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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제291회 임시국회’/최광숙 논설위원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4년 임기를 마치고도 연임됐는데 이유는 다음 대통령이 새 감사원장을 임명토록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려’였다. 과거에도 정권교체기에는 감사원장을 연임시켰다가 중도하차 하도록 해 새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헌법에 보장된 임기를 내세워 버티다가 결국 떠밀리듯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예로부터 벼슬에 오르면 본인은 물론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작은 단체의 기관장만 해도 인사권·예산권 등 갖가지 권한에 운전기사와 비서가 잠자는 시간 빼고는 ‘수발’을 들어주니 누군들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겠는가. 그러나 사람이 나가고, 물러날 때를 모르면 꼭 사달이 생긴다. ‘세종시 총리’로 특명을 받았던 정운찬 전 총리도 그랬다.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부결에도 자리를 지켰다. 이 문제야 그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복잡한 정치 사안이어서 그렇다 해도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터져 나왔는데도 그는 “총리는 모르는 일”로 선을 그었다. 나중에 “부끄러운 일”이라며 책임져야 했는데 그 과정에 몇차례 사의표명을 하고도 청와대 눈치를 보다가 끝내 모양이 좋지 않게 물러났다. 그들뿐인가. 이 정부 들어 유난히 문화계 기관장들의 ‘버티기’가 눈에 띈다. 참여정부 인사인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과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해임됐다가 소송으로 자리 되찾기에 나선 강경파다. 이 정부 들어 임명된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 위원장도 그동안 영화계에서 사퇴압력을 받았는데 무슨 배짱인지 버티다가 그제 국감장에서 수모를 당했다고 한다.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위원들에게 특정작품을 선정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그의 ‘전력’에 대해 가뜩이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이 벼르고 있었는데 배포한 자료가 화근이 됐단다. 의원들에게 나눠준 인사말 표지에 ‘제291회 임시국회 인사말씀’이라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표지뿐 아니라 보고 내용도 지난 6월 임시국회 때와 거의 같다고 했다. 폭발한 여야 의원들 때문에 그는 업무보고는커녕 국감장에서 선 채로 질책을 받다가 쫓겨나듯 나와야 했다. 한때는 영화계에서 교수 출신의 잘나가는 영화평론가로 대접받던 그가 어찌 저리 됐는지 안타깝다. 무슨 연유인지 그는 국감장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자신의 명패를 슬그머니 빼서 뒤에 있던 직원에게 주고 회의장을 나갔다고 한다. 그 명패는 직원이 아닌 국민에게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닐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국과위, 대통령 상설委 격상

    비상설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가 대통령 소속의 상설 행정위원회로 개편된다. 내년 상반기에 출범 예정인 국과위는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국책 연구개발(R&D) 정책을 기획하고, 관련 예산의 배분·조정 및 평가권까지 갖는 등 위상이 대폭 강화돼 과학기술 분야의 새로운 컨트롤 타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1일 오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과 민간위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32회 본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국과위 위상 및 기능 강화방안’을 확정했다. 김창경 교과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세계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에 대비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자문 역할에 그쳤던 국과위를 실질적인 과학계 컨트롤 타워로 격상시켜 향후 50년의 발전 기반을 구축하는 창조적 혁신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방안은 국과위를 독립기구로 상설화하고, 지금까지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던 예산권 등 핵심 기능을 대폭 이양시키는 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위원장은 당초 검토됐던 장관급으로 임명하는 방안 대신 과학기술 정책의 중요성을 고려해 대통령이 직접 맡기로 했다. 여기에다 장관급 부위원장을 두고, 차관급인 상임위원 두 자리를 신설해 정책 심의와 예산 자문에 한정됐던 국가위의 위상이 대폭 강화되게 됐다. 그동안 부처 간 이견으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R&D 예산권 이양과 관련, 경직성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 예산도 국과위가 모두 넘겨받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보다 1조 2000억원이 늘어난 내년도 국가 R&D 부문 예산(14조 9000억원)의 75%를 국과위가 직접 배분·조정하게 된다. 국과위 관계자는 “이 같은 국과위의 위상 강화를 통해 기존 과학기술 관련 예산 배분과 조정, 평가기능 같은 실질적인 권한들이 기획재정부에 있어 과학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문제를 해소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국과위 사무국이 교과부 소속으로 역할이 제한돼 범부처적인 예산 조정이 어려웠던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LH 정상화’ 정부 복안은

    ‘LH 정상화’ 정부 복안은

    정부가 재정난에 빠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구제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사업을 수행하다 109조원의 빚더미에 오른 LH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데는 관련 부처 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부의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덫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LH가 빌린 국민주택기금 상환 시기를 유예하고, 기금에서 융자한 자금을 LH의 자본으로 출자전환하거나 융자금 이자율을 낮추는 등 다양한 대안들이 정부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LH 유동성 개선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 관계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 중인 지원방안은 우선 LH가 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받은 국민임대주택 건설자금 18조원의 상환 시기를 10년 동안 유예해 주는 것이다. 2000년 이후 국민임대 공급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10년 거치기간이 끝나는 올해 이후부터 본격적인 원금 상환이 시작된다. 국민임대주택은 1998년 국민의 정부 때 도입돼 참여정부 시절 10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돼 왔다. LH의 국민임대주택 부채는 2003년 2조원이던 것이 2009년 6조원으로 3배 늘었다. LH는 앞으로도 50만가구 이상의 국민임대주택을 더 지어야 한다. 국민임대주택은 건설자금의 정부 부담비율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행 19.4%에 불과한 국민임대주택 건설자금의 정부 부담을 30%까지 올리자는 것이다. 정부는 2002년까지 국민임대주택 건설자금의 30%를 지원해 왔지만 이후 비율을 줄여 2005년 이후 19.4%만 부담하고 있다. 입주자가 부담하는 보증금 24%를 더하더라도, LH의 부담이 절반을 넘는 셈이다. 이 밖에 LH가 꾸준히 요구해 온 국민주택기금 이자율을 3%에서 2%로 낮추는 방안과 국민주택기금 융자금을 출자전환하거나 정부 보증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한때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안들은 아직 물밑 단계에서 타당성이 검토되는 수준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LH의 국민주택기금 상환을 장기간 유예하면 돌아올 돈이 들어오지 않아 다른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국민주택기금도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도 없고 함부로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임대주택 건설의 정부 부담을 과거처럼 30%까지 올려주는 안은 기획재정부가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권을 쥔 재정부가 재정부담을 우려한 탓이다. 국민주택기금 이자율을 낮추는 안과 국민주택기금 융자금을 출자전환하거나 정부 보증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부처 간 의견이 엇갈린다. 이런 가운데 LH는 사업예정지구의 재조정, 24조원 규모의 재고 주택·토지 매각,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의 자구책을 다음달 말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선 자구 후 지원’의 원칙대로 자구책이 나와야 정부도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3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0%보다 훨씬 낮은 상황에서 통계에 잡히지 않던 공기업 부채까지 떠안을 경우 대외 재정 건정성 확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나라 곳간을 털어’ 공기업을 지원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LH 정상화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다음달 말까지 다양한 논의를 거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안상수대표 ‘리더십 시험대’

    7·28 재·보선의 승장(勝將)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명직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놓고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면서다. 당직 인선이 당내 권력구조개편의 전초전으로 인식되면서 잠복했던 계파 간 갈등도 재연될 조짐이어서, ‘안정적 쇄신’을 꾀했던 안 대표의 취임 구상도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안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요 당직 개편에 대한 복안을 내놓았다가 다른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관철시키지 못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7·14 전당대회 경선 때부터 ‘계파·선수·지역 안배’의 탕평 인사를 강조했던 안 대표는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남 출신의 친이계인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충청권 몫으로 친박 성향인 박성효 전 대전시장을 추천했다. 또 당 제1, 2 사무부총장에 각각 재선 김기현 의원과 원외 안병갑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을, 대변인에 안형환·배은희 의원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대식 전 사무처장이 정두언 최고위원과 권력투쟁설을 놓고 갈등을 빚은 선진국민연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박 전 시장이 친박계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각 친이계와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반발을 샀다. 일각에선 ‘정 최고위원이 김 전 사무총장 발탁안에 반발해 최고위원직까지 내걸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이 박 전 시장 대신 강창희·김학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충남지사 가운데 인선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친박계에선 당내 예산권·공천권에 일정 지분이 있는 제1 사무부총장직을 놓고도 관례상 친박계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변인 인선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 대표가 거론한 후보 두 명 모두 초선 친이계라는 이유에서다. 안 대표가 천명했던 ‘탕평 인사’ 원칙이 도리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일각에선 현재 조해진 대변인의 유임론, 순발력이 있는 정옥임 의원 기용론 등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런 사정으로 주요 당직 인선은 4일 최고위원회의로 미뤄졌다. 하지만 계파를 대표하는 최고위원들 간 의견차가 워낙 커 당직 인선이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핵심관계자는 “최고위원별로 입장이 다르고 의견이 각양각색이어서 절충이 쉽지 않다.”면서 “주내에 인선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실속 있는 자리’까지 모두 결정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안 대표 쪽에선 ‘대표 무용설’도 흘러나온다. 한 측근은 “전대에서 당원의 총의로 대표가 됐는데 당직 인선조차 마음대로 못할 바에야 뭐하러 힘들게 당 대표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2일 최고위원회에서 대표 측과 당 정책위 사이의 엇박자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안 대표의 한숨을 키웠다. 안 대표는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조정안을 놓고 “당·정 협의가 안 됐다.”며 정부에 날을 세우며 친(親)서민 행보를 강조했지만 곧바로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사전 협의가 있었는데 미처 보고를 못했다.”는 실토로, 체면을 구겼다. 한 측근의 “당 대표 노릇하기 참 힘들다.”는 푸념이 엄살로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서울 초등교장 최대 40여명 기소될듯

    검·경이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장 수십명을 ‘수학여행 뒷돈 비리’ 로 무더기 기소하기로 해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수사가 중·고교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 교육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 게 왔다.”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장들이 학교 단체행사와 관련해 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 왔다. 지금까지 전·현직 학교장 53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번 주중 금품수수 총액이 500만원이 넘는 전·현직 교장 40명 안팎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교육청에도 수사 결과를 전달키로 했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는 모두 586곳으로, 이 가운데 경찰 수사를 받은 초등학교만 무려 157곳에 이른다. 초등학교 4곳 가운데 한 곳은 수학여행 또는 수련회 비용을 ‘비싸게’ 받아 교장의 배만 불려준 꼴이다. 경찰 수사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장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도 내부적으로 수사를 중·고교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고위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관련 제보나 수사의뢰가 없어 손을 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계나 시민단체 등에서 수사 단서만 제공해 준다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사에 어려움도 없지 않다. 대가성 돈을 현금으로 주고받을 경우 당사자들의 자백 말고는 다른 증거를 찾기 어려운 뇌물 사건의 특성 때문이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징계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사결과를 통보 받으면 외부인사를 포함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거쳐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징계위에 회부된 사람은 76명이지만 이번 수학여행 뒷돈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수학여행 관련자는 통보받지 못했다.”면서도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사람은 무조건 파면 또는 해임을 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공표한 만큼 이에 따라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3월 100만원 이상 비리와 연관된 사람은 파면, 해임 등 무조건 직위배제 징계를 내리겠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밝혔었다. 다만 서울시 교육청은 “인민재판식의 일괄 징계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교장 및 해당 학교의 개별 정황도 살펴보고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이전 사건의 경우 소급적용·사후입법 등의 논란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학부모나 일선 교사, 교육단체 등은 비리 시기에 상관없이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초등학교 1·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취학 자녀를 둔 주부 이광숙(가명·43)씨는 “5월에 10만원을 내고 6학년 딸이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왔다.”면서 “다른 학교는 식비, 버스비, 숙박비 등 명세서를 가정통신문으로 보내줬다는데 딸 학교는 그런 게 전혀 없어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도 없어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에는 제발 뿌리를 뽑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은 “예전부터 있던 것이 이제서야 드러난 것”이라며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런 리베이트는 있을 수가 없다.”면서 유명무실화된 학교운영위의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도 “일벌백계해야 한다.”면서 “수학여행 업체 선정 등의 과정을 학부모와 교사 등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비리를 저지른 자에 대해 엄단을 해야 한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변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단순 비리교장 교체만이 아니라 교장에게 인사·승진·예산권이 집중된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효섭·김양진·윤샘이나기자 newworld@seoul.co.kr
  • [바른 자치행정, 이렇게 하자](3)인사가 만사다

    “인사청탁을 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겠다.” 창원·마산·진해 3개시의 통합 창원시 인사를 앞둔 지난달 말 박완수 창원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인사청탁 가능성에 대해 공개 경고를 했다. 수백명에 이르는 통합시 인사와 관련해 곳곳에서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인사청탁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경고였다. ‘인사는 만사’라고 일컫는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온갖 행태의 승진로비와 비리 등이 불거진다. 승진로비의 대표 수단은 돈이다. 지방공무원 승진과 관련해 ‘사삼서오’ 라는 말이 있다. 사무관이 되려면 3000만원, 서기관은 5000만원을 상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사례는 이 말이 빈 말이 아님을 보여준다. 전주언 광주서구청장은 지난 1월 승진인사를 앞두고 지난해 4~5월 국장급 간부를 통해 사무관 승진 대상자 2명으로부터 각각 30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6·2선거 당선 1주일여만에 구속 기소됐다. 한용택 전 충북 옥천군수도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사무관 승진과 청원경찰 채용 대가로 3명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엄창섭 전 울산시 울주군수는 군수로 있던 2006년 직원들로부터 사무관 승진 청탁과 함께 1억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군수직을 잃었다. ●단체장 패밀리도 개입 로비 대상에는 단체장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포함된다. 이정섭 전 전남 담양군수는 2006년 형이 사돈으로부터 승진 및 채용 대가로 받은 2500만원을 아들을 통해 건네받은 혐의가 드러나 2008년 구속된 뒤 지난해 9월 징역 1년 형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박희현 전 해남군수도 2006년 1~11월 부인과 함께 자택에서 군청 공무원 6명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1억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 2008년 6월 징역 4년의 형이 확정됐다. 박 전 군수의 부인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철규 전 전북 임실군수는 2001~2003년 직원 3명으로부터 사무관 승진대가로 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2004년 군수직을 사퇴했다. 그의 부인도 승진후보 공무원 부인 등으로부터 1억 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유력인사 줄대기도 효과 단체장과 가까운 사람들도 로비 대상이다. 감사원은 지난 4월 경기 군포시장이 지난해 3월 지역 사찰 주지로부터 승진심사위원회에서 탈락한 6급 공무원을 승진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인사위를 다시 열어 내정된 승진 예정자를 탈락시키고 청탁받은 공무원을 승진시킨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박연수 전 전남 진도군수는 2006~2008년 브로커 박모씨를 통해 공무원 3명으로부터 47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4월 구속됐으며 같은해 11월 군수직을 사퇴했다. 검찰조사결과 박씨는 종친회장으로 있으면서 박 전 군수와 친분을 쌓아 3명의 공무원으로부터 6~5급 승진 등의 인사청탁과 함께 7200만원을 받아 2500만원은 자신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2007년 카센터를 운영하던 임모씨가 구청장과 친하다며 한 사무관 승진 대상 공무원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 ●부정한 로비 피해자는 국민들 인사비리는 단체장의 막대한 권한에 비해 적절한 견제수단이 없어서 생긴다는 지적이다. 단체장은 지방공무원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있다. 의회가 제대로 견제하지 않을 경우 단체장은 지역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는 잘못된 선거풍토도 매관매직이 근절되지 않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영기 경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현 지방행정 제도에서는 단체장 인사 비리를 완벽하게 막거나 통제할 수 있는 제도나 장치가 없고 내부 견제장치를 더 만들어 철저하게 견제를 해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승진인사를 위해 시행중인 다면평가제도도 본래 취지와 달리 인기투표식으로 변질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서 “선거철 공무원 줄서기도 관행으로 넘기지 말고 엄벌해야 하며 공무원 노조나 의회 등도 단체장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 지방자치제가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교육·국가경쟁력·반부패지수 1위 ‘핀란드 따라잡기’

    교육·국가경쟁력·반부패지수 1위 ‘핀란드 따라잡기’

    지금, 여기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자유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의 삶에 개입하고 책임지며 행복감을 느끼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을까. ‘21세기적 이상향’에 가깝다. 세계 여러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핀란드의 정치행정, 문화, 교육, 주택, 보건 등 여러 분야의 사례를 들여다본다. 더불어 우리 사회로 눈을 돌려 분야별 현안들과 추구해야 할 대안적 과제 등을 살펴본다. 역사와 문화 등 처지는 다르지만 배워야 할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멀리 수백년 전 조선시대로도 거슬러 올라가 타산지석(他山之石)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를 총합해 본다. 영국 런던의 레가툼 연구소는 해마다 ‘레가툼 번영 지수’를 발표한다. 정치, 경제, 교육, 보건, 민주주의, 기업 등 여러 영역을 종합해 국가별 순위를 매긴다. 이 나라는 지난해 여기서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조사한 교육 경쟁력 또한 1위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도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도 부동의 1위, 국제투명성기구(TI)가 뽑은 반부패지수 역시 1위다. 북유럽의 복지 선진국가 핀란드다. 2006년에는 유럽의회 의장국이 됐다. 인구 530만명의 조그마한 나라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올까. ‘핀란드가 말하는 핀란드 경쟁력 100’(일까 따이팔레 엮음, 조정주 옮김, 비아북 펴냄)은 많은 이들이 품었던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담고 있다. 전·현직 정치인과 학자, 연구소·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강소국’ 핀란드를 가능케 한 여러 제도, 문화, 생활상 등을 소개한다. 연립정부와 지방정부 등 국가 행정과 같은 크고 중요한 의제부터 자일리톨, 사우나, 노르딕 워킹 등과 같은 일상생활 속의 작은 부분들까지 아우르며 100개의 소재를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100가지 소재들을 꿰뚫고 있는 것은 모두 ‘사회적 창안(Social Innovation)’ 아이디어라는 점이다. ‘사회적 창안’은 특허화할 만한 것은 아닐지라도 사회적 화합과 사회 안전망 구축, 의회민주주의의 발전, 사회 복지의 증대 등을 위한 아이디어를 일컫는다. 그동안 교육 정책 중심으로 소개되는 데 그쳤던 핀란드 사회의 실체는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정치와 경제, 교육, 복지, 노동 등이 서로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며 끌고 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정치 분야를 보면, 1907년 세계 최초로 여성 의원을 19명이나 일거에 배출했을 정도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다. 영국과 미국은 각각 1918년, 1920년에야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졌다. 또한 의회는 일반적으로 보유하는 입법권, 예산권 외에 ‘미래 비전 제시권’을 갖고 있다. 다른 특위가 임시위원회인 것과 달리 상임위원회로 운영되면서 에너지 안보, 기후 변화, 인구정책과 테크놀로지 등 인류 사회의 장기적 과제를 연구하고 제안한다. 1968년 노·사·정 간에 임금정책협정을 체결한 이후 4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삼자주의와 투명한 행정, 의사결정 투명성, 언론 자유 등에 토대를 둔 부정부패 척결은 핀란드 발전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출산, 보육, 탁아 등에서 아이 낳기 좋은 ‘엄마들의 천국’ 핀란드, 대학 등록금, 하숙집 걱정 없는 ‘학생의 천국’ 핀란드 면모도 조목조목 소개한다. 그런데 이런 나라에서 2주일 동안 단식 투쟁을 벌인 사람들이 있었다. 남부 엠마우스 마을 주민들이다. 이들은 ‘핀란드의 개발도상국 개발원조 수준이 너무 낮다.’며 단식 투쟁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1% 운동’이 생겨났다. ‘핀란드 국민들이 자신의 연간 총소득 중 최소 1%를 후진국 개발협력 자금으로 기부하는 운동이다. 자발적 참여와 공유 정신에 기반한 ‘리눅스’가 핀란드에서 개발된 이유가 족히 짐작된다. 교육 문제만 집중적으로 다룬 책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 ‘핀란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마스다 유리야 지음, 최광렬 옮김, 시대의창 펴냄)다. 교사 양성과 관계 맺기, 교육 내용 등에 현미경을 들이댔다. OECD가 2000년 이후 3년마다 실시했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세 차례 연속 1위를 차지했던 핀란드의 교육을 배우고자 하는 일본인 교사의 눈에 비친 모습을 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교육계는 ‘핀란드 참배’라는 비아냥을 들어가면서까지 핀란드 교육 제도와 정책, 생생한 현장을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핀란드를 방문했고, 자신들의 교육 정책을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저자는 학업성취도 1위의 배경에는 질 높은 교사의 양성, 헌신적이면서도 평등한 교육을 추구하는 교사의 노력과 그 교사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교육당국 등이 있다고 분석한다. ‘핀란드 경쟁력’ 1만 6000원. ‘핀란드 교사’ 1만 35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모닝 브리핑] 경제자유구역청장 인사·예산권 강화

    지식경제부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경제자유구역청의 조직과 운영을 규정한 특례규정을 신설, 구역청장의 인사·예산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자체장에게 있었던 구역청 직원의 임용·전보 권한을 구역청장이 갖게 된다. 또 지자체 파견 공무원의 인원을 줄이고 구역청 소속의 별정직·계약직 직원을 확대하는 한편 계약기간도 최장 5년내에서 구역청장이 정한다. 구역청의 예산은 지자체 예산항목이 아닌 독립예산회계로 바뀌고, 구역내 공공시설과 재산에서 발생하는 사용료·수수료도 구역청 예산으로 귀속된다. 이와함께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변경승인 신청, 실시계획 승인권한이 구역청장에게 이관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도입 10년 민간위탁 운영기관 실태 들어보니…

    책임운영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중 절반 가까이가 정부의 관리체계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책임운영기관이 지금보다 더 자율성을 가져야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8일 행정안전부의 ‘책임운영기관제도 운영성과 분석 및 발전방안 연구서’에 따르면 책임운영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1317명 중 ‘관리체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5.7%(207명)에 불과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라는 답은 절반에 가까운 46.4%(610명)를 차지했다. 기관별로는 행정형 통계기관(지방통계청 등) 근무자가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 76.5%(276명 중 211명)가 관리체계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 “관리체계 만족” 고작 15.7% 책임운영기관 공무원들은 ‘기관 운영의 자율성 부족’(46.5%)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성과평가의 타당성 결여’(22.5%), ‘감독부처의 획일적 관리방식’(16.4%) 등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책임운영기관 공무원들은 기관 운영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평점을 2.78점(5점 만점)으로 매겨 보통을 약간 웃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운영기관에 대한 이 같은 평가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관료적 운영을 지양하고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0년부터 책임운영제도를 시행했지만 도입 10년째를 맞아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 총괄경상비·예산편성주기 2년 등 제언 연구서를 작성한 한국조직학회는 책임운영기관의 조직 운영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건비뿐 아니라 모든 경상경비를 통합 관리하는 ‘총괄경상비’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1년 주기로 편성되는 예산을 2년 주기로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우수기관으로 평가된 책임운영기관에는 직원들에게 특별승진기회를 주는 등 동기 부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총괄경상비제나 2년 주기 예산 편성은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도입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책임운영기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용어클릭 ●책임운영기관제도 공무원 또는 민간인을 계약직 기관장으로 채용해 자율적인 인사 및 예산권을 부여하되 운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 정부의 여러 업무 중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운영될 필요가 있는 기관이 주로 지정된다. 국립중앙극장이나 국립재활원 등 현재 39개 기관이 있다.
  • [기고]행정구역 개편 성공열쇠는 지방권한 강화/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기고]행정구역 개편 성공열쇠는 지방권한 강화/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지난 8월15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의 통합 선언이 잇따르는 등 개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추진되는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저런 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큰 줄기는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를 묶어 60~70개로 광역화하자는 것이다. 필자는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 행정의 효율성·주민 편의성을 강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주장하는 광역자치단체 폐지론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현행 3단계로 된 행정체계를 2단계로 줄이면 중앙정부로의 예속이 가속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단체장의 80%가 행정구역 개편에 찬성하고 있다. 이는 고비용·저효율 구조인 현행 행정구역을 개편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타 시·군·구의 대다수 단체장들도 이와 유사한 입장일 것이다. 하지만 통합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하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머뭇거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대다수 단체장의 생각일 것이다. 행정구역 개편이 과연 제대로 이뤄질까 하는 의구심을 쉽사리 떨쳐버릴 수 없다. 광역단체나 중앙 정부가 권한을 틀어쥔 채 오히려 규제만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동안 기초자치단체들은 조세권·예산권·사전승인권 등을 움켜쥐고 있는 광역단체나 중앙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필자 나름대로 바람직한 개편 방안이 무엇인지를 짚어봤다. 첫째, 정부가 통합 권고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자율적 통합 유도는 지자체간 이해관계 때문에 게리멘더링식 짝짓기 형태로 이뤄지고, 이는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구·지리적 생활권, 역사성, 문화적 특성, 행정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득력 있는 권고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현행 3단계 행정체제는 유지하되 업무의 재배분을 통한 권한의 대폭 이양이다. 행정구역 개편의 초점은 현재 업무의 75%, 전체 예산의 80%를 중앙정부가 차지하는 시스템을 광역이나 시·군·구 통합 자치단체로의 실질적 권한 이양에 맞춰야 한다. 정부는 외교·국방 등을 제외한 권한을 광역에 내려 보내고, 광역은 통합 지자체에 과감히 이양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지자체가 가로수 한 그루 심고, 공원에 화장실 하나 짓는 것조차도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주택·도시계획, 토목분야는 말할 나위도 없다. 현실이 그렇다 보니 창의성·신속성·현장성 등이 떨어져 행정의 비효율을 초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셋째,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동시에 정치적 계산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결정짓는 행정구역 개편은 정치적 계산이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단기적 효과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넷째, 파일럿시험(Pilot Test)을 통한 단계적 확대 시행이다.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파일럿시험은 필수다. 행정구역 개편도 실행 가능지역부터 시험운영을 거쳐 드러나는 문제점을 보완,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서울시의 동 통폐합이 좋은 예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고비용 저효율의 사회 구조적 낭비 요인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시대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도시 경쟁력 강화는 무엇보다도 지자체에 실질적 권한을 줘 자치단체간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첩경이다.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 [정책진단] 책임운영기관 현황

    책임운영기관제도는 공무원 또는 민간인을 계약직 기관장으로 채용해 자율적인 인사 및 예산권을 부여하되, 운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의 여러 업무 중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운영될 필요가 있는 기관이 주로 지정된다. 국립중앙극장이나 국립재활원 등이 대표적이다. 책임운영기관제도는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지난 1988년 처음 선보였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10개 기관을 시범운영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도입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운전면허시험관리단, 경찰병원 등이 추가로 지정됐고, 현재 15개 부처가 총 39개의 책임운영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책임운영기관 직원은 국가공무원과 민간인이 섞여 있으며, 올해 2월 현재 1만 710명에 달한다. 책임운영기관은 시장경제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행정기관과 달리 운영된다. 일반행정기관의 장은 장관이 임명권을 갖지만, 책임운영기관장은 공모로 결정된다. 또 책임운영기관장은 어느 정도 자유롭게 인사 운영 및 예산을 편성할 수 있으며, 보다 광범위한 자율권을 갖는다. 반면 정기적으로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는 등 운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운영기관은 지난 2006년부터 사무 성격에 따라 ‘기업형 기관’과 ‘행정형 기관’으로 나뉘었다. ‘기업형 기관’은 재정수입 중 자체수입의 비율이 50% 이상인 어느 정도 재정자립도가 있는 기관이 대부분이며, 특별회계로 운영된다. 운전면허시험관리단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국립병원 등이 속한다. ‘행정형 기관’은 재정자립도는 낮지만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일반회계에 의해 운영된다. 국립산림과학원과 항공기상관리본부, 지방통계청 등이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대학총장 초대석] 조인원 경희대 총장

    [대학총장 초대석] 조인원 경희대 총장

    서울 지하철 1호선 회기역에서 내려 버스로 10여분을 가면 경희대가 나온다.‘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교시탑, 본관 그리고 평화의 전당 등 하얀 색의 웅한 석조건물들을 보노라면 지식과 진리탐구의 터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학문을 통한 인류발전에 관심이 많은 조인원 경희대 총장으로부터 대학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조 총장은 1977년 이 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치학자다. →대학문화의 새 패러다임 창조를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장님이 보시는 우리나라 대학 문화는 어떠하며 창조하겠다는 패러다임은 어떤 것인지요. -우리 대학들을 보면 대학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공부해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이젠 좀 쉬자.’며 놀다가 졸업을 앞두고는 취직준비에 매달리느라 제대로 된 교육이 안 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세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러러면 학생들이 사람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CEO 인문학 강좌가 인기 있는 이유가 뭐냐 하면 사람을 이해하고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경영학적 지식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경희대는 설립정신이 ‘문화세계 창조’입니다. 이는 사람 중심의 민주사회 구현에 있습니다. 대학이 문화인, 세계인을 양성하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명세계, 공동체로 어우러지는 사회, 특히 교양과정에서 이를 강조합니다. 교양학부에서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우주에 대한 이해, 생명에 대한 이해, 공동체에 대한 이해, 규범과 윤리의 문제를 두루 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경희대는 학제간 교육을 많이 합니다. 학문과 학문이 서로 교류하고 학문과 사회가 소통할 때 인간과 학문의 편협함을 극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신입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는지요. -고전이 중요합니다.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마키아벨리, 니체 등 다양한 고전을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양해집니다. →올해 개교 60주년인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단과대학이 역동성을 가져야 대학이 발전합니다. 그래서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는 모든 단과대학별 자율운영 체제를 도입합니다. 인사·예산권을 단과대학에서 갖습니다. 본부는 심의만 합니다. 물론 순수 학문 하는 곳은 대학본부에서 예산을 지원합니다. 시대가 변해도 ‘문사철’은 필요하니까요. 공간측면에서 보면 서울캠퍼스는 대운동장과 노천극장 일대를 중심으로 한의학, 의학, 치의학, 약학 등 의학계열과 생명, 의료 등 첨단 기술이 결합된 의생명과학 단지로 조성됩니다. 국제캠퍼스는 연구단지, 산학협력관이 들어서는 연구복합단지와 유엔 평화공원, 국제 NGO센터 등으로 구성되는 국제문화교류단지, 종합체육관 등으로 공간이 조정됩니다. →올해(2010학년도) 대입 전형은 어떤 방향으로 잡고 있는지요? -올 대입전형은 모집시기별 전형요소를 단순화해 수시1차 일반전형은 계열별 논술고사 중심으로, 특별전형은 서류와 면접 중심으로, 수시2차는 학생부 중심으로, 정시모집은 수능 중심으로 각각 선발합니다. 특히 논술고사에서 계열별 출제방식은 유지하되, 학생이 지원하는 대학에 따라 지문의 배점을 달리해서 각 대학이 요구하는 학생의 소양을 측정합니다. 사회과학부에 지원하든 영어학부에 지원하든 논술고사 지문별 배점이 같았던 것을 학문영역에 따라 가중치를 둔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잠재력 있는 학생선발을 위해 서류와 면접 등 정성적 평가 요소를 활용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확대합니다. 즉 전년도에 네오르네상스 전형(20명)과 사회배려대상자 전형(96명)으로 116명을 선발했으나, 올해는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100명으로 늘리고 사회배려대상자 전형(96명)에다 기존에 있던 국제화 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돌려 150명을 선발하고 과학인재특기자 전형을 신설해 19명을 선발하는 등 모두 4개 전형에서 365명을 선발하게 됩니다. 앞으로 대입자율화가 보장된다면 일반전형으로는 수월성이 높은 학생을 선발하고, 특별전형으로는 창의성이 높은 학생을 발굴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모집단위별 학생상을 설정하고 대입전형에서 모집단위별 특성화를 강화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수시 논술고사에서 계열별 출제방식에서 계열별 세분화(어문학, 사회, 상경, 예체능, 공학, 자연과학) 출제방식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경희대 하면 한의대를 떠올리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대학 구상이 있는지요. -우리 대학은 한의대를 포함하여 의대, 치대, 약대, 간호대를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의과학 종합대학입니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학생 선발과 입학 후 관리 두 가지 관점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 선발에 있어서는 단기적이고 수동적인 학생 선발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능동적인 학생 유치로 전환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예비 네오르네상스 추천시스템’을 개설합니다. 우리 대학 인재상에 맞는 고1·2 학생을 교사나 학부모, 본인으로부터 추천받고 성장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나중에 경희대에 입학시켜 그 잠재력을 키워 오바마 대통령 같은 인재로 만들 것입니다. 현재 정식 입학사정관 2명과 계약직 4명에 교수로 구성된 비상임입학사정관 12명이 있어 인력은 충분합니다. 입학 후에도 잠재능력을 키우기 위해 ‘복수학위제도’와 ‘교환학생제도’는 물론 ‘Global Collaborative Summer School’을 3년째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대학 등과 공동 운영 중입니다. 또 네오 르네상스 장학제도를 통해 유엔에서 학부생 30여명이 한 학기동안 인턴십을 갖는 ‘UN 및 국제NGO 인턴십’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월드시빅포럼(World Civic Forum)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행사인가요. -평화 인류복지 기후변화 등의 현안에 대한 지구적 차원의 대화와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 포럼은 유엔과 경희대학이 세계 최초로 함께 주최하는 국제포럼입니다. 5월5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우리들의 아름다운 지구행성을 위해서’라는 타이틀로 열리게 됩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미디어법 논란] 교차소유 세계적 추세인가

    [미디어법 논란] 교차소유 세계적 추세인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세계적 추세인가 아닌가의 논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추세임을 강조하는 쪽은 많은 나라들이 겸영을 허용하고 있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추세가 아니라고 하는 쪽은 겸영에 딸린 조건과 규제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볼 때 신문 방송 겸영은, 유럽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고 미국은 엄격하다. 또한 규제는 각국의 형편과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독일은 원칙적으로 다른 종류의 미디어간 교차 소유가 가능하지만 방송국가협정(제26조 3항)으로 미디어 사업자의 시청자 점유율 상한선을 30%로 제한했다. 주 차원에서는 ‘의견다양성 보장’ 조항을 미디어법에 넣어 겸영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영국은 전국지 신문시장 점유율이 20%를 초과하는 신문사는 지상파 방송 겸영에 제약을 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채널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도 동일 지역에서 지역 신문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설 수 없다. 이른바 ‘머독 조항’에 따른 것이다. 미디어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는 규제기관인 오프콤의 공익성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물론 벨기에·덴마크· 핀란드 등 경영 제한 규정이 없거나 대단히 자유로운 나라들도 있다. 이웃 일본도 주요 일간지들이 민방을 독점하고 있는 체제이지만, 이에 대한 폐해가 종종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 미국은 2007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차원에서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했지만 의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의회의 반응이 워낙 부정적이어서 FCC안에서조차 이른바 방송 빅4인 ABC·CBS·NBC·폭스사는 아예 교차 소유 대상에서 뺐을 정도다. 신문과 방송이 서로 지역이 달라야만 겸영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해당 지역에 주요 일간지 및 지상파 채널이 합쳐 8개가 넘도록 했다. 신문 방송간의 벽은 미국에서는 여전하고 유럽과 일본에서는 트이는 등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언론의 독과점 방지’에 놓여 있다.신문은 TV보다는 정치색이 쉽게 노출되게 마련이어서, 소비자 선택권이 낮은 매체인 TV를 소유하면,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미국 “다양성 보호” 1975년 이후 겸영 금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에는 현재 신문·방송 교차소유(겸영) 금지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1975년 신문·방송 교차소유를 금지한 법을 제정한 뒤로 33년간 이 틀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동안 신문·방송 교차소유 금지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003년과 2007년 두차례에 걸쳐 신문·방송 교차소유 금지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관련 규정을 통과시켰으나 그때마다 미 의회가 나서 이를 저지했다. 여론의 독점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고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앞서 FCC는 2007년 12월 32년 만에 신문·방송 교차소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정을 3대 2로 통과시켰다. 전면 허용이 아닌 미국 내 20대 미디어 시장(도시)에 한해 교차소유를 허용하되, 각 시장의 4대 방송(ABC, CBS, NBC, 폭스)은 교차소유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 이 경우에도 해당 지역의 주요 일간지와 지상파 채널이 합쳐 8개 이상 존재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놓았다. 여론의 독점을 막겠다는 안전장치를 나름대로 마련해 놓았다. FCC는 1975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언론 환경이 바뀌었고,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 경영이 쉽지 않아 교차소유 금지 원칙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FCC의 결정은 지난해 5월 미 상원에 의해 또 한번 저지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해 상원의원 20여명은 FCC의 완화결정을 무력화시키는 법안을 제출, 이를 통과시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제110회 하원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FCC의 예산권을 쥐고 있는 하원이 교차소유 금지를 완화하면 예산을 줄이겠다고 으름장을 놔 FCC는 완화조치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신문·방송 교차소유에 반대하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민주당이 의회에서 의석수를 늘림에 따라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에 대한 거대 언론과 미국신문협회(NAA) 등의 희망은 멀어져 가고 있다. NAA는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정치적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 여부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신문·방송 교차소유와는 별도로 미국은 지난 1996년 이후 미디어 소유를 제한하던 각종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 현재 소수의 언론 재벌들이 미국 언론시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mkim@seoul.co.kr ■ 일본 중앙지들 민방 독점… “政·言유착 산물”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신문·방송 겸영은 민간방송(민방)의 출범과 사실상 역사를 같이한다. 공영방송인 NHK를 뺀 대부분의 민방은 신문사를 포함한 컨소시엄의 형태로 출자,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쿄에 기반을 둔 5대 지상파 민방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최대 지분을 가진 니혼TV는 1953년 8월 개국했다. 2007년 3월 기준으로 요미우리신문그룹의 주식은 15%, 요미우리TV는 6.3%, 요미우리신문 도쿄본사는 5.4%, 요미우리랜드는 2.0%이다. TBS는 마이니치신문, 후지TV는 산케이신문, TV아사히는 아사히신문, TV도쿄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겸영하고 있다. 중앙지들의 민방 독점체제다. 황성빈 릿교대 교수(미디어사회학)는 “민방은 자민당의 장기 집권을 배경으로 한 정치와 언론 유착의 산물로도 볼 수 있다.”면서 “독립법인 형태이지만 계열사의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신문과 방송간의 상호 비판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겸영인 만큼 신문과 방송사간의 임원 인사 교류도 적잖다. 니혼TV 전 회장인 우지이에 세이이치로는 요미우리신문 기자 출신이자 요미우리신문그룹 회장인 와타나베 쓰네오와 막역한 사이다. TV아사히의 회장인 기미와다 마사오도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이다. 때문에 신문사의 사시와 이념이 해당TV에 보이지 않게 스며든다는 게 언론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57년 10월 1개 사업자는 1개 방송국만을 소유하되 다른 방송국의 주식을 10% 이상 갖지 못 하도록 방송법을 정리했다. 당시 민방TV 43개국에 대해 예비 면허를 부여하는 조건에서다. 현행 민방의 설립 원칙이다. 그러나 1995년 3월 케이블TV 및 위성TV의 보급에 따라 다른 방송지역의 방송국 주식 지분은 20% 이내에서 보유토록 완화했다. 다만 같은 방송지역 안의 방송사 지분은 10% 이상을 가질 수 없다. 위성방송의 경우, 50% 이상 가능하다. 또 1개 사업자의 여론 독과점을 막기 위해 신문·TV·AM라디오 등 이른바 3개 매체를 한꺼번에 소유할 수 없다. 방송법은 제2조의 ‘방송보급기본계획’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방송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토록 하고 방송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존 민방의 기득권이 워낙 커 신규 참여는 단 한 개사도 없다. hkpark@seoul.co.kr ■ 프랑스 사르코지, 신·방 겸영 허용 드라이브 │파리 이종수특파원│“인쇄매체를 소유한 라가르데르 그룹은 TV방송사가 없고, 민영방송인 TF1을 소유한 부이그 그룹은 인쇄매체가 없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일간 르 몽드와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이는 현재 프랑스 미디어 분야에 몰아닥친 큰 변화를 압축하고 있다. 프랑스는 그동안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금지해 왔다. 여론의 독과점을 막는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을 양성한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구도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디어 환경을 개혁하기 위한 두 축은 신문매체 개혁안과 공영방송의 광고 폐지를 골자로 한 미디어법 개정안이다. 이 가운데 신문매체 개혁안이 신문·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미디어 관련 프랑스의 현행법은 이른바 ‘3-2’라 불리는 규정에서 신문 매체와 지상파의 겸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개혁안은 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대 미디어 그룹의 성장과 매체 병합 과정의 시너지 효과를 방해한다는 취지다. 이 개혁안이 정부 입법 형태로 법안으로 만들어져 국회에서 의결될 경우 겸영이 허용되는 셈이다. 신문매체 개혁안은 또 지상파 채널 지분 소유 제한도 폐지할 예정이다. 현재 법안은 한 그룹이 지상파를 소유할 경우 45%로 지분을 제한하고 두번째 지상파 채널을 소유할 경우에는 15%, 세번째 채널은 5%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은 이 조항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거대 미디어 그룹이 탄생하면 지상파 지분을 대폭 소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한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방송사 수를 제한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현재에는 한 회사가 방송사를 소유할 경우 채널 수를 기준으로 지상파 1개사와 디지털 TV 7개사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실제 시청률을 기준으로 소유를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독일의 경우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한 미디어 그룹에 속한 방송사들의 시청자 점유율이 30%를 넘는 경우에 한해서만 규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특보인 에마뉘엘 미뇽이 이끄는 특별위원회는 ‘신문매체에 관한 종합토론회’ 등 수개월간의 토의를 거쳐 8일(현지시간) 신문매체 개혁안 최종 보고서를 크리스틴 알바넬 문화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vielee@seoul.co.kr
  • [정부 조직개편 점검] 해체부처 공무원들은 곁다리 피해의식

    #사례1 정보통신부 시절 홍보팀장을 맡았던 전제경(47)씨는 지난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홍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유능한 홍보맨이었던 전씨는 정통부 해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대변인실로 발령을 받았으나 초기 적응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헤드헌터의 권유를 받고 전경련에 입사해 지금은 재계의 ‘입’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례2 국정홍보처가 없어지면서 문화관광체육부로 자리를 옮긴 A씨는 부처 통폐합에 따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조직이 없어지면서 인력과 예산은 대폭 줄었는데 촛불집회 이후 하는 일은 갈수록 늘고 있다.“인사권과 예산권을 모두 기존 문화부 사람들이 쥐고 있고 우린 곁다리입니다.우리 입장에선 횡포 아닌 횡포로 보이지요.”라고 푸념한다. 정부 부처 통폐합으로 해체부처 공무원들은 심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사례1의 경우처럼 전직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은 사람도 더러 있다.하지만 사례2의 경우처럼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결합 조직인 정보통신위원회의 고급 간부 인력구성은 옛 정통부 출신들에게 기울어져 있다.외부 영입 2명을 제외한 방통위의 2·3급 국장 8명 중 7명은 정통부 출신이다.민간인이던 방송위원회 출신보다 공무원인 정통부 출신들이 국장 자리를 독식하는 경우다. 그 결과,방통위 출범 4개월 만에 방송위 직원 10%인 15명이 사표를 냈다.상관들이 줄줄이 밀려나는 것을 보고 미래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서는 건설부 출신의 피해의식이 강하다.한 직원은 9일 “상대적으로 건설부 출신 인원이 많아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수적으론 건설부 출신이 많은데 두 부처 간 형평성을 고려해 산술적으로 비슷하게 승진을 시킨다는 게 주된 불만이다.해양수산부까지 합쳐지면서 이런 현상은 다소 완화됐지만 피해의식은 여전하다. 김성곤 강국진 김효섭기자 sunggone@seoul.co.kr
  • [세종증권 게이트] 농협 왜 복마전 됐나

    [세종증권 게이트] 농협 왜 복마전 됐나

     “농협은 막대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가진 ‘공룡’입니다.정부 부처는 물론 국회의원들 역시 쉽사리 건드릴 수 없습니다.3년 전 농협법을 개정할 때도 지역 조합장들이 ‘다음에 선거 안 나갈 거냐.’면서 노골적으로 협박했죠.오죽했으면 전임 대통령이 ‘농협이 센지 내가 센지 모르겠다.’고 말했겠습니까.”  ‘세종증권 게이트’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농협에 대해 세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민선이 시작된 1988년 이후 역대 3명의 농협중앙회장이 모두 비리로 사법처리되는 등 안으로 곪을 대로 곪아 터졌지만 20년 가까이 아무도 비리덩어리를 잘라내지 못했다. ●농협 조직적 로비(?)에 개혁 좌초  1일 농업계에 따르면 대폭적인 농협 개혁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05년 농협중앙회법 개정.당시 회장은 상근직에서 비상근직으로 바뀌고,회장의 권한은 ▲대정부,국회,정당 등에 대한 건의 ▲농협관련 법령 개정 건의 등으로 축소됐다.구체적인 업무 결재권이나 예산권도 각 사업부문별 대표로 넘어갔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장이 아닌 인사추천위원회의 사업전담 대표이사 추천,회장의 중앙회 경영 배제,독립 감사위원회 설치 등 핵심 내용은 빠졌다.결국 중앙회장의 비상임 지위는 사업 책임은 지지 않은 채 권한만 행사하는 구조로 도리어 개악됐다는 게 농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2005년 농협법 개정안의 수위가 낮아진 것은 농협 측의 대대적인 로비의 결과라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주장이다.당초 33명 정도의 여야 의원들이 농협법 개정 수정안에 대한 공동발의 서명을 했지만 마지막엔 20여명으로 줄어들고,결국 상임위에서 수정안 내용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17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이었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경남 사천)는 “당시 농협 신·경(신용·경제사업)분리 등을 포함한 농협 개혁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농협의 각 지역 조합장들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 의원에 대한 조직적인 로비가 들어오면서 사실상 농협 개정안이 표류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당시에는 중앙회의 개입 없이 지역 조합장들이 지역구 의원에게 알아서 압박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또한 비상임 지위인 회장이 외부의 간섭 없이 농협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추천권 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농협개혁위원회 등 설치 필수적  정부 역시 농협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11월 당초 입법예고한 농협법 개정안과 달리 대표이사 인사추천권을 인사추천위가 아닌 회장이 갖도록 수정했다.‘인사추천권 문제를 논하기에 중앙회의 사정들이 성숙하지 않고,다른 현안이 많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었다.이는 오히려 중앙회장 1인으로의 권력 집중에 따른 비리 가능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농협 개혁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본격적인 농협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전국농민회총연맹 이창한 정책위의장은 “농식품부와 농협·조합장 등으로 채우는 대신 농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농협 개혁위원회를 발족,농협이 제도와 내부 개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농업 관계자도 “농협의 로비력이 힘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가 터진 뒤에도 농협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MB 지방대책 실효성 의심스럽다

    새 정부가 지난 1월24일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광역경제권 구상’을 발표한 지 6개월만에 세부내용을 내놓았다. 지난 정부의 ‘균형’에 치우친 지역발전대책을 `분권´과 `협력´,`광역´ 위주로 다시 짰다는 것이다. 행정단위의 칸막이를 없애는 대신 광역경제권간에 경쟁을 유도, 노력한 만큼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인수위 시절 ‘창조적’이라는 수식어를 동원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대책도 역대 정부의 지역발전대책에 비해 별로 새로울 게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말뚝박기’식으로 추진했던 행정도시와 혁신도시, 기업도시의 틀을 그대로 계승하기로 했다. 당초 광역경제권 구상에 따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으나 해당 지역의 반발에 부딪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이다. 정부의 신뢰에만 손상이 간 꼴이다. 특히 공기업 이전을 전제로 한 혁신도시의 경우 민영화와 이전을 연계하고, 통폐합대상 공기업은 추후 이전지를 조정하겠다지만 제대로 이행될지 의심스럽다. 공기업 선진화를 두고 빚어지고 있는 갈등을 임시 봉합하려는 느낌이 짙다. 신성장동력 거점도 지난 정부에서 추진해온 새만금과 광양만 외에는 새로운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지자체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해주겠다고 했을까. 지방정부가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이기주의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MB정부의 지역발전 방향은 맞다. 또 지방이 발전하려면 수도권의 기업이 지방으로 옮겨가야 한다. 기업에 개발권까지 부여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본다. 하지만 이 정도의 유인으로는 부족하다. 지방정부가 유치 기업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고 개발계획을 세울 수 있게 중앙정부의 예산권과 인·허가권을 보다 폭넓게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적 교류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 경제전문가 3인의 해법

    경제전문가 3인의 해법

    경제전문가 3인의 제언을 통해 최근 위기로 치닫는 한국경제의 해법을 들어봤다. ●김정식 교수(연세대 경제학부) 차량 5부제와 같은 강력한 에너지 절약대책을 실시하면서 원유수입을 줄여야 한다. 이번 물가상승은 해외 수입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에 환율을 내리는 방법이 좋다. 그러나 유가인상이 공공요금이나 서민들의 생활물가로 전이되지 않도록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 공공요금 인상은 억제해야 한다. 공기업이 자체적인 생산비 절감으로 유가 상승분을 흡수토록 하고, 정부 역시 유류세를 인하해 유가 상승분을 재정으로 흡수해야 한다. 특히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인하해 운송비 인상이 소비자물가로 파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정인교 교수(인하대 경제학부) 경제문제를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예산권까지 쥐게 됐지만, 경제난 타개에는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개방과 개혁정책으로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 국제금융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강도 위기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내수가 최악의 상태이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이 필요하다. ●하준경 교수(한양대 경제학부) 우선 경제양극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서민경제와 중산층의 붕괴는 성장잠재력을 뿌리째 흔들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보육·교육에 대한 공적 투자, 사회적 안전망 확충 등에 힘써야 한다. 물가상승으로 서민경제가 피폐해지지 않도록 거시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 고유가는 국제 투기자본의 쏠림으로 단기급등한 부분도 큰 만큼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분산, 완화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환율 편향성을 없애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MB노믹스의 ‘실세’ 강만수 기획재정 장관의 한달

    MB노믹스의 ‘실세’ 강만수 기획재정 장관의 한달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됐다. 한 달 동안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공직자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격언의 가치를 새삼 되새기게 한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만큼 강 장관의 위력은 대단했다. 10년 가까운 야인 생활을 접고 ‘MB 경제전도사’로 화려하게 복귀한 강 장관은 예산과 재정을 총괄하는 경제 수장을 넘어 ‘실세 장관’으로 전 부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율과 금리를 두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공방을 주고받는 등 실용정부의 ‘성장 우선주의’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국내외 경기 악화 불구 성장 드라이브 고집 그러나 미 서브프라임모기지론(부실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국제 경기 악화와 유류 등 원자재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성장 일변도를 고집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금은 웅크린 채 힘을 비축할 때이지 성장의 가속도를 올릴 시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강 장관은 실용정부의 경제 모토인 ‘747’(7% 성장, 소득 4만달러,7대 강국) 공약의 산파 역할을 했다. 이를 위해 취임 직후부터 법인세율 인하 등 각종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촉진을 추진하고 있다. 강 장관은 특히 환율·금리 안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한은을 압박, 성장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외국도 환율 정책은 재무부에서 행사한다’,‘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차는 과유불급’ 등의 강 장관의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의 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환율 정책의 방향을 언급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드보이’가 아니라 강 장관의 ‘올드 마인드’가 문제”라면서 “공기업 민영화 등 정권 초반에 마무리할 과제들이 쌓여 있는데도 최중경 제1차관과 함께 경제 정책의 두 포스트가 환율에 매달리는 것은 외환위기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대기업에 돈이 몰려도 윗목까지 따뜻해지는 선순환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면서 “감세로 인한 투자 활성화 역시 검증되지 않아 자칫 엄청난 재정적자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기업·수출 중심 등 1970년대 방식으로 경제를 운용하면 1년 안에 위기를 맞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안정 기조로 간다면 1,2년은 힘들어도 이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각 부처 예산권 쥐락펴락 ‘힘 쏠림´도 우려 강 장관으로의 ‘힘의 쏠림’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재정부는 경제 정책을 주도하면서 각 부처 예산권까지 쥐고 있는 상태. 최근 금융위원회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재정부와 금융위의 갈등 역시 강 장관의 타 부처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결과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총선 이후 강 장관의 거취에 대한 루머도 떠돌고 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최근 국회가 열렸다면 강 장관은 상당한 곤욕을 치렀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관의 힘이 막강한 데다 거침없이 말하는 스타일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견제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감안해 조심스러운 언행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란 심화

    금융감독의 조직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세(勢)몰이 단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경제와 금융분야 전공 교수 147명은 11일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하는 경제·금융 부처 개편안의 철회를 요구했다.●경제·금융 전공교수 147명 개편안 철회 요구교수들은 “금융위원회가 금융 감독 외에 재경부의 금융정책 기능을 담당하고 예금보험공사까지 관할하게 되면 정책적 목적을 위해 감독 기능이 왜곡되는 관치금융의 폐해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금융감독기구 개편은 시장친화적이고 독립적인 공적 민간 통합기구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재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부혁신TF팀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기존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기능이 금융감독원으로 이관되는 형태로 금감원도 권한이 강화된다.”면서 “낙하산 인사 등을 억제하는 다양한 견제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개편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금융위에 대한 견제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감원 등 다양한 기관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금융계 350명, 언론계 100명, 학계 50명을 대상으로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79.0%가 금융위가 금융정책과 감독권한을 동시에 보유할 경우 관치금융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3.8%는 금융위가 금융정책을, 금감원이 금융감독을 나눠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답변했다.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은 민간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답변이 67.8%였고, 금감원의 인사권 독립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95.2%에 달했다.●인수위“정책·금융감독만 정부가” 한편 선진국의 금융감독 기능을 보면 영국과 미국은 민간기구에서, 독일과 일본은 정부가 맡고 있다.이와 관련, 인수위는 우리나라는 정책과 금융감독은 정부가 하되 상당부분을 민간에 위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노조는 ▲금융감독원의 인사·예산권 ▲감독권 행사 여부 결정권 ▲금융위원회 안건 부의권 ▲금융위원회의 금융감독원장 당연직 참여 등을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 출신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번 논란에서 금융회사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점은 그동안 검사 관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순환보직 형태로 운영되는 공무원에게 금융감독기능을 맡길 경우 전문성과 현장 대응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2)] 교육대통령,말은 쉽지만/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한국인력개발학회 고문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2)] 교육대통령,말은 쉽지만/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한국인력개발학회 고문

    자식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대통령이나 서민들이나 마찬가지다. 교육대통령 공약을 내걸었던 클린턴이 당선되어 백악관으로 이사를 하자, 외동딸 첼시가 어느 학교로 전학할지가 미국인들의 관심사였다. 경호상의 이유로 사립학교를 택했지만, 진짜 이유는 첼시가 배정받아야 할 공립학교의 교육환경이 열악하였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도 자식교육만큼은 미국 대통령 못지않은 것 같다. 정동영 후보의 아들은 외고 1학년 때 미국의 사립고교로 전학했고, 이명박 후보의 아들은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했지만 대학은 미국에서 다녔다. 정동영 후보는 공공성에 기반한 정부주도의 교육복지국가, 이명박 후보는 자율성에 기반한 학교주도의 교육복지국가 건설을 각각 내걸었지만, 양측 모두 교육복지에서 가장 소외된 장애인과 연간 약 4만여명에 달하는 중고교 중퇴생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어 보완이 요구된다. 이명박 후보의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학생의 창의성을 개발’하려는 공약이 실현되려면 단위학교 자율경영체제가 필수적이다. 뉴질랜드처럼 시·군·구 교육청을 폐지하거나 교육지원센터로 전환해 단위학교에 인사권과 예산권을 부여해야 하며, 스웨덴처럼 학부모에게 학교선택권을 줘야 하고, 미국의 차터스쿨처럼 학생이 학교를 선택하지 않으면 폐교되는 제도가 도입되어야 가능하다. 정동영 후보의 ‘2009년 고교 전면 무상교육, 초중고 급식비 전액 국가보조’라는 공약대로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상관없이 평등하게 무상 공교육을 실시하면, 부자들에게 사교육에 더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주게 돼 교육양극화 해소가 어렵다. 네덜란드처럼 빈자의 자녀들을 위한 공교육비를 일반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공교육비의 190% 정도는 투자해야 부모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 정동영 후보의 ‘외국어 무상 공교육 강화’ 공약은 포괄적이어서 단위학교에서 구체화하는 것이 관건이고, 이명박 후보의 ‘영어몰입교육’ 공약은 영훈초등학교에서 성공한 교육방법이지만 전국적으로 시행할 경우 교원확보와 재원확보가 관건이다. 교육국제화에 대한 두 후보의 관심은 지대하지만, 한국교육이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방안은 빠져 있어 보완이 요구된다. 이명박 후보의 자율과 경쟁을 기조로 한 대학자율화 정책과 정동영 후보의 연구-교육-직업 중심 대학 개편이라는 관(官)주도적 정책은 대조적이다. 어떤 경우든 지금처럼 대학을 지원하는 업무와 통제하는 업무를 동일한 부처가 관장하게 되면, 정부와 대학의 종속관계가 고착되어 두 후보의 공약은 성공하기 어렵다. 대학을 지원하는 부처와 대학의 책무성을 평가하는 부처가 달라야 국내 대학도 재정지원을 빌미로 대학을 통제하지 않는 선진국 대학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 교육문제는 학교에 초점을 둔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실용적인 사회체계를 마련해야 국민이 교육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핵심 고급인력과 기반인력은 부족하지만, 대졸자의 공급과잉으로 청년실업이 가중됐고, 기업의 구인난과 취업희망자의 구직난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학교와 노동시장의 시스템 적합화정책, 고용정책을 아우르는 인적자원정책을 반드시 내놓아야 두 후보 모두 명실 공히 교육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한국인력개발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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