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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미투 ’로 난리인데 뜬구름 잡는 여가부/민나리 정책뉴스부

    [오늘의 눈] ‘미투 ’로 난리인데 뜬구름 잡는 여가부/민나리 정책뉴스부

    지난달 29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이 한 달이 다 돼 간다. 폭로는 원로 시인의 성추행 고발, 연극계 ‘절대 권력’의 몰락 등으로 이어져 사회 전체를 달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성희롱·성폭력을 없애도록 조력해야 할 여성가족부는 그동안 어떤 일을 했을까.여가부는 지난 1일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인 소규모 사업장까지 성희롱 실태조사를 하고,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 표준안 및 해설’을 마련하고, 기관 내 사이버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한다는 내용이다. 20일에는 여가부 산하 성평등 문화 확산 태스크포스(TF)가 ‘10대 과제’를 공개했다. 공교육 내 성평등 의식을 확산하고 성평등한 미디어 인식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이 대책들은 미투운동의 확산이나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실질적 대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세부 계획에 담긴 실태조사는 현상을 일단 분석한 뒤 앞으로 마련될 정책에 필요한 수단이다. 성평등 교육과 미디어 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유효할 뿐 발생 사건을 폭로해 2차 피해에 노출된 피해자나 사회적 시선과 두려움에 숨죽이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의 상처와 억울함을 감싸 안지는 못한다. 미투 전에 ‘#○○내 성폭력’ 운동이 있었다. 2016년 여성 문인과 지망생에 대한 남성 문인들의 성폭력이 대두되자 ‘#○○내 성폭력’이 영화계, 문화계 등으로 번져 나갔다. 그러나 이내 관심이 시들해졌고, 당시 피해 사실을 밝힌 이들은 가해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거나 정신적·심리적 고통은 물론 재정적 위협에 처했다. 여가부가 당시 피해자 보호를 적극 추진하고 이들의 심리적·재정적 조력자 역할을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한국판 미투’가 아니라 ‘#한국 사회 내 성폭력’으로 반(反)성폭력 흐름이 지금까지 지속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미투에서도 여가부는 전수조사와 예방교육만 내놓고 있다. 수십 시간의 예방교육보다 한 사람의 증언이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여가부만 모르는 듯하다. 누군가의 용기를 자양분 삼아야 하는 현상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아쉽다. mnin1082@seoul.co.kr
  • [단독] ‘성폭력 예술인’ 지원 배제 검토… 문화ㆍ체육계 전반 실태 조사

    [단독] ‘성폭력 예술인’ 지원 배제 검토… 문화ㆍ체육계 전반 실태 조사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화 경찰 등 공조ㆍ신고센터 신설 무형문화재 하용부 지원 중단문학·연극·영화·방송 등 문화예술 전 분야로 확산 중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현상과 관련해 정부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성폭력 예술인이나 해당 단체에 대한 지원 배제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문화예술·대중문화·체육 등 전 분야에 대한 대규모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이영열 예술정책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하반기 문학·미술·영화계 인사 1000명에 대해 시범적으로 실시한 성폭력 실태 조사를 연극·음악·무용·방송·출판·체육 등 전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예술정책관은 이어 “미투 운동은 건강한 비판이자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엄중한 경고”라면서 “각 분야의 특성에 맞는 성폭력 예방·대응 지침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학계 출신인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고은 시인과 이윤택 연출 등의 성추문과 관련해 속상하고 안타깝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현재 진행되는 ‘미투’ 고발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와 경찰청 등 유관 기관들과 긴밀하게 공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예술 분야별 성폭력신고센터부터 신설한다. 다음달 영화계 성폭력 신고 창구를 기존 ‘영화인신문고’와 영화진흥위원회 공정센터에서 분리해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으로 일원화한다. 또한 문화예술계 전반의 성폭력 사례 접수를 위해 예술인복지재단에 신고·상담센터를 신설한다. 대중문화계 성폭력 신고 창구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별도의 공정상생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성폭력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의 무관용 기조를 제도화하고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사업 등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예술정책관은 “성폭력 문제는 문화예술의 적폐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구상해 온 문화예술 분야의 성폭력 근절 정책에 대해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방안을 내 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국가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씨에 대한 전수교육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앞서 밀양연극촌을 세운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행 폭로에 이어 2001년부터 연극촌 촌장을 맡고 있는 하씨에게서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성의 증언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날 하씨가 정상적인 전승 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매달 지급해 온 131만 7000원의 지원금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씨의 성폭행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보유자 인정 해제 등의 행정 처분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하씨는 2002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박찬욱 감독 영화 ‘아가씨’ , 英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영예

    박찬욱 감독 영화 ‘아가씨’ , 英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영예

    박찬욱 감독 영화 ‘아가씨’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1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로얄 알버트 홀에서 열린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이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측은 5편 후보 중 ‘아가씨’에 수상의 영광을 쥐어줬다. ‘아가씨’와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린 영화는 폴 버호벤 감독의 ‘엘르’, 배우 안젤리나 졸리 연출작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캄보디아 딸이 기억한다’,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의 ‘러브리스’, 이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세일즈맨’ 등이다. ‘아가씨’는 쟁쟁한 작품들 속에서 당당히 트로피를 안으며 미국 아카데미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앞서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지명된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계에서는 ‘아가씨’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아가씨’가 지난 2016년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다, 주연 배우 김민희가 지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이번 영화상 수상의 가능성이 비쳐졌다. 또 영화계는 ‘아가씨’가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만큼, 친숙한 자국 소설을 각색한 영화라는 점 역시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일본 여성 히데코(김민희 분)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백작에게 고용된 하녀 숙희(김태리 분)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수요 에세이] 미투(Me too) 운동이 성공하려면/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수요 에세이] 미투(Me too) 운동이 성공하려면/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지난달 언론에 공개된 검찰 내 성추행 사건 고발은 다른 사건들이 계속 폭로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연일 확대되고 있다. 이제까지 사건들은 대부분 하나의 개별 사건으로 그쳤지만 이번에는 정계, 학계, 체육계, 시민단체, 문학계, 영화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까지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는 릴레이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노벨상 수상자로 추천되기도 했던 저명한 문학 인사의 성추행에 대한 고백도 나왔다.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인사도 이런 추행을 저질러 왔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충격이 무척 크다. 당연히 더이상 이런 행위는 그냥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검찰 내 성희롱 사건이 다른 사건들보다도 유독 주목받고 미투 운동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성추행 등 각종 사건을 수사 또는 지휘하는 검찰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와 수사, 피해 구제가 본질인데 인사상 불이익이나 절차에 관한 논란이 관심을 끌면서 논점이 흐려지고, 어렵게 공개한 고백의 진의가 왜곡되는 부분이 안타깝다. 그러다 보니 사건의 진실 규명이나 가해자에 대한 조사나 처벌은 관심에서 멀어지고 본질이 아닌 문제를 들춰내 서로 비난하기도 한다. 심지어 피해자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왜곡에 가까운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여성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감춰져 왔던 성추행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미투 운동의 목적이 단순 과거 고발이 아니라 미래 사건에 대한 사전예방과 근절이라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로에 그쳐서는 안 된다. 폭로된 사건에 대한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진행돼 그에 합당한 판결이 있어야 한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내고 거기에 따른 법적, 사회적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미투 운동의 목적이다. 나아가 피해에 대한 미투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해 긍정적인 노력을 한 미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 일이다. 다른 부처와 회식을 할 기회가 있었다. 대화가 무르익다 보니 평소에도 조금 짓궂었던 분이 자칫하면 성희롱으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훈훈하고 기분 좋은 자리에서 의미 있는 대화 주제도 많을 터인데 왜 저런 이야기를 꺼낼까, 조금 더 진도가 나가면 말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에 남성 S씨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이렇게 기분 좋은 자리에서 품격 떨어지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남성을 모독하는 기분이 들어요.” 순간 분위기가 머쓱했지만 다들 맞는 말이라고 동의하면서 다시 원래 분위기로 돌아갔다. 그 일 이후 그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그의 존재를 새롭게 각인시켰다. 아마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들도 S씨 말에 동의할 것이라고 믿고 싶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우리 주변에 S씨와 같은 사람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2015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직장에서 재직하는 동안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6.4%였다. 피해 내용은 주로 언어적 성희롱으로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 순이었다. 같은 실태조사 응답자 중 예방교육을 받고 있는 비율은 90.8%로 대부분의 조사 대상자가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화된 교육에도 불구하고 사건들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성 문제에 대해 유난히 관대한 우리 사회의 구시대적 관습과 권위주의적 의식이 문제일 것이다. 폭력 없는 사회로 나아가려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인권의식을 키워야 한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폭력 예방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권위주의적 직장문화를 개선해 양성평등사회로 한 걸음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 [영화 리뷰] 황금 설 연휴 겨냥…기대작 2편 개봉

    [영화 리뷰] 황금 설 연휴 겨냥…기대작 2편 개봉

    단기간에 관객들이 집중되는 설 극장가는 영화계 대목이다. 올해도 국내 4대 투자배급사들이 기대작들을 골고루 스크린에 포진시키며 흥행 경쟁에 들어갔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과 스릴러, 판타지, 코미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가운데 14일 나란히 개봉하는 ‘골든슬럼버’와 ‘흥부’를 미리 봤다.■1인 2역 압권 ‘골든슬럼버’ 강동원 vs 강동원…감성 스릴러 ‘강동원이 하나의 장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 이 말을 실현한 게 영화 ‘골든슬럼버’다. 유순하고 열없어 보이는 소시민으로 권력의 음모로 살인범이라는 거짓 올가미에 포획됐을 때 만신창이로 휘청이다 견고해지는 그의 감정선의 변화가 영화를 굴러가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동원이 선과 악의 두 얼굴로 맞붙는 순간이 곧 극의 절정이다. 차와 사람이 쉴 새 없이 교차하는 광화문 세종대로 한복판. 보수당 대선 후보가 차량 폭탄 테러로 암살된다. 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먼저인 성실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는 자신을 암살범으로 만들고 그 자리에서 자폭시키는 게 ‘조직의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건우는 조직의 정체가 뭔지, 왜 하필 자신을 선택했는지도 모른 채 살기 위해 허청허청 필사적으로 도주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스릴러의 본분에 충실하게 차량 폭파, 지하 배수로 추격전 등 긴장과 흥분을 한껏 부풀리는 볼거리로 영화 중반 이후까지 속도감 넘치게 내달린다. 이 시간은 건우에겐 성장과 변화의 시간이기도 하다. 처음엔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설픈 헛발질을 연발하고, 주변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을 때마다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번번이 나가떨어지곤 한다. 하지만 살아 견디는 것으로 자신의 결백을 드러내려는 의지를 세우면서 그의 표정은 더욱 입체적이고 단단해진다. 특히 1인 2역으로 ‘강동원 대 강동원’ 대결 구도를 빚어내는 장면에서는 얼굴 왼편의 부드러운 성정과 오른편의 날카로운 느낌을 극적으로 대비하며 관객의 호흡을 한껏 조인다. 문제는 그 이후다. 권력의 거대한 그림에 따른 정교한 조작의 타깃은 누구나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과 모범시민에서 삽시간에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고 생사를 건 분투를 벌였던 인물의 처절한 발버둥이 무색하게 이야기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우정을 환기하는 휴먼 드라마로 수렴되며 아귀가 안 맞는 느낌이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치와 타인에 대한 믿음을 복원해냈으면 하는 바람은 ‘세 번째 시선’(2006),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7) 등으로 특유의 온기와 감성을 표현했던 노동석 감독의 의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치열한 추격전 끝에 음모를 꾸민 권력과 그들이 평범한 시민들을 제물로 삼아가며 꾸며낸 조작의 이유, 목표 등은 어느새 거세되고 감성만 충만하게 남은 결말에 관객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108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故 김주혁 유작 ‘흥부’ 흥부전 변주…촛불혁명 데자뷔 고전을 재해석한 작품은 위험부담이 예비돼 있다. 너무도 익숙해 더이상 궁금해하지 않는 그 전형적인 틀을 어떻게 변주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주입하느냐가 실망과 갈채를 가른다. ‘흥부’는 솔깃한 발상으로 먼저 눈길을 끈다. 질펀한 남녀상열지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조선 최고의 작가 흥부(정우)가 조선 시대 갈등의 골을 그대로 옮긴 듯한 형제의 이야기를 소설 ‘흥부전’으로 펴내 백성들에게 꿈을 불어넣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는 설정이다. 때는 조선 헌종 14년. 양반들의 권력 다툼은 극에 달하고 백성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진다. 쾌감과 웃음을 주는 엽색 소설로 이름을 떨치던 흥부는 한순간에 최고의 권력 가문인 광양 조씨와 금산 김씨 간 세력 다툼의 한복판에 휘말려든다. ‘진인’이 나타나 이씨 조선을 무너뜨린다는 ‘정감록’의 외전을 쓰라는 광양 조씨의 병조판서 조항리(정진영)의 제안에 응하면서다. 금산 김씨 김응집을 역모세력으로 모는 ‘정감록 외전’에 권력층은 혼란에 빠진다. 흥부는 민란 때 헤어진 형을 수소문하기 위해 찾은 조혁(김주혁)에게서 자신의 형제를 모델로 세상을 바꿀 소설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민란으로 부모 잃은 고아들을 돌보며 민란을 지원하는 조혁, 그리고 왕의 목을 노리는 야심가 조항리는 조선 후기 갈라진 사회를 고스란히 압축하는 형제다. 이들의 이야기를 우화적으로 담은 ‘흥부전’은 차진 해학과 풍자로 백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임금 앞에서 궁중연희로 공연되기까지 이른다. 흥부전에서 싹 틔운 상상력은 흥미롭지만 작품의 곧바른 직설화법은 이야기 전개에 대한 흥미와 궁금증을 갉아먹는 독이 됐다. ‘이 나라의 주인은 백성’, ‘백성의 목숨이 왕의 목숨과 다를 바 없다’는 웅변조의 대사가 비장미 서린 음악과 함께 거듭되면서 영화는 교훈을 설파하는 도구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는 느낌이다. 특히 결말 부분의 장면들은 2016년 하반기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시위를 그대로 포갠 듯 ‘강렬한 데자뷔’를 불러일으킨다. 현재의 우리에게 가장 극적인 분노와 카타르시스, 연대와 정의의 힘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지만 이를 그대로 재현해 연상시키는 데 그친다면 관객들에겐 지루한 동어 반복에 불과하지 않을까. ‘땅이 하늘이 되는 세상을 꿈꾸라’고 독려하는 조혁 역의 고 김주혁. 지난해 10월 불의의 사고로 숨진 그의 눈빛과 말투에 서린 섬세한 깊이가 뭉클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105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곽현화 공방’ 이수성 감독 무죄..하루 전 SNS 보니 ‘밝은 미소’

    ‘곽현화 공방’ 이수성 감독 무죄..하루 전 SNS 보니 ‘밝은 미소’

    개그우먼 출신 배우 곽현화의 동의 없이 노출 신을 배포한 ‘전망 좋은 집’ 이수성 감독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곽현화의 근황에 관심이 모인다. 곽현화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랫만♥”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빨간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자신의 모습을 촬영 중인 곽현화의 모습이 담겨 있다. 숏컷으로 변신한 곽현화의 밝은 미소가 눈길을 끌었다. 한편 대법원 1부는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감독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수성 감독은 무죄 판결 이후 “3년 동안 저는 검찰의 무혐의처분, 1심부터 대법원까지 3번의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곽현화 씨는 인터넷, SNS, 언론인터뷰 심지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저를 매도하고 비방함으로써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회복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주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천만 다행으로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제가 앞으로 감독으로써의 명예를 어떻게 회복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끝으로 최근 영화계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종종 들리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 하면 서도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건에 편승해서 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곽현화와 이수성 감독은 2012년 개봉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을 통해 배우와 감독으로 만났다. 두 사람 간 갈등은 지난 2013년 11월 ‘전망 좋은 집’의 감독판이 IPTV와 파일 공유 사이트 등에서 유료로 제공되면서 공방을 벌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전망좋은 집’ 이수성 감독, 곽현화 상반신 노출 공방 ‘무죄’

    ‘전망좋은 집’ 이수성 감독, 곽현화 상반신 노출 공방 ‘무죄’

    곽현화 동의 없이 상반신 노출 장면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수성 감독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대법원 1부는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감독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공방 끝 무죄를 선고 받은 이수성 감독은 “3년 동안 저는 검찰의 무혐의처분, 1심부터 대법원까지 3번의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곽현화 씨는 인터넷, SNS, 언론인터뷰 심지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저를 매도하고 비방함으로써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회복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주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천만 다행으로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제가 앞으로 감독으로써의 명예를 어떻게 회복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끝으로 최근 영화계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종종 들리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 하면 서도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건에 편승해서 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곽현화와 이수성 감독은 2012년 개봉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을 통해 배우와 감독으로 만났다. 두 사람 간 갈등은 지난 2013년 11월 ‘전망 좋은 집’의 감독판이 IPTV와 파일 공유 사이트 등에서 유료로 제공되면서 발생했다. 영화 개봉 당시 삭제됐던 곽현화의 상반신 노출 장면이 포함된 감독판이 IPTV와 파일 공유 사이트에 제공됐고, 이에 곽현화는 해당 장면 촬영 당시 공개 여부는 자신이 결정하기로 구두로 합의한 후 촬영이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동의 없이 노출 장면을 배포한 이 감독을 고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출연계약서에 노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동성 성폭행’ 이현주 감독, 영화계 은퇴 선언 “책임지겠다”

    ‘동성 성폭행’ 이현주 감독, 영화계 은퇴 선언 “책임지겠다”

    ‘동성 성폭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현주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이현주 감독은 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그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재판의 과정 안에서 저 나름의 아쉬움이 컸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하지만 제가 저의 아쉬움을 풀기위해 그리고 이해받기 위해 했던 지금의 행동들은 이미 벌어진 상황들에 대한 어떤 면죄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 일로 상처를 받으셨고 그 상처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송합니다. 그 날 이후 피해자와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느꼈을 고통에 대해서 간과했습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저의 행동들은 너무도 커다란 상처를 줬음을 인정하고 반성합니다”고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제게 영화는 삶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영화일을 하지 않겠습니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현주 감독의 준유사강간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성폭력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최영미 시인의 ‘미투’, 가해자 반성 보고 싶다

    터질 게 터졌다. 최근 현직 여성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학계로 번지고 있다. 2016년 가을 문화예술계를 뒤흔들었던 ‘#문단_내_성폭력’ 폭로 운동이 대통령 탄핵과 대통령 선거에 묻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최영미 시인의 폭로로 다시 전면으로 떠올랐다. 최영미 시인은 계간지 ‘황해문화’의 지난 겨울호에 발표한 시 ‘괴물’에서 이름만 공개하지 않았지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유명 원로 시인 ‘En’의 성희롱을 고발해 문단이 발칵 뒤집혔다. 최 시인은 그제 TV에 출연해 “술자리에서 젊은 여성 작가들을 상대로 성희롱, 성추행을 행한 문인이 한두 명이 아니며, 문단 전체가 방조하는 분위기였다”면서 “피해를 본 여성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폭로했다. 그는 문단의 성추행이 공공연한 이유로 원로와 신인 작가 간 권력관계를 꼽았는데 상당히 공감이 간다. 신인 문인들의 문단 진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진 및 원로에 의해 저질러지는 성추행은 문단 권력 갑질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최 시인의 폭로 직후 성추행의 당사자로 지목된 원로 시인은 언론에 “30년 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밝혔다. 자기반성에 그칠 사안이 아니라 최 시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거취를 밝혀야 한다. 이 와중에 한국시인협회 신임 회장의 성추문 전력이 알려지면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영화계에서도 성폭력 관련 파문이 번지는 등 ‘미투’는 문화계 전반으로 옮겨 가고 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실에 따르면 ‘영화인의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실태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11.5%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 응답자의 2.6%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폭력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폭로를 위한 폭로가 아니라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미투’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확인된 성폭력에 대해서는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법 제도의 개선에 그칠 게 아니라 여성·약자에 대한 성폭력을 묵인·조장하는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여성과 약자가 겁먹지 않고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번지는 #미투] 인권위 문단 성추행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가 문단 내 성희롱·성추행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피해 폭로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일 인권위가 검찰 내 성추행 등에 대한 직권조사 결정을 내린 지 5일 만이다. 그러나 인권위의 인력난이 극심하다는 사실이 동시에 알려지면서 실태조사가 원만하게 진행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권위 관계자는 7일 “문단 내 성폭력 피해 사례가 나온 만큼 실태조사가 불가피하다”면서 “다음달로 예정된 영화계 성폭력 실태조사에 문학계를 포함해 문학·영화계 종사자 전반에 대한 포괄적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정 권고, 법령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조사 범위에 따라 조사 기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반드시 연내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문단 내 성추행 피해자 등을 만나 피해 사실을 듣고 조사 범위를 확정하기로 했다. 직권 조사의 단초를 제공한 최 시인은 지난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술자리에서 젊은 여성 작가들을 상대로 성희롱, 성추행을 한 문인이 한두 명이 아니며 문단 전체가 그런 문화를 방조하는 분위기”라며 문학계의 ‘어두운 그늘’을 폭로했다. 그러나 인권위의 성폭력 관련 조사 업무는 산적해 있는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성희롱, 성추행 사건 등을 조사하는 인권위 차별조사과에는 직원 12명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사관은 10명이다. 이들은 1명당 평균 130건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성별·종교·장애·나이 등 국가인권위원회법상 19개 차별 사유에 해당하는 사건이 모두 이 차별조사과에 배당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폭력 관련 직권조사가 2개 더 얹어졌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 검찰에 대한 직권 전수조사와 지난해 11월 성추문 논란이 빚어진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대한 조사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검찰 내 성폭력에 대한 직권조사에 3명의 조사관이 투입되면서 인력난은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인권위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응하려면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인권위 혁신위원을 지낸 정영선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권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갈수록 인권 침해보다 차별조사에 더 초점을 맞추는 추세”라면서 “정부가 인권위의 차별조사에 더 많은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YWCA연합회는 이날 정기총회에서 전국 52개 YWCA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해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영화계로 번진 미투

    동성의 영화계 동료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여성 영화감독의 감독상 수상이 취소됐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해당 감독의 제명을 검토 중이다. 5일 영화계에 따르면 여성영화인모임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말 여성영화인상 시상식에서 A씨에게 준 감독상을 전격 박탈했다. 여성영화인모임 관계자는 “A씨 사건에 대해 지난 2일에서야 제보를 통해 인지하게 됐고 이에 이사회를 소집했다”면서 “설립 목적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판단해 수상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영화감독조합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A씨에 대한 제명 여부와 관련 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감사인 이미연 감독은 “당연히 조처가 필요한 위중한 사안이나 2005년 조합 설립 이후 조합에 소속된 영화감독이 어떤 사건으로든 제명된 예가 없어 현재 이사회에서 절차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2015년 영화아카데미 동기인 여성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준유사강간)로 기소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이 확정됐다. A씨의 성범죄 전력은 최근 피해자 B씨가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B씨는 이 글에서 “기성 영화감독이자 이 일의 배경이 됐던 학교 교수는 가해자를 통해 이 사실을 알고는 수차례 나를 불러 고소를 취하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 동성 성폭행 논란 ‘수상 취소+감독조합 제명’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 동성 성폭행 논란 ‘수상 취소+감독조합 제명’

    지난해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수상한 모 여성감독이 동성의 영화계 동료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수상이 취소되고 감독조합에서도 제명됐다.5일 영화계에 따르면 여성영화인모임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연말 여성영화인상 시상식에서 A씨에게 준 감독상을 박탈했다. 여성영화인모임은 “A씨의 사건에 대해 2월 2일에서야 제보를 통해 인지하게 됐고 이에 이사회를 소집했다”며 “설립목적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판단해 수상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여성영화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성평등 구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역시 이날 이사회를 열어 A씨 제명을 의결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2015년 영화아카데미 동기인 여성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준유사강간)로 기소돼 작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확정받았다. A씨의 성범죄는 최근 피해자 B씨가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B씨는 피해 사실을 전하면서 영화계에서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기성 영화감독이자 이 일의 배경이 되었던 학교 교수는 가해자를 통해 이 사실을 알고는 수차례 나를 불러 고소를 취하하라고 종용했다”며 “‘절대로 다른 교수들에게 알리지 말라’던 그 교수는 급기야 가해자쪽 증인으로 나와 내가 평소 행동이 발칙하며 내가 만든 영화에 성적인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고 이는 고스란히 가해자쪽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의 요지가 ‘침묵하라’였다”며 “이 글을 읽고 또 한 명이 용기를 내준다면 내 폭로도 의미있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단독] “개회식, 전세계가 감탄할 것…北은 올림픽의 일부일 뿐”

    [단독] “개회식, 전세계가 감탄할 것…北은 올림픽의 일부일 뿐”

    평창동계올림픽 개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주말도 잊은 채 정신없이 뛰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북한이 전격적으로 참가를 결정해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고 한반도 위기 해소에도 일조했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남북 스키선수단 마식령 공동훈련 등을 두고 잡음도 상당했다. 도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내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 박상숙 문화부장▶개회식 준비로 바쁠 텐데, 현재 상황은 어떤지. -지난달 31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전체 연습을 참관했다. 전체 출연진이 다 나오는 예행연습이다. 당시 체감 온도가 영하 14도였다. 찬바람 막으려 방풍망을 스타디움에 둘러 바람은 그나마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밤 9시가 지나니 발이 시렸고, 무릎 담요를 해도 몸이 떨리더라. 무릎 담요 하나로는 안 되겠다 싶어 난방기라든가, 난방 쉼터도 준비하라고 해 뒀다. 각국 주요 인사에게도 개인 의류를 좀 준비해 오라고 외교라인을 통해 알릴 예정이다. 그리고 최근 평창에 기자와 관람객이 몰리면서 자원봉사자 숙소가 속초, 횡성 둔내까지 밀리고 있다는 불평도 들려 해결책을 고심 중이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관심이 커졌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평화 올림픽 가능성이 열렸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두고 ‘정부가 평창올림픽 흥행을 위해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단일팀을 35명으로 확대 구성한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적극적인 제안에 따른 것이다. 선수단과 엔트리 구성을 두고 어려움도 컸다. 지난달 1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IOC가 북한 선수 12명을 받아 35명으로 단일팀을 구성하고 게임당 최소 5명 이상 북한 선수를 출전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세라 머리 감독이 3명까지만 받을 수 있다고 해 IOC와 논의해 결국 3명으로 결정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선 북한 선수 5명이 뛰도록 단일팀 게임 엔트리를 22명이 아닌 27명으로 늘려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등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공정하게 겨루려고 이를 거절했다.▶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의 행보도 말이 많았다. -북한이 우리나라 체제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는 다양한 여론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단일한 의견밖에 낼 수 없지 않나. 현 단장을 두고 언론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기사를 낸 것을 보고 북한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 영역에서 다른 목소리들이 나올 수 있다는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거다. 앞으로도 이런 차이에 따른 돌발 상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올림픽이 북한 체제선전에 이용된다는 비난이 많다. -개회식 행사 가운데 하나인 장구춤 공연 인원만 해도 북한 공연단 140명의 몇 배에 이른다. 개회식 행사 가운데 스타디움 바닥에 태극기가 만들어지는 대규모 공연도 준비됐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김남기 선생이 정선아라리를 부르는 가운데 다섯 아이를 태운 뗏목이 등장하는데, 우리의 굴곡진 역사를 보여 주는 인상적인 공연이 될 것이다. 이 밖에 LED로 글자를 보여 주는 ‘올 포 더 퓨처(All for the future)’ 같은 미디어 쇼도 눈여겨보라. 전 세계가 감탄할 이른바 ‘와우(Wow) 포인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우리의 무한한 상상력을 공연으로 구성했다. 이런 공연을 북한 예술단의 공연과 비교할 수 있겠나. 북한 공연단의 공연은 개회식 공연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북한은 사실 거대한 올림픽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개회식을 본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우려가 모두 기우였구나, 생각이 들 거다. ▶한반도기 들고 입장하는 것을 두고도 말이 많은데. -개회식 때 8명이 태극기를 들고 와 공연장을 한 바퀴 돌고 이어 40명의 어린이 합창단이 애국가를 부른다. 이때 사용한 태극기는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게양한다. 우리가 메달을 따면 당연히 태극기가 올라간다. 한반도기에 대해 말이 많은데, 한반도기를 처음 제안한 것도 IOC였다는 사실이 여태껏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은 전쟁 전인 1947년에 IOC 가입을 신청했다. 이후 분단이 되자 어느 기를 쓸 것인지 논란이 일었다. 1963년 당시 브런디지 IOC 위원장이 ‘한 나라만 가입할 수 있다’며, 제안했던 게 바로 한반도기다. 실제 사용은 1991년이지만 이런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아 논란이 되는 것 같다. ▶전 정권이 작성한 블랙리스트가 해결되지 않았다. -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조사했는데, 조사를 신청한 이들이 워낙 많아 3개월을 연장했다. 4월 이후 2~3개월 걸려 백서를 만들 예정이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고려 중이다. 다만 피해자들이 현재 기관이나 기관장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많이 했다. 소송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이문열 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사의 표명 논란은. -과거 정권에서 기관장을 두고 코드인사 논란이 거셌다. 정권이 바뀌니 일각에서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이전 정권 때 들어온 기관장들을 왜 물러나도록 하지 않느냐는 항의도 들었다. 장관이 강제로 사표를 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이사장은 개인 사정이 있을 거라 본다. ▶표준계약서가 별다른 구속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체부가 2년마다 내는 대중문화예술인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예술인 72%가 100만원도 안 되는 돈을 받는다. 최저임금이 월 157만원인데 이마저도 안 된다. 방송 외주제작 스태프의 이야기를 최근 들었는데, 하루에 서너 시간도 못 자고 일하는데도 한 달에 120만~130만원밖에 못 번다고 하더라. 어떻게든 공정한 제작 환경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는데 표준계약서가 그중 하나다. 현재까지 영화, 대중문화, 방송, 출판, 예술 등 7개 분야 32종을 개발해 보급했다. 표준계약서 사용이 45% 수준인데 우선 60%까지 끌어올리려 한다. ▶한국문학관 건립을 두고 서울시와 이견이 있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문학계의 숙원 사업이다. 지난해 9월 문학진흥정책위원회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를 최적 후보지로 의결해 추천했지만, 서울시가 이견을 밝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문체부는 문학진흥정책위원회가 문학계 의사를 결집해 결정한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에 의미를 더 두고 있다. 서울시와 이견 해소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21년 개관을 목표로 올해 안에 부지 선정과 설계, 자료수집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추진하겠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스크린 싹쓸이’ 논란이 거센데. -2700개 전국 영화관을 영화 한 편이 모두 쓸어버리니 문제다. 영화 선택권이 제한되는 셈이고 소규모 영화 제작자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행정적 또는 법률적으로 제재하는 방안도 있긴 하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영화계의 논의를 거쳐 공정한 경쟁을 위한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 우선 영화계 내에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그렇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와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올해가 책의 해인데 어떤 행사들을 준비 중인가. -출판 생태계 전반이 위기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출판 수요 창출과 출판 시장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올해를 책의 해로 지정했다. 출판 단체를 중심으로 독서 단체나 도서관까지 모두 참여하는 집행위원회를 만들고 추진단을 꾸려 책의 해 선포식, 전국 도서전, 생활 속 독서운동 및 출판미래전략포럼 등을 진행한다. 특히 책의 해 행사는 관 주도가 아니라 전적으로 민간 중심으로 진행한다. 정부는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정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도종환 장관은 1955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1980년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사가 됐다.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로 등단했다. 서른두 살 아내를 떠나보내며 쓴 ‘접시꽃 당신’으로 베스트셀러 시인이 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가 해직·투옥됐다. 해직 10년 만에 복직했다가 퇴직하고 정치계로 발을 옮겼다. 2008년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거쳐 2012년 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민주통합당), 4년 뒤 20대 국회의원(청주시 흥덕구·더불어민주당)이 됐다. 지난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취임했다. ‘부드러운 직선’, ‘흔들리며 피는 꽃’, ‘사월 바다’를 비롯해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등을 냈다.
  • 돌아온 ‘조선명탐정’… 토종 ‘프랜차이즈 영화’의 힘

    돌아온 ‘조선명탐정’… 토종 ‘프랜차이즈 영화’의 힘

    국내 영화계에선 유독 ‘프랜차이즈 영화’(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시리즈로 기획되는 영화)의 힘이 약하다. 1990년대 ‘투캅스’와 ‘장군의 아들’이 3편까지, 2000년대 ‘여고괴담’과 ‘가문의 영광’이 5편, ‘조폭마누라’가 3편까지 속편을 내며 명멸해갔지만 최근 들어 한국 영화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프랜차이즈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가운데 설 극장가를 겨냥해 오는 8일 개봉하는 코믹 추리 사극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은 토종 프랜차이즈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가족 오락영화의 진수설 관객 타깃… 한바탕 웃으세요 2011년 대중에게 첫선을 보인 ‘조선명탐정’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478만명의 관객을 모아 손익분기점(230만명)을 훌쩍 뛰어넘으며 대표적인 ‘중박’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나란히 개봉했던 ‘천만 영화 감독’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과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의 관객 수를 보란 듯이 제쳤다. 2015년 다시 설 극장가를 찾은 2편 ‘사라진 놉의 딸’은 387만명(손익분기점 300만명)으로 전편과 비슷한 얼개의 줄거리로 흥행에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 하지만 외려 이 점이 3편 ‘흡혈괴마의 비밀’의 이야기 구조를 진화시키는 기반이 됐다는 게 제작진의 얘기다. 매번 설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조선명탐정’의 지향점은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다. 전체 관람가나 12세 이상 관람가를 받아 남녀노소 상관없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를 자처한다는 것. 최근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현실을 진중하게 비판하는 영화들이 다수 만들어지는 가운데 이런 지향점은 현실을 내려놓고 부담 없이 웃고 나올 수 있는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소구할 수 있다.2편 부진이 ‘진화’의 원동력새로운 소재·사건 등 색다른 활력 하지만 할리우드나 가까운 일본과 달리 국내 영화계에서 시리즈 영화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조선명탐정’이 3편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첫손에 꼽히는 건 연기력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가 높고 스타성도 갖춘 김명민(탐정 김민 역)과 ‘천만 요정’ 오달수(개장수 서필 역)의 오랜 기간 다져진 차진 호흡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 문화계는 ‘원소스멀티유즈’가 잘되지 않는 환경으로 관객들도 전편과의 기시감, 느슨한 시나리오 등 때문에 시리즈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그걸 제작자들이 알고 있다 보니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드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커 안 만든다. 하지만 ‘조선명탐정’은 김명민과 오달수라는 콤비의 시너지가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힘이 되면서 새로운 편이 만들어질 때마다 다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선택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3편까지 제작 비결은김명민·오달수 콤비의 시너지 김명민-오달수 두 주연배우를 중심으로 여주인공을 매번 바꾸면서(1편엔 한지민, 2편엔 이연희, 3편엔 김지원) 새로운 소재와 사건, 기발한 발명품 등을 더하는 것도 극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이다. 연출자인 김석윤 감독이 드라마·예능 PD출신이라 사극 영화 톤과 다른 현대 코미디 호흡을 영화에 옮겨온 것도 특징이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지금까지 속편이 만들어진 한국 영화들은 편을 거듭할수록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뭐가 하나 흥행하면 우려먹는 식으로 날림으로 만들어 ‘다운그레이드’되는 경향이 강해 ‘프랜차이즈 영화’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짚으며 “‘조선명탐정’은 코미디, 액션, 추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사극이란 테두리에 결합하고, 편마다 현재에도 울림이 있는 사회적 모순을 담아 시리즈 영화로 성취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다만 비슷한 형식과 개그 톤이 계속 관객들에게 통할지는 관건이다. 할리우드는 늘 흥행이 입증된 프랜차이즈 대작들로 관객들을 기다리게 한다. 올해만 해도 마블의 올해 첫 작품인 ‘블랙팬서’(이달 14일 개봉)를 비롯해 4월에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엑스맨: 뉴 뮤턴트’, 7월에는 ‘미션 임파서블6’, 11월에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 등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개봉 외화 흥행 20위권에 오른 프랜차이즈물만 13편(65%)에 이른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영화산업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질 높은 스토리로 엮인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더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에서는 매년 흥행 톱10을 뽑으면 7~8편이 프랜차이즈일 정도로 계속 흑자를 내면서 영화산업이 굴러간다”며 “국내에서도 한 해에 4~5개의 시리즈 영화가 나오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1400만 관객을 모은 ‘신과 함께’ 속편이 올여름 개봉할 예정이고, 권상우·성동일 주연의 영화 ‘탐정:더 비기닝’의 속편인 ‘탐정2’도 올해 개봉한다. 조선 시대 악동 도사 이야기로 2009년 600만 관객을 모은 강동원 주연의 ‘전우치’도 속편 제작을 추진 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새 수장으로 복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새 수장으로 복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 집행위원장이 새 수장으로 복귀해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가 탄력을 받게 됐다.부산국제영화제는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이 전 집행위원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4년이다. 집행위원장은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이 맡게 됐으며 임기는 3년이다. 두 사람은 이날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김동호 BIFF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동반 사퇴 이후 공석이었다. 이 신임 이사장은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탄압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0년 집행위원장에 취임한 이 신임 이사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부산시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이 ‘다이빙벨’ 상영을 반대했으나 이 이사장과 사무국은 상영을 강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이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결국 그는 2016년 2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그간 이 이사장의 복귀를 통한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를 촉구해 왔다. 이 신임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과 궤적을 함께해 왔다. 중앙대 영화학과 학과장을 거쳐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당시 수석프로그래머로 일했다. ?현재 동서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손예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내 모습 자연스럽게 보여줄 것”

    손예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내 모습 자연스럽게 보여줄 것”

    배우 손예진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30대 후반에 접어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배우 손예진이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 한국판 2018년 2월호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손예진은 창간 23주년째를 맞이한 ‘에스콰아어’ 한국판의 첫 번째 여성 표지 모델이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손예진의 화보 촬영은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을 바탕으로 매혹적이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선사하며 화보의 아름다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또한 이날 생일을 맞이한 손예진을 위해 현장스태프들이 직접 축하를 해주는 등 훈훈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이 진행돼 한층 더 탁월한 화보 촬영이 가능했다고 한다.화보와 함께 소개된 인터뷰에서 손예진은 ‘에스콰이어’의 첫 여성 표지 모델로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좋은 취지라 생각 했다. 올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을 것 같은데 새해부터 마음을 다잡고 일을 시작하는 느낌이라 좋다”고 말했다. 5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안판석 PD가 연출하는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촬영을 앞둔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소소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연애시대’처럼 인물 개개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을 찾던 와중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대본을 보게 됐고,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30대 후반의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또한 지난해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협상’ 촬영을 완료하며 두 편의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손예진은 한국영화계를 이끌어온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국 멜로 영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고, ‘협상’은 여배우도 범죄물이 어울린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며 배우이자 여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 해에 고인이 된 김주혁에 대한 애석함을 말하기도 했다. 손예진은 스스로를 배우로 성장시킨 두 작품이 고 김주혁과 함께 출연한 ‘아내가 결혼했다’와 ‘비밀은 없다’였다고 고백했다.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연기한 인아의 상대역은 선뜻 맡기 어려운 캐릭터다. 자칫하면 불쌍하고 지질해 보일 수 있으니까. ‘비밀은 없다’ 역시 여자 주인공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영화이고, 상대역은 연기적으로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다. 그런데 주혁 오빠가 두 작품에서 그런 역할을 해줬다. 그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거 같다. 고마웠다”는 깊은 애정을 밝혔다.현재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촬영을 앞둔 손예진과 만난 ‘에스콰이어’ 2018년 2월호에선 ‘클래식’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의 작품으로 일찍이 멜로퀸의 반열에 오른 뒤 다양한 연기 변신을 시도해오다 최근작인 ‘비밀은 없다’와 ‘덕혜옹주’를 통해 깊이 있는 연기 역량을 드러내며 더욱 열의적인 연기활동을 해나갈 것임을 다짐한 손예진의 매력적인 화보와 진지한 인터뷰를 만날 수 있다. 손예진의 화보와 인터뷰를 볼 수 있는 ‘에스콰이어’ 2018년 2월호는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이 가능하며 전국의 서점에서도 만날 수 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치와 권력, 극장의 욕망 깨우다

    정치와 권력, 극장의 욕망 깨우다

    극장, 정치를 꿈꾸다/이상우 지음/테오리아/392쪽/1만 9000원신상옥 감독은 이광수 소설 ‘꿈’을 원작으로 1955년 동명 영화 ‘꿈’을 제작한다. 신 감독은 12년 뒤인 1967년, 또다시 영화 ‘꿈’을 만든다. 1967년 작품은 극작가 오영진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 1955년 작품보다 분량이 24분 정도 늘고, 새로운 주변 인물이 몇 명 추가된 점 외에 달라진 점은 크게 없었다. 신 감독은 왜 영화 ‘꿈’을 두 번이나 만들었을까.1955년 영화 개봉 이후 10여년간은 ‘한국 영화의 황금기’로 불린다. 1955년 15편에 불과했던 영화제작 편수는 1968년 200편을 넘었다. 서울 지역 영화관은 이 기간 19개에서 95개로 크게 늘었다. 황금기의 한복판에 신 감독이 있었다. 1966년 한국 최대 규모의 안양영화촬영소를 인수해 거대 제작자로 입지를 굳히던 차였다. 외국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던 그는 그 발판으로 오영진의 시나리오를 원했다. 이병일 감독은 1956년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로 영화 ‘시집가는 날’을 만들었는데, 이 영화로 이듬해 아시아영화제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사상 첫 해외영화제 수상작이었다. 신 감독은 오영진의 시나리오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외국 진출을 꾀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가 두 번이나 영화 ‘꿈’을 만든 이유다.영화는 시대의 흐름과 예술가의 당시 처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곤 한다. 대중과 호흡하는 이상, 영화뿐 아니라 사실상 거의 모든 예술은 필연적으로 정치색을 띨 수밖에 없다. 객석 예술평론상, 노정 김재철 학술상으로 유명한 이상우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낸 ‘극장, 정치를 꿈꾸다’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예술과 예술가들을 역사, 젠더, 민족주의, 극장정치라는 4개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연극과 영화, 시나리오가 다양한 이데올로기에 어떻게 부딪히고 어떻게 변하는지 각종 참고자료로 촘촘히 살폈다. 식민지 시대부터 전쟁, 분단 시대의 극장 예술에 대한 아홉 편의 글을 쓰는 데에 참고문헌 20여편, 국내 단행본 90여권과 일본 단행본 20여권, 논문 110여편이 활용됐다.김 교수는 같은 예술이라도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사례를 ‘김옥균’에서 찾았다. 일본의 힘을 빌려 조선을 개혁하고자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가 망명 끝에 암살당한 그를 둘러싼 각기 다른 해석을 ‘기억 담론 투쟁 행위’로 설명했다. 미디어·정치자본과 정치권력, 그리고 대중의 욕망이 서로 경합을 벌여 각기 다른 형태로 구현된다는 뜻이다. 영화계 거장 신상옥 감독이 박정희와 김정일 정권에서 진정한 예술 창작의 자유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한 부분은 흥미롭다. 박정희 정권의 검열과 통제는 영화의 질을 높여 외국으로 진출하겠다던 그를 좌절시켰다. 북으로 넘어가 김정일 정권의 유일사상체제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그의 영화는 북한의 대외홍보용에 그쳤다. 정치권력의 희생양이었던 셈이다.남녀 불평등 사회에서 예술이 어느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띨 수도 있는지 보여 준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최초 여성 소설가로 알려진 김명순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명순은 1917년 문예지 청춘에 단편 ‘의심의 소녀’로 등단했다. 이어 ‘창조’를 비롯해 ‘학지광’, ‘여자계’, ‘신여성’, ‘개벽’ 등에서 여러 작품을 내놔 주목받은 신여성이었다. 그러나 1930년대 일본으로 건너간 뒤부터 문단 주류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유학시절 만난 한국인 사관생도 이응준에게 강간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김명순은 이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음에도 이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의 화살은 김명순에게 향했다. 특히 남성 문인들의 공격은 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극단 토월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기진은 1924년 ‘김명순씨에 대한 공개장’에서 김명순의 시를 ‘분 냄새 나는 시’라 공격했다. 이 밖에 염상섭, 김동인, 전영택 등 남성 문인들도 돌아가며 김명순을 조리돌림하듯 공격했다. 당시 신여성을 연구한 임종국, 박노준의 책 ‘흘러간 성좌’(1966년)는 당대 남성 문인들에 대해 ‘너무나 이해 없고 몰염치하다’며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임종국과 박노준의 지적이 나온 지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 지적이 예리하게 느껴진다”고 평했다. 남성들의 공격이 달라진 시대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형된 것은 아닐는지, 지적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과함께’ 1300만 관객 돌파..하정우 필모그래피 최고 스코어

    ‘신과함께’ 1300만 관객 돌파..하정우 필모그래피 최고 스코어

    2018년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자랑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1300만 관객을 돌파했다.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8년에도 거침없는 흥행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16일 오후 3시 1300만 관객을 돌파한 ‘신과함께-죄와 벌’은 최종 관객수 13,000,596명을 기록했다. 특히 ‘신과함께-죄와 벌’의 스코어는 하정우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 스코어를 기록한 ‘암살’(12,705,700명)을 뛰어 넘은 것으로, 하정우 역시 자신의 스코어 기록을 자체 경신하며 의미를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과함께-죄와 벌’은 대만, 홍콩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제 12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 후보에도 오르며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관심과 열기를 자랑하고 있다. 2018년 첫 천만 영화에 이어 거침없는 흥행 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장기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지치지 않는 흥행 열기를 이어 가고 있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개념 공포 스릴러 ‘베러 와치 아웃’ 예고편 공개

    신개념 공포 스릴러 ‘베러 와치 아웃’ 예고편 공개

    ‘익살스러운 공포’라는 평을 받은 영화 ‘베러 와치 아웃’ 예고편이 공개됐다. ‘베러 와치 아웃’은 베이비시터와 소년만 남겨진 한적한 교외 저택에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일어나는 예측불허 소동을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베이비시터 ‘애슐리’와의 오붓한 시간을 기대하는 ‘루크’의 바람과 달리, “이번 겨울방학 혼자인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라는 카피가 방문객이 만들어낼 사건을 궁금케 한다. 반복적으로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와 수상한 인기척, 그리고 창문 깨는 소리가 한밤중에 집 안에서 벌어질 소동을 암시한다. 이후 집안에 들어온 수상한 인물에 맞서는 애슐리와 루크, 친구 개럿의 좌충우돌기가 눈길을 끈다. 다양하고 기발한 공격 장치들은 맥컬리 컬킨을 90년대 대표 아역 스타로 만든 영화 ‘나 홀로 집에’를 연상케 한다. ‘베러 와치 아웃’은 제35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제5회 이타카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관객상 수상을 비롯해 제21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유럽-아메리카 영화 금상 등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특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공포 스릴러의 장르 비틀기를 완벽히 해냈다는 평을 받으면서 연출을 맡은 크리스 페코버 감독에게 영화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 ‘팬’(2015년)에서 피터팬 역으로 기대를 모은 리바이 밀러가 극과 극을 오가는 루크 역을, ‘더 비지트’(2015년)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발탁된 신예 올리비아 데종이 애슐리 역을 맡았다. 영화 ‘베러 와치 아웃’은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8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대일로 올라탄 ‘찰리우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대일로 올라탄 ‘찰리우드’

    중국이 글로벌 영화시장에서도 우뚝 섰다. 중국 대륙 내 영화 흥행 수입과 영화관 스크린 수, 영화관 방문객 수 등 여러 부문에서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중국 미디어 총괄 부처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國)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본토 내 영화 흥행 수입 규모는 전년보다 13.5% 늘어난 559억 1100만 위안(약 9조 17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시장으로 등극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난 1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산 영화 흥행 수입은 전년보다 54%나 급증한 301억 400만 위안이다. 지난해 1억 위안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소박’을 터뜨린 영화가 92편이고, 이 중 중국산 영화는 절반이 넘는 51편(55.4%)이다. 전년( 39편)보다 30%나 늘어나 중국 영화의 경쟁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특히 10억 위안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대박’ 영화가 6편이고, 5억 위안의 흥행 수입을 올린 ‘중박’ 영화도 13편에 이른다. 지난해 7월 말 개봉된 ‘전랑(戰狼)Ⅱ’는 1억 6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57억 위안의 흥행 수입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미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해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중국 흥행만으로 아시아 역대 흥행 1위, 세계 흥행 5위의 성적이다. 이 영화는 중국 특수부대 출신 주인공 렁펑(冷鋒)이 내전 중인 아프리카에 들어가 중국인과 난민을 구한다는 내용의 액션 블록버스터다. 중국 전사가 세계의 난민을 구하는 내용을 두고 중국 내에서는 자부심을 고취시킨다는 호평이, 서방에서는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홍보물이라는 혹평이 엇갈렸다. 어쨌든 중국 관객들이 세계 최고 흥행작을 만들어 냈다. ‘전랑Ⅱ’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그레이트월’(長城) 등 중국산 영화는 지난해 해외에서 42억 위안을 벌어들여 전년보다 11%의 성장을 기록했다. ‘전랑Ⅱ’ 외에도 지난해 개봉된 코미디 영화 ‘수줍은 철권’(羞羞的 鐵拳·6위)과 청룽(成龍) 주연의 ‘쿵푸요가’(功夫瑜伽·8위), 쉬커(徐克) 감독의 ‘서유복요편’(西遊伏妖篇·10위) 등도 중국 역대 흥행 10위권 내에 들었다.중국 영화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까닭은 정부가 문화산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덕분이다. 1997년 문을 연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저장(浙江)성의 헝뎬스튜디오((橫店影視城)가 그중 하나다. 36㎢의 부지(약 1100만평·축구장 60배 크기)에 자금성과 진(秦)나라 황궁 등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이곳은 촬영에 필요한 소품과 단역 자원이 넘친다. 2200여년 전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 소품 수십만 가지가 구비돼 있고, 단역 배우는 4만명이 넘는다.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는 2000편이 넘고 ‘미션 임파서블 3’, ‘미이라 3’ 등 세계적 흥행작도 제작됐다. 이를 발판으로 중국 영화시장은 연평균 37%의 고속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헝뎬스튜디오가 중국과 할리우드를 합친 ‘찰리우드’로 불리는 이유다. 중국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에 영화업계는 성장의 기회로 잘 활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주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편승해 중국 영화가 해외 수출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아시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철도 등 인프라 투자와 무역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영화라는 문화상품의 수출 확대에도 좋은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의 영화사 샤인워크미디어(閃亮媒體)는 이를 위해 카자흐스탄과 전기(傳記) 영화, 이란과 코미디 영화, 인도네시아와 재난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하기로 하는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국가들의 영화사들과의 합작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완성을 앞둔 중국·카자흐스탄 합작 영화 ‘작곡가’가 대표적이다. 영화는 중국인이 카자흐스탄에서 작곡가로 활약하며 양국 교류·협력의 상징적 인물이 된 시싱하이(洗星海)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제작자 선젠(沈健)은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연설 속에서 언급된 작곡가의 이름에서 감명을 받았고 영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서 영화 제작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셈이다. 중국 제작자들이 영화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부로 간주하는 정부 당국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정부는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과 영화제, 영화 제작을 통한 인적 교류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지원은 중국 영화계에서 금전적 투자 이상의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정부 지침을 따르는 영화들은 검열과 행정적 규제를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터키 영화 감독인 무라트 야부즈가 ‘요리사와 공주’(?師與公主)라는 영화를 제작하는 데 제작 비용을 대기로 했다. 13세기 실크로드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중국의 공주가 터키의 요리사와 함께 아나톨리아(소아시아·거의 대부분 터키 영토)로 달려가 침략자들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다. 야부즈 감독은 3년간 투자자를 물색하던 끝에 중국 투자자를 만나 실크로드를 테마로 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말하자 그들이 반색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지난 5월 촬영에 들어갔고 야부즈 감독은 중국과 터키는 물론 몇몇 실크로드 지역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영화의 배경이 실크로드 전체이기 때문에 중국, 터키와 실크로드 주변 나라에서 모두 상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동양의 가치를 바탕으로 할리우드에 대적하는 영화가 많이 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발맞춰 지난달 초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는 제4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도 열렸다. 중국과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의 합작 확대 가능성을 보여 준 행사였다. 주최 측은 고대의 무역로를 보여 주는 대형 지도를 걸었고 중국 유명 배우들은 그 위에 속속 자필 서명을 남기게 하는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 전파에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 내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주제로 한 민족주의 성격의 대작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통신사 직원이 유럽 라이벌을 누르고 아프리카에서 계약을 따내는 성공담을 다룬 ‘차이나 세일즈맨’(中國推銷員)의 탄빙(檀冰) 감독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주제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며 “이미 30여개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에 영화 배급권을 팔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개봉된 ‘쿵푸요가’는 고대 티베트의 보물을 찾아 나선 중국과 인도 고고학자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인도 여성 고고학자 역을 맡은 아미라 다스투르가 영화 중에서 “우린 중국과 인도의 고고학 협력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도 부합하겠죠”라고 말하자 중국 고고학자 역을 맡은 청룽은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로 신장(新疆)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2300여㎞에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에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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