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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복지와 국방, 교육예산을 대폭 늘린 238조 5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확정돼 29일 국회에 제출된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을 예산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장관 집무실에서 만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모병제 도입 여부 등 청년인력 활용과 교육경쟁력 제고방안,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차단 방안 등 정책 전반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재정은 국가운영 전체를 보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초점을 둘 수는 없습니다. 내년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국민의 기본적인 수요 총족, 국가안전 확보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뒀습니다. ▶2007년 예산안에 대해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경기 부양용’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예산·기금을 포함한 총지출이 238조 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4% 늘어난 규모로 짰습니다. 팽창예산이냐 균형예산이냐의 판단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경상성장률보다 높으면 일반적으로 팽창예산이라고 하는데 내년도 경상성장률을 6.7%로 보면, 총지출 증가율은 6.4%이고 일반회계 증가율은 6.1%이므로 중립적입니다. 재정수지 측면에서도 국내총생산(GDP)의 ±1%이면 균형이라고 보는데 통합재정수지는 1.5% 흑자, 관리대상수지도 1.5% 적자여서 균형 범주에 듭니다. 마지막으로 재정충격지수도 중립적입니다. 따라서 선거를 의식한 예산안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습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연구개발(R&D)예산을 대폭 늘렸다고 하나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R&D,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공공건설투자, 인적자본 확충을 위한 교육투자 등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내년도 R&D 예산이 10조원 수준인데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닙니다.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9.1%로 가장 중점을 둬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예산안을 성장이냐 복지냐 식의 관념적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경제분야 예산 증가율이 낮다고 해서 성장을 소홀히 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습니다. 복지지출에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이 많으며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내년은 물론 2008년부터 저출산·고령화대책, 사회서비스 공급 대책 등 복지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재원확보 방안이 문제입니다. 시행착오를 방지할 대책은 있습니까. -복지 관련 수요는 2006∼2010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이미 반영해 차질없이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관련 기관간에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사업수행을 위한 법령·지침·기준 등을 철저히 준비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입니다. 기존 사회서비스는 채용 기준 등을 마련, 시행하고 선진국에서 효과가 검증된 사업부터 시범사업 후 도입할 계획입니다. ▶내년에 국가부채가 300조원을 돌파합니다.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4년간 국가채무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공적자금 상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 투입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당초 전망보다 올해와 내년 국가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GDP 대비 비율도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환율·유가 때문에 디플레이터가 낮아져 경상GDP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재정당국으로서 4대 재정개혁 중 가장 중요한 건 국가재정운용계획입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전망한 대로 2008년부터는 국가채무가 줄어들 것으로 확신합니다. ▶예산안 얘기는 이쯤 하고 기획처가 국가 기획기능을 갖고 있는 만큼 주제를 청년인력확충·재정수지 개선 방안 등 사회 현안 쪽으로 돌리겠습니다. 먼저 국가안보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입니다만, 과거 출생아수 100만명 시대에서 지난해 43만여명으로 급감해 병력자원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방부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19세 이상으로 입영연령을 낮추는 문제는 물론 일각에선 모병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병력자원이 부족하고, 청년기에 사회 진출시기가 군복무기간만큼 늦고 단절되며, 군대에 갔다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경험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등 문제가 많아 신중히 검토할 과제입니다. 단순히 국방 문제만이 아니라 청년인력 활용방안 차원에서 접근해 현재 검토중입니다. 짚어봐야 할 문제가 많아 당장 내년 예산안과 관련이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처럼 군대에 가지 않는 경우 산업체 근무만 할 게 아니라 사회적 봉사 개념이 가미된 복무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인력 활용 문제는 기획처가 중심이 돼 검토합니까. -병역 문제와 관련돼서는 아무래도 국방부가 중심이 돼서 할 수밖에 없고, 기획처도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예산과 상관없이 (모병제를)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됩니까. -내년 예산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국방개혁 자체가 사병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으로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검토를) 하게 될 겁니다. ▶모병제는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 그렇다면 내년에는 협의가 되겠네요. -모병제가 내년에 논의될 것이라기보다 병력자원이 급격하게 감소되면 장기복무자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검토할 필요는 있습니다. ▶서비스 수지와 관련, 관광의 경우 제주도가 여러 면에서 비싸다보니 내국인들은 외국으로 나가고 외국인들을 유인할 볼거리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제주도 비행기값을 일부 지원한다든가, 골프비용을 내린다든가 하는 식의 정부대책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기본적으로 제주도는 땅값이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도 문제지만 이보다는 음식값과 숙박비가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은 저가 항공기들의 가세로 경쟁이 붙어 이를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이용자에게 재정보조를 해서 될 문제는 아닙니다. 인건비가 비싼 것도 문제입니다. 새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과거 단순히 볼거리만 제공했다면 이제는 생각하며 체험하는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광 소프트웨어의 개발에서 문화관광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민영의료보험 활성화를 추진했는데. -의료 선진화는 제도적 측면도 있고 산업으로서의 선진화 문제도 있습니다.‘2030비전’에도 들어가 있는데,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입니다. 미래의 고용은 서비스산업에서 창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 산업중에서 교육과 의료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당장 교육·의료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핵심 과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뜻입니다. 본인이 부담할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국내에서 소비가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교육·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획일적인 평등주의가 여러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데 획일성은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예산권을 갖고 있는 기획처에서 교육개혁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은. -앞으로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래에 먹고사는 것과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라고 주문하는데,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중앙정부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치중하고, 초·중·고등학교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현재 내국세의 19.4%를 지방교육교부금으로 보내고 있는데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앞으로는 학급당 학생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기보다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방과후 학교를 봐야 합니다. 내년에는 중앙정부에서만 1017억원을 지원하는데 성공 여부는 지역사회와 학교장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기본법’이 시행되면 이같은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 법안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임원 임명의 공정성 논란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임원은 임원추천위를 구성해 적격성을 심사하고, 준정부기관 견제담당임원(비상임이사·감사) 임명시 민간위원이 과반수로 구성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직접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에 ‘정치적 임명 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정치권에서 정부 제출안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제안한다면 논의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개념이 모호한데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까.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간 신뢰와 규범, 선진화된 사회시스템 및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사회적 자본 확충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이지만 우리나라는 취약한 수준입니다. 이해집단간 갈등, 구성원간 불신, 공적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 등은 경제정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의제입니다.‘비전 2030’의 5대 전략에 사회적 자본 확충을 포함, 추진할 계획입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선진국의 사회협약을 벤치마킹해 우리의 실정에 맞는 사회적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대담 오승호 경제부장·정리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전남 곡성(54) 출생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행정고시 17회 ▲경제기획원 사회개발계획과장, 인력개발계획과장, 예산관리과장, 농수산예산담당관 ▲재정경제원 생활물가과장 ▲기획예산위원회 재정기획과장, 총무과장 ▲한국개발연구원(KDI) 파견 ▲기획예산처 경제예산심의관, 기금정책국장 ▲열린우리당 수석 전문위원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차관 ▲수원대 무용과 교수인 부인 양정수(53)씨와 1남1녀.
  • [데스크시각] ‘재경부는 없다’ /오승호 경제부장

    요즘처럼 재정경제부 직원들의 기(氣)가 꺾여 있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 부총리급 부처이지만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다. 심지어 재경부의 경제정책 총괄 기능마저 기획예산처에 빼앗긴 느낌이다. 얼마전 기획처가 발표한 ‘비전 2030’도 재경부는 잠재성장률을 예측하는 수준의 역할을 하는 데 머물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재경부의 일부 국·과장들은 주도권을 쥔 기획처가 빗장을 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기획처는 재경부가 도와주지 않았다며 섭섭해한다. 요즘 기획처는 국가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기획예산처의 줄임말도 예산처가 아닌 기획처가 맞다고 주문한다. 예산만을 다루는 부서로 인식되기 싫어서다. 재경부의 한 간부는 “기획처는 예산 총량만 정해주는 톱다운 방식이 도입된 이후, 산자부는 각종 인·허가권이 없어진 이후 더 똑똑해진 것 같은데, 재경부는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재경부와 국책은행장 출신의 한 인사는 최근 사석에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참여정부에서는 업무실적이 좋으면 연임도 가능하고 다른 기관장도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재경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평가해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산하기관 등의 인사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경부 출신 배제론에 대한 비난이다. 그러면서 모피아(mofia·옛 재무부 출신을 지칭하는 말)들이 득세한다고 하는데, 청와대 비서진이든 장관이든 재무부 출신들이 누가 있느냐고 되물었다.5위권 밖의 로펌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는 이 인사는 기왕이면 대형 로펌이 낫지 않으냐고 하자 “재경부 출신이어서 시선이 집중되는 부담감 때문에 큰 곳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전·현직 재경부 관료들은 외부의 부정적인 시각에 짓눌려 위축돼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적잖은 반감도 갖고 있다. 감사원이 외환은행 매각관련 조사를 할 무렵엔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해냈다. 재경부를 부도덕한 집단이나 개혁의 대상으로 부각시켜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원과 정면 대결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흥분하기도 했다. 재경부는 여전히 행정고시 합격자들이 선호하는 부처다. 다른 곳에 비해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모인 기관으로 분류된다. 이런 부처가 밤 늦게까지 사무실의 불을 밝히고 일을 하는데도 욕만 먹는다며 혹여 복지부동이라도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은 원인의 하나로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통합된 점을 꼽는다. 두 부처가 합쳐지면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재경부를 다시 분리할 수도 없지 않은가. 통합 이후 예산과 금융감독 기능이 빠져나가 힘이 약해졌지만, 경제부처의 큰형 역할은 여전히 주어져 있다. 한 전직 경제부총리는 “재경부가 부총리급 부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예산권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면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서울 은행회관에서 산자·농림부장관과 담판을 짓는데, 두 장관이 산업 피해를 이유로 합의서 서명에 반대했다. 이에 “평생 장관을 할 건 아니지 않으냐.”고 호통을 쳐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했다. 무기 탓을 할 게 아니라 리더십으로 해결한 사례로 들었다. 현재 경제 또는 관련부처 장관들의 행시 기수나 여당에서의 입지 등 역학 구도를 감안할 때 경제부총리가 곱씹어 볼 만한 얘기로 들렸다. 경제가 어려워 영세 자영업자들은 제발 장사 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아우성이다. 기업들은 규제를 확 풀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재경부가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컨트롤 타워가 돼 전면에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경부 흔들기도 없어져야 한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 국회자체예산권 ‘없던일로’

    내년부터는 조세감면 신설이 어려워지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조건도 훨씬 까다로워진다. 정부는 세계 잉여금을 우선적으로 국가채무를 갚는 데 써야 한다. 논란이 됐던 국회의 자체 예산편성권 문제는 기획예산처가 국회와 사전에 조정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24일 국회와 기획처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재정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 관계자는 “이 법안이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되면 법사위를 거쳐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게 된다.”면서 “이 법안은 시행령 제정 작업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정부소속 기관장 인사·예산권 행사 관행·눈치보기 여전

    정부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관장에게 인사, 예산의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는 ‘책임운영기관’제도를 2000년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과를 내는 곳이 많지만, 여전히 상급 기관과의 관계에 있어 ‘관행과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 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와 중앙구매사업단은 부처의 자체 평가가 너무 관대하고,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아 기관장의 성과연봉을 삭감하도록 했다. 행정자치부는 23일 “각 부처 소속 23개 책임운영기관의 2005년 사업실적을 평가한 결과 운영성과가 높은 국립산림과학원 등 7개 기관을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우수기관으로는 ‘행정형 기관’에서 국립산림과학원,‘기업형 기관’에서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이 각각 뽑혔다. 분야별 우수기관으로 ▲조직·인사혁신은 충남통계사무소 ▲고객서비스는 축산연구소,▲재정·회계는 국립의료원 ▲노력발전 부문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해양경찰정비창이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각 부처의 자체 평가를 토대로 ▲사업계획 및 평가의 적절성 ▲목표달성 실적 및 개선 수준 ▲기관운영의 효율성을 A∼E등급으로 나눠 평가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등 7곳은 A등급, 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등 2곳은 C등급을 받았다. 행자부는 “우수기관 선정을 분야별 포상방식으로 하다 보니 A등급으로 선정된 기관 가운데에서 수상을 못하는 곳이 있는 반면,B등급을 받은 2개 기관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사업계획의 적절성 부문에서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국방홍보원이 C등급을 받았다. 목표수준의 난이도에서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국립식물검역소, 수원국도유지건설사무소, 중앙구매사업단, 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등 5곳이 역시 C등급 판정을 받아 사업계획과 난이도 설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좋은 성과평가를 받으려 난이도를 필요 이상 높게 책정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책임운영기관에 대한 성과평가의 적절성에는 수원국도·전주국도·대구국도유지건설사무소가 C등급 판정을 받아 건설교통부가 지나치게 관대한 점수를 주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관운영의 효율성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조직·인사의 자율성은 수원국도유지건설사무소와 국립목포병원이 C등급을, 재정·예산의 건전성은 충남통계사무소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식물검역소, 국토지리정보원, 수원국도·전주국도·대구국도유지건설사무소, 중앙구매사업단 등 8곳이 C등급을 받았다. 행자부는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일부 기관은 책임경영에 대한 기관장의 무관심으로 제도적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기관이 소속한 부처에 ‘관행과 눈치보기’가 여전해 실질적인 자율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취리히·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스위스의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이 대학의 수학과를 다녔고, 교수(물리학과)의 경력을 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공계 분야에서 이 대학은 교수들은 물론 박사과정 학생들, 그리고 박사후 과정(Post Doc) 연구원들에게 ‘꿈의 대학’으로 불린다. 학교 규모로는 다른 영·미권의 명문대학보다 작지만 유럽의 대학 가운데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취리히 연방공대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의 대학으로는 최정상급이다.1855년에 설립됐다. 롤프 프로발라 홍보담당 국장은 “이공계 분야의 명문대로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최첨단의 연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ETH 취리히는 아낌없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교수 초임 연봉 1억 5000만원… 하버드대와 엇비슷 교수들의 초임 연봉은 약 15만 5000달러(약 1억 5000만원). 미국 공립대학 정교수의 연봉(11만달러)보다 50%쯤 많다.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명문 사립대 교수들의 연봉(14만∼15만달러)에도 뒤지지 않는 좋은 조건이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경우 정교수가 받는 평균 연봉이 미국 공립대학은 7만∼10만달러 수준이지만 이 대학의 교수들은 20만∼50만달러를 받는다. 박사과정 학생의 연봉은 2만 8000∼4만 8000달러(약 2800만∼4800만원) 정도다. 최태열(나노 유체역학연구소 선임연구원)박사는 “높은 보수를 제공한다고 해서 우수한 인적자원이 무조건 몰려드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훌륭한 유인책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미국의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연구소의 책임자인 교수에게 연구원 인사권과 예산권을 주고, 연구소 운영비가 충분하게 지원되기 때문에 연구성과나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을 받지 않는 점이 미국대학과 비교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에서 연구는 각 학과(15개) 밑에 독립적으로 조직된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보통 정교수들이 연구소장이 된다. 각 교수마다 3∼5명의 선임연구원 및 박사후 과정 연구원을 두고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계공학과의 경우 13개 연구소가 있고 그 아래에 세분된 연구실들이 모두 39개가 운영된다. 박사과정 학생들은 분야별로 나눠진 실험실에서 연구하며, 학부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다. 교수들은 연구소의 연구원과 박사과정 학생들을 선발하고, 학교에서 지급되는 기본 연구비(연구원의 급여 포함)를 각 실험실에 배분한다. 교수들은 연구소라는 기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높은 실적을 내야 하는 부담은 없다. 다른 대학의 교수들처럼 매년 의무적으로 논문을 제출하거나, 기업체로부터 좋은 연구 프로젝트를 따 와야 하는 부담이 없다. 강의에서도 자유롭다. 수년간 진행한 연구가 실패로 끝나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ETH 취리히는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리스크 캐피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데르스 하그스트렘 학술 마케팅 국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한 연구도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얻는 것은 많고 그런 지식이 쌓여 첨단기술도 나오는 법”이라며 “교수들이 다른 스트레스나 부담을 받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 뛰어난 교수 ‘삼고초려´ 초빙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교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선 수년간의 노력과 엄청난 비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백질체학의 최신 연구분야인 시스템 바이올로지에서 최고 권위자인 루디 에버솔드 교수를 미국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모셔오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2003년 계약을 공식발표한 데 이어 스위스에서 같이 연구할 연구원들을 미리 시애틀로 보내 에버솔드 교수와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그런 다음 2005년 1월 연구소를 취리히로 옮겼다. 에버솔드 교수와 그의 시애틀 연구팀을 패키지로 스카우트, 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든 비용은 1억 8000만달러(약 1800억원). 시스템 바이올로지 연구소의 이후근 박사도 에버솔드 교수와 함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건너왔다. 이 박사는 “미국에서는 교수들간 경쟁도 치열하고, 연구비를 따려고 제안서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이런 부담이 전혀 없어 연구에만 열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뿐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다른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각 연구소에는 기계 및 전자분야의 작업을 도맡아 주는 기술자들이 있다. 학생들이 필요한 도면이나 원하는 실험장치를 설명하면 이른 시일 내에 기술자들이 만들어준다.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수학기간도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독일에서는 석사 취득후 박사학위를 받는 데 7년 정도 걸리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석사 취득 후 3∼4년이면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취리히시 북서부에 조성 중인 제2캠퍼스 사이언스 시티는 쾌적한 환경, 실험기자재나 설비 등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물리학 연구동의 지하에는 최첨단 시설의 청정룸까지 갖춰져 있어 연구원이나 학생들이 반도체, 초고속 마이크로칩, 나노 공학 등 하이테크 분야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36만㎡(약 11만평)의 방대한 규모에 조성되는 사이언스 시티는 1957년 첫삽을 뜬 이래 아직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박사·석사·MBA과정 절반이 외국인 이같은 연구환경 덕분에 ETH 취리히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우수한 인재들로 가득하다. 전체 358명의 교수들 중 외국인은 206명(58%)이나 된다. 외국인학생은 학부의 경우 12%에 그치지만 박사과정과 석사,MBA과정에서는 절반이 외국인이다. 석사 이상의 과목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ETH 취리히의 신경과학 연구소와 취리히 대학의 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마틴 슈밥 교수는 “기초 과학은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구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은 ETH 취리히의 학구적 전통은 그동안 2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저력이 됐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한국인 유학생이 말하는 ‘연구환경’ |취리히 함혜리특파원|취리히 연방공대에는 현재 유학생 10명과 6명의 박사후 연구원 등 한국인 16명이 있다. 이들은 취리히 연방공대의 강점으로 인적자원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와 최상의 연구환경을 꼽는다. 지난해 9월부터 화학과 유기합성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옥염씨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권오필(물리학과·비선형 광학실험실)박사, 최태열(기계공학과·나노 유체역학연구소)박사로부터 연구분위기를 들어봤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연구환경을 한국과 비교한다면. -(전)포항공대에서 석사를 하고 이곳으로 왔다. 모든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갖춰진 설비도 놀라웠지만 부수적인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전문기술자를 배치하는 등 모든 부분에서 배려하는 것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권)물리학 연구실이 있는 사이언스 시티의 연구동(棟)은 최첨단 연구설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이곳에 있는 각 동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로 꼽힌다. ▶연구인력에 대한 대우는. -(전)최상이라고 생각한다. 박사과정에 지원하려고 면접하러 올 때에도 모든 비용을 학교측이 부담했다. 박사과정 1년차인 나의 경우 정상 급여의 60%를 받아 한달에 2500스위스프랑(200만원 정도)을 받는다. 매년 10%씩 인상되고 1년에 25일의 유급휴가도 있다. -(최)무엇보다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할 줄 아는 곳이다. 학생이든, 연구원이든 생활하기에 충분한 보수를 제공해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한다. 졸업 후 새 직장을 찾는 학생들이나 직장을 옮기고 싶어 하는 연구원에게도 3개월 동안 월급이 나온다. ▶수업 방식은. -(권)학부학생들의 경우 입학은 자유롭지만 매우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진급한다. 재시험은 한 차례만 기회가 있어 1,2학년 학생들은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한다.2학년이 끝날 때 남는 학생은 일반적으로 입학생의 3분의2 정도다. 물리학과의 경우는 절반 정도다.7학기(3학년 후반기) 이후 심화과정에 들어가 각자 특정한 연구실을 선택해 과제를 한다. 교수들은 이에 맞춰 특성화된 과목을 개설한다. 실험과 연구는 조교(박사 후 과정 연구원)의 도움을 받는다. 연구원 1명당 3∼4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연구 분위기는. -(최)한국에서는 학과간 벽이 높아서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학과의 연구실에서도 자유롭게 실험을 할 수 있어 융합 과학의 추세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 -(전)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에는 잠자는 몇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침에 출근해 저녁 6시면 퇴근하는 이곳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국의 ‘월화수목금금금’식 연구를 통해 얻는 것도 많지만 집중력이나 능률은 이곳이 훨씬 높다. -(권)이른 시간에 연구성과를 내고, 많은 논문을 써서 발표하는 것을 중시하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를 하더라도 좋은 내용을 찾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기초에 충실하고, 이를 재정적으로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물적·심적 ‘여유’가 취리히 연방공대의 힘이다. lotus@seoul.co.kr ■ “외국 유명대학과 협력 강화 미래사회 기술자·리더 양성” |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매년 재계와 정계의 세계적인 거물들이 모이는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 생물학과의 6회 심포지엄이 열렸다. 2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생물학과 3,4학년 학생들과 교수, 연구원 등이 참석해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올해 참가자는 680명. 지난해 10월 취임한 에른스트 하펜 총장도 생물학과 교수 자격으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하펜 총장은 인터뷰에서 “명문대학으로 남으려면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외국의 유명대학과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목표는. -10∼15년 후 미래 사회는 지금의 사회와 많이 다를 것이다. 훨씬 진보된 지식기반 사회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엔지니어와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독일의 디 차이트 조사결과 수학, 생물, 화학, 물리 등 과학 분야에서 ETHZ가 (유럽에서)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유럽내에서 이공계 분야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 우리가 가장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명문대의 명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우수한 인적 자원은 명문대학의 기본 조건이다. 좋은 교수가 있는 곳에 좋은 학생이 있고, 좋은 학생이 있어야 좋은 교수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세계 톱수준의 교수진과 연구진,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지원, 인프라 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의 인재를 원한다. 그들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인적자원의 국제화 비율이 다른 어느 대학보다 높은데. -스위스는 인구 700만명의 작은 나라다. 우수한 외국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프랑스나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연구 프로젝트의 국제 교류를 중시하는 이유는. -과학, 교육, 문화, 시장경제 등 모든 것이 글로벌화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에서 국제적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대학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학생들은 일찌감치 다른 문화를 접촉하며 국제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경험이다. ▶앞으로 ETHZ의 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 -기술만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사회도 진보한다. 이런 미래 사회에 맞춰 교육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기본 목표다.15년 뒤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2020 프로젝트’가 마련돼 있다. 재정 분야에서 현재 85%나 되는 국가의 지원 비율을 낮추고 지식과 기술의 전환 작업이 쌍방향으로 활발히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연구소 창업도 보다 활발히 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제2의 MIT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대학인 동시에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대학이 되는 것을 원한다.ETHZ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사설] 혈세 펑펑 쓰며 제 예산 짜겠다는 국회

    국회의 예산 낭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두번 지적된 문제도 아니다. 의원들의 관광성 해외시찰이나 정책개발비 부당집행 등은 매년 비판받는 낭비사례다. 개원하거나 원 구성을 새로 할 때마다 어김없이 따라붙는 국회 시설 개·보수도 마찬가지다. 엊그제 한나라당이 국회사무처의 불필요한 예산낭비사례를 지적하며 국회 운영위에 감사를 요구했다. 주장에 따르면 멀쩡한 타일이나 조명을 바꾼다며 수억원을 쓰고 있다고 한다. 수요 파악도 않고 추가 지급하는 바람에 PC가 남아 도는 의원사무실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해 290여명의 의원들에게 지급된 100억원 규모의 정책개발비 가운데 일부가 술값·밥값에 쓰였다는 보도도 나돈다. 국회의원과 사무처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으로 국민 세금을 선심 쓰듯 써제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국회가 이번에는 제 예산을 제 스스로 짜겠다고 나섰다.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헌법기관의 경우 자체 예산편성권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국회 운영위 법안소위에서 심사하고 있는 정부재정법 제정안에 슬그머니 관련 조항을 끼워 넣었다고 한다.3권분립 원칙을 논거로 들고 있으나 생선을 맡겨 달라는 고양이와 다름 없다. 예산편성권을 의회에 부여한 미국조차도 의회 예산만은 예산처(OMB)에서 편성토록 하고 있다. 의회의 예산권 남용과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국회가 할 일은 예산편성권 확보가 아니다. 혈세 낭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다. 남은 예산 다쓴다며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뒤엎는 구청 수준의 행태부터 버려야 한다. 헌법에도 어긋나는 예산편성권 확보 시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 [데스크시각] 위민(爲民)과 위전(爲錢) 사이/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지방선거를 세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 정치·행정의 본질적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질지와 이를 베푸는 지방정부와 정치권의 권력행사는 합당한지, 그리고 수요자인 지역주민은 과연 잔치에 만족하는지를. 그것도 이 삼각관계의 공통분모라 할 돈(錢)을 매개로 해서 보면 어떨까.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11년이 된다. 사람으로 치면 ‘자의식이 움터 인생의 목표를 설정해 적합한 수단을 찾는’ 시기쯤이 된다. 알아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반면 자신감이 되레 ‘기성’의 오만과 일탈을 답습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작금, 기대하고(?)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이른바 ‘돈공천’이다. 돈을 주고 ‘자리’를 사려했던 사람과 받은 사람, 나아가 관전자마저 낭패를 보게 됐다. 유권자는 더욱 허탈하다.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아무래도 정치·행정의 공급자인 정치인에게 더 물어야 할 것 같다. 정치권은 이번 지방선거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공직선거법을 입맛에 맞게 바꾸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요체는 정당공천제와 지방의원 유급제. 국회의원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공천하고, 지자체가 지방의원 월급을 주도록 한 것이다. 물론 역할과 책임을 더하는 만큼 보수도 현실화해 정치·행정의 질을 높이겠다는 뜻이니 누군들 마다 하겠는가. 문제는 ‘과연 그럴까.’였다. 그래서 지방선거의 후보자 선정과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검찰의 수사를 받는 몇몇 국회의원의 사례를 보고 전부를 매도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다른 지역도 ‘능히 그랬으리라.’고 여기는 유권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점이다. 특정정당이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지역일수록 공천이 곧 당선을 보장하는 셈이니 ‘특별당비’의 헌납은 오죽했으랴. 지금까지 공천과정에서 벌어진 선거법 위반사례가 전례를 뛰어넘는 사실은 무엇을 반증하는 것일까. 정당공천제의 취지가 바래 결국 돈공천이었다는 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법원도 뇌물죄는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에게 무거운 벌을 내린다.‘먹이사슬’의 우월적 지위를 지닌 이들을 더 단죄하는 것은 그만큼 도덕성과 책임감을 중히 하라는 채찍일 것이다. 지방정부의 책임자도 ‘공동정범’의 위치를 벗어나긴 어렵다. 대다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입후보자들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의 개화를 꽃피울 역량을 갖춘 후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독버섯 같은 존재는 늘 자리한다. 설사 아니더라도, 돈으로 자리를 사고 나면 본전을 뽑기 위해서라도 임기내 예산권과 인사권을 휘두르고 싶은 유혹에 빠지곤 한다. 가장 큰 기초단체의 예산이 수천억원을 넘으니 여기저기서 정실청탁을 받게 마련이다. 단체장 후보와 사이가 안좋은 공무원이 당선시 보복을 우려해 자진 피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결코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더구나 지방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직업은 어떠한가. 여전히 지방의원들의 직업군과 이들의 상임위원회 활동이 상당부분 무관치 않은 사실은 무엇을 대변하는 것일까. 자리 이면에 숨겨진 이권보호와 공천의 대가를 뽑으려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 아닌가. 더욱이 지방정부가 책정하는 지방의원 의정비도 일반인의 평균소득과 샐러리맨의 평균임금을 훨씬 뛰어넘고 있지만 나몰라라다. 지방자치제의 정착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행정서비스 수준은 날로 개선되고 있다. 이는 참여와 변화를 바라는 대다수 주민들의 바람을 공무원들이 수용해 이뤄낸 것이다. 지방권력자들의 기여가 크게 앞섰다고 생각지 않는다. 과도한 지방권력을 심판하겠다고 나선 중앙권력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공명선거를 위한 선거제도가 돈공천 선거로 변질된 책임소재는 자명하다. 더 이상 유권자를 위전(爲錢)의 볼모로 삼지 말라. 중앙이든, 지방이든 권력에도 행정서비스처럼 ‘정치서비스’란 개념부터 착근해보라. 차제에 잘못된 선거법을 고치는 게 위민(爲民)의 길이다. 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pshnoq@seoul.co.kr
  • [씨줄날줄] 로플린 실험

    로버트 로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이사회의 연임 거부로 곧 물러난다는 소식이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적 석학인 그가 KAIST 개혁의 꿈을 이렇게 빨리 접게 될 줄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2004년 7월, 그는 ‘과학계의 히딩크’로 불리며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 속에 취임했다. 외국 석학이 국립대 총장이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반향이었고,‘로플린 효과’란 말이 나돌 정도로 기대 또한 컸다. 그러나 막상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5개월만에 불협화음이 새나오기 시작했다.KAIST의 사립화를 둘러싸고 보직 교수가 반발해 사임한 것을 기화로 학교운용 및 발전계획을 놓고 사사건건 교수진과 마찰이 끊이질 않았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연임을 앞두고 교수 89%가 집단 반대하는 사태로 번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일이 이렇게 되니 로플린 총장에 대한 험구도 난무하고 있다. 그가 교수들을 1대 1로 면담해서 연구비 차등지원을 공언했다고 하는가 하면, 일부 교수에게는 “당신은 노벨상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라고 자존심을 긁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진실 여부를 떠나 국내 최초의 외국인 총장과 한국 교수들이 융화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더라도 그에 대해 도를 넘는 폄훼는 경계해야 하겠다. 문화적 배경과 사고체계, 리더십의 발현 방식이 우리 풍토에 맞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은가. 아울러 교수사회의 뿌리깊은 보수성이 ‘로플린 배척’을 낳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할 것이다. 로플린 구상이 단기적 실험으로 그친 데는 리더와 구성원의 합심 없이는 어떤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사·예산권을 한 손에 틀어쥔 국가지도자들조차 개혁이 쉽지 않음을 토로하는 마당이다. 하물며 외국인이 대학개혁을 주도하기란 말해서 무엇하랴. 굴러온 돌은 충격을 받아야 하는 박힌 돌의 아픔을 잘 모른다. 박힌 돌은 굴러온 돌의 의지와 꿈을 불신하기 십상이다.‘로플린 사태’는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이 서로의 처지를 인정하고 이해해야 비로소 공존도 개혁도 이룰 수 있다는 평범한 교훈을 일깨워 준다.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단과대 독립채산제 붐

    단과대 독립채산제 붐

    고려대 어윤대 총장은 다른 대학 총장들보다 결재량이 매우 적다.2억원 이상짜리 사업에만 직접 사인을 한다.2억원 미만 사업은 단과대 학장들이 알아서 결정한다. 교수 인선을 제외한, 교직원 채용·전보 등 단과대 인사도 학장의 몫이다. 지난해 인사 및 예산권을 학장들에게 대거 위임한 결과다. 학교 관계자는 “부학장의 학장보좌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학장의 권한을 빠르게 확대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이르면 2007년 단과대별로 독립채산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대학에 단과대 중심의 분권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몇 년 사이 조금씩 확대돼온 단과대 자치강화의 흐름이 최근 ‘단과대 독립채산제’로 나아가고 있다. 단과대 자치권한을 강화해 인사·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단과대간 경쟁을 유도, 특성화·전문화를 꾀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대학 전체의 역량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독립채산제가 시행되면 단과대별로 등록금을 자율 책정하거나 다양한 사업으로 수익을 늘릴 수도 있다. 한양대는 내년 3월부터 단과대 독립채산제를 시범 운용한다. 학장이 예산 편성·집행은 물론 교수 임용·평가, 교과과정 편성 등을 총괄해 책임지게 된다. 곧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범 단과대를 선정하고 자치권한의 범위 등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 대학본부는 전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정도의 기능만 맡게 된다. 2003년 이후 출판부, 어학원, 기기원, 교육개발센터 등에 순차적으로 독립채산제를 도입해 온 성균관대도 곧 단과대로 독립채산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학교측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통해 투입 대비 성과 측정 등 노하우가 축적된 만큼 다른 학교보다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희대는 학생 수와 등록금 수입을 기준으로 단과대에 예산을 배분하는 ‘자율예산제’를 시행하고 있다. 등록금의 10% 이내에서 단과대별로 예산을 할당, 실험실습비와 학생지원비 등에 쓰도록 하고 있다. 또 시간강사는 학장이 직접 임명하고 있으며 대학본부 학사지원과의 업무를 단과대 행정실로 옮겨왔다. 단과대별로 다른 등록금을 받는 독립채산제를 추진 중이다. 서울대 공대가 내년에 해외석학평가를 받기로 한 것도 자체 경쟁력 강화와 맥을 같이한다. 같은 이공계인 자연대가 올해 해외석학평가에서 세계 30위권이라는 좋은 성적을 받은 것에 자극을 받았다. 공대 차원의 석좌교수를 두기로 하고 지난 14일 조원호 재료공학부 교수를 임명한 바 있다. 공대, 자연대, 농대, 의대, 사범대 등이 기획실장을 따로 두고 있는 것도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독립채산제가 경영대 등에서는 가능하지만 순수·기초학문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경희대 박태지호 부총학생회장은 “단과대에서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만들면 단과대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어 등록금을 무분별하게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 김준석기자 bell@seoul.co.kr
  • [생각나눔] 부처간 딴소리… 정책조정 누가

    [생각나눔] 부처간 딴소리… 정책조정 누가

    ‘의료보험 이원화’,‘민간시설의 보육료 상한선 폐지’,‘수도권 내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 재정경제부가 서비스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다. 그러나 이들 정책과 관련된 정부 부처들은 “시장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협의 자체를 거부하거나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산권에 이어 경제정책조정회의에 다른 부처의 안건을 올릴 권한마저 없는 재경부의 의지가 제대로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다. 20일 재경부 관계자는 “부처 주장도 이해가 가지만 재정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면서 “일부 시장논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참여정부에는 부처간 이견 조정을 해주는 기능이 거의 없다.”면서 ‘지지부진한 논의가 지겹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의료보험에 민간보험을 도입하는 방안(서울신문 11월18일자 보도)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한덕수) 부총리 개인의 생각이지, 정부의 입장은 아니다.”면서 “사실무근으로 전혀 검토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재경부 관계자는 “민간보험 도입 문제는 의료보험을 확대하던 1980년대 후반 정부 일각에서 나왔던 이야기”라면서 “지금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어린이보육료 상한 폐지 문제는 하루만에 내용이 뒤집혔다. 한덕수 부총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기관의 보육료는 오는 2007년부터 통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바로 다음달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성부 관계자는 “보육을 사회의 공동책임으로 하겠다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마련되는 상황에서 보육료 자율화는 어긋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보조금을 늘리면 보육료 상한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인데 재정보조금 지급 논의는 사라지고 상한 폐지만 나오고 있다.”면서 “상한선을 없애면 그건 고스란히 부모의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민간보육 서비스의 질(質) 저하는 바로 수수료 때문”이라면서 “상한선을 없애 다양한 서비스를 소비자가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수도권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은 재경부의 올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담겨있지만 진전된 것은 없다. 한 부총리는 “부처간 협의가 진행중이지만 환경 차원에서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수도권에 대규모 관광단지가 조성될 지역으로는 경기도 양평·가평·이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자연보전권역으로 2만평 이상의 관광단지 개발이 불가능하다. 환경부는 이 지역에 대규모 관광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나서서 이견을 조정해주거나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참여정부 집권 초기 많은 사람들이 건의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적십자사, 혈액관리원 신설

    앞으로 혈액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대한적십자사는 5일 원활한 혈액 공급과 혈액 사고 방지 등을 위해 종전 사무처 소속으로 혈액사업을 전담하던 혈액관리본부를 총재 직속의 혈액관리원으로 확대 개편해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혈액관리원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은 사실상 혈액을 관리하는 독자기구 설치를 뜻하는 것으로, 혈액관리원장은 조직의 인사와 예산권을 쥐며 혈액 정책의 수립과 집행 등을 독립적으로 관장하게 된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열린세상] 행정구역 개편과 정치지도자 선택권/최창수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최근 중앙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도를 폐지하고 3∼4개의 기초자치단체를 하나로 묶어 전국적으로 60여개 정도의 중소규모 광역자치단체를 만들자는 자치계층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앙정치권은 여야 모두 현재 시·도의 기능이 중앙정부 또는 기초자치단체와 상당부분 중복되어 있어 낭비와 비효율이 심하고, 시·군 행정중심지와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이 초래되고 있으며, 도를 경계로 나누어진 지역주의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는 등의 명분을 내세워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중앙 정치인들의 이익만을 고려한 일방적 논의이며, 지방자치와 분권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 양측의 명분상 주장은 실제 상당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우리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시·도의 폐지는 국가적 정치지도자의 양성 통로 중 하나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도자 선출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인 정치지도자로서 등장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국정에 참여하거나 시·도지사로 당선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경로는 정치지도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며 그 희소성으로 인해 보다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최고지도자로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매번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지도자를 선출해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국정운영의 경험과 비전, 리더십을 갖춘 정치지도자가 많을수록 국민의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또한 이러한 요건을 갖춘 정치지도자가 많을수록 이들 간의 선의의 경쟁 속에서 보다 뛰어난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다.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되고 싶어 하는 최고지도자로서의 대통령은 여러 가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능력, 그리고 통합 및 조정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할 때 시·도지사는 국회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 왜냐하면 시·도 지사는 거대한 규모의 정부기관의 책임자로서 인사권과 예산권을 가지고 조직 운영에 관한 실질적 경험을 쌓을 수 있어 현실적으로는 대통령직과 가장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책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보다 큰 자리의 정치지도자로 나아갈 사람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상원의원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왔지만 최근 30여 년 동안의 대통령들은 거의 주지사 출신이었다. 지미 카터(조지아주), 로널드 레이건(캘리포니아주), 빌 클린턴(아칸소주), 그리고 현재의 조지 부시 대통령(텍사스주)이 그들이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주지사 출신인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정치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커다란 공공조직을 경영하는 지도자로서의 능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우리의 상황도 미국의 사례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 시·도 지사의 위상이 높아지고 정치적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으며, 과거의 대통령 후보들이 주로 국회의원 출신이었던데 비해,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의 상당수는 시·도지사를 역임했거나 현직 시·도 지사들이다. 분권화의 추세가 지속되고 중앙정치권, 특히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따라서 시·도 폐지를 포함한 행정계층 및 행정구역 개편 여부는 지방자치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정치지도자의 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단순히 효율성과, 정치적 이해관계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의 운영과 발전에 필요한 국가지도자의 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최창수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 장성추천권 축소·방위사업청…힘잃는 참모총장

    지난해 가을 김종환 합참의장과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이 서로 언성을 높이고 다퉜던 일이 있었다. 장성 진급심사 직후 그 결과를 놓고서였다. 당시 김 의장은 육사 동기인 남 총장이 지나치게 육군본부쪽 사람만 챙긴다며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합참에 근무하는 이들을 홀대했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참모총장의 권한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우리 군의 서열 1위는 합동참모의장(합참의장)이다. 각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8명의 대장급 장성 가운데 가장 ‘선임’이 된다. 하지만 일선 군에서는 합참의장보다 각군 총장을 훨씬 ‘힘 있고 실속 있는’ 자리로 인식한다. 이같은 육·해·공 3군 참모총장들의 권한 축소 여부가 군 내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22일 대장진급 인사를 앞두고 인사·예산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두 가지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첫째, 인사권 축소 여부와 관련해서는 국방부가 장성 진급비리 의혹사건 이후 진급제도를 바꾸기 위해 올해 초 발족한 ‘진급제도개선TF’가 관건이다. 올 가을 정기인사부터 새롭게 선보일 장성 진급심사제도의 내용은 각군 참모총장의 권한 축소와 맞물려 있다. 각군 참모총장의 추천과 국방부장관의 제청, 대통령의 재가로 이뤄지는 현재의 장성 진급심사제도의 경우 참모총장의 권한이 거의 절대적이다. 참모총장의 권한이 ‘무소불위’라는 말도 여기서 나온다. 지난해 불거진 육군 장성 진급비리 의혹사건의 원인을 이같은 군내 권력 구조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국방부가 TF를 발족시킨 자체를 놓고 각군 총장의 진급 관련 인사권을 사실상 제한하겠다는 의도라는 군 내부의 분석도 있다. 현재 TF에서는 장성의 경우 각군이 진급 정원보다 많은 인원을 국방부에 추천, 국방부의 제청권을 크게 강화하는 안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행 군 인사법은 각군이 정원의 100%만 국방부에 추천한다. 이 방안이 도입되면 참모총장들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오던 것을 제한하게 된다. 그러나 각군에서는 국방부가 인사권을 일부 가져갈 경우 오히려 정치권 등의 외압을 받을 가능성이 지금보다 높아진다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속단키 어렵다. 둘째, 각군 총장의 권한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은 또 있다. 바로 내년 초 국방부 외청으로 출범할 방위사업청으로, 예산권 축소 여부와 연결된다. 국방 획득업무를 전담할 방위사업청의 경우 국방부 획득정책관실과 조달본부는 물론 각군 본부에 있는 기획관리참모부의 전력기획처를 통합하게 된다. 전력기획처는 각군의 전력 증강 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수립·집행하는 부서다. 육군 전력개발단과, 해군의 조함단, 공군의 항공기사업단 등 적잖은 예산을 다루던 조직들도 3군 총장들의 권한 밖으로 떨어져 나가게 된다. 이같은 추이라면 참모총장의 권한은 과거와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총장의 권한이 지금처럼 축소된다면 각군 총장은 심하게 말해 ‘명예직’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군 일각에서는 참모총장의 인사권 등이 크게 줄어들기 어려울 뿐 아니라, 줄어든다 해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부시2기 실세들 명암

    “네그로폰테와 라이스를 주목하라!” 부시 2기 행정부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실세’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신설된 국가정보국장(DNI)에 임명된 존 네그로폰테(사진 아래) 와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위) 신임 국무장관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포터 고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어깨가 처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 58년 동안 대통령에게 일일 정보보고를 하는 것은 CIA국장의 고유업무였지만 이제 국가정보국장에게 일이 넘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네그로폰테 국장이 대통령 일일 정보보고서를 작성하는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CIA는 매일 정보보고서를 통해 대통령이 국가 의제를 설정하는 데 영향을 미침으로써 권력을 키워 왔다.”면서 브리핑 업무가 이관된다는 것은 정보세계에서 권력 축의 이동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CIA는 장기적인 과제에 집중할 여유를 얻은 만큼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또 네그로폰테 국장은 미국 15개 정보기관에 대한 예산편성권도 확보했다. 그동안 연 400억달러에 달하는 정보예산의 대부분을 국방정보국(DIA) 등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이 사용해온 만큼 럼즈펠드 장관이 입은 타격은 만만치 않다. 럼즈펠드 장관은 예산권을 국가정보국장에게 넘기는 것을 줄곧 반대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럼즈펠드 장관과 함께 미국 대외정책의 두 축을 맡고 있는 라이스 장관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 상대적으로 럼즈펠드 장관이 힘을 잃으면서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유럽국가들을 순방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19일 두 사람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일 외무·국방장관 합동회의에서도 라이스 장관이 북핵문제 등 현안에 대한 논의를 주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4개산하 공연단체 전용극장 시급”

    26일 국립극장이 마련한 기자간담회는 2005년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동시에 극장이 처해 있는 부당한(?) 여건을 토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명곤 국립극장장은 지난 6년간 체질 개선을 통해 이뤄낸 성과들을 발표한 뒤 “국립극단, 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 등 4개 산하 단체의 전용 극장 설립이 시급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향후 국립극장을 인력양성·정책·연구기능을 담당하는 국립무대예술센터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국립극장 맞은편에 있는 자유센터 땅을 매입해 600∼800석 규모의 중극장 2곳, 아카데미, 공연사박물관을 설립해 국립극장과 구름다리로 연결해 하나의 문화센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문제는 돈이라고 덧붙였다. 옆에 앉아 있던 이윤택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이날 작정하고 나온 듯 시종일관 쓴소리를 뱉어냈다. 그는 “대단히 원칙적인 이야기”라며 먼저 국립극장장의 대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국립중앙박물관장은 차관급, 국립중앙도서관장은 1급 대우인데 국립중앙극장장은 2급 대우에 머물러 있다. 이 정도 위상이라면 차라리 ‘중앙’을 빼고 ‘남산극장’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극장이 공연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립극장장에겐 인사권, 예산권도 제한돼 있다.”며 “국립극장은 문화관광부의 변두리 사업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전근대적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립극단 운영에 관해서는 배우 개방 요구 이전에 “국가 차원에서 전용극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용극장이 없는 상황에서는 고정 레퍼토리 확립이 불가능하며 이런 상황에서 20명밖에 안 되는 국립극단 단원 활용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최근 대학로 배우 17명을 오디션을 통해 뽑았다. 그러나 연습비라는 항목이 없어 돈이 지급되지 않아 배우들이 끼니를 거를 지경”이라며 경직된 조직 운영을 꼬집었다.“밖에서는 계속 비판만 하는데 안에서는 참으로 답답하다. 극단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잘못된 제도로 극단이 이렇게 굴러갈 바에야 차라리 해산시키는 게 낫다.”고 강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외국계 보험사로 금융맨들 몰린다

    외국계 보험사로 금융맨들 몰린다

    외국계 보험사에 은행·증권맨들이 몰리고 있다. 은행원 등이 보험사에 재취업하는 형태라기보다는 주로 외국계 보험사의 보험상품과 각종 투자상품까지 취급하는 자영업자(일명 금융 딜러)로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 보장과 구조조정 회피 은행원 경력 6년차인 김모(31·여)씨는 최근 은행을 그만두고, 외국계 생명보험사들과 상품판매 계약을 하고 마진을 챙기는 ‘금융 딜러’로 나섰다. 김씨는 프라이빗뱅킹(PB) 업무를 통해 VIP 고객을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유능한 직원으로,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포기하고 공동 운영되는 딜러 조직에 합류했다. 딜러조직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방카슈랑스 1건을 성사시키면 1만∼2만원의 수당을 받지만 딜러가 되면 40만∼50만원을 챙길 수 있다.”고 김씨의 전직 이유를 설명했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는 은행원들과 달리 증권맨들은 구조조정 한파를 피하기 위해 외국계 보험사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증권사의 체질개선을 위해 인원감축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1위인 삼성증권마저 최근 16개 지점을 폐쇄하고 인력조정에 나섰다. 한 증권사 팀장은 “증시가 활황이어도 현재 인력의 10∼20%는 불필요하다.”면서 “증권맨들은 자본운용에 대해 기존 보험 영업인들보다 노하우가 많아 변화된 보험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개발력에 새 판매망마저 장악 우려 외국계 보험사들은 종신보험으로 국내에 교두보를 확보한 뒤 보험에 투자개념을 가미한 변액보험으로 보험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외국계는 탁월한 상품 개발력에다 새로운 판매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보험아줌마’를 앞세운 보험영업망은 국내 보험사들의 강점이었으나 이마저 위협받게 됐다. 보험판매 방식은 보험아줌마로 통하는 영업사원 제도와 보험사에 전속된 자영업자인 에이전시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외국계에서 운영된다. 아울러 각 보험사와 다중 판매계약을 해 이익을 내는 대리점 등이 있다. 이는 1년씩 계약하는 자동차보험, 개별영업이 쉽지 않은 화재보험 등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이 주로 운영하고 있다. 외국계들은 에이전시와 대리점 방식을 결합한 금융딜러 제도에 주목하고 있다. 즉 금융딜러는 한 개 보험사에 전속되지 않고 몇몇 보험사와 공동으로 계약을 해 대리점처럼 수익을 보험사와 나누는 판매방식이다. 방카슈랑스의 경우 금융딜러는 은행과 판매마진을 나눌 필요가 없고, 보험사와의 사전 판매계약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비자들도 보다 싼 보험료 혜택을 볼 수도 있다. 금융 딜러를 외국계들이 직접 육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품설명 등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저변 확충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는 금융 딜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을 세우는 한편 금융 딜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말 ‘분권형 지점제’를 도입했다. 시범운영중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 2곳의 지점장은 회사 소속이면서도 금융 딜러처럼 인사·예산권을 독자적으로 갖고 있다. 지점의 분점까지 개설할 수 있다. ●외국계 탓할 수 없다 외국계 보험사의 생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4%에 이른다. 지난 1998년에는 1%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30% 이상씩 신장되면서 올해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외국계 최고경영인(CEO)은 신년사에서 “한국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 3대 보험시장”이라면서 “1∼2년안에 한국시장의 50%를 외국계 보험사들이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는 오는 20일 SK생명 지분 97%를 인수할 예정이다. 뉴브리지캐피탈도 삼성생명 지분 18%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49%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인 동양생명도 외국계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 이태열 팀장은 “외국계는 방카슈랑스, 변액보험 등 판매망과 상품 개발에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어 국내 보험사들이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보험사 관계자도 “외국계 보험사를 탓하기보다는 국내 보험사들이 시장변화에 너무 둔하고 현재의 과점체제에 자만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자치경찰제 경계해야 할 것

    정부가 2006년부터 자치경찰제를 시·군·구별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미국에 FBI가 있고 지역경찰관들이 있듯 우리도 주민 스스로 지역의 치안을 맡는 것이다.234개 기초자치단체에 경찰 부서가 신설돼 자치단체가 맡고 있는 보건·위생·환경범죄에 대한 단속·수사권을 갖게 된다.방범·교통단속도 자치경찰의 영역이며 중앙경찰은 수사·보안·정보 등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만 담당한다. 자치경찰제의 시행으로 주민 손으로 행정을 꾸려가고 범죄도 단속하는 지방자치제의 골격이 완성되는 셈이다.그러나 경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중앙경찰과의 기능 중복을 줄이려면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해야 할 것이다.더 큰 걱정은 자치경찰이 자치단체장의 사병화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표를 의식한 단체장이 지역의 환경·보건 범죄를 강력하고 공정하게 단속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자치경찰이 선거 때 한쪽 편을 드는 편향성 시비가 생길 여지도 있다.지역 경찰과 관내 업소의 유착이 심해지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이런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민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이 광역 자치경찰제다.시·도 단위로 주민들이 자치경찰위원회 등을 구성해서 자치경찰을 선발하고 통제하는 영국식이다.기초자치단체장이 자치경찰의 인사권과 예산권을 행사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광역자치경찰제를 시행하지 않더라도 경찰권을 손에 쥐는 자치단체장의 권한 남용을 주민들이 견제하고 감시·감독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앞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이런 제도적인 문제점과 허점들을 충분히 논의해서 보완해야 한다.
  • [씨줄날줄] 과학기술 부총리/오승호 논설위원

    과거 재정경제부 관리들의 ‘힘’은 셌다.부총리 부처인 데다 경제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기능은 물론 예산,세제,금융,통상정책까지 거머쥐었을 당시의 얘기다.특히 모든 부처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예산 편성권은 큰 ‘무기’였다.이 때문에 경제 부총리의 조정 능력도 탄력을 받았다.그러나 정부조직 개편으로 예산 편성권 등이 떨어져 나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경제부총리의 힘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게 관가의 일반적 평가다.재정경제부 직원들은 경제부총리의 조정 능력 얘기가 나오면 “실질적인 권한이 있어야지,부총리라는 직함만으로 먹혀 드느냐.”고 반문한다. 오는 9월쯤 ‘과학기술 부총리’가 생긴다.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부총리직을 신설,과학기술부 장관이 겸임하게 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과기부에 거는 기대를 크게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과기부의 부총리 부처 승격을 자세히 소개하는 등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과학기술 부총리 제도의 정착을 위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교육인적자원부의 예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교육부는 부총리 부처 승격을 앞두고 인사·예산권을 요구했으나 관철되지는 않았다.가령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려면 교사 증원과 교실 증축이 필요한데,소관 부처인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의 이해와 상충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한 제안이었다.결국 장관들이 참여하는 ‘인적자원개발회의’를 신설,교육부총리가 의장을 맡아 조정권을 갖게 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정부는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신설,과기부 장관이 겸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기획예산처가 국가 연구개발(R&D)사업 예산을 짤 때,이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반영토록 하는 내용의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도 마련했다.그러나 이런 조치만으로 과학기술 부총리가 실질적인 조정 권한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여겨진다.과기부 장관이 소신을 갖고 국가적 과제인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소하고,과학기술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 도입 단계에서 안전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이란, 9·11테러 도왔다

    미국의 9·11테러조사위원회는 오는 22일 발간될 보고서에서 미국 내 15개 정보기관을 관장할 장관급 직위 신설을 권고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이 보고서는 정보에 대한 책임이 행정부 전반에 퍼져 있으며 정보기관간 영역과 예산싸움마저 있어 9·11테러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는 이 보고서를 인용,이란이 9·11에 가담한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아프가니스탄 훈련캠프에 대한 출입을 허용,사실상 9·11테러에 협력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FBI는 올 여름이나 가을에 알카에다가 미국 내에서 테러를 감행할 것을 시사하는 정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테러방지에 부심하고 있다. ●15개 정부기관,400억달러 주무를 ‘정보장관’ 9·11위원회가 정보장관을 추천한 이유는 중앙정보국(CIA)의 무능 때문이다.4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정보예산의 80%는 국방부가 맡고 있다.따라서 CIA의 요청이 다른 기관에서 종종 무시되기도 한다.조사위는 CIA는 물론 연방수사국(FBI),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방부 등의 권한을 상당부분 이양받고 정보기관 예산권을 갖는 장관직 신설을 권고했다. 당연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정보장관직 신설에 반대다.CIA 국장 직무대행인 존 맥럴린도 ‘옥상옥’이라는 입장이다.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찬성이며 더 나아가 정보예산을 두배 이상 늘리겠다고 공약했다.9·11테러에 대한 상하 양원 합동조사위,대통령조사위 등도 정보장관직 신설을 권고했었다. ●외교적 논란 예상되는 이란 개입 600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알카에다와 이라크가 9·11테러에 협조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대신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는 2000년 10월부터 2001년 2월 사이 9·11 공중납치범들이 이란을 통해 빈 라덴의 아프간 캠프로 들어갈 때 국경검문소 조사관들이 이들 여권에 (출입국을 확인하는)도장을 찍지 말라고 지시받았다고 보도했다.이란 관리들은 그들을 방해하지 말고 국경을 신속히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보도 직후 알리 유네시 이란 정보부장은 정보부가 이란 내 모든 알카에다 지부를 파악해 이들 지부의 활동을 전면 중단시켰다고 발표했다.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장관 대변인은 “몰래 넘어갔을 수도 있다.”며 의혹 일부를 시인했다.존 맥럴린 CIA 국장 직대도 왕래의 증거는 갖고 있지만 이란 정부가 공식 승인했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며 이란 연계 가능성의 수위를 낮췄다.또 마이클 무어 감독이 영화 ‘화씨 9/11’에서 주장한,9·11테러 직후 부시 행정부가 빈 라덴 친척의 출국을 도왔다는 내용에 대해 구체적 증거를 내놨다.보고서는 9·11테러 다음날인 9월12일 22명의 빈 라덴 친척들이 FBI의 인터뷰를 마친 뒤 출국했다고 밝혔다. ●FBI,광범위한 조사 실시 FBI는 테러 단서를 찾기 위해 미국내 이슬람 교도나 아랍계 시민들의 인터뷰를 시작했다.알카에다 근거지로 알려진 파키스탄과 아프간에서 최근 돌아온 사람을 알고 있는지 등을 묻는 광범위한 탐문조사를 시작한 셈이다.그러나 FBI는 알카에다가 비(非) 아랍계 조직원을 채용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FBI는 1만 8000개 사법당국에 보낸 전문에서 “미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를 조직원으로 이용할 경우 알카에다의 미국 내 테러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조직·인력·예산권 ‘독립’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신설될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는 공직비리에 대해 강력하고,독자적인 수사권을 갖는 사정(司正)기구로서 고위층의 부정부패 행위를 단죄하는 역할을 맡는다.수사대상은 권력기관의 2∼3급을 비롯해 고위공직자 친인척까지 망라돼 명실상부한 고위직 사정기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그러나 고비처 신설을 반대하는 야당과 수사범위가 중첩될 수밖에 없는 검찰의 반발 등 향후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메가톤급 수사권 부여 부방위가 마련한 안을 보면 고비처의 권한은 막강하다.검찰의 기소독점주의 원칙에 따라 고비처에 기소권을 부여하지는 않지만 독자적인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 형사소송법상 임의·강제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긴급체포·체포·구속영장을 통한 대인적 강제처분과 압수·수색·통신제한조치도 가능하게 했다. 특히 고비처의 중립성 보장을 위해 이 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통령이나 검찰이 개별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도록 했다.고비처의 수사단계에서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에 일정한 제약을 가하도록 하는 조항을 법에 명시할 방침이다.고비처가 검찰에 넘긴 범죄혐의자를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을 경우 재정신청을 하는 대응장치도 추진 중이다.검찰·국정원,청와대 민정라인은 물론 감사원과 경찰의 사정 관련 정보가 모두 고비처로 집중될 전망이다. ●“판·검사 겨냥한 수사조직” 고비처의 수사대상과 범위에는 부패방지법에 규정된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기본으로 ▲특별시장·광역시장 및 도지사 ▲법관 및 검사 ▲장관급 장교 ▲국회의원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 및 경호실 부장 이상 ▲교육감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2∼3급 직위인 ▲국가정보원·감사원 국장급 이상 ▲경무관급 이상의 경찰 공무원 ▲국세청 차장 및 지방국세청장 ▲대통령 임명 직위의 40여개 공직유관단체의 장 등이 포함된다.대통령 친인척 등 고위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형제자매 등도 수사대상에 포함시켰다.특히 전체 수사대상 고위공직자 5000여명 중 검사·법관이 70%(3500명)에 이르러 검찰청과 대법원 일각에서는 “판·검사를 겨냥한 수사조직”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비처의 조직과 인력도 크게 강화된다.부방위 산하에 설치되지만 독립적인 별도의 조직과 인력,예산편성권도 가진다. 고비처장은 15년 이상의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 중에서 공직부패나 반부패 정책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부방위의 중립성 강화를 위해 3년 임기가 보장되지만 고비처를 견제하는 법적인 통제수단으로 수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국회가 고비처장을 탄핵할 수 있도록 했다. 김성호 부방위 사무처장은 “수사대상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2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비처 규모는 정부 부처 2국 정도로 인원 100명 이내의 작은 조직이 되고,고비처장은 차관급이 맡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현석 구혜영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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