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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가 잠든 사이…파드왕 사망 모른채 업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잠든 미국 대통령을 깨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 8일 새벽 2시30분(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국왕이 사망한 사실을 모르고 이날 아침 7시 집무실에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미 언론은 과연 백악관 참모들이 잠자는 부시 대통령을 깨웠어야 했는가를 두고 논란을 벌였다. 현재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잠든 사이 세계 각지에서 전해지는 중요한 소식들을 취합하는 ‘관측팀(Team of Watch Officers)’이 구성돼 있다. 중앙정보국과 군, 국무부 관리들로 구성된 관측팀은 하루 24시간 가동된다. 해외에서 미국인이 사망하는 등의 중요한 사건이 터지면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나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곧바로 보고되며, 두 사람은 잠자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파드 국왕 사망의 경우 새벽에 부시 대통령을 깨워 보고하더라도 미국이 곧바로 취할 만한 비상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업무 시간까지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 이같은 24시간 ‘상황실(Situation Room)’ 기능이 처음 설치된 것은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전까지는 24시간 운영되는 ‘전쟁실(War Room)’만이 필요에 따라 설치됐다 해체되곤 했다. 다만 대통령을 어떤 상황에서 깨우느냐는 문제는 정권에 따라 변해 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거진 슬레이트가 4일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스파이 정찰기가 중국에 비상착륙했을 때,2002년 예루살렘에서 대규모 자살 폭발 공격이 발생했을 때 잠자다 일어나 상황을 보고받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dawn@seoul.co.kr
  • [급류타는 6자회담] 美 “구체적 복귀 날짜 왜 안밝히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만나 다음달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를 시사한데 대해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평가절하’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 정부는 물론 중국과 일본측에서도 중요한 진전이라고 환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왜 이처럼 신중한 반응을 보일까?●“신뢰가 없기 때문에…” 워싱턴 고위 외교소식통은 “신뢰가 없기 때문에 그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말은 많지만 행동이 없다.”면서 구체적인 회담 날짜가 나와야 복귀 의사를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측 일부 핵심 인사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핵을 보유하는 쪽으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판단하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같은 원초적인 불신 때문에 북한의 최고통치자인 김 위원장의 발언조차 ‘또다른 의도를 가진’ 것으로 미국 당국자들은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국무부의 애덤 어럴리 부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구체적인 회담 날짜가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조건없이 회담에 복귀해서 진지하게 논의에 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워싱턴의 한국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도 내용만으로는 발언 의도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방한 중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담당 차관보 등이 주말을 이용해 한국 당국자들로부터 북한측의 발언을 정확하게 전해들은 뒤 추가로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미국, 남북 접근에 경계심? 국무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정 장관과 5시간이라는 “매우 이례적으로 긴 시간” 동안 면담하고,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미국이나 중국이 아니라, 남북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흥미롭다.”,“분명히 중요하다.”,“어떤 의미에선 매우 중요한 상황 전개”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열릴 남북장관급회담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남북대화 채널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측에 회담 복귀 날짜를 물어볼 의사는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이 없다.”면서 북한이 만약 회담에 복귀하더라도 중국이 날짜를 조정하거나, 북한이 한국을 통해 날짜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을것으로 예측했다.●라이스 “北 6자회담 불참 변명 좋아해” 이와 관련 북한은 계속해서 6자회담에 불참하는 것에 대해 변명하기를 좋아한다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비판했다. 라이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이 백악관이 북한의 수사법(rhetoric)을 진정시킬 때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 관리들은 그들이 왜 6자회담에 올 수 없는지를 변명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폭스 뉴스를 인용해 AFP통신이 보도했다.그는 “그들이 6자회담에 참가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 남한, 그리고 미국이 일치된 방식으로 ‘이제 핵무기를 없앨 때이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아서이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이·팔, 가자지구 평화철수 약속”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 지도부가 오는 8월 예정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가 평화롭게 이뤄지도록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에 이어 이날 예루살렘을 방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라이스 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은 (가자지구) 철수가 폭력 없이 부드럽게 이행되도록 해야한다는 데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가옥들을 철거하며 가자지구에 사람과 물품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만들어 그간 피폐해진 경제를 되살리도록 한다.’는데 양측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이·팔 지도부는 가자지구의 상가 등 이스라엘 주민들의 자산들을 처리하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에 대해 “역사적 진전”이라고 높이 평가했으며 “철수가 평화적으로 완료된다면, 새로운 평화 구축을 위한 조건들을 창출해낼 수 있는 신뢰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전쟁’에서 점령한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에 돌려주기로 지난 93년 약속했지만 이행을 지연해왔다. 라이스 장관은 18일 팔레스타인 방문을 시작으로 가자지구 철수 문제와 이집트 및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민주화 확대 노력 촉구, 반(反)테러 협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한 중동 순방을 개시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예수 사망 원인은 혈전증”

    |예루살렘 연합|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린 뒤 과다출혈로 숨졌을 것이라는 일반의 믿음과는 달리 그는 요즘 장거리 항공기 승객들에게 나타나는 심정맥혈전(深靜脈血栓)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이스라엘의 한 학자가 주장했다. 하이파에 있는 람밤 메디컬 센터의 베냐민 브레너 교수는 의학전문지 ‘혈전과 울혈’ 최신호에서 십자가에 못박힌 지 3∼6시간 후 일어난 것으로 믿어지는 예수의 죽음은 아마도 폐까지 도달한 심정맥혈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초래한 폐색전증은 움직일 수 없는 자세와 여러 군데의 외상, 그리고 탈수증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종교 기록에 나타난 예수의 상태와 일치하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86년 미국의학협회지에 실린 한 연구도 예수가 혈전증을 겪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예수의 사인은 출혈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브레너 교수는 그후 20년 동안 혈액 응고에 관한 연구가 큰 진전을 보였다며 최근 연구들은 장거리 비행객들에게 나타나는 ‘이코노미 클라스 증후군’이 움직일 수 없는 자세와 관련돼 있음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 무술퍼포먼스 ‘점프’ 이스라엘서 날았다

    무술퍼포먼스 ‘점프’ 이스라엘서 날았다

    논버벌(비언어)무술퍼포먼스 ‘점프’(원안 최철기, 연출 이준상)의 힘찬 도약이 이스라엘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 24일 개막한 이스라엘페스티벌(6월9일 폐막)에 공식 초청된 ‘점프’는 30일까지 텔아비브 홀른극장과 예루살렘 셔오버극장에서 총 6회 공연을 성공리에 마침으로써 해외무대 진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9일(현지시간)밤,900석 규모의 예루살렘 셔오버극장은 태권도, 태껸, 쿵푸 등 동양무술과 코미디가 결합된 이색 공연을 즐기려는 가족, 연인 관객들로 북적였다. 온가족이 무술고단자인 집안에 도둑이 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점프’의 막이 오르자 객석 곳곳에선 폭소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태껸 고수인 할아버지, 무술유단자 큰아들 부부, 취권이 특기인 삼촌, 유연한 발차기의 손녀 등 개성있는 캐릭터의 등장인물들이 소개될 때마다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이들 가족이 벌이는 아기자기한 슬랩스틱 코미디에 즐거워하던 관객은 배우들이 고난도의 공중회전, 점핑, 아크로바틱 등 신기에 가까운 묘기를 벌이자 깜짝 놀란 듯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명의 남녀관객을 무대에 초대해 코믹 무술대결을 벌이는 대목에선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대사가 거의 없는 공연이지만 막간에 히브리어로 관객에게 말을 걸고, 결혼식 장면을 유대교 의식으로 살짝 바꾸는 등 이스라엘 관객을 염두에 둔 전략도 주효했다. 마지막 커튼콜때 배우들이 흥겨운 리듬에 맞춰 맘껏 기량을 펼치자 객석도 따라서 들썩였다. 이날 공연을 본 리나 샤울(여·25)은 “무술과 연기, 음악 등 모든 요소가 훌륭했다. 아주 재밌는(very funny)공연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의 반응도 호의적인 편. 유력일간지 ‘마하리브’는 “영화 ‘와호장룡’처럼 공중회전하고, 루마니아 올림픽팀처럼 점핑한다. 태권도, 춤, 팬터마임, 코미디 등 익숙한 장르의 결합이지만 지금까지의 어떤 공연과도 다르다.”고 평했다. 그러나 “일부 장면은 옛날식이고, 유치하다. 무대배경의 컨셉트도 세련되지 않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점프’의 해외진출은 이번이 처음. 이스라엘페스티벌 예술감독 요시 탈 건이 지난해 11월 서울에 와서 직접 공연을 관람하고 공식초청작으로 결정했다.44년 역사의 이스라엘페스티벌은 연극·무용·오페라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예술축제로 올해는 전세계에서 55개 단체가 초청됐다. 요시 탈 건은 “트릭이 사용된 영화속 무술이 아니라 진짜 무술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면서 “서양인 취향에 너무 맞추려 하지 말고, 한국 고유의 전통을 잘 살린다면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연(2003년7월)부터 외국시장을 겨냥한 ‘점프’는 그동안 수차례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치며 해외진출을 모색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스페인 출신의 코미디 연출가 데이비드 오톤을 쇼닥터로 초빙해 속도감 있는 전개와 코믹성을 강조한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최철기 예술감독은 “이스라엘 공연에서의 공과를 바탕으로 오는 8월 참가가 확정된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코란모독 사건 수십건 있었다

    미군의 ‘코란 모독’ 사건 보도 이후 미국이 이슬람권을 무시하고 핍박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미국과 이슬람권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코란 모독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뉴스위크는 오보라고 인정했지만 LA타임스는 수십건의 코란 모독 사건이 있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포로 2명을 학대한 사건을 가해자 처벌없이 종결하려 한 것도 드러났다. 이에 친미 성향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마저 미국을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미국 방문길에 나선 카르자이 대통령은 출국 전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아프간 포로 학대와 관련,“이 사건에 분노하고 있으며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3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아프간 포로 처우 문제를 거론했다. 미국의 후원을 업고 집권한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을 정면 비판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2002년 아프간의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서 아프간 포로 2명이 가혹행위로 사망했으며, 미군측은 이 사건에 개입된 미군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또 LA타임스는 미 의회 청문회 자료와 법원기록, 정부 관련 문건 및 과거 수감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관타나모와 아프간, 이라크 등지에서 수십건에 달하는 미군의 코란 모독행위를 밝혀냈다. 이 중에는 교도관이 경비견에게 코란을 물게 하고 코란에 음담패설을 낙서한 일, 미군이 코란에 소변을 본 일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AP통신은 관타나모 수감자 540명 가운데 재판이 끝난 100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양계업자·유목민 등 60명은 억울하게 구금당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신청했다는 사실과 함께 이들의 증언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권의 분노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중동 순방에 나선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22일 예루살렘 통곡의 벽과 알 아크샤 사원을 방문했다가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시위대에 둘러싸여 진땀을 흘려야 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13세 소년 설교자 신드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3세 소년 설교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인터넷판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인공은 하마스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40여개 모스크(이슬람사원)를 중심으로 순회 설교를 하고 있는 이슬람재단학교 8학년생 아므자드 아부 시이도. 신도들은 이슬람에서 종교지도자 이름 앞에 붙이는 ‘셰이크’란 단어를 써서 그를 ‘젊은 셰이크’ 또는 ‘하마스 원더보이’로 부르고 있다. 금요 예배 때면 수천명의 신도들이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시이도가 처음 모스크에서 설교를 한 것은 불과 한두달 전. 우연한 기회에 설교 기회를 얻은 그는 친구가 만든 원고를 외운 뒤 모스크로 가서 설교를 했고, 신도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의 ‘처녀 설교’에 감명을 받은 하마스 고위 간부가 하마스가 이끄는 다른 모스크들에서도 설교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순회 설교에 나섰고 가자지구에서 가장 인기있는 설교자 가운데 한명이 됐다. 하마스가 이달 초 실시된 가자지구 지방선거에서 최대정파 파타의 ‘텃밭’ 3곳까지 차지하며 압승하는 등 지지세를 확대한 이유 중 하나가 시이도의 유명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학교 선배들이 설교 연습하는 것을 곁에서 보면서 자신만의 설교 방법을 익혔다는 시이도는 주로 이슬람 선지자 무하마드(마호메트)의 죽음과 그의 삶을 주제로 설교를 한다. 가자지구 청소년에게 코란을 가르치는 팔레스타인자선협회는 시이도의 성공에 고무돼 최근 청소년 대상 설교 기법 교육을 전담하는 부서까지 만들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눈에띄네~이 얼굴] ‘킹덤 오브 헤븐의 올랜도 블룸

    올 여름 극장가에 두드러진 트렌드 변화 한가지. 블록버스터 영웅들의 세대교체다.‘배트맨 비긴즈’의 크리스천 베일,‘스타워즈: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의 헤이든 크리스텐슨,‘슈퍼맨 리턴즈’의 브랜든 루스. 거기에 빠질 수 없는 이름,‘킹덤 오브 헤븐’(감독 리들리 스콧)의 올랜도 블룸(28)이다.‘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리골라스로 나와 세계 여성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이 미남스타가 이번엔 중세 십자군 원정길에 오른 강인한 영웅이 됐다. 그의 역할은, 대장장이의 비천한 신분이었다가 영주 출신의 아버지를 만나 십자군 전쟁에 뛰어드는 영예로운 기사 발리안.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진작부터 그에게서 블록버스터 영웅의 가능성을 읽어냈음에 틀림없다. 스콧 감독과 호흡을 맞추기는 이번이 두번째.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전쟁액션 ‘블랙 호크 다운’(2001년)에서 처음 의기투합했다. 웃음 한번 흘리지 않는, 강인하면서도 비애에 젖은 전사의 모습에 여성팬들은 또 한번 가슴이 내려앉게 생겼다. 처자식을 잃고 실의에 빠진 비천한 대장장이에서 예루살렘 공주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전사까지 다양한 뉘앙스의 연기를 보여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역사물 스크린 점령할까

    새달 4일 동서양 역사물이 나란히 간판을 건다.100여년 전 조선시대가 배경인 국산 액션사극 ‘혈의 누’와,12세기 십자군 원정길로 카메라를 옮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서사액션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미스터리 스릴러의 현대적 감각을 버무린 국산 퓨전사극, 장중한 사실액션이 화면을 압도하는 스콧 감독의 신작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혈의 누 사극과 스릴러.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어감의 조합이다. 영화 ‘혈의 누’(감독 김대승, 제작 좋은영화)의 파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근대와 현대, 이성과 광기, 과학과 무속, 양반과 상민 등 격변의 시대를 배경삼아 다층적인 충돌구조가 일으키는 스파크가 기존 어느 영화보다 강렬하다. 여기에 작정하고 덤벼든 잔혹한 연쇄 살인장면 묘사는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다. 조선 후기인 1808년,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동화도. 조정에 바칠 제지를 실은 수송선이 원인 모를 화재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하자 뭍에서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이 파견된다. 그런데 이들이 섬에 도착한 첫 날부터 참혹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살인 행각을 목도한 마을 주민들은 7년 전 ‘천주쟁이’로 몰려 온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천호진)의 원혼이 저주를 내린 것이라며 술렁거린다. 냉철한 이성과 과학수사를 표방하는 원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은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박용우).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대립구도일뿐 극이 진행되면서 섬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베일을 벗을수록 원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적을 직감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그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남의 목숨까지 거침없이 해하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처절한 확인이다. 영화가 내포하는 상징이나 감독이 의도한 다층적인 의미구조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혈의 누’는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되거나 감성적으로 충분히 설득당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중반 이후 극적 긴장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건 스릴러 장르로서의 이 영화가 지닌 치명적인 결함. 촘촘하게 덫을 놓아 관객의 두뇌게임을 부추기던 영화는 갑자기 클라이맥스에서 원규의 입을 빌려 범인을 드러내는 게으른 방법을 택했다. 중요한 건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낸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라는 감독의 설명은 이 지점에서 구차한 변명처럼 들린다. 비주얼한 화면과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청각적인 효과는 기존에 보아온 여느 사극과 비교해 월등히 낫다. 흥행 코미디배우로 각인된 차승원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기대 이상의 밀도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햄릿형 인간’ 원규를 100% 표현하기에는 아직 힘이 달려 보인다. 캐릭터를 충분히 체현하지 못하기는 두호역의 지성도 마찬가지. 다만 인권역의 박용우는 모처럼 제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18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킹덤 오브 헤븐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5개 부문상을 휩쓸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역사에 스케일의 외피를 입히는 주특기를 또 한번 화면에 구현했다. ‘킹덤 오브 헤븐’의 시간적 배경은 십자군 원정대가 활약했던 12세기 초. 스펙터클 서사액션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은 성지 예루살렘을 놓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세력다툼하는 중세전쟁의 소용돌이 깊숙한 곳으로 앵글을 돌렸다. 결론부터 귀띔하자면,‘글래디에이터’‘트로이’류의 장중한 서사액션을 챙겨보는 관객에겐 기본적 흥미요건을 무리없이 갖춘 영화로 다가갈 듯하다. 예루살렘을 차지한 기독교도들이 급속히 세력을 키운 이슬람 군대에 압박당하자 영주 출신의 십자군 노장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젊은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을 찾아온다.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발리안 앞에 갑자기 나타난 고프리는 자신이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고, 함께 성지를 수호하러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야기 아귀를 맞추려 느닷없이 돌출된 가족사의 비밀에 실소가 터진다. 하지만 이후 착실히 서사액션의 강도를 높여가는 영화의 공력에 그쯤은 눈감아 줄만하다. 고프리 영주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은 발리안이 예루살렘 사수에 나서고, 일관되게 그 영웅담을 쫓아가는 것이 줄거리 얼개. 서사액션물에서 빠질 수 없는 멜로 요소도 물론 끼어있다.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게 충성을 맹세한 발리안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루지앵과 정략결혼한 국왕의 여동생 시빌라(에바 그린) 공주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의 특기는 속도감이다. 시대물(상영시간 2시간17분)은 장황한 서사 때문에 빠른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부순다. 사실적인 대규모 전투를 잇달아 펼쳐 놓으면서도 영화의 몸놀림은 대단히 재빠르다.‘글래디에이터’‘반지의 제왕’‘트로이’ 등 서사액션 블록버스터들의 스펙터클을 압축해 놓은 듯한 전투장면들은 그 자체가 톡톡한 감상포인트다. 할리우드의 많은 감독들이 엄두를 못 내고 밀쳐온 시나리오를 선뜻 스크린에 옮긴 감독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전투의 엄청난 규모 말고 ‘리들리 스콧의 것’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서구 기독교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한 편향된 시각으로 십자군 전쟁을 묘사한 것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예컨대 당시 이슬람의 대영웅이었던 살라딘(살라흐 앗딘)의 존재는, 주인공 발리안을 영웅으로 띄워올리는 부속장치로 볼품없이 주저앉아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레골라스로 나와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빅스타 올랜도 블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영화의 소득이다. 강인함과 비애를 함께 지닌 그의 캐릭터는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와 견줄 만하다. 나병으로 죽어가는 가면 속의 볼드윈 국왕은 에드워드 노턴이 연기했다.15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색기행/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영어 표현 중에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육신이 그 사람이 과거에 먹은 것들로 이뤄져 있듯이, 인간의 지성 혹은 감성은 그 사람이 과거에 머리와 가슴으로 섭취한 정신적 자양분으로 이뤄져 있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음식, 운동, 아니면 독서…. 인문, 사회, 우주,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은 글쓰기 작업을 펼치는 일본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65)는 인간 존재의 근본을 만드는 것은 바로 ‘여행’이라고 단언한다. 지독한 여행마니아인 그는 여행에 얽힌 글들을 모은 ‘사색기행(이규원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이라는 책을 통해 여행이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밝힌다. 일상성에 지배되는 익숙한 현실 속에선 어떤 의식의 변화도 경험할 수 없다. 지성도 감성도 그저 잠들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일상을 탈피한 여행, 그 과정에서 얻는 모든 자극은 우리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뿐만 아니라 지적·정서적 변화를 몰고 온다. 인간은 바로 이런 변화들이 쌓여 만들어진 존재다. 저자는 인생의 고비마다 여행을 통해 의식의 전환을 이뤘다고 말한다. 그런 ‘전환’의 예는 이 책 9장에서 다루는 이스라엘 여행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1972년 이스라엘 여행 당시 이스라엘 정부가 마련한 일정대로 견학했을 때와 혼자 현지에 남아 둘러볼 때의 시각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고 고백한다.“처음 이스라엘을 방문해 예루살렘 구시가지(팔레스타인인 지역)에 들어가 아랍인들 속에 섞여들자 왠지 마음이 불안했다. 정부 초청 투어로 움직이는 동안 어느새 의식이 이스라엘 쪽으로 기울었는지 팔레스타인사람들이 모두 외계인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들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인간으로 보였다. 선량한 이웃이었다.” 이같은 체험은 훗날 저자가 ‘팔레스타인 보고’라는 글을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나아가 2001년 9·11 테러 직후에는 ‘자폭테러 연구’라는 글을 써 ‘미국의 십자군 전쟁’에 반대하도록 만들었다. 이 책은 여행기의 형태를 띤 문명탐사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여행 체험은 다양한 시공간에 걸친다. 책에는 문명으로부터 고립된 마게시마(馬毛島)라는 무인도에서 현대 도시문명의 첨단을 달리는 뉴욕의 맨해튼까지, 최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카브(지하 와인 저장고)에서 피로 얼룩진 팔레스타인,8세기 종교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아토스 반도의 그리스정교 예배당에 이르기까지 수십년에 걸친 여행 경험이 녹아있다. 이 책은 이같은 여행을 통해 깊어진 저자의 내적 통찰의 세계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 저자는 마쿠노우치(연극 막간에 먹는 주먹밥에 반찬을 곁들인 도시락)를 먹을 때처럼 남기지 않고 먹어도 좋고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먹어도 좋다는 비유를 들며 독서법까지 친절하게 일러준다.2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교황 첫 해외방문지 어딜까

    ‘새 교황의 첫 해외 방문지는 중동?’ 베네딕토 16세(78)가 첫 미사 등에서 종교·문명간 대화와 화해 및 중재를 강조하자 그의 대외 행보와 역할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중동 행보.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모아놓고 미사를 집전할 것이란 기대마저 제기되고 있다. 예루살렘이 여러 종교의 성지인데다 중동 정세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새 교황의 방문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까닭이다. 아울러 나치 전력 시비를 겪은 독일 출신 새 교황의 예루살렘 방문은 화해와 용서란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 이 때문인지 중동 지도자들의 관심 표시와 주문도 봇물을 이뤘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20일 새 교황이 반유대주의 근절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고, 유대교 지도자들은 그를 ‘이스라엘의 친구’라며 환영했다.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이브라힘 알 자피리 이라크 총리 지명자,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등도 종교ㆍ문명간 대화에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아바스 수반도 “성지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한편 이탈리아 언론들은 20일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폴란드 등이 해외 방문지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청의 호아킨 나바로 발스 대변인은 8월 16∼20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가톨릭 청년의 날 미사 집전과 관련,“교황의 독일 쾰른 방문이 확실시된다.”고 말하는 등 교황의 향후 일정이 조율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死後 돈방석’ 이론

    |베벌리힐스 옥스퍼드 연합|지난 18일 서거 50주년을 맞은 천재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사후에도 거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변호사 로저 리치먼은 아인슈타인이 광고업계에서 매우 잘 나가는 모델이라며 그의 재산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 동안 아인슈타인의 이름과 얼굴은 애플컴퓨터, 후지필름, 다임러크라이슬러 자동차 등 많은 상품 광고에 등장했다. 이 회사들이 모두 아인슈타인의 이름과 얼굴을 사용하는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했음은 물론이다. 이 돈은 예루살렘 헤브루대학을 지원하는 데 쓰이며, 지난 10년간 이 대학은 아인슈타인의 유족으로부터 1000만달러를 전달받았다. 포브스 잡지에 따르면, 죽은 뒤에도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는 명사는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로 지난 한해에만 4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아인슈타인은 말년을 보낸 미국 프린스턴에서 1955년 4월18일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전통있는 학교의 명성을 이용, 학교 이름이 들어간 티셔츠와 샴페인, 다른 기념상품들을 판매하기로 했다. 옥스퍼드대는 93년 이미 학교 이름을 상표 등록했으며, 라이선스 계약으로 연간 100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5년 동안 연간 1000만달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교황 장례식 이모저모

    교황 장례식 이모저모

    |파리 함혜리특파원·외신|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이 세계 정치ㆍ종교 지도자들과 신도들이 참석하고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은 성베드로 성당 안에 안치됐던 교황의 시신이 든 관이 광장으로 운구된 뒤 장례미사, 하관식, 안장 순으로 가톨릭 전통 장례의식에 따라 3시간 동안 엄수됐다. 장례미사를 마친 뒤 교황의 관은 오후 2시20분쯤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역에 안장됐다. 이에 따라 이날 장례절차는 비공개 입관의식으로 시작해 총 7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의 묘소는 11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고 말했다. 추기경,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대표 집전으로 진행된 장례미사는 찬송과 예배, 강독, 성체성사, 설교, 동방정교회 주교들의 기도 등으로 이어졌다. 장례미사는 모든 참석자가 일어나 “천사가 그대를 천국으로 인도할지니 순교자들이 그대를 맞아 예루살렘으로 인도하리라”라고 노래하는 것으로 끝났다. ●오전 10시4분쯤 운구요원들에 의해 요한 바오로 2세의 관이 성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마지막 존경을 표시했다. 바티칸 시스티나 합창단이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라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는 가운데 목관이 추도객들 앞에 놓여지고 관 위에는 복음서 한 권이 놓여졌다. 바람이 불어 복음서 페이지를 넘겼다.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이 나치 점령기 폴란드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했던 시절부터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으로 마감한 최후의 순간까지 교황 생애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라칭거 추기경이 “‘친애하는 고(故) 교황’께서는 여러분, 특히 미래를 짊어진 젊은이들을 사랑하셨다.”고 말하는 순간 바티칸에 운집한 젊은 조문객들은 “산토 수비토(교황을 성인으로)”라고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로 경의를 표했다.10여차례의 박수로 간간이 강론을 중단하기도 한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이 부활절 일요일에 마지막으로 거처 창문으로 신도들에게 축복을 내린 일을 회고하며 목이 메어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공개 장례 미사가 끝나고 운구요원들은 조종이 울리는 가운데 성베드로 성당 앞에서 교황의 관을 180도 회전해 조문객을 향하도록 해 고인이 신도들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도록 했다. 신도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장례식은 오후 2시20분 소말로 추기경 집전으로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지에서 편백나무관을 아연관과 호두나무관 속에 차례로 안치하는 의식으로 마무리됐다. 흰색 비단을 얼굴에 덮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은 3중관에 입관돼 유언에 따라 성베드로 성당 지하 땅 속에 안장됐다. 관은 고국 폴란드에서 가져온 흙으로 덮여졌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당초 요한 23세(1881∼1963년)의 관이 있던 자리 땅 위에 안치될 예정이었으나 “땅 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성당 지하에 안치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관과 묘소는 생전의 고인 모습을 보는 듯 소박했다. 목관 위에는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M’자가 새겨져 있었다. 고인이 안치된 성베드로 성당 지하납골당은 이전 교황들의 묘가 화려하게 치장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꾸밈없는 대리석판으로 만들어졌다. 대리석판에는 교황의 라틴어 이름인 ‘요하네스 파울루스 2세’와 생존 연도인 ‘1920∼2005’만 새겨진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장례식이 엄수된 성베드로 광장에는 30만명밖에 들어갈 수 없어 로마로 온 400만 순례객의 대부분은 바티칸 광장과 주변 지역에서 대형 화면으로 교황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순례객들은 장례식이 엄수되는 동안 곳곳에서 폴란드 국기를 흔들며 기도문을 읊고 찬송가를 불렀다. 침낭이나 담요에 의지해 밤을 지새운 수십만명의 인파는 비아 델라 콘실리아지오네 도로에 앉아서 장례식을 지켜봤다. ●장례미사의 주요 의식인 성찬의 전례에서는 이탈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김경석 공사 내외가 아시아 대표로 예물을 봉헌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부부는 나란히 한복을 차려 입고 제단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빵과 포도주로 상징되는 예물을 올렸다. 김 대사 내외를 비롯해 이탈리아, 폴란드, 요르단, 프랑스, 아프리카 대표들이 참여했다. 성찬의 전례에 이어 예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성체를 받아 모시는 영성체 예식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이 기도문 낭송에 참여했다. ●장례식에는 각국의 대통령과 총리, 왕족, 국제기구 지도자 등 국가원수급 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조문외교를 펼쳤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인 최창무 대주교와 총무인 장익 주교, 그리고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끄는 조문단이 참석했다. ●교황의 장례식에는 적대국들도 한자리에 모여 시선을 모았다. 특히 미국이 ‘악의 축’이나 ‘폭정의 전초기지’로 불러온 국가 지도자들이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모여 수시간을 함께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미국과 이란 외에 이스라엘과 시리아, 짐바브웨와 영국 등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의 수반들이 이날만은 한자리에 모여 교황을 추모했다.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중국은 항의 표시로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해 중국과 타이완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장례식장 정면 왼쪽에는 성직자, 오른쪽엔 각국 조문단 대표들이 자리하고 뒤쪽으로는 일반 신자들이 서서 참가했다. ●이탈리아 전투기 2대가 8일 로마 상공에서 수상한 제트 항공기 1대를 발견, 로마 인근 군기지로 강제 유도착륙시켰다고 이탈리아의 ANSA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8㎞ 반경 로마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한 뒤 순찰 비행을 벌이던 중이었다. ●교황의 장례식은 전세계로 중계돼 약 20억명이 지켜봤다. 미국의 CNN, 영국의 BBC, 프랑스의 TF1과 LCI 등 서구 텔레비전뿐 아니라 알 자지라 등 아랍 방송들도 장례식을 중계했다. lotus@seoul.co.kr
  • [사설] 인류사에 기억될 화해와 평화의 교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善終)에 당해 우리는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과 함께 애도의 뜻을 전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분명 특정종교의 울타리를 넘어선, 전인류의 정신적·실질적 지도자였다. 교황으로 있은 27년동안 그가 남긴 업적은 실로 찬연하게 빛난다. 즉위 이듬해 모국인 폴란드를 전격 방문해 폴란드인들의 자유의지에 불을 붙인 일은 이후 동구권·옛소련의 공산주의 정권에 연쇄 붕괴를 불러왔다. 냉전시대 종식에 기여한 공헌을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종교간·정치이념간 화해에도 앞장섰다. 유대교 회당,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고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기념관과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이교도 형제들을 위해 기도했다. 소련 당서기장 재직 당시의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바티칸으로 초청했으며, 공산국가 쿠바를 찾아 미사를 집전했다. 화해와 평화가 부르는 곳이라면 교황은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가톨릭 교회의 해묵은 과오를 솔직히 참회하고 용서를 빌었다. 한국을 두차례 방문할 만큼 우리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1984년 5월 처음 방한해 순교자 103명의 시성(諡聖)미사를 집전했고, 그 이틀전 광주를 방문해서는 ‘진실과 화해’를 강조했다. 이같은 교황의 진정(眞情)이 통했기에 그가 떠난 지금 전세계는 종교·이념·인종에 상관없이 한마음으로 추모하는 것이다. 이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그가 남긴 화해·자유·사랑, 그리고 평화의 족적은 인류역사에 길이 기억되리라 우리는 믿는다. 아울러 새로 선출될 교황이 그 숭고한 뜻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
  • [코드로 읽는책] 종교가 사악해질 때/찰스 킴볼 지음

    역사를 통틀어 종교만큼이나, 편협한 이기심을 초월해 고귀한 가치와 진리를 추구하는 세계도 없다. 사랑과 자기 희생, 타인에 대한 봉사 등은 대부분 종교적 세계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종교만큼 반목과 갈등, 악행, 나아가 전쟁의 원인이 되는 것도 많지 않다.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세력보다 더 많이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이 치러졌고, 악행이 저질러져 왔음은 슬프지만, 현실인 것이다. ‘종교가 사악해질 때’(찰스 킴볼 지음, 김승욱 옮김, 에코 라브르 펴냄)는 이같은 관점에서 종교적인 사악함의 본질과 징조를 살펴보고, 각각의 종교 안에서 타락한 행위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들을 개괄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침례교 목사이지만 그에 앞서 종교학 교수로서 각 종교의 교리와 역사, 지리적 특수성 등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책을 집필했다.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힌두교, 불교 등 각 종교를 비교종교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는 종교의 타락을 경고하는 징후로 다섯 가지를 든다. 먼저 절대적인 진리 주장이다. 절대진리 주장은 종교적 전통속에 배어 있고, 그 종교 전체를 지탱하는 기초가 된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한 특정한 해석이 엄격한 교리로 자리잡게 되면 그 종교는 타락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다음은 맹목적인 복종이다.1994년 일본 옴 진리교의 사린가스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특정 교리이든, 사람이든 맹목적 복종을 요구하면, 이미 그 종교가 타락했다는 확실한 징후라는 것이다. 메시아 도래와 같은 이상적 시대 주장도 마찬가지다.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들은 지금도 신성한 템플마운트 지역에 유대교 성전이 솟아오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최고 성직자 대학 학생들은 그 성전의 성직자로 일하게 될 미래를 기대하며 15년 과정을 밟고 있다. 국가의 이상적인 모습을 편협하게 정의하고, 자기들이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신정을 확립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는 쉽게 타락한다. 네번째는,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경우다. 성지 수호, 집단 정체성 강화, 체제 수호 등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약한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을 갖고 이웃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무시하기 쉽다. 그러나 종교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다양한 요소, 즉 성지, 공동체 정체감, 제도적 틀, 안식일 등이 종교생활의 목적은 아니다. 이것들은 공동체내에서 신앙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성전(聖戰)이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건대 ‘성전’이란 없다. 명분은 성전일지 몰라도 실제 거룩한 전쟁은 없었으며, 전쟁의 결과는 늘 재앙이었다. 성전에 참여한 사람들이 느끼는 부당함과 불만의 뿌리가 아무리 깊더라도 성전은 해결책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그 어떤 종교도 이런 타락현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각각의 종교는 자신의 지혜와 전통 안에서 이런 타락의 징후들을 찾아내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을 갖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또 성실하게 신앙을 지키면서도 자신이 경험한 신만이 유일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얼마든지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종교적 다원주의라는 건설적인 시각을 통해 다른 종교를 그냥 참아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양성을 찬양하며, 그것을 힘의 원천으로 포용하라고 충고한다.1만 4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역사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논란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내용의 진위를 둘러싸고 성서 역사가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인 데 이어 표절 논란에까지 휩싸인 이 소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가톨릭 교계가 침묵을 깨고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논쟁에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바티칸이 이 소설에 대해 공식 반박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교계에선 강경 대응과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톨릭 교계의 논란 지난 17일 이탈리아 제노바 시청 강당에서는 제노바교구 주재로 다빈치 코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강당 좌석과 복도·창문 밖까지 수백명이 운집해 이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단적으로 입증했다.“예수가 진짜 결혼을 했습니까?”“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아기를 가졌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교회가 여성의 역할을 무시해 왔습니까?” 질문공세를 받으며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사람은 제노바 교구 대주교이자 차기 교황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0) 추기경. 지난 15일 라디오 바티칸을 통해 이 책을 ‘수치스러운 거짓말’‘거짓의 성’으로 비유하며 “읽지도, 사지도 말 것”을 주문한 인물이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이날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왜곡된 이야기를 역사의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스럽고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설의 파장을 경고하기에는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을 비판적 경각심으로 무장시키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 논박하는 목소리를 낸데 교계 내부에서 많은 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이 다빈치 코드에 대한 신도들의 ‘보이콧’을 주문한 것과 달리 상파울루의 호세 마리아 핀헤이로 주교는 이 책을 금서(禁書)로 여길 것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역시 차기 교황 후보로 주목되고 있는 핀헤이로 주교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목소리를 교황청의 공식적인 목소리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책을 읽더라도 사리분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 담긴 사실과 허구적 요소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며 “책을 읽지 못하게 할 것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교계에서 이 책의 출간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식대응에 나선 것은 이 소설의 놀라운 성공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사실과 허구가 마구 뒤섞여 혼동을 초래하고, 특히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성서 대신 ‘다빈치 코드’를 기독교 역사 안내서로 사용하는 것에 경악해 왔다. ●표절 시비와 광고 패러디 논란 레바논에선 이 책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빈치시에서는 성서의 진실에 이의를 제기한 소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모의재판이 예술전문가와 가톨릭 성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기도 했다. 또 프랑스의 청바지 제조회사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는 소설에서 코드 분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다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광고물을 제작했다가 법원의 게시 금지령을 받았다. 여자 예수를 등장시키고 예수의 제자 2명이 청바지를 입고 가슴을 드러낸 채 서로 안고 있는 이 광고물에 대해 법원은 “믿음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행위”라며 신성성 훼손을 내세우며 소송을 제기한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표절 논란도 거세다. 영국 작가 마이클 바이젠트와 리처드 레이, 헨리 링컨은 자신들이 지난 1982년 발간한 논픽션 ‘성혈과 성배’의 구성을 댄 브라운이 통째로 가져다 사용했다며 다빈치 코드 발행사인 더블데이사와 모회사인 랜덤하우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인기 이런 논란 속에서도 ‘다빈치 코드’의 위세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며 출판사측은 즐거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어판을 출간해 170만부 판매를 기록한 JC 라테스 출판사의 홍보 담당자 에릭 디빌은 “교황청이 반박을 한 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켜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빈치 코드 삽화 제작본 출간,‘천사와 악마’(댄 브라운이 2000년 출간한 책)의 번역 출간과 맞물려 교황청이 훌륭한 홍보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출판사는 다빈치 코드 덕분에 창사 40년 만에 돈방석에 앉았다. 디빌은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 “단지 소설일 뿐”이라며 “암호해독과 비밀결사, 종교, 추리성 등이 어우러진 데다 소설의 대부분이 파리를 무대로 하고 있어 프랑스 독자들의 반응이 식을 줄 모른다.”고 말했다. 소설의 무대인 유럽은 ‘다빈치 코드’의 인기 덕분에 관광업계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소설에 푹 빠진 독자들은 파리에서 런던·스코틀랜드까지 소설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과 소피 뇌브가 성배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 거쳐간 장소들을 여행하며 소설 속의 무대들을 살피는 즐거움을 맛본다. 미술사·종교 등에 정통한 가이드와 함께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는 패키지 상품 ‘다빈치 투어’를 통해 소설 속의 미스터리를 풀며 여행한 관광객은 이미 2만여명을 넘는다. 내년에는 영화까지 개봉될 예정이다. 소니픽처스는 310만달러에 판권을 매입, 오는 6월 제작에 들어간다. 론 하워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장 르노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lotus@seoul.co.kr ■ ‘흥행 대박’ 원인은 허구와 실제의 환상적 결합 “미래의 소설은 모두 추리소설이 될 것.”한 추리작가의 지적은 다빈치 코드의 ‘흥행’ 성공 요인을 압축한다. 주인공 랭던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연상시키며 유럽 각국을 오가는 빠른 전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이런 통속성을 극적으로 채색한 것이 가톨릭 교계의 음모를 둘러싼 논쟁적인 메시지와 이를 파헤치기 위해 동원된 예술사와 건축사, 종교철학, 기호학 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 딸을 두었으며 이 혈통이 메로빙거 왕조로 이어졌고 교황청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시온수도회 수장이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암굴의 성모’ 등에 여성성과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코드를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황의 적통(適統)을 은폐하려 했던 바티칸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가 실존하며 현 교황청 대변인 나발로 발스를 비롯, 차기 교황 후보 일부가 이 결사 회원이란 주장은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과 실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게 한다. 미국에서만 700만부가 팔려나간 것을 비롯, 전세계 44개국에서 변역돼 250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다빈치코드, 진실과 거짓 |파리 함혜리특파원| 작가 댄 브라운은 “주인공 로버트 랭던 등 등장인물을 제외하고 예술과 건축, 밀교의식, 비밀결사에 관한 모든 내용은 역사에 근거하고 있다.”고 했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프랑스의 역사 전문지 ‘이스토리아(Historia)’는 3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빈치 코드의 해독’을 다루며 내용의 진위를 파헤쳤다. ●템플 기사단 기사단의 역사는 11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설에서 성배를 보호하는 임무를 띤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1차 십자군전쟁 때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성물들을 소유하며 재물과 권력을 확보했다. 초창기 로마교회와 왕실은 이들 기사단에 우호적이었지만 권력이 커지면서 갈등 관계로 번져 1307년 10월13일 기습 공격을 받고 궤멸했다. ●시온 수도회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후손을 보호해 귀족혈통(메로빙거 왕조)을 만들었다는 이 수도회는 ‘가톨릭 교리와 전통 보존 연합 기사단’이라는 부속 명칭을 갖고 있다. 사브와지방의 생줄리앙 앙 제느브와시에 등록번호 KM94548로 1956년 6월25일 등록됐다. ●비밀 문서 시온수도회에 관한 문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1975년에 ‘4 LM 1249’라는 번호로 등록되어 있고 열람도 가능하다. 중세당시 기록은 찾기 힘들고 1967년에 정리돼 타이핑된 문서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시온 수도회 회원은 1093명이며 7계급으로 구분돼 있다. 비밀문서는 시온수도회가 템플기사단의 비호세력이라고 주장했다. ●피에르 플랑타르 소설속 소니에르 루브르박물관장의 모티브를 제공한 시온수도회의 마지막 기사단장인 플랑타르는 1920년 3월18일 파리에서 태어난 실제 인물이다.17세에 학교공부를 그만두고 성당에서 생활하며 종교생활에 심취했다. 히틀러 추종자로 극우파 성향의 종교단체 활동을 했다.1942년에 반유대주의를 주장하는 잡지 ‘정복’을 발간했다. lotus@seoul.co.kr
  • 홀로코스트 박물관 개관식에 日초청안해

    |베를린 연합|이스라엘이 15일 열린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역사박물관 개관식에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을 초청하면서 일본을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는 일본이 2차대전 피해국인 것처럼 역사왜곡을 시도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 16일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이스라엘 정부가 2차대전 종전 60주년을 맞아 예루살렘 인근에 세운 ‘야드 바쉠 홀로코스트 박물관’ 개관식에 “일본인은 단 한 명도 초청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40개국 정상과 장관들이 참석한 이번 개관식은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총리의 장례식 이후 이스라엘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국제적 행사였다. 일본이 초청받지 못한 배경과 관련,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로노트는 “일본이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를 ‘쇼와’와 비교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쇼와는 홀로코스트를 지칭하는 히브리어다. 이는 일본이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이면서도 히로시마 등을 부각시켜 마치 자신들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인 것처럼 국제사회에 이미지를 조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은 600만명의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홀로코스트를 역사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참극으로 여기는데 일본이 슬그머니 역사왜곡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 [월드이슈-중동에 이는 변화의 바람] 외세 개입… 민주화의 봄 ‘산넘어 산’

    [월드이슈-중동에 이는 변화의 바람] 외세 개입… 민주화의 봄 ‘산넘어 산’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20일)을 맞는 요즘 중동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왕정과 독재로 점철된 과거의 중동 정세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라크에선 사상 첫 선거로 새 정부가 곧 구성되며 내전의 상처로 얼룩진 레바논에선 ‘피플파워’가 넘친다. 팔레스타인은 선거로 첫 자치정부 수반을 뽑는 등 민주적 개혁을 통해 이·팔 평화협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라크 침공으로 안팎의 비난을 받던 부시 행정부가 그렇게 고대하던 민주주의의 흔적이 곳곳에서 읽혀진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도 자유로운 선거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동유럽에 확산된 ‘민주화의 봄’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들불처럼 번지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가 자칫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이라크 총선을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비유했다.2기 집권의 목표를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과 신보수주의자(네오콘)에게는 의미심장한 전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내부로부터의 혁명같지는 않다. 이라크나 레바논, 팔레스타인 모두 미국과 시리아, 이스라엘군의 점령하에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특이하다. 통치기반이 무너지거나 허약한 정권에서만 변화가 시작됐음을 뜻한다. 체코의 ‘벨벳혁명’ 등과 달리 변화의 진원지가 폭발적이지도 않다. 자생력이 부족해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라크의 경우 변화의 주도세력은 미국이다.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뒤 선거에 의한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사이의 갈등이 더 커 이라크 민주주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중동의 모델’로 삼으려 하지만 지배구조가 확고한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파급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정파간 반목으로 정정 불안 레바논은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사건으로 반시리아 열풍이 불었다. 결국 친시리아계인 오마르 카라리 총리가 사임하고 시리아군이 일부 철수하자 미국은 레바논 국기에 그려진 삼나무에 빗대,‘백향목 혁명’으로 불렀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대규모의 친시리아 시위를 주도하면서 카라리 총리는 10일 만에 복귀했다. 이는 레바논에서의 ‘민주화의 봄’이 친시리아와 반시리아로 양극화, 사상누각으로 끝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리아가 철군한 배경에도 ‘피플파워’보다는 미국과 프랑스 등의 압력이 더 컸다. 시리아 철군 이후 야기될 권력공백은 레바논을 다시 내전의 수렁에 빠뜨릴 수도 있다. 일각에선 하리리의 암살 배후가 시리아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야세르 아라파트의 죽음이 발단이 됐다. 지난 1월 선거로 아바스 정권을 출범시켜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재개했다. 무장투쟁으로 일관한 하마스도 7월 팔레스타인 총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무쟁투쟁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민주주의의 진전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겨냥,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정략적 측면이 더 큰 것 같다. ●정권유지를 위한 임시방편적 개혁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복수 후보가 출마하는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했다. 그러나 파라오에 버금가는 그의 권력에는 이상 징후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당이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다고 했지만 정당의 적법성 여부를 집권당이 심사한다.50년간 일당 독재체제의 여파로 야당 후보의 이미지는 약하고 개표과정에서 조작 등 선거부정의 여지는 충분하다. 진보적 야당인 ‘알 가드’의 아이만 누르 대표가 창당서류 위조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집트의 민주개혁이 무늬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한다. 입헌군주제인 요르단은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정부에 이관할 계획이다. 부시 행정부에 인권 및 민주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사우디아라비아는 단계적인 지방선거를 실시하고 쿠웨이트는 여성에게 참정권을 허용할 방침이다.3년전 계엄통치를 끝내고 해외 망명인사들의 입국을 허용한 바레인은 더 개혁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국가 예산지출의 감시와 검열받지 않는 언론의 자유, 독립적인 사법기관,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경찰과 보안군 등에 대한 개혁은 아직 요원하다. 부시 대통령이 ‘자유의 확산’이라고 말했지만, 그보다는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생존전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동지역의 변화가 민주개혁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같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분쟁 끊이지 않는 ‘세계의 화약고’ 중동지역은 ‘세계의 화약고’라 불릴 만큼 다양한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민족·종교 갈등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고 세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대립은 중동 분쟁의 핵심이다.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13세기 무렵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이 지역으로 들어오면서 마찰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갈등이 시작된 것은 유대인들이 1897년 팔레스타인 지역에 조국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유대인들은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 세력을 키운 뒤 1948년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아랍권은 4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렀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역과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사후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무드 아바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오르면서 양측은 지난달 휴전에 합의하는 등 해빙 무드를 맞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이 휴전에 반대하고 있고 동예루살렘 지배권,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 문제 등 난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스라엘은 또 1967년 골란고원 점령 이후 시리아와 긴장 관계에 놓여 있으며,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팔레스타인과의 휴전 합의를 계기로 아랍국가들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중동지역은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어 있다. 전체적으로는 이슬람의 80% 이상이 수니파지만 이란과 이라크 등 일부 국가는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한다. 수니파와 시아파가 나뉘게 된 것은 창시자 마호메트의 후계자 승계 문제 때문이었지만 현재 두 종파의 갈등 원인은 종교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라크의 경우 오랫동안 수니파가 집권해오다 이라크전 이후 시아파에 정권을 내준 뒤 수니파가 새 정부 수립에 반대하면서 테러행위를 주도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사안별로 반목과 협력을 반복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자유의 확산’ 정책에 따라 이라크전을 벌이고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원유 수급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짙어가는 레바논 내전 암운 레바논이 시리아 군대의 철수 문제로 극심한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온 이슬람 시아파 세력과 이스라엘을 등에 업은 기독교 마론파,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해온 이슬람 수니파 등이 이뤄온 세력균형이 깨져 또다시 내전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 탄생때부터 갈등 배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로 급류를 탔지만 갈등의 씨앗은 레바논 탄생과 더불어 배태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국제연맹의 결정에 따라 시리아 영토였던 레바논 땅에 진주한 프랑스군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던 마론파를 중심으로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등을 규합해 독립국가 건설에 나섰다. 1943년 레바논 독립을 앞두고 마론파는 이슬람 진영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총리는 수니파, 의회 의장은 시아파 몫’이라는 권력분배안을 마련했고 의회 의석은 인구 구성 비율에 따라 기독교와 이슬람 진영을 6대5 비율로 나눴다. 그런데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끊임없이 몰려들면서 이슬람교도가 증가하자 마론파와 이슬람 진영간의 갈등이 고조됐다. 급기야 1975년 내전이 발발했고 마론파를 지원하는 이스라엘과 이슬람 진영을 지지하는 시리아가 개입하면서 15년간 계속된 내전은 10만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1990년에야 끝났다. 마론파와 이슬람 진영의 의회 의석수를 같게 하는 등 새로운 권력분배안도 마련됐다. 외국군도 철수키로 했지만 시리아를 등에 업은 역대 레바논 정권은 시리아의 철군을 반대했다. ●시리아 철군싸고 양진영 세대결 최근 베이루트는 마론파가 이끌고 수니파 등이 가세한 반시리아 시위대가 세를 과시하면 시아파 정치조직이자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친시리아 시위로 맞서는 등 ‘장군 멍군’ 행태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8일 친시리아 진영이 50만여명을 동원하자 반시리아 진영은 14일 100만명가량을 불러모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인구는 불과 37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19일 테르예 로에드 라르센 유엔 중동특사가 코피 아난 사무총장에게 보고하는 시리아의 구체적 철군안 내역과 하리리 암살사건 조사를 마친 유엔 진상조사단의 결과보고서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무술 퍼포먼스 ‘점프’ 세계가 부른다

    무술 퍼포먼스 ‘점프’ 세계가 부른다

    국내 최초의 넌버벌 무술 퍼포먼스 ‘점프’(예감 제작, 최철기 연출)가 ‘제2의 난타’가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각종 해외 페스티벌 초청이 쇄도하고 대접 또한 융숭하다. 이스라엘과 영국에선 ‘점프’공연이 확정된 상태이며, 캐나다와 일본은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영국 페스티벌 초청 받아 2003년 7월 초연된 ‘점프’는 무술 가족 집안에 도둑이 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 태권도, 태껸, 쿵후 등 동양무술이 주는 신비감과 코미디적인 요소가 외국인들의 호감을 사왔다. 지난해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는 ‘점프’를 한국의 대표문화상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최철기 감독은 “99년 기획 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다.”며 “6년 만에 꿈을 이루게 됐다.”고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먼저 ‘점프’는 5월19일부터 6월8일까지 열리는 이스라엘 페스티벌에 공식 참가작으로 초청 받았다.22∼30일까지 홀른과 예루살렘에서 총 6회 공연을 갖는다. 참가 비용 전액을 주최측이 부담하는 것은 물론 3만달러의 개런티도 받는다.8월에는 세계 최대 공연페스티벌의 하나인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가 예정돼 있다. 참신한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극장주와 프로모터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참가만으로도 대단히 의미있는 일. ●에든버러 공연은 티켓 수익금 배분 ‘특별대접’ 8월3일부터 29일까지 총 27회 공연을 펼치는데,‘점프’가 올려지는 어셈블리 극장측과 티켓 수익금을 6대 4로 분배하는 조건이다. 공연시간도 ‘황금시간대(오후 6∼9시)’에 속하는 오후 7시30분에 배정받을 만큼 특별 대접을 받는다. 여러 개의 홀로 구성된 어셈블리 극장은 프린지 페스티벌이 거둬들이는 총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의 극장이다.99년 ‘난타’가 처음 프린지에 참가했을 때 대관료를 지불하고 공연시간도 오후 10시였던 것에 비하면 공연환경이 엄청나게 좋아진 셈이다. 이밖에 4월 말에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리는 아시안 페스티벌과 7∼8월에 열리는 일본 후지 TV 주최 페스티벌에도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양국 관계자 모두 지난달 방한해 공연을 직접 관람했으며, 캐나다측에서는 오프닝쇼를 제의할 정도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세계인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이달 초 스페인 출신의 코미디 연출가 데이비드 오톤을 쇼닥터로 초빙, 작품 손질이 한창이다. 오톤은 2000년 ‘666’이란 코미디 작품으로 에든버러 프린지를 휩쓸었던 인물. 그는 전체적인 틀은 유지하면서 극의 순서와 세부 동작들을 바꿔 코미디 요소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최소한의 대사마저 없애고 공연시간도 1시간 가량으로 축약된다. ●스페인출신 오톤 쇼닥터로 초빙 작품손질 오톤은 “무술을 소재로 한 코미디 작품을 본 적이 없다.”며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 소지가 충분하다.”고 ‘점프’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점프’는 4월8일부터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하마스 “팔레스타인 7월 총선 참여”

    팔레스타인 최대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오는 7월17일 예정된 총선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총선 전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해체와 병력 철수를 시작할 계획이라는 점과 맞물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관계의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 마무드 아바스 수반으로 대표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최대정파인 파타와 하마스의 대결로 정치권도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지도자 무하마드 가잘은 12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7월 서안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에서 치러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의회선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요구해온 하마스는 1993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팔레스타인의 자치권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합의한 오슬로 자치안을 거부했고, 자치안에 따라 수립된 자치정부도 인정하지 않았다.1996년 첫 총선을 비롯해 지난 1월 수반 선거에 참여치 않은 것도 ‘불법 정부가 실시한 선거’라는 이유에서였다. 총선 참여를 발표하면서 하마스 지도자 가잘이 “(2000년 9월) 2번째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민중봉기)로 오슬로 자치안이 해체돼 선거 참여가 가능하다.”고 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하마스의 이번 결정은 무장단체들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중단과 선거 참여를 설득해온 아바스 수반의 승리이면서 동시에, 자치정부를 장악해온 파타의 최대 위기를 뜻한다.”고 13일 전했다. 아라파트와 같은 혁명 1세대가 이끌어온 파타는 부패와 권력다툼으로 민심을 잃어왔지만 젊은 세대가 요구한 개혁은 묵살되고 있다. 반면 하마스는 최근 치러진 자치단체장 선거에 후보를 내 파타에 압승하는 등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 인터넷판은 “하마스의 총선 참여는 독립국가 수립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한 한시적인 정치권 진입”이라고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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