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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폰 놓고 펜을 잡다

    메가폰 놓고 펜을 잡다

    한국 영화계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걸출한 두 영화감독이 비슷한 시기에 소설책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충무로의 대재앙’으로 불리는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이후 제주도에 머무는 장선우 감독은 소설 ‘caf 물고기_여름 이야기’(물고기북스 펴냄)를 썼다. 자희 혹은 여름이라고 불리는 여자 아이가 제주도의 작은 카페로 찾아 와 자라서 유명한 영화배우가 되겠노라고, 그리하여 출가하겠노라고 발버둥친다. ●이무영, 천주교 탄압 담은 역사소설 내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의 각본을 쓰고 ‘휴머니스트’ 등을 연출한 이무영 감독은 천주교 탄압의 역사를 다룬 소설 ‘새남터’(휴먼앤북스 펴냄)를 발표했다. 이 감독은 소설 출간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47년간 목회활동을 한 목사 아버지는 고매한 인격을 가지셨고 신념을 위해서라면 100% 목숨을 내놓을 만한 분”이라며 “목사인 아버지를 모델 삼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모두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까지 한 공통점이 있다. 특히 장 감독은 ‘우묵배미의 사랑’ ‘경마장 가는 길’ ‘너에게 나를 보낸다’ ‘거짓말’ ‘화엄경’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이 감독은 소설과 시나리오의 차이에 대해 “소설은 펼치는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새남터’는 현실과 과거 회상 장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영화적 기법과 흥미진진한 극적 구도를 빌린 본격 소설이지만 ‘여름 이야기’는 영화감독의 후일담 소설에 가깝다. ●장선우 제주도 칩거 생활 소설에 묻어나 장 감독도 소설 첫 장에 “이 글은 일기체로 쓰이기는 했으나 어디까지나 소설”이라고 강조해 놓았다. 하지만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 ‘성냥팔이’의 흥행 실패 이후 제주도에서 카페를 하며 칩거하다시피 하는 장 감독의 근황과 소설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장 감독은 소설 속에서 “몽골에서 추진하던 영화 ‘천개의 고원’이 좌절된 뒤였다. 나는 한때 훈(흉노)처럼 만리장성 넘어 오르도스 초원을 꿈꾸었고, 말 달렸고, 고비사막을 헤매었고, 노마드를 노래했었다. 노마디즘을 사유한 질 들뢰즈의 책 ‘천개의 고원’을 끼고 살았다. 그리고 초원의 악기, 마두금을 모티브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스태프가 구성되고, 캐스팅도 끝냈다. 최적의 로케이션 촬영지도 정했고, 미술, 음악 모든 것이 준비되고 있었다.…하지만 만리장성이 문제였다. 제작자는 만리장성을 둘러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고 고집 부렸다.”며 촬영 시작 직전에 엎어진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는다. 이 감독 역시 “지금까지 영화 10편의 각본을 썼는데 소설을 쓰는 2년 동안 영화가 TV에서 다시 방영되더라도 시나리오 작가에게 저작권료가 하다못해 5000원이라도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며 영화 제작진의 고충을 설명했다. 특히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이었던 고(故) 최고은씨의 죽음을 언급하며 창작자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그는 “소설 쓰기의 가장 어려운 점은 엉덩이를 깔고 앉아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새남터’ 영화화 작업 진행중 영화평론가 정성일씨는 장 감독의 소설에 대해 “어떤 사람은 미처 세상을 보지 못하고 떠난 여자 아이를, 미처 세상을 보지 못하고 중단된 영화로 읽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 감독은 ‘새남터’의 영화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APM(아시아프로젝트마켓)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그는 “지원작으로 같이 선정된 감독이 친구이긴 하지만 마지막에 주는 상금은 꼭 내가 받고 싶다.”며 “사극이라 제작비가 35억원은 필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소설은 돈 없는 영화감독의 사생아인지도 모른다. 이 감독은 “문학에서 영화가 많이 나오는데 소비나 배설의 작품이 아니라 진지한 삶의 고민이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소설이든 영화든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그 소통의 도구란 무의미한 것일 게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영화프리뷰]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받은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잘 짜여진 드라마에 묵직한 철학적인 문제를 버무린 수작이다. 특히 기존의 할리우드 영화와는 차별화된 화법으로 이란의 사회상을 잘 녹여내 상당히 독특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영화는 이혼 위기에 처해 별거에 돌입한 한 중산층 부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단순히 별거를 중심 소재로 했다기보다는 이를 발단으로 각자의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 인간 군상들을 통에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민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별거를 선택한 씨민과 나데르 부부. 아내 씨민은 11살 난 딸 테르메의 장래를 위해 현실적 제약이 많은 이란 사회를 떠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남편 나데르는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아내의 뜻을 꺾을 수도 없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떠날 수도 없어 이혼 위기에 봉착한다. 나데르는 아내가 별거를 선언한 뒤 집을 떠나자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간병인 라지에를 고용한다. 하지만, 라지에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화가 난 나데르는 라지에를 해고한다. 그런데 얼마 뒤 라지에가 아이를 유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라지에의 남편은 아내를 밀친 나데르를 살인죄로 기소하고, 나데르는 임신 사실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영화는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면서 선택에 기로에 놓인 인물들의 복잡한 캐릭터를 촘촘히 잡아낸다. 평소 옳고 그름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가졌지만 현실적인 안위 앞에서 고민하는 나데르, 남편 대신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이지만 종교적인 윤리를 어기지 않으려고 선택의 고민에 휩싸이는 라지에, 부모의 이혼으로 둘 중 한쪽 편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테르메 등 부부의 별거로 인해 등장 인물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중반에 넘어서도록 영화의 성격을 쉽게 규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치밀한 스토리와 색다른 구성에 있다. 부부의 이별에 관한 드라마일 것이라는 초기의 예상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법정 스릴러로 변하고, 후반에는 인간의 종교와 양심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을 담는다. 여기에 이란의 문화와 사회상까지 엿볼 수 있다. ‘이란의 히치콕’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란 영화계의 젊은 거장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은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니라 각자의 선이 갖고 있는 비전의 대립을 통해 현대의 비극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테르메 역에는 감독의 실제 딸인 사리나 파르허디가 출연해 성숙한 연기를 펼친다. 새달 13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소설의 힘, 스크린에서 꽃피다

    소설의 힘, 스크린에서 꽃피다

    영화와 소설이 만들어 내는 상승 작용이 뜨겁다. 일본에서 원작을 많이 샀던 한국 영화계가 4~5년 전부터 한국 소설과 만화에 관심을 두면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두 편이 잇따라 개봉된다. 오는 22일 관객들과 만나는 ‘도가니’는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실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다룬 공지영 작가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다음 달 중순 개봉 예정인 ‘완득이’는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김려령 작가의 작품이 원작이다. ●공지영 “영상이 글자보다 훨씬 아팠다” 2009년 단행본으로 발간돼 40만부 넘게 팔린 ‘도가니’는 인터넷서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재주목받고 있다. ‘완득이’는 국내에서는 아직 불모지인 청소년소설임에도 2008년 발간 뒤 50만여부가 팔렸다. 반항아인 고등학생 완득이가 담임교사와 티격태격하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TV드라마 ‘성균관스캔들’로 스타덤에 오른 유아인이 주인공에 캐스팅돼 더욱 화제가 됐다. 국산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마당을 나온 암탉’도 황선미 작가의 동화가 원작이다. 지난 4월 발매된 정유정 작가의 소설 ‘7년의 밤’도 판권이 팔려 영화화가 결정된 상태다. 박범신 작가의 베스트셀러 ‘은교’는 정지우 감독이 배우 캐스팅을 거의 끝내고 조만간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지영은 “유리처럼 깨질 것같이 여리여리한 아역 배우가 스크린에 등장하자 글자보다 훨씬 강한 아픔과 충격이 절절하게 다가왔다.”며 영상의 힘을 긍정했다. 작가는 감독과 배우들이 ‘운동을 하는 사람’처럼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 믿고 맡겼다고 했다. 공 작가의 작품은 ‘도가니’ 외에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영화화됐다. 공지영은 ‘무소’와 강석경 원작의 영화 ‘숲 속의 방’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다. ●쿤데라 “절대 각색 못하게 쓰라” 공지영만큼이나 작품이 많이 영화 또는 드라마화된 작가로는 김탁환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소설 창작뿐 아니라 영화기획 작업도 함께하고 있다. 인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원작 ‘나, 황진이’)와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원작 ‘열녀문의 비밀’)의 뿌리가 그의 소설이다. 최근 영화사로부터 ‘조선명탐정’ 추가인세 1억원을 받기도 했다. 주진모 주연으로 촬영이 끝난 영화 ‘가비’도 그의 소설 ‘노서아 가비’가 원작이다. 김탁환은 “밀란 쿤데라는 ‘오늘날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로 바꿀 목적에서 소설에 달려들고 있다. 소설에서 본질적인 것은 오직 소설에 의해서만 말해질 수 있다. 자신의 소설을 보호하고 싶다면 그것을 각색할 수 없는 방식으로 써야만 한다’고 소설 ‘불멸’에 썼지만, 그의 소설도 두 작품이나 영화화됐다.”고 말했다. “내 소설이 영화화될 때는 완전히 감독에게 작품을 맡겼으나 ‘조선명탐정’의 성격이 원작과 너무 판이해진 것을 보고 영화기획에 뛰어들게 됐다.”는 김탁환은 “그러나 소설을 쓸 때 영화화를 염두에 두지는 않으며, 소설과 영화는 따로 분리해서 일한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작업은 소설가가 할 일이 아니라고도 했다. “소설가는 영화감독과 레벨이 같다.”는 게 김탁환의 생각이다. 그는 아예 이야기 창작 공동체 ‘원탁’(주식회사)을 차렸다. ●영화화 염두 글쓰기 풍토는 문제 최근 문학상 심사평에서 공통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경향 가운데 하나는 영화화를 겨냥한 글쓰기가 많다는 것. 김선우 시인은 한겨레 문학상 예심을 진행하면서 “좋은 소설이 영화가 될 수 있지만 좋은 영화가 꼭 좋은 소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런 추세를 꼬집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스크린셀러(영화의 원작 소설이 인기를 얻는 현상)는 세계적인 추세인데 지난 몇 년간 한국 영화계에 블록버스터 바람이 불면서 독자적인 시나리오 개발에 주력했다가 최근 다시 저예산으로 흥행이 보장되는 문학 작품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순수문학으로 분류되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도 추리적 기법이 도입됐다. 스크린과 마우스에 익숙한 독자에게 소설이 읽히려면 ‘이미지가 서사를 압도하는 영화 같은 소설’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탁환은 그러나 “영화계가 한국 문학 전반에 관심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아직은 소수의 스토리텔러(이야기꾼)에 관심을 두는 수준”이라면서 “다만 영화로 옮겨질 강력한 스토리가 나오면 영화계는 언제든 달려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세상은 넓다(KBS1 오후 5시 40분) 멋진땅, 맛있는 여행지 태국 방콕.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하는 다채로운 태국 요리들은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천사의 도시 방콕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사원 왓 프라깨오와 왓포, 그리고 보석처럼 반짝이는 방콕의 야경까지. 이상호, 윤지영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방콕의 아름다움을 소개 한다.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KBS2 밤 9시 55분) 류씨 부인과 아강이를 승유에게 만나게 해준 세령은 궐에 들어가 공주 책봉을 받는다. 하지만 수양대군에게 치욕스러운 공주는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 이개와 정종은 집현전 학자들과 힘을 모아 다시 한번 수양을 암살할 계획을 세우고, 이상한 느낌을 받은 승유는 경혜공주 사저로 향한다.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만희는 술에 취해 강수의 비밀을 폭로해 버리려 한다. 명자는 안나에게 너무나 금쪽 같은 보름이를 치영에게 데려간다. 명자의 행동에 안나는 화가 나지만 강수를 위해 꾹 참는다. 한편 강수와 유랑은 병원에서 아슬아슬하게 지나친다. 그리고 치영은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우주를 만나러 가는데…. ●중소기업! 대한민국의 힘(SBS 낮 12시 30분) 민생경제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이다. 조금씩 회복되는 경제가 서민의 삶과 밀접한 고용이나 내수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 염용석의 진행으로 현장에서 만난 한국 중소기업 CEO들의 성공신화 스토리가 펼쳐진다. 중소기업인들의 멋진 활약상과 그들의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누구나 잘하고 싶은 외국어영역. 하지만 산더미처럼 매일 쌓이는 단어를 보면 막막해진다. 무조건 쓰면서 외우라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영어단어 외우기. 내 모든 경험과 지식이 암기의 징검다리가 된다. 연상 암기법으로 영어단어를 정복한 연세대학교 교육학부 1학년 윤여슬양의 연상 노하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나는 전설이다’는 우리 시대 최고의 전설들을 초대하여 옛 추억을 이야기하고 색다른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MC의 별 이상벽과 1960년 데뷔와 동시에 대한민국 영화계의 판도를 바꾼 남자에, 대한민국 원조 조각미남, 한국 영화의 살아 있는 신화인 강신성일이 출연하여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전한다.
  • 100만원 현상(懸賞) 표지(表紙) 콘테스트

    100만원 현상(懸賞) 표지(表紙) 콘테스트

    「선데이 서울」은 연말연시「보너스」로 상금 100만원을 걸고 애독자가 뽑는 표지「콘테스트」를 218호부터 시작했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이 직접 투표로 우리나라 최고의 주간지 표지를 뽑는 이 100만원 현상 표지「콘테스트」는 국내의 10대 유명「메이커」와 제휴하여「선데이 서울」이 애독자 여러분에게 드리는 또 하나의 선물입니다.  그동안「선데이 서울」은 직업적「모델」이 아닌 직장의 여왕들을 표지 아가씨로 골라 소개해 왔읍(습)니다. 그러나 이번「콘테스트」는 본지가 고른 10대 유명「메이커」들과 유대를 맺고 있는 직업「모델」들을 차례로 소개, 이들 중에서 최고의 표지를 골라 내게 됩니다.  표지 촬영 역시 각「메이커」들이 유대를 맺고 있는 사진 작가들이 맡게 됩니다. 매호「퀴즈」와 상품이 주어지고 따로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이번 100만원 대현상 표지「콘테스트」에 애독자 여러분의 빠짐없는 참가를 기다립니다.  애독자 여러분은 매호 표지 아가씨가 낸「퀴즈」에 응모하시면 정답자 중에서 50여명씩을 골라 매회 해당「메이커」가 선사하는 상품을 드립니다.  표지「콘테스트」투표 요령과 시상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투표 요령>  지난 218호부터 10대 유명「메이커」가 내놓은 표지 아가씨 10명이 매주 차례로 소개됩니다.  10명의 아가씨가 모두 소개된 뒤 결선투표를 실시합니다. (투표 요령은 결선 출제와 함께 발표) 이 결선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표지가 최우수작이 되며, 이 표지에 투표한 애독자들 중에서 1명을 추첨, 1등 상을 드립니다. 나머지 2·3등 및 행운상은 결선투표에 참가한 모든 애독자 중에서 추첨으로 결정합니다.  단 1·2·3등은 10차례의「퀴즈」중 6번 이상 응모하신 분에 한합니다.  <시상 내용>  1등=현금 20만원  2등=19「인치」TV(싯가(시가) 8만9천9백10원)  3등=14「인치」TV(싯가 6만2천2백35원)  행운상=결선투표 참가자 중 1백명을 골라 총 20만원 상당의 상품을 나눠 드림.  「퀴즈」상=매회「퀴즈」응답자 중 정답자 50명씩 5백명에게 상품을 드림.  최우수상 및 우수상=결선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메이커」에도 40만원 상당의 상장과 부상을 줌.  <응모 요령>  반드시 관제엽서에 응모권을 오려붙이고 빈칸을 채워 우편번호 100 서울 중구 태평로1가 31「선데이 서울」100만원 현상 독자계 앞으로 보내 주십시오.  정답을 맞히신 분 중 50명을 골라「락희(樂喜)화학」이 드리는 선물을 선사합니다.  ▲제6회 마감=1월 31일 본사 도착 ▲발표=「선데이 서울」제 226호 ------------------------------------------------------------------------  6번 참가자는「락희(樂喜)화학」나오미 양   100만원 현상 표지「콘테스트」의 6번 타자는「락희(樂喜)화학」의 전속「모델」인 영화배우 나오미 양(22).   나오미 양이 영화에「데뷔」한 것은 71년 봄, 신성일(申星一) 감독의『연애교실』에서다. 2년 남짓만에 나오미 양은 가장 장래가 기대되는「스타」로「점핑」해 왔다.  나오미 양 자신도『「데뷔」시절과 지금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 개봉을 앞둔『총각선생』(감독 최은희)을 비롯, 5편에 겹치기 출연 중.  나오미 양이「락희(樂喜)화학」의 전속「모델」로「픽업」된 것은 72년 3월. 그동안 주로「하이·타이」등 유지 제품의 선전을 위한「모델」로 일해 왔다.  『이국적인「마스크」를 가졌으면서도 우리 주부들에게 호감을 주는 것이 나 양의 특징입니다. 한마디로 측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이미지」를 풍긴다고나 할까요』  락희(樂喜)화학·금성사·호남정유·금성통신·금성전선 등「러키·그룹」의 선전 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장세순(張世淳) 선전사업부장의 나 양에 대한 총평.「러키·그룹」이 만들어 내는 상품은「플래스틱」품종이 워낙 많아 1만여종에 이른다.「러키·그룹」의 경우 1만여종의 상품 중 어느 하나를 골라 집중적으로 선전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 결국 그동안의 선전 활동은「러키·그룹」에 대한「이미지」광고에 주력해 왔다. 이러한「락희(樂喜)」가 나 양을 전속「모델」로 기용한 이유는 연간 20억원에 이르는 화장비누 시장에서 으뜸의 시장율(률)을 확보하기 위해서.  화장비누를 직접 사는 것은 가정 주부가 대부분인데 이들에게 나 양의 비교적 발랄한 여성상으로「이미지」가 부각되어 있다고.  「러키」는 앞으로 전속「모델」이 일반에게 주는「이미지」를 더욱 신선하게 하기 위해 나 양의 앞으로 맡을 배역 등에까지도 세심한 배려를 기울일 작정. 영화계에서 승승장구,「톱·스타」로의 길을 향한 나 양에게 아낌없는 뒷받침을 해 주겠다고 의욕이 대단하다.  홍익대 공예과 중퇴인 나오미 양의 본명은 정영일(鄭英一). 162cm 키에 46kg의 몸매다.  6남4년 중 4째. 순두부를 좋아하고「볼링」120의 실력.  요즘은 전자「오르간」을 만지는데 재미를 붙이고 있다. 너무 바쁘기 때문에『결혼은 생각도 못하고 연애라도 한번 했으면 하고 생각할 짬』조차 없단다.<표지 촬영 김한용(金漢鏞)> [선데이서울 73년 1월28일 제6권 4호 통권 제224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19금’ 액션물 ‘소녀K’ 긴급 재편집 이유는?

    ‘19금’ 액션물 ‘소녀K’ 긴급 재편집 이유는?

    ‘19금’ 킬러액션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채널CGV 3부작 TV무비 ‘소녀K’가 첫 방송을 앞두고 긴급재편집 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초 파격적인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19세 이상 관람가로 제작했지만 액션수위 때문에 재편집이 불가피 한 것. 채널CGV 관계자는 “‘소녀K’는 19세 이상 관람가 이지만 방송 수위를 놓고 수차례 논의를 했을 만큼 파격적이었다.”며 “내부심의 끝에 논의를 거친 장면에 대해 수위를 낮춰 재편집해 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만큼 화끈하고 수준 높은 리얼 액션을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1화에서는 우연히 총기사건에 휘말리면서 위험에 빠지게 된 한그루(차연진 역)와 김정태(유성호 역)가 납치된 한그루의 엄마(전미선 분)를 구하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들과 맞서는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차세대 액션스타로 눈길을 끌고 있는 한그루의 액션연기와 정의로운 캐릭터로 색다른 연기를 선보이는 김정태의 변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TV무비 사상 역대 최고 제작비인 20억 원이 투자되고 영화계 최고 제작진의 의기투합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된 ‘소녀K‘가 파격적인 액션물로 TV무비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첫 방송은 27일(오늘) 토요일 밤 12시에 채널CGV에서 볼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베일 벗은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

    베일 벗은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

    김기덕 감독의 고백은 때론 진솔하고 때론 처절했다. 코믹한 구석도 있었다. 지난 19일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에서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난 김 감독의 ‘아리랑’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증오와 비판으로 가득 찬 영화라기보다는 감독의 통렬한 자기 반성과 자전적인 성격이 강했다. 물론 프랑스 칸에서 공개한 버전에 비해 특정인의 이름이 거론된 1분여의 분량을 줄이고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는 장면을 덧붙였지만, 영화의 큰 흐름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는 김 감독이 2008년 이후 2년간 칩거하며 폐인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 된 이유와 새 영화를 찍고 싶다는 열망을 동시에 보여 준다. ●진솔하고 거칠게… 통렬한 자기 반성 감독은 카메라를 자기 자신에게 고정시키고 자신의 일상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 준다. 직접 밥과 반찬을 해 먹고, 손수 만든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리기도 한다. 감독은 “내가 나를 영화로 찍고자 한다.”면서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일 수도 있고 판타지가 담긴 극 영화일 수도 있다.”고 소개한다. 독백으로 시작한 영화는 서로 다른 두 명의 김기덕이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고, 자신의 그림자가 묻는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감독은 자신이 2년간 쌓아둔 이야기들을 토해 내듯 풀어놓는다. 대부분은 13년 동안 15편의 영화를 만들고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지만, 영화 작업을 중단한 자신에 대한 자책이 주를 이룬다. 감독은 자신의 인생에서 영화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그는 촬영부터 연기, 편집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다. 그 과정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들과 실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는 영화 ‘비몽’을 찍으면서 주연 여배우가 숨질 뻔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한 제자인 장훈 감독을 겨냥한 듯 “이메일로 호소하고 비 맞으며 간절히 부탁해서 받아 줬는데, 5년 후 자본주의의 유혹에 빠졌다.”고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계 향한 블랙 코미디” 하지만 이내 “사람이 오면 가는 날도 있다. 널 존경한다고 찾아와서 너를 경멸하며 떠날 수도 있다. 세상이 그런 거다.”라며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악역 전문 배우들과 한국 영화산업을 비판한 장면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내며 삶을 돌아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풀어 놓던 감독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져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극적인 장면이 더해진다. 자신이 직접 제작한 권총을 통해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가 죽이고 자살하는 장면은 충격과 논란의 여지를 동시에 남겼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가장 김기덕다운 넋두리이자 한국 영화계를 향한 블랙코미디에 가깝다.”면서 “꾸미지 않고 솔직한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거칠기도 하지만, 다시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감독의 열망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기덕 사단’으로 불리는 ‘풍산개’의 전재홍 감독은 “칸 영화제 때 국내 언론 등이 영화의 공격적인 부분만 너무 부각시켜 분량이 1분여 축소됐다.”면서 “스스로 일어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가 담긴 영화”라고 강조했다. 정식 개봉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스키다큐 ‘겨울냄새’, 한국 스키 기원·계보 찾는다

    스키다큐 ‘겨울냄새’, 한국 스키 기원·계보 찾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제작된 스키 다큐멘터리영화 ‘겨울냄새’가 아시아 스키의 근원이 되는 한국 스키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 계보를 잇는 스키의 달인 데몬스트레이터(Demonstrator)를 소개한다. ‘겨울냄새’는 4세기 고대 고구려 스키의 실물사진이 전시된 ‘대관령 스키역사박물관’에서 시작된다. 박물관의 정일환 큐레이터는 “1955년 출판된 독일 스키 사학자 루터(C.J.Luther)의 저서 ‘고대 스키역사 50년’에는 스키가 한국 북반구와 중앙 시베리아에서 세계의 다른 지방으로 전파된 경로를 보여주는 ‘스키의 전파도’가 기록돼 있다.”며 “동양 스키의 기원이 한반도라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밝혔다. 1912년 한국에 주둔한 일본군 유가와 중위가 함경도 옛 농가에서 발견한 고대(古代)의 스키를 고고학적으로 분석·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4세기 북유럽에서 사용한 스키와 일치했고 신석기 지층에서 발견된 스키와도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애석하게도 이 4세기 고대 고구려 스키 유물은 일본 다카다 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대관령 스키역사박물관에는 실물 크기의 사진만이 전시돼 있다. 제작과 촬영을 맡은 전화성 감독은 “루터의 연구결과와 1912년 함경도에서 발견된 4세기 한반도 스키의 유형을 볼 때, 북유럽형 스키와 한반도 고대 스키 사이에는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는 겨울 한 철에만 스키를 탈 수 있다. 그런데 전체인구 중 십 분의 일 가량인 500만 명이 그 한철을 즐기기 위해 스키를 탄다. 고대로부터 스키를 탔던 ‘스키 DNA’의 뜨거운 열정이 우리민족의 몸속에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 그 계보를 잇는 스키 달인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스물아홉 비정규직의 사랑과 희망을 다룬 영화 ‘스물아홉살’로 영화계에 데뷔한 전화성 감독의 신작 ‘겨울냄새’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광모 감독 “세계적 거장들 거마비 대신 情으로 섭외”

    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광모 감독 “세계적 거장들 거마비 대신 情으로 섭외”

    나서는 것도 싫고 왁자지껄한 영화제라면 질색이다. 영화란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체험인데, 하루에 4~5편씩 ‘때려’ 보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시네마디지털서울(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명함을 갖고 다닌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17~23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리는 제5회 CINDI 영화제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광모(50) 감독을 지난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만났다. 수년 새 부쩍 늘어난 영화제의 홍수 속에 CINDI가 연착륙한 비결이 궁금했다. 17년 동안 예술영화 수입·배급사 백두대간을 이끌어온 그가 생각하는 문화운동의 대안과 차기작 ‘나무그림동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CINDI 심사위원은 미국 할리우드 스타만 없을 뿐 세계적인 영화제로 손색이 없다. -영화평론가 알랭 베르갈라나 영화학자 이언 크리스티 등 심사위원 면면을 보면 정말 그렇다. 예산이 6억원 정도로 빡빡한 탓에 ‘거마비’는 생각도 못 한다. 항공권도 이코노미다. 일단 모셔 오면 가족처럼 대해 감동시킨다는 주의다(웃음). 베르갈라는 지난해 심사위원을 맡았던 샤를 테송(프랑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의 추천으로 심사위원이 됐다. 거장 반열에 오른 아삐찻뽕 위라세타꿀 감독이 선뜻 영화제 트레일러(홍보영상)를 맡아준 것 역시 정 때문이다(웃음). →홍상수의 ‘북촌방향’이나 김기덕의 ‘아리랑’, 누리 빌게 세일란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 등 화제작들이 풍성하다. 다른 영화제들과 경쟁이 치열했을 텐데. -CINDI는 신인 발굴에 포커스를 두기 때문에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화제작들을 몇 작품이라도 걸어놔야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영화제란 인식이 생긴다. 리들리 스콧과 케빈 맥도널드가 지난해 7월 24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8만편, 상영 시간 4500시간 분량을 편집해 만든 ‘라이프 인 어 데이’는 국내외 영화제들이 모두 원했던 영화라 정말 치열했다. →다른 영화제와 구별되는 CINDI만의 차별성은. -시작 동기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인 발굴이었다. 디지털 영화제로 시작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영화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CJ가 영화제 예산을 책임진다.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은 장단점이 있을 텐데. -(전주·부산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영화제와 비교하면 예산은 훨씬 적다. 다른 기업체 후원도 끌어들이기 어렵다. 역으로 예산 때문에 실랑이할 필요는 없다. 또 CJ는 돈을 대지만 간섭하지 않는다. 배는 고픈데 골치는 덜 아프다(웃음). →영문학을 전공(고려대 80학번)했다. 어떻게 영화에 발을 들여놓았나. -시인이 되고 싶었다. T S 엘리엇을 좋아했고, 그를 연구하려고 대학원에 갔다. 엘리엇의 ‘객관적 상관물’ 이론이라는 게 있다. 시인들이 ‘아름다워라’라고 하는 건 무의미한 언어 낭비다. 독자에게 아무것도 전달이 안 된다. 시인이 표현하려는 생각,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적합한 사물을 찾아내 적확하게 묘사할 때 독자에게 똑같은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막상 이론에 맞춰 시를 쓴다는 게 쉽지 않던 터에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면 될 것을 왜 어렵게 조탁하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문학 전공으로 유학 준비는 해놓았기 때문에 전공만 바꿔서 1986년에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로 갔다. →감독이 예술영화 수입·배급사는 왜 시작한 건가. -1991년에 귀국해서 ‘아름다운 시절’(1998)의 시나리오를 갖고 영화사를 돌아다녔는데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난해한 영화도 아니고 일상적인 멜로인데, 그 정도도 제작비 조달을 못 한다면 한국 영화계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아트필름 토대가 전무한 현실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95년 영화사 백두대간을 설립해 수입·배급과 시네마테크 운영을 시작했다. 내 영화 제작을 위한 ‘도구’로 시작한 일인데 어쩌다가 17년을 끌었다(웃음). →2005년 부산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나무그림동화’ 프로젝트는 얼마나 진행됐나. -소설을 먼저 쓰고 이를 토대로 3부작 영화와 16부작 드라마를 만들 계획이다. 국가 폭력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던 주인공이 30년 만에 돌아와 배신자들에게 벌이는 복수를 판타지와 신화 형식으로 다룬다. 굉장히 재밌고, 지금껏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다. 2005년에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는데 일단 1편을 만들고 2, 3편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하더라. 난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했다(웃음).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이다. 내년까지는 소설을 마무리하고 1~2년 프리프로덕션을 거쳐 영화로 만들 생각이다. 제작비는 3부작 기준으로 100억~150억원 정도 들 것 같다. →한국에서의 예술영화 전용관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17년 동안 전용관을 운영하면서 두 번 당한(백두대간은 1996년 동숭시네마테크, 2009년 씨네큐브 운영에서 밀려났다) 뒤에 든 생각은 한국 자본의 천박함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면 존경받을 텐데 지켜보다가 될 성 싶으면 달려든다. (백두대간이 운영 중인)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의 ‘모모 큐레이터’는 한국 문화예술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자부한다. 20~50대 학생·전문직 등 50명 정도의 비상근 큐레이터를 뽑아 같이 기획하고 프로그래밍한다. 그들이 영화관 운영 주체가 된다. 이들이 성숙하면 작은 극장 하나는 운영할 수 있다. 나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족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충무로 연기제왕 누가 될까

    충무로 연기제왕 누가 될까

    올 하반기 충무로에 국가대표급 연기파 배우들이 몰려온다. 상반기에 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영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면, 하반기에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남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극장가와 영화 팬들은 이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에 벌써부터 반색하고 있다. 男 송강호 vs 하정우 vs 정재영 남자 배우들의 연기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가장 기대감을 모으는 배우 가운데 한명은 송강호다. 영화 ‘푸른 소금’으로 ‘의형제’ 이후 1년 반 만에 충무로에 컴백한다. 올 추석 때 개봉 예정인 이 작품에서 그는 은퇴한 조직폭력배 보스 두헌 역을 맡아 따뜻한 인간미와 거친 남성미를 동시에 선보인다.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두헌은 요리학원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여자 세빈(신세경) 앞에서 한없이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면 날렵한 움직임과 눈빛으로 180도 돌변한다. 송강호는 평범한 남자 두헌의 순박한 모습과 전직 조직폭력배 보스로서의 본능적인 카리스마를 강하게 대비시키며 상반된 매력을 발산한다. 제작사 측은 “송강호가 격렬한 액션 장면과 총격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전보다 훨씬 날렵해진 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추격자’ ‘황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하정우도 신작 ‘의뢰인’을 들고 돌아온다. 전작에서 주로 거칠고 강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지적인 변호사로 연기 변신을 꾀한다. ‘의뢰인’은 시체 없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사이에 두고 각자의 입장에서 반론을 거듭하는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법정 공방을 그린 법정 스릴러 영화다. 하정우는 결말을 뒤집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의뢰인의 무죄를 증명하려는 변호사 강성희 역을 맡았다. 하정우와 대립각을 세우는 검사 안민호 역에 박희순, 용의자 한철민 역에 장혁이 캐스팅돼 세 배우 간의 팽팽한 연기 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글러브’ ‘이끼’ ‘강철중: 공공의 적 1-1’ 등 출연작마다 색다른 면모를 선보인 정재영도 새 영화 ‘카운트다운’으로 관객과 만난다. ‘카운트다운’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거래를 시작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드라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주어진 10일 안에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구해야 하는 냉혹한 채권추심원 태건호 역을 맡았다. 강렬한 눈빛 연기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남자를 연기한 정재영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女 전도연 vs 김선아 vs 정려원 여배우들의 승부도 볼 만하다. 남자 배우들이 스크린 흥행을 주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여배우들도 약진하고 있다. 최근 ‘7광구’에서 하지원이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고, ‘블라인드’의 김하늘도 스릴러 영화에서는 드물게 극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는 ‘팔색조’ 전도연이 가세한다. 영화 ‘카운트다운’으로 ‘하녀’ 이후 1년여 만에 관객과 만나는 그녀는 차하연 역을 맡아 치명적인 팜므파탈 연기에 도전한다. 차하연은 정·재계와 법조계 유력 인사를 동원해 30분에 170억원을 모으는 미모의 사기 전과범이다. ‘미스 춘향’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접근한 뒤 부동산 투자자들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화랑에서 예술품 거래를 할 정도로 조예가 깊은 것을 무기로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영화사 측은 “전도연이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 연기는 물론 진한 스모키 화장과 짧은 커트 머리에서 긴 생머리까지 다양하고 파격적인 스타일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요즘 SBS 주말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김선아도 하반기 스크린 컴백을 앞두고 있다. 그녀는 ‘신라의 달밤’ ‘주유소 습격사건’의 김상진 감독 차기작인 휴먼 코미디 영화 ‘투혼’으로 관객과 만난다. 야구밖에 모르는 철부지 남편 윤도훈(김주혁)을 사랑으로 내조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외유내강 아내 역을 맡았다. 김선아 소속사 측은 “김선아가 기존의 연기 스타일을 벗어나 남편과 아이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적과의 동침’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던 정려원은 곽경택 감독의 신작 ‘통증’에서 열연했다. 인기 만화가 강풀이 쓴 원안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정려원은 혈우병에 걸려 작은 통증에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여자 동현 역을 맡았다. 동현은 어린 시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과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자 남순(권상우)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주로 선 굵은 남성 드라마를 연출했던 곽경택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여주인공의 비중을 남성 캐릭터와 동등하게 높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려원은 “연기가 정말 재미있었고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 매일 천국으로 출근하는 느낌이었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영화배급사 NEW 마케팅팀의 박준경 팀장은 “하반기에는 작품 완성도도 높고, 연기 보는 재미도 큰 영화가 많이 대기 하고 있어 영화계의 기대감이 크다.”면서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동시에 가진 배우들의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전설의 쿵푸스타’ 이소룡 코트, 고가에 낙찰

    ‘전설의 쿵푸스타’ 이소룡 코트, 고가에 낙찰

    “이소룡은 죽지 않았다!” 전설의 쿵푸스타로 불리는 이소룡이 생전 입었던 코트 등 유품 13점이 최근 열린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AFP등 해외언론이 7일 보도했다. 지난 6일 홍콩의 완차이섬에서 열린 이번 경매에는 이소룡이 영화 속에서 입었던 코트와 친구에게 보낸 친필 편지, 무명시절 사용한 명함, 그가 미국 시애틀에서 문을 연 무술도장의 회원카드 등 총 13점이 공개됐다. 이중 최고가에 낙찰된 것은 이소룡이 유작 ‘사망유희’에 입고 출연한 뒤 사망 직전까지 즐겨 입은 청색 코트. 이 코트는 60만 홍콩달러(약 83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전 예상가보다 9배 높은 가격이다. 낙찰에 성공한 사람은 이소룡의 열혈 수집가인 그레그 매닝. 그는 지금까지 이소룡의 유품을 수집하는데 560만 달러(약 60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소룡의 시애틀 무술도장 회원카드는 20만 홍콩달러(약 2770만원)에, 친필 편지는 40만 홍콩달러(약 5540만원)에 낙찰됐다. 그의 유품 13점의 총 낙찰액은 178만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2억 4700만원에 달해 그의 인기를 새삼 실감케 했다. 한편 1940년 홍콩출생인 이소룡은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용쟁호투’ 등 쿵푸영화를 연달아 흥행시키며 홍콩영화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쿵푸영화를 하나의 장르로 다지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한 그는 그러나 1973년 뇌부종으로 사망했다. 정확한 사인을 두고 현재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홍콩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졌을 만큼 여전히 팬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 스타 중 하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명우 클라크 게이블 손자 장난치다 큰코 다쳐

    명우 클라크 게이블 손자 장난치다 큰코 다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비비안 리와 함께 주연을 맡았던 명우 클라크 게이블의 손자가 경찰을 상대로 장난을 치다 큰코를 다치게 됐다. 미국 뉴스 전문 채널인 CNN 방송은 지난달 30일 인터넷판에서 전설적인 은막의 스타 클라크 게이블의 친손자이자 영화배우인 클라크 제임스 게이블(22)이 중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근무중인 경찰 헬리콥터 조종석을 향해 레이저 빔을 쏘았다는 것이다. 사건은 지난달 26일 밤 게이블이 친구의 차를 타고 가다가 헐리우드 상공에서 순찰 근무중이던 경칼 헬리콥터를 향해 푸른 빛이 도는 레이저 빔을 무심코 비추면서 일어났다. 레이버 빔을 추적한 헬기 조종사에 의해 친구와 함께 체포된 게이블은 25만 달러나 되는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났다. 현지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게이블은 차를 운전한 그의 친구와 함께 오는 26일 재판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자칫 (공무중인 경찰 파일러트를 위험에 처하게 한 혐의로) 중범죄로 다스려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이블의 매니저인 록산나 데이비스는 “게이블이 레이저를 비출 때 장난감이라고 여겼지, 중대 범죄 도구를 다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얘들은 얘들일 뿐”이라고 사법당국의 선처를 기대했다. 게이블은 애완동물용 가게에서 시간당 9달러를 받고 개사료를 적재하는 일을 하는 등 밑바닥 생활을 거켜 1년전 가업인 영화계로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 6월 이탈리아에서 ‘루킹 포 클라라(Looking for Clara)’라는 타이틀의 스릴러 영화의 주연을 맡아 제작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사진출처=nationalledger.com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지금&여기] 영화를 보고 싶다, 더 풍성하게/최여경 영상콘텐츠부 기자

    [지금&여기] 영화를 보고 싶다, 더 풍성하게/최여경 영상콘텐츠부 기자

    최근 영화계에 있는 지인의 권유로 한 저예산 독립영화를 접했다. ‘제각각 다른 이유로 관리 대상인 고등학생 4명이 무엇인가를 찾으러 산속에 들어갔는데, 일이 벌어졌다.’ 이런 설명만 보면 다소 평범한, 영화 ‘유.에프.오(U.F.O)’는 관람 후 3시간짜리 이야기꽃을 피워냈다. 영리한 감독과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준 즐거움이었다고 할까. 우리나라에서 한 해 제작되는 영화는 150여편. 이 중에는 이런 뜻밖의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영화도 많지만, 가까운 극장에서 만나기는 어렵다. 왜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등록된 전국 상영관은 2232개. 29일 현재 ‘고지전’ 709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624개, ‘퀵’ 622개로,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1~3위를 차지한다. 그야말로 ‘점령’이다. 한 영화 마케팅사 관계자는 “영화판에는 대형 영화관·배급사라는 ‘공룡’의 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과 관계된 영화는 황금시간대에 배치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는 오전·심야 시간대로 밀린다. 변칙상영으로 자리를 빼앗기기도 한다. 최근 도마에 오른 전쟁 영화의 ‘유료시사’가 대표적이다. 개봉 전에 수차례 상영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상영관 수 늘리기까지 성공했다. 이 관계자는 “배급사 파워가 제대로 먹힌 경우”라고 설명했다. “우리 영화 제작 수준은 높지만 다양성 면에서는 미흡하다. 독립영화는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해야 겨우 상영관 몇 개 잡는다. 이게 현실이다.” 한 영화감독의 푸념이다. 지금쯤 2008년 작 ‘워낭소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잘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이 영화의 흥행은 제작·배급·상영·홍보라는 연결 고리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는 게 영화계의 중론이다. 폭넓은 관객층을 형성해야 영화판도 발전한다. 이 당연한 얘기가 우리 영화판에서는 낯선 모습인 듯하다. 작지만 수준 높은 영화를 선별하고 소개하는 것,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을 위해 공룡들이 지나쳐서는 안 될 의무임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그냥 쉽게 말하자. 영화계 공룡들이여, 우리에게 좀 더 다양한 영화를 보여달라. kid@seoul.co.kr
  • ‘문학 엄숙주의 해체’ 덧씌운 가식·허울 남김없이 걷어내다

    ‘문학 엄숙주의 해체’ 덧씌운 가식·허울 남김없이 걷어내다

    장정일과 마광수의 후예들이 그려낸 2011년 대한민국 섹스 기상도는 어떤 모습일까. ‘남의 속도 모르면서’(문학사상 펴냄)는 8명의 젊은 남성 작가들이 섹스를 주제로 쓴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작가들의 나이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미혼과 기혼에 이혼남까지 골고루 섞였다. 신승철 문학사상 기획위원은 “대한민국도 이제 성을 주제로 편하게 쓰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해서 평소에 공격적으로 쓰는 남성 작가들에게 소설을 청탁했더니 아주 흔쾌히들 응했다.”고 말했다. 장정일은 1997년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법정 구속된 바 있고, 마광수도 1992년 ‘즐거운 사라’로 구속됐다. 두 작가 모두 죄명은 음란물 제조 혐의였다. ●장정일·마광수 후예 30·40대 작가들 ‘남의 속도’의 수위는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수레 위 섹스(조헌용의 ‘꼴랑’)부터 의자에 집착하는 양성애자(김도언의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 주면 좋으니’), 일본 성인 비디오 여배우와 사랑에 빠지는 판타지(박상의 ‘모르겠고’)까지. 작가 김도언(39)은 “장정일이 법적 제재를 받았을 때 쏟아지는 질문에 ‘성에 대해 너무 무지해 오히려 이런 집요한 묘사를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나 역시 성에 대해 아직도 미지한 영역이 많이 남아 있어 적극적으로 청탁을 받았다. 유년 시절 성폭행을 당한 트라우마를 앓는 양성애자가 결국 인간이 아닌 의자에서 위안을 발견하는 데서 불구적인 현대인의 무의식을 묘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노골적 주제… 의외로 다양한 내용나와 여러 명의 작가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쓰는 테마 소설은 그동안 독신, 자살, 눈, 비 등 관념적이고 문학적인 주제가 많았다. 섹스처럼 노골적인 주제는 처음이다. 이런 시도는 영화계가 훨씬 앞서 있다. 1996년 박철수·강우석 등 중견 감독 7명이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 이유’를 발표했지만 흥행과 비평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인형방, DVD방, 안마방 등 인간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퇴폐적인 ‘방’과 관련된 업소에서 일하는 과정을 그린 ‘풀코스’의 권정현(41)은 “섹스가 주제라면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 모두 다른 소재와 주제로 썼다는 이야기에 놀랐다.”며 “5년 전이라면 섹스를 주제로 청탁했을 때 거절하는 작가들도 있었겠지만, 문학 엄숙주의가 해체되는 게 대중과 호흡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이야기를 소설로 써 달라.’고 했던, 실제로 키스방을 운영하는 고향 친구를 찾아가 취재를 하고 소설을 썼다. 그는 ‘외로운 남성을 위로해 준다.’는 친구의 개똥철학이 문학 엄숙주의보다 더 진정성 있게 와 닿았다고 덧붙였다. 배설 기능만 가진 여성을 사랑한 남자와 그 남자의 상담을 받은 정신과 의사의 삶을 비교한 ‘배롱나무 아래서’를 쓴 은승완(43)은 “섹스나 성은 문학의 영원한 주제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일부 소설처럼 섹스를 전면으로 내세운 작품도 있는데 나부터 이중적인 자세가 있지 않았나 돌아봤다.”고 소설을 쓴 소감을 밝혔다. ●“나의 이중성부터 돌아봤다” 발기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남성 작가들은 몸과 정신을 최대한 발기시킨 채 섹스에 대한 소설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다들 조금은 가볍게, 조금은 문학이 짓누르는 압박감을 벗어나 썼다고 하지만 모두 신춘문예에 당선되거나 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인 만큼 성적 사유가 얄팍하지만은 않다. 섹스란 육체적이고 반복적인 행위일 뿐이지만 소설은 단순한 ‘액션’에 진지한 명상을 덧입혔다. 작가 권정현은 어린 시절 에로 비디오로 소문난 ‘투문정션’의 모자이크를 지우기 위해 아세톤으로 테이프를 닦았다가 플레이어를 망친 경험을 말하며 낄낄댔다. ‘남의 속도’는 섹스에 대해 우리가 씌운 가식과 허울의 모자이크를 닦아 낸 소설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링크’

    4년 전, 초등학교 여학생 수정(곽지민)이 시험을 치던 도중 쓰러진다. 수정의 두뇌를 검사한 의료진은 그녀의 두뇌가 일반인과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후 국립과학연구소는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수정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감시한다. 또 한 명의 주인공 재현(류덕환)은 동생을 잃고 절망에 빠진 인물이다. 섣불리 자살을 시도해 보지만, 죽음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즈음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선배 성우가 도움을 자청하며 나선다. 학원 근처로 집을 옮기고 학원 강사로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된 재현은, 이제 고등학생으로 자란 수정의 특별 과외를 담당한다. 우연히 수정의 능력을 맛본 재현은 판단력을 상실하고 만다. 그는 낯설고 신비한 세계가 죽음으로 이어진 통로임을 알지 못한다. 28일 개봉한 ‘링크’는 그간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해 온 우디 한이 한국에서 만든 장편 데뷔작이다. 지난 부천영화제에서 ‘링크’를 먼저 본 한 관객은 감독에게 “영화가 왜 이렇게 어둡냐.”고 물었다. 의식의 연결이라는 소재에서 출발한 영화가 너무 무겁게 진행돼 다소 당황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링크’가 누아르 장르로 읽히길 바란 감독으로선 반가운 질문이었을 것이다. 신기하고 행복한 상상, 경쾌하고 날렵한 액션은 여기에 없다. 대신 비극적 운명과 만난 남자가 혼란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악녀의 거미줄이 영혼을 포박하며, 예상하지 못한 음모가 검은 입을 벌린 채 스멀거린다. 누아르 스타일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링크’는 장르의 전통에서 다소 비켜난 작품이다. 영화는 스릴러,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호러 장르 사이를 빠르게 오가는데,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혼성 장르 영화 정도가 어울리겠다. 그중에서도 공상과학영화에 더 적합한 판타지와 과감하게 접목한 점이 눈에 띈다. 어둡고 혼란스러운 사회를 반영한 기존의 누아르 영화와 반대로, ‘링크’는 인물에서 사회성을 의도적으로 제거한다. 인물들은 모두 허구 속에서나 있을 법한 존재들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악마적 힘이 그들을 죽음과 불행 속으로 몬다. 의식의 공유를 지배로 해석하고, 그로 말미암은 폭력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링크’는 사이버 세계의 환상에 대한 근심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을 테스트하려는 상대방에게 수정은 “시간 낭비하지 말죠.”라고 말한다. ‘링크’의 미덕은 그야말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데 있다. 큰 줄거리를 해치지 않는 한 사소한 가지는 모두 쳐내 버리며, 비극적 결말을 향해 성큼성큼 내달린다. 이러한 부분은 역으로 이야기의 만듦새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이야기의 틈과 허술한 전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링크’가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4살 때 한국을 떠나 얼마 전에 돌아온 우디 한이 한국의 제작 현장에서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흥미로운 점은 ‘링크’의 몇몇 구멍이 오히려 영화의 미스터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아르 같은 장르에선 허술함이 미덕이 되기도 한다. 때때로 의도하지 않은 게 마법을 부리는 곳이 영화의 세계다. 영화평론가
  • [데스크 시각] ‘써니’ 유감까지는 아니지만/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써니’ 유감까지는 아니지만/안미현 문화부장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다는 소식은 두 가지 점에서 놀라웠다. 강 감독은 데뷔작 ‘과속스캔들’에 이어 ‘써니’에서도 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700만 흥행몰이에 성공한 영화를 두 편 갖고 있는 감독이 그동안 국내에 전무했다는 사실과 그 기록의 주인공이 ‘써니’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복합상영관 증가 등으로 10년 전의 100만명과 지금의 100만명이 같은 의미를 지닐 수는 없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강 감독의 기록이 한국 영화계 풍토에서 ‘대박’을 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상기시켜 준 것만은 분명하다. 맨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어, 맞나?’ 싶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봉준호, 윤제균, 강제규, 강우석 등 흥행 감독의 얼굴이 스쳤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러나 1000만명이라는 대형 장외 홈런은 쳤어도 또 다른 작품에서는 700만 고지를 넘지 못했다. 그런 힘든 기록을 ‘써니’가 세웠다고 하니 느낌이 묘했다. ‘써니’를 폄하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5월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주위에 곧잘 ‘써니’를 추천하곤 했다. “끝이 좀 거시기한데….”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그랬다. ‘써니’의 결론은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학창 시절 칠공주를 현재 시점으로 불러내 맛깔스럽게 잘 요리해 나가던 영화는 끝에 이르러 난데없이 돈잔치를 벌인다. ‘카리스마 죽여주며 껌 좀 씹던’ 주인공이 암에 걸려 진짜 죽어가는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알고 보니 엄청난 부자여서 다른 여섯 명의 친구들에게 유산을 나눠 준다는 결말이다. 개봉 직후부터 따라다닌 ‘결말 시비’가 700만 돌파로 다시 부각되자, 강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돈을 천박하게 보는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응수했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자꾸 들으면 지겨운데 계속되는 ‘지적질’에 내심 마음 상했을 감독의 심기가 헤아려졌다. 슬몃 미안해졌다. 그래도 강 감독의 주장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돈을 천박하게 봐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보상’ 장치였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서다. 영화 끝자락의 핵심은 각기 다른 형태의 ‘고단한’ 삶에 치인 옛 칠공주 멤버들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소중한 뭔가-그게 우정이라는 이름이든-에 이끌려 ‘짱’의 장례식에 오느냐 안 오느냐 아니었던가. 해석이야 각자의 몫이니 길게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영화 ‘위험한 상견례’도 유감스럽다. 복서 배우 이시영과 사투리 쓰는 배우 송새벽을 등장시켜 지역 감정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 가던 영화는 끝에 이르러 삼천포로 빠진다. 몇 십년을 척지고 살던 영남과 호남의 가장(家長)이 옛 추억을 더듬는 야구 경기 한판으로 ‘쿨하게’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결말이라니…. 그 단순한 해법에 우리 사회를 그토록 오랜 시간 병들게 했던, 아니 지금도 병들게 하고 있는 지역 감정이 무색해질 정도다. 혹자는 ‘영화는 영화다’라고 실눈을 뜰지도 모르겠다. 두어 시간 즐기고 나오면 될 것을, 뭐 그리 따지느냐고 타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가 무엇인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기도 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문학이나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 무한한 무형의 힘을 믿기에 예술가들은 배 곯아 가며 자신만의 철학을 작품에 담으려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게 상업영화인가, 예술영화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웃기려면 철저하게 웃기고, 풍자하려면 제대로 비틀어야 한다. ‘쌈마이’(삼류)로 곧잘 공격받는 윤제균 감독은 “쌈마이가 아니라 서민 정서”라고 반박한다. 따지고 보면 윤 감독이나 강 감독이나 본인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한국 영화계를 움직이는 ‘파워맨’으로 부상하면서 남들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높아지는 위상만큼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을. 영화의 힘을 믿는다면 감독들은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름 석 자에 무게가 실린 감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hyun@seoul.co.kr
  • “1주일 상영 보장”… 스크린 독과점 사라질까

    “1주일 상영 보장”… 스크린 독과점 사라질까

    2009년 11월 한국영화 ‘집행자’의 교차 상영(한 스크린에서 두 개의 영화를 번갈아 상영)은 영화계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관객 반응이 좋았음에도 교차 상영으로 인해 미국 할리우드 대작 인기에 밀려났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도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다. 개봉 당시 109개 스크린을 확보했지만 1주일 뒤 ‘트랜스포머 3’가 개봉하면서 14개로 급감한 것. 영화진흥위원회가 20일 영화 시장의 과점구조 등을 개선하기 위한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어떤 영화든 개봉일부터 최소 1주 동안 상영이 보장된다. 교차 상영은 계속 인정하되, 교차 상영 날짜의 2배를 연장 상영하거나 수익 배분 몫을 더 올려주도록(10%) 했다. 선택은 배급자 몫이다. 조조와 마지막회처럼 관람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영화가 배치되는 불이익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제작·투자·배급사와 극장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수익분배율(부율)은 한국영화(5:5)와 외국영화(서울 6:4, 지방 5:5)에 각기 다르게 적용하던 것을 ▲5.5(제작·투자·배급사):4.5(극장)로 일괄 적용하는 안과 ▲초기에는 배급자가 수익 배분을 많이 받다가 점점 줄이는 슬라이딩 방식을 동시에 제안했다. 영진위는 개봉 첫주에 배급자에게 60~80%의 이익을 주고 상영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율을 20~40%까지 줄이는 슬라이딩 방식이 블록버스터 대작의 ‘스크린 독과점’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보연 영진위 영화정책센터장은 “슬라이딩 방식을 도입하면 배급자들은 개봉 첫주에 최대한 많은 극장에서 동시 개봉해 단기간에 수익을 뽑으려 하겠지만, 상영관 측에서는 스크린을 줄이고 장기상영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기 종영 시정명령으로 1주일 만에 간판을 내리는 영화는 사라진 데다, 교차 상영도 이미 상영관 측에서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것. 슬라이딩 방식 역시 한달 넘게 상영하는 영화가 많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복합상영관의 관계자는 “계약 주체는 극장과 배급사인데 이해당사자와 사전협의 한번 없이 영진위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건 문제 있다.”면서 “영진위 방안대로라면 당초 취지와 달리 시장 왜곡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외화 수입사 배만 불릴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방 영세극장들은 당장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명탐정 코난:침묵의 15분’

    인기 만화 캐릭터 명탐정 코난이 극장판 영화로 첫선을 보인 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천재 고등학생 명탐정 남도일이 검은 조직이 개발한 약을 먹고 일곱 살의 어린 아이 코난이 되어 각종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명탐정 코난’은 만화책에서 시작해 TV 시리즈, 게임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은 시리즈의 15주년 기념작으로 전편에 비해 훨씬 커진 스케일과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시리즈마다 긴장감 넘치는 정통 추리물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명탐정 코난’의 매력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배후를 쫓기 위해 북촌 마을을 찾아간 코난이 의문의 설원 속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과거에 벌어졌던 마을의 비극을 파헤치게 된다. 볼거리와 액션 면에서도 한층 흥미진진해졌다. 초반 오프닝의 도심 폭탄 테러 장면과 마지막에 설원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역동성이 강조됐다. 제작진은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5초 후에 폭발하는 폭탄 등 영화 속에 숫자 15라는 키워드를 넣는 재치를 발휘했다. 올해 일본 개봉 애니메이션 중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을 제치고 흥행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침체된 일본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상처받은 영화팬들의 마음을 치유한 영화로 평가받기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화려함은 아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아날로그적 정서로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보는 데 무리가 없다. 개봉에 앞서 16~17일에 열린 부천영화제 초청 상영회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24일까지 열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명탐정 코난 특별전’도 개최된다. 각종 기념 행사 참석차 한국을 처음 찾은 시즈노 고분 감독은 “오프닝과 엔딩 부분의 액션 장면을 스릴 넘치게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을 최대한 활용하고 역동감 넘치는 카메라 워크를 표현하는 등 비주얼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CG영화라면 톱 배우보다 잘 놀 수 있죠”

    “CG영화라면 톱 배우보다 잘 놀 수 있죠”

    영화 ‘퀵’의 주연배우 강예원(31)을 만난 지난 15일,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 팔판동의 카페에서 만난 강예원은 “(관객 1100만명이 든) ‘해운대’ 시사 때 비가 왔는데 ‘퀵’의 시사 때도 그랬다. 오늘도 비가 온다.”며 활짝 웃었다. 느낌이 좋다는 얘기다. 20일 개봉하는 ‘퀵’은 100억원(순제작비 80억원)이 투입된 액션 블록버스터다. 전설적인 폭주족에서 퀵서비스맨으로 변신한 기수(이민기)는 생방송 시간에 쫓기는 걸그룹 멤버 아롬(강예원)을 방송국에 데려다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웬걸, 가 보니 고교 때 여자 친구 춘심이다. 그때 전화가 울린다. 기수의 헬멧에 폭탄이 장착돼 있고, 30분 안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폭파시킨다고. 생존을 위해 도심과 빌딩 숲을 헤짚는 질주가 시작된다. ‘퀵’은 블록버스터 전쟁의 복판에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 3’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가 이미 개봉했고, 한국 영화 경쟁작 ‘고지전’이 같은 날 개봉한다. 그런데도 강예원은 자신만만했다. “재미로만 따지면 여태껏 나온 한국영화 중 최고의 오락 영화”라며. →오토바이 헬멧을 계속 쓰고 촬영하는 게 고역이었겠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찍었다. 여름에 너무 숨 막혀 목디스크에 두통까지 생겼다. →스턴트맨이 있지만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고 들었다. 언제 가장 힘들었나. -헬멧을 쓴 채 옷을 모두 벗고 샤워하며 펑펑 우는 장면이 있는데 감정이 잡히지 않아 힘들었다. 일각에서 ‘오버 연기’를 지적하던데 결코 오버가 아니다. 머리에 진짜 폭탄이 장착돼 있다고 생각해 봐라. 어떻게 침착할 수 있겠나. 홍상수 감독님 영화 속 인물처럼 연기한다면 어울렸을까. 물론 만화적인 설정이 많아 배우들도 처음엔 손발이 오글거렸다. 하지만 그걸 의식하기 시작하면 관객들이 볼 땐 더 어색하다. 그때부터 난 ‘춘심이로 사는 5개월이 하나도 안 창피해’란 식의 세뇌를 계속했다. →‘해운대’,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 등 여러 흥행작에 출연했지만 실질적인 주연은 처음이다. 기획·투자 단계에서 “배우가 약하다.”는 말도 많았는데. -CJ가 돈이 남아돌아서 무모한 캐스팅에 투자했겠나. 윤제균 감독님이 제작하는 것도 컸겠지만 나나 민기씨가 ‘해운대’에서 1000만명을 넘기지 않았다면 캐스팅하지 않았을 거다. ‘해운대’에서 특수촬영을 한 것은 돈 주고도 못할 경험이었다. 덕분에 ‘퀵’에서 또 다른 경험을 했다. (특수효과가 많은 블록버스터) 경험을 안 해본 톱배우보다 현장에서 더 잘 놀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민기씨가 “강예원씨가 비명을 너무 잘 질러 힘들었다.”고 하던데 설정된 리액션인가. -내가 한 건 연기가 아니고 모두 ‘리얼’이다. 음악을 해서 그런지 소리에 예민하다. 폭탄이 터질 때마다 하도 비명을 질러 처음엔 주위에서 걱정하더니 나중에는 ‘(터질 줄) 다 알면서 왜 또 저래’라며 웃더라. 나는 겁이 나 죽겠는데…(웃음). →음악 얘기 좀 해보자. 성악 전공(한양대 음대)인데 왜 진로를 바꿨나.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선명회 어린이합창단 활동을 했다. 대학에 가니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웃음). 중·고교 때부터 가수나 연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음악으로 연기를 하는 게 성악이라면, 말로 연기를 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어른이 된 뒤 진로를 결정하고 싶어서 당시 기획사 제안은 모두 거절했다. →2004~2007년 사이 경력이 비었던데. 또래 배우들에게 뒤처지는 초조함은 없었나. -휴학했던 대학을 다시 열심히 다녔다. 연극영화과가 아니어서 봐주는 것도 없고 1주일 내내 레슨받고 빡빡하게 살았는데 재밌더라. 작품이 들어오긴 했는데 안 끌렸다. 크게 초조하지는 않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기획사에서 가수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땐 연기에 대해 뭘 알았던 것도 아닌데 왜 그리 고집을 피웠는지 모르겠다. 하하. →혈액형이 O형인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밝고 긍정적이다. 다 잘될 거라고, 할 수 있다고 늘 다짐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싫다. 험담도 싫다. 사랑하며 살기도 빠듯한 세상 아닌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푼다. 솔직한 편이다. →출연작들마다 흥행이 잘됐다. 선구안이 좋은 건가. 운인가. -운명인 것 같다(웃음). (시나리오를) 고를 입장도 아니고, 몇 개 오지도 않는다. 그중에 진짜 하고 싶은 것만 한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최우선 선택 기준이다. 슬프고 우울한 영화는 힘들다. ‘블랙스완’을 보고 1주일 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반면 ‘파수꾼’은 좋았다. 또래 친구들의 미묘한 감정선에 공감이 갔다. →‘고지전’과 같은 날 개봉인데. -‘퀵’이 이겼으면 좋겠다. 영화계에서는 한국 영화가 두루 잘돼야 한다고 하지만, 남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웃음). →킥복싱을 배운다고 들었다. -(이종격투기 선수) 노재길 선생님께 5개월째 배우고 있다. 액션 영화를 할 수도 있으니 시간 있을 때 발차기라도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재능이 있더라(몇 차례 시범을 보이는데 운동한 태가 났다). 선생님이 “(권투 챔피언에 오른 배우) 이시영씨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본격적으로 대회에 나가 보자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다. 스파링부터 하고 싶은데 매니저들이 사색이 된다(웃음). →롤모델은 누구인가. -극과 극을 오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하늘 선배의 희극 연기와 전도연 선배의 비극 연기, 하지원 선배의 액션 연기를 닮고 싶다. 장점을 요리조리 갖춘 종합선물세트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욕심이 많아서 힘들기는 한데, 욕심이라도 부려야 선배들 절반쯤 쫓아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탈북 게임중독자 엽기살인범 추적

    탈북 게임중독자 엽기살인범 추적

    “소설가로서 목표가 처음엔 있었는데…지금은 없습니다. 그냥 쓰는 게 목표죠. 원래 ‘죽음의 한 연구’ 등을 쓴 박상륭처럼 지루한 소설을 좋아하는데 지금 생각은 철저하게 독자에게 읽혀야 한다는 겁니다.” 1억원 상금의 제7회 세계문학상을 받고 화려하게 등단한 강희진(47)씨는 소설 ‘유령’(은행나무 펴냄) 출간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하지만 “소설에 매인 것은 습관 같다.” “진정으로 좋아서 쓰는 게 진짜 작가”라고 덧붙이는 말에는 10년간 오로지 소설만을 위해서 살아온 내공이 숨어 있었다. 강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글쓰기를 즐겨 각종 상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나리오를 쓰며 영화판을 기웃댔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드라마 공모에 당선돼 KBS ‘그때 그 사건’ 등의 프로그램에서 다큐멘터리 작가로 글을 썼다. 최근 10년간은 논술 강사로 일하며 각종 문학상에 응모했으나 항상 최종심사 후보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습관처럼 확인해야 했다. ‘유령’은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다큐멘터리 작가로 일하며 살인범, 사형수, 사기꾼, 성전환자 등 소수자 집단을 많이 만났고, 그 경험이 소설 창작의 자양분이 됐다. 굳이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6·25전쟁이 끝나고 남으로도 북으로도 가지 못하는 최인훈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이 지금 우리 사회에 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소설은 탈북자들이 주로 모이는 백석공원에서 사람 눈알이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의문의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탈북자 ‘나’는 게임중독자다. ‘나’는 ‘대딸방 딸녀’와 삐끼, 불법 포르노 제작자 등 주변의 탈북자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엽기적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이 추리소설처럼 전개되는 한 축이 있고,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 일어난 ‘바츠 해방전쟁’이 또 다른 축으로 얽힌다. 작가는 “북한에서 ‘근대적 자아’를 갖지 못한 탈북자들 가운데 게임 중독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탈북 여성이 몸을 파는 것도 중국 등지를 떠도는 탈북 과정에서 극한 경험을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주 볼 수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한때 젊음을 바쳤던 영화나 드라마로 ‘유령’이 재탄생하는 것에 대해 강씨는 “기대가 없다.”고 잘라 말하며 “진짜 좋은 소설은 영화화하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출판사 측은 ‘내 심장을 쏴라’ ‘컨설턴트’ 등 이전 세계문학상 수상작 판권이 모두 팔린 만큼 ‘유령’에 대한 영화계 관심이 지대하다고 귀띔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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