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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으로 짐 쌀라, 떨고 있는 금융 공기업들… “경쟁력 하락 우려”

    지방으로 짐 쌀라, 떨고 있는 금융 공기업들… “경쟁력 하락 우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122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하면서다. 정부는 실제로 이전을 추진할 기관을 분류하는 중이다. 국책은행 등 금융 공기업들은 지방 이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금융 산업 특성상 금융 당국, 시중은행 본사, 주요 기업 등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전한 금융 공기업 직원 중에서는 그 지역에 정착해 만족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 근무하는 최모(38) 과장은 “복잡한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부산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옛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 등 4개 기관이 합해지면서 2005년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다. 거래소는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15년 해제됐다. 2006년 입사한 최 과장은 서울 사옥에서 일하다가 2012년 아내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왔다. 최 과장은 “아내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부산에서 새 직장을 찾기로 결심하기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부산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최 과장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됐고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2년 뒤 입주할 예정이다. “처음 이사 왔을 때 회사에서 전세 지원을 해 줘서 신혼집을 어렵지 않게 구했어요. 서울보다 물가가 싸고 출퇴근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아서 생활하기엔 훨씬 좋습니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지요.” 반면 또 다른 지방 이전 금융 공기업에 다니는 윤모(45) 차장은 “교육 때문에 아이들과 아내는 서울에 있는데 5년째 가족과 떨어져 살다 보니 점점 지치는 게 느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합숙소에서 지내고 금요일 오후가 되면 KTX를 타고 상경한다. 본가를 서울에 두고 홀로 내려온 직원들이 워낙 많아 금요일엔 오후 5시 30분에 마치고 월요일은 오전 10시 30분까지 출근할 수 있게 탄력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 이전할 때 젊은 직원들은 아예 부부가 함께 내려와서 사는 경우도 있었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자녀들 학교 문제 때문에 함께 내려오기가 힘들었죠. 최근 아내에게 중학생이 된 첫째가 말을 안 듣기 시작한다며 아빠가 옆에 있어야 되겠다는 얘길 들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혁신도시 인구·지방세수 3000억 ‘껑충’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04년 참여정부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수도권 과밀을 억제하고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당시 공공기관 153개를 10개 혁신도시로 분산 이전하기로 했고 그중 현재 150개(98%)가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광주·전남), 한국에너지공단(울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충북) 등 남은 3개 기관은 내년 12월까지 이전을 마칠 계획이다. 이전한 공공기관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인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혁신도시는 지역발전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2014년 5만 9000명이었던 혁신도시 인구는 지난 6월 기준 18만 2000명으로 늘어났다. 지방세 수입도 2012년 222억원에서 지난해 329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1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공공기관은 부설기관 8개를 포함해 총 162개다. 서울 124개, 경기 30개, 인천 8개로 전체 공공기관(부설기관 포함) 361개 중 약 45%다. 아직 절반에 가까운 공공기관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대전이 42개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부산 23개, 세종 22개, 대구 16개, 울산 9개, 광주 5개 등이었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참여정부 이후인 2008년 3월부터 새로 설립된 공공기관 중에서도 51.4%가 수도권에 있다”면서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인력 이탈 심각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2월 전북 전주로 옮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민의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리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지방 이전 후 인력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금운용본부장도 1년 넘게 공석이다. 세계 주요 연기금이 수도나 금융 중심지에 운용본부를 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홀로 이주’가 많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도시 이주 형태에서 ‘단신 이주’가 전체의 55.4%를 차지했다. 가족 단위로 옮긴 경우는 39.9%였다. 배우자의 직장 문제와 자녀의 교육 문제가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또 10개 혁신도시의 정주 여건 평균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2.4점에 불과했다. 부산(61.6점)이 가장 높았고 경북(56.8점), 강원(54.4점), 전북(54.0점), 경남(53.9점), 울산(52.6점) 등의 순이었다. 만족도가 가장 낮은 곳은 충북(40.9점)으로 집계됐다. 홍 의원은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당초 혁신도시의 조성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금융시장 특수성 인정해야” 금융권은 이번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재추진에 금융 공기업도 포함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KIC), 서민금융진흥원 등의 금융 공기업이 서울에 있다. 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는 부산으로, 신용보증기금은 대구로 2014년 이전을 마쳤다. 국책은행들은 특히 긴장하고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지방에 근거를 둔 기업이라도 재무팀은 모두 서울에 있기 때문에 영업을 하는 은행 조직은 지방에서 일하기 힘들다”면서 “만일 지방으로 옮긴다면 직원의 절반 이상은 매일 서울 출장 중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전체 직원 중 55%에 해당하는 1900여명이, 기업은행은 15%인 2000여명이 서울 본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금융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국책은행은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는 “설마 은행도 포함될까 생각하는 분위기가 많긴 하지만 확정 명단이 나올 때까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당정에서 옮기라고 하면 옮길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이전 공공기관을 선정할 때 해당 기관이 왜 그 지역에 있어야 하는지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순히 지역개발 효과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같이 가면 시너지가 나는 기관들이 있는지, 지역 여건과 어울리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고민한 흔적 없이 나눠 주기 식으로 이전을 추진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균형 발전도 중요하지만 금융 시장의 특수성은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유불리를 진중하게 따져 보지 않으면 인력 이탈과 경쟁력 하락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지방으로 짐 쌀라, 떨고 있는 금융 공기업들…“경쟁력 하락 우려”

    지방으로 짐 쌀라, 떨고 있는 금융 공기업들…“경쟁력 하락 우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122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하면서다. 정부는 실제로 이전을 추진할 기관을 분류하는 중이다. 국책은행 등 금융 공기업들은 지방 이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금융 산업 특성상 금융 당국, 시중은행 본사, 주요 기업 등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전한 금융 공기업 직원 중에서는 그 지역에 정착해 만족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 근무하는 최모(38) 과장은 “복잡한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부산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공공기관이었던 2005년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다. 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2006년 입사한 최 과장은 서울 사옥에서 일하다가 2012년 아내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왔다. 최 과장은 “아내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부산에서 새 직장을 찾기로 결심하기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부산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최 과장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됐고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2년 뒤 입주할 예정이다. “처음 이사 왔을 때 회사에서 전세 지원을 해 줘서 신혼집을 어렵지 않게 구했어요. 서울보다 물가가 싸고 출퇴근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아서 생활하기엔 훨씬 좋습니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지요.” 반면 또 다른 지방 이전 금융 공기업에 다니는 윤모(45) 차장은 “교육 때문에 아이들과 아내는 서울에 있는데 5년째 가족과 떨어져 살다 보니 점점 지치는 게 느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합숙소에서 지내고 금요일 오후가 되면 KTX를 타고 상경한다. 본가를 서울에 두고 홀로 내려온 직원들이 워낙 많아 금요일엔 오후 4시에 마치고 월요일은 오전 10시 30분까지 출근할 수 있게 탄력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 이전할 때 젊은 직원들은 아예 부부가 함께 내려와서 사는 경우도 있었지만 윗직급으로 갈수록 자녀들 학교 문제 때문에 함께 내려오기가 힘들었죠. 최근 아내에게 중학생이 된 첫째가 말을 안 듣기 시작한다며 아빠가 옆에 있어야 되겠다는 얘길 들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혁신도시 인구·지방세수 3000억 ‘껑충’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04년 참여정부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수도권 과밀을 억제하고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당시 공공기관 153개를 10개 혁신도시로 분산 이전할 것을 추진했고 그중 현재 150개(98%)가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광주·전남), 한국에너지공단(울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충북) 등 남은 3개 기관은 내년 12월까지 이전을 마칠 계획이다. 이전한 공공기관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인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혁신도시는 지역발전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2014년 5만 9000명이었던 혁신도시 인구는 지난 6월 기준 18만 2000명으로 늘어났다. 지방세 수입도 2012년 222억원에서 지난해 329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1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공공기관은 부설기관 8개를 포함해 총 162개다. 서울 124개, 경기 30개, 인천 8개로 전체 공공기관(부설기관 포함) 361개 중 약 45%다. 아직 절반에 가까운 공공기관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대전이 42개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부산 23개, 세종 22개, 대구 16개, 울산 9개, 광주 5개 등이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여정부 이후인 2008년 3월부터 새로 설립된 공공기관 중에서도 51.4%가 수도권에 있다”면서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인력 이탈 심각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2월 전북 전주로 옮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민의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리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지방 이전 후 인력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금운용본부장도 1년 넘게 공석이다. 세계 주요 연기금이 수도나 금융 중심지에 운용본부를 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홀로 이주’가 많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도시 이주형태에서 ‘단신 이주’가 전체의 55.4%나 차지했다. 가족 단위로 옮긴 경우는 39.9%였다. 배우자의 직장 문제와 자녀의 교육 문제가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또 10개 혁신도시의 정주 여건 평균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2.4점에 불과했다. 부산(61.6점)이 가장 높았고 경북(56.8점), 강원(54.4점), 전북(54.0점), 경남(53.9점), 울산(52.6점) 등의 순이었다. 만족도가 가장 낮은 곳은 충북(40.9점)으로 집계됐다. 홍 의원은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당초 혁신도시의 조성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금융시장 특수성 인정해야” 금융권은 이번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재추진에 금융 공기업도 포함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KIC), 서민금융진흥원 등의 금융 공기업이 서울에 있다. 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는 부산으로, 신용보증기금은 대구로 2014년 이전을 마쳤다. 국책은행들은 특히 긴장하고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지방에 근거를 둔 기업이라도 재무팀은 모두 서울에 있기 때문에 영업을 하는 은행 조직은 지방에서 일하기 힘들다”면서 “만일 지방으로 옮긴다면 직원의 절반 이상은 매일 서울 출장 중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전체 직원 중 55%에 해당하는 1900여명이, 기업은행은 15%인 2000여명이 서울 본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금융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국책은행은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는 “설마 은행도 포함될까 생각하는 분위기가 많긴 하지만 확정 명단이 나올 때까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당정에서 옮기라고 하면 옮길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이전 공공기관을 선정할 때 해당 기관이 왜 그 지역에 있어야 하는지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순히 지역개발 효과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같이 가면 시너지가 나는 기관들이 있는지, 지역 여건과 어울리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고민한 흔적 없이 나눠 주기 식으로 이전을 추진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균형 발전도 중요하지만 금융 시장의 특수성은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유불리를 진중하게 따져 보지 않으면 인력 이탈과 경쟁력 하락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송선미 남편 살인교사, 항소심도 무기징역 “우발적 살인 아니다”

    송선미 남편 살인교사, 항소심도 무기징역 “우발적 살인 아니다”

    거액 자산가인 할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던 배우 송선미 남편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4일 살인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곽모(39)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곽씨는 사촌지간이자 송씨의 남편인 고모씨와 재일교포 1세인 할아버지 재산을 두고 갈등을 빚던 중 지난해 8월 조모씨를 시켜 고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는 곽씨로부터 범행 대가로 20억원을 제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곽씨는 부친 및 법무사 김모씨와 공모해 조부가 국내에 보유한 6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가로채려고 증여계약서나 위임장 등을 위조하고 예금 3억여원을 인출한 혐의 등도 받는다. 조씨는 항소심에서 “살인범이 만든 시나리오”라며 조씨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우발적으로 화가 나 한 살인이라면 다툼이 있고 그 때문에 감정이 고조되고 화가 나 칼을 꺼내 드는 감정의 변화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며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봐도 우발적 살인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개된 장소에서의 계획적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곽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곽씨가 고씨와 갈등 빚고 있는 상황에서 고씨가 살해를 당하면 곽씨가 당연히 의심받을 것이므로 공개된 장소에서 범행하는 게 좋다고 지시했다는 조씨의 말이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조씨의 경우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하는 것과 계획적 범행이라고 진술하는 것 사이에 형량에 차이가 굉장히 있는데, 훨씬 무거운 형량을 받는 것을 감수하고 계획적 살인이라고 말할 동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곽씨에게 사주를 받아 고씨를 살해한 조씨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고, 본인의 양형상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진실을 말하고 있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한 1심보다 감형된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서 위조 등의 범행에 공모한 곽씨의 부친과 법무사에게는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선고가 끝난 후 법정을 찾은 송선미와 곽씨 가족으로 보이는 노년 여성이 언성을 높이며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년 여성은 재판부가 주문을 읽자 “심리를 제대로 안 한 것 아니냐. 증거를 제대로 읽어본 것이냐”고 소리쳤다. 이 여성이 법정 밖에서도 “조씨가 어떻게 18년이냐”며 불만을 토로하자, 송선미는 “살인을 교사해놓고 어떻게”라며 화를 내다가 매니저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부축을 받아 법원을 빠져나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다시 불붙는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정부가 혁신도시 공공기관 추가이전 방침을 밝히자 지자체들이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돌입했다. 11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시·완주군과 함께 도 기획관리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TF팀을 구성하는 등 공공기관 유치에 나섰다. 도는 우선 현재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한 공공기관과 관련이 깊은 10개 기관을 선별해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전북도가 역점을 두고 있는 금융+농생명 관련 공공기관은 우체국금융개발원, 한국투자공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예금보험공사,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식품안전정보원, 한식진흥원, 한국임업진흥원 등이다. 도는 이와함께 농도인 전북의 특색을 살려 농업중앙회 이전도 시도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국민연금공단과 거래하는 60여개 국내·외 금융기관들을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내년부터 착공되는 전북금융타운을 내세워 금융기관과 농생명 관련 공공기관 등을 유치하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건 꼭 들자! ‘6.5% 적금 금리’

    이건 꼭 들자! ‘6.5% 적금 금리’

    올 상반기 43만명 총 1조 3233억 적립 무료 보험 가입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국민은행이 파는 ‘KB국민행복적금’은 기초생활수급자, 북한이탈주민, 만 65세 이상 차상위계층, 근로장려금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기본금리 연 4.5%, 만기시 우대 금리 2.0% 포인트를 제공한다. 계약 기간은 1년이지만 매달 최대 50만원씩 적립할 수 있어 목돈 만들기에는 손색이 없다. 또 가입 기간이 6개월만 넘으면 주택구입, 입원, 출산 등의 사유로 적금을 해지해도 기본이율 4.5%는 보장한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14개 은행에서 파는 40개 종류의 취약계층 우대 예금에 43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예금액만 1조 3233억원으로 1인당 300만원 수준이다. 각 은행이 인정하는 취약계층은 저신용·저소득자부터 다자녀·다문화가정까지 조금씩 다르다. 은행들은 자체 재원으로 약 8308억원의 예금을 받았고,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한 예금이 4925억원이다. 금리우대 외에 송금 수수료 면제, 무료 보험 가입 등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도 많아 가입만 가능하다면 취약계층 우대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재산 형성에 도움이 된다. 신한은행은 3년간 매월 20만원까지 최대 연 4.5%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새희망적금’을 팔고 있고, 농협은행의 ‘NH희망채움적금’은 가입 기간 3년을 채우면 최대 5.15% 금리를 제공한다. 급전이 필요하면 우대 대출상품도 고려해볼 만하다. 9개 은행이 12개 상품을 내놨는데, 올해 6월 기준 11만명이 4575억원을 지원받았다. KEB하나은행은 소득 및 재직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신용평가만으로 대출해 주는 ‘편한대출’을 취급하는데, 최대 1000만원 한도로 연 4.37~6.63% 금리를 적용한다. 농협은행은 부채·저소득 탓에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최대 500만원을 연금리 9.71~10.81%로 빌려준다. 국민은행의 행복드림론Ⅱ는 연소득 200만~2500만원인 자영업자, 자유직업소득자(간병인, 학원강사 등)에게 최대 1000만원을 연이자 7.09~12.34%로 제공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故 박용하 전 매니저의 충격 만행 “유품 절도 후 매니저 활동 재개”

    故 박용하 전 매니저의 충격 만행 “유품 절도 후 매니저 활동 재개”

    배우 故 박용하의 전 매니저인 이모 씨에 대한 이야기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패널들이 배우 故 박용하 전 매니저 이모 씨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 연예부 기자는 “고 박용하 전 매니저 이모 씨는 과거 고인의 사망 직후인 일주일 만에 그의 계좌에서 약 2억 4천만원 인출을 시도한 게 알려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묘성 기자는 “당시 검찰에 따르면 매니저 이 씨는 2010년 7월쯤 일본 도쿄 은행을 찾아 고 박용하에게 정당하게 위임받은 것처럼 예금청구서를 내밀었다. 한화로 약 2억4000원만원을 인출하려고 한 순간, 은행 직원이 이를 수상하게 여기면서 현금 인출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사건은 미수에 그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정아 기자는 “이 외에도 매니저 이모 씨는 고 박용하 소속사에 있던 700만원 상당의 박용하 사진집 40권, 음반 사진 등 2600만원 유품을 훔쳐 달아났다. 그리고 회사 법인 도장, 법인 인감, 통장을 가지고 후배 매니저와 함께 태국과 사이판으로 잠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들은 박용하 사망 일주일 만에 벌어진 사건들이었고, 유족들 또한 아들이 갑작스럽게 떠난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회자되길 원치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년 뒤 이 씨가 또 다른 매니지먼트에서 아이돌그룹 매니저 일을 시작하면서 그의 과거 행적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유족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족들이 자신을 횡령, 절도를 했다며 괴롭히고 있다고 소문을 내서 힘들다고 토로하기까지 했다. 또 다른 기자는 “결국 유족들은 2011년 11월 검찰에 진정서를 냈고, 이 씨는 2013년 2월 사문서위조 및 사기 미수 등으로 불구속 기소 돼 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황영진 기자는 “당시 재판에서 이 씨는 ‘예금은 매니저로서 쓸 수 있는 권한이 있었고 사진첩이나 앨범은 유품을 정리하면서 그간의 정을 생각해 소장하고 싶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2014년 2월 그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2014년 1월 한국 연예계에서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묘성 기자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고 박용하 전 매니저 채용 금지 결정 의결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이 씨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업계 종사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음에도 재판 진행 중인 당시 모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매니저로 일을 하고 있었고, 징역형 후에도 해외에서 연예매니저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예수금 309조원… 농민·농촌 살찌우는 상호금융 역할 다할 것”

    “예수금 309조원… 농민·농촌 살찌우는 상호금융 역할 다할 것”

    올 7월 말 기준 농협상호금융의 예수금은 309조원이다. 1년 전 292조원에 비해 17조원 늘었다. 예수금 규모는 제1금융권과 비교해도 가장 크다. 여기에 전국에 산재한 4696개 영업점은 농협상호금융이 국내 최대 금융네트워크를 갖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시중은행을 찾기 어려운 시골에서 농협상호금융은 농업인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금융기관, 도시에 사는 서민들에게는 요긴한 재테크 창구가 되고 있다.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축협 자금에 대한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농민과 농촌을 살찌우는 상호금융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 첫해인데 관심 분야는. -9개월 동안 상호금융이 농업과 농촌,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의 사업 환경에서도 농·축협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 2016년 6월 출시된 ‘콕뱅크’ 애플리케이션을 지난 2월 업그레이드했다. 농산물 출하내역이나 시세처럼 영농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조합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인 ‘콕팜’ 서비스를 추가했다. 오는 11월에는 콕팜 내에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온라인 장터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농민들이 올린 농산물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바로 살 수 있다. 농업인과 도시 고객의 연계를 강화하는 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콕뱅크 가입자 227만명 중에서 50대가 52만명, 60대 이상이 33만명일 정도로 중장년층에서도 호응이 좋다. 전체 산업 비중에서 농업은 줄지 몰라도, 농업 자체의 총생산량은 줄지 않는다. 그것을 효율화, 스마트화시키는 게 상호금융의 역할이다. →상호금융 비과세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데. -올해 주요 현안은 연말에 도래하는 비과세 예탁금 일몰시한을 연장시키는 것과 금리 인상에 따른 농·축협의 연체율 관리일 거다. 비과세 예탁금 제도가 준조합원인 ‘가짜’ 농어민과 고소득층의 절세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오해가 있다. 3000만원 이하의 예탁금에 붙는 이자에 대한 14% 세금을 면제해 주는데, 혜택을 받기 위해 농·축협에 만원 안팎의 출자금을 내고 준조합원이 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제도가 폐지된다면 준조합원 대부분이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새마을금고와 신협으로 이동할 거다. 그럼 정부가 기대하는 2869억원 세수 효과도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비과세 예탁금 제도는 상호자금의 유동성관리 측면에서 안전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농·축협에서 예금 인출이 이어지면 국가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농촌을 위한 하나의 상품으로 봐줬으면 한다. →농·축협의 연체율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2017년 말 기준 연체율이 1.01%다. 시중은행보다는 높지만 상호금융업권에서는 가장 낮다. 농협상호금융은 시중은행과 경쟁하고 있지만 사실 2금융권으로 출발했다. 은행에 비해 부실 채권 비율이 높은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정책에 부응해 연체율 관리에 더 신경 쓰려 한다. →농민을 위한 금융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 -올 4월 출시한 ‘청년농업희망통장’이 대표적이다. 40대 이하 창업농에게 최대 2% 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3000만원 한도에서 영농자금을 대출해 주고, 반대로 여유사업자금을 예치하면 1.5% 포인트 이자를 추가로 붙여 준다. 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확실히 지원하자는 취지다. 이미 대출 실적이 314계좌, 72억원이다. 현재 농촌에 여성 농업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여성 농업인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대출 상품도 고민하고 있다. →상호금융에 지역 상황에 밀착한 ‘관계형 금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자금을 빌려줘 돈을 벌게 하고 알아서 갚게 한다는 건데, 협동조합이 원래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가 창설한 그라민 뱅크보다도 앞선 형태다. 지금도 각 지역 조합장들이 농민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금융은 물론 생활지도를 위한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져 있다. 단지 현재 상호금융은 지역은행 역할을 같이 하고 있을 뿐이다. 또 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에 돈을 벌어도 이익을 모두 조합원과 직원, 지역사회에서 환원할 몫과 세금 등으로 나눈다. 따라서 협동조합 이익은 적정이윤 또는 필요이윤이다. 최대 이윤은 날 수가 없다. 지역사회를 위해서 합리적으로 이익을 나눈 게 상호금융의 기본 목적이고 거기에 충실하려고 한다. →상호금융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은. -소통이다. 소통에서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거다. 올해 현장에서 조합장들을 만난 횟수가 30번이 넘는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다. 앞으로도 현장 애로사항을 잘 듣고 먼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대담 전경하 부장 lark3@seoul.co.kr 정리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상호금융, 2012년 대표이사 체제 전환…서민금융기관으로 발돋움

    농협상호금융은 1960년대 농촌에 만연했던 고리사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농촌은 소득수준이 낮아 자기자본만으로는 농업 경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웠고, 대금업자나 이웃에게 높은 이자로 돈을 빌리기 일쑤였다. 일반적으로 상호금융(Cooperative Banking)이란 협동조합의 구성원 간 자금융통을 통해 자금이 부족하거나 남는 상황을 해결하려는 상호부조적 금융업무를 뜻한다. 농촌의 여유자금, 사채자금을 저축으로 흡수한 뒤 대출이 급한 농업인에게 저리로 빌려주는 것이 기본 구조다. 예수금 3억원, 대출금 3억원, 전국 150개 조합으로 출발한 농협의 상호금융은 1969년 도입 직후부터 사금융 수요를 흡수해 3년 만에 예수금과 대출금 잔액이 각각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이때부터 상호금융은 지역금융으로서 지역 내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순환하도록 도우면서 지역균형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상호금융은 1982년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고 1989년 비과세예금 판매를 시작하면서 농민들의 자산 형성에 기여했다. 특히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농업 관련 정책자금을 정부로부터 농가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농민과의 접점을 더욱 넓혔다. 1990년대 이후로는 농민뿐 아니라 지역 서민들을 위한 카드, 외환 등 금융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7월 기준 1123개 농·축협, 4696개 영업점을 보유하며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금융소외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예수금 309조원, 대출금 239조원, 활동고객수는 1853만명이다. 농협상호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가 사업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분리하는 구조개편 과정에서 상호금융총본부가 아닌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1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에 각 사업을 이관하면서 ‘1중앙회 2지주회사’ 형태를 갖췄는데, 상호금융은 신용사업 중 유일하게 중앙회 내에 남게 됐다. 당시 조직개편은 중앙회 사업이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으로 섞여 있어 경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회가 신용사업에 치중해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인 유통 등 경제 사업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교육지원 업무와 상호금융 업무를 중앙회에 남긴 채 경제·금융지주를 신설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졌다. 상호금융사업도 별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일선조합에 대한 지도·감독 기능이 분산돼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현재 농협경제지주 아래 하나로유통, 남해화학 등 20개 자회사가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중앙회는 두 지주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지만 예산이나 인사 등 주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중앙회는 조합원에 대한 지원 및 지도사업에 필요한 재원 명목으로 금융지주 자회사로부터 영업수익 또는 매출액의 2.5% 이내에서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日은행들, 조폭 계좌 거부…야쿠자 “우린 인권 없나”

    일본의 폭력조직들이 보유한 은행계좌에 대해 ‘강제해지’의 철퇴가 내려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4일 전했다. 전국 120개 은행 중 최소 59곳에서 ‘야쿠자’로 대표되는 지정폭력단 계좌에 대한 해약이 진행되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보도했다. 이른바 ‘반사회적 세력’ 계좌는 지난 5월까지 1300개 계좌의 해지가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은행들의 조치는 지난해 7월 일본 최고재판소가 “폭력단에 대한 금융기관의 계약해지 조치는 유효하다”고 확정판결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경찰청은 범죄수익의 돈세탁이나 자금은닉을 차단해 폭력단의 경제적 숨통을 조이기 위해 은행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 왔다. 은행들은 폭력단 조직에 연락을 해 예금, 적금 등을 인출하고 계좌를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은행 거래가 끊기면 야쿠자 조직원들이 ‘어둠의 세계’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는 목적도 크지만, 폭력조직들은 “우리에게는 인권이란 게 없는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상대가 상대인 만큼 은행 직원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요미우리는 이런 이유로 아직 해약이 이뤄지지 않은 폭력단 계좌도 4300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특히 지방의 소규모 은행은 폭력단원들이 대형은행에 비해 담당직원의 인적 사항을 알아내기 쉬워 두려움이 한층 더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은 계좌해지 절차를 직원들 대신 전문 변호사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150건 이상 폭력단 계좌 해지에 관여한 변호사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유은혜 “아들 십자인대파열 軍 면제”…野 “의도적 병역면탈” 파상공세 예고

    유은혜 “아들 십자인대파열 軍 면제”…野 “의도적 병역면탈” 파상공세 예고

    이재갑, 아파트 매입 ‘다운 계약서’ 의혹 진선미 재산 채무만 13억 7100만원 신고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십자인대파열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4일 알려지면서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를 받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 후보자를 포함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유 후보자는 재산 총액으로 공시지가 기준 2억원의 경기 고양시 일산 아파트를 포함해 2억 888만원을 신고했다. 본인의 예금 8233만원과 배우자의 회사 출자 지분 1억 600만원이 있었지만 은행 부채가 2억 877만 2000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 후보자의 아들(21)은 ‘불안정성 대관절’을 사유로 2016년 3월 신체등급 5등급 판정이 나와 병역을 면제받았다. 야권에서는 해당 질병이 고위 공직자 아들의 병역면제 사유로 자주 나온 만큼 병역 면탈에 의도적으로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유 후보의 딸(28)은 1996년 10월~1997년 4월 실거주지는 서울 서대문이었으나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서울 중구로 신고돼 위장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후보는 아들의 병역면제와 딸의 위장전입에 대해 “아들이 만 14세 때 유도 연습을 하다 우측 슬관절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1차 수술을 받았고 만 17세 때 축구를 하다 또다시 파열돼 2차 재건 수술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딸이 처음으로 시작하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같은 유치원에 다니던 친구들과 같은 초등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의 재산으로 모두 11억 5600만원을 신고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해 8월 합참의장 후보자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적이 있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의 장남이 고졸 신분으로 이례적으로 국군기무사령부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와 장녀의 재산까지 모두 8억 8422만 7000원을 신고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2000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를 3억 7000만원에 매입했고 매매계약서상 1억 5000만원으로 낮춰 작성했다. 이를 놓고 ‘다운 계약서’를 작성해 취·등록세를 적게 내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를 포함해 모두 13억 6561만 8000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직계 존속은 고지를 거부했다. 성 후보자는 배우자와 경기 과천의 7억 12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절반씩 지분 보유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의 재산으로 채무만 13억 7100만원을 신고했다. 진 후보자는 서울 강동구 아파트 월세 보증금 5000만원, 예금 8000만원, 증권 6100만원, 채무 1억 200만원 등 모두 8900만원을 보유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상위 0.1% 근로소득 6억 6000만…하위 10%의 1000배 육박

    상위 0.1% 근로소득 6억 6000만…하위 10%의 1000배 육박

    지난해 소득세를 신고한 근로소득 상위 0.1%의 1인당 평균이 6억 6000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위 10%의 인당 평균의 1000배에 가까운 수치다. 극단적인 소득 양극화에 더해 ‘돈이 돈을 버는’ 이자·배당소득의 격차는 더욱 심하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지난해 소득 천분위 자료(2016년 귀속)를 분석한 결과다. 근로소득 상위 0.1%인 1만 7740명의 근로 총액은 11조 7093억원으로, 전체 소득 총액 439조 9935억원의 2.66%를 차지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6억 6000만원의 근로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했다. 매달 수입이 5500만원인 셈이다. 상위 10%의 근로소득 총액은 165조 8211만원으로 전체의 37.69%, 1인당 평균은 9300만원이었다. 반면 하위 10%는 총액이 1조 2326억원으로 전체의 0.28%에 그쳤다. 1인당 연간 소득도 7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자·배당소득의 소득집중도는 근로소득 격차보다 크다. 작년 한 해 상위 0.1%(5만 2083명)의 이자소득 총액은 2조 5078억원으로 전체의 17.79%다. 주식 보유 등 기업 투자에 따라 받는 돈인 배당소득의 경우 상위 0.1%(8915명) 총액은 7조 2896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인 51.75%였다. 상위 0.1%의 1인당 평균 이자소득은 4815만원, 상위 0.1%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8억 1677억원에 달했다. 애초 예금과 주식 등 자산이 적은 하위 10%는 지난해 고작 1인당 평균 28원의 이자와 79원의 배당을 받았을 뿐이다. 근래 들어 복지국가의 역할이 전보다 강조되면서 근로소득의 격차가 미약하게나마 줄어들고 있다. 상위 10%의 근로소득 총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2013년 귀속) 40.12%, 2015년 38.01%, 2016년 38.09%, 지난해 37.67%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하위 10%의 근로소득 총액 비중은 2014년 0.18%, 2015년 0.26%, 2016년 0.27%, 2017년 0.28% 등으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자·배당·부동산 임대·사업·근로·기타소득을 모두 합산한 종합소득을 보면 단순한 근로소득보다 소득 격차가 더 크다. 실제 소득 양극화는 자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분석 자료가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의 경우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는 일용직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의 소득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편이다. 심상정 의원은 “1800만 노동자 절반 가까이가 월급 200만원이 안 되고, 근로소득 상위 20%가 하위 20%의 36배 이상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각하다”며 “상위 0.1%에 집중된 이자·배당소득은 극심한 금융자산 불평등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통계의 투명한 공개는 최근 논란이 되는 소득 불평등 지표와 세입 추계의 정밀성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며 “국세청이 더 적극적으로 국세통계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지원 금통위원 취임시 JP모건 주식 보유 논란

    임지원 금통위원 취임시 JP모건 주식 보유 논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임지원 위원이 취임 당시 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 주식 8억여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31일 관보에 공개한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임 위원은 취임일인 5월 17일 기준으로 미국 JP모건 주식 6486주를 보유했다. 취임일 기준 주가와 환율을 적용하면 7억 9000만원이 넘는 규모다. 임 위원은 1999년부터 JP모건 서울지점에서 근무했다. 임 위원의 총 재산은 약 72억원이다. 임 위원의 JP모건 주식 보유는 공직자윤리법에 어긋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에서 공직자 주식 보유는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지만 해외 주식에 관해서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금통위원이 금리 결정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한은법 저촉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법에서는 자신은 물론 배우자, 4촌 이내 혈족 등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는 금통위 심의 의결에서 제척한다고 하고 있다. JP모건은 한은과 예금과 대출 거래를 하고 있다. 임 위원이 취임 일주일 만인 5월 24일 열린 금통위 회의 당시에 JP모건 주식을 보유한 상태였다면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임 위원은 “금통위원 내정 후에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며 “한국 금리가 JP모건 주식에 영향을 주는 것은 공깃돌로 남산을 움직이는 것과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만능통장’ ISA 최근 6개월 수익률 -3.09%로 저조

    ‘만능통장’ ISA 최근 6개월 수익률 -3.09%로 저조

    일면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이 두달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6개월 평균 수익률은 -3.0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말(-0.90%)에 비해 2.1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업권별로는 증권사 일임형 ISA가 -3.43%로, -2.53%를 기록한 은행보다 수익률이 부진했다. 2016년 도입된 ISA은 한 계좌에 예금과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다. 개별 MP 별로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아도 2%를 넘지 못했다. 초저위험 상품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이자소득형A이 1.45%로 가장 높았다. 저위험 상품인 우리은행의 우량채 ISA(안정추구형)가 1.33%, 초저위험 상품인 KEB하나은행의 1Q 일임형 ISA 최저위험이 1.06%로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초고위험 MP는 같은 기간동안 평균 -6.22% 손실을 입었다. 반면 초저위험 상품은 0.55%로 가장 높았다. 초저위험 MP에서도 최근 6개월 동안 -1.61%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도 있었다. 다만 누적수익률은 8.1%로 지난 6월 말(7.62%)에 소폭 올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분쟁이 누그러지면서 국내 증시가 회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캐피털사 CEO 만난 윤석헌 “서민 외면하는 고금리 우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현대·KB·하나 등 10곳의 캐피탈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폭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 대출금리 결정을 두고 산정체계가 합리적인지 점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31일 ‘여신금융전문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윤 원장은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과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차주의 위험도에 비해 (여전사들이) 지나치게 높은 대출 금리를 적용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시장원리를 존중하겠지만 금리산정에 합리성이 결여돼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5월말 기준 여전사들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9% 수준이다. 여전사는 은행 예금과 같은 수신기능 없이 대출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금융사로 신용카드사와 캐피털사가 대표적이다. 윤 원장은 이어 올해 상반기 카드사를 포함한 여전사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진 부분도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여전사들의 지난해 1~7월 가계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2조 5000억원 느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4조 4000억원이 늘어 증가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여전사의 순이익 규모는 매년 들어 2016년 1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9000억원, 올해는 상반기까지 1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윤 원장은 “가계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경제는 물론 여전사의 건전성에도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며 “10월부터 시행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통해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하는 관행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다음달 7일에는 즉시연금, 암보험금 등 쟁점이 가장 많은 보험업계 CEO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2009년 초 당시 이명박 정부는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책을 내놨다.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와 취득·등록세 등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깎아 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누구도 재벌 특혜 논란을 제기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가 망하는 줄 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천하’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고 미국 자동차 ‘빅3’ 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려 미국 정부의 긴급 자금에 연명하고 있었다. ‘공공기관 대졸 초임 30% 삭감’ 같은 정책도 버젓이 시행될 정도였다. 당시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유일한 동아줄은 재정건전성이었다. 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3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0.0%를 크게 밑돌았다. 이후 4대강 사업 등에도 불구하고 국가부채 비율은 39.5%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빚을 지면 후세가 고생한다’는 간명한 진리를 누구나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정부는 내년부터 확장적 재정정책을 본격화한다. 급격한 고령화나 통일 등을 감안했을 때 나라 곳간은 충분히 채워져야 한다. 향후 경제가 더 나빠졌을 때 예금처럼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적금을 당겨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고용 부진과 소득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데다 서비스업 등 산업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사정이 어렵다고 무조건 지갑만 닫는 건 하수(下手)의 정책이다. 제대로만 쓴다면 재정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국제통화기금(IMF)조차 “국가채무를 GDP 대비 45% 수준으로 높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권고할 정도다. 나라 살림의 최선은 쓸 돈은 쓰면서도 곳간은 튼실히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돈을 덜 쓰거나 세수를 통해 돈을 더 많이 거두면 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나라 가계부인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세수 확대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내년 국세수입은 지난해 법인세 인상 등의 효과로 11.6% 증가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4% 초반대로 뚝 떨어진다. 통합재정수지가 2020년 이후 적자로 전환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40%를 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중산층을 뺀 고소득층만의 증세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2016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펴낸 ‘소득수준별 세 부담 평가와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명목소득세율 3% 포인트 인상을 ‘초고소득층’, ‘중산층 이상’, ‘전 계층’에 적용했을 때 각각의 세수 증대 효과는 6.3%, 23.7%, 8.6% 등으로 분석됐다. 내년 종합소득세와 근로소득세 추정치가 대략 55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 이상 증세는 13조원, 전 계층은 21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반면 초고소득층만 적용했을 땐 3조원 남짓에 그친다. 소극적인 세제정책은 국정운영의 핵심 과제인 소득 양극화 해소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 2분기 5.23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대치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실제 소득에서 세금을 떼거나 연금을 지급하는 등 국가의 재정정책이 적용된 뒤의 소득을 말한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균등화 전후 소득 증가율은 각각 10.3%, 10.2%로 변함이 거의 없었다.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재정정책이 상위층을 대상으로는 전무하다는 뜻이다. 고소득층의 소득 급증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물론 증세는 섣불리 접근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많이 걷을수록 민간의 경제 활력은 줄어든다. 지지율도 떨어질 수 있다. 보유세 면에서는 다행스럽게도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검토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서민 중산층을 기둥으로 삼는 ‘촛불 정부’의 모습으로는 부족하다. 빈부격차는 천정부지로 벌어지고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창업 욕구는 떨어지고 출산은 미루기 마련이다. 증세는 더이상 미룰 수 있는 숙제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는 중부담 중복지를 통한 보편적 복지가 필수적이다. 복지확충 없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서민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현실을 이미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앞으로 1년 9개월간 선거가 없다. 중산층 이상의 보편증세를 위해 여론을 설득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래야 집토끼도 떠나지 않으면서 우리를 튼튼히 만들 수 있다. 더욱 담대한 개혁을 기대한다. douzirl@seoul.co.kr
  •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자, 3년 전 문 대통령에 ‘눈도장’ 찍은 사연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자, 3년 전 문 대통령에 ‘눈도장’ 찍은 사연

    30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된 정경두(58) 합참의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첫 인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9월 공군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처음 마주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였다. 정경두 후보자는 공군참모총장이었다. 때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의 대립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의원 신분이었던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당시 총장)에게 “사드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효용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라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네. 세부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충분히 효용이 검증되지 않았는데 자꾸 도입을 얘기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물었고, 정 후보자는 “네.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라고 수긍했다. 이에 사드 배치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중에서도 가장 강력히 주장했던 유승민 의원은 “총장, 이제까지 소신있게 답변했습니까? 정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정 후보자를 질책했다. 유 의원은 “(사드) 효용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정말 믿으십니까? 군복을 입고 계신 분이, 합참 전력부장까지 하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지금까지 검토 한 번 안 하고 뭐했어요?”라고 호통을 쳤다.이에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를 감쌌다. 그는 “자꾸 새누리당 의원들이 총장의 소신을 꺾으려는 발언을 강요하는 거 같은데, 소신있게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고 정 후보자는 “소신있게 답변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2년 뒤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를 합참의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국회 국방위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정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우리 군이 주한미군 없이 자립적으로 국토 방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는 데 동의하시죠?”라고 묻는 정진석 한국당 의원에게 “우리 능력도 상당히 올라와 있습니다. 다만 제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피해나 희생을 최소화하고 이겨야 한다는 것, 그런 부분이 고민입니다”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이견을 수렴해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정 후보자는 재차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사드 배치의 필요성과 배치에는 적극 동의합니다. 다만 안보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반대의견을 가진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절차적으로 정당하게 하면 더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또 “공군 총장을 이임하며 공군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라면서 “저는 이 시간 이후에 우리 국군을 대표해서 향후 미래에 우리 후배들이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보위할 수 있도록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군사 대비 태세를 확실히 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라고 다짐하기도 했다.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정 후보자의 ‘꼿꼿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 최고위급 군 장성들이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것과 달리 공군 정복 차림의 정 후보자는 다소 굳은 표정과 자세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정 후보자는 이양호(1994-1996) 전 국방부 장관 이후 공군 출신으로는 24년 만에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 정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역대 공군 출신 장관으로는 이양호, 주영복(1979-1982), 김정열(1957-1960) 전 장관에 이어 네 번째 공군 출신 국방장관에 오르게 된다. 경남 진주 출신인 정 후보자는 공사 30기로 제1전투비행단장을 거쳐 공군 전력기획참모부에서 전력 건설 업무 경험을 쌓았다. 공군 남부전투사령관과 공군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공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했다. F-5가 주기종인 전투기 조종사로 2800여 시간의 비행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외견은 온화하지만,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깐깐한 성격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처신이나 업무에 빈틈을 보이지 않아 부하들은 보고나 토의 때 항상 긴장한다. 군 내부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국방개혁을 일관되고 꼼꼼하게 추진할 적임자로 꼽는 것도 이런 성격 탓이다. 올해 초 공직자 재산 신고 때 건물과 예금을 포함해 10억 9594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퇴직연금 직접 관리 어려우면 DB형이 유리

    퇴직연금 직접 관리 어려우면 DB형이 유리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노후를 대비하는 연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평소 ‘짠테크’를 외치면서도 정작 연금 관리에는 소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금 구조와 관리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재테크 초보를 위한 ‘연금 사용 안내서’를 정리해 봤다.우리나라에서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은 국민연금(법정제도), 퇴직연금(준법정제도), 개인연금(임의제도) 등 3층 구조다.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퇴직 후 소득 공백기에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사적 연금(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채우는 게 정석이다. 사적 연금은 이른바 ‘가교연금’인 셈이다. 여기에 ‘세테크’ 성격도 강하다. 퇴직연금은 국민연금 다음으로 중요한 노후 대비책이다. 확정급여(DB)형은 회사가 운용하고, 확정기여(DC)형은 본인이 운용해 운용수익을 가져가는 식이다. 처음 가입할 때 10~20년을 묵히는 안정적인 자금을 계속 은행 예적금에 묶어 놓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은행 등 금융기관은 예대마진은 물론 상품에 대한 관리 수수료를 받아간다. DC형과 DB형 모두 이 관리 수수료를 회사가 부담하지만 월급으로 돌려받을 수 있를지 모르는 돈이니 역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서 가입한 연금 조회 우선 본인이 가입한 연금의 종류와 운용 상황부터 확인하는 것이 연금 관리의 시작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main/main.do)에서 본인이 가입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납입액과 예상수령액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바로 조회할 수 있고,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은 첫 조회를 신청하고 3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 1년 동안 부담하는 자산관리·판매·보수 등 수수료를 포함한 부담률도 비교 가능하다. 개별 퇴직연금 금융상품의 수익률이나 수수료는 고용노동부 퇴직연금제도(www.moel.go.kr/pension/index.do)에서 볼 수 있지만 업데이트가 느리다. 연금저축은 파인 연금저축 통합공시(fine.fss.or.kr/main/saving/gongsi/pension.jsp)에서 수수료, 수익률 등을 볼 수 있다. 올해 4분기에 퇴직연금 전용상품 플랫폼도 나올 예정이다. 관리 부담 때문에 소규모 회사가 많이 택하는 DC형은 본인이 상품 투입비율이나 적립비율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위험형 자산은 70%까지 담을 수 있다. 보통 은행은 예적금, 펀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100여개 상품을 제공하고, 증권사가 상품은 좀더 다양한 편이다. 노사 협의를 통해 회사가 계약하는 금융회사를 추가할 수도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노린다면 ELB가 선택지 중 하나다. 예금보다 이자가 0.5~1% 포인트 정도 높고 퇴직연금용은 일반 ELB보다도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펀드 운용사는 2~3년 단기 운용에 익숙해 장기적인 플랜은 미흡하므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젊을수록 주식을 많이 담고, 점차 안전한 채권 비중을 높이는 타깃데이트펀드(TDF)도 참고할 만하다. 최근 1년 수익률은 -0.5~6%대로 선방했지만 아직 선택의 폭은 적다. 펀드 투입 비율을 조정할 때 환매 수수료를 아끼려면 환매 절차를 확인하면 좋다. ●개인형 IRP 퇴직 이후에도 가입 연장 가능 개인형 IRP는 퇴직 시 받은 퇴직급여나 개인이 추가로 납입한 금액을 운용해 직장에 다니지 않아도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다. 퇴직연금으로 받으면 원금과 이자에 부과되는 연금소득세(3.3~5.5%)가 이자소득세(15.4%)보다 낮아 퇴사 후 재충전 여행을 가더라도 바로 꺼내 쓰기보다 다른 여윳돈을 쓰는 게 좋다. IRP는 무주택자 구입 등에만 해지할 수 있고 세금 혜택도 토해내야 해 추가 납입은 신중해야 한다. 개인연금 가운데 연금보험은 세액공제 혜택이 없지만 10년 뒤 비과세이며,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연말정산에 도움이 된다. 사적 연금은 연간 1200만원 이상 받으면 초과분을 종합과세하는 만큼 노후 예상 수익이 많을 경우 연금보험이 나을 수 있다. 또는 55세에 은퇴하지 않아도 연금저축을 조금씩 오랫동안 받는 세테크도 있다. 연금저축 납입 시 세액공제를 못 받은 주부나 소득이 없던 학생은 나중에 연금 수령 시 비과세 혜택이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산업 대출 증가세 ‘주춤’… 또 다른 경기 하강 신호?

    산업 대출 증가세 ‘주춤’… 또 다른 경기 하강 신호?

    제조업 5000억 늘고 건설업 4000억 줄어 부가가치 낮은 서비스업 역대 최고 11조↑산업 대출 증가액이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CCSI) 하락에 이어 또 다른 경기 하강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산업별 대출은 1082조 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 9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은 2016년 4분기(-9000억원) 이후 최소 규모다. 산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4분기 15조원에서 올해 1분기 18조 3000억원으로 확대했다가 다시 쪼그라들었다. 분야별로는 제조업 대출이 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1분기(4조 2000억원)에 비해 증가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특히 건설업 대출은 1분기 1조 3000억원 증가에서 2분기 4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건설업은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업 대출은 전 분기와 비슷한 규모인 11조 5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은 석 달 사이 6조원이나 불어났다. 2분기 산업 대출 증가액의 절반가량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 몰린 것이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최대 폭이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대표적인 자영업종이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실직자들이 생계를 위해 이들 업종에 몰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산업 대출이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업종 대신 부가가치가 낮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으로 쏠리는 현상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채용 비리’ 홍역 금융공기업들 “공정하게 뽑겠다”

    ‘채용 비리’ 홍역 금융공기업들 “공정하게 뽑겠다”

    블라인드 항목 확대·채용 인원 사전 공개 면접관 외부인 늘리고 서류전형 폐지도금융감독원을 포함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 9곳이 올해 하반기 총 68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채용 비리’ 사태 이후 첫 대규모 채용이다. 여론을 의식한 듯 각 기관들은 채용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채용 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금감원이 채용 절차에 가장 큰 변화를 줬다. 우선 최종 합격 단계에서만 실시하던 내부 감사를 채용 모든 과정에서 실시한다. 면접 점수도 현장에서 바로 전산화해 사후 수정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8일 “기존 출신 학교, 성적 등으로 제한되던 블라인드 항목도 올해는 성별, 연령까지 확대한다”면서 “공란으로 처리했던 부문별 채용 예정 인원도 사전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채용 분야는 경영학(19명), 법학(14명), 경제학(13명), 정보기술(10명), 통계학(3명), 금융공학(2명), 소비자학(2명) 등 7개로 나뉜다. 금감원은 이른바 ‘A매치 데이’인 오는 10월 20일 2차 필기시험을 다른 금융공기업들과 함께 치르지만 9월 15일에 1차 필기시험도 별도 실시하는 만큼 수험생들은 일정에 주의해야 한다. 30명을 채용하는 예금보험공사는 전체 면접관의 절반 이상을 외부 인사가 맡는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전체 면접 위원의 50% 이상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할 것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면접 시간도 예년보다 늘리기로 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기존처럼 토론면접, 발표면접을 함께 진행하면서 지원자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심층면접에 시간을 더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상반기부터 서류전형을 없애는 대신 필기시험을 1차와 2차로 두 번 나눠서 치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고등학교 졸업자 출신 2명을 뽑기로 해 자격을 갖춘 지원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입사지원서를 불성실하게 작성한 지원자를 빼고는 모두 필기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지원자들의 관심이 많은 인공지능(AI) 면접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캠코는 올해 체험형 청년인턴을 채용하면서 금융공기업 중 처음으로 AI 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금융공기업 인사 관리자는 “서류전형을 아예 폐지하고 대신 필기시험을 늘린 곳이 많기 때문에 필기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최근 금융권 현안이나 기관의 고유 업무에 대한 숙지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핀테크 혁신은 새로운 금융의 기회/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

    [월요 정책마당] 핀테크 혁신은 새로운 금융의 기회/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

    전 세계 금융산업에 ‘핀테크’(금융+기술)라는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정보기술(IT) 발달과 스마트폰 확산으로 핀테크 기업들이 송금, 지급결제 등 핵심적인 금융 영역까지 진출하여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페이팔은 전자상거래 지급결제로 시작해 지금은 예금, 송금, 자산관리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통해 현금으로 거래하던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결제시장으로 변화시켰다.기술 발전에 따른 금융 분야 혁신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며,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 왔다. 1970년대 도입된 ATM은 은행 업무의 개념을 바꿨다. 인터넷뱅킹은 이미 1990년대 이후 활성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핀테크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특별히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 보고서는 최근 나타나는 핀테크 혁신은 기존의 혁신과 깊이에 있어 근원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P2P, 인공지능, 빅데이터,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은 이전까지의 조금 더 편리한 서비스를 넘어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혁신이라는 것이다. 핀테크 혁신은 낡고 보수적인 금융을 넘어 효과적이고 편리한 자금중개를 제공하고, 독자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금융의 동력이다. 또 기존 금융시스템과 국제금융질서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기회다. 우리나라는 수준 높은 IT 능력을 갖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은 혁신적 서비스에 대해 수용도가 높다. 핀테크 혁신에 강점이 있는 만큼 금융시스템 발전과 국제금융질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핀테크가 안정적인 성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할 것이다. 첫째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들이 원활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기술, 신산업에 대해서는 일단 해 보고 차후에 보완하는 대담한 접근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해 일정 범위 내에서 규제를 면제 또는 완화하여 실제 금융시장에서 사업성과 혁신성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다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미 영국, 스위스, 호주 등에서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혁신기업에 제한적인 인가 및 규제 특례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이유이다. 둘째 핀테크에 적합하지 않은 금융 규제들을 합리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핀테크 핵심 요소인 정보 활용에 대한 규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수준이다. 이러한 규제 장벽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출연을 제약하고 있다. 금융 질서와 안정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련 법 개정 등을 통해 규제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혁신의 성공 사례의 적용 가능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선진 각국의 핀테크 지원 체계 및 사례를 파악하고 공조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폭넓게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 지역 생태계인 마포혁신타운을 핀테크, 블록체인의 메카로 만들어 늘 시장과 가까이에서 대화하며 혁신 과제들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전화가 처음 발명된 1870년대 영국 우정국은 이미 전보시스템이 활성화돼 있어 전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역사의 소명을 놓쳤다”고 하는 후대의 냉정한 평가가 핀테크 혁신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기존 방식에 안주하는 것은 곧 다가올 새로운 금융질서에서 뒤처지는 것이고, 금융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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