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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위축된 12월에도 위축되지 않을 따뜻한 영화는

    코로나로 위축된 12월에도 위축되지 않을 따뜻한 영화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00명대까지 치솟는 ‘3차 대유행’의 와중에 영화관을 찾는 평일 관객 수가 4만 명대까지 떨어지는 등 영화계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서복’, ‘영웅’ 등 블록버스터 영화는 개봉을 연기했지만, 개봉을 연기하지 않고 올겨울 따뜻한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 있어 그나마 영화애호가들에게 위안을 준다. 종교·음악·멜로·애니메이션까지 장르별로 모아봤다. ●‘파티마의 기적’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5월 어느 날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에 한 줄기 빛이 비친다. 10살 소녀 루치아(스테파니 길)와 어린 사촌 동생들은 그 빛 속에서 성모 마리아를 마주친다. 성모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매달 13일 자신을 찾아오라 이야기하고 매일 빠짐없이 기도를 하라고 당부한다. 이후 세 명의 아이들은 6차례 마리아와 만나 기적을 목격한다. ‘파티마의 기적’은 1917년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에서 일어난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안정되고 원숙한 연출로 당시 주변 상황과 공간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영화는 기적의 순간을 담담히 전한다. 이 영화는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은 ‘그린북’ 제작진과 제65회 베니스영화제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마코 폰테코보 감독이 참여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국내에선 개봉 첫날인 3일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뮤직 앤 리얼리티’ 영화 ‘뮤직 앤 리얼리티’는 주연·감독·각본 모두 가수 ‘빅 포니’(로버트 최)가 맡은 자전적 음악 영화로 마치 한국판 ‘원스’, ‘비긴 어게인’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바비(빅 포니)는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싱어송라이터로, 현실에 치여 사는 뉴욕의 직장인이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에 갈 수 있다는 얘기에 직장도 그만두고 친구 빌리가 속한 밴드의 로드 매니저가 되어 함께 월드투어를 떠난다. 마침내 서울에 도착한 바비는 홍대에서 버스킹을 하는 이나(임화영)를 만나 음악적으로 교감한다. 바비는 음악이라는 공감대로 이나와 함께 노래하면서 늘 찾아다녔던 정체성을 깨닫는다. 83분이라는 그리 길지 않는 상영시간 때문에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조제’ 일본 멜로 영화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조제’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에서 책을 읽고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살고 있다. 대학생 ‘영석’은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천천히, 그리고 솔직하게 다가간다. 하지만 ‘조제’는 처음 경험해보는 사랑이 설레는 한편, 자신에게 찾아온 낯선 감정을 밀어내고 만다. 영화의 주인공 ‘조제’는 한지민이다. 그를 좋아하는 대학생 ‘영석’을 남주혁이 연기해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배우들만큼 영화의 기대치를 크게 높인 인물은 김종관 감독이다. ‘폴라로이드 작동법’,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사람의 감정에 대해 잔잔하면서도 색다르고 몰입감있게 풀어내는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이다.●‘소울’ 애니메이션 ‘소울’은 ‘지구에 오기 전 영혼들이 머무는 태어나기 전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뉴욕의 음악 선생님인 조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 사는 탄생 전의 영혼들은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받고 마침내 지구로 갈 수 있다. 그 영혼이 바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조는 그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냉소적인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인간 세상 너머에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있고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초월적인 줄거리 때문인지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연상된다. 이 영화를 제작한 피트 닥터 감독은 ‘인사이드 아웃’을 포함해 ‘몬스터 주식회사’, ‘업’ 등 굵직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많이 제작한 경험이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제3회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 호응 속 성료

    ‘제3회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 호응 속 성료

    (사)수레바퀴재활문화진흥회가 주최하고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0 제3회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는 2020년 11월 24일부터 27까지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 로운 아뜨리움에서 진행됐으며,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중계됐다. 올해로 3회를 맞은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는 국내 최초의 장애인 스마트폰 영화제로 장애인들이 영상콘텐츠 제작자로서 문화예술을 누리고 즐길 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화려한 영화제를 통해 예술인으로 성장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장애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장애인 5명 이상으로 구성된 장애인팀에게 영상전문가를 파견해 영화 제작을 무료로 교육했으며, 스마트폰을 통해 장애인들이 전문가와 함께 영화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이번 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으로 개최되었으며, 국회의원 송영길 대회장이 비대면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밖에도 장철수 영화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참가했으며, 영화배우 신소율, 박희환 전 KBS영상국장 , 소희정 영화평론가, 추동균 대구과학대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함께했다. 그 외 조직위원장으로는 홍이석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와 사무총장으로는 김종철 전 포항KBS방송국장이 참가했다. 작년 2019년 제2회 영화제에는 전국 500명의 장애인이 참여해 총 65편의 영화가 출품되었으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존보다 축소되어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297명의 장애인이 참여해 총 40편의 영화가 출품되면서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되었다. 배우 신소율은 “영화인의 한 명으로서 이 영화제에 더 관심이 갔다. 이 의미 있는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개인적으로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해 이들의 영화를 계속 함께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많은 참여와 성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안경희 극동대학교 연극 연기학과 교수는 “보통 영화제가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제를 통해 소외받는 계층 혹은 장애의 핸디캡을 가지신 분들이 직접 영화를 공부하고 제작하면서 더 행복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참여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의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감의 영화제다”라며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가 더 많은 장애인이 영화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열린 무대로 발전하기를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방에 이색 아시아 영화가 쏟아진다

    안방에 이색 아시아 영화가 쏟아진다

    5~13일 ‘아세안 영화제’ 개막브루나이·캄보디아 등 10개국네이버TV로 20편 무료 감상4~13일 日 영화제 ‘JFF’ 열려최근 개봉작까지 23편 공개 초겨울 추위가 한창인 12월, 평소 접하기 힘든 아시아 영화 43편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영화팬들을 위해 아세안과 일본 영화제가 온라인으로 열려서다. 한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간 문화교류협력의 일환으로 오는 5일부터 13일까지 ‘2020 아세안 영화제’가 열린다. 누구든지 네이버TV를 통해 무료로 아세안 10개국 영화 20편(국가별 2편)을 만나 볼 수 있다. 참가국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으로, 이들 국가의 작품과 문화, 영화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 토크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브루나이 영화로는 브루나이 자본으로 제작된 최초의 영화 ‘리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2013)와 ‘야스민: 전설의 고수를 찾아서’(2014) 두 작품이 소개된다. 하리프 하지 모하마드 감독의 ‘리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30대 청춘남녀들의 결혼과 사랑을 주제로 한 로맨틱 코미디다. 시티 카말루딘 감독의 ‘야스민’은 인도네시아 전통 무술 ‘실랏’을 소재로, 최고의 실랏 파이터가 되기 위해 전설의 무림고수를 찾아 나서는 소녀 야스민의 좌충우돌기가 그려졌다.캄보디아 전통무술 ‘보카토어’의 보존과 복원을 위한 투쟁을 그린 마크 복슐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생존의 역사 보카토어’(2018)도 상영된다. 자히르 오마르 감독의 ‘쿠알라룸푸르의 밤’(2018)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작품이다.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네 명의 택시기사들이 빚을 갚는다는 명목으로 승객들을 상대로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지른다는 내용의 범죄 스릴러물이다. 인도네시아에선 공포영화인 ‘드레드 아웃’(2019), 식도락을 담은 ‘연애진미’(2018)가 온다. 한국 생활 20년차인 인도네시아 방송인 김야니가 인도네시아 음식과 명절, 풍습 등을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했다. 4일부터 13일까지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세계 각국에서 실시한 재팬필름페스티벌(JFF)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최근 일본에서 개봉한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2020)를 비롯해 한국 미개봉 최근작인 ‘댄스 위드 미’(2019),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2019) 등 명작 23편을 ‘JFF Plus’ 웹사이트에서 한국어 자막으로 만날 수 있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댄스 위드 미’는 최면에 걸려 음악이 나오면 춤과 노래를 멈출 수 없게 된 직장 여성이 최면을 풀기 위해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뮤지컬 코미디 영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월호 진상규명 성역 없어야… 文대통령 응답 때까지 단식”

    “세월호 진상규명 성역 없어야… 文대통령 응답 때까지 단식”

    “6년 전처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까 봐 무섭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신이 필요합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김성묵(44)씨는 24일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1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46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지만 김씨는 “문 대통령이 응답할 때까지 계속 단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자이기도 한 김씨는 현재 세월호 조사를 진행 중인 사회적사건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로는 정부 주요 기관을 조사할 수 없고, 대통령 지시로 구성되는 특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 관련 직권남용·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내년 4월이면 끝난다. 임기가 2년인 사참위 활동은 다음달 10일이면 마무리된다. 김씨와 함께하는 ‘세월호 사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생존자와 시민 단식투쟁단’은 “참사 이후 사참위가 설치됐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어 정작 수사가 필요한 정부 기관인 국가정보원, 해군, 공군, 기무사 등은 건드리지 못했다”며 “지난해 출범한 검찰 특수단 역시 참사 당시 특조위 활동 방해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이 구조하지 않은 이유, 2014년 검찰의 내사 종결 등에 대한 전면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씨의 측근은 “김씨가 소금, 물, 효소 정도만 먹고 있어 당이나 혈압 등 신체 반응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매일 의료진이 와서 살펴보고 있다”며 “단식을 만류하고 있지만, 본인의 의사가 강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인 252명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개입을 촉구하며 “정부는 임기 내 세월호 진상규명을 완수하고, 특별수사단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농사 짓고 살아” 오달수, 미투 논란 후 첫 모습…“개봉에 마음의 짐 덜어”

    “농사 짓고 살아” 오달수, 미투 논란 후 첫 모습…“개봉에 마음의 짐 덜어”

    “빛 못 볼뻔한 영화, 배우·스텝에 죄송·감사”‘동료 여배우 성추행 사건’,공소시효 만료로 내사 종결경찰 “피해자 고소 없어 정식 수사 못해”2018년 동료 여배우들을 성추행했다는 ‘미투’ 의혹에 휩싸여 모습을 감췄던 배우 오달수가 2년 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달수는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열심히 농사를 짓고 살았다”면서 “영화가 개봉되지 못했다면 평생 그 마음의 짐을 덜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추행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로 정식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개봉으로 평생 짊어갈 짐 조금 덜 수 있게 돼 감사” 오달수는 11일 영화 ‘이웃사촌’ 언론 시사회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거제도에서 가족과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내가 생각을 많이 할까 봐 늘 옆에 붙어있었다”면서 “영화에서 보이듯 가족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깨닫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단순하게 생각을 하려고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언젠가는 영화가 개봉될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지냈다”고 했다. 이어 “많이 늦춰지고 시기도 안 좋지만, 개봉 날짜가 정해져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평생 짊어지고 갈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2018년 2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부인했다가 실명을 건 추가 폭로가 나오자 사과하고 촬영 중인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등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촬영을 마친 영화들은 다른 배우가 재촬영에 들어가거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오달수가 군부 정권 시절 가택 연금을 당하는 야당 총재를 연기한 ‘이웃사촌’도 그중 하나다. 오달수는 “빛을 못 볼 뻔했던 영화인데 다시 한번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 9시에 나가 새벽 1시까지 하루도 안 쉬고 일주일 정도를 찍었는데 솔직히 너무 재미있었다.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재밌게 잘 찍었다”고 언급했다. 오달수는 이날 성추행 사건 등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오달수, 작년 8월 사건 내사종결되자독립영화로 활동 재개 오달수는 지난해 8월 사건이 경찰에서 내사 종결되자 독립영화 ‘요시찰’ 촬영에 임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사건이 내사로 종결된 것은 범죄 혐의가 없다거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것은 아니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언론을 통해 사건을 접하고 극단 주변 인물들을 면담하기는 했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 정식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 ‘이웃사촌’은 ‘7번 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신작으로, 1985년 가택 연금을 당한 야당 총재와 옆집에서 도청하게 된 정보기관 도청 팀장의 이야기다. 오는 25일 개봉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새벽 예매로 들떴던 충무로, 그때 군밤 냄새… 영화 같은 추억 속으로

    새벽 예매로 들떴던 충무로, 그때 군밤 냄새… 영화 같은 추억 속으로

    지난 1월 시작된 코로나19가 11월이 되도록 지속되는 상황에서 영화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4회 ‘추억의 극장가’ 편에 참여하기 위해 충무로역 1번 출구 앞에 모인 우리들은 눈앞의 대한극장을 바라보며 잠시 감회에 젖었다. 1958년 개관해 초대형 스크린에 ‘벤허’, ‘마지막 황제’ 등 대작을 상영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도 있을 테고, 2001년 11개 상영관의 멀티플렉스로 완전히 변신했을 때를 되돌아보는 이도 있을 터였다. 저마다의 나이에 따라 추억은 다르겠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기억은 바로 지난 11개월간의 일상일 것이다. 지난해 가을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하고 올 초에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감염병의 습격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바꿔 놨다.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 사람끼리 어떤 형태로든 접촉한다는 것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절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 했던 그때 영화관은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었고 오락 공간이었다. 돌아보면 어느새 전설처럼 그리운 시절이다. 어둡고 밀폐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앉아서 스크린 속의 이야기에 함께 빠져들며 같은 장면에서 소리 내어 함께 웃고 눈물 콧물 훌쩍거리며 함께 울기도 했던…. 가을이 깊어 가는 주말 우리는 충무로를 거쳐 을지로와 종로까지 한때 ‘서울의 10대 개봉관’으로 불렸던 극장들을 따라서 걸어 보기로 했다. 사라지고 변화되고 그나마 남아 있기도 한 그 모습들을 찾아서.먼저 서울미래유산 산업노동 분야에 선정된 ‘충무로 인쇄골목’을 따라 걷는 동안 오래되고 활력을 잃은 듯한 분위기에 마음이 착잡해졌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영화산업의 발전과 함께 영화 관련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형성된 충무로 인쇄골목은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인쇄산업 메카로서의 빛을 잃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산업과 함께 발전해 온 흔적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었다. 특히 연말을 맞아 달력과 연하장, 다이어리 등을 진열해 놓은 가게 앞을 지날 때는 디지털 시대에도 인쇄물을 통해 시간을 관리하고 손글씨로 안부를 전하는 풍경이 사라지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정겹게 되돌아보며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만난 스카라극장 터. 지금은 아시아미디어타워 건물이 우뚝 솟아올라 있다. 1935년에 1000석이 넘는 규모로 세워져 국내 초창기 극장 건축의 역사를 간직해 온 까닭에 2005년 문화재 등록이 예고되자 건물주가 재산권 침해라며 철거를 해 버린 것이다. 급속한 사회 변화로 근현대 서울 시민의 모습이 담긴 문화유산이 덧없이 사라져 버린 생생한 현장이다. 1990년대 들어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생겨나면서 기존의 극장들이 복합상영관으로 변신해 갈 때도 스카라는 단관을 고수하며 국내 최대 스크린을 유지해 왔으나 반원형 현관 부분이 도로 쪽으로 튀어나온 독특한 모양새로 모더니즘 건축 양식의 전형을 70년 동안 보여 주던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다. 서울미래유산처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개별적 특성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보전 방식이 그때도 있었다면, 문화재나 문화 전반에 대한 인식이 그때도 지금처럼 높았다면…. 아쉬운 마음으로 대각선 방향의 명보극장으로 향하자 그나마 안심이 된다. 이제는 뮤지컬과 연극 등의 공연을 주로 하는 명보아트홀로 바뀌었지만 1957년 개관한 이래 스카라극장과 마주 보며 관객몰이를 했던 모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극장 앞 광장에 새겨진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은 그 시절의 추억을 불러오고, 광장 한쪽의 이순신 장군 생가터 표지석은 충무로라는 도로명의 유래까지 알려 준다.하지만 을지로로 접어들어 국도극장 터에 이르자 또다시 진한 아쉬움이 밀려든다. 문화재로 등록될 기미가 보이자 극장주가 건물을 허물어 버린 것은 이곳이 스카라보다 먼저였으니 1936년에 동양풍을 가미한 아름다운 르네상스식 대리석 건물로 세워진 국도극장은 1999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국도호텔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충무로 인쇄골목을 지나오면서 1970년대 지어진 낡은 건물들 속의 인쇄 관련 업체들을 살펴봤고, 또한 1970년대에 완공된 세운상가 건물군을 지나쳐 온 까닭일까. 국도극장 터를 표시하는 기념 표석 앞에서 우리는 어느덧 1970년대를 추억하게 됐다. 지금과 같은 예매 시스템도 없이 단일 개봉관에서 신작 영화를 몇 달씩 상영했던 그 시절에는 이곳 국도극장에서도 아침부터 영화표를 예매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곤 했을 것이다. 서울미래유산으로도 선정된 ‘별들의 고향’, ‘바보들의 행진’, ‘영자의 전성시대’가 모두 이곳 국도극장에서 개봉됐으니 이른바 70년대 청년영화를 보기 위해 당시 을지로의 대표적인 극장이었던 이곳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몰려들었을까.고도 성장기에 접어든 70년대 산업화의 역군들은 극장에서 한국 영화가 보여 주는 젊은이들의 욕망과 방황과 좌절에 공감하며 한편으로는 영화처럼 빛나는 삶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급격한 산업화의 그늘과 유신 시절의 억압을 잠시 잊은 채 함께 울고 웃던 사람들이 극장 밖으로 나서며 새로운 삶의 희망을 얻었듯 우리는 국도극장 터를 뒤로한 채 바로 앞 세운상가 3층 보행데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충무로와 나란히 종로로 이어지는 세운상가는 약 1㎞ 길이의 초대형 주상복합상가로 일제강점기에 전쟁을 대비해 비워 둔 공터 자리에 세워져 각종 전자제품을 취급하며 명성을 날렸으나 1990년대 용산전자상가가 생기고 강남이 부상하면서 급격히 침체에 빠졌다. 그래서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녹지축을 만들기 위한 시도도 있었으나 5년 전부터 서울시가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다시세운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오디오와 비디오, 컴퓨터, 불법 복제 등 세운상가를 통해 보급되고 발달한 다양한 ‘신기술’과 ‘신문화’는 종합예술로서의 영화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다시 정비된 세운상가의 3층 보행데크를 걸으면서 한국 영화와 극장 건물에 대해 생각이 이어졌다. 이쪽은 기존의 제조 산업을 디지털 디바이스와 결합하고 우리가 지나온 인쇄골목 쪽 상가 구간은 인쇄산업과 크리에이티브 디자인을 결합해 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 다시 살리겠다고 하니 철거 대신 선택한 존치 재생이 다른 여러 산업과 문화에도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싶었다. 청계천을 지나는 구간에서는 세운상가군이 자연스럽게 공중 보행교로 연결되고 있어서 잠시 청계천을 내려다보는 시간도 가져 봤다. 근대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한 지도 어느덧 15년. 산업화 시대를 지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는 진정한 현대화를 이뤄 가는 우리의 미래를 청계천 물길을 따라 상상해 본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종로와 만나는 세운상가 끝자락에서 다시세운광장 건설 때 발굴한 조선시대 중부관아 터 유적을 둘러보고 9층 옥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종묘 숲을 보면서 서울이 얼마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인가를 실감했다. 옥상에서 사방으로 둘러보는 도심은 현대식 빌딩으로 가득하지만 바로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으니 다시 한번 개발과 보존에 관한 여러 생각이 교차한 순간이었다.다시세운옥상에서 서울의 기운을 가득 받아 안고 종로로 내려가서 서울극장 앞에 이르자 추억의 오징어구이와 군밤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 길 건너 단성사는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지만 새로 지은 빌딩의 이름 속에 흔적으로만 남았고, 피카디리극장도 광장의 핸드프린팅마저 지하로 내려가 옛 모습이 아니었지만 영화관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다 하고 있다. 1960년대의 세기극장을 인수해 1979년 서울극장으로 개관한 이후 증축을 거듭하며 일찌감치 복합상영관 시대를 열었던 서울극장은 종로와 충무로 일대 영화의 역사를 대변하는 극장으로서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마지막으로 우리가 찾은 허리우드극장 역시 서울미래유산인데, 1969년 낙원상가 건립과 동시에 개관했던 모습 그대로 이제는 노년층을 위한 실버 극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사회적 기업 방식으로 특화돼 어르신들을 위한 영화를 저렴한 관람료로 상영하는 그곳에는 모처럼 만나는 옛 영화들이 알록달록한 포스터로 가득했다. 그 어떤 새로운 것도 언젠가는 낡은 게 된다. 코로나19에 저당 잡힌 이 시대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것이다.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추억의 극장가를 걸어온 끝에 우리에게 다가온 화두는 결국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였다. 글·해설 고은주 소설가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5회 경의선 숲길 걷기 ●출발 일시 11월 1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김기현 “文대통령의 선택적 침묵은 파멸의 전주곡”

    김기현 “文대통령의 선택적 침묵은 파멸의 전주곡”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문재인 당헌’을 고쳐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하기로 한 것 등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의도된 선택적 침묵은 대통령 자격을 인정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요즘 대통령 입이 닫혔다. 차라리 아예 닫아버리면 좋을 텐데 선택적으로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불리하면 숨거나 입장표명을 회피하고, 유리하면 전면에 나서거나 생색을 내는 경향이 일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우선 “최근 보궐선거에 자당 후보를 내기 위해 위헌적인 4사5입 개헌을 하듯이 당헌을 뜯어고친 민주당의 해괴한 행태에 대해 대통령은 5년 전 일을 기억 못 하시는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민주당이 전당원 투표를 실시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중대한 잘못으로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당헌 조항을 고치기로 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해당 조항은 문 대통령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정치 혁신의 일환으로 만든 당헌이다. 김 의원은 이어 “추미애 장관의 볼썽사나운 행각 속에서도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입을 다문 채 이중플레이로 검찰조직을 충견화시키고 있고,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살 및 시신 소각 사건에서도, 청와대 고위직이 대거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서도, 위안부 할머니를 영업 수단으로 삼아 준사기·횡령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유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에는 매번 입을 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기무사 사건에 대한 수사 지시는 심지어 해외 순방 중에 내렸고,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김학의 성추행 의혹’ 사건도 진실을 밝히라며 입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불안이 가중되던 때에는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인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파안대소하면서 입을 열었고,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BTS에게는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라는 뜬금포 입도 열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시인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조국광복에 대한 강한 신념이었다면, 문 대통령의 ‘님의 선택적 침묵’은 나라를 분열로 치닫게 하는 파멸의 전주곡”이라며 “정녕 대역죄인으로 역사와 민족 앞에서 받게 될 단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극장가 최대의 위기 속 ‘고레에다 감독’ 반성과 자부심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극장가 최대의 위기 속 ‘고레에다 감독’ 반성과 자부심

    예년 같았으면 북적였을 부산이 조용하다. 지난 21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규모를 대폭 축소해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화팬들의 영화 사랑은 말릴 수 없나 보다. 개봉 첫 주말 대부분 상영작이 매진됐고, 각종 행사에 관객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은 ‘지금 내가 만드는 것이 과연 정말로 영화인가’란 의문을 평생 품고 산 이의 자서전이다. 1995년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 평가받은 ‘환상의 빛’으로 영화계에 입문했지만, 그는 자신을 ‘텔레비전 방언이 밴 변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감독으로 규정한다. 1987년부터 27년간 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작사에서 연출가로 활동하며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다큐멘터리 연출 이력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룬 끝에 그는 “‘다큐멘터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자”면서 “카메라와 대상 사이에 만들어지는 관계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꼼꼼한 반성도 풀어낸다. ‘환상의 빛’은 “감독으로서 반성할 점이 굉장히 많은 작품”이라며 “직접 열심히 결정하며 그린 300장의 그림 콘티에 스스로 얽매여 있었던 것이 가장 괴로웠다”고 밝힌다. 반면 2016년 개봉한 ‘태풍이 지나가고’에는 무한 애정을 드러낸다. 영화는 한때 문학상을 받았지만 이제 건달 노릇이나 하는 료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혼한 아내, 아들과 함께 모처럼 저녁을 먹다가 마침 들이닥친 태풍 때문에 한 집에 묵게 되면서 일어난 일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보아 온, 제가 매우 좋아했던 텔레비전 홈드라마에 대한 편애와 존경을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책은 작품들과 함께 성숙해 간 자신만의 인생론도 풀어낸다. 함께 일한 제작자, 연출가, 촬영감독, 배우들을 향한 존경과 우정을 담은 글은 걸출한 영화감독이기 전에, 그가 한 인간으로서 성실하고 성숙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러 준다. 영화를 계속 찍기 위해 영화를 흑자로 만드는 법 등의 팁도 제법 많다. ‘영화제는 배움의 장’이라며 영화제 준비하는 방법 등을 꼼꼼하게 알려주는데, 후배들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 감독의 영화와 인생에 대한 성찰을 읽어가는 일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 중국 한국전쟁 70주년 전시 인산인해…영화도 흥행 1위(종합)

    중국 한국전쟁 70주년 전시 인산인해…영화도 흥행 1위(종합)

    올해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중국의 태도가 어느 해보다 각별하다.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5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군사박물관에서 개막한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전시회에 약 80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8000명은 전시장인 군사박물관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다. 중국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압력이 한층 거세지자 미국에 대항하여 북한을 도왔다는 뜻의 ‘항미원조전쟁’이라 불리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애국정신을 되살리고자 애쓰고 있다. 중국은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에 같은해 10월 19일 참전해서 10월 25일 첫 승리를 거뒀다며 1951년부터 매년 10월 25일 항미원조전쟁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전쟁 70주년 전시에는 많은 노병들이 손자, 손녀의 손을 잡고 찾았으며 특히 김일성 북한 주석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가 인기높은 전시물이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김일성의 편지는 당시 마오쩌둥 중국 주석에게 보낸 것으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지난 19일 이 전시를 찾아 중국의 재번영을 위해 한국전쟁 참전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특히 지난 23일 개봉한 한국 전쟁을 다룬 중국 영화 ‘금강천’(영어제목 희생)은 개봉 3일 만에 9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중국 박스오피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금강천’은 항일전쟁 영화인 ‘팔백’을 만든 감독이 완성한 영화로 금강산 인근인 금강천에 미군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국 군인들을 그리고 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23일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6·25를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시 주석의 발언 이후 중국의 연예인들도 중국판 트위터인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시 주석의 이와 같은 소신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걸그룹 에프엑스로 활동했던 중국인 멤버 빅토리아는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귀하게 여기며,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글을 올리며 중국 중앙(CC)TV 방송 글을 공유했다. 프로듀스 101 출신의 중국인 가수 주결경, 걸그룹 우주소녀의 성소·미기·선의 등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아이돌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도 웨이보에 ‘#지원군의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영웅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공산당의 청년조직인 공청단은 아이돌의 웨이보 게시물도 일일이 관여하며, 빅토리아는 지난 2018년 시 주석이 헌법 개정을 통해 주석직의 임기제한을 폐지했을 때 헌법 공부 운동에도 동참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항미원조 70주년 기념 글 올린 중국 출신 아이돌 가수들의 우리 국내 활동을 금지해 달라는 내용과 이를 반대하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됐다. 중국 출신 아이돌의 국내활동 금지를 반대하는 청원은 중국 출신 아이돌의 글은 6·25를 중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으로 이들의 활동금지 주장은 대한민국의 국격 및 한중 관계를 손상시키는 몰지각한 경거망동이라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정남 독살 다룬 다큐 영화 ‘암살자들’ 12월 11일 미국서 개봉

    김정남 독살 다룬 다큐 영화 ‘암살자들’ 12월 11일 미국서 개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성가시게 할 다큐멘터리 영화 ‘암살자들(The Assassins)’이 12월 미국에서 개봉된다고 영화 전문매체 인디 와이어가 2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감독은 존경받던 가톨릭 수녀의 죽음을 다룬 ‘키퍼스(The Keepers)’로 2017년 에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라이언 화이트.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의 꾀임에 넘어가 신경작용제를 김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의 얼굴에 발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정에 선 두 성(性)산업 종사자들의 재판 과정을 다룬다. 물론 넷플릭스 같은 대형 배급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북한의 미움을 사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해서 그린위치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에 나선다. 2107년 2월 13일 오전 9시쯤 콸라룸푸르 공항 출국장에서 벌어진 김정남 독살 사건을 다룬 잡지 GQ의 기사를 보고 더그 복 클라크를 접촉하면서 영화 작업이 시작됐다. 화이트는 2주 뒤 말레이시아로 날아간 것을 시작으로 2년 동안 한달에 한 번은 그곳에 가서 영화를 찍었다. 베트남 국적의 연예인 지망생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가 자신들의 맨손에 치명적인 크림을 묻혀 차례로 김정남의 얼굴에 문지른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었다. 나중에 두 가지 크림은 각각 신경작용제 VX의 전구체로, 둘이 혼합되면 VX를 이루는 이원화 화학무기로 판명됐다. 김정남은 의식을 유지한 채로 고통을 호소하다가 곧 의무실에서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구급차 안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두 사람은 ‘몰래카메라’ 영상을 찍기 위해 크림을 발라야 한다는 말에 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으며 살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게 사주를 한 사람들은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됐는데 모두 출국한 뒤였다. 재판의 관건은 두 사람이 훈련받은 살인자들이었는지, 아니면 북한 공작원들의 꼭두각시 배우였는지 규명하는 것이었다. 영화는 화질을 개선한 폐쇄회로(CC) 카메라 영상, 언론인과 변호인단 인터뷰 등으로 채워진다. 유죄가 입증되면 말레이시아 법원은 사형을 언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화이트가 맨처음 법정을 취재했을 때는 변호인단조차 재판은 해보나마나라고 여기는 분위기였지만 나중에 증거를 하나하나 모아가면서 화이트나 변호인단이나 두 여인이 무고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모두가 그들이 처형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서 우리는 처형되기 전 영화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해 편집실에서 밤을 지샜다. 처형 전날 밤에라도 개봉하면 정의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촉발할 수 있길 바라는 심정이었다. 해서 변호인단은 의뢰인들 목숨을 살려내려고 절박했다.”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이 북한 공작원으로 확인해준 7명 가운데 4명이 현장에서 두 여인과 접촉하는 것이 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그래픽 처리를 통해 이 암살극에 동원된 사람들의 움직임을 최대한 간략히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두 여성은 자국 정부가 개입할 때까지는 고립무원인 것처럼 보였다. 감독은 둘을 영원히 보지 못한 채 영화를 마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는데 그대로였다. 2년 동안 그는 법정의 먼발치에서 둘을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11일 갑자기 말레이시아 검찰이 공소를 취소해 시티는 풀려났고, 흐엉 역시 다음달 살인 혐의가 치상 혐의로 바뀌어 징역 3년 4개월형을 선고 받은 뒤 감경받은 데다 모범수로 지냈다며 석방돼 귀국했다. 이상한 일 투성이다. 두 사람을 사주한 리재남,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은 모두 달아났다. 딱 한 사람, 화학 전문가로 지목된 리정철(50)만 말레이시아 당국에 검거됐는데 일당에게 차량을 제공한 혐의만 입증됐다며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추방됐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누구 하나 응분의 대가를 치르지 않았고 김 위원장만 혜택을 고스란히 입었다. 영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 사건을 계기로 확실히 정권을 장악해가는 과정도 담는다. 화이트는 “형을 암살한 효과는 엄청났다. 백주 대낮에 국제공항에서 리얼리티쇼처럼 국적을 달리하며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암살자들을 지휘해 무람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 모두를 무서워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배급사를 찾는 과정도 가시밭길이었다. 몇달 전 훌루는 영화 배급 제의를 거절했다. 마그놀리아는 미국 아닌 나라들에서만 배급하겠다고 했다. 해서 대신 그린위치가 대안으로 선택받았다. “사람들이 위험한 영화라고 여겼다. 배급업자들과 언론 소유 대기업들은 소니 해킹 사건 이후 북한을 두려워했다. 전작 ‘키퍼스’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훨씬 지정학적인 범죄를 다뤄 흥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은 각오한 바였다고 했다. 그린위치는 12월 11일 하이브리드 배급을 통해 극장과 가상영화관에서 동시 개봉하고 통상 5주쯤 걸리는 온라인 개봉을 앞당겨 애플, 판당고, 케이블, 아마존 등에 풀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화이트는 “내가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재미가 없는 영화인데 북한 정권이 두려워 사람들이 보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것이 최악일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달 22일 리정철이 중국에서 북한에 물자를 조달하는 활동을 하고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베이징의 한 노래방에서 그로 추정되는 남자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며 다시 눈길을 끌었다. 미국 법무부도 같은 달 11일 리와 그의 딸 리유경, 말레이시아 국적의 간치림 등 세 사람을 대북제재 위반과 금융사기,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출신의 후루카아 가쓰히사(古川勝久)는 “리씨가 해커로 보이는 인물과도 빈번히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유엔 등의) 제재를 뚫고 전개되는 ‘북한 비즈니스’의 주요 인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올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상영작이 대폭 줄어든 대신 보다 관객 친화적인 라인업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시국, 영화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고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남동철(월드), 박선영(아시아), 정한석(한국) 프로그래머가 꼽은 수준작들을 소개한다. 남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 ‘끈’을 추천했다. 이탈리아 다니엘레 루체티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별거와 이혼 후에도 헤어지지 못하는 부부의 30년을 그렸다. 그는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인데 국내에 많이 안 알려져 아쉬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빈민에서 유튜브 스타로 ‘스쿨 타운 래퍼’박 프로그래머가 ‘강추’한 작품들은 내일의 희망을 얘기한다. 대만 천위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도둑맞은 발렌타인’은 2001년 부산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선정작이 19년 만에 귀환한 케이스다. 티베트의 산골에서 미혼모 엄마와 꿋꿋하게 살아가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 ‘티벳의 바람’, 유튜브 스타가 된 태국 빈민가 아이들을 비춘 다큐멘터리 ‘스쿨 타운 래퍼’도 함께 언급됐다. ●주목할 기대주 ‘최선의 삶’ 이우정 감독정 프로그래머는 ‘믿고 보는 감독’의 신작을 꼽았다. 2008년 ‘워낭소리’를 만든 이충렬 감독의 영화 ‘매미소리’는 매미소리에 관한 트라우마로 자살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딸과 다시래기 광대 아버지의 갈등을 담았다. 다시래기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1호로 출상 전날 밤 광대와 상여꾼들이 벌이는 민속놀이다. 임솔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최선의 삶’은 이우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정 프로그래머는 “이우정 감독은 ‘벌새’의 김보라,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처럼 부산영화제가 주목하는 기대주”라고 말했다. ●최고 무당 자리 놓고 패권 다툼 ‘대무가’세 사람이 입을 모아 추천한 작품은 이한종 감독의 장편 데뷔작 ‘대무가: 한과 흥’이다. 20대와 30대, 40대의 무당들이 최고의 무당 자리를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정경호·박성웅이 주연을 맡았다.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BIFF, 거리두기 1.9단계 수준 방역… 192편 1회씩만 상영”

    “BIFF, 거리두기 1.9단계 수준 방역… 192편 1회씩만 상영”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일 개막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칸국제영화제가 취소되고, 국내에서는 전주·부천 판타스틱국제영화제 등이 ‘언택트’로 진행됐다. 부산영화제는 거리두기 2단계를 임계선으로 놓고 오프라인 강행 혹은 전면 취소를 선언했다. 상황은 드라마틱하게 변해 정부는 지난 11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조정했다.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 사무국에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만났다. “정치적 파동도 겪고, 2002년에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11월로 미루기도 했는데 이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부산영화제의 25년을 함께한 ‘산증인’의 토로였다. 부산영화제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개최를 진행한 것은 “세계 영화계에서 쌓아 온 부산영화제의 신인도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게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제작자, 감독들에게 출품을 권하면서 ‘오프라인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온라인으로 돌리면 굉장한 결례가 되죠. 우리를 믿고 프리미어(처음 공개하는 작품)를 보내 줬는데 개봉하지 못하면 해를 넘겨야 하니까요. 외국에서도 통용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스템도 안 갖춰져 있었고요.” 그래서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에는 전면 취소 가능성을 한 축에 두고, 최소 규모로 방역이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 ‘좌석 간 거리두기를 충분히 하자’를 핵심 개념으로 뒀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이 1단계가 되더라도 우리는 1.9단계로 생각하고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일반 극장은 전체 좌석수의 50%까지 활용하지만 우리는 좌석 가용률을 25%로 잡았고요.” 코로나블루로 신음하는 국내의 영화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일도 BIFF 개최의 사명이었다고 이 이사장은 힘주어 말했다.대신 올해 영화제는 규모를 대폭 줄였다. 상영작을 100편가량 줄여 68개국 192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작품당 1회씩만 상영하고, 140여편은 온·오프라인으로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된다. 개·폐막식 등 야외 행사는 모두 취소했다. 규모 축소는 코로나 시국과 관계없이 지난해부터 대비해 온 일이라 비교적 수월했다. 인력도 예년 800명에 달하던 자원활동가를 두지 않고, 내부 인력 200여명과 약간의 경호 인력으로만 꾸린다. “지난해 결산 때 이미 200~250편 규모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예산은 동결된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부피는 계속 커져 일하는 사람의 복지, 인권 문제를 겪다 보니 내실을 기하자는 얘기였죠.” 영화의전당이라는 전용관의 존재도 자신감을 북돋우는 데 한몫했다고 그는 말했다. 반응은 좋은 편이다. 지난 15일 예매가 오픈된 이래 20일 현재 예매율은 88%다. 작품당 1회 상영과 적은 좌석수라는 조건을 감안해도 예년의 70% 수준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더 많은 분들에게 영화를 보여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는 생각뿐입니다. 우리 영화제가 세계에서 1등인 부분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관객들의 시민 의식입니다. 이번에도 믿는 건 그거죠.” 글 사진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뭐? 50분이나 추가했다고?” 영화 ‘확장판’ 잇달아 재개봉

    “뭐? 50분이나 추가했다고?” 영화 ‘확장판’ 잇달아 재개봉

    코로나19로 신작 영화들의 개봉을 미루거나 취소하면서 재개봉 영화들의 격전이 뜨겁다. 이 가운데 예전 영화에서 분량을 늘린 ‘확장판’ 영화들이 특히 눈에 띈다. 재개봉 영화는 대개 흥행이 검증된 영화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못 봤던 장면을 추가해 승부를 보는 셈이다. 나름의 ‘봐야 할 이유’를 추가한 확장판 영화들이 관객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올여름 최고 흥행작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오는 21일 재개봉한다. 기존 영화에서 상영시간 6분 14초를 추가한 ‘파이널컷’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영화는 인남(황정민 분)이 마지막 청부살인 이후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와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다. 태국으로 건너간 인남과 그를 따라간 레이가 무자비한 격전을 벌인다. 인남을 돕는 조력자 유이(박정민 분)가 맛을 더한다. 현실적이면서도 강한 액션을 선보여 개봉 당시 3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누적 관객 수도 436만명을 모았다.이번 ‘파이널컷’에는 인남의 과거 이야기를 비롯해 인남과 레이의 뜨거운 액션 장면을 추가했다. 특히, 새로 공개한 포스터에는 인남과 레이 외에 유이의 모습이 담겼다. 개종 당시에는 레이를 맡은 박정민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일부러 숨겼지만, 재개봉인 만큼 모두 담은 것으로 보인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인남, 레이, 유이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더욱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무려 50분을 추가한 확장판도 재개봉한다. 영화 배급사 오원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을 다음 달 개봉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신념과 성지를 지키고자 벌이는 거대한 전쟁을 그려낸 블록버스터다.2005년 국내 개봉 때와 달리 50분을 추가해 상영 시간이 무려 190분에 이른다. 오원 측은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많이 축약할 수밖에 없었던 기존 극장판과 달리 분량을 추가한 확장판에서는 웅장한 전투장면과 섬세한 역사적 대서사시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강철비2: 정상회담 확장판’이 개봉하기도 했다. 기존 개봉 때보다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분) 잠수호 백두호 부함장(신정근 분)의 드라마를 더 넣었다. 특히, 개봉 당일에 양우석 감독이 직접 참여한 GV를 열기도 했다. 영화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측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 위기 상황을 그렸다. 기대작이었지만,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예상보다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지는 못했다. 코로나19로 극장가가 한산할 때, 못 봤던 관객은 물론 이미 봤던 관객을 다시 한 번 모으는 전략을 펼친 셈이다.한편, 코로나19에 따른 극장가 침체를 틈타 재개봉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한다. 21일에는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 주연 ‘21 브릿지’, 28일에는 음악 영화 ‘위플래쉬’와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 다음 달 4일에는 ‘멜로 영화의 바이블’로 불리는 ‘노트북’이 극장가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쯔위 효과? 대만 뒤흔든 친중 연예인 ‘격퇴’ 열풍

    쯔위 효과? 대만 뒤흔든 친중 연예인 ‘격퇴’ 열풍

    대만의 ‘국민 여동생’ 어우양나나(20)와 워너원 전 멤버 라이관린(19)이 중국 국경절(10월 1일) 기념 행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중화권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만 연예인이 국경절 텔레비전 공연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 자체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인정했다고 해석되서다. 대만에서 친중파 연예인에 대한 반감이 유독 커진 데는 이른바 ‘쯔위 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 11인조 보이그룹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은 국경절 전날인 지난달 30일 중국중앙(CC)TV가 방영한 특집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른 가수들과 인기 가요 ’룽더촨런‘(용의 후예)을 불렀다. 국경절은 마오쩌둥(1893∼1976)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이 장제스(1887∼1975)의 국민당을 본토에서 몰아내고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언한 것을 기리는 날이다. 거꾸로 대만 입장에서 국경절은 중국 대륙을 빼앗기고 패주한 뼈아픈 역사를 상기시킨다. 당연히 라이관린이 국경절 축하 무대에 서는 것을 달가와할 리 없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관린은 대만인들의 여론에 기름을 붓는 발언까지 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저는 라이관린입니다. ‘중국 대만’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뜻하는 ’대만성‘이라는 단어도 썼다. 중국에서는 대만에 ‘중국 대만’이라는 명칭을 쓰라고 요구한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밝히라는 의도다. 대만에서는 이를 거부한다. 그럼에도 라이관린은 ‘중국 대만’, ‘대만성’ 등을 언급한 것이다. 타이베이 등에서 비난 여론이 터져 나왔다. 한 대만 누리꾼은 “대륙에서 일하는 많은 대만 연예인들이 ‘중국 대만에서 왔다’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자기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조용히 대륙으로 가라”면서 “팬들도 그가 나이가 어려서 그랬다고 감싸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중국 누리꾼은 “라이관린은 정치적 견해가 확고한 애국자이자 (시진핑) 신시대의 청년”이라고 치켜 세웠다.라이관린에 앞서 대만의 첼리스트 겸 배우 어우양나나도 지난달 30일 CCTV에서 방송된 신중국 건국 71주년 행사 프로그램 ‘중국몽·조국송’에서 홍콩 배우 런다화 등과 함께 ‘워더주궈’(나의 조국)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는 ‘항미원조전쟁’(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운 전쟁) 영화인 1956년작 ‘상감령’에 삽입된 노래다. 한국에서 ‘저격능선전투’로 부르는 상감령 전투는 우리에게는 잊혀졌지만 중국과 북한에서는 신성시된다. 중국은 강원 철원 오성산 능선에서 1952년 10월 4일부터 43일간 벌어진 이 전투에서 한미 연합군에 대승했다고 선전한다. 어우양나나는 국경절 행사에 참가한 것 뿐 아니라 중국국민당을 본토에서 몰아낸 공산당이 사회주의 중국을 찬양하고자 만든 노래까지 불렀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 컸다. 어우양나나는 2019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간 대만에서는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기에 분노가 상당했다. 대만 누리꾼들은 어우양나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만 국적과 건강보험을 포기하라”고 항의했다. 대만 연예인들이 잇따라 중국 국경절 행사에 출연하자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는 “대만인은 중국식 통일 전선 선전을 지지하거나 협조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또 “중공이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에 위협을 가해 대만인의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대만 연예인들이 국경절 축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대만 사회의 사랑과 지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만 문화부도 “대만 연예인의 관련 행동이 양안 조례 규정을 위반했다고 인정되면 최고 50만 대만달러(약 2000만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만에서 연예인들에게 확고한 반중 노선을 요구하게 된 것은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21)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 격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흔들어 논란이 된 뒤부터다. 당시 쯔위의 행동이 대만인들의 정체성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쯔위는 2015년 11월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생중계 방송에 같은 그룹 멤버 모모, 미나, 사나와 함께 출연했다. 이들은 제작진이 준 출신국 국기를 흔들었다. 일본 출신인 모모와 미나, 사나는 일장기를, 대만인인 쯔위는 청천백일기를 들었다. 외교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한국에서 쯔위에게 굳이 국기를 쥐어 주고자 했다면 오성홍기를 제공했어야 맞다. 방송 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도 아니었기에 출연자에게 국기를 흔들게 한 것은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였다. 다만 이 모습은 생중계 때 잠깐 스치듯 지나갔고 이후 편집돼 TV 본방송에는 실리지 않았다. 조용히 지나가는 듯 했던 이 사건은 뜻밖에도 두 달 뒤인 2016년 1월 8일 대만 가수 황안(58)이 이 장면을 입수해 중국에 알리며 일이 커졌다. 그는 당시 15살이던 쯔위를 ‘대만 독립을 원하는 분리주의자’로 몰아 세웠다. 중국 내 정서가 금세 나빠졌고 트와이스의 중국 스케줄도 전면 취소됐다. 트와이스가 속한 JYP 엔터테인먼트의 다른 가수들도 보이콧을 당했다. 결국 쯔위는 15일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중국인에게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존재할 뿐이다. 양안(중국과 대만)은 한 나라”라면서 “전 늘 저 자신을 중국인으로서 생각했다. 제가 중국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위기에 빠진 트와이스와 JYP를 구하려는 의도였다. 곧바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쯔위의 사과 영상을 전하며 “오늘로 우리는 전도 양양한 중국 미소녀를 얻었다. 쯔위에게 악플이나 악행을 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매체는 쯔위에게도 “이제 악플러는 무시하고 ‘중국의 빛’이 돼라”라고 전하며 청천백일기 논란을 마무리했다. 10대 소녀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한 사건이었다. 쯔위 사태는 대만의 14대 총통(대통령) 선거(2016년 1월 16일)에도 영향을 줬다. 쯔위가 중국에 사과하자 대만 내 반중 여론이 비등했고 이는 당시 야당이던 민주진보당(민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대해 대만 독립을 추구해 왔다. 당시 민진당 후보였던 차이잉원은 반중 정서에 힘입어 총통에 당선됐고 4년 뒤인 올해 1월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대만 건드리지 마”…헐리우드 영화 짜깁기해 군 홍보영상 만든 中

    “대만 건드리지 마”…헐리우드 영화 짜깁기해 군 홍보영상 만든 中

    중국이 군 홍보선전 영화에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장면을 그대로 갖다 써 화제다. 최근 미국과의 갈등으로 미군을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는 중국이 군 홍보 동영상을 미국 영화로 짜깁기했다는 사실이 다소 아이러니하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선전영화 ‘공격’의 일부 장면에 ‘허트로커’(2008)와 ‘더록’(1996)의 장면을 그대로 썼다. 이 영화는 중국 서부기지에서 H6K 폭격기가 출격해 가상의 적 해군 기지를 폭격하는 장면을 담았다. H6K는 대만 공격을 염두에 두고 만든 폭격기다. 가상의 해군 기지는 미국령 괌과 비슷하다고 SCMP는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는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에 나왔다. 사실상 미국에 ‘대만을 가만히 두라’는 경고 메시지다. 도용된 영상이 길지 않고 상업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어서 지적재산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SCMP는 덧붙였다. 중국은 2011년에도 중국군 훈련 장면을 담은 영화에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건’(1986)의 영상을 차용했다. 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군은 영화를 더 화려하게 보이게 하려고 할리우드 영화를 따와서 제작하는 관행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군 장교들도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속에 미국 영화는 가장 멋진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군사평론가 송중핑은 “이번 홍보선전 영화는 ‘대만 문제에 어떤 외국 군대의 간섭도 배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해당 장면이 할리우드 영화인지 여부는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유역비 주연 영화 ‘뮬란’ 불매운동 벌이는 밀크티동맹

    유역비 주연 영화 ‘뮬란’ 불매운동 벌이는 밀크티동맹

    홍콩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는 조슈아 웡이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 영화 ‘뮬란’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조슈아 웡은 8일 “뮬란을 보는 것은 중국이 신장 지역의 무슬림 위구르족에 가하는 감금 행위와 인종 차별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뮬란’은 한국 배우 송승헌과 전 연인 사이였던 중국 배우 유역비가 아버지를 대신해 전쟁터에 나간 전설의 여전사 화목란을 연기한 실사 영화다.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진 ‘뮬란’을 디즈니는 실사판으로 찍으면서 중국 신장 지역에서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 지역은 이슬람교도인 위구르족이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 운동을 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곳이다. 디즈니사가 중국의 많은 지역을 놔두고 하필이면 신장을 촬영 무대로 선택한 것은 아름다운 산악 지형을 스크린에 담고 싶어서였겠지만, 영화 ‘뮬란’을 통해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에 대해 벌이고 있는 인권 탄압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조수아 웡은 “디즈니는 중국 정부에 굽신거릴 뿐만 아니라, 유역비는 공개적으로 홍콩에서 경찰들이 저질렀던 무자비한 행위들에 대해 옹호했다”며 “나는 인권을 믿는 여러분 모두가 영화 ‘뮬란’을 보이콧하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조슈아 웡을 시작으로 대만과 태국에서는 ‘밀크티 동맹’(#MilkTeaAlliance)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한 ‘뮬란’의 보이콧 운동이 번지고 있다. 홍콩, 대만, 태국 세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음료인 ‘밀크티’에서 나온 이름이다. 최근 태국에서는 군주제를 개혁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홍콩 시위대가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밀크티 동맹이 형성됐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애니메이션 ‘뮬란’의 여주인공 얼굴은 찢어진 눈때문에 예쁘지 않다고 폄하했지만, 유역비는 여전사와 어울리는 미모를 갖췄다며 만족했다. 유역비는 유는 어린 시절 뉴욕 퀸즈에서 살아 영어에도 능통하며 2008년 할리우드 영화인 ‘포비든 킹덤-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에서 청룽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뮬란’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지난 4일 공개됐으며 극장에서는 중국은 11일, 우리나라에서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빼앗긴 여름의 싱그러운 위로… 주니어판 ‘맘마미아’

    빼앗긴 여름의 싱그러운 위로… 주니어판 ‘맘마미아’

    네덜란드 아동문학가 소설이 원작엉뚱한 두 아이의 내면 섬세 표현동심 호응하는 ‘좋은 어른’ 제시도엄마, 아빠, 형이 다 떠나고 혼자 남겨질 세상을 두려워하는 소년 샘(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 분). 가족과 함께 찾은 여름 바닷가에서도 고뇌가 깊은 샘 앞에 발랄한 소녀 테스(조세핀 아렌 센 분)가 나타난다. 첫 만남에서부터 다짜고짜 함께 살사를 추자던 테스는 길에 샘만 두고 홀연히 떠나버리는, 샘보다 더 엉뚱한 존재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은 네덜란드 아동문학가 안나 왈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줄거리만 두고 보면 세계적인 뮤지컬 넘버 ‘맘마미아’의 주니어 버전 같다. 테스의 비밀은 엄마가 운영하는 별장을 찾은 커플에서 시작한다. 이들 손님은 테스가 엄마의 수첩에서 몰래 본 아빠의 흔적을 좇아 별장 당첨을 가장해 부른 인물들이다. 엄마의 옛 남자들을 모두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 아빠 찾기에 나선 ‘맘마미아’ 속 소피가 생각나는 대목이다.영화의 매력은 어른들 시각으로는 일견 엉뚱해 뵈는 아이들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그린 데에 있다. ‘4차원’인 두 아이에게는 나름의 고충이 있다. 샘은 지상 최후의 공룡처럼 혼자 남겨질 경우를 대비해 외로움 적응 훈련을 하고, 거침없이 활발한 테스는 얼굴도 모르는 아빠의 존재를 줄곧 그리워해 왔다. 버려지는 게 가장 두려운 샘은 테스에게 버림받고 사과를 갈구했던 자신을 떠올려,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에 빠져 다리를 다친 형에게 뒤늦게 사과한다. 아빠 심부름으로 감자튀김을 사러 떠나는 길, 가는 길엔 티격태격했다가 오는 길엔 형의 휠체어를 끌어주는 샘의 모습이 정겹다. ‘테스와 보낸 여름’으로 첫 장편영화 신고식을 치른 두 아이는 천진난만한 유년의 여름을 싱그럽게 표현했다. 샘을 연기한 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은 아이로서 고민의 무게를 잘 보여 준다. 테스 역의 조세핀 아렌 센에게서는 ‘맘마미아’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처럼 섬 소녀 특유의 생기가 넘친다. 그 큰 눈에 흘러내릴 듯 맺히는 눈물이 생생하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시선을 강탈하는 영화 배경은 네덜란드의 섬 테르스헬링이다. 영화는 아이들의 여린 마음에 성심껏 호응하는 어른들을 비추며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어린이 영화 부문인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국제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비롯, 각종 세계 영화제에서 16관왕 기록을 세운 비결인 듯하다.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2019년 활약이 기대되는 유럽 영화인 10인’에 든 스티븐 바우터루드 감독의 데뷔작이다. 전체 관람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69세’ ‘남매의 여름밤’ 해외 영화제서 뜨거운 관심

    ‘69세’ ‘남매의 여름밤’ 해외 영화제서 뜨거운 관심

    영화 ‘69세’와 ‘남매의 여름밤’에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급사 엣나인필름은 영화 ‘69세’가 오는 10일 열리는 중국 더 원 국제 여성영화제에 초청됐다고 1일 밝혔다. 또한 ‘69세’는 새달 1일 개막하는 이스라엘 하이파 국제영화제 국제 파노라마 섹션, 11월 20일 개최되는 터키 국제죄와벌영화제에서도 상영된다. 앞서 ‘69세’는 지난 6월 열린 제22회 타이베이영화제 ‘퓨처 라이츠’ 부문에 소개돼 호평받았다. ‘69세’의 연출을 맡은 임선애 감독은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박남옥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도 해외 영화제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오는 18일 열리는 제68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펄락’ 부문에 초청됐으며, 24일 막을 여는 제39회 밴쿠버국제영화제에서는 게이트웨이 섹션 분야에서 상영된다. 앞서 미국 뉴욕아시안영화제 경쟁 부문, 내슈빌영화제 신인 감독상 부문, 폴란드 뉴호라이즌 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에 진출했고, 스위스 취리히영화제, 일본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등에서도 초청받았다. 지난달 나란히 개봉한 두 영화는 지난해 개최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처음 주목받았다. 당시 ‘69세’는 KNN 관객상을, ‘남매의 여름밤’은 한국영화감독조합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걸어가는 ‘영화쟁이 여자’들의 고군분투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걸어가는 ‘영화쟁이 여자’들의 고군분투

    서점가에 여성 영화인들의 삶에 관한 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책들은 남성 위주의 척박한 환경 속 한국 영화를 이끌어 온 중추로서의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상을 적극 조명하고, 창작자로서의 고뇌와 다짐을 다룬다.‘영화하는 여자들’(사계절)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여성영화인모임이 1990년대 이후 영화 현장에서 활약해 온 분야별 대표 여성 영화인 20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모았다. 제작, 연출, 연기, 촬영, 조명, 미술, 사운드, 편집, 다큐멘터리, 마케팅 등 영화와 관련된 전 영역의 창작자들 얘기를 여성 연구자인 주진숙·이순진씨가 담았다. 책의 서두를 여는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접속’(1997),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만든 스타 제작자다. 1987년 서울극장에 입사해 ‘미스 심’으로 불리던 그는 2000년 여성영화인모임의 창립을 주도하고,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공동 대표로 일하며 후배 여성 영화인들이 일하는 토양을 닦는 일에 힘쓰고 있다. 데뷔 24년을 맞는 임순례 감독은 가장 유연했기에, 가장 오래 일할 수 있었던 여성 감독이다. 여성들에게 진입장벽 자체가 높았던 1990년대 중반에 비해 지금은 데뷔의 문이 넓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영화의 서사와 장르가 투자와 배급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자본 환경을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심 대표와 임 감독을 보고 배운 인물이, 배우 문소리다. 그들과 함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을 작업했던 시절을 두고 문소리는 이렇게 말한다. “여성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어떤 처지인지, 어떤 일들을 겪게 되는지, 그리고 심재명이라는 제작자는 어떤 길을 걸어왔고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같은 것들이 저한테 아주 크게 다가왔어요. 그분들이 저한테 끼친 영향이 굉장히 커요.”(136~137쪽) 여성 영화인들이 연대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문학동네)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는 이길보라 감독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유학 생활을 통해 얻은 사유를 담아 낸 산문집이다. 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로 태어나 한국에서 늘 정상성의 의미를 묻던 그는 필름아카데미 석사과정을 시작하며 자신의 내부에 쌓인 편견과 마주한다. 자신을 정의하던 농인의 자녀, 로드스쿨러, 여성 영화감독이라는 맥락이 네덜란드에선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 ‘기억의 전쟁’을 만들며,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마주친 학살 피해자들의 포옹을 보고 그는 다짐한다. 저들이 보여 주는 용기와 연대의 희망이, 이 영화를 제작해야 하는 이유라고.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남영동1985’ 정지영 감독, 스태프 보조금 횡령 혐의로 고발돼

    ‘남영동1985’ 정지영 감독, 스태프 보조금 횡령 혐의로 고발돼

    시나리오 작가 한현근씨 “제작사와 함께 스태프 임금 빼돌려” 영화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 정치·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온 정지영 감독과 제작사가 스태프들의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24일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양태정 변호사는 공익제보자인 시나리오 작가 한현근씨를 대리해 정 감독과 아우라픽처스를 업무상횡령·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스태프 지원 목적 지원금 빼돌렸다” 주장 한현근 작가는 정지영 감독 등이 2011년 영진위가 스태프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부러진 화살’ 제작사인 아우라픽처스에 지급한 지원금을 스태프 통장에 입금했다가 다시 프로듀서 계좌로 되돌려 받는 식으로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2년 ‘남영동1985’ 제작 과정에서도 일부 스태프에게 지급한 급여를 제작사 대표 계좌로 되돌려 받는 식으로 횡령했다고 설명했다. “아우라픽처스, 정지영 감독의 가족회사” 한현근 작가 측은 “아우라픽처스는 정지영 감독의 아들이 대표이사를, 배우자가 감사를 맡은 가족회사”라면서 “정지영 감독은 사내이사로서 실질적인 경영권과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양 변호사는 “영진위와의 지원금 약정 단계에서부터 스태프에게 지급돼야 할 급여를 가로챌 의사를 가지고 영진위를 기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이런 식의 편취행위는 업무상횡령·보조금법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과 오랫동안 영화 작업을 함께해 온 한현근 작가는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로 정지영 감독과 아우라픽처스가 수십억원을 벌었지만, 정작 스태프와 각본가 중 일부는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지영 감독은 제작자로서 오랜 시간 스태프들을 혹사시키고 임금을 착취하는 일을 반복해왔다”며 “정지영 감독을 선배 영화인으로서, 한 사람의 영화감독으로서 좋아했고 그가 변화하기를 기다렸지만, 더는 그의 횡포를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고발 계기와 경위를 설명했다. “감독 강요로 ‘부러진 화살’ 공동 각본자로 등록”또 ‘부러진 화살’의 각본은 한현근 작가 자신이 혼자 작성했는데, 당시 정지영 감독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정지영 감독까지 공동 각본자로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며 “영화는 이미 개봉됐지만 잘못된 크레딧을 바로잡아 바람직한 선례를 남기고 한국 영화계의 발전과 스태프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1982년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해 ‘남부군’(1990년), ‘하얀 전쟁’(1992년), ‘부러진 화살’(2011년), ‘남영동1985’(2012년) 등 사회·정치적 이슈를 다룬 영화들을 주로 연출해왔다. 2016년부터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블랙머니’를 선보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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