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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유입 확진자 42%가 중국인, 격리 거부하고 도주도

    해외유입 확진자 42%가 중국인, 격리 거부하고 도주도

    최근 일주일간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의 41.9%가 중국발 입국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0시 기준 통계에선 해외유입 확진자(172명) 중 중국발 확진자(131명)의 비율이 76%로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 2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시작되자마자 확진자 비중이 크게 뛴 것이다. 하지만 격리를 앞둔 중국발 확진자가 전날 달아나는 등 방역망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3일 인천공항 검사에서 확진된 중국인 A(41)씨는 임시 재택격리시설인 인천시 중구 영종도의 한 호텔에 1주일간 격리될 예정이었지만 객실 배정을 앞두고 달아났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공항에서 방역버스를 타고 호텔로 와서 입실하려고 이동 중에 무단 이탈했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A씨는 감염병 예방법을 위반한 현행범으로 수배됐으며, 체포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강제 출국돼 일정기간 입국이 제한된다. 전날 승객 정보를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큐코드)으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일부 입국자 정보가 누락돼 확진자 관리에 구멍이 생긴 일도 발생했다. 지난 2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한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입국 1일 내에 거주지 보건소에서 PCR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시스템 오류로 검사 대상 입국자 2000명에 대한 안내가 제 때 이뤄지지 않았다. 5일부터는 중국에서 국내로 오는 항공기 탑승자에 대해 입국 후 검사 뿐만 아니라 입국 전 검사도 의무화된다. 48시간 내 PCR 또는 24시간 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데, 입국자들이 가져올 음성확인서를 신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이전에도 위조된 사전 PCR 증명서를 갖고 온 사례가 일부 있었다”며 “검역 단계에서 부적합 여부를 확인하고 특정 항공기에서 확진자 대량 발생 시 현지 공관에 음성확인서 적정 발급 여부 확인을 요청 하겠다”고 말했다.
  • 자다가 2번 이상 화장실 간다면… 케겔운동부터 시작하세요

    자다가 2번 이상 화장실 간다면… 케겔운동부터 시작하세요

    살다 보면 ‘과민한 성격’ 때문에 문제가 벌어지는 일이 종종 있지만, 우리 몸 안에서도 ‘과민’하면 특히 문제가 되는 장기가 있다. 방광이다. 오죽하면 방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르는 대표적인 질병명이 ‘과민성 방광’이다.국제요실금학회는 과민성 방광을 요실금 유무에 관계없이 절박뇨, 즉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드는 증상군으로 정의했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을 수 없거나 다른 사람보다 화장실을 더 자주 간다면 과민성 방광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물론 요로감염이나 신경인성 방광 등의 질환 때문에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런 질병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과민성 방광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2일 “과민성 방광 증세를 지닌 분들의 주된 증상은 소변 문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소변을 오래 참지 못하다 보니 심하면 소변을 1~2시간에 한 번꼴로 자주 보고, 수면 중 소변을 보는 야간뇨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이어 “추운 날씨에 과민성 방광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커피와 녹차 등의 음료를 마신 뒤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손에 찬물이 닿거나 물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요의를 느끼고, 증상이 심한 경우 화장실에 가기 전 소변을 지리는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과민성 방광은 낮 동안에도 생활에 불편을 끼치지만, 절박뇨가 밤중에 나타난다면 잠을 설치게 되고 이에 따라 피로가 누적되게 된다. 과민성 방광은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다 보니 과민성 방광을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로 여기거나 의사에게 말하기 수치스럽다는 이유로 병원 치료를 기피하는 환자들이 생긴다. 이는 과민성 방광의 초기 치료 기회를 놓치는 일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계했다.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과민성 방광은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사회생활을 어렵게 하며, 정신적으로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해 대인관계 기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수치스럽다는 이유로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민성 방광은 시간을 들여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병원에 가기 전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는지 설문을 통해 사전 확인할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자기 전까지 소변을 몇 회 정도 보는지 ▲밤에 잠든 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소변을 보기 위해 몇 회나 일어나는지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참기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지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서 참지 못하고 지린 적이 있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해당하는 빈도를 측정한 뒤 자가진단을 통해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다.<그래픽 참조> 과민성 방광을 오래 앓다 보면 주변에 화장실이 없는 장소에 가기를 꺼리는 등의 심리적인 문제도 나타난다. 심지어 과민성 방광과 우울증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보고도 많다. 명순철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 중 과민성 방광이 환자를 우울(32%)하게 만들고, 과민성 방광으로 인해 매우 큰 스트레스(28%)를 받는다는 결과가 있다”면서 “(연구에서) 특히 절박성 요실금이 있는 환자는 절박뇨만 있는 환자보다 더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더 우울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 때문에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서는 과민성 방광 자가진단법에 심리적·행동적인 행태를 반영했다. 학회가 제시한 자가진단 항목은 ▲하루에 소변을 여덟 차례 이상 본다 ▲소변이 일단 마려우면 참지 못한다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화장실 위치부터 알아 둔다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에는 잘 가지 않는다 ▲소변이 샐까 봐 물이나 음료수 마시기를 삼간다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한다 ▲수면 중 두 차례 이상 화장실에 간다 등으로 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과민성 방광일 가능성이 높다. 민감성 방광의 치료 원칙은 1회 배뇨량을 증가시켜 빈뇨와 야간뇨를 줄이고, 요절박을 감소시켜 절박성 요실금의 빈도를 줄이는 데 있다고 명 교수는 지적했다. 과민성 방광의 일차적 치료 방법으로는 생활 습관 교정, 골반저근 운동(케겔 운동), 방광 훈련, 비침습적 약물 치료 등이 있다. 약물 치료에는 항무스카린제가 널리 사용되는데, 방광배뇨근의 수축을 억제함으로써 방광을 안정시켜 압력을 감소시키고 저장 증상을 개선시키는 작용을 한다. 초기 옥시부티닌이라는 항무스카린제가 사용됐지만 입 마름과 같은 부작용이 생겨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톨터로딘, 솔리페나신, 페소테로딘 등의 약물이 개발돼 과민성 방광 치료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는 등 심한 과민성 방광을 치료할 때는 방광 내 보톡스 주사, 방광 확대 성형술, 요로전환술 등을 시행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수술적 치료는 제한적으로 활용된다. 앞서 밝혔듯이 과민성 방광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흡연은 방광 건강에 안 좋은 요인으로 꼽힌다. 흡연은 과민성 방광과는 다른 질병인 방광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방광암의 전형적인 증상 중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이나 소변이 너무 급해서 지리는 급박성 요실금 등의 증상은 과민성 방광 증세와 닮은꼴이다. 방광암은 여기에 더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배뇨 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방광암에 걸렸다고 반드시 혈뇨가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장인호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과거 한 중년 남성이 오랜 기간 흡연을 하다 혈뇨 증상 없이 심해진 빈뇨와 야간뇨 증상 때문에 과민성 방광에 걸린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초음파 검사 결과에서 방광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흡연은 방광암의 발병 위험을 2~10배가량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방광암의 50~65%, 여성 방광암의 20~30%가 흡연으로 인한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흡연이 방광암에 좋지 않은 이유는 담배의 발암 물질 때문이다. 이 물질이 폐를 통해 우리 몸속에 흡수되고 혈액으로 흘러 들어간 이후 신장에서 걸러지면서 소변에 포함되게 되는데 이때 소변에 포함된 화학 물질이 방광 내 소변이 직접 접촉하는 점막 세포에 손상을 가해 암세포를 만든다.
  • 기안84, 탈모인이었다…700모 모발이식수술

    기안84, 탈모인이었다…700모 모발이식수술

    웹툰 작가 기안84가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돈으로 해결한 일화를 밝혔다. 기안84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 올라온 ‘기안84, 주호민의 고민 상담소’라는 영상에 출연했다. 한 구독자가 두 사람에게 “탈모 예방법 및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질문했고, 기안84는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까지 3대가 탈모였다”라고 말했다. 기안84는 “나는 빼도 박도 못한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18세 때부터 ‘대다모’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탈모에 대해 공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쓰오·검은콩·검은깨 등을 섞은 가루를 볶아서 들고 다니면서 항상 먹었는데, 사실 탈모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예방법은 돈이다. 돈이 있다면 모발을 심을 수 있다. 나도 700모 심었다”고 털어놨다. 주호민은 “난 방어에 실패했다. 탈모인지 긴가민가한 순간이 왔을 때 괜찮다는 주위 사람 말을 믿으면 안 된다. 엄마는 항상 탈모가 아니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탈모인가 싶으면 탈모다. 그땐 항복이다”라고 말했다.
  • ‘덥수룩’ 기안84, 모발 이식 고백 “700모 심은 것”

    ‘덥수룩’ 기안84, 모발 이식 고백 “700모 심은 것”

    웹툰작가 기안84가 모발 이식 사실을 고백했다. 최근 기안84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기안84, 주호민의 고민 상담소’란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이날 영상 속 기안84는 절친인 웹툰작가 주호민과 함께 구독자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한 구독자가 기안84에게 “탈모 예방법 및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묻자 기안84는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까지 3대가 탈모였다. 나는 빼도 박도 못한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기안84는 “그래서 열여덟 살 때부터 ‘대다모’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공부했다”면서 “가쓰오, 검은콩, 검은깨 등을 섞은 가루를 볶아서 들고 다니면서 항상 먹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때는 이말년 형도 같이 살 때였는데, 형이 한 입 먹더니 ‘이걸 먹느니 ×을 먹겠다’고 했다”고 밝혀 폭소를 안겼다. 특히 그는 “사실 탈모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예방법은 돈이다. 돈이 있다면 심을 수 있다. 나도 700모를 심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주호민은 “난 방어에 실패했다. 실패한 이유를 알려 드리겠다. 탈모는 긴가민가한 순간이 온다”며 “주위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 엄마는 항상 탈모가 아니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탈모인가 싶으면 탈모다. 그땐 항복이다”라고 조언했다.
  • [단독] “괴롭힘에 몸을 던진 막내, 10년 지나도 악몽은 또렷” [학폭위 10년, 지금 우리 학교는]

    [단독] “괴롭힘에 몸을 던진 막내, 10년 지나도 악몽은 또렷” [학폭위 10년, 지금 우리 학교는]

    2011년 12월 20일, 곰살맞은 막내아들을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떠나보냈다. 추운 겨울날이었다. 이른 아침 파출소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승민이 어머님이시죠. 사고가 났습니다. 빨리 좀 오세요.” 정신없이 차를 몰고 집으로 갔다. 막내 아이가 이미 7층 높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몸을 던진 뒤였다. 아이를 품에 안았을 당시 따뜻했던 체온을 어머니 임지영(59)씨는 10년이 넘어서도 또렷이 기억한다. “그때는 살릴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날이 그렇게 추운데도 몸이 따뜻했으니까….” 평범한 교사였던 임씨에게는 이후 ‘피해자 엄마’라는 주홍글씨가 따라다녔다. 임씨의 아들 권승민(당시 덕원중 2년 14세)군은 목숨을 끊기 전 약 10개월 동안 동급생 2명에게 수시로 돈을 뺏기고, 구타를 당했다. 서울신문은 임씨와 승민군이 잠든 대구 팔공산 추모공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씨의 가슴엔 여전히 한이 서려 있었다. “승민이 담임 선생님이나 가해 학생들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질 못했어요. 장례 치를 때 가해 학생 부모들이 선처를 바란다며 수차례 찾아왔지만 정작 제 아이를 벼랑 끝으로 몬 아이들은 단 한 번도 보질 못했네요. 직접 와서 승민이에게 사과했다면 저는 애들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걸진 않았을 것 같아요. 저도 교사잖아요.”그날 이후 임씨는 아들을 먼저 보낸 죄 많은 엄마가 됐다. 민사 재판 과정에선 오히려 같은 반 학부모들로부터 ‘평소 아들에게 관심이 없던 엄마’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짧은 생을 마감했는데, 임씨에게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닌 비난이었다. “제가 못볼 거라고 생각했으니 탄원서에 (엄마들이) 그런 내용을 적었겠죠. 그런데 정말 그러면 안 되거든요. 학교 일 바빠도 학부모 상담 한 번 빠져 본 적 없고, 사건이 일어나기 2주 전에도 승민이 담임 선생님께 ‘아이가 안 하던 행동을 하니 살펴봐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임씨는 승민군이 학교에서 쓰던 사물함 정리도 직접 할 수 없었다. “유족이 시간을 갖고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았을 텐데, 순식간에 정리해서 보내시더라고요. 승민이 물건들이 제대로인지 확인할 길도 없이….” ‘(아이가 베란다 위에 선) 그 순간, 난 왜 (아이의 곁에) 없었을까. 남의 자식 가르친다고 내 아이를 못 지켰구나’ 이런 생각이 평생 교단에 서 온 임씨 부부를 깊은 구렁 속으로 밀어넣었다. 임씨는 지금도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남은 가족마저 잘못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몇 번이고 잠을 깨 큰아들과 남편이 숨을 쉬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동생이 잘못되자 주먹에 피가 나도록 벽을 치며 울던 첫째는 아직도 임씨가 펴낸 2권의 책(‘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 ‘여섯 개의 폭력’)을 읽지 못한다. 동생의 죽음을 다시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다. 교직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승민군의 아버지는 그날 이후로 일을 그만뒀다. 지금은 작은 텃밭에 농사를 짓는다. 그렇게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우리 가족 모두 (승민이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익숙해졌지만, 그렇다고 슬픔이 덜한 건 아니에요.” 임씨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질 때마다, 눈동자에 승민군 얼굴이 비치는 듯했다. 그간 겪었던 고통보다 남겨질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승민군의 유서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렸다. 또 다른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나와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학교폭력예방법이 전면 개정됐지만, 교육의 현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승민군의 죽음 이후로도 극악한 학교폭력 사건은 계속됐다.“제도는 바뀌었지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은 여전히 더디고,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어요. 누굴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임씨가 내린 평가다.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교육의 현장이, 학교폭력을 다루는 제도의 틀이 달라져야 한다고 누구보다 외쳐 왔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학교의 현실은 참담하다. ‘재발 방지’라는 핑계로 설치된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학생들에게 ‘피·가해자’라는 낙인을 양산했다. 피해자 회복을 위한 기관은 여전히 전국에서 대전 해맑음센터가 유일하다. 사건 직후 교육부는 피해자 회복 기관을 전국적으로 설립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다년간 학교폭력 피해 사례를 접해 온 임씨는 해맑음센터를 전국에 최소 4곳 이상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번이라도 학폭 피해를 당하면 위축이 돼요.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 두려운 거죠. 일반 학생들한테 말도 잘 못 거는데, 어떻게 피해 전과 똑같이 등교를 할 수 있을까요.”가해자의 반성과 사과도 아직은 먼 나라 얘기다. 임씨는 “요즘 학폭 신고가 접수되면 가해 학생 측도 쌍방으로 신고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졌다”면서 “서로 먼저 미안하다, 잘못됐다 하면 될 일들도 먼저 굽히질 않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변호사를 고용해 아이들 대신 부모가 다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서로 화해시키려 나서는 교사들은 ‘누구 편 드는 거냐’라는 학부모의 한마디에 움츠려든다. 교육의 현장에 교사의 역할은 사라지고, 제도만 남은 셈이다. “제도가 또 바뀐다고 현실이 달라질까요? 가정, 사회, 학교가 맞물려 있어요. 가정과 우리 사회는 학교에 모든 걸 미루지만, 학교에서는 전부 책임질 수 없죠.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가정에서부터 자기 아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충분히 훈육을 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사죄할 때 관계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schoolViolence/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 취재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 “옥상에서 뛰어내린 우리 아이…악몽은 10년이 가도 또렷해요”

    “옥상에서 뛰어내린 우리 아이…악몽은 10년이 가도 또렷해요”

    2011년 12월 20일, 곰살맞은 막내아들을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떠나보냈다. 추운 겨울날이었다. 이른 아침 파출소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승민이 어머님이시죠. 사고가 났습니다. 빨리 좀 오세요.” 정신없이 차를 몰고 집으로 갔다. 막내 아이가 이미 7층 높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몸을 던진 뒤였다. 아이를 품에 안았을 당시 따뜻했던 체온을 어머니 임지영(59)씨는 10년이 넘어서도 또렷이 기억한다. “그때는 살릴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날이 그렇게 추운데도 몸이 따뜻했으니까….” 평범한 교사였던 임씨에게는 이후 ‘피해자 엄마’라는 주홍글씨가 따라다녔다. 임씨의 아들 권승민(당시 덕원중 2년 14세)군은 목숨을 끊기 전 약 10개월 동안 동급생 2명에게 수시로 돈을 뺏기고, 구타를 당했다. 서울신문은 임씨와 승민군이 잠든 대구 팔공산 추모공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임씨의 가슴엔 여전히 한이 서려 있었다. “승민이 담임 선생님이나 가해 학생들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질 못했어요. 장례 치를 때 가해 학생 부모들이 선처를 바란다며 수차례 찾아왔지만 정작 제 아이를 벼랑 끝으로 몬 아이들은 단 한 번도 보질 못했네요. 직접 와서 승민이에게 사과했다면 저는 애들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걸진 않았을 것 같아요. 저도 교사잖아요.” 그날 이후 임씨는 아들을 먼저 보낸 죄 많은 엄마가 됐다. 민사 재판 과정에선 오히려 같은 반 학부모들로부터 ‘평소 아들에게 관심이 없던 엄마’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짧은 생을 마감했는데, 임씨에게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닌 비난이었다. “제가 못볼 거라고 생각했으니 탄원서에 (엄마들이) 그런 내용을 적었겠죠. 그런데 정말 그러면 안 되거든요. 학교 일 바빠도 학부모 상담 한 번 빠져 본 적 없고, 사건이 일어나기 2주 전에도 승민이 담임 선생님께 ‘아이가 안 하던 행동을 하니 살펴봐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임씨는 승민군이 학교에서 쓰던 사물함 정리도 직접 할 수 없었다. “유족이 시간을 갖고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았을 텐데, 순식간에 정리해서 보내시더라고요. 승민이 물건들이 제대로인지 확인할 길도 없이….”‘(아이가 베란다 위에 선) 그 순간, 난 왜 (아이의 곁에) 없었을까. 남의 자식 가르친다고 내 아이를 못 지켰구나’ 이런 생각이 평생 교단에 서 온 임씨 부부를 깊은 구렁 속으로 밀어넣었다. 임씨는 지금도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남은 가족마저 잘못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몇 번이고 잠을 깨 큰아들과 남편이 숨을 쉬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동생이 잘못되자 주먹에 피가 나도록 벽을 치며 울던 첫째는 아직도 임씨가 펴낸 2권의 책(‘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 ‘여섯 개의 폭력’)을 읽지 못한다. 동생의 죽음을 다시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다. 교직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승민군의 아버지는 그날 이후로 일을 그만뒀다. 지금은 작은 텃밭에 농사를 짓는다. 그렇게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우리 가족 모두 (승민이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익숙해졌지만, 그렇다고 슬픔이 덜한 건 아니에요.” 임씨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질 때마다, 눈동자에 승민군 얼굴이 비치는 듯했다. 그간 겪었던 고통보다 남겨질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승민군의 유서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렸다. 또 다른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나와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학교폭력예방법이 전면 개정됐지만, 교육의 현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승민군의 죽음 이후로도 극악한 학교폭력 사건은 계속됐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은 여전히 더디고,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어요. 누굴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임씨가 내린 평가다.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교육의 현장이, 학교폭력을 다루는 제도의 틀이 달라져야 한다고 누구보다 외쳐 왔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학교의 현실은 참담하다. ‘재발 방지’라는 핑계로 설치된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학생들에게 ‘피·가해자’라는 낙인을 양산했다. 피해자 회복을 위한 기관은 여전히 전국에서 대전 해맑음센터가 유일하다. 사건 직후 교육부는 피해자 회복 기관을 전국적으로 설립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다년간 학교폭력 피해 사례를 접해 온 임씨는 해맑음센터를 전국에 최소 4곳 이상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번이라도 학폭 피해를 당하면 위축이 돼요.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 두려운 거죠. 일반 학생들한테 말도 잘 못 거는데, 어떻게 피해 전과 똑같이 등교를 할 수 있을까요.”가해자의 반성과 사과도 아직은 먼 나라 얘기다. 임씨는 “요즘 학폭 신고가 접수되면 가해 학생 측도 쌍방으로 신고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졌다”면서 “서로 먼저 미안하다, 잘못됐다 하면 될 일들도 먼저 굽히질 않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변호사를 고용해 아이들 대신 부모가 다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서로 화해시키려 나서는 교사들은 ‘누구 편 드는 거냐’라는 학부모의 한마디에 움츠려든다. 교육의 현장에 교사의 역할은 사라지고, 제도만 남은 셈이다. “제도가 또 바뀐다고 현실이 달라질까요? 가정, 사회, 학교가 맞물려 있어요. 가정과 우리 사회는 학교에 모든 걸 미루지만, 학교에서는 전부책임질 수 없죠.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가정에서부터 자기 아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충분히 훈육을 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사죄할 때 관계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 “결핵 없는 건강한 경기도 만드는 데 ‘최선’ 다할 것”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 “결핵 없는 건강한 경기도 만드는 데 ‘최선’ 다할 것”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지난 6일 ‘2022년 크리스마스 씰 증정식’을 개최하고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에 특별성금을 전달했다. 이날 오전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증정식에는 대한결핵협회 최종현 사무총장, 박장호 경기도지부 본부장, 이철범 경영혁신본부 본부장을 비롯해 도의회 최종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결핵협회 측은 축구선수 손흥민이 재능기부를 통해 모델로 참여한 2022년 크리스마스 씰 50시트와 그린 씰(열쇠고리) 20개 및 100개 한정판으로 제작된 축구공을 의회에 증정했다. 이에 염종현 의장은 특별성금 50만 원을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염종현 의장은 “크리스마스 씰은 결핵 예방기금 마련이라는 취지를 넘어 우리 사회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기에 더욱 의미 있다”라며 “결핵 예방과 치료를 위해 애써온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에 특별히 감사드리며 경기도의회는 결핵 없이 건강한 경기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현 보건복지위원장은 “의장과 함께 경기도의 건강과 보건복지를 책임지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최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 사망률 4위일 정도로 아직 결핵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경기도의회의 지원에 힘입어 2030년 결핵 제로를 목표로 다방면의 활동을 해나가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는 ‘결핵예방법 제21조(대한결핵협회)’에 근거해 지난 1953년 설립됐으며 결핵에 관한 조사·연구와 예방, 퇴치사업 등을 수행한다. 특히, 2021년 기준 결핵 신환자 수는 1만8,335명으로 이 중 22.5% 수준인 4,137명이 경기도에서 발생했으며, 경기도는 결핵관리사업 지원과 결핵진료장비 구입 예산으로 올해 도비 4억2천만 원을 지원했다.
  • 학폭 심의만 年 3만건… 학부모 예방 교육·사회적 대응 강화해야[박현갑의 뉴스 아이]

    학폭 심의만 年 3만건… 학부모 예방 교육·사회적 대응 강화해야[박현갑의 뉴스 아이]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4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수많은 대책이 쏟아졌지만 학교폭력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에 의한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도 늘면서 공교육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3학년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학교폭력이든 교육활동 침해든 폭력행위자가 학생이고, 학교를 매개로 해서 일어나는 것인 만큼 둘은 모두 학교폭력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 인권과 교사의 교육·지도권 침해를 방지하고 이 둘 모두를 강화할 방안은 없는지 정부 대책을 중심으로 짚어 본다. ●학교폭력은 진행형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는 출석 정지, 강제전학, 퇴학 등이 있다. 강제전학이나 퇴학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중 중징계에 속한다. 2012학년도부터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도 한다. 학생부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기록되면 상급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경각심을 가져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줄지 않고 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한 2012학년도 이후 코로나19로 등교금지 조치가 내려진 2020학년도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최소 1만 5000건 이상을 심의하고 있다. 특히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는 3만건 이상으로 불어났을 정도다. 국민 인식도 비슷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해마다 하는 교육 여론조사에서 초중고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물은 결과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응답자의 40% 이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매우 심각하다는 반응까지 합하면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기승부리는 교육활동 침해 최근에는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사들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2021년 교권보호위원회가 심의한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원격 수업이 주로 시행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2200건을 넘었다. 올해는 1학기 만에 1600건에 육박했다. 초등학생이 교사에게 실습용 톱을 던지며 협박하거나 중학생이 교단 위에 드러누워 교사 수업을 방해하고, 고교생은 휴대전화로 여교사의 치마 속을 불법촬영한다. 학부모도 수업 중인 교실에 찾아와 교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고 폭행한다. 이런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여론에 국회 교육위원회는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 상태다. 정부도 전학이나 퇴학을 시킬 정도로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마찬가지로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하고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려면 모든 교육활동 침해에 따른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게 맞지만 이럴 경우 학생 낙인효과, 교사·학생 간 법적 소송 증가 등 학교 내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중대한 침해조치 사항만 작성한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학생부에 기재하려는 ‘전학·퇴학’에 해당하는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전체의 10% 선이다. 2020년 113건에서 2021년 236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학기에만 161건이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보일 수도 있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재 실효성 논란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선 반대 여론이 만만찮다. 한국교총은 교육활동 침해를 방지할 것이라면서 학생부 기재 방침을 적극 환영한다. 반면 전교조와 교사노조는 반대 입장이다. 특히 전교조는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조치사항을 기록하는 건 교육적 지도를 통한 교육활동 침해 예방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사실상 ‘학생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근본 처방보다 사후 대증요법 중심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정부 대책이 폭력 원인에 맞는 근본 대책의 마련보다 폭력 발생 이후 대증요법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KEDI의 최근 10년간 교육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학교폭력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대중매체의 폭력성을 꼽은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가정교육의 부재’를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의견으로는 ‘처벌 중시’가 59.1%로 제일 많았다. 이어 화해와 선도 중시(20.5%), 중립(20.4%)이 비슷했다.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은 사후 대책 중심이다. 학교·학급 단위의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있으나 피해 학생 보호 및 치유시스템 강화와 가해 학생 교육 및 선도 강화, 학교의 교육적 해결 역량 제고 등 학교폭력이 터진 이후의 대처가 대부분이다. 국민들이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가장 비중 있게 지적한 가정교육 부재를 정책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의 학부모 교육은 유명무실하다.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 등을 위한 학부모 교육을 학기별로 1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방식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학교에서 가정 통신문을 보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모들이 자녀의 담임교사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실정에서 가정 통신문을 보내도 제대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 주기적으로 배부하는 학교폭력 예방 소식지나 관련 리플릿을 각 가정에 배부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교의 학생지도 역량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최근 10년 새 부쩍 높아지고 있다. KEDI 자료에 따르면 학교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물은 결과 학생상담 및 지도활동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2011년에는 7.3%였으나 지난해에는 36.8%로 껑충 뛰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부모·자녀 관계 개선 교육 필요 국민들은 학교폭력이 주로 가정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인식한다. 그러면서도 학교에서 학생 지도를 더 해 주기를 기대한다.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 인식과 학생부 기재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감안하면 교육당국의 학생 지도 역량 강화와 함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전 사회적 협력시스템 강화가 절실하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중심이 돼 방치되고 있는 자녀관계 개선을 도모할 부모 교육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어쩌다 어른’이 돼서 가정이 깨지거나 자녀와의 대화 단절로 학교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급별·폭력 유형별 자녀와의 대화법 안내 등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폭력 문제라면 외부 컨설팅도 지원하는 등 전 사회적인 인성 강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 내 아동·청소년 기관 등과 연계한 학교폭력 예방 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김현진 박사는 “학생부에 학교폭력 내용을 기록한 초기에는 그 파급력을 몰랐으나 10년이 지나면서 학생부 기재가 교사에 대한 불신 등 학교 내 갈등을 유발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면서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제한적으로 학생부에 기재하더라도 학생 인성교육과 사회정서 역량 교육을 더 강화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현갑의 뉴스 아이] 국민과 정부간 동상이몽,학교폭력 해법

    [박현갑의 뉴스 아이] 국민과 정부간 동상이몽,학교폭력 해법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4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수많은 대책이 쏟아졌지만 학교폭력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에 의한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도 늘면서 공교육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3학년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학교폭력이든 교육활동 침해든 폭력행위자가 학생이고, 학교를 매개로 해서 일어나는 것인 만큼 둘은 모두 학교폭력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 인권과 교사의 교육·지도권 침해를 방지하고 이 둘 모두를 강화할 방안은 없는지 정부 대책을 중심으로 짚어 본다.●학교폭력은 진행형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는 출석 정지, 강제전학, 퇴학 등이 있다. 강제전학이나 퇴학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중 중징계에 속한다. 2012학년도부터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도 한다. 학생부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기록되면 상급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경각심을 가져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줄지 않고 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한 2012학년도 이후 코로나19로 등교금지 조치가 내려진 2020학년도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최소 1만 5000건 이상을 심의하고 있다. 특히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는 3만건 이상으로 불어났을 정도다. 국민 인식도 비슷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해마다 하는 교육 여론조사에서 초중고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물은 결과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응답자의 40% 이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매우 심각하다는 반응까지 합하면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기승부리는 교육활동 침해 최근에는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사들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2021년 교권보호위원회가 심의한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원격 수업이 주로 시행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2200건을 넘었다. 올해는 1학기 만에 1600건에 육박했다. 초등학생이 교사에게 실습용 톱을 던지며 협박하거나 중학생이 교단 위에 드러누워 교사 수업을 방해하고, 고교생은 휴대전화로 여교사의 치마 속을 불법촬영한다. 학부모도 수업 중인 교실에 찾아와 교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고 폭행한다. 이런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여론에 국회 교육위원회는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 상태다.정부도 전학이나 퇴학을 시킬 정도로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마찬가지로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하고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려면 모든 교육활동 침해에 따른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게 맞지만 이럴 경우 학생 낙인효과, 교사·학생 간 법적 소송 증가 등 학교 내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중대한 침해조치 사항만 작성한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학생부에 기재하려는 ‘전학·퇴학’에 해당하는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전체의 10% 선이다. 2020년 113건에서 2021년 236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학기에만 161건이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보일 수도 있다.●교육활동 침해, 학생부 기재 실효성 논란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선 반대 여론이 만만찮다. 한국교총은 교육활동 침해를 방지할 것이라면서 학생부 기재 방침을 적극 환영한다. 반면 전교조와 교사노조는 반대 입장이다. 특히 전교조는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조치사항을 기록하는 건 교육적 지도를 통한 교육활동 침해 예방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사실상 ‘학생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회 입법조사처의 이덕난 입법조사관은 “학생부 기재의 실효성 부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만약 이런 조치가 없었더라면 학교폭력은 더 늘었을 것”이라면서 “상급학교 진학에 영향을 주는 학생부 기재가 그나마 현실적으로 학교폭력을 줄일 수있는 실효성있는 조치라고 본다”고 밝혔다. ●근본 처방보다 사후 대증요법 중심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정부 대책이 폭력 원인에 맞는 근본 대책의 마련보다 폭력 발생 이후 대증요법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KEDI의 최근 10년간 교육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학교폭력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대중매체의 폭력성을 꼽은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가정교육의 부재’를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의견으로는 ‘처벌 중시’가 59.1%로 제일 많았다. 이어 화해와 선도 중시(20.5%), 중립(20.4%)이 비슷했다.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은 사후 대책 중심이다. 학교·학급 단위의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있으나 피해 학생 보호 및 치유시스템 강화와 가해 학생 교육 및 선도 강화, 학교의 교육적 해결 역량 제고 등 학교폭력이 터진 이후의 대처가 대부분이다.●부모들이 자녀의 담임교사 이름도 모르는데... 국민들이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가장 비중 있게 지적한 가정교육 부재를 정책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의 학부모 교육은 유명무실하다.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 등을 위한 학부모 교육을 학기별로 1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방식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학교에서 가정 통신문을 보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모들이 자녀의 담임교사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실정에서 가정 통신문을 보내도 제대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 주기적으로 배부하는 학교폭력 예방 소식지나 관련 리플릿을 각 가정에 배부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이런 가운데 학교의 학생지도 역량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최근 10년 새 부쩍 높아지고 있다. KEDI 자료에 따르면 학교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물은 결과 학생상담 및 지도활동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2011년에는 7.3%였으나 지난해에는 36.8%로 껑충 뛰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전 사회적 학교폭력 대응 체계 강화해야 국민들은 학교폭력이 주로 가정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인식한다. 그러면서도 학교에서 학생 지도를 더 해 주기를 기대한다.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 인식과 학생부 기재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감안하면 교육당국의 학생 지도 역량 강화와 함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전 사회적 협력시스템 강화가 절실하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중심이 돼 방치되고 있는 자녀관계 개선을 도모할 부모 교육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어쩌다 어른’이 돼서 가정이 깨지거나 자녀와의 대화 단절로 학교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급별·폭력 유형별 자녀와의 대화법 안내 등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폭력 문제라면 외부 컨설팅도 지원하는 등 전 사회적인 인성 강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 내 아동·청소년 기관 등과 연계한 학교폭력 예방 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김현진 박사는 “학생부에 학교폭력 내용을 기록한 초기에는 그 파급력을 몰랐으나 10년이 지나면서 학생부 기재가 교사에 대한 불신 등 학교 내 갈등을 유발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면서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제한적으로 학생부에 기재하더라도 학생 인성교육과 사회정서 역량 교육을 더 강화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영하 20도서 살아남는 ‘독종’ 바이러스… 겨울에도 식중독 방심 금물

    영하 20도서 살아남는 ‘독종’ 바이러스… 겨울에도 식중독 방심 금물

    올 누적 환자 3927명 매년 증가발병자 12~3월에 47.3% 몰려날로 먹는 굴 등에 감염·전파복통·구토·설사 2~3일간 지속고령자는 탈수로 사망할 수도 날이 추워지면서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 식중독 위험이 낮다고 여겨 덜 조심하게 되지만 이 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 ‘독종’이다.질병관리청은 최근 일주일(11월 20~26일)간 전국 208개 표본감시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를 69명으로 5일 집계했다. 2주 전(11월 6~12일) 44명보다 56.8%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발생한 누적 환자는 3927명이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1년 내내 발생할 수 있지만 겨울철에 더 잘 유행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5년(2017~2021년)간 월별 평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 통계를 보면 매년 12~3월에 환자의 47.3%가 집중됐다. ●단 10개 입자로도 감염… 쉽게 전파 이 바이러스는 10개 입자로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고 쉽게 전파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을 섭취했을 때는 물론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졌다가 다시 입을 만지거나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와 함께 밥을 먹고 생활용품을 같이 써도 감염될 수 있다. 주로 분변과 구토물을 통해 전염되며 설사 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를 갈다 가족이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 드물게는 구토하는 사람에게서 나온 바이러스 입자가 에어로졸 형태로 퍼져 대규모 감염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추운 날씨에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하는 이유로 최성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위에 강한 바이러스의 특성, 개인위생 부주의를 꼽았다. 최 교수는 “감염된 환자의 분변에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거나 음식물을 오염시켜 감염되는 경우가 흔한데, 노로바이러스는 얼음이 얼 정도의 온도도 견딜 수 있어 이런 전파 경로가 겨울에도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겨울에는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져 음식물을 상온에 두거나 깨끗하게 손질하지 않아 음식을 통한 감염 전파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추운 겨울 실내에 밀집해 생활하다 보면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대인 간 전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겨울에 날로 먹는 굴 등 어패류에 바이러스가 많아 겨울철 식중독이 잦다는 분석도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병한다. 갑자기 배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와 설사를 한다. 설사는 대개 하루 4~8회 정도로 하며, 세균성 이질과 달리 혈액변이나 점액변을 보지는 않는다. 전신 근육통이 있고 기운이 없으며 두통과 38도가 조금 넘는 정도의 미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보통 2~3일 지속되다 특별한 후유증 없이 대부분 저절로 회복된다. 하지만 고령자나 소아암 환자처럼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증상이 오래가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최상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인 환자나 면역 저하 환자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와 설사를 심하게 하면서 탈수가 되고, 이로 인해 심한 전해질 불균형이 올 수 있으며 드물지만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대·학교 밀집시설 대규모 전파 주의 전염력이 매우 강해 군대나 식당, 학교에서의 집단 발병 위험이 크지만 아직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예전에 감염된 사람도 재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막고, 증상이 심할 땐 병원 진료 후 수액 요법과 같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다른 식중독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손을 자주 씻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는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은 식품만 섭취해야 한다. 덜 익은 소고기 등도 위험하다. 굴 등 어패류도 되도록 익혀 먹어야 하며 조리 기구와 식기는 세척 후 열탕 소독을 해야 한다. 익혀 먹지 않는 쌈 채소 등은 먹기 직전에 씻는 게 좋다. 세척 과정에서 채소류 표면에 원래 분포하고 있던 ‘상재균’ 군집의 평형이 깨져 유해균에 대한 방어 능력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노로바이러스를 한번 앓았던 사람은 증상이 회복되고서도 최소 2주 이상 음식을 만들어선 안 된다. 이항락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특히 단체 급식 시 설사 증상이 있는 조리원은 절대 급식에 참여해선 안 된다”며 “지하수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있을 수 있어 되도록 식수로 쓰지 말고, 정수기 필터를 자주 갈아 주지 않으면 세균이 증식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정수기 필터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소 등을 씻을 때는 염소 소독이 된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냉장고도 믿어선 안 된다. 식중독균 중에는 4~5도의 냉장고에서 자랄 수 있는 저온 세균도 있다. 오염된 육류·생우유·아이스크림 등을 통해 감염되는 여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균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균이다. 리스테리아균은 저온은 물론 고염도 음식에도 잘 적응해 성장하기 때문에 식품 제조 단계에서부터 균의 오염을 막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냉동고는 세균 증식을 억제할 뿐 사멸시키지는 못한다. 영하 20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노로바이러스는 말할 것도 없다. 냉동고에 음식을 보관할 때 보관 날짜 정도는 적어 두는 게 좋다. 냉장 보관 땐 닷새, 냉동 보관 땐 6개월을 넘겨선 안 된다. ●1960년대 초반엔 무명의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는 1960년대 초반만 해도 무명의 바이러스였다. 1968년에서야 첫 유행이 보고된 미국 오하이오주의 도시 노워크(Norwalk)의 이름을 따서 노워크 바이러스라고 불리다가 2002년에 정식으로 노로바이러스라는 이름을 얻었다. 최상호 교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시겔라 같은 세균들이 식품 매개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가장 흔한 원인균”이라며 “선진국형 구토·설사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혈액형이 따로 있다는 보고도 있다. 노로바이러스가 혈액형을 결정하는 항원을 감염의 수용체로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인데, 특히 B형이 노로바이러스에 아주 강하다고 한다. 2003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나온 얘기다.
  • 손 놓은 교사, 무능한 학폭위… 모두가 피해자로 남았다[학폭위 10년, 지금 우리 학교는]

    손 놓은 교사, 무능한 학폭위… 모두가 피해자로 남았다[학폭위 10년, 지금 우리 학교는]

    내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됐다는 소식은 교통사고처럼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이후 진위를 떠나 아이와 가족의 삶에는 큰 흔적이 남는다. 학폭 처리 과정이 철저하되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신문은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폭 심의 2500여건을 집중 분석하고, 그중 억울하게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피해 학생의 부모 6명을 직접 만났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과정에서 부실한 조사와 처분으로 가해 딱지가 붙어 억울한 시간을 견뎌야 했던 가족도 있었고, 자녀의 가해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이후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몰라 갑갑해하는 부모도 있었다. 또 학폭 전문 변호사와 행정사들을 만나 시행 10년이 된 현 학폭 처리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학폭 관련자의 이름은 가명 처리했다.“이 종이 몇 장을 받으려고 1년 넘게 싸웠어요. 그사이 우리 식구들은 병들었고요.” 김지혁씨는 법원에서 온 문서 표지를 들여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2020구합 ××××× 서면사과 등 처분 취소’. 김씨의 첫째 딸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돼 받았던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판결문이었다. 모두가 피해자가 돼 버린 싸움. 김씨는 가족이 겪은 지난 1년을 이렇게 표현했다. 김씨는 쉽게 끝날 수 있는 일이 학교 측의 잘못 때문에 커졌다고 생각한다. 딸은 2020년 봄 같은 학교 남학생으로부터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로 신고당했다. 신고자는 딸을 포함해 5명이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딸은 부인했다. 김씨는 학폭 담당 교사의 태도를 확인한 뒤 찜찜함을 느꼈다. 교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에게 “너희가 저지른 학폭이니 학생 확인서(진술서)를 거짓 없이 써라. 그래야 처벌이 약해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딸에게는 “학폭 증거가 있으니 똑바로 쓰라”고 말했다. 조사 중이었지만 이미 결론을 내린 것처럼 들렸다. 이후 교육지원청의 학폭위에서는 학교가 보내 준 사안조사 보고서 등을 근거로 딸에게 서면사과와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학교 내 봉사 6시간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김씨와 딸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곧바로 행정소송을 했고, 법원은 “가해 사실을 목격한 학생을 찾기 어렵고 심리적 공격을 계속했다고 볼 정황도 부족하다”며 징계처분을 취소하도록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나머지 4명의 학생도 행정심판을 통해 처분 취소 결정을 받았다. 김씨의 딸처럼 학교의 부적절한 개입 또는 방관 탓에 가해자 딱지가 붙는 경우도 있다. 학폭 상담을 해 온 정승훈(‘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 저자) 작가는 “가해자로 일단 지목되면 학교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이 있어 부모와 아이가 소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교사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억울함을 알더라도 자칫 ‘가해자를 감싼다’는 비난을 받을까 봐 주저하기도 한다. 정 작가는 “학교가 가해 관련 학생과 부모에게 학폭 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를 줘야 하는데 공식 절차가 적힌 공문만 주고 마는 사례가 많다”면서 “당황한 부모들은 인터넷을 뒤져 보거나 민간단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밝혔다. ●기간제 등 경험 적은 교사에 떠넘겨 경험이 적은 교사가 학폭을 담당해 생기는 문제도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아무도 학폭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 막 입직한 교사가 떠맡다시피 하는 일이 흔하다. 젊은 교사들은 중재 노력 등을 하지만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일부 학부모 때문에 허사로 돌아간다. 임현정씨의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은 학교 친구들과 서로 학폭을 당했다고 쌍방 신고를 했다. 임씨는 “학교에서 중재해 줬으면 했지만 20대인 초임 교사에게 상대 부모들이 ‘네가 누구 편을 드느냐’고 삿대질하며 공격해 결국 학폭위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업무를 거절하기 어려운 기간제 교사에게 학폭을 맡기는 학교도 많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의 학폭 담당 교사 중 기간제 교원 비율은 12.1%였다. 특히 대전과 부산은 각각 23.3%와 20.8%가 기간제였다. ●폭행·상해 구분도 못하는 학폭위원 “왕따 피해를 당했을 땐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학폭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학폭위에 참석한 정수정씨의 초등학생 아들은 학폭위원에게서 이런 질문을 들었다. 아이는 위축감을 느껴 자신의 입장을 말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돼 학폭위를 거쳐 본 학부모와 학생들은 일부 위원의 자질을 문제 삼는다.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거의 비슷한 사안인데도 어떤 위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처분 결과가 엇갈리기도 한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선 학폭위를 10~50명으로 구성하되 전체 위원의 3분의1 이상을 해당 지역 학부모로 채우게 했다. 그 밖에 변호사와 경찰, 행정사,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이호진 변호사(학교폭력 법률사무소 유일)는 “가해자의 처분 수위를 치우침 없이 정하려면 위원이 어느 정도의 리걸 마인드(법적 사고력)를 갖춰야 한다”면서 “학교 제출 자료와 학생의 진술 및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당일 결론을 내야 하는데 능력이 모자란 위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예컨대 폭행과 상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다. 정유석 행정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입장에선 학폭위에서 적극적으로 항변·소명해야 하는데 이렇게 설명을 하면 ‘반성하지 않는다’며 감점을 주는 위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장영 행정사도 “학폭위에 지금보다 법률가가 더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의 직업 등 신원은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 민원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피·가해 관련 학생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분 통보서를 받아 들고서도 누구의 판단인지조차 알 수 없어 갑갑하다. 한 행정사는 “군 단위 지역에서 열리는 학폭위에 가 보면 동네 반상회 오듯 슬리퍼 차림으로 준비 없이 참석하는 위원도 있다”며 “학생 입장에서는 미래의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자리인데 성의 없는 모습을 보면서 좌절한다”고 말했다. 학폭위에서 잘못된 처분을 내려도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을 통해 바로잡을 수는 있다. 통상 2~3개월이면 마무리되는 행정심판은 최근 재심 요청이 늘어나 길게는 6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 기간 고통은 온전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다. ●정작 중요한 예방 교육은 형식적 정작 중요한 학폭 예방 교육과 가해자 대상 교육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있다. 정 작가의 아이도 학폭에 연루돼 사후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위센터와 경찰서 등을 통해 교육을 받았는데 뜬금없이 (가해 학생들이) 승마를 타러 가 놀랐었다”고 말했다. 또 부모 대상 교육에서는 고부 갈등을 푸는 대화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심 행정사는 “5호 처분이 나오면 학부모도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냥 과태료 내고 말지’ 하는 이들도 있다”며 “학생들도 위센터에서 며칠 교육받는 게 전부라 교정 효과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예방 교육도 부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교육부는 연간 2차례씩 학교별로 학폭 예방 교육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외부 강사가 교육당국이 정해 놓은 지침에 따라 학폭이 될 수 있는 상황 등을 설명해 주는 정도로 진행된다. 정 작가는 “아이들이 교육 시간을 ‘잠자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schoolViolence/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 취재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 술값 바가지 씌우고 만취 손님 방치해 숨지게 한 50대

    술값 바가지 씌우고 만취 손님 방치해 숨지게 한 50대

    가짜 양주의 일종인 속칭 ‘삥술’을 팔고, 이를 마시고 의식을 잃은 손님을 방치해 목숨을 잃게 한 50대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30일 유기치사와 준사기,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4)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춘천에서 취객을 유흥주점으로 유인해 저가 양주를 고가 양주병에 섞어 만든 가짜 양주를 팔고, 술값을 과다청구하는 수법으로 돈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과도한 음주로 주점 내에서 의식을 잃은 40대를 새벽까지 방치하다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숨진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342%에 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 경기특사경, AI 확산 차단…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긴급단속

    경기특사경, AI 확산 차단…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긴급단속

      경기 이천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H5형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사육중인 닭 17만1000마리를 살처분에 들어간 가운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축산 관련 시설 출입 운송차량을 대상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행위를 집중 단속에 나선다. 단속기간은 오는 28일부터 조류독감 종식 시점까지이며, 단속대상은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한 이천시, 용인시, 화성시, 평택시를 중심으로 추후 확산 상황에 따라 확대할 계획이다. 주요 단속내용은 ▲일시 이동중지 명령 위반 행위 ▲시설출입차량 미등록,GPS(위성항법장치) 미장착(미운용) 행위 ▲거점소독시설 미방문 행위 등이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가금농장 등에 출입하는 차량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고,GPS를 장착한 후 운행해야 한다. 또 특별방역기간 동안에 축산차량이 가금농장이나 축산시설 방문 전 거점소독시설을 통해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김민경 특별사법경찰단장은 “가금농장 등에 미등록 차량이 출입하거나 차량에 GPS를 장착·운용하지 않으면 조류독감 역학조사 등 초기대응이 매우 어려워진다.조류독감 확산 차단을 위해 특사경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김경 서울시의원 “서울시 우먼인턴십사업, 경력단절여성 참여자 취업률 18%에 불과해”

    김경 서울시의원 “서울시 우먼인턴십사업, 경력단절여성 참여자 취업률 18%에 불과해”

    더불어민주당 김경 서울시의원(강서1, 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24일 열린 제315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제5차 보건복지위원회 2023년도 여성가족정책실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심사에서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사업’ 중 제2기 ‘우먼인턴십사업’ 참여자들의 취업률이 18%에 그치는 문제를 지적했다. ‘경력단절여성’이란 혼인ㆍ임신ㆍ출산ㆍ육아와 가족구성원의 돌봄 또는 근로조건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했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이 취업을 희망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사업’은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 및 ‘서울특별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에 관한 조례’에 따라 경력단절여성의 구직활동에 대한 통합지원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과 관련해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을 통한 서울시 여성의 경제적 자립 체계 마련을 위한 전액 시비사업으로, 44억 4,836만원이 신규 편성됐다. 그러나 기 추진 사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우먼업인턴십 참여자 중 제1기는 60명 중 34명, 제2기는 100명 중 32명이 취업하였으나 2022년 10월 현재 기준 제1기 중 23명, 제2기 중 18명만이 취업 중인 상태이다. 또한 취업자 수를 기준으로 고용유지율을 따져보면 각각 제1기 67.6%(10개월차), 제2기 56.3%(4개월차)로 나타나고 있으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퇴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김경 의원은, “제1기보다 제2기의 취업률이나 고용유지율이 월등하게 하락한 점을 보면 사업의 실효성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하고, “이전 사업들에 대한 성과분석 등 면밀한 사업 검토를 통한 사업 재설계 등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편, 2022년 상반기(제2기) 사업결과 38%(38명)의 인원이 중도포기해 상반기 사업예산 6억원에서 이미 약 2억 2,095만원의 불용액(불용률 36.8%)이 발생됐고, 2022년 전체적으로도 30.5%의 불용이 예상된다. 이어 김 의원은, “중도탈락자가 38%나 발생하고 불용률이 약 37%나 되는 상황은 문제적이다” 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인턴 모집이나 선정뿐 아니라 인턴십 과정의 교수설계의 재구성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채용한 기업의 요구 또한 반영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기존 사업집행 실적을 고려해 사업물량을 조정하는 조치뿐 아니라 참여자들이 정말 실효성을 느낄 수 있도록 사업 시행 과정을 꼼꼼하게 개선해달라”라고 주문하며 마무리했다. 
  • “임신하지 않을 권리”…난관 절제한 여성에 비난 쇄도

    “임신하지 않을 권리”…난관 절제한 여성에 비난 쇄도

    “내가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모든 여성은 자신에게 적합한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이탈리아 피트니스 강사인 프란체스카 과치(28)는 5년 전 베로나의 한 병원에서 양측 난관 절제술을 받았다. 안젤리나 졸리처럼 가족력이 있어 절제한 것은 아니다. 과치는 임신하지 않기 위해 난관을 뗐다고 고백했다. 그는 “피임 기구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모든 관계에 임신의 공포가 따라다녔다. 결코 평온하거나 자유롭다고 느끼지 못했다. 아이들은 액세서리가 아니다. 아이에게 집중하고 온전히 나를 내주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삶에서 아이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과치의 고백에 SNS에는 비난의 댓글이 달렸다. 이기적이라는 댓글부터 문란한 성관계를 하고 싶냐는 모욕적인 글도 많이 달렸다. 과치는 “모든 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내 결정을 후회하리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체외 수정을 통해 임신 및 출산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24명(2020년 기준)으로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다음으로 가장 낮다. 우리나라의 2021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집계됐다. 한국도 저출산 문제 심각하지만이성애자 청년들 사이 ‘4B’ 회자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로 유일하게 0명대다. 2018년 0.98명, 첫 0명대로 떨어진 이후 한 차례도 1명대로 올라오지 못했다. 통계청은 2024년에는 0.7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학생은 2015년생 출생아 수는 약 43만명이다. 그렇지만 연애, 결혼, 출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비연애·비혼·비출산·비섹스를 줄여 부른 ‘4B’ 운동이 회자되기 시작했다. 실제 관련 통계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지난해 12월 조사 ‘연애 시작이 어려운 이유’ 결과를 보면 연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7.8%였다. 여성은 48%로 남성 67.6%에 비해 훨씬 낮았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주도해 쓴 보고서 ‘청년관점의 젠더갈등 진단과 포용국가를 위한 정책적 대응 방안 연구’를 보면 현재 연애하고 있지 않은 만19~34세 청년세대 중 ‘앞으로도 연애하지 않겠다’고 밝힌 사람은 21.4%에 달했다. 남성의 17.3%가 연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것과 달리 여성 중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은 26.8%로 높은 편이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2019년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할 의향이 없다’는 여성은 57%인데 남성은 37.6%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 20~44세 미혼 여성은 19.5%에 그쳤지만 남성의 33.6%는 ‘그렇다’고 답했다. 맞벌이 가구 여성의 가사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87분이지만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54분에 그친다는 점도 이같은 현상을 심화시키는 이유로 지적된다. 여성이 혼자 돈을 벌어오는 가정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가사 노동시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임신중단 권리는 미국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끼쳤다. 공화당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의식해 임신중단 허용 여부는 주 차원의 권한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공화당이 연방의회 권력을 잡으면 임신중단 권리를 연방 차원에서 금지시킬 것이라면서 투표를 독려해 왔다.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이번 중간선거에 투표한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27%가 임신중단 문제가 투표에 영향을 미친 핵심 요인이라고 답했다. 32%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에 뒤를 이어 두번째로 높은 비중이었다.난소암 예방적 수술로 알려져 난소암은 여성 생식기 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다. 5년 생존율만 비교해 봐도 유방암은 90%에 이르지만, 난소암은 44.2%에 불과하다. 난소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전이와 재발이 쉽기 때문이다. 대장과 위암 등의 경우 장기 내부에 암이 생겨 조기에 발견만 하면 전이 위험을 막을 수 있지만 난소는 겉 표면에 생겨 주변에 바로 복막이나 난관 등에 전이가 쉽다. 난소암을 예방하기 위한다면 미리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위험도를 예측, 만일 위험도가 높을 경우 미리 난소와 난관을 절제하는 것이 제일 큰 예방법이라고 여기고 있다. 난소암은 가족력의 영향이 매우 크다. 특히 유전적 돌연변이 BRCA1, BRCA2를 가졌다면 유방암은 85%,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44% 높아진다. BRCA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은 가족력이 있거나 본인이 난소암 또는 BRCA 변이 위험이 높은 유방암을 진단받았을 때다. 부모가 BRCA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녀에게 변이가 유전될 확률은 50%다.
  • 격무에도 수입은 수의사의 절반… 가축방역관 인력난 비상

    격무에도 수입은 수의사의 절반… 가축방역관 인력난 비상

    전북도는 지난 4일 가축방역관(7급 수의직) 24명을 선발하기 위해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3명만 응시해 모두 합격됐다. 반면 올 들어 전북에서 가축방역관직을 포기하고 떠난 수의사는 9명이다. 가뜩이나 가축방역관이 부족한 상황에 채용 인원보다 퇴직 인원이 3배나 많아 인력 부족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이 번지고 있으나 가축방역관은 크게 부족해 지자체마다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시도는 군복무를 대체하는 공중방역수의사로 가축방역관 정원을 메꾸고 있으나 적정 인원에는 훨씬 못 미친다. 다급해진 지자체들이 수의사 자격증만 있으면 무시험으로 7급 가축방역관에 특채하겠다고 했으나 강도 높은 업무에 비해 처우가 낮아 가축방역관 확충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1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17개 시도 가축방역관은 공무원 881명, 공중방역수의사 389명 등 모두 1270명이다. 이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3조(가축방역관을 두는 기관 등) 4항에 근거한 적정 인원 2018명에 비해 748명이 부족한 수치다. 공중방역수의사를 제외할 경우 가축방역관 확보율은 43.7%로 낮아진다. 특히 가축방역관 부족 현상은 2018년 415명, 2019년 541명, 2020년 593명, 2021년 637명, 올해 748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북도의 경우 가축방역관 적정 인원은 278명이나 현원 91명, 공중방역수의사 47명 등 138명으로 140명이나 부족하다. 경기도 역시 적정 인원이 300명이지만 현원 127명, 공중방역수의사 57명 등 184명밖에 안 된다. 이 같은 현상은 가축방역관의 업무가 과중한 데 비해 수입은 임상 수의사의 절반 수준이어서 젊은 수의사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진 기회도 별로 없다. 전북도 관계자는 “반려동물 증가로 수의사들이 근무 여건과 처우가 좋은 동물병원을 선호해 공직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임상검사나 채혈 등을 동물병원에 맡기는 등 민간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의장협의회가 2020년 4월 가축방역관 신규 채용 직급을 7급에서 6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특수업무수당을 월 2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증액하는 처우 개선 건의안을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 등에 전달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한편 가축방역관은 연중 가축 출하 전 각종 검사를 비롯해 전염병 예방을 위한 임상예찰 등을 수행한다. 특히 전염병 발생 시 차단 방역을 위해 시료를 채취하고 살처분 현장을 지도·감독해야 한다.
  • 방역지침 어기고 집회…사랑제일교회 무죄, 민주노총은 유죄

    방역지침 어기고 집회…사랑제일교회 무죄, 민주노총은 유죄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정부 방역수칙을 어기고 집회를 강행한 단체들에 대해 1심 법원들의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집합금지를 어기고 현장예배를 강행한 교회와 교인들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으나, 도심집회를 연 노동단체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집회금지는 감염병 예방 공공복리 위한 것”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10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택근(5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윤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20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 일대에서 조합원 2만 7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10·20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달 뒤인 11월 13일 동대문 로터리 일대에서 2만여 명(주최 측 추산) 규모의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이끈 혐의도 있다. 당시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집회 인원은 최대 499명으로 제한됐다. 재판에서 윤 부위원장 측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집회를 금지한 서울시 조치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해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판사는 “서울시 조치는 감염병 예방이라는 공공복리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집회 당시 온 국민이 엄격한 방역지침을 준수했고 수많은 의료진과 공무원이 헌신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의 현실을 알리고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판결 선고 후 윤 부위원장은 “헌법에서 보장된 집회의 자유권을 지방 정부 고시나 훈령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본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예배 금지로 인한 사익, 공익보다 작지 않아”반면 당시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현장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교인들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전날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병훈 판사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사랑제일교회 신도 등 1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던 2020년 3월 29일∼4월 19일 방역당국의 집합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4차례 모여 대면 예배를 강행한 혐의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3월 29일, 4월 5일, 4월 12일 등 3차례 이 교회의 현장예배에 참석했다. 재판부는 종교적 행위·집회결사의 자유가 질서유지와 공공의 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된 행정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따라 본질적인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예배 금지로 침해되는 사익이 (금지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결정에 참여한 공무원들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현장예배 전면 금지보다 완화된 방침을 제대로 모색하지 않았다”며 “전면 금지보다 덜 침해적이고 완화된 방침으로 감염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 코로나 집합금지에 현장예배 강행한 사랑제일교회·김문수 무죄

    코로나 집합금지에 현장예배 강행한 사랑제일교회·김문수 무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현장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교인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병훈 판사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사랑제일교회 신도 등 14명에게 9일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종교적 행위·집회결사의 자유가 질서유지와 공공의 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된 행정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따라 본질적인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예배 금지로 침해되는 사익이 (금지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결정에 참여한 공무원들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현장예배 전면 금지보다 완화된 방침을 제대로 모색하지 않았다”면서 “전면 금지보다 덜 침해적이고 완화된 방침으로 감염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던 2020년 3월 29일~4월 19일 방역당국의 집합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4차례 모여 대면예배를 강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위원장은 3월 29일과 4월 5일, 4월 12일 등 3차례 이 교회의 현장예배에 참석했다. 김 판사는 또 “사랑제일교회는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한 정황이 있으며 교회에 확진자가 다녀가거나 신도가 확진자와 접촉하는 등 강력한 제한이 필요한 정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속보] 코로나 중 현장예배 강행한 사랑제일교회·김문수 무죄

    [속보] 코로나 중 현장예배 강행한 사랑제일교회·김문수 무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현장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교인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병훈 판사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사랑제일교회 신도 등 14명에게 9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종교적 행위·집회결사의 자유가 질서유지와 공공의 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된 행정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따라 본질적인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 힘겹고도 소중한… 일터 속 ‘고군분투기’

    힘겹고도 소중한… 일터 속 ‘고군분투기’

    생계를 위해 일하지만 일은 우리를 성장시키기도 한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의 경험은 모두 값진 법. 직업 전선에서 열심히 뛰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최근 여럿 나와 눈길을 끈다. ‘오늘도 급식은 단짠단짠’(문학수첩)은 대기업 사내식당에서 수천 명의 급식을 책임지다 지금은 작은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13년차 영양사 김정옥씨가 썼다. 저자는 영양사에 대해 한정된 예산을 맞추려 궁리하고 식단을 짤 때는 행정직 사무원, 사내식당을 돌며 고객들과 눈인사할 땐 영업사원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급식 관련 설문지를 만들고 이벤트를 고민할 땐 기획자, 조리사 등과 언쟁이 붙을 땐 정치인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영양가가 높으면서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토로한다. 예산이 한정됐고 사람들 입맛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무난하게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식단을 탈피하고자 일부러 백지에 식단을 작성하며 신선한 식단을 구성하고, 매일 조금씩 경비를 줄여 특별한 음식으로 고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식사를 선사한다.신지은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은 박물관에서 전시와 소장품을 소개하는 메일링 서비스 ‘아침 행복이 똑똑’을 담당한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아침 7시에 무려 10만명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박물관을 쓰는 직업’(마음산책)은 신 연구원이 경험한 박물관의 일과 유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사연이 가득한 유물뿐 아니라 박물관 정원 식물들, 일터 사람들과 관람객까지 박물관 안팎을 두루 살핀다. 창령사터 오백나한 전시회를 위해 패딩 차림으로 바닥에 벽돌을 하나하나 깔고 인조 잔디를 손수 심은 일화를 비롯해 박물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법 등을 풀어놓는다. 복도에 동료가 내놓은 책더미에서 애타게 찾아 헤매던 도록을 우연히 구하기도 하는 등 박물관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담겼다.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처럼 보이는 ‘대리운전으로 월 500만원 벌기’(북갤러리)는 사업 실패, 별거와 이혼으로 피폐해진 50대 남자의 눈물 나는 고군분투기다. 저자는 심장마비로 두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어렵사리 식당 주차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어깨 통증으로 일을 그만두고 생계를 고민하던 찰나 우연히 생활정보지를 보고 대리운전기사가 됐다. 지난 4년 동안 대리기사를 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담았다. 일이 끝난 뒤 빠른 이동을 위한 전동휠에 대한 정보와 사고 예방법, 2인 1조 대리운전의 장단점, 대리운전 회사 고르는 법과 관련 애플리케이션, 보험 등의 정보를 담았다. 이런 정보보다 대리기사의 애환에 더 눈길이 간다. 만취한 채 욕설과 폭언을 퍼붓는 손님, 술에 취해 대신 주차하겠다고 고집 피우는 손님, 여러 대리회사를 동시에 불러 기사를 물 먹이는 손님들 이야기에서 대리운전이 얼마나 고달픈 일인지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저자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도 ‘험한 세상의 다리’가 돼 기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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