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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래드 냄새라니? 난 개가 아닌데” 무례한 외신, 우아하게 넘긴 윤여정

    “브래드 냄새라니? 난 개가 아닌데” 무례한 외신, 우아하게 넘긴 윤여정

    “부끄러운 질문, 아름다운 답변” 응원 트윗文대통령 “다른 문화에도 공감 줘 경의”공로상 페리, 美 인종차별 배격 메시지中, 자오 감독상 수상소식 등 모두 차단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씨의 수상 소식을 전한 주요 외신들은 저마다 “새 역사를 썼다”며 비중 있게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윤씨가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물이었다면서 재치 있으면서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시상식을 ‘조용하지만 혁신적’이라고 표현하며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는 시위를 한 지 6년여 만에 흑인, 아시아인, 여성 인재들이 포용됐다”고 했다. 이어 그의 소감과 무대 매너 등에 관심이 집중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 측이 이달 초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유쾌한 수상 연설을 한 74세 ‘미나리’ 할머니에게 또 한번 소감을 전할 기회를 줬다”고 소개했다. 국내외 인사들은 그를 향한 존경과 축하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 낸 윤여정님의 연기가 너무나 빛났다”며 “끊임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씨와 영화 ‘하녀’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전도연은 소속사를 통해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상 소식”이라면서 “진심을 담아 온 마음으로 축하드리며 큰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란다. 선생님,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김혜수, 배두나, 한지민, 이병헌, 송혜교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졌다. 윤씨는 이날 한 외신기자에게 받은 무례한 질문을 위트 있게 응수한 모습이 트위터에 퍼지면서 또 다른 화제를 불렀다. 이 기자는 시상자였던 브래드 피트가 윤씨와 함께 무대에서 내려온 장면을 말하며 “그에게서 무슨 냄새가 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씨가 “냄새는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며 “내게 스타인 그(피트)가 내 이름을 호명한 것이 믿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트위터에는 “역사를 만든 여성에게 이런 질문을?”, “부끄러운 줄 알라”는 비판과 함께 “그의 답변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가 말하는 방식을 사랑한다”, “우리 할머니 건드리지 말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이날 시상식에는 미국 사회를 흔들고 있는 인종차별 분위기에 대응하며 증오와 폭력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수상자도 있었다.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주는 ‘진 허숄트 박애상’을 받은 영화감독 겸 배우 타일러 페리는 “어머니는 언제나 혐오와 일방적인 판단을 배격하라고 나를 가르치셨다”면서 차별에 따른 혐오와 폭력을 규탄했다. 단편상을 거머쥔 ‘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를 공동연출한 트레이번 프리와 데스먼드 로 감독은 경찰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수놓은 정장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한편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었지만 과거의 반중 발언 때문에 정작 중국 내에서는 관련 소식의 전파가 차단됐다. 이날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중계되지 않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스카 별’ 윤여정 “최고란 말 싫다…절실히 노력·연습, 김연아 심정” [이슈픽]

    ‘오스카 별’ 윤여정 “최고란 말 싫다…절실히 노력·연습, 김연아 심정” [이슈픽]

    한국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쾌거솔직하고 재치 있는 소감들 눈길“살던 대로 살 것…상 탔다고 김여정 되나”“최고·경쟁 말 싫어해…1등보다 같이 살자”“너무 많은 성원 힘들어 눈에 실핏줄 터져”“축구선수·김연아 심정 알겠다” 부담 토로영화 ‘미나리’로 한국 영화사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너무 많은 국민 성원을 받아 너무 힘들어서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면서 “축구 선수(국가대표)들의 심정을 알게 됐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며 수상 기대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컸음을 털어놓았다. 윤여정은 1등이 되기만을 원하는 경쟁을 지양한다는 철학을 밝히고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연기 생활을 해가고 싶다는 계획을 털어놓기도 했다. “연기철학? 열등의식서 시작…대본=성경”“민폐 안 될 때까지 연기하다 죽을 것” 윤여정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끝난 뒤 주 LA 총영사 관저에서 특파원단과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에 전하는 말을 묻자 “사람들이 성원을 보내는데 내가 상을 못 받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상을 타 (국민 응원에) 보답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여정은 성원 속에 상을 못 받는 것에 대한 불안을 “태어나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를 대표한 2002년 월드컵 축구선수들이나 김연아 선수의 심정을 알겠더라고 언급한 뒤 “운동선수가 된 기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나는 최고(最高), 경쟁 그런 말 싫다. 1등이고 최고가 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데 모두 다 최중이 되고 같이 동등하게 살면 안 되나”라며 1등이 되기만을 원하는 경쟁을 지양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 “남에게 피해 주지 말자는 철학으로 절실하게 많이 노력했다. 연습은 무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윤여정은 “‘미나리’는 우리의 진심으로 만든 영화이고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면서 “최고의 순간인지 모르겠고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 살던 대로 살겠다. 오스카상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입담을 과시했다. 윤여정은 “배우는 편안하게 좋아서 한 게 아니었다. 절실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정말 먹고 살려고 연기를 했다”며 반세기에 가까운 연기 인생을 회고했다. 그는 “내 연기 철학은 열등의식에서 시작됐다. 대본을 열심히 외워서 남에게 피해를 안 주자는 것이 저의 (연기) 시작이었다. 대본은 저에게 성경 같았다”면서 “아무튼 많이 노력했고 그냥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도 “앞으로의 계획은 없다”면서 “남한테 민폐 끼치기 싫으니까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영화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본이 너무 순수·진심, 늙은 날 건드려”“독립 영화라 내 돈 내고 비행기 탔다”“수상? 배반 많이 당해 그런지 안 바랐다” 그는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이 쓴 ‘미나리’ 대본은 “너무 순수하고 너무 진짜 얘기였다”면서 “대단한 기교가 있어서 쓴 작품이 아니고 정말로 진심으로 하는 얘기였다”고 평가했다. 윤여정은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다. 독립 영화니까 비행기도 내 돈 내고 왔다”면서 “영화 만들 때 이런 거(아카데미 수상) 상상도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감독들도 다 잘났는데, 정 감독은 ‘요새 이런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면서 “그래서 제가 이 영화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정은 “아직도 정신이 없다. 수상한다고 생각도 안 했다”며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미나리’ 영화를 같이한 우리 친구들은 제가 상을 받는다고 했지만, 별로 안 믿었다. 인생을 오래 살아서, 배반을 많이 당해서 그런지 바라지도 않았는데 제 이름이 불렸다”고 수상 당시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여우조연상 후보에 함께 오른 ‘힐빌리의 노래’에서 열연한 “글렌 클로스가 상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배우로 오래 일했고, 스타와 배우는 다르다. 글렌 클로스의 연기를 오래 봐 왔고, 영국에서 그의 연극을 직접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윤여정, 경쟁했던 다섯 후보에도 예의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소감으로 박수 ‘동갑내기’ “글렌 클로스 상 받길 바랐다”故 김기영 감독에도 공개 감사 “천재 감독” 윤여정은 아카데미를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할 때마다 좌중을 사로잡은 재치 있는 소감을 내놓은 것에 대해선 “제가 오래 살았고, 좋은 친구들과 수다를 잘 떨다 보니 입담이 생겼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이날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윤여정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됐다.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윤여정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수상 소감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투표해 준 아카데미 관계자와 ‘원더풀’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다섯명의 후보가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라며 동갑내기 배우에게 특별한 예의를 표하며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윤여정은 고(故) 김기영 감독을 ‘천재 감독’이라고 언급하며 “나의 첫 번째 영화를 연출한 첫 감독님이다.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특히 영화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털사에서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아시다시피 나는 한국에서 왔고,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며 특유의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소감으로 다시 한번 웃음을 안겼다.文 “윤여정 축하…연기 인생에 경의”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러한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에 대해 “끊임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국민과 함께 수상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낸 윤여정님의 연기가 너무나 빛났다”면서 “우리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더욱 높여줬고, 무엇보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께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은 102년 한국 영화사의 역사를 ‘연기’로 새롭게 썼다는 데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성과 연출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데 이은 영화계의 쾌거”라고 평가했다.다음은 윤여정과의 일문일답 ▶연기를 오래 했으니까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 철학 있는지. 솔직하고 당당하며 재치 있는 언변도 주목을 받는데 =내 연기 철학은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아르바이트하다가 연기를 하게 됐다. 내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대사를 외워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게 내 철학이었다. 절실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좋아도 해야 겠지만 나는 먹고살려고 했다. 나에게는 대본이 성경 같았다. 많이 노력했다. 브로드웨이 명언도 있다. 누가 길을 물었다고 한다. 브로드웨이로 가려면?(How to get to the Broadway?) 답변은 연습(practice). 연습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입담이 좋은 이유는 내가 오래 살았다는 데 있다. 좋은 친구들과 수다를 잘 떤다.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계신다 생각한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최고의 순간은 없을 것이다. 나는 최고, 그런 거 싫다. 경쟁 싫어한다. 1등 되는 것 하지 말고 ‘최중’(最中)이 되면 안 되나. 같이 살면 안 되나.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나. 동양 사람들에게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다.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최중’만 하고 살자. 그럼 사회주의자가 되려나. ▶작품 선택할 때 대본을 다 안 읽었다는데. 작품 선택 때 동기가 있었나. 실제 경험이 연기에 투영됐나 =경험도 나오겠지. 60세 전에는 (대본을 보고) 성과가 좋을지를 따졌는데 60세가 넘어서 나 혼자 생각한 게 있다. 사람을 본다. 믿는 사람이 하자면 한다. 사치스럽게 살기로 했다. 내가 내 인생을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면 사치스러운 것이다. 대본을 갖고 온 사람이 믿는 사람이었다. 대본을 읽은 세월이 너무 오래됐으니까 대본을 딱 보면 안다. 너무 순수하고 너무 진짜 얘기였다. 대단한 기교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 정말로 진심으로 얘기를 썼다.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다. 감독을 보고 ‘요새 이런 사람이 있나’ 싶었다. 독립영화니까 비행기도 내 돈을 내고 왔다. 대본 전해준 사람의 진심을 믿었다. 감독을 만나서 싫으면 안 했겠지만 이런 사람이 있나 싶어서 했다. 우리는 영화 만들 때 이런 거(아카데미 수상) 상상도 안 했다.▶연기를 50년 넘게 해왔다. 대단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해왔다. 이번에 주목을 받은 이유는. 오늘 이후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윤여정의 계획은 무엇인가 =대본이 좋았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인터뷰하다가 알았다. 할머니, 부모가 희생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얘기다. 그것이 사람들을 움직였다. 부모는 희생하고, 할머니는 손자를 무조건 사랑한다. 감독이 진심으로 썼다. 주목받은 이유 같은 건 평론가한테 물어보라. 향후 계획은 없다. 살던 대로 살겠다. 오스카상을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는데,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 ▶시상 소감 때 언급한 정이삭 감독과 김기영 감독은 어떤 의미인가 =영화는 감독이다. 60세 넘어서 알았다. 감독이 매우 중요하다. 감독의 역할은 정말 많다. 영화는 종합 예술이다. 바닥까지 아울러야 한다. 그걸 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힘이다. 김기영 감독님은 21세 정도 때 사고로(우연히) 만났다. 정말 죄송한 것은, 그분에게 감사한 게 60세가 넘어서였다. 그분이 돌아가신 뒤에야 고마웠다. 그 전에는 이상한 사람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정이삭 감독은 늙어서 만났는데 나보다 너무 어리고 아들보다 어리지만 어떻게 이렇게 차분한지 모르겠다. 현장에서는 수십명을 통제하려면 미치는데 차분하게 통제하는데 아무도 누구를 업신여기지 않고 존중하더라. 내가 흉 안 보는 감독은 정이삭 감독이 처음이다. 미국에서 굉장히 세련된 한국인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43세 먹은 정이삭 감독에게 존경한다고 했다. ▶기사를 쓰면 댓글들이 많다. 좋은 댓글도 나쁜 댓글도 있는데, 미나리는 좋은 댓글들이 많았다. 국민이 성원을 많이 했다. 국민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내가 상을 타서 보답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 감사드린다. 축구 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다.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사람들이 너무 응원하니 너무 힘들어서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 그 사람들은 성원을 보내는데 내가 상을 못 받으면 어쩌나 싶었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원을 너무 많이 하니까 힘들었다. 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 2002년 축구 월드컵 때 (선수들의) 발을 보고 온 국민이 난리를 칠 때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태어나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였다. 그런 것은 즐겁지 않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홍상수 감독 친형 3개월째 실종…경찰, 수사 중

    홍상수 감독 친형 3개월째 실종…경찰, 수사 중

    영화감독 홍상수씨의 친형(70)이 3개월째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강원 평창경찰서에 따르면 실종자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던 곳이 평창인 것을 확인하고 탐문수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가족들의 심정이 더욱 타들어가고 있다. 사건은 홍 감독의 조카가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지난 1월28일 서울 노량진경찰서에 최초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한편 경찰은 신용카드와 휴대폰 사용내역이 실종 이후 없고 목격자도 없다는 점 등을 미뤄 사고에 의한 실종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연인 살해 후 시신 방치, 계좌서 돈 인출”...30대 男 징역 20년

    “연인 살해 후 시신 방치, 계좌서 돈 인출”...30대 男 징역 20년

    연인 관계로 지내던 여성을 살해하고, 계좌에서 수천만원을 빼낸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는 살인·절도·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38)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강씨는 2017년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A(37)씨에게 ‘친척이 유명 영화감독’이라는 거짓말로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처럼 속여 교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나는 업소 다니는 여자고, 너는 빚만 있는 남자다. 희망이 없다”며 헤어지자는 취지로 말하자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강씨는 A씨의 휴대전화와 현금·카드·통장·보안카드 등을 가로챘으며, A씨 계좌에서 모두 3684만원을 빼내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썼다. 범행 다음날에는 딸에게 줄 44만원짜리 장난감을 A씨의 카드로 결제했으며, 며칠 뒤에는 A씨의 계좌에서 300만원이 넘는 돈을 인출해 ‘조건 만남’을 한 여성에게 주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가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18일 동안 A씨의 시신은 그의 집에 방치돼 있었다. 그 사이 실종신고를 받고 A씨를 찾는 경찰에게 강씨는 A씨인 척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로부터 경제적인 처지를 비난받자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살해했다”며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근본이 되는 가장 존엄한 가치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후에도 수사를 방해하고 피해자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려고 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의 유족과 지인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73조원 삼킨 월가의 탐욕… ‘메이도프식 경제’는 살아 있다

    73조원 삼킨 월가의 탐욕… ‘메이도프식 경제’는 살아 있다

    38년간 3만 8000여명 상대 투자 사기 나스닥 비상임 회장 등 역임 승승장구투자금으로 사치 생활… 150년형 선고민간서 사기 경고에도 당국은 수수방관“투자자 돈으로 성과금 파티 월가와 닮아”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로 150년형을 선고받은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비상임 회장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월가의 거물’인 그는 38년간 금융 당국의 수수방관 속에 무려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 규모의 사기를 쳤고, 죗값으로 150년형을 받았지만 3만 8000여명의 피해자들의 고통은 풀리지 않고 있다. 2008년 전모가 드러난 이 어처구니없는 사기 사건은 같은 해 부동산 시장을 키우기 위해 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에게도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며 부실 돌려막기를 하다 촉발된 ‘금융위기’와 비견되곤 한다. 이들 사건의 본질은 ‘월가의 탐욕’이고, 예외 없는 엄정한 규제 집행만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CNN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1970년대 초반부터 범죄의 전모가 드러난 2008년 12월까지 투자자들에게 최대 수익률이 연 16%에 달하는 주식·채권 투자상품을 권해 175억 달러(약 19조 5000억원)를 유치했고 약 500억 달러(약 55조 8000억원)의 수익을 얻은 것처럼 꾸몄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등도 피해를 입었다.수법은 단순했다. 신규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을 기존 투자자의 수익으로 돌려막는 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는 자수성가한 유대계 금융 전문가로서 명망을 얻었고, 1990년부터 나스닥 비상임 회장을 3년간 역임하면서 거물이 됐다. 신규 투자금은 점점 많아졌고, 그의 사기행각은 원활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짧은 기간에 70억 달러의 상환 요구가 접수되면서 폰지 사기는 막을 내렸다. 그는 주식이나 채권을 산 적이 없었고, 그저 은행에 투자금을 넣어 놓고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 프랑스 저택, 요트, 개인 전용기, 진귀한 보석 등을 샀다. 투자자에게 보낸 투자설명서나 그가 만들어 유명해진 투자 전략 등도 가짜였다. 해리 마코폴로스라는 회계사가 2000년부터 사기 가능성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SEC는 월가의 거물을 막지 못했다. 결국 메이도프가 스스로 가족들에게 범죄를 고백했고, 두 아들이 이를 당국에 알렸다. 장남 마크는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남 앤드루도 림프종으로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메이도프는 2019년 죄를 인정했고, 감옥에서 사무집기를 닦으며 월 40달러(약 4만 5000원)를 받는 생활을 했다. 이후 사기당한 돈을 반환하는 작업이 시작됐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 피해자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그는 감옥에서 더 고통받아야 했다. 그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장병 등 만성 질환으로 메이도프가 석방을 요구할 때 법원이 기각한 이유도 피해자들의 여전한 고통 때문이었다. 그의 사기는 월가의 탐욕으로 가능했다. 고수익에 대한 환상은 ‘묻지마 투자’를 부추겼고, 메이도프는 일반 투자자들은 실사를 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노렸다. 이를 두고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008년 당시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메이도프식 경제’라는 신조어로 해당 사건이 월가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금융사는 고객의 돈을 거품이 터질 때까지 성과금으로 두둑이 챙기며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고, 거품이 터지면 투자자의 돈만 사라진다는 것이다. 월가의 탐욕에 대한 우려는 지금도 매한가지다. NBC방송은 이날 “메이도프는 감독이 느슨한 점을 파고들었는데 당국은 교훈을 얻었을까”라며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 현재 규제라도 엄정하게 제대로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노벨상 수상자도 신이라 믿었던 폰지사기범 메이도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노벨상 수상자도 신이라 믿었던 폰지사기범 메이도프

    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사건을 저지른 미국 금융사범 버나드 메이도프가 수감 중에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자수성가한 유대계 금융인으로 명망을 얻었던 메이도프가 14일(이하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 의료시설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연방 교정국이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때 말기 신장병 등의 만성 질환들을 이유로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다. 그는 “내 병이 말기다. 이런 질환은 치료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판사님도 알다시피 난 벌써 11년을 복역했다. 아주 솔직히 말해 난 고통받을 만큼 받았다”고 호소했으나 법원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낸다며 이를 기각해 결국 교도소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의 변호인 브랜던 샘플은 성명을 내 “버니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범죄를 자책하고 회개했다”면서 “버니가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가 그를 규정하지만 아버지이며 남편이었다. 나직히 말하고 지적인 사람이었다. 버니는 누구나 그렇듯이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메이도프는 폰지 사기의 역사를 다시 쓴 최악의 사기꾼으로 꼽힌다.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1970년대 초부터 2008년 12월까지 세계 136개국에서 3만 7000여명을 상대로 고수익을 미끼로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그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금융사기를 저질렀다. 피해액은 최대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로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세운 자선재단, 배우 케빈 베이컨,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투수 샌디 쿠팩스,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의 재단, 뉴욕 메츠 구단주였던 프레드 윌폰 등 유명 인사들, 그것도 유대인 유명인들이었던 점도 피해자들에게 특징적인 점이었다. 영국의 HSBC 지주회사도 10억 달러 정도를 날렸고, 로열 스코틀랜드 은행, 만 그룹, 일본 노무라 지주회사 등도 투자금을 떼였다. 농부, 교사, 기계공 등 보통사람들도 홀린 듯 돈을 맡겼다. 위젤이 세운 재단은 1520만 달러를 잃었는데 2009년 위젤은 “우리는 그를 신으로 여겼다. 우리는 그의 손에 모든 것을 믿고 맡겼다”고 털어놓았다. 1938년 4월 뉴욕시 퀸스의 평범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메이도프는 인명구조원, 스프링클러 설치기사 등으로 일하며 번 몇천 달러의 돈을 쥐고 22살에 동생 피터와 함께 월스트리트에 첫발을 내디뎠다. 자신의 이름을 딴 ‘버나드 메이도프 투자증권’이라는 회사를 세워 동생, 두 아들과 함께 투자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나스닥 비상임 회장을 지낸 그에게 돈을 맡기는 사람은 나날이 늘어났다. 메이도프는 경제가 어려울 때에도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높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여덟 차례나 조사했지만 그의 투자에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해 피해를 막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메이도프는 고객이 맡긴 돈으로 단 한 개의 주식도 사지 않는 등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투자금을 은행 계좌에 넣어두고 다른 고객이 맡긴 돈을 이용해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피라미드식 사기를 저질렀을 뿐이었다. 고객들에게는 가짜 투자자계정보고서를 발송해 정상적인 투자 활동을 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그가 유치한 투자 원금 총액은 175억 달러였다. 그는 총 500억 달러의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장부를 위조했으나 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돈이었다. 메이도프 가족은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와 롱아일랜드, 프랑스에 저택을 사들이고 요트와 개인 전용기까지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았던 사기극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면서다. 상환이 불가능했던 메이도프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투자자문업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털어놓았고, 두 아들 마크와 앤드루는 당국에 아버지의 행각을 알렸다. 그 해 12월 체포된 메이도프는 이듬해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법정에서 “너무나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으나, 데니 친 맨해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범죄가 극도로 사악하다”며 징역 150년형을 선고했다. 판사는 그가 진정 회개하지 않았으며 그저 주변 상황 때문에 자신의 음모가 발각된 것을 유감스러워 할 뿐이라고 판시했다. 당시 법정에서는 피해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이런 행각을 시작했으며 언젠가는 들통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단독 범행이라고 메이도프는 계속 주장했지만 가족을 향한 수사와 배상 요구가 이어졌고, 장남인 마크는 2010년 극단을 택했다. 차남 앤드루는 2014년 림프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별도의 민사 재판에서는 재산 1710억 달러를 몰수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미망인으로 남겨진 러스는 한사코 남편의 범행을 몰랐다고 부인해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부부가 한때 공동 소유한 8억 2500만 달러의 재산 가운데 그녀의 몫으로 250만 달러만 남기고 모두 몰수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등산 같던 40여편… 이젠 ‘K뮤지컬 등산’

    등산 같던 40여편… 이젠 ‘K뮤지컬 등산’

    예술장르 넘어 산업 키우는 데 큰 역할“수준 높은 관객 눈높이 맞추면서 발전창작물 통해 글로벌 프로듀서로 도약”“뮤지컬 제작은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등산할 때 그렇듯 무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는 기쁨이 아주 크죠.”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지난 20년간 뮤지컬과 희로애락을 함께할 수 있었던 동력을 이렇게 떠올렸다. ‘오픈 더 도어’(Open the Door). 2001년 4월 관객과 무대가 만날 수 있도록 새로운 공연예술의 문을 열겠다는 뜻으로 오디(OD)컴퍼니를 세운 지 20년이 됐다. ‘사랑은 비를 타고’를 시작으로 40여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였고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닥터지바고’, ‘드림걸즈’, ‘그리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 흥행작으로 뮤지컬 시장을 이끌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신 대표는 20년 사이 변화로 “관객이 엄청 늘었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가족과 함께 오는 관객도 늘었고 어렸을 때 부모님 손을 잡고 봤던 기억을 두고 꾸준히 뮤지컬을 찾는 관객이 많아졌다”면서 “같은 작품도 관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만큼 공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관객”이라고 덧붙였다. 오디컴퍼니는 신시컴퍼니, 설앤컴퍼니 등과 함께 그야말로 뮤지컬 몸값을 확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특히 뮤지컬 전용 공연장들이 생기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극장 무대가 꾸려졌고 거기서 활약하는 스타 배우들이 잇따라 나왔다. 배우와 스태프가 작품당 200~300명이 종사하는 시장이 된 뮤지컬은 공연예술의 한 장르를 넘어 산업으로 커졌다.그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다 보니 다양한 작품을 개발하고 완성도를 높이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롱런하고 있는 흥행한 대작들을 주로 기억하지만 사실 40여편 가운데 실패한 작품이 훨씬 많은데 그건 관객들과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답도 내놨다.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도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야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감독으로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겠다는 꿈을 가졌던 신 대표를 뮤지컬 프로듀서로 굳혀 준 작품은 ‘지킬앤하이드’다. 2004년 초연 이후 지난해까지 1410회 공연에 총 150만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이제 그는 더 넓은 무대를 꿈꾼다고 했다. “앞으로 10년은 새로운 창작 작품들을 개발해 K뮤지컬을 이끄는 글로벌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위대한 개츠비’, ‘리처드 3세’, ‘캡틴 니모’ 등 여섯 편의 창작 신작과 ‘싱스트리트’, ‘아메리칸 인 파리’ 등 라이선스 신작을 관객들에게 내보일 예정이다. 신 대표는 “막이 오르기 전 불이 꺼지고 서곡(overture)이 흐르며 황홀한 시간이 시작되는 뮤지컬은 여전히 저에게 행복하고 마법 같은 장르”라면서 “더 많은 사람이 뮤지컬을 경험해 공연장 문턱을 낮추고 발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혹시 UFO?…미 해군 군함에 몰려든 드론 편대 여전히 정체불명

    혹시 UFO?…미 해군 군함에 몰려든 드론 편대 여전히 정체불명

    지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채널제도 인근 해역에서 수수께끼의 무인항공기(드론)들이 미 해군 구축함들의 주위를 선회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미 NBC뉴스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목격 정보에 대해 해군 정보부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길데이 참모총장은 드론의 정체가 밝혀졌냐는 질문에 “아니,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정보를 파악 중에 있다. 또 보도된 바와 같이 항공기로부터의 목격 정보나 다른 국가의 함선에서 목격된 정보도 있다”면서 “물론 미국 안에서 공유하고 있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보는 아직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얼마 전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데이브 비티에 의해 공개된 일련의 불가사의한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해군 구축함인 키드호와 라파엘 페랄타호 그리고 존 핀호가 캘리포니아주 해안 근처 군사구역에서 훈련 중에 드론들로부터 추적을 당한 사건이다. 이런 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자동차 전문 사이트로 국방 문제도 취급하는 매체 ‘더 드라이브’가 지난달 정보자유법(FOIA)에 따라 정보를 입수해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더 드라이브가 입수한 항해일지에 따르면, 이들 드론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의 능력을 넘어섰다. 한 번에 6대의 드론이 종종 시야가 좋지 않을 때 점멸등을 켜고 구축함 주위를 선회하고 약 16노트(시속 약 30㎞)의 속도로 구축함을 추적했다. 이 사건은 미군의 기밀 시설과 훈련 시설 인근에서 발생했기에 해군 정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이뤄지게 됐다고 더 드라이브는 보도했다. 길데이 참모총장은 이번 회견에서 드론이 외계에서 온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고 NBC는 전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전히 마법 같은 뮤지컬, 세계 무대 이끄는 K-뮤지컬 꿈꿔”

    “여전히 마법 같은 뮤지컬, 세계 무대 이끄는 K-뮤지컬 꿈꿔”

    “뮤지컬 제작은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등산할 때 그렇듯 무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는 기쁨이 아주 크죠.”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지난 20년간 뮤지컬과 희노애락을 함께 할 수 있던 동력을 이렇게 떠올렸다. ‘오픈 더 도어(Open the Door).’ 2001년 4월 관객과 무대가 만날 수 있도록 새로운 공연예술의 문을 열겠다는 뜻으로 오디(OD)컴퍼니를 세운 지 20년이 됐다. ‘사랑은 비를 타고’를 시작으로 40여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였고,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닥터지바고’, ‘드림걸즈’, ‘그리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 흥행작으로 뮤지컬 시장을 이끌었다. 12일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신 대표는 20년 사이 변화로 “관객이 엄청 늘었다”고 우선 꼽았다. “가족과 함께 오는 관객들도 늘었고 어렸을 때 부모님 손을 잡고 봤던 기억을 두고 꾸준히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이 많아졌다”면서 “같은 작품도 관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만큼 공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관객”이라고 덧붙였다.오디컴퍼니는 신시컴퍼니, 설앤컴퍼니 등과 그야말로 뮤지컬 몸값을 확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특히 뮤지컬 전용 공연장들이 생기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극장 무대가 꾸려졌고 거기서 활약하는 스타 배우들이 잇따라 나왔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한 작품당 200~300명이 종사하는 시장이 된 뮤지컬은 공연예술의 한 장르를 넘어 산업으로 커졌다. 그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다 보니 다양한 작품을 개발하고 완성도를 높이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롱런하고 있는 흥행한 대작들을 주로 기억하지만 사실 40여편 가운데 실패한 작품이 훨씬 많은데, 그건 관객들과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답도 내놨다.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도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야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영화감독으로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겠다는 꿈을 가졌던 신 대표를 뮤지컬 프로듀서로 굳혀준 작품은 ‘지킬앤하이드’다. 2004년 초연 이후 지난해까지 1410회 공연에 총 150만명 관객이 다녀갔다. 2006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한 뒤 K-뮤지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이후에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여러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 그는 더 넓은 무대를 꿈꾼다고 했다. 처음 10년은 다양한 작품들을 올리며 프로듀서로 역할을 다졌다면 이후 10년은 대형 제작사 프로듀서로서 뮤지컬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 10년은 한국 뮤지컬이 세계 무대를 이끄는 길이 되길 바라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새로운 창작 작품들을 개발해 K-뮤지컬을 이끄는 글로벌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위대한 개츠비’, ‘리처드 3세’, ‘캡틴 니모’ 등 신작 여섯 편을 창작 신작과 ‘싱스트리트’, ‘아메리칸 인 파리’ 등 라이선스 신작을 관객들에게 내보일 예정이다.특히 지난해 코로나19는 신 대표를 비롯한 뮤지컬 제작자들에게 많은 고민과 과제를 던지기도 했다.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공연이 멈춘 상황,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일자리 걱정을 했고 제작자들은 이들이 떠나간 자리를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생각해야 했다. “앞으로 10년간 더 경쟁력을 갖춰 시장을 확대할 것이고 모든 제작환경을 기존보다 정교하고 합리적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표준계약서 제정, 예술인 보험 등 제작자들도 준비하지 못했던 정책적 고민을 하게 됐고 정부와 함께 생각을 나누며 더욱 안정적인 뮤지컬 산업으로 경쟁력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신 대표는 내다봤다. 신 대표는 “막이 오르기 전 불이 꺼지고 서곡(overture)이 흐르며 황홀한 시간이 시작되는 뮤지컬은 여전히 저에게 행복하고 마법 같은 장르”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경험해 공연장 문턱을 낮추고 발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영국 ‘빵’ 터지게 만든 윤여정의 英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종합)

    영국 ‘빵’ 터지게 만든 윤여정의 英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종합)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씨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11일(현지시간)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개최된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씨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미나리’ 6개 부문 후보 중 1개 수상 그쳐 윤여정씨는 화상으로 전한 수상소감에서 감격스러워하며 영어로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라며 인사했다. 이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가 “아니, 이제 수상자죠”라고 수줍게 실수를 정정했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군 필립공 별세에 애도를 전하기도 했다. 곧이어 윤여정씨는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번엔 특히 더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면서 “‘고상한 척’(snobbish) 하기로 유명한 영국인들이 인정해준 것이기 때문”이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커다란 웃음을 이끌어냈다. 윤여정씨의 농담에 사회자가 ‘빵’ 터졌고, 박수와 웃음소리가 한참 이어졌다.윤여정씨는 미국배우조합상(SAG)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받으면서 미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한층 올라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아카데미상은 영국과 미국 영화 구분 없이 진행되는 만큼 미국 아카데미상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미나리’는 올해 영국 아카데미상에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여우·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지만 아쉽게 1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앞서 박찬욱 감독이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 스미스’를 각색해 연출한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작품상의 영예는 영화 ‘노매드랜드’가 거머쥐었다. ‘노매드랜드’를 연출한 중국 출신 여성 감독 클로이 자오 감독 역시 감독상을 수상했다. 영국의 80대 대배우 앤서니 홉킨스는 ‘더 파더’로 20여년 만에 다시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됐다. 홉킨스는 1992년 ‘양들의 침묵’, 1994년 ‘남아있는 나날’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홉킨스는 시상식을 보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가 옆방에서 환호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수상 소식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와호장룡’ 등을 연출한 대만 출신 리안 감독은 협회상(fellowship)을 받았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상자들이 화상으로만 출연했다. 이날 행사는 BAFTA 회장을 역임한 필립공에게 보내는 애도로 시작됐다. 윤여정 수상소감에 영국 유쾌한 반응윤여정씨가 수상소감 중 던진 농담은 영국에 유쾌한 반응을 불렀다. 로이터통신은 윤여정씨의 수상소감이 웃음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지도 윤여정씨의 농담에 시청자들이 매우 즐거워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는 윤여정씨의 수상소감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BAFTA가 트위터에 올린 각 부문 시상 영상 중 대부분이 수십~수백회의 리트윗을 기록하고 있는 데 비해 윤여정씨의 수상소감은 업로드 3시간 만에 2600여회 리트윗됐다. 영화감독 에드가 라이트도 “그 말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적었다고 인디펜던트지는 전했다.버라이어티지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다지 칭찬은 아닌 (그러나 아마 매우 정확한) 시각이 개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를 물었고 윤여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버라이어티지에 따르면 윤여정씨는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에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다. 모두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 좋은 식으로 느껴진 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다.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버라이어티지는 윤여정씨가 미국배우조합상(SAG)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받으며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윤여정씨는 크게 웃으면서 그와 관련된 질문은 많이 받았다며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것도 모르니 묻지 말라”고 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광고

    [근대광고 엿보기]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광고

    “마치 어느 의열단원이 서울 한구석에 폭탄을 던진 듯한 설렘을 느끼게 했다.” 1926년 10월 1일 나운규가 각본, 감독, 주연을 맡은 영화 ‘아리랑’이 단성사에서 개봉된 당시를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고 이경손은 이렇게 회고했다. 만세운동에 가담했다가 미치광이가 된 주인공을 그린 아리랑은 마치 항일투쟁과 같은 영화였다.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영화인인 나운규는 3·1운동에 참여하고 만주에서 독립군 단체인 도판부에 가입했던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2년 동안 청진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한 나운규에게 정부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고 2016년에는 10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나운규는 1923년 3월 출소해 함북 회령에서 머물다 배우가 되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이듬해 1월 극단 예림회가 공연차 회령을 방문하자 예림회에 가입한 것이다. 영화를 상영하는 도중에 관객들은 “청천 하늘에 별도 많고 이내 가슴에 수심도 많다”라는 아리랑 4절을 합창해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어 놓았다. 아리랑을 개봉한 첫날 단성사에는 구름 같은 관객이 몰려들어 경찰 기마대까지 동원되는 등 일대가 아수라장을 이루었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아리랑을 합창하면 밖에 있던 사람들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조선독립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조희문, ‘나운규’, 한길사). 아리랑의 감독·각본은 김창선이라는 한국명을 갖고 있던 일본인 스모리 슈이치를 내세웠다. 광고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모리가 감독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광고를 보면 원작 각색은 나운규의 호인 ‘춘사’(春史)라고 돼 있고 출연자에는 나운규의 이름이 나온다. 아리랑은 2년 넘게 상영됐고 15만명이 관람했다. 100만명 정도였던 당시 서울 인구를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 1927년에는 일본에서도 개봉됐다. 나운규는 큰돈을 벌었다. 이후 나운규는 여러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조선 영화계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고 나운규 프로덕션을 만들어 직접 영화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그가 감독·각본·주연을 맡은 ‘벙어리 삼룡’(1929)이 대구 만경관에서 개봉했을 때에는 너무 많은 관객이 몰려 극장 2층이 붕괴될 정도로 나운규는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방탕한 생활로 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1935년 무렵 나운규는 아리랑을 유성영화로 만들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1937년 폐병으로 죽을 때까지 나운규는 영화 제작과 연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의 장례식은 아리랑이 상영됐던 단성사에서 치러졌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미얀마 군부, 파잉 타콘 등 유명인 검속 열 올려...100명 체포영장

    미얀마 군부, 파잉 타콘 등 유명인 검속 열 올려...100명 체포영장

    미얀마 군부가 이제는 예술가나 배우 등 유명인들을 검속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미얀마와 태국에서 모델 겸 배우로 활동하며 수백만명의 팬을 거느리고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00만명에 이르는 파잉 타콘(24)이 가두 집회와 온라인 시위에 나서 군부 비판에 앞장서 왔는데 8일 군인들에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의 누이 티 티 르윈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여덟 대의 트럭에 나눠 탄 50명의 군인들이 이날 새벽 5시쯤 그를 검거하기 위해 들이닥쳤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친지는 타콘이 양곤 시내 북쪽의 다곤 주택가 어머니의 집에서 붙잡혔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검거 당시 타콘이 제대로 걷거나 서 있지도 못할 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였다면서도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길 꺼려 했다. 그러면서도 타콘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견하고 있었으며 “전혀 겁 먹지 않은 채로” 끌려갔다고 전했다. 군인들은 그의 휴대전화 두 대도 압수해갔다. 그는 가두 시위와 집회에도 곧잘 얼굴을 드러냈고 온라인에서 군부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나 권력을 빼앗기고 가택 연금된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에 존경을 표하는 사진을 올려왔다. 이 밖에도 영화감독, 배우, 유명인, 기자 등 100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돼 이들에 대한 검속이 진행되고 있을 것을 짐작된다. 이번 주초에는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코미디언인 자가나르가 보안군에 체포됐다.앞서 런쪼 츠와 민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는 전날 런던의 대사관저 출입을 봉쇄당해 밤거리를 배회하며 대사관 출입문이 열리길 기다렸으나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승용차에서 밤을 보냈다. 그는 전날 저녁 로이터 통신에 “런던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종의 쿠데타”라며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됐다. 내 건물이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사가 퇴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대사관 앞에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는 시위자들이 몰려들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민 전 대사는 쿠데타로 권력을 잃고 감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문민정부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최근 몇 주 동안 군부에 등을 돌려왔다. 소식통들은 칫 윈 부대사가 미얀마 대리대사를 맡아 무관과 함께 민 전 대사의 입장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무관은 기껏해야 연락관 지위 밖에 안되는데 대리 대사와 군부의 뒷배를 믿고 대사를 막은 것이다. 영국 정부는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 군부 인사들, 군부와 연계된 기업들을 제재하고 민주주의 복원을 요구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 장관은 민 전 대사의 미얀마 군부 비판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날도 다시 그의 용기를 치하했다. 하지만 군부가 민 전 대사를 축출한 것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봉준호 감독 등 6명 삼성호암상 수상

    봉준호 감독 등 6명 삼성호암상 수상

    호암재단은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왼쪽) 영화감독 등 6명을 ‘2021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6일 발표했다. 부문별로는 예술상에 칸영화제와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물리·수학 부문에 허준이(가운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화학·생명과학 부문에 강봉균 서울대 교수, 공학상 조경현(오른쪽) 뉴욕대 교수, 의학상 이대열 존스홉킨스대 특훈교수, 사회봉사상 이석로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 원장 등이다. 물리수학 부문과 화학생명과학 부문은 지난해 삼성호암상 제정 30주년을 맞아 과학상을 이들 2개 부문으로 확대한 후 처음으로 수상자가 배출됐다. 호암재단 측은 현대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을 풀어낸 젊은 수학자인 허준이 교수와 ‘신경망 기계번역 알고리즘’을 개발한 조경현 교수 등 30대 젊은 과학자 2명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학계의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대열 교수는 신경경제학의 창시자라는 평가를, 강봉균 교수는 기억 저장과 조절의 원리를 규명한 뇌 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라는 평가를 각각 받았다. 이석로 원장은 방글라데시 빈민가에서 27년간 헌신하며 연간 8만명을 치료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호암재단은 올해부터 상의 장기적 발전과 국제적 인지도 제고를 위해 기존 ‘호암상’을 ‘삼성호암상’으로 변경해 삼성이 단독 후원하는 상임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각각 수여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NFT 가격 70% 곤두박질…세계 자본시장 버블 붕괴 전조?

    NFT 가격 70% 곤두박질…세계 자본시장 버블 붕괴 전조?

    ‘대체불가능토큰’(NFT) 작품 투자 열풍이 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NFT 작품의 평균가격은 지난주에 2월 최고점보다 70% 곤두박질쳤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자 유동성이 너무 많이 풀린 나머지 자산 가격의 거품이 시작됐지만, 미국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여 시중 금리가 오르고 있는 만큼 자산 가격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현재 제조업 업황지수가 37년래 최고를 기록하는 등 최근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경기가 회복되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은 금리인상 모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금리가 인상되면 자산 버블은 꺼지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장세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분야가 NFT 시장이라며 NFT 가격 급락은 자산 버블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NFT는 온라인 예술품에 가상화폐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예술 작품’이다. 그동안 작품을 소유했던 사람들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온라인 콘텐츠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NFT는 가상 자산에 희소성과 유일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까닭에 디지털 예술품, 게임 아이템 거래 등 분야에서 영향력을 급격히 키우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은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가상 아이템의 소유권을 완벽하게 증명할 수 있다며 NFT에 열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크리스티 경매에서 마이크 윈켈만이 NFT 기술을 이용해 만든 작품이 6930만 달러(약 782억원)에 판매됐다. 윈켈만은 생애 첫 크리스티 경매에서 생존 작가 중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세 번째로 작품 값이 높은 작가가 됐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는 이달초 NFT 원본 보증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이미지를 580만 달러에 팔았다. 뿐만 아니다. 아무도 거주할 수 없는 집도 50만 달러에 팔렸다. 크리스타 킴이 만든 디지털 하우스인 이 집은 들어갈 수도 누워볼 수도 없다. AR(증강)·VR(가상) 고글을 사용해야만 볼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다. ‘집’이라고 불리지만 실은 하나의 디지털 파일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방귀 소리를 녹음한 파일이 판매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일어났다. 영화감독인 알렉스 라미레스 맬리스는 NFT시장에 ‘일년간 녹음된 방귀소리’(One Calendar Year of Recorded Farts)라는 제목의 작품을 내놓았다. NFT 시장에서 모든 형태의 예술품이 팔리고 있는데, 방귀라고 안되라는 법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 그는 코로나19 봉쇄가 시작됐던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자신과 친구 4명의 방귀 소리를 모아 52분짜리 오디오 파일인 ‘마스터 컬렉션’으로 편집해 판매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익명의 구매자에게 이를 85달러에 팔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맬리스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가격이 오를수록 당신은 아주 귀중한 방귀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계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다

    경계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다

    곁에 있다는 것/김중미 지음/창비/384쪽/1만 4000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양당 후보들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원주민 이주 문제와 철거민, 노점상, 쪽방촌 주민 생존 방안에 대한 구체적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술 더 떠 지역 발전을 위해 이들 삶의 터전을 관광특구로 개발하겠다고 한다면 주거권과 생존권은 누가 보장할까. ‘괭이부리말 아이들’(2000)로 빈민가 청소년의 애환을 대변한 김중미 작가가 20여년 만에 도심 재개발과 빈곤 대물림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곁에 있다는 것’으로 독자에게 돌아왔다. 1970년대 여성 공장 노동자의 투쟁부터 도시 재생 사업의 민낯, 비정규직 청년의 노동 환경, 청소년의 눈으로 본 세월호 사건과 촛불집회까지 생생하게 그렸다. 열아홉 살 여성인 지우, 강이, 여울이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인천 은강구 한마을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이다. 지우에게는 은강방직 투쟁을 이끈 해고 노동자였던 이모할머니 옥자의 삶을 소설로 남기겠다는 꿈이 있다. 외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강이는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호조무사를 꿈꾸고, 공부를 잘하는 여울이는 가난한 은강에서 벗어나고자 대학 입시에 매달린다. 가정 환경은 다르지만 세 친구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하지만 구청에서 관광 활성화를 명목으로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쪽방 체험관’으로 개발하겠다고 하자 이들의 마음은 크게 흔들린다. 자본의 논리 앞에 가난마저 상품화하고 삶의 터전을 전시하겠다는 발상에 분노한 청소년들은 반대 서명운동에 나선다.작가의 눈길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함께 나눠야 살아갈 수 있는 동네 이웃에 꽂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은 옥자의 싸움으로서 자본의 논리에 맞선 연대는 세대 간의 단절을 뛰어넘는다는 걸 보여 준다. 영화감독을 꿈꾸다 공무원 시험으로 진로를 바꾼 지우의 언니 연우나 명문대와 아파트만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 여울이 엄마 은혜는 등장인물 간 긴장을 불어넣는 묘미가 있다. 작가는 인간성을 저버린 개발 논리에 반기를 들었지만 희망도 함께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정치를 바꾸는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함께 촛불을 들지 못하는 친구들을 기억하며 마음을 나눈다. 강이는 베트남에서 온 란이와 가까워지며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서로 통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별은 정면으로 볼 때보다 곁눈질로 볼 때 더 반짝인다”(241쪽)는 지우의 말은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에 선 이들의 눈길로 볼 때 더 빛나는, 변두리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 준다. 가난이 사라진 사회는 불가능해도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가능하다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라는 점을 일깨우는 듯하다. 작가는 “2020년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알게 됐다. 바이러스는 계급을 차별하지 않지만, 바이러스를 대하는 인간 사회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불평등의 벽을 허무는 길은 존중과 섬김, 연대와 사랑을 복원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부자 되는 법에 관심이 쏠린 세태에도 한결같이 약자의 고통과 빈곤 문제에 천착해 온 작가의 열정이 경이롭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브릿지TV <디마 마스터 클래스> 제작 및 방송 예정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브릿지TV <디마 마스터 클래스> 제작 및 방송 예정

    동아방송예술대학교(총장 최용혁)에서 제작한 <디마 마스터 클래스>가 다음 달부터 브릿지TV를 통해 방송될 계획이다.1, 2부 각각 47분 분량으로 제작된 <디마 마스터 클래스>는 오는 4월 4일과 5일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만든 ‘임순례 감독편’을 시작으로 6, 7일 강제규 감독, 8, 9일 배우 정진영, 11, 12일 장준환 감독, 13, 14일 김용화 감독, 15, 16일 허진호 감독, 18, 19일 이명세 감독, 20, 21일 곽경택 감독, 22, 23일 봉준호 감독, 25, 26일 배우 이순재, 27, 28일 배우 전무송, 29, 30일 배우 류승용까지 한 달 동안 브릿지 TV를 통해 전국으로 송출된다. <디마 마스터 클래스>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가 운영하는 브릿지TV에서 제작하고 있는 기획다큐로 국내 영화감독, 배우들 중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들을 초대해 토크와 특강 형식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DIMA종합촬영소에서 촬영한 <디마 마스터 클래스>는 한화성 종합촬영소장(영화예술과 교수)이 진행하고 영화예술과, 방송연예계열, 공연예술계열 등의 학생들이 패널로 참석한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평소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즉석에서 질문을 하고 답을 들을 수 있다. <디마 마스터 클래스>를 제작하고 있는 브릿지TV의 김상교 채널사업단장(공연예술계열 교수)은 “스크린이나 TV 등을 통하지 않으면 만나기가 쉽지 않은 유명 감독과 배우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만나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들을 수 있고, 이들과 같은 길을 향해 가는 학생들이 현실에서 부딪칠 수 있는 고민과 문제들을 물어보고 즉석에서 이에 대한 거장들의 답변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자 제작한 프로그램”이라며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감독과 배우들의 진솔한 얘기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대체불가능토큰(NFT)/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체불가능토큰(NFT)/임병선 논설위원

    2006년 3월 21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가 날린 최초의 트윗이 23일 291만 5000달러(약 33억원)의 값어치에 새 주인에게 넘어갔다. ‘지금 막 내 트위터 설정했음’(just setting up my twttr)이라고 다섯 단어 적었을 뿐인 트윗을 그처럼 비싸게 거래하는 것도 놀라운데 더 눈길을 붙드는 것은 15년 묵힌 메시지를 사고파는 현란한 방식이다. 도시는 지난해 12월에 트윗 장터인 ‘밸류어블스’ 경매에 내놓았다. 주목받지 못하다 지난 5일 비트코인 열풍에 용기를 얻은 도시가 가상자산의 일종인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으로 판매하겠다고 하자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이렇게 NFT로 경매된 것을 1630.58이더(암호화폐인 이더리움 단위)에 다시 경매에 내놓아 말레이시아 암호화폐 기업 ‘브리지 오라클’의 최고경영자(CEO)가 낙찰받았는데 환산하면 이만 한 액수가 된다. 비트코인을 적극 지지하는 도시는 다시 수익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아프리카 빈곤 퇴치에 앞장서는 ‘기브 디렉틀리’ 펀드에 기부한다. 왜 이렇게 복잡하게 거래하는 것일까? 도시의 첫 트윗은 디지털 자산이라 형체가 있을 수 없다. ‘내 것’이라지만 소유하거나 소장할 수가 없다. 내 것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문서만 따로 챙길 수 있을 뿐이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음악 파일도 그렇다. ‘내 것’은 맞지만 책꽂이나 서랍에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한 복제할 수 있고 원본임을 증명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값이 주어지는 NFT는 소유권이나 판매 이력 등의 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기 때문에 복제할 수 없는 ‘디지털 원작’의 가치를 지닌단다. 이렇게 고유성과 희소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NFT는소셜미디어의 콘텐츠, 디지털 예술작품이나 희귀 소장품 거래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미국 프로풋볼(NFL) 전직 스타들이 서명 카드를 NFT로 거래해 175만~370만 달러를 챙긴 데 이어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투수 타이완 워커(29)가 이날 메이저리그 선수로는 처음 서명 카드를 4275달러(약 485만원)에 판매해 메츠재단에 기부했다. 무한복제 시대에 유일본을 갖겠다는 욕망이 흔해 빠진 돈 대신 NFT를 찾아냈다. 너도나도 이 열풍에 뛰어드는 것을 꼬집으려고 미국의 한 영화감독이 일 년 동안 방귀 소리를 녹음했다고 내놓았더니 정말로 누군가 85달러에 사 가더란다. 증강현실(AR)로 만든 집이 50만 달러, 300메가바이트 용량의 JPG 파일이 6930만 달러에 팔렸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 “일년치 방귀 소리 파일로 내놓으니 10만원에 사더라” NFT 광풍 탓

    “일년치 방귀 소리 파일로 내놓으니 10만원에 사더라” NFT 광풍 탓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알렉스 라미레스 말리스(36)는 지난해 이맘때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막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다. 국내에는 올해 들어서야 소개됐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열풍이 막 불기 시작하고 있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예술품이 NFT로 거래되고 있었다. 자신의 방귀 소리를 녹음한 파일이 안 팔린다는 법은 없다는 데 생각이미쳤다. 물론 너도나도 NFT에 창작물을 내놓는 세태를 꼬집자는 생각도 있었다. 여하튼 록다운(봉쇄) 일주년이 됐고 그는 친구들과 파일을 공유했는데 친구들이 판매해보자고 부추겼다. 해서 그는 ‘일년간 녹음된 방귀소리(One Calendar Year of Recorded Farts)’란 제목으로 경매에 내놓았다. 그런데 믿기지 않게도 익명의 구매자가 선뜻 85달러(약 9만 6000원)를 주고 매입했다. 말리스는 “NFT 시장이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일간 뉴욕 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NFT는 본질적으로 형체가 없는 자산에 가치를 두는 것으로, 단순히 소유권을 나타내는 디지털 문자와 숫자의 나열일 뿐이다. 이런 광란의 시장에는 디지털 예술 애호가 대신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투기꾼들만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의 방귀보다 조금 더 나아 보이는 콘텐트도 실로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된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집이 50만 달러(약 5억 6400만원)에 팔린다면 믿겠는가? 그런데 사실이다. 크리스타 킴이 만든 ‘디지털 하우스’인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고글을 써야만 둘러볼 수 있는 가상의 집이다. 디지털 파일에 불과하다.지난 10일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작품이 6930만 달러(785억원)에 거래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천재의 작품인가 싶겠지만 ‘매일-최초의 5000일’이란 제목이 달린 이 작품은 300메가바이트(Mb) 용량의 JPG 이미지 파일 하나일 뿐이다. 디지털 파일 하나가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는 것은 NFT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영상, 음악 파일 등에 NFT를 적용하면 블록체인에 소유권, 거래 이력 등의 정보가 저장돼 일종의 ‘디지털 인증서’ 기능을 갖는다. 복제나 위조, 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쓰기 때문에 희소성과 고유성을 인정받는다. 이렇게 NFT 열풍을 지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다. 지난 2006년 3월 21일 자신이 날린 최초의 트윗 ‘지금 막 내 트위터 설정했음(just setting up my twttr)’을 지난해 12월 트윗 장터인 ‘밸류어블스’ 경매에 내놓았다. 그런데 영 반응이 신통잖았다. 그러다 지난 5일 비트코인 열풍에 용기를 얻은 도시가 가상자산의 일종인 NFT로 판매하겠다고 하자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이렇게 NFT로 경매된 것을 1630.58 이더(암호화폐인 이더리움 단위)에 다시 경매에 내놓아 말레이시아 가상화폐 기업 ‘브릿지 오라클’의 시나 에스타비 최고경영자(CEO)가 낙찰받았는데 환산하면 291만 5000 달러(약 33억원)가 된다. 고작 다섯 단어 적힌, 15년 묵은 메시지가 열풍을 타니 엄청난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비트코인을 적극 지지하는 도시는 다시 수익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아프리카 빈곤 퇴치에 앞장서는 ‘기브 디렉틀리’ 펀드에 기부한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불리는 가상자산에 투자자가 몰린 데 이어 최근에는 NFT 기술을 쓴 자산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고유성과 희소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NFT는 소셜미디어의 콘텐트, 디지털 예술작품이나 희귀 소장품 거래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미국프로풋볼(NFL) 전직 스타들이 서명카드를 NFT로 거래해 175만~370만 달러를 챙긴 데 이어 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 투수 타이완 워커(29)가 이날 메이저리그 선수로는 처음 서명카드를 4275달러(약 485만원)에 판매해 메츠 재단에 기부했다. 비트코인 열풍에서 한몫 기회를 놓친 이들이 찾아낸 투기의 대체재에 불과하다는 삐딱한 시선도 있는 반면, 나만의 것을 나만의 가치 수단으로 갖고 싶어하는 욕망의 확장이란 해석도 가능하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예술가 방귀 48만원 낙찰… 머스크 노래는 12억?

    예술가 방귀 48만원 낙찰… 머스크 노래는 12억?

    미국의 한 예술가가 ‘방귀 소리’를 이더리움 가상화폐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하며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열풍을 조롱했다. NFT는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사진, 비디오 등 온라인 콘텐츠의 소유권을 명시할 수 있는 디지털 인증서다. NFT는 가상자산에 희소성과 유일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예술품, 게임 아이템 거래 등 분야에서 영향력을 급격히 키우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알렉스 라미레즈 말리스는 23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NFT는 본질적으로 형체가 없는 자산에 가치를 두는 것으로, 단순히 소유권을 나타내는 디지털 문자와 숫자의 나열일 뿐이다. 이런 광란의 시장에는 디지털 예술 애호가가 아닌 빨리 부자가 되려는 투기꾼들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친구 4명의 방귀 소리를 1년간 모아 만든 ‘마스터 컬렉션’을 NFT 경매를 통해 0.2415이더리움(약 434달러·49만원)에 판매했다. 마스터 컬렉션 외 개별 방귀 소리 파일들은 0.05이더리움(약 90달러)에 팔렸다. 라미네즈 말리스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전 세계가 봉쇄 조치에 돌입하던 지난해 3월 친구들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왓츠앱’ 단체 대화방에서 녹음된 방귀 소리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미국 봉쇄 1주년을 맞아 그동안 모아온 방귀 소리 녹음 파일을 52분짜리 ‘마스터 컬렉션’으로 편집해 정리했다. 라미네즈 말리스가 방귀 소리를 판매하기로 결심한 것은 디지털 화가 비플의 작품 ‘매일 : 최초 5000일’의 NFT는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단독 경매에서 6930만달러(약 782억원)에 판매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NFT 시장에서 모든 형태의 예술품이 팔리고 있는데, 방귀라고 안되라는 법은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NFT는 투기성 높은 자산이며, 최근 열풍은 일시적 유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는 이달 초 NFT가 적용된 디지털 그림을 경매에 내놓아 20분 만에 580만달러(약 65억원)를 벌었다. 머스크 역시 트위터에 자신의 노래를 링크한 뒤 NFT 형태로 경매에 부치려했지만 112만1000달러(12억6897만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이를 철회했다. 머스크는 “이를 파는 것이 옳지 않은 것 같다. 그냥 패스한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내게 일 생기면 한살 딸은 남편이…” 목숨 걸고 시위 나서는 미얀마인들

    “내게 일 생기면 한살 딸은 남편이…” 목숨 걸고 시위 나서는 미얀마인들

    지금도 매일 미얀마의 보통사람들은 집회와 시위에 점점 더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군부에 맞서 싸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선택에 내몰린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적어도 149명, 많게는 235명으로 희생자가 집계된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영국 BBC는 21일 매일 힘겨운 선택을 해야 하는 미얀마인 4명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가 돋보이는 점은 가공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의 얘기를 들려준다는 데 있어 옮긴다. 딸아이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여인 나우는 총파업 민족주의연맹의 지도자다. 더 나은 미래를 갖기를 원하는 한 살짜리 딸을 위해 시위에 참여한다고 말한다.난 (미얀마의 소수민족인) 카렌족 일원이다. 해서 시위는 내게 낯선 일이 아니다. 오늘날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과 윈 미인트 대통령의 석방과 2020년 선거 결과를 인정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 소수민족은 더 심도있는 요구사항들을 갖고 있다. 우리의 비전은 미얀마에 속한 모든 민족들이 함께 하는 연방제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군부는 몇년이나 분할 통치 전략을 써왔지만 지금 모든 민족은 단결돼 있다. 내겐 어린 딸이 있는데 한 살이다. 내 행동 때문에 그애가 힘들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딸이 나처럼 독재 밑에서 자라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딸을 위해 시위에 참여해왔다. 시위에 함께 하기 전 남편과 상의했다. 아기를 맡달라고 부탁했고 내가 이 운동을 하다 체포되거나 죽으면 견디며 살아가라고 했다. 우리는 이 혁명을 완성할 것이며 우리 자녀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의 탈출을 돕는 의료 관리 난다(가명)는 메익이란 마을의 병원에서 일한다. 의료 종사자들은 미얀마 시위의 가장 앞선에 서 있지만 메익의 의료진들은 군부에 끌려갈까봐 숨어 지내야만 한다고 말한다.통금령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7일 밤의 일이다. 난 창문이 검게 칠해진 자동차를 운전했다. 난 정형외과 의사, 그의 아내, 다른 의사와 그의 가족을 선발해 야음을 틈타 그들의 가방을 차에 싣고 안전한 가옥에 그들을 태워줬다. 하루 전 정부 관리들이 메익의 병원들에 전화를 걸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는 전문의, 의료 책임자, 간호사들의 이름을 적어내라고 했다. 왜 그들이 명단을 달라는 거지? 관리들이 그들을 소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려움이 우리 사이에 퍼졌다. 정부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의사들은 잡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숨어지내기로 결정했다. 난 몇몇 의사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할당을 받았다. 차안으로 돌아가자면 분위기는 환멸과 역겨움 일색이었다. 한 의사는 “왜 (의사와 의료 관계자인) 우리 같은 사람들이 환영 받는 존재가 아니라 범죄자처럼 숨어야만 하느냐?”고 물었다. 난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의사들을) 숨기는 데 돕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일부터는 메익 사람들이 아프면 돌볼 수 있는 전문의는 얼마 남지 않게 된다. (군대 간부들이) 때려 손가락이나 손, 두개골이 부셔져도 치료해줄 의사가 충분치 않을 것이다. 메익에서 아기가 태어나는일을 도울 산부인과 의사는 한 명도 없게 된다. 의료 종사자는 이 운동에 중요하고 절실한 부분인데 지금 그들은 가버렸다. 카메라 뒤의 남자 마웅은 양곤의 영화감독이다. 시위가 시작했을 때 이 운동이 어떻게 발전해가는지 보여주려고 매일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지난 2월 28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난 (양곤 시내) 바르가야 거리의 가장 앞선, 바리케이드 바로 뒤에 서 있었다. 휴대전화로 찍고 있었다. 수백명의 시위대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병과 통조림캔 등을 두들겼다. 100명 정도의 사람이 우리 앞으로 빠르게 행진했는데 난 군인들인지 경찰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경고도 없이 그들은 우리를 향해 최루탄과 실탄, 연막탄을 퍼붓기 시작했다. 난 탈출 루트로 미리 점찍어둔 거리로 달리면서도 계속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우리 대부분은 간신히 탈출했다. 이제 난 시위 현장에 갈 때 헬멧과 방열 처리된 장갑을 챙긴다. 우리는 기회가 주어지면 최루탄 통을 집어 들어 다시 던져준다. 대부분 최루탄은 불발되는데 그러면 우리는 젖은 옷가지를 덮어주거나 물을 부어준다. 많은 이들이 가스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는 값싼 가스 마스크를 쓴다. 우리는 코카콜라가 얼굴에서 최루 가스를 씻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영화감독 겸 시위대원으로서 난 매일 시위에 나가 아주 짧은 단편영화를 찍고 있다. 이제 동영상들을 돌아보면 평화로운 시위에서 우리가 목숨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으로 바뀐 저항의 과정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물론) 현실은 어떤 영화보다 비현실적이다. 군부에 감금된 여인 피요(가명)는 양곤 시내 산차웅 지구의 시위에 참석했던 200명 중의 한 명으로 연구원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군 간부들에 의해 감금돼 떠날 수가 없었다. 적어도 40명이 체포됐다.지난 8일 오후 2시쯤 보안군 요원들이 왔고 우리는 감금됐다. 그 집 주인들이 문을 열어 손을 흔들어 우리는 그곳에 들어갔다. 보안군이 바깥에서 우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우리 집에는 6명의 여성과 한 남성 등 7명이 있었다. 주인은 매우 친절해 우리에게 음식을 내줬다. 몇 시간 뒤 떠나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오후 6시 30분이 돼도 나갈 수가 없어 걱정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들(보안요원들)이 떠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빠져나갈) 계획을 짜기로 했다. 집 주인들은 어떤 거리를 선택하면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지 일러주고, 숨어지낼 만한 다른 장소를 추천하기도 했다. 우리는 첫 주인의 집에 소지품을 모두 맡겼다. 난 사롱(전통 치마)으로 갈아 입어 조금 더 현지 주민처럼 보이게 꾸민 뒤 집을 떠났다. 나도 휴대전화의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지우고 약간의 여윳돈을 지녔다. 밤새 다른 안전한 장소를 찾아 헤맸다. 아침이 되자 보안군이 그곳에 있지 않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삽화 BBC 데이비스 수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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