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예방접종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투표권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21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무대 쪽방촌 느낌의 골방. 원근감을 주기 위해 사선으로 놓인 방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관객석에서 앞쪽 방은 들어찰 곳 없이 빽빽한 쓰레기(보기에 따라서 생활용품으로 보일 수도 있다)가 들어차 있으며 몸 하나 간신히 뉘일 정도로 좁은 공간이 쌓아 놓은 물건들을 중심으로 둥그렇다. 그 옆방은 그에 비해 제법 집의 형태를 갖추었다. 티브이도 있고 버너도 있고 조그만 냉장고와 작은 침대도 있다. 앞쪽 방 위쪽으로 CCTV가 연결되어 있다. 그 화면은 뒷방 티브이를 통해 볼 수 있다.남자, 휴대폰을 귀에 대고 옆집을 살피는 듯 창밖을 힐끔 본다. 남 (통화 중) 모르긴 해도 강남에 빌딩 두어 채는 가지고 있을 거라니까. 구라 아니야. 몇 달간 이 몸이 뭐빠지게 고생해서 알아낸 거지. 원래 있는 사람들이 지 꺼 꽉 쥐고 안 쓰잖아. 그 할매 골골거리는 꼴이 길어봐야 두 달이야, 두 달. 두 달 후면 여기 청산하고 우리 가족 넷이서 알콩달콩…. 만삭의 여, 양손 가득 짐을 가지고 들어선다. 손이 모자라 휴대폰은 어깨로 귀에 댄 채다. 여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남 얘기 다 끝났잖아. 나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거든? 그냥 우리 지금은(여자의 배 내려다 보며) 알콩이랑 달콩이만 생각하자. 여 알콩하고 달콩한 그 기간이 두 달 남았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구? 남 그럼! 당연하지! 여 (짐 내려놓고) 당연은 무슨! 지금 상황만 봐도 그래. 너랑 나랑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어라 살펴봐도 삼시세끼 꼬박 챙겨 드셔, 새벽기도 빠짐없이 참석하셔, 아침마다 정정하게 일 나가셔,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너랑 알콩달콩인데? 남 너 오빠, 못 믿어? 여 응. (사이) 그러다 천수해로 하면 어쩌려고? 남 확실하다니까. 걷는 폼이 골골한 게 먹는 약도 확연히 늘어났고, 새벽에 잔기침도 엄청나게 심해졌어. 길어봐야 올해 설까지야. 여 그래도…. 남 (여자의 말 막으며) 어쩔 수 없잖아. 여 (흘겨보며 짐 내민다) 이거나 받아. 남 (물건 받아들며) 이게 뭐야? 생활비도 없다면서. 여 복지관에서. 겨울이라고 이것저것 챙겨주네. 확실히 강남이 좋긴 좋아. 나눠주는 것부터가 격이 달라. 쌀 하나를 줘도 꼭 이천 쌀만 준다니까. 남, 문 옆으로 쌀가마니랑 받아 온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여, 봉투 안을 뒤적거리다 과자 봉지를 꺼내든다. 여 (과자를 우적거리며 바닥 짚는다) 아직 한 겨울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바닥이 냉골이네. 남 수도관 동파가 올해는 좀 빨리 됐어. 그래도 나는 여기 몇 년 살았다고 금방 적응되는 거 있지. (걱정스러운) 자기, 많이 불편해? 여 아냐. 나도 전에 살던 고시원보단 백밴 나은데 뭐. 거긴 주방을 공동으로 썼는데, 꼭 내가 사놓은 김치만 훔쳐가던 놈이 있었어. 의심 가는 놈이 있긴 한데 확실하게 단정은 못 짓겠구. 그렇다구 무턱대고 범인으로 몰수도 없고. 그래서 나중엔 김치를 아예 안 샀었지. 자기, 김치 없는 라면 먹어 봤어? 진짜 (고개를 저으며) 사람이 할 짓이 못 돼. 남 그 자식은? 가만 뒀어? 여 가만 두긴. 나중에 여자 속옷 훔치다가 덜미 잡혀서 개망신 당하고 쫓겨났어.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남 미친놈이네. (침대 가리키며) 자기야, 여기 앉아. 여긴 좀 나을 거야. 여 (침대 위로 올라간다.) 할머닌 괜찮을까?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입 안에서 김이 나와. (호호 불며) 자기야, 이거 보여? 남 (옷장을 뒤적거려 커다란 점퍼를 뺀다. 이때 짐이 쏟아져 문 앞에 약간의 옷들이 쌓이게 된다. 자신도 입고 여자에게도 두꺼운 점퍼 하나를 건넨다) 이거 입어. 괜히 감기 걸리지 말구. 여 (점퍼를 입으며 침대 위 이불 안으로 들어간다.) 내가 워낙 건강 체질이라 웬만한 추위에는 꿈쩍도 안 하는데 자기랑 살림 합치고부터 몸이 약해졌어. 임신 때문인가 아침부터 삭신도 쑤시고 목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리는 게 조만간 감기가 올 것 같아. 남 (버럭) 감기? 그러게 독감예방접종 하랬잖아! 여 삼만 팔천 원이야. 그걸 어떻게 맞아? 남 그러다 약값이 더 나는 거 몰라? 그깟 돈 몇 푼 아끼려다가 병원비, 약값 더 나가는 거라고! 진짜 짜증 나게! (바닥에 쌓인 비닐봉지를 걷어찬다) 여 야! 남 뭐! 여 너 지금 뭐 하는 짓거리냐? 남 짓거리? 짓거리? 다시 한번 말해 봐. 남편한테 짓거리? 여 그래. 짓거리라 했다. 남 말하는 본새하곤. 그러니까 네가 어디 가서 고등학교 중퇴자란 소릴 듣는 거야. 여 고졸인 넌 뭐 얼마나 그렇게 대단한데? 남 이거 왜 이래? 나 전문대까지 휴학했어. 너하곤 완전 급이 달라. 이번에 네가 임신만 안 했어도 나 학교 복학했다. 여 얼씨구? 등록금은 있냐? 남 …. 까짓것 벌면 되지. 여 (코웃음 친다) 퍽이나 벌겠다? 지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게. 남 으이구! (자신의 머리 때리며) 그날 밤 내가 왜 술을 마셨는지 그날 밤이 내 인생 천추의 한이다, 한! 이래서 몸 굴리는 애들하곤 함부로 노는 게 아닌데. 여 (벌떡 일어나 노려본다) 그 몸은 나 혼자 굴렀냐? 애는 나 혼자 만들었고? 한 번만 자달라고 졸라 될 땐 언제고. (배 만지며) 알콩아, 달콩아, 봤지? 네 아빠가 저렇게 병신 같은 놈이란다. 남 (애써 누르며) 됐다, 됐어. 말을 말자, 말을 말아. 내가 저 고등학교도 못 나온 년이랑 무슨 얘길 하냐? 남, 옷을 추려 입고 밖을 나가려는데, 기계음이 들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기계음은 내내 남과 여의 집에서만 들린다) 여, 재빠르게 리모컨 집어 티브이를 켠다. 남, 언제 그랬냐는 듯 잽싸게 달려와 티브이 앞에 선다. 티브이 화면 가득 노파의 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다리를 절고 있네.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빙판길에 넘어졌나? 노파, 문을 열고 들어선다. 머리 위에 짐을 얹고 양손에도 한 가득 짐을 들고 있다. 다리를 절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양 손에 짐이 한 가득이야.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어디 폐지 같은 거나 주워 오는 거지. 남, 눈치 보며 슬금슬금 여의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여, 기다렸다는 듯 남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과자를 우적거리며 영화 감상하듯 나란히 모니터에 집중하는 두 사람 여 저런 건 도대체 어디에서 줍는 거야? 남 아파트 쓰레기통, 상가 앞, 식당 뒤, 구석구석 뒤지겠지. 여 저게 진짜 돈이 될까? 남 진종일 쌔빠지게 고생하면 끽해야 하루 5천 원 정도? 여 그렇게나 적어? 남 몸만 죽어나는 거지. 노파, 가져온 물건들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금방이라도 쌓인 물건들이 넘어질 듯 위태하다. (혹은 넘어져도 무방하다) 여 저러다 정말 큰일 나시겠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남 저런 게 바로 궁상이야. 사는 거 자체가 민폐 인생. 여 너무 그러지 마. 찾아오는 가족도 없다는데 안 됐잖아. 남 아들이 하나 있긴 한데 연 끊은 지 꽤나 된 거 같아. 여 하나밖에 없는 자식새끼, 금이야 옥이야 길렀는데 머리 커서 귀찮다고 외면하고? 남 뻔한 스토리지. 여 사람들은 왜 늘 뻔한 것에 속는 걸까? 남 견디려고 그러는 거지. 그래야 견딜 수 있거든. 여 그래서 수집하나? 헛헛한 마음을 물건으로. 남 마음이 물건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그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거야? 여 오빠. 남 응? 여 난 저렇게 살기 싫어. 남 (여자의 배 쓰다듬으며) 내 자식도 저렇게는 살면 안 돼. 천장에서 쿵쿵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 (하늘 올려보며 남자의 곁으로 바짝 붙는다) 뭐지? 남 저놈의 쥐새끼들. 여 쥐야? 남 사람 없을 땐 내내 조용하다가 꼭 들어오면 저 난리지. (둘러보다 빗자루를 집어 천장을 하늘로 쿵쿵 찌르면 이내 조용해진다) 조용히 해, 새끼들아! 여 (번뜩 뭔가 생각난 듯 남자의 빗자루를 빼앗는다) 오빠, 줘 봐. (천장 환기구를 열어 그 안을 기웃거린다.) 남 뭐해? 여 (이내 뭔가를 손에 쥐고 내려온다) 잡았다! 남 (여자에게 멀찍이 떨어지며) 잡았다구? 쥐를? 여 (의기양양) 응. 남 뭐하려고? 여 할머니 갖다 주게. 남할머닐? 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그때부터 백전백승! 게임 끝이야. 여, 남자가 말릴 새도 없이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남 야! 자기야! 여, 어느새 옆집으로 넘어갔다. 노파 집 대문을 두드린다. 남, 티브이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본다. 여 할머니! 노파 목소리 뉘슈? 여 저어, 옆집인데요. 잠깐 문 좀 열어주실래요? 노파, 절룩거리며 느리게 현관 앞을 걸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 살짝 열고 고개만 삐죽 내민다. 경계하는 느낌이다.) 뭔디 그랴? 여 수도관이 동파 돼서 걱정 돼서 한 번 와봤어요. 많이 추우시죠? 노파 겨울인디 추운 건 당연하지. 여 그래서! (쥐 내밀며) 이거라도 가지고 계시라고요. 만져보세요. 노파 (떠밀리듯 받아들며) 이게 뭔디? 여 쥐요. 노파 쥐? 여 살아있어요, 아직 따뜻하구요. 노파 (의심스러운) 애기 엄만 안 춥가니? 똑같이 사람으로 태어난 몸땡아리, 애기 엄마도 솔찬히 추울 텐디. 여 전 괜찮아요. 옆에 남자친구도 있구, (배를 내려다보며) 뱃속에 아기도 있잖아요. (돌아가려면) 노파 (문을 처음보다 조금 활짝 연다) 저기, 색시! 여 (돌아보면) 네? 노파 나 그런 사람 아녀! 여 뭐가요? 노파 선물을 받았으면 은혜를 갚아야지. 쪼매만 기다려. 뭐라도 줄 거 없나 찾아 볼랑게. 난 천성이 신세 지곤 못 사는 성격이여.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노파, 물건들 사이를 뒤지기 시작한다. 둘러보다 한 묶음의 짐 보따리를 내밀며,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이불 있어? 여 네? 노파 새댁 집에 이불 있느냐고? 여 (생각하다) 하나 있긴 한데 그게 사계절용이라 그렇게 따뜻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쓸 만해요.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잖아요. 추우면 우리 자기랑 꼬옥 껴안고 있기도 하고…. 노파 (자랑스럽게) 날도 추운디 한 사람당 두 개 정돈 덮어야지. 우리 집엔 이불 엄청 많아. 이것 말고도 여덟 개나 더 있는디? 여 (받아들며 감동이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닌 정말 마음이 따뜻하시네요. 노파 세상 혼자 살간? 서로 돕고 사는 기 세상이지. 추워. 얼른 가. 노파, 먼저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자신만한 커다란 이불을 가지고 들어온다. 여 (한숨 길게 내쉰다) 아후, 안 되겠어. 도저히 못하겠어. 남 (이불을 받아들며) 왜 또 그래? 여 백퍼센트 코튼 마크잖아. 오리털도 아닌 거위털이야. 이게 얼마나 비싼 건지 오빠가 알기나 해? 남 할머니가 주신 거야? 여 그래. 저쪽 집에 엄청 많대. 남 자기야,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강하게 다져야 해. 생각해 봐, 저 할머니 돌아가시면 그게 전부 우리 거야. 이불 깔고 덮고 지지고 볶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니까. 여 몰라. 암튼 기분이 안 좋아.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서 도저히 그 일은 못하겠어. 이건 옳은 짓이 아냐. 우리도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취직 같은 거 해 보는 거 어때? 남 아니. 구직은 더이상 희망이 없어. 여 오빠, 그러지 말고 일용직이라도 구해 보자. 남 (여자의 배를 내려다보며) 이 몸을 해 가지고? 여 우리 사정 얘기하면 받아주는 데가 있을 거야. (남자의 손 잡으며) 오빠…. 남 …. 여 제발…. 남 …. 넌 그럼 빠져. 이번 일은 나 혼자서 할 테니까. 여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우린 한 몸이야. 이 아이들 낳기로 결정한 날 잊었어? 뭐든 함께하기로 약속했었잖아. 남 그랬었지. 여 우린 그때 너무 힘들었어. 남 알아. 여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부모도 없고. 빽도 없고. 남 아무것도 없었지, 우린. 여 그래도 행복했었잖아. 남 사랑만이 전부였던 시기였지. 여 극복하자. 할 수 있어. 노력하면 어떤 일도 다 이뤄낼 수 있다니까. 남 개소리야. 여 오빤 옆집 할머니 보면 친할머니 생각 안 나? 오빠도 할머니가 키워 주셨다며? 남 그때 생각 따윈 하고 싶지 않아. 여 난 가끔 그 시절이 그립던데….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가 나았던 거 같아. 너무 많이 아는 지금은…. 남 할머닌 나를 학대했어. 여 학대? 남 어린 꼬마였지. 아빠 손에 이끌려 왔던 날, 아빠 등 뒤로 숨었던 날, 할머니의 우악스런 손아귀가 나를 질질 끌고 갔어. 그리곤 내가 아빠 인생을 망쳤다며 끝없는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지. 여 오빠, 옆집 할머닌 오빠네 할머니와는 달라. 이렇게 이불도 주고 정말 좋으신 분이라고. 남 아무리 그래도 나쁜 점은 분명 있을 거야. 옆집 할머니의 나쁜 점을 한 번 생각해 봐. 여 할머니의 나쁜 점? (생각하다가) 예를 들면…? 남 예를 들면…. (생각났다) 저장강박! 저렇게 쓰지도 못할 거 쟁여만 놔서 이웃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잖아. 저것도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티비에서 본 거 같아. 기억 안 나? 전에 복지관에서 도배 새로 해준다고 했을 때…. 여 (조금 솔깃하다) 아, 그때! 난리부르스도 아니었지. 문 앞에 대자로 쫙 드러누워가지고. 남 그래! (좀 장황하게) 물건들 좀 치우려고 그러면, “차라리 날 밟고 가라! 이것들아! 내 두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저 물건들 못 뺏는다!” 아니, 지가 무슨 이순신이야? 잔다르크야? 저 중에 쓸 만한 물건이 어디 있다고 저 난린지. 저런 건 욕심이 많다는 반증이야. 여 욕심? 남 그래. 스크루지보다 더 지독한 짠순이. 집에 물건들은 숨기면서 정작 중요할 땐 나 몰라라 외면하지. 저러다 결국 저 쓰레기 더미에 깔려 돌아가실 거야. 자기 꺼 꽉 움켜쥐고 남의 거 야금야금 훔치면서. 여 (놀라) 저 물건들이 훔친 거야? 남 훔친 거지. 박스 뒤지고, 남의 물건 뒤지고, 더 가난한 사람들 기회 뺏으면서. 여 (동조됐다) 몰랐어. 할머니가 그런 사람인 줄. 남 (여자의 손 잡으며) 자기야, 그러니까 마음 약해지면 안 돼. 우리도 남들처럼 살아야지. 혼인신고도 제대로 하고, 애들 호적도 제대로 올리고. 남들 사는 만큼 딱 그만큼만 살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만.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노크 소리) 색시, 안에 있어? 여 누구지? 남 할머니다! 노 파색시! 여 왜 온 거지? 혹시 우리의 계획을 눈치채신 건가? (남자를 쿡 찌르며) 오빠! 오빠가 나가봐. 얼른. 남 (경계하며 문 쪽으로 다가선다.) 누구시죠? 노파 옆집이외다. 색시 있슈? 여, 겁에 질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남 잠깐 이 앞에 나갔는데요. 왜 그러시는지…? 노파 구청에서 라면 한 박스를 선물로다 줬는디. 내가 밀가리를 먹으면 위가 쓰려. 남 (여전히 경계하며) 그래서요? 노파 색시 먹을랑가 물어볼라고 그러지. 남 무슨 라면인데요? 노파 진라면이랑 너구리랑 짜파게티랑 뭐 이것저것 섞였는디? 남, 여자를 바라보면 여,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남 (찜찜하지만 문을 살짝 연다) 뭘 이런 걸 다 주시고…. 노파 (고개 들이밀며) 애기 엄만 어디 멀리 갔수? 여 (잽싸게 이불로 머리를 덮는다) 남 슈퍼 갔어요. 라면 사러. 노파 아이고, 잘 됐고만. 내가 그 시간에 딱 맞춰 왔네. 얼른 전화혀서 라면 사지 말고 오라 그랴. 신혼부부들이 무신 돈이 얼마나 있다고. 얼른 전화혀. 남 네에. 그럴게요. 노파 (가려다가 돌아본다) 임신했을 땐 특히 남자가 잘해야 혀. 먹고 싶다는 거 있담 다 멕이구, 짜증내도 것도 일절 받아주고. 남편이 잘해야 그 기운에 평생 살아. 늙은이 말이라고 무시허지 말구 새겨들어. 알겄지? 남 네, 그럴게요. (하다가) 근데 겨울엔 딸기를 못 구하잖아요. 노파 색시가 딸기가 먹고 싶대? 남 네에. 노파 딸인가 보네. 딸기가 땡기는 걸 보니. 남 (헤벌쭉, 딸 생각에 기분 좋다) 딸이래요, 딸. 것도 쌍으로다. 노파 둘씩이나 들어 있어? 남 (헤벌쭉) 네에. 그렇다네요. 노파 아이고, 장해라. 장해. 참말로 장하네 그려. 남 (꾸벅 인사하며) 할머니, 라면 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남, 라면박스를 입구 옆에 놓는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뒤집어쓴 이불 밖으로 빠져나오며) 갔어? 남 (복잡하다) 응. 여 할머니 정말 나쁜 사람 맞아? 남 (찜찜하다) 그렇다니까. 여 이렇게 이불에 라면까지 주셨는데도? 남 (멈칫) 의도를 생각해야지. 왜 이런 조건 없는 나눔을 베푸는지. 여 조건 없는 나눔? 남 세상엔 공짜란 없는 법이야. 본디 그렇게 세상은 굴러가게 돼 있어. 근데 이거 봐봐. 할머니가 주신 것들.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어? 여 (생각하다 머리를 쥐어 잡으며) 정말 모르겠어. 남 중졸인 네가 이해하기엔 좀 어려운 문제일 거야. 좀더 깊게 생각해 봐. 여 (생각하다) 할머니에게 실망했어. 남 (환희에 차) 생각났어? 여 임산부에게 라면을 먹으라니. 딸기는 못 줘도 라면을 먹으라고 권하는 건 아니잖아. 라면은 성인병 고혈압의 원인이야. 과다한 나트륨 함량으로 내 아이들이 아토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 남 그래! 바로 그거야! 여 (여자 뭔가를 깨달은 듯 놀라 입을 막는다) 설마 할머니가 이 모든 걸 꾸민 거야? 남 그, 그런 거지. 여 꼴랑 라면 하나 주면서 생색은 있는 대로 다 내면서? 남 드디어 깨달았구나. 여 오빠 말이 맞았어. 저 할머닌 나쁜 사람이야. 남 그럼.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여 내 앞에선 위해주는 척, 순진한 척하면서 뒤로는 엄청난 계략을 꾸미고 계셨던 거야. 남 이제 말이 통하는구나. 여 할머니 재산이 얼마라고? 남 한 십억쯤 되려나? 여 확실한 거야? 남 (당황스러운) 그냥, 사람들 얘기가…. 그러지 않겠느냐. 풍문이지, 풍문. 여 강남에 빌딩이 두 개라며? 설마 그것밖에 안 되겠어? 아아, 할머니가 빨리 뒈져버렸음 좋겠어. 남 걱정 마. 조만간 그렇게 될 테니까. 그전에 우리는 먼저 선수 치고 튀자. 할머니 재산 홀라당 챙겨가지고. 여 몇 주 후에나 발견되시겠지? 이참에 단단히 한몫 챙기자고. 남 우리가 먼저 발견한 걸 고마워할지도 몰라. 여 무연고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테니까. 남 장례식은 고사하고, 저 많은 짐들 정리하려면 국가도 고생이지. 여 맞아. 저 중에 쓸만한 건 전부 처분하고 할머니 통장이랑 국가보조금 남은 거랑 이것저것 모아서 한몫 단단히 챙기자고. 남 그 돈으로 알콩이랑 달콩이 피아노랑 발레를 가르치는 건 어때? 여 피아노랑 발레? 남 내 오랜 로망이거든. 알콩이는 피아노를 치고 달콩이는 그 옆에서 발레를 하고. 나랑 넌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완벽하지 않니? 여 (상상하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죽이자! 남 (놀라) 뭐? 여 할머니가 죽을 때까지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 지금 당장 죽이자! 시간이 얼마 없어. 좀 있으면 알콩이와 달콩이가 태어날 거라고! 남 그래도 지금은 너무 이르잖아. 여 이르긴 뭐가 일러? 당장에 실행에 옮겨야지. (찬장을 뒤져 식칼을 꺼낸다. 금방이라도 실행에 옮길 듯 위협적인 표정이다) 남 자, 자기야. 왜 그래? 여 시간이 얼마 없다니까. 우리 애들은 우리처럼 자라게 할 순 없잖아. 오빠. 남 그래도…. 여 일단, 최고급 산후조리원부터 예약해줘. 거기에서 인맥을 쌓아야지. 남 결심이 선거야? 여 응! 남 양심의 가책 같은 건 사라지고? 여 그딴 거 개나 주라 그래! 남 그래도 좀 그렇잖아. 살인과 고독사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여 (비장하다) 아니, 나는 해야겠어.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때야. 여, 성큼성큼 현관을 향해 걸어가는데 남, 급하게 현관문을 막아선다. 남 자! 잠깐! 여 왜 이래? 비켜. 남 어쩌면 우리 할머니보다 옆집 할머니가 조금은 더 나은 사림일지도 몰라. 여 무슨 소리야? 언제는 나쁜 사람이라며.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 등쳐 먹는. 남 그건…. 그냥 내 생각인 거고. 여 아니. 아무리 자기가 진실을 외면해도 그건 명백한 사실이야. 남 자기야. 진정하고 조금만 기다리자. 여 뱃속의 아이가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 한다니까. 남 알아! 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얼마 안 남았어. 금방 돌아가실 거야. 여 알콩달콩이도 시간이 없어. 남 그래도 애들은 어리니까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 어쩌면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믿을지도 몰라. 여 위선 좀 그만 떨어. 알콩이 달콩이도 우리처럼 살게 할래? 우리처럼 거지 같은 옷 입고 거지같은 방 안에서 지내면서. 입에서 김 나와서 겨울이면 끔찍하고. 여름이면 뜨거운 선풍기 끌어안고 지내면서. 거지 같은 학교 졸업해서 쥐꼬리만 한 월급 못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외식은커녕 맨날 돈돈 거리면서 지내겠지. 남들 다 다니는 학원 한 번 못 보내고, 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어쩜 못할지도 몰라. 그렇게 눈치 보며 살게 할 거야? 남 돈만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잖아. 우리 둘이 사랑하는 모습 보여주고 우리가 떳떳하면 자식들도 언젠간 알 거야. 언젠간 부모의 노력과 수고를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 여 떳떳해? 우리가 뭐가 떳떳한데? 복지관에서 공짜밥 얻어오는 게 떳떳한 거야? 예방접종비용 비싸 못 맞는 게 떳떳한 거야?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떳떳한 지 알려줘 봐. 내 손에 싸구려 반지라도 하나 끼워주고 남들 하는 만큼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려면 그 망할 놈의 돈이 필요하다고 난! 네가 뭐라고 떠들던 간에 난 오늘 저 할머닐 죽여야겠어! 여, 남자를 밀어낸다. 남, 막았던 자리 무너지듯 자리를 비켜선다. 여, 밖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거칠게 현관문을 두드린다. 한 손엔 칼을 숨기듯 쥐고 있다. 여 할! 머! 니! 노파, 느리게 현관으로 다가온다. 노파 옆집 색신가? 기계음 김분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을 활짝 열며) 색시, 마침 잘 왔어. 들어와 봐, 어여. 여, 무시무시한 얼굴이다. 성큼성큼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좁은 집 안, 서로를 마주 보고 간신히 선 노파와 여자 그 가운데 딸기 한 팩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여, 칼을 빼들고 찌르려다 딸기를 보고 멈칫하는데, 노파 먹고 싶었다며? 여 네? 노파 신랑한테 다 들었어. 딸기 먹고 싶다 그랬다며. 여 (냉랭한) 그런데요? 노파 요리하다 온겨? 여 뭐여? 노파 지금 칼 들고 서 있잔여. 여 (칼을 숨기며) 대파 있으세요? 노파 대파? 여 라면에 넣으려고 보니 대파가 마침 똑 떨어져서요. 노파 글씨. 대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겄네. 혼자 사는 노인네라 집 안에 마땅한 게 없어. 배고프면 먹고 안 고프면 굶고 그러니께. 노파, 쭈그려 앉아 냉장고를 연다. 이것저것 뒤적거린다. 여, 딸기 팩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노파 (냉장고 뒤지며) 찬물에다 밥이나 말아먹지. 음식이 변변찮해. 대파가 있을라나 모르겄네. (돌아보며) 대파 대신 양판 안 되야? 여 그거라도 주시면 고맙구요. 노파, 양파를 한 망 건네준다. 계란, 버섯 이것저것 한 움큼 들려 있다. 여, 얼떨결에 받아든다. 노파 딸이라매? 여 네? 노파 남편이 많이 좋아하드라고. 여 그 자식이 임신한 걸 좋아해요? 노파 가장의 위치가 원래 그런 거여. 좋으면서 티도 못 내고 맘속 복잡허고. 섭섭하고 서운한 게 있더라도 자네가 넓은 맴으로다 이해혀야지. 여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노파 한 인간을 다른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제. 용기 잃지 말구 악착같이 살어잉. 여 …. 노파, 딸기를 까 여자의 입에 넣어준다. 노파 어뗘? 맛이? 여 달아요, 아주. 노파 내가 샥시가 딸기 좋아하는 걸 우찌 알았겠어? 신랑이 챙겨주고 싶은디 맘처럼 되지 않응게 속상한 겨. 색시도 알지? 신랑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거. 여 네에. 노파 겨울엔 딸기가 없어. 비싸기도 하고. 우리 같은 사람은 먹기 쉽지 않제. 맴이야 그렇지 않겄지만 그래도 너무 서운해하덜 말어. 여 (맛있게 딸기를 먹는다) 할머닌 안 드세요? 노파 난 늙어서 식욕도 읍서. 뭐가 맛난지도 모르겄고 배만 차면 그만이여. (딸기 팩 건네며) 가져가서 신랑이랑 맛나게 나눠 먹어. 여 자꾸 이렇게 주시기만 하면 제가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잖아요. 노파 아녀, 아녀. 내가 뭐 바라고 그런 것도 아닌디. 여, 딸기 팩 챙겨들고 느리게 돌아서면, 노파 샥시. 여, 멈춰 선다. 노파 내가 쪼매난 부탁 하나만 혀도 될까? 여 (다시 경계한다) 부탁이요? 노파 뭐 거시기한 건 아니고. 내가 만약 죽거들랑 내 시신 처리 좀 해돌라고. 그냥 보다가 요 며칠 안 보이면 구청 같은데다 연락 좀 햐줘. 그 짝에서 알아서 잘 해줄 텐게.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셔요. 오래오래 사셔야죠. 노파 암만 그래도 아가들도 있는디 시체 냄시 풍기며 마무릴 할 순 없지 않겄어? 죽는 날을 내가 택할 수 있으면 좋겄지만 살아보니 그것도 내 맘대로 안 되고. 시상에서 제일 나쁜 게 지 목숨 지가 끊는 거라 그럴 수도 없고. 얼마 안 되지만 이 콧구녕만한 집구석도 여기저기 뒤져보면 쓸 만한 게 있을 거여. 마지막 부탁 들어준 보답이다 생각하고 부담 갖지 말고 가져. 보니께 나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거 같더라고. 세상천지 아는 사람이라곤 자네가 준 요 쥐새끼랑 자네 집안 식구들이 전부니께.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러면 저희가 너무 죄송하잖아요. 노파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내가 오히려 미안허지. 나, 한 번만 만져 봐도 되나? 노파, 여자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여자의 배에 손을 지그시 댄다. 노파 꼼틀거리는구만. 생명이. 한 생명이 가믄 또 다른 생명이 오겄지. 그것이 자연의 섭리니께. (여자의 배에 대고) 환영하네. 이 세상에 온 걸. 여, 노파가 준 딸기 팩을 가지고 도망치듯 그 집을 빠져나온다. 여, 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선다. 남 어떻게 됐어? 여, 딸기 팩을 남자에게 집어 던진다. 너부러진 딸기들 남 뭐야, 이게? 여 입양 보내. 남 뭐? 여 그렇게 해. 남 뭔 소리야? 여 막달이라 지우진 못하겠구, 그냥 입양이나 보내자구! 남 지긋지긋하다, 정말. 또 그 소리냐? 여 네가 듣고 싶어 했던 말이잖아! 남 난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여 (노려보며) 미친 새끼. 할머니가…. 할머니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반복 재생된다) 남과 여, 동시에 옆집을 돌아본다. (암전) >>등장인물 남자 여자 노파
  • 경찰 ‘탄저균 백신 수입’ 보도 인터넷 매체 수사 착수

    경찰 ‘탄저균 백신 수입’ 보도 인터넷 매체 수사 착수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구입해 직원들만 예방주사를 맏았을 것’이라는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에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라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을 통해 청와대 직원들의 탄저균 백신 접종 의혹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죄로 처벌해 달라며 지난 25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파이낸셜뉴스가 26일 보도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법리 검토를 한 후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뉴스는 전했다. 앞서뉴스타운은 청와대가 북한의 생물학 무기 공격에 대비해 외국에서 백신을 수입했고, 청와대 직원 500명이 이 탄저균 백신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는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가 이슈화한 뒤로 탄저균 대비 필요성이 대두해 치료 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면서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치료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백신 도입은 이번 정부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 경호처가 (박근혜 정부 집권 때인) 지난해 초 해외에서 탄저균 백신 도입을 추진했고 올해 예산에 탄저균 백신 도입 비용이 반영됐다”면서 “청와대 신뢰를 훼손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조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북핵 보다 무서운 탄저균 공포 커지나...17㎏이면 서울인구 절반 사라져

    북핵 보다 무서운 탄저균 공포 커지나...17㎏이면 서울인구 절반 사라져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수입했다’는 일부 온라인 매체의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명백한 허위보도’라며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탄저균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청와대는 지난 23일 한 매체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 500여명이 백신 주사를 맞았을 것’이라고 보도한데 대해 탄저균 백신을 구매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주사를 맞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대한 팩트가 틀린 만큼 정정보도 요청에 나설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청와대 경호처가 도입한 탄저균 백신은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가 불거진 이후 탄저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치료 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고 24일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가 있었을 때 치료제 목적으로 예산을 잡았고 이번 정부는 예산만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탄저균 백신은 국내 임상시험이 시행되지 않아 부작용 등이 우려되는 만큼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11월 2일 탄저 백신 350인 분을 도입해 국군 모 병원에서 보관중이며 별도로 질병관리본부에서 생물테러 대응 요원 예방 및 국민 치료목적으로 1000명분을 도입 완료해 보관 중”이라고도 말했다. 이번 탄저균 논란은 일본 아사히 신문이 지난 20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탄저균을 탑재하는 실험을 최근 시작했다”는 보도와 함께 청와대게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생물테러 대비 의약품 해외도입 협조공문을 통해 미국에서 만들어진 탄저균 백신 500명분을 구매한 것에 대해 한 온라인 매체가 “북한의 생물학 공격에 대비해 청와대 직원들만 살아남기 위해 구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발단이 됐다. 탄저균은 피부접촉이나 호흡, 오염된 식품 섭취 등을 통해 감염되는데 체내로 유입될 경우 폐 조직에 출혈과 괴사, 부종 등을 유발시켜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병으로 감염 직후 항생제를 투여받지 못할 경우 치사율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저균은 2001년 우편을 통해 미국 정부와 언론사 등에 전달됐으며 우편물을 취급한 집배원 12명과 기자, 병원 직원 등 10명이 감염되고 5명이 숨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 크기의 도시에 탄저균 50㎏이 살포될 경우 최대 최대 수십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돼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탄저균 대응 정책토론회’에서도 “약 17㎏의 탄저균이면 서울 인구 절반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네티즌들은 “국민 치료목적으로 도입한 1000개는 너무 적지 않나, 로또 당첨 수준” “임상시험이 되지 않은 백신을 굳이 도입할 필요가 있나” “독감에 걸린 다음에 독감예방주사 맞아봐야 소용없는 것처럼 효과도 없는 탄저균 백신을 치료용으로 사용 가능할까” 등의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靑 “탄저백신 도입은 치료 목적…예방접종은 허위보도”

    靑 “탄저백신 도입은 치료 목적…예방접종은 허위보도”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수입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 500명이 예방접종을 맞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명백한 허위보도”라며 “치료 목적으로 구입했을 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청와대는 명예 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청와대는 24일 박수현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2일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120명(350도즈)이 쓸 수 있는 양의 탄저 백신을 들여와 국군 모 병원에 보관 중”이라면서도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가 이슈화한 뒤로 탄저균 대비 필요성이 대두해 치료 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며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탄저 백신은 탄저균에 감염됐을 경우 항생제와 병행해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커진다. 다만 해당 백신은 국내 임상시험이 시행되지 않아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치료 목적으로만 이용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탄저 백신 도입이 이전 정부 때인 지난해 초부터 추진됐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해부터 추진돼 2017년도 예산에 탄저 백신 도입 비용이 반영됐다“며 ”7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공문을 발송해 식약처가 주관하는 희귀의약품 도입회의에서 탄저 백신 수입이 승인됐다“고 말했다. 국군 병원에 보관하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질병관리본부는 생물테러 대응요원과 국민 치료 목적으로 1000명분의 탄저 백신 도입을 완료해 이 또한 모처에서 보관 중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앞서 한 언론은 ‘청와대 식구들, 탄저균백신 수입해 주사맞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과 청와대 근무자 전용 탄저균 백신을 구입했으며 500명이 이 백신 주사를 맞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 대변인은 ”한 언론매체는 관련 내용을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사실 관계 확인에 극히 소극적이었고 반론조차 받지 않았다“며 ”청와대 신뢰를 훼손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조처를 강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탄저균 백신 도입은 치료 목적…국민 치료용도 보관 중”

    청와대 “탄저균 백신 도입은 치료 목적…국민 치료용도 보관 중”

    청와대는 24일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수입해 주사를 맞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탄저백신 도입은 이전 정부부터 사업이 반영돼 추진된 사업”이라고 해명했다.청와대는 이날 박수현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가 이슈화한 뒤로 탄저균 대비 필요성이 대두해 치료 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며 이같이 반박했다. 탄저 백신은 탄저 감염 시 항바이러스제와 병행해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커질뿐더러 해당 백신은 국내 임상시험이 시행되지 않아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치료 목적으로만 이용할 계획이라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탄저 백신 도입이 이전 정부 때인 2016년 초부터 추진됐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지난해부터 추진돼 2017년도 예산에 탄저 백신 도입 비용이 반영됐다”며 “7월에 식약처에 공문을 발송해 식약처가 주관하는 희귀의약품 도입회의에서 탄저 백신 수입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달 2일 치료제로 사용 시 350명이 쓸 수 있는 양의 탄저 백신을 들여와 국군 모 병원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질병관리본부는 생물테러 대응요원과 국민 치료 목적으로 1000명분의 탄저 백신 도입을 완료해 이 또한 모처에서 보관 중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청와대 경호실이 식약처에 보낸 공문을 근거로 ‘청와대 내 500명이 이 백신 주사를 맞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 대변인은 “한 언론매체는 관련 내용을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에 극히 소극적이었고 반론조차 받지 않았다”며 “청와대 신뢰를 훼손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조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액운 없앤다” 6개월 아기 향불로 지져 죽인 엄마 징역형

    “액운 없앤다” 6개월 아기 향불로 지져 죽인 엄마 징역형

    “액운을 없앤다”며 자신이 낳은 6개월 아기의 온 몸에 향불을 놓아 고통 속에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여성에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 여성은 샤머니즘을 맹신해 무녀가 시키는대로 하다 자신의 자식마저 죽인 살인자가 돼버렸다.부산지법 형사17단독 김현석 판사는 24일 아동복지법(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위반과 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하고 A씨를 법정구속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03년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친언니를 통해 사이비 무녀인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기도를 하지 않으면 가족이 더 큰 액운으로 고통받는다”는 B씨 말을 맹목적으로 믿고 6년간 전국 사찰을 돌면서 방생기도 자금을 대느라 많은 빚을 졌다. 결국 대출 받은 돈을 갚지 못해 빚 독촉에 시달리던 A씨는 2009년 B씨 소개로 B씨 사촌 동생이자 승려인 C씨가 있는 절에 몸을 숨겼다가 이듬해 2월 C씨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낳았다. A씨는 B씨의 지시에 따라 미숙아로 태어나 집중 치료를 받던 아기를 생후 17일 만에 퇴원시킨 것은 물론 필요한 치료나 신생아 필수 예방접종도 거의 하지 않았다. B씨는 “집안의 모든 액운이 너와 아기로 인해 발생해 몸을 태워 업장을 없애야 한다”며 두 달 동안 A씨의 온몸에 불을 붙인 향을 놓는 종교의식인 ‘연비’를 행했다. A씨는 이 때문에 어깨에 큰 화상을 입어 절에서 일하지 못하게 됐고 B씨 집에서 함께 살게 됐다. B씨는 “절에 기도하러 보냈는데 왜 애를 만들었느냐”고 화를 내면서 “액운이 사라지지 않아 아기에게도 ‘연비’ 의식을 하겠다”며 6개월 밖에 안 된 아기 몸 곳곳에 향불을 놓는 학대 행위를 했다. A씨는 친자식인데도 살이 타는 듯한 고통에 우는 아기를 외면한 채 방치했다. 화상을 입은 아기는 별다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하루 만에 숨졌다. A, B 씨는 아기 시신을 쇼핑백에 넣어 경북의 한 야산으로 옮긴 뒤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훼손했다. 김 판사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에게 필요한 의료 조치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하거나, B씨와 공모해 어른조차 견디기 어려운 종교 행위를 한 뒤 보호조치를 전혀 하지 않아 아기를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결했다. 김 판사는 “초범인 A씨가 반성하고 공범인 B씨에게 정신적으로 지배당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거나 가담한 점, 아기에 대한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는 2011년 사망해 기소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률 만 12세 소녀 58% 그쳐

    만 12세 여자 청소년 10명 가운데 6명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1차 무료 예방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올 연말까지 1차 접종을 받아야 내년에 2차 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연말까지 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달 9일까지 만 12세 여자 청소년 44만명을 대상으로 HPV 백신 접종을 실시한 결과 58%인 25만 5000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고 18일 밝혔다. 만 12세 여자 청소년 가운데 2004년생은 23만명, 2005년생은 21만명이다. 2004년생 1차 접종률은 62%(14만 3500명)로 지난해 접종을 마친 인원을 제외하면 올해 4만 9000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올해 처음 예방접종을 한 2005년생은 52%(11만 1000명)가 1차 접종을 마쳤다. HPV 예방접종은 만 12세에 6개월 간격으로 2회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2004년생 여자 청소년은 연말까지 1차 접종을 마쳐야 내년에 2차 접종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HPV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올해 5~6월 미접종 여성 청소년 보호자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73.5%가 부작용 문제를 들어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HPV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은 지난해부터 올 11월까지 49건으로 전체 접종 건수 61만 7064건의 0.008%에 불과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그의 목표는 ‘아이를 구하는 것’

    그의 목표는 ‘아이를 구하는 것’

    휴머니스트 오블리주/애덤 파이필드 지음/김희정 옮김/부키/504쪽/1만 8000원 1980년 전 세계 5세 이하 아동사망률은 정상 출산 1000명당 117명에 달했다. 2013년에는 46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1년간 사망한 어린이 수는 1390만명에서 630만명으로 반 토막 났다. 이러한 아동생존혁명은 죽기 직전까지 15년간 유니세프 총재를 지냈던 제임스 그랜트(1922~1995) 덕택이다. 그는 어린이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설사병을 잡는 사업을 펼쳤고 예방접종 확대에 매진했다. 그 결과 1980년 16∼17%였던 예방접종률은 1991년 80%를 넘었다. 엘살바도르 내전에서는 총에 맞는 게 아니라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생을 마감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 정부와 반군을 설득해 휴전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책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독재자에게도 잘 보이려 했던 그랜트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CDC처럼 역학조사관에게 사법경찰권 주어진다

    美CDC처럼 역학조사관에게 사법경찰권 주어진다

    감염병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경우 미국에서는 사법경찰권을 가진 질병관리통제센터(CDC) 소속 역학전문요원(EIS)이 출동해 방역 및 질병관리를 시작한다.이달 말부터 미국 CDC의 EIS처럼 국내에서도 역학조사관, 방역관, 검역관에게 사법경찰권이 부여된다. 보건복지부는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검역법’ 개정안에 따라 임명된 검역공무원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방역관 또는 역학조사관으로 임명된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르면 19일 공포되고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검역관이 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업무는 밀수 단속, 격리조치 미준수, 검역소장 조치 미준수, 서류제출 방해, 회항 또는 이동지시 거부 등이다. 방역관이나 역학조사관은 무허가 고위험병원체 반입, 고위험병원체 취급시설의 폐쇄명령나 운영정지명령 거부,역학조사 거부, 예방접종증명서 거짓 발급 등과 관련한 단속에서 경찰권을 발동할 수 있다. 경찰권이 부여되면 역학조사관은 단속 현장에서 현행범을 체포하고 검찰에 구속의견을 제시하는 등 경찰이 행사하는 권한을 전부 행사할 수 있다. 현재 보건 및 의료 분야에서 사법 경찰권을 갖고 있는 공무원은 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등에 속한 공중위생단속원, 의료감시원, 식품감시원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포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여성 청소년에게 무료 지원

    서울 마포구가 여성 청소년의 자궁경부암 발병을 조기에 막기 위해 사람유두종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경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은 데다 백신을 통해 감염을 70% 예방할 수 있다. 구에서 추진하는 이번 ‘건강 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은 여성 청소년에게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은 물론 전문 의료상담을 제공한다. 만 12세는 6개월 간격으로 2회 예방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 예방에 필요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회당 18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자부담해야 하며, 예방에 필요한 백신 접종 횟수도 3회로 늘게 된다. 올해 접종 대상은 2004년 1월 1일부터 2005년 12월 31일(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에 태어난 여성 청소년이다. 2004년생은 이달까지, 2005년생은 내년 말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하면 6개월 후 2차 예방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클리닉을 통해 자궁·난소 등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합병증으로 인한 난임 예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병에 대한 관심은 본인은 물론 미래의 배우자와 아이를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특별한 치료제 없는데” 20대, A형간염 항체 10명 중 9명 없어

    “특별한 치료제 없는데” 20대, A형간염 항체 10명 중 9명 없어

    우리나라 20대 10명 가운데 9명은 A형 간염 항체가 없다는 서울대병원 분석이 나왔다. 항체가 없다는 건 A형 간염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간세포가 망가지고 고위험군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만큼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좋다.서울대병원 임주원(국제진료센터)·박상민(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세 이상 5856명을 대상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보유율을 조사한 결과 이렇게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12월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전체 조사 대상자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72.5%였다. 문제는 사회활동이 왕성한 젊은층의 항체 보유율이 크게 낮았다는 점이다. 특히 20대(20∼29세)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11.9%에 그쳤으며, 15∼19세 청소년도 24.0%에 불과했다. 다른 연령대는 10∼14세 59.7%, 30∼44세 46.6%, 45세 이상 97.8% 등으로 항체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정부가 2015년 이후 영유아에 대한 A형 간염 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시행하면서 10대 초반의 항체 보유율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이런 백신 지원 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10대 중후반과 20대 연령층은 항체 보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급성 염증성 간 질환이다. 감염된 환자의 분변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에 접촉하거나 이에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전염성이 강해 직장, 학교 등 단체 생활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크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 피로감, 고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아직 특별한 치료제는 없다. 특히 A형 간염은 어린이보다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한 달 이상의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자주 손을 씻는 등의 개인위생 관리와 백신 접종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더욱이 A형 간염은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감염 사례와 사망 환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자료를 보면 지난달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만 644건의 A형 간염이 발생해 420명이 입원하고 21명이 사망했다. 또 미시건주에서도 495건의 A형 간염이 발생해 416명이 입원하고 1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A형 간염 환자가 증가추세를 이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감염병 통계치에 따르면 A형 간염은 2015년 1804명에서 지난해 4677명으로 폭증했다가 올해에도 현재까지 426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2년째 환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임주원 교수는 A형 간염 예방 백신 무료접종 혜택을 보지 못한 청소년과 성인은 건강검진 때 A형 간염 검사를 받아 항체 유무를 확인하고, 유료로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접종 비용은 7만∼8만원 정도다. 임 교수는 “A형 간염에 걸리면 간세포가 망가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등 중증 상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20∼40대의 A형 간염 감염 위험을 낮추려면 개인적인 예방노력에 더해 정부 차원에서 A형 간염 유행을 막기 위한 예산 및 백신 확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국공노 교섭 수시 진행… 자녀돌봄휴가 확대 등 처우 개선

    정부·국공노 교섭 수시 진행… 자녀돌봄휴가 확대 등 처우 개선

    상생협의회 구성 年 2회 정기협의자녀 예방접종도 ‘돌봄 휴가’ 가능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7급 공무원 김정훈(가명·35)씨는 지금껏 아이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고 싶어도 직장에 연가를 내고 진료를 받으러 가야 했다. 아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도 배우자 출산휴가를 단 5일밖에 쓰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녀의 병원 진료와 예방접종 등에 ‘자녀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배우자 출산휴가도 10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대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그래도 김씨는 조금이나마 하위직 공무원의 처우가 개선된 것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정부가 지난 11년간 이뤄지지 않았던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의 ‘행정부 교섭’을 최초로 타결하면서 ‘노사상생협의회’를 통한 상시 교섭 창구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각종 휴가와 자기 개발 역량 강화안도 적극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노사 관계에 대한 전향적 태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중앙부처 측 교섭 대표인 인사혁신처는 국공노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그간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던 협의 수준 소통에서 진일보해 1년에 2차례씩 정기협의회를 갖는 동시에 수시로 교섭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협의회에서 논의된 사안은 공신력과 이행력을 갖게 돼 노사관계 진전의 발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산하 중앙부처 공무원 노조로 2만 5000여명이 소속돼 있는 국공노는 정부 측에서 대의원 170여명의 정기대의원회 참가를 ‘공가’로 인정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은 “그동안 대의원이 연가를 내고 회의에 참여해야 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컸지만 ‘공가’로 인정받으면 더욱 활발한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정부 측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말했다. 인사처는 노조 건의에 따라 공무원의 근무조건과 복리증진 등에 관한 사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자녀돌봄휴가’ 사용 사유를 병원진료와 예방접종, 학교 공식행사 등으로 확대하고 휴가 일수도 현행 2일에서 셋째 자녀 이상은 3일로 늘렸다. 배우자 출산휴가도 5일에서 10일로 확대하는 한편 근무경력 1년 미만 신규임용자 연가 일수를 11일로 단일화해 휴식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외)조부모 및 배우자의 (외)조부모, 자녀 및 자녀의 배우자 상에 대한 경조휴가를 2일에서 3일로 확대하고, 숙직 근무자의 전일 휴무를 보장하기로 했다. 20년 이상 장기재직자 가운데 조직에 기여도가 높은 공무원에 대해 부처별로 자기 개발 교육 과정(5일 이내)을 도입하기로 했다. 류한영 인사처 노사협력담당관은 “공가를 비롯해 휴가 등 처우와 관련된 부분은 법률과 예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행계획을 세운 뒤 각 부처와의 협의 및 입법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서 수당과 임금 등 국회에서 예산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안들은 제외됐다. 안 위원장은 “사실상 11년 전의 요구 사안이 담겨 있는 협약이라 내용상 지금의 상황과는 거리가 있어 민간 기업과 비교했을 때 미흡한 점이 많다”면서 “실질적으로 조합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요구안은 내년 9월쯤부터 시작될 교섭에서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6년부터 추진돼 오다 2007년 12월 14일 단체협상체결 뒤 중단됐던 이번 단체협약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개돼 12차례의 집중 논의를 거친 끝에 성사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정찬민 용인시장 “100만 대도시 지속 가능한 희망 용인 만들겠다”

    정찬민 용인시장 “100만 대도시 지속 가능한 희망 용인 만들겠다”

    “100만 대도시 진입에 따른 지속가능한 희망 용인을 만들겠습니다.”정찬민 용인시장은 6일 시의회 제220회 정례회 3차 본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올해보다 18% 늘어난 2조2149억 원의 내년 예산안 처리를 당부했다. 내년 예산안은 100만 대도시 행정환경의 안정적 정착, 채무상환 등으로 지연된 재정사업의 신속한 마무리, 교육·일자리·재난안전 및 취약계층 복지 지원 확대에 중점을 뒀다. 정 시장은 시정연설에서 내년 시정운영의 기본방향을 ‘지속가능한 희망 용인을 만드는 것’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100만 대도시 진입에 따른 행정체제 개편으로 그 어느 때보다 변화된 행정환경을 안착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 비전으로 ▲100만 미래성장 도시기반 구축 ▲푸름이 지속가능한 안전도시 ▲활력 넘치는 경제도시 ▲여가와 휴식이 있는 문화·관광도시 ▲사람 중심의 인성 도시 ▲배움이 즐거운 교육도시 ▲존중과 공감의 신뢰 도시 등 7대 과제를 제시했다. 내년 시정방향의 최우선 과제로는 100만 시민을 위한 미래성장 도시기반 구축을 꼽았다. 정 시장은 “현재 용인시가 직면하고 있는 지역불균형 등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균형 있는 도시발전의 틀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 하겠다”고 말했다. 또 민간 특화 산업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제2의 용인테크로밸리도 추진하고 동부지역에는 국제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체류형 관광을 위해 자연휴양림에 이야기가 있는 숲을 조성하고, 체류형 산림교육센터도 건립할 방침이다. 정 시장은 “이번 예산안에서 전년대비 교육 분야 투자를 늘렸다”면서 “교육과 복지정책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채무제로의 성과를 교육 분야에 우선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노후학교시설 개보수비를 올해보다 49억원 늘어난 150억원, 중·고교 신입생 교복구매비 68억 원, 고3 학생 학교급식비 포함한 학교급식비 391억 원,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꿈이룸 미래학교에 10억 원 등의 교육 예산을 편성했다. 정 시장은 ”소득기준에 따라 둘째자녀 이상 출산가정에 지원했던 산모도우미를 모든 출산가정으로 확대하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무료 지원 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해 아이 키우기 좋은 아동친화도시를 조성하겠다“고도 했다.정 시장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신뢰행정도시 구축도 강조했다. 재정위기, 행정 신뢰도 추락 등 취임 초 용인시가 직면해 있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유재원이 발생한 해에 남은 재원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하고 세입이 부족한 해에 이를 회수해 사용하는 재정안정화 기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또 올해 처음 시도한 500인 원탁토론회와 같은 시민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행정행위로 시민의 권리와 이익이 침해되었을 때 침해받은 권익을 구제하는 옴부즈만 제도와 갈등예방해결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정 시장은 “이번 예산안이 민생과 지역경제를 지켜내고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의회의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평생 탈모에 토악질? 항암제는 억울합니다

    암은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자 사망원인 1위로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 위험요소로 꼽힌다. 그렇지만 항암치료에 대한 인식과 이해는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3일 대한종양내과학회에 따르면 20~59세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일반인의 80.6%는 항암화학요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 들어본 적은 있어도 정확한 의미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종양내과학회는 올해부터 11월 26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정하고 학회 소속 전문가들을 통해 ‘항암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보를 공개했다. # 치료 마치면 머리카락 다시 솔솔 암환자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탈모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평생 대머리로 살아야 한다고 믿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화학항암요법 개시 후 2~3주 차에 탈모가 시작돼도 항암치료를 마치면 머리카락은 다시 자란다. 이경은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머리카락의 30%만 빠져도 엄청나게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렵더라도 항암치료 과정에 탈모는 어느 정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만 항암치료를 마치면 2개월 뒤부터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해 6개월에서 1년이면 가발 없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고 설명했다. # 혈액암·위암 등 일부만 음식 조심 혈액암 등 극히 일부 암환자를 제외하면 음식을 가릴 필요가 없다. 고기와 과일, 밀가루 음식 등 골고루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골수이식이나 고용량 항암제가 필요한 환자만 날것에 주의하면 된다. 조상희 화순전남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위암이나 대장암은 장기 일부분을 제거하기 때문에 똑같은 음식이라도 먹으면 설사하거나 부담스러워할 수 있는데 이때는 먹어 보고 탈이 나는 종류나 조리법을 피하고 괜찮으면 다 먹어도 된다”고 조언했다. # 암환자도 독감예방접종 권고 암환자도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이경원 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면역 저하로 계절성 독감에 걸리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접종 시기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종양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접종을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암환자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한다. 다른 장기 전이 없이 5년을 보내 재발 가능성이 낮아져도 두려움을 떨치지 못해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 경과를 확인하려면 3~4일이 걸리는데 검사 뒤 불안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조 교수는 “주변 사람의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고 가급적 정상적 생활을 하면서 일상의 리듬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0살 아들 분유만 먹여 굶어죽게 한 부부 징역형

    10살 아들 분유만 먹여 굶어죽게 한 부부 징역형

    10살짜리 아들에게 분유만 먹여 결국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부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홍모(49·여)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권모(52)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인 홍씨와 권씨는 2007년 10월에 태어난 아들을 제대로 양육하지 않고 방치한 끝에 올해 7월 13일 오전 4시쯤 서울 성북구 집에서 영양실조, 탈수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만성 우울증과 사회공포증, 회피성 인격장애 등이 있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했던 홍씨는 출산 후 거의 외출하지 않고 아들과 집에서만 지내왔다. 3∼4년 전부터 홍씨는 집 안에 사람이 누울 공간 외에는 쓰레기나 오물로 가득 차 있도록 내버려 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인 권씨는 비위생적인 환경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아들이 분유 외에 다른 것을 잘 먹지 못한다는 이유로 분유만 하루 3∼5차례 먹이고, 예방접종을 할 때 외에는 외출시키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아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9세를 넘기고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고, 옹알이 수준의 의사소통 능력밖에 없었다. 조사 결과 사망 당시 아들은 키 119㎝에 몸무게 12.3㎏으로 매우 마른 상태였다. 머리카락 길이가 26㎝에 달하고 발톱이 길게 자라 있는 등 위생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홍씨와 권씨는 지난해 3월 의사로부터 아들이 인지·언어·사회성 발달이 심하게 더뎌 지속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들은 의사의 진단 때문에 초등학교 취학이 유예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분유만 먹이고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한 집에서 생활하게 하는 등 부모로서 최소한의 조치조차 하지 않은 채 유기해 결국 숨지게 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다만 “두 사람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자녀를 사망에 이르게 할 고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앞으로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하는 점, 홍씨의 경우 (우울증 등으로) 심신 미약 상태였던 점을 고려했다”고 형량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알’이 재조명한 상식을 뒤엎는 ‘안아키’ 치료법 논란

    ‘그알’이 재조명한 상식을 뒤엎는 ‘안아키’ 치료법 논란

    원장 한의사 “선택 기회 줬을 뿐···상처는 내가 받았다”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7개월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인터넷 카페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 사태’를 재조명했다. 지난 4월 말, 눈을 의심케 하는 몇 장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진 속 아이들은 얼굴에 피딱지가 앉을 정도로 한눈에 봐도 심각한 상태였고, 부모들의 아동학대 논란으로 이어졌다.엄마들의 공통점은 ‘안아키’ 카페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피부가 괴사할 지경까지 자녀의 피부 질환을 방치하거나 고열이 나도 해열제를 먹이지 않는 행동 등으로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켰다. 자녀의 예방접종까지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던 엄마 중 한 명인 A씨를 만날 수 있었다. 41도 고열에도 아이를 안아키식으로 자연해열 했다는 후기가 논란이 되어 경찰 조사까지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아토피도 심했던 아이였는데 안아키식 노로션, 노스테로이드 치료법으로 거의 완치가 됐다며 과정을 기록한 사진들도 보여주었다. ‘안아키’의 도움으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게 되었다며 지금의 사태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A씨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이 너무 많아요. 아픈데 그냥 방치하는 것처럼. 약을 안 먹이는 게 뭔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그 안 먹이는 것 자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와 마찬가지로 자연해열의 효과를 본 B씨. 그녀도 역시 ‘안아키’ 치료법에 빠져들었다. 생후30개월 때부터 갑상선 기능저하 진단을 받은 아이가 늘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게 마음에 걸렸던 차에 ‘안아키’는 한줄기 빛이었다.하지만 갑상선 약을 끊고 해독을 한 이후로 소원이 몸 곳곳에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결국 소원이는 폐 손상과 기관지 확장증 진단을 받게 됐다고. B씨는 ”너무 미안한 거예요. 애한테. 다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약을 많이 먹고, 약한 아이였지 다 죽어가는, 지금처럼 다 죽어가는 아이는 아니었다“고 안아키 치료법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놀라운 건 이 카페의 운영자가 31년 경력의 한의사(김 원장)라는 것이다. 또 ‘안아키’ 카페엔 특이한 제도가 있었다. 엄마들의 상담글에 답글을 달아주는 이른바 ‘맘닥터’제도.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갖추지 못한 엄마들의 진료행위는 김 원장의 가이드라인 내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맘닥터들이 상담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이 김 원장 한의원에서 시술하는 해독에 관한 내용이었다. 아이들의 증상은 다양했지만, 맘닥터의 답글은 제한적이었다. 아픈 아이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며 카페에 글을 썼을 엄마에게 답글을 달았던 이들. 맘닥터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상담 댓글을 썼던 이들은 ‘안아키’ 사태 이후 남모를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맘닥터 C씨는 “어떻게 보면 책임감 없게, 아픈 아이들을 상대로 상담을 했고, 경증의 아이들을 위주로 한다고는 했는데 만약 그 중에 조금 상태가 위독해진 아이가 있었다면 저의 무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원장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라는 카페를 새로 열었다. 피해자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치료법을 꿋꿋이 주장하고 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을 만난 김 원장의 태도는 기존에 공개된 자신의 입장과 다르지 않았다. 김 원장은 “한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알면서도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만, ‘안아키’는 문제를 제기한다. 똑똑한 의료소비자를 기르는 것이 불편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있는 것은 정보의 취사선택 능력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며 “경찰서에서도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계속 이해가 안 갔다. 왜 그게 내 책임인지. 이건 거래가 아니다. 나는 선택의 기회를 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흥순 서울시의원 ‘119소방복지의원’ 설립 노력, 소방동우회 감사패 받아

    장흥순 서울시의원 ‘119소방복지의원’ 설립 노력, 소방동우회 감사패 받아

    서울시의회 장흥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4)이 소방관들 및 소방관계인들을 위한 ‘119소방복지의원’ 설립을 위한 그 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회장 김철종)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았다. ‘119소방복지의원’은 소방관 및 소방관계인들이 저렴함 가격에 의료혜택을 볼 수 있는 시설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설립되는 시설이다. 장 의원은 “그 동안 소방관들 및 소방관계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의료원이 서울시에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119소방복지의원’의 설립으로 인해 소방관들 및 소방관계인들이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 한다”고 설립 소감을 밝혔다. ‘119소방복지의원’은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회장 김철종), 서울시재향소방동우회(회장 곽세근), 서울시의회 장흥순의원 등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에 지난 10일 개원하게 되었다. ‘119소방복지의원’은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피부비뇨기과, 신경외과 등의 진료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방동우회원과 소방 관계인(현직소방관, 의용소방대원, 의무소방원, 소방안전관리자, 위험물안전관리자, 회원가족)을 대상으로 의료보험 비적용 예방접종과 각종 영양수액 등의 진료를 정상가의 50%수준으로 제공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 크리스마스 앞두고 ‘불법 개 매매’ 성행…왜?

    英, 크리스마스 앞두고 ‘불법 개 매매’ 성행…왜?

    영국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불법으로 개를 매매하는 사례가 늘어 동물보호단체가 비난하고 나섰다. BBC 등 현지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인 ‘도그스 트러스트’(Dogs Trust)는 지난 한 주간 영국과 인근 국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 개 매매 건수는 100건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맞아 족보가 있는 혈통견을 선물로 주고 받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퍼그와 닥스훈트, 중국산 차우차우 등의 불법 거래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혈통견은 동유럽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생후 4주도 되지 않은 강아지인데, 이들은 좁고 더러우며 산소도 희박한 우리에 갇힌 채 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들어온다. 판매자들은 구매자에게 이들 개가 광견병 예방접종 등 필수 접종을 끝마쳤다고 설명하지만, 대다수의 개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이며 동유럽에서 영국으로 들어오는 험난한 과정에서 정신 및 행동 장애를 얻는 개도 많다. 일부는 우리에 갇혀 해협을 건너오는 과정에서 귀나 꼬리에 상처를 입지만, 불법 판매자들은 이를 치료하기는커녕 보드카 등을 먹여 잠들게 한 뒤 영국으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그스 트러스트에 따르면 2016년 영국으로 불법 수입된 혈통견은 688마리로, 2014년에 비해 3배 증가했다. 가장 인기있는 종인 프렌치 불도그는 마리당 3000파운드(약 440만원)에 거래되고, 잉글리쉬 불도그는 5000파운드(약 734만원)에 거래된다. 하지만 개 매매 시장에서 합법적으로 이들 혈통견을 살 경우 더 많은 돈을 줘야 하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혈통견을 사기 위해 불법 판매자들을 찾는 것으로 파악된다. 도그스 트러스트 관계자는 “불법으로 수입된 강아지를 사면 가격 면에서는 좋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된 검역이나 수의사의 검사도 받지 않은 강아지를 데리고 올 경우 강아지가 아프거나 심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수 있다. 이 경우 오히려 강아지를 치료하는데 더 많은 돈이 들 수 있으며, 심리적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다은♥조우종, 예방접종 앞둔 딸에 걱정 한가득 “아프지 마세요”

    정다은♥조우종, 예방접종 앞둔 딸에 걱정 한가득 “아프지 마세요”

    조우종, 정다은 부부가 딸과 함께 하는 일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14일 정다은 KBS 아나운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윤이 예방접종. 아프지 마세요. 엄마와 딸, 아빠와 딸”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방송인 조우종이 딸 아윤 양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딸의 예방접종을 앞둔 조우종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고 있다. 이어 공개된 사진에는 자고 있는 딸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정다은의 모습이 담겼다. 딸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조우종 정다은 부부는 지난 3월 결혼해 9월 득녀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의사들은 왜 C형 간염 검진에 집착할까

    [메디컬 인사이드] 의사들은 왜 C형 간염 검진에 집착할까

    C형은 국가검진 대상 포함 안돼 국가 예방사업 B형은 감염 급감 전문의 “최소 평생 1번 검사 필요” 최근 들어 이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인 병이 있을까요. ‘C형 간염’은 과거 불치병으로 불리며 환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겼습니다. 2015년에는 집단감염 사태를 일으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습니다. 2013년 미국에서 병을 완치하는 혁신 신약이 나왔지만 12주 약값만 수천만원이어서 환자들의 가슴만 쓰리게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최대 10%까지 줄었습니다. 환자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C형 간염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표정은 아직 밝아지지 않았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지난해 C형 간염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5만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의료계는 자신이 C형 간염 환자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포함하면 전체 환자는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5배가 넘는 인원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치료하지 않고 지내다 간암이나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을 겪는다는 겁니다.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몸이 피곤하거나 미열이 생기는 증상만 나타나 발병 사실을 모르고 지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변관수(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13일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현재 B형 간염 환자의 95%, C형 간염 환자는 80%를 줄여 13년 뒤 바이러스성 간염 퇴치를 선언할 계획”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숨어있는 환자가 너무 많아 문제”라고 토로했습니다. ●치료제 12주 사용하면 완치율 95% 소발디, 하보니 등 2013년부터 출시된 먹는 C형 간염 치료제는 12주를 먹으면 완치율이 95%에 이릅니다. 환자 100명 중 95명이 완치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이런 치료제가 없어 평생 주사제 형태의 항바이러스제를 써야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이 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자 중국 동포들이 우리나라에서 약을 집중적으로 타가면서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왜 C형 간염은 퇴치가 어려울까. 간암의 다른 대표적 원인인 B형 간염과 비교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B형 간염은 환자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 동안 B형 간염에 감염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18만명 중 96%가 수직감염을 막는 ‘주산기감염 예방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이 기간 17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는데 간암 예방효과 등을 감안하면 의료비 3751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1982년에는 B형 간염에 감염된 영·유아가 4.8%에 이르렀지만 1995년 B형 간염 예방접종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하면서 2006년에는 0.2%로 급락했습니다. B형 간염 예방접종률은 2013년에 이미 96%를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병원을 찾는 어린이 B형 간염 환자는 드물고 대부분이 40~50대입니다. 간학회 의료정책이사인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보건정책 중 매우 고무적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B형 간염은 C형 간염과 달리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습니다. 또 백신도 있어 예방도 가능합니다. 반면 C형 간염은 ‘지정감염병’으로 일부 의료기관만 환자를 보고하는 ‘표본감시체계’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다 2015년 다나의원 집단감염사건이 벌어지면서 정부가 ‘제3군 감염병’에 포함시켰고 올해 6월부터는 모든 의료기관이 환자를 보고하는 ‘전수감시체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국가검진 대상은 아니어서 환자 확인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변 이사장은 “간학회에서 만 40세와 66세, 2번에 걸쳐 실시하는 생애전환기 국가검진에 C형 간염 검진을 포함시키자고 해마다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 변화가 없다”며 “만약 40세에 C형 간염을 발견해 치료하면 간경화나 간암 발병을 거의 대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길게 잡아도 20년 이내에는 C형 간염을 퇴치할 수 있는데 환자수가 적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까운 일본은 정부가 C형 간염을 무료로 선별 검사해주고, 미국에서는 감염자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에 한정해 검진을 해줍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C형 간염 발병률이 높은 35개 시·군·구에서만 40세와 66세에 한정해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의 76% “C형 간염 국가검진 필요” 간학회가 올해 간질환을 치료하는 전문의 119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C형 간염 퇴치 최우선 과제로 76%가 ‘C형 간염 국가검진’을 꼽기도 했습니다. 최 교수는 “우선적으로는 생애전환기 검진 도입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 끼인 세대로 검진을 확대하면 C형 간염 억제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간암과 간경변증의 주된 원인은 B·C형 간염입니다. C형 간염 환자의 30%가 간암을 경험합니다. 만성적으로 염증이 터졌다가 아무는 것을 반복하다 간세포가 죽어 딱딱해지거나 간암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C형 간염은 주사기 재사용, 비위생적인 문신·피어싱기구 사용, 성관계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하지만 일반인들의 인식변화는 아직 더딥니다. 간학회가 지난 4~5월 20세 이상 성인 남녀 600명을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간암과 간경변증의 주요 원인을 ‘음주’라고 여기는 이들이 79%였습니다. 흡연이라는 응답도 48%나 됐습니다. 그에 비하면 B형 간염(39%), C형 간염(27%)이라는 응답은 소수였습니다. C형 간염 환자 상당수가 간암 등 중병을 앓은 뒤에야 바이러스 보균 사실을 알아차리는 이유를 추측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변 이사장은 “아직 국가검진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일선 의료기관에서도 간단한 혈액검사로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최소한 평생에 한번 이상은 검사받는 것이 간암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