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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진위 신임위원 7명 선임

    문화체육관광부가 2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던 영화진흥위원회 신임 위원 7명을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영진위는 조만간 신임 위원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임 위원으로 선임된 영화인은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의 동생인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를 비롯해 강원숙 프로듀서, 김영호 촬영감독, 김현정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 모지은 영화감독, 조영각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 주유신 영산대 게임영화학부 교수다. 신임 위원들은 이날 도종환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임기는 2019년 10월 22일까지 2년이며 비상임이다. 현행 규정상 영진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9인으로 구성하게 돼 있어 문체부는 1명을 추가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위원들은 오는 31일 첫 회의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신임 위원장 공모 절차를 확정할 예정이다.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의 후보를 압축하면 이 가운데 한 명을 문체부 장관이 신임 위원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문체부는 이번 인선 과정이 영화계 추천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으며 영화 예술 및 산업 등에서의 전문성과 경험, 성과 연령 등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부산영화제 폐막식서 “영화제 망친 서병수 부산시장 사과하라” 외친 감독

    부산영화제 폐막식서 “영화제 망친 서병수 부산시장 사과하라” 외친 감독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시상식 무대에 오른 영화감독이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21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영화 ‘소성리’를 연출한 박배일 감독이 ‘비프 메세나상’ 수상자로 선정돼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수상 소감을 발표하던 박배일 감독은 “2014년 한 정치인이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문제를 일으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제를 망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치인이 지금 여기에 와 있다. 그는 바로 서병수 부산시장”이라며 “서병수 시장은 즉각 사과하라”고 외쳤다. 폐막식에 참석했던 서병수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박 감독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일대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소성리’를 연출했다.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박근혜 정부는 상영을 못 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영화제 집행위 측은 상영을 강행했다. 이에 부산시는 본격적으로 영화제 탄압을 실행에 옮겼다. 예산을 삭감하고 수사기관까지 동원해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 결국 해임시켰다. 영화인들은 이에 반발해 보이콧 움직임이 이어졌고 영화제 자체가 무산될 뻔 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블랙 팬서’ 부산 등장 ‘광안대교+자갈시 시장’ 추격전 “완벽한 촬영지”

    ‘블랙 팬서’ 부산 등장 ‘광안대교+자갈시 시장’ 추격전 “완벽한 촬영지”

    2018년의 포문을 열 마블 스튜디오의 첫 번째 작품 ‘블랙 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번 예고편은 대한민국 부산의 랜드마크가 배경이 된 액션 장면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끈다. ‘블랙 팬서’는 지구에서 가장 강한 희귀 금속 비브라늄을 보유한 와칸다의 국왕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분)가 비브라늄을 노리는 새로운 강적들의 위협에 맞서 전세계를 지켜내야 하는 미션을 그린 이야기. 대한민국 최초로 공개된 ‘블랙 팬서’ 메인 예고편은 “신들이 날아다니고, 상상도 못했던 무기가 만들어지는 걸 봤지만 이런 건 어디서도 본 적 없어”의 내레이션과 함께 비밀에 감춰져 있던, 지구에서 유일한 비브라늄 생산지인 와칸다 왕국의 압도적 광경이 오프닝으로 펼쳐진다. 이어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이자 가장 강력한 권력과 재력을 소유한 와칸다 국왕 블랙 팬서의 숙명과 함께 그를 대적할 강력한 빌런들의 정체가 하나씩 드러나며, 외부의 적은 물론 내부의 적과도 맞서야 하는 블랙 팬서의 극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특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율리시스 클로우로 등장했던 앤디 서키스가 블랙 팬서의 천적으로 등장, 이와 함께 블랙 팬서의 영원한 숙적 에릭 킬몽거 역의 마이클 B.조던까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처럼 지구에서 유일한 비브라늄 생산지 와칸다 왕국과 전세계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영웅, 전설, 리더’로 이어지는 카피와 ‘지금 일어날 일이 세상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는 마블의 뉴 히어로 ‘블랙 팬서’의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한편 ‘블랙 팬서’ 메인 예고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대한민국 부산이다. 티저 예고편 엔딩에서 등장했던 부산 광안대교 추격신을 확장해 광안리, 자갈치 시장 등 부산의 주요 랜드마크를 관통하며 이어지는 화려한 액션 장면은 대한민국의 영화 관객들은 물론 전세계의 수많은 마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블랙팬서’ 제작진은 지난 3월 부산을 찾아 약 2주간 촬영을 진행한 바 있다. 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앞선 인터뷰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부산은 완벽한 촬영지”라며 부산 촬영에 대해 극찬한 바 있다. ‘블랙 팬서’는 2018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중요한 연결고리를 제공할 영화인만큼 관객들 사이에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관람하기 위한 필람무비로 관심 받고 있다. 2018년 2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영혼 깨우는 영화…존엄성 있게 관객과 만날 것”

    “영혼 깨우는 영화…존엄성 있게 관객과 만날 것”

    “영화는 시대의 산소탱크여야 합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숨을 쉴 수 있어야 하죠. ‘황제’는 배우와 스태프는 물론 관객까지 힐링되기를 바라며 만든 작품입니다. 그만큼 존엄성 있게 관객들과 만났으면 합니다.”데뷔 이후 줄곧 영화의 미학을 탐닉해 온 민병훈(48)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극장에 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명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함께 만든 ‘황제’로 초청받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다. ‘황제’는 저마다 이유로 삶의 의미를 잃고 나락에 빠진 사람들이 김선욱의 연주를 들으며 구원을 얻는 과정을 심미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김선욱은 영화 속에서 단순히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대사는 없지만 주인공 중 한 사람으로 연기를 한다. “감독으로서 극장 상영을 안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너무 원해요. 그럼에도 극장의 노예가 되기는 싫었어요. 제 작품이 극장 개봉한다면 미래가 뻔해요. 조조나 심야에 배정되고, 좌석 점유율이 떨어진다며 2주도 안 돼 간판을 내리겠죠. 극장망을 벗어나면 자존감이 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관객과의 만남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단 몇 명이라도 요청이 들어오면 배우들과 영화를 들고 찾아가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했다. 상영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그런 곳이 진정한 영화관 아니겠냐며 민 감독은 웃었다. 그는 승자 독식 시대에 영화인들 사이에서 공감의식, 동료의식이 옅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2007년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다양성이 존재했고 영화의 흐름이 있었죠. 하지만 1000만 영화가 나오면서부터는 영화의 자본화가 가속화되고 스크린 독과점이 빈번해지며 흐름이 깨졌어요. 사람 몸으로 치면 지금 우리 영화는 고도비만이에요. 거듭 말하고 싶은 것은 영화를 존엄성 있게 상영해 달라는 거예요. 아예 안 건다면 극장의 선택이니 뭐라 할 바는 아니에요. 하지만 걸기로 했다면 아침부터 밤까지 틀어 관객에게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극 영화에 김선욱이라니, 정말 파격적인 조합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아침을 음악과 함께 시작하면 숲속에서 산소탱크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영화로 이런 작품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했죠. 선욱씨 연주회에 갔다가 영감이 떠올랐어요. 대부분 미쳤다고 했어요. 솔직히 저도 그랬어요. 대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런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유명 감독도 아니고요. 그런데 바로 오케이해 줬어요. 음악의 힘으로 아픈 관객들을 힐링하고 영혼을 깨우려 한다는 진심을 믿어준 것 같아요. 예술가로 예술가의 이야기로 들어주며 서로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레이 타르콥스키를 좋아해 러시아에서 영화를 공부했던 민 감독은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대상을 받은 ‘벌이 날다’(1998)를 시작으로 장편 다섯 편과 여러 단편 영화를 통해 예술에 천착해 왔다. “저는 영화가 물이라고 생각해요. 콜라는 순간적으로 ‘캬~’ 할 수 있겠지만 다시 목이 마르죠. 저는 물 같은 영화를 좋아하고,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해요. 지금도 타르콥스키, 페데리코 펠리니, 잉마르 베리만의 작품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선 대사나 이야기보다 이미지로 전달하려는 것이 많다. ‘황제’ 또한 마찬가지다. 김선욱이 연주하는 베토벤과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등이 곳곳에 흐르지만 상업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요즘 영화에는 이야기가 넘쳐나는데 저는 그런 게 시시해요. 억지로 쥐어짜내는 이야기, 감동 주려고 작정한 이야기, 그런 가짜들에 속으면 안 되죠. 화가는 한 폭의 그림에 수많은 이야기를 담잖아요. 영화라고 안 될 건 없어요. 한 시간짜리면 5만 프레임인데 한 프레임 한 프레임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겠어요. 영상미만 추구한다기보다 영상미도 추구하려고 하고 있죠.” 최근 다른 영역의 예술가와 함께 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극사실주의의 대가 백영수 화백의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아 단편 ‘가면과 거울’(2012)을 만든 게 출발이었다. 사진작가 김중만과 함께 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 굴업도’(2012),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펑정지에와 호흡한 장편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2014)를 거쳐 ‘황제’까지 왔다. “예술가를 영화에서 만나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 일이겠어요. 겉모습이 아니라 이면을 찍어 예술가를 조명하면 예술가도 좋고 영화의 폭도 넓어져 관객들이 더 다양하고 건강한 영화를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국내외 예술가 세 명에 대한 프로젝트가 이어질 거예요. 모두 허락을 받아놨어요. 아직 프러포즈하지 않았지만 조용필 프로젝트도 해보고 싶어요. 우리 시대 가왕을 그냥 보낼 수는 없잖아요. 백건우 프로젝트도요.” 글 사진 부산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리 영화가 존엄성 있게 상영되는 날이 왔으면” 민병훈 감독

    “우리 영화가 존엄성 있게 상영되는 날이 왔으면” 민병훈 감독

    “영화는 시대의 산소탱크여야 합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숨을 쉴 수 있어야 하죠. ‘황제’는 배우와 스태프는 물론 관객까지 힐링되기를 바라며 만든 작품입니다. 그만큼 존엄성 있게 관객들과 만났으면 합니다.”데뷔 이후 줄곧 영화 미학을 탐닉해온 민병훈(48)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극장에 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명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함께 만든 ‘황제’로 초청 받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다. ‘황제’는 저마다 이유로 삶의 의미를 잃고 나락에 떨어진 사람들이 김선욱의 연주를 들으며 구원을 얻는 과정을 심미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김선욱은 영화 속에서 단순히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대사는 없지만 주인공 중 한 사람으로 연기를 한다. “감독으로서 극장 상영을 안한다는 게 말이 안돼죠. 너무 원해요. 그럼에도 극장의 노예가 되기는 싫었어요. 제 작품이 극장 개봉하면 미래가 뻔해요. 조조나 심야에 배정되고, 좌석점유율이 떨어진다며 2주도 안돼 간판을 내리겠죠. 극장망을 벗어나면 자존감이 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관객과의 만남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단 몇 명이라도 요청이 들어오면 배우들과 영화를 들고 찾아가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했다. 상영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그런 곳이 진정한 영화관 아니겠냐며 민 감독은 웃었다. “관객들에게 안보여주려고 극장 상영을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자유를 얻고 정말 보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보여주려는 거죠. 지금 상황만 질투하며 입을 삐죽 내민 채 있을 수는 없잖아요. 자존감 있게 제 길을 가야죠. 그게 관객들에 대한 예의죠. 환경을 좇는 게 아니라 환경을 개척하고 싶었어요.” 그는 승자 독식 시대에 영화인들 사이에서 공감의식, 동료의식이 옅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2007년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다양성이 존재했고 영화의 흐름이 있었죠. 하지만 1000만 영화가 나오면서부터는 영화의 자본화가 가속되고 스크린 독과점이 빈번해지며 흐름이 깨졌어요. 사람 몸으로 치면 지금 우리 영화는 고도비만이에요. 거듭 말하고 싶은 것은 영화를 존엄성 있게 상영해달라는 거에요. 아예 안건다면 극장의 선택이니 뭐라할 바는 아니에요. 하지만 걸기로 했다면 아침부터 밤까지 틀어 관객에게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제 영화는 대작을 위한 패키지나 액세서리, 꼼수가 아닙니다.”극 영화에 김선욱이라니, 정말 파격적인 조합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아침을 음악과 함께 시작하면 숲 속에서 산소탱크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감독으로는 괴롭기도 했죠. 영화로 이런 작품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고요. 선욱씨 연주회에 갔다가 영감이 떠올랐어요. 대부분 미쳤다고 했어요. 솔직히 저도 그랬어요. 대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런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유명 감독도 아니고요. 그런데 바로 오케이 해줬어요. 음악의 힘으로 아픈 관객들을 힐링하고 영혼을 깨우려 한다는 진심을 믿어준 것 같아요. 예술가로 예술가의 이야기로 들어주며 서로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를 좋아해 러시아에서 영화를 공부했던 민 감독은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대상을 받은 ‘벌이 날다’(1998)를 시작으로 장편 다섯 편과 여러 단편 영화를 통해 예술에 천착해 왔다. “우리가 목 마르면 물을 마시잖아요. 저는 영화가 물이라고 생각해요. 콜라는 순간적으로 ‘캬~’할 수 있겠지만 다시 목이 마르죠. 몸에 안좋은 것은 분명하고요. 물은 맛은 없는 것 같아도 그렇진 않잖아요. 저는 물 같은 영화를 좋아하고,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해요. 지금도 타르코프스키, 페데리코 펠리니,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작품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선 대사나 이야기 보다 이미지로 전달하려는 것이 많다. ‘황제’ 또한 마찬가지다. 김선욱이 연주하는 베토벤과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등이 곳곳에 흐르지만 상업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요즘 영화에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데 저는 그런 게 시시해요. 억지로 쥐어 짜내는 이야기, 감동 주려고 작정한 이야기, 그런 가짜들에 속으면 안되죠. 화가는 한 폭의 그림에 수많은 이야기를 담잖아요. 영화라고 안될 건 없어요. 한 시간짜리면 5만 프레임인데 한 프레임 한 프레임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겠어요. 영상미만 추구한다기 보다 영상미도 추구하려고 하고 있죠.” 최근 다른 영역의 예술가와 함께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극사실주의의 대가 백영수 화백의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아 단편 ‘가면과 거울’(2012)을 만든 게 출발이었다. 사진작가 김중만과 함께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 굴업도’(2012),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평정지에와 호흡한 장편 ‘평정지에는 평정지에다’(2014)를 거쳐 ‘황제’까지 왔다. “예술가를 영화에서 만나는 것은 얼마나 재미 있는 일이겠어요. 겉모습이 아니라 이면을 찍어 예술가를 조명하면 예술가도 좋고 영화의 폭도 넓어져 관객들이 더 다양하고 건강한 영화를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국내외 예술가 세 명에 대한 프로젝트가 이어질거에요. 모두 허락을 받아놨어요. 아직 프로포즈 하지 않았지만 조용필 프로젝트도 해보고 싶어요. 우리 시대 가왕을 그냥 보낼 수는 없잖아요. 백건우 프로젝트도요.” 일상이 영화 작업이라는 민 감독이다. 인터뷰 내내 영화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저는 죽어도 영화는 남기 때문에 소홀하게 만들면 안되죠. 한땀 한땀 촉각을 세우고 세포를 깨워서 영혼이 있는 컷을 만들어 내는 게 제 소명입니다. ‘황제’는 제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자부합니다. 물리적인 시간만 2년이 걸렸어요. 부끄럽지 않고 혁신이 있는 영화에요. 우리 삶은 고통과 역경이 함께하잖아요. 삶의 희망과 여운을 찾아주는 영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부산 글·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신성일 “영화인, 딴따라 아닌 종합예술인… 50년 영화인생 자부심”

    신성일 “영화인, 딴따라 아닌 종합예술인… 50년 영화인생 자부심”

    “영화 하는 사람들은 딴따라가 아닙니다. 영화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종합예술입니다.”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인 신성일(80)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종합예술 속의 한가운데 있는 영화인이라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자긍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예전에 악극단이 광고를 할 수가 없어 나팔을 치면서 호객 행위한 것에서 나온 단어가 딴따라인데 난 그 소리를 제일 싫어한다”며 1960년대 후반 촬영차 부산에 왔다가 자신을 딴따라라고 부른 청년에게 사과를 받아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마련한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이다. 대표작 8편을 상영하는 회고전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 신성일’이 열리고 있다. 1960년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그는 1960, 70년대 한국에서는 미국의 제임스 딘, 프랑스의 알랭 들롱을 넘어서는 당대 최고 스타였으며 2013년 ‘야관문:욕망의 꽃’까지 5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회고전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신성일은 “‘언제 해야 한다’는 시기는 없다. 나이도 팔십이 됐고 50년 넘게 연기했으니 지금이 딱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이만희 감독과 함께한 ‘만추’(1966)를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순수한 영화 시나리오로나 영상으로나 최고의 작품”이라고 돌이켰다. 현재 ‘만추’의 필름이 국내에는 남아 있지 않은데 과거 신상옥, 최은희 부부에게서 북한에는 필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북한에서 빌려와서라도 이만희 감독의 진가를 보여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만추’에 버금가는 작품으로 이만희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휴일’(1968)을 언급하며 홍상수 감독의 부모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제작자 전옥숙과 영화사 대표 홍의선 두 분의 아들이 홍상수”라며 “저희 어머니와 홍상수 어머니가 자매처럼 지냈다.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엄마, 아버지 생각이 난다”고 했다. 최근 폐암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졌던 신성일은 영화제 개막식과 사진전, 한국영화 회고의 밤 등의 일정을 비교적 정정한 모습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날도 기자회견에서 1시간 가까이 서서 이야기를 했다. 그는 “(폐암 3기 진단을 받고 )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가 기적적이라고 한다. 이제는 치료를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체력 관리를 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성일은 ‘행복’, ‘바람이 그린 그림’ 등의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요즘 우리 영화의 흐름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드라마도 막장이고 영화는 맨날 복수 이야기다. 사내들만 나오니 따뜻하지도 않다. 그래서 나는 따뜻하고 애정이 넘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3일 밤 열린 한국 영화 회고전의 밤 행사에서는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강우석, 강제규, 이원세, 김수용, 이두용 감독을 비롯해 이해룡, 김희라, 안성기,윤정희, 거룡, 허기호, 김국현, 태일, 박동용, 현길수 등 영화계 선후배 동료 200여명과 만나 감격스러워했다. 신성일은 그 자리에서 “여러분 덕택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당당하게 비루하지 않은 배우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文 ‘영화 메시지’… “부산영화제 지원하되 간섭 않겠다” 힘 실어줘

    文 ‘영화 메시지’… “부산영화제 지원하되 간섭 않겠다” 힘 실어줘

    ‘블랙리스트 안된다’는 의도 담겨 여성문제 다룬 영화 ‘미씽’ 관람판도라 → 탈핵·재심 → 적폐청산결정적 순간마다 영화로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개막 나흘째를 맞은 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깜짝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를 과거 위상으로 되살리겠다. 정부도, 시도 초기처럼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살리면 된다”고 밝혔다.●‘다이빙벨’ 파문에 부산영화제 직격탄 문 대통령의 발언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 금지 파문으로 몸살을 앓았던 부산영화제를 회생시키려는 영화인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 주는 한편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문화계 블랙리스트’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직 대통령이 개막식이 아닌 영화제 기간 부산을 찾아 영화인이나 관객들과 스킨십을 갖는 일정을 소화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부산센텀시티의 한 중식당에서 영화인, 영화 전공 학생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부산영화제가 성장한 배경을 생각하면 정부도, 부산시도 적극 지원하더라도 철저히 간섭하지 않았다. 영화인에게 맡겨 독립적,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몇 년간 (보수정권에서) 좌파영화제라고 해서 지원을 빌미로 정부와 부산시가 간섭했다.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아예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국고지원금이 반 토막 나고, 영화제가 위축됐다”고도 했다.●배우 공효진·엄지원 등과 오찬 간담회 간담회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앞서 문 대통령이 관람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의 이언희 감독, 배우 엄지원·공효진씨, 부산 지역 영화학과 학생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식당 종업원이 “식사 주문 받겠습니다”라고 해 참석자 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도 장관이 짜장면을 주문하고, 배우 공효진씨가 “모두 짜장면으로 주시면…”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아니요, 자유롭게 시키죠”라며 ‘굴짬뽕’을 주문해 또 한번 폭소가 터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미씽’을 관람하고 감독, 출연진과 GV(관객과의 대화)에도 참여했다. 영화는 이혼 후 딸과 함께 어렵게 살아가던 워킹맘(지선)이 조선족 보모(한매)가 딸을 데리고 사라지자, 보모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마주하게 된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그렸다. 문 대통령은 “지선과 한매가, 고용인·피고용인이기도 하고 가해자·피해자의 관계이기도 한데 결국 두 여성이 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 같다.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소외되고,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문 대통령은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영화를 관람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전해 왔다. 지난해 12월 원전 재난을 다룬 ‘판도라’를 보고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취소시키고 탈핵·탈원전 국가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사법 피해 사건을 다룬 ‘재심’을 보고 “사법이 힘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제도가 못 되는 것이 우리가 청산해야 할 오랜 적폐 중의 적폐”라며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성추행 남배우, 속옷 찢고 바지에 손넣어 “연기의 일환이었다”

    성추행 남배우, 속옷 찢고 바지에 손넣어 “연기의 일환이었다”

    최근 법원이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남배우 A씨를 상대로 집행유예를 선고한 가운데, 피해 여배우 측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3일 소셜미디어에는 ‘#STOP 영화계 내 성폭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남배우 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오는 24일 11시에 서울지방변호사회 광화문 조영래홀’이라고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까지 표기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번 재판에 피해 여배우 B씨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참석자는 공식화되지 않았다. 앞서 A씨는 지난 2015년 영화를 촬영하던 중 상대역인 B씨의 상의를 뜯는 장면을 연기하다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까지 넣는 등 신체 부위를 만지려고 했으며 이후 2주의 찰과상을 입었으며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A씨를 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배우 A 씨는 영화 시나리오에 나온 콘티와 감독의 지시를 토대로 연기를 했다”면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고법 형사8부는 13일 강제추행치상혐의로 기소된 남배우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문제를 느꼈다면 촬영 당시 항의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기의 일환이었고 성추행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성영화인모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찍는페미,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로 구성된 ‘남배우 성추행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남배우의 유죄를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심의 무죄 선고를 뒤집는 결과는 성행위 또는 성폭력과 관련한 연기에 있어 사전합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해당 연기가 극중 피해자 역할의 여배우와 합의되지 않았다면 이는 가상의 연기가 아니라 실제 성폭력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는 첫 번째 사례로 그 가치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항소심 유죄 판결은 ‘연기에 몰입한 것’과 ‘연기를 빙자한 성폭력’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예술이라는 모호함 뒤에 숨은 폭력의 맨얼굴을 드러냈다. 이는 그동안 예술분야나 영화계에서 발생해왔던 성폭력, 성폭력을 묵인해 온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판결을 계기로 영화계에 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이 판결을 계기로 영화계에 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신성일, 강수연 “영화 역사의 뿌리이자 든든한 기둥” 행사 봤더니..

    신성일, 강수연 “영화 역사의 뿌리이자 든든한 기둥” 행사 봤더니..

    배우 강수연이 신성일을 언급했다.13일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는 영화스틸 사진전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 신성일’의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회고전의 일환으로 주최됐으며, 1960년대부터 활약했던 영화스타 신성일의 주요 참여작 스틸사진을 전시하는 야외행사다. 이 자리에는 신성일을 비롯해 한국영상자료원장 류재림,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 영화감독 김수용, 이원세, 이장호 등 다양한 영화계 인사가 참여해 사진전의 시작을 축하했다. 이날 축사를 전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신성일은 오늘날 대한민국 영화 역사의 뿌리이자 든든한 기둥이다. 소중한 영화인이자 스타인 신성일 선생님을 모시고 화려한 사진전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할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신성일 역시 “500편 이상 영화 주인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 혼자가 아닌 여러분이 만들어 주신 것이다”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신성일은 ‘맨발의 청춘’(감독 김기덕, 1964), ‘길소뜸’(감독 임권택, 1985), ‘만추’(감독 이만희, 1966) 등 5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영화사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왔다. 신성일 회고전은 13일부터 20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및 남포동 BIFF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포토] ‘미래의 영화인’…美스튜던트 아카데미상 수상한 한인 정지현씨

    [포토] ‘미래의 영화인’…美스튜던트 아카데미상 수상한 한인 정지현씨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의 LA 사무엘 골드윈 극장에서 열린 ‘제44회 스튜던트 아카데미상(Students Academy Awards)’ 시상식에 정지현(오른쪽)씨가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했다. 유망한 영화학도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스튜던트 아카데미상’은 올해 정지현씨 외에도 조영글씨가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수상하며 한인 2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미래의 영화인’…美스튜던트 아카데미상 수상한 한인 조영글씨

    [포토] ‘미래의 영화인’…美스튜던트 아카데미상 수상한 한인 조영글씨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의 LA 사무엘 골드윈 극장에서 열린 ‘제44회 스튜던트 아카데미상(Students Academy Awards)’ 시상식에 조영글씨가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수상했다. 유망한 영화학도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스튜던트 아카데미상’은 올해 조영글씨 외에도 정지현씨가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하며 한인 2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떤 정치적 상황에서도 영화제 주인은 관객”

    “어떤 정치적 상황에서도 영화제 주인은 관객”

    영화인들, 외압·블랙리스트 비판 75개국에서 298개 작품 상영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2일 저녁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항해를 시작했다.개막식은 이날 오후 6시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배우 장동건과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윤아의 사회로 진행됐다. 영화제의 꽃인 레드카펫 행사에는 개막작 ‘유리정원’(신수원 감독)의 문근영을 비롯해 손예진, 조진웅, 문소리, 김래원 등 여러 배우와 감독, 제작사 관계자 등 250여명이 등장해 국내외 관객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특히 미국의 올리버 스톤, 중국의 리샤오펑, 이란의 바흐만 고바디 등 세계 유명 거장 감독들도 레드카펫에 올라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개막작 ‘유리정원’ 상영을 시작으로 부산은 열흘간 영화의 바다에 빠져든다. 이번 영화제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여파가 전해졌다. 신수원 감독은 이와 관련, “제 영화에도 4대강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만약 그 당시 제 영화를 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저는 운 좋게 피해갔지만 앞으로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영화제가 외압으로 시련을 겪었지만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영화인들을 발굴하는 영화제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도 “어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상황 속에서도 영화제의 주인은 영화와 관객”이라며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 존재하고 아름다운 영화들이 존재하는 한 영화제는 지켜져야 한다. 부산영화제는 그 정신을 잃지 않는 영화제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는 월드프리미어 부문 100편(장편 76편, 단편 24편)을 비롯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29편(장편 25편, 단편 5편) 등 모두 75개국에서 298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홍지민 기자 icaurs@seoul.co.kr
  • ‘SNL9’ 추성훈, 딸 납치극 ‘테이큰’ 패러디..추사랑 출연? 자세히 보니

    ‘SNL9’ 추성훈, 딸 납치극 ‘테이큰’ 패러디..추사랑 출연? 자세히 보니

    ‘SNL9’ 호스트 추성훈이 한국판 ‘리암 니슨’을 연기한다. 오는 30일 방송되는 tvN ‘SNL 코리아 시즌 9’의 호스트 추성훈이 영화 ‘테이큰’의 배우 리암 니슨으로 변신한다. ‘테이큰’은 아버지가 납치된 딸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추격 영화로, 여러 시리즈에 걸쳐 영화인의 많은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액션 영화. 이날 방송에서 추성훈은 딸을 찾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감수하는 대한민국의 아버지 면모를 보여준다. 격정적인 추격전부터 딸을 향한 처절한 부성애까지 리얼함을 가미한 역대급 연기를 선보일 전망. 이날 패러디에서는 모든 시청자들이 원했던 그림도 공개된다. 그동안 추성훈의 딸 ‘추사랑’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크루 정성호가 ‘SNL 9’ 호스트로 출연한 추성훈과 직접 만나 호흡을 맞추는 것. 정성호는 납치된 딸 ‘사랑짱’을 연기하며 딸을 찾아 헤메는 추성훈의 실감나는 연기에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추성훈의 SNL 출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성호가 추사랑으로 분장할 것 같다”, “추성훈이 정성호에게 무슨 말을 할지 매우 궁금하다”, “정성호 추사랑 연기 연습 돌입했을 것”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외에도 ‘야노시호’로 변신한 이세영, 추사랑 납치범을 연기하기 위해 특별 출연한 김동현이 패러디의 재미를 더한다. 제작진이 방송을 앞두고 공개한 사진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추성훈을 바라보는 이세영과 애절하리만큼 몸부림치는 정성호를 의기양양하게 납치하는 김동현의 모습이 시선을 끈다. 과연 어떤 연기와 개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SNL9’의 백승룡PD는 “추성훈이 낯선 촬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연기를 해주고 있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 추사랑으로 변신한 정성호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추성훈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본 방송에서 보여줄 크루들과 추성훈의 놀라운 조합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10시 20분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명박 정부 국가폭력·범죄 잊지 않았다”…문화예술인 8000명, MB 조사신청

    “이명박 정부 국가폭력·범죄 잊지 않았다”…문화예술인 8000명, MB 조사신청

    문화예술인 8000여명이 참여한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이하 문화민주주의위원회)가 26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신재민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한 조사신청을 했다.문화민주주의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통령 등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조사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 주도로 작성돼 집행된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의 전말을 파악하고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한 뿌리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화민주주의위원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는 기억의 정치다. 우리는 아직도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이명박과 유인촌의 국가폭력과 국가 범죄를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문화예술계 탄압은 결코 우발적이거나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며 철저하게 기획되고 준비된 공작 정치의 산물”이라며, 그 근거로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과 감시를 위해 국정원이 작성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 등을 제시했다. 문화민주주의위원회는 “우리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이념 정책, 공작 정치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태로 고스란히, 아니 단계적으로 심화되고 확장됐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문화예술계를 둘러싼 블랙리스트 사태의 본질적인 원인과 구조를 밝히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치밀하고 체계적인 조사가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민주주의위원회는 기자회견 후 광화문 KT빌딩의 진상조사위 사무실을 방문해 조사신청서를 제출했다. 문화민주주의위원회는 서울연극협회와 한국작가회의 등 문화예술계 300여개 단체와 8000여명의 예술인이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11월 결성한 단체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7월 말 출범 당시 박근혜 정부 때 발생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진상조사를 목표로 삼았으나, 유사한 일이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 국정원 자료를 통해 확인한 뒤 ‘MB 블랙리스트’도 조사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날 소설가 황석영과 방송인 김미화가 진상조사위에 나와 처음 ‘MB 블랙리스트’에 대한 조사신청을 했으며, 배우 문성근을 비롯해 권칠인, 변영주, 김조광수 감독 등 영화인들이 뒤이어 조사신청을 할 예정이다. 문성근, 김미화, 김규리 등 ‘MB 블랙리스트’ 피해자 5명은 전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8명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강요,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 블랙리스트, 문화 야만국 치부 드러낸 일”

    “MB 블랙리스트, 문화 야만국 치부 드러낸 일”

    황 “靑 지시 거부 후 협박 당해” 김 “사실 밝혀진 후 엄청난 고통” “세계 속의 한국 문학이 어떻고, 한류가 어떻고 이런 소리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국가가 밀실에서 특정인의 고립을 유도하고 왕따시킨 것은 문화 야만국의 치부를 드러낸 것입니다.”(황석영) “검찰의 참고인 조사 때 국가정보원에서 저를 ‘종북좌파’, ‘수용 불가 연예인’ 등으로 표현한 굉장히 많은 서류를 보며 국가가 거대한 권력을 위해 개인을 사찰했다는 사실에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습니다.”(김미화)‘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소설가 황석영(74)씨와 방송인 김미화(53)씨가 25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 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에 나와 피해 조사 신청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진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에 조사 신청을 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배우 문성근씨를 비롯해 권칠인, 변영주, 김조광수 감독 등 영화인들이 추가로 조사 신청을 할 예정이다. 황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찌감치 극우 세력에 블랙리스트조차 필요 없는 불온한 작가로 찍힌 채 살아온 터라 새삼스럽게 피해를 언급하는 게 쑥스럽지만 최근 문제를 보며 개인의 일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전 정권에서 당한 사찰과 탄압 정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2010년 남북 협력을 위한 ‘알타이 경제문화 포럼’에서 북한을 배제하라는 청와대 지시를 거부한 뒤 문체부 출입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이제부터 정부 비판을 하면 개인적으로 큰 망신을 주거나 폭로하는 식으로 나가게 될 테니 자중하라’는 경고를 들었다는 것이다. 2011년부터는 국정원에서 흘리지 않고선 알 수 없는 과거 방북 당시 혐의 내용이 짜깁기돼 인터넷상에 퍼졌으며, 자신이 쓴 광주항쟁 기록이 북한 서적을 베꼈고, 자신이 작사한 ‘임을 위한 행진곡’도 김일성 지령을 받은 것이라는 왜곡된 사실이 유포됐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선 ‘세월호 참사 문학인 시국선언’에 참여한 뒤 해외 초청 행사에서 배제되고 자신의 작품과 관련한 영화, 드라마 등 제작 제의가 돌연 취소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은행으로부터 검찰 요청으로 정기적으로 금융거래 정보를 제공했다는 통지까지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검찰 조사를 받으며 많은 국정원 자료들에 국정원장 지시, 민정수석 요청, 청와대 일일보고 등의 명목으로 ‘특정 인물에 관해 계속 관찰하고 보고하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류들을 보고 나니 정말 기가 막히고 과연 이것이 내가 사랑했던 대한민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국정원 발표가 있기 전보다도 (사실이) 밝혀진 이후부터 오늘까지 엄청나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예술인들이 결성한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는 26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신재민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한 조사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유 전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내가 (문체부 장관으로) 있을 때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 누구를 콕 집어 배제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미화 “블랙리스트 검찰 조사 받을수록 불쾌”

    김미화 “블랙리스트 검찰 조사 받을수록 불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방송인 김미화(53)가 25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나와 피해 조사신청을 했다.김미화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KT빌딩의 진상조사위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신청을 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의 (MB 블랙리스트) 발표가 있기 전부터 사실이 밝혀졌지만 발표 이후로도 오늘까지 엄청나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까지는 그렇게 화가 나진 않았다”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국정원에서 작성한 저에 관한 굉장히 많은 서류를 보면서 국가가 거대한 권력을 위해 개인을 사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미화는 국가정보원이 지난 11일 공개한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으며 2010년 이후 방송 출연과 외부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위는 배우 문성근를 비롯해 권칠인, 변영주, 김조광수 감독 등 영화인들이 추가로 조사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21일 오후 6시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개막한다. 영화제 게스트를 위한 그린 카펫에서는 ‘울주서밋 2017 감독’인 김준성, 김태윤, 김초희, 최진영, 배우 류선영, 김현목, 홍보대사 산악인 김창호 대장·배우 예지원, 2017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자 릭 리지웨이 등이 관객에게 인사한다.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 상영과 신장열 조직위원장(울주군수)의 개막 선언, 2017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시상식 등 공식행사가 이어진다. 초청 가수 YB(윤도현 밴드)의 개막공연에 이어 개막작 ‘독수리 공주’가 상영된다. 오토 벨 연출의 ‘독수리 공주’는 몽골 알타이산맥 아래 사는 유목민 소녀 아이숄판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독수리 사냥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다함께 만드는 영화제’라는 슬로건의 올해 영화제 주제는 ‘자연과의 공존, 다함께山다’이다. 모두 31개국에서 260편이 출품된 가운데 본선에 오른 영화는 21개국 97편이다. 영화제에서 세계 처음 상영하는 월드 프리미어는 9편이다.개막식은 ‘히말라야’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김인권과 유선의 사회로 진행된다. 개막식에는 배창호·이무영·김한민·정지영·이장호 감독 등 영화인이 참석한다. 산악인으로는 회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자인 릭 리지웨이, 히말라야 14좌 완등자인 김재수 경남산악연맹회장, 김종길 대한산악협회장, 정기범 한국산악회장, 박종민 국립산악박물관장,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등도 참석한다. 개막식 행사와 영화제 기간 내내 행사장 일원에서 만날 산악인과 영화인도 있다. 이들은 첫날 그린카펫에 이어 영화상영관에서 열리는 관객과의 만남과 특별강연회에도 참여한다. 배경미 아시아산악연맹 사무총장, 임일진 산악영화감독 등은 산악문화 이슈를 다루는 포럼(22일 UMFF홀)에서 히말라야 신루트 개척을 중심으로 한국 산악계의 현재와 미래를 논할 예정이다. 아웃도어 전문 사진가이자 다수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제임스 Q 마틴 감독은 생생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들려주는 마스터클래스(24일 UMFF홀)를 진행한다. 두 여성 산악인 와스피아 나즈린과 김영미도 패널토크(23일 UMFF홀)에서 등반과 탐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영미는 국내 최연소로 세계 7대륙 최고봉인 ‘세븐 서밋’을 완등한 산악인이자 한국인으로선 첫 번째로 723㎞에 이르는 바이칼 호수를 단독 종단했다. 한편 21일 개막한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오는 25일까지 5일간 열린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트럼보와 매카시즘 그리고 그 기시감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트럼보와 매카시즘 그리고 그 기시감

    근래 북핵 다음으로 가장 뜨거운 단어가 ‘블랙리스트’가 아닐까. 전 정부에서 비롯된 블랙리스트가 이제 전전 정부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소위 ‘요주의인물’이라는 뜻의 블랙리스트가 우리 사회 대중문화예술계를 망라한다는 것은 문화예술의 힘이 대단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문화예술계가 과도하게 정치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블랙리스트의 면면에 영향력도 인지도도, 예술적 성과도 부족한 사람들이 포함돼 있는 것을 보면 어떤 정신 나간 이가 이런 리스트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대명천지에 있어서는 안 될 이런 이야기는 이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했다. 시초는 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 할리우드에서 1940~50년대 있었던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정치적인 신념을 가지고 공산당에 가입했거나 특정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진보 성향을 내비쳤던 연예산업 종사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활동을 제한당했다. 유명 극작가와 배우, 감독, 영화 음악가가 모두 대상이었다. 1·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과 구소련은 동맹이었지만 전쟁이 끝나면서 세계는 미국의 자본주의와 소련의 사회주의로 나뉘어 냉전이 본격화했다. 미국은 ‘공산주의의 위협을 막기 위해’, 소련은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자기 진영의 결속과 단속을 시작했다. 외부로는 냉전이, 내부에서는 경제공황 때문에 생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묘책이 필요했다. 이때 홀연히 조지프 매카시가 등장해 미국 정부 내에 공산주의자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사실 1930년대 이전부터 소련과 동맹이었던 탓에 많은 이들이 공산당원이었고, 공무원 중에도 사회주의자들이 꽤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공산당을 척결해야 한다는 매카시 열풍은 곧 할리우드에도 몰아쳤다. 공산주의자를 색출한다며 1937년 임시로 만들어졌던 미 하원비미활동위원회(HUAC)를 1945년 상임위로 격상시켰고 1947년 본격적으로 영화인들을 불러 청문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청문회를 통해 극작가 아서 밀러나 배우 찰리 채플린 등 324명을 리스트에 올려 영화계에서 퇴출시켰고 이후 1만여명을 실업자로 만들었다. 당대 최고 극작가였던 달톤 트럼보도 소환을 피할 수 없었다. 많은 영화인들이 청문회에 나와 동료들을 ‘고자질’했지만 트럼보를 포함한 10명은 증언을 거부해 이들을 ‘할리우드 텐’이라 부른다. 이들은 1960년대 초까지 영화계를 떠나야 했는데 트럼보는 자신의 이름을 감추고 B급 영화사의 ‘고스트 작가’가 되어 밥을 벌어먹어야 했다. 그가 11개의 가명으로 쓴 시나리오 중에 ‘로마의 휴일’(1953), ‘더 브레이브 원’(1956)이 오스카상을 받았다. 1960년 스탠리 큐브릭이 감독을 맡고 커크 더글러스가 출연한 영화 ‘스파르타쿠스’를 통해 그는 얼굴과 이름을 다시 알렸다. 영화 ‘트럼보’는 트럼보(브라이언 크랜스톤)가 겪었던 할리우드 블랙리스트 사건을 그의 일대기를 통해서 보여 준다. 재능 있는 많은 사람이 이념 때문에 아니 이념을 빙자한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희생되어야 했던 역사적 비극을 상기시켜 준다. 영화에서 트럼보는 순진한 공산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는 “모든 시나리오 작가는 자신의 방식으로 전쟁에 종사하며 문학적 게릴라전을 벌인다”며 선전을 위해 영화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투쟁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선언할 정도로 열렬한 공산주의자였다는 설도 있다.정치적 입장이 어떠했던 간에 트럼보를 돕는 친구들도 많았다. 특히 당대 최고의 갱스터 배우이자 미술품 컬렉터였던 에드워드 G 로빈슨은 지금은 파리 로댕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신의 애장품인 고흐의 ‘탕기영감의 초상’을 팔아 소송비용을 건네준다. 몽마르트르의 클로젤가에서 물감과 캔버스를 팔던 화방주인으로 어려운 화가들에게 재료를 공짜로 주기도 하고 때론 그림으로도 받았던 줄리앙 프랑수아 탕기는 인상파 화가들에게는 은인이었다. 그의 화방에는 피사로, 모네, 르누아르, 세잔, 고흐, 고갱 등의 그림이 걸려 있어 컬렉터들에게 소개됐다. 동생 테오를 통해 탕기를 알게 된 고흐를 유독 아꼈는데 고흐도 그를 좋아해 3점의 탕기 초상을 그렸다. 로빈슨이 소장했던 그림은 3번째 것으로 탕기영감 뒤로 후지산과 벚꽃나무 그리고 우타카와 카가와 구니사다의 일본기녀가 새겨진 우키요에가 가득 들어차 있다. 배경이나 탕기의 재킷을 보면 이제 자연의 색을 버리고 고흐 특유의 원색을 대담하게 구사함으로써 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사실 묘사가 아니라 표현주의적인 화풍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렇듯 귀한 작품을 소장했던 로빈슨은 루마니아 출신의 유대계 미국인으로 흑인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요구하며 1930~40년대 문화, 교육 및 종교단체와 전쟁 구제 관련 850개 이상의 단체에 25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자선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중 11개 단체가 공산당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청문회에 소환됐지만 무혐의로 밝혀졌다. 사실 그는 자선가이기 전에 1953년 자신의 소장품 40점을 가지고 뉴욕 근대미술관(MoMA)에서 전시를 열 정도로 매우 중요한 미술품 컬렉터였다. 아끼던 그림을 팔아 거액의 소송비용을 전했던 로빈슨을 트럼보는 후에 당시 소극적으로 처신했다며 힐난했다. 동료들이 실업자가 되어 고통받는 그 척박한 시대에 그가 아무렇지 않게 활동했다는 이유로. 로빈슨은 트럼보에게 “너는 영화에 얼굴이 안 나오지만 나는 배우야.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도 나를 숨길 수는 없었다”고 강변한다. 사실 같은 상황과 생각이라도 처지에 따라 처신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법이다. 누가 로빈슨을 비난할 수 있을까. 6·25 전쟁 때 서울수복 후 피난 못 갔던 사람들을 비도강파라 해서 부역했다고 몰아세운 일이 문득 떠오른다. 욕하면서 배운다고 매카시즘의 적폐인 정적 말살과 인권탄압의 방법을 새로운 정적이나 다른 진영 사람들을 때려잡는데 써서는 안 될 것이다. 문득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니 기시감이 들어 하는 말이다.
  • ‘제2의 신상옥’ 찾는다

    ‘제2의 신상옥’ 찾는다

    한국 영화계의 풍운아 신상옥(1926~2006) 감독을 기리는 영화제가 다시 숨 쉰다.사단법인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는 오는 11월 18~19일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제1회 신(申)필름예술영화제를 개최한다. 신 감독과 신 감독의 영화제작사 신필름의 업적을 기리는 한편 재능 있는 젊은 영화인들을 발굴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신필름은 신 감독이 1961년 평생 반려자인 배우 최은희(92)와 함께 설립한 한국 최초의 기업형 영화 제작사다.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인 안양촬영소를 운영한 신필름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할리우드 프로덕션 시스템을 도입해 약 10년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성춘향’, ‘상록수’, ‘연산군’, ‘이조여인잔혹사’, ‘로맨스 그레이’, ‘벙어리 삼룡이’, ‘빨간 마후라’ 등 150여편의 영화를 만들며 우리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번 영화제는 2007~2011년 열렸던 신상옥청년영화제를 업그레이드한 영화제다. 독립영화만을 대상으로 했던 청년영화제와는 달리 상업영화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영화제는 비경쟁 상업영화 부문과 경쟁 독립영화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상업영화 부문은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추천받은 작품을 선정해 신필름영화대상(작품상), 신상옥감독대상(감독상), 최은희연기대상(남녀 연기자상)을 시상한다. 독립영화 부문은 출품된 장편과 단편 중 본선 진출작을 추려 각각 작품상, 감독상, 남녀 연기자상을 시상하고, 소정의 상금(최고 300만원)을 수여한다. 신 감독의 아들인 신정균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영화제”라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투병 중인 최은희도 기념관 건립과 영화제가 개최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품작은 오는 10월 7일까지 접수한다. 국내 독립영화라면 타 영화제 수상작도 모두 출품할 수 있다. 영화제는 시상식과 함께 본선 진출작 상영, 야외무대 공연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 21일 아셈 회의 준비 이상無! 산업통상자원부 4층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경제장관회의 준비기획단은 매일 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7차 아셈 경제장관회의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이 회의는 아시아와 유럽 51개 회원국의 경제·통상·산업 장관 및 유럽 아세안 담당관이 참석해 두 지역 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산업부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기획단을 발족해 모든 계획과 일정을 꼼꼼히 점검해 오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백운규 산업부 장관 주재로 자문단 회의를 개최해 경제회의 추진 경과를 점검하는 한편 서포터스 발대식을 통해 국민과 함께 국제적인 행사의 성공을 다짐했다. 임형진 (산업통상자원부 홍보지원팀장) # 인사혁신 ‘복면가왕’은 나야 나 김판석 인사혁신처장과 모든 직원이 지난 6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 분원에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인사혁신 로드맵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가졌다. 270여명이 참석한 이날 워크숍은 인사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겸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관람으로 화제가 됐던 ‘소록도 할매천사’를 다룬 영화인 ‘마리안느와 마가렛’ 관람에 이어 김호기 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위원의 특강, 김판석 처장과 직원 간 소통의 시간 등이 차례로 열렸다.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던 인사혁신 우수 사례 경진대회는 ‘복면가왕’을 패러디해 가면을 쓴 주인공이 사례를 발표하고, 직원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경진대회 최고 영예인 ‘혁신왕’은 판다곰 가면을 쓰고 ‘일, 가정의 양립과 근무혁신’ 방안을 발표한 박병욱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주무관에게 돌아갔다. 박인권 명예기자 (인사혁신처 대변인실 사무관) # 대통령과의 악수, 그 설렘처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일뿐만 아니라 그 정신과 철학을 우리 사회 각 영역에 이식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올봄에는 로스쿨 학생들을 상대로 사회적 공기로서 법조인의 역할에 대해 교육했다. 권익위 업무를 중심으로 공공의 영역에 몸담은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추구해야 하는지를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당시 교육을 듣던 학생이 “대통령과 악수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대통령을 대면하는 것은 그를 대리자로 선택한 5000만 국민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통령을 대하는 순간 설레고 가슴 벅찬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그것은 매우 숭고하고 신비로운 경험이다.” 질문을 했던 학생은 이제 곧 법조인이 될 것이다. 그가 억울함을 안고 찾아온 국민들을 대할 때 대통령을 마주할 때와 같이 설레고 가슴 벅차기를 기대한다. 최해일 명예기자 (국민권익위원회 산업농림환경민원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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