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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방송 드라마’ 이제 그만!

    ‘생방송 드라마’ 이제 그만!

    배우 조민기의 사과로 ‘욕망의 불꽃’(MBC 드라마)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기회에 ‘쪽대본’으로 상징되는 국내 드라마 대본 지연 실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쪽대본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대본은 본래 미리 인쇄해 책자로 찍어 낸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작가가 낱장 대본을 팩스로 보내기도 한다. 쪽대본이라는 말은 여기서 생겨났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예전에는 종영이 가까워오면서 쪽대본이 기승을 부렸지만 지금은 아예 방송 초반부터 속출한다.”면서 “생방송 드라마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연기 아쉬움” 종영 소회는 작가 겨냥 불만도? 한 여성 톱스타의 매니저는 “배우와 매니저 모두 드라마 현장에서 대본을 기다리는 일이 가장 힘들다.”면서 연일 이어지는 밤샘 촬영으로 인한 체력적인 한계로 좋은 컨디션으로 촬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털어놓았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 종영 뒤에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입을 모으는 것에는 대본 지연에 대한 불만도 녹아 있다고 해석된다. 대본이 일부만 나온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하다가 배우와 제작사 간에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최근 KBS 월화 드라마 ‘강력반’에서 방영 7회 만에 하차한 선우선이 대표적인 예다. 제작사 측은 선우선이 극 중 캐릭터의 비중이 적은 데 대한 불만으로 하차했다고 주장했지만, 소속사 측은 “애초 계약할 때는 선우선의 비중이 적지 않았으나 대본이 여러번 바뀌면서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맞서고 있다. 지상파 TV 미니시리즈에 출연 중인 한 주연 배우의 소속사 이사는 “1~2회 대본만 나온 상태라 드라마 출연을 망설였지만, 작가와 연출자가 워낙 확신에 찬 목소리로 권유해 믿고 출연시켰다.”면서 “그런데 막상 방영이 시작되고 보니 캐릭터의 매력이나 비중이 기대에 못 미쳐 배우 이미지 타격은 물론 다른 작품 출연 기회마저 잃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고 위험… 완성도도 떨어져 쪽대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방송 사고 위험성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그 주 방송하는 미니시리즈를 해당 주에 촬영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촬영장에서 잠깐의 실수나 오차가 생기면 바로 결방이나 방송 사고로 직결되기도 한다. 얼마 전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싸인’은 쪽대본이 이어지다가 결국 마지막회에서 화면 조정용 컬러바가 뜨는 방송사고를 냈다. SBS ‘아테나: 전쟁의 여신’도 정우성이 부상당해 단 하루를 쉬었음에도 촬영 분량이 모자라 1회 결방했다. 다른 드라마들도 방송 사고 직전까지 갔다가 스태프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쪽대본은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뜨린다. 촬영 당일 대본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연기자들이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연기력 저하와 완성도 하락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보다 영화를 선호하고, 일단 영화계에 발을 디디면 안방극장으로 돌아오기를 꺼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쪽대본으로 인한 밤샘 촬영은 둘째치더라도 대본 암기와 연기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순발력으로만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들, “우리도 할 말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국내 드라마 시장 특성상 완전한 사전 제작은 어렵더라도 적어도 6개월 전에 방송사가 편성을 확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캐스팅 확정 및 대본 작업을 거쳐 최소 3~4개월 전에는 촬영을 시작하는 등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로배우 이순재는 “드라마 외주 제작이 많다 보니 (제작을 의뢰한) 방송사조차 대본 내용을 모를 때가 많다.”면서 “최소한 열흘 전에 방송사에 대본을 넘겨 검토할 시간을 주도록 아예 계약서에 못 박아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은규 한국드라마PD협회장(MBC 일일 연속극 ‘남자를 믿었네’ 연출자)은 “방송사들이 지금처럼 시청률과 광고를 의식해 드라마 방송 시간 및 횟수를 늘리는 데만 집착하면 제작 시스템 개선은 요원하다.”면서 “미국처럼 시리즈물을 정착시키고, 스타 작가 1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분업화를 통해 드라마 제작 틀을 바꾸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작가는 “일부 작가들이 습관처럼 쪽대본을 남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우 캐스팅이 지연되거나 중도 하차해 갑자기 줄거리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는 워낙 시청자들의 입김이 거세 피디가 (시청자의 주문에 맞게) 내용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여유 있게 대본을 넘기기가 힘들다.”고 항변했다. 김영섭 SBS 책임프로듀서(CP)는 “작가나 피디가 시놉시스를 확정했다 하더라도 제작비 지원 등이 원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간에 쫓기게 되는 제작 풍토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면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산업 기반이 단단해지도록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내 마음이 들리니(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영규(정보석)는 순금의 반대에도 미숙과 결혼하고 싶어한다. 미숙의 딸 우리는 영규와 친하게 지내지만, 영규의 아들 마루는 청각장애인인 미숙과 정신연령이 낮은 영규를 무시하기만 한다. 한편, 현숙과 진철 그리고 동주는 장학증서를 주기 위해 지방에 내려가고, 그곳에서 동주는 우연히 우리를 만나게 된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토요일 밤 8시) 우리 몸을 지탱하고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척추, 일생 동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허리 통증을 다룬다. 지금 이 순간에도 10명 중 두세 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허리 통증은 척추가 보내는 건강 적신호. 건강한 척추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비결을 알아 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25분)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 그러나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도 치열해 폐업률이 높다. 그래서 탄생한 곳이 바로 인터넷 쇼핑몰 공동사무실이다. 1인 개인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한데 모여 정보를 교환하며 각자의 사업장을 운영해 나가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사료와 분뇨가 뒤섞여 악취가 진동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는 끔찍한 수용소와도 같다. 병든 고양이의 몸에는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비좁은 우리 안에는 강아지들이 죽은 동물과 같이 갇혀 있다는 제보도 이어진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학대와 은밀한 거래의 실태를 파헤친다. ●사랑을 믿어요(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윤희는 우진과 포옹한 뒤 우진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쌓인다. 그런 우진이 집까지 오자 윤희는 어쩔 줄 몰라 한다. 기창은 여기저기 강사 자리를 알아보다가 지쳐서 들어 온다. 영희는 드라마 제작사와 전속 계약을 한 뒤 계약서를 흔들어 보이며 술에 취해 들어 오는데…. ●도전! 1000곡(SBS 일요일 오전 8시 10분) 서른 한 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엔카의 여왕’으로 사랑받고 있는 가수 김연자가 22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예능 프로그램에 첫 출연한다. ‘도전 1000곡’에서 예능 첫 신고식을 치르는 ‘한류 원조 스타’ 김연자가 화려한 의상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현장을 함께한다. ●꿈꾸는 U(OBS 토요일 오후 5시 55분) 청룡영화상과 신인감독상 그리고 각본상 등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에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인 ‘꿈꾸는 U’에 출연한다.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부서진 밤’의 양효주 감독도 나와 영화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 정병국 문화장관 “콘텐츠분야 예산의 0.16%… 신성장동력산업 의문”

    정병국 문화장관 “콘텐츠분야 예산의 0.16%… 신성장동력산업 의문”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우리나라 문화 예술 행정의 수장에 오른 이후 ‘대국민정책보고회’ 등 도드라진 행보를 보였다. 문화부 모든 부서의 보고회가 끝난 지금 현장의 목소리들을 꿰 보배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 취임 두달을 넘긴 정 장관은 이를 어떻게 정책으로 뒷받침할 생각일까. 29일 서울 와룡동 문화부 청사에서 그를 만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만 11년을 활동했다. ‘준비된’ 장관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그동안 정부를 비판, 견제하는 입장에 있다가 막상 집행자(장관)가 되려니 쉽지만은 않더라. 대국민정책보고회를 열면서 두번쯤까지는 재밌었는데, 하면 할수록 이걸 집행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 나라는 생각이 들어 겁도 나고 걱정도 된다. →보고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을 텐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건가. -현장에서 건의받은 게 모두 230여건쯤 된다. 이걸 모두 내 방에 그래프로 만들어 놨다. 건마다 체크를 하고 로드맵을 만들어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게임법과 관련해 셧다운제(심야시간 청소년 게임 이용 금지) 적용 범위를 4월 임시국회 전에 여성가족부와 합의해야 한다. 입장 차는 좁혀졌나. -셧다운제를 통해 의도한 목표를 100% 달성할 수 있다면 오케이다. 그러나 게임 전문가나 다른 나라의 경험 등을 볼 때 잘못하면 게임산업에만 치명타를 주고 실효는 거두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적용하자고 여가부에 제안했던 거다. 온라인 게임은 셧다운제를 적용하되 모바일 게임 등은 단계적으로 해 보자는 것에 합의했다. 셧다운제를 얼마 동안 유예할 것인가만 조율하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엔 콘텐츠 시장 자체가 없고, 인력이나 자본도 없다는 지적이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관심을 받지만 현실은 과연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든다. 예산만 봐도, 예전 산업화 시대에는 총예산 대비 2~7%를 자동차나 선박, 철강, 정보기술(IT) 등에 집중 투자했다. 그런데 문화콘텐츠 분야 예산은 전체 예산의 0.16%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경쟁력 제고가 될 수 없다. 규제도 개선돼야 한다. 콘텐츠산업은 첨단 산업인데 법령이 그걸 따라가지 못한다. →콘텐츠 산업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 왔다. 이를 어떻게 정책에 담을 생각인가. -영화나 게임 등 특정 장르에 집중하겠다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영화 예산이 300억이라고 하면 100억은 새로운 싹이 돋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투자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영화 제작에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또 예산을 여러 영화에 쪼개서 지원하지 않고 한두편에 집중하겠다. →한두편을 선정하는 과정에 잡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늘 불만은 있다. 그러나 욕 먹을 게 무서워 회피하지는 않겠다. 선정 절차는 객관적으로 하겠다. 산업은 경쟁력이 없으면 산업이 아니다. →영화계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뜻인가. -영화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창작자가 하는 거다. 정부가 할 일은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일이다. 간섭은 최소화하겠다. 다만 방향은 제시하고 싶다. 영화의 경우 감독 중심의 제작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할리우드처럼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또 중국이나 일본 등과의 공동 제작도 활성화돼야 한다. 우리 영화 제작 시스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그런 측면으로 지원하겠다. 더 중요한 건 불법 다운로드 근절이다. 열심히 만들었는데 다 도둑질당하고 있다. 그걸 내가 막지 못한다면 국가가 책임을 못 진다는 얘기 아닌가. 내 모든 것을 걸고 불법 다운로드만큼은 지속적으로 단속해서 반드시 뿌리를 뽑겠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1000만 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대응책은 있는가. -일본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논한다는 게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관광의 양보다 질을 개선할 호기다. 지난해 관광객은 많이 들어왔어도 관광 수지는 개선이 안 됐다. 관광객 수는 줄어도 돈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 →종교계, 특히 불교계와 불편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해결을 위한 복안은 있는가. -특별히 종교계와 관계가 불편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문화부가 오해를 산 일이 있다면 그걸 불식시키고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99일 남았다. 평창 유치 가능성은 있는가.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유치 활동 단계마다 한건의 실수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잘 진행돼 왔다. 이런 페이스를 남아공 더반까지 유지, 관리한다면 잘될 것으로 본다. →문화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재단 등이 투자에 나섰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위기라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는데. -기금을 투자할 때는 위험성이 따르기 마련이다. 손해를 본 건 부동산이 대부분이다.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업계 전체가 손해를 보지 않았나. 더 준비를 철저히 해서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 →일본 드라마 개방과 관련된 정확한 입장은 뭔가. 새 종합편성채널 업자들에게 유리한 발언이라는 시각이 있다. -개방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문화는 내보내고 다른 문화가 들어오면 안 된다? 이런 쇄국적인 생각은 안 된다. 지금 신한류가 잘나가고 있지 않는가. 이 계기를 놓치지 않겠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밝혀 달라. -나에게 주어진 현안이 아니다. 지금 총선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대통령께서 판단하시는 시점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정병국 장관은 ▲경기 양평(53) ▲부인 이상희씨와 1남 1녀 ▲1977년 서라벌고 졸 ▲1984년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 ▲1993~97년 대통령 비서관 ▲2004년 성균관대 정치학 박사 ▲16~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새정치 수요모임 대표, 사무총장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 ‘4개월 공백’ 영진위원장에 선임된 김의석 감독 
“영화계와 신뢰 회복 최우선”

    ‘4개월 공백’ 영진위원장에 선임된 김의석 감독 “영화계와 신뢰 회복 최우선”

    넉달 넘게 공전하던 영화진흥위원회가 새 수장을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신임 위원장에 김의석(54) 직무대행을 선임했다. 영화감독 출신 영진위원장은 그가 처음이다. 지난 1월 말 마감한 위원장 공모에는 총 17명이 지원했다. 선임까지 두달 넘게 걸렸으니 진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만하다. 김 신임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영진위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영화계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인데 그러려면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하루아침에 될 리 없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진위가 지난해 안 좋은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에 명예 회복을 시켜야겠다는 무한한 책임감이 든다.”면서 “현장(감독) 출신인 만큼 영화인의 시각에서 영진위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92년 데뷔할 때만 해도 한국 영화는 외국 영화에 비해 점유율이 2대8로 열세였다.”면서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영화가) 50~60%로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이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이고 영진위가 앞장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오전 “영화계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통합 능력과 공정한 영화산업 환경조성에 대한 해결 능력 등에 중점을 두고 신임 위원장을 뽑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앙대 연극영화과와 한국영화아카데미 1기를 졸업했으며 영화 ‘결혼이야기’ ‘북경반점’(1999) ‘청풍명월’(2003) 등을 연출했다. 지난해 11월 조희문 위원장이 해임된 이후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위원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다. 두명의 영화평론가 겸 교수 출신 전 위원장(강한섭·조희문)은 모두 임기 1년을 조금 넘기고 옷을 벗었다. 영화계와의 소통은 물론, 조직 장악에도 실패했다. 영화계의 신구 및 진보·보수의 갈등이 불거졌고, 영진위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지난해 독립영화전용관 등 여러 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한 사업자 선정으로 영화단체들과의 마찰을 자초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최우선 과제는 단절됐던 소통을 재개하고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있다. 스태프 인건비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지난해부터 다듬어 온 극장 수익 분배율(부율)을 재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표준계약서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영진위의 독립성 제고 또한 그의 숙제다. 영진위는 강한섭-조희문 체제를 거치면서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지적을 안팎에서 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새 봄 충무로 ‘착한 영화’ 가 뜬다

    새 봄 충무로 ‘착한 영화’ 가 뜬다

    불안하고 뒤숭숭한 국내외 정세 탓일까, 여전히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차가운 날씨 탓일까. 새 봄, 충무로에 대중의 감성을 치유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치유 영화’(힐링 무비)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자극적인 막장 코드나 눈길을 끄는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휴먼 스토리를 앞세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착한 영화’들이 관객과의 소통을 기다리고 있다. ●상반기 줄줄이 개봉 대기 ‘치유 영화’의 선두주자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이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4위 자리를 지켰다. 네 노인들의 순애보를 주제로 인간의 삶과 사랑을 성찰한 이 작품은 개봉 2주 차까지 고전해 흥행 실패가 예상됐으나 뒤늦게 “감동적”이라는 관객의 입소문을 무섭게 타면서 누적 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 영화계 최대 이변으로 꼽힐 정도다. 지난 24일 개봉한 판타지 영화 ‘로맨틱 헤븐’도 천국을 소재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극 중 천국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평화로운 치유 공간으로 설정돼 있다. 영화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을 떠나 보내야 하는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대해 되묻는다. 다음 달 21일 선보이는 민규동 감독의 신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갑자기 닥친 엄마의 죽음 앞에서 갈등하고 반목하던 가족이 서로 치유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노희경 작가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배종옥, 김갑수, 김지영, 유준상, 서영희, 류덕환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가슴 절절한 가족애를 이야기한다. ‘과속스캔들’ 강형철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는 ‘써니’(5월 개봉 예정)도 40대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드라마다. 시한부 삶을 살게 된 한 여인이 과거 7공주파였던 친구들과 25년 만에 다시 모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되찾아 가는 여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유호정, 진희경, 홍진희, 이연경 등 쟁쟁한 중견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2011년판 ‘치유 영화’의 특징은 억지로 관객에게 눈물을 강요하는 최루성 신파가 아니라 탄탄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적절한 코미디에 촘촘히 짜인 구성은 기본이고, 다양한 연령대의 연기파 배우들을 포진시켜 관객층을 넓히고 감동을 배가시킨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은 “비록 노인들의 이야기지만, 대사나 음향, 편집 등 영화적으로는 젊은 감각을 살려 최대한 현대적이고 지루하지 않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흥행 비결을 풀이했다. ●‘치유 영화’ 바람, 왜? 영화 관계자들은 ‘착한 영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대중들이 막장 TV 드라마나 스릴러 영화의 자극적인 코드에 식상함을 느끼는 데다 동일본 대지진 등 자연 참사로 인한 공포와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소외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로맨틱 헤븐’에 출연한 원로 배우 이순재는 “과학과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인간적인 정에 더욱 목말라하고 위로받고 싶어 하기 마련”이라면서 “가족애와 인간애야말로 세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불변의 소재”라고 말했다. 감독들도 각박한 세상 속에서 관객이 영화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감정을 순화시키기를 바랐다고 입을 모은다. 민규동 감독은 “어떤 교훈을 주기보다는 관객이 스스로 각자의 위치에서 삶과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고 위로를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로맨틱 헤븐’의 장진 감독도 “편하고 나쁜 마음이 없어지는 공간인 천국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고 싶었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배급사인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박준경 한국영화팀 차장은 “최근 일본 지진 등 생사가 엇갈리는 자연 재해를 목격하면서 현실을 되돌아보고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한 작품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사회 전반적으로도 실컷 울거나 웃음으로써 감정을 치유하는 카타르시스용 영화가 올 상반기 극장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영화계 장학사업 선도 원로배우 신영균

    [김문이 만난사람] 영화계 장학사업 선도 원로배우 신영균

    노래 하나 감상해본다.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구름따라 흐른다 나도 흐른다/아가씨야 내 마음 믿지 말아라 번개처럼 지나갈 청춘이란다.’ 한운사 작사, 황문평 작곡의 ‘빨간 마후라’다. 얼핏 짧고 단순한 노래 같지만 대한민국 공군 출신들에게는 영원히 가슴 속에 남아 추억의 되새김질을 하게 하는 노래다. 또한 40~50대 이상의 남성들에게는 영화를 통해 익숙하게 다가오는 노래이기도 하다. 1964년 신상옥 감독이 제작한 영화 ‘빨간 마후라’는 공군 전투기가 하늘을 나는 장면과 시원한 활주로, 빨간 머플러가 컬러 필름으로 표현돼 관객을 압도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 충무로 명보극장에서만 25만 관객을 기록했다. 특히 이 영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됐으며 주연으로 나온 신영균(83)씨는 당시 제11회 아시아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한류 스타가 누구냐고 했을 때 영화계에선 신씨를 거론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런 추억을 담은 ‘빨간 마후라’는 대구 달성군 유가면 양리에 위치한 고 유치곤 장군의 호국기념관에 노래비로 세워져 이곳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원로 영화배우 신씨가 2010년 10월 출연한 재산으로 출범한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이 현판식과 함께 영화인 자녀 19명에게 2011년도 상반기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했다. ●영화인 자녀 19명에게 첫 장학금 전달 영화인 총연합회 회원단체와 영화인회의 등 8개 영화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영화인 자녀 이동규(서원대 유아교육학과 1학년), 임원룡(서울대 경영학부 4학년)군 등 대학생 10명과 홍민호(경복고 3학년), 정원(동두천외국어고 1학년)군 등 고교생 9명에게 총 4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들 장학생 중에는 영화배우 허기호(허장강씨의 장남)씨의 아들 허진우(안양대학교 공연예술학과 1학년)군도 포함됐다. 이 자리에서 신씨는 명보시네마테크 운영, 신영균연기예술상 제정과 함께 영화 인재 발굴 사업으로 청소년 영화제 ‘필름 게이트’와 방학 시즌 어린이 영화 체험 교실인 ‘꿈나무 필름 아트 캠프’ 등을 추진할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올 연말에는 제1회 신영균영화연기대상 수상자가 처음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처럼 ‘빨간 마후라’와 ‘5인의 해병’ 등으로 일찍부터 원조 한류스타의 명성을 얻은 신씨는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5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는 등 국내 영화 발전을 위해 새로운 열정과 의욕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신씨를 만났다. 때마침 김두호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현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도 함께 있어 자연스럽게 차를 마시며 인터뷰가 진행됐다. 검은색 양복에다 빨간 넥타이 차림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40대로 보인다.”고 인사를 하자 “에구 뭘, 마음이 젊어서 그런가.”라며 파안대소했다. 그래서 건강 얘기부터 먼저 나왔다. “운동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가끔 골프 라운딩도 하고 헬스클럽에는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나가지요. 나이 먹어서는 근육 운동을 자주 해야 돼요. 골격이 튼튼해지니까.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합니다.” ●294편 영화 거의 다 기억… 팔순의 나이 무색 신씨는 웃음이 호탕하다. 생각을 젊게 하고 행동 또한 그러하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기억력 또한 남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1960년 조긍하 감독의 ‘과부’로 데뷔한 이후 1978년 ‘화조’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출연한 294편의 영화를 거의 줄줄 꿰고 있었다. ‘빨간 마후라’에 출연한 동료 배우 최무룡씨를 비롯해 ‘5인의 해병’에 등장하는 황해·곽규석·박노식씨 등에 대한 추억도 또렷하게 떠올린다. 이들 중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아 우리나라 영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회가 특별하다. 신씨는 알다시피 지난해 10월 자신의 사재 대부분을 털어 장학사업에 쓰겠다고 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 후 후회는 한번도 없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장학사업)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인들의 작업 환경이 아직도 열악합니다. 특히 그들 중에는 재능 있는 자녀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격려와 보탬이 된다면 그것처럼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대를 잇는 훌륭한 연기자들을 잠시 떠올린다. 1955년 ‘피아골’로 데뷔한 고 이예춘씨의 아들 이덕화와 손녀 이지현, 고 김승호씨의 아들 김희라와 손자 김기주, 오발탄의 명배우 고 김진규씨의 아들 김성준, 고 황해씨의 아들 전영록, 고 독고성씨의 아들 독고영재와 손자 독고준, 고 박노식씨의 아들 박준규 등. ●치과의사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꿈 간직 신씨 자신도 가난과 배고픔을 몸소 겪었기에 연기에 자질이 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청춘극단’에서 2년 동안 연기를 하다가 생활의 비참함을 벗어나고자 좀 더 안정적인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서울대 치과대학에 진학했다. 해군 대위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1958년 서울 회현동에 ‘동남치과’를 개업했으나 도저히 끼를 못 버려 2년 뒤 황순원 원작 ‘과부’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처음에 연극을 했는데 생활이 영 말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직업적으로 전망이 좋다는 치과의사가 되고자 했지요. 하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더라고요.” 데뷔작 ‘과부’에서 처음 주연으로 발탁될 당시를 회고한 그는 “배역도 좋고 작품도 좋았는데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많이 고민했지만 순전히 연기에 대한 욕심 하나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후 신씨는 다양한 스타일의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스타의 길로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다. ‘빨간 마후라’ ‘5인의 해병’ 같은 군사물은 물론이고 ‘연산군’에서는 폭군,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는 멜로물의 주인공, ‘저 높은 곳을 향하여’에서는 종교인으로 등장하며 타고난 끼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18년 동안 294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니 그의 열정과 끼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렇다면 한참 인기 가도를 달릴 때 왜 배우를 그만두게 됐을까. “당시 군사정권이었죠. 검열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권총을 쏘는 장면도 ‘왜 이 각도에서 총을 쏴야 하느냐’ 등의 이유로 가위질을 많이 당했지요. 그러다 보니 영화에 대한 매력도 없어지고 편수도 줄고, 관객 또한 마찬가지로 흥미를 잃게 됩니다.” ●군사정권시절 검열 심해 배우 생활 그만둬 배우를 그만둔 이후에는 제주도에서 영화박물관 건립에 열정을 쏟는다. 그가 제주도와 인연이 된 것은 영화 ‘마적’(신상옥 감독)이었다. 이 영화는 1967년 제주도에서 촬영됐는데 당시 신씨는 드넓은 초원에서 영화박물관을 생각하게 됐다. 결국 오랜 노력 끝에 1999년 제주 남원읍에 ‘신영영화박물관’을 건립했다. 이때부터 신씨가 부자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어떻게 부를 일궜을까. “제 인생의 특징을 말한다면 실패를 안 했다는 것입니다. 부자가 되려고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도 않았고 또 무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요. 인격적으로는 겸손하자고 늘 생각했어요.” 신씨는 배우 시절 영화배우라는 직업을 늘 불안하게 여겼다. 그래서 1960년대 친구와 함께 서울 금호동에 동시 상영을 하는 ‘금호극장’을 지었다. 영화는 많으나 극장이 턱없이 모자라는 현실에서 발동이 걸렸던 것. 이후 명보극장 바로 옆에 있는 명보제과를 인수했다. 이때 부인 김선희 여사가 팔을 걷어붙여 직접 빵을 굽고 장사도 하면서 사업을 키워 나갔다. 당시 명보제과는 뉴욕제과와 태극당, 풍년제과 등과 함께 4대 제과로 꼽힐 정도였다. 그러던 1977년 8월 명보극장을 인수하게 된다. 이후 ‘지옥의 묵시록’과 ‘빠삐용’ 등의 외국 영화와 ‘내가 버린 여자’(이문웅 감독), ‘속 별들의 고향’(하길종 감독), ‘미워도 다시 한번’(변장호 감독) 등의 한국 영화가 잇달아 대박을 터뜨렸다. 그가 지난해 기부 대상을 ‘명보극장’으로 정한 것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극장 소유는 영화인들의 꿈이었고 이제는 그 꿈을 후배들에게 돌려주려는 생각에서였다.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언젠가 꿈이 이뤄진다는 철학도 포함됐다. 신씨는 지금도 꿈을 꾼다. 헤밍웨이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노인과 바다’ 같은 영화에 출연해 멋진 연기로 영화배우로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단다. 이를 위한 구상이 현재 기획 단계에 있다고 귀띔했다. 그의 취미는 나무 심기다. 신영영화박물관 옆에 많은 나무들을 심었단다. 서른두살에 영화 나무를 처음 심은 이후 지금도 꾸준히 나무를 심고 있다고 했다. 팔순 나이에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에서 또 한번 영원히 자라는 나무를 심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신영균은 치과의사 → 배우 → 국회의원… ‘빨간 마후라’로 아시아 영화제 남우주연상 1928년 황해도 평산의 산 속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교육열에 의해 일찍 서울로 월남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우연히 교회 연극을 통해 연기를 접한 뒤 줄곧 배우를 꿈꿨다. 한성고를 졸업하자마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청춘극단’에 들어갔다. 하지만 극단 배우로 생계 유지가 힘들자 다시 공부를 시작해 서울대 치의학과에 합격했다. 대학에 다니면서도 총학생회 연극부를 창립해 활동했고 졸업 후 치과의사로 일하다 1960년 32살의 나이에 영화 ‘과부’로 데뷔했다. 이어 1961년 ‘마부’로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고, 1962년에는 ‘연산군’으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며 데뷔 2년 만에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출연작 중 단연 압권은 ‘빨간 마후라’(1964)이다. 이 영화로 아시아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원조 한류스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던 1970년대, 유신정권 아래 영화에 대한 사전 검열이 심해지면서 영화계가 침체됐고 1978년 ‘화조’를 끝으로 배우 활동을 접었다. 이후 명보극장을 중심으로 영화사업에 뛰어들었고 15, 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99년 제주도에 영화박물관을 지었으며 지난해에는 사재 500억원을 선뜻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난 18일에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현판식을 가지면서 장학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요 대표작으로는 열녀문(1963), 쌀(1963), 달기(1964), 시장(1966), 천하장사 임꺽정(1968), 대원군(1968), 미워도 다시 한번(1968) 등이 있으며 18년 동안 모두 294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 분단선 넘어온 눈물…北風 부는 충무로

    분단선 넘어온 눈물…北風 부는 충무로

    2011년 봄, 충무로의 화두는 북한이다. 엄밀히 말하면 북에 살고 있는 사람들, 북을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현실의 남북 관계는 여전히 한겨울 터널 속이지만, 스크린에서는 그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에 주목한 북한 소재 영화가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상적인 감동 코드 내세운 북한 영화 봇물 한국 영화사에서 ‘쉬리’ 이후 남북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은 꾸준히 제작돼 왔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피해갈 수 없는 소재의 보편성과 현실성 때문에 최근까지도 ‘국경의 남쪽’(2006), ‘크로싱’(2008), ‘의형제’(2010) 등 분단의 아픔을 소재로 한 영화는 계속 만들어졌다. 하지만 올해 선보이는 북한 관련 영화는 이념이나 정치색을 배제하고 일상적인 감동 코드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한 작품들이 다수를 이룬다. 특히 탈북자, 재일교포, 조선족 출신 감독들이 직접 보고, 겪고, 느낀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시각과 생생한 현실감이 살아 있다. 재일교포 2세 양영희 감독이 만든 ‘굿바이, 평양’은 북한과 일본 오사카에 각각 30년째 헤어져 살고 있는 이산 가족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2006)에서 조총련 간부로 살아온 아버지와의 관계를 그린 양 감독은 이번에는 막내 조카 선화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6㎜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는 “고모!”라고 부르는 앙증맞은 조카 선화와의 첫 만남부터 반복적인 정전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거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등 평양의 한 가족의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을 그린다. 하지만 그 담담한 시선 뒤에는 ‘디어 평양’ 이후 북한 입국이 금지된 양 감독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선화를 통해 바라본 자신의 정체성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지난 3일 개봉했다. 탈북자 출신 정성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량강도 아이들’(17일 개봉)도 북한의 량강도 두메산골에 남한에서 날아온 크리스마스 선물 꾸러미가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제작 및 연출을 맡았던 정 감독은 실제 북한의 어린이들로만 출연진을 구성하고, 억압된 북한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념과 국경을 초월한 어린이들의 순수한 동심에 주목한다. ‘두만강’(17일 개봉)과 ‘무산일기’(4월 7일 개봉)는 탈북자들의 실상에 사실적으로 접근한 영화로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조선족 출신의 재중교포 장률 감독의 ‘두만강’은 북한과 국경을 맞댄 연변 조선족 자치구를 중심으로 탈북자와 조선족의 갈등을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 프랑스 파리 국제영화제 2관왕, 러시아 이스트웨스트 국제영화제 2관왕을 차지했다.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는 행복을 찾아 남한에 왔지만 서로 불신과 상처만 쌓이는 탈북 주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레드 콤플렉스’ 약화… 북한에 대한 시각 변화 영화 관계자들은 북한 소재 영화가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 소재의 다양성 측면도 있겠지만, 사회문화적인 시각의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이전에 북한은 거시적으로 정치적인 이미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미시적으로 그 속에 사는 사람들에 관심을 갖는 사회적인 인식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영화 ‘량강도 아이들’의 홍보를 맡고 있는 영화사 샘의 최혜경 실장은 “북한에 대한 시각이 이데올로기에서 그 체제하의 사람들로 옮겨지면서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작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북한 관련 영화가 제작돼도 배급사나 상영관을 잡기가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고 북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생기면서 북한 관련 영화가 늘어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레드 콤플렉스’가 약화되고 흔들리는 북한 체제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영화평론가인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는 “우리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가 줄어드는 등 이념적인 문제가 누그러졌고, 영화적으로도 자유분방한 소재가 나오는 추세”라면서 “독일 통일 이후 ‘굿바이 레닌’ 등 동독 관련 영화가 많이 나온 것처럼 최근 북한 체제가 흔들리면서 북한에 대한 모순을 다루고 동시에 남한 사회를 되돌아 보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소재 영화들은 만든 지 2~3년이 된 작품들로 최근에 빛을 본 경우가 많다. 영화계는 이들 북한 영화들이 코미디 열풍을 잠재운 실화 영화 ‘아이들...’의 흥행과 ‘파수꾼’, ‘혜화, 동’ 등 작지만 강한 독립 영화의 선전과 맞물려 의미있는 성공을 거둘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최혜경 실장은 “북한 관련 영화들은 삶에 밀착되어 사실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공감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영화제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영화적인 완성도도 뛰어나다.”면서 “스마트폰 확산으로 각종 소셜 네트워크(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독립 영화 선전이 이어지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영화 프리뷰] ‘짐승의 끝’

    [영화 프리뷰] ‘짐승의 끝’

    을씨년스러운 겨울날 오후. 만삭의 순영은 아기를 낳기 위해 고향에 가는 길이다. 황량한 시골길에서 야구모자를 쓴 남자가 합승을 한다. 차에 오른 ‘야구모자’는 신내림 받은 무당처럼 택시기사와 순영의 은밀한 과거사를 줄줄이 꿴다. 그러더니 장난처럼 “곧 마을에 전기가 나갈 것”이라고 내뱉는다. ‘야구모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섬광이 번쩍이는 순간, 어둠이 찾아온다. 순영이 정신을 차렸는데 아무도 없다. 시골 마을은 거짓말처럼 멈춰버렸다. 만삭의 몸을 끌고 휴게소를 찾아 나선 순영은 엄마를 잃은 소년, 젊은 커플, 자전가 탄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동반자나 구원자의 손길을 내밀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본색을 드러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악몽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영화 ‘짐승의 끝’은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등과 함께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3기)에 뽑혀 5000만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작품이다. 2010년 캐나다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 부문, 2011년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영국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스는 “‘짐승의 끝’은 평범한 재난 영화를 벗어나 어둠의 속을 관통하고 있다.”라고 호평했다. 각본·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약하고 고독한 인간(순영)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낯선 곳에 내동댕이쳐진 순영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감독의 의도대로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초현실적인 설정을 미스터리 구조로 버무려낸 영화의 독특함은 양날의 칼이다. 새로운 형식에 목마른 이들에겐 분명 매력 포인트일 터. 첫 장편영화임에도 2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을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주류 영화의 관습에 익숙하거나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엔딩 자막이 올라간 뒤 ‘찜찜함’만 남을지도 모른다. 114분 내내 당하기만 하는 순영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왜’(why)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전지전능한 ‘야구모자’의 정체나 굳이 괴물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도 알 수가 없다. 조성희 감독은 독립영화계에선 유명인사다. 2009년 중편 ‘남매의 집’으로 7년 동안 빈자리였던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을 차지한 것을 필두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 3등상,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최우수작품상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다. ‘야구모자’ 역의 박해일(오른쪽)은 시나리오만 보고 무보수로 참여했다고 한다. ‘연애의 목적’(2005)에서 본 듯한 능청스러우면서도 껄렁한 느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야구모자’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한다. 칼바람이 부는 허허벌판에서 죽도록 고생하는 순영 역의 이민지(왼쪽)도 눈길이 간다. 하얀 얼굴에 겁이 많아 보이지만 답답할 만큼 고집스러운 순영과 100%의 ‘싱크로율’을 보였다. 18세 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퇴장하는 ‘왕의 남자’

    퇴장하는 ‘왕의 남자’

    ‘왕의 남자’의 이준익(52) 감독이 예고한 대로 “상업영화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혀 영화계 안팎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평양성, (손익분기점) 250만에 못 미치는 결과인 170만. 저의 상업영화 은퇴를 축하해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이 감독은 신작 ‘평양성’을 내놓은 뒤 서울신문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흥행에 (또) 실패하면 상업영화를 그만두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총 80억원의 제작비가 든 ‘평양성’은 27일 현재 전국에서 170만 5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네티즌 “은퇴 발언 철회해야” 은퇴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쏟아진 가운데, 영화계는 이 감독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부산했다. 이날 이 감독의 휴대전화는 하루 종일 꺼져 있었다. 이 감독은 자신이 홍보 대사를 맡고 있는 푸른아시아 비정부기구(NGO) 등과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차 몽골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계는 이 감독이 최근 영화 ‘님은 먼곳에’(171만명),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139만명) 등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한 데 따른 책임감 때문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하면서도 ‘정식 은퇴’로 비치는 것은 경계했다. ●지인들 “독 립영화 전념 의도” ‘평양성’을 공동 제작한 영화사아침의 이정세 대표는 “이 감독이 상업적인 (흥행) 부담이 컸고, 투자사들에 피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괴로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영화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는 분이기 때문에 당분간 상업적인 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영화계를 완전히 떠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분간 상업영화에서는 손을 떼고 소규모 영화 제작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 감독의 ‘영화적 동지’인 타이거픽쳐스의 조철현 대표는 “이 감독 자신이 생각하는 이야기(내러티브)와 관객들이 원하는 게 다르다는 데 괴로워했고, 결과에 대한 책임의식도 강했다.”면서 “직선적이고 변명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자신의 (은퇴) 발언에 책임을 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파란만장’으로 본 스마트폰 영화의 오해와 진실

    ‘파란만장’으로 본 스마트폰 영화의 오해와 진실

    박찬욱·찬경 형제의 스마트폰 영화 ‘파란만장’이 독일 베를린영화제 단편 부문 금곰상을 받으면서 스마트폰 영화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루 임대료만 해도 100만~2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카메라 없이 누구나 ‘영상’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기업(KT)의 지원을 받은 ‘파란만장’을 놓고 스마트폰 영화가 대중화될 것처럼 떠드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외려 새로운 배급·유통 경로로서 스마트폰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누구나 영화감독 될 수 있다? 22일 대상 격인 플래티넘스마트상(민병우 ‘도둑고양이들’)을 발표한 제1회 스마트폰 영화제(롯데시네마·롯데백화점·올레KT주관)에는 무려 470편이 출품됐다.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작업한 중고생,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40대 부부 등 다양한 연령대의 ‘감독’들이 작품을 내놓았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박찬욱이 될 수 있는 시대”라는 박찬욱 감독의 말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파란만장’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파란만장’은 아이폰 4G의 줌과 플래시 기능이 약해 원경 및 야간 장면을 찍는 데 애를 먹었다. 때문에 캐논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렌즈를 링 어댑터를 써서 스마트폰에 부착하고 영화촬영용 야간 조명을 보강했다. 치명적인 단점인 흔들림을 막기 위해 아이폰 홀더와 각종 부속장치들을 고정시켜 주는 받침대(리그) 등을 사용했다. 카메라 효과를 보강해 주는 ‘올모스트DSLR’ 앱도 썼다. 스태프도 80명 넘게 참여했다. 누구나 박 감독처럼 제작비(1억 5000만원)와 스태프, 장비를 지원받을 수는 없다. 누구나 박 감독처럼 극장 상영이 가능한 스마트폰 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제작단가 확 낮춘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으면 제작비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휴대전화나 노트북 컴퓨터로 볼 게 아니라 극장 상영을 염두에 둔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최근 독립영화 ‘까막섬의 비밀’을 발표한 남태웅 감독은 “약정이 없다면 스마트폰 구입에 90만원 정도 드는데 해상도는 960×640 정도”라면서 “차라리 20만~30만원 더 주고 풀HD(1920×1080)를 지원하는 DSLR로 찍는 게 화질은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어 “장편영화를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을 테스트했는데 생각보다 선명도가 떨어지고 빠른 속도의 동작을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더 좋은 부가장치가 생기면 모르겠지만, 근본적으로 렌즈 선택의 폭이 없는 데다 흔들림 현상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보다는 DSLR가 영화촬영 대체수단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는 게 남 감독의 설명이다. 필름카메라에 비하면 심도가 떨어지지만, 저렴하고 기동성이 있는 데다 특유의 질감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나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가 DSLR로 찍은 대표작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영화 공개 영화제 수상작이 아니라면 독립영화가 상영관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편당 5000만~1억 5000만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회수하는 건 언감생심. 그래서 독립영화계에서는 새 유통 경로로서의 스마트폰 가능성에 주목한다. 영화 ‘까막섬의 비밀’은 지난 18일 안드로이드용 무료 앱을 통해 ‘개봉’됐다. 조만간 아이폰용 앱도 내놓는다. 국내 첫 시도다. 제작비 1억 5000만원에 촬영기간 3개월, 후반작업을 포함하면 스태프 15명과 배우 40명이 참여한 ‘까막섬’은 극장 상영도 고려했지만 결국 ‘스마트폰 개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까막섬’의 남현주 PD는 “힘겹게 극장을 잡더라도 퐁당퐁당(하루 걸러, 혹은 회차 건너 상영)이나 하루 1회 상영되기 십상이어서 차라리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DVD나 TV 쪽의 2차 판권을 생각했다.”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한 공개가 앞으로 독립영화의 새로운 활로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5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박수영 감독의 ‘죽이러 갑니다’도 최근 아이폰용 무료 앱을 내놓았다. 홍보대행사 메가폰 관계자는 “소규모 영화라 홍보를 우선 생각했고, 와이드 릴리스(대규모 개봉)가 아니라 서울에서만 개봉했기 때문에 지방 관객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최고은 사망 계기 ‘공대위’ 출범

    20일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사망 사건을 계기로 ‘공연예술인 경력인정 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됐다. 서울연극협회, 무대예술전문인협회, 한국연극영화과교수협의회, 한국뮤지컬협회, 한국프로듀서협회 등 공연예술 관련 단체들이 참여한다. 영화계와의 연대작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공동위원장에 오른 박장렬(45) 서울연극협회장은 “기본적으로 예술인도 근로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야 4대보험 등 기본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혈투’ 주연 진구 “백지라서 러브콜 받죠”

    ‘혈투’ 주연 진구 “백지라서 러브콜 받죠”

    영화 ‘마더’, ‘트럭’, ‘비열한 거리’를 본 관객이라면 그의 강렬한 눈빛을 쉽사리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바로 배우 진구(31)다. 봉준호, 김지운, 유하 등 유명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충무로의 젊은 피’로 통하는 그가 이번엔 사극 ‘혈투’(24일 개봉)에서 또 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혈투’는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쓴 박훈정 작가의 감독 데뷔작. 조선 광해군 11년,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대패하고 적진 한가운데 고립된 3인의 조선군 도영(진구), 헌명(박희순), 두수(고창석)가 적이 아닌 서로를 겨눈 채 혈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진구를 만났다. →죽마고우에게 배신당한 뒤 복수심에 불타는 도영 역을 맡았는데. -대본이 좋고 악역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 세 명 중에 아무나 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도영 역은 피하고 싶었다. 양반가 자제였다가 친구의 배신으로 몰락한 인물의 분노 등 복잡한 내면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성격은 친구에게 배신 당해도 금세 잊어버리고 마는, 긍정적인 편이다. →배신과 복수라는 코드가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혈투’만의 차별점은.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설전을 벌일 수 있는 토론용 영화다. 2인자의 설움을 지우기 위해 권력을 좇는 헌명이나 몰락한 양반가 자제 도영, 양반들로 인해 억울한 군역을 치르게 된 천민 두수 등 시대 상황은 다르지만, 관객들은 각자 살아온 과거에 따라서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해 이야기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만주 벌판을 피해 세 주인공이 몸을 피한 객잔(밀실)에서의 긴장감과 액션이 인상적이다. -눈보라 장면은 세트장에 소금밭을 만들어 촬영했는데, 모공 속에 소금이 침투하고 탈수 현상이 일어나 셋 다 링거를 맞기도 했다. 여름에 무거운 옷을 입고 가발을 쓴 데다 피 분장을 위한 물엿이 땀, 소금과 뒤섞여 고생 좀 했다. →연기파 배우 세 명이 모였으니 말 그대로 ‘혈투’가 벌어졌을 것 같다. -친해져야 독한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낮에는 액션, 밤에는 음주로 우애를 다졌다. 셋 다 현장에선 ‘수다맨’이었는데, 의외로 희순이 형이 가장 웃기고 창석이 형이 가장 진지했다. 형들은 내가 마음껏 연기하도록 배려해 줬다. 그런데 영화가 나온 것을 보니 두 분이 욕심을 내지 않아도 빛이 나더라. 어떤 장면에서 남을 이겨야겠다는 경쟁심은 MBC 청춘시트콤 ‘논스톱5’(2005)를 찍으면서 버렸다. 젊은 친구들이 서로 튀려고 욕심부리는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마음을 그렇게 빨리 비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계기가 있었나. -데뷔작인 2003년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시기였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자 인기가 사그라들더니 아예 거품처럼 없어졌다. 연기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맛본 것이다. 그때부터 인기란 거품이란 것을 깨닫고 욕심이나 기대를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작이 바로 영화 ‘비열한 거리’(2006)였나. -지금은 소속사 대표가 된 당시 매니저를 통해 ‘진구는 TV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방송사 고위간부의 말을 전해 듣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영화계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연기를 하다보니 그동안 갖고 싶었던 돈, 명예 같은 것들이 내 눈앞에 와 있었다. →‘조연으로 사는 법’을 일찌감치 터득했나 보다. -조연은 아무리 잘해도 주연보다 더 많이 나올 수는 없다. ‘비열한 거리’를 찍을 때 조연답게 주인공인 조인성을 충실히 받쳐주자고 마음먹었다. 그랬더니 점차 연기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충무로 유명 감독들의 출연 제의가 유독 많았다.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백지라서 (감독들이) 그림을 그리는 재미가 있으신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은 배우마다 자신이 원하는 연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김지운 감독은 배우가 이해 못하는 장면이 있으면 확실하게 답을 주는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스타일이다. 이번에 작업한 박훈정 감독은 마음이 급하고 호불호가 확실한 것이 나와 성향이 가장 비슷해 행복했다. →앞서 작업한 선배 배우들에 대한 느낌은. -‘트럭’을 함께 찍은 (유)해진 형은 인상과 달리 무척 섬세하고 공부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현재 ‘모비딕’을 함께 찍고 있는 (황)정민 형은 주변 사람들이 피곤하다고 느낄 만큼 ‘디테일의 신’이다. →아버지가 ’투캅스3‘ 등을 찍은 유명한 촬영감독(진영호)이다. 배우 생활에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정반대다. 아버지가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반대를 많이 하셨다. 끼도 없고 공부를 곧잘 하는 편이니 영화를 하고 싶으면 연출이나 촬영을 하라고 하셨다. 지금은 배우로서 인정해주시지만, 모니터할 때 칭찬 위주로 하시는 편이라 별로 도움은 안 된다.(웃음) →반항아적 이미지 때문에 손해본 적은 없나. -덕 본 게 더 많다. 배우들이 술자리에서 종종 싸움에 휘말리곤 하는데, 강한 인상 때문인지 내게는 시비 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예전엔 여성 팬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 ‘연기파 미남’이라는 말도 곧잘 들어 더 나이 들기 전에 멜로 영화도 찍고 싶다는 진구. 2009년 ‘마더’로 각종 남우조연상을 휩쓴 그에게 이젠 주연상을 노려볼 만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언젠간 타겠지만 혹시 안 타도 상관 없다.”고 했다. 크든 작든 자신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들어오는 것에 감사하단다. 그는 진정 스크린에서 놀 줄 아는 배우였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TV 미술관(KBS1 밤 12시 10분) 특유의 서사성과 감수성으로 우리 만화의 새로운 창을 연 만화가 김동화를 만난다. 그의 작품은 2009년 프랑스 비평가들이 뽑은 ‘올해의 만화 베스트 5’에 선정되기도 했다. 1970~80년대 잡지 ‘여고시대’의 ‘내 이름은 신디’와 ‘아카시아’ 등의 작품으로 순정만화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김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금요기획(KBS2 밤 11시 5분) ‘내 손 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게임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게임에만 집중돼 있던 한국의 게임 산업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새로운 게임 판을 벌이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이들에게서 우리 게임 산업의 내일과 희망을 엿본다. ●MBC 스페셜(MBC 밤 11시 5분)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한 명상센터. 경쾌한 음악과 함께 춤바람이 난 사람들이 있다. 한바탕 춤으로 땀을 흘리고 난 후 사람들은 둥근 유르트 안에 누워 깊은 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오감을 깨워 내 몸을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의 첫 시작이다. 그렇게 잠깐 멈춤으로 마음의 소리를 찾는 사람들을 따라가 본다. ●귀농 프로젝트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 30분) 충청남도 홍성군 교촌마을은 정월 대보름이면 이 마을만의 큰 행사가 열린다. 마을 보물 1호인 우물제와 귀밝이술 담그기다. 행사 때면 마을 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것이 철칙이다. 올해는 청년들도 마을에서 직접 담그는 귀밝이술에 도전한다. 과연 청년들은 귀밝이술을 제대로 완성할 수 있을까.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공부해야 할 개념은 산더미, 난이도도 천차만별. 수많은 수험생들을 울리는 수학은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당신도 수학 고수가 될 수 있다. 김지범, 유승빈, 구본석에게 듣는 수학 고수가 되는 비결을 소개한다.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비법은 다름 아닌 무한 반복학습. 최정상에 올라선 수학 고수들의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5분) 영화계의 거목 이장호감독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눠 본다. 이 감독은 데뷔작 ‘별들의 고향’으로 46만명이라는 경이적 관객을 동원, 일약 당대 최고의 흥행감독이 되었다. 1970년대 청춘·멜로 영화의 틀을 파괴한 ‘바람 불어 좋은 날’에서 아역배우 출신 안성기의 데뷔 사연과 두 사람의 진한 우정도 들을 수 있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소울 키친’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소울 키친’

    영화제 수상 경력으로만 평가하자면 파티 아킨은 현재 독일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미치고 싶을 때’와 ‘천국의 가장자리’가 각각 독일 베를린영화제와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황금곰상과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소울 키친’은 2009년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아직 마흔이 되지 않은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두루 영광을 얻었으니 독일 영화가 그에게 거는 기대와 각별한 관심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영화제용 영화는 무조건 지루하고 난해할 거라고 믿는 관객에게 아킨의 영화는 선입견을 벗어날 기회를 제공한다. 혼란 속에서 질서를 구하는 이야기, 유려한 카메라, 매끈한 편집, 음악에 대한 각별한 감각이 여전한 가운데 ‘소울 키친’은 한결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구사한다. 그런 점에서 아킨은 독일의 대니 보일이다. 평단의 지지보다 대중의 사랑을 선택한 그들의 영화가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지노스는 함부르크의 창고 지역에서 ‘소울 키친’이란 이름의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어느 날, 애인 나딘이 꿈을 핑계로 중국으로 떠나면서 불운의 바퀴가 돌기 시작한다. 지노스는 식기세척기를 옮기다 허리를 다치고, 세무 담당자가 찾아와 미납된 세금을 독촉하고, 새로 고용한 셰프는 음식의 정도를 고집하고, 보건과 직원은 식당의 청결을 문제 삼는다. 급기야 나딘마저 절교를 선언한다. 지노스는 모든 말썽을 남겨둔 채 중국으로 떠나야 할 판이다. 아킨은 유럽의 하부세계에서 들끓는 현상(혹은 문제)들을 식당이란 좁은 공간 속에 총 집결해 놓았다. 하나, 억지로 노동하는 대신 하고 싶은 일에만 집착하는 젊은이들은 나머지 일에 별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들은 음악과 그림을 위해서라면 굶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둘, 감가상각 기간이 끝나기 전에 버려진 건물들이 본래 용도와 동떨어진 공간으로 변질된다. 부동산업자의 탐욕에 맞춰 폐건물들이 댄스 학원, 클럽, 식당으로 개조되는 것이다. 셋, 꿈을 좇아 터키·그리스 등에서 독일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희망의 땅을 찾아 다시 독일을 떠난다. 끝없이 유목하는 자에게 안주할 곳은 없어 보인다. ‘소울 키친’의 답은 펑키하고 낙천적인 소울 뮤직 안에 있다. 아킨은 현실을 염려하고 비판하는 자들에게 ‘자기 몸이 존재하는 곳에서 즐거움을 찾자.’고 말한다. 그러므로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방인이나 미래를 걱정하는 청춘은 여기에 없다. 물론 삶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을 항상 경계해야겠지만, 이 시대에 영화가 아니라면 과연 누가 ‘한바탕 놀이’의 낭만을 보여줄 수 있겠나. 국내서도 17일 개봉한 ‘소울 키친’은 웨인 왕의 ‘스모크’, 에밀 쿠스투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잇는 유쾌하고 따뜻한 파티 같은 영화다. 영화평론가
  • 탈 많던 영진위원장 이번엔 누구?

    탈 많던 영진위원장 이번엔 누구?

    “일을 해 줬으면 하는 분들은 사양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들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아 해 고민스럽다. 모든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있음을 알아 달라.”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정병국 신임 장관이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공모과정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누가 차기 위원장이 되더라도 전체 영화계가 선뜻 수긍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일 것. 이명박 정부 들어 취임한 두 명(강한섭·조희문)의 영진위원장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었을 만큼 탈 많던 영진위원장 후보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5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진위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지명혁 영상물등급위원장과 이강복 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의석 영진위원장 직무대행, 김진해 경성대 교수, 황기성 전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을 문화부에 추천했다. 문화부는 검증작업을 거쳐 새달 초 임기 3년의 영진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절대강자’는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온갖 설만 난무하고 있다. 예컨대 ‘누구는 청와대와 줄이 있다더라,’, ‘아무개로 결정됐고, 나머지는 들러리’는 식이다. 정치권과의 인연을 내세워 위원장이 된 뒤 독선을 일삼았던 일부 전임자들의 행태와 함께 비공개로 진행되는 현재의 선정과정에서 비롯된 문제점이다. 후보자의 면면은 다양하다. 지명혁 국민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프랑스 파리 제1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영화학자 출신. 다만 영등위원장 임기가 6월까지 남은 상황에서 또 다른 공직에 지원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결혼이야기’ ‘청풍명월’을 연출하는 등 현장에서 활동을 펼쳤던 김의석 감독(현 직무대행)은 영진위 업무를 꿰뚫고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이강복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CJ엔터테인먼트 CEO 출신으로 한국의 영화산업 규모를 키운 대표적 인물이다.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장점인 동시에 ‘거품’을 조성한 장본인이라는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황기성 전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닥터봉’ 등 1990년대 히트작을 쏟아낸 원로 영화인. 김진해 교수도 ‘49일의 남자’(1993)를 연출한 감독 출신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제2의 장쯔이 누구?…中명문학원 입학시험 ‘후끈’

    제2의 장쯔이 누구?…中명문학원 입학시험 ‘후끈’

    공리, 장쯔이 등 중화권을 대표하는 월드스타 여배우를 배출한 중국 북경전영학원의 신입생을 뽑는 입학시험에 각 지방에서 내로라하는 미녀들이 총출동해 화제다. 둥팡자오바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북경전영학원 내에서 치러진 연기학과 입학시험은 총 30명 정원에 4000명이 넘는 학생이 응시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여학생의 응시비율이 월등히 높았으며, 현재 중국 영화계 내에서 청순코드가 대세인 만큼 대다수의 응시자들이 비슷한 콘셉트로 시험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시험에는 ‘중국의 설리’ 또는 ‘장이머우의 진주’로 불리는 92년생 저우둥위(周東雨·19)도 응시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도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로 시험장에서부터 주목을 끈 학생들도 있었으며, 이들은 스카우트에 나선 소속사 관계자의 눈에 띄어 현장에서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했다. 북경전영학원측은 2009년부터 입학시험을 치르는 모든 학생들에게 메이크업을 금지했으며, ‘생얼’이 아닌 채로 시험장에 들어오는 학생에게는 현장에서 바로 메이크업을 지우도록 하는 강력한 방침을 시행중이다. 천이(陳浥) 북경전영학원 원장은 “이번 1차 시험은 학생들이 예술인의 기본자질을 가지고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북경전영학원은 유명 배우 뿐 아니라 장이머우, 첸카이거, 지아장커 등 현재 전 세계 영화계를 주름잡는 유명 감독들을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사진=위는 저우둥위, 아래는 북경전영학원 입학시험 응시생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콘텐츠 관련예산 확대” 목소리 높아

    “영화인에 대한 지위, 복지 등에 대한 법안들이 졸속적으로 입법되지 않았나.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영화계를 떠나지 않게 해달라.”(장원석 영화제작자) “한류는 격려하되 비주류도 지원하라.”(임진모 음악평론가) ●각계의견 4시간 동안 쏟아져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첫 현장 업무보고 자리에서 새 풍속도가 펼쳐졌다. 천편일률적인 업무 보고 대신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들이 쏟아졌던 것. 문화부는 10일 서울 구로동 동우애니메이션 사옥에서 ‘20 11 콘텐츠 정책 대국민 업무보고회’를 열었다. 문화부 청사에서 갖는 기존 업무보고를 지양하고 현장에서 업계, 학계 등 관계자들과 함께 정책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정 장관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 1, 2부로 나뉘어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된 행사는 점심을 샌드위치로 대신한 채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목소리는 콘텐츠 관련 예산 확대에 쏠렸다. 최용석 빅아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우리는 콘텐츠 시장 자체가 없고, 자본과 전문인력도 없다.”며 “영화 ‘라푼젤’ 캐릭터 하나 만드는 데 3000억원 들었다. 문화부의 콘텐츠 관련 1년 예산과 맞먹는다. 이제부터라도 걸맞은 재원을 확보하라.”고 질타했다.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대표도 “3개 방송사에서 해마다 돈을 걷어 5년만 콘텐츠 산업에 지원해 보라. 당장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화인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절규’도 이어졌다. 영화제작자 장원석씨는 “영화제작사의 기획개발비가 없어지면서 대다수 영화인들은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있다.”며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고 최종화 조명감독도 “영화인들에 대한 처우가 진작 개선됐으면 고 최고은 작가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없었을 것이다. 동료들이 한줌 재가 되고 마는 일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문화부의 리더십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영철 지원콘텐츠 대표는 “다른 산업과 달리 문화관련 산업만 유독 (대기업과)동반성장 기획 단계부터 배제되고 있다. 문화부에서 적극 챙겨달라.”고 주문했고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시아음악제작자협회 등을 한국에 유치해 한·중·일 단일화 마켓을 형성하는 데 문화부가 앞장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장관 “故 최씨 일 대단히 유감” 정 장관은 맺음말을 통해 “콘텐츠 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에서 고 최고은씨 같은 사태가 빚어져 위정자의 한 사람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스태프진에 대한 처우 개선 없이는 영화 산업 발전도 없다. 문화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 “1000만 관객을 목표로 영화를 만드니 오히려 영화산업이 적자가 되는 역설이 생겼다.”며 “내수 시장 한계 극복을 위해 동남아 시장을 우리 시장화 하는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책을 모색하는 한편 각종 규제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만화가 홀대받고 있다.”는 이현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의 지적에 대해 “예산이 뒷받침 되는 범위에서 KTV(한국정책방송)의 황금시간대에 우리 만화영화가 방송될 수 있도록 당장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안방극장 女人天下 여왕타이틀은 하나

    안방극장 女人天下 여왕타이틀은 하나

    아이돌 스타들의 어설픈 연기 연습은 끝났다. 이제 안방극장에는 관록 있는 여배우들의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약속이나 한 듯 방송3사는 여주인공을 앞세운 대작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여배우들의 격전장이 될 상반기 드라마 시장에서 ‘여왕’의 자리에는 누가 오를 것인가. 김희애·염정아 재계거물 카리스마 격돌 우선 김희애(44)와 염정아(39)의 카리스마 대결이 눈에 띈다. 요즘 방송가에서는 ‘선덕여왕’(MBC)과 ‘대물’(SBS)에서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인 ‘고현정 효과’로 인해 30~40대 여배우에 대한 기대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 김희애와 염정아 모두 공교롭게도 극 중 재계 거물로 나와 경쟁 구도를 더 달군다. 김희애는 ‘아테나:전쟁의 여신’ 후속으로 오는 28일 첫 방송되는 SBS 월화 드라마 ‘마이더스’로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증권가를 배경으로 기업 간 인수, 합병을 다룬 드라마다. 김희애는 재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유인혜 역을 맡았다. ‘내 남자의 여자’, ‘완전한 사랑’, ‘눈꽃’ 등 주로 통속극에 출연했던 김희애는 이번 드라마에서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미국 월스트리트를 거친 전문사업가로 나온다. 돈과 야망을 좇는 캐릭터다. 김희애의 연기 변신과 더불어 영화 ‘타짜’의 강신효 감독이 드라마 연출을 맡은 점도 화제다. 염정아는 새달 2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재벌 총수로 출연한다. 재벌가에서 그림자처럼 살다가 역경 끝에 결국 총수 자리에 오르는 김인숙 역할이다. ‘장화, 홍련’, ‘범죄의 재구성’, ‘소년, 천국에 가다’ 등 영화에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염정아는 “드라마는 ‘워킹맘’ 이후 3년 만”이라면서 “그동안 충전된 에너지와 열정을 김인숙 캐릭터에 아낌 없이 쏟아붓겠다.”고 공언했다. 작가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마이더스’는 ‘올인’의 최완규 작가가, ‘로열패밀리’는 미실 캐릭터를 탄생시킨 ‘선덕여왕’의 김영현·박상연 작가와 ‘종합병원2’의 권음미 작가가 각각 극본을 맡았다. ‘마이더스’의 김영섭 SBS 책임 프로듀서는 “과거 정·재계를 다룬 드라마의 주인공이 대부분 남성이었지만, 최근 전문직 여성들의 사회 진출 영역이 늘어나는 시류를 반영했다.”면서 “특히 30~40대 여배우들은 연기 신뢰도가 높고, 작품 해석력도 뛰어나 (드라마를) 믿고 맡길 만하다.”고 말했다. 김민정·한혜진 차세대 연기파 女優 탄생 예고 20~30대 젊은 여배우들도 가세했다. ‘프레지던트’ 후속으로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KBS 수목 드라마 ‘가시나무새’는 한혜진(29)과 김민정(29)의 연기 대결이 관심을 모으는 작품. 성공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다른 선택을 한 두 여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제중원’ 이후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비추는 한혜진이 운명에 맞서 싸우는 여주인공 서정은 역을 맡았다. 지금은 보육원 출신의 단역배우이지만 언젠가 스타가 돼 생모를 찾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바람에 흔들려도 꺼지지 않는 등불 같은 여자다. 김민정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지만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난 뒤 세상을 향해 복수심을 불태우는 팜므파탈 한유경 역을 맡았다. ‘장밋빛 인생’, ‘미워도 다시 한번’을 흥행시킨 김종창 PD가 연출을 맡았다. 김 PD는 “두 캐릭터의 선악 대비가 워낙 뚜렷한 데다 두 배우가 역할에 100% 몰입해 차세대 연기파 여배우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요원·남규리 상큼발랄 매력 대결 ‘싸인’ 후속으로 3월 방송 예정인 SBS 수목 드라마 ‘49일’은 이요원이 여주인공으로 나선다. ‘선덕여왕’ 이후 1년 4개월 만에 복귀하는 이요원은 최근 첫 촬영에 돌입했다.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한 여인의 영혼이 가족을 제외하고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의 눈물이 있으면 회생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이경(이요원)이 혼수 상태에 빠진 예비신부 신지현(남규리)의 영혼에 빙의되면서 겪는 일화가 중심 축이다. 전작에서와 달리 이요원은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김수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로 연기자 신고식을 치른 아이돌 가수 출신 남규리도 미니시리즈에 첫 도전해 눈길을 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끊임없이 연기력 논란을 일으키는 아이돌 스타들의 미흡한 연기에 지친 시청자들이 확실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을 갈구하고 있다.”면서 “모처럼 (안방극장에) 전진 배치된 여배우들의 활약이 충무로에도 자극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새 영화계는 ‘여배우 수난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자배우 중심의 작품이 주를 이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현빈, 베를린영화제 레드카펫 밟는다

    현빈, 베를린영화제 레드카펫 밟는다

    오는 3월 7일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참석이 불투명했던 현빈(29)이 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31일 영화계에 따르면 현빈은 이날 병무청으로부터 2월 15일부터 23일까지 출국 허가를 받았다. 앞서 현빈 측은 영화제 참석을 위해 출국 허가를 요청했으나 입대를 불과 한달여 앞둔 상황이라 불허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병무청은 현빈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추천서를 제출해 옴에 따라 영화제 참석이 정당한 출국 사유로 인정돼 허가했다고 밝혔다. 현빈은 임수정과 호흡을 맞춘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로 베를린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중국 배우 탕웨이와 출연한 ‘만추’는 이 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받았다. 베를린 영화제는 오는 10일 개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충무로 스릴러 열풍 주춤…휴먼·코미디 훈풍

    충무로 스릴러 열풍 주춤…휴먼·코미디 훈풍

    2008년 시작된 영화 ‘추격자발(發) 스릴러 열풍’에 제동이 걸린 것일까. 신묘년 충무로는 휴먼·코미디 장르를 중심으로 한 훈풍이 본격적으로 불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된다. ●‘추격자발(發) 스릴러 풍년’에 제동 지난 2년간 국내 영화계는 유독 스릴러 장르에 제작과 투자가 집중됐다. ‘추격자’가 미국드라마(미드) 못지않은 탄탄한 스토리와 장쾌한 영상미를 바탕으로 웰메이드 한국 영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한국형 스릴러 영화가 줄줄이 쏟아졌다. 지난해 극장가는 흥행 1위를 차지한 ‘아저씨’를 비롯해 ‘이끼’, ‘악마를 보았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심야의 FM’ 등 범죄 스릴러가 주류를 이뤘다. 그 과정에서 전작과의 차별화를 노린 표현의 잔혹성에 대한 강도는 점점 더 세졌다. 하지만 2011년 들어 이 같은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연말에서 연초로 이어지는 흥행 대전에서 무난히 흥행이 예상됐던 ‘황해’가 휴먼 코미디를 표방한 ‘헬로우 고스트’와 ‘라스트 갓파더’에 밀려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1월만 봐도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하정우, 김윤석이 다시 손잡아 화제를 모은 ‘황해’가 200만명 돌파를 기점으로 관객이 급감해 손익 분기점인 450만명 동원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헬로우 고스트’와 ‘라스트 갓파더’는 모두 2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롱런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신작 개봉영화에서도 강우석 감독의 휴먼 드라마 ‘글러브’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고, 설 극장가에도 코믹 사극을 표방한 ‘평양성’,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 걸리는 등 새해 극장가는 휴먼·코미디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불황 지속… 부담없는 코미디 선호도 높아져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 2년간 극장가 흥행을 주도했던 스릴러 열풍이 주춤하고 휴먼·코미디 열풍이 부는 데 대해 관객들의 기호 변화와 사회적 원인에서 이유를 찾았다. ‘웰컴 투 동막골’, ‘바르게 살자’ 등 휴먼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보여온 장진 감독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대중은 쉽고 편안한 영화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평도 사태 등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고 경제 불황이 지속되는 등 스트레스가 심해져 관객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휴먼 코미디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텔 미 섬딩’, ‘황진이’ 등을 연출한 장윤현 감독은 “관객들의 기호 변화에는 주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최근 차가운 스릴러에 질린 관객들이 가슴 따뜻한 영화를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영화 제작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상무 CJ 엔터테인먼트 투자팀장은 “지난 2년간 웬만한 스타 감독과 유명 배우들은 스릴러 장르를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지금도 스릴러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갈 때”라고 말했다. 지난해 스릴러 영화 ‘이끼’에 이어 올해 청각장애 야구부의 감동 드라마 ‘글러브’로 도전장을 내민 강우석 감독은 “제작자들은 영화 안에 몰입돼 있으면 오히려 관객들의 취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스릴러 영화의 자극이 점점 세진 것도 그런 이유가 컸다.”면서 “나 스스로 그런 패턴에서 빠져 나와 초심으로 돌아가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영화 제작사 대표도 “사실 영화의 제작은 투자자의 결정과 직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 스릴러 열풍은 흥행을 의식한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라면서 “그동안 스릴러만 찾던 투자자들도 휴먼이나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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