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영화감독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경찰청장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정보 유출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마드리드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고양이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48
  • 동대문구 ‘스마트폰 영화제’에 중학생 영화감독들도 참여하세요

    동대문구 ‘스마트폰 영화제’에 중학생 영화감독들도 참여하세요

    ‘영화감독의 꿈, 동대문이 도와드립니다’ 동대문구가 영화감독을 꿈꾸는 지역 청소년을 위해 영화아카데미를 마련했다. 비싼 영화 촬영장비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친숙한 스마트폰을 이용하도록 해 관심을 끌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역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 현상을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15세 영화제’(?포스터?)를 기획, 영화 제작에 관심 있는 지역 중학생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영화제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사업의 하나로 동대문구, 구(區) 혁신교육추진단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와 협력해 운영된다. 오는 5월~7월에 학생들은 영화감독, 마을미디어 제작 청년단체들에 모두 8회(주 1회당 3시간)인 영화 제작 기본기를 배운다. 팀 별로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시나리오와 촬영, 편집 등 모든 제작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이 바라보는 사회를 자유롭게 표현하게 된다. 선착순 5개 팀을 모집하며, 참여를 원하는 학생들은 오는 15일까지 모임(팀당 5~7명)을 구성해 동대문구청 교육진흥과로 신청하면 된다. 이번 사업으로 중학생들에게 끼를 발산할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 자치활동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제작한 영상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학생의 생각과 꿈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마음껏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구는 서울시립대학교와 동대문구혁신교육추진단, 복지시설 등과 함께 장애학생들을 위한 촉각지도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이준익 등 ‘자랑스러운 아시아인상’

    이준익 등 ‘자랑스러운 아시아인상’

    아시아기자협회(AJA)는 11일 ‘2016 자랑스러운 아시아인상’ 수상자로 조코 위도도(왼쪽) 인도네시아 대통령, 이준익(가운데) 영화감독, 이자스민(오른쪽) 국회의원을 선정했다. ‘자랑스러운 아시아기업상’은 라인코퍼레이션(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이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다.
  • ‘파나마 리스트’에 스탠리 큐브릭·사이먼 코웰·폴 매카트니·대처 수상도 연루

    ‘파나마 리스트’에 스탠리 큐브릭·사이먼 코웰·폴 매카트니·대처 수상도 연루

    판도라의 상자는 어디까지 열릴 것인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조세 회피 폭로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수상과 왕실의 다이애너 왕세자비, 앤드류 왕자의 전처인 사라 퍼거슨을 비롯해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 음반 제작자 사이먼 코웰, 골프 선수 닉 팔도 등이 직간접으로 연루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 중 미국 할리우드의 자본주의적 성향을 비켜가면서 반(反)자본주의 행보를 걸었던 큐브릭 감독과 미국 오디션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출연자들에게 ‘입바른’ 독설을 퍼부었던 코웰의 연루는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추가로 폭로된 파나마 페이퍼스의 명단에는 영국 출신의 연예계와 스포츠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1999년 별세한 큐브릭 감독은 말년을 보냈던 영국 잉글랜드의 하트퍼드셔 대저택의 등기 이전을 위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세 딸이 조세 회피와 재산 분할을 위해 각기 다른 3곳의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뒤 재산을 분할했다는 것이다. 현지 변호사를 통해 이뤄진 거래에 큐브릭 감독이 직접 연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코웰은 버진 아일랜드에 자신이 단일 주주로 등록된 유령회사 2곳을 소유하고 있었다. 2007년 설립된 회사들을 통해 코웰은 남태평양의 휴양지 바바도스의 섬들을 추가로 사들였다. 가디언은 코웰이 이 섬들을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작곡한 전설적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미 프로농구(NBA)의 에디 조던 전 감독을 위해 대리 구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웨버와 조던은 코웰로부터 호화 별장이 지어진 이곳의 토지들을 사들였다. 코웰은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한 상태다.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 출신의 골프선수 닉 팔도도 1995년부터 14년간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었다. 이 시기는 팔도가 메이저 대회를 휩쓸며 천문학적인 상금을 벌던 시기였다.  또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로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에서 뛰고 있는 윌리안 보르게스 다실바는 2013년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 영국 내 주소가 이 회사의 설립에 이용됐다. 윌리안의 법률 대리인은 “회사가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밖에 가디언이 폭로한 파나마 리스트의 추가 명단에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아들인 마크 대처와 왕위계승 서열 5위인 앤드류 왕자의 전 부인인 사라 퍼거슨, 다이애너 왕세자비가 가장 신뢰하던 ‘집사’로 그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해온 폴 버렐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비틀즈 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전 부인인 헤더 밀스와 스페인 영화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폭로는 앞서 홍콩 영화배우인 청룽과 FC바르셀로나의 스타플레이어 리오넬 메시의 조세 회피 정황이 거론된 데 이은 후속 보도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SSEN이슈] 송혜교, 송중기와 주먹 치며 “전우애! 의리!!” 홍콩에서 다진 우정

    [SSEN이슈] 송혜교, 송중기와 주먹 치며 “전우애! 의리!!” 홍콩에서 다진 우정

    배우 송혜교가 송중기와의 사진을 대거 공개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KBS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프로모션 차 홍콩을 방문 중인 송혜교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송중기와 찍은 사진들을 연달아 게재했다. 송혜교는 “공항. 우연. 만남. 김지운 감독님과”라는 글과 함께 영화감독 김지운, 송중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송혜교는 활짝 핀 미소로 반가움을 표했다. 선글라스를 낀 김지운 감독과 송중기도 미소를 띠고 있다. 이어 송혜교는 송중기와의 ‘앵그리 셀카’를 공개했다. 사진 속 송혜교 송중기는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팔짱을 낀 채 카메라를 노려보는 모습도 담겨 있다. 실제 연인 같은 케미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송혜교는 송중기와의 관계를 ‘우정’으로 못 박았다. 이어 공개한 사진에서 송혜교는 “전우애! 의리!”를 외치며 송중기와 ‘주먹치기’ 인사를 하고 있다. 윙크를 하고 입술을 내민 송혜교의 애교 넘치는 표정이 돋보인다. 송혜교 송중기는 6일 홍콩 Viu TV에서 첫 방송 되는 ‘태양의 후예’ 홍보를 위해 4일 출국했다. 두 사람은 인천공항부터 홍콩 국제공항까지 비밀통로를 이용하는 등 007 출국 작전을 펼쳤지만 네티즌들의 카메라에 포착되며 화제가 됐다. 이어 홍콩에서의 저녁식사 모습도 포착됐다. 송중기 송혜교는 편안한 차림으로 매니저를 사이에 둔 채 저녁식사를 즐기는 모습. 다음날인 5일 정오(현지시각)에는 홍콩의 한 호텔에서 열린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송혜교는 회색 원피스에 포니테일을 한 발랄한 모습으로 등장했고 송중기는 도트 무늬의 검은 정장을 입고 말끔한 꽃미모를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송혜교는 ‘군복을 입은 송중기에게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100점”이라고 답했고 송중기는 대답이 마음에 든다는 듯 송혜교와 주먹을 맞부딪히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드라마 속 과도한 ‘케미’로 인해 열애설까지 휩싸였던 송중기 송혜교의 관계는 주먹을 치는 ‘전우애’로 결론났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라익스를 지나친 7개의 관계적 시간

    라익스를 지나친 7개의 관계적 시간

    네덜란드의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는 전 세계에서 온 젊은 예술가들에게 최고의 창작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10년째 라익스아카데미와 교류한 결과 총 13명의 작가를 배출했다. 낯선 시간과 공간, 그리고 타인들과의 관계 맺기는 그들 작업의 다양한 동기로 작용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관계적 시간’은 라익스아카데미라는 낯선 경험이 작업의 내용과 형식에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작가 중 김성환(2004~2005년), 손광주(2006~2007년), 임고은(2008~2009년), 오민(2011~2012년), 진시우(2011~2012년), 배고은(2012~2013년), 안지산(2013~2014년) 등 7명이 회화, 영상, 설치 작품을 출품했다. 전시를 기획한 차승주 큐레이터는 “작가들은 각자 거쳐 간 시기가 다르고 작업 스타일이나 내용, 형식적 측면에서 뚜렷한 개성과 차이를 보이지만 작업들이 내포한 다양한 의미 속에서 서로 공유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계적 시간’은 이 연결 지점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개별 작업에 담긴 시간의 다양한 성격을 뜻한다. 전시는 라익스아카데미의 연말 행사인 오픈스튜디오와 마찬가지로 작가들의 개별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작가별 공간으로 구획화했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손광주는 라익스아카데미에서 겪은 경험을 창작을 위한 자발적 감금의 상태로 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기악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오민은 시간의 구조를 탐색하고 이를 음악적으로 구조화한 영상 작품을 출품했다. 수학과 미술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성환은 라익스아카데미에서 함께 작업했던 작가 니나 유엔과의 협업 작업을 선보인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프로젝트 골렙에 작업 공간을 두고 작가 공동체 그룹 클룹코의 구성원으로 활동 중인 임고은은 배우로서 관객을 시험하는 인터랙티브 작품을 내놓았다. 안지산은 인터넷이나 영화, 신문, 잡지 등에서 발췌한 이미지들을 초현실적 가공의 세트 안에서 재구성한 회화 작품을 출품했다. 까다로운 질문들을 시적인 내러티브로 발전시키는 진시우는 부서진 작품의 복구 방식을 산발적인 단어나 문장에서 시작된 비선형의 내러티브로 정리하고,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통제와 불협화음에 주목하는 배고은은 실제로 벌어진 사회적 사건의 기록을 재해석한 영상과 설치를 보여준다. 별도로 설치된 아카이브 섹션에 송상희(2006~2007년) 작가가 특별히 인터뷰 및 도큐먼트 자료들을 제공해 라익스아카데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6월 19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교양의 효용(리처드 호가트 지음, 이규탁 옮김, 오월의봄 펴냄) 20세기 초중반의 영국 노동자계급 문화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삶과 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음악,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 책 등의 대중매체뿐 아니라 일상 속 가족의 역할, 남녀 관계, 술집 문화, 언어 형태까지 다룬 미디어 연구의 고전이다. 1957년에 발간됐지만 대중문화의 획일화, 산업화 및 중앙 집중화, 그리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대중의 모습 등을 통해 현시대의 문화 현상과도 맞물린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1930년대 노동자계급 문화를 묘사한 1부와 1950년대 새로운 형태의 대중문화가 등장하는 2부로 구성돼 있다. 552쪽. 2만 5000원. 켄윌버의 신(켄 윌버 지음, 조옥경·김철수 옮김, 김영사 펴냄)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저자가 3박 4일 만에 쓴 책이다. 발달론적 관점으로 종교에 접근해 각 종교적 가치관들의 발달 수준을 판별하는 방식으로 종교와 영성에 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 준다. 저자는 종교의 발달 단계를 순차적으로 심령 수준, 정묘 수준, 원인 수준, 궁극 수준으로 구분해 자신만의 모델을 만들고, 합리적 수준에서의 신은 반종교적인 상태가 아니며 더 상위 수준으로 나아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제 조건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를 통해 발달 단계의 최상위 수준에서 만나게 되는 신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308쪽. 1만 5000원. 또라이들의 시대(알렉사 클레이·키라 마야 필립스 지음, 최규민 옮김, 알프레드 펴냄) 다보스포럼이 선정한 최고의 비즈니스북으로 해적, 해커, 갱스터, 복제품 생산자 등 지하 세계 기업가들의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혁신을 분석한 책이다. 100만원의 제작비로 50억원을 번 영화감독의 창의적인 꼼수부터 짝퉁 이베이를 오픈한 지 100일 만에 진짜 이베이에 500억원에 팔아넘긴 독일 삼형제,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낙타유 사업을 성공시킨 미국 명문대 졸업생 등 기존 제도와 관습, 직종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실행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긍정적 ‘또라이 정신’을 새로운 성공 전략으로 실증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280쪽. 1만 5000원. 우리는 모두 같은 꿈이 있습니다(윤경일 지음, 서교출판사 펴냄) 국제구호단체 한끼의식사기금 윤경일 이사장이 구호 활동에 대해 소개한 책이다. 2004년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지를 오가며 절대 빈곤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에피소드 38편을 담았다. 저자는 우리와 똑같은 인권이 있는 빈민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며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사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비위생적인 생활 환경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그에게 현지인들은 ‘빈민의 친구’라는 호칭을 붙여 줬다. 한끼의식사기금은 4000여명의 정기 후원자와 4만여명의 사이버 후원자들에게 수입과 지출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372쪽. 1만 5900원. 성장에 눈먼 세상(리 반 햄 지음, 김경식 옮김, 지영사 펴냄) 저자는 인류가 마치 지구가 몇 개 더 있는 것처럼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이 같은 다지구적인 세계관에 빠져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으며, 인류는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아내든지 아니면 생명을 보존하는 시스템이 망가지도록 내버려 두든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대안으로 세계 곳곳의 토착민들이 가진 지혜와 위대한 종교적 전통, 종업원 소유 회사, 생협 등의 새로운 농촌 경제 등을 제시한다. 352쪽. 1만 5000원.
  • “작품 시작 6분 만에 ‘아!’ 이해하는 순간 옵니다”

    “작품 시작 6분 만에 ‘아!’ 이해하는 순간 옵니다”

    필름오페라 ‘미녀와 야수’로 13년 만에 내한 작곡가 필립 글래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레코드 가게에서 일을 했어요. 존 콜트레인, 엘비스 프레슬리 등 온갖 음악을 다 들었죠. 그때 처음 음악에 이끌렸어요. 돈은 못 받았지만요.”(웃음) ●‘트루먼쇼’로 골든글로브 작곡상 미국 볼티모어의 작은 레코드 가게에서 아버지의 일손을 돕던 소년은 현대음악의 거장이 됐다. 미니멀리즘이라는 혁신으로 음악계에 파고를 일으킨 미국 작곡가 필립 글래스(79)다. 그가 22~23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를 선보이려 13년 만에 내한했다. 22일 오전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과 마주한 노장은 “작품을 보면 6분 만에 관객들이 ‘아!’ 하며 한순간에 작품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데 오늘 밤 한국 관객들도 그럴 것”이라며 천진하게 웃었다. 글래스는 교향곡, 오페라, 실내악, 발레음악뿐 아니라 영화음악까지, 고전음악과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전방위 예술가로 유명하다. 특히 영상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음악은 이미지에 대한 내 책임감에서 나옵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처럼 어릴 때부터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작곡을 시작하면서 영화 작업을 하게 됐는데 처음에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왜 연기가 음악과 별개로 다뤄지는지였죠.” ●박찬욱 감독 ‘스토커’ 영화음악 작곡 그가 영화음악을 맡은 ‘트루먼쇼’는 1996년 골든글로브 최우수작곡상을 수상했고 ‘디아워스’, ‘쿤둔’, ‘일루셔니스트’는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양쪽에서 모두 후보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영화음악도 작곡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요? 전화를 받으면 하죠(웃음). 작곡가의 인생에서 오페라나 교향곡보다는 다수의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상업영화는 금전적으로 큰 이익이에요. 유동적이지만 즐거운 도전이죠. 마틴 스콜세지, 우디 앨런, 박찬욱처럼 재능 있고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요. 박찬욱 감독은 아주 흥미로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죠. 내일도 만날 거예요.” 1994년 만들어져 이번에 국내 초연하는 ‘미녀와 야수’ 역시 영화와 오페라의 랑데부를 시도한 독특한 작품이다. 프랑스 영화감독 장 콕토의 1946년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소리를 모두 걷어내고 음악을 새로 입혔다. 이 작업을 위해 글래스는 영화를 2분~2분 30초가량의 장면 30개로 나누어 배우들의 입 모양과 노래에 흐르는 각각의 단어, 음을 딱 맞아떨어지게 맞췄다. 관객들은 스크린에서 묵음 처리된 영화를 보는 동시에 배우들의 입에 맞춰 노래하는 무대 위 성악가들을 보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1946년작 ‘미녀와 야수’에 음악 입혀 “처음에는 생경하지만 85분간의 공연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관객들이 따로 돌아가던 영상과 노래를 하나로 일치해 이해하면서 감상하게 됩니다. 오페라 가수들도 영상 속 배우들과 서로 교감하면서 공연하게 되죠. 배우들의 입 모양과 음악을 맞추는 작업은 빨래를 하나씩 펼쳐 너는 것과 같아요. 사실 굉장히 흥미롭고 쉬운 작업인데 내가 한 이후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데 놀랐죠. 벌써 관객들이 ‘아! 바로 저거구나’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영입 1호도 줄줄이 탈락…명암 엇갈린 ‘여의도 법조인’

    영입 1호도 줄줄이 탈락…명암 엇갈린 ‘여의도 법조인’

    여야 각 정당의 4·13 총선 공천 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배지’에 도전한 법조인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당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경선 없이 단수 공천된 법조인도 있는 반면, 총선을 대비해 당이 외부에서 영입한 ‘1호’ 법조인들이 경선에서 탈락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을 이틀 앞둔 23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법조인은 모두 138명이다. 이는 검사, 판사, 변호사 출신 전·현직 국회의원까지 모두 포함된 규모로 이 가운데 이번 총선을 통해 처음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일부 정치 신인들은 ‘국회 물갈이’ 여론이 맞물리면서 실제 공천 여부가 유권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여론의 관심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안대희(61·사법연수원 7기) 전 대법관에게 집중됐다.  ●새누리의 검사들, 친박과 진박의 진격 새누리당 입당 이후 줄곧 고향 부산의 해운대 지역에서 정치 기반을 다져왔던 안 전 대법관은 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따라 지난 1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직으로 있는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했다. 대검 중앙수사부장 재직 당시 ‘국민검사’라는 별칭을 얻었을 정도로 과거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대법관까지 지낸 안 전 대법관이라면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부산 지역구보다는 야당 강세 지역으로 공천하는 게 유리하다는 당의 계산과 안 전 대법관의 자신감도 깔린 결정이었다. 이후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안 전 대법관을 경선 없이 서울 마포갑 지역에 단수 추천했고, 19대 총선에서 노 후보에게 패한 뒤 지역 기반을 닦아 온 같은 당 강승규 후보는 당의 결정에 반발하며 탈당, 무소속 출마했다.   새누리당에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전직 검찰 간부급들이 문을 두드리면서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의 이목도 집중됐다. 검찰총장에 이어 검찰 서열 2위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의 최교일(54·15기) 전 검사장, 곽상도(57·15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석동현(56·15기) 전 부산지검장, 강경필(53·17기) 전 의정부지검장 등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또 권태호(62·9기) 전 춘천지검장과 영화감독 곽경택씨의 동생인 곽규택(45·25기) 전 부장검사도 새누리당에 합류, 총선에 도전했다.   검찰 출신이라고 해서 공천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최 전 중앙지검장과 ‘진박’(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인사로 분류되는 곽 전 민정수석은 각각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북 영주·문경·예천과 대구 중·남구 공천이 확정됐지만, 석 전 지검장은 더민주에서 새누리당으로 옮겨 온 조경태 의원에 밀려 부산 사하을 경선에서 떨어졌다. 제주 서귀포에 출마한 강 전 검사장과 청주청원 선거구의 권 전 지검장, 부산 서구의 곽 전 부장검사도 경선에서 탈락했다. 반면 지난 19대 총선 서울 광진을 선거구에서 추미애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패한 정준길(50·25기) 전 검사는 이번에도 서울 광진을 출마가 확정됐다. 정 전 검사 역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에서 공보위원을 지낸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총선을 위해 영입한 1호 인사들의 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부에서 영입한 6명의 인사를 소개했다. 1차 인재 영입에는 최진녕(45·33기) 변호사와 변환봉(39·36기) 변호사, 김태현(43·37기) 변호사, 배승희(여·34·41기) 변호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성남수정에 출마한 변 변호사만 공천이 확정됐을 뿐, 나머지 3명은 모두 경선에서 탈락됐다.  ●‘안철수의 남자’에서 더민주 ‘전략’된 특수부 검사 제1 야당인 더민주는 새누리당에 비해 법조인 쏠림 현상이 덜한 편이다. 더민주 측에서 주목하고 있는 법조 출신 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의 남자’로 불렸던 금태섭(49·24기) 변호사다. 대검 중수부 출신의 금 변호사는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뒤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인 정준길 전 검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대선 이후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공동대표의 당내 소통 부재 등을 비판해 온 금 변호사는 안 전 대표의 탈당에도 더민주에 남았고, 더민주는 금 변호사를 탈당한 신기남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단수 공천했다.   수원을 선거구에서는 검사 출신의 백혜련(여·49·29기) 변호사가 더민주 후보로 확정됐다. 백 변호사는 2011년 11월 대구지검 검사 재임 당시 검찰 내부 전산망에 “검찰이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들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표를 냈다.   이 밖에 더민주는 ‘세월호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박주민(43·35기) 변호사와 미국법과 중국법에 정통한 통상·투자유치 전문 오기형(50·29기) 변호사를 각각 서울 은평갑과 서울 도봉을에 전략공천했다. 판사 출신인 김관기(52·20기) 변호사와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가 영입한 이헌욱(48·30) 변호사는 경선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핫뉴스] 이해욱 갑질 ‘안 편한 세상’…“속도 떨어지면 뒤통수 맞고 욕설” [핫뉴스] [속보] 김종인, 대표직 유지 “고민끝에 이 당 남겠다 생각”
  • “부산시, 영화제 자율성 부정하면 보이콧하겠다”

    “부산시, 영화제 자율성 부정하면 보이콧하겠다”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올해 10월 영화제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영화인들은 올해 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여성영화인모임 등 10개 단체로 구성됐다. 이 같은 결의안은 단체별 총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영화인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다이빙벨’ 상영을 빌미로 영화제를 정치적 이념의 전쟁터로 변질시킨 서병수 부산시장과 이에 동조한 부산시의 행태를 착잡하게 지켜보며 우리는 끝까지 인내심을 잃지 않고 영화제와 부산시 양자 간 화해와 소통을 위해 꾸준히 중재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럼에도) 부산시는 영화제 신규 자문위원 68명을 인정할 수 없다고 법적 대응에까지 나서며 노골적인 간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화인들의 중재 노력을 외부 불순 세력의 개입이라고 모욕한다면 더이상 영화제에 발을 디딜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이날 서 시장에게 조직위원장 사퇴를 즉각 실행하고 정관 개정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과 신규 자문위원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철회하는 등 부당 간섭을 중단할 것, 그리고 영화제 훼손에 대한 잘못을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영화제 측과 불협화음을 내던 서 시장이 지난달 당연직 조직위원장 자리를 민간에 넘기겠다고 선언한 뒤 영화인들은 그 근거가 되는 정관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같은 달 정기총회에서 이 같은 안건이 다뤄지지 않자 영화제 측은 임시총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부산시가 총회 전 신규 자문위원 위촉 과정을 문제 삼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부산시 지원을 받지 않는 대안 영화제 개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고문인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은 “영화제를 버리겠다는 게 아니라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읍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주말 영화]

    전 세계 시네마 키즈를 울린 명작 ■시네마천국(EBS1 토요일 밤 11시 45분) 전세계 시네마 키즈의 심금을 울렸던 이탈리아 영화다.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살바토레는 알프레도의 사망 소식에 30년 만에 고향 시칠리아를 찾아 토토로 불렸던 어린 시절을 돌이킨다. 아버지가 러시아로 파병을 가 어머니, 어린 누이동생과 어렵게 살았던 토토는 동네 영화관 영사기사로 일하는 알프레도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쌓으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운다. 영화 검열을 담당한 신부가 가위질했던 각종 키스 장면들을 알프레도가 이어 붙여 유품으로 남겼는 데 살바토레가 이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맥을 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88년작. ■미이라3:황제의 무덤(OBS 토요일 밤 10시 5분) 1999년, 2001년 나왔던 전작에서 이집트를 무대로 고대 마법사 이모텝, 고대 전사 스콜피언 킹과 싸웠던 브랜든 프레이저가 이번에는 중국으로 향한다. 탐험가 릭 오코넬(브랜든 프레이저) 가족은 2000년 전 저주를 받고 미라가 되어 땅에 묻힌 중국 황제의 무덤을 우연히 발견하는 데, 황제는 미라의 힘을 이용하려는 세력에 의해 깨어난다. 3편으로 막을 내린 것으로 여겨졌던 이 시리즈는 톰 크루즈 주연으로 새롭게 만들어져 내년 6월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2008년작.
  •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②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②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

    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파리에서는 꼭 한 번 부티크 호텔에 묵고 싶었다. 다른 도시에서는 좀체 들지 않았던 호기심이 고전미의 도시, 파리에서는 몽실몽실 피어올랐기 때문이다.산 레지스 호텔 곳곳에 걸린 그림의 수준만 보아도 산 레지스 호텔의 격이 드러난다파리 패션신의 한 장면으로 종종 등장했던 산 레지스 호텔의 현관●부티크 호텔의 기준 호텔 산 레지스Hotel San Regis 샹젤리제 거리의 국립미술관이자 갤러리인 그랑팔레Grand Palais 인근 호텔인 산 레지스의 게스트 중에는 유명인이 많다. 그중 한 사람은 페라리의 ‘루카 디 몬테제물로’ 회장이다. 23년 동안 페라리를 이끌었던 그는 어떤 인연으로 여기에 오게 되었을까? <마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뉴욕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에서 이브 몽탕을 만났는데 그가 슬쩍 ‘산 레지스’를 알려 줬어요.”몬테제물로나 이브 몽탕처럼 산 레지스를 각별히 여긴 셀러브리티는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광고 아닌 친분을 통해 산 레지스를 알게 되었고, 비밀의 장소처럼 산 레지스를 간직했다.지난 시절 산 레지스에는 영화감독 루이 말,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배우 진 켈리 등 여러 배우와 유명인이 드나들었다. <하퍼스 바자>의 편집장 카멜 스노는 산 레지스를 한동안 자기 집처럼 사용했다. 한 번은 그녀가 어느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뉴 룩New Look’이란 신조어로 소개했는데 그 디자이너가 바로 크리스찬 디오르다. 카멜 스노와 크리스찬 디오르로 인해 산 레지스는 고전적인 파리지엥 스타일의 정수를 간직한 파리 패션 신의 주요한 스폿으로 등장했다. 지난 시절, 유명인들이 숨어 지내기를 좋아했던 산 레지스에 요즘에는 어떤 사람들이 주로 오느냐는 질문에 산 레지스의 매니저 사브리나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요즘도 셀러브리티들이 많이 오지만 누구인지는 말할 수 없어요. 그들이 먼저 미디어 앞에서 말하기 전까지는요.”사브리나는 15년째 산 레지스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 오기 전 다른 호텔에서 일한 기간까지 합치면 27년째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는데 산 레지스의 분위기와 꼭 닮았다.“사브리나가 사진 속으로 들어가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호텔 브로슈어를 살펴보다 그녀에게 말했다. 진심이었다. 머리를 단정히 모으고, 하얀색 투피스를 입은 그녀는 산 레지스처럼 기품 있고 우아했다.딜럭스룸의 붉은색 커튼을 마주하고 있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19세기로 돌아간다파리의 고전미가 강렬한 산 레지스의 스위트룸럭셔리 부티크 호텔이지만 카페의 음료와 디저트 메뉴는 그다지 비싸지 않다. ‘Paris-Breast’가 맛있다산 레지스에서 머무는 동안 부러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렸다. 19세기 파리의 타운하우스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산 레지스는 호텔이라기보다 저택에 가깝다. 19세기의 타운하우스를 1923년 호텔로 개조했다. 방의 컬러는 밝은 노란색에서 진한 붉은색까지 제각기 다르다. 특히 딜럭스룸, 프레스티지와 스위트룸에선 아름다운 옷장, 글을 쓸 수 있는 책상, 화장대, 윙체어 같은 유니크한 걸작품을 볼 수 있다. 산 레지스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에 모던한 편의성을 더했다. 신중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디테일에 집중해 ‘Home away from home’, 말 그대로 ‘내 집처럼 편안한 호텔’이다. 나로선 1857년에 지은 타운하우스가 159년이 지난 2016년 현재까지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온존해 왔다는 사실이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1980년대 중반 산 레지스의 ‘르네상스’를 가져온 이는 엘리 조르주Elie Georges라는 남자다. 1984년 산 레지스 호텔을 인수한 그는 호텔리어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사업가였다. 엘리 조르주는 처음 산 레지스 호텔을 방문한 후 이렇게 말했다.“신고전주의 파사드와 실내 공간, 그리고 그때까지 여전히 남아있던 고가구가 서로 완벽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매혹됐어요.”1985년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피에르 이브 로숑Pierre-Yves Rochon에게 호텔의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의뢰했다. 타운하우스의 성격을 살리면서 동시에 각각의 방을 유니크하게 꾸미기 위해 모든 소품을 결정한 사람이 바로 피에르였다.산 레지스는 지난 해 다시 한 번 리노베이션을 시작했다. 샤워 부스를 별도로 만들었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발을 쭉 뻗어도 발끝이 닿지 않을 만큼 욕조가 커졌다. 클래식이란 명목으로 설비의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다.늦은 밤, 차를 마시고 싶어 룸서비스에 뜨거운 물을 부탁했다. 잠시 후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새하얀 린넨에 묵직한 금색 포트와 꿀, 찻잔을 들고 나타난 이는 깨끗하게 차려 입은 노년의 신사였다. 차 한 잔을 마시는 게 매우 행복했던 밤이었다. 오후에 카페에서 쇼콜라쇼를 서빙해 준 웨이터, 조제는 33년째 산 레지스서 일한다고 했다. 어쩌면 조금 전 포트를 가져다준 그도 조제와 비슷할지 모르겠다. 19세기 파리의 타운하우스에서 파리지엥처럼 하룻밤을 보낸다. 꿈같은 시간이다.다음 날, 아침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내려가니 손님의 수는 채 열 명이 안 됐다. 산 레지스의 객실은 전부 42개뿐이다. 내게 산 레지스는 파리의 멋, 파리의 색, 파리다운 완벽한 호텔로 기억된다.“Merci, San Regis, Au revoir고마워요, 산 레지스, 또 만나요.”여담 한 가지. 산 레지스 레스토랑의 지붕은 유리다. 체크인 후 유리를 통해 떨어지는 햇살을 맞으며 카페에서 쇼콜라쇼를 마셨다. 진하지만 달지 않아 좋았다. 맙소사, 그 자리에서 쇼콜라쇼 세 잔을 내리 마셨다. 며칠 후 다시 산 레지스를 찾았다. 며칠 동안 내내 첫날 마신 쇼콜라쇼가 생각났기 때문이다.호텔 산 레지스★★★★★ 12 rue Jean Goujon 75008 Paris, France +33 1 44 95 16 16 www.hotel-sanregis.fr러시아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러브 스토리를 간직한 나폴레옹 호텔나폴레옹 로비 한 편에서 호텔 오너였던 프랑스 여자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나폴레옹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 애비뉴룸. 창밖으로 개선문을 볼 수 있다●러시아 남자, 파리 여자의 사랑 호텔 나폴레옹Hotel Napoleon 1920년대 후반, 파리의 프랑스문학클럽에서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남자는 러시아 출신의 부유한 사업가였고, 여자는 아름다운 파리지엔느였다. 남자는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를 피해 파리로 온 것 같다.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져 들었고, 남자는 여자를 위해 특별한 결혼 선물을 준비했다. 이 선물을 통해 여자가 파리 상류층의 사교계에 들어가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를 원했다. 남자가 준비한 선물은 파리 8구에 있는 ‘호텔’이었다. 개선문에서 가깝지만 샹젤리제 대로변에서 한 블록 뒤에 자리 잡아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7층짜리 건물이었다. 호텔의 7층, 스위트룸에선 한쪽 창문으로 개선문이, 다른 한쪽 창문으로 에펠탑이 보였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파리의 호텔 중에서도 개선문과 에펠탑이 동시에 보이는 방은 거의 없다. 남자와 여자는 이 방에서 파리의 유명인들을 만나고 파티를 즐겼다. 이 호텔의 이름은 나폴레옹Napoleon이다.체크인을 하고 잠시 로비와 레스토랑을 둘러보는데 소파를 장식한 루비색과 황금색 스트라이프 패턴이 강렬하다. 러시아 남자와 파리지엔느 여자의 뜨거운 사랑 같다. 로비 한 편에 한 여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호텔을 선물받은 바로 그 여자다.긴 세월이 흘렀다. 남자와 여자는 세상을 떠났고, 남자의 아들이 호텔 오너가 되었다. 이제 아들의 나이도 여든에 이르렀다. 2층의 내 방으로 가는 복도에서 스트라이프 패턴과 다시 만난다. 복도 양편을 장식한 붉은 컬러의 패브릭은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는 마법의 패턴이다. 아직 방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복도의 패브릭과 레스토랑의 소파만으로 나는 거듭 감탄한다.내 방은 주니어 스위트 애비뉴. 창밖으로 개선문이 슬쩍 보인다. 방에서 한 가지 인상적인 건 세이프티 박스 전원 플러그다. 전원 플러그를 가진 세이프티 박스는 처음 봤다. 나폴레옹은 클래식한 부티크 호텔이지만 아이팟 스테이션 같은 모던한 서비스와 균형을 맞춘다.호텔의 어떤 방은 향기로 기억될 때 가장 강렬하다. 나폴레옹 호텔은 록시땅의 향기로 상기된다.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단순한 샴푸와 바디 젤이 아닌 호텔의 향기다.나폴레옹 호텔은 지난 해 6월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무리했다. 건물이 낡았다고 해서 재건축 운운하며 바로 헐어 버리고 새로 짓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건설업자의 개발 프레임에 갇혀 있는 한국과 달리 100년, 200년 넘은 건물이 즐비한 파리에서 지은 지 30년 정도 되었으면 ‘새’ 건물이다.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친 지난 해 9월21일, 나폴레옹 호텔은 입구에 붉은 카페트를 깔고 손님들을 초대해 파티를 벌였다. 파티의 제목은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 손님들은 활기와 자신감에 넘쳤던 1920년대 사람들 모습으로 분장하고 파티를 즐겼다. 그날, 시간은 2015년에서 1920년으로 순식간에 돌아갔다.그런데, 왜 하필 이름을 나폴레옹이라 했을까? 나폴레옹은 남자의 조국 러시아를 침략한 장본인 아닌가? 호텔 매니저 오드리는, “러시아 남자가 ‘남자’로서 프랑스 남자, 나폴레옹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설명한다. 1806년 자신의 군대를 기리기 위해 개선문을 세운 나폴레옹은 인근에서 역사적인 전투를 치렀는데 호텔 이름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증표 같다.파리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무심코 서랍을 여니 록시땅 핸드크림이 있다. 선물로 받았지만 좀체 쓰지 않았었다. 록시땅을 손에 발라 본다. 은은하게 피어나는 향기에 문득 나폴레옹 호텔의 욕조에 몸을 담고 있던 순간이 떠오른다.호텔 나폴레옹★★★★★ 40 avenue de Friedland 75008 Paris, France +33 1 56 68 43 21 www.hotelnapoleon.com리도쇼를 보며 식사를 즐기는 ‘디너 앤 쇼’. 좀 비싸긴 해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90분 동안 펼쳐지는 리도쇼는 관능적이고 몽환적이며, 우아하고 낭만적이다●리도쇼가 파리다 파리의 카바레에는 물랑루즈만 있는 게 아니다. 리도Lido de Paris도 있다. 물랑루즈의 쇼를 보지 못했으니 비교할 수 없지만 리도쇼는 심장이 쿵쾅거릴 만큼 대단했다고 말하고 싶다.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리도쇼를 오해했다. ‘여자가 가슴을…’ 운운하는 누군가의 말을 얼핏 듣고, 늘씬한 여자가 가슴을 드러내거나 엉덩이를 세련되게 내밀거나 흔드는 공연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공연이 펼쳐진 한 시간 반 동안 나는 얼이 빠진 듯 기분 좋은 전율에 빠져 들었다. 내 상상이 일천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이제껏 ‘내 인생의 쇼’라는 걸 꼽는다면 2006년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본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델리리움DELIRIUM>이었다. 공연 타이틀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황홀경에 빠져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한 탓인지 나는 내심 공연보다는 영화의 표현력이 우월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음악과 춤, 비주얼 이미지가 하나로 합쳐져 절정으로 치달아 가는 델리리움을 보면서 무대가 영화를 압도할 수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알았다.리도쇼는 태양의 서커스와 비교했을 때 규모는 작지만 무대 사이즈와 상관없이 ‘내 인생의 쇼’ 리스트에 오를 만큼 굉장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능한 모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아주 짧은 시간에 경험한 것 같다.리도쇼는 영화적인 장면에서 불현듯 연극적인 장면으로, 뮤지컬 같은 장면에서 느닷없이 서커스 같은 장면으로 끊임없이 무대를 바꿔 간다. 발레리나의 우아한 몸짓 다음에 태연자약하게 등장하는 거위나 스케이트 링크는 또 어떤가? 춤, 노래,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온갖 이미지들의 실루엣으로 관객들은 소인국과 거인국을 오간다. 공연을 본다는 게 마치 그림책을 읽거나, 몽환 속을 헤매는 것 같다. 때로는 현실과 4차원 세계를 넘나들고, 때로는 관능적이었다가 순결하고, 때로는 잔인하며,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낭만적이다. 나는 리도쇼에서 하나의 무대가 아닌 열 개, 아니 백 개의 무대를 보았다.무대가 춤추듯 변하는 덕분이다. 내가 이제껏 보았던 무대와 아예 차원이 다르다. 질투가 날 만큼 이들의 상상력이 부러웠고, 기분 좋은 전율감이 온몸을 감쌌다. 저마다 파리를 정의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리도쇼가 파리다. 나는 리도쇼에서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파리지엥 또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상력을 보았다. 아, 잠깐 잊고 있었다. 여기는 파리, 파리라는 걸.리도쇼를 만든 이는 프랑코 드래곤Franco Dragone이다. 뜻밖에도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이탈리아 출신인데 세계적인 공연 연출자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 초기 공연의 일부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여기가 뉴욕이나 도쿄, 뮌헨이 아닌 파리이기 때문에 그가 리도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매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쇼를 보는 ‘디너 앤 쇼Dinner and Show’는 이른 저녁인 7시, 라이브 뮤직과 댄스 공연으로 시작한다. 가격은 1인 165유로부터 자그마치 300유로까지. 매우 비싸다. 하지만 샹젤리제의 전설적인 카바레 리도에서 ‘저염 버터에 살짝 구운 가리비와 시트러스 버터를 발라 조리한 바삭바삭한 엔다이브’ 하는 식의 메뉴 이름도 이해하기 어려운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풀코스로 이 세상 최고의 쇼와 함께 즐긴다 생각하면 한 번은 기꺼이 치를 가치가 있다. 식사를 하지 않고 음료와 함께 쇼를 보는 옵션도 있다.카바레 리도에 들어서면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당신을 맞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여기는 파리입니다. 자, 리도쇼를 볼 준비가 되었나요? 더없이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리도Lido de Paris 116 bis, avenue des Champs-Élysées 75008 Paris, France 9:00~20:30 +33 1 40 76 56 10 www.lido.fr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france.fr
  • 마돈나 부부 양육권 소송전…판사 “부모답게 처신 못한다”

    마돈나 부부 양육권 소송전…판사 “부모답게 처신 못한다”

    15살 아들을 놓고 양육권 소송을 벌이고 있는 팝스타 마돈나와 전 남편 가이 리치가 담당 판사에게 엄한 꾸중을 들었다. 조용한 해결을 원하는 아들의 뜻에 반해 부모가 떠들썩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뉴욕에서 열린 화상 재판에서 데버러 캐플런 판사는 부모답지 못한 두 사람의 처신을 비판했다. 캐플런 판사는 아들 로코가 “매우 사적인 방식으로” 합의를 이루기를 원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두 사람이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왔다고 나무랐다. 마돈나와 영국 출신 유명 영화감독인 리치는 2008년 이혼했고, 로코는 이후 엄마와 뉴욕에서 생활해 왔다.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럽 투어 중에 로코가 아버지와 살기로 결정하고 런던으로 건너간 후 돌아오지 않자 마돈나는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 당시 두 사람은 로코와 말라위서 입양한 딸의 양육권에 대해 합의했다. 마돈나는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해 “리치가 법원 판결과 합의 문서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꼬드겼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캐플런 판사는 “솔직히 두 사람은 공인의 삶을 선택했고 그래서 대중의 노출을 즐기겠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아들을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 아들을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45분간 진행된 재판 동안 두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대는 것 외에 입 한번 떼지 못했다. 매체는 로코가 아버지와의 삶을 택한 것은 유명인 엄마의 왕성한 소셜미디어 활동이 원인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평소 아이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담은 사진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해 온 엄마에 대한 아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마돈나는 최근에도 다분히 소송을 겨냥한 듯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코의 사진을 수시로 올리며 “그립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부산시장은 영화제 운영에서 손떼시오!

    부산시장은 영화제 운영에서 손떼시오!

    부산국제 영화제(BIFF)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서병수 부산시장이 새로 위촉된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자문위원들을 비난하고, 영화인들이 부산시민의 뜻과 다르게 부산국제영화제를 뒤흔드는 것으로 매도한 것에 공분을 금할 수 없다고 서 시장을 비판했다. 앞서 서 시장은 지난 2일 부산시청 9층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 위촉된 부산국제영화제 자문위원들을 문제삼았다.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들은 최동훈 류승완 변영주 정윤철 등 감독조합 부대표 4인을 비롯한 이미연, 김대승, 방은진, 김휘 감독, 배우 유지태, 하정우, 제작자 오정완, 이준동, 최재원, 김조광수 등은 물론 한국 영화 일선에서 역동적으로 활동 중인 여러 영화 단체 관계자와 전문가들이다. 이밖에 부산지역 영화인들도 절반가량된다.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서에서 “서 시장의 주장대로라면 이번에 위촉한 68명의 자문위원은 부산국제영화제에 기여한 바도 없고 양식도 없는 인물들이란 말인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아끼고 성원하는 호의로 자문위원 위촉 요청을 수락했고, 부산국제영화제의 미래를 위해 함께 뜻을 모으려는 영화인들에게 조직위원장인 부산시장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선뜻 믿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서 시장은 조직위원장 자리를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발표해놓고 이렇게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에 깊이 개입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사퇴하겠다고 밝힌 조직위원장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다. 서 시장이야말로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운영되던 부산국제영화제를 파행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라고 덧붙였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있는 현 집행부는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부산상의는 이날 내놓은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상공계 입장’이란 자료에서 “영화제 최고 책임자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조직위원장직을 민간에 이양할 의사를 밝힌 것은 영화제의 초심을 되새기고, 성년을 맞은 영화제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용단이라 생각한다”며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부산상의는 이어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조직위원이나 집행위원과 동등한 심의 의결권을 가진 자문위원을 일방적으로 대거 위촉해 영화제조직위 의사 결정에 논란을 초래한 사태에 대해서는 지역 상공계도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는 여러분의 몫” 상투적 표현 반복… 총장들 직원이 쓴 추상적인 글 읽기만 윤제균 영화감독 등 외빈 축사는 눈길… 美 총장·명사들의 ‘감동 연설’과 대조 대학 졸업식은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출발점이다. 학교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우리나라 대학 총장들은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해줄까. 26일 서울신문이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 주요 대학 10곳의 올해 졸업식 총장 축사를 분석한 결과 ‘미래를 개척’, ‘미래를 지향’, ‘미래를 향해 도약’ 등 ‘미래’라는 단어가 36회로 가장 많이 쓰였다. ‘꿈’(31회), ‘노력’(24회), ‘도전’(19회), ‘성공’(16회), ‘목표’(13회), ‘최선’(9회)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단어들은 ‘명확한 꿈과 목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노력’,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도전’ 등의 표현에 활용됐다. 상당수 축사가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으로 시작해 “미래는 여러분의 몫이다”로 끝났다. 이렇다 보니 총장 축사들이 너무 단조롭고 획일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사립대 교수는 “상당수 총장들이 직원이 써 준 축사를 그대로 읽는다”며 “자신의 경험과 정성이 빠져 있는데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취업이 어렵지만 도전하라’는 말을 빼고는 다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도 대학마다 축사들이 비슷하게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총장 축사에 비해 외빈들의 축사는 좀더 눈길을 끈다. 건축설계회사 팀하스의 하형록(59) 회장은 26일 서울대 졸업식에서 심장 이식수술을 2차례나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나보다 급한 여성에게 심장을 양보했더니 두 번만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제한의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앞으로 한 번 더 이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을 희생하고 양보하는 삶에 성공이 따른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윤제균(47)씨는 지난 25일 고려대 졸업식에서 1000자의 짧지만 의미 있는 연설로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주제파악’이 필요하다”며 “언젠가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졸업생을 격려했다.이에 비해 미국 대학의 총장 축사는 좀더 다채롭고 독특한 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예일대 피터 살로베이 총장은 지난해 졸업식에서 “여러분 삶의 목표는 간단하다. 세계를 발전시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드류 길핀 파우스트 총장은 “개인만을 위하는 ‘셀카 시대’를 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대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앨런 튜링의 삶을 소개하며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 프린스턴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나홀로 매트릭스 바깥? 봇물터진 저커버그 VR패러디

    나홀로 매트릭스 바깥? 봇물터진 저커버그 VR패러디

    삼성전자 프레스 행사에 깜짝 등장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행동 하나 하나가 연일 언론과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등 외신들은 저커버그의 사진 한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으스스한 미래를 예고하는 상징으로 패러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가 직접 페이스북에 공개한 이 사진은 지난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 삼성전자 갤럭시 S7 언팩 행사에 깜짝 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가상현실 헤드셋인 기어 VR을 관객들에게 시연 중이었으며 저커버그는 그 사이 무대에 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당연히 가상체험을 즐기는 관객 누구도 IT 최고 스타가 옆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즐기듯 저커버그는 웃으며 관객 사이를 지났으며 그 모습은 공개된 사진에도 담겨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 사진이 디스토피아(dystopia)를 상징하는 것 같다며 SNS에 촌평과 함께 패러디 사진을 올렸다. SNS에는 현대문명의 발달을 신랄하게 비판한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가 언급되거나 영화 '메트릭스', 애플의 유명한 1984년 '슈퍼볼' 광고 등이 회자됐다. 당시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이 제작한 이 광고는 조지 오웰의 ‘1984’ 이미지를 사용해 지금까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진에서 진짜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은 'IT 지도자' 저커버그 한 명 뿐이다" , "이미 좀비의 시대가 왔다" , "저커버그가 이제는 우리 뇌까지 훔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행사 후반부에 등장한 저커버그는 “가상현실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기어 VR을 내놓은 삼성과 페이스북이 협력한 이유”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화 多樂房] 감독 미카엘 하네케, 칸이 사랑한 거장 10년 동안의 기록

    [영화 多樂房] 감독 미카엘 하네케, 칸이 사랑한 거장 10년 동안의 기록

    칸이 사랑한 영화감독, ‘퍼니게임’(1997)과 ‘피아니스트’(2001), ‘하얀리본’(2009)과 ‘아무르’(2012)를 만든 이 시대의 거장 미카엘 하네케. ‘7번째 대륙’(1989)으로부터 시작되는 그의 필모그래피는 대체로 충격적이었고 자주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왔지만, 그 작품들이 현상(現象) 이면에 깔려 있는 진실을 갈구하고 있다는 점, 그 부단함과 집요함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철학적 깊이를 더해주고 있으며 표현 방식 또한 대단히 미학적이라는 점 등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25년간 하네케의 작품들이 영화계는 물론이요 관객들에게 미친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그 주인공을 스크린에서 만난다는 것, 그의 작업 현장을 관찰하고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이브 몽마외르 감독은 바로 이 점을 인식한 듯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기보다 하네케라는 인물의 정확한 묘사에 집중하면서 담백하고 명쾌한 다큐멘터리를 완성시켰다. 사생활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하네케 감독은 자신의 이름을 딴 다큐의 인터뷰에서조차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을 요구한다. 이 까다로운 조건에 맞추기 위해 몽마외르 감독은 10년간 촬영 현장을 따라다니며 스케치한 장면과 그렇게 완성된 영화의 클립을 교차시키며 하네케 작품들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간다. 이러한 방식은 내레이션 없이도 하네케가 현장에서 발휘하는 창조성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잘 설명한다. 이 솔직한 다큐는 또한, 영화 작업에 대한 하네케의 진지함이 강박증적 완벽주의로 표출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하는데, 소문난 ‘통제광’으로서 그의 면모는 때론 살벌할 정도지만 그것이 결국 그의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간과하지 않는다. 즉, 배우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구체적인 연기 지도, 작은 소품 하나까지 직접 세팅하는 세심함이 지금껏 하네케 영화의 높은 완성도를 유지해 온 원동력임이 영화 전반에 드러나고 있다. 하네케와 함께 작업했던 뮤즈들의 인터뷰는 그의 비범한 재능을 좀더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가령, 이자벨 위페르는 그가 ‘배우들을 생각지 못한 경지로 이끌어 준다’고 했고, 같은 맥락에서 에마뉘엘 리바는 ‘한계 이상을 하는 것이 하네케의 강점’이라고 증언한다. 무엇보다 ‘얼굴의 움직임을 따라 카메라가 이동하며 가면을 벗은 인물의 민낯을 보여주는 방식’에서 잉마르 베리만 감독과의 유사점을 지적한 쥘리에트 비노슈의 평가는 음미해 볼 만하다. 하네케의 영화가 천착하는 다양한 ‘고통’이 그토록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인물의 얼굴을 재현하는 방식에서 차별점을 가지기 때문이며, 이것은 베리만 영화의 한 특징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청년 같은 에너지로 현장을 장악하는 거장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다음 작품에서도 세월을 따라 깊어진 혜안과 녹슬지 않는 지력의 조화를 기대해 본다. 15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윤성은 영화평론가
  • 기어 VR 체험 중 깜짝 등장한 저커버그 패러디 화제

    기어 VR 체험 중 깜짝 등장한 저커버그 패러디 화제

    삼성전자 프레스 행사에 깜짝 등장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행동 하나 하나가 연일 언론과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등 외신들은 저커버그의 사진 한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으스스한 미래를 예고하는 상징으로 패러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가 직접 페이스북에 공개한 이 사진은 지난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 삼성전자 갤럭시 S7 언팩 행사에 깜짝 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가상현실 헤드셋인 기어 VR을 관객들에게 시연 중이었으며 저커버그는 그 사이 무대에 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당연히 가상체험을 즐기는 관객 누구도 IT 최고 스타가 옆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즐기듯 저커버그는 웃으며 관객 사이를 지났으며 그 모습은 공개된 사진에도 담겨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 사진이 디스토피아(dystopia)를 상징하는 것 같다며 SNS에 촌평과 함께 패러디 사진을 올렸다. SNS에는 현대문명의 발달을 신랄하게 비판한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가 언급되거나 영화 '메트릭스', 애플의 유명한 1984년 '슈퍼볼' 광고 등이 회자됐다. 당시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이 제작한 이 광고는 조지 오웰의 ‘1984’ 이미지를 사용해 지금까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진에서 진짜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은 'IT 지도자' 저커버그 한 명 뿐이다" , "이미 좀비의 시대가 왔다" , "저커버그가 이제는 우리 뇌까지 훔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행사 후반부에 등장한 저커버그는 “가상현실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기어 VR을 내놓은 삼성과 페이스북이 협력한 이유”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꽃구름의 남쪽 윈난雲南

    꽃구름의 남쪽 윈난雲南

    진작 왔어야 할 곳인데 많이 늦었구나. 리장麗江에서 샹그릴라香格裏拉로 가는 길 위에서 느낀 소회다. 겨우 3박 4일이란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 윈난雲南, 즉 구름 남쪽이란 이름은 ‘꽃구름의 남쪽彩云之南’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우리에게는 차마고도茶馬高道로 유명하지만 쿤밍昆明-다리大理-리장-샹그릴라로 이어지는 윈난 여행코스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구름의 남쪽에서 잠시 머물다 여정은 쿤밍에서 시작됐다. 쿤밍은 얼핏 중국의 여느 대도시처럼 보이지만 사실 해발고도 1,890m, 고원지대에 불쑥 솟아난 도시다. 쿤밍은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다. 사계절이 봄과 같은 사계여춘四季如春의 도시다. 중국의 피서 관광지 중 일등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쿤밍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작년 한 해 쿤밍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6,000만명에 달한다. 한편, 쿤밍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중국인들에게 쿤밍은 동남아 여행의 허브 거점이다. 쿤밍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리해발 2,000m로 갔고, 다리에서 다시 리장해발 2,400m으로 달려 해발 5,596m의 ‘위룽설산玉龍雪山’과 차마고도의 주요 거점인 샤시沙溪 마을을 만났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일까. 위룽설산의 만년설이 푸르게 빛났다. 리장을 떠나 다시 길을 나서 장족티베트족 자치주인 샹그릴라해발 3,500m로 갔다. 쿤밍에서 샹그릴라까지 총 650여 킬로미터. 여정은 거기까지였고 돌아서야 했지만 다시 오리라는 다짐은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 ▶윈난성 윈난은 여행자의 천국이자 대자연의 보고다. 윈난의 고산지대는 전체 면적의 94%를 차지한다. 고원호수가 40여 개나 있고 호수면적은 1,100km2에 달한다. 아열대, 온대, 고원기후까지 지역에 따라 다양한 기후를 보여 준다. 이를 반증하듯 3만여 종이 서식하는 ‘식물의 왕국’이자 ‘꽃의 왕국’이 바로 윈난이다. 윈난에 사는 소수민족 인구는 1,53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3%에 달한다. 중국의 25개 소수민족 중 15개 소수민족이 8개 자치주를 이루고 윈난성에서 살아간다. ‘땐’은 윈난성의 약칭이다. ●다리大理 바람, 꽃, 눈, 달 본격적인 여정은 윈난 서북부, 다리에서 시작된다. 다리는 리장과 더불어 윈난을 대표하는 고대도시다. 칭짱고원靑藏高原의 동남부 언저리에 위치한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다리의 풍광을 ‘풍화설월風花雪月’이라 표현했다. 바람과 꽃, 눈과 달이 한데 어우러지는 곳이 다리라는 말이다. 다리는 해발 4,122m의 창산苍山을 뒤로하고, 앞으론 해발 1,972m의 고원호수인 얼하이洱海, 이해를 굽어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도시다. 창산과 얼하이라는 두 개의 보석이 다리를 만든 셈이다. 다리의 소수민족은 바이족白族, 백족이다. 이름대로 흰옷을 즐겨 입고, 흰벽으로 지은 집에서 산다. 다리는 바이족 자치주의 수도이고, 중국 정부가 지정한 24개 역사문화 도시 중 하나다. 다리의 주인이었던 바이족은 중국의 여러 소수민족 중 하나로 여겨지지만 13세기 몽고의 침략을 받기 전까지 남조와 다리국으로 존재하며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한족의 당나라, 송나라의 맹렬한 기세에 굴하지 않고 독립국의 지위를 당당하게 지켜냈었다. 이름大理에서 짐작할 수 있듯 좋은 돌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대리석이 유래한 곳도 바로 다리다. 다리에서는 제일 먼저 숭성사崇聖寺 삼탑을 찾았다. 중원의 권력과 맞섰던 다리국의 위엄을 상징하는 유산이다. 삼탑 중 가운데 탑의 높이는 60m, 16층 건물의 높이다. 시간이 없어 오르지 못했지만 중앙탑 맨 위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지진 때문에 기울어졌다는 양편의 탑의 높이는 40m다. 삼탑 옆 취영지聚影池에서 연못에 비친 삼탑을 보는 것도 즐겁다. 당대에 지어진 삼탑은 다리고성에서 서북쪽으로 1km 떨어진 창산 잉러봉 기슭에 위치한다. 중국의 4대 명탑 중 하나이자 중국 남방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탑이라고 불린다. 삼탑 뒤 금빛 찬란한 숭성사는 중국에서 불교 사원 중 가장 큰 건축물로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나 1980년대를 전후해 새로 지은 건물이다. 숭성사에 내려와 케이블카를 타고 창산에 올랐다. 3,500m가 넘는 봉우리를 열아홉 개나 갖고 있으니 산의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 최고봉은 해발 4,122m의 마룽馬龍봉인데 산꼭대기에는 항상 눈이 쌓여 있다. 아쉽게도 케이블카는 2,900m 지점에서 멈췄다. 바람이 너무 센 탓이다. 케이블이 흔들려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 2,900m 지점에서 정상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이미 운행을 멈춘 채 케이블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열아홉 개의 산봉우리 아래 창산 계곡물은 다리고성을 거쳐 얼하이 호수로 흘러간다. 창산 아래 다리고성은 1,000년 역사를 가진 고성이라지만 새로 지은 게 많다. 몽골에 함락된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탓이다. 고성의 높이는 8m 정도, 성 안의 집들은 작고 예쁘고, 지붕을 잇대고 있다. 다리의 역사에 대한 다리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다리고성의 성문 현판에 쓰여 있듯 다리는 예로부터 ‘문헌명방文獻名邦’으로 불렸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문헌명방을 느끼기엔 관광객이 너무 많다. 한 블록만 거리를 벗어나면 또 다른 다리를 만나겠지만 시간이 없다. 결국 다리에 갔지만 다리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룹 투어로 다리를 보자니 아쉬움이 진하다. 상하이에서 게임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하다 다리에 정착해 객잔(客棧, 중국의 여관)을 운영한다는 가이드 이설영씨 말대로 다리의 가장 상업적인 거리를 한두 시간 둘러보았을 뿐이다. 그곳에는 오랜 시간 그려 온 다리는 없었다. 다시 다리에 가야 할 이유다. 다음에 다리에 온다면 풍화설월의 다리를 떠올리며 얼하이 호수에서 보름달을 보고 싶다. ●샤시沙溪 차마고도 카라반이 쉬어 가던 곳 다리를 떠나 리장으로 가는 길, 차가 고속도로를 벗어나 좁은 산길로 접어든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윈난 산속의 마을, 샤시에 도착했다. 샤시는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을 쉬엄쉬엄 둘러보아도 한 시간이면 족할 듯싶다. 내게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윈난의 보석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 않고 샤시를 꼽겠다. 샤시는 고대 무역로인 차마고도茶馬高道를 오가던 상인들 행렬인 마방馬幇이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이다. 높은 산을 쉴 새 없이 넘어가기에 차마고도를 ‘하늘에 난 길’이라 부른다면 마방은 ‘하늘 길을 걷는 사람’이다. 마방들은 푸얼차(普洱茶, 보이차)를 싣고 달그락달그락, 떨거덩떨거덩 말방울 소리를 울리며 다리와 리장을 지나 진샤강金沙江을 건너 라싸로 갔다.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싸에서 한숨을 돌린 마방들은 라싸를 떠나 시가체를 지나 시킴과 네팔, 인도로 향했다. 윈난에서 생산된 차와 티베트 초원에서 자란 말이 차마고도를 통해 교환되었다. 하지만 그 길을 오가기란 쉽지 않았다. 과거의 차마고도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길, 어쩌면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 차마고도의 카라반隊商들은 산을 넘고 넘어 중국과 인도, 네팔, 서남아시아를 오갔다. 그 험한 길을 어찌 조랑말 하나에 의지해 넘었을까? 이제와 생각해 봐도 경이롭기 그지없다. 과거에 샤시는 차마고도의 요충지로 때로 큰 장이 섰지만 지금은 산간의 작은 마을에 불과하다. 샤시 마을의 시간은 왠지 차마고도의 조랑말이 걷는 것처럼 천천히 흘러간다. 간혹 마주치는 마을 사람들의 꼬질꼬질한 모습마저 정겹다. 다리나 리장과 달리 다행히 이곳엔 관광객이 적다. 진입도로가 좁은 데다가 그마저 구불구불한 산길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륙 전역에 걸친 대대적인 개발 열풍에서 빗겨난 중국 서남부의 모래알 같은 샤시 마을은 개발이 더디기에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다. 이곳을 잠시 스쳐 지나는 여행자의 감상일 뿐이지만 도로가 확장되지 않기를 빌 뿐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마방 대신 여러 나라의 여행자들이 샤시를 찾고 차마고도 여관, 민트 카페 등 여행자를 위한 객잔,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카페가 문을 열었다. 카페에서는 피자도 팔고 스파게티도 판다. 깊은 산속 여행자의 천국이다. 샤시 마을은 2002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50년대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렸다. 차마고도와 마방의 존재의미가 사라졌다. 그런데 차마고도와 고속도로 구간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방은 진작부터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리장에서 샤시를 가기 위해선 일단 젠촨剑川까지 가야 한다. 버스로 두 시간이 걸린다. 요금은 20위안. 새로 난 고속도로로 달리면 요금은 25위안이고, 한 시간이 걸린다. 젠촨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45분 정도 달리면 샤시에 도착한다. 쿤밍에서는 버스로 대략 10시간 거리다. 샤시에도 게스트하우스는 있다. 오픈 예정인 어느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등풍, ‘바람을 기다리며’다. 샤시의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리장麗江 산과 눈의 도시 깊은 산속 마을 샤시를 떠나 리장으로 왔다. 종종 ‘산과 눈의 도시’라 불리는 리장은 샹그릴라香格裏拉의 입구이자 히말라야 산맥의 시작점인 위룽설산에 둘러싸였다. 리장의 이곳저곳을 오가며 눈을 돌릴 때마다 종종 위룽설산을 보았다. 리장 사람들에게는 어머니 같은 산이다. 언제나 만년설의 풍광과 함께하는 도시, 이렇게 높은 산이 늘 옆에 있다면 살아가는 데 좀 더 겸손해질 것 같다. 혹자는 리장을 보고 ‘동양의 베니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은 적절하지 않다. 리장은 리장 그 자체일 뿐 유럽의 한 도시와 비할 바가 아니다. 외형만 봐도 리장과 베니스는 전혀 닮지 않았다. 다리가 바이족의 나라였다면 리장은 나시족納西族의 홈타운이다. 나시족의 홈타운이라곤 했지만 그렇다고 리장의 한족 인구가 적은 건 아니다. 리장에서 한족과 소수민족의 비율은 6:4 정도이고, 나시족은 전체의 23% 정도에 불과하다. 과거에 나시족 거주지이자 고원의 옛마을이었던 리장은 쓰촨四川성의 야안雅安과 더불어 차마고도의 근거지이자 무역 중심지였다. 리장에서 생산된 가죽 제품은 차와 말과 함께 티베트 라싸, 인도 등지로 팔려 나갔다. 리장고성은 남송 말기에 지어져 8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고성 안에선 100여 채의 전통가옥을 볼 수 있는데 다리고성과 다르게 성벽은 없다. 리장고성은 좁은 골목과 수로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명청 시대의 거리 모습도 잘 간직하고 있다. 밀려드는 관광객만 아니라면 리장고성의 운치는 2015년이 아닌 몇 백 년 전의 거리 같다. 세계문화유산인 리장고성보다 더 강하게 나를 리장으로 이끈 건 한 친구의 사연이다. 그녀는 10년 전 이곳에 여행을 왔다가 호주 남자를 만났고, 그와 결혼했다. 당시 남자는 적지 않은 나이였고, 내 짐작에 그는 아마 결혼 같은 건 별반 생각해 보지 않은 여행자였다. 하지만 인생은 알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운명처럼 리장에서 맺어졌고, 딸을 낳고,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살고 있다. 이런 사연 때문에 내게 리장은 아주 로맨틱한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실제 마주한 리장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리장에는 수로와 함께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이 많다. 사실 관광객만 바글대지 않는다면 리장은 매우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보인다. 가히 연인들의 여행지다. 한데 화장이 너무 진하다.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아도 예쁜 얼굴에 과하게 화장을 한 것 같다. 좋건 싫건 밀려드는 관광객의 영향이다. 지난해 인구 100만의 도시, 리장에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매달 리장 전체 인구보다 거의 두 배 많은 관광객이 리장을 휘젓고 다닌 셈이다. 윈난을 여행하며 관광객이 북적이는 다리고성이나 리장고성보다 고산지대의 설산을 바라보며 달렸던 길 위의 시간이 더 좋았던 이유다. 한편, 1996년 리장에 규모 7.0의 지진이 있었다.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304명이 숨지고, 1만6,000명이 다쳤다. 중국 역사상 최악의 지진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시족의 거주지인 구시가지는 무사했다. 그때부터 나시족의 목조주택은 사람들의 관심을 새롭게 받기 시작했다. 1996년 지진이 아니더라도 윈난에는 지진이 잦다. 작년에도 지진이 발생했다. 윈난은 쓰촨성과 함께 칭짱고원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라시아판 대륙과 인도판 대륙이 충돌하는 지반 사이에 위치한 탓이다. 윈난을 여행하고자 할 때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리장고성에서 나와 잠시 황룡담 공원에 들렀다. 황룡담에서 단풍진 가을을 맞는다. 연못 넘어 위룽설산이 아름답다. ●위룽설산玉龍雪山 당신은 옥색의 용을 볼 수 있을까 리장고성의 북쪽, 위룽설산은 리장시 위룽현에 위치한다. 해발고도는 5,596m로 한라산보다 대략 세 배 높다. 거대한 백옥 같은 용의 형상옥룡을 하고 있다고 해 옥룡산이라 부른다. 위룽설산은 나시족이 믿는 씨족신 ‘싼둬’의 화신이라고 전해진다. 이곳 사람들은 위룽설산에 나시족의 ‘사랑의 신’이 산다고 믿는다. 버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위룽설산의 4,500m 지점까지 올랐다. 여기까지는 쉽다. 하지만 아직 목적지에 다다른 게 아니다. 여기서부터 계단을 따라 두 발로 걸어 180m 더 높은 4,680m 지점까지 올라가야 한다. 지대만 낮다면 이 정도쯤 오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사람들은 손에 제각각 휴대용 산소통을 들고 헉헉거리며 산을 오르거나, 몇 걸음을 떼지 않고 종종 걸음을 멈춘다. 나도 채 몇 걸음을 오르지도 않았는데 바로 숨이 벅차다. 가이드가 준 산소통이 배낭에 있었지만 아직은 쓰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온전히 내 힘으로 올라 보고 싶다. 마음은 빨리 오르고 싶지만 몸은 느리다. 숨을 헉헉거리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하얀 빙하가 보인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에 하얀 눈이 푸르게 빛난다. 30~40분쯤 올랐을까. 마침내 4,680m 지점에 올랐다. 어제 창산에서 강풍 때문에 2,900m 지점에서 멈춰 선 아쉬움을 여기 와서 말끔히 씻어 낸다. 위룽설산의 정상을 올려다본다. 이름 그대로 옥색의 용이 춤을 춘다. 위룽설산을 내려와 샹그릴라로 출발하기 전 장강長江의 상류지역인 호도협虎跳峽에 들렀다. 이름 그대로 호랑이가 건너뛴 협곡이란 말인데 위룽설산과 하바설산哈巴雪山 사이의 협곡이다. 중국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총길이 6,380km의 장강은 그 길이가 워낙 큰 탓에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윈난의 400km 구간에선 황금모래강이란 의미의 진샤강金沙江이라 불린다. 이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면 티베트의 만년설에 이를 것이다. 멀리서 호도협 물줄기를 보았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진샤강가로 점점 다가가자 물줄기가 포효하듯 거세다. 거대한 호랑이가 쩌렁쩌렁 산을 울리며 포효하는 것 같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도협이란 이름은 허명무실하지 않다. 지구의 지각운동이 만든 호도협의 길이는 30km에 달한다. ●인상리장印象麗江 설산 아래서 꾼 한낮의 꿈 “우리는 농민입니다. 우리는 빛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 작품에 마음을 바쳤습니다.” 위룽설산을 뒤로하고 출연자들이 관객을 향해 외쳤다. 드디어 <인상리장印象麗江> 공연이 시작되었다. <인상리장>은 리장의 소수민족이 만든 공연으로 공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다. 열 개의 소수민족, 500여 명의 농부들이 공연을 펼친다. 출연자 수가 워낙 많은 탓에 때로는 관객보다 출연자가 더 많은 것 같다. <인상리장>은 하늘과 땅, 아직 누구도 오르지 못한 해발 5,100m, 위룽설산의 영기를 느껴 보는 공연이자 설산의 영웅들 그리고 농부들 자기 자신에게 바치는 헌사다. 원형의 거대한 노천극장은 위룽설산의 12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광 아래 만들어졌다. 해발 3,100m의 <인상리장> 공연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공연장이다. 공연은 360도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출연자들은 때때로 말을 타고 공연장의 이곳저곳을 달린다. 윈난의 말은 조랑말이라 크진 않다.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가파른 산길은 잘 다닌다. 덩치는 작아도 좁고 험한 오솔길을 쉽게 오른다. 차마고도의 마방은 조랑말 없이 일할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다. 이곳 사람들이 말을 숭배하는 이유다. 둥근 객석을 휘몰아치는 말발굽 소리에 붉은 색의 대형무대는 더욱 뜨거워진다. <인상리장>은 총 6개의 무대로 나뉜다. 간단히 내용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장은 ‘고도마방’. 차마고도는 하늘 위를 걸어 다니는 길이다. 100여 명의 마방이 길을 나서는 모습과 홀로 남은 나시족 여인들 모습을 통해 고생을 견디고 원망하지 않는 아내와 모성의 감정을 표현한다. 2장은 ‘술잔을 들고 설산을 향한다’. 윈난의 소수민족 사람들은, 친구가 오면 술을 마시고, 친구가 가면 또 술을 마신다고 할 만큼 친구를 아끼고, 가무를 즐긴다. 3장은 ‘천상인간’. 여기는 연인들의 극락세계인 위룽설산이다. 순정의 산, 위룽설산은 윈난의 연인들이 숭배하는 산이며 위룽설산에서 청춘은 영원히 지속되고 세상의 고통은 사라진다. 4장은 ‘북을 치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북을 치듯 두드리는 건 리장 사람들의 오락이다. 사람들은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즐겁게 춤을 춘다. 나시족 사람들은 ‘아리리’, ‘다로리’라는 춤을 추기 좋아하고, 청춘남녀는 춤과 노래로 감정을 교류한다. 5장은 ‘북을 치며 춤추며 하늘에 제사를’. 하늘에 대한 나시인들의 경배를 보여 준다. 나시족은 하늘의 아들, 자연의 형제라고 선언한다. 6장은 ‘기도의식’. <인상리장>의 대미는 출연자와 관람객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위룽설산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장면이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숙연해진다. “위대한 위룽설산 앞에 선 우리들은 하늘에서 보내 주는 염원을 경건하게 받아들여 우리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출연자들의 의상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윈난 여유국의 슬로건인 ‘컬러풀 윈난’은 공연한 말이 아니다. <인상리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인 장예모 감독, 왕차오거, 판웨 세 사람이 만들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미니멀리즘의 거장 필립 글래스의 무대

    미니멀리즘의 거장 필립 글래스의 무대

    흑백영화·오페라 만남 ‘미녀와 야수’… 새달 22~23일 흑백 고전 영화와 오페라가 만나면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날까. 현대음악의 거장 필립 글래스(79)가 국내 관객들에게 독특한 예술적 체험을 선사한다. 다음달 22~23일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되는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를 통해서다. ‘미녀와 야수’는 흑백영화와 오페라의 만남이자 필립 글래스와 20세기의 르네상스맨 장 콕토라는 두 천재의 만남이기도 하다. 필립 글래스는 현대음악 작곡가로는 드물게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거머쥔 전방위 예술가다. 교향곡, 협주곡, 오페라 등을 작곡하며 핵심이 되는 선율과 리듬을 반복하는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가로 인정받는 동시에 ‘트루먼쇼’, ‘디아워스’, ‘일루셔니스트’, ‘스토커’(박찬욱 감독 작품) 등의 영화음악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특히 “영화는 최근 100년간 새로운 종류의 문학을 탄생시켰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는 ‘필름 오페라’라는 새로운 예술 영역을 개척했다. ‘미녀와 야수’는 프랑스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시인인 장 콕토의 영화를 필름 오페라, 오페라, 무용극으로 만든 필립 글래스의 장 콕토 3부작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영화 프로젝트로 꼽힌다. 필립 글래스는 1946년 작인 이 흑백영화에서 배경음악, 대사, 효과음 등 모든 소리를 걷어 냈다. 그 빈자리를 성악가들의 노래와 앙상블의 연주가 꿰차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영화가 상영되는 가운데 성악가 4명과 필립 글래스 앙상블 9명이 무대를 장악해 음악을 입히는 이 모습은 흑백 오페라를 라이브 공연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해외 언론들은 “필립 글래스는 음악이 스크린 속 이미지를 뒷받침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음악만으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뒤바꿔 놓았다”(LA타임스), “일개 배경음악이라면 결코 끌어낼 수 없는 강렬한 음악 에너지를 쉼 없이 영화에 드리운다”(타임지)는 평을 쏟아 냈다. 4만~10만원. (02)2005-0114.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30초당 TV광고 최고 60억… 팔리는 닭날개만 13억개

    30초당 TV광고 최고 60억… 팔리는 닭날개만 13억개

    레이디 가가가 킥오프 전 미국 국가를 부르고, 하프타임 쇼에는 콜드 플레이와 비욘세, 브루노 마스 등이 등장한다.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이나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열리지만 슈퍼볼은 단판 승부라 훨씬 많은 시청자들을 한번에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모을 수 있다. 이런 슈퍼볼의 위엄 덕에 ‘으리으리한’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가 있는 것이다. 1967년 제1회 슈퍼볼의 최고가 티켓은 12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1984년 60달러로 뛰더니 지난해에는 1만 7800달러(약 2100만원)로 치솟았다. 지난해 NBC 방송의 중계 시청률은 49.7%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고 뉴잉글랜드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시청률은 52.9%나 됐다. 미국인 셋 중 한 명꼴인 1억 1800만명이 지켜봤고 전 세계 10억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1월 완판된 올해 TV 중계 광고의 최고액은 30초당 500만 달러(약 60억원)로 나타났다. 초당 2억원인 셈이며 지난해 450만 달러(약 54억 2160만원)보다 11.1% 올랐고, 최근 10년 사이 75%나 뛰었다. 월드시리즈나 NBA 파이널은 30초당 52만 달러(약 6억 2600만원)밖에 안된다. 올해 총광고액은 5억 달러(약 6000억원)로 추산된다. 국내 기업으로는 지난해 쉬었던 현대자동차가 다시 광고를 내보내고 기아자동차는 7년 연속, 그리고 LG전자가 영화배우 리엄 니슨 부자가 등장하고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 부자가 연출하는 광고로 처음 슈퍼볼 전쟁에 뛰어든다. 지난해 챔피언 뉴잉글랜드 선수들이 챙긴 우승 보너스는 1인당 9만 7000달러(약 1억원)였고 준우승한 시애틀 선수들도 4만 9000달러씩 챙겼다. 초대 우승팀 그린베이 선수들이 손에 쥔 1만 5000달러에 견주면 많이도 올랐다. 미국닭고기협회(NCC)는 슈퍼볼 당일 ‘버펄로윙’(닭날개)이 13억개가 팔릴 것으로 집계했다. 모든 미국인이 4개씩 먹어치운다는 얘기가 된다. 1년 전보다 3% 늘어난 숫자인데 지난해에는 피자 400만개, 맥주 12억 3000만cc, 감자칩 5080t, 팝콘 1723t이 팔린 것으로 추산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