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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의 교회, ‘2017 하계 청소년 인성교육’ 개최

    하나님의 교회, ‘2017 하계 청소년 인성교육’ 개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는 ‘2017 하계 청소년 인성교육’을 지난 16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하나님의 교회 새예루살렘 판교성전에서 열린 행사에는 경기지역 하나님의 교회 중·고등학생 및 지도교사 등 2500여명이 참가했다.교회 관계자는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갖추는 데 힘쓰며 보람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면서 “아름다운 인성으로 밝고 희망찬 앞날의 주인공이 되기를 응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 총회장 김주철 목사는 “학생들 모두 하나님 가르침대로 연합하고 배려하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며 “학교에서도 아름다운 인성으로 말, 행동, 예절 모든 부분에서 타의 모범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쇼아 기념관, 위안부 박물관/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쇼아 기념관, 위안부 박물관/최광숙 논설위원

    달팽이집 같은 나선형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두운 동굴로 안내된다.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촛불 세 개가 거울에 반사되면서 사람들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차분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2차대전 때 나치에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 거주지, 나이가 엄숙하게 낭독된다. 목숨을 잃은 150만명의 어린이들의 이름을 다 듣고 나면 마주하게 되는 햇빛.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이곳은 예루살렘 근교 야드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 내 어린이 희생자 추모지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할 때마다 이곳에 들른다. 평소 감정의 동요가 없는 그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독일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 600만명을 기리는 곳이다. 유대인 학살을 가리키는 홀로코스트는 구약성서에서 신에게 희생물을 통째로 태워 바친다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유대인이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학살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대재앙’, ‘참사’를 뜻하는 히브리어 ‘쇼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유럽에서는 쇼아를 쓰지만 영미권에서는 여전히 홀로코스트를 쓴다. 이 기념관은 해외 정상들이 이스라엘 방문 때 반드시 찾는 장소다.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검은색의 유대교 전통 모자인 키파까지 쓰고 가족과 함께 이곳 추모의 홀에서 헌화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홀로코스트를 “형언할 수 없는 악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최근 이곳을 찾았다. 놀랍게도 위안부 문제 등 아시아 주변국 침략에 대해 한마디의 반성도 없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5년 1월 이곳에서는 “특정 민족을 차별하고 증오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 인간을 얼마나 잔혹하게 만드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연설했다. 유대인의 학살을 추모하는 기념관은 독일,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 있다. 추모의 방식도 기념관, 유대인 수용소, 영화, 연극, 문학 등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이뤄진다. 최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를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쟁이 가져다준 인권 침해를 기억하고 환기하는 메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은 서울 시내에 짓겠다고 한다. 쇼아 기념관과 비교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 박물관도 쇼아 기념관처럼 세계 지도자들이 꼭 들르는 역사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첫 방문자는 아베 총리였으면 한다.
  • 인도·이스라엘의 ‘방위·경제 포옹’

    인도·이스라엘의 ‘방위·경제 포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이스라엘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인도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 땅을 밟았다. 양국은 1992년 수교했지만, 인도 총리가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인도와 이스라엘은 안보, 경제 등 사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외에도 수자원, 농업,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공동 기술개발을 위해 4000만 달러(약 460억원)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다. 공항에 도착한 모디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와 짧은 악수를 한 뒤 특유의 포옹을 했다. 모디 총리는 공항에서 열린 짧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방문이라는 획기적 일을 해낸 최초의 인도 총리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고,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 당신(모디 총리)을 기다려 왔다. 당신의 방문은 진실로 역사적인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예루살렘의 네타냐후 총리 공관으로 이동해 환담을 나눈 두 정상은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를 괴롭히는 테러, 급진주의, 폭력에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도와 이스라엘은 세계를 황폐하게 만든 테러 세력을 물리쳐야 한다는 공통된 도전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5일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예루살렘에 마련된 모디 총리의 숙소를 방문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의전상 서열이 총리보다 높은 대통령이 직접 총리를 찾아 환영의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모디 총리와 리블린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 기술 이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사흘간 이스라엘에 머문다. 모디 총리와 네타냐후 총리는 이 기간 동안 연쇄 회담을 한다. BBC는 양 정상이 공동 방공 시스템 구축, 인도의 이스라엘 드론(무인기) 및 레이더 도입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모디 총리의 거의 모든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대통령 등 소수의 외빈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면서 “모디 총리의 획기적 방문이 양국의 친밀함을 굳건하게 다질 것”이라고 평했다. 인도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 무슬림 인구가 1억 6500만명에 달하는 인도 측에는, 팔레스타인과 대치하면서 이슬람과 적대하는 이스라엘은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이스라엘 역시 적대국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대량 수입하는 인도에 호감을 갖기 어려웠다. 양국의 사이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에 공동 대응하면서 차차 개선됐다. 각각 파키스탄, 팔레스타인과 국경을 맞댄 인도와 이스라엘은 방위 산업을 중심으로 신뢰를 쌓았다. 실제로 최근 인도의 이스라엘 무기 수입 의존도는 크게 높아졌다. 양국은 지난 4월 이스라엘 측이 ‘역사상 최대’라고 표현한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 규모의 대공 미사일 구매 계약을 맺었다. 모디 총리는 6일 이스라엘의 인도 학생을 만난 뒤 곧바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로 출국한다. 모디 총리가 팔레스타인에 들르지 않고 떠나는 것에 대해 팔레스타인 정부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 관계자는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를 통해 “모디 총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모두 방문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야 했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노벨문학상, 무조건 훌륭한 작품일까요

    노벨문학상, 무조건 훌륭한 작품일까요

    해마다 노벨 문학상 시즌만 되면 우리는 한국 작가의 수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국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오르내리는 고은 시인의 자택 앞은 으레 기자들이 에워싼다. 문학상 수상은 그 나라 문학 수준이 높다는 인증일까. 문학상을 받았다고 무조건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세계적인 문학상에 대한 겹겹의 물음을 곱씹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노벨 문학상, 맨부커상, 공쿠르상, 퓰리처상, 카프카상, 예루살렘상, 나오키상, 아쿠타가와상 등 세계 8대 문학상에 대해 일본 문학·출판 전문가 14명이 대담한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현암사)이다.일본의 번역가인 도코 고지 와세다대 교수를 비롯한 일본 작가, 시인, 학자, 서평가 등은 주요 문학상 수상작을 통해 각 상이 내세우는 지향점과 의미, 특성 등을 낱낱이 해부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문학상에 덧씌워진 과도한 권위를 가볍게 벗겨 내는가 하면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상의 미덕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한다.지난해 밥 딜런의 수상으로 관심을 모은 노벨 문학상은 여러 측면에서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노벨 문학상은 세계의 문학상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실은 유럽에 상당히 치우친 상”이라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도코 교수는 “유럽의 주요 언어밖에 못 읽는 사람이 선정 위원이기 때문에 해당 언어권 작가, 특히 북유럽 출신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이라고 꼬집는다.2013년 수상자인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의 작품 ‘과도한 행복’이 한 예다. 일본 시인인 나카무라 가즈에 메이지대 교수는 “‘과도한 행복’의 주인공은 러시아인이고 바로 북유럽 이야기로, 선정 위원에게는 ‘그들의’ 이야기로 읽혔을 것”이라며 “먼로가 마거릿 애트우드보다 먼저 받았다는 것은 좋든 나쁘든 노벨 문학상이 북유럽 문학상이어서가 아닐까” 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수상자 가운데 고령자가 많아 나이가 많을수록 받기 쉬운 상이라는 뼈 있는 농담도 나온다. 반면 영국이 프랑스의 공쿠르상에 대항해 만든 맨부커상과 지난해 5월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수상작이 고르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세계 문학의 움직임을 보여 주는 문학상으로 호평을 받는다. 영문학자인 다케다 마사키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상업적으로도 문학적으로 기능하고 있고 신인도 대가도, 중편도 장편도 다 받을 수 있는 문학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도코 교수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노벨 문학상에 정면으로 도전한다”며 “인권이라는 고전적인 가치관을 중시하는 노벨 문학상과 달리 순수하게 실력만을 고려하는 만큼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이 현재 활동하는 작가를 선택한다”고 평가한다. 맨부커상은 수상작들 간 통일성은 없지만 재미있는 작품들로 가려져 기대를 모으는 문학상이라는 게 대담자들의 중평이다.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다른 문학상과 차별화되는 작품 선정 조건들이다. 맨부커상 선정 위원은 문학 관련자들뿐만 아니라 정치인, 방송인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로 구성되고 매년 교체돼 수상작의 다양성을 풍부하게 한다. 또 대부분의 문학상 선정 위원들이 최종 후보작만 읽는 것과 대조적으로 맨부커 선정 위원들은 각각 100권이 넘는 후보작 전체를 읽고 수상작을 가려 뽑는다. 몇 달에 걸쳐 후보작을 추리고 이를 롱리스트(1차 후보작), 쇼트리스트(최종 후보작)로 발표하는 방식은 출판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영리한 홍보 이벤트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인슈타인이 동료에게 쓴 편지, 2억원 낙찰

    아인슈타인이 동료에게 쓴 편지, 2억원 낙찰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동료 학자에게 쓴 편지 8통이 경매에 나와 총 21만 달러(약 2억 4000만 원)에 낙찰됐다. 2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린 위너스 경매에 나온 아인슈타인의 편지 8통은 1951년부터 1954년 사이에 영어로 쓰여진 것으로, 아인슈타인의 서명이 들어있다. 낙찰 예상가는 총 3만1000~4만6000달러(약 3500만~5200만원)였다. 아인슈타인이 동료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1917~1999)에게 쓴 이들 편지 중 8만4000달러(약 960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신의 천지 창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만일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신은 분명히 그 사실을 우리에게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주된 걱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데이비드 봄이 양자 이론과 상대론적 장 이론(relativistic field theory)이 관계가 있다고 제시한 것에 대해 “솔직히 그런 관계가 실현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편지는 5만400달러(약 5600만원)에 낙찰됐다. 편지 수취인 데이비드 봄은 미국에서 유태계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나 아인슈타인과 함께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교단에 섰지만,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이 주도한 ‘레드 퍼지’(Red Purge:적색분자 공직 추방운동)에 의해 조교수직을 박탈당하고 이후 브라질로 송환됐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이스라엘 출신 마술사 유리 겔라도 참여해 데이비드 봄이 이스라엘로 이주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1954년 편지를 낙찰받았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적폐청산의 기준, 이념이 아니다/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적폐청산의 기준, 이념이 아니다/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의 성적표는 매우 인상적이다. 특권과 불통, 권력에 빌붙은 사악한 무리에 분노한 국민에게 감성적 서민 대통령의 모습은 신선하다 못해 경이롭다. 정권 초기라 해도 80%를 넘나드는 역대 최고 국정 지지율은 문 대통령의 행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촛불시위의 지지율과 유사한 국정 지지도는 국민들이 탄핵의 연장선에서 문재인 정부에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와 함께 적폐청산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의 임명도, 서훈 국정원장 지명도, 그리고 이어진 문캠 출신 핵심 인사들의 요직 임명에서 강한 의지가 읽힌다. 대통령 스스로 내세웠던 5대 공직 배제 기준은 보수 정권 시절 그토록 강하게 부르짖던 민주당의 원칙이었다. 교회나 대학에서의 강연을 이유로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청문회도 해서는 안 될 인물로 규정했고, 박종철 사건의 말석 수사검사였다는 이유로 박상옥 대법관 지명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그랬던 민주당과 문 대통령이 이번엔 정반대다.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 사형을 언도했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를 적절한 인사로 규정했다.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성적 표현과 여성 비하를 서슴지 않은 안경환씨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그뿐인가? 여러 칼럼에서 음주운전, 표절, 탈세, 위장전입 등의 기록을 가진 후보자를 극력 비난했던 조국 교수가 인사 검증의 최종 책임자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 박근혜 정부에서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힌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하면서 우병우 라인 검찰 인사들을 핀셋으로 뽑아내는 표적 인사를 단행했다. 아무리 인사 조치가 옳다 해도 표적 인사는 문재인 정부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는 훈장을 달아 주는 것일 수 있다. 문 정부에 알아서 협조하라는 메시지로 들리지는 않을까. 이미 세 차례 감사를 받았던 4대강 사업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감사 지시에서 적폐청산은 절정을 이룬다. 대통령은 감사청구권이 없는데도 감사원에 정책 감사를 지시했다. 명분은 적폐청산이었다. 서훈 국정원장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의 적폐청산을 강조했다. 국회 청문회와 조사특위, 특별법에 의해 진상조사를 마친 세월호 사건을 재조사한단다. 심지어 재판 중인 최순실 사건도 재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이것들이 안보와 경제 위기 속에 그처럼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인가. 사드 발사대 4기의 위치를 보고하지 않는 국방부에 원천적 문제가 있지만, 이를 국기 문란 행위로 비난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피하려는 꼼수로 몰아붙이면서 한·미 동맹을 흔들었다.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는 공약에 멈칫거리는 기업들을 반성부터 하라고 일갈하고, 기본 통신료 폐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미래부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기본 통신료 폐지의 영향이 알뜰폰 업계나 5G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민하기보다 스스로 갑질을 선택했다. 그런가 하면 과거 정연주 KBS 사장의 사퇴 요구를 그토록 비난했던 민주당이 이번엔 고대영 KBS, 김장겸 MBC 사장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적폐청산은 이 모든 일들을 정당화하는 명분이고 상징이다. 그런데 적폐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는가. 작금의 상황을 보면 집권자들이 이념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똑같은 일이 야당일 때는 정의 구현이었다가 여당이 되니 청산해야 할 적폐로 둔갑할 수 있겠는가. 마치 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아 가는 며느리 같다. 십자군 원정은 1095년부터 1456년까지 361년간 유럽 기독교계가 예루살렘을 이교도의 지배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명분하에 8차례에 걸쳐 시도한 종교전쟁이었다. 당시 기독교계는 신이 부른다는 한마디로 수많은 기사와 국왕들을 동원했고, 이들은 종교적 신념에서 자신들을 선으로, 이교도를 악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행보가 ‘적폐청산’이라 쓰고 ‘정치보복’으로 읽는 것이라면, 선악의 투쟁으로 변질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적폐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결정해야지 이념을 기준으로 선택할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 중동 평화 중재자 자처 트럼프… 구체적인 해법은 ‘0’

    “이란 테러범 지원 배후” 맹비난 네타냐후 “진정한 변화에 희망” ‘통곡의 벽’ 방문 親이스라엘 행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중동 평화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촉구했지만 구체적 해법은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동 평화가 모든 일 중에 가장 어렵다고 들었지만 우리는 결국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위해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이웃 국가들과 평화를 원한다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교착 상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적국인 이란을 재차 맹비난했다. 그는 “내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많은 아랍 지도자를 만났고 그 지도자들은 이란의 위협을 우려했다”면서 “이란이 테러범들에게 자금, 장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내 생애 처음으로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진정한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재개의 걸림돌인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여부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23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베들레헴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바스 수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귀한 역할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가족과 함께 유대인의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그는 특히 통곡의 벽 앞에서는 검은색 유대인 전통모자인 ‘키파’를 쓰고 벽에 손을 갖다 댔다.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 있지만 팔레스타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공식 일정으로 통곡의 벽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예루살렘의 최종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재임 시절에는 통곡의 벽 방문을 꺼려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통곡의 벽 방문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다는 해석을 낳을 수 있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좌절을 안겨 준 행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포토] 감출 수 없는 세련美... ‘통곡의 벽’ 찾은 트럼프家 여인들

    [포토] 감출 수 없는 세련美... ‘통곡의 벽’ 찾은 트럼프家 여인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2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성지 ‘통곡의 벽’을 방문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통곡의 벽을 찾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스라엘 간 트럼프, 이- 팔 평화협상 재개 모색

    이스라엘 간 트럼프, 이- 팔 평화협상 재개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문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을 과시할 예정이나 이스라엘이 분쟁 지역인 예루살렘에 대해 항구적인 주권을 주장하고 나서 이번 순방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에어포스원을 타고 도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외는 물론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 등 주요 정부 인사가 모두 국제공항 활주로에 나가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트럼프 내외를 영접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동) 지역과 그 국민에게 안전과 안정, 평화를 가져올 드문 기회를 얻게 됐다”며 중동권 지도자들이 평화 구축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에게 평화회담 재개를 위한 신뢰 구축 조치에 나서도록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동예루살렘 점령 50주년 기념 축제에서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언제나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점을 전 세계를 향해 분명히 밝혀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에 앞서 먼저 이곳을 답사했던 미국 관료가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 영토가 아니라 이스라엘 점령지 안에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를 동서로 분리할 수 없는 영구적인 수도로 간주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은 현재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을 장차 세울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팔레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벌이는 단식투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킬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테러戰 함께 싸우자”… 트럼프, 중동서 反이슬람 지우기

    “대테러戰 함께 싸우자”… 트럼프, 중동서 反이슬람 지우기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이슬람권 55개국 정치지도자를 향해 “대테러전은 다른 믿음이나 종파, 문명 간 싸움이 아니라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에서 33분간 기조연설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리즘이 전 세계에 퍼졌지만 평화로 가는 길은 바로 여기 신성한 땅(중동)에서 시작된다”며 “미국은 여러분 편에 기꺼이 서겠다”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테러분자는 항상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면서 신의 이름을 잘못 일컬어 믿음이 있는 사람을 모욕한다”며 “죄 없는 무슬림과 여성, 유대인, 기독교도를 죽이고 핍박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테러조직에 함께 맞서자”고 제안했다. 극단주의와 본연의 이슬람에 선을 그으면서 이슬람이 테러리즘을 조장한다는 무분별한 ‘이슬람 포비아’를 지적한 것이다. 대선 기간 이슬람은 ‘증오의 종교’라며 물의를 일으키는가 하면 취임 후에는 일부 이슬람권 국가를 겨냥해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밀어붙일 때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 정상과 한 정상회담에서도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슬람권 공격의 단골 메뉴이던 인권 문제도 거론하지 않았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팽창과 극단주의 세력의 도전에 공통적으로 직면한 수니파 이슬람 국가의 정통성을 인정해 주는 대신 대테러 전쟁에 적극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에서 편을 가르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지역 갈등 책임의 상당 부분이 이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레바논에서 이라크, 예멘까지 자금과 무기를 제공하고 테러리스트들과 민병대, 기타 극단주의 단체를 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3대 성지가 있는 사우디를 비롯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베들레헴, 바티칸 등 세계 3대 종교 발상지와 성지를 방문하는 것은 종교 간 화해를 호소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전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마크 두보위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먼저 방문하기로 한 것은 전임 오바마 정권의 정책과 차별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트럼프 첫 순방지는 중동·유럽…24일 교황 만난다

    트럼프 첫 순방지는 중동·유럽…24일 교황 만난다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순방지로 중동과 유럽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설명했다. 첫 순방국은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리야드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을 비롯한 중동 국가 정상을 만나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고 테러리즘에 맞설 방안을 모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방문의 목적과 관련해 “전쟁으로 파괴된 중동에 안전과 안정의 기회를 가져다주고 테러리즘과 싸우는 목표를 공유하는 친구들과 동반자들의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잇달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진다.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문제와 논란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내 정착촌 건설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째 순방국인 이탈리아로 이동해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로마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핵과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한다. 26~27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퍼블릭뷰] 마음에 드는 예보와 정확한 예보… 어떤 공무원을 원하세요

    [퍼블릭뷰] 마음에 드는 예보와 정확한 예보… 어떤 공무원을 원하세요

    새 정부의 출범이 다가오는 가운데 현재의 과도정부가 많은 현안을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서 ‘공무원의 소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니까 소신을 갖고 일한다는 것은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국익에 충실하다는 뜻일 것이다.#여론도 소신 없는 공무원 키우는 데 ‘기여’ 정부가 탈정치화돼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역할이 특히 강조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엇이 국익인지 정의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공무원이 자신이 정의한 국익에 따라서만 공무를 수행한다면 우선 민주주의의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느 나라의 최고소득세를 40%로 할지 또는 50%로 할지는 성장과 분배 중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냐 등을 고려한 정치적 결정이 돼야 한다. 공무원 개개인의 선호에 따라 결정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소신은 어떤 때 필요할까. 미국의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는 세계 2차대전 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다가 1960년 이스라엘에 잡혀 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취재한 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악의 평범함(banality of evil)에 관한 보고서’라는 부제를 달았다. 아이히만이 사악한 성격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은 별로 없이 무조건 상관의 명령만 충실히 이행한 어리석은 관료였을 뿐이라고 결론 내림으로써 논란의 대상이 됐다. 수백만명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명령을 별 소신 없이 그대로 이행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판단은 비교적 분명하다. 그러나 공직사회의 현실에서 실제로 다루는 많은 일들은 그렇게 분명한 판단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규제를 강화해서라도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국익에 중요하다는 소신을 가진 공무원은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집권한 정치지도자의 명령에 어떻게 해야 ‘영혼이 없는 관료’가 되지 않을까? 어떤 때는 정치뿐 아니라 여론도 소신 없는 공무원을 키우는 데 기여한다. 민주사회에서 국민 여론이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공무원이 여론의 눈치만 보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들을 제시하지 못하게 된다면 결국 국민이 손해를 보게 된다. 전기요금을 올려서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에 석탄 발전소를 더 지어서 값싼 전기를 제공하려고 하면 미세먼지가 악화된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선택을 국민들에게 제시해 칭찬을 받는 게 아니고 여론의 질타를 받는 분위기라면 공무원은 보신주의가 된다. 예를 들어 날씨가 좋다고 예보를 했다가 기상이 나쁘면 예보자에게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예보자로서는 날씨가 나쁠 것이라고 예보하는 게 안전한 것과 같은 이치다. #소신 있는 공무 추진 평가해 주는 성숙함 필요 이제는 ‘마음에 드는’ 일기예보보다 ‘정확한’ 예보가 우리 모두의 공익에 부합함을 분명히 할 때가 됐다. 어렵지만 중요한 선택을 국민들에게 그대로 제시하는 소신 있는 공무원을 평가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어떤 정치지도자를 선택하느냐 못지않게 우리의 앞날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복원공사 마친 ‘예수 무덤’ 일반 공개

    복원공사 마친 ‘예수 무덤’ 일반 공개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의 성묘교회에 있는 예수 무덤이 21일(현지시간) 복원 공사를 마치고 22일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로마제국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325년 건립한 성묘교회는 1808년 화재로 손상돼 복원 공사를 시작한 이후 200여년 만에 복원 공사를 마쳤다. 사진은 예수 무덤을 보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 지어 있는 모습. 예루살렘 AFP 연합뉴스
  • 유엔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정착촌 국제법에 어긋나”

    PLO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시 이스라엘 국가 인정 즉각 취소”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 의회가 팔레스타인 내 정착촌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일제히 비난했다. 그렇지만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는 미국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유엔과 EU, 아랍연맹 등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한 반대의 뜻을 강하게 표명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통과시킨) 법안은 국제법에 어긋나며 이스라엘은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페데리코 모그헤리니 EU 외교정책관도 “이스라엘은 위험한 문턱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합병의 길을 열어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은 “이 지역에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 나라의 입장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법안과 정착촌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6일 팔레스타인 내 정착촌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이스라엘 주민이 서안 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 사유지에 정착촌을 세우면 토지 소유자인 팔레스타인 주민은 보상금을 받거나 대체 토지를 받아 강제로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법상 서안, 동예루살렘에 이스라엘 건물을 짓는 것은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또 팔레스타인 주민의 사유지를 근거 없이 대거 몰수하겠다는 것으로 이스라엘의 서안 지구 강제 합병을 목표로 한 첫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을 피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는 15일 이 자리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앞으로 모든 당사자와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상의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교섭대표는 7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 이스라엘 국가 인정을 즉각 취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일제, 근정전 옆에 축사(畜舍)를 두다 - 경복궁(景福宮)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일제, 근정전 옆에 축사(畜舍)를 두다 - 경복궁(景福宮)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시인 조지훈(1920~1968)은 경복궁을 둘러본 뒤, ‘봉황수’(1940)라는 시를 통해 폐허가 되어버린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의 운명을 슬퍼했다. 경복궁의 역사를 들려주는 문화해설사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바로 ‘아쉽게도 지금은 볼 수 없지만’이라는 머리말이다. 이 ‘아쉽게도’를 방문객들은 경복궁 관람이 끝날 때까지 귀에 수 십 번은 감고 다녀야 한다. 그리도 아쉬움이 많이 남겨진 경복궁 역사.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아귀같이 그렇게도, 악착같이 조선의 법궁이던 경복궁 훼손에 골몰하였다. 후손들이 늘상 아쉬움을 가지라고 일부러 그러한듯. 조선 창업의 표징이자, 정궁인 경복궁이다. 1907년 7월 20일이다. 병약하고 유약한 황태자 척(拓)은 순종이 되었다. 조선의 마지막 27대 임금으로 연호는 ‘융희'(隆熙)로 부른다. 1910년 8월 4일, 총리 대신 이완용은 순종을 겁박하여 ‘조선의 통치권을 일본 천황에게 넘긴다’라는 조약문을 만든다. 일주일 뒤 조선의 국권은 일본에게 위임한다는 조칙이 내려진다. 이로써 조선의 역사는 519년만에 절멸(絶滅)한다. 경복궁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경복궁의 넓이는 43만 2,703㎡에 달한다. 그렇게도 넓다는 자금성의 넓이도 72만㎡이니 애당초부터 경복궁은 자금성에 이어 동아시아 법궁들 중에서 규모면으로는 2위인 거대한 궁궐이다. 일제는 조선의 상징인 이런 경복궁을 난도질하기 시작한다. 13만 8천 평에 들어서있던 7,225칸의 전각은 불과 36동만이 남았다. 10분의 9가 없어진 셈이다. 또한 남겨진 10분의 1도 안되는 전각들도 옳은 모습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뒤틀어지고, 없어진 부속 자재들로 인해 지금도 복원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일제의 경복궁 훼손 계획의 시작은 이미 1902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일본의 건축사학자 세키노 다다시(關野貞)의 조사를 바탕으로 조금씩 경복궁 내의 전각과 건물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1916년 6월에 이르러 일제는 흥례문 주변 전각들을 아예 대놓고 본격적으로 철거하고 조선총독부 청사 착공 공사를 시작한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1926년 10월에 완공된다. 또한 일본은 ‘조선물산공진회’라는 박람회를 위해 건춘문, 동십자각을 비롯한 수 백 동의 전각을 철거하여 경복궁은 말 그대로 폐허가 되어 간다. 이에 더해 근정전 용상마저 뜯어 고쳐 조선 의병들에게 죽은 일본 경찰, 헌병, 조선인 하수인들의 제례단으로 바꾸는 만행까지 저지른다. 일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1929년 10월 경복궁에 깃든 우리 민족의 혼을 짓밟기 위해 근정전 서행각 너머에 축사를 설치하고 정화조를 만든다. 온종일 가축 분뇨 냄새는 궁을 뒤덮는다. 이후 일제가 물러갈 때 남은 경복궁 내의 건축물로는 그들이 만든 조선총독부 건물만이 온전하고, 나머지 남은 36동의 전각들은 여염집 사랑방보다 못한 폐허로 남아 있었다. 한 마디로 지독하게도 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을 지우기 위한 작업이 행해졌던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일본이 그리도 없애고자 발버둥 쳤던 조선의 얼과 혼이 깃든 대표적인 건축물인 경복궁의 내력을 간단히 알아보자. 경복궁의 역사는 조선 창업 때부터 시작한다. 조선 개창 4년, 1395년(태조 4년)에 경복궁이 지어진다. 여기서 ‘경복'(景福)은 『시경』에 나오는 말로, ‘태평성대의 큰 복을 누리기를 축원한다.’는 의미로 정도전이 이름 붙였다. 이후 임진왜란 당시까지 조선의 정궁(正宮)으로 머무르게 된다. 지금까지도 임진왜란 당시 경복궁 화재 원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왜군이 불 질렀다는 이야기와 아울러 당시 임금에 대한 반감을 지니고 있던 민초들의 분노로 경복궁은 불타올랐다는 말은 지금도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여하튼 불타버린 경복궁은 1865년(고종 2년)에 이르러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1868년 완성되어 다시금 조선의 왕궁으로 일어선다. 그러나 이도 잠시, 1895년 을미사변으로 경복궁내에서 일본 낭인들에 의해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결국 1896년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관으로 옮겨감에 따라 경복궁은 빈 집으로 남게 된다. 이후 경복궁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일본에 의해 힘든 시간을 견디게 된다. 세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침략군에 의한 역사적 유물의 파괴는 종교적 갈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파괴 대상 역시 종교적 시설물에 집중한다. 국제사회에서 온갖 비난이 집중되는 IS에 의한 시리아의 바알 샤민 신전 파괴나 탈레반에 의한 바미얀 석불 파괴 등이 그러하며 그 옛날 아스테카의 신전 파괴, 예루살렘의 성전 파괴 등도 결국 종교 갈등에서 연유하였다. 그러나 이렇듯 침략정부 주도에 의한 평상시의 왕궁의 유적, 유물 훼손 및 철거작업은 그 일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드물고도 더러운 짓이었다. 현재 경복궁 복원 작업은 불과 25%에 머물고 있다. 그러하기에 아직도 우리는 일본과는 할 말이 많이 남아있다. 우리 민족 정기마저 없애려 가축의 똥 냄새 풍기던 축사(畜舍)마저 왕의 침소인, 근정전 곁에 두었던 일본이 소녀상 설치에 대하여 그토록 날선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경복궁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당연하다. 조선의 법궁이자 정궁이었던 장소다. 2. 누구와 함께? - 누구라도. 3. 가는 방법은? - 3호선 경복궁역 5번출구 도보 5분 / 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 도보 약 10분 4. 감탄하는 점은? - 정말 중국 관광객들일 많다는 점. 경회루 주변의 아름다움.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하루빨리 경복궁이 복원되어 넉넉한 관람공간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6. 꼭 봐야할 전각은? - 임금이 집정하던 근정전, 임금의 침소인 강녕전, 중전 처소인 교태전, 연회 장소인 경회루, 옛 집현전이던 수정전 7. 관람 예상 소요시간은? - 국립고궁박물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까지 들리면 반나절은 걸린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www.royalpalace.go.kr:808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운현궁, 청와대, 조계사, 삼청동 거리, 인사동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경복궁 관람 포인트는 임진왜란 당시의 민초들의 분노와 일제에 의한 경복궁 훼손 흔적이다. 이 두 개의 역사축을 중심으로 경복궁을 바라보자. 혼자서 둘러보지 말고 반드시 해설사의 설명을 꼭 듣길 바란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미·러, 군사협력 시사 ‘급속 밀월’… EU, 美 뺀 새 경제축 만든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전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아시아에서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며 세계 질서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 분쟁은 물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이란 핵 합의 폐기 등 고립주의 외교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예고해 향후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악화 일로를 달렸던 미·러 관계와 영국의 브렉시트로 혼란이 가중된 유럽연합(EU), 세계의 화약고로 꼽혀 온 중동 등의 정세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대하는 러시아] 美 “러와 IS 격퇴 협력” 적에서 동지로…트럼프·푸틴 군비 강화 땐 충돌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유럽과 중동에서 사사건건 충돌해 온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가 ‘눈엣가시’로 여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무용지물’이라고 폄하한 데 이어 미·러 밀월 관계가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러시아든 어떤 나라든 이익을 함께하는 국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이는 그동안 러시아와의 협력을 거부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를 뒤집는 발언이다. 미·러 관계는 2011년 시리아 내전과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크림반도 합병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의 서방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해킹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미국에서 추방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라고 칭송하며 친(親)러 행보로 일관했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우선순위가 돼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의 영향권과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러시아가 핵 군축을 하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누구보다 반긴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 내전 휴전협정을 주도하며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EU의 혼란과, 나토의 균열 등은 세력 확장을 꿈꾸는 러시아에 유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유화정책이 구조적 측면에서 임기 말까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대러 제재를 해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러시아의 직접적 위협을 받고 있는 나토 회원국은 미국을 불신하게 되고 미국의 패권적 지위도 위협받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등 외교안보 라인 인사와 의회의 다수가 러시아를 불신한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트럼프는 군비 강화와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어 군사 강국 지위 회복을 주장하는 푸틴과의 충돌도 예고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21일 “미·러 양국의 핵전력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대칭적 형태의 감축은 의미가 없다”며 핵 군축과 제재 해제를 연계하자는 트럼프의 제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푸틴과 트럼프 둘 다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서로 간의 이익이 상충되면 양국 간 관계는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흔들리는 EU] 英, 美와 양자 FTA ‘발빠른 변신’… 뿔난 獨·佛, 중남미 국가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에 맞서는 유럽연합(EU)은 분열할지, 강화될지 ‘기로’에 서 있다. 영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발맞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가속화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간 수차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를 칭찬하며 더 많은 국가가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첫 정상회담으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지목했다. 영국은 즉각 ‘환영’의 목소리로 화답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브렉시트의 첫걸음으로 보고 미국과의 무역 문제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 중인 메이 총리에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FTA 같은 공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면서 “우리가 어떻게 특별한 관계를 쌓을지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자간 무역협정시대에서 양자 무역협정시대를 선언한 미국과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미·영 양국의 외교·경제 협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EU의 중심인 독일과 프랑스 등은 트럼프 행정부를 연일 비난하며 미국을 뺀 새로운 경제축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한 측근은 23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인다운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을 포기했다”면서 “우리 중 누구도 더는 그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먼저 EU는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 공략에 나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후안 마누엘 콜롬비아 대통령과 양국 간 관광·교육·안보 분야 협약에 서명한 후 “프랑스와 유럽은 태평양동맹(PA·멕시코·콜롬비아·칠레·페루 등)과 통상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와 유럽은 PA와 함께 무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통상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양측 간 무역협정 추진을 시사했다. 이는 잇단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행보를 계기로 세계 무역시장에서 EU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또 한 축으로 내부 결속에 나섰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트럼프 정부에 대해 “최선의 대답은 유럽이 단합하는 것”이라면서 브렉시트를 예로 들며 “유럽의 힘은 단합에서 나온다”고 역설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들썩이는 중동 ] 美, 이란 핵합의 부정적·팔레스타인 자극… 親이스라엘 행보에 분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세계의 화약고’ 중동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중립외교를 유지하고 이란 핵 합의를 이끌어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뒤집으려 하면서 지역 정세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취임 전부터 노골적으로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 22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이란 핵 합의 재협상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놓고 밀착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가 이란과 팔레스타인의 ‘앙숙’인 이스라엘에 동조해 친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를 만날 계획이다. 이란은 핵 합의 재협상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에 따른 제재 해제 1주년을 맞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재협상을 하자는 트럼프의 주장은 셔츠를 목화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공허한 얘기’라고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서명한 나쁜 핵 협상에 반영된 위협을 멈추는 것이 최고 목표”라며 트럼프를 거들었다. 머지않아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된다. 당장 이란은 23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시리아 평화회담에 같은 당사국인 러시아, 터키의 초대를 받은 미국의 참여를 반대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팔 갈등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이스라엘 예루살렘시 당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동예루살렘에 신규 주택 566채를 짓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승인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을 부정하는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도 추진 중이다. 이·팔 갈등을 고려해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두었던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뜻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정착촌을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트럼프, 이스라엘 안보에 헌신 약속”

    “트럼프, 이스라엘 안보에 헌신 약속”

    親이스라엘 행보에 중동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통해 이란 핵 합의와 팔레스타인 문제를 놓고 밀착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가 이란의 ‘앙숙’ 이스라엘에 동조해 이란 핵 합의를 사실상 부정하고 친(親)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지도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특별한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이야기했고, 이란이 가하는 위협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 현안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전례 없는 헌신을 약속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란 핵합의,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비롯한 기타 이슈들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2월에 백악관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이 수도라고 주장하는)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 “이 같은 논의는 초기 단계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예루살렘을 장래 수도로 삼을 예정이다. 대사관 이전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다는 뜻이라 팔레스타인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책이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가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핵 합의 자체를 ‘최악의 협상’으로 비판하며 폐기하거나 재협상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네타냐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서명한 나쁜 핵 협상에 반영된 위협을 멈추는 것이 최고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두 정상의 통화를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령의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 신규 주택 566채를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국제법상 이스라엘 영토가 아닌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행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을 부정하는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결정은 정착촌을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비판해 이·팔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씨줄날줄] 트럼프가 중재를?/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가 중재를?/황성기 논설위원

    현대 국제정치사에서 극적인 분쟁 해결의 사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피의 악순환’을 끊은 1998년 10월의 ‘와이리버 협정’을 꼽을 수 있다.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을 정점으로 양측이 강 대 강의 대치로 치닫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평화협상 끝에 역사적인 협정 체결에 이른다. 와이리버는 협정에 조인한 미국 버지니아주의 소도시다. ‘땅과 평화의 교환’이라고도 불리는 협정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헌법에서 이스라엘 적대 조항을 없애고,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13% 지역에서 철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고 2000년 아리엘 샤론 리쿠르당 당수가 동예루살렘 내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는 사건으로 파국을 맞는다. 미국을 비롯해 유엔, 러시아, 유럽연합 등이 중재에 나서 유혈 상태를 종식하기 위한 ‘중동평화 로드맵’을 만들었으나, 지금껏 실천되지 않고 중동의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분쟁에 슈퍼파워 미국의 개입 혹은 중재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시곗바늘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으로 되돌려 보자. 이승만 대통령이 그어 놓은 우리 영해에 일본 어선들이 침범하는 일이 잦았는데, 일본 어선의 나포로 한·일 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경전이 고조되자 주일 미국대사인 로버트 머피가 중재에 나선다. 14년을 끌다 1965년에 타결된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의 숨은 주역도 미국이었다. 1974년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으로 격렬한 외교 분쟁이 발생한다. 북한의 지시를 받은 조선총련의 범행으로 단정한 한국 측은 수사가 지지부진한 일본 측에 단교까지 거론하는 사태에 빠졌다. 결국 미국의 막후 조정으로 일본이 우리 쪽에 진사(陳謝)하고 조선총련을 규제하기로 하고서야 한 달 만에 수습된다. 가까운 예를 들자면 2015년 12월 28일의 한·일 위안부 합의도 미국의 집요하고도 압력에 가까운 중재로 도출됐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3각 연대에 대항하는 것은 물론 거대 중국의 포위를 위해 한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필요했던 버락 오바마 정권은 끈질기게 양국의 화해를 주선했다. 얼마 전 발효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마찬가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1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5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갈등에 대해 통화를 했다. 짐 싼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까칠한 새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라면 그 익살스런 표정으로 “너희끼리 알아서 하세요”라고 손사래를 칠 것 같은데, 원칙으로 한다면 당사자 해결이 맞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올해 출판계는 독자들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벼러 온 기대작이 적지 않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국내외 스타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 ‘사피엔스’ 열풍 이을 ‘호모데우스’ 지난해 인류의 역사를 조망한 ‘사피엔스’ 열풍을 일으킨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의 후속작 ‘호모데우스’(김영사)가 출간될 예정이다. 전작이 인류의 탄생과 진보를 다뤘다면 호모데우스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풀어낸다. 국내에 초역되는 미국 인류학자인 애슐리 몬터규의 ‘터칭’(글항아리)은 1971년 초판이 나온 대작이다. 피부 접촉이 인간의 감각적 성장과 정신세계, 인간관계와 사회관습에 미친 영향과 상호작용을 문학, 인류학, 의학 등 온갖 텍스트를 통해 통합적으로 살피고 있다. 출판사는 “인류사에 남을 걸작 중 하나”로 자신한다. # 日 대표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저술가로 꼽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에세이 작품도 예정돼 있다. 오는 21일에는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도킨스의 첫 방한 특별 강연이 열린다. 올해 출간작 가운데는 전 지구적 정치·사회·문화 지형 변화를 탐구한 책들도 적지 않다. 마르크스주의 지식인인 데이비드 하비의 신작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창비)은 독창적 시선으로 세계의 작동 원리를 날카롭게 분석한 그의 지적 이력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관계 전문가 파라그 카나가 급변하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와 그에 따른 인식 구조의 변화를 전망한 ‘커넥토그래피’(사회평론)와 일본의 대표 지성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약 20만권에 달하는 장서로 웅장한 자신의 서재를 소개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문학동네)도 이목을 끈다. 한길사는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3’를 9년 만에 선보인다. 총 네 권으로 이뤄진 방대한 저서 중 3편으로 큰 주제는 ‘식사예절의 기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페미니즘 열풍을 이어갈 책도 기대된다.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인 낸시 프레이저의 역작인 ‘페미니즘의 역습’(가제·돌베개)은 페미니즘 운동의 맹점과 딜레마, 21세기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 국내 저자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서울의 5대 궁궐과 종묘, 숨은 이야기를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전 2권·창비)을 펴낸다. 서양사학자인 주경철 교수가 15~18세기 유럽의 다양한 인물을 통해 역사의 이면을 탐색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전 3권·휴머니스트)도 출간된다. 실학자이자 한글학자인 유희가 쓴 ‘물명고’(物名攷·한길사)는 표제어만 1600여개인 일종의 어휘 사전으로,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 김주영 “마지막 장편 같다”… ‘뜻밖의 생’ 문단에서는 지난해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시집의 인기가 불러일으킨 ‘한국문학 붐’이 올해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황석영, 김주영 등 굵직한 서사에 능한 노장들부터 구효서, 공지영, 김영하, 공선옥, 이기호, 편혜영, 김애란, 황정은, 윤고은, 정지돈 등 중견 및 젊은 소설가들의 신작이 출간된다. 황석영 작가는 민주화운동, 방북과 수감 등 자전적 이야기를 오는 4월 장편 ‘수인’으로 펴낸다. 김주영 작가는 스스로 “마지막 장편 소설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뜻밖의 생’을 3월 출간한다. 천진한 소년이 지혜로운 노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 오랜만에 소설집 내는 김영하·김애란 이외수 작가는 2005년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장편 ‘보복전문대행주식회사’(가제)를 상반기에 발표한다. 김영하 작가는 2012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 2015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가 포함된 소설집을 7년 만에 낸다. 김애란 작가는 201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를 수록한 신작 소설집을 5년 만에 발표한다. 시단에서는 정호승, 나희덕, 심보선, 이병률, 이원, 신용목, 김언, 박준, 유희경 등 중장년층부터 젊은층까지 폭넓은 팬덤을 가진 시인들이 문학과지성사, 창비 시선집 등을 통해 새 시집을 낸다.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무크,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들도 포진해 있다. 지난해 2월 84세로 세상을 떠난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소설 ‘창간준비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 장편 ‘잠’과 첫 희곡 ‘웰컴 투 파라다이스’가 선보인다. 7월 여름시장을 겨냥해 나오는 오르한 파무크의 새 장편 ‘빨간 머리카락의 여인’은 국내에서 3년 만에 선보인 소설인 데다, 터키에서 3개월 만에 2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라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도 우리말로 처음 옮겨지는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4권) 출간도 보르헤스 팬들에겐 반가울 소식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스라엘, ‘두 국가 해법’도 사실상 거부

    이스라엘, ‘두 국가 해법’도 사실상 거부

    “우리는 잘못된 정책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강조하자 당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반박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한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거부하고 나선 발언이라 중동 정세에 격랑이 예상된다. 네타냐후는 “편견에 가득 찬 발언으로 안보리 결의를 폐기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노골적으로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예고해왔다. 앞서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이 (지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두 국가 해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우경화된 의제를 옹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1993년 오슬로협정을 통해 제시된 ‘두 국가 해법’은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가자지구 등에 이슬람 교도가 주축인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건설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며 공존하자는 구상이다. 이어 유엔이 2012년 팔레스타인을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승인하며 사실상 주권 국가로 받아들이자, 긴장한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당시부터 서안 지구에 건설했던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은 궁극적으로 서안 지구 대부분을 이스라엘에 병합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는 국내에서도 극우 성향 유대인 가정당 등으로부터 서안 지구를 아예 병합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의 이날 발언은 퇴임까지 3주 남짓 남은 오바마 정부를 무시하고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 평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해 이스라엘이 우방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착촌 건설에 부정적이었다. 트럼프도 이스라엘을 거들고 나서면서 정착촌 건설 문제는 신구 정권 간 갈등으로 확산됐다. 트럼프는 이날도 트위터에 오바마를 겨냥해 “그의 선동적 발언을 무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완전히 무시되고 무례하게 다뤄지도록 놔둘 수 없다. 이스라엘이여 강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중동 정책을 전면적으로 뒤집을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16일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찬성하는 강성 유대인 출신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차기 이스라엘 대사로 지명했다. 트럼프는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해 예루살렘 전체가 수도라고 주장하는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도 자국의 수도라고 주장하는 곳이라 트럼프 취임 이후 아랍권 전체에 반미 감정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크다. 타마라 코프먼 위테스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정부의 조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위기뿐 아니라 이스라엘-아랍권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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