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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스오피스 집계 중단/영화사들 잇단 공개거부 따라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가 박스오피스 집계 발표를 중단했다.CJ엔터테인먼트를 시작으로 배급사들이 잇따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관객수 공개를 거부하자,박스오피스를 집계한 지 약 2년 만에 중단이라는 파국을 맞이한 것. 각 배급사들이 밝힌 수치에 따르면 3주 연속 1위는 변함없다.‘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서울에서 주말 이틀 동안 13만 3921명을 추가했고,전국 관객은 300만명을 넘어섰다.2위는 홍콩영화 ‘무간도’.‘영웅’의 흥행에 힘입어 전국 13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했고,개봉 첫 주말 서울 관객 5만 4860명을 기록했다.백인 래퍼 에미넴이 주연을 맡은 영화 ‘8마일’도 지난 주말 서울 3만 8500여명,전국 12만 2300여명을 동원하며 3위를 차지했다.
  • “관객수를 숨겨라” 박스오피스 파행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에서 운영하는 박스오피스 집계가 한동안 잘 굴러가는가 싶더니,기어이 ‘파행’을 맞았다.3주째 CJ엔터테인먼트가 주말 관객수를 공식 발표하지 않은 데 이어 콜럼비아·월트디즈니·코리아픽처스 등 국내외 메이저 배급사들까지 가세한 것. 영화가에는 이번 사태가 ‘영웅’의 배급사가 관객수를 부풀렸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하다.‘캐치 미 이프 유 캔’을 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측은 “배급개선위가 각 배급사에 전화로 물어본 뒤 관객수를 그대로 올려 신빙성이 없다.”면서 “실제로 파악이 어려운 전국의 관객수까지 발표해,각 영화사는 배급개선위의 이름을 빌려 마케팅과 광고에 이용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며 공개거부의 이유를 밝혔다. 배급개선위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교적 수치가 정확한 서울과 5개 광역시의 관객수만을 발표하는 새로운 집계방식을 추진중이다.하지만 간단치 않다.몇몇 배급사는 여전히 “통합전산망이 확보되기 전에 굳이 배급개선위가 공신력을 내세워 박스오피스를 밝힐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사실 통합전산망이 확보되지 않는 한 정확한 관객수를 집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통합전산망만 확보된다면 배급사가 일일이 입회인을 극장에 넣어 티켓 발매 상황을 파악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한국영화의 정확한 수치가 자료로 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언제 터질지 모르는 박스오피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만큼은 통합전산망 확보의 오랜 숙원이 해결되기를 다시 한번 기대한다.이런 소동과 관계없이 지난주에 이어 부동의 1위는 서울 주말관객 12만명의 ‘동갑내기 과외하기’다. 김소연기자 purple@
  • 영화박스오피스/‘색즉시공’ 400만 돌파 눈앞

    4강을 누른 도전자는 없었다.지난주 1∼4위를 차지한 영화의 순위가 그대로 이어졌다.5주째 1위를 기록한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은 곧 500만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겨울의 실질적 승자는 ‘색즉시공’.두 판타지 대작의 틈새에 끼었음에도,전국 400만이 코 앞이다.‘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을 순위에선 이미 지난주에 앞섰고,관객수 누계도 곧 꺾을 기세. 이번 주 신작으로는 ‘웰컴 투 콜린우드’와 ‘시몬’이 10위권에 들었다.하지만 설 대목이 시작되는 다음주부터 사정은 달라질 듯.‘영웅’‘캐치 미 이프 유 캔’‘이중간첩’이 ‘반지…’을 과연 누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시네드라이브]맞춤 영화제의 힘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시리즈가 스크린을 나눠먹기한 지난 연말.서울 동숭동의 예술영화상영관 하이퍼텍 나다는 무풍지대였다.27일부터 국내외 영화 11편을 골라 재상영한 프로그램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를 찾는 관객들로,총 147석을 갖춘 극장은 평일 낮에도 90% 가까운 좌석점유율을 기록한 것.극장측은 “작품성 있는 영화 몇편을 한 자리에서 골라보려는 관객이 늘고 있다.”며 ‘조용한 흥행’의 배경을 짚었다. ‘맞춤형 영화제’가 극장가의 새 마케팅 기법으로 인기를 끈다.하이퍼텍 나다의 김난숙 팀장은 “상업성 짙은 블록버스터에 싫증난 관객이 작품성과 오락성을 검증받고 엄선된 영화들을 편안히 골라보고 싶어한다.”면서 “이 프로그램에 20대보다 30∼40대 관객의 호응이 두드러지는 건 특히 흥미롭다.”고 말했다.‘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에서 상영한 영화 11편은 한국영화 ‘낙타(들)’ ‘남자,태어나다’와 외화인 ‘피아니스트’(미하일 하네케 감독) ‘이브의 아름다운 유혹’ ‘도니 다코’ 등.최근 주요 상영관에서 흥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일주일 안에 간판을 내린 작품들이다. 관객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도 ‘맞춤형 영화제’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소.지난 12월 중순 하이퍼텍 나다와 시네마테크 부산이 공동기획한 ‘장 뤽 고다르 영화제’도 20대 후반에서 40대 관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호응을 얻었다.고다르 감독의 작품들이 극장용 프린트로 상영되기는 국내 처음이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필름 대여료 및 자막료로 4500여만원이 들어갔지만 9000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77편의 국내외 단편을 소개한 제28회 서울독립영화제도 기대 이상의 두꺼운 관객층을 확인했다.서울 미로스페이스와 아트시네마에서 9일동안 열린 영화제에는 지난해 관객수를 한참 웃도는 7500여명이 다녀갔다.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예술영화 전용관을 반강제로 도입하는 정책에는 문화적 향기가 없다.씨네큐브·미로스페이스 등에서 다양한 주제의 ‘맞춤형 영화제’를 기획해 관객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니 반갑다.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 황수정기자
  • ‘색즉시공’ ‘품행제로’ 선전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이 올 겨울 최고 승자가 될 듯 싶다.‘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보다 한 주 늦게 개봉한데다 상영등급과 횟수에서 불리했지만,전국 관객수를 거의 따라잡는 데 성공한 것.‘색즉시공’과 ‘품행제로’의 성공도 놀랍다.전체 좌석 수가 한참 밀리지만 관객 수는 비슷한 수준.아무리 대작이 떡 버티더라도 영화만 재미있으면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 ‘007 어나더데이’는 배급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휘청댔다.
  • 해리포터 3일만에 100만 돌파

    마법사의 세계가 도래했다.‘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개봉 3일만에 전국 관객 100만을 돌파하며 개봉 첫주로는 역대 최다 관객을 모았다.지난해 전편의 첫 주말 관객수 70만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거의 1년만에 재개봉된 ‘반지의 제왕’1편 ‘반지 원정대’도 7위에 올라 다음주 개봉하는 후속편에대한 기대를 짐작케 했다.‘해리 포터’에 정면돌파를 시도한 ‘색즉시공’도 2위에 오르며 호조를 보였다.영화의 재미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해리포터’가 매진돼 차선책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이 많은 것도 한몫했다.
  • 영화 박스오피스/ 한국영화 1~6위중 5편

    한국영화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대박의 꿈을 이룰 조짐이다.주말 관객 수 1∼6위에 5편이 포진한 것.연휴 극장가를 독식한 ‘가문의 영광’은 3주째 1위를 고수했다. 지난 30일에 전국 관객수 300만을 돌파했다.3주째 2위를 지킨 ‘연애소설’도 만만치 않다.개봉과 동시에 3위에 오른 ‘도둑 맞곤 못살아’는 좌석점유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대박을 장담하기는 빠르다. ‘오아시스’의 뒤늦은 선전도 눈에 띈다.스크린 수는 줄었지만 좌석점유율은 61%로,지난주보다도 높아졌다.‘보스상륙작전’도 전국 관객 100만을 넘어섰다.이번 주말에 ‘YMCA야구단’이 가세하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한국영화계,모처럼 축포를 터뜨려도 좋을 듯 싶다. 김소연기자 purple@
  • 영화시장 할리우드 독식, 비주류 홀대

    최근 극장가에는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다.굳이 예술영화가 아니더라도 유럽·일본영화는 상영관을 애써 찾아가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할리우드의 독점을 막기 위해 도입된 스크린쿼터제의 성과로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현상.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그 토양을 딛고 진정한 영화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 한국·미국영화 독식=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2상반기 국적별 관객수 및 점유율’에 따르면 한국 47%,미국 50%로 두 국가 영화의 관객점유율이 97%를 차지했다.지난해 90%보다 훨씬 높은 수치.기타 국가 영화 31편 가운데 12편은 그나마도 프랑스영화제 때 상영된 영화들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바람이 거센 7·8월은 편식이 더 심하다.현재 상영중인 비(非)한국·할리우드 영화는 전체 20여편 가운데 3편.미국 독립영화 ‘헤드윅’은 서울 3개관,일본영화‘워터 보이즈’는 서울 4개관에서 상영중이다.21개관에 걸린 홍콩 공포물 ‘디 아이’는 여름 특수를 누린 이례적인경우. 개봉을 앞둔 영화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멕시코 영화 ‘이투마마’는 ‘위대한 유산’을 만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지명도에도 불구하고,개봉이 세차례나 늦춰졌다.원래 7월초 개봉이 예정됐던 이 영화는 이달 28일에서 다시 9월6일로 미뤘다.수입사 무비랩 관계자는 “극장주들이 7·8월에는 할리우드 영화 때문에 스크린을 내주기 힘들다고 해 비수기를 택했다.”고 말했다. ◆ 볼 권리 외면=문제는 이 영화들이 상업·작품성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극장에서 외면받는 ‘헤드윅’과 ‘워터 보이즈’는 시사회 후평단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고,“재미있다.”는 반응도 많았다.‘헤드윅’의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연일 개봉관을 묻는 질문이 올라온다.영화를 수입한 ㈜씨네월드 관계자는 “평일에도 점유율이 70%가 넘지만 극장 수가 적어 입소문만으로 개봉관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워터 보이즈’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불만이 쏟아진다.한 네티즌은 “주위에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개봉관을 찾기가 힘들다.”면서 “차라리 영화를 들여오지 말지 이렇게 무성의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 대안은 없나=비주류 영화에 대한 극장의 홀대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하지만 기업형 극장의 등장과 광역 개봉에 따른 극장 간 경쟁으로 최근 그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워터 보이즈’의 홍보 관계자는 “직배영화들은 자사 라인업만으로 극장을 많이 확보한다.”면서 “영화가 쏟아지는 시기에 작은 영화들은 재미와 상관없이 개봉관을 잡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원칙에 맞긴다면 해결책은 없다고 말한다.일반 극장뿐만 아니라 방송,예술영화전용관 등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영진위 김혜준 정책실장은 “비주류 영화는 상업영화에 새 피를 수혈하는 문화적 가치를 지녔다.”면서 “이에 공감하는 영화인들이 연대해 목소리를 내고,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영화 박스오피스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치고 빠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틈새에서 4주째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좌석점유율로는 공포영화인 ‘폰’과 ‘디아이’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나이트 샤말란의 ‘싸인’은 ‘식스센스’의 반전을 기대한 관객들의 실망이 이어지면서 관객수가 급락했다.개봉 첫 주인 ‘인썸니아’‘윈드토커’도 기대에 못 미쳤다.2D의 풋풋함을 내세워 별 재미를 못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아이스에이지’가 흥행에 성공,3D의 화려함이 역시 먹힌다는 것을 입증했다.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개봉과 함께 2위를 기록,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소연기자
  • 충무로 주름잡는 ‘용감무쌍’ 여배우들/ “우리가 망가지니까 사람들이 더 좋아해요”

    여배우들의 연기관이 달라지고 있다.어떻게든 예쁘게만 보이려고 몸을 사리는 ‘소극형’연기는 설 자리를 잃었다.장애인이 되어 사지를 뒤틀거나,질펀한 사투리에 욕지거리,머리채를 잡고 잡히며 싸우는 등 사정없이 망가지는건 예사다.여배우들의 ‘용감무쌍형’연기가 충무로에 새 동력이 된 것이다. 실제로 하반기에 선보이는 주요 작품에서 여배우들은 경쟁하듯 화초같은 이미지를 벗어던졌다.우선 이창동감독의 화제작 ‘오아시스’.여주인공 문소리는 ‘어쩌면 저렇게까지 완벽할까.’싶게 온몸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한다.상영시간 2시간10분 내내 두 눈동자의 초점을 따로 맞추고 흰자위로 눈을 치뜨거나 손발을 뻣뻣이 뒤튼다.그의 장애인 연기는 실제보다 더 진짜같다. ‘재밌는 영화’에서 코믹 패러디에 도전한 김정은도 ‘예쁜 연기’라면 당분간 사절이다.새달 13일 개봉 예정인 코미디 ‘가문의 영광’에서 그가 맡은 역은 주먹계를 주름잡는 쓰리제이 집안의 막내딸.얼핏 봐선 요조숙녀지만 입만 열면 사투리에 살벌한 욕설이 난무한다. ‘패밀리’에서 황신혜도 작정하고 망가지기는 마찬가지.인천에서 제일가는 술집의 ‘왕마담’인 그는 진한 화장에 아무렇지도 않게 건달의 머리털을 붙잡아 휘두르기 일쑤다.그로서는 파격적 변신이다. 전광렬 주연의 코미디 ‘2424’에서는 예지원이 푼수를 떤다.어벙벙한 섹시녀로,별볼일 없는 건달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툭하면 얻어맞는다.‘광복절 특사’의 송윤아도 단단히 이미지 반전을 노렸다.사기꾼의 애인으로 천박하고 맹한 식당 종업원 역이다. 이같은 여배우들의 변신은 하반기 코미디물이 주류를 이루면서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필름매니아의 지미향 대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망가지는 연기는 남자배우의 전유물이었다.”면서 “최근 여배우들이 적극적이고 개성 강한 이미지를 선호하면서 오히려 멜로물의 캐스팅 작업이 어려워졌다.”고 귀띔했다. 어쨌거나 여배우의 거칠고 망가지는 연기에는 분명 용기가 전제돼야 한다.‘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밥먹듯 두들겨 맞은 전도연은 이렇게 고백했다.“더 나이 먹기 전에 예쁜 모습 좀 보여줘야겠다.”고.오죽하면 ‘패밀리’의 시나리오를 받고 망설이는 황신혜를 상대역인 윤다훈 김민종이 몇번이나 찾아가 설득했을까. 왕성하게 전개되는 여배우들의 연기변신을 영화계는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한 제작자는 “여배우가 소화하는 역할 범위가 확장되면 한국영화의 소재 및 장르가 자연스럽게 다양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수정기자 sjh@ ■‘오아시스' 주인공 문소리“CF 못찍을 각오했어요” “CF 못 찍을 각오했어요.” ‘오아시스’에서 뇌성마비를 앓는 여주인공을 맡아 장애인보다 더 장애인같은 연기를 펼친 문소리(29).그의 연기력은 시사회장 곳곳에서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박하사탕’에 이어 ‘오아시스’에서 그를 0순위로 캐스팅한 이창동감독도 “문소리라는 배우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예쁜 구석 하나 없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변신하기까지 그도 솔직히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오히려 주변에서 더 많이 걱정하더라구요.이미지를 망가뜨려 놨다간 나중에 다른 출연제의가 안 들어온다구요.어렵게 결정하고 나서도 제 연기를 눈으로 확인하기가 겁났어요.” 실제 뇌성마비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피나는 연습을 했다.촬영기간 6개월 내내 장애인 연기에 온힘을 쏟았더니 나중엔 진짜 마비증세가 왔다. 그러나 지금 그는 무너지지 않을 연기철학을 세워놓았다.“배우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직업이 아니잖아요.‘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야죠.” 얄밉도록 똑 부러지는,문소리의 배우관(觀)이다. 황수정기자 ■‘여배우 영화는 실패' 속설 깰까 최근 충무로에 돌아다니는 ‘믿거나 말거나’류의 속설이 하나 있다.“여배우 영화는(흥행이)안 된다.”는 것. 여성운동가들이 들으면 파랗게 질릴 얘기겠으나,그런 징크스가 생길 만도했다.지난해 여배우가 극의 흐름을 틀어쥔 영화가 십중팔구 흥행에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재은감독이 이요원 배두나 등 20대 여배우 5명을 공동주연으로 내세운 ‘고양이를 부탁해’는 작품성을 인정받고도 관객을 끌지는 못했다.이요원 김민선 주연의 코믹액션 ‘아프리카’(신승수감독),전도연 이혜영 주연의 누아르 ‘피도 눈물도 없이’(류승완감독)도 흥행에 실패했다. 드물지만 예외는 있다.‘엽기적인 그녀’‘조폭 마누라’는 전지현과 신은경이 극을 주도하고도 ‘대박’을 터드렸다. 이에 대해 영화인들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가 성공하는 데는 장르의 제약이 따른다.아예 멜로든지 아니면 ‘엽기적인 그녀’의 엽기녀나 ‘조폭 마누라’의 여자폭력배처럼 완전히 변형된 캐릭터를 구사해야 한다.”고 풀이한다.여성 관객수가 남성을 앞지르는 한국 영화시장에서 어정쩡하게 여성성을 드러내는 작품(특히 액션물)으로는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맥락에서 ‘망가지는 외모’를 겁내지 않는 용감무쌍한 여배우들이 많아지는 현상은 반갑다. 하반기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여주인공 영화가 이전의 편견을 보란듯 깨줄지 지켜볼 일이다.
  • 한국영화 거품론 ‘고개’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이 올 봄 극장가를 주름잡고 있는가운데 충무로에는 한국영화 거품론이 조심스레 고개들고있다. 지난 몇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휩쓸고 있는 쪽은 할리우드산들.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작인 ‘뷰티풀 마인드’(2월22일 개봉)와 ‘오션스 일레븐’(1일 개봉)이 번갈아 1위를 나눠먹는 중이다.반면 ‘피도 눈물도 없이’(1일 개봉) ‘버스,정류장’(8일 개봉)등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맥을 못추고 있는 형국이다.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 집계에 따르면,‘피도 눈물도 없이’의 누계 성적은 지난 10일 현재 전국관객 42만2000명 남짓.명필름의 올해 첫 작품 ‘버스,정류장’도 개봉첫 주말 사흘동안의 관객수가 전국 4만명으로 박스오피스6위다.한국영화가 개봉 첫 주말에 이렇게 낮은 성적을 낸사례는 최근 거의 없었다. 1월25일 개봉한 ‘공공의 적’ 역시 박스오피스 수위를지키고는 있지만 흥행위력이 예상치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시네마서비스의 막강 배급력을 등에 업고도 아직 전국 300만명을 넘지 못했다.‘조폭마누라’‘달마야 놀자’ 등 지난해 하반기 흥행작들의 폭발적 반응은 이끌어내지못한 셈이다. 한국영화 거품론에 대한 우려는 쉽게 사그러들 것같지 않다.조만간 ‘정글쥬스’‘생활의 발견’‘집으로…’‘복수는 나의 것’ 등 한국영화들이 새로 개봉하더라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E.T’(4월5일 개봉) ‘위 워 솔저스’(5월3일 개봉)등의 위력에 약세를 면키 어려우리란 게 영화가의 전망이다. ‘버스,정류장’을 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조폭 신드롬을 낳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고만고만한 예산에 다양한 연출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면서 “올해 극장가는 한국영화가 얼마만큼 다양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를 점쳐보는 시험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 국산영화에 밀린 할리우드 직배사들 “”DVD라도””

    “DVD 시장만큼은 못 내준다.” 한국영화의 잇따른 흥행공세에 잔뜩 기죽어 있던 할리우드 직배사들이 최근 역공에 나섰다.극장가에서의 판정패를 설욕하기 위해 이들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카드는 DVD.“물량이나 질적인 면에서 외화 DVD가 국산영화의 것을 훨씬 앞지르는 만큼 극장에서 뺏긴 관객수입을 DVD 판매로 보전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마케팅 전략부터 공격적으로 급선회했다.지난해 말부터‘진주만’‘대부’‘주라기 공원 3’ 등 직배사들의 주요작들은 VHS(일반 비디오)와 DVD가 동시에 출시되기 시작했다.DVD를 판매하는 대형 음반매장 관계자 및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를 초청해 대규모 출시기념 홍보전을 펼치는 전략도 최근 직배사들이 앞장서 구사하는 중이다.인터넷 동호회를 불러 따로 시연회를 갖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선주문을 받아 제작까지 할 정도다. 직배사들의 이같은 적극공세는 최근들어 DVD의 일반보급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덕분이다.지난해 말까지 30여만대에 불과했던 DVD 보급수준은 올해 100만대까지 상승할것으로업계는 전망한다. DVD 시장의 장밋빛 전망은 이미 구체적 사례로 입증된다. 할리우드산 SF ‘매트릭스’의 누적 판매치는 현재 10만장.한국영화 비디오로 최고 많이 팔린 ‘공동경비구역 JSA’의 기록(9만 4000장)을 넘어섰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는 화제작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DVD를 오는 5월14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 출시키로 했다.이현렬 대표는 “최근 한국 DVD시장의 급성장에 따른본사의 특별배려”라고 귀띔했다. 사정을 눈치챈 국내 주요 제작·배급사들도 뒷짐만 지고있을 리는 없다.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글래디에이터’를 내놓으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시네마서비스도5월부터 DVD사업을 개시한다.업계가 전망하는 올해 국내 DVD시장 규모는 약 1060억원(지난해 480억원).비디오는 1030억원.DVD가 비디오 매출을 뛰어넘게 된다는 얘기다.DVD시장을 선점하려는 직배사들의 각축으로 영화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은 틀림없을 것 같다. 황수정기자
  • 올 문화계 결산 방담

    지난 한 해 문화계에는 유난히 크고 작은 사안이 많았다. 엽기와 조폭,트랜스젠더 등 파격의 파고가 높았는가 하면문학권력 논쟁이 문단을 흔들었다.다양성과 소수파에 대한인식이 높아졌고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한 해를 마감하면서 지난해 문화계의 흐름과 두드러진 현상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전개 방향을 찾아보는 방담을 마련했다.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와문학평론가 방민호,대중문화 평론가 성기완씨가 방담에 참여했다. [방민호] 지난 한 해 문화계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하나가 한국영화의 성장일 것이다.올해 한국영화가 동원한관객수준은 괄목할만한 것이다.일부에선 한국영화의 진흥기로 평가하기도 한다.그러나 과연 얼마만큼 내적인 발전이동반됐을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것 같다. [주철환] 소재가 편중되긴 했지만 800만 관객동원은 분명한국 영화계의 팽창을 보여준 것이다.그러나 한국영화의 기폭제니 원동력이니 하는 평가에는 회의적이다.마케팅에 크게 의존했고 배급권을 쥔 자본의권력은 우려할 정도이다. 특히 작품성을 인정받은 감독들의 작품들이 외면당하는 ‘극과 극’의 현상은 우리 영화계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시킨 사례로 봐야 한다. [방민호] 10년전 유행하던 홍콩 누아르가 지금은 퇴조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조폭,블록버스터류에 힘입은 지금의팽창현상이 한국 영화의 미래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본다. 이제는 영화인들과 일반 관객 모두가 진지하게 우리영화를 돌아볼 시점에 왔다. [성기완] 영화관객 동원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듯이 대중음악 쪽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컴필레이션(모듬)음반수백만장이 팔려나갔지만 뻔한 내용을 유명배우 표지모델로포장한 게 대부분이다. 공연내용에서도 몇몇 언더그라운드가수들 것을 빼곤 특별히 주목받은 공연이 없었다.종전 엘리트 위주의 순수문화가 강조되던 것과는 달리 멀티미디어와 대중 편향으로 치닫는 문화권력의 이동과정에서 혼란이일고있는 느낌이다. [주철환] 그렇지만 단기간의 현상을 그대로 평가해선 안될것이다.30년전 가수 남진의 인기에 밀렸던 나훈아가지금은오히려 더 많은 팬을 확보한 것이 단적인 예다. 시간이 흐르면 문화의 소모성은 자연 가려지게 된다.엔터테이너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예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예를들어 립싱크 가수들 자신이 광의의 가수로 자평하듯이 그대로 보아주고 조폭영화도 조폭영화 나름의 가치를 인정할필요가 있다.시간이 지나면 대중들이 더 정확하게 그 가치를 평가한다. [방민호] 올해는 조폭,엽기,연예인 마약사건 등 기묘한 현상이 유난히 많았다.이런 현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일각에선 이같은 흐름들을 다양성의 확대나 소수파에 대한 인식이 증대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철환] 돈을 버는 방법이 다양해진 탓이라고 본다.무엇보다 대중들의 요구사항에 편승해 마케팅을 잘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방민호] 제작자나 창작자의 의도도 문제지만 이런 현상이확산되는 것은 대중들의 잘못된 의식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없지 않다. [성기완] 영화 ‘엽기적인 그녀’만 보더라도 제목상의 괴기스러움보다는 오히려 ‘착하게 살자’는 내용이 강하다. 문제는 대중문화를 상품화해 돈 버는 이들이 피상적으로 파격적인 소재를 차용할 것이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방민호] 중화권에서 맹위를 떨친 한류를 그냥 지나칠 수없다.중국과의 친화라는 정치·경제적인 필요와 맞물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본다면 한류의 정체성과 가능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주철환] 한류는 낯설고 새로운 양식의 우리 대중문화에서느끼는 중화권 대중들의 자극이라고 본다.그렇다면 한류가끝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그런 점에서 한국의대중문화가 마치 중국을 식민지화하는 것처럼 보는 들뜬 시각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방민호]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문화가 역동성을 갖는 시기임엔 틀림없다.이제부터는 한국 문화가 가진 정체성을 확실히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문화적 다양성이 논의되고소수파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지만 본질적인 변화는 없지 않은가. 외형적인 것에 치중한 나머지 인간의 본질과내면세계에 대한 가치폄하는 여전하다고 본다. [성기완] 우리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다양성의부족일 것이다.여기에는 오랫동안 힘을 발휘해온 정치적인배경 탓이 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큰 변화이다.트랜스젠더에 대한 관대한 시각이그 대표적인 현상이다. [주철환] 트랜스젠더 바람이 다양성과 관련해 상당한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외모와 이미지를 중시한측면이 강한 것이지 근본적인 성 인식엔 변화가 없다는 비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커밍아웃으로 처음 눈길을 끈 홍석천의 경우 비판적인 시각이 컸지만 트랜스젠더 하리수는상황이 달랐다.마약사건에 연루된 황수정의 경우도 반발과배신의 강도가 컸던 것은 드라마에서의 조신한 모습과 너무다른 탓도 있지만 여전히 외모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시각때문이다. [방민호] 문학계에 거세게 몰아친 권력논쟁도 우리 문화의정립 필요성을 방증한 계기라고 본다.지난해와 올해는 문학권력 논쟁에 앞서 문학인 지식인들이 과거의 현상들을 수리하고 미래 정립이란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었다.미당 타계후 친일,권력야합 논의를 둘러싼 비판으로 문학계가 어지러웠다.삶과 문학을 분리해 생각하자는 단절론과 연속론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면서 우리 지식인과 문학인들이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음을 실감했다. [주철환] 문학 권력의 문제도 결국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하지만 한국 문학의 문제가 민주주의의 문제를 놓고따질 시기는 지났다.이미 70∼80년대 이 문제는 걸러졌다고 본다.문제는 진정 우리 문화가 키워온 정신적인 자산이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기완] 문학 권력 논쟁은 안티조선 움직임과 묘하게 연결돼 권력의 문제로 평가되는 감이 크다.그러나 그동안 문학권력에 대한 반감이 컸음을 반증하는 계기가 됐다.문학권력논쟁을 보면서 반대로 이에 대한 권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른반작용도 문제가 컸다. [방민호] 문제는 문학과 삶은 문학인·지식인이 창조행위와는 상관없이 그 공동체에서 자기자신을 어떻게 정립했는가하는 물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지식인 문학인 논쟁의 가장 큰 맹점은 그들의 과거행위를 정치적인 문제로 환치할 뿐 공동체 속에서 어떤 모럴을 가졌는지를 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주철환] 논의와 논쟁은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지금은 이게 더 중요하다’는 식의 주장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논의 논쟁을 많이 하면서 그 인물의 과거 권력 행위에 대해선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인신공격은 위험하다. [방민호] 문학 권력 논쟁은 인신공격적 비방이 오가면서 소모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논의의 한계를 노출한 인상이 짙은게 사실이다. [주철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줄 수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체성과 포용력이 절대적인 조건이라고 본다. 대중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판단의 주체성이선행돼야 하고 서로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포용력이 따라야 한다. [성기완] 결국 논의가 ‘장’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문화에 고급과 대중 문화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서로보완하면서 예술성에 대한 진지한 인식을 키워나갈 때 ‘장’의 논리가 더욱 성숙될 것이다.물론 이 ‘장’을 움직이는 데는 사태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노력이 더욱필요할 것이다. [주철환] 우리 문화계에는 이념과 이익을 추구하는 대립과반목이 여전하다.이념을 추구하는 쪽이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포용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줄 필요가 있다.지금까지 문화의 건강한 감시세력이 분노에 찬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이같은 차원의 운동은 대중들에게 별 호소력을 얻지 못했다.새해에는 격돌하는 분위기보다는 서로 대화하는 열린공론의 장이 많아졌으면 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베니스영화제” 새조류·화제작 없어 ‘졸작대회’

    올해 열린 베니스 영화제는 내세울 게 없다. 영화기간 내내 ‘이것이다’하고 주목할 만한 새로운 조류는 형성되지 않았다.또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화제작도 없었다. 한마디로 세계3대 영화제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졸작 대회’였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국영화는 3년 연속 진출해 좋은 반응을얻었고 다른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할리우드 영화가 베니스영화제를 잠식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60%나 늘어난 유료 관객수가 그나마 위안으로 작용했다.베니스 영화제는 칸,베를린영화제와 달리일반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주최측은 “관객마저 줄어들었다면 큰 일날 뻔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쟁부문에서는 인정을 받는 감독들이 초청된 ‘베니스 58’과 젊은 감독들이 독창성을 겨루는 ‘현재의 영화’로 나뉘어 총 41편의 영화가 소개됐다. ■3년 연속 진출한 한국영화=‘거짓말’‘섬’에 이어 ‘베니스58’부문의 ‘수취인불명’과 ‘현재의 영화’부문의 ‘꽃섬’등 2편이나 진출한 한국영화는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꽃섬’은 각자 상처를 안은 세 여인이 슬픔이 사라지는꽃섬을 향해 떠나는 로드 무비. 공식 시사회장은 비록 ‘수취인불명’만큼 관객이 들어차지는 않았지만 일부 관객이 눈물을 흘리는 등 나름대로 감동을 자아낸 작품으로 평가됐다.독일에서 온 한 관객은 “독창적이며 환상적인 동화”라고 평했다.프랑스 영화배급사 애드비탐의 디렉터 그레고리 프랑소와는 “송일곤 감독의 연출력은 동시대 젊은 감독중 최고”라고 극찬하기도 했다.그리스 영화평론가 앙겔로 폴로블리스키는 “동양적인 색채로 유럽감성을 끌어내는 이미지가 어색하고 질질 끈 것이 흠이지만 감정을 끌어내는 솜씨는 인정할만 하다”고 말했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가장 오래된 영화제지만 지난 10년간 국제 경쟁보다 국내 영화에 치중해온 탓에 칸에 많이 밀렸다”면서 “경쟁 부문을 2개로 나누는 등 새롭게 개편,칸과 다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베니스를 잠식하다=가장 많은 영화를 내놓은 나라는 역시 미국으로,모두 11개 작품이 진출했다.프랑스 영화는 10개,이탈리아는 8개가 상영됐다. ‘베니스58’에는 ‘타인들’‘웨이킹 라이프’‘불리’,‘현재의 영화’부문에는 ‘하나의 일에 대한 13개 대화’란미국 영화가 비교적 인기를 끌었다.조니 뎁이 출연한 ‘지옥으로부터’,‘트레이닝 데이’,‘A.I’‘사랑의 승리’등 비경쟁부문 할리우드 영화의 홍보전도 시끌벅적했다. 한편 최근 몇년간 베니스를 장식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불참,영화제 집행위를 매우 실망시켰다.경쟁 부문에 진출한 할리우드 영화가 너무 적은데 대한 불만이라는 전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우디 알렌 등 거장의 빈자리와 빈약한 새흐름을 대신해 영화제를 채운 것은 할리우드 스타들이었다. ‘타인들’의 니콜 키드먼을 위시하여 ‘옥전갈의 저주’의헬렌 헌트,샤를리즈 테론 등이 ‘디바 파워’를 과시한 데이어 덴젤 워싱턴,에단 호크도 신작의 홍보장으로 베니스를적절하게 이용했다. 베네치아 윤창수특파원 geo@. ■“베니스영화제” 빈곤속 돋보인 작품들. ‘비포 선라이즈’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신작 ‘웨이킹 라이프’는 경쟁부문의 유일한 애니메이션.실사로 영화를 찍은 다음 컴퓨터로 다시 색을 입히는 기법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내용 탓에 평가가 엇갈린다. ‘키즈’의 래리 클락 감독이 10대 문제를 다룬 ‘불리(Bully)’는 통상적인 섹스,마약,폭력 문제를 또 들고 나왔다는반응.하지만 친구를 살해하는 십대들의 마비된 도덕성은 여전히 충격을 안겨준다.역시 십대들의 섹스를 적나라하게 담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멕시코 영화 ‘당신의 엄마 역시(Y tu mama tambien)’는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제 공식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필름 데일리’가 매긴 평점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호야오 보텔로 감독의 ‘당신은 누구(Quem es tu)?’다.16세기 포르투갈의 전설을 다뤘다.주인공은 폐결핵에 시달리는 13살 소녀.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할리우드진출작 ‘타인들’,켄로치 감독의 ‘네비게이터’,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이 평점에서 그 뒤를 이었다.
  • 22년전 영화 재편집판 ‘지옥의 묵시록-리덕스’ 개봉

    진정한 영화마니아를 재는 잣대 하나.20여년전에 감동받은영화가 새삼 디렉터스컷(감독판)으로 나왔을 때 어떻게 할까? ‘순도 100%’의 마니아라면 극장으로 줄달음질칠 것이다.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22년전 상영된 영화를 새로 편집해 만든 ‘지옥의 묵시록-리덕스’(Apocalypse now-Redux)가 오는 31일 국내 개봉된다.올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화제작들을 제치고 이목을 모은 영화로,상영시간이 3시간16분에 이른다.1979년의 원판(88년 국내 개봉)에 49분이 추가됐다.그런데 주목할 사항.원판에 단순히몇장면을 덧붙인 게 아니라 5시간 분량의 초판 필름을 완전히 재편집해 음향과 색채까지 보완했다는 대목이다. 이 점 때문에 코폴라 감독은 ‘감독판’이 아니라 ‘완결판’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큰 줄거리는 달라진 게 없다.미군 당국으로부터 캄보디아의 전제군주로 군림하는 커츠 대령(말론 브랜도)을 제거하라는 특명을 받은 윌라드 대위(마틴 쉰)가 베트남 정글에서겪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중심얼개다. 새로 복원된 장면들을 포착해의미를 곱씹어보는 것도 흥미롭다.윌러드 대위가 킬고어 대령(로버트 듀발)의 서핑보드를 훔쳐 정글에 숨어있는 장면,위문공연중인 플레이걸들에게 연료를 주고 섹스를 사는 장면,식민지 시대를 살고 있는 프랑스인 농장을 찾는 장면 등이다. 이 장면들은 호흡 긴 반전영화에 재미를 보태는 양념들이다.전쟁의 추악한 이면과 피폐해진 인간의 심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최고의 영화라는 평가가 실감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말론 브랜도는 영화에서 감독의 주제의식을 압축해 표현한다.바이런 시의 한구절을 천연덕스레 읊조리며 사람을 죽이는 이중적 인간으로,전쟁의 공포에 떨면서도 그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 예리한 칼날처럼 서늘한 말론 브랜도의 카리스마는 완결판에서도 여전히 인상적이다.커츠 대령과 윌라드의 철학적인대화가 첨가돼 영화의 엔딩이 한결 더 의미심장해졌다. 황수정기자 sjh@. ■‘디렉터스 컷’이 나오는 이유?. ‘언컷 버전’(Uncut version)으로 불리는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은 감독의 원래 의도대로 편집된 영화.감독이 최초로 자신의 뜻대로 편집해 놓은 필름이어서,상업성을 따지는 제작자의 입김이나 심의의 영향이 배제돼있는것으로 평가된다. 감독들은 대개 ‘감독판’에 큰 애착을 갖는다.이는 관객에게 보여지는 영화가 시사회 등의 반응에 맞춰 ‘언컷 버전’을 재편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따라서 감독의 색채가 퇴색되기 일쑤다. 영화에 자신의 색깔을 입힌 감독들이 ‘언컷 버전’을 깊이 간직한다‘지옥의 묵시록-리덕스’는 엄밀히 말해 두번째 감독판이다. 1979년 칸영화제 황금종료상을 수상한 뒤 감독은 그해 미국 개봉판을 재편집했다. 그러면,다른 영화에 비해 곱절이나 긴 시간을 할애하며 봤던 영화를 또 볼 관객은 얼마나 될까. 관객수준의 향상 덕분인지 지난 5월 국내 개봉된 ‘엑소시스트’ 디렉터스컷은 전국 43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성공했다. 국내에서도 감독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친구’‘무사’(9월7일 개봉) 등이 그런 경우다.
  • [데스크 칼럼] ‘엽기적인 그녀’ 와 민속박물관

    최근 국내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개봉 2주만에 전국관객 220만명을 돌파했다.이런 흥행돌풍의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영화계는 대체로 국내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한국적 감성의 자극,짜임새있는영화제작시스템 등을 꼽는다. 문화적 관점에서 볼 때 국내영화의 이같은 흥행성적은 크게 두가지 흐름을 반영한다.하나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대두된 ‘복고’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시대 특유의 ‘가벼움’이다.복고,허무와 엽기,성에 관한 인식과 태도 변화….다음번에는 혹시 트랜스젠더와 인터넷의 리셋(reset)증후군,엄지족 등을 묶은 영화가 이른바 ‘대박’이 되는 게아닐까. 한국영화계는 이같은 대박행진에도 불구하고,여전히 형편이 나쁘다.총관객수는 늘었지만 제작편수는 연간 50∼60편에 그친다.우수한 시나리오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잇따른흥행성공과 시나리오 기근은 한국영화의 이율배반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잠깐 미국 영화계를 보면 할리우드는 일년에 대략 500여편을 쏟아낸다. 이를 가능케 하는 요소는 무형과 유형 등두가지. 시나리오와 제작·흥행의 노하우가 무형이라면,막대한 제작비와 첨단기술력은 유형이다. 수년전부터 미국 영화는 주로 최첨단으로 흐르고 있다.스타워즈Ⅱ,매트릭스 등등.어느 문화학자가 말했던가.미래는과거에서 만들어진다고. 미국 영화의 시나리오는 이를 방증하듯 의외로 신화 설화,동화 등을 활용한 내용이 많다. 올여름 미국 블록버스터로 전세계 흥행업계의 주목을 끄는‘A.I.’는 피노키오 동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로 미국 등 구미국가들은 미래에 못지 않게 과거에대한 관심도 깊다.역사가 짧은 미국에는 각종 박물관이 예상 밖으로 많다.곳곳에 자연사박물관이나 민속·역사박물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미국에 있는 박물관 수는 대략 2,000여곳에 이른다.인구를 2억5,000만명으로 볼 때 12만5,000명당 한곳씩 되는 셈이다. 우리는 어떤 실정일까.국가의 박물관이든,개인의 것이든모두 합쳐 80여곳가량 된다.숫자로는 인구 50만∼60만명당한곳 꼴이지만 다양성이 뚝 떨어진다. 21세기 한국호의 미래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한다.콘텐츠는 ‘21세기 최후의 승부처’로 불린다.그러면 콘텐츠는어디서 나올까. 아무래도 상상력이 아닌가 싶다.그 상상력은 어디서 나올까.의문은 꼬리를 문다.이탈리아가 패션에서 독보적 위치를 자랑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색을보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그렇다면 훌륭한 콘텐츠는 어릴 때부터 상상력의 날개를 활짝 펴는 데서부터 나올것이다.그 상상력을 주는 곳은 어디일까.박물관 등이다. 생활상을 보여주는 민속박물관에 유물 등 자료를 사도록배정된 예산은 고작 3억원선이다.내년에는 10억원 가량으로 늘어난다.웬만한 유물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현실에서시쳇말로 ‘코끼리 비스킷’이다.콘텐츠를 중시한다면 이제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콘텐츠의길은 박물관에 뚫려있다.‘엽기적인 그녀’와 ‘민속박물관의 함수’는 언제쯤 풀릴까. 박재범 문화팀장 jaebum@
  • 한국영화 한여름 관객몰이

    영화가에 ‘대박’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다.지난 3월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친구’(제작 시네라인Ⅱ)가 전국관객820만명을 동원하는 대기록을 세운 이후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김상진 감독의 ‘신라의 달밤’(좋은영화)이 개봉 40일만인 지난 1일 전국 365만명을 끌어모았고,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신씨네)도 개봉 일주일만인 2일 전국 100만명을 돌파했다.미국 할리우드 직배사쪽에서 “한국영화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며 한숨을 내쉴 정도이다.충무로 영화인들은 “한국영화가 흥행 노하우를 확실히 감잡았다”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와 ‘신라의 달밤’의 쌍끌이 관객몰이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개봉 이전에 서울관객수 8만1,000명으로 한국영화사상 최다 예매입장권판매 기록을 세운 ‘엽기적인 그녀’는 하루평균 전국관객수가 14만명을 웃돌고 있다.‘신라의 달밤’도 하루평균 4만6,000여명은 꾸준히 들고 있다.한국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맥을못추던 여름휴가철의 ‘통산전적’에 비춰보면,이례적이다. 이들 영화는 코미디 장르에 적당히 로맨스를 곁들였다는공통점을 갖고 있다.신씨네 기획실의 신범수씨는 “한국영화팬에게 코미디는 여전히 다양한 관객층을 두루 섭렵할수 있는 키워드”라면서 “주인공들의 독특한 캐릭터도 시선을 끄는 데 큰몫을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엽기적인그녀’에서는 여주인공인 전지현이 자기가 토한 음식을 꾸역꾸역 되삼키는 등 온갖 기행을 벌이는데 이런 ‘엽기’가 N세대의 취향에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엔 발빠르고 치밀한 기획이 전제돼 있다.“작품성보다 기획력”이란 말이 최근 충무로에서 부쩍 힘을 얻고 있다.사회전반에 거세게 불고 있는 ‘복고’(신라의 달밤)나 ‘엽기’(엽기적인 그녀)에 의존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영화의 관객층이 10·20대에서 그이상의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도 흥행성공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된다.‘친구’가 극장으로 끌어들인 중년관객층이 꾸준히 극장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이와 함께 한국영화의 수준이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해석도 제기된다.영화진흥위원회영화정책연구실 김혜준 실장은 “관객의 눈높이를 정확히파악하고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결과”라고 말했다. 남은 문제는 소재와 장르의 다양화이다.많은 영화인들은따라서 “90년대들어 인기가 뚝 떨어진 홍콩영화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한탕주의식 기획이 아니라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은 작품들도 제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수정기자 sjh@
  • 올 여름 영화마케팅 추세

    올 여름 국내 극장가에는 ‘작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눈치빠른 영화팬이라면 대번 그 실체를 감잡을 것이다.‘금요일 개봉’ 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대 성수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1편 정도가 이례적으로 금요개봉하던 것이 지난달부터는 줄줄이다.그 첫 테이프를 끊은 작품이 ‘진주만’.‘툼 레이더’가 바통을 잇더니 지난 6일에는 ‘슈렉’‘스워드 피쉬’등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질세라 금요일에 간판을 걸었다.이번주도 ‘쥬라기 공원3’이 금요일로 개봉일을 잡았다.다음주는 서울시내 극장들이 아예 금요일 아침부터 통째로 ‘판갈이’되게 생겼다.‘파이널 환타지’‘이웃집 토토로’‘캣츠 앤 독스’,심지어 한국영화 ‘엽기적인 그녀’까지 가세했다. 금요개봉의 확산 배경은 간단하다.주5일 근무제 등 라이프스타일이 서구화되면서 주말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엽기적인 그녀’의 개봉일을 오는 27일 금요일로급히 바꾼 배급사 시네마서비스측은 “체감 주말 일수가 사흘로 늘어난 이상,굳이 토요개봉만 고집할 이유가없다”면서 “기대치 높은 영화를 금요개봉하면 평일 관객의 두배는 거뜬히 뽑는다”고 말했다. 영화의 주수요자층인 20∼30대 관객의 주말문화 변화는 실제로 극장가에서 어렵잖게 확인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의 메가박스극장에서 포착한 ‘풍경’하나. 자칭 ‘영화광’인 회사원 정윤식씨(27·서울 강남구 역삼동)는 얼마전부터 금요일 저녁의 회식 자리는 빠지기로 했다.격주 5일 근무제 회사에 다니는 덕에 금요일 오후면 이미 주말 분위기.서둘러 일과를 마치고 쏜살같이 달려가는곳은 인근의 멀티플렉스 극장이다.일찌감치 예매해둔 ‘신프로’를 여자친구와 함께 보기 위해서다.그가 몇달째 반복해온 금요일 저녁의 풍경이다. “아휴,영화 한편 보자고 몇시간씩이나 극장주변을 서성거리다가 알토란 같은 주말을 날릴 수 있어요?” 그의 다음말은 더 재미있다.“토요일요? 그날은 가까운 야외로 나가죠.일요일은 남겨뒀다가 집에서 푸∼욱 쉬구요.우린 월요병 같은 건 몰라요.”민첩한 영화팬이라면 영화 한편 보겠다고 주말마다 길게 줄서는 시간낭비는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실제로 금요개봉의확산에는 사전예매제의 활성화도 한몫한다.지난 6일 개봉한 ‘슈렉’은 금·토·일 개봉 첫주말 사흘동안의 예매치가서울 4만장이 넘었다.첫 주말 예매치 3만장만 돼도 ‘대박’으로 분류하는 극장가 분위기를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달라진 주말문화를 업고 가속화한 금요개봉은 꾸준히 극장가의 인기아이템으로 자리잡아갈 전망이다. 지난날 29일 서울 55개 스크린에서 개봉된 ‘툼 레이더’. 금요일과 토요일 관객수가 각각 7,000명 정도로 비슷했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금요개봉관을 표방해온 메가박스극장의 마케팅팀 오은영씨는 “젊은층 관객이 대부분이어서인지 금요일 하루평균 관객이 주말 관객의 80%까지 든다”면서 “단기간에 집중적인 관객몰이를 할 수 있는 짭짤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유효한 만큼 극장가의 금요개봉은 빠르게정착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수정기자 sjh@
  • 극장가 예술영화 ‘실종’

    올 여름 영화계의 ‘편식’현상이 극에 이르고 있다.극장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미국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를 내걸고 있는 것이다.예술영화 등 다른 영화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다양한 영화를 원하는 팬들의 요구가대형배급사들에 의해 찬밥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말부터 12일까지 3주째 개봉관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7∼10편에 이른다.영화 성수기인 요즘,의외로 적은 수자다.더욱이 대부분 할리우드산이다.‘진주만’,‘미이라2’ 등에 이어 ‘툼레이더’‘스워드 피쉬’‘슈렉’‘아틀란티스’‘스파이 키드’ 등이 속속 간판을 내걸고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작가정신을 보여주는 예술영화나 창작·실험성을 무기로 컬트팬을 불러모으는 이른바 ‘B급영화’는 거의 전멸이다.극장을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든 탓이다.지난해 부천영화제에서 공포영화 마니아들을 흥분시킨 ‘콘벤트’는 오는 21일 개봉할 예정이지만,서울에서 단성사 1개관만 간신히 잡아놓은 상태이다.이 것 말고는 앞으로 한달 이내에비(非)블록버스터 외화가 개봉될 가능성은 0%이다. 한 중소수입사의 대표는 “배급라인이 약한 중소수입사들은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개봉관에서 상영할 수 없다”면서 “괜찮은 블록버스터는 극장주들이 서로 모셔가고 있으며,별볼일없는 영화의 경우 대형배급사들의 ‘끼워팔기’횡포에 극장주들이 꼼짝못하고 극장을 내줘,도무지 끼어들 틈이 없다”고 푸념했다. 고작 7편이 개봉된 지난달 30일 주말 이틀동안의 서울관객은 45만명.많게는 일주일에 15편씩 나오던 비수기때의 주말평균 30만명보다 15만명이나 많은 수치다.블록버스터 몇편이 성수기 영화관객수를 좌우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배급개선위원회에 따르면,최근 서울시내 55개 극장 216개 스크린의 80∼90%가 할리우드산 영화 4∼5편으로 채워지고 있다. 배급개선위 김선호 팀장은 “다양한 감상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예술영화 상영을문화관광부가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영화계의 과제가 스크린쿼터에 머물지 말고,종(種)다양성의확보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수정기자 sjh@
  • [충무로 산책] 최다 흥행기록 진실은?

    연일 신기록 행진중인 곽경택 감독의 ‘친구’(제작 시네라인Ⅱ)가 ‘공동경비구역 JSA’의 기록을 처음 깨던 무렵.홍보사 영화방은 담당기자들에게 ‘낯선 주문’을 하나 달았다.관객동원 수치를 밝히면서 “배급개선위원회가 내놓는통계치도 꼭 참고해 달라”는 것이었다.기록수치와 관련해이후에 제기될 지도 모를 잡음을 미리 신경썼기 때문이다. ‘배급시장의 투명성 확보’를 취지로 지난 3월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발족한 배급개선위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였다. 그러나 일은 간단치 않았다.영화 개봉 전날 전야제에 온 관객들을 수치에 넣을 것인지의 여부를 놓고 제작사와 배급개선위는 한판 신경전을 벌였다.개봉일부터 계산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배급개선위의 주장에 배급사(코리아픽쳐스)는 발끈했다.“‘JSA’는 전야제 수치까지 합산했는데,왜 우리는 안돼냐”는 게 배급사의 반박논리였다.결국 배급개선위의회원이던 코리아픽쳐스는 모임을 탈퇴했다. 충무로에 기록논쟁이 불붙었다.한국영화 최고기록을 세우고 있는 ‘친구’가 말못할 신경전을 치르는 한켠에 뒤늦게‘JSA’와 ‘쉬리’의 기록공방까지 가세했다.‘쉬리’의제작사인 강제규필름이 “‘JSA’의 기록은 단매 대금액(배급사가 직배하지 않고 극장이나 지방 배급사에 필름을 매도한 금액)까지 합친 것이며,그런 계산법으로라면 ‘쉬리’의 전국관객수는 40만명이 더 늘어난다”는 요지로 문제를 제기한 것. 고무줄 흥행기록의 문제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하지만 영화계의 우려가 큰 것은 최근의 논쟁이 전에 없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현재 ‘JSA’의 명필름쪽은 회계감사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결론은 입장권 통합전산망 문제로 돌아온다.코리아픽쳐스의 한 관계자는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도입되지 않는 이상은 해답이 나올 얘기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몇년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온 문화관광부는 조만간이 사안을 영화진흥위원회로 정식 이관할 계획이다.이용관영진위 부위원장은 “통합전산망추진특위를 발족해 빠른 시일내에 일을 해결해 가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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