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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의회 운영비 = 의원 쌈짓돈’ 막는다

    앞으로 광역·기초의회 의원도 업무추진비를 쓸 때 공무원처럼 클린카드 사용이 의무화된다. 또 의회 의장단이 사용하는 기관운영비도 연간계획을 수립해야만 지출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을 마련, 각 지자체에 내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세출예산 집행기준은 이달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은 앞으로 반드시 업무추진비 지출용 클린카드를 발급받아 등록한 후 사용해야 한다. 또 의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이 쓸 수 있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도 연간 집행계획을 먼저 수립하도록 의무화했다. 주먹구구식 사용을 통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의장·부의장이 의원이나 의회사무처 직원들에게 현금으로 주는 격려금 지출도 의정활동과 직접 관련된 경우로 제한했다. 더불어 의정활동에 사용하는 의정운영공통경비도 의정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집행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격려금이나 의정운영경비가 의원 개인의 ‘쌈짓돈’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았다. 이번 회계규정 신설은 지난해 광역시·도의회와 기초의회를 대상으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점검 결과 대부분 의회에서 부정 사례가 발견된 데 따른 조치다. 권익위 점검 결과 지방의회 의장이 유흥주점에서 100건이 넘게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상임위원장이 법인카드로 가족과 식사를 하는 등 개인적으로 쓴 경우가 상당수 발견됐다. 또 해외연수를 가는 의원들에게 2년 6개월간 1억 5000만원의 격려금을 현금으로 준 의장단의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클린카드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적절한 지출을 막기 위한 법인카드의 일종으로 2005년 처음 도입됐다. 단란주점이나 나이트클럽 같은 유흥·퇴폐업소는 물론 골프장, 당구장, 카지노 등 레저·사행업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등과 달리 지방의회는 그동안 클린카드 사용의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행안부 관계자는 “집행기준도 법령상 효력을 갖고 있다”면서 “향후 감사에서 클린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례가 적발되면 해당 액수를 회수하거나 구상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공익신고자에게 지급하는 신고포상금이 지자체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고포상금 운영제도를 개선하도록 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SOC예산 3710억↑… 여야 할 것 없이 민원 챙기기 혈안

    SOC예산 3710억↑… 여야 할 것 없이 민원 챙기기 혈안

    새해 예산안에 지역 인프라 구축에 쓰이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3710억원이나 늘어나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라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예산 낭비로 국가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함에도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민원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것이다. 지난달 12월 3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가 열린 국회 본관 638호 앞에는 예산 민원을 적은 쪽지가 쉴 새 없이 회의장 안으로 전달됐다. 여야 계수소위 위원들에게 부탁한 지역구 사업예산 증액이 이뤄졌는지, 당초 예산이 삭감되지 않고 지켜졌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1일 국회가 처리한 2013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은 수성 의료지구 교통망 체계 타당성 조사 사업비가 당초 5억원(정부안)에서 182억원이 늘어난 187억원이 됐다. 대구 순환고속도로에는 신규로 30억원이 편성됐고 대구 모바일게임센터 구축에도 10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대구 연구개발특구 사업은 정부 예산안 88억원에서 12억원이 늘어나 100억원이 됐다. 서병수 사무총장의 지역구(부산 해운대 기장갑)인 해운대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예산이 32억원 증액됐다. 예산안 심사 권한이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도 경쟁적으로 ‘지역 민원’을 챙겼다. 예결위원장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영주의 산양삼테마랜드 사업에 2억 5000만원, 국립약용자원연구소 설립에 12억원, 내성천 정비사업에 10억원, 휴천지구 정비사업에 6억 6000만원이 각각 증액되거나 새로 편성됐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 지역구인 경기 안성의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에 6억원이, 금석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은 2억원에서 43억 9300만원이 증액됐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경기 남양주갑) 의원과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신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남양주에서는 고용센터 설치 지원 사업은 30억원, 화도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28억원이 각각 늘었다. 남양주 지역 하수처리장 확충 사업과 남양주 생태하천복원사업 예산도 각각 11억원, 24억 5000만원이 늘어났다. 이 같은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거센 비판에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알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는 당연한 요구”라는 반응을 보였다. 2016년 총선을 노리는 지역구 의원으로서는 일시적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더라도 지역민들에게 환영받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얄팍한 계산이다.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막판 계수조정 소위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수조정소위의 밀실 거래를 막는 투명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미국의 ‘페이고’(Pay as you go)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페이고 제도는 재정지출이나 감세가 필요한 정책을 추진할 때는 반드시 다른 항목의 지출을 줄이거나 세수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미국은 법적 의무사항으로 이를 강제하고 있다. 김춘순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페이고 제도 등을 법제화해 채무관리와 재정균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정년 앞둔 공무원 ‘공로연수제’ 존폐 논란

    [생각나눔 NEWS] 정년 앞둔 공무원 ‘공로연수제’ 존폐 논란

    정년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공로연수제’ 존폐 논란이 공직사회 안팎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로연수제가 ‘무노동 유임금’으로 인한 예산낭비 요인이 크다.”며 폐지 입장인 반면 다른 일부에서는 “폐지 시 인사 적체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존속을 거듭 요구하고 있어서다. 공로연수제는 1993년 당시 행정자치부 예규로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년퇴직일을 기준으로 사무관(5급) 이상은 1년, 사무관 이하는 6개월 전에 본인 희망에 따라 공로연수를 하는 제도. 지자체 등은 연수 기간 중 현업 근무수당을 제외한 급여를 당사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지자체들이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의 사회적응 훈련 및 인사 적체 해소라는 명목 아래 사실상 집에 놀리면서도 연봉 6000만~7000만원을 지급하는 공로연수제를 20년째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무노동 유임금’으로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공로연수에 들어간 공무원의 자리에 다른 공무원이 승진함으로써 한 자리에 2명의 급여가 지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구미시의 최근 3년간 예산은 16억 3300여만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구미경실련의 이번 성명은 최근 구미시가 내년 1월부터 공로연수제를 사실상 폐지키로 방침을 발표한 데 대해 구미시 의회와 구미시 직협이 반기를 들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시의 이번 방침은 공로연수 기간에 일을 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 ‘무노동 유임금’의 부정적 여론과 공무원 조기 퇴직으로 제도가 악용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구미시 의회는 “공로연수제가 폐지될 경우 인사 적체의 새로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구미시 직협은 “(회원) 대부분 공로연수제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각각 밝혔다. 구미의 한 공무원은 “30년 이상 근속 공무원이 공로연수를 할 경우 보수가 명예퇴직 때보다 불과 1000만~1500만원 정도 많은 것에 그쳐 일부 예산낭비 운운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주시 공무원들은 공로연수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직협이 지난해 공무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공로연수 찬반 의견 설문조사에서 응답자(629명)의 72%인 454명이 반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시 한 공무원은 “공로연수를 상위직에만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예산 낭비는 물론 총액 인건비제에 따라 직원 충원도 할 수 없어 업무 공백만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5년간 전국 16개 시·도의 공로연수 인원은 모두 7034명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07년 1890명, 2008년 1462명, 2009년 828명, 2010년 1862명, 2011년 992명 등이다. 연수 기간 동안 이들에게 지급된 보수는 대략 42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해영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부처에는 공로연수제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안다.”면서 “지자체들이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에게 무작정 월급만 주는 것은 사회적 기류에도 맞지 않는 만큼 퇴직 예정자들을 사회봉사 프로그램 또는 재교육 전문기관과 연계하되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경북 시·군 ‘도정협력실’ 유령사무실

    경북 시·군 ‘도정협력실’ 유령사무실

    “흡연실로 전락한 ‘도정 협력실’을 사무실로 되돌려 주세요.” 경북도 내 시·군들이 도정과의 원활한 협력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설치한 협력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지역 사회에서 ‘무용지물’ 논란이 일고 있다. 협력실은 시·군들이 지난 2008년부터 청사 내 일정한 사무공간(규모 16~50㎡)을 마련해 지역 출신 도의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컴퓨터와 소파, 전화기 등 각종 집기와 비품을 갖췄다. 8일 현재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협력실을 설치·운영 중인 시·군은 포항·경주·김천·영주·영천·상주·경산시와 군위·고령·칠곡군 등 모두 10곳이다. 안동 등 나머지 13곳은 시·군의회 의원들의 반대 등으로 협력실을 설치하지 않아 지역 사회에서는 ‘반쪽 협력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협력실이 설치되지 않은 일부 시·군과 도의회(의원)는 협력실 추가 설치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기존 협력실마저 도의원들이 거의 이용을 하지 않으면서 공직사회 안팎에서 ‘유령 사무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산낭비 논란도 있다. 지난해 3월 청사 2층 자치행정과 사무실을 줄여 만든 협력실(33㎡)을 상시 개방해 오던 경산시는 최근 협력실 출입문에 지문인식기를 부착해 도의원 이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시의 이 같은 조치는 그동안 지역 출신 도의원 5명(비례대표 2명 포함)이 협력실 출입을 거의 하지 않자 공무원 등이 흡연 장소로 주로 이용해 말썽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포항시도 2008년 6월부터 청사 10층에 협력실(26㎡)을 마련했으나 도의원 7명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의원 한둘만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을 뿐”이라고 귀띔했다. 상주시 협력실(33㎡)도 마찬가지다. 예천군은 올 들어 청사 별관 1층의 협력실(26㎡)을 여직원 휴게실로 바꿨다. 2010년 7월 설치 이후 이용자가 없어 유명무실했기 때문. 경주시와 칠곡군 등 다른 시·군 협력실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군 관계자들은 “도의회(의원)의 강권에 따라 협력실을 설치해 줬으나 이용은 하지 않고 있다.”며 “유명무실한 협력실을 부족한 사무실 등으로 활용하자는 분위기이지만 (도의회 및 도의원의 입장을 고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곤혹스러워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아르헨 女대통령 궁 화장실 리모델링에만 5억원?

    남미의 여자대통령이 웬만한 아파트 값을 들여 화장실을 고치기로 해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여자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대통령궁 화장실 1개를 리모델링하는 데 240만 페소, 우리나라 돈으로 약 5억 1000만 원을 쓰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화장실 리모델링공사가 낙찰됐다며 가격과 공사기간 등을 25일(현지시각) 관보에 공시했다. KIR라는 유한책임회사가 진행하게 될 공사는 대통령궁 2층에 있는 1개 화장실의 복구, 조명, 리모델링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통령궁 2층에는 대통령 집무실, 총리집무실, 대통령비서실장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집무실마다 각각 화장실이 따로 있다. 2층에 있는 화장실 중 어떤 게 리모델링 대상인지는 공지에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바닥용 자재 양으로 보아 초대형 화장실인 것으로 추정될 뿐 어떤 화장실이 리모델링될 예정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인터넷에는 “아무리 초호화판으로 화장실을 꾸민다고 해도 금액이 지나치다.” “예산낭비의 범례”라는 등 비판적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빚만 늘린 경인아라뱃길

    지난 5월 25일 개통된 경인아라뱃길의 수익 및 물동량이 타당성 조사 당시 예측보다 현저히 낮아 한국수자원공사의 부채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에 2조 6759억원을 투입했지만 배후부지 48%를 분양해 5165억원만 회수했다. 나머지를 분양해도 6562억원을 추가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문 의원은 “경인아라뱃길의 근본적 한계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투자비 회수가 기대에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익도 예상보다 훨씬 저조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자원공사는 5개 부두 운영사에 임대료 및 접안료 등 시설사용료 5315억원을 징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 의원은 “현재 계약한 5개 부두사의 연간 임대료는 71억 5400만원으로 10년간 회수해도 700억∼800억원 수준”이라며 “운영유지비도 발생하고 있어 임대료와 시설사용료로 5315억원을 회수하는 것은 2030년까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는 국가귀속 토지에 대한 보상비(3289억원) 등은 사업계획 수립 시 전제된 국가 재정지원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지만 정부의 예산 사정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의 물동량 역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개통 첫해 수요예측보다 화물, 여객 모두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개통 첫해 컨테이너 화물 29만 4000TEU가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개통 이후 3개월간 실적은 5536TEU에 그쳤다. 이를 12개월로 환산해도 2만 2144TEU에 불과해 예상치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객의 경우 KDI는 연간 59만 9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난 3개월 실적은 6만 8694명이 고작이었다. 문 의원은 “경인아라뱃길은 건설사들의 일감을 위해 수자원공사 부채만 늘려놓은 사업으로, 목적이 불분명하고 투자에 비해 경제성도 떨어지는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라면서 “다시는 경인아라뱃길 같은 예산낭비가 없도록 국회 청문회로 진상을 규명하고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현재 12조 5809억원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광장] 이명박 특검과 클린턴 특검/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명박 특검과 클린턴 특검/최광숙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고심 끝에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이광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김형태·이광범 변호사의 진보성향이 부담스러운 듯 재추천을 요구했다가 여론이 그다지 좋지 않게 돌아가자 결국 두 사람 중 상대적으로 ‘야성’(野性)이 덜하다고 판단했는지 이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선택했다. 특별검사 논란을 보면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특검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한국과 미국은 정치·문화적으로 판이하지만 두 특검이 묘하게도 닮았기 때문이다. 첫째, 두 특검 모두 대통령이나 직계 가족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둘째, 이들 특검이 ‘부동산’문제에서 출발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클린턴의 특검은 결국 섹스 스캔들로 귀착이 되긴 했지만, 처음에는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세운 화이트워터 부동산 개발회사의 토지거래 사기사건 의혹, 이른바 ‘화이트워터 게이트’를 다루기 위해 도입됐다. 셋째, 특별검사로 임명된 이들이 모두 대통령과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것도 일치한다. 1994년 8월 화이트워터 게이트를 수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로 임명된 케네스 스타 검사는 당초 수사의 목적 달성이 여의치 않자 클린턴의 지저분한 욕정을 까발리는 것으로 선회했다. 마침내 스타 검사는 클린턴으로부터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고해성사까지 받아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민들 사이에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특별검사의 독선을 지켜보면서 특검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스타 검사가 무려 4년 동안 4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세금을 쓰고도 내놓은 특검의 결과물이 한편의 포르노물이 아니냐는 반론도 강하게 제기됐다. 더구나 클린턴과 당적이 다른 골수 공화당원 출신인 스타 검사는 클린턴의 은밀한 개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극우 보수세력의 대변자로서 클린턴을 대통령직에서 몰아내려 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공화당은 1998년 말 치러진 의회의 중간선거에서 클린턴의 여성 스캔들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으나 정작 중간선거 결과는 공화당의 패배로 끝났고, 클린턴에 대한 탄핵도 결국 무산됐다. ‘클린턴 특검’을 계기로 미국은 1979년 제정됐던 ‘특별검사법’을 1999년 6월 폐기했다. ‘워터게이트’ 특검으로 닉슨 대통령을 미 역사상 최초로 임기 도중에 물러나도록 하는 공을 세웠지만 점차 실효성과 정파성, 예산낭비 등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타 검사 자신도 청문회에서 특검제 폐지를 주장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결국 법에 의거해 대통령이 임명하던 특별검사는 검찰청 내부규정으로 검찰총장이 임명토록 변경되면서 권한과 위상이 대폭 축소됐다. ‘이명박 특검’은 검찰의 부실 수사에서 비롯됐다. 수사를 총괄·지휘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자의 물음에 “대통령 일가에 부담돼 (청와대 실무자를)기소하지 않았다.”고 답할 정도니 국민 입장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국민 다수는 검찰이 사건의 핵심인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서면조사하는 데 그치는 등 처음부터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갖지 않았다는 의문을 품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특검이 대선을 앞두고 자칫 정쟁 차원으로 흘러간다면 그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특검은 무엇보다 진실 규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혹여 정치권이 이번 특검을 대선에 활용하려고 한다면 앞서 ‘클린턴 특검’에서 봤듯이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 검찰처럼 겉으로는 사법적 정의를 외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수사를 한다면 특검제에 대한 무용론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이번에 임명된 이 특별검사는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역할은 특정 정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이 궁금해하는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일이어야 한다. bori@seoul.co.kr
  • 국가보조사업 2건중 1건 ‘엉터리’

    국가보조사업 2건중 1건 ‘엉터리’

    교육과학기술부의 영어능력평가시험(NEAT) 개발·운영 사업에는 2008년부터 해마다 수십억원의 국고가 지원된다. 내년에도 46억 6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사업이다. “문제풀이 위주의 수능 영어를 대체해 보라.”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추진된 사업이다. 시작이 졸속이다 보니 어떻게 활용할지 타당성 검토조차 거치지 않았다. 게다가 1급 시험은 민간 컨소시엄을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여서 특혜 논란 소지도 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같이 엉터리로 추진되고 있는 국고보조사업이 141개나 된다. 재정부는 국고보조사업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 등의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해 시범평가를 한 데 이어 올해 처음 정식 평가를 벌였다. 그 결과 평가 대상 304개 사업 가운데 ‘합격’(정상 추진) 판정을 받은 사업은 163건(54%)에 불과하다. 두 개 가운데 하나는 미흡(46.4%) 판정을 받은 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방식을 바꿔 추진 104개 ▲단계적 폐지 11개 ▲단계적 감축 14개 ▲통폐합 6개 ▲즉시 폐지 6개다. 부처별로는 교과부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을 포함해 19개 사업(86.4%)을, 고용노동부가 4개 사업(80%)을 퇴짜맞았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은 평가항목 8개 가운데 법적 근거·재정지원 규모·추진방식·관리 감독 등 무려 6개 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교과부의 ‘한국공학한림원 지원’, ‘아태이론물리센터 지원사업’, ‘대학 자율역량 기반조성 사업’ 등도 목적이나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사업으로 분류됐다. 내년에 12억 2400만원의 예산 지원을 요구한 ‘대학 자율역량 기반조정 사업’은 ‘대입제도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사업 목적과 ‘대학의 자율역량 기반을 조성한다’는 이름 자체가 모순된다. 평가단은 “사업 전체를 재설계하거나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법적 근거·추진 방식 ‘부적절’ 보건복지부의 ‘군인·전·의경 금연 지원’은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으로 꼽혔다. 군인들이 담배를 끊도록 할테니 해마다 9억원을 지원해달라는 사업이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벌써 36억원이 지원됐다. 내년에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장병들의 금연율(48~49%)은 수년째 제자리다. 헛돈을 쓴 셈이다. 평가단 측은 “장병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대장이 신청한 일부 부대만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군 특성상 사업 진행에 대한 감시·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글의 가치 확산’도 국고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취급한 대표 사례로 지적됐다. 77개인 세종학당을 90여개로 늘리겠다며 올해(51억 300만원)의 두 배인 102억 1700만원을 요청했다. 평가단의 판정은 “이미 개소된 세종학당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데 무슨 확대냐.”는 핀잔이었다. 같은 부의 ‘생활체육 국제교류 지원’ 사업은 목적이 너무 추상적이고 수혜자가 모호해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사업 이름만 바꿔 국고보조금 중복신청 농림수산식품부는 ‘어촌관광을 활성화시키겠다’며 내년에 27억 9400만원의 예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책정받고도 다 쓰지 못한 돈이 해마다 수억원에 이르고 ‘아름다운 어촌 찾아가기’, ‘바다 콘서트’ 등과 중복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통폐합 판정을 받았다. 산림청의 ‘백두대간 보호’ 사업도 ‘산림복원’ 사업과 합쳐질 처지에 놓였다. 재정부는 평가결과를 토대로 예산 지원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당장 84개 사업은 조건부 존치 또는 폐지해 1455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국고보조사업 혐오시설·주민기피시설을 설치하거나 전국적인 공공서비스가 필요할 때 국가가 아닌 기관이 벌이는 사업에 나랏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1년 10월 시행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타당성 검사를 3년에 한번씩 받아야 한다.
  • 정부 콜센터 내년부터 ‘한 방’ 쓴다

    정부 부처마다 별도로 운영되는 민원안내 콜센터가 내년부터 ‘한 방’을 쓰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일 “내년 상반기에 10여개 중앙부처 콜센터가 과천청사에 마련될 통합룸에 같이 입주한다.”고 밝혔다. 이는 분리된 운영 시스템으로 중복투자 등 예산낭비 요인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한 것이다. 권익위는 향후 콜센터 번호를 정부민원안내 대표 번호인 ‘110’으로 단일화한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행안부·교과부 등 입주 예정 과천청사 콜센터 통합룸에 입주 예정인 기관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국토해양부, 보건복지부, 기상청 등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통합을 자진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서울이나 수도권 밖의 기관들은 빼고 민간 건물 등을 빌려 자체 콜센터를 운영하는 부처 위주로 1차 장소 통합에 들어간다.”면서 “최근 과천청사의 일정 공간을 통합룸으로 리모델링할 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처마다 난립한 콜센터의 통합 필요성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현 정부 초기인 2009년 10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는 특수한 몇 곳을 제외한 중앙행정기관의 민원콜센터들을 110으로 묶으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자체 콜센터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이유로 부처들의 반발이 심해 지지부진했다. 이에 중앙부처 인사담당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전문성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인 반대 이유는 인력과 조직 축소를 우려한 탓”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외교부, 통합에 가장 부정적 중앙부처마다 별개인 민원 콜센터는 현재 35개. 내부 공무원들조차 소속 기관의 콜센터 번호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110콜센터 윤승욱 과장은 “정부 콜센터를 이용하는 민원인의 대부분은 인터넷 등 첨단정보망을 활용할 능력이 없는 정보 소외계층”이라며 “현재의 방식으로는 이들이 가진 민원을 어디에 문의해야 할지를 파악하는 것만도 너무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원 내용의 전문성을 주장하며 통합에 부정적인 대표적인 곳은 외교통상부다. 외교부는 업무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현재의 영사콜센터 독립 운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특수상황에 대처할 시스템만 갖추면 통합 운영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 권익위의 주장이다. 지금껏 110콜센터가 접수한 정부 민원의 80~90%는 전문상담원(134명)의 즉석 상담으로 해결됐으며, 전문적 답변이 필요한 민원은 해당 부처 담당과로 연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콜센터가 110으로 통합되기 위해서는 난제가 많다. “통합룸에서 기술장비 등을 공유할 수 있어 당장의 중복 예산 낭비는 줄이겠지만, ‘한 지붕 딴살림’의 어정쩡한 한계를 쉽게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부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인 만큼 열쇠는 내년에 출범할 새 정부로 넘어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응답률 압박에 ‘학폭’ 가해·피해자 한 교실 조사

    지난달 일선 학교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실태 2차 전수조사가 상당수 학교에서 사실상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등 엉망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사방법에 대한 뚜렷한 지침 없이 응답률만 높이라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의 압박 때문에 당초 취지보다는 형식에만 급급한 본말전도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 초 1차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 뻔하다. 전국 초·중·고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6일까지 한 달 일정으로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생 558만여명을 대상으로 2차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1월 25억원을 들여 우편으로 1차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응답률이 25% 수준에 머무르면서 예산낭비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설문조사를 학기 중에 온라인으로 진행하도록 방식을 변경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교과부의 의도와 전혀 다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교과부는 익명성 보장을 위해 실명 대신 인증번호를 받아 설문에 참여하도록 했지만,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수업시간에 일괄적으로 설문을 실시하는 경우가 흔하다. 학생들이 집에 있는 컴퓨터 등에서 하라고 하면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최모(33·여)씨는 “컴퓨터 활동 시간에 교내 컴퓨터실에서 각반이 돌아가면서 설문조사를 했다.”면서 “학교 차원에서 응답률을 높이라며 내놓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경기지역 고등학교 교사 박모(36)씨도 “학생들이 서로 의논해 설문한 내용을 공유하거나 옆 친구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알아서들 하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뒤섞여 한방에서 조사를 받다 보니 학교폭력 사실을 털어놓기가 1차 조사 때보다 더 힘들어졌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의 한 중학교 2학년 정모(14)군은 “폭력을 휘두르는 애들이 옆에서 눈을 부라리고 있는데 굳이 신고를 해서 일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털어놨다. 일부 교육청은 “학교별로 응답률이 일정 수준을 넘도록 하라.”며 목표치를 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역의 한 지역교육청은 지난달 지역 학교장과 생활지도 교사 400여명이 참석한 설명회에서 “반드시 재학생의 20% 이상이 설문에 참여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교과부가 ‘예방효과’를 내겠다며 설문조사 과정에 포함시킨 동영상 콘텐츠 역시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신모(12)군은 “개그맨이 나오는 동영상을 보기는 봤는데 다들 식상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설문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자체적으로 교과부 지시를 어기고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전북교육청은 관내 773개 학교 21만여명의 학생들에게 온라인조사 대신 서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교과부가 만든 설문지를 사용하지만 가정통신문 형식으로 나눠 준 뒤 집에서 작성해 학교에 배치된 수거함을 통해 회수하는 식이다. 또 표집학교 90개교를 선정해 교육청 관계자가 학교로 찾아가 직접 설문을 실시하는 방식도 병행한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가정의 컴퓨터를 활용해 참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학생이 인터넷 사용을 못하거나 컴퓨터가 없는 경우 학교 도서실, 컴퓨터 실습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안내하고 있다.”면서 “원활한 조사를 위해 학교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 강제로 단체설문을 실시하는 경우는 없다.”고 해명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민물고기 방류사업 예산만 ‘방류’

    농어촌지역 자치단체들이 내수면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연례 행사로 시행하는 민물고기 방류 사업이 일회성 행사로 되풀이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매년 엄청난 예산을 들여 민물고기 방류에만 그칠 뿐 효과 조사 등 사후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서다. 6일 경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8~2012년) 시·군들이 방류한 민물고기는 모두 761만 마리에 이른다. 어종은 잉어, 붕어, 쏘가리, 동자개, 뱀장어, 다슬기 등 토속 어류를 망라하고 있다. 시·군별로는 안동시가 96만 마리로 가장 많다. 영양군 69만 마리, 영천시 68만 마리, 상주시 65만 마리, 예천군 62만 마리, 영주시 55만 마리 등이다. 이 사업에는 총 17억 5700여만원이 들어갔다. 여기에다 경북도민물고기연구센터와 시·군이 매년 100만~200만 마리의 토속 어류를 방류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방류되는 민물고기는 훨씬 늘어난다. 도민물고기연구센터 등은 오는 14일까지 도내 19개 시·군과 함께 최근 3개월간 사육한 평균 3~4㎝ 크기의 잉어와 붕어 등 토속 어류 100만 마리를 낙동강 연안 등에 방류한다. 도민물고기연구센터 등은 앞서 지난 3월에도 울진 왕피천·남대천을 비롯해 영덕 송천, 포항 형산강 등에 어린 연어 80만 마리를 방류했다. 수산자원 회복과 생태계 복원, 강과 하천을 풍요로운 곳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차원이란다. 그러나 도와 시·군 등은 1994년 민물고기 방류 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방류 어종의 생존율 등 효과 조사는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등이 주로 참가하는 이벤트성 방류 행사에 급급할 뿐 사후 관리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실정은 전국 다른 농어촌지역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정부도 국비 지원에 그칠 뿐 팔짱을 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김치홍 박사는 “정부와 자치단체들이 매년 막대한 국비 및 지방비를 들여 민물고기를 방류하지만, 이에 대한 효과 조사는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자치단체들의 민물고기 방류 사업을 둘러싼 예산낭비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박사는 “민물고기를 방류한 뒤 사후 관리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마땅히 모니터링 및 샘플조사 등을 통해 효과를 분석한 뒤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자치단체는 해마다 예산 1000만~4000만원씩을 들여 민물고기 방류 사업을 벌이면서 계획 물량에 미달하는 물량을 방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공무원들의 예산 횡령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지자체는 소송중] “뛰는 시민, 걷는 지자체” 법의식 수준 높아졌는데… 공무원들 전문성 결여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급증하는 현상을 전문가들의 표현을 빌려 설명하면 ‘뛰는 시민, 걷는 지자체’이다. 시민의 법 의식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 반해 시민권리를 깊게 생각하지 못한 지자체의 미숙한 대응이 소송을 낳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송태수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개발과 관련한 민사소송의 경우 지자체가 시민에 대한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권리의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 역시 법 적용이나 시민들의 권리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학 최경진 교수(법학과)는 “민사소송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그만큼 시민들의 법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과거에는 지자체나 행정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고, 껄끄러운 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사소송 남용은 예산낭비 부작용 초래 반면 지자체의 업무처리 미숙과 공무원들의 전문성 결여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최 교수는 “개발에 따른 보상금, 구상권 청구 등과 관련된 민사소송은 해당 공무원의 전문성이 부족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것들이 민사소송 남용으로 이어져 예산낭비까지 발생하고, 더불어 지자체 행정행위에 대한 신뢰 저하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분쟁해결위’ 같은 조정기구 신설 시급 전문가들은 소송까지 가기 전에 양측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분쟁해결위원회’(가칭) 같은 조정기구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다른 나라의 경우처럼 정부나 공공·행정기관의 부당행위나 이들 기관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경우 이를 대신 처리해 주는 옴부즈맨 제도의 확충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로스쿨에서 배출되는 변호사를 지자체 공무원으로 채용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꼽혔다. 이철기(법무법인 세하 대표) 변호사는 “대부분의 민사소송이 법적 소송 과정에서 법관들의 조정을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소송 이전에 해결할 수 있다면 무분별한 민사소송은 물론 이에 따른 행정 및 예산 낭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지자체는 소송중] 부당이득·공공물 부실관리 손배 많아… 소송비 수십억

    [지자체는 소송중] 부당이득·공공물 부실관리 손배 많아… 소송비 수십억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유형이다. 먼저 전국적인 공통현상으로 부당이득금을 둘러싼 갈등이나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설치한 도로 등 영조물과 관련된 보험회사 등의 손해배상 소송이 여기에 속한다. 산악지역이 많은 강원도는 열악한 도로와 관련된 민사소송이 전체 민사소송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도로의 시설물이나 장마철 도로에 흘러내린 토사로 인한 차량 손상과 관련, 보험료를 물어준 손해보험사가 지자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민사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사도가 심하거나 굽은 길, 낙석, 빗물에 흘러 내린 토사, 규정보다 낮게 설치된 가드레일 등으로 인한 차량 손상 등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피해에 따른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경남도 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지자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는 보험회사에서 영조물관리 하자를 이유로 제기하는 구상권 청구 소송이 50%에 달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밝혔다. 보험회사는 지자체의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되면 소를 제기한다. <보험회사 구상권 청구 사례> #사례 1. 2010년 2월 23일 오전 11시 경남 창원시 동읍 지방도 35호 도로를 걸어가던 초등학생 2명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보험회사는 피해자 2명에게 6억원을 보상한 뒤 경남도를 상대로 30%의 책임이 있다며 2011년 2월 22일 구상권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6일 1심 재판에서 경남도가 승소했고 보험회사는 항소했다. 2012년 5월 3일 항소기각으로 경남도가 최종 승소했다. #사례 2. LIG손해보험회사는 지난 6월 19일 울산지법에 경남 양산시를 상대로 양산시 어곡동 지방도 1051호 도로에서 난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해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도로에서는 2008년 11월 16일 양산 배내골에서 야유회를 마친 쌍용자동차 엔진공장 노동자 35명을 태우고 창원으로 가던 관광버스가 15m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 4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보험회사 측은 보상비 등으로 12억원을 지급한 뒤 도로 관리권자인 양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번째는 각종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수도권에서 인·허가와 보상금을 둘러싼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발사업 관련 소송 사례> #사례 1. 경기 성남시는 골프연습장 인·허가와 취소를 반복했다가 17년간의 소송 끝에 결국 150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1995년 1월 분당구 이매동 서현근린공원 내에 골프연습장을 짓기로 했던 사업자 장모(73)씨는 당시 성남시로부터 조건부 인가를 받았지만 이후 시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인가를 취소하면서 지루한 다툼이 벌어졌다. 행정심판위원회 재결과 재인가 신청 등을 반복하면서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장씨는 2007년 3월 투자금과 예상수익, 이자 등 169억 2000만원을 시에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대법원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사례 2. 2005년 경기 과천시 과천·주암·갈현동 일대 개발제한구역 65만여㎡를 해제하면서 이 가운데 21만여㎡를 주차장과 공원 등의 용지로 지정했지만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보상을 실시, 토지주들이 과천시가 토지보상비를 적게 주기 위해 용도지구 변경 전 가격으로 토지보상을 했다며 2009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민사소송이 증가하면서 소송기간에 따른 공무원들의 업무 공백과 패소에 따른 예산낭비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소송이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돼 담당 공무원이 이 일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는 데다 해마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소송 비용과 패소할 경우 물어야 하는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남시의 경우 지난해 소송비용으로 14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민사소송이 급증하면서 모두 22억원을 사용했다. 부족한 예산 탓에 예비비까지 사용한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연초 8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현재 추경을 통해 7억원의 소송비용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창원 강원식·성남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청년 해외취업 뻥튀기, 감사원이 규명하라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100대 국책사업의 하나로 추진해 온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이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현 정부는 777억원에 이르는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도 성과가 미미하자 실적을 고의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 사업을 총괄한 국무총리실이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해외취업 실적을 7000명 이상 허위·과다 집계했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미취업 청년들을 두번 울린 것이고, 예산낭비를 숨기기 위해 국민의 눈을 속인 것이다. 정부는 2008년 청년 10만명을 외국에 내보낼 계획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정책 시행 당시엔 청년실업률이 높아 상당한 호응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지원자가 기대 이하여서 4만 4000여명만 취업했다. 그런데 이 통계마저 조작해 부풀렸다면 정책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것이다. 국무총리실 등에 따르면 이 통계에는 국내 취업자 가운데 향후 외국에 나가 근무할 인원을 포함했다고 한다. 민간 기관들이 쌓은 실적도 여기에 합쳤다는 것이다. 아무리 갖다 붙이기 나름이라지만 해명치고는 너무 구차하다. 정책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책이 미진했으면 미진한 대로 솔직하게 밝히고, 대안을 찾으면 될 일이다. 무엇이 두려워 숫자놀음으로 실패를 가리려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사업에는 외교통상부 등 5개 부처가 참여했다. 사업을 제대로 진행했다면 부처 간 협조 부족과 예산의 중복지출 등을 조기에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나 4년 동안 이런 문제점이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 이는 총리실이 총괄을 잘못했거나 관계부처들의 책임감이 부족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감사원은 예산낭비와 실적 뻥튀기 실태는 물론 관련 부처 간 협조체제의 미비점까지 철저하게 파헤쳐 정책의 신뢰성부터 회복시켜야 한다.
  •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경기 수원시 6급 공무원들이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고 지방행정의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낸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6일 출간했다. ●지방행정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 책은 380쪽 분량으로 목민심서의 목차에 따라 일반행정(기획·인사·회계), 지적, 세무, 건설(토목), 건축, 녹지(임업), 복지(사회), 정보(통신) 등 8개 분야로 나눴다. 저자는 ‘다산을 사랑하는 수원시 공무원 모임’ 소속인 정책기획과 장보웅 행정전략팀장, 토지정보과 지준만 토지관리팀장, 주택건축과 기우진 주택행정팀장 등 9명으로 공직 사회의 묵은 관례를 공직자 스스로 건드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들은 집필에 앞서 2007년부터 모임을 만들어 목민심서를 함께 읽고 정기적으로 모여 토론하며 다산 시대와 오늘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다산 생가와 유배지 등 유적지를 답사했으며 때때로 전문가를 초청해 목민심서가 전해 주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고민도 했다. 특히 책에는 공직 사회가 어떻게 조직돼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 어떤 문제들이 개입되는지, 그 속에서 겪는 공무원들의 고민과 애환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밝혔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도 조성 ▲가스·수도관 교체 ▲낡은 시설 교체 등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사유든 공사기간과 공사방법, 기관 간 공사시기 등을 조정해 예산낭비 요인을 줄여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기획과장을 비롯한 각 과장은 철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직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어떻게 계속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부패의 종류와 유형, 사례를 가감 없이 까발려 부록으로 실었다. ●판매수익 전액 장학재단에 기부키로 책 출간을 주도한 장 팀장은 “올해는 다산 정약용이 탄생한 지 250주년 되는 해인데 그는 18년간의 유배 생활 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런 다산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책 판매 수익 전액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동료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추천사에서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은 21세기 공직자들의 현장 지침서이자 교양서”라며 “지방행정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촉발하고 시대적 가치와 정신을 확인하는 일에 이 책이 귀중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관가 포커스] 환경부·환경공단 말뿐인 ‘부패 척결’

    올해 초 불거진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의 비리문제가 7개월째 조사 중이다. 캐면 캘수록 비리 연루자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엮여 나오기 때문이다. 인천지검은 지난 6월 초 환경공단에 비리 연루자 32명의 명단을 통보하며 자체 징계할 것을 권고했다. 형사 입건하기엔 사안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고위공무원단 간부를 비롯, 3명(과장급 2명)의 환경부 직원도 들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환경부와 환경공단은 자체 조사를 핑계로 두 달 가까이 시간을 끌고 있다. 심지어 연루자들이 비호 속에 진급하는 일도 벌어졌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은 연초부터 청렴서약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조직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공단직원들의 비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면서 일부에서는 ‘눈가림용 선언’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공단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주요 원인은 턴키 발주에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업체가 사업권을 따내야겠다고 목표를 정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돈으로 해결하려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공개입찰 발주를 하도록 권장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상하수 공사는 국내에서 30년 이상 노하우가 쌓인 분야라서 턴키 발주의 명분인 신기술이나 신규 채택 기술 분야가 거의 없다. 따라서 공단입장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기 좋은 턴키를 고집해 왔다. 그 결과 비리가 만연하고 업체들의 담합으로 예산낭비(턴키는 예정가의 99~100% 낙찰, 공개입찰은 80% 이하)가 심각하다. 공단노조 관계자는 “일년 내내 비리 관련 조사로 질질 끌 것인지 참 한심스럽다.”면서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비리 연루자들에 대한 처리가 빨리 매듭지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무산, 표류, 낭비… 꿈 같던 보물단지가 돈 먹는 애물단지로

    무산, 표류, 낭비… 꿈 같던 보물단지가 돈 먹는 애물단지로

    지역발전을 목표로 앞다퉈 추진되던 각종 민자사업이 국내외에 불어닥친 경기 불황의 여파로 투자가 끊기면서 줄줄이 무산되거나 장기표류하고 있다. 상당수 사업은 부지매입과 기반시설 조성 등 일부 예산까지 투입된 채 표류하면서 예산낭비는 물론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도 낳고 있다. 1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영남권 최대 해양종합휴양관광지 조성을 목표로 2005년 ‘강동관광단지’(면적 135만 8244㎡·사업비 2조 5000억원) 개발사업에 들어가 오는 2016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강동관광단지는 워터파크 지구(면적 10만 8985㎡·사업비 2500억원)와 타워콘도·청소년수련 지구(면적 20만㎡·사업비 5400억원) 등 8개 지구로 나눠 추진하고 있지만, 2008년 이후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워터파크 공사는 자금난을 겪던 개인사업자를 대신해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맡아 현재 3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더는 진척이 없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상징이 될 151층 인천타워를 포함한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면적 227만㎡·사업비 18조 8706억원)도 아슬아슬하다. 미국 포트만홀딩스 그룹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가 오는 2015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2010년 취임한 송영길 시장이 사업 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인천시와 사업자가 협상을 2년 넘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 한류월드 1구역 테마파크 개발사업’도 2008년 5월 기공식 이후 지난해 9월 주간사인 프라임개발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금조달이 끊긴 상태다. 28만 2000㎡의 부지에 한국 연예 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한류스튜디오, 각종 공연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4년째 진척이 없다. 경남 김해시가 영남권 대표 물류시설로 추진하던 ‘풍유물류단지 조성사업’(면적 32만㎡·사업비 1743억원)도 지난 5월 29일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전국 공모했으나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김해시는 당초 물류터미널, 직배송시설, 대규모 점포, 지원시설 등을 갖춰 명실상부한 영남권 최대 물류단지로 추진했지만, 민간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백지화를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의 친환경 아토피 피부염 치유시설인 ‘아토피 힐링 에코단지’(연면적 3300㎡) 건립사업도 투자사업자를 찾지 못해 주춤거리고 있다. 시는 지난해 구·군을 상대로 에코단지 건립 후보지를 공모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참여 사업자가 없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대구시가 민간사업으로 추진하던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사업도 최근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민간투자 중단으로 이어져 민자사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신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기존 투자자들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협조를 유지하면서 경기가 풀리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전력차질 vs 예산낭비… FX사업 연기 딜레마

    새누리당 등 정치권에서 차기전투기(FX) 도입 사업을 다음 정부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군이 반발하고 나섰다. 공군 관계자는 8일 “공군은 기종의 인도 시기와 작전 요구 성능, 소요량을 충족시킨다면 어느 기종이라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전체 전투기 가운데 50%가 노후화됐고 F5 전투기는 내년부터 도태되기 때문에 FX 일정을 연기하면 안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軍 “F5 도태 앞둬… 일정 그대로” 방위사업청은 미국의 록히드마틴 F35와 보잉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등 3개 업체의 기종을 대상으로 이번 주부터 제안서 평가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가격과 절충교역 등 어려운 협상 과정 등을 앞두고 있는 만큼 목표한 11월 중순까지 기종 선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군의 이 같은 입장은 FX 사업이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면 재입찰뿐 아니라 사업 일정을 다시 수립할 가능성도 있어 최첨단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계획 자체가 2~3년 뒤로 늦취지고 전력 공백이 빚어질 것이라는 초조함 때문이다. 공군에 따르면 우리 전투기 460여대 가운데 F4 팬텀기 60대는 1967년에 처음 생산한 기종으로 도태 시기가 지났지만 이를 2019년까지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180여 대의 F5계열 전투기는 1973년에 생산을 시작한 기종으로, 이 중 1980년대에 면허 생산한 KF5 제공호 60대만 2023년까지 사용하고 나머지는 비행을 중단하기로 해 2019년 이후 180대의 전투기가 도태된다. ●“개발機 미완… 검증 못해 미뤄야” 하지만 공군의 전력 공백 우려에는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국가 예산에 대한 전략적 고려 없이 최신 기종 도입만 주장하는 것은 자군 이기주의라는 반론도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문제는 FX사업 기종들이 개발 완료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철저한 검증과 치밀한 가격 협상이 어렵다는 점”이라며 “국가예산에 대한 균형감각과 대안에 대한 고려 없이 지금 당장 구입해야 한다는 태도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영어마을 짓기도 전에 79억 날린 울주군

    울주 영어마을 조성사업과 남구 옥현주공아파트 방음시설 설치 등 울산지역 6개 사업이 무리한 사업 추진과 포기, 자재선정 잘못 등으로 아까운 예산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감사원의 ‘지자체 전시·관광 등 시설사업 추진실태 감사’(2011년 10~11월) 자료에 따르면 6개 사업이 예산낭비 사례로 적발돼 공무원 징계와 기관 통보를 받았다. 감사원은 남구 무거동 옥현주공아파트의 남부순환도로변 소음 민원과 관련, 소음저감 대책 수립과 방음벽 자재 선정, 소음피해 방지공사 등에서 울산시가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 해당 공무원들이 방음벽 자재 등을 잘못 선정해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해당 공무원 3명에 대한 징계(견책 2명, 징계재심의 청구 1명)를 통보했다. 또 울주 영어마을 조성사업은 사업비를 부담할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장의 지시로 강행 추진하다 중도 포기해 총 79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남구 자전거도로 확충사업 ▲남구 여천천 생태하천조성공사 ▲남구 여천천 소정2교 및 광장조성공사 ▲중구 구민문화체육센터 건립사업 등도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남구는 자전거도로 확충사업(사업비 1269억원)과 관련, 국비 지원(50%)을 받을 목적으로 사업을 편법으로 추진하다 적발됐고, 투·융자 심사를 받기도 전에 사업을 앞당겨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천천 생태하천 조성공사도 하천유지 용수를 과다 산정하고 유휴시설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31억 1800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매년 3100만원의 유지관리비를 더 투입해야 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구 구민문화체육센터 건립사업은 구청장이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해 설계비용 2억 3500만원을 낭비하고 부지매입비 39억 4500만원을 사장시켰을 뿐 아니라 사업을 5년 가까이 지연시켰다고 지적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광화문광장 도로 침하는 설계 부실 탓”

    서울시가 하루 교통량이 9만여대에 이르는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면서 설계변경에 따른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도로가 침하되거나 블록이 파손된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시·관광 등 시설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돌 블록 사이를 모래로 채우는 시공사의 2007년 계획에 대해 비가 오면 모래가 유실될 가능성 등을 들어 이듬해 돌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포장설계를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감사원은 “설계 변경 시 교통하중에 따른 포장단면 구조해석을 실시함으로써 교통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도 서울시가 설계도면만 변경해 설계변경 요청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09년 도로개통 후 지난해 11월까지 광화문광장 80여곳(1910㎡)의 돌 포장 하부 지지층이 변형돼 도로가 침하되거나 돌 블록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울산시가 추진한 영어마을 조성사업도 주요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됐다. 울산시는 ‘울주 영어마을 조성계획’을 추진하면서 당초 재원을 부담하기로 한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가 사업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통보했는데도 사업을 강행하다 중단해 78억여원을 낭비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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