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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가 돌아왔다’ 박경혜, 조보아 동료 교사로 등장 “강렬 존재감”

    ‘복수가 돌아왔다’ 박경혜, 조보아 동료 교사로 등장 “강렬 존재감”

    ‘복수가 돌아왔다’에서 원칙주의자 윤리교사로 변신한 배우 박경혜가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퇴학을 당한 후 인생이 꼬인 강복수(유승호 분)가 어른이 돼 복수를 하겠다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만, 복수는커녕 또다시 예기치 않게 사건에 휘말리는 감성 로맨스다. 박경혜는 극중 차가워 보이는 외모에 무채색 옷만 입고 다니는 윤리교사 장지현을 연기한다. 극중 장지현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교사가 됐지만, 정작 가르치는 데는 소질이 없어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이다. 팩트폭력배 수정(조보아 분)과 반대되는 성격의 소유자 지현은 극이 진행될수록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날 방송에서 다른 교사들과 함께 교무실에서 수다를 떨며 첫 등장한 지현은 새침한 표정과 도도한 말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캐릭터 강한 모습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2011년 영화 ‘애드벌룬’으로 데뷔한 박경혜는 드라마 ‘도깨비’ ‘조작’ ‘저글러스’ ‘흉부외과’ 영화 ‘1987’ ‘꿈의 제인’ ‘마약왕’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매 작품마다 변신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색으로 캐릭터를 소화해 왔던 박경혜는 ‘복수가 돌아왔다’ 뿐 아니라 tvN 드라마 ‘진심이 닿다’ 출연까지 확정하면서 2019년에도 이어질 열일행보를 예고했다. 한편 ‘복수가 돌아왔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불후의 명곡 ‘디깅’에 빠진 열여섯 살…최애곡은 81년생 ‘이은하의 봄비’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불후의 명곡 ‘디깅’에 빠진 열여섯 살…최애곡은 81년생 ‘이은하의 봄비’

    노래 ‘거짓말’을 부른 가수는 누구일까요?” ‘빅뱅’이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10대 또는 20대일 것이다. ‘GOD’(지오디)라고 답했다면 30대 혹은 40대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조항조’라고 답했다면 당신의 나이는 분명 50세를 훌쩍 웃돌 것이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를 떠올렸다면 70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동명의 노래를 부른 가수를 질문한 뒤 답변에 따라 연령대를 가늠하는 한 방법이다. 하지만 최근 10대와 20대들은 이런 공식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40~50대 중년보다 더 옛날 노래를 많이 알고 있는 ‘요즘 것들’이 적지 않다. 과거에 유행했던 노래를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 듣는 문화가 10~20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발굴하다’라는 의미의 ‘디깅’(digging) 문화다. 디깅은 1970~80년대 레코드 가게에서 LP판을 뒤적이며 새로운 음악을 발굴하던 데서 유래했다.●20세기 노래로 ‘시간여행’ 떠나는 십대들 고교 1학년생 노무승(16)군이 최근 가장 즐겨듣는 노래로 1981년에 나온 이은하의 ‘봄비’를 꼽았다. 노군의 스마트폰 음악듣기 앱 ‘플레이리스트’에는 김수철의 ‘못다 핀 꽃 한 송이’(1983), 정수라의 ‘환희’(1988),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1991) 등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노래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같은 학년 박상민(16)군은 보물 1호가 통기타, 보물 2호가 1970년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국의 록밴드 레드 제플린의 CD 10장이라고 했다. 이 밖에 좋아하는 가수로는 스콜피언스(1965년 데뷔), 이글스(1971년 데뷔), 딥 퍼플(1968년 데뷔)을 언급했다. 2002년에 태어난 고교생답지 않은 이색적인 음악 취향을 자랑하는 두 학생은 “옛날 음악이 주는 특유의 정서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노군은 “옛날 노래를 들으면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당시 시대상을 느낄 수 있고, 자기 성찰, 외로움,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가사의 노래가 많아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박군은 “중학생 때 아버지가 들었던 김현식의 노래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면서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에 옛날 노래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했다. 인기 아이돌 가수의 댄스 음악은 좋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노군은 “아이돌 가수의 노래는 테크닉은 출중하지만 멜로디가 비슷하고, 옛날 노래와 비교해 가사에 ‘스토리텔링’이 부족해 정서적 충족감도 덜한 것 같다”면서 “목소리가 갈라지는 김현식의 노래가 처음에는 듣기가 거북했는데, 구글에서 인생 스토리를 ‘디깅’해 알고 난 뒤 들으니 이해가 됐고 위로도 됐다”고 전했다. 어쩌면 ‘요즘 것들’은 무한경쟁에 내몰린 팍팍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인간미’를 찾으려고 겪어 보지도 못한 과거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디깅’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디깅’으로 부활한 록그룹 ‘퀸’ 최근 전설적인 영국 록밴드 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 40일 만에 국내 누적 관람객 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비긴 어게인’(343만명), ‘라라랜드’(359만명), ‘맘마미아’(457만명), ‘레미제라블’(592만명)을 차례로 제치고 역대 국내 개봉 음악영화 중 흥행 1위에 오른 것도 ‘요즘 것들’의 ‘디깅 문화’가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가 큰 인기를 끌자 영화관은 관람객들이 영화를 보며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영화관’을 오픈하기도 했다. CGV 리서치센터가 영화가 개봉한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관람객 연령을 분석한 결과 20대 이하 관람객이 3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5.8%), 40대(24.4%), 50대 이상(13.8%) 순이었다. 이런 열풍은 음원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12일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2011년 리마스터 버전)는 한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63위에 진입했다. 팬들의 ‘총공’(총공격) 문화로 인해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장악하는 국내 실시간 음원 차트에 43년 전(1975년 10월 30일) 발표된 외국곡이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 음악계의 ‘주류’는 아이돌 가수의 음악이나 힙합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런 노래가 대중 모두의 정서를 대변하지는 못한다”면서 “퀸의 노래는 주류 사회의 성공 법칙에 반기를 들면서 우리 사회의 ‘비주류’인 젊은층을 향한 위로를 담았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진원지 ‘유튜브’… 7090 숨은 명곡 찾기 디깅 문화의 진원지는 바로 ‘유튜브’다. 옛날 노래 애호가인 노군이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유튜브를 통해서다. 노군은 “처음 가수 이은하의 노래를 듣다가 유튜브의 ‘추천 영상’을 통해 양수경을 알게 됐고, 정수라, 김수철, 조관우, 산울림, 부활 등 ‘새로운 가수’를 연이어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들은 노래에 꽂히면, 해당 노래와 가수를 검색해 정보를 얻고 다른 가수도 함께 ‘디깅’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곡들을 하나하나씩 발굴해 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젊은층들이 옛날 음악과 문화를 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 ‘레트로’(복고풍)는 최근 대중문화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1981년부터 약 17년 동안 방영되다 1998년 종영된 KBS 음악 순위 프로그램 ‘가요톱텐’도 유튜브에서 부활했다.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노래에 ‘골든컵’을 수여한 뒤 순위 집계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도입했던 가요톱텐은 국내 대표 음악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새로 생긴 유튜브 채널명은 ‘어게인 가요톱10’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은 900개를 돌파했다. 현재 높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인 노래는 가수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1994), 혜은이의 ‘작은 숙녀’(1983), H.O.T.의 ‘행복’(1997), 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1995),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 백 홈’(1995) 등이다. 또 유튜브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이 데뷔 무대인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를 부른 영상의 조회 수는 450만건에 달한다. 이 영상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이렇다. “직접 느낀 적 없지만 직접 느끼고 싶은 과거다.” 지난 9월 네이버의 음악 사이트인 ‘온스테이지’는 20세기 음악을 21세기 뮤지션이 재해석하는 ‘온스테이지 디깅 클럽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대를 앞서갔던 숨은 음악을 재조명한다는 기획이다. 가수 죠지가 김현철의 ‘오랜만에’(1989)를,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이재민의 ‘제 연인의 이름은’(1987)을 각각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불렀다. 지난달에는 가수 스텔라장이 부른 윤수일의 ‘아름다워’(1984)가 공개됐다. 글 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6월 항쟁을 그린 영화 ‘1987’은 700만여명이 봤다. 1991년 봄을 그린 영화 ‘1991, 봄’을 본 관객은 5000명이 채 안 된다. 87년은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지만, 사실은 군사정권과의 타협으로 매듭지어진 절반의 승리일 뿐이다. 87년의 타협이 91년의 패배를 불러왔고,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온갖 모순은 91년 패배에서 잉태됐을지도 모른다. 모두 쉽게 잊은 91년의 아픔이 온몸에 새겨진 인물 강기훈.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의 피해자 강기훈씨를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났다. 전남 강진에서 간암 투병을 하고 있는 그는 병원에 들르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서울을 찾는다. 이미 한 차례 인터뷰를 거절하고, 몇 달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승낙한 강씨는 사진 촬영을 극도로 꺼렸다.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에게 아픈 과거를 묻는다는 건 잔인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이들이 91년을 잊고 살고, 어떤 이들은 의도적으로 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러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록 자신이 더 아프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91년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처럼 보였다.→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검찰총장이 강기훈씨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검찰총장이 사과를 하든 말든 관심 없어요. 당사자도 아닌데 검찰총장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그를 수사했던 검사 강신욱 신상규 안종택 박경순 윤석만 임철 송명석 남기춘 곽상도, 당시 법무부 장관 김기춘,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 노원욱 정일성 이영대 임대화 윤석종 부구욱 박우동 김상원 박만호 윤영철, 허위로 필적감정서를 작성한 김형영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 중 누구도 강씨에게 사과를 하거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설령 사과를 하더라도 안 받는 건 제 마음입니다. 저는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고, 한편으로는 복수할 의무도 갖고 있어요. 물리적인 폭행은 아니지만 복수할 의무가 있어요. 권리가 아니라 의무죠. →1994년 출소 이후 어떻게 살았나요.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에 다니고, 무역회사에도 있었어요. 막노동을 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더라고요. ‘유서는 왜 대신 써 줬어요’라고 비난하듯 묻는 사람도 있고, ‘유서 써 준 게 뭐가 죄가 되느냐’는 사람도 있었죠. 안 썼다고 말해도 아무도 안 믿어 줬어요.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사실이 돼 버렸으니까요. 5월이 되면 유독 힘들었고, 지금도 힘듭니다. 누군가 알아보고 사건을 이야기하면 멘탈이 깨져서 일을 못 했어요. →모두가 사실로 믿어버린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재판으로 뒤틀렸으니 재판으로 바로잡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사실 물리적 복수를 생각하기도 했어요. 과거에 고문으로 어쩔 수 없이 간첩이 된 분들한테 ‘10억원 받을 거냐 아니면 당신이 맞은 만큼 때려줄 거냐’고 한 번 물어보세요. 십중팔구는 ‘돈은 필요 없고 때려 주겠다’고 말할 거예요. →조작 당사자들 가운데 직접 대화를 나눈 이는 없나요. -재심 재판에서 국과수 직원이 나와 김형영이 필적 감정을 조작했다고 진술했어요. 김형영과 함께 필적 감정서에 사인한 사람인데 자기 책임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휴정 시간에 저한테 태연히 악수를 청했어요. 순간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안하다는 뜻인가요.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죠. 김형영의 죄를 진술한 것으로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역사적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사람들이 이렇게 무서워요.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조작이 가능했을까요. -사람들이 믿어 주니까 가능했겠죠. 제가 인간에게 실망하는 것도 그 지점이에요.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툭 던져 버리고 이후에는 관심 없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1%도 안 돼요. 내 말이 타인에게 고통을 안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예요.→거짓을 믿게 하는 작동방식이 있는 것 같군요. -이심전심이죠. 이 방향이 권력에게 이로우니까 모두 그렇게 몰고 간 겁니다. 검찰이 정권의 압력을 받아서 조작했다고 하는데 표현이 틀렸어요.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집단이 이심전심으로 한 거예요. 언론도 ‘이쪽 방향으로 가는구나’라는 걸 알고 받아 쓴 거죠. 얼마나 재밌어요. 연쇄죽음에 배후가 있다는 둥, 제비뽑기를 해서 자살할 사람을 뽑는다는 둥. 검찰이 흘리면 언론은 사실인 양 보도해요. 보도가 나가면 검찰은 보도대로 수사하죠.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유서 작성자는 강기훈이 아니라 김기설’이라고 발표했을 때부터 진실이 규명되기 시작한 건가요. -과거사위 발표가 나왔을 때 제가 냉소적으로 변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들이 ‘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남들은 저를 구제받아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았죠. ‘이게 왜 나만의 문제가 돼 버린 것일까. 나만 구제되면 다 해결되는 걸까’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자기 편해지기 위해서 나에게 문제 해결을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냉소적인 인간이 되긴 했지만 사람들이 뭐 때문에 아파하는지 알고 그걸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세월호 보도를 차마 보지 못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을 차마 지나갈 수 없었어요. →1991년을 생각하면 어떤가요. -91년에 대해 많이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요. 기억하지 못하는 국가는 미래가 없어요. 91학번들에게 부채의식도 느껴요. 저는 어쨌든 재야운동단체의 실무자였잖아요. 유서조작 사건으로 모든 게 엎어졌어요. 당시 운동권이 얼마나 준비를 안 했으면 그렇게 쉽게 엎어졌을까 생각해요. 그때는 소위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다 정치하려고 했어요. 87년 성과를 빌미로 야당 들어가서 한자리 해야 한다는 욕망에 불탔던 시절이고, 실제로 지금까지 많이 들어갔잖아요. →영화 ‘1987’은 요즘 젊은이들까지 보며 울었는데, ‘1991, 봄’은 별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1987’은 재밌게 만들었잖아요. 저는 1987년에 감옥에 있었어요. 같이 감옥에 있던 친구와 그 영화를 봤는데 10분이 지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했죠. 툴툴거리면서 봤어요. 저거 아닌데 이러면서….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는 자기들이 승리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시절의 진짜 모습은 잊고 권력의 단맛에 취해서. 그들 중 1991년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정작 본인을 모티브로 한 ‘1991, 봄’은 왜 보지 않나요. -거울 본 지도 오래됐어요. 제 삶 자체가 재난인데 뭐하러 그 영화를 보겠어요. →영화 속에서 ‘하찮고 시시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동안 너무 무겁게 살았어요. 별 내용 없는 시시한 수다를 떨고 농담도 하고 살고 싶어요. 저 보고 힘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젠 당신들이 힘을 좀 내시죠’라고 쏘아붙인 적도 있어요. 충분히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왜 힘내라고 하죠. 힘내서 잘 싸우길 바라는 건가요? →유서대필 조작 사건이 없었다면 91년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다른 사건으로 뒤집어쓰고 결국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당시 사람들의 열망이 어디로 향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아요. ‘87년 항쟁으로 민주화됐는데 뭘 또 그래’ 이런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과 비슷해요. ‘적폐청산 다 했는데 뭘 또 자꾸 시끄럽게 하느냐’는 식이잖아요. 지금도 사람은 죽어 가고 있어요. 헌법에 보장된 파업을 하는데도 구구절절 이유를 나열하고 설득해야 하지 않나요? →91년에는 어떤 삶을 꿈꾸셨나요. -세상이 괜찮아지면 취직해서 결혼도 하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었어요. 만일 제가 과거를 다 잊거나,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저도 아마 무딘 감성으로 살았겠죠. 어쩌다 무슨 사건이 나면 ‘아, 옛 생각 나네’라고 과거를 반추하며 ‘후진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죠. →‘후진 인생’과 ‘시시한 인생’은 뭐가 다른가요. -옛날에는 어땠다고 떠벌리며 폼 잡는 인생이 후진 인생이죠.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고, 어떻게 하면 애들 유학 보낼 수 있을까. 욕심에 부들부들 떨면서 망가지는 인생이죠. 그렇게 망가지지 않아 다행이에요.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강기훈에게 띄우는 91학번 편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제게 그는… “그해 봄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1991년 봄, 뜨겁고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아팠습니다. 저와 같은 91학번 신입생이었던 명지대생 강경대가 경찰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고, 연일 또래 친구들이 몸에 불을 살랐습니다. 집회에 나갈 결심이 서지 않아 기숙사에서 이불을 덮고 비겁하게 울었고, 마침내 종로 집회에 나갔을 때 가슴이 벅차 울었습니다. 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시인 김지하가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우라”고 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이 서강대에서 분신하자 성직자 박홍은 “죽음을 사주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검찰은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이 유서를 대신 썼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당신(강기훈)은 어둠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종로 거리는 차갑게 식었고, 우리는 패배주의의 늪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고백하건대 공안정국을 조성한 정권에 대한 분노만큼이나 당신이 진짜로 유서를 대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깊었습니다. 91년 봄이 허무하게 지나갔듯이 당신도 어느새 잊혀졌습니다. 당신이 20년 가까이 외롭게 결백을 증명해 나아가는 동안에도 우리는 방관자일 뿐이었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당신과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내내 흔들리는 당신의 눈빛을 봤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냉소와 달관이 그 눈빛에 담겨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렸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1991년 봄, 믿어 주지 못하고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도리어 제게 더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해 봄을 망친 선배 세대가 더 미안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조작을 사실로 둔갑시킨 책임은 언론에 있습니다. 당신이 그해 명동성당에서 눈물로 결백을 호소할 때 서울신문 기자도 있었습니다. “제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네가 대신 쓴 거 맞잖아’라고 몰아붙이던 서울신문 기자의 얼굴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는 당신에게 제가 회사 대표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91년 봄을 잊지 않고 살겠다는 약속도 드리고 싶습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 ‘마지막 황제’ 베르톨루치 스크린 뒤로 사라지다

    ‘마지막 황제’ 베르톨루치 스크린 뒤로 사라지다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 등으로 명성을 떨친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26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77세.1941년 이탈리아 북부 파르마에서 유명한 시인 아틸리오 베르톨루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영화에 전념하기 위해 로마 라사피엔차 대학교를 중퇴한 뒤 아버지의 친구였던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본격 입문했다. 베르톨루치 감독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은 1972년 개봉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다. 허무주의가 짙게 배어 있는 이 작품은 베르톨루치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것으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맹목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담아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모았다. 이 영화는 세월이 한참 흐른 뒤인 2007년 여주인공 마리아 슈나이더가 강간 장면을 합의 없이 찍었다고 밝히며 다시 한번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의 운명을 그린 1987년 영화 ‘마지막 황제’로 1988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9개 주요 부문을 휩쓴 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유일한 이탈리아 감독이기도 하다. 2007년에는 그동안의 공적을 인정받아 베니스영화제 특별인상인 명예 황금사자상, 2011년에는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말년에는 지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20세기 중반 스크린을 수놓은 마지막 영화 거장이 무대 뒤로 사라졌다”고 논평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청룡영화제’ 한지민 여우주연상 “작품이 가진 진심 덕분”

    ‘청룡영화제’ 한지민 여우주연상 “작품이 가진 진심 덕분”

    ‘청룡영화제’ 한지민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23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제39회 청룡영화제가 진행됐다. 이날 한지민은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허스토리’ 김희애, ‘너의 결혼식’ 박보영, ‘소공녀’ 이솜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름이 호명되자 한지민은 영화 ‘미쓰백’ 이지원 감독 등 사람들과 포옹을 나누며 눈시울을 붉혔다. 무대에 오른 한지민은 “무겁고 힘들었던 시간을 견뎌내고, 결국엔 작품이 가진 진심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지민은 이어 “‘미쓰백’은 배우로서의 욕심 보다도 사회의 아픈 문제에 대한 마음이 더 뜨거웠던 영화다. 그걸 알아준 모든 분들과 함께 해준 배우들,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눈물의 소감을 전했다. 또한 “늘 저에게 좋은 본보기를 되어 주시는 김혜수 선배님. 항상 저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 정말 너무 감사하다”며 이날 진행을 맡은 김혜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지민의 말에 김혜수 또한 눈물을 보였다. 한편, 2018 청룡영화제 최고작품상은 영화 ‘1987’이 차지했으며, 남우주연상은 ‘1987’ 김윤석이 수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양소민, 연극 ‘더 헬멧’ 앵콜 공연 성황리에 마쳐 “사랑하는 공연”

    양소민, 연극 ‘더 헬멧’ 앵콜 공연 성황리에 마쳐 “사랑하는 공연”

    배우 양소민이 연극 ‘더 헬멧’ 앵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연극 ‘The Helmet 더 헬멧-Room‘s Vol.1’은 대학로에서 각광받는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작가의 작품으로 시대와 공간이 전혀 다른 두 에피소드의 극을 한 작품에서 또다시 두 개의 시공간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독특한 구성이다. 한쪽 방에서는 1987년대 서울의 폭력을 상징하는 백골단의 헬멧, 그리고 다른 방에서는 2013년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활동하는 국제 평화의 상징인 화이트 헬멧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양소민은 1997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시작으로 연극, 드라마, 영화에서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왔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뮤지컬과 연극으로 다져진 힘 있는 목소리는 관객들이 그녀에게 힘찬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마지막 앵콜 공연의 소감은 특이하게 삼문삼답으로 꾸며졌다. 첫번째 질문 ‘The Helmet 더 헬멧-Room‘s Vol.1’이 앵콜 공연을 하게 된 이유를 시작으로 극의 인기 요소, 마지막으로 공연을 마치는 소감으로 진행됐다. 양소민은 첫 번째 질문에 “이번 연극은 서울연극제에 초청돼 특별한 앵콜 무대를 하게 됐다”고 답했으며, 인기 요소에서는 “재미와 감동, 이 시대에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기에 인기가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너무 사랑하는 공연이며 사랑하는 팀과 함께해서 행복했다”고 전했다. 한편 양소민은 오는 6일 ‘연극열전7’ 세 번째 작품 ‘진실X거짓’에서 ‘로렌스’역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극에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고] ‘1991, 봄’/김종식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

    [기고] ‘1991, 봄’/김종식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

    영화 ‘1991, 봄’ 시사회에 다녀왔다.‘1991, 봄’은 1991년 4월 26일 강경대 열사로 시작해 5월 25일 김귀정 열사까지 국가의 불의에 저항한 11명의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한국판 드레퓌스’로 불리었던 당시 유서 대필과 자살 방조라는 죄명으로 낙인찍힌 스물일곱살 청년 강기훈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시대적으로 보면 지난해 개봉해 72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1987’의 후속작 같은 영화다. 1987년 6월 항쟁은 미완이긴 해도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승리의 항쟁으로 기억되는 반면 1991년 봄은 실패한 항쟁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성공한 항쟁이 얼마나 될까. 1980년 5월 민중 항쟁은 군인들에 의해 제압됐고 동학혁명도 실패했다. 그렇다고 해서 혁명과 항쟁의 고귀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겠는가. 민족민주열사추모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1959년 사형당한 조봉암 선생부터 1987년 이한열 열사까지 수십년 동안 국가에 의해 희생된 열사들보다 1987~1991년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열사들이 많다고 한다.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1989년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의 방북으로 통일 논의가 봇물 터지듯 나왔고 국가 폭력에 저항해 투쟁이 들불처럼 번져 일어났다. 반통일적이고 반민주적인 불의한 정치 권력과 탐욕스런 자본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와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이었고,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민중 항쟁의 5년이었다. 영화에서 노동자 김진숙은 하늘 위에서 369일 동안 고공농성한 이유가 1991년 의문사한 박창수 열사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김진숙은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죽음을 세상에 말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그렇게 1987년과 1991년은 2017년 촛불 항쟁으로 연결돼 있다. 영화에서 박승희 열사는 말한다. “왜 사람들은 죽은 사람보다 죽인 사람 편을 들까.” 김귀정 열사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난 무엇이 될까, 10년 후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필자는 1991년 봄의 싸움으로 감옥에서 4년을 보내는 대가를 치렀지만 여전히 살아 있기에 김귀정 열사의 질문이 현재진행형이다. 거울을 보듯 내 삶을 성찰하게 만들었고 내 삶의 무수한 선택을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는지 끊임없이 되묻게 했다. 그 질문들은 내 인생의 항로에서 흔들림 없이 어두운 밤 갈 길을 밝혀 주는 북극성 같은 질문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1991, 봄’은 회고적이기보다는 대단히 성찰적인 영화다.
  • 이창동 ‘버닝’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이창동 감독이 2010년 영화 ‘시’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버닝’이 제55회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버닝’은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세 사람의 불안과 분노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그린 작품이다. 감독상은 ‘1987’의 장준환 감독이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1990년대 대북 공작원 ‘흑금성’ 실화를 다룬 ‘공작’의 황정민과 이성민이 공동 수상했다.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는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김주혁은 ‘독전’으로 남우조연상에 이름을 올렸다. 특별상 역시 김주혁에게 헌정되면서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전고운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소공녀’로 신인감독상과 시나리오상 등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대종상 영화제는 올해도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지 못했다. 작품 심사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올해부터 출품작이 아닌 개봉작을 대상으로 심사하는 등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지만 각 부문 수상 후보자들의 불참 사례는 올해도 이어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제38회 영평상 최우수작품상 ‘1987’...남녀주연상 이성민·한지민

    제38회 영평상 최우수작품상 ‘1987’...남녀주연상 이성민·한지민

    제38회 영평상 최우수작품상에 영화 ‘1987’이 선정됐다. 배우 이성민과 한지민이 각각 남녀주연상을 받는다. 22일 사단법인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제38회 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 수상자(작)를 발표했다. 이날 영평상 최우수작품상은 장준환 감독 작품인 ‘1987’이 선정됐다. 영화 ‘공작’ 윤종빈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고, 신인감독상 영예는 영화 ‘소공녀’ 전고운 감독에게 돌아갔다. 여우주연상은 ‘미쓰백’ 배우 한지민이, 남우주연상은 ‘공작’ 이성민 차지였다. 신인여우상은 ‘박화영’ 김가희가, 신인남우상은 ‘안시성’ 남주혁이 수상했다. 공로영화인상은 한국 영화사 산 증인이자 영화 ‘시’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배우 윤정희가 받았다. 한편 제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13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다. 이하 2018년 제38회 영평상 수상자 명단 최우수작품상: <1987> 공로영화인상: 윤정희 배우 감독상: 윤종빈 <공작> 여우주연상: 한지민 <미쓰백> 남우주연상: 이성민 <공작> 여우조연상: 권소현 <미쓰백> 남우조연상: 주지훈 <공작>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이창동 <버닝> 각본상: 곽경택, 김태균 <암수살인> 촬영상: 홍경표 <버닝> 음악상: 김태성 <1987> 기술상: 진종현 (시각효과) <신과 함께-죄와 벌> 특별상: (故)홍기선 감독 신인감독상: 전고운 <소공녀> 신인여우상: 김가희 <박화영> 신인남우상: 남주혁 <안시성> 독립영화지원상: 김일란, 이혁상 감독/ 전고운 감독 신인평론상: 조한기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우뢰매 시리즈’ 저작권 다툼 소송 끝에 법원 “김청기 감독 것”

    ‘우뢰매 시리즈’ 저작권 다툼 소송 끝에 법원 “김청기 감독 것”

    1980~1990년대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특촬물 영화 ‘우뢰매’의 저작권을 놓고 김청기 감독이 당시 영화제작사 간부와 법정 다툼 끝에 승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 이상윤)는 우뢰매를 제작했던 서울동화사의 전 대표 김모씨와 A엔터테인먼트사가 “우뢰매 시리즈의 저작권을 양도받았다”면서 김청기 감독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했다. 김청기 감독은 서울동화사 대표로 재직하던 1986년 ‘외계에서 온 우뢰매’를 시작으로 1989년 ‘제3세대 우뢰매 6’까지 6편의 우뢰매 시리즈를 제작, 연출했다. A사와 김씨는 이들 6편에 대한 저작권을 2001년 서울동화사로부터 넘겨받았는데도 김청기 감독이 2015년 다른 회사에 임의로 양도했다면서 소송을 냈다. 이들은 김청기 감독이 우뢰매 시리즈를 서울동화사에서 업무상 제작한 것인 만큼 최초의 저작권은 서울동화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서울동화사로부터 넘겨받은 자신들이 현재 우뢰매 시리즈의 저작권을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우뢰매 1~3편은 법인·단체의 기획으로 만든 저작물에 관련한 규정이 저작권법에 반영된 1987년 7월 이전에 제작된 작품이므로 김청기 감독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밝혔다. 1987년 7월 이전 작품은 법인 명의의 저작권이 인정되지 못한 것이다. 4~6편의 경우 저작권법에 해당 규정이 만들어진 이후에 제작된 작품이지만, 이 역시 서울동화사의 기획으로 제작된 작품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이들 작품의 경우에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 등에 ‘제작, (총)감독 김청기’라는 문구가 표시된다는 점을 주요한 근거로 판단했다. 당시 저작권법은 법인 명의 저작물의 저작권이 법인에 있다고 규정하되 ‘기명 저작물’은 그렇지 않다고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법인의 기획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에 제작자로서 김청기 감독의 이름이 올라간 만큼 우뢰매 4~6편이 김청기 감독의 기명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그밖에 김청기 감독이 1992~1993년에 제작한 우뢰매 7~8편에 대해서는 김청기 감독이 서울동화사 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제작한 만큼 서울동화사가 아닌 김청기 감독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서울동화사 전 대표 김씨는 1995년 김청기 감독이 자신에게 우뢰매 시리즈를 포함한 작품의 ‘판권’을 양도한다고 증서를 써준 것을 내놓으면서 자신에게 저작권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권이라는 용어는 저작권법에 없는 것으로, 해당 증서만으로는 김청기 감독이 저작권을 양도한 것인지, 단순히 이용을 허락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명백하지 않은 경우 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유리하게 추정해야 한다”면서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이 증서에서 ‘판권’이라는 표현 앞에 ‘CD, LD, 홈비디오’ 등이 구체적으로 적힌 만큼 포괄적 저작권 중 일부에 국한한 의미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고, 해당 증서에 권리 양도의 대가가 전혀 적히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포괄적 저작권을 내준 것이라고 납득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빨간 구두 아가씨’ 작곡 원로 음악가 김인배 별세

    ‘빨간 구두 아가씨’ 작곡 원로 음악가 김인배 별세

    ‘빨간 구두 아가씨’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든 원로 작곡가 겸 트럼펫 연주자 김인배씨가 지난 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6세.1932년 평안북도 정주 출생인 고인은1963~64년과 1980년 KBS 라디오 악단장, 1973년 TBC(동양방송) 라디오 악단장을 지냈다. 드라마 주제가인 한명숙의 ‘삼별초’ 작곡을 시작으로 남일해의 ‘빨간 구두아가씨’, 한명숙의 ‘그리운 얼굴’, 영화 주제가인 배호의 ‘황금의 눈’ 등 400여 곡을 작곡하고 2500여 곡을 편곡했다. 음악 인생 60여년간 트럼펫을 놓지 않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던 고인은 1987년 대통령 문화포상, 2000년 제7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통령표창, 2006년 제13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1녀가 있다. 장남 대우 씨는 KBS 관현악단장이며, 외손자 김필은 엠넷 ‘슈퍼스타K 6’ 출신 가수로 3대가 음악인으로 활동 중이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이며 발인은 9일 오전 6시다. (02)2227-7550.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름 없는 꽃들을 위한 진혼곡…‘1991, 봄’ 티저 예고편

    이름 없는 꽃들을 위한 진혼곡…‘1991, 봄’ 티저 예고편

    1991년 봄의 청춘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1991, 봄’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1991, 봄’은 1987 이후, 1991년 4월 26일 강경대 열사부터 5월 25일 김귀정 열사까지 국가 불의에 저항한 11명의 청춘과 당시 유서대필, 자살방조라는 죄명으로 낙인찍혔던 스물일곱 살 청년 강기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11명의 열사와 엄혹했던 그 시절을 꿋꿋하게 견디고 민주주의 꽃을 피운 이름 없는 이들을 차분하게 조명한다. 공개된 예고편은 먼저 서현, 씨엘, 김고은 등 많은 스타가 태어난 1991년이 11명의 열사가 세상을 떠난 해임을 알리며 시작한다. 그리고 11명의 청춘이 왜 꽃 같은 목숨을 던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전한다. 지켜야 할 국민을 탄압했던 공권력을 휘두른 국가 앞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1991년 봄의 청춘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뜨겁고 슬픈 그 시절을 소환할 예정이다. 영화 ‘1991, 봄’은 오는 10월 31일 개봉한다. 89분. 12세 관람가. 영상팀 seoultv@seoul.co.kr
  • [靑 업무추진비 공개 파문] 靑 “24시간 365일 근무… 심야·주말 사용 문제없다”

    “외교·안보·통상 특성상 근무시간 벗어나, 유흥업소 결제 사례 없어…추측성 주장, 오락 사용건은 1월 영화 ‘1987’ 관람료” 청와대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가 심야·주말 업무추진비로 2억 4000여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규정상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조직”이라며 “심야·주말 사용이 내부 규정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정운영 업무의 특성상 대통령비서실 직원 다수가 평일과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하며 특히 외교·안보·통상 등의 업무는 심야 긴급상황과 국제시차 때문에 통상적인 근무시간대를 벗어나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업무추진비가 ‘비어’, ‘주막’, ‘이자카야’, ‘와인바’ 등 술집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236건 사용됐다는 심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전수조사 결과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실제 결제된 사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불가피하게 늦은 시간에 간담회를 개최해 상호가 주점으로 된 곳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대부분 일반식당이 영업을 끝내 실제로는 다수의 음식류를 판매하는 기타 일반음식점에서 부득이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심 의원의 주장은 최소한의 확인도 거치지 않은 추측성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업무추진비 사용 업종을 누락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자영업·중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려고 지난 7월 대통령비서실의 정부구매카드를 신용카드보다 수수료 부담이 낮은 직불카드로 전면 교체했다”며 “(누락은) 직불카드사의 결제정보가 재정정보시스템에 자동 등록되는 과정의 단순 오류”라고 설명했다. 기타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가격대가 높은 예외적 집행사례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국익을 위해 관련국 관계자 등에 대한 예우와 의견청취 등 간담회 목적에 부합한 장소를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이용 사례는 백화점 내 식당을 이용한 것이고, 오락 관련 사용건은 6월 민주항쟁 관계자들과 지난 1월 영화 ‘1987’을 함께 관람한 것으로 부당한 집행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푸른 눈의 감독, 왜 평양 영화유학 갔을까

    푸른 눈의 감독, 왜 평양 영화유학 갔을까

    ‘김정일 스타일’ 선전영화 비법 사사 방북 北영화인·영화제작 현장 인터뷰 첫 공개호주의 영화감독 안나 브로이노스키는 2012년 서양 영화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영화산업 전반을 촬영했다. 방문 허가를 받기 위해 2년여간 애썼다는 안나가 그토록 북한을 찾고 싶었던 이유는 ‘평양 스타일’의 선전 영화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안나는 도대체 왜 선전 영화를 찍고 싶었는지’, ‘북한에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질문이 13일 개봉하는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에 담겼다. 이 작품은 안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됐다. 시드니에 살고 있는 안나는 어느 날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탄층 가스 시추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한다. 시추로 인해 주민과 환경의 안전이 위협당하는 것에 분노한 그는 지역 주민들과 시위에 참여해 봤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몇 해 전 평양에 다녀왔던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책 ‘영화와 연출’이었다. 1987년 김정일이 쓴 이 책에는 선전영화를 만드는 김정일만의 세세한 지침이 담겨 있다. ‘김정일 스타일’로 시추 공사를 주도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항하는 선전영화 ‘정원사’를 만들기로 결심한 안나는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평양을 찾는다.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나는 “김정일식의 영향력 있는 선전 영화가 기업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저만의 비밀 무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보다는 북한의 영화인들이 그들의 삶을 영화로 만들어 내는 열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작품에는 그동안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던 북한 대표 영화인들과 그들의 영화 제작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북한 영화계 원로이자 공훈예술가인 박정주 감독이 배우들의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촬영장 주위를 몇 바퀴씩 뛰게 하거나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서 시키는 특유의 연기 지도법, ‘북한의 올리버 스톤’이라 불리는 리관암 감독이 가벼운 농담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끄는 모습 등이 눈길을 모은다. 김정일이 가장 아낀 배우 중 한 사람으로 북한의 ‘국민 여동생’이라 불렸던 배우 윤수경과 북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인 리희찬, 베테랑 촬영가 오태영, 작곡가 배용삼 등 북한 영화계 대표들의 인터뷰도 담겼다. 안나는 “처음엔 북한을 생각하면 굶어 죽는 국민, 독재정권에 세뇌당해 스스로 삶을 결정할 수 없는 국민, 악의 축 등의 이미지만 떠올랐다. 영화를 만들고 보니 북한 영화인과 우리가 다르기보다 비슷하다는 공감을 얻게 됐다”면서 “한국 관객들도 북한 국민들을 더욱 친숙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이 작품이 국내에서 정식 상영되는 건 처음이다. 안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아마 한국에서 상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주한 호주대사를 지낸 아버지 덕분에 남북 관계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 온 저로서는 이 영화가 민간 외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재능기부 문화나눔콘서트’...부산문화연대 15일 해운대 대천공원서공연 .

    ‘재능기부 문화나눔콘서트’...부산문화연대 15일 해운대 대천공원서공연 .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이 모여 가을의 낭만을 전해주는 재능기부 문화나눔 콘서트가 열린다. 부산문화연대는 15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구 장산 대천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나눔콘서트’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콘서트는 국악, 7080, 재즈, 가요, 올드팝 등 다양한 장르 진행되며 주민들이 동참하고 함께 즐기는 음악회로 열린다. 1987년 제11회 MBC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부산외대 여성듀엣 ‘작품하나’와 국내외 공연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김이라 국악연구소’ 회원들이 출연한다.또 20여회 작품발표회를 가진 ‘서윤플라맹고’와 재즈보컬 ‘한가비’, 팝페라 가수 ‘김한나’,‘배따라기(양현경)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부산기독교선교단 ‘하늘소리 난타’(양미연외)도 출연해 흥을 돋운다. 부산문화연대는 순수 비영리 민간문화단체로 2008년 출범 후 400여명의 회원들이 부산지역 문화예술 관련 봉사 및 재능기부를 통한 거리공연과 다문화·양로원·장애인단체 등을 위한 위문공연, 찾아가는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펴면서 지역 문화활성화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다. 또 아동·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연극, 영화, 뮤지컬, 음악, 무용, 미술 등의 문화예술 콘텐츠도 지원한다. 부산문화연대는 그동안 ‘청사포 해사랑 문화예술축제’ 후원, 해운대 솜사탕 아트홀 ‘가을 콘서트’, 해운대문화회관 ‘포크 콘서트’와 ‘한마음 음악회’, ‘내사랑부산시민축제’ 공연, 달맞이 어울마당의 ‘달맞이 힐링 토크 콘서트’ 등 130여차례의 공연을 했다. 이와함께 또 해운대문화회관 미화원 위로공연, ‘밥퍼’ 행사에서 노인 위로 공연, 영도구 노인종합복지관 공연,해운대역 광장 공연 등을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 및 재능기부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오상덕 상임대표와 김의중·김현서·김민경·김숙희 부회장 등 회원들이 재능기부 외에 십시일반 사비를 보태 행사비용을 마련한다. 이 때문에 회원들은 한 가족처럼 끈끈한 유대감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강민 대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나눔콘서트가 주민들에게 작은 희망과 행복을 주는 나눔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은 모두 환영한다”고 말했다(010-5487-1283)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영화감독 안나는 왜 평양에 갔을까?

    영화감독 안나는 왜 평양에 갔을까?

    호주 시드니에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탄층 가스 채굴이 시작된다. 이곳에 사는 안나는 가족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선전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그녀는 북한으로 향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원제: Aim High in Creation!)의 콘셉트다. 그렇다면 안나는 왜 선전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북한으로 향했을까.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안나는 자신의 딸이 뛰어노는 시드니 파크에서 탄층 가스 시추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대규모 집회와 시위에 참여하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다. 그러던 중 안나는 몇 해 전 평양에 다녀온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한 권의 책을 떠올린다. 김정일이 1987년에 쓴 ‘영화와 연출’이란 책이었다. 완벽한 선전영화를 만들기 위해 직관적이고 세세한 김정일의 지침서였다. 안나는 자본주의에 맞서는 김정일의 생각과 할리우드 영화를 향한 그의 애정에 곧 매료됐다. 안나에게 탄층 가스는 그야말로 자본주의 최악의 사례이자 돈에 눈이 먼 다국적 기업들은 김정일의 선전영화에 등장하는 완벽한 적이었던 것이다. 안나는 ‘감독은 인민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받은 독립적인 예술가이며 창조적 사령관’이라고 명시한 부분을 읽는 순간에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된다. 영화감독으로서 강력한 선전영화를 만들어 시드니 파크의 가스 채굴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많은 환경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했음에도 직설적이고 투쟁적인 다큐멘터리들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그녀의 도전에 영향을 끼쳤다. 이제 안나는 호주 배우들과 함께 김정일의 규칙에 따라 북한식 단편 선전영화를 만들어 탄층 가스 개발을 막는다는 내용의 영화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그렇게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가 시작됐다. 안나는 완벽한 선전영화를 만드는 김정일의 방식을 배우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서구 영화인 최초로 북한 영화산업 전반에 관한 촬영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선전영화를 만드는 평양 최고의 영화인들을 만나 그들만의 영화제작기법을 전수받는다. 그 사이 안나는 시드니의 환경 문제와 자신의 사연을 이해하고 공감해준 김정일의 대표 영화인들과 교감을 하고, 영화의 또 다른 메시지인 ‘어디에 살든, 어떤 체제 아래에 있든, 영화인은 모두 한 가족’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사회문제에 관한 새롭고 기발한 접근과 시도를 한 여성감독 안나 브로이노스키의 좌충우돌 평양 영화계 모험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96분. 전체 관람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방구석1열’ 문소리, 남편 장준환 감독과 예능 최초 동반출연

    ‘방구석1열’ 문소리, 남편 장준환 감독과 예능 최초 동반출연

    배우 문소리와 장준환 감독이 ‘방구석1열’을 찾는다. 24일 방송되는 JTBC ‘방구석1열’의 띵작 매치 코너는 ‘베니스의 여신’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대표 배우 문소리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은 문소리의 데뷔작 ‘박하사탕’과 연출작 ‘여배우는 오늘도’가 소개된다. ‘1987’을 연출한 감독이자 문소리의 남편 장준환 감독이 함께 출연한다. 이날 띵작매치에서 다루는 영화 ‘박하사탕’은 2000년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작품으로 문소리의 데뷔작이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문소리가 처음으로 연출한 작품이자 직접 주연을 맡은 3부작 옴니버스 형태의 영화. 같은 영화인으로서, 남편으로서 동반 출연한 장준환 감독은 신인 감독 시절, 영화 ‘박하사탕’의 시나리오를 보고 눈물을 흘렸던 사연을 공개했다. 또한 “당시 영화 속 문소리의 모습을 보고 저렇게 청순하고 아름다운 배우가 어디서 튀어나왔나 생각했다”며 능청스럽게 아내를 극찬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문소리가 연출한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에 대해서는 다소 냉철한 시선(?)으로 평가를 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변영주 감독은 “각 영화마다 문소리의 연기는 모두 다르다. 문소리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영화들이 많았다. 앞으로 70대의 문소리, 80대의 문소리가 궁금해지고 배우 문소리가 영원히 은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문소리의 연기력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이자 감독 문소리와 감독 장준환의 모습은 8월 24일 금요일 저녁 6시 30분에 방송되는 ‘방구석1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土日태리·月火혜선·水木지민…일주일 지배하는 그녀들

    土日태리·月火혜선·水木지민…일주일 지배하는 그녀들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 드라마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여자 주인공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탄탄한 연기력과 매력으로 드라마 인기의 주역으로 떠오른 여배우들을 살펴봤다.●이병헌에게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 김태리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미스터 션샤인’(tvN)에서 고애신 역을 맡은 김태리(왼쪽)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받고 있다.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베테랑 이병헌(유진 초이 역)에게 밀리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존재감을 과시한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강인하고 당찬 성정을 지닌 양갓집 애기씨 캐릭터를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연기하면서 ‘천상 배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김태리는 지난 2016년 수천대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아가씨’에 캐스팅되며 ‘괴물 신인’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1987’과 ‘리틀 포레스트’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태리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한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 최근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미스터 션샤인’ 역시 꾸준히 시청률이 오르며 용두사미가 될지 모른다는 초반 우려를 잠재웠다.●단역부터 쌓아 온 로코퀸 내공 신혜선 지난 14일 방송(16회)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10.5%·닐슨코리아)을 기록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SBS)는 신혜선(가운데)의 매력이 돋보이는 드라마다. 그가 연기하는 우서리는 바이올린 천재 소리를 듣던 열일곱 살에 교통사고로 코마에 빠진 뒤 13년 뒤에야 깨어난 인물이다.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혼란스러움, 불안감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를 울리는 한편 세상에 적응하려는 과정에서 실수를 반복하는 코믹 연기도 척척 해 낸다. 신혜선이 새로운 ‘로코퀸’으로 떠오르면서 단역부터 차근차근 밟아 온 그의 과거도 재조명되고 있다. ‘학교 2013’(KBS2)으로 데뷔한 이래 여러 작품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검사외전’에서는 이름 없는 단역인 지구당 경리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첫 주연작인 ‘황금빛 내 인생’(KBS2)이 최고시청률 45.1%의 ‘국민 드라마’로 떠올랐고 주말극에 이어 미니시리즈 주연까지 올랐다.●억척맘서 커리어우먼까지 완벽 소화 한지민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tvN)는 4.7%로 시작한 시청률이 6회 만에 7.3%까지 올랐다. 시청률 상승의 일등 공신은 서우진 역을 맡은 한지민(오른쪽)이다. 지성(차주혁 역)의 아내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억척맘’을 연기하더니 3회부터는 유능한 직장인으로 변신해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에서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다. 한지민은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도 2주 연속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태리·신혜선·한지민… 요즘 뜨는 드라마엔 매력만점 여배우 있다

    김태리·신혜선·한지민… 요즘 뜨는 드라마엔 매력만점 여배우 있다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 드라마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여자 주인공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탄탄한 연기력과 매력으로 드라마 인기의 주역으로 떠오른 여배우들을 살펴봤다. 최고의 화제작 ‘미스터 션샤인’(tvN)에서 고애신 역을 맡은 김태리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받고 있다.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베테랑 이병헌(유진 초이 역)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존재감을 과시한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강인하고 당찬 성정을 지닌 양갓집 애기씨 캐릭터를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연기하면서 ‘천상 배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김태리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한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 최근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배우들의 열연 등에 힘입어 지난 12일 방송된 ‘미스터 션샤인’ 12회 시청률은 전국 13.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시청률이 오르며 용두사미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는 이미 잠재웠다. 수천대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아가씨’에 캐스팅되며 ‘괴물 신인’으로 데뷔한 김태리는 이후 영화 ‘1987’과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제작비 400억원이 투입된 대작 드라마 캐스팅은 그동안 영화를 통해 실력을 증명했기에 가능했다. 24부작 중 반환점을 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과의 ‘러브’를 김태리의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를 모은다.지난 14일 16회 방송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10.5%, 닐슨코리아)을 기록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SBS)는 신혜선의 매력이 돋보이는 드라마다. 그가 연기하는 우서리는 바이올린 천재 소리를 듣던 열일곱 살에 교통사고로 코마에 빠진 뒤 13년 뒤에야 깨어난 인물이다.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여야하는 혼란스러움, 불안감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를 울리는 한편 세상에 적응하려는 과정에서 실수를 반복하는 코믹 연기도 척척 해낸다. 상대역 양세종(공우진 역)과의 관계에서는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도 거뜬히 소화한다. 신혜선이 새로운 ‘로코퀸’으로 떠오르면서 단역부터 차근차근 밟아온 그의 과거도 재조명되고 있다. ‘학교 2013’(KBS2)으로 데뷔한 이래 여러 작품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다.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도 있었지만 주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2016년 개봉한 영화 ‘검사외전’에서는 이름 없는 단역인 지구당 경리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첫 주연작인 ‘황금빛 내 인생’(KBS2)이 최고시청률 45.1%의 ‘국민 드라마’로 떠올랐고 주말극에 이어 미니시리즈 주연까지 올랐다.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tvN)는 4.7%로 시작한 시청률이 6회만에 7.3%까지 올랐다.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은 서우진 역을 맡은 한지민이다. 지성(차주혁 역)의 아내로 두 아이를 키우는 역할로 등장해 극 초반 억척맘을 연기하더니 3회부터는 유능한 직장인으로 변신해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에서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다. 억척맘으로 등장했을 때는 불같이 화내는 모습부터 독한 욕설을 퍼붓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지성으로부터 “괴물같다”는 말을 들었고,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지성을 따라다니는 여고생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현실 부부 연기에서부터 타임슬립을 통한 과거 풋풋했던 관계까지 지성과의 ‘케미’가 돋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극을 이끼는 열연으로 한지민은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도 2주 연속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北 ‘아리랑’ 공연 재개 소식에…中선 北 관광 인기

    北 ‘아리랑’ 공연 재개 소식에…中선 北 관광 인기

    북한이 5년 만에 대형 집단체조 공연 ‘아리랑’을 재개하자 중국 여행사들이 16일 관광객 모집에 대거 나섰다. 훈춘 등 북·중 접경지대에서는 하루 동안 북한에 다녀오는 상품이 인기를 끄는 등 중국에서의 북한 관광 열기가 뜨겁다. 중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 INDPRK는 다음달 20~24일 추석 연휴 기간에 북한에서 공연 ‘아리랑’과 평양 가을 국제상품 박람회, 평양 국제영화제, 평양 가을 마라톤 등 4대 행사가 열린다며 대대적인 단체관광객 모집에 나섰다. 상품 가격은 1인당 7500위안(약 123만원)이다. 특히 북한 정부 수립 70돌을 축하하는 공연 ‘아리랑’과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은 9월 9일부터 9월 말까지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리는데, 북한은 입장권을 100~800유로(약 12만~10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북한 주민 10만명이 참여하는 ‘아리랑’은 1961년 조선노동당 제4차 대회를 맞아 처음 열려 그동안 470회 공연됐다. 2013년 공연이 중단됐다가 이번에 5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평양 국제상품 박람회는 북한 최대의 국제전시회로 2005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린다. 1987년부터 2년마다 개최되는 평양 국제영화제는 김일성 주석이 직접 만들었다. 중국의 절반 가격에 불과한 저렴한 해산물을 먹기 위해 하루 동안 북한에 다녀오는 관광상품도 북·중 접경지대에서 인기다. 지린성 훈춘에서는 지난달 10일부터 인접한 북한 도시 나선을 비자 없이 하루 동안 다녀오는 ‘데이투어’가 시작돼 하루 200명 이상 참여하고 있다. 이 상품은 오직 시장에만 머물 수 있고 북한 다른 지역 관광은 불가능하지만 1㎏당 180위안에 게를 맛볼 수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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