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예법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지분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담임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조퇴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7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감성사회(최기숙·소영현·이하나 엮음, 글항아리 펴냄)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사업단이 ‘감성과 공공성’이라는 연구 그룹을 만들어 3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국문학, 역사학, 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 중국문학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은 감성은 타고난 천성이나 기질이 아니라 문화와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하나의 능력이라는 데 공감한다. 책은 인류가 역사와 문화권에 따라 끊임없이 감성을 통제해 왔음을 우선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감성 규율의 문화규칙과 정치학의 관계성을 파헤친다. 조선시대의 윤리와 예법, 동아시아적 차원의 문화 억압, 문화적 텍스트를 통해 일상화되는 반공의 이념, 사회적 범죄가 돼 버리는 감정 표현을 추적한다. 이어 신자유주의 시대를 사로잡은 불안의 감성이 금융 상품화를 추동했으며, 고도의 자살률과 대형 인재는 살아남은 자의 행복이 아니라 죄책감을 떠안게 되는 현실도 예리하게 분석했다. 380쪽. 1만 8000원. 우리는 왜 짜증나는가(조 팰카·플로라 리히트만 지음, 구계원 옮김, 문학동네 펴냄) 짜증은 생물의 보편적인 반응이다. 박테리아조차도 짜증나는 상황에 처하면 편모를 움직여 이동한다. 책은 짜증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답을 찾으려는 시도를 한다.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가 짜증나는 건 인간의 비명 소리와 비슷한 주파수에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로 인해 일깨운 원시적인 공포감이 우리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게 아닐까 추정한다. 휴대전화 통화가 거슬리는 건 대화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데다 한쪽 이야기만 듣는 불완전한 상황 탓이다. 저자들은 짜증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개인적인 특징이라기보다 공동체, 사람들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속성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짜증을 줄이려면 상대방의 짜증나는 행동을 피하려고 하지 말고 받아들이거나 재평가하도록 노력해 보라고 조언한다. 356쪽. 1만 5000원. 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조정육 지음, 아트북스 펴냄) 석가모니 부처의 생애와 발자취를 산수화, 인물화, 풍속화, 사군자 등 그림으로 따라간다. 석가모니의 전생을 기록한 ‘본생담’에서 정선의 ‘단발령망금강’을 떠올리고, 싯다르타 고타마의 수행과 신윤복의 ‘주유청강’을 접목해 설명한다. 신윤복이 그림에서 녹아든 것은 이성의 치명적 유혹이지만, 마왕 딸들의 유혹은 싯다르타 고타마 앞에서는 측은함과 자비로 변한다. 저자는 석가모니의 전생에서 열반까지 과정을 ‘부처 생애의 요약본’으로 통하는 ‘팔상도’ 형식으로 흐름을 잡았다. 자신의 개인사로 시작해 부처의 삶과 옛 그림 이야기로 이어지거나 부처의 생을 통해 그림과 개인사를 풀어 놓는 식으로 드라마틱하게 엮었다. 320쪽. 1만 8000원.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이호준 지음, 곰 펴냄)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공감해 여행작가이자 시인, 기자인 저자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다. 그런 저자가 매일 아침 페이스북에 올려 온 ‘아침에 쓰는 편지’가 한 권의 수필집으로 묶여 나왔다. 지금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계층, 다양한 계급의 현실을 이야기하되 그 곤궁한 삶의 현실을 다정하고 세밀한 언어로 어루만진다. 92편의 짧은 이야기들로 짜인 책에는 삶의 단면들이 잔잔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녹아 있다. 삶을 위무하는 글들이 지친 어깨를 끊임없이 다독인다. 256쪽. 1만 2000원.
  • [포토 story] 인도에서 열린 이색적인 개구리 결혼식

    [포토 story] 인도에서 열린 이색적인 개구리 결혼식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아삼의 한 마을에서 이색적인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수백여명의 ‘하객’이 찾은 결혼식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개구리 한 쌍. 이날 마을 주민들은 두 마리 개구리를 강에서 깨끗히 목욕시킨 후 실제 결혼식에 쓰이는 옷과 보석으로 치장했습니다.개구리 결혼식은 두 마리의 개구리가 가볍게 뽀뽀하는 것으로 시작돼 현지 전통 예법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이후 결혼식을 마친 두마리의 개구리는 작은 배에 실려 ‘신혼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주민들에게는 오랜 시간 내려온 전통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개구리 결혼식을 연 이유는 바로 비를 내리기 위함입니다. 곧 과거 왕이 비를 내리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기우제와 같은 성격입니다. 현지언론은 “최근 마을 주민들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면서 “아직도 몇몇 마을들은 여전히 개구리가 비를 내리것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사진=Top photo/Barcroft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英왕세손 몸에 함부로 손을 대다니…호주총리 곤혹

    英왕세손 몸에 함부로 손을 대다니…호주총리 곤혹

    ”감히 왕세손 몸에 손을 대다니…”  토니 애벗 호주총리가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댔다가 곤혹을 치루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호주 의회에서 열린 윌리엄 왕세손 환영 공식행사에서 애벗 총리는 왕세손의 등에 손을 대는 ‘결례’를 범했다. 영국왕실은 지금도 ‘보통사람’이 ‘로열패밀리’에게 악수를 제외하고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을 의전에 어긋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과거 이와 같은 사례로 한차례 ‘손’을 크게 데인 바 있다. 지난 199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호주 의회를 방문했을 당시 폴 키팅 호주 총리가 여왕을 안내하며 등에 손을 대는 실수를 한 것. 곧바로 영국언론은 키팅 총리에게 ‘오즈의 도마뱀’(The Lizard of Oz)이라는 별명과 함께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후에도 이같은 사례는 여러차례 있었다. 지난 2009년 영국 버킹엄궁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도 미국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엘리자베스 여왕과 어깨동무 비슷한 포즈를 해 영국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대해 당시 버킹엄궁 측은 “두 사람의 친밀함과 존중의 표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며 이번 왕세손 사건 역시 영국 왕실에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이 “사라지지 않은 구시대의 의전”이라며 비난한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이는 왕실예법으로 오랜시간 내려온 전통”이라며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유교, 美독립에도 영향… 시대 맞게 개혁할 것”

    “유교, 美독립에도 영향… 시대 맞게 개혁할 것”

    “1000만 유림의 본산인 성균관이 재건운동과 대오각성을 거쳐 다시 서게 돼 다행입니다. 전통문화 창달과 성학(聖學)의 도통을 정립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최근 선거에서 5명의 후보를 제치고 제30대 수장에 선출된 서정기(76) 성균관장은 27일 “비록 가난하지만 이제 도(道)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균관의 1년 예산이 10억원인데 빚이 75억원이라는 현실을 해학으로 받아쳤다. 성균관은 전임 관장의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으로 1년 가까이 내홍을 겪어왔다. 그 파란을 의식해서일까. 서 관장은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균관과 유림의 낡은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겠다”고 거듭 밝혔다. 우선 유림 행사 때도 양복도 입는 등 융통성 있는 옷차림을 권장할 계획이다. 성균관에서 갈라졌던 ㈔유도회와 성균관유도회를 통합해 40년 묵은 분규도 해결하겠단다. 그는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유학의 예법을 우선 간소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통혼례 때 신랑은 절을 두 번 하고 신부는 네 번 하는 근거 없는 예법을 없애 남녀 똑같이 하도록 하겠단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한 서 관장은 ‘운동권’ 출신이다. 4·19혁명과 통일운동에 참여했고 5·16군사정변에 반대하다 종로경찰서에 석 달 넘게 갇혔다. 퇴학과 재입학을 거듭하며 대학을 졸업했으나 1979년 유신독재에 맞서다가 구금됐다. 유림에서는 거의 ‘파문’을 당했지만 동양문화연구소에서 줄곧 유교 경전을 강의하고 5경(시경·서경·주역·예기·춘추)과 5서(논어·맹자·중용·대학·예운)를 새롭게 주석해 47권의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가 성균관의 대개혁을 천명한 바탕은 유교의 우수성이다. “공자 사상이 멸절된 줄 알죠. 프랑스혁명의 바탕인 계몽주의와 영국 산업혁명도 유교의 영향을 받았고, 미국 독립선언서는 대학(大學)을 참고문헌으로 삼았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도 유학을 공부했고요.” 서 관장은 유교의 우수성을 알리는 ‘민중유교’론을 강조했다. “조상의 은공에 감사하고 정결한 부부생활을 하고 성실하게 세금 내면서 살면 모두가 유림이지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옛 문화 경험하고 흥과 멋 즐겨볼까

    옛 문화 경험하고 흥과 멋 즐겨볼까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전통문화 교육기부 주간’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교육부는 매달 중순 한 주 동안 특정 분야를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체험시키는 ‘교육기부 주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인성 교육기부 주간’이 펼쳐진다. 이번 달 ‘전통문화 교육기부 주간’에는 청소년들이 옛 문화를 경험하고 조상의 흥과 멋을 즐겁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30종을 운영하기 위해 전통문화와 관련된 8개 기관이 참여했다. 4만 3180명의 학생이 전통문화, 민속문화, 문화유산, 역사 체험 및 탐방 프로그램을 골라서 참여할 수 있다. 8개 기관 중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하는 ‘서울도보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 20개 코스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의 ‘영화와 함께하는 정동 근대유산 답사’는 근현대 역사를 비롯해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이 기관은 설명했다. 가회민화박물관은 ‘민화야 놀자’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게 했다. 문화살림의 ‘손으로 만나는 역사문화교실’은 만들기 활동을 병행하는 참여형 역사문화수업이다. 성균관여성유도회는 ‘예절 다도교육 및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다도와 예법을 상세하게 가르친다. 성암아트홀은 ‘춘향:어허둥둥 내 사랑’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창작발레인 ‘춘향’을 관람할 기회를 준다.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의 ‘전통, 오감, 힐링’이란 시조 오감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프로그램별 일정을 비롯해 교육기부 주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교육기부 매칭사이트(teachforkorea.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장고연주가 김덕수, 국악인 안숙선, 한국무용가 조흥동 등의 명사 초청 강연 영상이 게재돼 있다. 차대길 창의재단 교육기부멘토링팀장은 “체험 활동과 동영상 강연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기제사 어떻게 지내시나요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기제사 어떻게 지내시나요

    ‘제사가 계속될 것인가, 중단될 것인가, 변형될 것인가.’ 제례(祭禮) 문화가 어떻게 변모할까. 설이나 추석 명절이 되면 가족들이 한데 모여 차례(茶禮)를 지내며 조상들의 덕을 기린다. 또 기일(忌日)이 되면 제사(祭祀)를 지내며 돌아가신 분을 추모한다. 오랜 세월 가족의 구심점으로 구성원 간 결속력을 다져온 제례의식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횟수가 줄고 음식도 간소화되고 있지만 제사는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기성세대의 맏아들, 맏며느리들에겐 여전히 부담이다. 유교문화의 마지막 세대로서 부모세대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지만 한편으론 전통의식이 희박한 신세대 자식들에게 제사를 잇게 해야 하는 의무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낀 세대’의 고민이다. 제사는 조선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받아들인 조선은 가정이 잘 다스려지면 국가도 저절로 통치된다고 보고 효를 강조했다. 효는 제사를 통해 실천하고, 제사는 가정에서는 아버지나 할아버지·장남 등 가부장이, 국가 차원에서는 왕이 집전하도록 했다. 이런 전통은 오늘날까지 계속돼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보다 더 오랫동안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건전가정의례준칙에 따르면 기제사는 제주부터 2대조까지로 하되 매년 조상이 사망한 날 제주의 가정에서 지내게 돼 있다. 제수(祭需)는 평시의 간소한 반상(飯床)음식으로 부담 없게 차리도록 했다. 차례는 명절 아침에 맏손자의 가정에서 지낸다고 돼 있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정3품 이상의 높은 벼슬을 가진 사람들만 부모, 조부모를 넘어 증조부모, 고조부모 등 4대 봉사를 하게 돼 있다. 그러나 좋은 집안이 되려는 심리가 작용, 일반인들도 4대 봉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머니, 할머니 등 배우자까지 모시면 제사횟수가 8번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제사일자에 맞춰 많은 친척들이 모이기 어려워지면서 제사횟수는 자연스레 조정되고 있다. 바라봄사진관 나종민(51) 대표는 “종갓집이어서 어머니가 3대 봉사를 해왔으나 몇 년 전 하나로 합쳤다”면서 “조상을 모시는 것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제사음식도 간편해지고 있다. 종전에는 ‘붉은색 과실은 동쪽, 흰색은 서쪽에 둔다’는 홍동백서(紅東白西) 등 예법을 따졌으나 최근에는 정성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제사 음식은 형제들끼리 분담해 가져오고 제사상을 업체에 주문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이모(51·여)씨는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아 3년 전부터 제사상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내켜 하지 않았지만 이젠 시댁 식구들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설의 경우 제사상 차림이 전년보다 10%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퇴계 이황 종가는 지난달 문중운영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자정에서 저녁 6시로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퇴계 종가가 제사 문화의 롤 모델인 만큼 제사 현대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8일(음력 7월 2일) 퇴계의 권씨 부인 제사와 내년 퇴계 불천위 제사는 초저녁에 지내게 됐다. 불천위는 큰 공이 있거나 도덕성 및 학문이 높아 4대가 지나도 계속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제례문화의 간소화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고향, 문중 등 전통사회의 개념이 해체돼 친척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살게 되면서 기제사에 모이기가 쉽지 않다. 5대조 이상 제사를 모시는 시제(時祭) 때 후손들에게 장학금이나 여비를 지급해 참석을 독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가부장 중심의 유교문화가 퇴조기미를 보이면서 가정살림을 책임지는 여성의 영향력이 커지고 남아선호사상도 엷어지고 있다.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는 것도 제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수목장이나 바다장까지 나올 정도다. 부모세대들도 자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후 화장을 당부하고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김모씨는 설을 쇠러 시골에서 올라온 어머니가 “죽으면 화장해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납골당에 합사하고 봉분을 없애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퇴계의 16세손인 이근필(82) 종손도 ‘죽으면 납골당에 가겠다’는 뜻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제사에 대한 장남이나 장손의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집안 전통에 따라 여전히 예법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경기 과천에 사는 이모(55)씨는 제사상을 차리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장손이어서 제사를 지내지만 맞벌이를 하는 아내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작은아버지 등 집안 어른들이 제수가 잘못됐다는 등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도 마음을 상하게 한다. 이씨는 “친척들의 눈이 있는데다 맏이로서의 책임감으로 인해 나까지는 감당하겠지만 아들에게 제사를 계승시킬 자신은 없다”면서 “미래의 며느리가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지내려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 사는 유모(57)씨는 딸만 둘이다. 그는 절에서 집안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동생 가족들로부터 은근한 압력을 받고 있다. 아들을 둔 제수씨가 자식대에 가서 제사가 넘어오지 않도록 정리해달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진흥팀 김미영 팀장은 “50~60대는 과도기적 세대이다 보니 제사 문화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친척 등을 의식해 과감하게 나서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조상을 숭배하는 제례적 측면보다는 가족 간의 결속과 단합을 도모하는 기능이 강해져 기제사가 사라지고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반드시 장남이 제사를 모실 것이 아니라 기제사는 맏이가, 추석과 성묘는 동생이 담당하는 등 가족 간 대화를 통해 윤회봉사(輪回奉祀)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16세기 학자 유희춘(柳希春)이 친필로 쓴 ‘미암일기’(眉巖日記)를 보면 ‘오늘은 큰 누님 댁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딸들이 제사를 지내는 외손(外孫)봉사도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제사를 합사해 합동추모제를 지내거나 시제를 10월 셋째 주 일요일 등으로 정례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도 “제사가 조상의 덕을 기리는 것에서 가족 간의 만남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가족들끼리 의논해 기일을 2월 마지막 주 금요일로 정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중앙대 비교민속학과 박환영 교수는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려는 의식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겠지만 제례문화는 현대적 감각에 맞게 변형될 것”이라면서 “차례는 친척들이 참여하지만 기제사는 형제 등 직계 가족들 중심으로 치러지도록 이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tslim@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1년에 기제사 두 번” 28% “밤 11~12시에 지내” 52%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1년에 기제사 두 번” 28% “밤 11~12시에 지내” 52%

    제사를 생활 실정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식은 높지만 실제 행동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팀장이 2012년 경북 안동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조상 제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1년에 기제사를 두 번 지낸다는 사람이 28%로 가장 많았고 4회는 26.6%였다. 6회는 14.2%, 1회는 11.0%였다. 제사 지내는 시간은 밤 11~12시가 51.9%로 절반이 넘어 전통예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밤 10~11시 18.7%, 9~10시 10.7%, 8~9시 8.8%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밤 12~1시도 5.3%나 됐으나 7~8시는 2.9%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제사를 언제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밤 11~12시라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지만 27.8%로 뚝 떨어져 실천과 의식 사이에 괴리현상이 컸다. 저녁 8~9시, 7~8시, 9~10시가 각각 18.8%, 17.6%, 16.6%로 뒤를 이어 제사를 일찍 지내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다. 제사상은 예법에 맞게 차린다가 94.4%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고인이 즐기던 음식 위주의 제사상(4.0%) 등 간편 상차림은 5%를 조금 넘었다.
  • [씨줄날줄] 퇴계 종가의 초저녁 제사/최광숙 논설위원

    고려시대에 이어 조선시대 중기만 해도 조상의 제사를 아들과 딸이 돌아가면서 지내는 ‘윤회봉사’(輪廻奉祀)를 했다. 당연히 재산 상속도 아들 딸 구분 없이 균등하게 이뤄졌다. 그러다 ‘주자가례’(朱子家禮)를 신봉한 성리학이 자리잡게 되면서 남녀 차별이 생겼다. 장남이 제사를 계승하고, 재산 상속의 우선권과 독점권을 갖게 된 것이다. 조선 후기 학자인 윤증(1629~1714)의 아버지 윤선거(1610~1669) 남매의 재산상속문서인 ‘윤선거 남매 화회문기’를 보면 “가산의 20분의1을 봉사조(제사를 지내기 위한 별도의 재산 항목)로 따로 떼어놓는다. 제사와 봉사조 재산은 봉사 자손이 주관한다”고 적혀 있다. “남녀 간, 장남과 차남 간 제사의 윤회를 금지하고 종가에서 주관한다”고 했다. 우리 민족은 제사를 중시한다. 일반 가정에서 4대 고조부까지 제사를 지내는 ‘4대 봉사’는 사실 조선시대만 해도 높은 벼슬을 지낸 양반들만 했고, 일반 서민들은 부모 제사만 지냈다.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서민들이 양반 흉내를 낸 것이 4대 봉사라 한다. ‘주자가례’ 등 제례 관련 예서(禮書)에 묘사된 제사상 차림도 그야말로 소박한 제물들로 차려져 있다. 그러던 것이 유교 문화가 정착돼 조상 제사가 가문의 위세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제물과 제사의 절차가 복잡해지고 화려해졌다고 한다. 조선 중기 대학자인 퇴계 이황(1501~1570)의 종가가 수백년 동안 자정을 넘겨 지내던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초저녁에 지내기로 했다. 불천위는 큰 공이 있거나 도덕성 및 학문이 높아 4대가 지나도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는 이들의 신위를 말한다. 그동안 퇴계 종가에서는 제사 시간 변경을 두고 “예법을 정립한 퇴계 종가에서 이를 저버릴 수 없다”는 주장과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 왔다. 종가의 맏형 격인 퇴계 종가에서 제사 간소화의 흐름에 적극 나선 만큼 우리의 제사 풍습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사 횟수도 줄고 제사상 차림도 간소해지는 추세다. 집이 아닌 절에서 제사를 모시거나 여행지에서 지내는 ‘콘도 제사’와 ‘호텔 제사’도 늘고 있다. 퇴계는 정신이 온전치 않던 두번째 부인 권씨가 제사상 음식에 먼저 손을 대도 “할아버님께서도 손자며느리를 귀엽게 여기실 터이니 노여워하지 않을 거다”며 지혜롭게 수습했다. 짜여진 예법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 중심으로 예를 실천한 분이 바로 퇴계다. 이번 결정에 퇴계는 “이제야 후손들이 내 뜻을 제대로 아는구나”하며 흐뭇해할 것 같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누드 파문’ 에일리, JTBC 예능 출연…미세먼지 같은 과거 안녕~

    ‘누드 파문’ 에일리, JTBC 예능 출연…미세먼지 같은 과거 안녕~

    최근 누드사진 유출로 곤욕을 치른 가수 에일리가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대단한 시집’에 전격 합류한다. 4일 JTBC에 따르면 에일리는 씨스타 소유, 서인영 등 여자 연예인들의 리얼한 시집살이를 담은 ‘대단한 시집’에 새로운 며느리로 투입됐다. 제작진은 “에일리가 가게 될 시댁은 전통과 예법을 중시하는 집안”이라면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미교포 3세 에일리가 한국의 전통문화와 엄격한 전통예절을 중시하는 시댁식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에일리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앞으로 펼쳐질 결혼생활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며 기대감에 부푼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에일리의 첫 방송분은 오는 18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엘리자베스 2세 여왕, 朴대통령 위한 세심한 배려 돋보여

    엘리자베스 2세 여왕, 朴대통령 위한 세심한 배려 돋보여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후 버킹엄궁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전통의상인 한복 차림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인 에든버러 공작(필립공)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뒤 만찬장인 버킹엄궁 내 ‘볼룸(Ball Room)’에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받은 ‘바스 대십자 훈장(GCB·Grand Cross of the Order of the Bath)’을 매고 만찬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바스 대십자 훈장’은 영국이 국빈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 훈장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받은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만찬 참석에 앞서 영국 왕실 가족을 비롯한 만찬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만찬장 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자리는 양쪽 긴 면이 30여m에 이르는 ‘ㄷ’자 형태 테이블 중앙에 마련됐으며 여왕의 왼편에 에든버러 공작이, 오른편엔 박 대통령이 각각 앉았다. 영국 측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3남 에드워드 왕자와 앤 공주 부부, 여왕의 4촌인 글로스터 부부, 여왕 삼촌인 켄트 공작 등 왕실 가족을 비롯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모두 140여명이 이날 만찬에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공식 수행원 10명 전원과 특별수행원인 송광호·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장 등 경제인 대표단과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 26명이 참석해 만찬장의 160여개 좌석이 가득 찼다. 영국 여왕 주최 국빈만찬에는 연미복과 이브닝드레스, 전통의상으로 복장을 제한하는 영국 왕실의 ‘드레스 코드’에 따라 우리 측 공식 수행원을 비롯한 남성 참석자들은 모두 연미복을 입었고, 박 대통령을 제외한 여성 참석자들은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예를 갖췄다. 만찬 테이블은 여왕의 자리를 중심으로 장미 등 꽃으로 장식됐고 여왕 정면의 2층 무대에서는 만찬 내내 비발디의 콘체르토 작품 3번,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와 같은 오케스트라 연주가 이어졌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별도로 백파이프 공연도 준비됐다. 만찬 음식으로는 바다 송어 요리와 칠면조 구이, 감자 요리, 양배추쌈, 가을 채소 등이 제공됐고 후식으로 배와 초콜릿 푸딩이 제공됐다. 왕실 관계자는 “여왕이 차림표부터 테이블 세팅까지 만찬 준비에 대한 모든 사항을 일일이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만찬사에서 “양국 수교 130주년인 올해 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다시 한번 환영한다”면서 “양국이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왕은 특히 “영국군의 한국전 참전을 통해 쌓아올린 연대감을 바탕으로 양국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고 있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영어로 한 답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국빈 초청에 대해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영국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60여년 전 5만 6000여명의 젊은 병사들을 파견해줬고, 15년 전 한국의 금융위기 때에도 제일 먼저 투자 사절단을 보내는 등 한국이 어려울 때 도와준 진정한 우방국이다. 이런 양국 간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협력관계를 더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미래는 별을 보고 바랄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영국의 대문화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해 “130년의 신의와 우의를 바탕으로 양국 간 창의적 재능과 경험을 결합해 더 풍요롭고 행복한 미래를 창출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국빈방문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 등 영국 왕실 측과 선물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여왕과 왕실 영접 인사로 나온 차남 앤드루 왕자에게 우리 전통 공예품인 구절함과 옻칠 수국문함을 각각 선물했다. 특히 여왕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최고급 홍삼인 ‘천삼’도 여왕에게 전달했다. 여왕은 박 대통령이 평소 ‘롤 모델’로 꼽아온 것으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초상화와 은제 식기, 그리고 여왕 부부의 모습이 담긴 은제 사진 틀 등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국빈 초청 인사에 대한 영국 왕실의 예법에 따라 7일 영국을 떠나기 전까지 버킹엄궁에서 묵는다. 숙소 역시 여왕이 직접 세세하게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버킹엄궁의 ‘벨지언 스위트룸’에 짐을 풀었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박 대통령을 방으로 안내했다. 벨지언 스위트룸은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와 3남인 에드워드 왕자가 태어났던 방이다. 여왕이 지내는 방 역시 같은 건물에 있고, 버킹엄궁 내 박 대통령의 동선마다 한국과 관련된 물품이 전시돼 있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오래 멀리 퍼져 나가는…

    [김병일 사람과 향기] 오래 멀리 퍼져 나가는…

    ‘화향천리 인향만리’((花香千里 人香萬里)라는 말이 있다. ‘꽃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뜻이다. 사람의 향기가 만리를 간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화향천리행 인덕만년훈’((花香千里行 人德萬年薰)을 살피면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 말은 ‘꽃향기는 천리를 퍼져 나가고 사람의 덕은 만년 동안 향기롭다’는 뜻이다. 따라서 ‘사람의 향기’란 곧 ‘사람의 덕이 내뿜는 향기’이고 ‘만리를 간다’는 것은 그 덕의 향기가 ‘만년 동안 오래오래 지속된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궁금증이 생긴다. 어떻게 해야 덕의 향기가 만년을 퍼져 나갈 수 있을까. 인위적으로 피우는 향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임은 분명한 일이다. 이 대목에서 퇴계 선생의 가르침은 의미 깊게 다가온다. 제자들이 평소에 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기록한 언행록에서 선생은 군자의 학문은 다만 자기를 위할 따름이라고 간명하게 정의하고 있다. 자기를 위한다는 것은 의도함이 없이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치 깊은 숲 속에 있는 난초가 온종일 향기를 피우지만 스스로는 그 향기로움을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자기를 위한 학문’을 유학에서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라고 부른다. ‘남을 위한 학문’인 ‘위인지학’(爲人之學)에 상대되는 말이다. 자기를 위한 학문보다 남을 위하는 학문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현대인들이 이 말들의 뜻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려는 데에서 비롯된 오해이다. 위인지학은 ‘남을 의식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이에 반하여 위기지학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인격 도야에만 열과 성을 쏟는 공부를 가리킨다. 따라서 ‘군자의 학문은 자기를 위할 따름’이라는 것은 허명(虛名)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내적인 심성함양을 통한 인격의 구현에만 힘쓴다는 것이다. 퇴계 선생은 이를 우거진 숲 속에 홀로 핀, 그렇지만 그 향은 숲을 하루 종일 가득 채우는 난초에 비유하였다. 난초는 숲을 가득 채우기 위한 목적에서 향기를 머금지 않는다. 다만 타고난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여 비와 햇살과 바람과 함께하며 꽃을 피웠고, 그 결과로 숲에 난향이 가득 퍼졌을 뿐이다. 하지만 난초는 자신의 향이 그렇게 숲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것은 자신이 의도한 결과가 아닌 까닭이다. 사람의 덕이 만년을 간다는 것도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 남에게 인정받고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낮추며 묵묵히 인격을 닦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밤새 소복이 쌓이는 눈처럼 쌓이는 것이 덕이다. 그런 덕이라야 향기가 만년을 간다. 우리 역사에는 퇴계 선생 외에도 이런 분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덕의 향기가 만년을 가는 분들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조선시대에는 국가와 사림에서 돌아가신 지 4대가 지나도 집안에서 계속 제사를 받들도록 했다. 고조까지만 제사를 지내는 이른바 4대 봉사(奉祀)의 제례예법에서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이런 분들을 4대가 지나도 위패를 옮기지 않는다고 하여 불천위(不遷位)라고 부른다. 현재까지 이어 온 불천위 문중은 경북지역에만 해도 100개가 넘는다. 가히 덕의 향기가 온 천하를 채운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이를 기려 한국국학진흥원에서는 새달 초순에 개최하는 ‘2014 종가포럼’의 주제를 불천위로 정하였다. 그리고 포럼 제목도 ‘인덕만년훈’의 의미를 살려 ‘불천위, 만리를 가는 사람의 향기’라고 붙였다. 근래 인문학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인문이라는 것도 궁극에는 인덕(人德)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자연질서(天文) 속에 새겨지는 사람의 결(人文) 가운데 가장 고결하고 향기로운 것은 결국 덕이기 때문이다. 이 가을, 자연질서가 연출해 내는 색채의 향기와 더불어 만년을 전해 오는 사람의 향기도 듬뿍 맡아보시길 권한다. 한국국학진흥원장
  • ‘키 251cm’ 세계서 가장 키 큰 남자의 이색 결혼식

    ‘키 251cm’ 세계서 가장 키 큰 남자의 이색 결혼식

    큰 키 때문에 평생의 반려자를 찾기 힘들었던 ‘세계에서 가장 큰 남자’가 결혼식을 올리고 새 인생을 열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키 251cm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술탄 코센(30)이 20살의 신부와 터키 현지 전통예법에 따라 결혼식을 치뤘다. 화제의 신부는 올해 20살의 머베 디보로 172cm의 키로 여자로서는 작지 않았지만 코센의 옆에서는 그야말로 난쟁이 수준이었다. 코센은 “내 덩치에 걸맞는 신붓감을 찾기 어려워 항상 불행했다” 면서 “이제 디보로와 함께 가족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고싶다” 며 기뻐했다. 한편 코센은 성장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는 희귀한 선단 비대증을 앓아 현재의 키에 이르렀다. 또한 코센은 27.5cm의 손과 36.5cm의 발로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손발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사진=멀티비츠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조계종 포교대상 김애주·남상민

    불교여성개발원은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이 시상하는 제25회 포교대상에서 김애주 전 원장과 남상민 부원장이 포교원장상을 받는다고 20일 밝혔다. 김애주 전 원장은 동국대 교수로 활동하면서 사회포교에 앞장서왔고, 불교여성연구소를 설립해 불교와 여성학의 학문적 성과를 아우르는 리더십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상민 부원장은 한국예절문화원을 설립해 전통예법 전승과 현대생활 예절의 개발·보급에 기여해 왔으며, 불교 자수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 추석연휴 체험학습 다양하네

    추석연휴 체험학습 다양하네

    추석 연휴가 짧게는 5일부터 길게는 9일까지 이어지면서 봄방학 기간만큼 연휴가 생겼다. 교육·놀이업체들은 연휴 동안 다양한 놀이체험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어린이 전용 영화관부터 흙놀이 체험전까지 평소 흥미와 연령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지난 12일 서울 노원구에 새롭게 문을 연 CGV하계에는 어린이 전용 영화관인 ‘씨네 키즈’가 설치됐다. 어두운 곳을 싫어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밝은 조명 아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고선명 스크린을 갖춘 어린이 전용 영화관이다. 아이들 눈높이와 체형에 맞출 수 있는 특별 좌석을 마련했고, 영화 상영 전 CJ에듀케이션즈의 교육 콘텐츠 영상을 보며 다 같이 노래와 율동을 따라 하는 프로그램도 곁들였다. 어린이 전담 인력도 배치됐다.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미니 도서관 ‘씨네키즈 라이브러리’에는 어린이용 도서 160여권과 유아 전용 태블릿PC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아트센터 상상톡톡미술관에서 열리는 ‘오물조물 딱딱 이영란의 흙놀이 체험전’에 가면 흙과 물을 이용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장독대 학교’나 흙으로 공룡마을을 만들어 보는 ‘공룡마을 부뚜막’, 진흙과 빛을 이용해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감자 모니터’, 진흙의 미끄러운 성질을 이용한 ‘발바닥 미끄럼 댄스’ 등의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 입장료는 1만 8000원이며, 추석 당일인 19일에는 휴무다. 서울남산국악당은 어린이를 위한 전통문화체험공연 ‘미수다’를 마련했다. 한복을 입고 전통 예절법을 배우는 ‘한복체험’과 전통차를 맛보며 전통예법을 배우는 ‘다례체험’을 해볼 수 있다. 13세 이하 어린이는 3만 5000원, 성인은 5만원이다. 비용 부담 없이 야외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추석 연휴 동안 광화문광장을 찾는 가족 단위 시민을 위해 19일 풍물패 ‘꿈꾸는 산대’ 공연 등 다양한 무료 공연을 연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18~20일 타악·풍물·마당극·강강술래 등 전통공연과 차례상 해설·송편 빚기·떡메치기 등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운현궁에서도 차례상 해설과 복주머니 만들기 등 민속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21일에는 고종과 명성황후 가례가 재연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길섶에서] 조화의 방향/안미현 논설위원

    상가에 갈 때마다 고민스러운 게 있다. 조화(弔花) 때문이다. 대개는 빈소 입구에 상주가 미리 마련해둔 국화가 있다. 밝게 웃고 있는 영정 속의 망자(亡者)에게 국화 한 송이를 바치려다 순간, 멈칫했던 맨 처음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조문객들의 조화가 모두 나를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어쩌나…. 혼자만 방향을 거스를 수 없어 손에 쥐고 있던 국화를 뒤집었다. 그때부터였다. 상가에 가면 조화의 방향을 살피게 된 것은. 아주 가끔 망자를 향해 도열돼 있기도 하지만 거개는 조문객 쪽을 바라보고 있다. 궁금해서 예법을 찾아보았다. 향과 달리 헌화의 방향은 딱히 정해진 원칙이 없었다. 그저 앞사람의 방향을 무심코 따르는 게 순리인 듯싶었다. 하지만 왜 열에 여덟은…. 아마도 줄기 끝을 감싼 은박지나 맨살의 꽁다리보다는 새하얀 꽃송이가 수북하게 조문객 쪽으로 향하고 있어야 보기에 훨씬 좋기 때문이리라. 망자도 그걸 더 좋아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지막 떠나보내는 순간까지도 ‘산 자’가 우선인 것 같아 매번 마음이 별로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헤어진 지 불과 이틀 만에 다시 만난 조기출 일행의 행색은 꿰다 만 산적같이 꾀죄죄하게 육탈이 된 것은 물론이었고, 모두 쥐 뜯어먹은 송곳 자루같이 남루했다. 꿩 구워 먹은 자리에는 재라도 남아 있지만, 그들은 육탈은 물론이고 손에 쥔 것이라곤 흙먼지뿐이었다. “이런 작변이 있나. 어쩌다가 이토록 몰골 숭한 꼴을 당하였소? 이틀 전만 하여도 허우대들 멀쩡하지 않았소.” “적변을 당했습니다.” 먼저 잠들었던 일행이 나중 온 일행들을 미지근한 온기가 남아 있는 아랫목으로 잡아끌어 앉히고 물을 떠다 먹이며 야단을 떨었으나 봉노 안의 부산스러움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아니었다. 나중 돌아온 일행의 수효를 눈대중으로 점고하던 정한조가 조기출을 똑바로 바라보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일행 중에 두 사람은 어디로 갔습니까?” “……” “이런 낭패가 있나. 두 사람 목숨이 창졸지간에 모두 거덜났더란 말이오?” “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적당의 칼을 맞고 숨을 거뒀습니다. 시신조차 산적들이 거두어 갔습니다. 한 사람은 혼비백산하여 산비알로 튀었는데 어디로 줄행랑을 놓았는지 도무지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잠시 찾아 헤매긴 하였으나 찾지 못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구들장이 꺼져라 하고 한숨 소리가 터져나왔다. “도대체 어느 어름에서 적변을 당했다는 것입니까?” “내성 경내를 금방 벗어나 상주길로 접어들어 반나절도 못 간 백주 대로였습니다. 해가 나절가웃이나 기울었을까요. 그때라면, 백주 대낮이나 다름없지요.” “백주 대낮인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몽땅 털렸더란 말이오?” “복물은 물론이고 장두전이며 전내기 짚신까지. 육승포 외골 전대에 감추었던 150냥을 몽땅 털리고 사람 목숨까지 거덜내고 말았습니다. 전대를 빼앗기지 않으려 했다간 적당들이 배를 가르고 창자라도 꺼내갈 기세였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저희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을 신표하며 물미장까지 빼앗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150냥이면, 한양 변두리에 가서도 기와집 두 채 값입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소용없을 성부른 물미장까지?” “예.” 조기출 일행은 샛재 숫막에서 정한조 일행과 같은 날 발행했지만, 복물짐이 비교적 단출했던 탓으로 내성에는 하루 먼저 당도하였다. 그러나 한시라도 빨리 길을 줄일 욕심으로 내성에서 사처를 잡지 않고 내처 상주길로 접어들기로 하였다. 해가 질 때쯤이면 맞춤한 숫막을 찾아들어 하룻밤을 유숙할 작정이었다. 내리고 있는 진눈깨비가 언제 그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진눈깨비가 내리면 습기 먹은 건어물이나 미역 짐이 더욱 무거워지기 때문에 촌각을 다투어 길을 줄이는 것이 상책이었다. 열불 나게 길을 줄이는 중에 중화참이 지나고 나자, 극성스럽던 진눈깨비가 씻은 듯이 긋고 난 다음 촘촘한 봄 햇살이 자드락 가득히 넘쳐나고 있었다. 일행의 발걸음도 햇살과 함께 한결 가벼워지고 농담까지 나누며 산코숭이를 돌아가고 있었다. 일행이 산코숭이를 돌아가려는 그 참에 난데없는 일행과 만나게 되었다. 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린 스무 살 안팎의 남색짜리 새색시와 코에서 흙냄새가 풍기는 늙은이였다. 보아하니 꼬락서니는 뭣하나 명색 신행길이 분명했다. 대낮이라 하나 허리가 매화나무 등걸처럼 휜 늙은 노인네 한 사람과 나이 불과해서 이팔로 입에서 젖비린내조차 가시지 못한 어린 각시가 작반하여 행로가 한적한 산중길을 더듬다간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랐다. 그래서 조기출 일행이 자청하여 작반을 청하게 되었다. 늙은이도 퍽이나 다행스러웠던지 일행을 향하여 행수가 어느 분이신지 과람하다며 몇 번이나 허리를 조아려 체면을 차렸다. 너무나 한적한 터에 내려쪼이는 햇살 아래로 일행을 할끔할끔 눈짓하며 장금장금 걸음을 떼어놓는 각시에게 모두 시선을 빼앗기게 되었고, 쓰개치마 사이로 보이는 용모를 훔쳐보자 하니, 산중 아낙네치고는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밉상이 아니었다. 일행은 예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두려워할 겨를도 없이 마치 도깨비에 홀린 것처럼 신행길을 바싹 따라붙어 농을 걸기도 하였다. “허릿매가 잘록하여 색탐깨나 하게 생겼는걸.” 신부는 일행들이 언죽번죽 걸어오는 농염한 희롱에도 이렇다 할 대꾸가 없었다. 그러나 싫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아서 산골 계집치고는 때를 벗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어허, 저 엉덩이 보게나. 교태와 고혹함이 가히 현종을 모신 양귀비일세.” “예끼, 이 사람. 하찮은 산골 각시를 감히 어따 빗대나.” “양기가 명치끝까지 차올랐으니, 추물인들 서시로 보일 수밖에.” 늙은이가 뒤따라야 할 신행길에 난데없는 행상꾼들이 언죽번죽 걸쭉하게 내뱉으며 뒤따르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 “산과 바다, 그리고…” 마음조차 치유되는 일본 힐링여행

    “산과 바다, 그리고…” 마음조차 치유되는 일본 힐링여행

    도시 여행에 싫증을 느꼈거나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일본의 시즈오카현(縣)입니다. 특히 빼곡한 산 위로 푸른 녹차 밭이 펼쳐진 후지에다시(市)와 바다가 인접해 수산물이 발달한 야이즈시(市)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수많은 볼거리와 먹거리로 오감을 만족시켜 줄 것입니다. 산과 바다 그리고 물 좋은 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마음조차 치유되는 힐링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편집자주) ●산: 최고급 녹차 옥로차의 고향 시즈오카현은 일본 녹차 생산량의 거의 절반(45%)을 차지하는 일본 최대의 녹차 산지다. 이 중 오카베정(町)은 교토의 우지, 후쿠오카현의 야메와 함께 3대 녹차 생산지로 꼽힌다. 수년 전 후지에다시에 합병된 오카베정의 아사히나(朝比奈) 지역에 있는 교쿠로노 사토(옥로의 마을·玉露の里)은 일본 차 중에서도 최상급 녹차인 교쿠로(옥로)차로 유명하다. 교쿠로차는 찻잎을 따기 최소 2주 전 차밭 전체에 막을 쳐 햇빛을 차단함으로써 녹차의 깊은 맛을 더하고 떫은맛은 줄인다. 이후 건조 과정에서도 독특한 향을 내기 때문에 새로운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마을 내에는 전통 다실 효게츠테이(표월정·瓢月亭)이 있는데 일본식 다다미방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교쿠로차는 물론 찻잎을 비비지 않고 말려 가루로 낸 맛차(말차)를 맛볼 수 있다. 원하는 사람에게는 전통차 예법인 다도를 직접 알려주며 정좌가 잘 안 되는 이들을 위해서는 의자석이 준비된 홈 카페를 통해 편히 차를 즐길 수 있다. 입장료는 500엔(약 6400원)이며 여기에는 차와 녹차과자 값이 포함돼 있다. 전통차를 맛봤다면 현대적인 녹차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창업 200여 년에 달하는 차 가공 공장인 신차엔(真茶園)은 일본 최고의 ‘차맛 맞추기 달인’ 마사히코 마츠다 대표가 직접 브랜딩한 차부터 최고급 맛차까지 직접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녹차과자는 선물로도 손색없다. 교쿠로차에 대해 더 관심이 있다면 직접 체험하고 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는 민숙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마을에서는 네 가수가 민숙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민숙은 일본의 여관인 료칸보다도 일반 가정에 머무는 홈스테이와 비슷하다. 이곳에서는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차의 장인’ 오무라 씨가 직접 달여준 차를 맛볼 수 있다. 또한 40~50℃의 건조대 위에서 어린찻잎을 손으로 직접 비벼서 건조하는 테모미(手揉み)를 직접 체험하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테모미차를 기념품으로 가지고 갈 수 있다. 이들 민숙 중 가장 규모가 큰 가족 민숙 아사히나에서는 교쿠로 열매로 열쇠고리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느 민숙에 머물러도 1인당 1박 2일에 7000엔(약 9만원)이며 여기에는 체험료도 포함돼 있다. ●바다: 입에서 살살 녹는 참치 일본 다랑어(참치) 어획량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스루가만의 야이즈시. 태평양 앞바다에 인접한 이 수산 도시는 다랑어, 가다랑어 등과 함께 벛꽃새우 등 수산물 자원이 풍부하다. 지역 내 야이즈항에서는 주로 원양에서 채취된 가다랑어와 다랑어가, 인근 고가와항에서는 근해에서 채취된 고등어와 전갱이 등이, 오이가와항에서는 치어와 잔 새우 등이 어획된다. 특히 이들 수산물이 집결되는 야이즈 수산물센터(사카나센터)에는 70개에 달하는 전문 점포가 입점하고 있다. 갓 잡아올린 신선한 어패류부터 수산 가공품, 초밥, 회 덮밥 등 생선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어 야이즈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손꼽힌다. 또한 현지에서는 정갈한 참치회가 일품인 마츠노 스시, 가다랑어나 가쓰오부시, 젓갈 등 수산 가공품이 잘 팔리는 누카야 사이토 상점 등이 유명하다. ●온천: 다양한 숙박시설 후지에다시와 야이즈시는 일본 에도시대부터 전통의 도시 교코와 도쿄(옛 에도)를 잇는 중요 도로인 토카이도(동해도·東海道)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몸에 좋은 약알칼리성 온천이 흔해 예로부터 숙박업이 발달했다. 오카베를 대표한 오하타고 카시바야(대형객주 카시바야)는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는 역사적인 가치를 알리기 위해 역사 자료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120년 전통의 일본 전통 여관인 쵸세칸은 풍광이 아름다운 전통 가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따라서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본관과 별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건물 곳곳에는 쇼와시대(1926~1989년)의 장인들의 기술과 정신, 섬세함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도쿠가와 막부(幕府)의 마지막 쇼균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즐긴 것으로 유명한 시다 온천이 있다. 해안도시 야이즈에는 스루가만과 함께 후지산이 보이는 호텔 암비아 쇼쿠카쿠가 유명하다. 이 같은 절경은 모든 객실과 노천탕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야이즈시의 온천 숙박시설인 미노야는 야이즈항의 평온한 일상을 맛볼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손색없다. ●보너스: 술과 맛집 술과 맛집 또한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특히 후지산의 맑은 물은 최상급의 술을 만드는 양조산업의 발달을 초래했다. 이 지역에서는 일본 전국 사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시다이즈미 양조장이 있다. 4대째 내려오고 있다는 유지로 모치즈키 씨가 운영하는 이 양조장의 사케는 독특한 향과 맛으로 지역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준마이다이긴조는 생산되기 무섭게 팔린다고 한다. 또한 야이즈시에는 일본의 유명 맥주인 삿포로의 시즈오카공장이 존재한다. 이곳에는 맥주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와 전문 스태프의 해설을 통해 맥주의 역사와 자료, 제조방법의 특징,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맥주를 더욱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맥주 따르는 비결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세미나를 듣기 위해선 사전에 예약을 해야하며 가격은 1인당 500엔이다. 끝으로 후지에다시에서는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선술집인 이자카야의 원조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이자카야는 매년 일본 전국 이자카야 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메뉴인 삼겹살 꼬치를 선보이는 선술집도 있다. ●팁 ▲맛집 및 볼거리 후지에다시에는 일본의 전통 사찰요리인 정진요리를 맛볼 수 있는 수월암과 일본식 라면인 라멘으로 유명한 아사라면이 숨겨진 맛집으로 통한다. 또한 국내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단벌레를 이용해 장신구를 만드는 공방 체험도 가능. 야이즈시에는 3대째 대어(만선) 깃발을 제작하는 다카하시 염색점에서 전통 염색을 체험할 수 있다. ▲ 항공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매일 한 차례씩 인천~시즈오카 직항편을 운항. 2시간 10분 소요. 도쿄에서는 신칸센과 JR 도카이도 본선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주의사항 버스: 두 도시가 속한 시다 군(郡)은 뒷문으로 승차한다. 탑승 시 왼쪽 표를 뽑아 내릴 때 요금(버스 정면에 표시)과 함께 낸다. 이동거리가 길수록 요금이 올라간다. 잔돈은 나오지 않음으로 요금을 내기 전 환전이 필수다. 기본요금은 210엔(운영회사마다 다르다.) 택시: 뒷문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시다지역은 정해진 곳 외에서는 승차할 수 없다. 택시 정류장이 없는 곳에서 택시를 이용하고 싶은 경우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시다지역 택시 기본요금은 630엔. ※보다 상세한 내용은 아시아나항공연합사(투어2000, 롯데관광, 노랑풍선, 레드켑투어, SK투어비스, 참좋은여행, 세계KRT, 롯데JTB)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취재협조=후지에다시 관광협회, 야이즈시 관광협회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논어’ 입문서 펴낸 신정근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논어’ 입문서 펴낸 신정근 교수

    인문고전 열풍 속에 서점에는 ‘논어’에 대한 각종 해설서와 주석서, 입문서가 나와 있다. 논어에 대한 대중강의와 글쓰기를 해 온 신정근(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가 여기에 입문서 한 권을 보탰다. 한길사 인문고전 깊이읽기 시리즈로 나온 신 교수의 ‘논어’는 뭐가 다를까. 가을색이 완연한 지난 24일 성균관에서 만난 신 교수는 “핵심 키워드를 뽑고, 책의 구조와 어떻게 물려 있으며 공자가 뭘 말하려 했는지 분석했다.”고 말했다. 그가 뽑아낸 핵심 키워드는 학(學), 명(命), 의(義), 군자(君子)와 소인(小人), 예(禮)와 서(恕), 미(美), 정(政), 인(仁), 효(孝)와 명(名) 등 총 아홉 가지. 신 교수는 특히 논어가 ‘학이시습지’의 배울 ‘학’자로 시작해 마지막 요왈 편에서 ‘부지명’의 목숨 ‘명’자로 마무리하는 것에 주목한다. “시작과 마무리에 ‘학’과 ‘명’을 각각 배치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봅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절대신을 믿지 않습니다. 삶을 향상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배우고 노력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명’입니다. ‘부단히 노력하되, 한계를 알아야 한다’는 동아시아 문화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노력은 하되 한계를 알고 제동을 걸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하다. “인간은 완벽한 인간성을 가진 군자와 사리사욕을 탐하는 소인의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봅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배우고 반성하고 노력하면 군자의 측면이 늘어나는 것이며, 그런 사람이 위정자가 되면 사회가 좋게 변화할 수 있으니 즐겁게 배우라고 공자는 가르쳤습니다.” 논어가 2500년이 더 지난 지식정보화시대에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논어에는 인생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와 관련해서 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갑니다. 당대 ‘실패한 인간’으로 평가받았던 공자가 끝없이 고뇌하고 사색해서 얻은 해답들입니다. 인간이기에 부딪치는 질문들에 공자가 먼저 답을 한 것이죠. 그래서 논어는 처음에는 공자의 이야기이지만 몇 번 읽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것은 당연하죠.” 논어의 중심사상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인’이다. 신 교수는 인의 개념을 사랑으로 확장한다. 남녀 간의 사랑에 국한되지 않는 아주 큰 사랑을 말한다. “오늘날 이상으로 갈등하고 대립하던 시대를 살았던 공자는 평화와 화합을 일궈내는 덕목으로 ‘인’에 주목했습니다. 인은 공평무사한 큰 사랑입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않는 것이나 예법은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덕목들입니다.” 공자의 사상 중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그는 ‘의’와 ‘리’의 조화라고 답했다. 경제민주화, 상생과 경제정의를 논하는 요즘, 이익과 정의에 대해 새롭게 관계 설정을 해야 하는데 가장 큰 원칙을 견리사의(見利思義·눈앞의 이익을 취함에 그것이 의리에 합당한지 먼저 생각하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 이익 추구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정의에 부합돼야 합니다. 대기업이 골목 상권에서 돈을 벌어가는 걸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이라면 정당하다고 볼 수 없죠.” 공자가 우리나라의 대선 후보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고 싶어 할지 묻자 신 교수는 주저 없이 수기안인(修己安人·자기 수양을 하고 나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준다)과 박시제중(博施濟衆·넓게 베풀고 여러 사람을 구제하라)을 꼽았다. “대통령이 되려고 나서기 전에 수기가 되어 있는지 따져 봐야 합니다. 자기 절제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된다는 건 모든 사람의 고통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국민을 두 편으로 갈라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고, 아닌 사람들은 무시해 버린다면 그건 대통령이 아니고 소통령이죠.” 글 함혜리 영상에디터 lot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진나라의 흥망성쇠 그린 대서사극

    진나라의 흥망성쇠 그린 대서사극

    HD드라마 전문채널 CHING은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춘추전국시대 진의 흥망성쇠를 그린 대서사극 ‘대진제국(大秦帝國) 2012’를 30일부터 방영한다. 중국 CCTV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대진제국’은 중국 역사소설가 쑨하오후이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이번 방송 편은 흑색열변, 국명종횡, 금과철마, 양모춘추, 철혈문명, 제국봉인 등 6부작(240편) 가운데 올해 제작된 2부(51편)다. 제작비 1억 위안(120억원)이 투입된 2부는 허베이성 줘저오, 저장성 황디엔, 내몽골 바샹 등 중국 곳곳에 있는 6대 서부 영화 촬영지를 돌며 제작했다. 혜문왕 시기 사료를 토대로 함양궁을 복원해 대진제국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3차원(3D)으로 합성된 특수 카메라 장비를 사용하고 특수 효과팀을 따로 고용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점도 특징이다. 진 문화 예법 전문가 5명에게 출연진이 말투와 태도 훈련을 받고 별도 전문가를 동원해 당시 전통 복장과 도구, 병기를 제작하는 등 시대상과 분위기를 나타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대진제국 2012’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 40분과 오후 7시 20분에 2회 연속 방송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주도(酒道)/최광숙 논설위원

    술꾼 시인 천상병은 늘 술을 찬미했다. “저녁 어스름은 가난한 시인(詩人)의 보람,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莊嚴)하다.”(시 ‘주막에서’), “인생은 고해(苦海), 그 괴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술뿐이다.”(시 ‘술’)라고 읊었다. 술에서 자유로운 문인들이 있으랴만은 그가 얼마나 술을 좋아했는지, 한국 문단의 최고 기인 김관식의 집에서 책들을 훔쳐 헌책방에 팔아 술값을 내곤 했다고 한다. 월탄 박종화를 ‘박군’이라고 낮춰 부르던 김관식 역시 술을 좋아해 못다 마신 됫병 소주를 옆에 두고 시멘트 포대가 깔린 방에서 37세에 요절했다. 그렇지만 애주가이던 시인 조지훈은 ‘주도유단’(酒道有段)을 통해 술에도 급(9급)이 있고, 단(9단)이 있다며 주도(酒道)를 설파했다. “술을 마시면 누구나 영웅호걸이 되고 위인 현사(賢士)도 안중에 없는 법”이라면서 “술 먹고 부리는 주정에도 교양이 있다. ”고 자신의 술 철학을 폈다. 조선 시대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아들 학유가 폭음을 한다는 소식에 편지를 썼다. “술의 정취는 살짝 취하는 데 있다.”며 “얼굴빛이 붉은 귀신 같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곯아떨어지는 자들이야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고 아들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파탄 내는 잘못된 행동은 모두 술에서 비롯된다.”고 술 경계령을 내렸던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나라에서 술 먹는 법도를 정해 향교나 서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세종대왕이 주나라 예법을 바탕으로 만든 ‘향음주례’(鄕飮酒禮)가 바로 그것이다. 의복을 단정히 하고 끝까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아야, 즉 깍듯이 예의를 갖춰 술을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주폭(酒暴)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 강릉시는 경포대에서 술을 못 마시게 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백사장 음주 규제를 시행했다. 그 뒤 해변의 술판이 사라지고 쓰레기도 대폭 줄었다고 한다.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KDB 선비 술 문화 5계명’을 사내에 선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술잔은 돌리지 말라.’, ‘취하지 말고 즐겨라.’, ‘저녁에는 1차로 끝내라.’ 등 다섯 가지 내용이다. 구구절절 옳은 얘기다. 유난히 술에 대해 관대했던 우리 사회. 풍류로 받아들여진 잘못된 술 문화가 이제는 도를 넘어 성폭행 등 각종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술과 단절하자며 곳곳에서 나오는 자성의 움직임들이 누구보다 여성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