안 공방만 계속되자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야당의 국정화 반대 움직임에 대해 “언젠가는 적화통일, 북한 체제로 통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세상이 올 것을 대비해 남한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회의가 다시 파행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오해를 유발한 건 제 책임”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교육부의 교과서 TF 운영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청와대가 관여했다며 TF 직원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교육부가 주도한 사안이라고 맞섰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역사 교과서가 쟁점화됐는데 상황 파악도 안 하면 직무유기 아닌가”라는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의 질문에 “정쟁화되다시피 한 업무에 대해 TF를 안 만드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면서 “해당 비서관실이 수시로 보고받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일일 점검회의는 없었다고 했는데 TF 단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공개하라”면서 “행정자치부가 전국의 반상회에 국정 교과서를 홍보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았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비서실장은 청와대 출입 기록 제출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는 교육부의 교과서 TF 운영 논란이 좀 더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새누리당은 TF가 늘어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가동된 정상적인 조직임을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TF 운영에 청와대가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향해 “공천 위협 때문에 대통령의 잘못을 말하지 못하는 구조”라며 사퇴를 촉구하자 즉각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여당 의원들을 공천 때문에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파렴치한으로 몰고 간다”고 반발해 설전이 벌어졌다. 한편 국회 교문위원장인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부의 독주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그 뜻을 묻자”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일본 지방재정 탐방(하)] 고령화 등 현안 배정받은 20분간 자유 질의·답변

    [일본 지방재정 탐방(하)] 고령화 등 현안 배정받은 20분간 자유 질의·답변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구의회 사무처 공무원이 다시 한번 주의를 줬다. “우산과 지팡이는 반입 금지입니다. 녹취와 촬영도 안 됩니다. 휴대전화도 꺼 주세요. 회의 도중 대화나 발언을 할 수 없습니다.” 뭘 이렇게까지 빡빡하게 하는 건지 답답함을 느끼며 일본 도쿄도 이타바시 구의회 회의실로 들어섰다.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일본 지방의회 결산심사를 견학하기 위해 일본을 찾은 한국정부회계학회와 정부 관계자들을 압도했다. 지난 23일 이타바시 구의회 방문은 어렵게 성사됐다. 결산심사는 일본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결산심사장에는 외부인사 참관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의회에 한일의원연맹이 구성돼 있는데다,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던 나카무라 도라아키(中村虎彰) 구의원이 적극 주선해 준 덕분에 가능했다. 촬영은 물론 메모도 금지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지켜야 했다. 이타바시라는 이름을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판교’가 된다. 공교롭게도 경기 성남시에 있는 판교와 한자도 똑같다. 모두 널다리(널빤지로 만든 다리)에서 유래했다. 인구는 54만명으로 서울 노원구(58만명)보다 조금 적지만 구의원 숫자는 노원구의회(21명)의 두 배가 넘는 46명이나 된다. 자민당 15명, 공명당 11명, 공산당 9명, 시민클럽 6명, 민주당 4명, 무소속 1명으로 이뤄져 있다. 질문과 답변에 제한 시간을 두는 한국과 달리 구의원들은 각자 배정받은 20분 동안 자유롭게 질의하고 답변을 들었다. 이날은 이타바시 구의회 결산심사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토론이 더욱 활발했다. 모든 절차를 마친 뒤 구의원 대부분이 기립해서 결산심사안을 가결시켰다. 공산당 소속 구의원들은 기권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을 견제하기엔 야당이 약했다. 올해 결산심사에서 가장 큰 현안은 고령화 대응과 지역마다 있는 공공회의장(집회소) 통폐합 문제였다. 가와구치 마사토시(川口雅敏) 구의원은 “구청에선 공공회의장을 통폐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구의원들은 주민 여론도 있고 해서 자기 지역구 안에 있는 회의실을 없애는 것에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는 내년 3월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라며 “이용률을 기준으로 없앨 곳은 없애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다른 쟁점은 고령화 대책이었다. 나카무라 구의원은 “민관 협력을 통해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는 방안을 많이 다뤘다”며 “나 역시 노인종합복지관 운영예산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이타바시는 현재 주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다. 그는 “일본은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서 정부 힘만으론 대책에 한계가 있다”며 “구청에서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풀뿌리 시민단체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방자치 역사가 오래됐다. 한국에선 동일한 기준에 따라 지방재정을 중앙정부가 관리하지만 일본은 지자체끼리도 정보 공유를 하지 않을 정도로 독립성이 강하다. 한국에선 최근 지방교부세 배분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추세이지만 일본은 “지방교부세는 지자체 고유 재원”이라며 인센티브 강화에 회의적이다. 반면 한국보다는 유연한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세입에서 지방채 비중이 높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한·일 간 지방재정제도를 연구하는 국중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는 일본 지방자치의 원동력을 탄탄한 세입 기반, 그리고 자율성과 책임성을 살리는 재정 운용에서 찾았다. 그는 “불확실한 세입 기반이 한국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자본 규모 등 외형 기준으로 과세하는 일본식 지방법인세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본 역시 지역 간 불균형 해소가 현안”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부터 수평적 지방재정조정 제도 개혁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도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재부 예산실장에 박춘섭씨

    기재부 예산실장에 박춘섭씨

    박춘섭(행시 31회)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이 27일 예산실장으로 승진했다. 박 신임 실장은 예산총괄과장·경제예산심의관 등을 지낸 대표적인 예산통이다. 일 처리가 꼼꼼한 것으로 유명하다. 예산총괄과장으로 일할 때 예산안 심의로 국회에서 며칠째 밤을 새우다가 과로로 쓰러졌을 만큼 책임감이 강하다. 대전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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