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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 난제 풀고 사라졌던 러시아 천재 페렐만 직장 잃고 비참한 삶

    “털끝만큼도 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일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수학계의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단서를 제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으나 3년 전 홀연히 종적을 감췄던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40)이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실직한 뒤 비참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페렐만을 직접 인터뷰했으며 그가 지난해 12월 재직하던 러시아 최고의 수학 연구기관인 슈테크로프 연구소와 갈등을 빚어 연구원 재임용에 탈락해 실직한 상태이며, 노모가 받는 한달 30파운드(약 5만 5000원)의 연금으로 그녀와 함께 보잘 것 없는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페렐만은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 수학계의 노벨상 격인 ‘필즈 메달(Fields Medal)’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지만, 경제 사정 때문에 대회 참석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친구들의 말을 인용, 워낙 겸손한 성격이기에 누군가에게 대회 참석 비용을 대달라고 사정하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지난주 진행된 인터뷰에서 페렐만은 자신이 전혀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또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수학계 7대 난제 가운데 하나라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지불하겠다고 약속한 100만달러를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지적에 “관심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유명한 물리학자라고 엉터리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도 언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나는 연구 결과로서만 대중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은 10년 가까이 심혈을 기울여 3년 전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단서를 제공했을 때에도 페렐만이 유명 저널에 기고하는 대신, 인터넷에 몇 쪽짜리 짧은 글을 남겨놓는 것으로 모든 걸 갈음한 것은 그가 얼마나 겸손한 인물인지를 증명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수학 영재센터의 대표인 세르게이 루크신은 “가끔 만나 인생과 음악, 문학에 대해 얘기를 나누지만 더 이상 수학에 대해 얘기를 나누진 않는다.”고 말했다. 루크신은 “수학은 그에게 고통스러운 주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렐만은 16세 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출전해 만점을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잠시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때 유수 명문대로부터 교수직을 제의받고도 이를 모두 뿌리치고 러시아로 돌아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문경길(상)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문경길(상)

    상주 옛길은 경북선(김천∼영주) 철로를 건너 문경시 모전동으로 들어선다. 곧바로 문경 시외버스정류장 앞에서 충북 보은군으로 통하는 국도 3호선과 만난다. 이어 공설운동장을 지나 1㎞쯤 거슬러 오르면 공평동 표석골 마을에 다다른다. 표석골은 신라의 김유신 장군이 당교(唐橋) 전투에서 승리한 뒤 전승기념비를 세웠다는 데서 유래됐다. 그러나 그때의 표석은 찾아 볼 수 없다. ●유곡 찰방역의 ‘둔전’ 공평·유곡들 이곳에서 문경새재로 가는 길은 올해 초 왕복 4차로로 넓혀져 시원스럽게 나 있다. 길 양쪽으로는 공평·유곡들이 온통 푸르름을 자랑하며 결실을 준비하고 있다. 이 들판은 유곡찰방 소속 1300여 역졸들의 군량을 충당하던 둔전(屯田)이었다. 둔전 북쪽 끝자락에는 장승백이 마을이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마을 앞 도로 중앙에는 ‘장승백이’ 표석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현재 장승은 없다. 63년전 이 마을로 시집왔다는 이분남(78) 할머니는 “마을 앞 길가에 조상대대로 세워졌던 장승은 올해 길이 확장되면서 사라졌다.”며 서운해한 뒤 “빨리 다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시대의 장승은 세워진 위치에 따라 그 역할이 달랐다고 한다. 동행한 안태현(40·민속학 전공) 문경새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길가의 것은 이정표 또는 경계 등의 구실을 했고, 마을 입구의 것은 주로 주민들의 신앙의 대상이었으나 전염병이나 역병 등을 물리치는 주술적 역할도 겸했다.”고 설명했다. 장승백이 마을을 벗어나 국도 3호선을 따라 곧장 가면 유곡동에 도착한다. 영남역지상의 유곡 찰방역이 있던 곳이다. 유곡역은 고려시대 개경을 중심으로 한 역도체계에서 상주도의 으뜸역이었다. 이 역은 덕통·낙동·구미·지보·소계역 등 지금의 문경을 비롯한 상주·의성·예천·안동·구미·군위·청송 등지의 19개 역을 관할했다. 이곳에는 역리 1238명과 노비 67명 등 모두 1305명이 소속됐었다. 상등마 2마리와 중등마 5마리가 배치됐다. 특히 유곡 찰방역의 규모는 문헌상 조선시대 찰방역 가운데 가장 자세히 남아 있다. 영남역지에는 유곡 찰방역의 경우 찰방이 역무를 총괄하는 행정 관서인 동헌 6칸을 비롯해 찰방이 잠을 자는 침소인 내동헌 및 사환고 각 4칸, 마구간인 마단 5칸, 천교정·내삼문·문루·형사청·사령청 각 6칸, 역리들이 실무를 보는 곳인 작청 10칸, 진휼창 20칸 등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상주도의 으뜸역 유곡 찰방역 안 학예사는 “찰방역 전체에 대한 상세 기록은 유곡 찰방역이 유일한 정도”라며 “따라서 복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곡동 한복판을 지나는 옛길변에는 관찰사 박문수, 어사 박이도 등 관리 15명의 선정비 또는 불망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마을 아낙들이 빨래판으로 쓰거나 버려진 것들을 이곳에 모아 정비했다고 한 주민은 귀띔했다. 유곡역을 벗어난 옛길은 3번 국도 왼쪽 아래로 잠시 비켜난 뒤 불정동 원골에서 다시 만난다. 원골은 고려시대 원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도 원골로 불린다. 원골 앞을 지난 길손은 영강 상류지점의 견탄(犬灘)을 건너야 했다. 옛날 견탄 여울에는 개 모양을 한 큰 바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견탄을 건넌 옛길은 대성광업소 직원 사택촌으로 잘 알려진 호계면 견탄 3리 입구에서 영강과 나란히 1㎞쯤 상류 불정마을 건너편까지 강변쪽으로 난다. ●한양길 최대 험로 토끼벼랑 이곳에서 수풀을 헤치고 산허리를 올라서면 관갑천 잔도(串甲遷 棧道)가 나온다. 일명 토끼벼랑(兎遷)으로 옛길상의 험로로 가장 악명(?) 높은 곳이다. 잔도는 강가의 험한 벼랑부분의 암반을 파서 낸 길을 말한다. 또한 토끼벼랑은 이곳에서 길을 잃은 고려의 태조 왕건이 토끼가 달아나면서 벼랑길을 열어 주어 진군했다는 데서 연유했다. 역시 동행한 엄원식(38) 문경시 학예사는 “토끼벼랑은 동래에서 한양으로 가는 옛길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라며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험난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과연 잔도 400여m 전 구간은 전율을 느낄 만큼 위험하다. 폭이 1m 내외로 좁고 위쪽은 깎은 듯한 절벽이, 아래쪽은 70도 이상 경사진 낭떠러지이다. 마침 장마철인 관계로 길마저 미끄러워 다리를 후들거리게 한다. 잔도 끝부분은 바윗길로 표면은 금세 길손이 짚고 간 듯 반질거린다. 불현듯 얼마나 많은 길손들이 지나다녔으면 이처럼 반질반질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잔도를 아슬아슬하게 빠져 나오면 고모산성이 자리하고 있다.1500여년전에 축조된 이 산성은 신라와 고구려의 접전지로, 둘레가 1.6㎞에 이른다. 산성은 막바지 복원공사가 한창이며, 탐방로도 말끔히 정비돼 있다. 산성 초입에서 몇 발짝 옮기면 돌고개가 나온다. 달리 ‘꿀떡고개’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과거객들에게 꿀떡을 팔았던 곳이라 해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인근 마성면 오천리 새터 주민들은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꿀떡을 사 먹으며 과거에 붙게 해 달라고 기원했던 곳”이라고 들려줬다. 돌고개 옆 옛길가의 주막거리가 정겹다. 문경시가 올해 초 복원한 것이다. 주막은 2동의 초가와 헛간, 창고 등 옛 양식대로 지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막에는 주모가 없어 목을 축이거나 요기를 면할 수는 없다. 옛길은 돌고개를 넘어 눈앞에 펼쳐지는 문경새재로 향한다. 글 문경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길손들의 쉼터 ‘주막’ 주막은 우리 주위에서 사라져 가는 옛 풍물 중 하나이다. 선조들의 삶의 애환과 체취가 오롯이 묻어 있는 곳이어서 못내 아쉽다. 주막은 17세기를 전후해 국가 관할인 원(院·역의 기능을 보조하여 숙식을 제공하던 곳)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사상(私商)의 발달과 함께 본격화됐다. 주막집·탄막(炭幕)·주사(酒肆)·주가(酒家)·주포(酒鋪)·봉놋방이라고도 했다. 주막은 개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했던 일반 여관으로 민초들이 단골고객이었다. 관리나 거상(巨商)들이 주로 출입했던 고급여관인 보행객주(步行客主)와는 구분됐다. 주막 또는 주막촌은 주로 시골장터와 삼거리 길목, 나루터 등 길손의 통행이 잦은 곳에 자리잡았다. 옛길에는 평균 4㎞ 간격으로 100여곳의 주막촌이 분포했다. 그러나 팔조령 등 험로지역에는 1∼2㎞ 간격으로 자리했다. 주막은 대개 한두 개의 침실과 술청을 갖춘 작은 건물로 형성됐으며, 식당·주점·여관 기능을 함께 했다. 또 상거래 장소이자 팔도의 소식과 문물을 교류하는 문화적 기능도 겸비했다. 메뉴로는 국밥이나 국수가 전부였고, 술도 탁주가 주종이었다. 방값은 음식 등을 사 먹고 잠을 자는 곳이라 별도로 받지 않았다. 대신 많게는 10여명씩 혼숙을 해야 했다. 잠자리는 선착순으로 아랫목·구석·마루를 차지했지만, 지위와 권세가 낮으면 순서와 상관없이 구석이나 마루로 밀려나야 했다. 주막은 경우에 따라서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하층민이 주로 이용한 주막은 도박꾼과 강도들로 득실댔다. 때문에 죄인 색출의 요지이기도 했다. 일부 주막의 주모들은 자신이 직접 몸을 팔거나 들병이(술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술을 파는 장수)를 고용한 윤락업도 병행했다. 주막의 바깥 주인인 ‘식주인’은 관아의 끄나풀로 손님들의 동향을 정탐해 밀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주막은 보행에 의존하던 길손들의 문화가 70년대 이후 교통수단으로 대체되면서 급격히 사라졌다. 문경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간식은 웰빙 아이스크림으로!

    간식은 웰빙 아이스크림으로!

    땀 흘리는 더운 여름, 아이스크림은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부드럽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아니면 살찌는 것을 택할까?’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살찐다는 얘기도 옛말이 된 듯하다. 지방 분을 쏙 빼고 유산균을 더 넣거나 검은 콩, 검은 깨와 석류 등이 아이스크림 속에 파묻힌 ‘웰빙 아이스크림’을 먹는 추세다. 여름 더위를 날리는 아이스크림만으로 부족하다면 간식이나 한끼 식사를 대신해 줄 별미 아이스크림 요리도 그만이다. 빵이나 쿠키, 과일 등을 이용한 아이스크림 요리를 만드는 과정은 이벤트 못지않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의 유혹을 뿌리치긴 정말 힘들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함에 시원함까지 더해진 아이스크림은 사랑스러운 애인처럼 늘 곁에 있고 두고 싶다. 사실 이젠 아이스크림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늘 인기다. 그만한 디저트나 기호식품이 없기 때문. 그래도 어디 여름철 아이스크림만 하겠는가. 땀 뻘뻘 흘리는 더운 날 달팽이 모양의 과자 위에 올려 놓은 콘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는 그 맛은 세상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최고의 별미다. 한 스푼씩 떠먹는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 사르르 녹으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운 맛은 오직 행복만을 전해준다. 최근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간단한 간식이나 한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계절 과일은 물론 쿠키, 빵, 도넛과의 만남을 통해 묘한 조화를 이뤄내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다이어트 방법도 생겨나고 있다. # 아이스크림으로 다이어트 다이어트한다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은 영 이치에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다이어트에도 아이스크림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성들은 하루 한 끼를 한 컵의 아이스크림으로, 남성들은 한 컵 반의 아이스크림으로 때우면 된다. 단 컵당 열량이 250㎉ 칼로리에 못미치는 저지방 아이스크림을 택해야 한다. 나머지 두 끼는 건강한 식사를 하면 되는데 과식하지 않는 절제가 비결이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다이어트하는 사람의 음식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실컷 먹고 싶은 강력한 충동을 달래 준다는 이점이 있다. # 영양가 높은 아이스크림으로 다양한 요리를 아이스크림은 영양가가 높다. 고지방 아이스크림은 100g당 열량이 200㎉ 정도나 된다. 간식, 디저트, 환자식, 유아식으로 인기가 많은 이유다. 종류는 얼음처럼 얼린 하드 아이스크림과 떠먹을 수 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있다. 점차 아이스크림은 나홀로가 아닌 다른 식품과 어우러져 새로운 요리 영역으로 자신의 진가를 높이고 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과일, 빵, 떡 등을 따뜻한 초콜릿 소스에 찍어 먹는 ‘아이스크림 퐁듀’는 최근 인기다. 싱싱한 과일 등을 초콜릿에 콕 찍어 먹을 때도 좋지만 아이스크림의 표면이 뜨꺼운 초콜릿에 순식간에 응고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스크림을 튀겨 먹는 별미 요리도 있다. 찹쌀 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겨낸 ‘아이스 찹쌀 경단’,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은 도넛가루 옷을 입혀 튀겨낸 아이스크림 찹쌀 도넛’은 말만 들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타르트빵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타르트 아이스’, 샌드 과자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아이스 쿠키 샌드’는 재료만 준비되면 몇분 만에 뚝딱 만들 수 있다. # 아이스크림 가게도 카페처럼 지난 주말 신촌 현대백화점 옆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르’. 많은 이들로 북적인다. 과거 테이크 아웃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되던 이곳이 카페식으로 탈바꿈하면서다. 롯데제과는 이 나뚜르 매장에 둥근 테이블도 놓고 치즈 케이크와 커피도 팔며 카페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 놓았다. 고객들이 먹는 아이스크림도 예사롭지 않다. 검은 콩이 알알이 박힌 ‘검은콩 검은 깨 아이스크림’‘석류 아이스크림’등 이른바 ‘웰빙 아이스크림’이다. 이젠 아이스크림도 웰빙 바람을 타고 천연 과일 아이스크림, 유산균을 늘린 대신 지방 성분을 줄여 다이어트에 좋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이 인기 가도를 달린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촬영협조 : 롯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나뚜르´> 아이스크림 요리는 다른 요리처럼 만들기 쉽지 않다.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슬슬 녹아 버려 자칫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빨리 만들어서, 후다닥 먹어야 한다. 이것저것 시간을 낭비하다가는 그야말로 아이스크림 흔적만 남게 된다. 하지만 잘 만든 아이스크림 요리는 그야말로 ‘먹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맛있는 아이스크림 요리는 만드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이벤트가 되기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만들면 더욱 신나는 요리시간이 된다. (1)아이스크림 퐁듀 재료:롯데 가나 밀크초콜릿 75g 4개, 우유 150∼200㏄, 바게트빵, 조각 치즈케이크, 딸기, 바나나, 키위 만드는 법:(1)초콜릿을 녹이기 쉽게 잘게 자른다.(2)퐁듀용 냄비 또는 보통 집에서 사용하는 냄비에 우유 150㏄∼200㏄ 넣고, 중간불로 데운다.(3)우유가 끓으면 불을 끄고 초콜릿을 넣는다.(4)접시째 냉동시킨 아이스크림을 동그란 모양으로 담아낸다.(5)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과일, 치즈케이크 등을 초콜릿에 찍어 먹으면 된다. TIP (1)취향에 맞게 브랜디를 약 10㏄ 넣으면 향이 한층 부드러워 진다.(2)온도가 내려가면 초콜릿 소스가 굳어버리는 경우가 있다.(3)다 먹은 후 냄비에 남은 초콜릿은 우유를 넣어 한번 더 데우면 초콜릿 드링크로 먹을 수 있다. (2)슈 아이스 재료:바삭한 슈가볼빵, 다양한 아이스크림 만드는 법:(1)슈가볼빵 가운데에 칼집을 내어서 그 속에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넣는다.(2)접시에 모양 있게 담아낸다. (3)웰빙아이스 쿠키샌드 재료:비스킷, 다양한 아이스크림 만드는 법:(1)비스킷 위에 엷게 아이스크림을 펴서 바른다.(2)그 위에 비스킷을 올린다.(3)접시에 예쁘게 담아낸다. (4)타르트 아이스 재료:타르트 빵, 다양한 아이스크림, 막대 초콜릿 만드는 법:(1)타르트빵 위에다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예쁘게 담아낸다.(2)그 위에다 막대 초콜릿으로 장식을 한다. (5)아이스크림 찹쌀도너츠 재료:떠먹는 아이스크림, 찹쌀가루, 우유, 후루츠 과일캔, 식용류,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물 만드는 법:(1)찹쌀가루와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물을 섞어 반죽한 다음 한 입에 먹기 좋은 밤알 정도 크기로 동그랗게 미니완자를 만든다.(이때 안에다 팥대신에 아이스크림을 넣는다.(2)만들어진 완자를 중불에서 살살 굴리다 약한불로 조절한 후 갈색이 되면 건져 낸다.(3)위의 것을 기름종이나 키친타월 위에다 식힌 다음 예쁜그릇에다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미니 찹쌀도너츠를 몇 알 담아 낸다.
  • 박물관은 또 다른 학교

    박물관은 또 다른 학교

    현장학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이 또 다른 학교로 부각되고 있다. 낡은 유물이나 어려운 설명들로만 가득 찬 지루한 박물관은 이미 옛말이다. 열쇠나 부엉이, 책, 떡 등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만 가지고서도 우리나라와 세계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박물관들이 많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서울에 있는 다양한 박물관들을 둘러봤다. ●‘손대지 마시오’ No! 맘껏 만지고 느끼며 체험하세요∼ 송파구 신천동의 ‘삼성 어린이 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어린이를 위한 체험식 박물관이다. 건축 현장속의 일꾼이 되어 집을 짓는 건축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우리집은 공사중’, 성장과 노화를 주제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나는 나는 자라요’ 등 흥미로운 전시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 있는 ‘별난 물건 박물관’은 말 그대로 전 세계의 상식을 깨는 재미있고 특이한 물건들을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전 세계에서 모은 300여 가지의 전시물들이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로 전시되고 있으며, 다른 박물관과 달리 매달 전시물이 새로 바뀐다. 손가락 두 마디보다 작지만 정규방송이 흘러나오는 초미니 컬러 텔레비전, 거울의 반사각을 이용해 반듯이 누워서도 텔레비전을 볼 수 있게 만든 ‘귀차니스트 안경’ 등 기발한 물건들을 접할 수 있다. 별난 물건 박물관 김덕연 관장은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엉뚱한 물건들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체험할 수 있어 어린 자녀들의 창의력 키우기는 데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색적인 것을 함께 체험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떡, 농기구 등 통해 소박한 서민문화 엿봐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 전통음식 연구소 2,3층에는 사라져가는 옛 부엌살림과 유물들을 모은 ‘떡·부엌살림 박물관’이 있다. 이 곳에는 연구소 윤숙자 소장이 20여 년에 걸쳐 수집해 온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부엌살림과 떡 관련 소장품 2000여 점이 주제별, 재료별, 용도별로 전시돼 어제와 오늘의 음식문화와 부엌살림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오는 8월7일부터는 2주일 동안 ‘여름방학 기획-어린이와 함께하는 떡과 차 이야기’ 특별기획 전시 및 체험학습 행사가 마련된다. 떡살과 다식판 등 떡을 만들 때 사용하던 전통 조리기구 전시는 물론 떡과 차를 먹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중구 충정로에 있는 ‘농업박물관’은 선사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농업의 발달과정과 전통 농기구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농업관련 유물과 전통장터 등 옛 생활상을 볼 수 있으며, 우리 쌀과 출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관도 마련되어 있다. ●박물관이야, 카페야? 쉬며, 구경하며 즐기는 박물관 종로구 삼청동의 ‘부엉이 박물관’에 가면 부엉이를 주제로 한 미술품과 공예품 20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고풍스런 분위기로 꾸며진 카페 스타일의 이색박물관으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마시면서 전시품을 즐길 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엉이를 주제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어린이 손님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2002년 문을 연 북촌 ‘가회 박물관’은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겨있는 부적과 민화를 전시하고 있다. 한국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전통 한옥 전시실에는 옛 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는 민화와 주술적 신앙이 반영되어 있는 벽사그림, 통일신라시대의 인면와(人面瓦), 귀면와(鬼面瓦)와 각종 부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한 켠에는 관람객이 직접 부적을 찍고, 귀면와를 탁본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가회 박물관은 도심 속의 숨어있는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전남 나주 동원사에서 직접 가져온 녹차가 무료로 제공돼 박물관 마당에 있는 통나무 의자에 앉아 민화를 감상하면서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인사동을 거슬러 견지동 쪽으로 오르는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목인 박물관’은 전통 인물 및 각종 동물의 모습을 조각한 목조각상 3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목조각상 전문박물관이다. 전시품은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장승, 무덤에 부장용으로 쓰였던 목용(木俑), 불상이나 동자상 같은 종교적 의미의 목조각상, 망자를 저승세계로 모시는 역할을 했던 상여 장식용 조각,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용도로 각종 신당에 쓰였던 신상(神像) 등이다. 목인 박물관은 담쟁이 넝쿨로 둘러싸인 운치있는 벽돌집으로 옥상정원과 지하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 곳에서는 모든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녹차와 음료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역사와 민속, 미술 분야와 관련된 간단한 도서도 열람할 수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종로구 9개 사립박물관 여름방학 연합전시회 종로구에 있는 9개 사립 박물관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연합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자녀의 손을 잡고 멀지 않은 도심에서 열리는 각양각색의 멋과 지혜의 향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연합전시회에 참가하는 박물관들을 미리 가봤다. 전시회는 7월30일부터 8월16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방송통신대 담 사이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는 ‘쇳대박물관’에서 열린다. 쇳대박물관은 말 그대로 열쇠와 자물쇠를 모아놓은 곳으로 통일 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에 사용되었던 우리 자물쇠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아프리카와 유럽 등의 옛 자물쇠도 전시하고 있다. 북촌의 ‘세계 장신구 박물관’에서는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유서 깊은 장신구를 볼 수 있다. 전시관 중 ‘엘도라도 방’에 있는 10∼16세기 남미 인디오 원주민들의 추장 임명의식을 형상화한 황금으로 만든 뗏목 장식은 전 세계에 5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귀중한 소장품이다. 지난 2004년 쓰나미 발생 이후 발견된 ‘재난 속의 보물’인 인도네시아의 악어 이빨과 멧돼지 송곳니로 된 남성용 목걸이도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장신구 박물관 맞은편 길을 따라 정독도서관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신비한 분위기의 ‘티베트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는 척박한 고원에 불교왕국을 일군 티베트인들의 미의식을 보여주는 다양한 공예품과 복식 등을 접할 수 있다. 사원에서 축제 때 썼던 가면과 정신적 지도자로 섬기던 승려를 본떠 불상처럼 만든 ‘조사상’도 인상적이다. 관련 전문서적도 구입할 수 있으며, 직원이 전시물에 대해 간단한 안내도 해준다. 혜화동 로터리에 있는 ‘짚풀 생활사 박물관’은 말 그대로 지푸라기 하나하나를 엮어 만들어낸 살림살이를 통해 우리 민족 특유의 정신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짚풀 관련 자료만 3500여 점이 모여 있으며, 볏짚과 보릿짚으로 여치집이나 달걀꾸러미 등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짚풀을 연구해 세운 세계 유일의 박물관이다. 종로구 원서동과 창신동에 각각 본관과 별관을 두고 있는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은 불화, 나한상 등 격조 높은 불교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별관인 ‘안양암(安養庵)’은 오래된 절 자체가 박물관이 돼 조선 말기 사찰 건축을 감상할 수 있는 보너스도 있다. 남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초전섬유-퀼트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섬유예술박물관이다. 사라져 가는 한국 전통 조각보 기법을 전승하고 한국섬유예술을 세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박물관은 세계의 전통섬유 직물전 등 퀼트와 텍스타일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구기동에 있는 ‘삼성출판 박물관’은 여러 점의 국보급 전적을 비롯해 희귀 양장본에 이르기까지 10만여 점 이상의 전적과 관계자료를 소장, 전시하고 있다. 개관 16돌을 맞은 터줏대감으로 우리나라 출판 인쇄문화 1300년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효과적인 박물관 관람법 박물관에 가면 방대한 전시물을 다 둘러보지도 못하거나 노트에 전시품에 대한 설명만 빽빽이 베껴 가지고 나오기 일쑤다. 하지만 박물관 감상에도 나이별, 주제별로 요령이 있는 법이다. 영유아들에게는 지식 학습보다는 박물관이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감을 이용해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이 가능하거나 부모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박물관이 좋다.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자주 등장하는 과거와 현재의 동·식물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자연사 박물관도 좋다. 하지만 아이가 방대한 양에 지겨워하지 않도록 궁금해하는 것 위주로 몇 가지만 아쉬운 듯 둘러보고 나오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는 상설전을 아이들의 시각에 맞게 재구성해 체험 위주의 전시를 하고 있는 국공립 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을 이용해 보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궁궐과 유적은 조선시대의 정치사와 문화사를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찾는 것이 좋다. 독립기념관, 전쟁기념관 등의 역사인물기념관이나 백범기념관, 유관순기념관 등의 인물박물관은 근현대사의 배움터로 활용할 수 있다. 과학관은 보다 폭넓은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교과서 단원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박물관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행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책과 언론보도 등의 자료를 미리 읽어보고 가는 것도 효과적인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물관 관람 뒤 견학보고서를 쓸 때는 획일화된 형식을 벗어나도록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 보자. 그림으로 표현하기, 당시 시대상황 상상하기 등 자율적이고 다양한 형식의 보고서는 아이들 스스로 의문을 던지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지식을 습득하는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다. ■ 도움말 ‘내 아이의 즐거운 박물관(프리미엄북스)’ 저자 오명숙 ‘새롭게 보는 박물관학교’ 대표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13)영화속 학교 폭력, 무엇이 현실과 다른가?

    ■ 생각열기 영화 ‘싸움의 기술’,‘말죽거리 잔혹사’,‘방과후 옥상’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혹시, 주인공이 멋있게 느껴졌는가? 약자였던 주인공이 악당 같은 학생을 응징할 때 쾌감을 느꼈는가? 이러한 영화를 보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우리의 마음은 곧 불편해져야 한다. 먼저, 이러한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학교를 배경으로 폭력장면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학교 옥상에서 싸움을 많이 한다. 둘째, 집단폭력과 따돌림을 자행하는 못된 학생들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끝이 안 좋다. 주인공으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셋째, 그 학생들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주인공이 어떤 계기에 의해서 멋지게 응징하면서 마무리된다. 넷째, 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구경을 하고 있다. 집단따돌림이 벌어지거나 싸움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한다. 영화속 학생들은 누가 싸움에서 이길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 다섯째, 싸움이 벌어질 때 선생님들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주로 싸움이 완전히 끝난 뒤 뒤늦게 수습하러 온다. ■ 생각에 날개달기 학교폭력을 다루는 영화는 현실 세계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영화에서는 갈등의 정점에서 단판의 싸움으로 모든 것이 해소되지만 실제로는 더 큰 폭력을 불러오거나 깊은 상처를 가져온다. 폭력을 폭력으로 갚았을 때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이 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증오와 보복이 반복될 수 있다. 영화에서는 폭력이 영상 미학과 결합되어 주먹과 다리를 한대 날려도 멋지게 날리고, 승리의 결과만을 나타내지만, 맞는 이의 고통에 대해서는 철저히 생략해버린다. 영화에서는 싸우는 이들과 구경하는 이들로 나누어진다. 싸우게 되면 당연히 패배자와 승리자가 생긴다. 영화에서는 약자였던 주인공이 어찌어찌해서 강한 상대방을 이긴다. 승리자와 패배자는 과연 누구인가? 필자가 보기에 진정한 의미의 패배자는 싸움을 구경했던 학생들이다. 이들은 마치 무술의 달인들 중 누가 최강자인가를 생각하면서 K1을 즐기듯, 학교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구경한다. 적어도 영화에서는 누구 하나 싸움을 말리는 이들은 없다. 폭력 자체가 우발적으로 벌어졌다고 해도 구경하는 학생들은 그 싸움을 말려야 했다. 말릴 용기가 없었다면 적어도 교무실로 달려가거나, 몰래 나가 경찰서에 휴대전화로 신고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영화속에서 그런 용기있는 학생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은 비겁한 고자질이 아니다. 폭력의 피해를 막기 위한 지극히 인권적인 행동이다. 폭력은 그것을 용인하는 구성원들의 문화와 가치에 의해 발생되기 때문이다. 폭력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확고한 개인적 신념이 있다면 폭력의 싹이 나오지 않게 할 수 있다. 영화는 폭력 이후의 결과에 대해 현실과 큰 차이를 나타낸다. 영화에서는 폭력을 손쉽게 사용하고, 결말을 맺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폭력의 결과로 법적·경제적·사회적·교육적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즉, 싸움 잘했다고 사람들이 박수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형법에 의하면 단순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집단폭력을 행했거나 무기를 들고 싸운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상습적인 경우 처벌이 가중된다. 학교폭력대책 예방법도 가해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 학급교체, 전학,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퇴학처분까지 감수해야 한다. 지금 학교폭력문제는 검찰과 경찰, 국가청소년위원회, 교육부와 교육청, 언론, 국회 등에서 대책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따라서 갈수록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에게 법적·경제적·사회적 책임을 묻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대해서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성경 누가복음 10장에 보면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서 크게 다쳐 길에 쓰러졌는데, 제사장과 레위사람들은 그를 무시하고 모른 체하였다. 그런데 당시 하층민으로 취급받던 사마리아인이 그를 구해주었다. 이 법은 누군가가 위해를 입거나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구조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처벌하자는 것이다.‘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의하면 제사장과 레위사람은 처벌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 법을 채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이 법을 시행하고 있다. 영화처럼 폭력이 얼마 뒤 발생될 것을 알고, 교실에서 집단따돌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방관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비추어볼 때 구경꾼과 방관자들에게도 가해자처럼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지 모른다. 비록 이러한 가상의 법이 아니어도, 우리의 양심과 도덕과 윤리와 인권의 관점에서 본다면 폭력의 늪으로 친구들이 빠져들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근래 들어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교내에 CCTV를 설치했지만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학생들 한명 한명이 폭력을 예방하고 감시하는 인간 CCTV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승리자는 자신에게 치밀어 오르는 상대방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주먹이 아닌 합리적 대화로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또한, 더 큰 승리자는 싸움에 이긴 자가 아니라 싸움을 말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이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 착한 사마리아인법 개정에 대해서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2.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3가지 이상 찾아보자. 3. 매스미디어가 학교 폭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자신과 친구들의 경험을 나누어보자. 김성천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안양충훈고 교사
  • “이젠 한국이 지구를 지킨다”

    “이젠 한국이 지구를 지킨다”

    “그동안 지구를 미국이나 일본에서만 지켰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도 지켜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내 드라마의 ‘미다스 손’ 김종학 감독이 던지는 뼈있는 농담이다. 영화로 치면 블록버스터급인 초특급 어린이 SFX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태왕사신기’를 제작하고 있는 청암엔터테인먼트(대표 김종학)의 ‘이레자이온’(감독 박찬율·윤민항, 극본 윤민항)이다.30분짜리 26부작으로 국내 최초 드라마 펀드인 ‘굿앤리치 드라마 사모특별자산펀드 1호’에서 무려 100억원을 투입한다.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 제작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울트라맨’,‘가면 라이더’,‘후레쉬맨’,‘파워레인저’ 등 일본이나 미국의 전대물(戰隊物) 또는 특수촬영물을 떠올리면 이 작품에 대한 이해가 쉬울 듯. 국내는 물론 세계를 겨냥해 2년 동안 기획했고, 실사와 3D애니메이션으로 꾸미고 있는 ‘이레자이온’은 해 달 불 물 나무 쇠 흙의 정기를 받은 일곱 용사 천지 7인이 주인공. 이들은 우주의 절대악 테라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테라를 따르는 황도 12궁에 맞서 지구를 지켜내게 된다. 18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 감독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캐릭터가 생생한 드라마를 만들어 놓고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작품이 없었다.”면서 “이르면 오는 11월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게임, 완구, 출판, 캐릭터 팬시 사업 등이 동시에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 퀄리티를 위해 일본 특별촬영 전문사 몬스터즈와 손잡고 캐릭터 디자인에만 1년 동안 약 15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를 포함해 순수 제작비는 60억원으로, 나머지 40억원은 세트장을 포함한 테마파크 건설에 쓰인다. 청암엔터테인먼트 이철희 이사는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 일본 미국 중국 등과 접촉했더니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세계적인 작품들과 경쟁할 수 있는 한국 전대물의 위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근로자 위협하는 화학물 직업병

    [세이프 코리아] 근로자 위협하는 화학물 직업병

    지난달 경기도 부천시 소재 조명기기 생산업체 K사에서 일하던 근로자(49)가 40여일 만에 피부홍반과 간기능 장애 등으로 갑자기 숨졌다. 앞서 1월14일에도 경기도 광주시의 휴대전화 부품생산업체 H사에서 똑같은 증세로 외국인 여성근로자(24)가 30여일 만에 숨졌다. 노동부가 원인조사를 해본 결과 이들은 트리클로로에틸린(TCE)에 의한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노출 무방비 문제의 트리클로로에틸린은 휘발성 액체로 다른 물질을 녹이는 유기용제 가운데 하나다. 산업현장에서는 생산품의 포장 전 세척·탈지제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 물질의 유해성은 자극, 두통, 현기증, 알레르기, 신장·간장 이상, 마비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특이체질을 가진 근로자가 고농도로 노출되면 짧은 기간(40일 이내) 내에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이 발생,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화학물질에 의한 사고는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1차적인 잘못이 있지만 위험한 화학물질에 대한 실태파악과 예방조치를 소홀히한 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 그 동안 정부가 실시하는 제조업체 작업환경실태조사 등 화학물질 관련 조사는 단순히 화학물질별 취급사업장 수, 근로자 수, 취급량 등 규모 파악에 그치고 있었다. 직업병 역학조사조차 국소적으로 이뤄져 화학물질에 대한 근로자의 노출정도, 사용공정과 작업방법 등 정확한 실태 파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업현장에서 화학물질에 노출, 사망 또는 심한 장애를 겪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경기도 화성의 LCD 등 플라스틱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외국인 여성 근로자 8명이 노말헥산에 노출돼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해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직업병은 석탄광업과 중공업 발달 등으로 90년대까지 진폐증, 소음성 난청, 중금속 중독, 유기용제 중독 등이 주류를 이뤘다.2000년대는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질환 등 작업 관련성 질병이 다양하게 발생되고 있는 추세다.2004년도 직업병 및 작업 관련성 질환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 요양자는 모두 7895명으로 전년도 7740명에 비해 155명(2.0%)이 증가했다. 직업병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2004년 1288명으로 전년도 1390명에 비해 102명(7.3%)이 감소했다. 하지만 산재 사망자의 45%가 직업병 등 업무상 질병으로 분석돼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요구된다. ●화학물질 정보카드 보급 정부는 올해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파악과 자료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직업병 발생의 최대 원인인 데다 후유증이 심각한 화학물질에 의한 근로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우선 직업병 발생 화학물질로 알려진 30종을 선정, 매년 5∼6종에 대한 유통 및 사용실태 등 구체적인 조사에 나선다. 올해는 전국 5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노말헥산, 트리클로로에틸렌, 브롬화메틸, 디메틸포름·아세트아미드, 이소시아네이트류, 결정형 유리규산 등 6종에 대한 사용실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조사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한 화학물질정보카드(CIC)와 취급공정별 대책자료 등을 개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그 동안 사후관리에 의존해왔던 화학물질 관리의 틀을 바꿔 유해 화학물질의 유통, 사용 및 취급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실시해 예방체계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작업환경 바꾸고 사내 보건센터 운영 지난 15일 한국델파이 대구공장의 보건센터.20여명의 근로자들은 특별히 초청된 연세대 권오윤(물리치료학과) 교수에게 불편한 자신의 몸 상태를 상담하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15년째 차량용 히터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조영국(38)씨는 “평소 작업자세가 좋지 않아 목 디스크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사내 보건센터에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으니 병원보다 편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재료를 반복적으로 다루는 작업이 많은 이 회사 2000여명의 근로자들은 언제든 전문의와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회사가 근로자의 건강상태 개선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04년. 회사는 먼저 노사가 참여하는 근골격계 질환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작업환경을 점검해 나갔다. 이후 8개월 동안 10억원을 투자해 불필요하게 근육을 사용하는 1000여곳의 작업공정을 개선했다. 더불어 물리치료사와 운동치료기 22종을 갖춘 보건센터와 50평 규모의 체력증진센터를 운영하고 통증관리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 나갔다. 각종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해 1주일에 5차례씩 통증완화치료 및 관절보호기법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해나가고 있다. 몸이 불편하면 업무시간에도 2시간 정도 상담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이 이어지자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처음에는 하루 40∼50명에서 2년이 지난 지금은 1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근로자의 건강이 좋아지며 경영도 좋아졌다.2004년 6204일이던 휴업일수가 지난해는 2049일로 줄었다. 이에 따른 비용손실도 3억 7000만원대에서 1억원대로 크게 낮아졌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5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근골격계질환 예방 최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기철 사장은 “가정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작업공간은 안방처럼 편안해야 한다.”면서 “회사는 근로자의 고충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도 불편한 작업환경을 바꿔달라고 요구할 귄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화학물질 DB 구축 중독사고 예방 절실 그동안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이 발생하면 해당 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을 일제점검했다. 예방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제한된 화학물질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고위험근로자를 찾아낼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예방사업이 가능해진다. 화학물질에 의한 직업병은 최근 50인 이하, 심지어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자주 나타난다. 주로 유수한 대기업에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과거 대기업이 자체생산하던 것을 소기업이 하청받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규모 기업은 근로자의 건강보다 생산단가를 낮추는 데만 관심을 가져 직업병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악순환을 몰고왔다. 하청업체 근로자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대기업에는 해당제품의 불매운동 등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것도 직업병 예방을 위해서는 좋은 방법이다. 화학물질은 워낙 종류가 많은데다 사업주나 근로자들도 각 화학물질이 어떠한 독성이 있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공기관이 사업주나 근로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사업주나 근로자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의문이 생기면 공공기관에 의뢰, 공공기관은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하면 현장조사로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지도를 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건강유해도조사(HHE), 영국에서는 작업장보건연결(Workplace Hwalth Connet)이라는 제도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강성규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보건국장
  • [주말화제] 한국아줌마 ‘훈수의 힘’

    [주말화제] 한국아줌마 ‘훈수의 힘’

    ‘아줌마들이 세계적인 일류 상품을 만든다.´ 한국 아줌마들의 ‘토종적 쇼핑 성향’과 ‘매서운 훈수’가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고급 상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다국적 기업이 국내시장에서 개발한 제품이 해외로 역수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줌마들의 상품 고르는 안목이 까다롭고, 시장이 이 눈높이에 맞춰가다 보니 세계 최고의 상품이 탄생한다. 식품 매장에선 시식을 해야 하고 사은품도 받아야 하는 특성도 가졌다. 또 유행에 민감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즐겨 잠시도 업체들의 머리를 쉬게 만들지 않는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설도원 상무, 한국피자헛㈜ 이관섭 이사, 한국쓰리엠(3M) 전형재 팀장, 한국크로락스 이수정 과장 등 마케팅 베테랑들에게 비결을 들어봤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불평이 원동력 역수출 상품의 탄생은 아줌마들의 ‘직설적인 불평’이 원동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한국피자헛 이 이사는 “우리 나라 아줌마들은 불평사항을 반드시 알려 주고, 특히 짜다·달다·맵다 등 이유까지 말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별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아줌마들의 경우 의견을 잘 내놓지 않고 음식 맛이 없어도 ‘고맙다.’고 말한 뒤 다음엔 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 만큼 아줌마들의 ‘입심’이 음식 맛을 향상시키고, 다양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남편 입맛이 까다로우면 아내의 음식 솜씨가 맛깔스러워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한국피자헛이 3년전에 출시한 ‘리치골드’는 아줌마들의 ‘불평 덕’을 톡톡히 본 경우다. 회사측은 치즈가 많아 짜다는 이들의 ‘훈수’에 모차렐라 치즈에 달콤한 고구마 띠를 두른 피자 제품을 내놓았다. 리치골드는 1년 만에 1000만판을 판매하는 히트를 쳤고, 일본으로 역수출됐다. 중국 피자헛 기술연구팀은 벌써 노하우를 배우고 갔다. ●아줌마 편지가 세계를 바꾸다 한국쓰리엠은 96년 주부 소정화씨가 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소씨는 자신을 문수엄마라고 소개한 뒤 ‘양면수세미’를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내민 양면수세미란 강력한 것과 고운 것을 양면에 단 제품이다. 설거지를 할 때 그릇마다 수세미를 번갈아 쓰는 게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2년 후인 98년 ‘삼중 수세미’가 탄생했다. 이 제품은 월 10만장을 돌파하는 히트 상품이 됐다. 해외 마케팅 담당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세계로 역수출되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쓰리엠은 이를 계기로 2년마다 ‘스카치 브라이트 주부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있다.2000명이 참가해 6000건의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한국쓰리엠 전 팀장은 “소비자가 만족할 때까지 보완하는 한국쓰리엠의 원칙이 자리잡는데 삼중수세미 개발건이 일조를 했다.”면서 “단계마다 소비자의 평가를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말했다. 돈을 쏟아 개발한 제품이라도 소비자가 ”노”라고 말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단다. ●근검 절약의 생활화 몇 천원짜리 일회용 생활용품도 아줌마부대의 날카로운 눈길을 피해갈 수 없다. 한국크로락스 이 과장은 “한국 주부들은 플라스틱 숟가락도 함부로 버리지 않을 만큼 알뜰하다.”면서 “일회용 용기인 ‘그래드’를 평균 6개월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컴퓨터, 휴대전화, 화장품 등 유행에 민감한 제품은 과감하게 구입하지만, 생활용품에 대해선 굉장히 인색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2001년 10월 국내 진출한 크로락스는 일회용이란 틀을 벗어던지고 지난해 견고하고 튼튼한 제품으로 업 그레이드했다. 밀폐력과 밀봉력을 높이고,100% 폴리프로필렌을 사용해 오래 사용해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도록 개발했다. 이 제품은 호주와 아시아 지역으로 역수출된다. ●값이 싸도 고급스러워야 ‘싼 가격, 고 품질’을 요구하는 아줌마들의 이중적 소비 스타일도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테스코 설 상무는 “미국·유럽의 할인점은 싼 가격만으로 승부수를 걸어 대부분 창고형 매장”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선 백화점급 서비스를 갖춰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문화센터·미용실 등을 입점시켜 발길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삼성과 합작해 국내 진출한 홈플러스는 매장에 푸드코트, 약국, 어린이 놀이터, 레스토랑, 미용실 등을 마련했다. 영국의 본사는 최근 한국매장의 문화센터를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전국 34개 매장의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회원 40만명은 확실한 고급 고객이기 때문이다. 설 상무는 “선진 유통기법을 지녔더라도 한국 아줌마들의 이같은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살아 남기 어렵다는 것이 외국 유통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인터넷으로 실시간 평가 아줌마들의 또다른 힘은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진다. 커뮤니티를 만들어 제품의 사용 후기를 실시간으로 올리고,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 입소문보다 무서운 ‘웹 소문’이다. 한국피자헛 이 이사는 “한국이 인터넷 문화를 주도하고, 글로벌 문화를 흡수하면서 세계 흐름의 중심이 돼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성공하면 태국·중국 등 아시아권을 섭렵한다는 게 마케팅 통설”이라고 설명했다. 훈수하길 좋아하는 우리 민족성이 역수출 상품을 만들어가는 큰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은주 서재희기자 ejung@seoul.co.kr
  • 액운 물러가고 희망 솟아라

    액운 물러가고 희망 솟아라

    ‘보름달에 소원을 빌어보세요.’ 정월대보름인 12일에는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서울 하늘에 환하게 걸린답니다.각박한 도시생활을 잠시 잊고 보름달을 보며 가족의 건강과 한해의 소원을 빌어봅시다.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은‘꼭’이루어진다고 합니다.자기 나이만큼 다리밟기를 하면 그 해 다리에 병이 나지 않고,‘딱∼’소리를 내며 힘차게 부럼을 깨물면 일년 열두 달 동안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멀리갈 필요도 없습니다.가까운 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각 구청들의 대보름 행사에 참가해 보세요. 어린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답니다.쥐불놀이,팽이치기,제기차기,투호놀이,달집태우기 등 민속놀이를 즐기며 가족만의 대보름 추억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뒷동산으로 달맞이 가세∼ ‘동국세시기’에는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를 하면 일년 열두달 재수가 좋다고 적혀 있을 정도로 달맞이는 대보름 행사의 백미로 꼽힌다. 두둥실 떠오르는 대보름 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그 소원도 이뤄진다고 한다. 농부들은 달의 모양, 크기,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12일 오후 5시 개운산에서 구민들의 희망과 소망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흥을 돋우기 위한 사물놀이와 소원문 낭독, 성북구립합창단의 축가, 달타령 등 민요 한마당, 달집살이(소망문 태우기), 폭죽놀이, 강강술래 등 흥겨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국립극장(www.ntok.go.kr)은 11일 오후 4시 문화광장에서 대보름축제 ‘남산위의 둥근 달’을 펼친다. 국립극장 홈페이지에 있는 소원전단지에 새해 소원을 적어오면 이날 달집을 둘러싼 새끼줄에 매달아 태우며 소원을 빌 수 있다.100 가정을 추첨해 2006년 정기공연 중 한 작품을 4인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정기공연 무료 관람권도 나눠준다. ●신명나게 민속놀이 즐겨볼까∼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12∼19일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소망기원 행사를 개최한다.12일에는 사물놀이패의 식전 길놀이 한마당 공연과 십장생 상징물 제막식을 시작으로 시민들이 소망을 복줄에 매달아 소원을 기원하는 ‘소지꽂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참여행사로 투호와 널뛰기, 팽이치기, 미니 복조리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12일 오후 4시부터 마들근린공원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대보름 맞이 청소년 민속행사를 개최한다. 사물놀이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굴렁쇠 굴리기와 쥐불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달집태우기, 강강술래 등 민속놀이 등으로 짜여진 민속행사를 마련한다.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지난 9일 도봉2동 사무소에서 잡신을 몰아내고 마을과 가정의 안녕을 비는 ‘지신밟기’ 행사를 가졌다. 남산골 한옥마을(www.hanokmaeul.org)에서는 12일 오후 4시30분 ‘지신밟기’, 오후 5시30분 짚으로 만든 달집 태우기 등 민속놀이가 열려 액을 쫓고 풍년을 기원한다. 앞서 오전 10시부터는 진채식(정월대보름에 먹는 나물) 전시, 부럼깨기, 오곡밥 제조 시연·시식회, 널뛰기, 연 만들기 등 각종 전시·체험 행사도 열린다. 남산공원(parks.seoul.go.kr//namsan)에서는 11일 오후 2시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액막이 연’ 만들어 날리기, 복조리 만들기, 민속놀이 체험교실(팔각정광장) 등이 운영된다. 보라매공원(parks.seoul.go.kr//boramae)도 12일 민속놀이 자율체험마당, 액막이 연 만들어 날리기,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등의 행사를 기획했다. ●무병장수 기원하며 쥐불놀이 해볼까∼ 쥐불놀이는 논두렁에 불을 질러 쥐를 없앰으로써 그해 풍년을 비는 조상들의 지혜를 담고 있다.‘망월이야∼’하고 외치면서 밭두렁과 논두렁, 마른 잔디에 불을 놓는다. 구멍을 뚫은 깡통을 철사 끈에 단 뒤 깡통에 불쏘시개를 넣고 윙윙 소리 내어 돌리는 놀이다.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는 11일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오목교 아래 안양천에서 쥐불놀이 및 달집태우기, 민속공연 등 대보름 행사를 개최한다. 양평1동 체육회 주관으로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서는 대보름 OX퀴즈 대회와 구슬치기, 팽이치기, 투호놀이 등 대보름 놀이 체험행사가 마련돼 참가자들의 흥을 돋운다. 달집태우기는 약 5m 높이의 달집에 불을 사르는 것으로 구민들이 달집을 둘러싸고 어깨동무를 하는 멋진 장관이 연출된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10일 오후 3시부터 신정교 아래 안양천 둔치에서 대보름 민속축제를 개최한다. 동대항 줄다리기와 윷놀이와 함께 연날리기, 쥐불놀이, 부럼깨물기, 그리고 한해 소원을 비는 달집태우기와 강강술래가 펼쳐진다. 민속공연으로 태권무와 풍물놀이, 경기민요, 남도판소리 등 정겨운 우리 소리와 함께 고유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눠요∼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10일 오전 11시부터 건국대 동문회관 연회실에서 지역 내 저소득 노인 200명을 초청해 민요 공연, 장기자랑 순서가 있는 경로잔치를, 광진노인종합복지관은 관내 10개 경로당을 순회하며 ‘만두 만들기’ 행사를 열기로 했다. 구의 3동에서는 ‘대보름에 땅콩, 호두, 잣 등 부럼을 깨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는 민간속설에 따라 땅콩을 충분히 준비해 방문하는 민원인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정월대보름에 대한 자료도 제공할 계획이다. 각 동별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10일부터 21일까지 윷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온 주민들이 학교 운동장에 모여 농악놀이도 하고 제기차기, 윷놀이 등의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펼치며 새마을 부녀회에서 마련한 국수, 돼지고기, 떡, 막걸리 등도 함께 나누며 주민대화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서울시청팀종합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광통교 다리밟기 81년만에 재현 정월대보름 다리밟기가 청계천 광통교에서 81년만에 재현된다. 서울 중구(구청장 성낙합)는 12일 오후 5시30분부터 지난해 복원된 청계천 광통교에서 다리밟기 행사를 옛모습 그대로 다시 열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1925년 중단된 뒤 무려 81년만에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재현되는 것이다. 다리밟기는 광통교∼광교∼모전교를 오가는 1㎞구간에서 진행된다. 코스 곳곳에서는 쥐불놀이·강강술래와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주변에 먹을거리 장터가 마련돼 조선시대 답교놀이 때마다 장관을 이뤘던 당시의 풍경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앞서 오후 3시부터는 연 만들기 시범과 제기차기, 널뛰기, 윷놀이, 떡메치기, 소망고치기, 팽이치기, 투호놀이 등 세시풍속 민속체험 한마당이 열린다. 답교로 불리는 다리밟기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됐다. 정초에 자기 나이만큼 다리를 밟으면 그 해 다리에 병이 나지 않고 재앙을 물리치며 복을 받는다고 믿으면서 유래했다. 다리를 많이 지나갈수록 좋다고 해서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3일간 성안에 있는 모든 다리를 밟고 지나갔다. 놀이에는 양반부터 서민까지 구별 없이 동참했는데, 이때 퉁소와 북의 장단에 선소리꾼까지 참여해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경도잡지’에 의하면 서울에서는 광통교와 수표교가 다리밟기를 가장 많이 하던 곳이며, 마포·아현·노들·살꽂이 등 크고 작은 다리에서도 이뤄졌다. 이날은 관례에 따라 통행금지도 완화됐다. 양반층에서는 서민과 어울리기를 꺼려 하루 전날 저녁에 다리를 밟았는데 이것을 ‘양반다리밟기’라 했다. 남녀가 유별하여 부녀자들은 정월보름 다음날 저녁에 다리를 밟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리밟기 놀이는 1925년 돌마리를 끝으로 중단됐고, 그후 간헐적으로 주민들 사이에 광교와 수표교에서 이뤄지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자취를 감췄다. 금천구(구청장 한인수) 금천문화원도 11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사물놀이 풍물팀의 흥겨운 풍악을 앞세워 ‘시흥다리밟기 행사’를 개최한다. 구의 명물인 천년이나 된 은행나무 앞을 출발하여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까지 걸으며 한해 소원과 연중무사를 비는 행사로 지금은 복개되어 다리가 없지만 원래 석교가 있던 자리에서 열린다. 시흥다리밟기 행사는 지금으로부터 200여년 전인 조선 정조대왕 때부터 시작됐고, 그 뒤 주민의 무운장수를 기원하는 연래행사로 자리 잡았다.
  • [실전 논술] 예술 표현의 자유

    [실전 논술] 예술 표현의 자유

    ●예술적 표현의 자유는 사회 상황과 통념에 따라 제한받는 정도가 다르다.‘예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 글의 주장을 활용하여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로 쓸 것.) 바라건대 부패된 정부나 또는 포악한 전제적인 정부에 반대하는 보장책의 하나로서 ‘출판의 자유’를 새삼스럽게 옹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시대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으로 생각되었으면 한다. 일반 민중과 이해(利害)를 달리하는 입법부나 행정부가 민중에게 명령하여 일정한 의견을 품도록 한다든가, 또는 어떠한 교의(敎義) 혹은 어떠한 논의라면 일반 민중이 들어도 무관한가를 결정한다든가 하는 일을 허용해 두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오늘날에는 반대론을 전개할 필요가 없어진 것으로 상상해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또한 자유 문제의 이러한 측면은 종래의 저술가들에 의해서 매우 빈번히,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강조되어 왔으므로 여기에서 특별히 그것을 역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영국의 법률은 출판의 문제에 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튜더 왕조의 시대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굴종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각 부 장관이나 판사들이 반란을 두려워하는 나머지 잘잘못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일시적인 위기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정치적 문제의 논의에 대해서 이와 같은 법률이 적용될 위험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말하면 입헌 국가에 있어서는 정부가 일반 민중에게 완전히 책임을 지고 있거나 지지 않고 있거나 간에 가끔 의견의 발표에 대해 통제를 기도하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정부 스스로가 민중을 일반적으로 너그럽게 대하려고 하지 않는 불관용의 기관으로 되어 의견의 발표를 통제하려고 하는 경우는 예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다음과 같은 경우를 한번 상상해 보기로 하자. 즉, 정부는 완전히 민중과는 일체이며 따라서 민중의 소리라고 생각되는 것과 일치되지 않는 한 어떠한 강제권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경우를 상상해 보기로 하자. 그러나 나는 민중에게는 그와 같은 강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그것이 민중 자신에 의해서 행사되든, 그 정부에 의해서 행사되든 간에-권리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와 같은 권력은 그 자체가 불법적인 것이다. 비록 최선의 정부라 할지라도 최악의 정부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강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권력은 그것이 여론에 따라서 행사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여론에 반하여 행사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해하거나 또는 그 이상으로 유해하다. 가령 한 사람만을 제외한 전 인류가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있고, 단지 한 사람만이 그것에 반대하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인류가 그 한 사람에게 마음대로 말하지 못하도록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 부당한 것은, 그 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했을 때 전 인류를 말하지 못하도록 침묵케 하는 것이 부당한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어떤 의견이 그 소지자 이외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개인적인 소유물에 지나지 않거나 또는 그러한 의견의 향수(享受)-즉, 그러한 의견을 자유롭게 품는 일-가 방해되는 것이 단지 그 사람의 개인적인 손해에 머무른다 해도 그러한 손해가 단지 적은 수의 사람에게만 가해지느냐 아니면 많은 수의 사람에게 가해지느냐의 약간의 차이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의견의 발표를 억제하게 하는 데 따르는 특유한 해학은 그것이 전 인류로부터 행복을 빼앗는다는 점에 있다. 즉, 그것은 현대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후세의 사람들의 행복을 빼앗으며, 그 의견을 품고 있는, 즉 지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또한 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더 한층 많이 빼앗게 된다는 점에 있는 것이다. 만일 그 의견이 옳다고 하면 사람들은 잘못을 버리고 진리를 포착할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또한 비록 그 의견이 잘못되어 있다 할지라도 그들은 전자의 경우와 거의 마찬가지로 큰 이익- 즉, 진리와 오류가 서로 충돌할 때 진리가 마침내 오류를 물리치게 되는 데서 생겨지는 진리에 대한 보다 더 뚜렷한 이익과 보다 선명한 인상을 받게 되는 이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개의 가설은 제각기 그것에 대응하는 별개의 뚜렷한 논의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므로 서로 따로 떼어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우리들은 우리들이 억압하려고 애쓰는 의견이 잘못된 의견이라고 단정해 버릴 정도로 확신할 수 없으며 설사 그렇게 확신한다 하더라도 그 의견을 억압하는 일은 여전히 악일 것이다. ●지문의 분석 이 글은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 역사학자인 J.S. 밀의 대표적 저서인 ‘자유론’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자유에 관한 사상을 집대성함과 동시에 19세기 중엽의 자유를 둘러싼 문제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술한 고전적 명저로 평가된다. 이 글은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내용으로서 비록 소수, 아니 한 사람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그에게 마음대로 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한 사람이 전 인류를 말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무제한적인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의견의 발표를 억제하는 것은 전 인류로부터 행복을 빼앗는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 설령 잘못된 의견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억압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억압했을 때의 이익보다 더 크다고 말하고 있다. ●출제의도와 생각하기 다들 표현의 자유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 한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다. 표현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바탕으로 의견을 논술해야 한다. 물론 일방적인 입장에서 극단적인 주장을 전개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지닌 정당성을 주장하되 그 주장이 지닐 수 있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그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더욱 타당하다는 식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무방하다. 그리고 이 글의 내용을 활용하여 내용을 전개하라고 하였으므로, 먼저 제시문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제시문에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글쓴이의 입장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글쓴이는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관점과 입장을 파악하여 이에 대한 평가를 하는 내용을 본문의 첫 문단에서 제시하면 논의가 그만큼 구체적일 수 있다. 물론 제시문을 그대로 옮기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고 이것을 자신의 입장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극단적인 주장은 대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하였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현실 속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관점을 잡았다면 그와 관련하여 논의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 즉, 표현의 자유를 일반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것을 논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예술 분야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예술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자주 논의되는 내용이다. 인터넷에 올라 논란이 된 미술 교사의 나체 사진이나 영화와 소설에서의 예술과 외설 논란 등 구체적인 논의를 인용하여 견해를 제시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예술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하여 언급할 수 있는데, 예술의 표현 자유는 신성 불가침의 영역이라는 극단적인 관점이나 절대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관점보다는 예술의 표현의 자유가 지닌 의미를 구체적으로 성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즉, 예술의 표현 자유는 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 표현의 자유가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드러내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관점 등을 전제로 논의를 전개하면 그만큼 심도 있는 내용이 전개될 수 있다. ●어떻게 쓸까 주어진 논제와 관련해 볼 때, 주제의 방향은 인간의 삶에서 표현의 자유가 지니는 중요성과 필요성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방향과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으로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제문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끌어 가면 자연스러운 전개가 될 수 있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자유주의 원칙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언급으로 시작하면 된다. 우리 사회가 자유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하여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문제를 자연스럽게 제시하여 논의의 방향을 제시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상황을 언급하여 논의를 전개하되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간단하게 언급하면 논의가 심도 있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본론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전개할 수 있다. 먼저 처음 부분에서는 제시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제시문에서 글쓴이는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삶과 직결된다는 점을 전제로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서 그것이 표현의 자유와 연결지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정리를 하면 된다. 물론 이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단순하게 내용을 요약하는 수준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자신의 평가가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평가는 다른 말로 비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글쓴이의 견해가 극단적이라든지 어느 정도 타당성을 지닌다든지 하는 입장을 제시하여 다음 부분에서 자신이 논의하고자 하는 내용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를 정리해야 한다. 본론 두 번째 부분에서는 예술 분야에서 표현 행위가 지니는 의미를 성찰한 다음, 우리 사회의 현실과 관련된 논의를 전개하면 된다. 다른 분야와 달리 예술 분야에서는 창의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태도에 대하여 사회적 관용의 필요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언급하면 된다. 그에 대한 논증으로 예술 분야에서 창의성은 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토대로 하여야 하고, 인간의 삶에서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면 된다. 물론 이러한 내용과 관련해 핵심적으로 예술 분야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의 관용적 태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 자연스러운 논의 전개가 된다. 마지막 결론 문단에서는 예술 행위에 대한 관용적 태도가 지니는 의의에 관해 언급하고 정리해 주면 된다. 이 때 단순히 논의한 내용을 중언부언하기보다는 논의의 의의를 마무리하면 훨씬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열린세상] 검찰·경찰 뭐가 다른가/강지원 변호사·정보통신윤리위원장

    검찰과 경찰은 붕어빵인가. 요즘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검, 경이 뭐가 다르냐고 소리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밀양에서 고교생들의 집단 성폭력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당시 경찰이 피해자 수사과정에서 2중,3중으로 인권을 침해했다 하여 온통 인터넷이 뜨거웠다. 경찰서장은 직위 해제되고 하급경찰관들도 징계되었다. 경찰은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그런데 피해자측에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자 경찰은 태도를 돌변, 영 다른 내용의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잘못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 신원노출에 고의는 물론 과실조차도 없었다, 노래방 등에서 실수발언도 없었다, 당직근무 여경을 잠시 참여시켰다는 등이다. 가장 놀랄 부분은 41명의 혐의자들을 줄줄이 세워놓고 대질, 지목시킨 부분이다. 경찰이 극구 반대했으나 피해자측이 소란스러울 정도로 강력히 요청하여 ‘어쩔 수 없이’ 대질, 지목하게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스스로 하고자 하지 않았는데 피해자 가족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랐다는 뜻이다. 자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경찰에 한마디 묻고자 한다.‘당신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피해자 가족들의 말을 잘 들었느냐?’고. 경찰은 피해 국민을 보호하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일부 국민이 아무리 요구한다 해도 인권침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런 야만적인 행동을 해놓고도 그 책임을 가족들에게 뒤집어씌운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신들의 책임이 면해진다고 생각하는가? 검찰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32살의 유부남인 농구선수가 당시 17세의 여고생을 애인처럼 1년내내 데리고 다니며 성적으로 농락한 사건이 있었다. 신판 ‘로리타’ 사건이다. 문제는 그의 행각 중 첫번째 성관계가 강간이었느냐에 있었다. 그런데 검찰이 현장검증에서 10대 피해자에게 상대남자를 대면한 상태에서 범행장면을 그대로 재연해보라고 하였다. 먼저 피해자를 운전석 뒷자석에 눕게 하고 그 위에 농구선수를 올라타게 했다. 그러고는 농구선수가 앞좌석에서 화간을 했다고 주장하므로 농구선수를 앞으로 옮겨타게 한 다음 그의 무릎위에 양다리를 벌리고 올라탄 모습을 재연하도록 피해자에게 ‘올라타라.’라고 했다. 무릇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대질신문까지도 신중하게 하라는 것이 지침이다. 그런데도 미성년 피해자에게 얼굴을 맞댈 뿐 아니라 몸까지 붙여가며 범행을 재연하게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태적인 일이다. 그런데 피해자측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자 검찰은 법원에 이런 답변서를 제출했다.“피해자의 어머니가 수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하게 했다.”라고. 이 대목에서 검찰에도 똑같이 묻고자 한다.“당신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피해자 가족들의 말을 잘 들었느냐?”고. 검찰은 인권옹호 기관이다. 그 책임을 국민에게 뒤집어씌워서는 안 된다. 피해자 가족이 아무리 요구한다 하더라도 검찰은 인권침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 두가지 사례를 비교해 보라. 어쩌면 그리도 붕어빵인가. 성폭력 피해자에게 야만적인 대질 지목 또는 변태적인 대질 재연을 시킨 점, 그리고 그 잘못을 지적하자 피해자측의 요구에 의했다고 모조리 그 책임을 뒤집어씌운 점 , 그리고 잘못을 시인하고 회개하는 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이다. 검찰·경찰은 뭐하는 기관인가. 우리 국민이 가장 믿고 의지하고 싶은 기관 아닌가.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도 똑같은 행태를 자행하는가. 새해가 되었다. 검·경은 권한싸움일랑 집어치우고 봉사를 위한 자성과 분발에 나서라. 그러면 그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정보통신윤리위원장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아름다운남자 29~12월18일 게릴라극장 고려 무인시대 지식인이었던 세 학승의 삶을 통해 삶의 본질과 지식인의 길을 통찰하는 창작극. 우리 전통을 바탕으로 한 제의극 성격이 독특하다. 이윤택 작·남미정 연출, 장재호 이승헌 출연.(02)763-1268. ■ 용호상박 24일∼12월7일 드라마센터. 강사리 범굿을 주재하는 일을 두고 무가 형제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그린 창작극. 오태석 작·이호재 전무송 출연.(02)745-3966. ■ 여행 2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친구 장례식장에서 겪게 되는 하룻밤의 여행을 그린 세밀한 일상극. 윤영선 작·이성열 연출, 장성익 이해성 출연.(02)744-7304. ■ 늙은 창녀의 노래 12월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양희경의 1인극. 송기원 작·위성신 연출.(02)569-0696. ■ 영영 이별 영 이별 24∼2월19일 산울림소극장.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일대기를 그린 윤석화의 모노극. 김별아 작·임영웅 연출.(02)334-5915. [뮤지컬] ■ 피핀 내년1월1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안무가 밥 포시가 만든 1970년대 대표 흥행작. 서재경 최성원 임춘길 출연.(02)501-7888. ■ 비밀의 정원 12월31일까지 백암아트홀. 역대 뮤지컬 명곡들과 명장면들에 새로운 스토리를 입혔다. 남경주 연출, 최정원 출연.(02)501-7888. ■ 헤드윅 무기한 라이브극장.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가수의 성 정체성 고민을 강렬한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낸 록 뮤지컬. 이지나 연출, 송용진 김다현 엄기준 서문탁 출연.1588-7890. ■ 아이 러브 유 무기한 연강홀. 사랑에 관한 스무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로맨틱 뮤지컬.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오나라 정상훈 출연.(02)501-7888. ■ 넌센스 잼보리 무기한 충무아트홀소극장. 네명의 수녀님과 한명의 신부님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코믹극. 현경석 연출, 이태원 전수경 출연.(02)766-8551. [어린이] ■ 우리는 친구다 25일~1월1일 학전블루소극장 초등생 민호, 유치원생 슬기 남매의 좌충우돌 일상과 이웃 친구 뭉치의 우정. 극단 학전의 어린이무대. 김민기 번안·연출, 이석호 김은영 출연.(02)763-8233. ■ 팥죽할멈과 호랑이 24일∼1월1일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팥죽할멈과 쇠똥, 절구, 멍석 등 집에 있는 물건들이 힘을 합해 호랑이를 물리치는 이야기. 극단 사다리.(02)382-5477. [클래식] ■ 오페라 파우스트 24∼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조차 쉽게 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할 대작중의 대작으로 손꼽히는 ‘파우스트’를 성남아트센터가 개관기념 페스벌의 하나로 제작했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30대 성악가들을 비롯 모두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출동하는 스펙터클한 무대다.‘사랑을 위해 영혼을 거는’이야기인 이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031)729-5615∼9 ■ 킹스 싱어즈 콘서트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41-6234 ■ 당 타이손 쇼팽피아노 협주곡의 밤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43-1601 ■ 호프만 이야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6-5283 ■ 메밀꽃 필 무렵 29일 서울 한전아트센터(031)971-1855. [미술] ■ 전광영전 12월 18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한국적인 소재 한지를 그는 독특한 방법으로 승화시켜 평면과 입체 작업으로 표현, 해외에서 더욱 인기. 가까이 보면 화산의 분화구 같기도 하고, 멀리서 보면 은하계를 보는 듯 착각에 빠져든다.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스타일을 고루 간직한 그의 최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02)735-8449. ■ 문신 조각전 1960년대 파리의 초라한 자취방 시절 창착한 것부터 임종 전 마지막까지 예술혼을 불태우면서 창작한 소품 조각 22점이 선보인다. 소품 브론즈 조각들은 그의 유명한 개미시리즈와 원생동물, 사랑등의 추상형태의 모습들.30일까지 서울인사동 윤갤러리. (02)738-1144. ■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전 허련, 허형, 김규진, 허백련, 김은호 등 19명의 소나무 그림 전. 우리 민족의 역사적 기상과 기개를 상징하는 정신적인 표상물인 소나무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 내년 21일까지 서울 신사동 스페이스 씨.(02)547-7749 ■ 철화자기전 철사안료를 물에 개어 붓으로 자기에 그림을 그린 철화자기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 내년 2월 26일까지 용인 호암미술관(031)320-1801.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정조7년(1783) 1월15일, 인정전에 모인 신하들은 ‘정감록’을 되뇌이던 역적들을 일망타진하게 된 사실을 기뻐하며 국왕에게 축하인사를 올렸다. 난리가 토벌되면 되풀이되는 하나의 관습이었다. 이날 정조는 전국에 사면령을 반포하였다. 웬만한 죄인은 다 풀어주라는 것으로, 이 역시 뒤숭숭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한 상투적인 조치였다. 왕은 포고문에서 문제의 정감록 사건을 일으킨 문인방과 이경래 등 주범들의 죄상을 간단히 요약했다. 사면령을 내리는 동시에, 역모사건의 전모를 백성들에게 간단히 알려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실록, 정조 7년 1월15일 정미) 먼저 사건의 중심에 있던 문인방의 죄를 성토한다. 문인방은 삿된 술수를 써 백성들을 현혹하였다고 했다. 그가 역모를 꾸민 것은 고대 중국에서 일어난 황건적의 난과 비슷하다고 했다. 매우 심한 과장이었다. 그 옛날 장각이 이끈 황건적은 중국 한나라를 기우뚱거리게 만들었다. 문인방 사건이 미수에 그친 것과는 천양지차다. 정조는 문인방이 각지를 떠돌며 힘센 장사를 모으려 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것이 명종 때 유명한 도적 임꺽정 사건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역시 과장된 표현이다. 문인방은 백천식, 김훈 등과 짜고 상주의 백학산 아래 만든 소굴에 머물렀다. 이 사건이 발각된 것은 그들과 한통속이던 박서집이 밀고했기 때문이었다. 전라도에서 체포된 문인방은 전주 감영에서 취조를 받았고, 곧이어 서울로 붙들려가 본격적인 신문을 받았다. 그는 역모 사실을 모두 실토했다. 군량을 담당할 사람, 난리를 일으킬 때 선봉장을 맡을 사람 등 가담자들의 역할은 이미 정확히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그 가운데는 도원수도 있었고, 대선생(大先生)으로 불리는 선비까지 존재했다. 문인방 사건 때 도원수로 내정된 이는 이경래였다. 이 사건이 뒷날의 여러 정감록 사건과 뚜렷이 구별되는 점은 송덕상(宋德相)이란 유학자를 ‘대선생’이라 떠받들며,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서약했다는 점이다. 정조 즉위 초 산림(山林·재야에 묻혀 있던 큰선비)의 중심인물로 천거돼 조정에서 크게 활약한 송덕상이 정감록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각별히 주목된다. ●산림 송덕상과 권신 홍국영 문인방 사건으로 조정이 한 차례 홍역을 겪기 5년 전이었다. 대대로 충청도 회덕에 살고 있던 성리학자 송덕상은 산림으로 천거되었다. 정조는 송덕상의 학덕(學德)에 크게 감복한 듯, 그의 건의라면 무엇이든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른바 산림이란 명목으로 향리에 묻혀 지내던 큰선비들이 일시에 높은 벼슬에 등용되곤 했다. 그런데 영조 이후로는 산림이란 카드가 집권세력인 노론에 의해 정국수습용 임시방편으로 활용되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 마치 1970∼80년대 한국의 국무총리 자리가 그러했듯, 산림은 일종의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흔했다. 가끔 예외도 있었다. 효종 때 북벌론(北伐論)을 내세우며 정국을 홀로 이끌던 송시열(宋時烈)의 경우다. 그는 산림으로서 노론의 명실상부한 우두머리였다. 산림 송덕상은 바로 송시열의 자손이었으나 그 처지는 자기 조상과는 너무도 달랐다. 송덕상은 정조 즉위에 공을 세운 홍국영 일파의 추천으로 조정에 등용된 만큼 그들의 정치적 견해를 대변했다. 정조 3년(1779), 이조참판 송덕상은 홍국영 등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김구주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 적이 있다.(실록, 정조 3년 6월18일 경오) 알 사람은 이미 다 알지만 홍국영은 정조의 외척이었다. 그는 영조 말기 세손(世孫·정조)의 집권을 반대하던 벽파 정후겸, 홍인한, 김구주 등을 물리치고 정조를 즉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 뒤 홍국영은 수년간 반대파를 모두 내쫓는 데 부심하였다. 그는 정조의 신변보호를 구실로 숙위소를 창설해 직접 그 책임을 도맡으면서 더욱더 세도를 부리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홍국영의 권력은 날로 비대해졌고, 과거에 그의 정적이었던 정후겸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은 홍국영을 ‘대후겸(大厚謙)’이라 부르며 비웃었다. 홍국영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자기의 누이동생을 정조의 후궁으로 들여보내 장차 외척으로 세력을 굳히려 했다. 하지만 일년 만에 누이 원빈이 병사하고 말았다. 홍국영은 꾀를 내어 왕제(王弟) 은언군 인의 아들 담을 원빈의 양자로 삼아 훗날 세자로 정할 생각을 가졌다. 이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담에게 역모죄를 씌워 죽였다. 정조4년(1780)에는 왕비 김씨를 살해하려고 음식에 독약을 넣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그 일로 홍국영은 실각했고 그 여파는 송덕상에게도 미쳤다. 송덕상은 재빨리 상소를 올려 홍국영과 자기의 사이가 별것 아님을 애써 변명하려 했다. 그러나 홍문관 교리 서유성 등 홍국영의 반대파들은 송덕상이 겉으론 산림으로 행세하면서 실제는 홍국영에게 아부를 일삼아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왕세자 책봉 건에 관여하는 등 수많은 죄를 저질렀다고 맹렬히 규탄했다.(실록, 정조 5년 4월28일 신미) 결국 송덕상 역시 조정에서 물러나 귀양을 가게 되었다. 그로선 억울한 점이 있었을 테지만, 이런 식의 정계 개편은 집권세력이 바뀔 때마다 늘 되풀이되어 온 일이다. ●송덕상의 제자 문인방 뜻하지 않은 스승의 정치적 몰락은 제자들에게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다. 스승이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그들의 미래 역시 어두웠다. 보통 스승이 중벌을 받으면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미래를 기약하게 된다. 일단 죽림으로 들어간 젊은 선비들은 시서(詩書)를 연마하며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운이 좋아 언젠가 관리로 등용되기만 하면 왕에게 스승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종 때 역적으로 몰려 죽은 개혁정치가 조광조의 복권과정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송덕상의 제자들 가운데는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 문인방 등이 바로 그러하다. 그들은 ‘정감록’을 빙자해 난리를 꾸몄다. 과연 제자들이 스승 송덕상을 위해 역모를 꾀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송덕상과 역적들 사이에 사제관계가 형성돼 있었던 것인지, 쉽게 가늠하기는 어렵다. 여하튼 송덕상의 몇몇 제자들은 군사적 행동을 준비하다 발각돼 역적으로 처형되었고, 그 여파로 송덕상 역시 옥에 갇힌 것이 사실이다. 노론들 사이에서 박학다식한 큰선비로 통했던 송덕상은 여러 달 동안 영어(囹圄)의 몸으로 고통을 받다 드디어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실록, 정조 7년 1월7일 기해) 다른 역모사건들도 그렇지만 이 사건 역시 피의자들이 자기들의 처지를 변호하며 남긴 기록은 찾아볼 길이 없다. 있다면 취조문서가 전부다. 사건을 수사한 국가의 입장에서 사건을 완전히 왜곡하였을 가능성마저 적지 않다. 그 점을 염두에 두면서 문인방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겠다. 송덕상의 제자 신형하는 황해도 평산 사람이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함을 풀어야겠다며 스승을 변호하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한다. 그것이 문제로 부각되어 신형하는 마침내 전라도의 한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송덕상을 추종하던 황해도 해주의 선비 박서집은 시를 지어 신형하의 절의를 기렸다. 그 시가 또 문제되어 박서집도 섬으로 귀양을 갔다. 박서집은 유배지에서 우연히 문인방이란 사람과 동거하게 되었다. 평안도 출신인 문인방은 놀랍게도 본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한 처지를 생각해서 장차 군사를 일으켜 서울로 쳐들어갈 계획이라고 하였다. 물론 박서집은 그에 찬동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박서집은 겁이 났다. 그는 섬에 파견돼 유배자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문인방의 역모사건을 밀고하였다. 그 섬은 전라도 관할이어서 깜짝 놀란 전라관찰사는 급히 영을 내려 관련자 전원을 체포하였다. 전주와 서울에서 혹독한 신문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문인방은 자기가 역모를 꾸민 사실을 시인하였다. 함께 붙들려온 백천식도 반란혐의를 인정하였다. 그들은 밀고자 박서집과 함께 일의 성사를 기원하며 하늘에 축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민지식인으로 술사이기도 했던 문인방은 ‘정감록’의 한 구절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때 ‘여섯 글자’의 흉악한 예언이 문제로 부각되었으나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그 구절은 문인방이 소지했던 ‘경험록’이란 예언서에도 나와 있다고 하였다. 현재 ‘경험록’이란 책자는 남아 있지 않다. 이 사건 당시 문인방은 모두 4종류나 되는 예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 평소 그가 이른바 비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당류 이경래는 강원도 양양 임천리에 살며, 도창국은 평안도 영원 내락림에 있고, 김정언과 오성현은 함경도 안변에 거주하고, 곽종대는 평안도 순안에 살며, 이밖에 김훈과 백천식이 또 있습니다. 만일 난이 성공하게 되면 대선생으로 청계 선생을 모시려 하는데, 이는 송덕상이며 그 손자 송계유는 지금 나이 28세로 저와 마음을 합해 역모를 꾀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문인방처럼 고향이 평안도인 사람도 있지만 함경도 출신도 상당했던 모양이다. 이밖에 강원도 출신도 역모에 참여했다. 아울러 송덕상의 집안사람들도 일부 포섭돼 있던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송덕상 일가가 역모사건에 참여하였을지는 의심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회덕에 세거하던 송씨 집안은 조선사회에서 손꼽히는 명문 양반이었다. 설사 그들이 송덕상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일시적인 일이었다. 조선사회에서 그들이 향유한 특권적인 지위는 이런 정도의 일로는 무너질 리가 없었다. 따라서 송덕상의 손자가 모의에 참여했다는 문인방의 진술은 신문과정에서 억지로 강요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송덕상의 제자는 주로 서울과 충청도에 거주했을 텐데, 하필 조선사회의 변경인 서북지방과 강원도 해안지방의 몇몇 제자들만 스승을 위해 난리를 꾸몄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양반과 평민지식인들의 역적모의 사건의 주모자로 분류된 문인방은 힘세고 날랜 평안도 출신의 장사 도창국과 함께 강원도 양양의 선비 이경래와 친했다. 이경래 역시 송덕상의 제자였는데 정조5년(1781) 9월 문인방 등이 이경래를 찾아갔을 때 이경래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스승님 송덕상이 조정에 죄를 얻어 뜻밖에 멀리 귀양을 가 계시므로 지금 사태가 급해졌다. 빨리 일을 도모하는 게 좋겠다. 문인방 그대가 인재를 잘만 모집하면 일이 성사된 다음 장수든 정승이든 여하튼 높이 등용하겠다.” 문인방 등은 그 말에 기뻐하며 이경래를 도원수로 삼고, 도창국을 선봉장으로 정했다. 이경래는 양양에 일가친척이 많은 데다가 노복도 숫자가 많으므로, 일단 유사시에 난을 일으켜 양양군수를 잡아 죽이고 무기와 병사를 확보하는 것쯤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다음 이웃 고을인 간성을 공격하고 강릉으로 밀고 들어간다는 계획이 세워졌다. 그 뒤 반란군은 원주를 함락시키고 곧이어 서울로 진격해 동대문을 거쳐 대궐을 점령하기로 하였다. 거사가 성공한 다음 그들은 송덕상을 ‘대선생’으로 책봉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란을 일으킬 시기는 갑진년(1784) 7월과 9월 사이로 정해졌다. 이경래의 집안은 강원도 양양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명문가였다. 이경래의 친척 공조참의 이택징은 우선적인 포섭대상으로 떠올랐다. 이택징은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해 규장각 운영을 강도 높게 비난한 적이 있다.“규장각은 전하의 사적인 관서에 지나지 않고, 규장각의 관리들은 전하의 사사로운 신하일 뿐입니다.” 이처럼 정조의 정책적 고려에 날카롭게 맞선 인물이었다. 문인방 등은 이런 이택징을 서둘러 합류시키고, 그들을 지렛대 삼아 서울의 여러 양반들을 역모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당시 서울에는 몇 해 전에 거세된 홍국영 일파를 비롯해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하며 울분을 삭이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던 양반들이 많았다. 조선은 양반의 국가라, 양반들이 국가에 반기를 들 거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조 초년 삼남지방에서 일어난 무신란(1728)을 비롯해 몰락한 양반들이 반란을 꾀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개중에는 정적(政敵)들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역모사건도 없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17세기 초에 일어난 인조반정(1622)은 양반들이 반란을 통해 정권을 교체한 본보기였다. 그런 점에서 문인방과 이경래 등이 무력을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소망을 품게 된 것도 전혀 터무니없는 일만은 아니었다. 문인방 사건의 경우 역모사건이 새롭게 달라진 측면도 있다. 권좌에서 밀려난 제일급의 양반들이 서북지방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평민지식인들 또는 술객(術客)들과 합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모의과정에서 평민지식인들의 역할이 점차 강화되었다는 점을 놓쳐서도 안 될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볼 때 이경래나 이택징과 같은 일급 양반들보다 평민지식인 문인방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 보인다. 또 한 가지 강조할 사항은 ‘정감록’을 포함한 각종 예언서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문인방은 양양과 서울은 일단 이경래에게 부탁해 놓고 자신은 삼남지방으로 내려갔다. 힘이 센 장사들을 다수 모집해 거사를 성공으로 이끌 생각이었다. 그가 관헌에 체포되기 직전 충청도 진천에 머물고 있던 것도 장사를 모으기 위해서였다.(실록, 정조 6년 11월20일 계축) ●평민지식인이 송덕상 같은 양반과 결탁하다니 억울하게 멸시받던 평민지식인들로서야 송덕상과 같은 명문가 출신의 양반과 사귀고 싶어도 도저히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짐작은 매우 합리적으로 들리지만,18세기 조선사회의 실상과는 더 이상 부합되지 않는다. 문인방 사건 때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용케 법망을 빠져나간 평민지식인들 중에 이규운이란 사람이 있다. 전국 각지를 떠돌며 훈장노릇을 하던 평민지식인이었다. 그런 이규운이 산림 송덕상과 서로 가까워진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 비롯되었다. 정조 초년 이규운은 강원도 통천에 있었다. 통천은 송시열이 함경도로 귀양갔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머물던 곳이라 송시열의 기념비가 있었다. 이 비석을 다시 세우는 일로 이규운은 송덕상을 몇 차례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강원도 김화 수령으로 재임하던 송덕상의 아들까지도 사귀게 된다. 어렵게 대갓집과 연줄을 대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규운에게 돌아올 몫은 아무 것도 없었다. 쥐꼬리만 한 벼슬 한 개도 차지할 운이 아니었다. 이규운은 본래 평안도 선천 사람이었고 진짜 이름은 오도하라고 했다. 이규운은 고향을 떠나 강원도를 떠돌았다. 그는 서울 양반 이찬이란 사람을 대신해 과거시험 답안지를 써주었는데 그 덕에 이찬은 진사가 되었다. 제 이름을 걸면 아예 과거시험장 출입이 불가능한 이규운이었으나 그가 대필해준 글로 다른 사람은 진사가 되었다.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허탈과 공황 속에서 이규운은 ‘정감록’을 읽었고, 반란을 꿈꾸었다. 이규운은 송덕상 같은 양반을 위해 피를 흘릴 사람은 아니었다. 그와 같은 술객에게 송덕상의 명예회복은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최홍만 “챔프 본야스키 꺾겠다”

    “톱클래스 격투가가 돼서 최고의 파이트머니를 받고 싶습니다.” 지난 23일 K-1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서 ‘야수’ 밥 샙을 물리치고 정상급 격투가로 우뚝 선 ‘테크노골리앗’ 최홍만(25)이 28일 인천공항으로 ‘금의환향’했다. 입국장에 몰려든 100여명의 팬들과 보도진의 플래시 세례에 잠시 놀란 듯했지만 이내 링 위에서 보여줬던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갔다.“맞은 자국이 남아 얼굴 상태가 안 좋아요. 너무 가까이 찍진 마세요.”라며 장난스러운 모습도 여전했다. ▶밥 샙을 꺾은 뒤 달라진 위상을 느끼는지. -일본에서 인터넷으로 한국의 분위기를 접했는데 너무 감사하다. 시합뒤 이틀 동안 1만통의 메일을 받았다. ▶아웃복싱을 한다 해놓고 막상 시합은 난타전이 됐는데. -나의 맷집이 궁금했고, 밥 샙의 펀치를 한번 맞아 보고 싶었다. 처음엔 강했는데 지나니 맞을 만했다. ▶11월19일 K-1월드그랑프리파이널(8강)에서 맞붙는 레미 본야스키전 각오는. -4강이나 결승전을 위한 체력안배는 않겠다. 오로지 챔피언인 본야스키를 꺾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그를 이긴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다. ▶가장 시급하게 보완할 점은. -3라운드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스태미나가 최우선이고 하체보완에도 힘쓰겠다. ▶펀치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경기 장면을 20번쯤 반복해 봤는데 오른 주먹을 쓰는 것이 내가 봐도 어설펐다. 보완하겠다. ▶8강대진 추첨 전 피하고 싶은 상대와 쉽다고 생각한 선수는. -제롬 르 배너는 정말 피하고 싶었는데 잘 됐다. 해볼 만한 카드로는 1순위가 무사시였고, 본야스키와 피터 아츠가 2·3순위였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사람이 제 키만큼 강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겠다. 지켜봐 달라. “빨리 제주도 집에 가서 어머니가 해준 참치찌개를 먹고 싶다.”고 한 최홍만은 3∼4일간 부산과 고향인 제주도를 들러 휴식을 취한 후 다음달 3일쯤 일본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종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6월의 일기’ 출연 신은경

    ‘6월의 일기’ 출연 신은경

    뒤로 질끈 묶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풋내기 파트너를 이끌고 경찰서를 나서는 눈빛엔 화장기 없는 얼굴만큼이나 진지함이 배어 있다. 영화 ‘6월의 일기’(감독 임경수·제작 세븐온픽쳐스 필름앤픽쳐스,11월 개봉예정)의 촬영이 한창인 경기 남양주 서울종합촬영소 세트장에서 만난 신은경(32)은 베테랑 강력계 형사로 변해 있었다. ‘조폭 마누라’를 통해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흥행성을 갖춘 스타로 우뚝선 그녀가 결혼과 함께 활동을 중단한 지 2년만에 다시 한번 물오른 연기를 선보인다. 기존의 중성적 이미지와 차별화된, 성숙하고 강인한 억척 여형사의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선다. 전작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 폭력배 보스 역을 연기했던 그녀는 이 영화에서 열혈 여형사 ‘추자영’역을 맡았다. 신참 형사 동욱(문정혁)과 함께 미리 쓰여진 일기가 예고하는 살인사건을 따라가며 그 실체를 추적한다. 추자영의 단짝이자 사건의 단서를 쥔 간호사 서윤희 역할은 ‘쉬리 여전사’ 김윤진이 맡았다. “지금껏 운동화 끈을 느슨하게 풀고 걸었다면, 이번엔 끈을 바딱 조이고 뛰는 셈이지요. 기존 역할이 크고 단단한 ‘고목나무’였던 것에 비해, 이번 역할은 바람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면서도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벼’의 느낌이에요.” 영화속 추자영이란 캐릭터에 대한 질문을 이렇게 빗대 표현한 그녀는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성격이 너무 달라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며 흡족해했다. 여태껏 국내 영화속에서는 여형사라는 캐릭터가 제대로 그려진 적이 없다. 대개 남자 형사들의 주위에서 맴돌며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들거나, 극 흐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감초 역할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녀가 연기하는 추자영 역할은 영화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 주축 캐릭터다. 그녀는 ‘여형사’라는 단어에 미간부터 찌푸렸다.“연기 하면서 한번도 ‘여형사’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여자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저 ‘형사 추자영’을 연기할 뿐이에요.” 솔직히 ‘진지한 신은경’의 모습은 낯설다. 아직도 그녀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커다란 가위를 휘두르며 폭력배들을 한방에 물리치고, 잠자리에서도 남편을 주눅들게 했던 모습이다. 그녀도 수긍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내 목소리 톤을 높이는 그녀.“전작의 이미지를 아직까지 생각하고 계시다면 오히려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극장에 오시면 또다른 신은경의 모습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촬영 내내 그녀의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한석규와 함께 주연한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의 촬영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6월의 일기’ 촬영에 합류했다. 게다가 거의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밤샘 촬영 등 강행군으로 체중이 촬영 두달만에 10㎏가까이 빠졌다.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녀는 특유의 너스레로 인터뷰를 맺었다.“육체적으로 힘들어 하는 제 상황이 연쇄살인 사건에 투입되면서 처한 추자영의 상황과 비슷해 오히려 도움이 되던데요. 무엇보다 출산 후 몸에 붙은 군살들이 자연스레 빠져 다이어트할 필요가 없어 좋았어요.(웃음)”벌써부터 영화 개봉일이 기다려진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CEO 칼럼] 여름은 독서의 계절/안용찬 애경 사장

    [CEO 칼럼] 여름은 독서의 계절/안용찬 애경 사장

    한낮의 땡볕이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군다. 도로변의 나무들이 무더위에 지쳐 있다. 사람들의 마음은 산과 바다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아 보인다. 요즘 같은 시기에 서점은 파리 날릴 것 같지만 내가 즐겨 찾는 서점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한여름 무더위에 무슨 책타령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여름이다. 흔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청명한 가을날 실내에 틀어 박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보통 인내심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 나라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유혹을 뿌리치고 실내에 책을 읽을 만큼의 자제심이 나에게는 없다. 무더운 한여름이야 말로 시원한 곳을 찾아 꼼짝 않고 책을 읽기에 제격이다. 자투리 시간만 나면 회사 근처 애경백화점내 ‘북스리브로’라는 대형서점으로 책 구경을 간다. 아무래도 베스트셀러에 눈이 먼저 가는데 최근에는 ‘무심’ ‘희망의 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도’ 등이 좋았다.‘무심’은 공감하는 바가 커 혼자 읽고 말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50여권을 더 사서 회사 간부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영어판 책 중에는 ‘Life’s Greatest Lessons’와 ‘Positive Words,Powerful Results’라는 책을 편하게 읽었다. 역시 다량 주문해 영어가 가능한 간부들에게 읽어보라 전해 주었고, 집에도 두 권을 가지고 가 아이들 방 책꽂이에 살짝 놓아 두었다. 특히 ‘Life’s Greatest Lessons’는 작가가 고교 교사 출신이어서인지 평이한 단어로 씌어져 정말 중요한 인생의 교훈들을 쉽고 와닿게 설명하고 있다. 경영관련 서적은 전에 읽었던 ‘Good to Great’를 올 여름에 다시 읽었다.‘이건희 개혁 10년’은 이번 주말에 읽을 예정이다. 지난 주에 읽은 ‘진다방 미스신이 심은하보다 예쁘다’라는 책은 제목이 재미있어 샀는데 작가가 나하고 동갑이라 그런지 내용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책 읽는 내내 즐거웠다. 와인에 관심이 많아 와인 서적을 많이 구매하지만 실제로 책방에 서거나 앉아서 읽는 책의 수도 만만치 않다. 어떤 와인책은 한 두시간 훑고 나면 사기가 아까운 책도 많다. 내용이 워낙 겹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서점에는 좀 미안하지만 아예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속독으로 두 세권을 읽어버리기도 한다. 수년 전까지 경영관련 베스트 셀러를 즐겨 읽었는데 얼마 전부터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읽고 있다. 여전히 왕성하게 책을 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있는 책을 없애는 데에도 시간을 쏟는다. 평생 지니고 싶은 책은 30여권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회사와 집에 200∼300권의 책이 있지만 조만간 100권 내외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 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곁에 둘 것인지 남에게 불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내가 힘들 때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책이었다. 괴로울 때는 책에서 힘과 용기를 얻었고, 즐거울 때는 책을 통해서 더욱더 즐거워 했다. ‘처서’가 다가오는 것을 보니 이제 곧 세상은 가을 옷으로 갈아 입을 예정이다. 그쯤 되면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사람들을 산으로 들로 유혹할 것이다. 그 전에 서점에 들러 몇 권의 책을 사고 보자. 당장 읽어도 좋고 나중에 읽어도 좋다. 독서에 투자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투자는 없다.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다. 여름이 다 가기 전에 퇴근길에 서점부터 들르자. 지금 내 곁에 쌓여 있는 책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안용찬 애경 사장
  • 서울연가 (1)광화문 거리

    서울연가 (1)광화문 거리

    ‘거리와 추억은 동의어?’고도(古都) 서울은 골목마다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사랑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고궁의 돌담길 처마 밑에서, 휘황찬란한 강남의 가로등 아래서 시민들은 사랑을 속삭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서울인은 22일자부터 ‘서울 연가(戀街·사랑의 거리)’시리즈를 매달 한번꼴(3주에 한번)로 내보낸다. 연인들에게는 놓쳐서는 안 될 데이트 장소이며, 나이든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될 것이다. 시리즈의 첫회로 ‘광화문 거리’를 소개한다. 사랑과 추억의 거리로 들어가 보자. 덕수궁 돌담길 서울 시내에서 가장 유서 깊은 산책 코스이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300m 남짓한 산책로가 나온다.1차선 도로로 차들도 지나지만 행인이 더 많다. 정동교회부터 경향신문사 사옥까지 이어지는 정동길은 누구와 걸어도 좋다. 덕수궁 돌담길은 낮보다는 밤에 더욱 빛난다. 도로 양 옆 산책로의 가로수와 벤치가 가로등 불빛에 제 모습을 드러낼 즈음 연인들의 사랑도 깊어 간다. 수백년 역사를 품은 덕수궁 담장 옆을 거닐며 영겁(永劫)의 사랑을 속삭여 보자. 그러나 덕수궁 돌담길을 거닌 연인들은 헤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서울광장 지난해 5월 개장 이후 명물로 떠올랐다. 서울시청 앞 2000여평의 원형 잔디 광장이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주변 직장인과 연인들은 물론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라자 호텔 맞은편 분수대도 볼거리. 광장 북쪽으로 매주 토요일 늦은 오후 ‘일상의 여유’ 공연이,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하루 세 차례 왕궁수문장 교대의식도 열린다. 청계광장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 청계천 시점부 740여평 규모. 청계천 물이 시작되는 광장분수는 촛불과 원형의 두 분수가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폭포 양 옆에는 전국에서 돌을 가져온 ‘8도석’을 깔았다. 반도체발광소자(LED)를 설치, 밤이면 빛과 물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파이낸스빌딩과 서울신문사 화장실을 심야에도 이용할 수 있다. 성곡미술관 광화문 구세군회관 왼쪽 길로 300m 올라가다 보면 만난다. 쌍용그룹 창업주 성곡 김성곤의 옛 저택에 자리잡은 자연친화형 미술관이다.100여종의 나무들이 숲을 이룬 조각공원이 일품이다. 나무와 잔디 사이로 난 길을 걷다 보면 조각품이 군데군데 숨어 있다. 성곡미술관 찻집도 빼놓을 수 없다. 야외 테라스에서 에스프레소에 입술을 적시고,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추억속으로 빠져든다.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서울시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이다. 고풍스러운 성당 주변을 거닐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수요일 정오에 열리는 ‘주먹밥 콘서트’는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맛난 주먹밥에 포크,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정동공원 사실 정동 전체가 ‘공원’이다. 그러나 정동에는 작은 공원 두개가 있다. 배재빌딩 옆 배재공원과 옛 러시아공사관 탑 아래의 정동공원. 둘 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모두 규모가 작지만 운치는 여느 공원 못지 않다. 연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실 시청 앞 무교동 골목 입구 금세기빌딩 8층. 인권 관련 단행본 1만여권, 영상자료 700종, 각종 일간지, 인권 특화신문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다. 고도근시 등 시각 장애인을 위한 독서확대기, 점자프린터 등도 갖추고 있다. 한 달에 100여명이 방문해 비교적 한산하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에 이용할 수 있다.2125-9680. 영국문화원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흥국생명 2층에 있다. 자투리 시간에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멀티미디어를 이용해 영어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 각종 간행물,CD,DVD 등을 통해 영국의 생활방식, 문화, 영국유학에 관한 정보도 접할 수 있다. 하루 이용료는 3000원. 연회비는 3만원이다.3702-0600. 서울역사박물관 경희궁 옆에 자리잡고 있다. 1년 내내 볼만한 기획전시가 끊이지 않는다. 다음달 21일까지는 남북의 고구려 유물을 볼 수 있는 ‘대륙의 꿈 고구려’전이 열린다. 기증품을 중심으로 한 상설전시도 둘러볼 수 있다.724-0114.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다같이 마시자 부라보! 밀워키는 광화문 일대에서 손님들에게 신청곡을 받아 곡을 틀어주는 유일한 곳이다.LP판이 3000여장 있는 데다 없는 노래를 신청하면 주인 박용훈(37)씨가 수시로 LP판을 사다놓는다.LP판의 아버지뻘인 SP판을 재생하는 축음기와 비틀스·롤링스톤스 등의 포스터도 있다.774-3886. 프레지던트 호텔 개나리 바에서는 오후 6∼8시 생맥주 500㏄를 1970원이라는 ‘호텔스럽지 않은’ 저렴한 가격에 판다.3705-4221. 패밀리 레스토랑과 맥주집이 결합된 아사히(776-8986)와 타임아웃(3783-0233)도 세련된 인테리어로 여성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 이두걸 기자 “허름하지만 맛은 최고 점심한끼 제대로 먹자고요” 이남장(광화문점) 설렁탕 육수를 48시간 동안 끓여 내놓는다. 일년에 설과 추석 이틀을 빼고 주방장 가마솥이 끓고 있다. 김치에 설렁탕 육수를 양념으로 넣은 ‘탕국물 숙성김치’가 설렁탕의 담백한 맛을 살려준다. 푸짐한 양의 고기는 주인장 인심을 가늠케 한다.1인분 7000원.3210-3335. 리북손만두 접시만두(6000원)를 주문하면 어른 주먹만 한 만두 3개가 나온다. 투박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사골국물과 멸치액젓을 가미한 시원한 김칫국물에 밥을 넣은 김치말이밥(6000원)은 여름 별미로 꼽힌다.776-7350. 가미 서너평 공간에 20석 남짓한 조그만 식당이지만 양만큼은 푸짐하고 맛 또한 정갈하다. 메밀국수 정식(메밀국수+초밥)이 6000원, 오뎅백반, 우동 등이 5000원.737-1678. 깡장집 된장을 오래 졸여 얼큰하고 걸쭉한 ‘깡장’(일명 강된장)에 밥을 비벼 먹으면 환상적이다. 양파·돼지고기·풋고추·오징어를 잘게 다져 걸쭉하게 끓인 된장찌개를 양푼에 비벼 먹는다.4000원.720-6152 터줏골 메뉴가 북어국(5000원) 하나이기 때문에 식당에 들어서면 묻지도 않고 음식을 내온다.1968년 자리잡은 뒤 우유처럼 뽀얀 국물이 술에 괴로워하는 회사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북어는 강원도 진부령 덕장에서, 마늘은 충주에서, 검정콩은 음성산을 사용한다.777-3891. 용금옥 80년대 남북 회담 때 참석한 북한 인사가 ‘용금옥이 아직도 있느냐.’고 물어봤을 정도로 6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추어탕집이다. 통미꾸라지에 양지살·내장·유부·계란 등을 함께 넣고 끓여 칼칼한 국물 맛이 우러난다. 추탕 8000원, 미꾸라지볶음 1만 5000원.777-1689. 광화문집 26년째 김치찌개를 끓여온 이름난 집이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아온다. 큼직하게 썬 돼지 목살과 신김치, 흰 두부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푸짐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계란말이까지 함께 하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모두 5000원. 공기밥 1000원.739-7737 ■ 김유영 기자 “연인을 위한 데이트 장소 추천합니다 분위기 짱 맛도 짱” 이빠네마 브라질 정통 숯불바비큐인 ‘추라스카리아’ 레스토랑이다. 브라질 주방장이 꼬치에 꽂은 고기를 직접 가져와 썰어준다. 소안창살, 칠면조, 양갈비 등 다양한 고기를 ‘마르카도르’(목각)를 거꾸로 놓을 때까지 무제한 갖다준다. 참숯으로 기름을 빼 노린내를 줄였다. 점심 1만 6000원, 저녁 2만 4500원.779-2757. 우드 앤 브릭(Wood&Brick)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탈리아 식당이다. 식당 벽이 통유리로 되어 있는 데다 가게 앞에 노천카페를 운영해 광화문거리를 내다보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방장은 신라호텔 출신인 박현진씨다.735-1157. 스패뉴(Spanew) 도넛가게를 하던 아버지의 가게터를 물려받아 사장인 강근영(35)씨가 주방장을 겸해 피자·파스타 등을 만든다. 수시로 재즈와 와인이 있는 스탠딩파티를 열기도 한다. 넓지 않은 좌석(40석)이 오히려 유럽식 카페를 연상케한다. 사장이 공들여 개발한 샐러드피자(1만 4000원)도 잘 팔린다. 점심 세트 2인기준 2만 2800원.755-4033. 카페 이마(Cafe iMa) 소시지·밥·젓갈을 한접시에 담은 ‘이마 라이스’(8000원)와 빵에 생크림·과일을 얹은 ‘와플 위드 에브리씽’(1만원)이 유명하다. 평일 점심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20·3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2020-2088. 에비뉴 원 (AVENEW 1) 커다란 통유리창, 높은 천장, 심플한 인테리어가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매콤한 맛의 해물아마트리치아나(1만 3000원)와 오전 10시부터 파는 샌드위치(테이크 아웃시 10% 할인)도 인기다. 점심 메뉴는 1만 5000원. 주말 아침 브런치를 갖기에도 좋다.738-2563.
  •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주인공처럼…

    영화·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을 떠나자. 바쁜 일상 탓에 영화와 드라마로 평소의 여가를 대신하는 도시민들에게 영화 촬영지는 한번쯤 가보고 싶픈 여행지. 화면을 통해 보던 멋진 풍경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세트장을 돌아보며 잠시 영화 속으로 빠져도 좋고, 주인공 기분을 내도 좋다. 올초 개봉해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마파도’는 영화의 재미만큼이나 경치가 아름답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펼쳐진 해안선은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마파도는 가상의 섬. 지도를 아무리 훑어봐도 찾을 수 없다. 영화 속에서는 전남 고흥 앞바다에 있는 섬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남 영광군 백수읍 동백마을에서 촬영됐다. 섬은 아니지만 섬보다 더 멋진 해안선을 뽐내고 있는 영화 속의 그곳, 마파도의 절경 속으로 가족들과 함께 떠나보자. 글 사진 영광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아담하고 깔끔한 해수욕장 개펄을 끼고 펼쳐진 해안도로 주변 어느 곳에 가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지만, 그래도 가마미해수욕장과 모래미해수욕장이 가장 좋은 피서지다. 해수욕장을 거점 삼아 2∼3일 쉬면서 주변을 돌아보면 좋다. 가마미해수욕장은 예부터 호남 3대 피서지로 알려진 곳. 병풍처럼 넓게 드리워진 솔숲에서 낮잠을 즐겨도 좋은 곳이다. 깨끗한 백사장과 바닷물 등 깔끔한 것이 최대 장점. 시골 인심이 살아 있어 바가지도 없다. 주차료 2000원만 내면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정에 관계없이 쉬다 갈 수 있다. 물론 별도 입장료도 없다. 해수욕장에는 군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널찍한 숙박용 텐트 30동이 해변과 마주하고 있으며 4인 가족이 묵기에 충분하다.1일 숙박료는 2만원,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민박집은 성수기 3만원이다. 가마미해수욕장 관광협의회(356-1020). 즐길거리도 많다. 밤마다 매주 3차례씩 백사장에서 무료 영화가 상영된다. 해변에서 바나나보트(1회 1만 2000원)와 플라이피시(2만원)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원전홍보 전시관을 무료로 둘러보며 원자력에 대해 배워볼 수 있다. 모래미 해수욕장은 아담한 해수욕장. 해안선은 길지 않지만 해안선을 때리는 파도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곱디고운 모래와 아직 때묻지 않은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다소 작은 것이 흠이다. 촬영지에서 멀리 보이는 송이도에는 멋진 조약돌 해수욕장이 있다. 섬 전체 모양이 사람의 귀처럼 생기고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송이도는 납작하고 매끈한 하얀 조약돌이 넓게 깔려 아름답다. 길이가 2㎞나 되며 맨발로 밟고 다녀도 전혀 아프지 않다. 계마항에서 하루 1차례 배편이 있으며,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 마파도를 찾아 영광 동백마을로 ●엽기 할매들의 보금자리 마파도로 향하는 길은 즐겁다. 영화 속의 코믹한 장면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쏟아진다.160억원짜리 로또 당첨권을 들고 잠적한 여자를 찾아 마파도에 잠입한 비리형사(이문식 역)와 모범 건달(이정진 역), 마파도 다섯 할매의 코믹 연기가 머릿속을 맴돈다. 서울을 떠난지 3시간.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를 빠져나와 영광읍을 거쳐 백수해안도로에 들어서자 바다 내음이 코를 찌른다. 산등성이를 따라 굽이굽이 뻗은 해안도로를 달리자 막혔던 가슴이 시원하다. 해안도로는 백수읍 백암리 답동마을에서 시작해 동백마을을 거쳐 원불교 성지까지 총 16.3㎞에 이른다. 해안도로를 따라 10여분 달리자 ‘마파도 촬영지’라는 조그만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했을 정도로 표지가 크지 않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수 있지만 마을엔 주차할 곳이 없다. 도로에 차를 세우고 좁은 샛길을 따라 100여m를 걸어 내려가자 17가구가 모여 사는 아담한 시골마을인 동백마을이 나타난다. 봄이면 홑동백꽃이 아름답게 피는 마을이다. 해변 마을이지만 동글동글한 돌을 쌓아 만든 돌담은 마치 섬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파도(麻婆島)라는 이름은 영화 속의 소재인 대마(大麻)와 노파(老婆)에서 만든 합성어다. 마을을 지나 해변에 이르자 언덕 위에 폐허 같은 허름한 흙집 몇 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마파도 세트장. 집 앞에서 머뭇거리자 마을 주민 정병양(61)씨가 다가와 “거기가 촬영지여, 들어가서 봐요.”라면서 “저 집이 할매들이 살던 집이고, 언덕 위의 저것이 일용엄니(할매역을 맞은 김수미)가 기도하던 사당이니까 천천히 돌아봐요.”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정씨는 “이 동네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영화를 6개월 찍었는데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다.”면서 “영화 시사회 때 동네사람을 모두 초청해서 봤는데 우리마을이 나오니까 신기했다.”고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촬영을 위해 지은 집은 모두 다섯채. 바다를 내려보는 밭뙈기 위에 집을 짓고, 돌담을 쌓고, 밭을 일구어 가상의 섬을 탄생시켰다. 안으로 들어가자 항아리며, 가구며, 절구, 우물 등 영화 속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세트장의 담벼락에는 관광객들이 써놓은 낙서들이 눈길을 끈다. 집 안에서는 마치 “이놈들아 뭐하는 거여!”라며 소리치는 할매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특히 세트장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과 바다를 연결한 한적한 길이 눈에 익는다. 산등성이를 넘어 꼬불꼬불 이어진 길에서는 갯내음과 풀내음이 마파도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한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대마밭은 이곳에 없다. 영화 속 이 장면만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율무밭을 빌려 촬영했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경 촬영지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전망대 방향으로 올라가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평지가 많은 서해안답지 않게 높은 해안 절벽이 장관을 연출한다. 오솔길 정상에 있는 백암해안전망대에 오르자 광활한 개펄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보이는 송이도와 안마도, 칠산도 갈매기 섬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7개의 올망졸망한 섬들을 한데 묶은 칠산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 389호)로 지정돼 있다. 전망대에서 가파른 절벽길을 타고 해변으로 내려가자 갯내음이 상쾌하다. 바닷물이 만나는 해안에는 거북이 모습의 거북바위와 어머니와 아들이 껴안고 있는 형상인 모자바위 등 멋진 바위들이 솟아 있다. 개펄은 진흙과 모래가 적절히 섞여 물 빠진 개펄 위로 차를 몰고 달릴 수 있을 만큼 바닥이 단단한 게 특징. 개펄을 호미로 헤집으면 백합과 바지락, 맛 등 각종 조개를 잡을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관광지로는 정유재란 열부순절지와 숲쟁이 꽃동산을 비롯해 원불교 영산성지, 소태산 박중빈 생가,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등을 만난다. 정유재란 열부순절지는 정유재란 때 부인들이 왜군으로부터 화를 면하기 위해 서해바다에 투신, 순절했던 곳으로 이 곳에서 보는 서해 낙조가 매우 아름답다. 공기가 맑고 시원한 공원이 조성된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생가는 잠시 쉬어가는 맛이 있다.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 불갑사와 함께 해변을 끼고 있는 나무 데크가 예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도 둘러볼 만하다. 불갑산 기슭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불교 문화의 진원지로 백제 불교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다. ●풍성하고 맛깔스러운 먹을거리 먹을거리로는 영광의 대표 음식인 굴비백반을 비롯해 백합죽, 덕자찜 등이 유명하다. 백합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는 백합죽은 각종 약재를 넣어 따뜻하고 맛깔스럽다. 갖은 양념에 맛좋게 익힌 덕자찜은 영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다. 굴비백반과 굴비구이를 파는 음식점이 많지만 굳이 백반을 시키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식당에서 기본 반찬으로 굴비구이가 나온다. 고두섬의 절경을 마주한 언덕 위에 있는 고두섬 횟집(352-0001)은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백합죽(7000원)과 백합탕(2만 5000원)을 비롯해 자연산 활어(5만원) 등 각종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영광굴비는 기본 반찬으로 맛볼 수 있다. 민박도 겸하는데, 최성수기에도 4인가족 기준으로 3만∼5만원이면 숙박이 가능하다. 이 집은 마파도 촬영팀 일부가 촬영기간 중 민박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법성포에 가면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던 영광 굴비를 만날 수 있다. 음력 3월경 칠산앞바다에서 잡은 산란 직전의 조기를 법성포에서 소금에 절여 건조시켜 맛이 독특하고 영양이 풍부한 영광 대표 특산품이다. 법성포 굴비거리에는 300여개의 굴비 판매점이 즐비하다. 크기에 따라 50만∼70만원짜리 굴비세트부터 3만∼5만원짜리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굴비특품 사업단(356-5667). 이 중 천연 옥물에 담가 굴비의 비린맛을 없앤 옥굴비(356-5002)가 맛있다.20마리짜리 굴비세트가 5만원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절반가격에 좋은 품질의 영광 굴비를 살 수 있다. 가는 길은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나와 영광읍 방향(22번 국도)을 타면 된다. 대중교통은 서울·안양·안산·성남·이천에서 고속버스가 운행되며 3∼4시간 소요된다. 영광읍에서 가마미해수욕장까지 군내버스가 운행되는데 30분 걸리며 요금은 1900원이다. 영광터미널(351-3379). 영광군청 문화관광과(061)350-5208.
  • [talk talk talk]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 Now I’ll write it on the blackboard for you 이번에는 미국인이 서투른 젓가락로 네번만에 칠판위의 검은콩을 집는 대회에 출전한거죠~ Now I’ll ▶“나 오우! 아이!” 젓가락질이 안되서 힘들죠. 고행접속사의 연발이죠. 그럼 ll은 당연히 젓가락이죠~ 한번 실패했죠. write it ▶ 젓가락질이 계속 헛방이죠. “나 잇! 잇!” 두번째 실패죠. on the blackboard▶ 드디어 화가났죠. 그래서 소리치죠. “칠판에 불켜봐!” on은 스위치 올리는 감탄사죠. 반칙이죠. 심판 실격시키러 다가가네요. for ▶ 미국인 항의하죠. “네(포)번 아니에요?” you ▶ “왜(와이) 오유” 여기서 ‘오유´는 ‘오는거유´의 축약접속사가 되는거죠. ■ 웃기는 영어(6) Taxi Drivers’ Favorite Jokes On the first day of school a teacher is introducing herself to her new third-grade class.“Children,” she says,“My name is Miss Prussy.Now I’ll write it on the blackboard for you.” As she does this,she says,“An easy way to remember my name is that it is spelled just like ‘pussy’ but with an ‘r’…” The following day she asks her class,“Boys and girls,can any of you remember my name?” “I know,” says one boy eagerly.“It is Miss Crunt.” (Words and Phrases) introduce ∼ to …: ∼를 …에게 소개하다 third-grade: 3학년의 easy way to do ∼: ∼하기 쉬운 방법 be spelled like ∼: ∼와 같이 철자하다 pussy: 고양이,(이 글에서는) 여자의 성기 following day: 다음날(과거의 시점으로만 쓰임) eagerly: 간절히, 열심히 (해석) 개학 첫날 한 선생님이 3학년 자기 반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얘들아” 선생님이 말했습니다.“내 이름은 Prussy예요. 여러분을 위해 칠판에 이름을 쓰겠어요.” 이름을 쓰면서, 선생님이 말했습니다.“내 이름을 기억하기 쉬운 방법은 내 이름이 ‘r’자가 빠진 상태로 ‘pussy‘처럼 쓰인다는 거야. 다음날 선생님이 반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얘들아, 너희들 중 누구 내 이름 기억하니?”한 소년이 간절하게 말했습니다.“내가 알아요.Miss Crunt예요.” (해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이름을 알려주었습니다.Prussy(prusi)라는 흔하지 않은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학생들에게 ‘r’를 빼면 pussy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pussy라는 단어는 고양이라는 뜻 외에 여성의 성기를 뜻하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잘못 이해한 학생이 다음날 선생님의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Miss Crunt’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학생은 두 가지의 오류를 범했습니다. 첫째, 선생님이 의도한 뜻과 다른 뜻으로 pussy를 이해했고, 둘째 pussy를 기억하지 못하고 의미가 같지만 형태가 다른 cunt를 기억했습니다. 잘못 기억한 cunt에 ‘r’자를 넣어, 의기양양하게 “Miss Crunt”라고 대답했습니다. 선생님의 표정이 어땠을지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깁니다. ■ 영작문 두려워말라(4) 최근의 한·일 관계는 문화적 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지만 정치적으로 상당히 긴장 관계에 있습니다. 두 나라의 관계에 대한 다음 글을 영어로 옮겨본다고 가정해 보세요. “많은 일본인이 최근의 한국에서의 반일 감정 폭발 규모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4월에 일어난 중국에서의 반일 폭동이 뉴스를 좌우했기 때문이다. 또한 두 나라가 2002년 월드컵을 공동으로 주최한 이후 한국의 음식, 문화, 오락이 일본에서 유행했기 때문이다.” 첫 문장을 영어로 옮길 때, 다음과 같은 영어 표현이 필요할 것입니다. 좀처럼 ∼하지 않다: be slow to do ∼ 최근의: recent, 규모: scale (감정의) 폭발: flare, 이해하다: grasp 반일 감정: anti-Japanese sentiment 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복합 명사구 “최근의 한국에서의 반일 감정 폭발 규모”를 어떻게 영어로 표현하느냐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영어에서는 국가나 시간을 가리키는 수식어가 소유격으로 표시되고 장소를 나타내는 수식어가 곧잘 명사 뒤에 옵니다. 따라서 문제의 명사구는 scale of South Korea’s recent flare in anti-Japanese sentiment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반일 감정의 폭발을 좀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현재완료형을 써야합니다. ▶Many Japanese have been slow to grasp the scale of South Korea’s recent flare in anti-Japanese sentiment. 둘째 문장과 셋째 문장은 첫째 문장에 대한 이유를 나타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구문과 표현을 써야합니다. 부분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that is partly because ∼ 폭동: riot 좌우하다: dominate 또한 ∼하기 때문이다: it is also because ∼ 오락: entertainment 유행하다: be in fashion ∼한 이래로: since ∼ co-host: 공동으로 주최하다 월드컵: the World Cup 둘째 문장의 복합 명사구 “4월에 일어난 중국에서의 반일 폭동”은 April’s anti-Japanese riots in China로 표현하면 되겠습니다. 또한 한국의 음식, 문화, 오락이 지금까지 계속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셋째 문장에서는 현재완료형을 써야하고,since-절에는 과거의 명백한 시점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과거 시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That is partly because April’s anti-Japanese riots in China dominated the news.But it is also because South Korean food,culture and entertainment have been in fashion in Japan since the two countries co-hosted the World Cup in 2002. ■ 절대문법을 알려주마(6) 동사 바로 앞·뒤 친구가 중요해요 영어 학습의 핵심은 동사를 중심으로 앞, 뒤에 어떤 단어들이 위치하게 되는지를 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 과정은 올바른 문장의 쓰임을 통해 이해하는 지속적인 활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다음 문장을 보자. I kicked. 동사 ‘kicked’를 중심으로 행위의 주체인 주어 ‘I’가 동사 앞에 위치하여 기본적이 문장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다음 내용을 궁금해할 것이다.‘무엇을 찼을까?’이렇게 동사의 행위가 어떤 대상에 영향을 주었을까 하고 궁금해 한다면 그 궁금한 내용이 동사 뒤에 당연히 와야 한다. 이렇게 동사의 행위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상이 되는 말을 목적어라고 한다. 위의 문장에서 궁금한 다음의 내용을 해결하기 위한 내용을 덧붙여서 문장을 쓰게 되면 다음과 같이 의미가 확장되게 된다. I kicked the ball. 문장은 이제 ‘내가 찼습니다. 그 공을’이라는 의미로 기본적인 문장 구성을 위한 자리가 모두 갖추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공을 차서 어디로 보냈는데?’ ‘어디에서 공을 찼는데?’ 등으로 더 많은 내용을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한 문장에서 기본 의미의 확장과 함께 더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는 말들을 수식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수식어 자리는 자유롭게 위치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앞에 쓰인 영어 문장의 의미를 보다 확장시키기 위해 ‘공을 차서 운동장으로 보냈다’는 내용을 덧붙이게 되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구성될 수 있다. I kicked the ball ground. 그러나, 이 문장은 왠지 어색해 보인다. 운동장에 해당하는 명사 ‘ground’가 차지해야 될 자리가 kicked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명사는 주어와 목적어 자리에 위치할 수 있게 되는데 이미 이 문장의 주어와 목적어는 다른 명사들로 채워져 버려있는 것이다. 따라서, 명사 ‘ground’는 혼자서 이 문장의 의미를 구체화시켜주지 못하고 ‘∼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전치사 ‘to’와 함께 쓰여 문장 전체의 의미를 구체화하는 수식어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I kicked the ball to the ground. 그렇다면 ‘공을 찼는데 어디서 찼는지’에 대한 의미를 더해 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이제는 망설이지 않고 누구나 다 이렇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I kicked the ball in the ground. ■ (주)무무잉글리시(www.moumou.co.kr) 회장
  • [그 영화 어때?] 새달 7일개봉 ‘어썰트 13’

    스케일을 살리려 요란한 시각효과로 ‘뻥’을 치는 액션영화에 질렸다면 ‘어썰트 13’(Assault on Precinct 13·새달 7일 개봉)을 챙겨봄직하다. 액션의 부피를 키우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각을 교란(?)시키는 액션물들과는 확실히 좀 다른 구석이 있다. 실제상황을 보고 있는 듯 사실감 넘치는 영화 속 액션 시퀀스들이 진지한 감상을 보장한다. 악질 죄수들을 호송중인 경찰버스가 디트로이트의 극심한 폭설 때문에 인근 13구역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곳의 경사 제이크(에단 호크)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수용했으나, 내심 불안하기만 하다. 수년 전 범인검거 현장에서 자신의 실수로 동료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죄책감으로 소심한 경찰로 전락한 제이크. 그도 그럴 것이 호송 중인 범죄자들 가운데는 디트로이트 최대 마약조직의 우두머리이자 경찰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기로 악명높은 비숍(로렌스 피시번)이 끼어있다. 영화는 배우들과 관객을 폭설로 고립된 허름한 경찰서 안으로 순식간에 몰아넣고는 빗장을 채워버린다. 이내 정체불명의 무장세력들이 경찰서 밖에서 무차별 공격을 해오고, 영문도 모른 채 갇힌 이들은 처절한 생존의 동거를 시작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본의 아니게 ‘한 배’를 탄 경찰들과 죄수들이 의기투합한다는 기발한 설정이 관객의 흥미를 곱절로 부풀린다. 무장세력이 비숍을 구출하려는 그의 조직원들일 거란 ‘상식적’ 추론을 허락하지 않는 영화는 슬쩍 음모론을 끌어들여 액션극의 밀도를 높인다. 비숍을 비호하며 거액을 빼돌려온 비리 경찰 듀발(가브리엘 번)일당이, 비밀을 영원히 은폐하려는 계산에서 아예 비숍을 제거하기로 음모를 꾸민 것. 경찰서를 경찰들이 공격하고, 일군의 범죄자들이 그 공간을 사수하려는 아이로닉한 설정은 이래저래 효력이 크다. 통념적 선악의 역할극에서 벗어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감상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다. 공적을 물리치느라 제이크와 비숍이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는 몇몇 대목은 실소가 터질 만큼 억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경찰서 안의 내부고발자 등 막판의 짜릿한 반전이 범죄액션의 양감을 풍성하게 살려주기에 별 무리가 없다.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모피어스 역으로 나왔던 로렌스 피시번이 이 영화에서 대단히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는 점도 특기사항. 무지막지한 근육질 살인범이 됐으나, 중후하고 강렬한 눈빛이 에단 호크보다 더 오래 ‘우리 편’ 영웅으로 잔상에 남는다. 서스펜스 액션영화의 거장 존 카펜터 감독의 1976년 화제작 ‘분노의 13번가’를 리메이크했다.2002년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세계적 힙합스타 자룰이 도박사기꾼 스마일리 역으로 나온다. 장 프랑수아 리쉐 감독.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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