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PIFF ①] 부산영화제, 오늘(16일) 폐막…풍요 속 빈곤
지난 8일 3년만의 국내영화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시작으로 9일간의 ‘영화 항해’를 펼쳤던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6일 폐막작 ‘바람의 소리’로 화려했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최대 초청작, 최고 스타!” 역대 기록 수립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산이 작년보다 10억 원 늘어난 100억 원 정도로 증가함에 따라 초청 영화와 초청 인사들이 대폭 늘어났다.
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한국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영화들은 물론 다소 생경한 아프리카 영화까지 포함해 역대 최다인 70개국에서 355편의 영화를 초청해 다양성의 즐거움을 안겼다.
이 중 세계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98편, 자국에서는 상영했지만 타국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46편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과시했다.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인들의 구성도 화려했다. 장동건, 이병헌, 강수연, 하지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배우들은 물론 할리우드 인기배우 조쉬 하트넷과 일본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 후지와라 타츠야 등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해외스타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또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장 자크 베넥스 감독, 이탈리아 스릴러 영화의 대부 다리오 아르젠토, 정치영화로 이름 높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영화 ‘액스맨’ 시리즈의 제작자 브라이언 싱어, 이병헌을 기용한 트란 안 홍 감독 등이 부산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 ‘관객’에 의한, ‘영화산업’을 위한 영화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스타와 영화팬들의 만남을 대폭 늘려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영화배우와 감독, 관객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GV)는 작년 13회 영화제에 비해 40여 건이 늘어난 210회가 열렸다.
또 관객과 영화인들이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오픈토크’와 ‘아주담담토크’는 각각 3회, 12회 열렸다.
특히 이병헌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등이 참석한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오픈토크와 하정우 등 영화 ‘국가대표’ 팀이 함께한 무대인사, 배우 원빈과 함께한 영화 ‘마더’ 관객과의 대화 등은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되는 영화 시장 ‘2009 아시안필름마켓’에서는 ‘워낭소리’ ‘고사’ 등 다수의 한국영화가 해외 시장에서 판매됐으며, ‘굿모닝 프레지던트’ ‘쌍화점’ 등이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
영화제 사무국 측은 “올해 아시안필름마켓에서 약 200만 달러 상당의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풍요 속의 빈곤, 관객감소·진행미숙
하지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총 관객수는 13회 때의 19만 8818명보다 2만 5천여 명이 줄어든 17만 3516명으로 집계됐고, 객석점유율도 70%로 지난해(72.3%)보다 소폭 낮아졌다.
이는 영화제 기간 동안 각국의 방문자들이 줄을 잇는 부산에서 신종인플루엔자의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개막 전부터 신종인플루엔자에 대비해 손 세정제와 의사 배치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으나 관객들의 불안을 막기에는 부족했다.
영화제 측의 미숙한 진행이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2일 오후에는 야외상영장에서 노점상들이 고의적인 소음을 만들어 영화 상영을 방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의 취재에 대한 대처도 유연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개막 당일에는 영화제 측이 프레스카드 발급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내외신 기자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주기도 했다.
또 관객과의 대화 등 행사에 대한 언론의 취재가 봉쇄되고 갑작스런 행사 취소가 수차례 벌어지면서 일부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신기자는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지방영화제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