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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민, 이준익 감독 ‘변산’ 낙점..여주인공은 김고은 ‘유력’

    박정민, 이준익 감독 ‘변산’ 낙점..여주인공은 김고은 ‘유력’

    이준익 감독의 ‘변산’에 박정민 김고은이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8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고은은 최근 ‘변산’의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 제안을 받았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변산’은 힙합에 푹 빠져있던 한 래퍼가 아픈 아버지 때문에 고향에 내려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와 ‘사도’, ‘동주’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앞서 배우 박정민이 남자 주인공 역을 확정했다. 김고은은 극중 박정민의 첫사랑 역을 맡게 된다. 박정민은 영화 ‘동주’에 이어 이준익 감독과 두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준익 감독은 박정민에 대해 “저예산 영화계의 송강호”라고 극찬한 바 있다. 한편 ‘변산’은 하반기 크랭크인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성일 폐암 3기, 1982년 담배 끊었는데..‘현재 상태 봤더니?’

    신성일 폐암 3기, 1982년 담배 끊었는데..‘현재 상태 봤더니?’

    원로배우 신성일(80)이 폐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국영화배우협회에 따르면 신성일은 지난 26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폐 조직 검사를 받은 결과 폐암 3기로 진단받고 통원 치료에 들어갔다. 배우협회 사무국장은 “지난 23일 지방의 병원에서 폐암으로 진단받고 서울에 올라와 대형 종합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으셨다”며 일단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로 종양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성일은 1982년 담배를 끊었으며 경북 영천의 자연 속에서 건강관리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부인 엄앵란이 2015년 12월 TV 건강프로그램 녹화 중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받고 회복되는 과정을 옆에서 내내 지킨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신성일은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해 ‘맨발의 청춘’, ‘초우’, ‘별들의 고향’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최근까지도 각종 영화계 행사에 참석하고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블랙리스트’ 배급사 만난 도종환 “독립·예술영화 체계적 지원 확대”

    ‘블랙리스트’ 배급사 만난 도종환 “독립·예술영화 체계적 지원 확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휘말리며 바닥을 친 문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연일 현장 소통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21일에는 독립·예술영화인들을 만나 독립·예술영화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도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 등 독립·예술영화인 50여명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독립·예술영화 전용 상영관, 전문 배급사,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시네마달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과정에 의문을 제기한 ‘다이빙벨’ 배급 등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던 독립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다. 도 장관은 간담회에서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강조하는 한편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도 장관은 “창의성과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독립·예술영화는 영화 문화와 산업의 근간이며 국민의 영상 문화 향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독립·예술영화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체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파행적으로 이뤄졌던 독립영화관 건립 지원과 예술영화 전용관 운영 지원 사업 정상화를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독립·예술영화인들은 현재 공석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선임할 때 영화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줄 것과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파산 상태에 다다른 독립·예술영화 산업을 복원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 장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도 장관은 인근에 있는 민간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박석영 감독의 플라워 3부작 중 피날레인 ‘재꽃’ 시사회에 참석했다. 앞서 도 장관은 조계사와 한국기독교회관을 찾아 불교계와 기독교계의 현안에도 귀를 기울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연극·영화계의 큰 별 윤소정 별세

    연극·영화계의 큰 별 윤소정 별세

    배우 윤소정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소속사 뽀빠이엔터테인먼트는 “윤소정이 오늘 오후 7시 12분 서울성모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고인은 사랑하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했다. 50여년 간 관객과 시청자를 행복하게 해주고 사랑받았던 고인의 명복을 빌어달라”고 밝혔다. 1944년 영화감독이자 배우였던 고(故) 윤봉춘의 딸로 태어난 윤소정은 1962년 T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연극과 영화, 드라마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대표작으로는 연극 ‘잘자요, 엄마’(2004), ‘강철’(2007), ‘블라인드 터치’(2008), ‘33개의 변주곡’(2010), ‘에이미’(2010·2013), ‘어머니’(2016) 등이 있다. 영화 중에서는 ‘올가미’(1997), ‘이재수의 난’(1999), ‘실제상황’(2000),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 ‘사랑해! 진영아’(2013) 등이 출연작이다. 드라마에서는 ‘대망’(2002), ‘잘했군 잘했어’(2009), ‘내 딸 꽃님이’(2011), ‘청담동 앨리스’(2012), ‘결혼의 여신’(2013), ‘폭풍의 여자’(2014) 등에서 연기했다. 최근에는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모두 마친 SBS TV ‘엽기적인 그녀’에 자혜대비 역으로 출연했다. 유족으로는 같은 배우인 남편 오현경과 딸 오지혜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오는 20일,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피에타’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피에타’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아마 영화감독 김기덕처럼 호감과 비호감의 간극이 큰 이도 드물 것이다. 그 차이의 이유는 금수저, 유학파라는 기득권을 경멸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워하는 세상에 있다. 돈 많은 친구를, 대기업 입사를, 잘생긴 외모를 바라면서, 반대로 개념있는 척 앞장서서 이들을 성토하는 이율배반. 김기덕, 그가 불편한 이유는 이런 사람들의 이중적 심사를 확실하게 비틀어 짜내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 ‘피에타’(2012)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평소 구설과 댓글에 비해 정작 그의 영화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영화계, 문화계에 통쾌하게 한 방 먹였다.‘피에타’는 라틴어로 ‘불쌍히 여기소서’란 말에서 비롯된 이탈리아어다. 슬픔과 비탄을 의미하며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다. 이 말은 또 영원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시신을 안고 지그시 내려다보는 조각이나 회화작품을 지칭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먼저 보낸 자식의 시신을 안고 절규하는 모습이 아니라 아들을 죽인 세상의 모든 것을 품어 안고 용서하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성모상, 피에타상은 우리에게 ‘어머니’라는, 종잡을 수 없는 많은 것이 교차하는 어머니 이상의 어머니로 다가온다.영화 ‘피에타’는 휠체어를 탄 젊은 청년이 쇠갈고리로 자살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김기덕의 잔인함이 덜어졌다고 하지만 보다가 언뜻 고개를 돌리게 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영화는 치밀하다. 예사롭지 않은 부분들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영화의 커다란 줄기에 서게 된다. 마치 무심한 듯 마무리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아 내거나 채무자에게 상해를 입혀 보험금이라도 타 내는 악한 이강도(이정진)는 어느 날 문득 “널 버려서 미안하다”며 찾아온 미선이란 이름의 어머니(조민수)를 만난다. 강도는 낯설어하며 어머니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처음 받아 보는 선물, 가족이란 울타리, 어머니의 밥상, 어머니와의 외출 등을 통해 점차 마음을 연다. 이런 강도의 심경의 변화를 감독은 생명력 넘치는 장어, 유치한 플라스틱 안경을 통해 드러낸다. 어찌 보면 사악하고 무지한 강도는 어머니라는 존재를 통해 변하면서 세상과 사람 그리고 생명과 사랑에 눈뜨고 “불안해. 갑자기 사라질 것 같아. 다시 혼자가 되면 못 살 것 같아”라는 상태에 이른다. 피붙이 하나 없이 자란 강도가 삼십이 되어 처음으로 자신 외에 타자를 인식하고 그 관계를 받아들이고 사회생활을 배워 나가는 것이다.사람이 악해지는 건 순간이다. 강도도 그렇다. 그는 살고자 다른 이를 죽였고 피해자들은 다시 그를 저주하고 복수를 꿈꾸었다. 미선도 마찬가지이다.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강도를 품에 안은 미선은 끊임없이 그를 아픔과 고통으로 몰아가며 복수한다. 하지만 세상을 악으로 버텨 온 강도에게서 여린 면을 발견하고 갈등한다. 사실 주인공 이강도가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최소한 어머니의 정을 알고 연민과 사랑을, 신이 조금이라도 자비를 베풀었다면 그가 영화에서처럼 최악의 악마가 되었을까. 세상을 떠난 그리스도를 안고 비탄에 잠긴 성모가 그림이나 조각으로 제작된 것은 13세기 독일에서 만들어진 저녁 기도상이라는 의미의 베스퍼빌트가 시초다. 아들의 주검을 내려다보는 성모는 “무릎에 앉아 있는 나의 아들아, 너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네 자신을 희생하였구나. 나는 기뻐해야 할 이 구원의 행위가 너무나 고통스럽고 괴롭구나”라며 그 심정을 드러냈다. 이런 피에타상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수많은 걸작을 낳았다. 김기덕도 그 계보의 리스트에 하나를 더했다. 피에타를 주제로 한 작품 중 최고는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1475~1564)의 ‘피에타’이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체념과 슬픔을 넘어선 표정, 무릎 위에 늘어진 그리스도의 모습이 대비되어 더욱 처연한 어머니의 모습은 인간을 초월한다. 사실 이 피에타상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미켈란젤로의 수많은 조각 중 그의 서명이 남아 있는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피에타상은 두 차례나 테러를 당했는데 지금은 복원을 거쳐 방탄유리 안에서 관객들을 맞고 있다. 이후 세계 각지에 복제품을 모셨는데 우리 수원교구 분당 요한성당에도 모셔져 있다. 바티칸의 피에타가 천상의 성모와 예수라면 다음 세대인 베르니니(1598~1680)의 ‘피에타’는 매우 인간적이다. 하지만 김기덕의 피에타와 가장 근접한 피에타상은 밀라노 스포르체스코성에 있는 일명 ‘론다니니의 피에타’(1552~1564)가 아닐까. 김기덕은 영감을 얻고자 성베드로 성당을 두 차례나 찾았다지만 영화 ‘피에타’는 ‘론다니니의 피에타’와 매우 닮았다. 바티칸의 피에타가 초극, 초월적인 어머니라면 론다니니 피에타의 성모는 인간적인 ‘어미’의 모습이다. 비탄에 빠진,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아들의 부활을 기다리고 믿는 표정은 마치 미켈란젤로의 완성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특히 죽은 아들을 등 뒤에서 안고 북받쳐 오르는 인간적인 고통을 참고 인내하는 어머니는 성경 속 성모가 아니라 현실에서 아들을 앞세운 어머니의 고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어미의 모습이다. 어미는 우리에게 영원한 여인의 모습이지만 잘못했을 때 그윽하게 바라보고 측은하게 안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꾸짖고 혼내고 가끔은 손찌검도 하는 어머니, 자식의 잘못을 감싸 안고 인간적으로 호소하다 가슴을 치며 오열하는 어머니가 불효막심하고 속만 썩여 드린 우리 자식들의 현실의 어머니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생각해 보면 악을 악으로 갚으려던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가 죄인이자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인간이다. 하지만 김기덕은 피에타상의 성모 아니 우리들의 어머니가 늘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통렬하지만 나직하게 투박한 질그릇 같은 소리로 기도한다. “신이시여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이와 더불어 우리도 속죄해야 한다. 야만의 세계를 살아 내기 위해 야만의 길을 택해야 했던 영화 속 강도와 감독 김기덕 그리고 세상의 나와 다른 모든 이에게.
  • 토종 ‘빅3’ 프랜차이즈 영화 납신다

    토종 ‘빅3’ 프랜차이즈 영화 납신다

    한동안 뜸하던 프랜차이즈 영화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영화계에 새 바람이 일지 주목된다. 이전에는 ‘도둑들’,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 1000만명 안팎의 대박 작품의 속편 가능성이 언급되곤 했으나 요즘 들어서는 중박 작품에서 본격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코믹 추리 사극 ‘조선명탐정’이 선두주자다. 3편이 오는 8월쯤 촬영을 시작한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내년 설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임금에게 미운털이 박힌 조선 제일 명탐정과 그의 파트너인 개장수 서필이 각종 사건을 해결하며 모험을 펼친다. 김탁환의 역사 추리 소설 ‘백탑파’ 시리즈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명민, 오달수 콤비가 무척이나 빛나는 작품이다.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이 478만명, 2편 ‘사라진 놉의 딸’(2015)이 387만명을 기록하며 ‘롱런’의 디딤돌을 놨다. 흥행이 거듭 이어져 과거 5편까지 나왔던 ‘여고괴담’,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김명민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편이 오도방정을 떨었다면 2편은 다소 격조 있게 갔다”면서 “3편은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어 놓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권상우·성동일 주연의 영화 ‘탐정2’(가제)는 최근 캐스팅을 마무리하고 크랭크인했다. 2015년 추석 시즌 개봉해 262만명을 동원한 ‘탐정:더 비기닝’의 속편이다. 첫 편에 ‘비기닝’이라는 제목을 붙였을 정도로 일찌감치 프랜차이즈를 고려했던 작품. 전편의 추리 콤비인 미제사건 마니아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형사 출신 노태수(성동일)가 탐정사무소를 개업한 뒤 의뢰받은 첫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을 그린다. 2편에는 이광수가 합류해 코믹 요소가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가수 겸 연기자 손담비도 ‘탐정2’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 지난해 말 여성 심리 스릴러 ‘미씽:사라진 여자’로 호평을 받은 이언희 감독이 새로 메가폰을 잡았다. 강동원, 유해진의 앙상블이 빛났던 한국형 판타지 ‘전우치’도 속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2009년 말 개봉해 600만명을 끌어모은 지 8년 만이다. 족자에 갇힌 조선 시대 악동 도사 전우치가 500년이 지나 봉인에서 풀려난 뒤 요괴들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 당시 한국형 히어로 무비로 각광받았다. CJ E&M과 영화사 집이 공동으로 총상금 9000만원을 내걸고 속편 아이디어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대상과 우수상, 가작을 각 1편씩 뽑는 것으로 미뤄 속편은 한 편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동원과 유해진이 다시 뭉치지 못한다면 리부트(같은 설정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시리즈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계 관계자는 “최근 십여년간 한국 영화 중흥기를 거치며 우리 흥행작이 많아질수록 그 브랜드를 활용하려는 기획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움을 장착한 여러 시리즈물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옥자’가 몰고 온 플랫폼 전쟁

    ‘옥자’가 몰고 온 플랫폼 전쟁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의 온라인과 극장 동시 공개를 놓고 제작사인 넷플릭스와 국내 멀티플렉스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옥자’의 극장 상영은 결국 단관 중심의 소규모 개봉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스크린이 최우선이었던 시대에서 스마트 TV, 태블릿, 스마트폰 등 영화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충돌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 같은 논란이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에는 득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봉 감독은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관객들이 큰 화면에서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논란은 다 저의 영화적 욕심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옥자’ 개봉 논란과 관련해 봉 감독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그는 “최소한 3주간의 홀드백을 원하는 멀티플렉스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 “반면 동시 상영을 원하는 넷플릭스의 원칙도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2, 제3의 옥자’가 나오기 전에 상생의 룰이 정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이번 논란은) 룰 전에 영화가 더 먼저 도착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옥자’를 계기로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나 극장 개봉 영화와 관련한 업계의 세부적인 룰이 다듬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인터넷 TV 네트워크인 넷플릭스는 톱 배우, 유명 감독들과 손잡고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고품격 TV드라마와 영화를 만든 뒤 이러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오로지 넷플릭스망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하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이 방식으로 전 세계 190개국 1억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거느렸고, 지난해 국내 시장에도 상륙했다. 현재 한국 가입자는 8만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다만 넷플릭스는 2015년 600억원 규모의 ‘옥자’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국내 관객을 배려한 봉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에서는 ‘옥자’를 스크린을 통해서도 개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고, 지난해 국내 중대형 배급사들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을 벌여 ‘옥자’의 국내 배급사로 뉴를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옥자’의 칸영화제 출정을 앞두고 넷플릭스가 스크린과 온라인 동시 상여 입장을 공개하며 균열이 생겼다. 칸영화제에서도 ‘옥자’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프랑스 개봉 계획이 없는 ‘옥자’가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을 놓고 현지 극장 업계가 불편한 마음을 드러낸 것. 영화제가 막을 내린 뒤에는 전국 스크린의 91%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3사가 온라인 동시 공개 불가를 천명하며 한국에서도 논란이 본격 점화됐다. 전국 139개 극장, 1031개 스크린을 보유한 업계 1위 CGV가 특히 강경한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영화가 극장 개봉하면 2∼3주간의 홀드백 기간(프랑스의 경우 3년)을 두고 인터넷 TV나 주문형 비디오(VOD) 등 2차 판권 시장에서 서비스된다. 선(先) 극장 개봉·후(後) 온라인 서비스 원칙이 무너지면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국내 영화 생태계가 혼란에 빠진다는 게 멀티플렉스 측 입장이다.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옥자’의 국내 공식 시사회도 이례적으로 멀티플렉스가 아닌 대한극장에서 열리기도 했다. CGV 관계자는 “‘옥자’ 같은 화제작을 상영하면 극장 입장에서도 분명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을 때 온라인 동시 공개는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갈등이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옥자’는 미국에서도 극장 개봉할 예정이지만,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에서는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딱히 극장 개봉에 목맬 필요가 없는 넷플릭스가 이번 논란의 최종 승자라는 게 영화계 안팎의 중론이다. 국내 가입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마케팅 한 번 제대로 했다는 것이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스크린이 더이상 최우선적인 플랫폼이 아닌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거대 자본을 가진 양측이 영화를 볼모로 억지스러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성은 평론가는 “앞으로도 우리 영화가 넷플릭스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온라인 배급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극장들은 상영 보이콧보다는 극장 시스템의 매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의 팽팽한 샅바 싸움 속에 ‘옥자’는 오는 29일 독립영화 수준으로 소규모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현재 서울극장, 대한극장, 씨네큐브 등 전국 12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넷플릭스망을 통해서는 한국 시간 기준 29일 0시부터 전 세계 190개국에서 동시 공개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최리 ‘그것만이 내 세상’ 합류, 이병헌 윤여정과 호흡 “당찬 여고생”

    최리 ‘그것만이 내 세상’ 합류, 이병헌 윤여정과 호흡 “당찬 여고생”

    배우 최리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가제)에 합류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모두에게 잊혀진 한물 간 복싱선수 ‘조하’ 가 인생에서 지웠던 동생 ‘진태’를 만나게 되고, 지체장애가 있지만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동생과 함께 지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앞서 형 ‘조하’ 역에 이병헌, 동생 ‘진태’ 역에 박정민이 캐스팅됐다. 두 아들의 엄마 ‘인숙’ 역에는 윤여정, 진태와 인숙 모자가 세 들어 사는 집 주인 ‘홍마담’ 역에는 김성령이 캐스팅됐다. 최리는 홍마담의 딸이자 진태의 친구 ‘수정’ 역을 맡아 당차고 발랄한 여고생으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최리는 지난 2015년 영화 ‘귀향’의 위안부 피해 소녀들을 기리는 무녀 은경 역으로 데뷔 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어 드라마 ‘도깨비’의 이모딸 경미 역으로 출연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병헌, 박정민 등 화제의 배우들과 호흡하며 또 한번의 주목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 데뷔작 ‘귀향’으로 제53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뉴라이징상’과 2016 아시아모델시상식 ‘뉴스타 연기자상’을 수상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배우로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 를 쌓아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신예다. 한편 ‘그것만이 내 세상’은 ‘국제시장’, ‘공조’ 등을 제작한 윤제균 사단 JK필름이 제작을 맡아 벌써부터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역린’을 집필 한 최성현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다. 지난 6일 크랭크인 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부천서 전도연의 20년 스크린 연기인생 담긴 특별전

    부천서 전도연의 20년 스크린 연기인생 담긴 특별전

    제21회 경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배우 전도연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배우 전도연의 특별한 인연은 1997년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시작됐다. 첫회에 그녀의 첫 주연작인 ‘접속’이 상영됐다. 올해 21회인 BIFAN에서 배우 전도연 특별전을 마련한 것은 20년의 시간을 함께한 영화제가 배우 전도연에게 보내는 우정과 연대의 메시지다.배우 전도연은 영화 ‘접속’(1997)에서 지난해 이윤기 감독의 ‘남과 여’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계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지니고 있는 배우다. 이번 특별전은 전도연의 20년 스크린 연기 인생이 담긴 작품을 상영하는 전작전이라 할 수 있다. 기자회견을 비롯해 관객과의 대화, 주연작품의 포스터와 스틸사진전 등 ‘배우 전도연’의 영화인생을 엿볼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된다.전작전에서는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 ‘밀양’을 비롯해 ‘피도 눈물도 없이’, ‘인어공주’, ‘카운트다운’, ‘하녀’, ‘협녀, 칼의 기억’ ‘무뢰한’ 등 17편이 상영된다. 특히 한국 평단을 대표하는 평론가이자 감독인 정성일이 객원 프로그래머로 기획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함께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는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2017년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 전도연의 영화인생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1997년 ‘접속’과 함께 친근한 얼굴로 무심하게 걸어들어 온 그녀는 2016년 ‘남과 여’에 이르기까지 그녀만의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BIFAN은 배우 전도연 특별전 개최 소식과 함께 특별전 포스터를 공개했다. 배우 전도연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는 오는 7월 13~23일 개최되는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간 중 열릴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노무현입니다’ 100만 돌파, 쉽지 않은 결정했던 전주시 ‘즐거운 비명’

    ‘노무현입니다’ 100만 돌파, 쉽지 않은 결정했던 전주시 ‘즐거운 비명’

    다큐 영화 ‘노무현 입니다’의 흥행에 전주시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노무현입니다(감독 이창재)’를 관람한 누적관객은 105만3천181명으로 집계됐다. 100만 관객 돌파는 지난달 25일 영화 개봉한 후 불과 열흘 만이다. 요즘 같은 불황 속에서 일반 상업 영화도 100만 관람객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지난 정부의 블랙리스트 정국 속에서 전주국제영화제로부터 1억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은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전주로서는 이미지 홍보는 물론 투자 배당금까지 챙기게 됐다. 제작진은 총 3억원의 제작비중 1억원을 지난해 6월 전주시로부터 지원받았다. 사실 전주시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서 자칫 당시 정부에 밉보일 경우 국가 예산 확보 등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 하지만 전주국제영화제가 그동안 표방해온 독립성과 창작 및 표현의 자유 등을 존중한 김승수 시장의 소신과 과감한 선택에 따라 투자가 이뤄졌다. 전주시 관계자는 “사실 투자가 결정된 때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전으로, 박근혜 정부의 진보 성향 문화예술계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심했던 상황이어서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영화계는 올해까지 18년간 독립영화만을 고수하며 묵묵히 걸어온 전주시의 정신과 자존심이 이뤄낸 결실로 평가한다. 전주시는 영화상영 시 전주국제영화제의 로고가 스크린에 나타남으로써 얻게 될 영화제 홍보 효과에다 투자 수익금까지 받을 수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손익분기점은 20만6천700명으로 현재까지 예상되는 배당금만도 2억4천여만원에 이른다. 앞으로 흥행몰이가 계속될 경우 배당금 액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주영화제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김 시장은 “영화의 본질은 영화를 만드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닌 표현의 자유에 있다. 이것이 바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존재 이유이자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지원한 이유”라면서 “앞으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어떤 자본과 권력 앞에서는 당당하지만 시민과 관객, 영화인들에게는 겸손한 영화제로 지키고 키워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노무현입니다’는 지방 선거에서도 번번이 낙선했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이 2002년,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지지율 2%로 시작해 대선후보 1위가 되는 반전과 역전의 드라마를 생생하게 되짚은 다큐멘터리다. 동시에 측근 39명의 진심이 담긴 인터뷰를 통해 정치인 노무현이 아니라 인간 노무현의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주말 영화]

    ■가을의 전설(EBS1 토요일 밤 10시 55분) 지금은 영화계 거물이 된 브래드 피트가 ‘제2의 로버트 레드퍼드’라는 별명을 얻었던 초창기 주연작이다. 어린 시절 곰 사냥에서 목숨을 잃을 뻔하지만 이를 계기로 야성을 일깨운 트리스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트리스탄은 사랑하는 막내동생을 1차 세계대전 전쟁터에서 잃고 돌아온 뒤 동생의 연인과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가슴에 움튼 야성 때문에 방랑의 길을 택하게 된다. 삼형제의 아버지로 앤서니 홉킨스가, 맏형으로 에이단 퀸이, 막내로 헨리 토머스가 함께한다. 영어 제목 ‘Legend of The Fall’에서 Fall은 가을이 아닌 몰락과 추락을 의미하는데 국내 개봉 당시 ‘가을’로 오역됐다고 한다. 장대한 서사물을 곧잘 연출하는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잭 리처: 네버 고 백’을 만들었다. 1994년작. ■헬프(EBS1 일요일 오후 1시 55분) 지난해 숨막히는 미스터리 스릴러 ‘걸 온 더 트레인’을 선보였던 테이트 테일러 감독의 출세작이다. 남성 감독임에도 여성 이야기를 자주 다루는 게 특징. 이 작품은 아카데미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옥타비아 스펜서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인종차별이 여전했던 1960년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를 배경으로 작가를 꿈꾸는 신출내기 기자이자 백인 여성인 스키터(에마 스톤)가 부당한 처우를 받던 흑인 가정부들을 인터뷰해 그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내는 과정을 그렸다. 2011년작.
  •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열정 착취하는 드라마 제작 관행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열정 착취하는 드라마 제작 관행

    “오늘은 7시에 일어날게요” 그것이 마지막 메시지였다. 아들은 드라마를 만드는 PD다. 지난해 1월 CJ E&M에 공채 입사했다. 드라마 현장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날마다 촬영장에서 밤을 새우고 들어오기 일쑤다. 가족들은 얼굴 한번 마주하기 어려웠다. 처음 맡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제작이 끝난 직후였다. 아침 7시에 일어난다던 아들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집을 나섰다. 그리곤 연락이 끊겼다. 아버지는 촬영 때문에 바쁠 거라고만 생각했다. 5일 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며칠째 결근이라고 했다. 아버지 이용관(60)씨가 실종신고를 했다. 성인 남자가 사라진 것에 세상은 무심했다. 수색할 수 없다는 경찰에 매달렸다. 마지막 전화 발신지인 서울역 근처에서 아들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그 시각 어머니 김혜영(59)씨는 CJ E&M 본사로 향했다. 인사팀 직원과 선임 PD가 나왔다. 선임 PD는 한 시간에 걸쳐 아들을 비난했다. “근무 태도가 불량하다”, “계약직을 무시했다” 같은 힐난이 이어졌다. “아이를 잘못 키워서 죄송합니다” 영문 모를 어머니는 머리를 조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이 죽었단 소식이었다. ●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 팠어요.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이한빛 PD가 남긴 유서 중 일부다. 이런 내용도 있었다.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 스물일곱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진짜 이유다.아들은 구멍가게나 노점상만 찾았다. 카드단말기를 갖추지 못한 영세한 곳들이었다. 일부러 현금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아버지는 아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을 몇 푼이 더 중요했다. 카드를 받는 곳에서만 지갑을 열었다. “한빛이는 그런 아이였어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어느 날 아들이 다니는 서울대를 찾았다. 넓은 운동장이 눈에 들어왔다. “국립대 등록금은 반값인데 학교 시설이 너무 좋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아들은 “혜택받는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단 부담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정가원(28·가명)씨는 이 PD의 오랜 친구다. 대학 시절 대부분을 같이 보냈다. 이 PD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사회에서 내몰린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들과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기업과 외롭게 싸울 때도 힘을 보탰다. 위로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PD는 입사 후 매달 월급의 반을 416연대, KTX 해고 승무원, 빈곤사회연대 등에 보냈다. “한빛은 그렇게라도 갚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정씨는 말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단 부채감 말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만드는 현장은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노동착취와 성희롱, 언어폭력이 난무했다. ‘생방송’이라 일컬을 만큼 제작 기간은 촉박했다. ‘혼술남녀’도 마찬가지였다. 촬영이 진행되던 55일 동안 이 PD가 쉰 날은 단 이틀뿐이다. 제작 막바지에 이르러선 하루 4~5시간 자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그는 중도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된 스태프들을 만나야 했다. 지급된 계약금 일부를 회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는 전세금과 대출금 등으로 쓴 뒤였다. 이 PD는 어머니에게 “해고된 스태프들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너한테 일이 막 몰리고 지치는 거 나도 알거든, 근데 이 회사에 정직원이고 ‘CJ인’이고 하면 네가 일을 더 해야 돼… 진짜 한 대 후려갈길 뻔했다” 이 PD가 선임 PD와 면담한 내용을 녹취한 내용 중 일부다. 이 PD가 속한 팀은 총 4명으로 2교대 근무 체제였다. 정규직 PD가 2명, 계약직 PD가 2명이었다. 조연출 몫은 사실상 정규직으로 입사한 이 PD에게 몰렸다. 2교대 근무는 허울일 뿐, 촬영이 없는 날은 내근해야 했다. “너희들은 드라마 할 기본자세도 안 돼 있는 놈들이고… 이 팀은 다 병신이고…” 회식 자리에선 폭언이 쏟아졌다.“현장에서 쓰러져야만 과도한 업무를 인정해주는 무언의 폭력이 있다”(경력 5년 이상 스태프) “꿈을 이루려는 청춘들이 기꺼이 낮은 급여와 비인간적인 대우, 극한의 노동시간을 견디며 일하기에 드라마 한 편이 완성된다”(경력 8년 이상 스태프) 이 PD의 죽음을 계기로 업계 스태프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가 발표한 106건의 제보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부족한 수면과 휴식시간을 고질적 문제로 꼽았다. 제작 기간에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약 19시간으로 드러났다. 평균 휴일은 월 4일에 불과했다. ● 창작을 향한 열정이 노동착취를 정당화 제작사 측은 경력 쌓기를 빌미로 스태프들을 쥐어짠다. 스태프들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참고 버틴다. 창작을 향한 열정이 노동착취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는 셈이다. 이는 드라마 판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영화계 또한 비슷한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다만 영화계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자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최근 영화계는 스태프들을 고용할 때 표준계약서를 쓰는 것이 정착되고 있다. 표준계약서는 스태프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든 서식이다. 예전엔 계약서도 없이 고용하는 일이 많았다. “정말 답답한 것은 내가 당장 어제 잠을 자지 못했단 사실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이 끊임없이 답습된다는 점. ‘다들 그렇게 일해 왔다’, ‘원래 그런 거다’가 통용되는 게 화가 난다” 어느 드라마 스태프의 일침이다. 방송 분야도 표준계약서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를 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2015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든 계약에 적용’은 14.7%, ‘일부 계약만 적용’은 20.6%에 그쳤다. 자체 계약서를 쓰거나 구두계약으로 진행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서 그렇다.이한빛 PD의 죽음 역시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이란 인식이 만든 비극이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도 과로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청년이 있다.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 덴쓰의 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쓰리(당시 24세)씨 이야기다. 그녀는 입사 후 하루 평균 20시간씩 근무했다. 어떤 날은 중간에 17분 휴식한 것을 제외하곤 53시간 연속 일한 적도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에서 청년 과로사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덴쓰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일본 정부는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노동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나와 관계없는 너의 문제가 아닌, 언제나 나에게 닥칠 수 있는 문제, 나아가 우리의 공동체의 문제” 2010년 이 PD가 학생회 활동을 하며 쓴 글 중 일부다. 그는 스태프들이 혹사당하는 것을 보고 타인의 문제라고만 여기지 않았다. 어머니 김혜영씨는 “구조적으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아들이 차마 혼자 빠져나오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때로 드라마를 보고 위안을 얻는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내 얘기 같아서, 또는 우리 모두의 얘기 같아서. 그것이 공감의 힘이다. 드라마 밖 ‘그들이 사는 세상’에도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칸 영화제 폐막, 봉준호-홍상수-김민희 등 韓 영화 수상 불발

    칸 영화제 폐막, 봉준호-홍상수-김민희 등 韓 영화 수상 불발

    칸 영화제가 폐막했다. 한국영화는 수상에 실패했지만, 평단의 고른 호평을 받으며 세계 영화계에 한국을 알렸다.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지난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렸다. 황금종려상은 현대미술 큐레이터에게 벌어지는 뜻밖의 소동을 그린 ‘더 스퀘어’(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수상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옥자’는 제작비 5천만달러(약 600억원)가 투입된 영화로, 저예산 예술 영화들을 주로 상영하는 칸 경쟁부문에서는 이례적인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칸 영화제가 ‘옥자’를 초청한 것은 그만큼 봉 감독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칸 영화제는 앞으로도 봉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신작 ‘그 후’로 네 번째 경쟁부문에 진출한 홍 감독 역시 평단의 고른 지지를 얻었으며 작품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홍상수 감독의 ‘그 후’에 출연한 김민희,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출연한 안서현이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의 영예는 영화 ‘인 더 페이드’의 다이앤 크루거에게 돌아갔다. 이외에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서 상영된 ‘불한당’(변성현 감독)과 ‘악녀’(정병길 감독)가 칸 현지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하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수상작(자) 리스트> ▲ 황금종려상 : ‘더 스퀘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 ‘120 비츠 퍼 미닛’ (로빈 캉필로 감독)▲ 감독상 : ‘매혹당한 사람들’ (소피아 코폴라 감독)▲ 심사위원상 : ‘러블리스’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남우주연상 : 호아킨 피닉스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여우주연상 : 다이앤 크루거 (‘인 더 페이드’)▲ 각본상 :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린 램지 감독), ‘더 킬링 오브 더 세이크리드 디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70주년 기념 특별상 : 니콜 키드먼▲ 촬영상(황금카메라상) : ‘준느 팜므’ (레오노르 세라이예 감독)▲ 단편상 : ‘카토’ (테포 아이락시넨 감독)▲ 단편 황금종려상 : ‘어 젠틀 나이트’ (치우 양 감독)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주말 영화]

    ■킹콩(EBS1 토요일 밤 10시 55분) 괴수 영화의 대명사 ‘킹콩’은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생태계를 간직한 해골섬에 살고 있는 거대한 유인원이 인간에게 포획돼 끌려간 미국 뉴욕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이야기가 뼈대다. 원래 1933년 작품이 오리지널이다. 그러나 1976년 만들어진 이 작품이 원조로 여겨질 만큼 대성공을 거뒀으며 후속편까지 만들어졌다. 오리지널에선 사람들이 영화 촬영을 위해 해골섬을 찾지만 1976년작에서는 석유 탐사로 설정되는 등 시대에 따라 조금씩 세부적인 내용이 바뀌고 있다. ‘킹콩’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에 의해 2005년에 리메이크됐고, 2017년에도 ‘콩: 스컬 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타워링’(1974), ‘나일 살인 사건’(1978) 등을 연출한 1970년대 오락 영화의 거장 존 길러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흔들리는 물결(KBS1 토요일 밤 2시) 사고로 여동생을 잃은 뒤 우울증에 시달리는 병원 영상의학과 직원 연우와 췌장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간호사 원희가 병원에서 만나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멜로 영화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돼 단아한 풍경과 절제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계 입문 15년 만에 데뷔한 감독 김진도의 안정된 연출력과 영화 ‘변호인’에서 용기 있는 양심 선언을 하는 윤 중위로 얼굴을 알린 신인 배우 심희섭과 고원희의 안정된 연기력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2014년작.
  • “프라이팬 위 생선 느낌···어서 빨리 공개됐으면” ‘옥자’ 들고 돌아온 봉준호

    “프라이팬 위 생선 느낌···어서 빨리 공개됐으면” ‘옥자’ 들고 돌아온 봉준호

    “불타는 프라이 팬 위에 올라간 생선 느낌이에요. 아름다운 영화를 완성했다고 자부합니다. 어서 빨리 그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네요.”(봉준호)····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다음달 28일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공개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29일이며, 국내 극장에는 동시 개봉된다. 봉 감독과 넷플릭스는 ‘옥자’의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가 예정된 제70회 칸영화제 개막을 이틀 앞둔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감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봉 감독의 두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인 이 작품은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가 다국적 기업에게 납치당한 소울메이트 옥자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옥자는 어려서부터 미자와 함께 자란 변종 동물이다. 봉 감독은 “제가 연출한 첫 사랑 이야기인데 그 대상이 동물”이라면서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과 가장 흉칙한 일이 다뤄진다”고 소개했다.‘옥자’는 전세계 가입자 1억명의 넷플릭스가 제작비 600억원을 전액 투자하고, 브래드 피트의 영화사인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에 나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또 넷플릭스가 만든 영화로는 사상 처음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관심이 더욱 뜨거워 졌다.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상영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영화 배급 방식인 극장 상영을 중시하는 프랑스 영화계에서는 반발이 거셌다. 봉 감독은 넷플릭스와의 합작에 대해 “작가이자 연출자 입장에서는 창작의 자유와 최종 편집권이 가장 중요했다”면서 “할리우드에서도 스필버그나 스코세이지 정도의 신에 가까운 분들 외에는 전권을 주는 경우가 없는 데 100%를 준다고 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나에게는 행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영국 정도는 극장 개봉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넷플릭스가 이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안심하고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영화의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공존하는 세상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TV가 나왔을 때 영화는 끝났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있었지만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논란은 아름다운 공존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제외한 대다수 관객들이 작은 화면으로 작품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봉 감독은 “처음부터 플랫폼은 의식하지 않고 일반적인 영화를 찍는다는 입장이었다”며 “큰 스크린에서도 아름답게 보여지는 영화가 작은 화면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찍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크린, 블루레이, 스트리밍, 다운로드 등으로 이어지는 영화의 긴 수명을 생각할 때 중간 광고나 짤린 화면, 다음 프로그램 소개 자막 등이 없는 넷플릭스가 영화를 존중하는 영구적인 아카이빙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칸 수상 전망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봉 감독은 “결과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심사와 토론에 지친 심사위원들에게 두 시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기대했다. 한편으로 그는 영화 외적인 이슈가 집중되는 상황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봉 감독은 “영화 스토리와 장면을 갖고 이야기를 편하게 나눴으면 좋겠다”면서 “배급 이슈나 칸 이슈 못지 않게 영화 자체를 놓고 더 폭발적인 논쟁이 있을 수 있다. 어서 영화 내부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는 자사의 정책 때문에 극장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양측 관계를 상호배타적으로 보지 않는다. 영화 산업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면서 “중요한 건 영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관객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관람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프랑스 개봉(예정)작들만 출품되도록 칸 규칙이 변경된 것을 놓고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영화제로서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내후년에도 뛰어난 작품을 만들다보면 예술을 위한 영화제로 빼어난 작품만 초청해온 칸의 입장이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여배우에게 영화판은 ‘도가니’”

    “여배우에게 영화판은 ‘도가니’”

    여성 연대 항소심 방청석 메워 “영화계 내 성폭력에 맞서 투쟁” 지난해 4월 한 저예산 영화 촬영 현장. 가정폭력 장면을 촬영하던 배우 A씨가 연기 도중 상대 여배우 B씨의 속옷을 찢더니 가슴을 만지고 급기야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대본대로라면 상의를 잡아당겨 멍자국을 칠한 B씨의 어깨가 드러나는 수준이었어야 했다. ‘노출신 없는 휴먼 멜로 드라마’인 줄로만 알았던 B씨는 A씨를 강제추행치상죄로 고소했다. 이른바 ‘남배우 A 사건’의 전모다.B씨는 상대의 유죄를 확신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B씨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영화 제작 관계자들 사이에서 B씨가 꽃뱀이라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나돌더니 A씨를 향한 동정론이 일었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무죄로 판결했다. A씨가 감독의 지시에 따라 ‘배역에 몰입해 연기’했고 당시 행동은 ‘업무상 행위’라고 봤다. 지난 13일 ‘남배우 A 사건’의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523호 재판정에는 전국각지에서 모인 여성 방청객 80여명이 자리했다. 방청석 40개는 재판 시작 전부터 이미 찼고 30여명은 선 채로 1시간 가까이 재판을 지켜봤다. 보통 성폭행 사건은 2차 피해를 우려해 비공개로 진행하지만 B씨는 ‘더이상 숨을 수 없다’고 결심해 2심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용기에 힘을 싣고, 영화계에 만연한 성폭력을 바로잡기 위해 모인 ‘여성 방청 연대’가 재판정을 메웠다. 영화계 여성모임 ‘찍는 페미’ 소속으로 이 모임을 이끄는 정다솔(25)씨는 “여성 영화인과 여성 노동자가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길 원한다”며 “누군가 이 싸움을 하고 있다면 힘이 돼 줄 동료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책과 영화 ‘도가니’로 알려진 인화학교성폭력사건대책위에서 일한 활동가였다. 감독 겸 연기자인 정씨는 “10여년간 어머니의 활동을 곁에서 지켜봤지만 결국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대중의 관심을 끈 건 책과 영화의 힘이었다”며 “영화가 주는 힘을 경험하면서 영화에 뛰어들었지만 영화판 역시 ‘도가니’였다”고 떠올렸다. 정씨는 남성 위주,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서 일감을 따야만 하는 여성 영화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일상이라고 했다. “오디션에서 감독이 말해요. ‘영화에 딥키스 장면이 있다. 키스를 잘하는 것도 다 능력이다. 톱여배우들도 다 그런다. 감독인 나랑 해보자’고요. 여배우는 잘 벗어야 한다, 술자리 안 오면 배역 없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일이 절실한 배우들의 간절함을 이용한 명백한 성폭력이죠.” 그는 “타인에 대한 폭력과 고통을 묵인하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영화는 가치가 없다”며 “이 투쟁이 한 편의 영화이고, 이 영화는 B씨가 인권을 인정받고 영화계 성폭력이 사라져야 끝난다”고 강조했다. ‘여성 방청 연대’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남배우 A 사건의 3차 공판은 다음달 28일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류 콘텐츠 잡기 손안의 세계대전

    한류 콘텐츠 잡기 손안의 세계대전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기업과 토종 기업들이 ‘한류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은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국내 기업들은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K팝 아이돌과 웹툰, 드라마 등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유튜브는 지난달 27일 그룹 빅뱅이 출연하는 웹예능 ‘달려라, 빅뱅단!’을 공개했다. 유튜브와 YG엔터테인먼트가 제휴하고 빅뱅이 직접 기획한 예능으로, 멤버들이 캠핑을 떠나 추억을 만드는 내용을 편당 15분, 총 6편에 담았다. 최근 ‘유튜브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제작 콘텐츠를 늘려 가고 있는 유튜브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콘텐츠다. ‘달려라, 빅뱅단!’을 보기 위해서는 월정액 7900원을 내고 유튜브의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에 가입해야 한다. 유튜브 레드는 광고 없이 동영상을 재생하고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가 독점 제공되는 서비스다. ‘달려라, 빅뱅단!’ 1회가 무료로 공개되고 누적 재생수가 480만회에 달하면서 국내외 빅뱅 팬들을 유튜브 레드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스 오브 카드’ 등으로 전 세계 드라마 시장을 뒤흔든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과 손잡으며 영화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5000만 달러·약 600억원)을 투자해 제작한 봉 감독의 영화 ‘옥자’는 넷플릭스 영화 사상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입성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공개되는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하자 칸영화제 조직위원회가 내년부터 프랑스 내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들만 경쟁부문에 초청하도록 규정을 변경할 정도로 세계 영화계에 적잖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드라마로 제작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3월에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스릴러 드라마 ‘킹덤’의 제작 소식을 알렸다. tvN 드라마 ‘미생’, ‘시그널’ 등을 기획, 제작한 이재문 프로듀서와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합류하면서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확대되는 넷플릭스의 영향력에 콘텐츠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토종 플랫폼들도 ‘맞불’을 놓고 있다. 기존 방송사가 시도하기 어려운 웹예능과 드라마, 1인 방송 등을 선보이며 콘텐츠 시장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의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에서는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공개한 드라마 ‘1%의 어떤 것’이 조회수 600만회를 넘으며 인기를 끈 데 이어 지난달에는 드라마 ‘애타는 로맨스’와 그룹 레인보우 출신 지숙이 진행하는 예능 ‘지숙이의 혼밥연구소’를 공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업계도 독점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대신 ‘네이버TV’와 ‘브이 라이브’ 등 플랫폼을 통해 한류 스타와 1인 창작자 등의 콘텐츠를 늘려 가고 있다. K팝 아이돌 등 한류 스타들이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는 ‘브이 라이브’는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 수 3400만건, 월간 사용자 수 18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인 ‘브이 라이브 플러스’와 ‘채널 플러스’를 내놓아 유료 비즈니스 모델도 자리잡아 가고 있다. 카카오는 웹툰과 웹소설 등 자사의 지적재산권(IP)을 드라마와 영화로 옮기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를 끈 웹툰 ‘눈을 감다’는 웹무비로 제작돼 지난달 카카오페이지에 공개됐다.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드라마 제작에도 나선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11일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으로 제작사를 설립하고 카카오의 IP에 기반한 드라마와 예능 등을 제작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TV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오리지널 콘텐츠는 ‘한류’를 활용한 국내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을 이끌 수 있는 경쟁력이기도 하다. 유튜브가 대표 한류 아이돌인 빅뱅과 손을 잡은 것도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K팝 팬들로 유튜브 레드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네이버 ‘브이 라이브’의 경우 전체 앱 다운로드 중 80% 이상, ‘브이 라이브 플러스’의 판매 건수 중 70% 정도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옥수수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해 한류 대표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박명진·김세훈 등 문화기관장들 잇단 사의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실행에 옮긴 문화기관장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 위원장은 지난 8일 문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아직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해 오다 2015년 6월 문예위원장으로 취임했다. 2018년 6월까지 3년 임기 가운데 1년여를 남겨 놓은 상태다. 박 위원장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기 위한 명단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실행 책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돼 문화예술계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 왔다. 문예위는 문화예술 창작 지원, 인력 양성 등을 위해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해 온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문예진흥기금 집행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를 실제로 적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박 위원장과 동반 퇴진 요구를 받아 온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도 지난 8일 문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영진위 내부 게시판에 사임의 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영화계에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점에 대해 영진위 임직원을 대표해 국민과 영화인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인사이드+] “카톡 숨쉬듯 확인…나는 23시간을 일했다”

    [인사이드+] “카톡 숨쉬듯 확인…나는 23시간을 일했다”

    CJ E&M의 조연출 고(故) 이한빛 PD 사망사건과 관련해 노동계가 드라마 제작 종사자들의 근무실태를 조사한 결과 장시간 근로와 언어 폭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 제작 종사자의 근무시간은 하루 평균 19.18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근로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대 근무시간은 23시간, 최소는 12시간이었다. 방송 분야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사실상 합법적으로 장시간 근로가 이뤄지고 있다. 또 1주일 평균 휴일은 0.9일, 월 평균 휴일은 4일에 불과했다. 4일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106건의 제보를 바탕으로 ‘드라마·방송 현장 내 노동실태와 폭력에 대한 제보센터 1차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제보에는 촬영(32.1%), 조연출·FD(23.6%), 조명(13.2%), PD(6.6%), 데이터 매니저(4.7%), 음향(3.8%), 작가(3.8%), 소품·미술(3.8%), 헤어·의상(1.9%)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종사자가 참여했다. 경력은 1년 이상 3년 미만이 29.2%로 가장 많았고 3년 이상 5년 미만 24.5%, 5년 이상 10년 미만 19.8%, 10년 이상 17.9%, 1년 미만 8.5%였다. 위원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업계에 드라마 등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래는 위원회가 공개한 제보 내용 일부이다. 1. 다른 나라처럼 8~10시간 이상 촬영 못하게 하고 쪽대본도 못하게 해야 한다. 숙소는 제발 ‘모텔’이라도 잡아주면 좋겠다. 수도권에 있는 찜질방 그만 가고 싶다.(경력 10년 이상) 2. 어느 현장이나 욕설이 없는 곳이 더 드물다. 일하는 시간이 과도하기 때문에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하루 최대 촬영시간을 정해 준수하거나, 사전제작이 필요하다. 영화계처럼 하루 12시간 이상 촬영을 제한하고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표준계약 방식이 필요하다.(경력 3년 이상) ●“잠 못 잔 것보다 상황변화 없어 힘들다” 3. 하루도 쉴 수 없는 스케줄. 한 시간도 편히 눈 붙이지 못하는 날들. 카톡이나 메시지를 숨쉬듯 확인해야 하는 일상. 정말 답답한 것은 내가 당장 어제 잠을 자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이 끊임없이 답습된다는 점. 다들 ‘그렇게 일해 왔다’, ‘원래 그런거다’라는 말이 통용되는 게 화가 난다.(경력 1년 이상) 4. 본질은 이런 일이 수십년간 이어져 온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되는 드라마 제작환경에 있다. 노동법을 강력하게 적용하고, 현행 70분 드라마를 미국 드라마 수준으로 제한하고, 하루 12시간 이상 일할 수 없도록 제한해 더 많은 일자리와 더 좋은 퀄리티를 끌어내야 한다. 12시간 일하고 12시간 쉬어야 다음날 일할 수 있다.(경력 10년 이상) 5. 정신적 폭언은 일상이고 수면보장 없이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씻고 바로 촬영에 들어간다. 새벽 귀가에 대한 교통비 부담이 크고 식사 시간이 없다보니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게 된다.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면 평균 4시간도 수면하기 힘든 실정이다. 수면시간이 부족한 상태로 강행하는 촬영은 스태프들의 부상으로 이어진다. 프리랜서 신분으로 다치면 바로 다른 사람으로 대체돼 일을 할 수 없다.(경력 3년 이상) 6. 어떤 제작현장에서 6일 동안 누워서 잠든 시간이 6시간이었던 적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나뿐만 아니라 경력이 오래되고 나이도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위해서, 생계를 위해서 당연히 참아야 한다는 것이 괴로웠다.(경력 3년 이상) 7. 막내 스태프들의 보수를 올려주면 좋겠다. 몇년째 제자리이다. 시간 외 수당이 급선무다. 제작사와의 계약 조건이 중요하겠지만, 다른 영역처럼 법으로 만들어서 실행하면 좋겠다. 경력에 비해 적은 보수를 받고 있는 스태프들이 너무 많다.(10년 이상) 8. 막내 시절에 언어폭력을 많이 들었다. 앉아 있으면 ‘막내가 앉아 있다’고 욕하고, 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모든 욕은 거의 막내가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장비가 고가인 것은 알겠지만 사람보다 장비가 우선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하다가 다치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멈출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그만두는 것 뿐” 9. 촬영 스케줄 자체가 신체적·정신적 폭력이다. 하루에 수면시간 많아봐야 2시간. 감독, 배우들이 대우 받는 것 인정하는데 스태프들도 사람이다. 어느 정도 대우는 해줘야 한다. 어느 촬영장이든 감독들만 대우받는다. 스태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잘 챙겨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고참급 스태프 몇몇이 가서 항의를 해야만 조금 들어준다(경력 3년 이상) 10. 각 팀의 막내들에 대한 무시와 폭언, 눈이 오든 폭염이든 비가 오든 촬영은 계속 된다. 멈출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그만두는 것 뿐이다. 방송 바닥이 다 그렇다며 견디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 하루 평균 촬영시간을 법으로 정하고 연장시 수당지급이 이뤄져야 한다. 방송사와 제작사와의 제작비 조율과 총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출연료 제한해야 한다. 톱배우들이 회당 1억원을 가져간다. 스태프들은 몇 년을 밤새도록 일해도 못 갚는 1억을.(경력 5년 이상) 11. 드라마 하다가 지금은 영화를 한다. 영화는 표준근로체제가 자리잡고 있어서 13시간 이상의 촬영이 제한된다. 매주 방송하는 드라마 여건상 힘들 것 같다. 막내의 경우에는 하루 10만원도 못 받고, 또 다른 회차의 촬영을 하면 24시간 일하고 8만~10만원을 번다. 시급으로 따지면 대체 얼마인가. 식사 시간도 제때 주지 않고 어떨 땐 너무 힘들어 밥을 거르고 잠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개인적으로 다시는 드라마를 하고 싶지 않다.(경력 1년 이상) 12. 언어 폭력이 제일 빈번하다. 방송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들어본 욕도 엄청나게 많고, 서로가 옆에서 듣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듯 간과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또 여자 스태프나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어린 친구들을 향한 성희롱이 엄청나다. 이 바닥은 원래 그렇다는 말로 합리화하면서 그냥 물 흘러가듯이 견디고 버텼던 것 같다.(경력 5년 이상) 13. 하루 수면시간을 최소 6시간은 보장해줘야 한다. 하루종일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스태프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 뿐인데 숙박이라고 해봐야 씻고 나오는게 전부 일 때가 많다.(경력 3년 이상) ●“눈 밖에 나면 방송국 입소문에 매장 당한다” 14. 정해진 근무시간과 적절한 임금이 필요하다. 10년차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도 웬만해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다.(경력 5년 이상) 15. 선·후배 간의 군기 문화가 견디기 어렵다. 막내들은 선배들의 스트레스 푸는 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항의할 수도 없는게 눈 밖에 나면 방송국 입소문에 의해 매장 당할 수도 있어서 그저 웃을 수 밖에 없다.(경력 1년 이상) 16. 영화처럼 노조가 만들어져야 하며 하루 12시간 보장, 휴게시간, 야간근로 수당 등이 지켜져야 한다.(경력 5년 이상) 17. 돈이 문제다. 돈 아끼려고 오래 찍고 회차를 줄인다. 그러니까 노동시간이 늘어난다. 오버차지 제대로 주고 근로계약만 제대로 해도 문제는 훨씬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측의 갑질 행태도 없어져야 한다.(경력 5년 이상) 18.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기 어렵다. 방송을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조연출을 괴롭히는 연출이나, 제작을 완성하기 위해 스태프들을 착취하는 조연출이나, 방송 일에 익숙해지지 못한 신입조연출을 무시하고 따돌리는 숙련된 비정규직 스태프들이나, 일주일에 두편 이상의 시나리오를 써내야 하는 작가들까지 모두 시간의 노예이다.(경력 3년 이상) 19. 방송계는 뜯어 고쳐야 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임금체불도 당연지사다. 100만원도 안 주면서 지나친 탄력근무와 폭력, 폭언을 행사한다. ‘이런 기술은 너희가 돈 주고 배워도 모자르다’, ‘100만원도 너희에게 과분하다’ 등 사회 초년생들이나 방송에 열의가 있는 이들에게 노동착취까지 행사하고 있다. 잠 못자고, 밥 못 먹고,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어가며 콘텐츠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 것이 당연하게 되면 안 된다. 그들의 노력과 땀이 인정받고 대가를 제대로 받아야 젊은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경력 5년 이상) 20. 1주일에 1편 방송이 중요하다. 1주일에 2편을 방송하는 상황에서는 영상의 제작 특성상 아무리 법적인 강화를 해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방송사와 업계가 적극적인 캠페인을 통해 시청자에게 주 1회 송출에 대한 이점과 이유를 적극 어필해야 한다. 생방송식 제작은 이 폐해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리고 법적인 노동시간과 최소한의 복지가 지켜질 수 있도록 표준계약이 이뤄져야 한다.(경력 3년 이상)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말 영화]

    ■와일드번치(EBS1 토요일 밤 10시 55분) 폭력 미학의 거장 샘 페킨파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다. 가장 폭력적인 총격 장면에서 슬로 모션 등 다양한 편집 솜씨를 발휘했던 그는 할리우드의 마틴 스코세이지와 쿠엔틴 타란티노를 비롯해 홍콩 느와르의 기수 오우삼 등 후배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악당 파이크 비숍(윌리엄 홀든) 일당의 말로를 그린 이 작품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악과 악의 대결을 그리며 서부 영웅의 신화를 무너뜨린 수정주의 서부극으로 평가받는다. ‘마티’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어네스트 보그나인의 중년 시절도 접할 수 있다. 샘 페킨파 감독은 ‘신체강탈자의 침입’ 등으로 유명한 돈 시겔 감독을 스승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대평원’(1962), ‘어둠의 표적’(1971), ‘겟어웨이’(1972), ‘팻 가랫과 빌리 더 키드’(1973) 등이 대표작이다. 1969년작. ■사하라(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톱 클래스로 도약하던 시기의 매슈 매코너헤이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호흡을 맞췄던 어드벤처. 전설의 보물을 찾아다니는 세계 최고의 모험가 더크(매슈 매코너헤이)와 전염병을 막으려는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의사 에바(페넬로페 크루즈)가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남북전쟁 당시 자취를 감춘 철갑전함에 실린 황금의 행방을 쫓으며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다. 흥행의 마술사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TV SF시리즈 ‘테이큰’을 연출했던 브렉 에이즈너 감독은 드라마 인기를 발판으로 ‘사하라’를 통해 스크린으로 진출했다. 2005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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