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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통신 주식 내년 상장방침

    재무부는 2일 정부가 보유한 한국통신주식이 제대로 팔릴 수 있도록 내년에 한국통신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보유한 한국통신주식은 민영화계획에 따라 지난해 10%가 매각됐으며 올해 10%,내년에 14%,96년에 15%가 순차적으로 매각된다.그러나 상장일정이 불투명해 지난해 매각에 어려움을 겪은 점을 감안,내년에 14%의 매각과 함께 상장시킬 계획이다.
  • 재일교포 제작영화 일서 돌풍/최양일감독 「달은 어디에 떠 있나」

    ◎일 아카데미 등 40여개상 힙쓸어 재일한국인들이 만든 영화가 일본의 주요 영화상을 휩쓸고 흥행에도 성공,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영화는 재일한국인 택시기사를 주인공으로 한 코미디 「달은 어디에 떠있나」.지난해 11월6일 도쿄와 오사카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지금까지 일본아카데미상,매일영화콩쿠르등 10여개 콩쿠르에서 40여개의 상을 탔다. 지난 1월7일에는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잡지 「키네마순보」의 93년 베스트10 영화중 비평가들의 일본영화부문 1위로 선정되었고 감독·각본·주연여자배우·신인남자배우상등을 휩쓸었다.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재일한국인 최양일감독작품인 이 영화는 재일한국인2세 택시기사와 그 어머니가 경영하는 대중주점의 필리핀인 여종업원의 사랑을 둘러싼 소동이 줄거리.원작은 양석일씨의 「택시 광조곡」으로 한국공연도 여러번 한 바 있는 극단 「신숙량산박」의 정의신씨와 최감독이 각본을 맡았다.주인공 강충남역은 일본연극배우 기시다니 고로.상대역은 필리핀 여배우 루비 모레노. 재일한국인을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시네카논」이 기획,제작·선전·배급·흥행등을 모두 맡고 있다.배타적인 일본영화흥행시스템때문에 개봉은 도쿄와 오사카의 2개 극장에 한정되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월남짓한 기간의 관객은 5만5천여명으로 일본영화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 「투캅스」「그섬에 가고싶다」 흥행 열기 여파

    ◎우리영화 30편 촬영중/영진금고 지원 15편 합치면 연내 60편 넘을듯/「태백산맥」 등 인기소설 극화… 매달 개봉/소재·장르 다양화… 히트 선풍 이어갈듯/“외화와 경쟁하게 제조업수준 제작비 지원 필요” 연초부터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투캅스」와 「그섬에 가고싶다」에 이어 올 한햇동안 우리 영화의 흥행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영화계의 시계를 밝게 해주고 있다. 현재 제작되고 있는 국산영화는 30여편.여기에 3월초부터 영화진흥금고에서 2억원씩의 제작자금을 지원할 15편을 추가하면 올해 제작될 작품은 최소한 지난해의 60편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작품으로는 우선 설날을 즈음해 개봉될 장길수감독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꼽을 수 있다.양귀자씨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에서는 그동안 착하고 깜찍한 역할만을 맡았던 최진실이 남자를 사육하는 냉혹한 여인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3월초에는 강수연등이 15차례의 섹스신을 보여주는 곽지균감독의 미스터리 섹스물 「장미의 나날」이 주목된다.이 영화는 특히 새로운 장르의 시도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평가가 관심거리다. 4월에는 명창 이임례씨의 일대기를 담은 이일목감독의 「휘모리」(주연 김정민 이태백)와 탈옥수 2명을 통해 우리 사회를 풍자하는 여균동감독의 블랙 코미디 「세상밖으로」(문성근 이경영 심혜진),정치폭력의 실체를 추적하는 김진해감독의 「49일의 남자」(정보석 이보희)가 선보인다.이 가운데 휘모리에는 진도씻김굿 무형문화재 보유자 박병천옹과 명창 조통달씨가 등장하는등 볼거리가 많아 국악의 해를 맞아 「서편제」에 이어 또 한차례 선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신상옥감독이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의 실종사건을 기둥 줄거리로 만든 「증발」 또한 4월에 개봉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5월에는 영화광들의 얘기를 담은 정지영감독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최민수 독고영재 최진실),김정진감독이 연출한 로드 무비 형식의 가족영화 「우연한 여행」(김명곤 윤수진),6월에는 일하는 여성의 세계를 그린 이현승감독의 「프로의 남녀는 차별되지 않는다」(채시라),7월에는 신씨네가 만드는 공상과학영화 「구미호」와 정조시대 벽파와 시파의 당쟁을 추리기법으로 다룬 박종원감독의 「영원한 제국」등이 개봉된다. 이밖에 중반기와 후반기에 걸쳐 임권택감독의 「태백산맥」,김호선감독의 「애니깽」,정진우감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장호감독의 「장길산」,김영빈감독의 「해적」,배용균감독의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등 대작과 바둑영화 「명인」등이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올해는 로맨틱 코미디물이 주류를 이루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다양한 소재와 장르,베스트셀러소설 영화가 거의 매달 개봉돼 관객들의 기호에 부응하리라는 전망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올해부터 외화들이 무제한 복사돼 풀리는등 시장개방과 문화전쟁의 파고가 더욱 거세지고 있지만 영화계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면서 『그러나 이 열기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영화업에 대해 제조업수준의 지원책이 조속히 마련되는등 정책당국의 획기적인 배려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블루 시걸」/첫 성인 만화영화 해외진출 노린다

    ◎용성시네콤,새달초 촬영/세계수준의 기술인력 동원/제작비 15억원… 미·일 하청 탈피계기로/여성미 영상화… “대의와 사랑 보여줄것” 국내 최초로 성인용 만화영화가 제작된다.용성시네콤(대표 김종성)과 만화영화제작사 애니피아(대표 오중일감독)가 손을 잡고 제작에 착수한 「블루 시걸」(Blue Seagull)이 화제의 작품.직역하면 「외로운 갈매기」이지만 우리말로는 「고독한 영웅」이라는 뜻이다. 미국으로 밀반출된 조선시대의 보검을 찾기위해 마피아와 전쟁을 벌이는 하일이라는 청년과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인 그의 연인 채린이 주요 등장인물.이들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대의와 사랑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제작의도다. 오는 2월초부터 본격 촬영에 들어가 추석쯤 개봉하고 해외영화제에도 출품한다는 계획.제작비는 15억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작가 김경우씨의 시나리오를 기초로 수십차례 수정작업을 가졌으며,작품의 배경이 되는 미국 홍콩 일본 현지를 답사했다. 제작 초기단계부터 이 영화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아무래도「성인용」이라는데 있다.이에대해 오중일감독(46)은 『상상력이 가미되는 만큼,일반영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신체의 아름다운 굴곡과 연인들의 품위있는 사랑을 볼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포르노영화를 연상하면 곤란하다』고 밝혔다.또한 어린이용 만화영화에 엄청난 물량을 투입하는 미국·일본작품과의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또다른 이유는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수준있는 만화영화를 만들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때문인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오중일감독은 『우리에게 부족했던 것은 단지 자본뿐이었다』고 단언하고 있다.지금까지 우리는 세계수준의 제작기법과 실력있는 애니메이터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자금이 없어 외국의 하청작업에만 참여해왔다는 것이 오씨의 설명이다.그는 사실 지난73년부터 20여년간 미국과 일본의 TV만화영화 제작에 참여해오면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하튼 이 작품은 그 성공여하에 따라 우리 영화계가 해외시장 개척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2조8천억원 규모로 평가되는 만화영화시장은 일본이 65% 정도를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또 이처럼 일본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동양인 배우가 출연하는 극영화로는 세계시장 개척에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아래 만화영화제작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때문에 우리도 이 분야에 정성을 쏟으면 세계시장에서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이다.
  • “좋은영화 보자” 클럽운동 확산/「예술성 높은 작품」 관객 몰린다

    ◎홍콩·할리우드 오락·폭력물들에 식상/감상 안목 높아지고 관객층도 다양화 영화의 관객층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예전에는 홀대를 받았던 예술성 있는 작품들이 할리우드나 홍콩의 폭력·액션·오락물 못지않게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중국영화「패왕별희」다.칸영화제 대상수상작인 이 영화는 지난 연말 개봉된 뒤 3주일만에 서울 개봉관에서만 17만명의 관객을 모았다.현재의 추세로 볼때 30만명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지금까지 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베를린영화제 대상수상작 「결혼피로연」 역시 대작이 많은 연말연시 극장가에서 12만명정도는 무난하게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칸영화제 대상수상작인 「피아노」는 지난해 5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영화계의 이변으로 평가됐었다.이밖에 이른바 예술성과 상업성이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 「크라잉게임」(13만)「신씨네마천국」(11만)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7만) 「지중해」(6만)등도 흥행에 비교적 성공을 거두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관객들이 할리우드나 홍콩의 오락물에 식상하는 한편 문화수용 능력과 욕구가 다변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한동안 수입쟁탈전이 벌어질만큼 많은 관객을 모았던 홍콩영화는 지난해 「황비홍2」만이 유일하게 「외화 흥행베스트 10」안에 올랐을 뿐이다. 이는 또 각종 영화관련 단체와 동아리에서 펼치고 있는 「좋은 영화 보기 운동」이 실효를 거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지난해 「서편제」가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그같은 요인이 작용했던 것으로 볼수있다. 영화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대단히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그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의 안목과 수준이 높아질수록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반과 토대가 굳건해지기 때문이다.프랑스가 19 20년대부터 「시네클럽」을 만들어 좋은 영화 보기및 제작운동을 펼쳐온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이다.이는 또 인간의 심성을 뒤틀리게 만들기 쉬운 할리우드영화에 맛들인 우리 관객들의 시각을 교정·순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해석들이다.때문에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흐름을 더욱 확산시킬수 있도록 영화수입업자와 극장은 물론 일반 기업들도 좋은 영화보기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소리를 높이고 있다.특히 대기업들이 영화사등에 남아도는 시설과 공간을 무료로,또는 저렴하게 임대할 경우 좋은 영화보기 운동이 더욱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도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 「투캅스」 「그섬에 가고싶다」/관객 시선집중 롱런 “파란신호”

    ◎“기대이상” 평가… 중년층·주부들 몰려/투캅스/좌석점유율 90%… 2월말까지 50만돌파 장담/“비리부각” 경찰항의에” 사실과 무관” 자막넣어 연초 극장가에 한국영화「그섬에 가고 싶다」와 「투캅스」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개봉한지 불과 20일 안팎에 이미 외화들을 제치고 장기 흥행태세에 들어갔다는 관측들이다. 더욱이 「그섬…」과 「투캅스」의 상영극장에서 상대방의 영화를 교호 선전해주고 있는 점도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랍 25일부터 호암아트홀에서 상영되고 있는 박광수감독의 「그섬…」은 개봉초에는 40%의 좌석점유율을 보였으나 날이 갈수록 관객이 늘어나면서 평균 80%정도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개봉 보름여만인 10일까지 6만3천여명이 관람했다. 또 구랍 18일부터 피카디리와 그랑프리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투캅스」는 개봉초부터 평균 90%를 상회하는 좌석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10일까지의 관객은 16만5천여명이다. 지난해 10만명이상의 관객이 든 방화가 5편에 불과했던데 비하면 방화계로서는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극장측에서는 이같은 추세로 볼때 종영예정을 잡고있는 2월27일까지 「그섬…」은 20만명,「투캅스」는 50만명 안팎의 관객이 들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6·25당시 이데올로기 싸움의 희생양이 된 섬사람들의 아픔과 한국적 어머니의 원형을 제시한 「그섬…」에 관객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묘하게도 구랍 30일 김대중 전민주당대표와 문익환목사 한승헌변호사등이 관람한 시점과 일치한다.「서편제」가 김영삼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관람으로 힘을 얻은 것과 유사하다. 20∼30대가 주류를 이루는 일반영화와는 달리 중·장년층과 주부들까지 몰리고 있다.흥행은 다소 어렵지 않을까 하는 평론가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일반관객들의 평은 상당히 좋다.『영화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왔는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느낌이 참 좋다』 『그림을 보는듯이 영상이 시원하고 세련됐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화를 보도록 권하겠다』는 반응등이 그것이다. 비리경찰을 등장시켜 경찰세계의 이면을 코믹하게 그린 「투캅스」의 관객층은 주로 20∼30대이다.그들 역시 『정말 카타르시스가 되는 것을 느낀다』 『정말 기대이상 이다』 『이런 소재가 다뤄질 줄은 몰랐다』 『재미있으면서도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영화다』는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투캅스」는 인원과 장소를 제공하는등 경찰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작품임에도 불구,경찰내부의 비리와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묘사,경찰의 큰 반발을 사는 등 또다른 화제를 낳고 있기도하다.이 영화는 경찰측의 거센 항의에 따라 영화시작전 「경찰의 실제 이야기와는 무관하다」는 자막을 넣어 상영중이다. 아무튼 이들 영화의 성공은 참신한 소재로 완성도가 높은 영화를 만들면 흥행면에서도 미국과 홍콩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는 데서 영화계를 고무시키고 있다.
  • 스폐인의 알모도바르 감독 이번엔 쿠바정치영화 만든다

    ◎새로운 시도에 팬들 벌써부터 큰관심 「신경쇠약직전의 여자」등 현대인의 불안심리를 제대로 포착해온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이번에는 쿠바를 소재로 한 정치 영화를 구상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 2주동안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머문 알모도바르는 쿠바 영화산업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를 영화화하게 된데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쿠바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평소 느껴왔던 쿠바에 관한 찬미를 적극 표현하기도 했다. 또 그의 독창적인 영화가 미국에서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내심 불만을 털어놓았다. 주로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제작해 영화팬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는 알모도바르는 그의 최근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뒤 영화형식및 내용에 있어 급진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에 개봉된 영화 「키카」가 그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스페인내 영화평론가나 대중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우리 나라에서도 그의 영화 가운데 「마타도르」(86년),「신경쇠약 직전의 여자」(88년),「하이힐」(91년) 등이 개봉됐으나 대중적 인기는 끌지 못했다. 관객들은 『낯설다』 『기괴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여 개봉된지 얼마안돼 간판을 내렸으며 지금은 비디오숍의 구석에 그의 걸작들이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영화광들의 평가는 전혀 다르다.몇년전 뉴욕 젊은이들이 애독하는 「빌리지 보이스」에서 그를 두고 「우리 시대의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쾌락주의자」라고 평했듯이 「알모도바르 신드롬」에 빠져 있는 팬들이 전세계에 퍼져 있다. 유럽영화계에서도 뒤떨어져있던 스페인 영화를 널리 알린 주역인 알모도바르는 「신경쇠약…」으로 뉴욕영화제,베를린영화제,유럽영화제등에서 수상했으며 91년 오스카상 후보가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의 영화는 인간의 불안한 심리묘사와 성의 억압을 집요하게 파헤쳐왔다. 그는 인간의 가장 소중한 자유인 성이 정치적·사회적 억압에 의해 구속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대인 대부분은 애정생활 속에서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이같은 주제를 그는 다소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며무대세트나 배우의 의상등을 현란한 원색으로 꾸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알모도바르의 새로운 정치영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는지 모르지만 벌써부터 영화계는 쿠바가 무대인 그의 영화작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떠오른 별/격동의 93년… 지구촌 인물의 부심

    ◎「20세기 최대과제」 중동평화 새 장 열어/라빈/아라파트/7년 줄다리기 「UR」 매듭… 국제화 선도/서덜랜드 올해 국제질서의 특징은 국제화와 평화정착으로 요약된다.개별국가들은 이 질서위에서 각각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불을 댕겼다. 국제화를 이끈 주역으로는 우루과이 라운드를 주물렀던 피터 서덜랜드 가트(GATT)사무총장,리언 브리튼 유럽공동체(EC)집행위원,미키 캔터 미무역대표가 손꼽힌다.세계평화를 선도한 쪽에서는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야세르 아라파트의장,데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장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호소카와 모리히로 일본총리와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검사는 국내개혁의 기수로 떠올랐다.개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러시아 자민당당수,베니지르 부토,모하메드 아이디드 소말리아 군벌지도자도 각각 국민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국제질서의 한 흐름을 형성했다. 브리튼 EC집행위원은 최대 무역파트너인 캔터 미협상대표와 함께 밤을 세워가며 이견을 조정,국가간 무역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21세기 「선진국 중심」신경제질서를 창출했다.이들 사이에서 서덜랜드 가트사무총장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자유무역이론을 들어『협상이 실패하면 지구촌의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며 협상을 독려했다. 협상과정에서 발라뒤르 프랑스총리는 자국의 음향·영상부문을 지키는데 성공함으로써 국내경제를 걱정하는 제3세계권에 「경제외교」의 소중함을 깨우쳐주기도 했다.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PLO의 아라파트의장은 「20세기 최대과제」로 불리던 중동평화협정에 서명함으로써 반세기간 지속된 증오와 반목의 역사를 청산하는데 청신호를 보냈다.이 파장은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등에 「평화도미노」현상을 일으키면서 이스라엘의 대아랍권 관계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그러나 국경문제등 몇몇 「작은문제」를 놓고 계속 포격이 그치지 않는등 실질적 중동평화는 해를 넘기는 과제가 됐다. 국제평화와 관련,데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과 만델라ANC의장도 뺄 수 없는 인물.3백여년간 지속돼 온 흑·백 인종차별의 벽을 깨뜨렸다는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새로 참정권을 얻은 흑인의 수가 6배나 많아 만델라의장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의 「정권독식」을 종식시킨 호소카와 일본총리는 일본의 오랜 정경유착의 사슬을 끊고 새정치에의 활로를 열어가며 신세대정치의 선봉장으로 떠올랐다.「칠인칠색」의 연립7당을 이끌면서도 38년의 긴 세월동안 자민당도 해내지 못한 정치개혁법안을 최근 중의원에서 통과시켰다. 정치지도자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피에트로검사 역시 지구촌의 개혁시대를 연 인물로 세계적인 시선을 모았다.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운동의 주창자 피에트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지난해 2월 밀라노의 한 사회당간부가 건설업자로 부터 병원신축을 미끼로 7백만리라(3백5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포착,기소한것을 시발로 지금까지 각계인사 수십명의 비리를 캐내 응징했다.그의 초상화를 넣은 티셔츠와 크리스마스카드,자서전등이 전국적으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을 정도로 국민적인 추앙을 받고 있다. 러시아 「12·12」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지리노프스키 자민당당수는 과거의 러시아제국,소비에트연방에 지대한 관심을 두며 국민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있다.이른바 러시아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그는 이번 총선에서 친옐친의 「러시아의 선택」에 이어 일약 제2당을 창출,옐친의 최대정적으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유럽을 돌며 각국의 사회당과 관계를 강화하는 등 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8년 회교권의 첫 여성총리에 올랐다 3년만에 축출된 부토가 지난 10월 총선을 통해 재집권한 것도 올해의 뉴스.당시 칸대통령과 나와즈 샤리프총리의 권력투쟁과정을 이용,결국 두사람 모두를 역사속으로 보낸 그녀는 아메드 레가리전외무장관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면서 권력기반을 강화했다. 그녀의 파키스탄인민당(PPP)이 과반수의 의석확보에 실패한데다 정부의 재정악화등으로 정정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더욱이 인도와 카슈미르주 영유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핵무기개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질시 역시 그녀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소말리아의 군벌지도자 아이디드장군은 미국을 주축으로 한 유엔에 맞서 싸우다 결국 미군의 철수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국내적인「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지는 별/일 자민당 38년 독주 막내려 정계떠나/미야자와/러시아의 보·혁대결서 저항하다 수감/루츠코이 하스블라토프 영욕의 부침은 언제든 있게 마련.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각국의 집권자들이 개혁과 변화의 거센 바람에 내몰려 사라졌다.개인적 비리뿐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하는 시대의 조류 때문이다. 이들이 화려했던 무대를 떠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정권교체에 따른 퇴진 ▲시대의 조류를 거부하고 끝까지 버티다 쫓겨난 경우 ▲부패와 관련된 권력형비리등으로 분류된다. 「변화」의 태풍과 함께 들이닥친 정권교체로 자리를 내준 대표적 인물은 미야자와 기이치 전일본총리(74).미야자와는 지난 6월 내각불신임안이 중의원에서 통과된데 이어 7월총선에서 자민당이 원내과반수 확보에 실패,38년간의 자민당 1당체제를 연립내각에 넘겨주고 담담히 정계를 떠난 비운의 정치가가 됐다. 이와 달리 지난 10월 보·혁대결에서 총부리로 맞서다 백기를 들고 항복을 선언한 러시아 보수파 「3인방」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전최고회의의장(50),알렉산드로 루츠코이 전부통령(46),발레리 조르킨 전헌법재판소장(50)은 권좌대신 감옥살이를 그 대가로 받은 케이스. 이들 가운데 루츠코이와 하스블라토프는 「집단소요 선동죄」로 모스크바 근교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조르킨은 재판소장자리에서 쫓겨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이들에 비해 이탈리아 전총리이자 종신상원의원인 줄리오 안드레오티(74)와 전사회당 당수인 베티노 크락시하원의원(59)은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부패척결을 위한 이른바 「미니 폴리테」에 걸려들어 늘그막에 수모를 당했다.안드레오티는 마피아와의 결탁으로 면책특권이 박탈됐는가 하면 크락시는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당수직을사임했다. 게다가 비외른 엥홀름 독일 사민당 전당수(53)는 지난 4월 6년전 주의회선거에서 흑색선전을 선거전략으로 악용한 사건이 밝혀져 은퇴,12년만의 재집권 꿈이 물거품이 됐고 프랑스출신의 자크 아탈리 전유럽부흥개발총재(49)도 공직생활의 비리로 철퇴를 맞고 쫓겨났다. 하지만 「사라진 올해의 인물」로 가장 주목을 끄는 집권자는 역시 캐나다의 첫 여성총리였던 킴 캠벨전총리(46).기라성같은 남성정치인들을 제치고 혜성처럼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던 캠벨은 전임자 브라이언 멀로니 전총리가 물려준 달갑잖은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수완을 발휘하지 못한채 지난 10월 총선에서 고배를 들고 4개월만에 도중 하차,최단명 총리가 됐다. 특히 대처 영국 전총리에 이어 대담한 여성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그의 퇴장은 세계여성지도자의 국제무대 활약에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밖에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등장,군개혁에 앞장섰던 레스 애스핀 전미국방장관(55)은 지난 15일 그 개혁의 도마위에 스스로 희생당한 불운의 인물이 됐다.하원 군사위원장 출신으로 군사전문가인 애스핀은 그동안 냉전종식에 따른 국방예산의 대대적인 삭감을 주장하다 군부의 반발로 물러남으로써 클린턴 행정부에서 이탈한 첫 각료라는 오명을 남겼다. 팝뮤직의 황제 마이클 잭슨(35)도 어린이 성추행 스캔들로 미사법당국으로부터 알몸수색을 당하는등 물의를 빚었다. ◎사라진 별/세계최대 마약왕… 경찰에 피살/에스코바르/아동자선 활동 편 은막의 여왕/오드리 햅번 올해도 지구상의 수많은 큰 별들이 사라졌다. 정치인으로는 일본 금권·파벌정치의 대명사였던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총리가 75세를 일기로 12월 세상을 떴다.도쿄대 출신이 판치는 일본정계에서 국교졸업 학력으로 풍운아처럼 일세를 풍미했으며 록히드 스캔들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당하기도 했다. 피에르 베레고부아 전프랑스총리(67)는 지난 3월 사회당의 총선참패로 총리직에서 물러난뒤 한 기업인으로부터 1백만프랑을 무이자 대부받은 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5월 자살했다.라나싱헤 프레마다사 스리랑카대통령이 민족분규의 희생양으로 타밀반군에 의해 암살된 것도 같은 달이었다. 투루구트 오잘 터키대통령(66)과,보두앵1세 벨기에국왕(62)은 4월과 7월 각각 서거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대법관으로 24년간 재임한 민권운동의 거목 서굿 마샬과,닉슨전미대통령의 부인 패트리샤 라이언 닉슨여사도 올해 생을 마감했다. 콜롬비아 최대의 마약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의 두목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44)는 12월 정부군에 사살됐다.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현대판 「로빈 후드」로 알려진 파란만장의 일생을 끝내 비참하게 마감한 것이다. 문화계에선 「로마의 휴일」에서의 깜찍한 연기로 전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오드리 헵번(63)이 오랜 투병생활끝에 스위스 로잔에서 1월 유명을 달리했다.그는 말년엔 국제아동기금 순회대사로 소말리아등 지구촌 곳곳의 불우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20세기 영화계 거장으로 「길」등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페데리코 펠리니(73)감독과,홍콩의 스타였던 이소용의 아들이며 역시 액션스타였던 브랜든 리(28)도 촬영중 권총사고로 올해 타계했다. 러시아 태생의 금세기 최고 남자 발레 댄서인 루돌프 누레예프(54)는 1월 파리의 한 병원에서 에이즈로 숨졌다.61년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원으로 유럽순회공연도중 파리에서 망명했었다.「파리대왕」의 작가인 대문호 윌리엄 골딩과 미국이 낳은 불멸의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도 고인이 됐다.
  • 거센 외화 공세에 방화제작 침체(93문화계 결산:영화)

    ◎작년 96편서 60편으로… 37% 줄어들어/「살어리랏다」 「서편제」 등 해외진출 큰성과/종합촬영소 개관·대기업 참여로 여건 개선 올해 영화계는 가속화되고 있는 외화의 국내시장공세로 전반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지난 92년에 수입된 외화가 3백18편인데 비해 올 12월초까지 수입된 외화는 3백96편으로 약25%가 늘어났다.반면 국내에서 제작된 방화는 지난해 96편에서 60편으로 약30%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저류를 살펴보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활발하게 자구책을 모색한 한해이기도 했다. 올해 우리 영화계가 얻은 가장 큰 성과는 활발한 해외진출을 꼽을 수 있다.제8회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이덕화가 「살어리랏다」로 남우주연상을 획득했으며,제1회 상해영화제에서 「서편제」의 임권택감독과 오정해가 각각 최우수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특히 지난 10월부터 우리의 대표적인 방화 85편을 상영하고있는 파리 「퐁피두영화제」는 유럽권에 우리 영화를 알리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고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우리고유의 정서를 담아낸 「서편제」가 「관객 1백만명 돌파」라는 신기원을 열어 문화계 전반에 「서편제 신드롬」을 확산시키는 한편 우리 영화계가 나아갈 방향의 일단을 제시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어느해보다도 대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한해였다.삼성·대우등 대기업이 CATV프로그램 공급업자로 나서는 것은 물론 영화제작과 극장업에까지 손을 뻗쳤다.재벌기업이 영화제작에 참여함에 따라 그들의 지원을 받는 젊은 영화인들의 독립제작사 설립 또한 두드러졌다.하반기에는 우리 영화계의 숙원임과 동시에 우리 영화계의 판도를 좌우할 영화배급회사가 잇따라 설립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내년 1월1일부터 프린트 벌수 제한이 풀리게 됨에 따라 외화의 직배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된 점도 우리 영화를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이와함께 시장개방의 가속화와 국내 배급회사의 설립등에 따른 영화업계의 판도변화와 적자생존의 원칙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올해의 종합촬영소 개관,영상진흥금고의 설치와 영상산업진흥법의 마련등을 위한 준비작업등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특히 CATV의 영상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폭증,영화 제작 여건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크게 보면 영화제작자들과 감독등의 활발한 자구책 모색도 중요하지만 문화체육부·영화진흥공사등 정책당국의 정확한 상황판단과 정책결정,금융 세제상의 혜택을 비롯한 획기적인 지원책만이 기로에 선 우리 영화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올해를 보내는 영화관련인들의 지적이다.
  • 전국체인 영화배급사 설립 붐

    ◎(주)평주·무비코리아 이어 태흥영화사도 참여 검토/지방흥행주 횡포방지등 효과 기대/“영향력 행사 위한 극장독점” 우려도 국내 영화업계에 배급회사가 잇따라 설립돼 영화인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진영화인 신영균씨(현예총회장)의 아들 신언식씨가 대표로 있는 명보극장계열의 (주)평주는 최근 종로구 관훈동에 사무실을 내고 외화2편을 전국에 배급하는등 활동에 들어갔다. 평주는 경기·강원·부산·대구·광주·대전·서울 변두리지역의 극장관계자들과 전속계약등의 형식을 통해 전국 3개라인의 체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신씨네·월트디즈니·20세기 폭스사·삼성등과 영화를 배급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평주측은 내년 6월 구명보극장의 5개관 개관과 함께 본격적으로 배급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극장대표 곽정환씨(서울시 극장협회장)도 최근 지방의 극장업자 3명과 함께 서울 종로구 연지동에 무비 코리아라는 배급회사를 설립,활동에 나섰다.무비 코리아는 시나리오및 배우공모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영화도제작하고 영세한 영화사에 제작비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경기·강원과 대구·부산·서울 변두리지역에 체인망을 구축하고 있는 태흥영화사의 이태원사장도 호남과 대전지역에 체인망을 구성,전국규모의 체인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배급회사는 그 성패여부에 따라 우리 영화계 판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지금까지는 극장에 영화를 내걸기 위해서는 전국 극장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통하거나 각지의 지방업자들과 일일이 거래를 해야 했다.또 이 과정에서 지방 흥행업자들의 횡포가 많아 뒷돈이 오가는등 부정적인 요소가 적지 않았다. 때문에 영화를 제작하거나 수입하는 일보다 극장에 붙이는 일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것은 물론 일부 제작자들은 그같은 배급구조에 환멸을 느끼고 영화계를 떠나기도 했다.따라서 배급회사의 설립은 제작자들로 하여금 중앙의 배급회사만을 상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방업자들을 일일이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우선 이들 배급회사의 대표들이 여러개의 극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따라서 배급회사를 설립하려는 것은 영화계의 숙원을 해결한다기 보다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극장에 안정적으로 영화를 공급하거나 영화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일부에서는 이들 회사가 전국의 극장망을 독점함으로써 특정 제작자들이 영화를 내걸기가 더 어려워질수도 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외화들이 무제한 복사돼 풀리게 됨에따라 직배사들의 한국시장 장악에 대비한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 영화계 전체의 발전을 위하기 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 12월의 문화인물 윤백남선생/「월하의맹서」등 제작한 영화계 선구자

    문화체육부는 26일 「12월의 문화인물」로 영화계의 선구자 윤백남선생(1888∼1954)을 선정해 영화진흥공사·한국문화예술진흥원등 관련단체와 함께 그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개최한다. 윤백남선생은 「월하의 맹서」를 비롯한 초창기 영화들을 제작하고 민중극단을 조직해 신극운동을 전개하는등 초창기 대중예술 발전에 앞장선 영화·연극인겸 극작가·소설가이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그는 경성학당 중학부를 거쳐 일본 와세다대 고등예과와 동경고등상업학교를 졸업한 뒤 19 09년 귀국해 극단 문수성,민중극단등을 창단해 직접 희곡을 쓰며 신극운동을 벌였다. 한때는 신문에 「수호지」번역물과 창작물인 「대도전」을 연재하는등 역사소설 개척에 몰두하기도 했다. 활동사진이 국내에 소개되자 그는 영화계에 뛰어들어 19 23년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까지 한 본격적인 극영화 「월하의 맹서」를 발표했다. 이후 67세를 일기로 생을 마칠 때까지 영화사를 설립해 활발한 제작활동을 벌이고 후진양성에도 힘을 기울이는등 영화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그를 기념하는 12월의 주요행사는 다음과 같다. ▲기념 학술강연회=8일 하오3시 한국영상자료원 시사실 ▲영화상영 주간=8∼10일 〃「검사와 여선생」등 3편 상영 ▲특별강연회=17일 하오6시 논산군 화지산 신협회관 ▲관련자료 전시회=1∼30일 국립중앙도서관 전시실
  • 자주문화로 국제화 열자/김정열 문화부장(데스크시각)

    요즘 문화계 일각에서 몇가지 고무적인 현상이 일고있다.얼마전 「서편제」가 상해영화제에서 감독및 여우상을 동시에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예술성을 세계적으로 공인받은바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세계 20개 국제영화제에서 줄줄이 초청,상영케 됐다고 한다 ○각국서 우수성 인정 또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93퐁피두 한국영화제」에서 우리영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찬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이 영화제에서 상영중인 몇몇 작품은 유럽권 수출상담이 진행중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한국영화의 예술성과 산업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이 「영화사건」은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활력과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영화 뿐이 아니다.TV역사드라마「삼국기」 전52부작이 중국에 처녀수출되었으며 만화영화「꿈돌이」는 미국·영국·프랑스 등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이다.제한된 숫자이긴 하지만 세계 유수의 국제미술행사인 「파리 살롱 도톤느」와 「런던 테이트 겔러리」잔치에 국내화가들이 초청받아 한국의 문화역량을 뽐내기도했다.오랜 산고 끝에 한 미술사학자가 미국에서 영문책자로 출간한 「18세기 한국미술」이 그간 한국을 업수이 여기던 미국언론계와 학계의 시각을 바꿔놓고 있다.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의 음악감독으로 활동중인 정명훈씨와 카라얀으로부터 『신이 내린 목소리』란 격찬을 받은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국제적 성가는 새삼 거론할 나위도 없이 확고하다. 이같은 일련의 모습은 우리문화의 세계성의 획득,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속에 한국문화가 자리잡아 당당히 어깨를 겨룰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것 이랄수 있다.그러나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세계속에 한국을 심는 이와같은 문화인력들이 아직은 그 수가 미미해 손가락에 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유구한 역사와 문화전통을 지녔으면서도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 모두의 문화적 인식과 기반이 폭넓게 성숙되지 못한 까닭이다.「선진대열 진입을 위한 경제제일주의」로 우리는 지난 몇십년동안 문화실조를 자초하며 살아온 것이 그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특히 국가의 발전전략이 서구산업문명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전통적 가치마저 잃어온 것이 저간의 실정이다. ○전통 실종현상 심각 우리가 지금 어떤 모양인가를 한번 살펴보자. TV를 보면 온통 국적불명의 CF와 쇼프로가 판을 친다.무용수들의 자극적인 옷차림이며 격렬한 몸짓에 이르면 도대체 우리가 어느 나라에 와 있는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한국적 윤리의 틀과는 거리가 먼 외도소재의 드라마가 경쟁적으로 합라화되고 있으며 일본에서 흘러 들어온 노래방에는 청소년과 직장인들로 목하 성업중이다.카페와 피자집은 더 이상 대학가 주변의 전유업이 아니다.주택가 깊숙이 파들고 있다. 또 백화점마다 진열돼있는 외제화장품과 의류점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분주하기만 하다.올해들어 이를 수입하는데만도 3억1천5백만달러를 써버렸다고 한다.김치 없이는 살아도 햄버거와 콜라 없이는 살지 못하겠다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으며 젓가락 보다는 포크를 즐겨 쓰는 어린이도 자주 눈에 띈다.외래문화가 우리의 고유문화를 잠식,문화의 주체성을 희석시키는 현상은 의·식·주 모든 분야에 넓게 번지고 있다.전통의 심각한 실종 현상이다.무분별한 외래문화의 유입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그러나 그 정도가 심해 전통문화의 공동화마저 우려된다. ○우리얼 잃지 말아야 우리가 가야할 국제화의 길은 이래가지고는 열리지 않는다.국제화는 세계속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다름 아니다.따라서 국제화의 길을 여는 첫걸음은 남의 것을 맹목적으로 숭상하고 따르기 보다는 자기 것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배타적·폐쇄적 자족문화로서의 전통고집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얼과 모습을 잃지않고 세계와 융화하고 우뚝 설수 있는 자주문화를 먼저 꽃피우자는 것이다.그것은 일부 문화예술인들의 노력과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하다.우리 모두가 그 대열에 서도록 해야 한다.
  • 「한줌의 시간속에서」 이 영화제서 작품상

    ◎백일성감독/존재하는것들의 아름다움 영상화/낙향한 노교수의 눈통해 삶의가치 발견 흥행을 염두에 두지않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영화는 자본의 예술」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 한편을 만드는데 드는 돈이 한두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이탈리아 아그로폴리에서 열린 제46회 살레르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백일성감독(47)의 「한줌의 시간속에서」는 흥행보다는 작품성에 힘을 기울인 「예술영화」다.백감독으로서는 처녀작인데다 오랫동안 강단에서 영화이론을 강의해온 이론가답게 영화전편에 의욕과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이 영화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인간뿐 아니라 벌레·동물·작은 풀한포기까지 영원한 시간속에서 생멸한다는 것을 형상화하고 있다. 1930년대 충남의 한적한 해안마을이 주된 무대가 된다.이곳에 독일 유명대학의 고고학교수(전무송분)가 늙고 병든 몸을 이끌고 찾아든다.예전에 융성했던 자신의 집은 이미 폐허가 된 상태.외로운 나날을 보내는 노교수는 아련한 향수에 젖어 이 세상에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어렸을 때의 자신,어머니,아버지,여자친구 영애-을 회상하며 인간의 삶은 과연 무엇인가를 되새긴다. 그러나 백감독이 보는 삶은 허망하지만은 않다.결국 「한줌의 시간속에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말지만 그 생은 진정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동네에 사는 미모의 무녀와 문둥이를 대비시킴으로써 이 세상에 존재했음,살아있었음만으로도 아름답고 보람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노교수가 동네 무녀를 보고 여러차례 『아름다워라』라고 한다든가,어렸을 적 어머니가 임종하는 자리에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던 말을 반추하는 것은 이 영화의 주제를 강하게 암시한다.물결치는듯한 보리밭 전경을 비롯,아름다운 자연의 변화와 사계를 담은 영상은 시간의 영속성과 자연섭리속에서 인간의 삶은 「한줌의 시간」도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상징되어진다. 전체적으로 대사가 극히 절제된데다 영상으로만 표현하다 보니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시간만 허비했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국내 상영관을 찾지못해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이제 우리 영화계에도 이런 류의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지 않을까.
  • 이념에 희생된 민초 아픔 영상화/「태백산맥」 크랭크 인

    ◎임권택감독 메가폰… 제작비 30여억원 투입/벽제 촬영장에 작품무대 벌교 재현/안성기·김명곤·오정해·방은진등 출연 우리에게 이데올로기는 과연 무엇인가. 영화계의 예인 임권택감독이 이같은 물음을 되새기며 16일하오 경기도 고양시 벽제 오픈세트장에서 「태백산맥」의 제작발표회를 갖고 첫 촬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실 그 문제에 관한한 임감독의 결론은 이미 나와있다.어떠한 주의나 사상도 사람을 희생시키거나 사람에 우선할 수 없다는 것이다.임감독은 이날 『사상가가 아닌 평범한 민초들에게 희생과 아픔만을 강요한 격동의 시대를 되새김으로써 우리가 잃어서는 안될 소중한 그 무엇,즉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려는 꿈과 열정을 되살리는데 보탬이 되고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다.따라서 이를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하느냐가 임감독의 과제인 셈이다. 작품은 고향이 전남 장성인 임감독의 가족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임감독의 아버지와 당숙들은 당시 열렬한 빨치산이었으며,때문에 그들을 비롯한 친인척들 대부분이 희생을 당하거나 엄청난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날 벌교읍을 재현한 벽제촬영장은 임감독의 절절한 감회와 작품의 무게탓인듯 시종 숙연한 분위기였다.임감독이 「레디 고」를 외친 장면은 여순반란군 일당이 퇴각한뒤 우익기회주의자 염상구역을 맡은 연극배우출신 김갑수(37)가 청년단을 이끌고 읍사무소와 경찰서등을 접수하는 모습.염상구역은 박중훈으로 내정됐었으나 개인사정으로 김갑수씨로 바뀌었다.첫 촬영이니 만큼 정일성 촬영감독,민족주의자 김범우역의 안성기,빨치산지도자 염상진역의 김명곤,세습무당 소화역의 오정해,소화와 사랑을 나누는 지식인 정하섭역의 신현준,염상진의 처 죽산댁과 강동식의 처 외서댁역의 연극배우 정경순과 방은진등 주요배역과 스태프 2백여명이 나와 지켜봤다. 제작사인 태흥영화사가 상정하고 있는 이 영화의 제작비는 근래 최고수준인 25억∼30억원정도.작품자체가 방대하다 보니 오픈세트 설치에만 7억원정도가 들어갔다.이날 벽제촬영장에만 모두 57채의 가건물이 모습을 드러냈으며,현재 전북 오수와 전남 구례,영광,강화도등에 36채를 더 짓고 있어 모두 1백여채에 가까운 가건물이 영화속에서 선보이게 된다.유명배우들을 기용하다 보니 캐스팅료만도 「서편제」제작비 7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다.주요 출연배우만 모두 72명에 이르고,엑스트러만 하루평균 70∼80명이 동원된다. 1부는 6·25의 발발로 「산사람」들이 벌교읍을 장악하게되는 장면까지 그리게 된다.당초 한 작품으로 제작하려 했으나 영화가 너무 거칠거나 비약이 심하고,재미있는 장면이 빠지게 될 것 같아 2부작으로 만들기로 했다.1부는 여름장면을 끝으로 내년 추석에 붙일 예정.2부는 1부의 흥행여부에 관계없이 1부와 병행해 촬영하거나 내년 가을부터 곧바로 촬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태흥영화사의 이태원사장은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인데다 임감독과 제작사에 대한 기대가 커 부담이 적지않다』면서 『그러나 지난10년동안 태흥영화사에 기울여준 영화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타산적인 생각없이 작품다운 작품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불,미에 「영화전쟁」 선포/에밀졸라 원작 「제르미날」 영상화…개봉

    프랑스에서는 요즘 유럽과 미국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영화전쟁」이 불붙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의 유럽 상륙에 맞서 프랑스 거장 클로드 베리 감독이 만든 영화 「제르미날」의 맞불작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제작비 1억6천5백만 프랑,상영시간 2시간 40분,예상 관객 5백만…』 프랑스 전역에 나붙은 「제르미날」선전 포스터의 현란한 문구다. 프랑스의 영화평론가 오귀스트 드잘레는 「제르미날」을 일컬어 『현대판 「레미제라블」』이자 『인간조건의 대로망』,『비참한 생활속에서 형제애를 다져가는 노동자의 생활 서사시』라고 평하고 있다.유럽 언론들은 요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과 「제르미날」간의 대결을 『공룡과 광부,비인간성과 인간성,야만과 문명의 싸움』으로 묘사하고 있다. 「운명 공동체의 씨앗」이란 뜻을 담고 있는 「제르미날」은 19세기말 프랑스 북부 광산촌 노동자들의 삶과 고뇌를 다룬 작품.같은 이름의 에밀 졸라의 소설을 영상화한 것으로 일찍이 앙드레 지드는 「제르미날」을 졸라의 최고 걸작이자 프랑스 10대 걸작소설의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는 「마농의 샘」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드파르디외(에티엔느 랑티에 반). 영화는 실직한 에티엔느가 프랑스 북부 한 광산의 광부로 변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에티엔느는 마유 일가를 비롯한 광산촌 광부들의 비참한 생활에 분노,그들을 의식화시켜 파업을 일으킨다.그러나 산업공황의 물결에 밀린 회사측은 촌보도 물러서지를 않는다.흥분한 광부들은 점차 폭도화하여 이곳저곳의 탄광을 습격한다.회사는 마침내 군대를 끌어들여 파업을 진압한다.1천99명의 사망자를 남긴채…. 광부측이 무참하게 꺾이고 있을 무렵 때마침 그곳에 망명해 있던 러시아출신의 한 아나키스트가 지하탄광의 방수벽을 무너뜨리고 갱내에 물을 처넣어 탄광을 파괴해 버린다.에티엔느는 애인 카트린과 갱도속에 갇혔다가 10일만에 구출되는데 이미 애인은 숨을 거둔 뒤였다. 「제르미날」에 부어지고 있는 관심은 비단 영화인과 언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제르미날」의 무대였던 프랑스 북부산업도시 릴에서 최근 개최됐던 이 영화 시사회에는 이례적으로 미테랑 대통령과 발라뒤르 총리를 비롯,1천6백여명의 프랑스 정치인과 지식인,기업인들이 참석했다.「제르미날」을 프랑스의 국민영화로 승화시켜 우루과이라운드(UR)에 맞서게 하자는 뜻에서였다. 근래들어 미국영화의 물량공세로 고전하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정은 유럽 전체 영화계도 마찬가지다.미국영화 시장 점유율이 59%에 이르고 있는 프랑스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한다.이탈리아는 68%,독일 77%,스페인 75%,포르투갈 90%,그리고 영국은 93%를 점유,그야말로 미국영화가 유럽의 영화산업을 철저히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반면 미국내 영화시장은 자국산이 99%를 차지,영화산업에 관한한 미국이 일방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게 요즘의 실정이다. 이때문에 프랑스의 영화 종사자들은 「쥬라기 공원」이 개봉되자 『신대륙 공룡이 구대륙을 집어삼키려 한다』고 아우성을 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이의 세계적 감독 펠리니 타계/오스카상 등 50여개 상받아

    이탈리아 영화계의 거장 페데르코 펠리니감독이 31일 로마의 움베르토병원에서 타계했다.향년 73세.그는 지난 17일 심장마비로 뇌손상을 입은뒤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난폭한 떠돌이 차력사 잠파노(앤터니 퀸분)와 백치 처녀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의 이야기를 담은 「길」(라 스트라다)의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그는 북 이탈리아의 휴양지 리미니에서 태어났다. 정규 학교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젊은 시절을 방랑생활로 전전했던 그는2차 대전중 여배우 줄리에타 마시나와 결혼,인생의 전기를 마련한다. 전쟁이 끝난 뒤 R 로셀리니감독의 조수로 일하면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 그는 53년 자신의 유랑생활을 투영한 「청춘군상」으로 데뷔한데 이어 그의 아내 마시나와 앤터니 퀸이 출연한 54년 작품 「길」로 오스카상을 비롯,전세계에서 50개가 넘는 상을 수상,거장으로서의 위치를 다지기 시작했다. 그는 이어 절벽(55년),「카비리아의 밤(56년·오스카상 외국영화부문 수상),「달콤한 생활」(60년·칸영화제 대상수상)과 반 자전적 영화「8과2분의1」(63년·오스카상)등으로 이탈리아를 넘어 전세계적인 감독으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사기꾼·광대·난쟁이·매춘부·타락한 부유층등 특이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특유의 페이소스와 풍자,유머로 전세계의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인생의 의미를 반추하도록 했던 펠리니는 생전에도 「이탈리아 영화계의 살아있는 기념비」로 추앙을 받아왔다. 펠리니의 타계소식을 접한 카를로 참피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는 그를 최고의 시인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고,프랑수와 미테랑대통령도 『시와 현실을 가장 훌륭하게 결합시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아쉬워했다.
  • 「방화 의무상영」 단축 싸고 공방 치열

    ◎문체부/“올해 공급물량 달려 불가피”/영화인협/“40일 축소는 위법” 철회 촉구/“스크린쿼터 완화보다 방화진흥책 절실” 여론 높아 국산영화 의무상영,즉 스크린쿼터의 일수단축을 둘러싸고 영화계가 또다시 분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이민섭문화체육부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 영화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 1백46일을 채우기 위해서는 1백40여편의 방화가 제작·공급되어야 하는데도 올해 제작·공급 가능한 편수는 70편 내외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국산영화 상영일수가 1백6일만 되면 해당 극장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경감시키겠다』고 말했다.이는 사실상 국산영화의무 상영일수를 40일 단축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영화인협회(이사장 윤동훈)는 이에 대해 18일하오 예총회관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영화인 협회임원 25명의 총사퇴를 결의했다.영협은 또 범영화인을 포괄하는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투쟁위원회」를 설립,문체부에 항의단 파견,범국민적인 홍보전등을 통해 87년 외국영화 직배허용 당시보다 강력한 집단행동을 펴나갈 것을 다짐했다. 영협은 『최근 방화 제작편수가 줄어든 것은 그동안 문화체육부등 정부당국이 영화정책을 잘못 시행한 탓』이라고 주장하고 『스크린쿼터 일수를 원상회복시킬 때까지 싸워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이에앞서 스크린쿼터감시단(위원장 정지영)과 젊은 영화제작자,감독들도 14일과 15일 잇따라 모임을 갖고 『현영화법은 문체부장관의 판단에 따라 스크린쿼터 일수를 20일까지 단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40일까지 줄일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면서 『이같은 조치는 한국영화의 진흥을 포기하고 외화의 확대 상영을 희망하는 극장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측은 올해 공급 가능한 70편으로 스크린쿼터 일수를 지키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며,따라서 스크린쿼터의 축소는 어쩔수 없는 고육책이라고 밝혔다.더욱이 그같은 상황에서 법에 따라 스크린쿼터를 지키지 못한 극장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문체부의 입장이다.문체부 관계자들은 또 이번 조치가 올해에 한해 예외적으로 실시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일수 축소를 둘러싼 양측의 이같은 입장은 한동한 팽팽하게 맞설 전망이다.그러나 이번 사태의 해결책은 결국 정부당국이 내년부터 실시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영상산업종합육성계획과 영상산업진흥법에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스크린쿼터감시단등이 『우리 영화문화의 육성·발전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부당국이 이번 조치를 내린 것은 스크린쿼터를 법적으로 완화하거나 폐지하려는 음모의 신호탄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 것도 그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영협관계자들도 18일 회의에서 스크린쿼터의 축소 논의보다는 국산영화 진흥조치와 정책이 먼저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내년 「국악의 해」 지정/정도 6백년사업 연계 “활성화”

    ◎이 문화체육 밝혀 이민섭 문화체육부장관은 14일 『94년을「국악의 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94년의 문화예술」부문 선정을 위해 문화예술계·언론계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국악부문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 및 「서울정도 6백년의 해」여서 이들 행사와 연계해 국악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이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장관은 「국악의 해」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언론사·행정가·후원업체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시켜 내년을 범국민적으로 국악을 보급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장관은 이와함께 금융실명제 실시등으로 국산영화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계의 실정을 감안해 영화관에서의 국산영화 의무상영 일수를 올해에 한해 20일 줄여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 상반기 국산영화 제작이 부진했던 데다가 하반기에는 금융실명제가 실시돼 전체적인 제작편수가 크게줄어들 전망이어서 국산영화의 정상적인 공급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그리스,「민영화」 백지화/파판드레우 총리

    【아테네 로이터 연합】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신임총리는 13일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고 물러난 보수적인 전정부가 추진해온 야심찬 민영화계획과 그밖의 모든 「반민주적 조치들」을 곧 백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당 출신의 파판드레우 총리는 새 내각 출범과 관련한 성명에서 자신의 정부는 보복을 가하자는 것은 아니라면서 그러나 보수적인 전 정권 당시 마련된 법률들을 폐기하기 위한 법안들을 즉각 의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내각에 각 부처별로 즉각 지난 3년간의 보수당 통치가 야기한 「손실 평가」작업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사회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된 의회에 상정할 법안중에는 민영화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국영 전자통신회사(QTE)의 민영화를 중단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 영화/체제유지 수단 못벗어(오늘의 북한)

    ◎상해영화제 출품작 수준을 보면/산골목장 책임자 딸 통해 혁명정신 일깨워/자신에게 물어보라/댐건설 중 실명한 인민군의 결혼과정 그려/고향마을의 처녀들/인간의 보편적 정서 결핍… 중국작품과도 큰 격차 북한의 영화는 어디쯤 와있는걸까.한마디로 아직 체제유지 또는 사회통합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제1회 상해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우리측 영화계 인사들의 평가다. 이는 북한이 이번 영화제에 출품한 3개의 작품내용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리측의 「서편제」와 함께 본선에 오른 북한영화 「자신에게 물어보라」는 깊은 산속의 소목장에 파견된 소조책임자와 젊은 처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혁명정신을 일깨우는 내용이다.우리식대로 얘기하면 스스로 소목장일과 같은 힘들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고통의 분담과 살신성인의 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서 강조되는 다음과 같은 대사는 그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당신은 후세대들에게 무엇을 남겼는가,먼훗날 당신은 조국을 위해 무엇을 바쳤는가,자신에게 물어보라』 비경쟁부문에 출품한 「고향마을의 처녀들」에서는 댐 건설에 투입된 인민군 반장이 부하들의 폭파작업 잘못으로 두눈을 실명하고 약혼녀로부터 파혼당한다.그러자 또 다른 고향마을의 처녀가 자청해서 눈이 먼 반장과 결혼한다는 줄거리다. 또 비경쟁부문의 「어머니」 역시 생계가 막연해 남의 집 앞에 버려졌던 딸이 당의 도움으로 훌륭하게 성장한뒤 협동농장의 대표직에 올라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북한의 영화들이 체제유지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북한측 대표단들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자신에게 물어보라」에서 소조책임자로 출연한 인민배우 서경섭은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 영화가 여러분들의 정서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감정은 다 비슷하니까 좋게 봐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영화 또한 상당히 변모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북한의 영화를 본 우리측 관계자들은 『「꽃파는 처녀」와 같은 영화는 흑백논리,또는 이분법적으로 혁명아니면 반동,적 아니면 동지와 같은 개념으로 풀어나간데 비해 이번 영화들은 인간적 또는 감정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자신에게 물어보라」에서는 젊은 이들이 어렵고 궂은 일을 기피하는 마음과 고통의 분담 또는 혁명정신 사이에서 고뇌하는 것을 잘 그리고 있다.특히 소조책임자의 막내딸이 아버지의 마음을 읽고 소목장일을 하기위해 스스로 찾아가 상봉하는 마지막 장면은 북한의 관객들에게 눈시울을 붉히게 할 만 했다. 북한의 대표단 단장인 최정삼문화예술부 영화부 부국장은 『2년전에 이 영화를 만들어 TV로도 2∼3차례 방영,북한 사람들이라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본 성공작』이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유의 영화들이 국제영화제에서 입상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점 또한 부인하기 힘들 것 같다.북한의 영화는 최근 우리나라 TV에서도 방영돼 잘 알려져 있듯이 이데올로기문제를 떠나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또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동구권이나 중국의 영화와도 상당한차이가 있는 때문이다. 이들 영화는 영화제 기간동안 2∼3차례씩 상영됐지만 관객들 숫자는 대부분 1백명 미만이었다.입상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하다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번 영화제에 참석한 것은 내년 9월중순에 평양에서 열린 「제4회 평양 국제영화제」에 중국측의 참석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측은 지난 88년부터 개발도상국들의 영화축제(격년제)를 갖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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