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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차 대포통장’ 못 막아 피싱 피해 키운다

    지난달 24일 직장인 김모씨에게 전화가 왔다. “검찰청 수사관인데 귀하의 은행계좌가 범죄에 이용당해 보안을 강화해야 하니 내 말대로 따라 하라”고 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이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김씨는 사기범이 말하는 인터넷 주소에 접속해 계좌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번호 등을 몽땅 입력하고 말았다. 20여분 후 김씨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시 경찰청 112콜센터에 신고했지만 통장에 있던 3200만원이 모두 빠져나간 뒤였다. 어처구니없이 당했다는 자괴감과 거액의 금전 손실에 대한 충격은 이후 피해 금액의 경로 추적에 나서면서 분통으로 바뀌어 갔다. 범죄에 쓰인 대포통장이 1차 이체 1개, 2차 이체 3개, 3차 이체 3개 등 모두 7개나 됐지만 예금에 대한 ‘지급 정지’가 적용된 통장은 처음 3200만원이 빠져나간 1차 단계의 통장 1개뿐이었다. 그 이후 연결된 2차, 3차 대포통장 6개에는 어떤 조치도 없었다. 해당 은행이 경찰의 지급정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탓이었다. 담당 경찰 수사관은 8일 “사기범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하루에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600만원이기 때문에 김씨의 돈이 흘러들어간 모든 통장에 대해 빠른 지급정지가 이뤄졌더라면 피해액을 줄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례와 같이 금융사기에 이용된 대포통장에 대한 지급정지가 일선 은행에서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사기 피해 사실을 아는 즉시 경찰 등에 신고하면 범죄에 이용된 계좌(대포통장)에 대해 곧바로 지급정지를 할 수 있다. 범죄 계좌로 넘어간 돈의 현금 인출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1차로 활용된 대포통장에만 적용되고 연쇄적으로 계좌 이체가 이뤄지는 2차, 3차 대포통장에는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고 있다. 김태남 서울 강북경찰서 지능범죄팀 수사관은 “2차, 3차 이체에 쓰인 범죄 계좌의 경우 은행이 영장 제시 등을 요구하며 지급정지 요청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美 월가, 국가부도 비상대책 가동

    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 사태가 7일(현지시간)로 1주일째를 맞았지만 대치정국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 정치권이 막후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직은 강경론이 지배하는 형국이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채무가 늘어난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부채 상한을 올리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며칠 전 그가 부채 상한은 무난히 올려줄 것처럼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입장이다. 그러자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의회는 불장난을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셧다운 사태가 길어지자 월가는 국가 부도(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가동에 나섰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디폴트가 발생한 이후에도 금융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주요 은행 관계자도 “디폴트에 대비한 비상 대응 계획을 가동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대형 은행들이 디폴트 발생 이후 우려되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편 골프광인 오바마 대통령이 셧다운의 여파 때문인 듯 골프장을 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골프를 즐기던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으로 대규모 정부 인력이 무급휴가를 간 상황임을 감안한 듯 지난 주말엔 골프를 치지 않았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7일 ‘반인민적 정책이 낳은 필연적 산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셧다운 사태에 대해 미국 건강보험 제도의 ‘반인민적’인 성격으로 인한 필연적 귀결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공약은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그림의 떡이나 같은 것”이라고 비꼰 뒤 “미국의 양당 싸움은 인민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오직 저들의 치부와 부귀영화에만 신경 쓰는 반인민적 정치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2013 베스트브랜드 대상] KB국민은행 ‘KB Star*t 통장’

    [2013 베스트브랜드 대상] KB국민은행 ‘KB Star*t 통장’

    ‘KB Star*t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으로, 만 18세부터 만 35세까지 개인고객이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의 나이가 만 38세에 도달하면 다음 해에 ‘직장인우대종합통장’ 또는 ‘KB종합통장’으로 자동 전환된다. 이 상품의 주요 특징은 요구불 통장 평균금액이 40만원 내외로 예금거래가 많지 않은 20·30대 고객을 위해 100만원 이하의 금액에 연 4%의 금리를 적용한 점이다. 금융거래를 시작하는 젊은 세대의 가장 기본적인 거래만으로도 전자금융·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 등 주거래 고객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데스크 시각] 당신은 금융회사를 어떻게 다룹니까/전경하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당신은 금융회사를 어떻게 다룹니까/전경하 경제부 차장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대다수는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렸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일부가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던 동양증권인지라 다른 상품에도 그런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추산하는, CP와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5만명에 육박한다. 동양증권의 일부 영업 직원들은 2011년부터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팔아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수 없는 신용등급의 채권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이 그들에게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조직의 구성원이다. 금융회사와 거래할 때는 첫번째, 그들이 고객 보호 의무를 최상의 과제로 다룰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금융사도 상품을 팔아서 이익을 내야 월급 주고 생존할 수 있는 회사다. 즉,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가 암묵적이건 공개적이건 독려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객 보호 의무와 조직 구성원의 의무가 상충할 때 금융회사 직원들은 전자를 택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별 문제가 없다는 경영진의 호언장담을 믿는다면 더욱 그렇다. 두번째, 들었다고 해서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에 가입하면 으레 금융회사 직원들은 설명을 들었다는 난에 자필 서명을 하라고 한다. 들었지만 이해가 안 된다면 자필 서명을 잠시 미뤄두자. 자필 서명을 하게 되면 더 이상의 상품 설명도 없고, 행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완전판매를 주장할 여지도 줄어든다. 세번째, 과거의 수익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동양그룹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중에는 과거 회사채나 CP 투자가 꾸준히 이익을 내 반복 투자하거나 투자 규모를 늘린 경우가 많다. 평균보다 수익이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면 매번 새로운 투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네번째, 상황이 악화돼 법원에 가면 법이 약자이자 피해자인 고객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사기성 CP 발행으로 오너가 구속된 LIG건설의 CP를 판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 확정된 5건은 투자자가 패소했다. 진행 중인 10건에서도 3건만 투자자가 일부 승소했다. 투자자가 금융지식이 있는 전문가라고 인정되면 졌다.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은 투자자에게 더해졌다. 마지막으로 자기 책임 원칙이다. 통화옵션계약인 키코에 대해 지난달 대법원은 불공정계약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어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고객은 그 거래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부담하게 될 위험 등을 스스로 판단해 궁극적으로 자기 책임으로 그 거래를 할 것인지 여부 및 거래의 내용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자기 책임 원칙이 장외파생상품 거래와 같이 복잡하고 위험성이 높은 거래라고 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결했다. 때문에 금융사와 거래할 때는 자꾸 물어야 한다. 내 돈을 날릴 수도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문제는 듣기만 하는 객체가 아닌, 물어보고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주체가 되어 질문하는 순간, 금융회사 직원은 주춤하게 된다. 그 순간은 불편하겠지만 깐깐한 계약자가 돼야 한다. 그것이 내 재산을 지키고 금융사가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길이다. lark3@seoul.co.kr
  • 복지·산업안전 늘리고 SOC기관은 증원 안해

    복지·산업안전 늘리고 SOC기관은 증원 안해

    내년도 공공기관 정원 증가분은 약 6300명으로 올해(약 7200명)보다 900명 정도 줄어든다. 인원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치는 공공기관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의 업무별로 정원 증원에 차등을 두었다. 복지 등 박근혜 정부의 기조에 부합하는 곳은 인원을 크게 늘리고 사회간접자본(SOC)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곳은 인원을 동결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일 “201 4년 공공기관 정원은 복지 분야 증원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서 “복지·산업안전 등 국정과제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인력 배분 원칙”이라고 밝혔다. 기초연금 사업을 맡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내년 정원 증가분은 363명으로 올해 182명의 2배가 배정됐다. 363명 중 273명이 기초연금 관련 업무에 투입된다. 기초연금은 내년 7월부터 소득 하위 70% 노인(만 65세 이상)에게 최대 월 20만원까지 지급된다. 올해 102명의 정원을 늘렸던 건강보험공단도 내년에 200명을 늘린다. 2008년 7월부터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고령자·노인성 질환자 대상 신체·가사활동 지원) 운용이 주업무다. 근로복지공단은 내년에 74명을 증원하고, 장애인공단은 20명을 늘리게 된다. 산업안전공단의 올해 정원 증가분은 55명이었지만 내년에는 98명으로 78%(43명) 증가한다. 지난해 구미 불산 사고 등으로 산업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결과다. 반면 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한석탄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공공기관은 증원이 없다. 부채를 줄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원만 늘리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LH는 부채가 147조 8000억원(부채비율 467%)으로 41개 공기업 중 가장 많다. 한국철도공사(17조 9000억원·445%)의 부채비율도 400%가 넘고 대한석탄공사는 부채(1조 5000억원)가 자산(6000억원)의 2배를 넘어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들은 퇴직 인원 등 인력 자연 감소분에 대해서만 신규채용을 할 수 있다. 금융 공기업의 정원 증가율은 크게 변동이 없다. 신용보증기금의 내년 정원 증가분은 53명(올해 52명), 기술보증기금은 19명(15명)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실 저축은행의 처리를 위해 올해 47명을 증원했지만 내년에는 8명만 증원한다. 이외 5개 자율형 공공기관(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항만공사,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은 올해 정원의 5%를 증원했지만 내년에는 2%만 늘리게 됐다. 기재부는 민간 경쟁 및 글로벌 역량강화가 필요한 곳을 자율형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인력·예산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영자율권을 부여한다. 내년에 정원이 줄어드는 공공기관은 없다. 정부의 내년 정원조정에 대해 공공기관들의 불만도 나온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기초연금과 관련한 인력 증원을 353명을 요청했지만 77.3%인 273명만 배정됐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건강보험공단도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서 이 정도 증원으로는 업무 감당이 어렵다고 했다. 한 금융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는 “최근 금융기관을 이용한 복지사업이 늘면서 업무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인력 보강이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곧 풀릴 ‘전두환 컬렉션’ 낙찰가는?

    곧 풀릴 ‘전두환 컬렉션’ 낙찰가는?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집행팀(팀장 김형준)은 1일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압류한 주요 미술품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 일가의 컬렉션에는 이대원, 겸재 정선, 김환기, 현재 심사정, 천경자 등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검찰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로 구성된 ‘전두환 압류 재산 환수 태스크포스’는 조만간 압류된 미술품들을 공매 처분할 예정이다. 검찰은 압류한 미술품 중 가장 비싼 작품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에 있던 고(故)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라고 설명했다. 가로 200㎝, 세로 106㎝ 규모(120호 규격)의 나무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당초 1억원 정도로 추정됐으나 감정 결과 이보다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그림의 절반 크기의 1978년작 ‘농원’은 2억 9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도 전씨 일가의 컬렉션에 포함됐다. 김 화백은 국내 미술 시장에서 박수근, 이중섭 등과 함께 작품 거래 가격면에서 가장 높은 작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미술 분야에서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거장 겸재 정선의 작품과 함께 현재 심사정의 진경 산수화와 호생관 최북의 풍류화 등이 눈에 띈다. 이 밖에도 1960~80년대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던 천경자 화백의 ‘여인’, 사진작가 배병우의 ‘소나무’, 설악산 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화백의 ‘꽃’ 등 근현대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또 영국 출신 인기 작가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 중국 근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장샤오강의 판화 작품인 ‘혈연시리즈’, 프란시스 베이컨의 ‘무제’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전씨 일가 컬렉션에 이름을 올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우리은행 ‘100세 마케팅’

    우리은행 ‘100세 마케팅’

    고령화 시대 진입, 평균수명의 증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대규모 은퇴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우리은행이 ‘100세 시대’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령·은퇴자 시장이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금융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2008년 퇴직연금 시장 개척을 위해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연구소’를 세웠다. ‘해피 라이프 우리은행 퇴직연금’을 모토로 리서치 활동, 자산운용,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해 왔다. 특히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와 계리전문 인력이 개별 기업·고객의 특성에 맞는 상품을 설계하고 자산운용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퇴직연금에 국한하지 않고 세무, 회계, 노무 관련 기업운용 컨설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 연구소를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상품이 ‘해피라이프 IRP(개인형퇴직연금) 정기예금’이다. 기본 가입기간이 5년이지만 가입 1개월 후에 연금으로 받더라도 5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한다. 불입한 퇴직연금의 50% 범위에서 생활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우리퇴직연금대출’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팀장급 888명으로 구성된 ‘100세 파트너’를 발족했다. 연구조직, 상품,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고객 접점에서 활동하는 은퇴설계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규태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부장은 “평소 근무 성적, 인성, 자격증 등 기본 자질을 갖추고 업무 수행 능력이 우수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100세 파트너를 선발했다”면서 “영업점 직원 교육과 종합적인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영업점에 1명 이상씩 배치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연구소에 더해 지난해 7월 ‘100세 연구팀’을 신설했다. 은퇴시장에 대한 조사와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세무, 부동산, 상품 전문가와 애널리스트 등으로 구성된 이 연구팀은 지난 1월 ‘청춘 100세 금융패키지’를 시장에 내놨다. 입출식 상품, 은퇴자금 준비단계·운용단계 등에서 가입할 만한 상품을 정리한 금융 포트폴리오다. 기본 상품은 ‘우리평생파트너통장’으로 매월 수령하는 국민연금 등을 통장으로 자동이체하면 금리와 수수료를 우대해 준다. 특히 주택연금대출과 연금수급권자대출도 별도로 구성해 노후에 긴급자금 걱정을 덜도록 했다. 노후 생활의 소비가 많은 업종에 최고 7%까지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신용카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100세 연구팀은 영업 현장의 마케팅 지원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은퇴종합 매거진인 ‘더(THE) 100’을 격월로 공동 발간하고 8월부터는 ‘시니어고객 상담 매뉴얼’을 제작해 영업점에 제공했다. 이달에는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은퇴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금융공공기관의 ‘엄격한 잣대’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금융공공기관의 ‘엄격한 잣대’

    공공 부문 금융기관들은 신입사원 채용 때 도덕성을 민간 금융사들보다 더 따진다. 아무래도 공익성이 중요한 설립 목표인 기관 특성 때문이다. 서울신문의 금융권 공채 합격 노하우 시리즈 마지막회는 공공부문이다. 현재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은 각각 20~70명을 선발할 계획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용보증기금은 다음 달 채용 공고를 내고 40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다. 27일 한은 등 9개 기관의 인사 담당자들을 취재한 결과, 절반가량이 정직·인성·사명감 등 도덕적 품성을 신입사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금감원 인사 담당자는 “감독 업무를 하기 때문에 직원 한 명의 부정으로도 기관 전체의 평판과 권위가 땅에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은 인사 담당자는 “다양한 경제·사회 현상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동시에 인문학적 소양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귀띔했다. 신보 인사 담당자도 “영어 성적을 10~20점 더 올리기보다 전공지식을 잘 정리하고 인문학을 포함해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면접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으로는 ‘예의 없는 태도’, ‘과장된 표현’, ‘자신 없는 자세’ 등이 꼽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사 담당자는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이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면서 “가끔 곤란한 질문을 던지면 울기도 하는데 이런 지원자는 합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으로는 사실을 장황하게 나열하는 방식이나 질문의 의도와 동떨어진 답변을 제시하는 것 등이 꼽혔다. 예보 인사 담당자는 “우리 공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도 숙지하지 않은 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을 받으러 오는 지원자들이 있다”면서 “아무리 다른 능력이나 품성이 뛰어나도 이런 사람을 뽑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2) 은행 취업 키워드 ‘정직·예의·절실’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2) 은행 취업 키워드 ‘정직·예의·절실’

    올 하반기 은행별 신규채용 인원은 기업·농협·신한·우리 각 200명, 국민 129명, 하나 70명이다. 다른 업권보다 월등히 많다. 씨티,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계와 외환은행은 연말까지 채용 계획이 없다. 입사 지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어떻게 해야 합격할 수 있냐는 구체적인 노하우와 행동요령이다. 전형의 첫 단계는 통상 서류 전형이고 그 기본은 자기소개서다. 은행 인사 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과장하거나 꾸며내는 것을 가장 피해야 할 내용으로 꼽았다. 전홍철 국민은행 팀장은 “꾸며낸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런 것들은 면접에서 반드시 들통이 나게 돼 있다”면서 “은행은 신뢰와 정직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업종이므로 조금이라도 허풍이 보이면 채용 담당자들의 눈 밖에 나게 된다”고 말했다. 한세일 신한은행 과장도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와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들어가야 한다.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인사 담당자들은 면접에서 의외로 많이 걸리는 부분이 ‘예의’라고 지적했다. 누구나 아는데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전홍철 팀장은 “시작부터 끝까지 진실성을 갖고 예의 있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쉬는 시간, 담배 피우는 곳 등 어디서 어떤 행동을 하든 평가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종건 우리은행 과장은 “지각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했다. 최재혁 외환은행 차장은 “다른 지원자가 답을 하고 있을 때 혼자서 딴 생각을 하는 것은 커다란 감점요인”이라고 조언했다. 인사 담당자들은 전통적 덕목인 ‘인화’(人和)에 대해 신경쓸 것을 주문했다. 강필규 농협은행 팀장은 “은행은 동료와 함께 일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찬반 토론 때 독점해서 말을 많이 하는 등 혼자만 나서는 것은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세일 과장은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는 등 과장이 심한 ‘뻥튀기형’ 또는 자신감이 볼썽사납게 넘치는 ‘안하무인형’은 안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안하무인형은 조직생활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박윤수 하나은행 팀장도 “은행은 혼자서 성과를 내기보다는 협업이 중요한 조직이다”면서 “튀는 성향은 잘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면접에서 지원자의 능력을 파악하는 데는 주로 ‘본인이 이 은행에 들어와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려움을 극복해 낸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인가’ 등 질문이 주로 쓰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회사인 만큼 관련 상식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뤄진다. 농협은행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신흥국 달러 유출 위기 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와 나아가야 할 방향’ 등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사고와 통찰력 있는 시각을 갖고 있는지를 묻는다. 지원자의 품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과거 실패했던 경험담(국민), 가치관이나 신념을 지키지 못했던 사례(신한), 소중한 경험이나 후회되는 일(우리) 등을 물어본다고 인사 담당자들은 말했다. 강필규 팀장은 “공격적인 질문으로 지원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수법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자기 은행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지원자의 키워드로 인사 담당자들은 정직, 예의, 절실함 등을 꼽았다. 강필규 팀장은 “농협이 어떤 직장인지, 들어와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고 목표와 꿈이 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혁 차장도 “여기저기 아무 데나 찔러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책임자가 결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나’, ‘명절에 사과 한 상자만 있는데 기존 예금 거래처, 신규 대출 고객, 미래 잠재 고객 환전상 중 누구에게 선물하겠나’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이를 통해 예금, 대출, 환전 중 어떤 고객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와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다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수 팀장은 “입행만 한다면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고 답하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이 경우 진정성 등에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전두환 일가 재산 첫 국고 환수

    검찰이 환수팀을 꾸려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의 일부를 국고에 귀속시켰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전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확보한 자산 중 26억 6000만원을 처음으로 환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장남 재국씨의 소유로 드러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부지를 매각한 대금 중 일부다. 검찰의 추징금 환수 계좌로 전날 14억 5700만원이 들어왔고, 이날 12억 300만원이 입금됐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의 원활한 국고 환수를 위해 전날 ‘압류재산 환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가졌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TF로, 압류재산을 모두 현금화할 때까지 활동하게 된다. TF는 김형준 외사부장이 총괄하며, 자산관리공사 팀장, 예금보험공사 부장 등 관계자 10여명으로 구성됐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자진납부키로 한 재산 중 경남 합천 선산을 제외한 미술품 50여점, 한남동 신원플라자 빌딩, 안양 관양동 땅, 시공사 서초동 부지 등을 모두 압류했다. 압류 재산의 유형이 다양한 만큼 TF는 각각에 대한 전문가의 가치 평가를 거쳐 구체적인 매각 방식을 결정, 처분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TF는 재산 유형에 따라 적정하고 효율적인 환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경쟁을 붙여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여러 방식이 있어 최대한 많이 환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의 조카 이재홍(57)씨는 법원에 회생신청을 내 재산이 동결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회생8단독 박현배 판사는 지난 2일 이씨에 대한 재산보전 처분을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보전 처분은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되기 전에는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이씨는 청우개발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지난 9일 이씨에 대한 심문기일을 마치고, 조만간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건보료 체납 연예인 누구? 알고보니 40대…

    건보료 체납 연예인 누구? 알고보니 40대…

    건보료 체납 연예인이 명단 공개 직전 밀린 건강보험료를 낸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연예인 A씨 등 고액·상습체납자 공개 대상자 14명(개인 10명, 법인 4명)이 명단 공개 직전 밀린 건강보험료 중 일부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25일부터 공단 홈페이지에 건강보험료 고액·상습 체납자 979명의 이름과 나이, 주소 등 주요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당초 993명을 공개하려고 했지만 연예인 A씨 등 14명이 공개 직전 밀린 건보료를 납부한 것이다. 명단 공개 대상자 중에는 고소득 직업군인 변호사와 의사, 연예인 등 전문직과 자영업자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14명은 몇 년씩 체납액 납부를 미루다 공개 하루 전인 24일 인터넷뱅킹 송금을 통해 일부 또는 완납했다. 40대 유명 여배우 A씨는 연간 종합소득이 1억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료 2542만 7540원을 체납했다. A씨는 1000만원을 남기고 일부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단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2년이 지난 건보료, 연체료, 체납처분비(압류자산 처분 등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합쳐 1000만원이 넘는 체납자를 공개 대상으로 선정했다. 공단은 24일 체납자 공개 하루 전 무려 6억원의 체납액을 거둬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단 측은 “A씨의 건보료를 받기위해 예금·채권을 반복적으로 압류했지만 밀린 건보료를 받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감원 “동양증권 고객 재산 문제 없다”… 그룹 CP·회사채 투자자는 손실 가능성

    법정관리 위기에 놓여 있는 동양그룹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동양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주가연계증권(ELS) 또는 파생결합증권(DLS)에 가입한 고객들은 일단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동양그룹이 발행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투자자 4만 7000여명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양증권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ELS와 DLS 관련 자산을 회사 자산과 분리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동양증권이 고객 재산을 제3의 기관들에 분산 배치하고 있어 고객 재산 보호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ELS와 DLS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주식·채권 등 위탁계좌 증권과 환매조건부채권(RP)·신탁계좌 등은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 중이다. ELS와 DLS는 별도 예탁 의무가 없어 금감원이 점검에 나섰으나 이 또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동양그룹의 CP와 회사채다. 금감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1만 5900여명이 4564억원어치의 CP를 갖고 있다. 회사채는 3만 1000명이 1조원 정도를 갖고 있다. 금융업계는 회사채가 동양증권이 아닌 다른 증권사를 통해서도 팔렸기 때문에 해당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CP나 회사채를 갚지 못하면 해당 회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법원 결정에 따라 원금의 일정 부분만 돌려받게 되는데 여기에도 1년여가 걸린다. 지난해 9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의 회사채 투자자들은 원금의 70%만 돌려받았다. 그나마 웅진홀딩스가 코웨이라는 우량 계열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높게 받은 편이다. 만기 이전 시장에서 팔 수도 있으나 손실이 불가피하다. 동양증권은 전국 영업점에 투자자 문의가 빗발치자 CMA, ELS 등은 안전하며 환매 시 손실을 입을 수도 있고 CMA는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며 환매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동양그룹은 동양파워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밝히고, 창업주 미망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은 1500억원대 오리온 주식을 동양네트웍스에 증여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지주회사인 동양도 26일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재정난 속 정책 충돌로 혼선 가중

    재정난 속 정책 충돌로 혼선 가중

    경기부진 등으로 재정에 비상이 걸렸지만 내년도 복지예산 지출 규모는 사상 최대로 책정됐다. 곳곳에서 ‘증세’로 방향을 전환하라고 해도 정부는 여전히 공식적으로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이 우리 경제를 위협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도 정부는 저금리 서민 대출의 확대를 독려한다. 은행에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면서 왜 벤처기업들에 돈을 빌려 주지 않느냐고 다그친다.경기는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나라 곳간 사정은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의 경제정책이 사안에 따라 각기 모순되는 형태로 나타나며 충돌하고 있다. 통상 경기 침체기에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세수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어려운 경제 현실을 인정하고 확실한 방향을 수립해 가용 자원과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중시켜야 하지만 모든 계층을 만족시키려는 무리수와 정치 중심의 판단으로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부채가 가계경제를 옥죄고 있는데도 또 다른 부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정책이 활용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대출과 관련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사면 이자 부담으로 소비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빚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른바 ‘창조금융’도 일선 금융기관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어떤 날은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라고 하면서 또 어떤 날은 부실대출의 위험이 높은 벤처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지도한다”며 혼란스럽다고 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 정부 출범 7개월이 됐으니 무조건 공약을 지키겠다고만 하지 말고 되는 부분과 안 되는 부분을 점검해 국민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를 인상하면 예금자는 좋지만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듯이 하나의 정책으로 인한 충돌이나 정책 간 충돌은 피할 수 없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정부 당국자들이 보다 세심한 의견 조율과 정책 수립으로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기업은행·BS·DGB금융, 경남은행 예비입찰 참여

    신한금융지주와 기업은행, DGB(대구은행)금융지주와 BS(부산은행)금융지주 등이 우리금융의 지방 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예금보험공사의 경남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 신청에 DG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 경남·울산 상공인으로 구성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기업은행 등 4곳이 참여했다. 광주은행 매각 입찰 신청에는 JB(전북은행)금융지주, DGB금융지주, BS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광주 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된 광주·전남상공인연합,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 등 7곳이 참여했다. 경남은행의 인수가는 1조 2000억~1조 3000억원, 광주은행은 1조 1000억~1조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예비입찰 후 실사와 본 입찰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년 초 결정될 전망이다. DGB금융 측은 “주력은 경남은행이지만 최종 입찰 때 어떻게 될지 판단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BS금융지주 측은 “지방 은행 출범 당시 원칙인 ‘1도 1은행’ 유지를 위해서라도 같은 경제권 기반인 BS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측은 “신한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수도권에 집중돼 호남에서의 영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호남에 특화된 광주은행을 통해 지역 편중을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행 측은 “경남은행에 중소기업 고객이 많아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기업은행은 정부가 대주주라 (우리금융의) 민영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어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눈여겨볼 금융상품] 국민은행 노후설계 지원 ‘골든라이프예금’

    KB국민은행은 50~60대 고객의 노후 설계를 지원하기 위한 ‘KB골든라이프예금’을 판매한다. 은퇴 후 ‘재정절벽’을 준비할 수 있는 상품으로, 국민연금이나 연금저축이 지급되기 전 기간을 대비할 수 있다. 퇴직금이나 부동산매매대금 등 목돈을 예치하고 매월 원리금 형태로 나눠 받아 생활자금으로 쓸 수 있으며, 30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기간은 최장 10년으로 이자만 받는 ‘거치기간’, 원금과 이자를 받는 ‘원금과 이자지급 기간’으로 나뉜다. 은퇴 계획에 맞춰 거치하지 않고 즉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 ‘거치기간’의 기본 이율은 연 2.6%로 매년 재산정되며, ‘원금과 이자지급 기간’의 기본 이율은 연 2.3%다. 장기 상품인 점을 감안해 계약기간 중 중도해지하더라도 연 단위 경과 기간에 대해서는 만기 이율을 적용한다.
  • 국내 거주 외국인 신용카드 발급기준 논란

    국내 거주 외국인 신용카드 발급기준 논란

    서울의 한 외국인 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베트남 국적 A씨는 최근 신용카드 발급을 거부당했다. 여권 만료 기간이 2년 넘게 남았고 한 달 수입도 120만원 수준이었지만 신용거래 기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카드사는 담보로 예금 300만원을 요구했지만 A씨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A씨는 “우리 같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면서 “고소득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발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150만명에 육박하지만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20만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10명 중 1~2명만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셈이다. 신용카드사들은 외국인의 불확실한 신용, 미지불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을 꺼리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비씨·롯데·하나SK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외국인 회원은 지난 2분기 27만 4900명이다. 지난해 1분기 24만 5600명에서 2분기 25만 4800명, 3분기 26만 1100명, 4분기 26만 8500명, 올해 1분기 27만 41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중복 회원을 제외하면 실제 외국인 회원은 20만명 안팎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은 146만 3000명이며 이 중 경제활동 인구는 82만 4000명이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외국인 4명 중 1명 정도만 신용카드를 쓰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도 나름의 사정은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국내인과 달리 신용정보가 없어 신용평가를 하기 어렵다. 또 비자상의 체류 기간 만료일이 남았어도 대금을 내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인은 신용등급 6등급 이상에 가처분소득 50만원이면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지만 외국인에겐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외국인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면 기본적으로 국내 거주 사실이 서류로 확인돼야 하고 가처분소득이 5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면서 “여기에 카드사별로 요구하는 게 다르지만 대기업 같은 우량 업체에 다녀야 하거나 수백만원의 예금이 있을 때만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신용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인보다 지나치게 높은 발급 기준을 적용하는 건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또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국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시장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해볼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액체납’ 최순영 전 회장 자택 압수수색…서류 찢으며 “월급 1000만원밖에…”

    ‘고액체납’ 최순영 전 회장 자택 압수수색…서류 찢으며 “월급 1000만원밖에…”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 15명이 12일 양재동 고급 빌라촌에 있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자택에 들이닥쳤다. 최순영 전 회장은 서울시 고액 체납자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2000년 초에 부과된 지방세를 13년째 내지 않고 있어 체납액만 37억원에 이른다. 시는 여러 차례 납부 독촉장을 보냈지만 응하지 않자 결국 최순영 전 회장 자택 수색에 나섰다. 금고에서 찾아낸 최순영 전 회장 부인의 급여명세서를 쥔 서울시 직원은 “시민 대다수가 월급 300만원 받고 세금 꼬박꼬박 냅니다. 1000만원 넘는 월급 받으면서 왜 세금 안 내십니까”라고 말했다. ”이사장으로서 받는 월급일 뿐이라니까요. 여러분은 월급 안 받나요. 저희는 뭘 먹고 살란 말인가요”라며 팔을 휘젓던 중년 여성은 기어이 서류를 빼앗아 찢어버렸다. 3개 팀 조사관 15명이 이날 방 안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수차례 문을 두드리고 인터폰을 걸어도 인기척이 없었다. 사다리를 걸쳐 2층 발코니로 올라가 문을 열려고도 했지만 잠겨 있었다. 이 과정에서 빌라 외부의 침입 감지 센서가 작동한 탓인지 사설 경비업체 요원이 출동했다가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징수팀은 결국 경찰 입회하에 열쇠 수리공 두 명을 불러 철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들어갔다. 샹들리에가 화려한 1층 거실에 발을 들인 것도 잠시. 굳게 잠긴 2층 안방 문이 버티고 있었다. 방 안에선 “어려운 사정이 있어요”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순영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 여사였다. 징수팀은 “지금 안 열어주면 강제로 연다”는 경고를 몇 차례 한 후 방문 경첩을 모두 뜯어냈다. 열린 문 뒤로 굳은 표정의 이 여사와 반바지 차림의 최순영 전 회장이 소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수색 취지를 설명하는 징수팀 관계자에게 최순영 전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회사를 모조리 빼앗긴 후 돈이 없어서 세금도 추징금도 못 내고 있다”고 강변했다. 17억원 상당의 자택은 과거 최순영 전 회장이 설립해 현재 이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종교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형식상 체납자 소유의 재산이 아니라 압류할 수 없다. 자택 도착 1시간여 만에 수색이 시작됐다. 방 한쪽 금고를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485만원어치 5만원권 현금다발이었다. 징수팀의 손길이 점점 바빠졌다. 2100만원이 든 통장, 1500만~1800만원이 적힌 ‘이사장님 보수 지급 명세서’, 합계 27억원으로 기재된 ‘예금잔액 현황’ 서류, 명품 시계 등이 줄줄이 나왔다. 이 여사는 “실제 받는 월급은 소득세와 십일조를 제하면 1000만원 정도에 지나지 않고 예금은 모두 선교원 운영비”라고 말하며 조사관 손에 있던 서류를 빼앗아 여러 조각으로 찢어버렸지만 이미 징수팀이 캠코더로 촬영한 뒤였다. 곧이어 금고 깊숙한 곳에서는 600억원 가까운 액수의 주식 배당금 내역서가 나왔다. 방 반대편 소파에 앉아있던 최순영 전 회장은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배당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그런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외쳤다. 이 여사는 이 서류도 찢으려했지만 징수팀 저지로 구기는 데만 성공했다. 이 여사의 핸드백들도 모두 비워졌다. 이 여사가 “명품도 아니고 국산 브랜드 제품에 지나지 않는다”며 별것 아닌 듯 설명했던 가방 속에선 1200만원 가량의 현금 뭉치가 발견됐다. 최 전 회장은 부인에게 “(압류에) 동의하지마! 체납자 재산이 아니라고 하란 말야!”라고 소리쳤지만 징수팀 관계자는 “체납자 집에서 나온 자산”이라며 현금을 모두 압류 목록에 올렸다. ”그 돈은 하나님 헌금으로 낼 돈인데 가져가면 벌 받는다”는 이 여사의 항의에는 “세금 내시면 하나님도 잘했다고 하실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징수팀은 이날 지하 1층, 지상 2층에 총 328.37㎡ 넓이의 최 전 회장 자택을 2시간 동안 샅샅이 뒤져 시가 1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현금, 귀금속, 기념주화 등 금품 1억 3163만원어치를 압류했다. 징수팀은 비어 있는 벽에 비스듬히 박힌 못 등을 볼 때 최 전 회장 측이 고가 미술품들을 집에 걸어뒀다가 다른 곳으로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는 현금은 즉시 세금으로 수납 처리하고 시계 등 동산은 취득 경위를 확인하고 나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의뢰할 예정이다. 권해윤 38세금징수과장은 13일 “호화 생활을 하는 체납자에 대해 강력한 체납 처분을 통해 세금을 받아냈다”며 “높은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동산압류, 출국금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적완화 축소 임박에 펀드환매·달러투자 늘었다

    양적완화 축소 임박에 펀드환매·달러투자 늘었다

    미국의 양적완화(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 축소가 다가오면서 펀드 환매가 늘고 달러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피가 2000에 육박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양적 완화 축소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73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9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앞서 지난 8월 말 현재 전체 펀드 순자산은 한달 전보다 1조 4000억원이 줄어든 325조 1000억원이다. 주식·채권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환매가 발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스피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상승세다. 10일 전일 대비 19.39포인트 오른 1994.06를 기록하며 20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4조 4973억원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 대비 한국 증시의 안정성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8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나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강세에 대비한 기업과 개인은 달러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민, 기업, 신한, 우리, 외환, 하나 등 6대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1월 말 270억 600만 달러에서 5월 말 271억 1900만 달러로 0.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양적완화 축소가 언급된 5월 이후 잔액이 크게 늘어 8월 말 337억 7400만 달러로 24.5% 급증했다. 은행별로 외환은행이 5월 말 95억 9800만 달러에서 8월 말 121억 600만 달러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달러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학생 부모나 자산가들도 달러 투자에 나서면서 외화 예·적금 상품도 인기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지난 7월 공동 출시한 ‘해피투게더외화정기예금’은 3일 만에 한도 3000만 달러가 매진됐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는 17~18일 예정된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실제 단행될 가능성,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 현실화, 시리아 사태 등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 요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출구전략이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흐름이 바뀔 수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제 브리핑]

    외화예금 410억 달러… 사상 최대 한국은행은 6일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 잔액이 8월 말 현재 410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외화예금은 외화부족 사태 때 국내에 달러 공급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외환보유액으로도 불린다. SK건설 하도급 대금 미뤄 시정명령 SK건설(주)이 협력업체들에 하도급대금을 제때 주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일 시정명령을 받았다. SK건설은 2010년 11월부터 총 세 번에 걸쳐 발주자인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물가 인상폭만큼 계약금을 더 받았지만, 8개 협력업체들에는 인상된 하도급대금 4억 6000만원과 지연이자 3700만원을 최장 437일이나 늦게 지급했다.
  •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 ‘틈새 상품’ 각광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 ‘틈새 상품’ 각광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단 0.1% 포인트라도, 단 하루라도 금리가 높다면 불편을 마다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4조원 가까운 돈이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흘러갔다.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5일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인 ‘마이심플통장’이 출시 6개월 만에 수신액 2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통장은 잔액 3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연리가 0.01%밖에 안 되지만 300만원이 넘으면 연 2.4% 이자를 준다. 예금 잔액이 2000만원이라면 300만원에 대해서는 연 0.01%, 나머지 1700만원에 대해서는 연 2.4% 이자가 붙는 식이다. 씨티은행의 ‘콩나물통장’도 지난 5월 출시 이후 넉달 동안 1조 2500억원을 끌어들였다. 처음에는 연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57일째부터 150일째까지는 연 3.4%의 이자를 제공한다. 151일째부터는 연 1.0% 금리가 적용돼 연 수익률을 환산하면 평균 연 2.6% 정도다. SC은행 ‘두드림통장’과 ‘두드림투유통장’도 ‘콩나물통장’과 유사한 방식이다. 1~30일은 연 0.01%, 31~180일은 연 3.0%를 적용받을 수 있고 181일부터는 금리가 2.3%로 떨어진다. 두 은행 상품 모두 최고 금리만 강조한 광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수시입출식 예금 금리가 연 0.1%로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에 비해 평균 연 2.3~2.6%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라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호준 SC은행 수신상품부문 상무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고금리를 찾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이런 기조에서 수시로 넣었다 뺄 수 있으면서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의 판매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는 조건 없이 하루만 넣어도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를 벤치마킹한 상품이다. 7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수신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적은 수치지만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초기만 해도 하루 예치 계좌가 10~2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부터 30건 이상으로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에 돈이 몰리는 까닭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자산가들이 정기예금의 비중을 줄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돈을 넣어 뒀던 정기예금에서 돈을 빼내 MMF(머니마켓펀드),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옮겨두는 것이다. 월급통장을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으로 바꾸는 직장인들도 한몫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상당수 자산가가 펀드보다는 은행 상품을 선호한다”면서 “안전하고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수시입출식 예금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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