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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만 7억’ 박원순에 朴유족 “빚 물려 받는 상속 포기합니다”

    ‘빚만 7억’ 박원순에 朴유족 “빚 물려 받는 상속 포기합니다”

    자녀 등 유족 법정시한 2~3일 앞두고 6일 상속포기, 7일 한정승인 법원에 신청 ‘거액 빚 물려받지 않겠다’ 의지 피력한 듯7억원에 달하는 빚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그의 유족들이 법원에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 포기는 재산과 빚의 상속 모두를 포기하는 것이고, 한정승인은 상속 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 빚을 책임지겠다는 뜻을 표명하는 것이다. 7억원의 빚을 물려받지 않겠다는 의미와 함께 갚을 수 있는 만큼만 갚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자녀는 지난 6일 서울가정법원에 상속 포기를 신청했다. 7일에는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가 한정승인을 신청했다. 유족들이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을 신청한 것은 박 전 시장이 남긴 빚 때문으로 보인다. 박원순 재산 -6억 9091만원토지·예금 다 합쳐도 1억 남짓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재산은 -6억 9091만원이었다. 박 전 시장 본인 명의로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소재 땅이 있었으나 아파트나 상가나 주택 등은 없었다. 7500만원짜리의 창녕 땅과 예금(3700만원)을 합해도 1억 남짓이어서 부채가 더 많은 상황이다. 유족들은 법정 기한을 2~3일 앞두고 상속 포기와 한정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법상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해야 한다. 7월 9일 사망한 박 전 시장의 경우 지난 9일이 기한이었다. 박 전 시장은 여비서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자 유서를 남기고 자취를 감춘 당일(9일) 서울 시내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은행 돈 빼돌리고 타인 명의 대출…5년간 금융 사고액만 1조 4032억

    은행 돈 빼돌리고 타인 명의 대출…5년간 금융 사고액만 1조 4032억

    최근 5년간 금융회사에서 직원이 문서를 위조해 허위 대출을 받거나 공금을 횡령한 사고액이 무려 1조 4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실과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은행·저축은행·카드·보험·신용정보업체 등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액은 모두 1조 4032억원이었다. 특히 은행에서는 직원이 공금을 빼돌리는 범죄 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범인은 지점장부터 평사원까지 직급을 가리지 않았다. 지난 3월 우리은행에서는 영업점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하겠다며 두 차례에 걸쳐 은행자금 총 1억 85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전북은행의 한 지점장은 2014년 2월부터 이듬해 7월에 이르기까지 타인 명의의 대출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대출자와 공모해 13개 차주에게 24건(21억 2000만원)의 대출을 내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 지점장은 이후 퇴직했다. 시재금(고객 예금을 대출하고 금고 안에 남은 돈)을 인출·반납하는 과정에서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영업점 직원은 시재금을 부당 반출하고 현금이 부족한 상태 그대로 시재를 마감하는 방법으로 총 460만원을 챙겼다. 신한은행에서도 한 직원이 시재금 1400만원을 횡령해 카드결제 대금, 생활비 등에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은행의 다른 직원은 무자원 입금(통장에 없는 돈을 기입해 실제 있는 것처럼 허위 입금하는 방법) 방식으로 504만원을 빼돌렸다. 하나은행에서는 직원이 지인 명의로 3억 7000만원을 대출받은 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가 하면, 거래처와 직원들로부터 8100만원을 개인적으로 빌리기도 했다. 이영 의원은 “시재 횡령과 서류 위조뿐 아니라 관리직인 지점장에 의한 대규모 불법 대출 사고까지 발생했다”며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대한 철저한 통제 장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명절 ‘쌈짓돈’… 최고 2% 이자 특판상품으로 불리세요

    명절 ‘쌈짓돈’… 최고 2% 이자 특판상품으로 불리세요

    유례없는 제로금리 시대에 추석 연휴 이후 각종 보너스나 명절 상여금, 용돈 등 ‘쌈짓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모주 청약을 해보려니 높은 경쟁률에 돈이 턱없이 모자라고, 다른 금융투자상품은 여전히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이나 핀테크 상품, 아이를 위해 어린이 맞춤형인 적금이나 펀드 등으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저축은행이나 핀테크 상품, 어린이 금융상품 등에 가입하기 전에 우대금리 요건과 각종 혜택을 잘 따져봐야 한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 상품 중 84.3%는 금리가 연 0%대였다. 10개 중 8개가 넘는 예금이 연 1%의 이자도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연 1%가 넘는 이자를 주는 예금 상품은 15.7%에 불과했고, 연 2%가 넘는 이자를 주는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저축은행과 일부 핀테크들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을 확보하려 한다. 예적금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기 때문에 은행 이외의 다른 곳에 돈을 맡기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저축은행 중에서는 SBI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1.9%, JT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 금리가 연 1.9%다. OK저축은행의 특판상품인 ‘중도해지OK정기예금 365’처럼 중도해지를 해도 약정 이율(연 1.8%)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핀테크가 선보이는 상품 중에서는 핀크와 KDB산업은행의 자유입출금 통장인 ‘T이득통장’이 연 2%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다만 SK텔레콤 이동통신 회선을 유지하고, 산업은행 마케팅 정보 활용에 동의하는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아이 몫의 쌈짓돈은 시중은행 어린이용 적금이나 어린이 펀드 등에 넣을 수 있다. 은행 대부분은 어린이 고객들에게 일반 고객보다 좀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아이 꿈하나 적금은 자유적립식 1년제 적금으로 가입 대상은 만 18세 이하다. 최대 연 1.8% 이자를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영 유스(Young Youth) 적금은 만 18세 이하가 가입할 수 있다. 매달 300만원 이하의 금액을 만기일 전일까지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2.1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단체보험에 무료 가입되는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은행 예·적금 상품 중 일부는 자녀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면 보상받을 수 있는 자녀안심보험 무료 가입, 용돈관리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또 아이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나면 아이에게 용돈기입장을 쓰는 방식으로 금융교육도 할 수 있다. 좀더 공격적으로 쌈짓돈을 굴리고 싶다면 어린이 펀드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자녀 학자금이나 결혼 자금 마련을 위해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목표로 운영하기에 적절하다. 만 18세 미만인 자녀 이름으로 펀드에 가입하면 10년간 납입액 20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다. 다만 어린이펀드는 상품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는 총 22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어린이 펀드가 설정돼 있다. 총설정액은 5292억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최근 3개월 기준 8.79%, 6개월 기준 34.43%다. 다만 최근 1개월은 -4.14%를 기록했다. 어린이 펀드의 경우 아이 눈높이에 맞게 쉬운 단어와 다양한 색깔로 운용보고서를 꾸미는 곳도 있어 경제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이가 펀드에 가입한 이후 돈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경험을 하면서 경제에 대한 시각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수익성 떨어진 기업 2분기 29조 대출… 가계는 소비 줄여 여윳돈 64조로 급증

    수익성 떨어진 기업 2분기 29조 대출… 가계는 소비 줄여 여윳돈 64조로 급증

    올 2분기 코로나19로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들은 대출을 키웠고, 가계는 소비를 줄이는 대신 주식 투자와 예금 등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채 발행 등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국내 순자금 운용 규모는 8000억원으로 2019년 2분기(9조원)보다 급감했다. 순자금 운용은 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을 말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64조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였던 올 1분기(68조 8000억원)보다는 적지만, 지난해 2분기(24조원)보다 40조원이나 많은 규모다. 순자금 운용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예금·투자 등으로 굴린 여윳돈이 대출보다 더 많았다는 의미다. 한은은 코로나19로 가계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단기 대기성 자금 성격의 금융기관 예치금 증가, 공모주 등 주식 투자 급증으로 전체 순자금 운용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일반 기업을 의미하는 비금융법인기업은 2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가 29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5조 3000억원)보다 13조 8000억원 늘었다. 기업은 통상 자금 운용액보다 조달액이 많아 순자금 조달 상태가 일반적이지만, 그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다. 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1년 전 2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37조 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세금 납부 유예 등으로 정부 수입은 줄어들었고, 적극적 재정 집행 정책에 따라 지원금 등 이전지출, 정부 소비와 투자 등이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피해자와 범인은 모녀 사이로 직계혈족 관계여서 사기미수에 대해 형을 면제해야 한다.”(2014년 9월 대법원 선고) 이 판결은 67년 전 만들어진 ‘친족상도례’ 규정이 고령 사회에서 노인을 상대로 한 경제적 착취에 면죄부 수단으로 변질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정모(60)씨는 2010년 ‘보험에 가입해 주겠다’며 어머니에게 “백지 위에 서명하고 도장도 찍으라”고 했다. 정씨는 이 서명과 날인을 활용해 어머니가 자신에게 2000만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가짜 차용증을 만들었고,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는다”며 소송까지 했다. 소송 과정에서 차용증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정씨를 사기미수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1·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친족상도례 규정을 들며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등 친족 간 발생한 재산 범죄의 형을 면제하는 규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들어간 이후 고쳐지지 않았다. 노인들이 돈을 빼앗아 간 가족에 법적 대응을 하려고 해도 가해자는 친족상도례라는 방패 뒤에 숨어 버린다. 법률구조공단에는 친족상도례 관련 상담이 해마다 수백건씩 접수된다. 2017년 299건, 2018년 630건, 지난해 356건이다. 공단 관계자는 7일 “노인들은 대부분 재산 범죄와 관련해 친족은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 간 사기 사건이 집안 내부에서 정리할 가정사 정도로 치부되다 보니 수사 기관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사기 사건 24만 6160건 중 가해자가 가족(동거 친족·기타 친족)인 사건은 431건뿐이다. 경찰청은 “친족상도례를 이유로 처리하지 않은 사건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노인은 민사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소속 이정민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를 토대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형사 소송과 달리 가해자 계좌내역 등 금융 조회조차 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 변호사들은 지난 3월 친족상도례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같은 헌법소원에 대해 “가정 내부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법취지가 있다”며 합헌으로 봤다. 이번 헌법소원에 참여한 법률사무소 동행의 이현우 변호사는 “최소한 치매를 앓는 노인이나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 약자에 대한 친족상도례 적용만이라도 헌법불합치 판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이 적다 보니 주머니를 뒤지는 수법은 점점 대담해진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처음엔 현금을 조금 가져가다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게 되면 부동산 명의 이전이나 거액 예금 인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지원 방안에는 의심거래 정황이 발견되면 금융사 직원이 처리를 지연하는 등 노인 금융 착취를 막기 위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실태조사부터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또 복지·금융 등이 얽힌 종합적 사회문제로 보고 예방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 노인 자산의 소유권을 금융기관 등에 맡겨 가족이나 제3자가 함부로 처분할 수 없도록 ‘잠금 장치’를 걸어놓는 신탁 제도, 판단력이 흐려질 때를 대비해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후견계약을 체결하는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노인 문제 전담기관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익법인 온율의 배광열 변호사는 “노인보호전문기관, 각 지방자치단체, 치매안심센터 등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 많아 서로 사안을 떠넘기기도 한다. 통합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이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면 이를 어떻게 대리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과 노인보호전문기관 간의 협업 활성화, 의심거래 신고에 대한 확실한 면책권 보장을 통해 적발·감시 업무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greentea@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노인이 평생 모은 노후자금은 당장 한 푼이 급한 가족들에게는 그저 ‘눈먼 돈’이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듯 노인 통장의 돈을 빼 쓴다. 노인 피해자들은 아들과 딸, 동생, 왕래가 없던 친척이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하거나 따지지 않았다. 수억원을 몰래 인출해도,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도, 기초생활수급비를 가져가도, 품 안의 자식이었고 늙은이를 돌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착취당한 노인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경제적 착취를 당한 노인 13명의 사연을 살펴봤다. 피해자와 관계자 요청에 따라 모두 가명 처리했다.“딸이 돈을 다 가져가 버려서 전기요금도 못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지시설 ‘평화의집’ 대표인 안정자(61·여)씨는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최순영(89) 할머니의 퀭한 얼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에서 20년 넘게 혼자 살았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으로 나오는 60만원 남짓한 돈은 유일한 수입이었다. 쪽방 월세 10만원을 내고도 남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최씨는 평화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연탄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이곳에서 받아 썼다.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이 나오는 월말이면 최씨의 딸이 어김없이 찾아와 엄마 돈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안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돈을 딸에게 줄 수밖에 없는 할머니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겠어요? 그런데도 한 달에 한 번 딸 얼굴 보는 걸 좋아했어요.” 최씨는 딸 이야기를 웬만해선 입에 담지 않았다. 사정을 알게 된 안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딸이랑 인연을 끊거나 여하튼 무슨 수를 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떻게 자식을 신고하느냐. 덜 먹고 덜 입더라도 줘야지”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모성애를 악용한 딸의 착취는 10년 가까이 계속됐다. 최씨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쪽방 보증금 100만원도 딸이 차지했다. 최씨는 숨을 거둘 때까지 어느 곳에도 착취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노인의 주머닛돈을 탐하는 손길은 이처럼 무자비하다. 황혼의 궁색한 사정 따윈 헤아리지 않는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들은 7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저소득층도 경제적 학대 피해를 겪는다”며 “재산 규모보다 노인의 인지 능력이나 사회적 고립 정도 등에 따라 학대 가능성이 커진다”고 증언했다. 노인 대상 경제 착취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로채 사용하는 유형 ▲동의를 받지 않은 예금 인출과 부동산 명의 이전·대출 등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 ▲감정에 호소해 노인 스스로 경제적 지원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노인은 죽어서도 착취당한다. 자녀에게 법적 재산권을 침해당한 김미자(82·여)씨 부부가 대표 사례다. 서울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두고 남 부럽지 않게 살던 김씨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다. 김씨 아들은 사망 신고를 미루고 아버지 통장의 현금 29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자녀라도 부모가 사망한 이후 돈을 인출하려면 상속 증명 자료를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서류상 아직 살아 있었기에 은행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어머니 김씨의 도장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허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부동산, 예금 등을 동생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숨질 때까지 두 아들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가 떠난 뒤 유산을 정리하던 다른 자녀가 신고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녀의 착취를 참지 못해 법정으로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정연득(78·여)씨는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막내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남편은 부동산 지분을 정씨와 막내아들에게 절반씩 남겼지만 아들이 이를 판 돈 17억원을 몽땅 챙겼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아들)가 권한 없이 늙은 어머니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이체해 이를 취했다”며 정씨 손을 들어줬다.경제적 착취는 보통 판단력이 흐려질 때 당하기 쉽지만 멀쩡한 부모를 치매 환자로 몰아 돈을 가로채려는 자녀도 있다. 한상영(75)씨는 재혼한 뒤 자신을 치매라고 손가락질하는 딸과 싸우고 있다. 딸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데도 새 부인이 방치한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한씨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도권에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가진 한씨는 돈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에서 “딸이 재산을 노골적으로 탐내 경제 지원을 끊었더니 그때부터 치매에 걸렸다며 민원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아들, 딸만 탐하는 게 아니다.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 변호사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고향 동생’이라며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집에 얹혀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와 각종 지원금을 조금씩 가져다 쓰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김완기(88)씨도 명절에나 가끔 봤던 먼 친척인 김우영(45)씨를 2014년 양자로 들였다가 수억원을 빼앗겼다. 우영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던 완기씨를 꾀여 양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우영씨가 양아버지 통장에서 빼간 돈은 7억원이었다. 금융거래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신고로 우영씨는 2018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완기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노인이 노인의 등을 치는 일도 있다. 임영춘(87)씨는 10년 넘게 왕래 없던 친구 부부에게 500만원을 빼앗겼다. 친구인 유석진(86)씨와 그의 아내(72)는 2018년 임씨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 임씨 집을 자주 찾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해 6월 유씨 부부는 임씨에게 “돈을 조금만 대주면 우리 가게의 빚을 청산한 뒤 당신과 함께 살며 병간호를 해주겠다”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빼갔을 뿐 이후 임씨의 삶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장의 돈을 찾아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라고 전했다. 노인들이 경제적 착취에 맞설 ‘법적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타인이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져가 쓰거나 본인 동의 없이 예금을 인출하고 부동산 명의 이전, 대출 등을 했다면 노인복지법 위반이나 사기 등의 혐의로 상대방을 신고할 수 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금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에 호소해 노인이 스스로 돈을 꺼내 주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착취에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처벌도 어렵고 노인 스스로도 굳이 피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송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워낙 드물다 보니 가족이 아닌 사람이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피해 노인들은 “자녀가 착취했다”는 표현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을 위해 지난 2월 자신 명의로 2000만원을 대출해 준 최정규(67)씨는 “착취가 아니라 내 의지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잔뜩 쌓인 빚 탓에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해 겨우 부채를 털었지만 아들을 위해 다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빚에 치인 삶을 다신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저축은행, 카드사의 추심 압박에 시달리는 아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최씨는 “아들이 통사정해 돈을 꿔서라도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벌이가 없던 최씨가 2000만원을 갚기는 애초 불가능했고 꼬박꼬박 불어나는 이자 탓에 빚은 계속 늘어났다. 최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며 개인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자신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딸에게 지원을 해주던 박명숙(69·여)씨도 “딸이 너무 딱해서 그런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경제 지원을 하던 박씨는 1년 6개월 만에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박씨는 최근 채무조정 상담을 받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갚겠다”던 딸 부부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논산서 초등생 남매와 엄마 행방불명…5개월째 소재 파악 안돼(종합)

    논산서 초등생 남매와 엄마 행방불명…5개월째 소재 파악 안돼(종합)

    행방불명 초등학생 전국적으로 4명 충남 논산에서 초등학생 남매와 엄마가 5개월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찾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A(10)군과 B(9)양 남매가 온라인 수업에 계속 접속하지 않는다고 학교 측이 경찰에 연락했다. 6월에 강원서 CCTV 찍힌 이후 소재 불명 남매는 물론 엄마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경찰 조사 결과 남매와 엄마는 지난 6월 강원도의 한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이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그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엄마 명의로 된 신용카드가 사용되거나 예금을 인출한 흔적은 6월 이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초등학생 4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논산의 남매 외에 전북 익산과 부산에도 각각 1명씩 행방불명 상태다. 부산·익산서도 각각 1명씩 행방불명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익산에 거주하는 A(8)군은 지난 6월부터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경찰이 수사 중이다. A군은 1학기까지 진행된 온라인 수업에 참여했으나, 2학기 개학 이후부터 행방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재 파악 결과 현재까지 A군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확보한 CCTV에서 A군과 그의 어머니가 동행하는 장면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A군의 어머니가 데리고 집을 나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만간 이들의 행방을 찾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던 B(11)군도 지난 7월 14일부터 등교를 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7월 16일 해당 학교로부터 학생이 무단결석한 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B군이 양육권을 가지고 있는 부친과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B군과 부친 모두 연락이 닿지 않고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경찰서는 부산지방경찰청과 합동 수사반을 꾸려 B군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친 진술 상 부친과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연락이 장시간 닿지 않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건을 원점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출없이 현금으로만 ‘내돈내산’ 최다 주택은 한남더힐

    대출없이 현금으로만 ‘내돈내산’ 최다 주택은 한남더힐

    대출없이 현금으로만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다)’한 사례가 가장 많은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로 나타났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60만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금융기관 도움없이 ‘내돈내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인 대출 규제 강화를 통해서 투기과열지구 내 다주택자의 고가주택 매입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2018년 이후 서울에서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을 산 5만 9591명 가운데 약 15%인 8877명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도움이나 증여 없이 집을 샀다”고 밝혔다. ‘내돈내산’ 유형의 주택구매자들은 2018년 2496명에서 2019년 3276명, 2020년 8월 기준 3105명으로 매년 늘고 있었다. ‘내돈내산’ 사례 가운데 가장 비싼 집을 산 사람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으로 2018년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의 용산구 한남동 주택을 구입하면서 주택구입비용 161억 2731만원 전액을 금융기관 예금으로 조달했다. 2020년 강남구 삼성동의 한 주택을 130억 원에 구입한 1977년생 A씨, 2018년 용산구 한남동의 한 주택을 110억 원에 구입한 1972년생 B씨, 2019년 성북구 성북동에서 한 주택을 96억 6800만원에 구입한 1983년생 C씨 등도 주택구입비용 전액을 대출없이 모두 금융기관에 예치되어 있는 예금으로만 댔다. 소 의원 조사 결과 주식이나 채권, 상속이나 증여, 부동산 처분대금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예금 등 현금성 자산만으로 주택을 구입한 이들은 1055명에 달했다. ‘내돈내산’ 유형의 주택 구입자들이 가장 많이 산 주택은 한남더힐로 총 41명이 평균 33억 7317만원의 주택을 현금으로 매입했다. 이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각각 14명),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13명), 강남구 역삼동 옥산하우스(12명),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아파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각각 10명) 등 이른바 강남 4구에 ‘내돈내산’ 사례가 집중됐다. ‘내돈내산’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 주택구매자가 432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93명, 40대 216명, 30대 87명, 20대 27명 순이었다. ‘내돈내산’ 가운데 최연소 주택구매자는 2019년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분양권을 예금 17억 2430만원으로 구입한 2000년생 D씨였다. 소병훈 의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청년들과 무주택자들이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소수의 현금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가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며 “서울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이 9월 기준 8억 5000만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는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청년‧무주택자들이 대출 규제에 막혀 절망하지 않도록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20대는 갭투자, 10대는 상속으로 서울 집 샀다

    20대는 갭투자, 10대는 상속으로 서울 집 샀다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 청년들은 평균 3억 1200만원의 빚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빚의 절반인 1억 6800만원은 세입자 보증금이었다. 20대의 매입 방식은 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였던 것이다. 5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약 60만건의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내역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 1만 1914명은 평균 1억 5500만원의 자기 자금과 3억 1200만원의 차입금을 통해 집을 장만했다. 특히 3억 1200만원에 달하는 차입금의 절반 이상은 세입자들 보증금에서 나왔다. 은행 대출금은 1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세입자가 낸 보증금은 1억 6800만원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서울에 집을 산 10대 청소년은 322명으로 평균 3억 3900만원짜리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가족 등으로부터 상속받은 자금이 평균 64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회사에 예치한 예금 4900만원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 4100만원, 현금으로 보유하던 2200만원 등을 합해 1억 8500만원의 자기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 의원은 “어떻게 10대 청소년들이 부모 도움 없이 4900만원의 예금과 부동산 처분대금 4100만원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나”라면서 “국세청과 국토부는 자금 조달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 집 산 20대는 갭투기, 10대는 증여받아

    서울 집 산 20대는 갭투기, 10대는 증여받아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은 5일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약 60만 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는 평균 3억 1200만원의 빚을 냈고, 10대 322명은 평균 6400만원을 상속받아 집을 샀다고 밝혔다. 소 의원은 2018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서울서 집을 산 20대는 평균 1억 5500만원의 자기자금과 3억 1200만원의 차입금을 통해 집을 장만했다고 설명했다. 20대 청년들이 집을 사기 위해 충당한 1억 5500만원의 자기자금 가운데는 금융기관에 예치해둔 평균 6000만원의 예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가족 등으로부터 상속받은 약 3500만원과 부동산 매각이나 보증금 회수를 통해 마련한 약 3300만원, 약 2200만원의 현금 등 기타자금, 약 500만원의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해 평균 1억 5500만원의 자기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서울 집을 사는 과정에서 낸 3억 1200만원의 빚 가운데 절반 이상은 세입자들의 보증금에서 나왔다. 은행에서 받은 대출은 1억 원 수준이었고, 이른바 ‘갭투기’라 불리는 세입자가 낸 보증금이 1억 6800만원을 차지했다. 소 의원은 “전체 주택가격에서 세입자들의 임대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대 이후에는 보통 20~25% 내외였는데, 20대는 36%에 달했다”면서 “그만큼 20대들이 세입자들의 임대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에 집을 산 10대 청소년은 가족 등으로부터 상속받은 약 6400만원의 자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금융기관에 예치해둔 약 4900만원의 예금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한 약 4100만원, 현금 등으로 보유하고 있던 약 2200만원과 주식 약 800만원을 통해서 약 1억 8000만 원의 자기자금을 마련해 평균 3억 3900만원의 집을 샀다.소 의원은 10대들의 자금 마련이 현실적이지 않다며 “어떻게 10대 청소년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약 4900만원의 예금과 약 2200만원의 현금, 약 4100만원의 부동산 처분대금 등 1억 2000만원의 돈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소 의원은 “1억 2000만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매월 43만원씩 꼬박 20년을, 매월 92만원씩 꼬박 10년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은 조속한 시일 내에 10대 청소년들이 어떻게 4900만원의 예금과 2200만원의 현금 등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10대 청소년들이 주택 구입에 필요한 예금과 현금 등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불법이나 탈법 행위가 있었다면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제5항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 의원은 “더욱이 서울에서 집을 산 10대 청소년 322명 가운데 76.4%인 246명이 ‘주택을 매입한 후에 임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러한 자금 출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금수저 청소년 임대사업자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울에서 집을 산 10대 청소년들이 빌린 1억 5500만원의 차입금 가운데 1억 3600만원은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10대를 집주인으로 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국토부가 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국가도 가계도 기업도” 빚 모두 역대 최대…5000조 육박

    “국가도 가계도 기업도” 빚 모두 역대 최대…5000조 육박

    우리나라 모든 경제 주체의 빚이 역대 최고치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2198조원, 가계부채는 1600조원, 기업부채는 1118조원으로 합치면 4916조원이다. 추 의원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자료 등을 토대로 국가와 가계, 기업부채 규모를 추산했다. 나라 빚, 1인당 1409만원…1가구당 3623만원 추 의원이 추산한 국가부채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빚의 총량으로, 공식 국가채무에 공공기관 부채, 공무원과 군인 등 연금충당부채까지 더한 것이다. 2019년 공식 국가채무는 728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8.0%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로 나누면 1인당 1409만원, 총가구로 나누면 1가구당 3623만원이다. 자산 2조원 이상이거나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는 공공기관을 기준으로 계산한 공공기관 부채는 525조1000억원으로 GDP 대비 27.4%다. 연금충당부채는 944조2000억원으로 GDP 대비 49.2%다. 국가채무와 공공기관 부채, 연금충당부채를 합친 국가 책임 부채는 모두 2198조1000억원으로, GDP 대비 114.5%에 달한다. 국민 1인당 4251만원, 1가구당 1억927만원이다. 국가 책임 부채는 2013년 1609조원, 2016년 1879조9000억원에서 2017년 2001조2000억원, 2018년 2124조1000억원으로 증가하며 매년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2019년에는 더 늘었다. 추 의원은 정부별로 첫 예산 편성 연도와 마지막 예산 편성 연도를 비교했을 때 국가채무가 노무현 정부에서는 143조2000억원, 이명박 정부에서는 180조8000억원, 박근혜 정부에서는 170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첫 예산 편성 연도인 2017년 국가채무와 마지막 예산 편성 연도인 2022년 국가채무 전망치를 비교하면 417조6000억원의 국가채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국가부채뿐 아니라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역시 1000조원을 훌쩍 넘어 2000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9년 가계부채(가계신용)는 1600조3천억원으로, GDP 대비 83.4%다. 1인당 3095만원, 1가구당 7955만원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842조9000억원이다. 예금취급기관이 비금융 기업에 빌려준 대출을 집계한 기업부채는 지난해 1118조원으로 GDP 대비 58.3%다. 기업부채는 2013년 705조8000억원, 2016년 871조원에서 2018년 1026조7000억원으로 1000조원대를 뚫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는 1233조8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경기지표를 포장하기 위해 만든 부채의 덫에 정부, 기업, 국민의 경제활동의 폭이 급격히 위축되고 위기 대응 능력도 크게 약화했다”며 “애초 9월 중 발표하겠다던 재정준칙마저 추석 이후로 미루는 등 빚만 잔뜩 늘려놓고 책임 있게 관리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은행+증권사 복합점포 5년새 2.5배… ‘부실 사모펀드 유혹’의 시작이었다

    은행+증권사 복합점포 5년새 2.5배… ‘부실 사모펀드 유혹’의 시작이었다

    “10년 거래한 은행 지점장이 ‘정기예금보다 금리도 좋고, 투자할 만한 상품이 많다’며 복합점포에 가라고 하더라고요.” 신한은행 고객이었던 이모(71)씨는 독일 헤리티지 해외금리연계파생증권(DLS)과 디스커버리 사모펀드에 6억원을 투자했다가 모두 환매 중단됐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상품이었다. 이씨는 “신한 PWM(복합지점) 센터에서 가입했는데 은행 PB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 인력을 한 지점에 두고 예적금뿐 아니라 증권·파생상품도 팔고, 자산 관리까지 해 주는 주요 금융사의 복합점포가 최근 5년간 2.5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복합점포로 고객을 끌면 여러 상품을 권할 수 있어 유리하다. 하지만 안전성을 지향하는 은행 고객이 복합점포 직원의 집요한 설득 탓에 고위험 투자 상품에 가입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29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곳이 운영하는 복합점포 수는 2015년 12월 88개에서 올 9월 현재 216개로 2.5배 늘었다. 국민은행의 복합점포가 14개에서 81개로 5.8배 늘었고, 신한은행(43→65개), 하나은행(18→38개), 기업은행(4→18개) 등도 복합점포를 확대했다. 복합점포는 2015년부터 늘기 시작했다. 특히 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 강화와 점포 통폐합에 열을 올리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또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금융사업에 진출하면서 전통 금융지주사들은 고객 자산관리 부문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복합점포는 비교적 자산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고객들도 금융상품을 넓게 볼 수 있어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복합점포의 정체성을 두고 “혼란스럽다”는 불만이 나온다. 예컨대 “복합점포에서 은행 예적금처럼 안전한 상품을 찾았더니 부실 사모펀드를 추천해 줬다”는 증언이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복합점포에서 은행 고객이 증권사 상품에 가입한다면 이를 유도한 은행 직원과 증권사 직원 모두 성과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적극적으로 권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복합점포가 고객 입장에서 꼭 필요한 형태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한 금융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복합점포에서 은행 고객에게 금융투자사의 고위험 상품을 소개하는 영업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복합점포가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었기에 금융 당국이 이를 좀더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4인 가구 月809만원 이하면 특공 자격…“가점 낮아도 당첨 기회”

    4인 가구 月809만원 이하면 특공 자격…“가점 낮아도 당첨 기회”

    5년 이상 소득세·월평균 소득 130% 이하주택 소유한 적 없는 기혼 가구에 ‘추첨제’가구원 중 분양권·특공 이력 있다면 제외청약저축은 안 돼… 청약예금으로 바꿔야공공주택에만 있던 생애 최초 특별공급제도가 29일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도입됐다. 주택을 보유한 적이 없는 기혼 무주택 가구에 추첨으로 전용면적 85㎡(약 32평) 이하 민영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 가점이 낮아도 당첨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청약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으로 혼인 중이거나 미혼 자녀가 있는 사람, 근로자나 자영업자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사람이 대상이다. 이 밖에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신설된 민영주택 생애 최초 특별공급제도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청약하려는 주택의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과거에 한 번이라도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어야 한다. 가구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분양권을 갖거나 상속·증여로 주택을 보유했다면 생애 최초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단 신청자와 같은 집에 사는 만 60세 이상 부모(직계존속)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거나, 과거 소유한 사실이 있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청약예금·부금 통장이 아닌 청약저축통장 가입자도 신청할 수 있나. “아니다. 민영주택은 청약부금, 청약예금, 주택청약종합통장으로만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전에 청약저축통장을 청약예금통장으로 바꾸면 가능하다.” -혼인했지만 현재 배우자가 주민등록등본상 분리된 경우 청약이 가능한가. “그렇다. 신청자가 혼인 사실을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혼인관계증명서로 증명하면 된다. 단 배우자 등본에 등재된 직계 존비속 전원이 주택 소유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혼했고, 자녀가 주민등록등본상 분리돼 있어도 신청할 수 있나. “아니다. 신청자가 이혼 등으로 배우자가 없을 땐 미혼 자녀가 주민등록등본상 같이 등재된 때만 적용된다.” -근로자와 자영업자만 가능하고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는 신청할 수 없나. “아니다. 특고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로부터 최근 1년 내 소득세를 납부한 기록과 전체 합산해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기준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면 된다. 5년 이상 납부 내역은 5년 연속이 아니어도 괜찮다.” -본인은 소득이 없고 배우자가 근로소득이 있을 땐 배우자가 소득세를 낸 기한도 인정받나. “아니다. 본인이 소득세를 납부한 때만 인정된다. 본인이라도 근로·사업 소득이 없고 이자·배당 소득만 있으면 자격이 없다.”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는 금액으로 어느 정도인가. “3인 이하 가구는 722만 1478원, 4인 가구는 809만 4245원, 5인 가구는 901만 9860원, 6인 이상 가구는 987만 2308원 이하다. 신청자와 신청자의 주민등록등본상 성년 가구원들의 근로·사업 소득을 합산해 산정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예적금 금리 자고 나면 ‘최저’… 1%대 찾기 힘드네

    예적금 금리 자고 나면 ‘최저’… 1%대 찾기 힘드네

    지난달 은행권 예적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축성 수신(예적금) 금리,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대출 평균 금리 모두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0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권 저축성 수신(예적금) 금리는 연 0.81%로 집계됐다. 7월(0.82%)보다 0.01% 포인트 더 낮아진 것으로, 6월(0.89%) 이후 석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새로 가입한 정기예금 가운데 84.3%의 금리는 연 0%대였다. 연 1% 넘는 이자를 주는 예금 상품은 15.7%로 집계됐다. 연 2%가 넘는 이자를 주는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1% 미만 이자를 주는 상품의 비중은 2.5%에 그쳤지만, 올 1월부터 월마다 증가했다. 현재는 10개 중 8개가 넘는 예금이 연 0%대 이자를 준다.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도 전월보다 0.07% 포인트 내린 연 2.55%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39%로 전월 대비 0.06% 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모두 합친 대출 평균금리는 연 2.63%로, 전월보다 0.07% 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대출 금리도 연 2.68%로, 전월보다 0.06% 포인트 내렸다.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예금 금리도 모두 하락했다. 대출금리의 경우 저축은행과 신협은 각각 0.14% 포인트, 0.02% 포인트 올렸고,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는 내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보이스피싱범의 가짜 檢 서류 ‘빨리사기’ 콜센터가 가려낸다

    보이스피싱범의 가짜 檢 서류 ‘빨리사기’ 콜센터가 가려낸다

    “서울중앙지검 검사입니다. 당신 명의 대포통장이 사기 범죄에 이용돼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3000만원을 보내면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검사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을 넘어 검찰 관련 서류까지 위조해 피해자를 속이는 사례가 늘면서 서울중앙지검이 피해 예방을 위한 ‘콜센터’ 운영에 나섰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올해 기소한 보이스피싱 사건 432건 중 176건(40.7%)이 검찰 사칭형, 227건(52.5%)이 금융기관 사칭형 범죄였다. 주로 검사나 수사관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예금보호가 필요하다고 속이거나, 금융기관 직원이라고 접근해 대출 특별 상품을 미끼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라고 속여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피해자가 특정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수신하도록 하거나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한 사례도 전체 범죄의 21%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가짜 재직증명서와 구속영장, 채권양도증서 등 검찰 관련 서류를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 사범 A씨는 이름, 사진과 함께 ‘대구지방검찰청 금융범죄수사1팀 형사3부 차장검사’라고 적힌 가짜 공무원증을 사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킨 뒤 “당신 명의가 도용된 것 같으니 어플을 설치하면 보안 검사를 해 주겠다”고 속여 금품을 갈취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부터 인권감독관 산하 콜센터를 설치하고 검찰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를 실시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직통번호 ‘010-3570-8242(빨리사기)’를 통해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단독]“예적금 들러갔는데…” 남발하는 복합점포 ‘부실 사모펀드 온상’

    [단독]“예적금 들러갔는데…” 남발하는 복합점포 ‘부실 사모펀드 온상’

    복합점포 최근 5년간 2.5배 증가은행 고객에 고위험 상품 가입 유도은행 측 “다양한 상품으로 고객 유리”고객들 “은행인지, 증권사인지 혼란”“10년 거래한 은행 지점장이 ‘정기예금보다 금리도 좋고, 투자할 만한 상품이 많다’며 복합점포에 가라고 하더라고요.” 신한은행 고객이었던 이모(71)씨는 독일 헤리티지 해외금리연계파생증권(DLS)과 디스커버리 사모펀드에 6억원을 투자했다가 모두 환매 중단됐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상품이었다. 이씨는 “신한 PWM(복합지점) 센터에서 가입했는데 은행 PB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 인력을 한 지점에 두고 예적금뿐 아니라 증권·파생상품도 팔고, 자산 관리까지 해 주는 주요 금융사의 복합점포가 최근 5년간 2.5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복합점포로 고객을 끌면 여러 상품을 권할 수 있어 유리하다. 하지만 안전성을 지향하는 은행 고객이 복합점포 직원의 집요한 설득 탓에 고위험 투자 상품에 가입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29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곳이 운영하는 복합점포 수는 2015년 12월 88개에서 올 9월 현재 216개로 2.5배 늘었다. 국민은행의 복합점포가 14개에서 81개로 5.8배 늘었고, 신한은행(43→65개), 하나은행(18→38개), 기업은행(4→18개) 등도 복합점포를 확대했다. 복합점포는 2015년부터 늘기 시작했다. 특히 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 강화와 점포 통폐합에 열을 올리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또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금융사업에 진출하면서 전통 금융지주사들은 고객 자산관리 부문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복합점포는 비교적 자산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고객들도 금융상품을 넓게 볼 수 있어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복합점포의 정체성을 두고 “혼란스럽다”는 불만이 나온다. 예컨대 “복합점포에서 은행 예적금처럼 안전한 상품을 찾았더니 부실 사모펀드를 추천해 줬다”는 증언이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복합점포에서 은행 고객이 증권사 상품에 가입한다면 이를 유도한 은행 직원과 증권사 직원 모두 성과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적극적으로 권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복합점포가 고객 입장에서 꼭 필요한 형태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한 금융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복합점포에서 은행 고객에게 금융투자사의 고위험 상품을 소개하는 영업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복합점포가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었기에 금융 당국이 이를 좀더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은행·보험·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고령자 대상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계좌 털렸으니 예금 집에 보관하라더니…집을 털었다

    계좌 털렸으니 예금 집에 보관하라더니…집을 털었다

    목포경찰서는 지난 6월 수사관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돼 예금이 빠져나가니 찾아서 ‘전자레인지’에 보관하라”고 속이고, 피해자 집에 들어가 3000만원을 훔친 A씨를 붙잡았다. 한달 후에는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려면 위약금을 내야한다고 한후 금감원 직원을 사칭, 위약금과 기존대출 상환명목으로 1억 5000만원을 편취한 B씨가 검거됐다. 최근 전남지역에서 범인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는 이같은 ‘대면편취형’ 전화사기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면편취형’ 수법은 2018년 1건(피해금 700만원) 발생했으나 2019년에는 15건(피해금 6억 61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들어 지난 8월까지 63건(피해금 16억 3500만원)으로 급증했다. ‘대면편취형’ 전화사기는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 현금을 준비하라’고 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돼 예금이 위험하니 돈을 찾아 놓아라’, ‘명의가 도용돼 대포통장이 발급됐으니 돈을 인출해 두어라’고 속이는 유형이다. 이어 현금을 직접 받거나 집에 보관시켜 훔치는 수법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전남경찰은 지난 8월까지 대면편취범 69명을 검거하고, 그 중 17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만나 현금을 요구하는 대출은 없고,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도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전화를 받으면 절대 응하지 말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은행 펀드·신탁, 고객 ‘원금 손실’ 동의해야 판매

    앞으로 은행 창구에서 펀드나 파생상품 등에 가입하려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의 설명서에 고객이 직접 답해야 한다. 또 은행은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펀드와 신탁, 변액보험 등을 권유할 수 없다. 은행연합회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펀드와 신탁, 장외파생상품 등 비(非)예금상품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을 강화한 ‘모범규준’을 의결했다. 자율협의 방식이긴 하지만, 각 은행이 내규로 정하는 만큼 강제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범규준은 은행이 개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원금 미보장 상품의 심의·판매·사후관리 등 상품판매 전 과정에 적용된다. 상품 기획부터 선정,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임원급 협의체인 ‘상품위원회’가 관리하고, 심의 결과는 대표이사와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일부 안전자산으로 운용되는 머니마켓펀드(MMF)처럼 원금 손실 위험이 낮은 상품을 비롯해 은행 자체적으로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이사회 승인 이후 제외할 수 있다. 또 위험도가 높지 않은 상품은 부서장급 협의체인 위원회에 심의를 맡길 수 있다. 위원회는 상품 투자전략, 구조, 손실 위험성을 토대로 판매 여부, 판매 채널, 판매 대상과 한도 등을 정한다. 관련 자료는 서명·녹취 등의 방식으로 10년간 보관해야 하고, 소비자보호담당 임원 등 은행이 정하는 위원이 반대하면 상품 판매를 보류해야 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상반기 인터넷뱅킹 하루평균 사용액 55조 돌파…금융도 언택트 대세

    상반기 인터넷뱅킹 하루평균 사용액 55조 돌파…금융도 언택트 대세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인 인터넷뱅킹 이용 실적이 급증했다. 28일 한국은행의 ‘상반기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과 우체국 예금 고객 기준 올 1~6월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이용 건수는 1일 평균 2억 812만 9000건으로 지난해 하반기(1억 6582만 9000건)보다 25.5% 늘었다. 인터넷뱅킹 이용액은 49조 8567억원에서 55조 2940억원으로 10.9% 증가했다. 대출 신청이 20.0%(1933억원→2320억원), 자금 이체가 10.9%(49조 6634억원→55조 621억원) 각각 증가했다.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 실적 가운데 모바일뱅킹 비중은 건수와 금액 기준 각 60.5%, 15% 수준이었다. 6월 이용 건수 기준 전체 입출금·자금이체 서비스의 64.3%가 인터넷뱅킹으로 이뤄졌다. 단순 조회서비스는 인터넷뱅킹 비중이 91.5%에 달했다.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등록 고객 수(복수 은행 가입 때 중복 합산)는 1억 6479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5%,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1억 2825만명으로 6% 각각 늘었다. 한은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 이용자들이 비대면을 선호할 뿐 아니라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다양한 비대면 상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상반기 인터넷뱅킹 이용 실적이 뚜렷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대법 “사측의 퇴직금 중간정산, 직원 동의했다면 적법”

    대법 “사측의 퇴직금 중간정산, 직원 동의했다면 적법”

    사측의 요구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형식으로 미리 지급했더라도 직원들의 동의가 있었다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A씨 등 전 미래저축은행 직원 233명이 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은 2011년 9월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아 확보한 자금으로 회사가 경영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시행한 유상 증자에 참여했다. 그러나 미래저축은행은 2012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4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에 A씨 등은 2011년 당시 퇴직금 중간 정산은 회사의 압박과 지시에 따른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회사 요청에 따라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한 퇴직금을 회사가 다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파산관재인 측은 직원들이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을 때 “개인 사정으로 퇴직금 정산을 원한다”, “퇴직금이 적법하게 지금 됐음을 확인하고 민·형사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 등의 각서를 썼다며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1심은 A씨 등이 제출한 각서는 무효라면서 파산관재인 측에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각서에는 앞으로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퇴직금 중간신청과 관련된 모든 권리까지 포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적법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2심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은 직원 중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이 다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사측의 압박으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이뤄졌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각서 역시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제출된 것이라고 봤다. 2심은 결국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고,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라며 이를 확정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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