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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필근 경기도의원, ‘코로나19 이후 다산에게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 운영

    이필근 경기도의원, ‘코로나19 이후 다산에게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 운영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공동주최한 ‘2020 경기도 하반기 정책토론 대축제’가 지난 8일 화성행궁 한옥기술전시관 2층 교육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필근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이 좌장을 맡았으며, 기조발제는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이, 주제발표는 전 실학박물관장이자 성균관대 명예교수인 김시업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근철 대표의원(의왕1)과 경기도의회 심규순 기획재정위원장(민주당·안양4), 기획재정위원회 김강식 의원(민주당·수원10),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임성환 의원(민주당·부천4)이 참석하여 토론회를 축하했다. 본격적인 토론회에서 박석무 이사장은 ‘유행병이 번질 때 관이 할 일’이라는 주제로 현재 세계가 마주한 신종 유행병‘코로나19’ 대재앙을 ‘200여 년 전 다산 정약용은 어떻게 대처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박 이사장은 ‘목민심서’의 애민 6조, 관질, 진황편의 설시 조항을 중심으로 유행병을 대처하기 위한 노력은 예나 지금이나 대동소이함에 공심과 정성으로 대처하면 전염병은 반드시 잡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주제발표자인 김시업 교수는 ‘조선 근본의 땅’이며 ‘실학의 고장’인 경기도가 오늘에 처한 현실 속 다산의 정신을 되새기며 앞서 나아가야 할 일은 ‘정책의 운동성’, ‘자아의 시대’, ‘경제민주화’의 속을 채우는 정책, 타협과 화합의 토의문화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경기연구원 김성하 연구위원은 ‘다산이 전하는 21세기 대전환’이란 주제로 크게 5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철학과 사상은 ‘나’ 중심에서 ‘우리’ 중심으로, 과학과 기술은 ‘언택트’에서 ‘온택트’로, 정치는 민주주의의 성숙으로, 경제는 신자유주의에서 공정한 시장경제 기반 복지국가로, 지속성은 용의 실천과 노력이 수리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토론자로 나선 김종두 전 국방대 교수는 ‘다산의 목민리더십’과 연계한 ‘코로나19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로, 다산의 목민리더십과 현대리더십 연계의 필요성 및 리더십의 3대 구성요소인 리더(지도층), 팔로어(경기도민), 상황요인(환경)의 입장을 ‘코로나19 극복과 목민리더십’에 대입해 제시했다. 박종권 호서대 교수는 ‘공포로부터 자유’와 ‘자신감 리더십’ 이란 주제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41년 연두 교서에서 안전한 미래를 위한 네 가지 자유(언론과 의사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 자유)를 역설한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유산과 이정식 과장은 경기도가 창의적이고 시대를 앞서가는 실학연구를 위해 지난 1월 ‘경기도 실학연구 및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조례 바탕으로 실학에 대한 종합 연구 및 개별인물과 문화유산의 관계를 조사하여 진취적, 도전적, 실용적인 컨텐츠 계발로 실학 정신을 경기도의 정체성으로 확립시킬 예정이라고 관의 입장을 전달했다. 끝으로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필근 부위원장은 “오늘 나온 소중한 의견들을 정책으로 실현해 나가는데 적극 앞장서겠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코로나19 생활수칙에 따라 무관중,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경기도의회 유튜브 ‘이끌림’을 통해 도민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예나 세무사의 생활 속 재테크] 주택 취득세 1.1~22.2% 천차만별… 꼼꼼히 따져 보세요

    A씨는 부산에 본인 명의로 집을 한 채 더 사려고 한다. 현재 서울에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이 한 채 있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이 노후에 편히 사시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세법개정으로 2주택이 되면 취득세를 많이 내야 한다고 들어 고민이다. 고가 주택이 아닌 6억원가량의 집을 사게 되면 취득세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궁금하다. 최근 세법이 개정되면서 지난달 12일 이후 주택을 추가 구입하거나, 증여할 때 중과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보유한 주택 수와 취득하는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소재한 주택인지, 유상 또는 무상인지 등에 따라 세율 차이가 크다. 중과되지 않는 1주택의 경우 금액과 면적에 따라 1.1~3.5%의 세율(취득세, 농특세 및 지방교육세 모두 포함 시, 이하 동일)이 적용되는데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 또는 조정대상지역 외에 3주택을 취득하게 되면 9% 세율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에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외에 4주택 이상을 취득하면 13.4%의 취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가령 A씨는 서울에 1주택을 보유한 상태지만, 두 번째 취득하려는 부산 집은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라서 다행히 1.1%(85m² 초과 시 1.3%)의 세금(66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만일 A씨가 서울·세종시 등 조정대상지역에 두 번째 집을 샀다면 8배가 넘는 5400만원을 내야 한다. 주택 수는 인별이 아닌 가구별로 판단하기 때문에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1가구는 주민등록표에 함께 기재된 가족으로 구성된 가구를 말하는데, 배우자와 30세 미만의 미혼 자녀는 별도로 거주해도 같은 가구로 판단한다. 지난달 12일 이후 계약을 하거나 취득하게 된 조합원입주권, 분양권,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포함된다. 다만 시가표준액 1억원 이하 주택과 상속으로 취득한 상속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 주택 등은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될 때는 1주택의 세율로 취득세를 부담할 수 있는데, 3년 이내에 처분하지 않으면 중과세율로 추징된다. 다만 종전 주택과 신규 주택이 모두 조정대상지역에 있다면 1년 이내에 처분해야 추징되지 않는다. 주택을 증여할 때도 취득세 부담이 커졌다.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시가표준액 3억원 이상의 주택을 증여할 시 13.4%의 취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단, 1가구 1주택자가 배우자나 자녀 등 직계존비속에게 증여하면 4%만 부담한다. 또한 증여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고급 주택이거나 별장에 해당하는 사치성 재산이라면 최고 22.2%의 취득세를 부담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 SNI사업부 세무전문위원
  • 아직 1960년대 서울… 서민의 삶도 오롯이

    아직 1960년대 서울… 서민의 삶도 오롯이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시장이다. 전쟁으로 생산 활동이 멈춘 상황이라도 사람들은 온갖 것들을 시장으로 들고나가 팔고 다른 필요한 것들을 사면서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벌여 도시를 살려 낸다. 서울 흥인지문(동대문) 일대는 종전 후 여기저기 시장이 형성돼 폐허가 된 서울의 허파 같은 역할을 해 온 지역이다. 동대문시장이나 평화시장처럼 형태를 갖춘 시장뿐만 아니라 길바닥에서 잡동사니와 고물을 파는 난전(亂廛)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난전은 벼룩시장으로 명맥을 이으며 서울의 명물이 됐다. ‘아이스께끼’를 팔고 지게꾼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시장은 서민들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었으며 시장 주변에는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거대한 집단 거주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5회 서울풍물시장’ 편은 보물 제1호 흥인지문에서 시작한다. 흥인지문을 중심으로 반경 1㎞ 남짓한 지역에 전통시장 점포가 2만 7000여개나 있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숫자다. 점포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문상가들의 공세에 밀려 점차 줄고 있다. 흥인지문에서 도로를 건너면 1960년대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뒷골목으로 들어서게 된다. 오래된 신발가게나 음식점만이 아니라 서울의 어느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여인숙’ 간판이 눈길을 끈다. ‘동해 현대 여인숙’, ‘순안 여인숙’…. 수십 년 전 일자리를 찾아 갓 상경한 청년들이나 물건 떼러 온 지방 상인들도 이들 여인숙에서 하루를 묵었을 것이다. 안을 들여다보니 깨끗이 도배된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여전히 나그네들에게 지친 몸을 뉠 공간을 싼값에 제공하는 것 같다. 벽의 위쪽을 뚫어 전등을 두 방이 같은 쓰던 예전의 여인숙 모습까지는 물론 남아 있지 않다.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피혁 가게들이 여러 집 들어서 있는 길가에 큰 교회가 나타난다. 1956년 세워졌다는 서울미래유산 ‘동신교회’인데 64년이 지난 지금도 건물 풍채가 번듯하고 깨끗하다. 전북 익산의 좋은 화강암으로 지은 교회라는데 전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렇게 좋은 교회를 건립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판잣집이 즐비했을 당시의 동신교회는 일대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크고 화려한 게 나쁘다는 게 아니고 생계를 위해 악착같이 살았던 월남민들을 비롯한 교인들은 오히려 멋진 교회를 정신적 안식처로 삼아 의지하며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초창기부터 있었다는 ‘사랑의 쌀통’은 교회 한구석에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힘든 현실에서 교인들끼리 서로 도와주며 똘똘 뭉치는 데 교회가 중심체 역할을 했을 게 틀림없다.흥인지문 주변에는 같은 업종의 가게들이 밀집한 전문상가들이 많다. 동신교회 옆에는 수족관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수족관 거리가 있다. 그 옆에는 완구와 팬시, 문구를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 50년 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을 때 고속버스터미널은 버스 회사별로 흩어져 있었는데 서울역 주변에도 있었고 현재의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 자리에도 있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옷가지를 살 수도 있었겠지만, 주머니에 돈이 몇 푼 없을 때는 너도나도 문구나 완구를 사서 들고 갔다고 한다. 그런 수요도 있었는가 하면 이곳은 문구와 완구의 전국 도매시장 역할을 하며 번창했는데 지금은 손으로 꼽을 정도의 가게들만이 옛 명성을 잊고 영업 중이다.완구 거리에서 동묘앞역 쪽 대로로 나오면 화가 박수근의 집터를 만날 수 있다. 종로구 창신동 393-1번지 18평짜리 한옥으로 지금은 순댓국집이 돼 있다. 강원도 양구가 고향인 박수근은 1952년부터 11년 동안 여기에 살며 대청마루를 아틀리에 삼아 ‘절구질하는 여인’, ‘빨래터’, ‘시장의 사람들’ 등 대부분의 대표작을 그렸다.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관에는 ‘박수근 화백이 사시던 집’이라는 글씨가 씌어 있는데 문화재청장을 지낸 미술평론가 유홍준이 쓴 것이라고 한다. 길가에 붙여 놓은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박수근의 말을 보며 박수근과 이 동네는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박수근의 정신적 고향이 바로 창신동인 셈이다. 다시 청계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960년대에 청계천을 복개하면서 천변에 있던 판잣집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어 주민들을 이주시켰는데 그게 청계천을 가운데 두고 북쪽 창신동과 남쪽 흥인동에 12동씩 있었던 삼일아파트다. 흥인동 쪽은 현재 재건축으로 현대식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창신동 쪽 삼일아파트는 7층 아파트 중에서 1~2층 상가만 남기고 3~7층을 철거했다. 다만 한 동만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청계천을 복개한 목적 중의 하나가 1963년 개관한 광장동 워커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쉽게 다닐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청계천 주변은 쪽방촌이 들어찬 서민들의 열악한 주거지였는데 당시 청계고가도로를 달리다 보면 삼일아파트가 주변의 슬럼가를 가려 빌딩 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준 게 사실이다. 벼룩시장 하면 황학동을 떠올리게 된다. 황학동은 청계천과 2호선 신당역 사이 지역으로 1990년대까지 최고의 번성기를 구가했다. 이곳은 원래 조선시대에 미술품과 골동품을 팔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그 상점들이 인사동으로 옮겨가고 중고물품을 파는 거리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 공사로 황학동 시장은 된서리를 맞았고 서울시는 상인들을 옛 동대문운동장 안에 임시로 만든 풍물시장으로 옮겨 장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황학동에는 중고 주방용품과 가전제품을 파는 거리가 형성돼 있지만,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동대문운동장의 풍물시장은 2006년부터 운동장 공원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갈 곳을 잃게 됐다. 서울시는 2008년 신설동 옛 숭인여중 부지에 2층짜리 서울풍물시장을 지어 상인들이 옮겨 가도록 했다. 서울풍물시장에 들어서면 1960년대에 만든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현대식 오디오와 비교해서 음질이 뒤지지 않게 느껴진다. 그 밖에도 800개가 넘는 상점에서는 온갖 골동품들을 접할 수 있다. 이곳을 찾는 골동품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방송국이나 영화사의 소품 담당자들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쓸 1970년대 이전의 물건을 구하려고 찾아온다. 건물은 새로 지은 것이지만 이색적인 물건들이 넘쳐나는 서울풍물시장은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풍물시장 바로 옆에는 우산각(雨傘閣)이라는 초가로 된 정자가 있다. 조선 세종 때 대사헌에 오른 하정(夏亭) 유관은 매우 검소하고 청렴해 비가 오면 자신이 사는 오두막집에서 물이 새 우산을 받치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유관의 집을 우산각, 신설동과 보문동 사이의 유관이 살던 마을을 우산각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수광은 이곳에 비우당(庇雨堂)이라는 작은 집을 지어 유관의 청렴성을 알렸다. 이런 연유에서 청계천에는 비우당교라는 다리가 있고 신설동로터리에서 신답초등학교에 이르는 도로에는 하정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황학동 벼룩시장이 서울 풍물시장으로 옮겨 갔지만 황학동에서 청계천을 넘어 북쪽 동묘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는 서울 최대의 벼룩시장이 번성하고 있다. 동묘 벼룩시장의 메인도로와 갈라지는 여러 골목길에는 각양각색의 골동품, 중고 의류, LP판, 서적,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명품 구제 옷을 1만~2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 이곳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찾아온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시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댄다. 입구의 ‘풍년철물’은 1969년에 문을 열었다는 서울미래유산이다. 철물뿐만 아니라 잡화를 취급하는데 파는 물건보다 페인트로 쓴 서예 글씨체 간판이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흥인지문에서 서울풍물시장까지 이어지는 청계천 주변은 예나 지금이나 서울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빈곤과 개발이라는 말이 혼재된 이 지역에는 굴곡진 서울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복원된 청계천에 허물지 않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해 상징물로 남겨 놓은 청계고가도로 교각은 그런 아픔의 역사를 웅변해 주는 듯하다. 아픈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개발 압력은 끊임없이 서민을 위협한다. 60년대식 뒷골목의 열악한 환경은 보존 가치를 갈수록 떨어뜨리지만 무턱대고 이뤄지는 개발은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다. 개발과 보존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고 생계를 해치지 않는 대안을 내놓은 게 사람 중심의 정책일 것이다. 박수근이 추구했던 선(善)과 진실은 시장 바닥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에 앞서 다른 지역에서는 사라져 버린 서울의 옛 모습과 뒤안길을 간직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의 가치는 충분히 크다. 글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해설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다음 일정제16회 백남준 만나기 ●일시 : 9월 12일(토) 오전 10시 ●신청: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제천의 아들’ 임동혁 펄펄 날며 대한항공 3-0으로 KOVO컵 결승 직행

    ‘제천의 아들’ 임동혁 펄펄 날며 대한항공 3-0으로 KOVO컵 결승 직행

    ‘제천의 아들’ 임동혁(21)이 소속팀 대한항공을 2020 제천·새마을금고KOVO컵 대회 결승으로 이끌었다. 임동혁은 28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69.7%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양 팀 합해 최다인 24점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는 “경기 끝나고 나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는 걸) 알았다”며 “원래는 코치님께 경기가 끝날 때마다 물어보곤 했는데 오늘은 한 경기를 지면 탈락하는 상황이라 감독님 지시듣는 거밖에 못했다”고 했다. 그는 예선 세 경기에서도 모두 선발 출전해 팀 내 최다인 48득점을 기록하는 등 대한항공이 3승 전승으로 조 1위를 기록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한항공은 이날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0(25-22 32-30 25-17)으로 꺾고 결승으로 올라갔다. 임동혁은 제천의림초, 제천중, 제천산업고를 졸업한 뒤 2017~2018시즌 V리그 1라운드 6순위로 프로에 입단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으로 치러진 탓에 고향 친구·친지들이 ‘직관(직접 관람)’와서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일단 아쉽다”며 “한창 경기력이 좋을 땐데 체육관까지 걸어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는 친구와 가족들이 컴퓨터와 휴대폰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특별히 감사함을 표시했다. 그는 “저희 팀 숙소가 단양인데 어머니가 이틀에 한번 오셔서 김밥도 싸다 주시고, 음식도 사다주셨다”면서 “경기도 못 보러 오시는데 저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아서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막내 아들인 임동혁은 프로에 지명 받은 시즌인 지난 2018년 2월 아버지가 지병으로 별세한 이후 집안에서 가장 노릇을 하고 있다. 임동혁은 현재 한국에 없는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비예나 대신 라이트 포지션을 맡아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비예나 선수는 9월 중순에 들어와서 2주 격리에 들어가고 그 이후 몸을 잘 만들어서 팀에 합류시킬 생각이다”며 “새로운 선수 임동혁 선수가 발굴됐고 그 빈자리를 메워줄 것이다. 비예나 선수가 합류한 뒤에도 서로 좋은 상호작용이 있을 것 같다”라며 임동혁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임동혁은 이미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며 “아직까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도 했다. 그는 KOVO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에 대해 “한 번 터지면 잘하는데 안되면 계속 안되는 스타일”이라면서 “비시즌에 청소년대표팀, 성인대표팀 차출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한항공에서 쭉 보내면서 연습경기를 하고 하다보니까 실전감각이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바레인 리파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U-19 세계청소년배구 대회에서 최다 득점을 올리며 23년만에 한국을 4강에 올렸다. 그는 이 대회에서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U-20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이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U-21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하는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V리그 톱클래스 선수인 팀 동료 한선수(35)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서로 타이밍이 안 맞을 때는 젊은 제가 다 때려야하는게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래 ‘나였다면 이 공을 때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면 이제는 ‘이 공은 내가 때릴 수 있어’ 이렇게 바뀌었다”며 “기복 없이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29일 열리는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이대로 활약해 대한항공이 우승한다면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따놓은 당상이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국도 천도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국도 천도

    도읍지는 한 시대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지다. 왕조가 바뀌면 국호를 개칭하거나 국도를 천도하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삼국을 통일한 고려도, 고려를 대신한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나라의 수도를 옮긴다는 것(遷都)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사로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을 타파하고 민심을 일신하는 데 천도만큼 효과가 크고 빠른 것도 없다. 서울의 부동산 광풍은 때아닌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이란 핵폭풍을 불러왔다. 마치 620여년 전 태조 이성계의 한양 천도를 떠올리게 한다. 1392년 7월 17일 개성 수창궁에서 왕위에 오른 태조는 신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즉위 한 달도 채 안 돼 천도를 공포하고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나라를 세우면 국호를 새로 정하고 제도 정비가 급선무다. 얼마나 천도가 급했으면 국호를 바꾸지도 않고 태조 즉위 2년 뒤까지 여전히 고려라 불렀을까. 왜 태조는 그토록 급하게 도읍을 옮기려 한 것일까. 고려 말부터 조선 건국을 전후해 “개성의 지기는 이미 쇠했다”거나 “개성은 신하가 임금을 폐하는 망국의 터다”라는 참설이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신하로서 임금을 폐하고 왕위에 오른 자신도 언젠가 다시 신하에 의해 폐왕의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으로 이미 지덕이 다한 개성을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자 했다. 서둘러 1392년 8월 13일 도읍을 한양으로 옮길 것을 명하고 이틀 뒤 15일에는 이염을 보내 궁실을 수리토록 하고, 9월 30일엔 종묘 터를 물색했지만 신료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다음해 2월 1일 친히 잠저 때의 친구요, 정치적 고문인 정중화가 올린 새 도읍지, 지금의 세종시와 가까운 계룡산 신도안을 향해 출발 8일 만에 도착했다. 닷새 동안 머물면서 직접 산세와 지형을 꼼꼼히 살펴본 태조는 마음에 들어 국도 건설을 추진토록 했다. 수천 명의 인부를 동원해 시작된 국도 공사는 10개월 만에 경기도 관찰사 하륜의 건의로 중지됐다. 그 이유가 첫째, 한 나라의 수도는 중앙에 위치해야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는데, 계룡산은 너무 남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통일신라의 수도인 경주가 너무 동쪽에 치우쳐 있어 대구 천도 문제가 거론된 적이 있었고, 불편을 덜기 위해 충주·원주·청주·강릉·남원 등에 오소경을 두기도 했다. 둘째 계룡산 신도안이 금강과 너무 떨어져 있고 해안에서도 멀어 물자 수송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셋째 풍수지리적으로 계룡산 도읍지도 개성처럼 곧 망할 땅이라는 것이다. 놀란 태조는 하륜에게 서운관의 비밀문서들을 주어 고려 왕릉과 개성의 길흉 여부를 조사시킨 결과 사실로 확인되자 다시 천도 후보지를 물색하도록 한 곳이 지금의 서울 신촌 일대 무악이다. 태조가 친히 무악에 올라 땅을 살펴보고 이곳에 궁궐을 지어 천도하고자 했지만, 무악을 천거한 하륜을 제외한 모든 신료들이 하나같이 무악이 나라의 중앙에 위치해 운송도 좋기는 하나, 주산이 낮고 골짜기에 끼어 있어 도읍지로 좁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차선책으로 선정된 곳이 고려의 남경 터였던 지금의 경복궁 일대다. 지루하게 3년을 끌어 왔던 천도 문제는 1394년(태조 3) 10월 8일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마무리됐다. 국도인 개성을 버린 것이나, 계룡산 신도 공사를 중지한 결정적 이유는 실용성보다 망할 땅이란 풍수지리적 결함 때문이었다.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은 부동산의 광풍도, 풍수지리설도 아닌 통일 후 국가의 백년대계란 틀에서 봐야 한다. 모름지기 한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못 다스려지고는 통치술에 있지 지리의 성쇠에 달린 것이 아니며, ‘도읍을 정할 때는 무엇보다 군왕의 통치술이 풍수도참설보다 앞서야 한다’는 삼봉 정도전의 충정이 새롭게 다가온다.
  • [똑똑 우리말] 서슴지와 익숙지/오명숙 어문부장

    예나 지금이나 ‘겁 없는 10대들’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기사화된다. ‘겁 없는 10대 무면허에 절도 행각 서슴치 않아’, ‘살인까지 서슴치 않는 10대들의 범죄’ 등등.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이다란 의미의 동사는 ‘서슴다’이다. 주로 ‘서슴지’ 꼴로 ‘않다’, ‘말다’ 따위의 부정어와 함께 쓰인다. 하지만 ‘고심하다’, ‘괘념하다’ 등이 어미 ‘-지’와 결합할 때 ‘-하-’의 ‘ㅏ’가 탈락하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고심치’, ‘괘념치’로 바뀌는 것과 연관 지어 ‘서슴치’가 바른 표기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하나 ‘서슴치’가 되려면 기본형이 ‘서슴하다’여야 한다. 따라서 ‘서슴다’가 어미 ‘-지’와 결합하면 ‘서슴지’가 된다. ‘삼키지 않고 입속에 넣고만 있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 지니다’란 뜻의 동사 ‘머금다’ 역시 “오래 머금치 마라”, “습기를 머금치 않아 다행이다”처럼 활용해선 안 된다. ‘기본형이 ‘머금다’이므로 어간 ‘머금-’에 ‘-지’가 붙은 꼴로 ‘머금지’로 적어야 한다. 이 규칙대로라면 ‘익숙하다’나 ‘넉넉하다’도 ‘익숙치’나 ‘넉넉치’로 써야 할 듯하지만 이때는 ‘익숙지’, ‘넉넉지’로 쓴다. 이는 울림소리(모음·ㄴ·ㄹ·ㅁ·ㅇ) 뒤에선 ‘-하-’의 ‘ㅏ’만 줄어들고 안울림소리(ㄴ·ㄹ·ㅁ·ㅇ을 제외한 자음) 뒤에선 ‘-하-’ 전체가 줄어드는 현상 때문이다. 즉 ‘수월하다’가 어미 ‘-지’와 결합하면 ‘수월치’로, ‘익숙하다’가 ‘-지’와 결합하면 ‘익숙지’로 쓴다. oms30@seoul.co.kr
  • [기고] 도박, 조절할 수 있다는 환상 깨야/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기고] 도박, 조절할 수 있다는 환상 깨야/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람 사는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가 보다. 조선왕조실록에 재미있는 기록이 있다. 중종 35년, 헌부와 포도대장에게 도적과 도박을 각별히 단속하라는 전교가 내려졌다. “빈궁한 자가 아닌데도 떼 지어 모여 도박을 하다가 결국 부모의 재산이나 친구의 재물을 훔치고, 인하여 도적이 되는 자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도박중독의 피해는 자신이나 가족을 넘어 심각한 사회범죄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 도박 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무려 100조원대로 추산되는데, 이 중 불법도박이 80조원에 달한다. 최근 불법도박의 증가 추세는 아무래도 접근성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성인이든 청소년이든 불법 도박사이트에 별다른 장벽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이나 여가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게임 이용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세계 50개국의 게임판매량도 60%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게임산업의 성장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문제는 ‘확률형 뽑기 아이템’ 등과 같은 사행상품이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의 도박 성향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도박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돈을 잃기 때문이 아니다. 인간의 뇌는 큰 자극을 계속 받으면 작은 자극에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뇌가 중독에 빠지면 일상의 작은 행복이 사라진다. 이게 도박이 무서운 이유다. 도박중독은 약물중독과 마찬가지로 ‘뇌 질환’이다. 실제로 도박중독자에게 도박과 관련된 영상을 보여 주기만 해도 약물중독자에게서 보이는 뇌의 쾌락중추 이상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굳은 의지만으로 도박을 끊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박중독은 병이다. 단순한 병이 아니고 치료가 쉽지 않은 심각한 병이다. 당연히 예방이 심각한 후유증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다. 도박을 부추기는 환경이나 연결고리를 차단해야 한다. 어쩌다 도박에 빠져 있다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다. 중독은 단순한 습관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닌 ‘질환’이기 때문이다.
  • 내년부터 소득 없어도 ISA 가입… 3년 유지 땐 비과세 혜택

    사업가 A씨는 금융상품 가운데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에 수익률이 꽤 높고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신경을 덜 써도 돼 편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간 2000만원이 넘는 금융소득과 사업으로 번 소득을 더하면 종합과세를 낼 때 세금 부담이 높아져 다소 아쉽다. 그런데 세법이 개정되면서 앞으로 ELS에서 버는 수익과 사업소득이 분리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또 전업주부인 아내와 대학생 아들도 내년부터 비과세 혜택이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하니 절세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2023년부터 금융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먼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 손익은 모두 새로 만들어진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된다. 예컨대 국내외 주식, 채권, ELS 등 파생결합증권이나 파생상품이 포함된다. 금융투자소득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은 서로 맞바꿔 해결할 수 있는데, 가령 ELS에서 이익을 얻고 주식에서 손실을 봤다면 서로 상계한 후에 세금을 매긴다.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과 공모 국내 주식형펀드의 이익도 금융투자소득에 포함돼 인당 연간 5000만원을 기본공제받을 수 있다. A씨 부부가 나눠 투자하면 총 1억원 이익에 대해 비과세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익과 손실을 상계하고 공제를 받은 후 과세표준에 대해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25%의 세율을 적용한다. 현재 A씨는 ELS 수익과 사업소득을 더해 종합과세로 최고 연 42%의 세율을 부담하지만 앞으로는 세부담이 줄 수 있다. 가령 A씨가 올해 3년 만기인 ELS에 가입해 2023년에 수익을 돌려받는다면 해당 수익은 금융투자소득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ISA 요건은 더 완화되기 때문에 절세 방법으로 좋다. 내년부터 소득이 없어도 19세 이상 거주자(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제외)라면 가입이 가능하다.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한 의무 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현재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없어서 가입할 수 없었던 A씨의 아내도 내년부터 매년 2000만원까지 넣어서 운용할 수 있다. 또한 납입한도도 이월해서 낼 수 있다. A씨가 4년 전 가입만 해두고 돈을 넣지 않았던 ISA에 내년에는 총 5년치인 1억원(연 2000만원 X 5년)을 한 번에 낼 수 있다. 삼성증권 SNI사업부 세무전문위원
  • 검찰총장이 대권 후보… 역대 이런 총장은 없었다?

    검찰총장이 대권 후보… 역대 이런 총장은 없었다?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뜻”이라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 줬다. 여당에서도 “검찰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지지와 응원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기점으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취임 1년 사이에 적폐와 청산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여당의 압박이 거셀수록 윤 총장의 검찰 내 입지는 좁아졌지만 정치적 입지는 강화됐다. 윤 총장이 의도했든 아니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정치적 해석을 통해 파장을 일으켰다. 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른 윤 총장은 과연 서초동과 여의도 어디에 더 어울리는 인물일까. 윤석열호 출범 뒤 1년 중 주요 장면 5개를 뽑아 봤다.1. 청문회 나온 尹 “과거 출마 제의받았지만 거절”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만 해도 윤 총장은 야권에선 불편한 존재였다. 적폐수사 선봉에 섰던 윤 후보자가 총장이 되면 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댈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을까. 주광덕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문제 삼았다. “언제 처음 만났느냐”, “(양 원장이)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물어봤느냐”는 등 질문을 쏟아냈다. 윤 총장은 “제의를 받았지만 저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생각도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윤 총장은 이날 야당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적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지금 한국당은 아니고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 출마 제의를 받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정치에 뜻이 없어 전부 거절했다”고 했다. 야당은 3개월 뒤 열린 대검 국정감사에서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조 전 장관 수사가 계기였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총장님이 얼마나 힘들까”, 주광덕 전 의원은 “지금까지 검사로서 변한 게 있습니까. 전혀 없다고 자부하지요?”라며 윤 총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윤 총장은 기다렸다는 듯 “자부까지는 몰라도 정무 감각이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윤 총장은 국감장에서 ‘할 말 하는 검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윤 총장이 별장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다룬 한겨레 보도와 관련, ‘고소 취하 용의가 있느냐’는 박지원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 물음에 “사과를 받아야겠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보도를 해 놓고 ‘고소 취하하라’ 이런 말씀은 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2.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이목집중… “난 헌법주의자” 윤 총장은 취임사에서 헌법을 유달리 강조했다. A4 용지 7쪽 분량의 취임사에 ‘헌법’이란 단어만 11차례 나온다. 형사 법집행은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인 만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윤 총장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이 터져 나왔고,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자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람이 아닌 조직에 충성한다”는 그의 과거 발언이 다시 회자되며, 윤 총장이 검찰 우선주의에 빠져 무리한 수사를 벌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총장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직접 대응하진 않았지만 그가 대검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나눈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일각에서 나를 ‘검찰주의자’라고 평가하지만 기본적으로 헌법주의자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 중립성을 지키면서 본분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며 조 전 장관 임명과 관계없이 ‘법과 원칙’대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3. 차기 대통령감 2위로 거론되자 “배제해 달라” 윤 총장에게 본격적인 시련이 찾아온 것은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 검찰 고위직 인사를 통해 대검 참모진을 전부 교체했다. 윤 총장 측근들이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윤 총장은 적어도 공식 자리에서는 내색하지 않았다. 검찰 인사에서 총장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오히려 추 장관은 “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윤 총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윤 총장이 계속 코너에 몰릴수록 정치적 입지는 커져 갔다. 지난 1월 말 한 언론사가 여론 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 결과에서 윤 총장은 10.8%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권력기관 수장이 차기 대통령감으로 거론된 것이다. 이에 윤 총장은 “국가의 형사 법집행을 총괄하는 사람을 후보군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내비쳤고, 대검은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사에 “향후 여론조사 후보군에서는 배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여론조사 때마다 소환됐고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 조사에서는 여당 당대표를 지낸 추 장관보다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4. 채널A 사건으로 지휘권 박탈… 2013년 데자뷔? 지난 3월 말 채널A 사건이 불거지면서 윤 총장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47·27기) 검사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대검과 수사팀이 혐의 적용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자 윤 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에 판단을 맡기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팀이 반발한 데 이어 추 장관이 개입하면서 15년 만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이뤄졌다. 윤 총장은 독립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곧바로 거부당했다. 일주일 만에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다만 이 입장문에는 지휘권 ‘박탈’, ‘상실’이란 표현만 있을 뿐 ‘수용’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2013년 국가정보원 사건 수사팀장 때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 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던 사실도 언급하며 이번 지휘가 부당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의도를 꿰뚫은 듯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게 마땅하다”며 되받아쳤다. 채널A 전직 기자 기소만 놓고 보면 추 장관이 다소 불리한 상황이지만, 둘 중 누가 무리수를 뒀는지는 남은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5. “허울 쓴 독재” 작심발언… 누구를 겨냥했나 주요 현안이 있어도 의견 표명을 자제해 온 윤 총장이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다소 강경한 어조로 ‘작심 발언’을 했다.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도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표현에도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검찰 내에서 제기됐지만, 정치권은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한다”는 부분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윤 총장이 대통령을 향해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공격했다”, “국민의 요구인 검찰개혁을 독재, 전체주의로 폄훼하려 한다”는 등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왔다. 윤 총장이 어떤 의미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발언이 공개됐을 때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리라는 점은 본인도 예측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사실상 정치 출사표”라는 얘기부터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윤 총장의 작심 발언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됐다. 대검 참모진은 1명을 빼고 모두 교체됐다. 윤 총장이 더 고립됐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윤 총장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검찰총장이 대권 후보?… 역대 이런 총장은 없었다

    검찰총장이 대권 후보?… 역대 이런 총장은 없었다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뜻”이라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 줬다. 여당에서도 “검찰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지지와 응원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기점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여당의 압박이 거셀수록 윤 총장의 검찰 내 입지는 좁아졌지만 정치적 입지는 강화됐다. 윤 총장이 의도했든 아니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정치적 해석을 통해 파장을 일으켰다. 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른 윤 총장은 과연 서초동과 여의도 어디에 더 어울리는 인물일까. 윤 총장 취임 이후 지난 1년 중 주요 장면 5개를 뽑아 봤다.1. 청문회 나온 尹 “과거 출마 제의받았지만 거절”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만 해도 윤 총장은 야권에선 불편한 존재였다. 적폐수사 선봉에 섰던 윤 후보자가 총장이 되면 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댈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을까. 주광덕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문제 삼았다. “언제 처음 만났느냐”, “(양 원장이)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물어봤느냐”는 등 질문을 쏟아냈다. 윤 총장은 “제의를 받았지만 저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생각도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윤 총장은 이날 야당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적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지금 한국당은 아니고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 출마 제의를 받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정치에 뜻이 없어 전부 거절했다”고 했다. 야당은 3개월 뒤 열린 대검 국정감사에서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조 전 장관 수사가 계기였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총장님, 얼마나 힘듭니까”, 주광덕 전 의원은 “지금까지 검사로서 변한 게 있습니까. 전혀 없다고 자부하지요?”라며 윤 총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윤 총장은 기다렸다는 듯 “자부까지는 몰라도 정무 감각이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윤 총장은 국감장에서 ‘할 말 하는 검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윤 총장이 별장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다룬 한겨레 보도와 관련, ‘고소 취하 용의가 있느냐’는 박지원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 물음에 “사과를 받아야겠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보도를 해 놓고 ‘고소 취하하라’ 이런 말씀은 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2.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이목집중… “난 헌법주의자” 윤 총장은 취임사에서 헌법을 유달리 강조했다. A4 용지 7쪽 분량의 취임사에 ‘헌법’이란 단어만 11차례 나온다. 형사 법집행은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인만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윤 총장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이 터져 나왔고,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자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람이 아닌 조직에 충성한다”는 그의 과거 발언이 다시 회자되며, 윤 총장이 검찰 우선주의에 빠져 무리한 수사를 벌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총장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직접 대응하진 않았지만 그가 대검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나눈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일각에서 나를 ‘검찰주의자’라고 평가하지만 기본적으로 헌법주의자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 중립성을 지키면서 본분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며 조 전 장관 임명과 관계없이 ‘법과 원칙’대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3. 차기 대통령감 2위로 거론되자 “배제해 달라” 윤 총장에게 본격적인 시련이 찾아온 것은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 검찰 고위직 인사를 통해 대검 참모진을 전부 교체했다. 윤 총장 측근들이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윤 총장은 적어도 공식 자리에서는 내색하지 않았다. 검찰 인사에서 총장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오히려 추 장관은 “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윤 총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윤 총장이 계속 코너에 몰릴수록 정치적 입지는 커져 갔다. 지난 1월 말 한 언론사가 여론 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 결과에서 윤 총장은 10.8%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권력기관 수장이 차기 대통령감으로 거론된 것이다. 이에 윤 총장은 “국가의 형사 법집행을 총괄하는 사람을 후보군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내비쳤고, 대검은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사에 “향후 여론조사 후보군에서는 배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여론조사 때마다 소환됐고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 조사에서는 여당 당대표를 지낸 추 장관보다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4. 채널A 사건으로 지휘권 박탈… 2013년 데자뷔? 지난 3월 말 채널A 사건이 불거지면서 윤 총장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47·27기) 검사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대검과 수사팀이 혐의 적용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자 윤 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에 판단을 맡기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팀이 반발한 데 이어 추 장관이 개입하면서 15년 만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이뤄졌다. 윤 총장은 독립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곧바로 거부당했다. 일주일 만에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다만 이 입장문에는 지휘권 ‘박탈’, ‘상실’이란 표현만 있을 뿐 ‘수용’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2013년 국가정보원 사건 수사팀장 때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 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던 사실도 언급하며 이번 지휘가 부당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의도를 꿰뚫은 듯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게 마땅하다”며 되받아쳤다. 채널A 전직 기자 기소만 놓고 보면 추 장관이 다소 불리한 상황이지만, 둘 중 누가 무리수를 뒀는지는 남은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5. “허울 쓴 독재” 작심발언… 누구를 겨냥했나 주요 현안이 있어도 의견 표명을 자제해 온 윤 총장이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다소 강경한 어조로 ‘작심 발언’을 했다.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도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표현에도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검찰 내에서 제기됐지만, 정치권은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한다”는 부분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윤 총장이 대통령을 향해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공격했다”, “국민의 요구인 검찰개혁을 독재, 전체주의로 폄훼하려 한다”는 등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왔다. 윤 총장이 어떤 의미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발언이 공개됐을 때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리라는 점은 본인도 예측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사실상 정치 출사표”라는 얘기부터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윤 총장의 작심 발언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됐다. 대검 참모진은 1명을 빼고 모두 교체됐다. 윤 총장이 더 고립됐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윤 총장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월드피플+] “나도 파워 유튜버!”…구독자 30만 거느린 90세 할머니 화제

    [월드피플+] “나도 파워 유튜버!”…구독자 30만 거느린 90세 할머니 화제

    중국판 유튜브인 ‘비리비리’(Bilibili)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할머니가 있어 화제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첫 번째 영상을 공개하자마자 스타덤에 오른 장민츠 할머니로 올해 나이는 무려 90세다. 비리비리에서 최고령자로 꼽히는 장 할머니는 지난 4월 30일 첫 번째 영상을 올린 뒤 불과 1개월 만에 팔로워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2일 기준 장 할머니의 팔로워 수는 무려 30만 명에 달한다. 장 할머니가 인터넷 영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정부가 운영하는 무료 노인 대학에 등록하면서부터다. 지난해부터 할머니는 거주지 인근의 주민자치회관에서 마련한 ‘노인대학’ 수업에 참여해 영상 촬영 및 편집을 배웠다. 또한 장 할머니와 함께 살고있는 고등학생인 손자 더우더우 역시 영상 촬영 및 게재에 관심이 많아 두 사람이 비리비리에 동영상을 올리자고 의기투합한 것.장 할머니는 “노인 대학에서 처음 영상 편집을 배우고 집에 돌아온 날 손자의 방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면서 “손님이 온 것도 아닌데, 손자 혼자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방문을 조용히 열어보니, 손자가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며 촬영하는 것을 보고 ‘이거다’ 생각했다. (내가) 영상에 함께 출연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첫 영상 촬영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손자와 장 할머니의 영상 촬영 협업은 본격화됐다. 할머니가 영상에 출연하면 해당 영상물을 편집하고 온라인상에 게재하는 후반 작업은 손자가 전담한다. 흥미로운 점은 더우더우 혼자 지난해 3월 경 부터 꾸준히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지만 팔로워 수가 지금까지 1만 명에 그친 것. 결과적으로 할머니를 앞세운 영상이 비리비리에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장 할머니가 출연한 영상 속 내용은 사소한 일상과 이혼 이후의 경험 등이다. 할머니는 “70년 전 이혼을 선택한 이후 자유로운 생활을 이어왔다”면서 “남성의 폭력과 억압에 맞서 홀로서기를 하는 여성들을 응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결혼을 하든 홀로서기를 하던 모든 여성은 반드시 자아를 가져야 한다. 여자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서서히 자신의 꿈과 일을 포기한 채 평범한 가정주부로 늙어가도 좋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여성이든 반드시 자신의 일과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제 생각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할머니는 자신의 영상을 찾는 ‘팬’들에게 “난 영상을 통해 큰 부자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수익 창출을 노리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평범한 할머니의 과거 경험담을 통해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간접 체험하는 등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츠불로’(敏慈不老, 할머니 이름인 ‘민츠’를 활용해 누리꾼들이 지어준 ‘민츠는 늙지 않는다’는 별명)라는 말을 좋아한다”면서 “여자는 나이를 먹고 할머니가 되지만, 세월이 훌러가면서 나이는 먹을지언정 생각만큼은 늙지 않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국대떡볶이 김상현 “조국은 공산주의자 외치는 이유는…”

    국대떡볶이 김상현 “조국은 공산주의자 외치는 이유는…”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지속적으로 ‘공산주의자’라는 주장을 펴는 것과 관련 “모든 활동의 동기와 목적은 예수님께서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증거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은 2일 “김상현 대표를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고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김상현 대표는 지난해 9월 24일 자신의 SNS에 ‘조국은 코링크를 통해서 중국 공산당의 돈과 도움을 받았다’라는 허위사실을 올렸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하며 “코링크는 조국 것이라는 메시지가 더 퍼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확인이 안된 거라서 문제가 된다면 저를 고소하라. 감옥에 가야하면 기꺼이 가겠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글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임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법을 조롱했다. 유명 기업 대표의 이런 무책임한 행동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현 대표는 지난해 9월27일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등 시민단체로부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조 전 장관의 고소 관련 글을 공유하며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 문재인, 조국, 임종석은 공산주의자다. 조국은 공산주의자입니다”라고 다시 적었다. 그는 자신의 활동 목적에 대해 “나는 크리스천이며 보수주의자이며 기업인이다. 모든 활동의 동기와 목적은 성경이 사실임을, 예수님께서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증거하는 데에 있다”고 주장했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이버 명예훼손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초범의 경우 집행유예나 벌금, 사회봉사 등의 처벌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성의 기미가 없거나 그 명예훼손과 모욕의 정도가 심하고 피해자가 큰 고통을 받은 경우 집행유예 없이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영상 한 편 조회수가 450만 회…‘중국판 박막례’ 90세 할머니 화제

    영상 한 편 조회수가 450만 회…‘중국판 박막례’ 90세 할머니 화제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Bilibili)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할머니가 화제다. ‘비리비리’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이른바 중국판 유튜브로 불린다. 화제의 주인공은 첫 번째 영상을 공개하자마자 스타로 떠오른 90세 할머니 장민츠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사는 장민츠 할머니가 출연하는 10분 남짓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한 편에 최대 450만 명에 달한다.비리비리에서 최고령자로 꼽히는 장 할머니는 지난 4월 30일 첫 번째 영상을 올린 뒤 불과 1개월 만에 팔로워가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8월 2일 현재 장 할머니의 팔로워 수는 30만 명에 달한다. 장 할머니가 인터넷 영상 촬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정부가 운영하는 무료 노인 대학에 등록하면서부터다. 지난해부터 그는 거주지 인근의 주민자치회관에서 ‘노인대학’으로 불리는 수업에 참여해오고 있는 것. 노인 대학에 수강 중인 할머니의 전공은 ‘영상 촬영 및 편집’이다. 장 할머니는 주민자치회관에서 시행하는 60세 이상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강의를 통해 영상 관련 기술을 처음 접했다. 해당 강의를 통해 배운 영상 촬영 및 편집 기술을 실제로 활용해보기 위해 SNS 영상 촬영에 관심을 가지게 된 셈이다. 더욱이 현재 장 할머니와 함께 거주 중인 손자 더우더우 역시 SNS 영상 촬영 및 게재에 관심이 많다. 올해 고등학생인 더우더우는 학업과 동시에 지난 2년간 영상 촬영 및 편집을 병행했다.실제로 손자의 영상 촬영 경험은 장 할머니가 일약 SNS 스타가 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장 할머니는 “노인 대학에서 처음 영상 편집을 배우고 집에 돌아온 날 손자의 방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면서 “손님이 온 것도 아닌데, 손자 혼자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방문을 조용히 열어보니, 손자가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며 촬영하는 것을 보고 ‘이거다’ 생각했다. (내가) 영상에 함께 출연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첫 영상 촬영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손자와 장 할머니의 영상 촬영 협업은 본격화됐다.할머니가 영상에 출연하면 해당 영상물을 편집하고 온라인상에 게재하는 후반 작업은 지난 4월 이후 줄곧 손자가 전담하고 있다. 더우더우는 지난해 3월쯤 첫 영상을 게재한 이후 전문적으로 활동해 왔지만 팔로워 수는 지금까지 1만 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때문에 더우더우는 현재 자신의 영상 촬영 및 게재 대신 장 할머니의 영상을 전담해서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집중한다. 장 할머니가 출연한 영상 속 내용은 그의 사소한 일상과 이혼 이후의 경험 등이 담겨 있다. 할머니는 영상에 등장, “70년 전 이혼을 선택한 이후 자유로운 생활을 이어왔다”면서 “남성의 폭력과 억압에 맞서 홀로서기를 하는 여성들을 응원한다”고 설명했다. 장 할머니는 이어 “여성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자기 일과 꿈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는 비단 이혼을 선택하며 인생에서 홀로서기를 준비 중인 여성뿐만 아니라,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비교적 평탄한 삶을 꾸리려는 여성들에게도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해 반드시 자아를 찾기를 바란다는 설명이다. 할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결혼을 하든 홀로서기를 하던 모든 여성은 반드시 자아를 가져야 한다. 여자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서서히 자신의 꿈과 일을 포기한 채 평범한 가정주부로 늙어가도 좋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여성이든 반드시 자신의 일과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제 생각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할머니는 자신의 영상을 찾는 ‘팬’들에게 “난 영상을 통해 큰 부자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수익 창출을 노리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평범한 할머니의 과거 경험담을 통해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간접 체험하는 등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츠불로’(敏慈不老, 할머니 이름인 ‘민츠’를 활용해 누리꾼들이 지어준 ‘민츠는 늙지 않는다’는 별명)라는 말을 좋아한다”면서 “여자는 나이를 먹고 할머니가 되지만, 세월이 훌러가면서 나이는 먹을지언정 생각만큼은 늙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러 주름진 얼굴을 가지게 되는 것은 누구나 같다”면서 “하지만 마음과 생각이 늙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어디에 있겠느냐. 지난 수십 년간의 인생역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많은 분과 소통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지하철 청소부로 ‘위장’한 뱅크시…자신 모습 일부 공개 (영상)

    지하철 청소부로 ‘위장’한 뱅크시…자신 모습 일부 공개 (영상)

    영국의 거리 미술가 겸 공공장소 낙서 예술가이자 ‘얼굴없는 작가’로도 유명한 뱅크시가 새 작품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직접 드러내기까지 하는 대담함을 보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 뱅크시는 런던 지하철의 청소업체 직원으로 위장한 자신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SNS에 직접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얼굴을 마스크로 모두 가리고 방호복 차림으로 청소 도구로 보이는 무언가를 매고 있는 뱅크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상 속 뱅크시는 런던 지하철에 탑승한 뒤 청소를 이유로 승객에게 자리를 피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열차 곳곳에 뱅크시 특유의 스텐실 기법을 이용해 작품을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뱅크시가 세계 곳곳에 작품을 남기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대체로 어두운 밤이나 좁은 골목의 CCTV에 잡힌 까닭에 식별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키 180㎝ 이상, 마르지 않은 체격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근접 촬영’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작품 속 주인공은 그간 자주 등장했던 쥐다. 마스크를 쓴 수많은 쥐가 지하철 좌석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았고, 이중 재채기를 하는 쥐와 재채기 도중 나온 비말이 지하철 창문에 튀는 모습 등이 유머러스하게 표현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말로 감염되며, 지하철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 없이 재채기나 기침을 하는 행위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또 마스크를 쓴 채 버둥거리거나 마스크를 낙하산 삼아 뛰어내리는 쥐, 손소독제를 권하는 쥐 등도 있다.이밖에도 열차 맨 끝 칸에 있는 벽에는 자신의 이름(뱅크시)를 녹색 페인트로 그렸다. 또 지하철 출입문 바로 앞 승강장의 담벼락에는 ‘봉쇄 당했다’는 글자를 써 놓았고, 열차의 슬라이드도어가 닫히면 ‘그러나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라는 글자를 그려 놓았다. 팬들은 예나 다름없는 그의 기발한 작품과 대담함에 환호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뱅크시의 새 작품은 모두 ‘삭제’됐다. 런던 교통 전반을 책임지는 지방정부자체인 트랜스포트 포 런던(TfL)은 ‘엄격한 낙서 금지 정책’에 따라 뱅크시가 남긴 그림을 모두 지웠다고 밝혔다. TfL은 공식 성명을 통해 “사람들에게 마스크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려 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뱅크시가 조금 더 적절한 장소에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무려 20년 동안 자신을 철저히 숨기며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고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뱅크시는 공공장소에 남몰래 작품을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새로운 영웅’으로 표현한 작품을 공개하기도 했다.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 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한여름 밤의 객줏집 토방 더위를 견디다 못해 등목을 하러 나간 개울가에서 하필이면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물레방앗간으로 들어가고야 만 허생원이란 사내가 있다. 지금에야 허생원이라는 호칭이 어울리지만 20여년 전에는 어디 그랬을까. 여름도 여름이거니와 혈기 왕성한 젊음 자체가 더위를 한층 더 못 견디게 했을 밤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 대체 달이 얼마나 밝으면 한밤중에 개울가에서 옷도 못 벗을 정도였을까. 아니면 그곳에 있는 어떤 여인의 기척을 듣고 끌리듯 들어가게 된 사내의 겸연쩍고 뒤늦은 핑계였을까. 달보다 더 환한 그이가 하필이면 ‘봉평서 제일가는 일색’이고 우는 낯빛이니 그야말로 선뜻 달래 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어쩌면 뻔한 운명. 그런 밤에는 그 여인이 아닌 누구라도 우는 모습을 달래 줬을 터이지만, 하필 그 여인이라는 이 얄궂은 소설적 장치라니. 소설은 그 둘을 밤새 물레방앗간에 머물게 한 뒤에 다음날 아침이 채 밝기도 전에 허생원을 도피시킨다. 둘만의 꽃잠을 뒤로하고 줄행랑친 사내 대신 홀로 남겨진 여인은 달도 차지 못한 아이를 낳고 친정에서마저 내쳐진다. 핏덩이 아이와 함께 도망 나온 미혼모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흔히 짐작할 수 있는 고난 그 자체였을 터. 지금이라면 온갖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배드 파더스 같은 사이트에 올려라도 두겠지만, 때는 바야흐로 1920년. 장돌뱅이는 장돌뱅이대로, 객줏집 주모가 된 애 딸린 여인은 여인대로의 신산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애석한 소설의 흐름이 있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내내 달빛과 그것을 되비춘 메밀꽃밭이 있다.●여름이면 생각나는 ‘메밀꽃 필 무렵’ 달 아래서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 빛나는 메밀밭을 뒷배로 둔 물레방앗간 서사가 올여름에도 돌아왔다. 아니 메밀꽃이 피는 시기여야 하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노을을 등에 지고 걸어오는 장터의 당나귀들처럼 슬며시 오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달빛이 너무 이지러져서 메밀밭이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이 밝았던 까닭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사 모든 일들은 다 햇빛 아래서, 달빛 밑에서 이루어지는 것들 아니겠는가. 개울가와 메밀밭이 오밤 중에도 대낮처럼 밝았던 까닭이라는 미문을 등에 지고 허생원과 동이가 왼손을 휘두르며 아직도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강원도 평창 아니 봉평의 풍경이다. 순전히 소설가 이효석이 그려 놓은 메밀꽃밭을 찾으러 객줏집과 개울가 그리고 물레방앗간을 보러 다녀왔다. 호는 가산, 평창 봉평면에서 출생한 이효석은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숭실전문학교,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수로 재임했다.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구인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미문을 활용한 심미주의적 문학관과 프롤레탈리아적 세계관으로 고향 마을 농민들의 신산한 삶을 여실히 그려 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메밀꽃 필 무렵’과 ‘수탉’, ‘돈’을 포함해 ‘해바라기’, ‘황제’, ‘화분’, ‘벽공무한’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평창·평양·서울 오가며 인간 배경에 천착 이효석의 삶은 고향인 평창과 서울 그리고 평양으로 이어지는데 그는 서울 살이의 피폐함과 도시민의 향수 그리고 고향을 주요 배경으로 한 향토적인 내용의 소설을 주로 쓰며 인간의 삶과 배경에 관해 천착했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세계는 시가지와 농촌, 향수와 도시의 삶에 대한 동경이 교차해 나타난다. 어느 한 가지에 집중된 시선보다는 사회의 여러 모습에 고루 눈을 돌렸으며, 고향 마을의 가난하고 피폐한 삶일지언정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데 어떤 잣대를 들이대지도 않았다. 미학적인 문장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다 깊이 있게 드러내고자 했다. ‘동반자 작가’ 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유진오, 채만식, 유치진 등과 함께 한국에서도 계급주의 문학 운동이 왕성하게 일어나게 기여했다. 그의 소설이 핍진한 삶과 인간 군상들이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보다 매혹적인 문장으로 그려지는 이유인 셈이다. 봉평과 경성을 오가며 보낸 유년기와 경성과 평양을 오가며 직접 경험한 삶의 여러 모습들이 대상에 대한 감각적이고도 섬세한 묘사 능력이 뛰어난 소설을 쓰게 하는 데 큰 지향점이 돼 주었던 듯싶다. 1942년 5월 25일 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도 그는 소설을 썼고,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다. 그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놓지 않은 작가로 추앙되는 이유다. 그에 대해 이리 자세히 쓰는 이유는 ‘나는 과연 작가 이효석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 때문이었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국어 교과서의 지문과 언어영역 문제집에서 문제를 풀었고, 한컴타자교사의 ‘메밀꽃 필 무렵’을 타자 연습 삼아서 필타했다. 또 효석 백일장에서는 땡볕에 앉아 시제를 기다리던 습작 시절의 일도 뇌리를 스쳤다. 살면서 이래저래 너무 많이 들은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메밀밭’의 서사 덕분에 오히려 소설가 이효석을 더 모르고 지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소설을 쓰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돼서도 그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 작품집’의 작품들을 찾아 읽거나 ‘효석 백일장’에서 학생들이 몇 명 정도 입상을 했는지 묻는 사람이 돼 있기도 한 실정이었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었다. 아니 가봐야 했다. 내가 아는 소설가 이효석은 원두 커피를 아주 사랑해서 서울과 평양, 평창을 오가며 원두를 구했다는 커피 애호가이자 축음기로 LP를 듣는 것이 취미고 프랑스 여배우를 좋아하기도 한, 스키가 취미인 멋쟁이였다. 이효석 선생의 커피 이야기는 내 단편소설 ‘커피 다비드’(‘유빙의 숲‘, 문학동네)에도 실려 있다. 직접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내가 이효석 선생을 만난다면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원두는 케냐AA 피베리다. 홀빈(Hole Bean)인 까닭에 숙성도 오래 걸리지만 커피의 진주 혹은 에센스라고 불릴 정도로 맛과 향미가 뛰어난 원두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봉평 메밀꽃 주변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싶다. “그 여인을 꼭 그렇게 불행하게 만들어야 했나요.” “그런데 나중에 허생원이랑 다시 잘 되나요?”●마을 어귀서부터 느껴지는 ‘이효석 마을’ 봉평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곳이 이효석의 고장, 메밀꽃 군락이구나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봉평 장터와 효석문화마을 어귀에서부터 달려드는 여러 가지 글자들은 모두 이효석과 ‘메밀꽃 필 무렵’을 가리켰다. 동이네, 물레방앗간, 메밀꽃, 충주집, 허생원, 효석로, 효석공원 등등의 상호명들이 즐비해 있던 탓이었다. 그야말로 ‘이효석을 위한, 이효석에 의한’ 마을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괴테 생가와 괴테 로가, 체코의 프라하에는 카프카 생가와 그 마을이 있다. 셰익스피어와 몽고메리, 헤르만 헤세, 카뮈 등 세계적인 문호들이 나고 자란 곳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기리는 거리와 생가, 도서관을 비롯해 그의 문학을 경외하고 기념하려는 것들로 넘쳐난다. 나 역시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꼭 빼놓지 않고 찾아보았던 여행지들 중에 하나가 작가들의 생가와 그들이 특히 자주 드나들었다던 카페(그곳에서 마시던 음료)와 거리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장소를 꼽는다면 단연 평창의 이효석 문화마을이 아닐까. 문인들의 거리를 따라 대한민국 작가 로드맵을 만들어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19로 생활과 마음이 위축돼 있어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시대다. 선뜻 어디를 나서기도, 습관처럼 방학 때마다 미리 사둔 비행기 티켓을 꺼내 볼 수도 없는 날들이 돼 버렸다. 그때 책장에 있는 이효석의 책 한 권을 뽑아 들고 문득 평창으로 ‘홀로라도’ 훌쩍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격리를 해야 하는 때에는 책으로 여행을, 그리고 잠시 바람을 쐬어야 할 적에는 그 책을 배경으로 한 마을에서 작가와 작품을 보다 현실감 있게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추천해 본다. 선뜻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문득 어디라도 가고 싶을 적에는 봉평으로 그리고 이효석의 문장 속으로 물레방아가 물을 휘감아 돌듯이 그렇게. 그러다 보면 길 위에서 허생원을 만날 수도, 왼손잡이 동이를 만날 수도 있겠다. 그들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넌지시 고향을 물어볼 수도 있는 일 아니겠는가. 혹시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 수도 있잖은가. 어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될지도 모른다. 그 옛날의 허생원과 성처녀의 그 마음처럼 말이다. 활짝 핀 메밀꽃밭을 배경으로, 달빛 아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한없이 휘도는 물레방앗간에서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다. 올여름과 가을에는 각자의 메밀꽃밭과 물레방앗간으로 떠나보시길. 소설가 이은선
  • ‘손석희 공갈미수’ 김웅은 어떻게 압박했나…“상왕 목 잘라 조선일보로 가져가겠다”

    ‘손석희 공갈미수’ 김웅은 어떻게 압박했나…“상왕 목 잘라 조선일보로 가져가겠다”

    손석희 JTBC 사장의 접촉사고를 보도할 것처럼 협박하면서 채용과 수억원대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리랜서 기자 김웅(50)씨가 8일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씨가 손 사장을 수개월간 협박해 JTBC 취업이라는 재산상 이익 또는 현금 2억 4000만원에 이르는 재물을 받으려 했다며 “범행의 경위,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협박이 장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이뤄졌고 그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가 추가적인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주차장 사건 등을 언론에 제보해 동승자 문제 등이 크게 부각되면서 손 사장이 측량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판결문을 보면 김씨가 손 사장을 집요하게 괴롭힌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씨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12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이메일, 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 텔레그램 메신저 등을 통해 손 사장의 과거 교통사고를 기사화할 것처럼 하면서 끈질기게 JTBC 채용을 요구했다. ●김웅, 과천 주차장 풍문 후배한테 들어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손 사장과 알던 사이였다. 2012년 KBS에서 해직된 김씨는 이듬해 온라인 매체를 설립하고 인터넷 불륜조장 사이트인 애슐리 메디슨의 국내 가입자와 강남 성매수 의심 남성들의 목록을 JTBC 등에 제보하면서 손 사장과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게 됐다. 김씨는 2018년쯤 회사 경영난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당시 JTBC 보도부문 사장이었던 손 사장에게 이런 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8월 26일 후배 기자로부터 손 사장이 경기 과천시 주차장에서 교통사고를 냈다는 풍문을 들었다. 김씨는 후배로부터 과천 공터(주차장)에서 손 사장이 뺑소니 사고를 냈는데 당시 차안에 젊은 여성이 앉아 있었으며 손 사장이 합의금으로 150만원을 피해자에게 제공했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 합의금은 손 사장이 아니라 JTBC가 지급했다는 주장도 접했다.김씨는 이틀 뒤 손 사장에게 이 사건에 대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며 연락했다. 손 사장은 사고 합의금을 자신의 계좌에서 이체해 지급한 내역을 김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그러나 김씨는 “전화로 이렇게 취재하고 끝낼 사안이 아니다. 거인이 큰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만남을 요구했다. ●손석희에 2억 4000만원 요구도 손 사장은 같은 해 8월 29일 오후 10시 JTBC 본사 회의실에서 김씨를 만났다. 김씨는 “회사가 망했다. 언론계에서 일하고 싶다. JTBC는 어떻게 뽑느냐”고 물었고 손 사장은 “JTBC는 엄격하게 뽑는다. 경력도 있으니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내가 신경 써보겠다”고 답했다. 이후 김씨는 손 사장에게 수차례 걸쳐 채용을 요구했다. 손 사장은 실제 김씨에게 채용기회를 줄 수 있을지 알아보기도 했다. 그는 김씨의 이력서를 받아 JTBC 탐사기획국 국장에게 보여주면서 프리랜서 채용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해당 국장으로부터 “김씨의 평판 조회 결과가 좋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그후 손 사장은 김씨에게 사내 인사절차를 언급하며 사장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사람을 뽑긴 어렵다며 여러 차례 채용 청탁을 거절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채용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 사장에게 화를 내며 “복수는 이성에 의해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서 하는 것이다. 저는 상왕의 목을 잘라 조선일보로 가져가겠다”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손 사장에게 얼굴 등을 맞게 됐다.재판부는 이 폭행 사건에 대해 “김씨가 뺨 부위에 가벼운 폭행을 당했을 뿐인데도 머리, 목, 턱에 전치 3주 이상의 타박상을 입었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하고 수사기관에서 피해사실을 과장되게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폭행 사건 이후 김씨는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이 사건을 형사사건화하고 주차장 사건과 함께 기사로 쓸 것처럼 하면서 변호사를 통해 “일시불 2억 4000만원을 주면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메시지를 손 사장에게 전달했다. 손 사장 측은 이런 요청을 거절했다. ●손석희는 왜 당하고만 있었나 손 사장은 주차장 사건이 보도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재판부는 손 사장이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꼽히고 있어 명예를 매우 중요시했고, 당시 메인 앵커로 있던 JTBC 뉴스룸이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보도를 여러 차례 해 반대세력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봤다. 손 사장은 김씨에게 “주차장 사건이 기사화되면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 동승자가 있었다는 견인차 기사들 말은 거짓이다. 그렇게 부풀리면 견디기 어렵다”며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법원은 김씨가 이런 점을 빌미로 손 사장에게 외포심(공포심)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손 사장에 대해 “주차장 사건, 폭행 사건이 보도될 경우 사실 여부를 불문하고 피해자의 명예나 언론인으로서의 경력, JTBC의 신뢰도에 큰 흠이 갈 것임이 분명히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피고인이 자극적인 기삿거리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경험이 수차례 있었던 점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언행은 피해자를 외포하게 하기에(겁 주기에) 족한 것이었다”고 밝혔다.●재판부 “김웅, 재판 중에도 손석희 괴롭혀” 김씨 측은 표현이 다소 과격한 측면은 있었으나 손 사장을 협박한 적이 없고 공갈의 고의도 없었으며 되려 피해자를 돕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의 공갈행위 및 공갈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정 사건의 보도 여부를 놓고 당사자와 취직 등을 놓고 흥정하는 것은 기자의 일상적인 업무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언론제보를 무기 삼아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고자 한 이상 피고의 언행은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공갈죄에서 말하는 협박행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했다. 박 판사는 김씨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차장 사건의 동승자 문제 등과 그밖에 사실로 확인되지도 않은 피해자의 불륜 등을 언급하며 재판을 받는 중에도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어 범행 후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판결 직후 김씨는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짧게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민중가수 안치환의 신곡 “진보 행세 기회주의자, 꺼져라”

    민중가수 안치환의 신곡 “진보 행세 기회주의자, 꺼져라”

    대표적인 민중가수 안치환(55)이 진보라는 이름을 단 기회주의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한 신곡을 내놨다. 소속사 A&L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안치환은 7일 정오 디지털 싱글 ‘아이러니’를 발표했다. 밴드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신시사이저 음향을 조화한 곡은 직설적인 가사로 눈길을 끈다.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라면서 “꺼져라! 기회주의자여”를 후렴구로 붙였다. 노래를 공개하자 안치환이 진보세력을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안치환은 “권력에 알랑대는 기회주의자에 대한 글”이라며 곡이 곡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신곡 설명에도 “권력은 탐하는 자의 것이지만 너무 뻔뻔하다. 예나 지금이나 기회주의자들의 생명력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면서 “시민의 힘, 진보의 힘은 누굴 위한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안치환은 386세대를 대변하는 민중가수로 꼽힌다. 대학시절 노래패 울림터를 시작으로 1986년 노래모임 새벽, 노래를찾는사람들을 거쳐 1989년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내가 만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대표곡이 있다. 2014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열망을 담은 ‘권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등을 잇달아 내놓기도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김예나 세무사의 생활 속 재테크] 해외금융계좌 5억원 이상 보유했다면 이달 내 신고하세요

    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A씨는 모회사인 미국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을 지난해 주식으로 전환했는데, 이때 옵션 이익에 대해선 세금을 냈다. 그런데 미국 증권사 계좌에 보유 중인 이 주식을 이달에 신고해야 한다고 전해들었다. 잔액이 5억원을 넘기 때문이다. A씨처럼 해외 금융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정보를 이달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거주자가 보유한 모든 해외 금융계좌의 잔액이 5억원을 넘는 경우, 그 해외 금융계좌의 관련 정보를 매년 6월에 신고해야 한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말일 잔액 기준으로 한 번이라도 5억원을 넘었다면 신고 대상이다. ‘해외 금융계좌 신고제도’는 발생한 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신고하는 것과는 별도의 신고 의무를 부여한다. 예컨대 한 사람이 미국과 홍콩 등에 여러 개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다 합쳐 5억원이 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계좌는 지리적인 위치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국내 증권사의 미국 사업장 계좌는 해외 금융계좌로 포함되지만, 미국 증권사의 국내 지점에 속한 계좌는 해외 금융계좌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해외 주식을 국내의 증권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신고 대상이 아니다. 사례에 언급된 A씨의 경우도 미국에 있는 증권사 계좌가 아니라 국내 계좌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더라면 신고 의무가 없다. 예금, 주식, 펀드, 채권뿐 아니라 선물, 옵션 등의 파생상품, 보험 등 금융거래를 하는 계좌는 모두 포함된다. 해외 금융계좌에 보유한 자산별로 산정한 금액을 해당 표시 통화의 환율로 각각 환산해 더하고, 매월 말일 중 가장 큰 금액을 기준으로 신고해야 한다. 신고서를 작성해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거나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에서 전자신고도 가능하다. 계좌 보유자의 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와 금융기관명, 계좌번호, 매월 말일 중 가장 큰 금액(신고액)을 기재하면 된다. 신고하지 않으면 잔액에 따라 10~20%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를 계속 누락했다면 과태료는 매년 더해지고, 50억원을 넘는 금액에 대한 신고를 누락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신고 기한을 놓쳤거나 과거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를 발견했다면 수정 신고나 기한 후 신고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자진해서 신고하면 기한에 따라 과태료의 30~90%를 경감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 SNI사업부 세무전문위원
  • “놀랐새우!” 신안 육젓 한 드럼에 무려 2250만원…사상 최고가  

    “놀랐새우!” 신안 육젓 한 드럼에 무려 2250만원…사상 최고가  

    최상품의 젓새우로 평가받고 있는 참새우(육젓) 한 드럼(250㎏들이) 값이 2000만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다. 육젓은 겨울을 난 후 음력 6월 산란 직전에 알이 꽉 찬 젓새우로 담근 젓을 말한다. 매년 6월쯤 잡히는 바다 참새우는 살이 통통하고 우윳빛이 감돌아 촤고 상품으로 쳐준다. 값싼 중국산 새우젓이 밀려와도 육젓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예나 지금이나 비싼 값에 팔린다. 신안수협 북부지점은 24일 “지난 19일 경매에 나온 2000 드럼중 1드럼에 2250만원짜리 젓새우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젓새우는 5㎝ 정도로 굵고 살이 통통 오른 최상급이다. 고급 식당과 가정용 소매로 판매된다. 조성룡 북부지점 판매과장은 “지난 12일 경매에서 1920만원짜리 젓새우가 나온 이후 1주일 만에 수협 젓새우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경매는 매주 금요일 일주일에 한차례 열린다. 북새우 등 가격이 싼 김장용 젓새우는 풍어를 이뤘지만 오젓,육젓 등 최상품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젓새우 가격은 작년 6월 기준 드럼당 평균 220만원, 올해는 180만원이다. 전남 영광, 신안 우이도 해역에서 200여척이 젓새우를 잡고 있다. 신안 새우젓 생산량은 229 어가(258척)에서 연간 1만여t을 잡아 740억원의 위판고를 올리는 등 전국 75%를 차지하고 있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세상] 6·25 70주년을 맞이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6·25 70주년을 맞이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을 맞았다. 6·25전쟁이 우리 국민에게 던지는 가장 중차대한 화두는 이 땅에 다시는 6·25와 같은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경제강국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 이 대한민국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내야 한다는 각오를 되새기에 한다는 것이다. 6·25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국가전략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한미 동맹을 잘 유지하는 일이다. 6·25 전쟁 때 낙동강까지 내몰렸던 상황에서 맥아더 사령관이 주도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함으로써 지금의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정전 후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견고한 한미 군사동맹이 있었기에 경제발전에 국가의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됐고 세계가 놀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게 됐다.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조그만 아이들이 얼마나 다들 동글동글하게 잘생겼는지 부강한 나라의 어린아이들 답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면서도 이 평화와 번영을 잘 지켜내 더욱 더 발전된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개인적 다짐을 마음속으로 해 본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이 준강대국이 되는 꿈을 꾸어야 한다. 나라의 힘이 안보적 측면이나 경제적으로 부강해야 주변국들이 대한민국을 깔보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에서 나라의 힘을 지키는 데 실패해 침략도 많이 당하고 심지어는 식민지가 되는 참혹한 굴욕을 맛봤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생활형편이 나아진 것에 안주하지 말고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측면에서 다른 나라들이 대한민국을 준강대국이라고 부를 만큼 온 국민이 합심해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력을 강성하게 만드는 데 국가의 모든 시스템이 작동돼야 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이란 말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경제번영을 이루어 냈다는 의미이다. 준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거의 기적에 가까울 만큼 국력이 모아지고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각오와 비전을 갖고 노력할 때 준강대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엉망진창 싸움만 하면 희망은커녕 절망적 미래만 있을 뿐이기에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목표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동북아 평화협력체제의 출범을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 역사가 전쟁의 역사나 다름없던 유럽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의 이름으로 전쟁의 가능성을 종식시키고 오손도손 평화적으로 잘 살고 있다. 동북아의 안보환경은 유럽과 많이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세력의 역학구도도 매우 다르지만 어떻게든 동북아에 평화의 기운이 안착되게끔 노력을 해 보아야 하는데 그 노력을 한국이 선도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가칭 ‘동북아 평화협력체제’를 출범시키자는 주장을 펴나가야 한다. 이 평화체제에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북한 등이 포함돼야 하고 범주가 넓어진다면 호주와 동남아시아 국가들 또는 유엔참전국들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노예나 다름없던 흑인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고 연설하고 다닐 때만 하더라도 흑인의 인권이 나아지는 것을 원했지 흑인 출신 대통령이 나오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에 가까운 꿈을 꾸었기 때문에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선출된 것이다. 동북아 평화에 대한 꿈을 한국이 꾸기 시작하고 그 꿈을 주변국들에 빈번하게 말하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그 꿈이 가시화되는 세상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꿈을 바탕으로 이제 주변국들과 평화협력체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동북아는 지금 유례없는 군비 경쟁에 휩싸여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북한, 한국 모두가 군사비 지출이 폭증하고 있고 국가재정도 모두 좋지 않은 형편이다. 그러기에 군비 축소 차원에서 동북아평화체제를 논의한다면 한번 해 볼 만한 동북아 평화의 꿈이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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