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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번의 암살 위기… TV스타 젤렌스키, 우크라 희망으로

    10번의 암살 위기… TV스타 젤렌스키, 우크라 희망으로

    “월요일은 힘든 날이라고들 하죠. 우리나라에 전쟁이 벌어져서 매일이 월요일입니다.” 충혈된 눈과 면도를 못해 수북해진 턱수염, 카키색 티셔츠 차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4)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적극 활용, 화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국제 여론을 우크라이나 편으로 이끌며 항전 독려 지도자로 우뚝 섰다. 최소 10번의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보도에는 “나를 죽이려는 사람이 10명밖에 안된다는 뜻 아니냐.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 두 차례 젤렌스키 가족 거주지를 기습하려 했고, 러시아 특공대가 젤렌스키를 납치하기 위해 파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호주 TV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고문당하고, 시신이 우물에서 발견되는데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 내 처지는 그렇게 끔찍하지 않다”라며 우크라이나인들이 겪는 것과 자신의 상황은 비교조차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됐던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로 끝날 것 같았던 예상과는 달리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우크라이나는 뜻밖의 선전을 하며 전 세계의 응원을 받고 있다.“내게 필요한 것은 탄약” 항전 독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크리비리흐에서 태어나 인기 코미디언 경연 프로그램에 참가해 이름을 알렸다. 배우·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부패한 정권을 비판한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서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되는 주인공을 연기했고, 2019년 현실에서 대통령이 됐다. 미국이 국외 도피를 제안했을 때 “내게 필요한 것은 탑승이 아니고 탄약이다”라며 거절했고, 유럽연합 정상과의 화상회의에서 “이게 당신들이 보는 내가 살아 있는 마지막 모습일 수 있다”라는 호소하며 ‘전시 지도자’의 상징이 됐다. 젤렌스키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는 최근까지 17살난 딸, 9살난 아들과 함께 키이우에 남아 국민들을 독려했다. 젤렌스키의 모습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91%를 기록하게끔 하며 국민들을 결집시켰다. 세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 공군의 폭격으로 수도 런던이 잿더미가 되어가는데도 “우리는 나치를 쓰러뜨릴 것”이라고 외치며 영국 국민을 독려한 끝에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이끌어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우크라이나 국기 위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수도 키이우 시민을 ‘영웅’으로 표기한 표지를 공개하며 “러시아의 암살 위협에도 키이우에 남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북돋웠다. 찰리 채플린이 처칠로 변모했다. 어떤 의미에서 샤를 드골보다 용감하다. 전쟁 지도자로서 처칠과 동급이다”라고 극찬했다.
  • ‘그것이 알고 싶다’ 정인이 편,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 ‘금상’

    ‘그것이 알고 싶다’ 정인이 편,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 ‘금상’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이 제 55회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2022 뉴욕 텔레비전 필름 페스티벌 어워즈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SBS 측은 28일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편이 두 시상식에서 수상의 쾌거를 거뒀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월2일 방송된 해당 편에서는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가 사망하게 된 원인을 자세히 파헤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사회 제도의 허점을 분석하여 대안을 제시하였다는 평을 받으며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에서는 탐사 저널리즘 금상을, 뉴욕 텔레비전 필름 페스티벌 어워즈에서는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동상을 받았다. 한편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은 뉴욕, 반프 TV 페스티벌과 함께 북미 최대의 TV 전문 페스티벌 중 하나로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 텔레비전 필름 페스티벌 어워즈는 195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매년 50여 나라가 참여해 수상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세계적 권위의 시상식으로 뉴스, 다큐멘터리, 예능 프로그램 등 16개 부문에 걸쳐 시상한다.
  • [문화마당] ‘돈 룩 업’ 수사학/김동명 영화감독

    [문화마당] ‘돈 룩 업’ 수사학/김동명 영화감독

    한동안 ‘심시티’라는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 흠뻑 빠졌던 적이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마우스 클릭 하나로 가상세계 안에서 ‘자본가 놀이’를 하는 것이 어찌나 달콤했던지 매일 아침 책상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펼치고 심시티를 관리하기에 바빴다. 현세에서는 그저 평범하기만 한 내가 도시를 건설하고 자본을 축적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고, 그 순간만큼은 한 도시의 신이 될 수 있었기에 집착했다. 그러나 신이라는 개념이 가진 전지전능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순간이 필히 찾아오는데, 그것은 심시티 안에서 유통되는 화폐를 내가 가진 실재 현금으로 구매하는 일이 벌어지면서였다. ‘현질’하는 신을 보았는가? 당연하게도 현질은 나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아차차! 그래, 나는 호구라는 포텐셜을 가진 보통 인간에 불과했지.” 심시티의 디오라마가 가지는 아이러니에 얼마 전 감상한 애덤 매케이 감독의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이 떠올랐다. ‘돈 룩 업’은 지구의 멸망을 창조함과 동시에 그 멸망을 뛰어넘어 미래로 탈출한 (극중 ‘바시’라는 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가 전지전능의 신임을 증명하려는 소동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오만한 자본가는 지구로 진격하는 에베레스트급 혜성을 수익성 높은 아이템으로 인지한다. 이에 동조한 정치인들이 거짓 선동을 하는데 그것이 제목인 ‘돈 룩 업’이다. 이에 대항해 과학자를 비롯한 민중들은 ‘룩 업’을 외친다. 제발 고개를 들어 진실을 보라는 것. 아마겟돈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떠난다면 극중의 풍자가 현실과 너무 닮아 있어서 보는 내내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영화다. 심시티는 방만한 경영만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만족하는 도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게임자가 마치 신이 된 듯 도시 안 시민들의 안위를 굽어 살펴볼 수 있는 게임이다. 이곳에는 어떠한 수사학도 필요 없다.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방만한 경영으로 점철된, 게임보다 더 게임 같은 현실 세계에서 나랏일을 관장하는 수뇌부들이 절멸의 신을 만들어 내는 ‘돈 룩 업’ 수사학은 그냥 즐기고 넘어갈 수가 없다. 절멸의 신은 민중의 삶에 곡기를 끊어 놓는 악질 중의 악질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우리나라의 현실을 살피게 된다. 우리의 정치는 민중을, 국민을 위하는 정치라고 외치지만 내게 이러한 외침이 정치인들의 ‘돈 룩 업’ 수사학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 민주주의 정신이 퇴보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하릴없이 질문들만 머릿속을 맴돈다. 영화 속에서 밤하늘의 혜성은 너무나 아름답다. 그래서인지 과학자들이 절멸의 시간에 대해 외쳐 보아도 그 진실을 혜성의 아름다움 속에 꼭꼭 숨기는 ‘돈 룩 업’ 수사학을 정치인들은 이용한다. 결국 이 치명적 아름다움이 지닌 마수는 인류 종말의 씨앗이 되고, 그 마지막을 함께하는 이들은 “그래도 감사한 것은 우리가 노력했다는 것이야”라는 말로 서로를 위로한다. 예측한 대로 인류는 종말을 맞이한다. 허나 참으로 야속하게 자본가가 만든 노아의 방주, 즉 우주선은 심시티의 초기화값 같은 미지의 행성에 도착한다. 우주선의 캡슐 속에서 2만년의 잠을 자고 깨어난 가진 자들은 이 행성에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어찌하건 다시 지구에서의 명맥을 이어 재건할 것 같다. 뭐 아니면 말고.
  • 구혜선, 故이외수 추모 “따뜻한 천재, 내 벗”

    구혜선, 故이외수 추모 “따뜻한 천재, 내 벗”

    배우 겸 영화감독 구혜선이 고(故) 이외수를 추모했다. 구혜선은 4월 26일 개인 SNS에 과거 이외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구혜선은 이외수와 한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이외수는 글을 쓰고 있다. 구혜선은 “선생님은 어여쁘게 앉아 글을 쓰셨고 저는 그림을 그리던.. 2012년 새벽 어느날. 돌로 깎은 낙관을 만들어 선물해주시던 따뜻한 천재. 선생님이 나의 벗이라 행복했습니다. 외수 선생님. 존경합니다.사랑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한편 이외수는 25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과거 위암 판정을 받은 후 건강을 회복했던 그는 2020년 3월 뇌출혈로 쓰러져 재활에 힘써왔고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렴 투병 중이었다.
  • “홍상수, 이것 아니면 살 수 없는 사람”

    “홍상수, 이것 아니면 살 수 없는 사람”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영화 ‘소설가의 영화’의 권해효, 조윤희가 최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소설가의 영화’가 지난 24일 헤이리시네마에서 오동진 평론가의 진행으로 배우 권해효와 조윤희가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진행했다. ‘소설가의 영화’에서 권해효는 영화감독 효진 역을, 조윤희는 그의 부인 양주 역을 연기했다. 오동진 평론가는 먼저 홍상수 감독의 작업 속도에 대해 물으며 ‘소설가의 영화’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권해효는 “홍 감독님이 현장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저 사람은 이것 아니면 살 수 없는 사람처럼 엄청난 몰입을 하며 작업에 임하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 홍 감독님의 작업은 더 가속이 붙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설가의 영화’를 홍상수 감독이 흑백으로 찍게 된 이유를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권해효는 “겨울에서 봄으로 변하는 시기에 촬영했다, 아직까지는 풀이 올라오지 않은 앙상한 가지들이 주는 느낌들이 흑백과 어울렸던 것 같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오동진 평론가는 “영화가 물리적이고 경제적이고 자본의 힘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영화는 의지의 힘이기에 그런 면을 절대적으로 보여주는 감독이 마에스트로 홍상수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권해효는 “자기 언어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감독이라는 측면에서 그의 영화는 일종의 장르와 같다고 느껴진다”라고 답햇다. 이어 “많은 양의 대사를 당일에 전달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배우로서 힘든 점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권해효는 “그때부터 재미있는 매직이 벌어진다, 홍상수 감독의 현장에서는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무슨 이야기인지 어떤 역할 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됐을 때 좋은 점은 배우 스스로가 어떤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의미에서 갇혀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습관적으로 표현하려는 욕구를 배제시킨다, 촬영 한 시간 전에 몇 장 짜리의 대본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려고 대여섯 명의 배우가 합을 맞춰서 NG 없이 끝내려고 노력하려면 인간이 끌어 올릴 수 있는 최대치의 집중력을 요한다, 오롯이 상대 배우에게 집중하고 말에 집중하게 된다”며 “갇혀 있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찍으러 갈 때에는 어떠한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소풍 가는 느낌으로 자유롭다”라고 설명했다. 권해효는 더불어 “배우에게 (대사 없이)상황만 주어질 때도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완벽히 조율된 채로 모두 홍상수 감독의 시나리오에서 나온 대사들이다, 우리의 일상이라는 것이 문을 열고 나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과 같이 홍 감독의 영화는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어쩌면 우리의 일상을 가장 밀접하게 삶과 유사한 영역까지 끌고 오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영화의 해석에 대해 묻는 관객의 질문에 배우 조윤희는 “내가 본 것을 그대로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며 관객들의 자유로운 감상을 응원하며 관객과의 대화를 마쳤다.
  • 별들과 속닥이러 하늘로 간 ‘감성마을 촌장’

    별들과 속닥이러 하늘로 간 ‘감성마을 촌장’

    뇌출혈 투병중 코로나로 폐렴 앓아문학·예능 등 문화계 활발한 활동졸혼·존버·정치적 발언 주목받아강원 화천군 감성마을 촌장으로 활동하던 ‘기인 문학가’ 이외수 작가가 25일 별세했다. 76세. 유족들은 이 작가가 이날 오후 8시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명했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2014년 위암 2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했지만 재작년 3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최근까지 재활 치료를 받아 왔다. 올해 3월 초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렴을 앓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투병 중이었다. 1946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한 이 작가는 1965년 춘천교대에 입학한 뒤 8년간 다녔으나 1972년 중퇴하고 같은 해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견습 어린이들’이 당선돼 문인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에는 중편소설 ‘훈장’으로 ‘세대’지 신인문학상을 받아 문단에 정식 등단했다. 이후 그는 섬세한 감수성과 환상적 수법이 돋보이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언어유희로 비틀어진 세상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 존재의 구원을 탐구했다는 평을 받는다. 장편소설 ‘들개’·‘칼’·‘장수하늘소’·‘벽오금학도’ 등을 비롯해 시집 ‘풀꽃 술잔 나비’·‘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에세이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하악하악’·‘청춘불패’ 등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 갔다. 어린 시절 화가를 꿈꾸며 춘천교대 시절 미전에 입상한 경력이 있던 그는 1990년 ‘4인의 에로틱 아트전’과 1994년 선화(仙畵) 개인전을 열었다. 이 밖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과 시트콤, 케이블TV, 광고계를 넘나들며 문화계 전반에서 활동을 펼쳤다. 특히 170여만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리며 강경한 정치적 발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쏟아내 ‘트위터 대통령’으로도 불렸다. 2008년 뉴라이트 교과서 문제를 비롯해 김진태 전 의원의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발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발언 등에 대해 SNS로 비판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2012년에는 요즘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로 “존버(힘들어도 버틴다는 뜻) 정신을 잃지 않으면 된다”고 답해 ‘존버 정신의 창시자’로 불리기도 했다. 거침없는 소신과 입담으로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원로 작가라는 평을 받은 그는 2015년에는 한국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가는 강원도와 인연이 깊다. 경남 함양 외가에서 태어난 뒤 강원 인제군 본가에서 성장한 그는 춘천에서 30여년간 지내며 집필 활동을 이어 가다 2006년 이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의 감성마을로 이주해 투병 전까지 지냈다. 2018년에는 아내와 각자의 인생을 갖자며 졸혼(卒婚)을 선언해 화제가 됐지만, 부인 전영자씨는 고인의 뇌출혈 소식에 “남편이 불쌍하다”며 졸혼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동료 문인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이호준 시인은 “모든 꽃이 약속하고 진 듯, 느닷없이 세상이 텅 비어 버리고 말았다. 꽃들이 떠난 자리에 어둠이 가득하다. 어찌하나. 어찌하나. 다시는 손잡을 수 없겠구나”라며 스승이자 오랜 친구였던 선생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 작가와 각별한 사이였던 류근 시인도 페이스북에 “애통하고 비통하다”며 “문학으로도 인간으로도 참 많은 것을 주고 가셨다.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과 슬픔을 함께한다”고 썼다. 류 시인은 이 작가에게 ‘격식을 버리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늙은이’란 뜻의 ‘격외옹’(格外翁)이란 호를 지어 준 사람이기도 하다. 앞서 2020년 10월 이 작가의 아들 이한얼 영화감독은 투병 중이던 아버지를 위해 트위터에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제게 다시 공유해 달라”는 글을 남겼다. 이 감독은 당시 “보내 주신 글들을 아버지께 읽어 드렸는데, 그때마다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행복하시기 때문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작가는 올해 1월 1일 회복을 위해 여러 재활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으로 새해 인사를 한 바 있다. 이 감독은 당시 “아버지께선 근력이 많이 붙고 있다”며 “‘존버’의 창시자답게 몸소 존버를 실천하고 계신 모습을 보여 준다”고 밝은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씨와 장남 이 감독, 차남 이진얼씨 등이 있다. 빈소는 강원 춘천시 호반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033)252-0046.
  • 현대重1%나눔재단, 장애인 자립 위해 후원금 지원

    현대重1%나눔재단, 장애인 자립 위해 후원금 지원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이 장애인 지원 프로그램 공모사업을 통해 장애인의 생활개선과 자립을 돕는다.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은 장애인 프로그램 지원 공모사업을 통해 서울과 경기·충청·경상·전라도 등 전국 장애인 복지시설 25곳을 선정해 후원금 3억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공모사업은 장애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우수하고 참신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장애인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마련됐다.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은 지난 2월 전국 장애인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장애인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 모집했으며,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완성도 등이 높은 25개 시설을 선정했다. 선정된 시설들은 최대 2000만 원의 후원금을 각각 받아 생활개선, 자립교육, 치유 등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모사업은 각 시설에서 필요로 하는 도움을 전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직원들이 급여의 1%를 기부하기로 뜻을 모아 설립한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은 그동안 장애인의 재활 및 자립을 돕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매년 전국의 장애인 복지시설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한국영화감독조합과 손잡고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화면 해설이 포함된 배리어프리 영화도 제작하고 있다.
  •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 ‘총격사망’ 제작사 14만불 최고 벌금형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 ‘총격사망’ 제작사 14만불 최고 벌금형

    유명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63)이 출연한 ‘러스트’ 영화 촬영장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사망한 촬영 감독의 유족들이 볼드윈을 고소한 가운데 미국 뉴멕시코주가 러스트 제작사에 최고 벌금형을 매길 예정이라고 USA투데이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뉴멕시코주 직업 보건안전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스트 제작사는 ‘산업 안전 규정’을 의도적으로 위반했으며 무관심했고 이로인한 총기 안전관리 실패로 참사가 발생해 13만 7000달러의 최고 벌금을 부여받을 예정이다. 보고서는 “러스트 제작사는 총기 안전을 책임지는 직원에게 실탄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령한 탄약을 검사할 충분한 시간조차 제공하지 않았다”고 기재했다. 총격 사고는 앞서 지난해 10월 21일 뉴멕시코주 산타페이의 한 목장에서 영화 ‘러스트’ 촬영 리허설 중 발생했다. 주연 배우인 볼드윈이 든 소품 총에서 실탄이 발사됐고, 그의 맞은편에 있던 촬영감독 헐리나 허친스가 가슴에 총을 맞고 숨졌다. 허친스의 뒤에 서있던 영화감독 조엘 수자(48)도 총탄에 어깨를 맞는 부상을 입었다.총격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실제 무기가 사용되는데 대해 추가 안전교육을 받는 등 총기 안전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고 말한 현장 직원의 증언을 문서화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밥 제노웨이 산업안전국장은 AP통신에 “조사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기 사용에 대해 제작사 경영진이 명백한 위험 대비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서 위험이 뒤따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는 뉴멕시코주 결정에 대해 조만간 항소할 계획이다.
  • 연인 향한 시선에 또 한 방… 홍상수의 강렬한 자기 고백 [영화 리뷰]

    연인 향한 시선에 또 한 방… 홍상수의 강렬한 자기 고백 [영화 리뷰]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수상한 ‘소설가의 영화’는 가장 자기 고백적인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리얼리즘을 추구해 왔던 그는 27번째 장편에서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며 우연한 만남 속에 일상적이고 사소한 대화들을 이어 가는 연출 방식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설가 준희(이혜영)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성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욕망과 본능에서 자유롭지 못한 ‘찌질한 남자들’의 시선에서 여성을 대상화하곤 했던 기존 작품과 차별된다. 여성의 주체적인 시선으로 보다 객관화된 현실을 이야기하다 보니 영화는 한층 경쾌하고 편안해졌다. 직설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이혜영의 연기와 홍 감독의 즉흥 연출이 만나 예상치 못한 웃음을 안겨 주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베를린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해 괴로워하던 준희는 서울 근교에서 작은 서점을 하는 후배를 찾았다가 영화감독 효진(권해효) 부부를 만나고, 그들과 산책을 나섰다가 우연히 배우 길수(김민희)와 마주친다. 준희는 길수에게 영화를 같이 찍자고 설득한다. 건조하고 심심한 줄거리인데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준희와 효진은 함께 작업하던 영화가 중단돼 다소 어색한 사이. 효진의 부인은 둘의 관계를 봉합하려 애쓰지만 둘은 길수를 놓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또 충돌한다. 감독이 길수에게 “아직 젊은데 재능을 안 쓰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아까워하고 있다”고 하자 준희는 “이분이 초등학생도 아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잘하고 살면 존중해 주면 되는 거다. 누구나 다 돈만 버는 것에 관심 있는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인다. 홍 감독은 준희의 입을 통해 연인인 김민희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을 강하게 받아친 것이다. 준희는 또 “배우를 가장 편안한 상태에 놓고 그가 사람을 만날 때 진짜 발생할 것 같은 감정, 눈빛, 제스처를 카메라로 잡아내고 싶다. 모든 게 편하고 진짜여야 한다”고 강변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이후 홍 감독의 작품들은 김민희와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마지막에 길수가 꽃을 꺾어 들고 결혼행진곡을 흥얼거리는 장면에서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며 현실과의 경계를 흐린다. 조명 스태프 없이 저화질로 촬영한 영상은 때때로 노출과 포커스가 맞지 않지만 “사는 건 개판인데 영화에서만은 달라지고 싶은 강박이 사라졌다”는 효진의 대사처럼 영화에 임하는 홍 감독의 자세가 달라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21일 개봉. 92분. 12세 관람가.
  • [글로벌 In&Out] 러시아·우크라 문제에 대응하는 한일 차이/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러시아·우크라 문제에 대응하는 한일 차이/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비교하면서 어딘지 석연찮은 느낌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한일은 미국과 동일한 보조를 취하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관한 양국 언론과 아카데미즘의 논조 등을 접하면서 둘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느껴졌다. 그러던 중 하나의 사건을 만났다. 지난 12일 도쿄대 입학식에서 나온 칸영화제 수상 경력의 여성 영화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축사에 몇몇 저명한 국제정치학자들이 비판을 제기한 것이다. 가와세 감독은 “러시아란 나라를 악당이라고 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 나라의 정의가 우크라이나의 정의와 충돌한다면 이를 말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방적으로 한쪽 의견에 좌우돼 사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악’(惡)을 존재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안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극히 상식적이면서도 높은 식견을 가진 말이라고, 적어도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의를 같은 차원으로 보는 것은 감성이 결여된 것”, “양비론을 초월적인 정의로 밀어붙이려는 사람들이 득세하고 있다” 등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나는 가와세 감독의 말을 결코 양비론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는 “러시아는 나쁜 존재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가 아니라 “왜 러시아는 침략행위를 선택했는가”를 내재적으로 이해하는 지적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요즘 내가 계속 느끼는 게 있다. 이 문제에 관한 한일 언론과 아카데미즘의 논조를 접하면서 한국의 논의가 더 뛰어나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러시아, 소련 등 동유럽 연구에 관해서는 일본이 훨씬 방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있고, 연구 역사가 짧은 한국보다 우수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어쩌면 그게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 왜 그럴까. 일본의 담론은 결론이 정해져 있는 데 비해 한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일본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 이외의 선택지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의 의도 따위는 탐색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20세기 전반의 침략전쟁 역사를 불식시키기 위해 더 과잉반응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반면 한국은 대미 협력이라는 선택에서는 일본과 같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동안 쌓아 온 ‘북방외교’의 성과를 살리기 위해 좀더 다른 선택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다. 이는 미중 대립을 둘러싼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문재인 정권의 자세는 미중 대립의 심화에 따라 현실적 기반을 상실하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차기 정권은 한미동맹 강화로 무게중심을 옮겨 중국과 거리를 두는 외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으로서 당연하고도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선택을 하더라도 그에 따른 이해 편익을 계산하고 고민해 ‘자각적’으로 하는 것과 아무 고민 없이 ‘무자각적’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한국이 전자인 데 비해 일본은 후자인 듯하다. 미중 대립의 심화는 한국 외교의 입지를 좁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대립을 조정할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왜 우선해야 하는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미중 대립으로 손해를 보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오히려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의 현재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것인지 쉽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같은 선택을 하더라도 좀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고민하는 것을 좀더 이해하고 그것을 공유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도 일본에 대해 고민을 좀더 솔직하게 토로하고 공감을 구해야 하지 않을까.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인도 혈통을 끝까지 숨긴 할리우드 여배우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인도 혈통을 끝까지 숨긴 할리우드 여배우

    멀 오베론이 누군가 싶을지 모르겠다. 로렌스 올리비에와 호흡을 맞춘 ‘폭풍의 언덕’이 대표작이라고 하면 무릎을 탁 칠 올드 영화팬이 있을지 모르겠다. 할리우드 흑백 시절의 여자 스타였다. 본명이 에스텔 멀 오브라이언 톰프슨인 그녀는 1928년부터 1973년까지 은막을 누비다 1979년 11월 23일(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서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런데 아름다운 그녀가 평생 간직한 비밀이 하나 있었다. 1911년 2월 19일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앵글로 인도인이었다는 사실을 꽁꽁 숨긴 채 일생을 보냈다. 이른바 할리우드의 황금시대 여배우로서 평생을 백인인 척 살았다고 영국 BBC가 16일 전했다. 오베론이 오스카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남아시아 출신 배우란 사실을 2009년 처음 밝혀낸 인물이 미국 작가 겸 연구자 마유크 센이었다. 어릴 적 그녀의 영화를 보고 빠져든 그는 그녀의 과거 얘기를 파헤치는 데 몰두했다. “퀴어(성적 소수자)로서 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는 적대적인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 정체성 일부를 숨겨야만 하는 이들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오베론의 어머니 샬럿 셀비는 몰디브 신할라 피와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의 피가 섞여 있었고, 아버지는 영국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녀로 남편을 만났다는 것이었다. 1914년 아버지가 세상을 등지자 3년 뒤 가족이 콜카타로 이주했다. 1920년에 아마추어 연극 극단에 들어가 연기를 시작했다. 1925년 무성영화 ‘The Dark Angel’에서 주인공 빌마 뱅키를 연기했다. 3년 뒤 프랑스로 떠났는데 한 육군 대령이 자신을 영화감독 렉스 잉그램에게 소개해 준 덕분이었다. 그녀는 잉그램의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그런데 2014년 다큐멘터리 ‘멀의 곤란한 일(The Trouble with Merle)’을 통해 실은 셀비가 오베론의 할머니였으며, 셀비의 딸 콘스탄스가 오베론을 낳은 뒤 한동안 둘을 자매처럼 길렀다는 가족사가 밝혀졌다. 이것만 아니었다. 나중에 오베론과 결혼한 영화감독 알렉산더 코다는 그녀를 1933년 작품 ‘헨리 8세의 사생활’에 앤 볼린으로 캐스팅하면서 하얗지 않은 피부색을 설명하기 위해 태즈메니아 출신이라고 꾸몄다. ‘멀의 곤란한 일’을 감독한 마리 델로프스키는 “태즈메니아가 새로운 그녀의 출신지로 선택됐는데 미국과 유럽에서 아주 먼 곳이면서도 일반적으로 영국인들이 핵심을 이루는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베론은 호바트 출신의 상류층 소녀였는데 아버지가 사냥 사고로 죽자 인도로 이주한 것으로 포장됐다. 그런데 오베론은 말년에 태즈메니아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호주 언론들이 자부심과 호기심을 품은 채 그녀를 취재하기도 했다. 사실 어머니가 마오리 피가 섞여 있어 아주 터무니없는 얘기도 아니었다. 해서 그녀는 태즈메니아가 고향이라고 공언하기도 했으며 콜카타 얘기는 거의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콜카타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를 기억한다. 수난다 K 다타 레이 기자는 “1920년대와 1930년대 수많은 영국인들의 회고록에 그녀에 대한 언급이 있다”면서 “사람들은 그녀가 이 도시에서 태어나 전화 교환수로 일했으며 유명 식당에서 열린 미인대회 우승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할리우드의 출연 제의가 쏟아져 미국으로 다시 옮겼고, 1935년 ‘The Dark Angel’로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됐다. 하지만 할리우드에 확고한 지위를 부여한 것은 역시 ‘폭풍의 언덕’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캐스팅을 놓고 경합했던 비비앤 리도 인도 출신 여배우였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오베론이 더 유명해서 선택했다고 했다. 당시 일간 뉴욕 타임스(NYT) 리뷰를 보면 그녀가 “브론테가 그린 여주인공의 혼을 완벽하게 포착했다”고 높이 샀다. 1930년대 후반 오베론은 할리우드에서도 소위 빅리그에 들어섰다. 음악 제작자 콜 포터,극작가 노엘 코워드 같은 이들과 스스럼없이 이너서클을 형성했다. 첫 남편 코다와 베테랑 제작자 새뮤얼 골드윈이 남아시아인 특유의 억양을 지우는 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밝은 얼굴 빛이 백인이라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지만 오베론의 비밀은 스스로를 짓눌렀다. 센은 “그녀는 여전히 가끔 혼혈이란 점을 침묵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지만 동시대 기자들은 그을린 얼굴을 지적하곤 했다”고 말했다. 몇몇은 피부를 하얗게 만들거나 변색 치료를 받다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1937년 자동차 사고로 다치고 얼굴에 생채기가 생겼는데 촬영감독 루시앵 발라드가 절묘하게 화면에 잡히지 않게 해줬다. 덕분에 코다와 이혼한 그녀는 1945년 발라드와 재혼할 수 있었다. 센은 “몇몇 소식통들은 그 기술이 카메라 앞에 선 멀의 얼굴을 하얗게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기도 했다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오베론의 조카 마이클은 1979년 가족들의 회고록 ‘매력적인 삶들(Charmed Lives)’을 출간했는데 이모가 본명이나 태어난 곳을 발설하면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오베론을 돕는 이들은 똘똘 뭉쳐 그녀의 숨겨진 과거를 감추려 애썼다. “난 다리 아래 충분한 물이 흘러갔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여전히 늘 마음 속에 자신의 과거를 숨겨두고 있었다”고 말했다.수수께끼를 간직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1965년 호주를 방문했던 그녀는 현지 기자들이 그녀의 배경에 대해 호기심을 드러내자 공중 앞에 나타나지 않고 일정을 단축해 귀국했다. 1978년 태즈메니아를 마지막으로 찾았을 때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이 일자 그녀가 갈팡질팡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오베론은 한 번도 대중 앞에서 진실을 얘기하지 않다가 1979년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1983년에 전기 ‘멀 공주- 멀 오베론의 로맨틱 인생’에서야 베일이 벗겨졌다. 저자들은 뭄바이에서 출생 기록을 찾아냈고, 세례 증명서, 인도 친척들이 갖고 있던 편지들과 사진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책을 통해 센은 남아시아 여성이 “그녀를 수용할 수 있도록 기획되지 않은 업계를 탐지하고 이런 사람들과 싸우며 영화 작업을 하는 과정에” 직면했던 수많은 압력들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런 투쟁들을 해결하는 일은 쉬웠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판단하는 것보다 동감하고 더 많은 배려를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 日 영화계 ‘미투’ 천재 영화감독의 추악한 민낯

    日 영화계 ‘미투’ 천재 영화감독의 추악한 민낯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함께 2000년대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며 ‘천재 감독’이라 불리는 소노 시온(61)이 여배우들에게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화 ‘차가운 열대어’ ‘러브 앤 피스’ ‘고스트랜드’ ‘두더지’ ‘리얼 술래잡기’ ‘지옥이 뭐가 나빠’ ‘자살클럽’ 등을 만든 소노 시온의 작품에 출연한 여배우들은 용기를 내 증언에 나섰다. 일본매체 ‘주간여성 프라임’에 따르면 여배우 카구라자카 메구미를 아내로 둔 소노 시온은 자신의 작품에 출연하는 여배우 A를 불러내 성행위를 강요했고, 배우가 거절하자 다른 여배우를 불러 A 앞에서 성행위를 했다. 놀란 A를 조감독이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러브호텔로 데리고 가려고 했다. 소노 시온은 평소 “여배우들이 나와 일하길 바라기 때문에 내 방에 들른다”, “주연 여배우에게는 대부분 손을 댔다” 등의 발언을 했다. 여배우 B 역시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소노 시온이) ‘나는 많은 여배우에게 손을 댔다. 손을 댄 사람에게는 일을 주기에 다른 감독들과 다르다’고 말하더라”라고 밝혔다. 소노 시온과 관계를 맺었다는 B는 그가 비정상적 성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B는 “소노 시온이 ‘남자친구가 있으면 남자친구한테 전화하면서 하고 싶다. 없으면 나를 위해 남자친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다른 여배우는 소노 시온이 자신 앞에서 매니저와 성관계를 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소노 시온은 이같은 보도와 관련 “모르겠다. 말도 안 된다”는 답변만 할 뿐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남성 감독·배우 성폭력 가해 폭로 사사키 히로히사 감독은 SNS를 통해 “소노 시온의 악행은 모두 알고 있었고 제작진들에게 알렸으나 방치하고 악행을 용인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영화 감독 사카키 히데오(51)가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간문춘은 사카키 히데오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여성들은 과거 사카키 히데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고, 그가 알몸 사진까지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기혼인 사카키 히데오는 4명의 여성 중 3명과의 성관계를 성폭력이 아닌 합의된 관계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불륜행위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사과를 했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새 영화 ‘밀월’의 3월 25일 개봉은 취소됐다. 남배우 키노시타 호우카가 여배우들에게 연기 지도라는 명목으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호우카는 이 보도로 매니지먼트 계약을 해지하고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일본 영화계는 최근 계속되는 ‘미투’ 폭로와 관련 “불행히도 훨씬 이전부터 반복된 행위들”이라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 삼성호암상에 김혜순 시인·하트-하트재단…5명·1개 단체 선정

    삼성호암상에 김혜순 시인·하트-하트재단…5명·1개 단체 선정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김혜순(67) 시인 등 5명과 장애아동 복지단체 하트-하트재단이 선정됐다. 6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는 ▲ 예술상 김혜순 시인 ▲ 사회봉사상 하트-하트재단 ▲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오용근(61) 포스텍 교수 ▲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장석복(60) 카이스트 특훈교수 ▲ 공학상 차상균(64) 서울대 교수 ▲ 의학상 키스 정(57)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등 개인 5명, 단체 1곳이다.재단은 국내외 저명 학자, 전문가로 구성된 46명의 심사위원과 47명의 해외 석학 자문위원이 참여해 4개월간의 심사 과정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봉준호 영화감독이 받은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 시인은 여성의 존재방식에 대한 끊임 없는 사유와 언어적 실험을 통해 고유한 시적 성취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스웨덴 문학상 ‘시카다상’을 받는 등 동시대 한국 시인으로는 가장 뚜렷한 국제적 존재감과 평판을 인정받았다. 하트-하트재단은 1988년 설립 후 취약 장애아동 복지사업과 인식 개선 사업을 벌여왔고, 2006년부터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설립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 등 국내외에서 1000여 회 공연을 펼치며 장애인 문화복지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을 받은 오 교수는 현대 수학 분야인 사교기하학에서 교과서적 업적을 남긴 세계 수학 분야의 한국인 리더로 꼽힌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을 받은 장 특훈교수는 유기화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화학자이며, 공학상을 받은 차 교수는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던 데이터를 D램에 압축·저장해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의학상을 받은 정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올해 시상식은 내달 31일 열릴 예정이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호암재단은 삼성호암상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이 탁월한 수상자들을 앞으로도 지속 발굴해 인류 문명의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삼성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생의 유지에 따라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제32회 시상까지 총 164명의 수상자에게 307억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 황동혁 감독 “차기작은 ‘노인 죽이기 클럽’”

    황동혁 감독 “차기작은 ‘노인 죽이기 클럽’”

    전 세계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일으킨 황동혁 감독이 “차기작으로 ‘오징어 게임’ 보다 더 폭력적인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한 매체가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황 감독은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영상 콘텐츠 박람회 밉TV 행사에서 ”다음 작품으로 영화 ‘노인 죽이기 클럽’(Killing Old Men Club)을 준비 중”이라며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이미 25장 분량의 대본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징어 게임’보다 더 폭력적일 것”이라며 “영화가 나온 다음에는 노인들을 피해 숨어야 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두 번째 시즌에 대해선 “2024년 말까지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만난 일화도 들려줬다. 그는 “미국 영화연구소(AFI) 시상식 오찬에서 만난 스필버그가 ‘당신 드라마를 사흘 만에 다 봤다. 당신의 뇌를 당장 훔치고 싶다’고 말했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칭찬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은주 기자
  • 홍상수와 7년째 불륜… 김민희 ‘근황’ 포착

    홍상수와 7년째 불륜… 김민희 ‘근황’ 포착

    홍상수 감독과 7년째 불륜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김민희의 근황이 포착됐다. 홍상수 감독 영화 ‘소설가의 영화’ 측은 지난 4일 공식 스틸컷을 통해 김민희의 모습을 공개했다. 김민희는 야생화를 손에 든 채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21일 개봉하는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 준희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부부를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다 여배우 길수 역의 김민희를 만나게 되어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선보인 후 외신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홍 감독은 ‘소설가의 영화’로 지난 2월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당시 홍 감독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너무 놀랐다”라며 “제 배우 김민희를 무대에 올려도 괜찮겠냐”라는 돌발행동을 했다. 김민희는 “오늘 상영에서 관객분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주신다는 것을 느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못 드리고 내려왔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번에 상영한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울먹였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홍 감독은 지난 2017년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 시사회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며 김민희와 외도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파문을 일으켰다. 홍 감독은 2019년 현재 아내와 이혼 소송에서 패소해 여전히 기혼 상태다. 하지만 두 사람은 7년째 불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 현대오일뱅크 급여 1% 나눔 사회공헌 활동

    현대오일뱅크 급여 1% 나눔 사회공헌 활동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영화 제작, 급여 1% 기부 등 임직원이 함께하는 현대오일뱅크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31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회사 임직원들은 2011년 11월부터 매월 급여 1%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회사의 제안과 노동조합의 동참으로 시작한 이 나눔 운동은 우리 사회에서 기부 문화가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는 한국영화감독조합과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자막과 화면 해설이 포함돼 시청각 장애인과 초고령층뿐만 아니라 한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다문화 가정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2020년엔 영화 ‘감쪽같은 그녀’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애니메이션)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했다.
  • [문화마당] 우리집 3번남에 대하여/김동명 영화감독

    [문화마당] 우리집 3번남에 대하여/김동명 영화감독

    내 남편은 3번남이다. 요즘 세간에서 분류되고 있다는 1번남이나 2번남이 아닌 3번남. 그간 우리들이 이분법의 진창에서 차별과 혐오의 소용돌이를 관통하고 있었다면 남편은 그 소용돌이를 조망하며 자신의 줏대를 굽히지 않은 ‘대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편이 3번남으로서 가졌던 소박한 소망은 다당제와 이를 통한 인간에 대한 다양성 존중, 즉 더이상 인간이 인간 위에 군림해 차별로 고통받는 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대남과 이대녀, 1번남과 2번남의 갈라치기로 인한 혐오의 시간이 소멸되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2.4%대의 투표 결과였다. 이대남과 이대녀에서 1번남과 2번남까지 혐오의 프레임을 깨부수기보다 그것이 더 심화되는 경로 위에서 3번남 혹은 3번녀들이 설 곳은 어디일까. 누군가는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갈라쳐진 형국은 사이버렉카와 같은 유튜버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찌 이들만의 잘못이겠는가. 이들을 인용해 ‘복붙’하고 남용해 가며 힘을 실어 준 몇몇 언론과 정치인들의 잘못이 아니겠는가. 얼마 전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당시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맞서 ‘출산 보이콧’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여성들이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극단의 움직임들은 그 말이 실제 운동으로 이어지는 효능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이분법의 프레임만이 공고해지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래서 중요해지는 것이 정치적 효능감을 잃은 극단의 것들을 걸러낼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언론의 역할이다. 나는 위의 기사가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혹여나 사실일지라도 분명 남용된 인용이며 복붙일 것이다. 혐오의 탄생은 이렇게 복붙처럼 쉽고 가볍다. 지나오는 과정의 자극들로 인해 극단의 것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살을 붙여 눈덩이가 된다. 이 눈덩이로 산사태를 맞은 우리들의 말초신경이 남아날까 걱정되는 것은 기우일까. 정치적 효능감을 내 스스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부터 채우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더이상 내 말초신경은 나의 것이 아니게 되고 검증 없이 아무런 말이나 나불거려도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말초신경들의 최종합은 무뎌져 기형적이 된다. 그래서인지 자꾸 1번남이니 2번남이니 갈라치는 용어들이 마음에 걸린다. ‘말이 칼이 될 때’라는 책에서 홍성수 교수는 혐오표현의 규제 방법에 대해 말한다. 그는 혐오표현을 금지해 직접 격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표현을 활성화하고 소수자 집단과 시민사회가 혐오표현에 대한 내성을 가질 수 있게 지지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덧붙여 이를 보조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한다. 그렇다. 내 남편을 표현한 ‘대쪽’ 3번남이 효력을 가지려면 표현이 더 많이 다양해지고 그것들을 비판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는 홍 교수가 말한 차별금지법 제정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무차별적으로 가해져 왔던 혐오표현들에 최소한의 시정을 권고하고 명령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만드는 것 말이다. 그 이후에야 나는 비로소 언론에서 전하는 1번남과 2번남이라는 표현이 편해질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농담인 3번남과 3번녀들에게 ‘대쪽’ 같은 성품이라며 웃는 얼굴로 어깨를 토닥일 수 있을 것 같다.
  • “美여배우 브리트니 머피 32세 급사”...사인은?

    “美여배우 브리트니 머피 32세 급사”...사인은?

    미국 유명 배우 브리트니 머피와 그의 남편 사이먼 몬잭이 사망한 이유가 재조명됐다. 13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브리트니의 죽음에 얽힌 의혹이 소개됐다. 영화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브리트니 머피는 개성파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지난 2009년 32세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해 충격을 안긴다. 브리트니는 자신의 집 욕실에서 샤워를 하다 기절해 발견됐고 어머니인 샤론 머피가 이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폐렴 등으로 인한 ‘돌연사’. 하지만 예기치 않은 죽음에 사람들은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브리트니는 약물 과다 복용 상태였는데 실제로 침실에서 90개가 넘는 처방전과 약이 발견됐다. 심지어 가명으로 처방받은 처방전도 나왔다. 다행히 모두 합법적인 약물이었지만 비교적 흔한 질병이었는데도 이렇게 많은 약을 처방 받은 것은 의아함을 남겼다.남편이 유력한 용의자 “부검 강력히 반대했다” 사람들은 브리트니의 남편이었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사이먼 몬잭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브리트니와 사이먼은 2006년 첫 만남을 가진 후 1년도 지나지 않은 2007년 4월 결혼했는데 제작자 엘리슨 버넷 등에 따르면 사이먼은 여자 관계로 인한 문제가 잦았다고 한다. 이미 두 명의 혼외자녀까지 있는 상태였으며, 6억원의 채무까지 지고 있었다. 결혼 전 브리트니는 이 모든 사실을 몰랐다. 게다가 사이먼은 브리트니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이메일을 관리하며 철저히 관리했으며, 매니저 등 스태프를 해고해 그녀를 완벽히 고립시켰다. 무엇보다 사망한 브리트니를 부검하려고 하자 사이먼은 강력히 반대하기까지 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어머니 샤론과 함께 출연한 뉴스쇼에서 “비단 같은 몸에 칼을 댈 수 없었다”고 밝혔다. 브리트니 사망 후 5개월 후에 남편도 사망...사인은 ‘폐렴’ 용의자가 사이먼일 것이라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브리트니 5개월 후인 2010년 사이먼이 갑자기 숨을 거두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졌다. 그의 사인 역시 폐렴이었다. 브리트니와 사이먼이 잇따라 사망하자 어머니인 샤론 머피가 또 다른 강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세 사람은 결혼 후 함께 한 집에서 생활했으며, 심지어 샤론은 브리트니가 사망한 후 사이먼과 한 침대를 사용해 충격을 자아냈다. 또 샤론 역시 브리트니의 부검을 강력히 반대했다는 점도 의심을 키웠다. 일각의 주장에 따르면 샤론과 사이먼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 뒤 브리트니를 살해했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자 샤론이 사이먼 역시 살해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추문에 불과한 의혹이었지만, 4년 후 2013년 브리트니의 머리카락에서 많은 양의 중금속이 발견되면서 다시금 어머니인 샤론의 살해 의혹이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샤론은 결백을 주장했다. 브리트니의 머리카락으로 분석을 진행한 전 남편이 오히려 자신에게 누명을 씌웠다고도 했다. 소문은 무성하지만 브리트니 사망 후 13년이 지난 지금도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 판빙빙, 아직 한국에?…강제규 감독과 ‘어깨동무’

    판빙빙, 아직 한국에?…강제규 감독과 ‘어깨동무’

    중국 톱배우 판빙빙이 영화감독 강제규와 만났다. 13일 판빙빙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마이웨이’가 10년이 됐다. 강제규 감독은 하나도 안 변했다”는 글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판빙빙과 강제규 감독의 모습이 담겼다. 판빙빙은 “그와 함께 수다 떨고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같이 술 마시는 것도 정말 좋았다. 우린 어젯밤에 레드와인 세 병을 마셨다”고 썼다. 앞서 판빙빙은 2018년 이중계약에 의한 탈세 파문 이후 자취를 감춰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실종설, 사망설까지 돌았으나 지난달 개봉한 미국 영화 ‘355’에 출연하며 복귀를 알렸다. 판빙빙은 최근 한국에서 국내 드라마 ‘인사이더’를 촬영 중인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판빙빙은 ‘인사이더’에 특별 출연한다.
  • ‘블랙팬서’ 감독, 은행강도로 오인 ‘체포’…인종차별 논란

    ‘블랙팬서’ 감독, 은행강도로 오인 ‘체포’…인종차별 논란

    ‘블랙 팬서’ 라이언 쿠블러 감독이 은행 강도로 오인받아 체포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매체 TMZ에 따르면 현재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영화 ‘블랙팬서2’를 촬영 중인 라이언 쿠블러 감독은 지난 1월 시내에 위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에 들어가 현금을 인출하고 싶다는 쪽지를 건넸다가 경보가 울려 경찰에 체포됐다. 흑인 영화감독이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려다 경찰에 체포까지 됐던 상황을 두고 인종차별적 해프닝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매체가 입수한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내 계좌에서 1만2000달러를 인출하고 싶다. 돈 계산은 다른 곳에서 해주셨으면 한다. 신중하고 싶다”는 내용의 쪽지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내용에 경보가 울렸고, 은행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쿠글러 감독을 비롯해 일행 두 사람이 체포됐다가 풀려놨다. 경찰이 출동하자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황당해 하면서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영상 또한 공개됐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해당 사실이 보도된 뒤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상황은 결코 일어나지 않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2015년 마이클 B. 조던,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록키’ 스핀오프 ‘크리드’, 2018년 전세계적 히트를 기록한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 펜서’를 연출한 스타 감독이다. 신작 ‘블랙팬서2:와칸다 포에버’는 오는 11월 11일 개봉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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