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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인터뷰] 이낙연 “기본소득?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인터뷰] 이낙연 “기본소득?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낙연 전 대표는 16일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개념의 호도가 너무 심하다”며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다는 잘못된 설정”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이 추구해온 복지국가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 소득 격차를 줄이자는 것인데, 기본소득은 이런 기본 철학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집권하면 탄생할 정부를 ‘민주정부 4기’로 규정했으며,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은 ‘포지티브(긍정적) 차별화’로 정리했다. 다음은 이창구 정치부장과 일문일답.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유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도 사퇴하지 않고 대선 레이스에 참가했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오게 됐느냐를 생각해보는 게 먼저다. 기본소득을 홍보하기 위해 (경기도) 예산을 최소 34억원 썼다. 올바른 일이 아니다. 도정의 연장이 아니라 개인 홍보라고 봐야 한다.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경기도교통연수원 직원은 저를 모욕하고 비방하는 SNS 활동을 주도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지사직 유지가 쟁점이 된 것이다.”  -양측이 네거티브 중단에 어느 정도 합의한 와중에 (이낙연 캠프 소속) 윤영찬 의원에 대한 협박메일 사건이 발생했다.  “경쟁을 하다 보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격앙되는 경우가 있고, 또 절제로 돌아가기도 한다. 다만 윤영찬 의원에 대한 협박메일은 심각한 범죄다. 경찰이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를 해서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매우 끔찍한 일이다.”  -이낙연 캠프에선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 등을 들어 이 지사의 인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후보께서도 이 지사의 인성이 대통령직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보나.  “이미 캠프에서 얘기를 했으니 제가 추가로 더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 지사가 상위 12%에도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발표했다.  “그 돈을 그렇게 쓰는 것이 옳은가. 그 돈으로 가난한 아이들 10만명에게 144일 동안 세 끼를 먹일 수 있고, 경기도 내 소상공인·자영업자 127만명에게 32만원씩 드릴 수 있다. 상위 12%의 부자에게 국회의 결정을 뛰어 넘어서 돈을 주는 것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보다 가치있는 일인가. 영화 ‘기생충‘으로 비유하자면 송강호에게 더 갈 수 있는 것을 굳이 이선균에게 줘야 하는가.”  -코로나19 관련해 ‘경제적 회복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도 구제(Relief), 회복(Recovery), 혁신(Reform)의 3R이었다. 내년은 구제에서 회복으로 넘어가는 해다. 회복을 위한 예산과 정책을 지금 미리 준비해야 한다. 회복은 단순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게 아니라 코로나 이후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 이후 산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내다보면서 그쪽으로 가도록 지원하고 받쳐드리는 것이 회복이다.  -이 후보가 부동산 정책으로 제시한 토지공개념 3법이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마냥 규제를 풀면 시장은 어떻게 될까. 더 불안정해진다. 그 불안정의 피해는 누구에게 갈까. 서민들에게 간다. 토지공개념은 단순한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자산 격차라는 병리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다. 개인 소유 토지의 77%를 상위 10%가, 법인 소유 토지의 92%를 상위 10%가 독과점하고 있다. 이대로 두면 세습자본주의, ‘수저자본주의’로 간다.”  -국민의힘 윤석열·최재형 후보는 문재인 정부 정책을 부정하며 ‘자유시장주의’, ‘작은정부’를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분이 정확히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 불쑥불쑥 나오는 말마다 이상하기 때문에 그 발언이 두 분의 신념체계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설마 저렇게 엉터리일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토막 발언만 보면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20~30년 산 사람들의 사유체계가 저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그분들이 국가 경영을 책임지겠다고 나오는 게 과연 대한민국에 맞는 일인가. 충격적이다.”  -복지의 확장 차원에서 볼 때 이재명 지사의 ‘기본 시리즈’에서 취할 점도 있지 않나.  “개념의 호도가 너무 심하다. 국회가 규정한 재난지원금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이 세계 어느 나라에 있나. ‘기본 시리즈’는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잘못된 설정이다. 인간의 삶이 소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부자라고 미세먼지 안마시나. 김동연 전 부총리의 지적대로 기본소득은 부자에게는 필요없는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는 부족한 돈을 주자는 것인데, 국가적으로는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 누구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소득 격차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득 격차를 오히려 벌릴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 후보가 주창한 ‘신복지’는 무엇인가.  “기존과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세로축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국민의 삶을 최소한 인간답게 살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가로축은 그동안 좁은 시야로만 복지를 봤는데 광범위하게 보자는 것이다. 그것을 소득, 주거, 노동, 교육, 의료, 돌봄, 문화, 환경 8개 분야로 나눴다. 세로축은 더욱 깊게 보장하고, 가로축은 더 넓어질 것이다.”  -‘신복지’와 ‘기본소득’ 모두 민주당이 주장해온 ‘보편적 복지’ 아닌가.  “보편 복지에 대한 광범위한 오해가 있다. 보편 복지의 대표적인 사례는 건강보험이다. 누구나 아프면 그 혜택을 볼 수 있어 기회가 보편적으로 열려 있다는 뜻이지 암 환자와 감기 환자에게 혜택을 똑같이 주자는 게 아니다. 보편 복지는 (기본소득처럼) 똑같이 나눠주자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상당히 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낙연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즌2인가.  “제4기 민주정부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다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차례 민주정부가 매번 똑같지는 않았다. 시대의 요구, 국민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4기 민주정부도 마찬가지다. 저는 ‘포지티브 차별화’에 나서겠다. 자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전임 정부를 헐뜯는 네거티브 차별화가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한 차별화다. ‘신복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문 대통령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남방정책에서 중남미·아프리카 등으로 더 확장된 외교 다변화를 꾀하는 ‘연성강국 신외교’도 포지티브 차별화 중 하나다.  -정경심 교수 항소심 판결 직후 ‘조국 전 장관과 함께 가겠다’고 SNS에 밝혔는데, 조국 사태를 극복하려는 당 지도부와 배치되는 입장 아닌가.  “잘못이 있다면 잘못에 비례해서 사법적인 판단이 나와야 한다. 그 비례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잘못보다 훨씬 과도한 수사, 판단, 보도가 이뤄졌다. 그것에 대한 연민을 말한 것이다. 지금 붙잡고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라 비례의 원칙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추미애 후보가 이 후보의 당 대표 재직 때 개혁의 시기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선거를 위한 틀 씌우기다. 6개월 반만에 422건의 법안을 어떻게 처리했겠나. 그건 아무 것도 아닌가. 대통령이 ‘환상적인 당정 관계’라고 평가했는데, 대통령의 평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 이창동·홍상수·봉준호 영화 속 ‘신령한 존재’를 사유하다

    이창동·홍상수·봉준호 영화 속 ‘신령한 존재’를 사유하다

    입추 지나고 가을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던 날 오후 서울 홍익대 앞 솔출판사에서 임우기 대표를 만났다. 그는 박경리 ‘토지’를 비롯해 ‘카프카 전집’, ‘버지니아 울프 전집’, 김성동의 ‘국수’ 등을 펴낸 유명 출판인이자, 누구와도 닮지 않은 독자적 혜안으로 한국문학을 해석해 온 문학평론가이기도 하다. 최근 그가 이창동·홍상수·봉준호 감독을 다룬 첫 영화평론집 ‘한국영화 세 감독’을 냈다. 영화를 잘 보지 않고, 영화이론도 공부한 적 없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어느 식당에서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뉴스를 보는데 동석했던 한 영화평론가가 유역문예론의 시각에서 봉 감독 영화평을 써 보라는 권유를 했던 게 우연한 계기가 됐어요.”뜻밖의 제안을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문학이든 영화든 비평적 해석을 내놓아야만 ‘유역문예론’이 인정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치더라는 것이었다. “영화에 별 관심이 없던 스스로에게 의심을 가지면서도 세 감독의 영화를 하나하나 찾아보고 분석하면서 영화비평을 즐거이 썼습니다. 이 책은 제가 입론한 유역문예론에 입각해 영화비평 방법론을 찾으려는 비평가로서의 책임과 도전에서 비롯됐던 거죠.” 그가 주창하는 유역문예론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 만도 하다. “오랫동안 우리 문학예술계에는 서구이론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돼 전통사상이나 문화를 경시하는 풍조가 퍼져 있었어요. 서구이론을 전적으로 거부하자는 게 아니라 저마다 살고 있는 자기 자리가 활동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 유역문예론의 기초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역’이 아니고 ‘유역’(流域)일까? “저마다 고유성을 지키면서 네트워크를 이루어 교류하는, ‘지역’보다 넓고 유동적인 개념으로서 ‘유역’ 의식”이라고 부연했다. 이렇게 보면 문학에서 획일적으로 표준어를 강요해 온 근대의식이나 서구문예를 표준으로 삼아 추종하는 이론체계는 근본적 도전을 받게 된다. 임우기는 ‘유역의 작가는 근원에 능히 통한다’는 명제를 통해 자신의 문예이론을 축성해 왔다. 이때 ‘근원’이란 작가가 살아온 역사성과 분리될 수 없는 본래성을 가리킨다. 가령 영화 ‘마더’에서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의 원형을 이루는 무당 에너지가 작용하는 지점은 봉준호 영화의 근원을 잘 보여 준다. 봉준호 영화에서 무당 알레고리가 활용된 것은 그 안에 영성을 탐색하는 의식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창동 영화에는 전통 굿에서 보는 빙의나 제의의 모티브가 감춰져 있고, 홍상수 영화에는 세속의 삶에서 억압받는 무의식이 자연과 끊임없이 소통을 꾀하려는 지향이 숨어 있습니다. 이 또한 신령한 존재로서의 인간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걸출한 세 감독은 저마다 고유하고 개성적인 연출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자기 안에서 영성의 상상력을 찾는 ‘자재연원’(自在淵源)의 자세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는 거였다. 서사적 스토리라인을 주로 읽어냈던 그동안의 영화 독법을 넘어서는 ‘근원’의 발견이 그렇게 가능해졌다.●문청에서 출판인으로, 동학과의 만남으로 임우기는 대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대학에서는 독문학을 전공했다. “그때만 해도 문학, 그것도 비평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학창 시절 문학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요.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 문학에 늦바람이 난 ‘문청 늦깎이’가 된 거죠.” 그때 평론가 김현 선생이 그를 문학과지성사로 이끌어 주었는데 선생은 그를 비평가로서도 인정해 준 분이었다. 출판사 대표로 ‘토지’ 신판 출간을 위해 박경리 선생과 만나게 된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다. 그런데 박경리 선생의 계획에 따라 토지문화재단을 만들고 선생 뜻에 따라 초대 상임이사를 맡아야 했는데, 박 선생 주위에는 나중에 이명박 정권 수립에 공신이 될 폴리페서나 관리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갈등을 겪다가 건강이상까지 겹쳐 그는 선생과 헤어지게 됐는데 그때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1990년대 초 김지하 선생과 대화를 하게 된 것도 제 비평적 사유와 감성을 벼리게 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선생은 처음으로 제 마음에 수운(水雲) 동학의 씨를 뿌려 준 분입니다.” 그는 막 시작한 출판사업에 쫓겨 사느라 동학을 공부할 겨를도 마음도 없었다. 이 땅의 문화예술이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전통 샤머니즘의 부활이 중요하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동학을 만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김지하 선생의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유역문예론으로 돌아와 그 핵심을 물었더니 ‘자재연원’과 ‘원시반본’을 들었다. “특별히 ‘원시반본’의 정신은 원시적이고 신령한 것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자본에 의한 비관적 근대문명을 극복해 가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서구 중심 문예이론이나 형식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보게 됩니다.” 가령 그는 시에서 사투리나 속어 같은 비표준어를 쓰는 언어의식이 퍽 귀하다고 말한다. 소설에서 유역의 대화를 모두 표준어로 처리한 것은 한국문학의 명백한 퇴행이라고 단호하게 일갈한다. “일상 속에 감추어진 ‘자연의 조화(造化)’를 발견함으로써 홍상수 영화는 플롯 논리에 갇힌 ‘닫힌 영화’가 아니라 자연의 순환을 닮은 ‘열린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최령자’로 승화해 가는 개벽의 모토 그렇다면 유역문예론은 그동안 한국문학을 추동해 온 역사주의와는 어떻게 병립할 수 있을까? “역사주의가 반독재 민주주의를 향한 도정에서 끼친 공로는 말할 수 없이 크지요. 다만 우리의 근대문학예술이 과도하게 서구사상이나 이론에 의존적인 점에 대한 저항, 그리고 역사주의의 건강한 비판기능이 퇴락하고 점점 반동적 이데올로기로 퇴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을 극복할 필요가 제기되는 가운데 유역문예론이 비롯된 것입니다.” 서구사상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역사주의를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미학적 요청이 유역문예론의 근간이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인문학에서 영성 같은 전근대적 개념들이 빈번히 나오고 있고 최근엔 원로 문학평론가 백낙청 선생이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2020)라는 두툼한 연구서를 내기도 했다. 특히 ‘개벽’이라는 개념이 심심찮게 쓰이는 걸 보는데 임우기 역시 ‘한국영화 세 감독’에서 동학의 ‘다시 개벽’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는 문학예술과 개벽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까? “원시반본을 통한 ‘최령자’(最靈者)로 승화하는 것이 개벽의 조건이자 이 시대 문예활동의 과제입니다. 가장 신령한 존재라는 뜻의 ‘최령자’는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무위자연 사상, 공(空) 사상, 음양론 등과 밀접히 연결됩니다. 최령자의 원형적 존재는 샤먼이지요.” 세 감독에게서 이러한 심오한 사상을 찾아낸 것 역시 영화를 통해 숨은 최령자의 가능성을 밝혀내고 각자 최령자 되기에 참여하는 작업이라고 그는 넌지시 말한다.●어두운 그늘 속에서 포착되는 ‘은미한 특이성’ “작품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별히 영화 플롯에 감추어진 작은 일탈에 주목해야 합니다. 작품의 그늘 즉 잘 꾸며진 내용과 형식 모두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특이성, 은미한 이질성을 살피는 게 필요하고 여기에 작가의 내면적 고통이 은폐돼 있을 가능성을 찾아내자는 거죠.” 그는 문학평론집 ‘그늘에 대하여’(1996)에서 이미 전통 판소리에서 착상한 ‘그늘’을 중요한 비평적 개념으로 내세웠다. 뛰어난 소리꾼은 자기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는 가운데 ‘득음’을 하게 되는데 이때 귀명창들은 소리에 그늘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려 소리의 수준과 진실함을 평한다고 한다. “잘 빚어진 작품의 매끈한 구조보다 어두운 그늘 속의 ‘은미한 특이성’을 포착하고 그것을 깊이 살피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러한 사유는 문학평론집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2016)를 거쳐 이번 영화평론집까지 관류하는 그의 뚜렷한 지론이 된 셈이다. 그 착상과 비전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그는 주위 분들과 함께 시작하는 ‘문예 웹진’ 창간 작업을 돕고, 틈틈이 등산하고, 전국을 돌며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대화할 계획을 내비친다. 평론가를 만나는 일은 역시 어려운 개념적 소통 과정을 이렇게 겪는다. 그럼에도 이 척박한 시대에 외롭고 높고 쓸쓸한, 한없이 우뚝한 고집으로 서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던 은미(隱微)한 행복의 시간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나도 파리 때문에 괴로워” 흡혈 파리에 고통받는 박쥐 (연구)

    “나도 파리 때문에 괴로워” 흡혈 파리에 고통받는 박쥐 (연구)

    박쥐는 주로 곤충이나 과일을 먹는다. 영화 드라큘라나 혹은 흡혈박쥐를 다룬 미디어 때문에 일부에서는 흡혈박쥐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사실 피를 빨아먹는 박쥐는 예외적인 경우다. 오히려 박쥐는 인간처럼 다른 곤충에 의해 피를 빨아 먹히는 경우가 더 흔하다. 다만 모기보다 파리 때문에 고통받는다는 점이 인간과 차이다. 물론 파리도 사람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다. 흡혈 파리는 모기만큼이나 위험한 해충으로 열대 지방과 아열대 지방에서는 수면병 (트리파노소마, Trypanosoma)에 의한 기생충 감염병)을 포함해 여러 가지 질병을 옮긴다. 모기와 마찬가지로 흡혈 파리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피를 빨아먹는 파리는 주로 먹파리다. 먹파리는 모기보다 훨씬 강한 통증을 남기지만, 다행히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박쥐의 흡혈 파리도 말라리아나 다른 질병을 옮기긴 하지만, 다행히 박쥐에게만 기생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만약 박쥐 흡혈 파리가 인간의 피도 빨아먹는다면 여러 가지 전염병을 직접 전파할 수 있어 더 심각한 문제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파리들은 생각보다 식성이 까다로워 박쥐 이외의 동물은 말할 것도 없고 박쥐도 가려가면서 피를 빨아먹는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홀르 루츠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박쥐 흡혈 파리의 식성이 까다로운 이유를 알기 위해 이들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같은 서식지에 살고 있는 여러 종의 박쥐에서 흡혈 파리와 피부 샘플을 조심스럽게 수집했다. 분석 결과 서식지가 같은 경우에도 다른 종의 박쥐에는 다른 종의 흡혈 파리가 존재했다. 이는 흡혈 파리의 종류에 따라 선호하는 박쥐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파리는 어떻게 박쥐를 식별하는 것일까?  연구팀은 박쥐의 피부에 살고 있는 공생 미생물이 만드는 화학 물질에서 그 단서를 찾았다. 박쥐의 피부에 사는 미생물이 만드는 화학 물질과 흡혈 파리의 종류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었다. 눈이 나쁜 흡혈 파리가 어두운 동굴 속에서도 숙주를 찾는 비결은 공생 미생물의 냄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언뜻 보기에는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연구 같지만, 박쥐와 파리 모두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의 숙주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는 박쥐를 숙주로 삼는 베타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따라서 박쥐 흡혈 파리들이 인간이나 혹은 다른 동물에 질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박쥐 – 파리 사이를 오가는 전염성 질병이 다른 동물에게 전파될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 필요하다. 
  • 주 2회 TV토론회에 승부 건다… 與 대선주자 ‘토론의 기술’

    주 2회 TV토론회에 승부 건다… 與 대선주자 ‘토론의 기술’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역대 최다 TV토론전으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 6인의 주자들은 주 2회 TV토론회를 거치며 각자 토론의 기술을 진화시키고 있다. 지난 11일 3차 토론회에서는 상대방 대선 공약의 허점을 짧고 굵게 공격하는 촌철살인 한 줄 평이 쏟아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시리즈에는 각 후보의 공들인 비유가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을 꺼냈다. 이 전 대표의 “이선균·송강호에 동일한 8만원 지급이 공정한가”는 보편·선별복지 논쟁을 압축했다. 이낙연 캠프는 기본소득 비판을 시각화하는 장치를 고민하다 기생충을 택했다고 한다. 이 지사는 “송강호만 주면 이선균은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되받았는데, 이는 모두가 혜택을 받으면 조세저항이 상쇄돼 증세가 가능하다는 이 지사의 증세 논리와 일치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기본시리즈를 “봉이 김선달”로 표현하며 허황된 공약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 4일 2차 토론회에서는 박용진 의원이 야권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을 이 지사의 기본소득 재원 120조원과 연결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은 윤석열이 대통령 돼서 120시간 일 시킬까 봐 겁나고, 이재명이 대통령 돼 120조원 세금 막 쓸까 봐 겁낸다”고 했다. 국무총리, 장관, 광역단체장, 당대표 등 후보들의 화려한 정치 스펙도 주 공격 포인트다. 이 전 대표는 1~3차 토론회마다 2004~2006년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비판했던 발언에 해명을 요구받고 있다. 3차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노 대통령이 국방력을 키워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당시에 왜 반대했느냐”며 이 전 대표의 과거를 소환했다. 같은 시기 각각 집권 여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 전 대표와 추미애 전 장관은 서로 검찰개혁 미완수의 책임을 따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1·2대 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가리는 공방을, 전·현직 광역단체장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임기 내 성과를 내세워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상대방을 직접 지목해 6~8분을 끌고 가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다양한 기술이 쓰인다. 이 지사는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이 불을 뿜던 지난 4일 2차 토론에서는 정책토론, 주도권토론, 1분 발언 찬스 모두를 이 전 대표에게 집중해 총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3차 토론회 주도권 토론에서는 이 전 대표에게만 질문을 건너뛰며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네거티브 공방을 의식해 충돌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에게 직접 묻지 않고 제3후보의 입을 빌리는 공격 기술도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2차 토론에서 정 전 총리에게 “음주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우회 공격했다.
  • 이낙연 ‘기생충’ 정세균 ‘봉이김선달’은 어떻게 나왔나

    이낙연 ‘기생충’ 정세균 ‘봉이김선달’은 어떻게 나왔나

    시각화 고민…소득격차+천만 영화는 기생충뿐점잖은 정세균…독한말 대신 봉이김선달 비유치밀하게 준비한 이낙연 전 대표의 영화 ‘기생충’, 현장 순발력으로 탄생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봉이 김선달’.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 전 대표는 시각화을 노려 영화 ‘기생충’을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을, 정 전 총리는 순발력과 직관적 이미지로 이 지사의 기본주택을 ‘봉이 김선달’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충(기본소득)과 봉이김선달(기본주택) 공방은 지난 11일 민주당 본경선 3차 토론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기생충은 캠프 차원에서 이 지사의 답변까지 예상하며 준비됐고, 봉이 김선달은 즉석에서 나왔다는 것이 두 캠프 측 설명이다. 이 전 캠프 측 관계자는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기본소득을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비주얼’하게 보여 줄 수 있는지를 내부적으로 논의했다”며 “영화 중에서 최근 소득격차를 가장 정면으로 다루고 천만 이상 국민들이 본 것은 ‘기생충’밖에 없었다. 물론 이 전 대표도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 중에 하나가 송강호 (반지하 집) 물 장면이다. 송강호와 이선균의 비에 관한 태도로 한 번 만들어보자고해서 나온 것”이라 했다.실제 이 전 대표는 전날 토론회에서 “(영화 속) 송강호는 반지하 집이라 비가 오면 그대로 쏟아지고, 이선균은 집은 그 비를 감상한다”며 “그런데 이선균과 송강호에게 똑같이 8만원을 주는 게 정의로운가, 그 돈을 모아서 송강호네 집을 좋게 해주는 게 좋은 것인가”라고 했다. 이 지사는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을 내라고 하면 이선균씨가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고, 이 전 대표는 “그건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재반박했다. 이 전 대표 캠프의 TV토론 준비팀은 이 지사의 답변도 예상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는 ‘이선균도 줘야 세금이 잘 걷히지 않을까요’라고 답변할 거라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예상답변을 그대로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만 더 있었으면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었는데 조금은 아쉽다. 기본소득 8만원을 주기 위해서는 20조가 들어가는데, 이렇게 큰돈을 부담하는 것을 부자들이 과연 좋아할까라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전다.정 전 총리의 ‘봉이 김선달’ 발언은 즉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는 전날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을 두고 “아니 그래도 그렇지, 분당의 10개만한 것(주택공급)을 역세권에 한다는 건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며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씀을 한다. 전혀 근거도 없이 허장성세한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캠프의 한 의원은 “정 전 총리에게 ‘그런 거 준비하셨어요?’라고 물어보니, ‘즉석에서 생각하다가 했다’고 하더라”라며 “워낙 점잖은 양반이라 ‘사기 치느냐’라는 말을 못하니까 봉이 김선달을 빗대서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다른 건 다 준비해 드렸는데 봉이김선달 받아친 건 후보가 즉석에서 했다”면서 “이야기 들어보고 받아칠 게 있으면 단문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은 항상 드린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與 진화하는 토론의 기술…한 줄 평 각인·정치 스펙도 공격 ‘맛집’

    與 진화하는 토론의 기술…한 줄 평 각인·정치 스펙도 공격 ‘맛집’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역대 최다 TV토론전으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 6인의 주자들은 주2회 TV토론회를 거치며 각자 토론의 기술을 진화시키고 있다. 지난 11일 3차 토론회에서는 상대방 대선 공약의 허점을 짧고 굵게 공격하는 촌철살인 한 줄 평이 쏟아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시리즈에는 각 후보의 공들인 비유가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을 꺼냈다. 이 전 대표의 “이선균·송강호에 동일한 8만원 지급이 공정한가”라고 보편·선별복지 논쟁을 압축했다. 이 지사는 “송강호만 주면 이선균은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되받았는데, 이는 모두가 혜택을 받으면 조세저항이 상쇄돼 증세가 가능하다는 이 지사의 증세 논리와 일치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기본시리즈를 “봉이 김선달”로 표현하며 허황된 공약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 4일 2차 토론회에서는 박용진 의원이 야권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120시간 노동’ 발언을 이 지사의 기본소득 재원 120조원과 연결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은 윤석열이 대통령 돼서 120시간 일 시킬까 봐 겁나고, 이재명이 대통령 돼 120조원 세금 막 쓸까 봐 겁낸다”고 했다. 국무총리, 장관, 광역단체장, 당 대표 등 후보들의 화려한 정치 스펙도 주 공격 포인트다. 이 전 대표는 1~3차 토론회마다 2004~2006년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비판했던 발언에 해명을 요구받고 있다. 3차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노 대통령이 국방력을 키워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당시에 왜 반대했느냐”며 이 전 대표의 과거를 소환했다. 같은 시기 집권여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 전 대표와 추미애 전 장관은 서로 검찰개혁 미완수의 책임을 따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1·2대 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가리는 공방을, 전·현직 광역단체장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임기 내 성과를 내세워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상대방을 직접 지목해 6~8분을 끌고 가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다양한 기술이 쓰인다. 이 지사는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이 불을 뿜던 지난 4일 2차 토론에서는 정책토론, 주도권토론, 1분 발언 찬스 모두를 이 전 대표에게 집중해 총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3차 토론회 주도권 토론에서는 이 전 대표에게만 질문을 건너뛰며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네거티브 공방을 의식해 충돌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에게 직접 묻지 않고 제3후보의 입을 빌리는 공격 기술도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2차 토론에서 정 전 총리에게 “음주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우회 공격했다. 후보들의 비생산적 네거티브에 속을 앓던 민주당 지도부도 TV토론회에 한숨을 돌렸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열린 3차 TV토론의 경우 정책 경쟁이 본궤도에 오른 토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국 시청률이 5.5%에 달했다고 한다”며 “매우 높은 시청률”이라고 평가했다.
  • 영화 ‘기생충’ 속 가구들과 만남

    영화 ‘기생충’ 속 가구들과 만남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021 밀라노 한국공예전을 다음달 5~10일 밀라노디자인위크 기간에 이탈리아 밀라노 복합문화공간 팔라초 리타와 온라인으로 연다. 전시 주제는 ‘사물을 대하는 태도’다. 공예가 인간·사물·자연에 상호 매개되고 결합된 광범위한 관계의 총체라는 개념을 담았다. 158㎡(48평) 공간에 금속, 도자, 섬유, 유리, 목, 옻칠 등 모두 21명 작가의 작품 126점을 세 개의 공간에 나눠 전시한다. 주 전시공간인 ‘대지의 사물들’은 하늘과 땅,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입체 공예 작품들로 선보인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 박 사장 집에 등장했던 박종선 작가의 테이블과 조명, 스피커가 나온다. 두 번째 공간 ‘반려기물들’은 인간, 사물, 자연의 수평적 관계와 어울림을 표현한 장신구 작품들로 구성했다. 폴리에스테르 섬유로 섬세한 붓 터치와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장신구로 표현하는 정호연 작가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의 좌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간인 ‘생활의 자세들’은 흑유 도자기로 유명한 김시영 작가 작품 등이 관객을 맞는다. 올해로 9회째인 밀라노 한국공예전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만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술감독을 맡은 강재영 맹그로브아트웍스 대표는 “사물을 대하는 한국 공예의 윤리적·사회적 실천 해법을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 이재명 ‘기본시리즈’ 전방위 난타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 이재명 ‘기본시리즈’ 전방위 난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11일 본경선 세 번째 TV토론회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지지율 선두인 이재명 경기 도지사의 기본시리즈(소득·주택·대출)는 다른 후보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을 반대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추궁을 받기도 했다. 기본시리즈 3대 공약을 발표한 이 지사는 토론회에서 집중 견제를 받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의 기본주택 100만호 공약과 관련, 입지와 재원이 불투명하다며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기본주택 100만호 지을 땅도 없고, 기본대출은 신용대란 대책도 없다”며 “대책도 없고 양심도 없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을 예로 들며 이 지사에게 “비가 오면 물이 들어오는 반지하에 사는 송강호, 비를 감상하는 이선균에게 똑같이 8만원을 주는 게 정의로운가”라고 기본소득을 저격했다. 그러자 이 지사가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한다면 이선균이 세금을 안 낼 것”이라고 반박했고, 이 전 대표는 “그것은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재반박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으로 이 전 대표를 압박했다. 추 전 장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징역 4년 2심 판결을 거론하며 “이 지사를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40명, 이 전 대표가 37명, 정 전 총리가 20명”이라며 “이분들 다 합치면 100여명이다. 이 전 대표가 내일이라도 검찰개혁 법안을 대표발의하라”고 했다. 이 부회장 가석방을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가 “이 부회장이 국민에게 진 빚을 갚기 바란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재벌에게 또 다른 기여를 하라고 덕담했다”고 지적했다. ‘특혜도 불이익도 안 된다’는 입장을 낸 이 지사도 집중 비판을 받았다. 박 의원은 “재벌 특혜에 말 바꾸거나 침묵하는 게 이재명식 재벌개혁이고 공정인가”라고 따졌다. 지난 8일 이 지사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에 대해선 정 전 총리가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벌금을 저보고 내라는 것 같아서 억울하다”며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정말로 실천하겠다면 최소한 조폭 연루설 관계자들 책임을 확실히 물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항소심에서 입시비리 혐의가 모두 인정된 정 교수 판결과 관련, 지도부나 당 차원의 공식논평은 없었다. 강성 당원을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4·7 재보선 참패 요인으로 꼽히는 ‘조국 논란’이 재부상하는 상황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반면 대권주자들은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지사 캠프는 논평에서 “안타깝다”며 “검찰개혁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항소심 결과는 형량을 먼저 정해 놓고 내용을 끼워 맞췄다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고 했다. 정 전 총리도 “1심 형량을 유지한 것은 너무 가혹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수사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좌초시키려 한 대표사건”이라며 “매우 가슴 아픈 날”이라고 했다.
  • 영화 ‘기생충’ 속 가구들 밀라노 한국공예전 나온다

    영화 ‘기생충’ 속 가구들 밀라노 한국공예전 나온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2019)에 나왔던 ‘박사장 집 가구’가 다음 달 열리는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2021 밀라노 한국공예전을 다음 달 5~10일 밀라노디자인위크 기간에 이탈리아 밀라노 팔라죠 리타에서 연다고 11일 밝혔다. 전시 주제는 ‘사물을 대하는 태도’다. 공예가 인간-사물-자연이 상호 매개되고 결합한 광범위한 관계들의 총체라는 개념을 담았다. 전시공간은 158㎡(48평)다. 금속, 도자, 섬유, 유리, 목, 옻칠 등 모두 21명 작가의 작품 126점을 볼 수 있다. 작품들은 세 공간으로 나눠 전시한다. 주 전시공간인 ‘대지의 사물들’은 하늘과 땅,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입체 공예 작품들과 함께 선보인다. 전시장 빛을 일부 차단해 자연의 소리와 영상으로 잔잔한 퍼포먼스도 펼친다. 특히,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박사장 집 테이블과 조명, 스피커도 나온다. 박종선 작가 작품이다. ‘반려기물들’은 인간-사물-자연의 수평적 관계와 어울림을 표현한 장신구 작품들로 구성했다. 출구 쪽에 검은 유리를 배치해 관람객들이 장신구들을 실제로 착장해 보는 듯한 간접 체험 구역을 마련했다. 폴리에스테르 섬유로 섬세한 붓 터치와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장신구로 표현하는 정호연 작가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의 좌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간인 ‘생활의 자세들’은 흑유 도자로 유명한 김시영 작가 작품들이 관객을 맞는다. 김 작가는 흑유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해 문화체육관광부 훈장을 받았고, 특히 흑자 달 항아리로 외국에도 잘 알려졌다. 올해로 9회째인 밀라노 한국공예전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전시로 열렸고, 올해는 온·오프라인으로 함께 열린다. 강재영 맹그로브아트웍스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기획을 맡았다. 강 감독은 “단순히 만들어진 물건에 그치지 않고 제작자와 사용자가 이를 소중히 여겨 대를 물려서 쓰고, 우리의 장인정신으로 만든 작품들이 세계에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번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또 “코로나19 시대에 종래 인간 중심의 공예에서 벗어나 공예와 연관된 수많은 개체 사이의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추구하려 했다”면서 “사물을 대하는 한국공예의 윤리적·사회적 실천 해법을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윤제균, 할리우드와 케이팝 영화 제작

    윤제균, 할리우드와 케이팝 영화 제작

    ‘국제시장’(2014), ‘해운대’(2009)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이 할리우드 베테랑 프로듀서 린다 옵스트와 손잡고 케이팝을 소재로 한 글로벌 영화를 만든다. CJ ENM은 10일 윤 감독이 자사의 지원을 받아 미국 할리우드에서 2023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 ‘K팝: 로스트 인 아메리카’(가제)를 연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 ENM 측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2019)이 아카데미 시상식 4개 부문을 석권한 뒤 한국 창작자와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면서 “유능한 한국 창작자의 해외 진출을 돕고 한류 콘텐츠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차원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옵스트는 영화 ‘인터스텔라’(2014)를 비롯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어느 멋진 날’(1996), ‘콘택트’(1997) 등의 흥행을 이끈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다. 오스카, 골든글로브, 에미상을 모두 수상했다. 윤 감독은 한류스타, 할리우드와 팝 음악계의 아이콘들을 대거 캐스팅할 계획으로, 이번 달부터 보이 밴드 역할을 맡을 주연 배우 오디션을 시작으로 본격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돌입한다.
  •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유네스코발 세 가지 한국 소식/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유네스코발 세 가지 한국 소식/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파리 7구에는 유네스코(UNESCOㆍ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본부가 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외출이나 산책길에 종종 그 앞을 지난다. 7월 한 달은 유네스코로부터 온 한국의 과거·현재·미래와 관련한 결정과 소식으로 가슴이 설렜다. 첫째, 과거를 바로잡았다. 역사학자 E H 카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규정한 것처럼 군함도(軍艦島ㆍ하시마섬)에 대한 기억과 기록은 현재와 단절된 지난 일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일본의 군함도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소식에 제국주의적이고 반인간적인 범죄·착취의 공간을 세계가 기억하고 보존할 유산으로 인정한 점에 분노했다. 기억해야 한다면 다시는 그런 반인륜적인 범죄를 되풀이하지 않을 본보기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세계유산위원회는 조선인들의 ‘자기 의사에 반한 강제적 노역’이라는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기념 시설을 설치하라는 권고를 담았다. 최근 권고 이행에 대한 실사 결과 오히려 조선 징용자의 학대와 차별,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료와 증언만이 전시돼 있었다. 유네스코는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공식 보고서를 채택했다. 일본은 역사적 진실 앞에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기며 외교적 실례를 범함으로써 스스로 국격을 낮춘 셈이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2020 도쿄올림픽이 열렸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고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데 편법을 부리는 것이 올림픽 개최국의 격(格)은 아닐 것이다. 둘째, 현재의 문화를 공유했다. 유네스코 본부 건물에서 7월 중순 약 열흘 동안 뜻깊은 전시회가 열렸다. ‘한국: 입체적 상상’(Korea: Cubically Imagined) 전시다. 코로나19로 유네스코 본부가 전면 봉쇄된 이후 열리는 첫 행사였다. 영화 ‘기생충’과 BTS 콘서트 등을 VR 실감 콘텐츠로 관람 가능하다는 소식에 온라인 사전예약 한 시간 전부터 대기했다. 표는 접속 10여분 만에 매진됐고, 현장에는 다양한 인종과 세대의 관람객들이 대기했다. 문화 콘텐츠 관련 분야에 종사하지만 해외에서 느끼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힘, 한류는 새롭게 그리고 뜨겁게 다가왔다. 기생충과 BTS는 아카데미와 빌보드가 말해 주듯 이미 세계적이어서 놀라워도 그러려니 했다. 의외의 전시에 해외 관람객들의 눈빛이 깊어졌는데, 국립중앙박물관의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와 디스트릭트의 ‘Flower’ 등의 연작이었다. 여기서 한국의 창의적인 실감 콘텐츠가 세계인이 향유하는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방역으로 보다 많은 콘텐츠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프랑스 파리에서 ‘문화국가로서 한국’을 만나는 일은 무엇보다 반갑고 뿌듯했다. 셋째, 미래를 준비하는 결정이 있었다. 마지막 소식은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갯벌은 서천, 고창, 신안, 보성ㆍ순천 등 총 4지역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고 한다. 군산의 새만금을 제외하면 충남 이하 서해안 일대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셈이다.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이자 멸종 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충족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있고 다양한 생물들이 급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파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더이상 생물들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까닭이다. 이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는 지금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결정이었다. 시간이 정지한 듯 고요하게 숨을 쉬는 갯벌의 느릿함과 여유를 보며 지구도 쉬어 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모양 조형물로 유명한 유네스코 본부 담벼락에는 지금 세계 소수민족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들이 행인들의 발길과 눈길을 잡는다. 사진마다 맑고 순수한 눈빛이 가득해 보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인류를 포함한 다양한 종(種)의 지속가능한 생존 조건에 대해 생각한다.
  • ‘82년생 김지영’, ‘살인자의 기억법’ 영상으로 세계 독자 만난다

    ‘82년생 김지영’, ‘살인자의 기억법’ 영상으로 세계 독자 만난다

    한국문학번역원과 아리랑TV는 전 세계 독자에게 주목할만한 한국 문학 작품과 주제를 소개하는 ‘살다, 읽다, 물들다 - 한국문학으로의 초대’를 공동으로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오는 13일부터 방영될 첫 번째 시리즈 ‘What They’ve Read‘에서는 해외에서 주목받는 세 편의 한국문학 작품을 유명 인사들이 영어로 낭독한다. 먼저 위안부 문제를 문학으로 재해석해 미국에서 지난해 9월 출간 후 올해 2쇄 발행된 김숨 작가의 소설 ’한 명‘을 영화 ’기생충‘ 번역가 달시 파켓과 번역가 겸 에세이스트 콜린 마셜, 이탈리아 건축가 시모네 카레나와 신지혜 부부가 함께 읽고 토론한다. 25개 언어로 해외에서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며 대중에게 잘 알려진 외국인 방송인 다니엘 힉스(영국), 카를로스 고리토(브라질), 유튜버 맥사라(미국), 가수 푸니타(인도)가 읽고 감상을 나눈다. 김영하 작가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아이돌 밴드 W24의 멤버 호원의 목소리로 만날 수 있다. 한국 작가 인터뷰 시리즈 ’Living to Tell a Story‘는 다음 달 3일부터 3회에 걸쳐 방영한다. 1편에서는 시집 ‘히스테리아’로 미국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받은 김이듬 시인을 비롯해 김초엽, 김연수 작가가 출연해 창작 과정, 작품 소재 수집방식 등을 이야기한다. 2편에서는 ‘밤의 여행자들’로 영국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을 수상한 윤고은 작가와 하성란 작가, 진은영 시인이 작품 속에 담고자 하는 자신만의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3편에서는 황석영 작가가 작품의 등장인물을 통해 한국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통과한 자신의 삶과 문학 여정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는 한국문학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A Word Depicted in Stories’를 만날 수 있다. 한국문학의 주 소재로 등장하는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고전문학 속 여성 시인, 화장(化粧) 문화, 술과 풍류, 차와 다과, 반려동물, 문학적 소통 공간 등 다채로운 주제로 구성된 6편을 제작해 11월 5일부터 방영한다. 13일부터 매주 금요일 8시에 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아리랑TV 국내외 3개 채널(Korea, World, UN)과 한국문학번역원 공식 유튜브, 네이버TV에서도 볼 수 있다.
  • ‘케이’ 선두주자, 당연히 ‘팝’?… 드라마·예능이 알짜였구나

    ‘케이’ 선두주자, 당연히 ‘팝’?… 드라마·예능이 알짜였구나

    최고 인기 드라마는 ‘사랑의 불시착’선호 가수는 BTS·블랙핑크·싸이 순코로나19 속에서도 한류의 강세는 여전했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이 한류의 위상을 높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간재단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낸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를 보면, ‘한국’이라는 단어를 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16.8%가 케이팝을 꼽았다. 케이팝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식이 12.0%로 2위, 정보기술(IT)산업이 6.9%, 한류스타가 6.6%, 드라마가 6.4%였다. ‘글로벌 한류 트렌드’는 8개국 8500명의 외국 한류 소비자 조사와 한류 콘텐츠 수출 관련 통계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다. 실제 한류 콘텐츠 소비량을 따져 보니 순위가 뒤바뀐다. 드라마가 29.6%(중복응답)로 가장 높았고, 뷰티가 27.5%, 예능이 26.9%, 패션이 24.8%, 영화가 24.5% 순이었다. 웹툰이 24.1%, 게임이 23.9%였으며, 음악은 23.2%였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할 때 소비량이 증가한 장르는 예능, 드라마, 게임 등 주로 영상콘텐츠 분야였다. 지난해 가장 선호한 한국 드라마는 ‘사랑의 불시착’(9.5%)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4.1%, ‘부부의 세계’가 2.8% 순으로 나타났다. 음악 부문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가장 선호하는 가수로는 방탄소년단(BTS)이 선호도 22.0%로 1위, 블랙핑크가 13.5%로 뒤를 이었다. 3위인 싸이는 2.9%, 4위인 트와이스는 2.4%에 그쳐 1·2위와 격차가 컸다. 가장 선호한 한국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 등 각종 상을 휩쓴 ‘기생충’(18.4%)이 차지했다. 이어 ‘부산행’이 10.2%, ‘반도’ 3.5%, ‘#살아있다’ 2.1%로 좀비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다. 진흥원은 “비대면, 집콕 소비가 보편화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통망이 확산하면서 수혜를 입은 드라마, 예능과 같은 영상콘텐츠, 게임이 오프라인 콘서트 개최 중단 등의 직격탄을 맞은 음악산업 손실을 보전하는 수준을 넘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흥원은 “가수, 배우, 드라마, 영화의 인기 편중·상위권 순위 고착화 현상은 한류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결과는 진흥원 홈페이지(www.kofice.or.kr)에서 전자책(PDF)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다.
  • 드라마, ‘한류 효자’ 등극…해외팬 선호 1위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 ‘한류 효자’ 등극…해외팬 선호 1위 ‘사랑의 불시착’

    코로나19에도 한류의 강세는 여전했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이 한류의 위상을 높였다.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케이팝(K-POP)이 1위를 기록했지만,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에 집중되는 경향도 뚜렷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간재단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연간 한류 이슈를 분석하고 국가별 한류 현황을 소개하는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를 최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글로벌 한류 트렌드는 8개국 8500명의 외국 한류 소비자 조사 결과와 한류 콘텐츠 수출 관련 통계 자료를 활용한다. 조사 결과 ‘한국’하면 떠오르는 국가 이미지로는 케이팝이 16.8%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어 한식이 12.0%로 2위, 정보기술(IT)산업이 6.9%, 한류스타가 6.6%, 드라마가 6.4%였다. 그러나 실제 한류 콘텐츠 소비량을 따져보니 순위가 뒤바뀌었다. 드라마가 29.6%로 가장 높았고, 뷰티가 27.5%, 예능이 26.9%, 패션이 24.8%, 영화가 24.5% 순이었다. 웹툰이 24.1%, 게임이 23.9%였으며, 음악은 23.2%였다.(중복응답)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할 때 소비량이 증가한 장르는 예능, 드라마, 게임 등 주로 영상콘텐츠 분야였다. 지난해 가장 선호한 한국 드라마는 ‘사랑의 불시착’이 9.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4.1%, ‘부부의 세계’가 2.8%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선호한 한국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 등 각종 상을 휩쓴 ‘기생충’이 18.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부산행’이 10.2%, ‘반도’ 3.5%, ‘#살아있다’ 2.1%로 좀비 영화들이 뒤를 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배우는 이민호가 9.6%로 1위였다. 이어 전년도에 순위에 없던 현빈이 3.5%로 2위였고, 다음으로 공유(2.3%) 순이었다. 음악 부문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가장 선호하는 가수로는 방탄소년단(BTS)이 선호도 22.0%로 1위, 블랙핑크가 13.5%로 뒤를 이었다. 3위인 싸이는 2.9%, 4위인 트와이스는 2.4%에 그쳐 1·2위와 격차가 컸다. 진흥원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류 확산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이 전체적으로 8.8%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비대면, 집콕 소비가 보편화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통망이 확산하면서 수혜를 입은 드라마, 예능과 같은 영상콘텐츠, 게임이 오프라인 콘서트 개최 중단 등의 직격탄을 맞은 음악산업 손실을 보전하는 수준을 넘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흥원은 “가수, 배우, 드라마, 영화의 인기 편중·상위권 순위 고착화 현상은 한류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특히, 국가별로 한류 선호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은 3년 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선호도 1위를 기록했고,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최초 출시한 지 22년이 지난 ‘뿌까’가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 한류 대중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한류현황지수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중국 등 한류 인기 상위권에 있는 국가들은 수치가 증가한 반면, 영국이나 프랑스, 호주, 미국 등 하위권 국가들은 오히려 지수가 하락하거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번 결과는 진흥원 홈페이지(www.kofice.or.kr)에서 전자책(PDF)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다.
  • ‘원조 K푸드’ 라면 상반기 수출 또 사상 최대

    ‘원조 K푸드’로 꼽히는 한국 라면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라면 수출액은 3억 1968만 달러(약 369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늘었다. 기존 최대치인 지난해 상반기 3억 208만 달러(약 3488억원)를 1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작년부터 한국 라면이 한 끼 식사 대용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으면서 신라면, 불닭볶음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등 한국 라면 브랜드의 인지도가 해외에서도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라면 홍보 효과도 있었다. 실제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과 짜파구리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보다 6.1% 증가한 117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 100억에 불과했던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도 지난해 수출액 3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상반기 수출 증가 폭은 지난해(37.4%)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 사재기 등의 현상이 줄었고 최근에는 물류난으로 수출용 컨테이너를 잡기 어려운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분기 라면 3사(농심·오뚜기·삼양)는 해외수출 호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실적하락이 예상된다. 밀, 팜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오뚜기는 13년 만에 라면 가격을 인상(평균 11.9%)했다. 증권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분기 농심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약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와 삼양도 각각 3%, 23%씩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 짜파구리·불닭볶음면이 이끌었다…상반기 라면 수출액 사상 최대치 경신

    짜파구리·불닭볶음면이 이끌었다…상반기 라면 수출액 사상 최대치 경신

    ‘원조 K푸드’로 꼽히는 한국 라면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라면 수출액은 3억 1968만 달러(약 369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늘었다. 기존 최대치인 지난해 상반기 3억 208만 달러(약 3488억원)를 1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작년부터 한국 라면이 한 끼 식사 대용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으면서 신라면, 불닭볶음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등 한국 라면 브랜드의 인지도가 해외에서도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라면 홍보 효과도 있었다. 실제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과 짜파구리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보다 6.1% 증가한 117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 100억에 불과했던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도 지난해 수출액 3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상반기 수출 증가 폭은 지난해(37.4%)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 사재기 등의 현상이 줄었고 최근에는 물류난으로 수출용 컨테이너를 잡기 어려운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분기 라면 3사(농심·오뚜기·삼양)는 해외수출 호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실적하락이 예상된다. 밀, 팜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오뚜기는 13년 만에 라면 가격을 인상(평균 11.9%)했다. 증권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분기 농심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약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와 삼양도 각각 3%, 23%씩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 오바마 형도 국내방송 데뷔… 푸틴·빈라덴 ‘썰’ 좀 푸시려나

    오바마 형도 국내방송 데뷔… 푸틴·빈라덴 ‘썰’ 좀 푸시려나

    대통령 재임 당시 뒷이야기 등 공개케이팝·봉준호 영화 등에 관심 보여 공효순 PD “수개월 걸려 방송 확정그의 통찰 젊은 세대에 전달하고파”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6일 국내 TV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출연해 재임 시절과 퇴임 이후의 삶을 이야기한다. 매달 세계 지식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tvN ‘월간 커넥트’는 최근 오바마 전 대통령을 화상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통령 재임 당시의 삶과 뒷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정치인이자 남편, 아버지로서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었던 배경,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과정 등을 전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는 케이팝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등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보였고 한류의 영향력도 언급했다.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과 관련된 이야기도 한다. 회고록은 지난해 출간 후 북미에서만 약 500만부 이상 판매됐고 26개 언어로 발간됐다. tvN 관계자는 “회고록 국내 출판을 담당하는 출판사를 통해 섭외를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공효순 PD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둔 인사 중 한 명으로 방송 확정까지 수개월이 걸렸다”며 “‘젊은 세대들을 위해 회고록을 썼다’는 내용을 보면서 방송에서 그의 통찰을 잘 전달해 보고 싶었다”고 섭외 배경을 밝혔다. 앞서 ‘월간 커넥트’에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등이 출연했다. 한편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는 오바마의 회고록 ‘약속의 땅’을 오는 28일 출간한다. 책에는 오바마가 내각을 꾸리고 역사상 가장 친근한 백악관을 만들기까지, 세계 금융 위기로 씨름하고 의료보험 시스템인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킨 일 등이 담겼다. 이 밖에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갈등,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의 내막도 밝힌다. 김경림 웅진지식하우스 편집장은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과 임기 첫 2년 반 동안의 고군분투를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 여풍·한류로 한발 더… ‘칸’며들다

    여풍·한류로 한발 더… ‘칸’며들다

    28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여성 감독 수상탕이 감독 단편 황금종려상 등 女 약진 이병헌,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 올라“심사위원장과 성 같아” 농담 던져 웃음심사위원 송강호도 감독상 수상자 호명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에선 여성 영화인의 저력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폐막식에서 배우 샤론 스톤과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파이크 리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프랑스 여성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37)의 ‘티탄’을 호명했다. 뒤쿠르노 감독은 1993년 ‘피아노’를 연출한 제인 캠피언 감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여성 감독이다. 뒤쿠르노 감독은 이날 자신의 수상에 대해 “이 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이기 때문에 제인 캠피언이 수상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많이 생각했다”며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가 뒤를 이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티탄’은 어릴 적 자동차 사고로 머리에 티타늄 조각이 남게 된 한 여성이 벌이는 연쇄 살인 사건을 다뤘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됐지만, ‘티탄’은 극단적이고 폭력성이 강해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진지한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쿠르노 감독은 “어떤 영화도 완벽할 수 없고, 내 영화가 괴물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다양성을 불러내고 괴물을 받아들여 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황금종려상 발표는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하지만, 올해는 리 심사위원장의 실수로 초반에 발표되면서 김이 빠지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새 영화계에 성평등과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올해 경쟁 부문에서도 후보작 24편 중 여성 감독 작품은 4편뿐이었다. 그러나 경쟁 부문 외 주요 부문 최고상을 여성 감독들이 휩쓸면서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세상의 모든 까마귀들’의 탕이 감독은 단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움켜쥐었던 주먹 펴기’의 키라 코발렌코 감독은 주목할 만한 시선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무리나’의 안토네타 알라맛 쿠시야노비치 감독은 황금 카메라상을 안았다.이번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한국 장편영화가 초청되지는 못했지만 한국 영화인들이 무대에 올라 아쉬움을 달랬다. 봉 감독이 한국어로 개막을 선포한 데 이어 배우 이병헌(왼쪽)은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폐막식 무대에 올랐다. 시상에 앞서 “올해 영화제는 제게 특별하다”고 운을 뗀 그는 “나의 친구인 봉준호가 개막식에 있었고, 송강호는 심사위원이다. 또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와는 같은 성을 갖고 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리 위원장도 눈과 입을 씰룩거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어 이병헌은 노르웨이 영화 ‘더 워스트 퍼슨 인 더 월드’의 주연 배우 레나트 라인스베에게 여우주연상을 전달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송강호(오른쪽)는 감독상 수상자로 뮤지컬 영화 ‘아네트’를 선보인 프랑스 감독 레오 카락스를 호명했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카락스 감독은 건강 문제로 시상식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 불평등 상속받은 90년대생, 예측가능한 공정을 원한다

    불평등 상속받은 90년대생, 예측가능한 공정을 원한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한국사회를 흔들고 있다. 현 정부의 ‘공정 이슈’마다 이들의 목소리가 여론의 중심에 서더니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는 그 범주에 포함된 ‘이대남’(1990년대생 남성)의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들이 불평등의 세습과 계층간 격차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는 세대라는 우울한 진단도 적지 않다. 최근 출판계가 주목하고 있는 김내훈(29)·임명묵(27) 작가와 제21대 총선 최연소 후보였던 신민주(26) 기본소득당 서울시당 위원장 등 90년대생 3인방을 서울신문 좌담회에 초청해 최근 불거진 세대론과 공정 논란, 한국사회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기사는 16일자 지면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세대론이 왜 화두가 됐을까. 정말 젊은 세대는 공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신민주(이하 신) “20대 남성, 20대 여성이라는 정치적 주체가 발굴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4·7 보궐선거 이후부터가 그렇다. 한편으로는 청년들을 마치 이 세상의 피해자인 것처럼만 말을 한다.” 김내훈(이하 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20대 X새끼론’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그냥 세대론이라는 표피가 쌓인 게 아닐까. 돌출적인 투표경향이 몇년전부터 있었기 때문이고, 그것이 젊을수록 진보적이라는 편견을 깨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다소 특정 의도를 갖고 침소봉대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제 스스로도 어떤 성향인지 모르겠는데, 하나의 집단으로 말할 수 있을까. 젊은이들이 피력하는 힘듦과 절망을 반정부적인 메시지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그것은 사회구조 자체에 대한 불만과 분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명묵(이하 임) “과거의 20대와는 정치적 의사표출 방식이 다르니까 그것을 어떻게든 해석해보려고 세대론이 나오는 것 같다. 여기에 표를 줬다가 반대로 저쪽에 표를 주고, 차별점을 보이니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 세대보다 공정을 더 중요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와 관련한 사회갈등이 다소 증폭된 측면이 있다.” 청년 자원분배 논쟁이 불안감으로 표출공정이 아닌 예측가능성의 문제출발 공정만 말하지 소수자 배려는 뒷전 이들은 ‘젊은세대=공정’이라는 도식화에는 선을 그었지만, 그럼에도 최근 우리 사회 공정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는 늘 MZ세대, 90년대생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과정의 공정을 내세웠던 현 정부이기에 더 큰 실망과 배신감을 느꼈던 것일까. -젊은 세대들이 공정 이슈에 더 민감하다는 분석은 대체적이다. 신 “이유가 무엇인지를 말하기 전에 공정이란 담론이 보수적으로 변한 것을 지적하고 싶다. 공정을 얘기할 때 출발선이 같아야 한다고 하는데, ‘출발선의 공정’ 이외에 다른 소수자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문제는 이같은 보수적인 관점의 공정조차도 정부가 지키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임 “일단 젊은 세대가 정말 공정을 원하는가, 청년들이 공정을 말하고 있는 게 사실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계층상승이 가로막히고 부모의 자산·자원이 결정적인 사회경제적 변수가 된 상황에서 불안감으로 표현된 게 청년을 둘러싼 자원분배에 대한 논쟁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보다는 오히려 예측가능성을 얘기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이만큼 노력했으면 이만큼 받는다’는 국가시스템에 대한 기대·합의가 있었는데, 현 정부는 그걸 보장해주지 않고 오히려 흔들려고 한다는 불안감이 불만으로 표출된 것이다.” 김 “현 정부에 들어와 갑자기 우리 사회가 불공정해진 것은 아니잖은가. 공정이란 말 자체의 내용은 텅 비어있고, 정말 공정이 무엇인지 실질적인 논의는 딱히 안 됐다. 그저 시험만능주의로 돌아가자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그렇다면 현 정부의 주축이자 90년대생의 부모세대인 586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신 “나는 586과 비슷한 연령대이지만 민주화 운동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우리 부모와 정치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히려 이른바 586세대와 얘기하는 것보다 더 편하다. ‘586 진보’들의 자의식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김 “저는 오히려 586에 대한 반감이 별로 없다. (신 위원장이 말한) 자의식 과잉은 역사의 중심에, 그 정점에 있었던 이들이었으니 (신 위원장이 말한) 자의식 과잉도 허용할 수 있다고 본다.” 임 “‘8자 학번’을 단 사람이 그 세대의 전부가 아닌데 왜 세대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됐고, 당시 대학에 진학한 20~30%, 심지어 그들 전부가 하지 않았던 경험이 왜 거대한 신화가 돼 그 시대의 보편적 이미지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당시 대학생이라는 지위, 학력자본, 문화자본을 얻지 못한 이들의 인생 서사, 그들 삶의 과제를 한국 사회가 다시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20대와 30대 사이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임 “어느 정도 동의한다. 한국경제가 세계화되면서 세계화의 수혜를 입은 상층과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까지 봤던 하층으로 급격하게 이원화된 게 21세기 우리 경제사다. 당연히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경향은 노골화된다. 여기에 1960년대생의 경우 대학을 진학한 30%와 그러지 못한 나머지 70%가 세계화 시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이런 격차가 문화자본·사회자본으로 실현됐고, 이는 1990년대생에서 불평등으로 더욱 나타나게 됐다. 김 “그동안 한국사회가 성장하기 위해 이뤄졌던 여러 조치들의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 같다. 1990년대생은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신세가 돼 여기에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신 “30대는 ‘영끌’해서 집을 사고, 20대는 ‘영끌’해서 비트코인을 사는 게 아닐까. (30대와 달리) 20대는 영원히 집을 못살 것 같다.” 급성장한 한국 사회 부작용이 지금 터져90년대생은 ‘탄광 속 카나리아’ 신세‘아프니까 청춘이다’란 관점은 이제 그만 젊은 세대간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이 정치권은 오히려 이들의 표심에 주목하고 있다.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2030세대가 지난 보궐선거에서는 보수 야당으로 몰렸다. 그리고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이들의 정치적 반란은 한국정당사의 첫 30대 당수가 탄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보궐선거 결과를 어떻게 분석하나. 당신들은 스윙보터가 된 것인가. 임 “남녀간 표심 차이도 커서 90년대생을 하나로 묶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70년대생들보다 진영논리가 강하지는 않다. 무조건 한쪽 진영에 충성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지 않고, 실망하면 한번에 지지율이 쫙 빠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20대가 보수화됐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한국 사회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보수’라고 하는데 그것이 보수주의를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 “지난 대선은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였지 당시 문 후보에게 아주 큰 기대를 갖고 투표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올바르지만 오래된 것보다 나쁘더라도 새로운 것이 낫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의 민주당이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정치적 상상력이 협소한 탓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해도 그게 결국 야당에 표를 주게 된다.” 신 “지난 보궐선거는 LH 사태 영향이 컸다. 집이 제일 없는 세대가 20대 아닌가. LH사태, 부동산 문제가 계속 실패했으니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시험 결과로 줄세운다는 건 게으른 발상블루오션 ‘이대녀’ 위해 정치 나설 때상수는 세대갈등 아닌 계급 재생산 -‘이준석 현상’에 대한 평가, ‘나는 국대다’와 같은 형식으로 나타난 ‘이준석식 공정’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신 “30대 당대표의 탄생은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나이만 갖고 혁신이고 새로움이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본다. 그동안 많은 청년 정치인들이 있었고, 훨씬 더 다양한 얘기를 해왔다. 더불어 ‘이준석의 공정’과 ‘문재인의 공정’이 시작은 다르지만 결과는 똑같다는 슬픈 생각이 든다. 둘다 불공정을 말하면서도 부정의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김 “새로운 것은 나이밖에 없다. 방송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게 됐지만, 그것이 정치를 잘할 것이라는 믿음과는 다르지 않나. 단일한 시험 결과를 기준으로 사람들을 줄 세운다는 것 자체가 공정을 생각할 때 제일 게으른 발상아닐까. 딱 하나 좋은 점은 결과에 시비를 걸기가 어렵다는 것뿐이다.” 임 “이 대표가 당대표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남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인기를 얻는 과정 등이 흥미롭다. 온라인상에서의 방식이 현실 정치의 장으로 가면 적용하기가 어렵게 되고 주류의 룰에 맞춰야 하다보면 재미가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가 됐을 당시 관심도 어느 정도 식을 것 같다. 사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남성 또는 대중들이 그의 능력주의와 공정한 경쟁을 정말 좋아할지도 사실 의문이 든다. 무차별적인 경쟁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지 않는가.”-20대를 둘러싼 젠더 갈등은 어떻게 봐야 할까. 임 “20대의 여론 소비 환경을 보면 각자 자신이 속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이 커뮤니티가 남녀로 크게 갈려 있다. 지금 양쪽 커뮤니티는 전쟁만 있고 실질적인 소통이나 대화는 없다. 젠더 이슈의 주제들을 보면 소위 기성세대가 볼 때는 별게 아닌데 20대는 심각하다. 여기서 나타난 온도차가 크다. 여당은 남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고, 20대 여성이 볼 때 ‘민주당은 뭘 했다고 자신들을 페미니즘 정당이라고 하는거야’라고 하는데, 이는 타당한 지적이다. 양극화된 상황에서 주류 정당은 입장 하나를 취하는 게 어려워지고, 어느 쪽도 만족시키기 힘들어졌다.” 김 “90년대생, MZ세대는 남녀 불문하고 사회구조에 대한 불만이 있는데, 이런 불만이 투사된 키워드가 바로 위선, 내로남불, 불공정이다. 이런 불만은 남녀가 마찬가지인데, 여기에 ‘친페미니즘 대 반페미니즘’의 층위가 더해진 것 같다” 신 “더 정확히 말하면 페미니즘에 대한 찬반이 아닐까. 동등한 위치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니라 페미니즘이 조금 더 앞으로 나가면 훨씬 더 많은 ‘백래시’(반발)가 오는 상황이다. 지난 보궐선거 끝나고 ‘이대남’은 정치세력으로 남았지만, ‘이대녀’는 이름만 남았다. 여전히 20대 여성은 표를 받을 수 있는 존재나 정치적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야당 모두 청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손짓하고 있는데. 임 “청년 일자리, 주거 문제 등 사실 한국경제의 세계화, 산업 구조 변동과 연관이 있다. 청년 문제가 국제무역질서 등의 틀에서 논의되지는 않고, 단순히 ‘청년이 살기 힘드니 얼마를 주겠다’는 식으로만 접근되고 있다.” 신 “최근 일자리가 늘었다고 하는데 초단시간(주당 15시간 미만) 일자리가 늘었다고 한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주택은 죄다 5평짜리다. 힘들지만 5평짜리 집에서 살 수 있으니 괜찮다는 것일까. 아직도 정부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관점에서 청년을 생각하는 것 같다. 얼마전 한 대선주자의 출마선언문을 보니 ‘청년들이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에 산다’고 하더라. 좀 지겹다. 한국사회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다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가족처럼 사는 게 아닌 것처럼, 좀더 다양한 청년의 모습을 생각해서 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조언할 게 있다면. “4월 재보궐선거를 보며 20대 여성이야말로 진짜 블루오션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정치권인 ‘이대녀’를 잡기 위한 시도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합니다.”(신 위원장)  “단순히 ‘청년이 살기 힘드니 얼마를 주겠다’는 식으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사와 지난 20~30년 사이 우리 사회가 겪은 큰 틀의 변화, 그것이 미시적 차원에서 어떻게 작동됐는지를 생각하면서 정책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임 작가)  “상수는 세대갈등이 아니라 계급재생산입니다…더 망설임 없이 급진적인 정책과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김 작가)
  • 이지혜, 도전! 오페라… 뮤지컬 배우의 마력같은 매력

    이지혜, 도전! 오페라… 뮤지컬 배우의 마력같은 매력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엠마, ‘베르테르’ 롯데, ‘몬테크리스토’ 메르세데스, ‘팬텀’ 크리스틴. 뮤지컬 배우 이지혜는 무대 위에서 늘 예뻤다. 투명하고 순수한 인물을 그대로 흡수해 깊이를 더했고 청아하고 맑은 고음으로 사랑을 노래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객석의 환호를 받던 그가 “진짜 나를 보여 주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말도 안 되게 생뚱맞은 역할이나 병맛 캐릭터까지 웃긴 것도 하고 싶고 소극장에도 서고 싶다”는 그는 “보여드릴 게 아주 많다”고 자신했다. 지난 7일 서울 중구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지혜는 준비한 재료를 하나씩 꺼내듯 자신을 풀어냈다. 그가 좀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기로 결심하고 내딛는 첫발은 오페라와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오는 1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바리톤 이응광과 듀오 콘서트 ‘대모니’(D monie)를 연다. 독일어로 ‘마력’을 뜻하는 말로 감미로운 목소리의 두 사람이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뮤지컬 넘버들을 다채롭게 선보이며 끌림을 주겠다는 것이다.성악도 출신이지만 ‘세비야의 이발사’, ‘돈 조반니’, ‘로렐린다’ 등 아리아를 무대에서 부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저의 뿌리가 클래식이니 뮤지컬에 데뷔한 이후로 클래식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많은 분들이 클래식과 더 가까워지도록 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은 목표도 있었다”고 했다. 영화 ‘기생충’(2019)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성악가로 출연한 기회가 그의 목마름을 조금 적셔 주었고, 한 번의 무대를 보고도 “깊으면서도 섬세한 소리에 온몸의 세포가 살아나는 듯했다”는 느낌을 준 이응광과의 만남이 물꼬를 확 틔웠다.슈베르트 가곡 ‘마왕’을 비롯해 아리아까지 모두 8곡을 1부에서 함께 부르는데 “인터미션을 24시간 갖고 다음날 2부를 해야 한다”고 할 만큼 에너지가 필요한 곡들이다. 그리고 2부에선 뮤지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팬텀’, ‘엘리자벳’ 등 두 사람의 음색과 꼭 맞는 넘버들을 나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부터 한나절 내내 연습에 몰두하고 있지만 매 순간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했다. 이지혜는 이번 무대 이후 좀더 용기를 갖고 한 발짝씩 새로운 무대를 향해 나가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장르에 관계없이 ‘이지혜가 이걸 한대’라면 누구나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다. “여행하듯이 많은 경험을 해 보고 싶다”는 그는 취미로 시작한 미술과 발레, 기타 등 다방면에서 재주꾼이기도 하다. ‘베르테르’에서 소품으로 쓰인 롯데 자화상을 직접 그리기도 했고 이번 공연에선 그의 고양이 ‘앙바’를 그린 파우치를 이벤트 선물로 내놨다. 흘러가는 대로, 다만 그때그때 충실히 준비하면서 ‘쓰임’을 기다리는 그의 자세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고양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집사가 되길 바라며 열심히 살고 있어요. 이 모습들을 앞으로 ‘마력’처럼 많이 보여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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