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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지식:그 탄생과 유통에 대한 모든 지식(피터 버크 지음, 박광식 옮김, 현실문화연구 펴냄) 근대초 유럽의 지식인들은 ‘지식의 공화국’ 혹은 ‘학식의 공화국’이라는 가상의 공동체를 이뤘다. 이 국경없는 공화국은 오로지 지식을 공통분모로 경계없이 만나고 흩어졌다.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은 지식인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텔리겐치아”로,“어디에도 뿌리를 박지 않고 상대적으로 계급에서 자유로운 집단”으로 규정했다. 이 책은 지식의 탄생과 흐름, 분류, 판매, 소비, 상품화, 그리고 지식인의 정체를 추적한 ‘지식의 사회사’다.1만 5000원. ●강조해야 할 것(수전 손택 지음, 김유경 옮김, 시울 펴냄)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다.”라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서구미학의 전통을 이루던 내용과 형식의 구별,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을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전 손택. 그는 에세이스트, 소설가, 예술평론가,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등으로 활동하며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뉴욕 지성계의 여왕’ 등의 별명을 얻었다. 이 책은 독일 영화의 전설 파스빈더의 영화에서 하욱에스트와 호지킨의 그림, 차일즈와 커스틴의 춤, 볼랜드와 매플소프의 사진작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분석한다.2만 3000원. ●다빈치의 위대한 발명품(도미니코 로렌차 지음, 이재인 등 옮김, 시공사 펴냄) 스푸마토 기법의 오묘한 색감만큼이나 신비와 미스터리의 인물로 다가오는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가 숱한 발명품을 남긴 과학자였다는 것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이 책은 그가 남긴 발명노트를 3D로 재현한다. 다 빈치 노트속의 장갑선, 권양기, 비행용 기계 등을 디지털로 복원해 숨겨진 과학적 업적을 들춰낸다. 또 태엽과 톱니바퀴로 작동되는 시계, 직조기, 제분기, 인쇄기 등과 오르페우스극 무대장치, 두개골 모양의 리라, 자동드럼, 비올라 등 놀라운 발명품들이 도판과 함께 소개된다.3만 2000원. ●지폐 꿈꾸는 자들의 초상(박구재 지음, 황소자리 펴냄) 프랑스왕 루이 16세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냐라는 새 지폐를 대량 발행한 뒤 자기의 인물 초상을 넣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물가폭등에 따른 경제파탄으로 대혁명이 시작됐고, 혁명군은 루이 16세 체포령을 내렸다. 마부로 변장한 왕은 궁을 빠져나와 다른 나라로 탈출을 시도한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루이 16세를 단두대의 이술로 사라지게 한 것은 지폐 속에 그려넣도록 한 자신의 얼굴이었다. 탈출하는 그를 알아본 시골의 한 농부가 신고했고, 루이 16세는 체포되고 만 것이다. 지폐 속에 등장하는 세계 22개국 인물 39명의 이야기를 다뤘다.1만 2800원. ●신들도 꿈꾸는 그리스 섬 기행(정구일 지음, 작은이야기 펴냄) 그리스에는 3100여개의 섬들이 있다. 그중 상당수의 섬이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 모여있는데 이곳이 바로 에게해다.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이 오랫동안 공방을 벌이던 에게해의 섬들 대부분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거의 그리스 영토로 편입됐다. 에게해는 미노소스의 황소괴물을 물리친 테세우스의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슬퍼해 몸을 던진 곳이기도 하다. 그가 바로 아이게우스. 그것이 유래가 돼 에게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신화가 숨쉬는 에게해 섬에 대한 인문기행서.1만 1000원. ●하늘에 수놓은 구름 이야기(임소혁 지음, 대원사 펴냄) 권운(새털구름) 권적운(조개구름) 권층운(햇무리구름) 고적운(양떼구름) 고층운(회색차일구름) 난층운(비구름) 층적운(층쌘구름) 층운(안개구름) 적운(뭉게구름) 적란운(소나기구름) 등 10종의 기본구름에 대해 설명. 산악사진가인 저자는 구름장 햇살, 구름바다 등 다채로운 구름의 모습을 300여컷의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1만 8000원.
  • 중국인 최고 몸값은 야오밍 134억원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야오밍(姚明·26·휴스턴 로키츠)이 가장 브랜드 가치가 높은 중국인으로 꼽혔다. 중국 브랜드연구원은 18일 ‘올해의 개인 브랜드 가치 100위’를 선정하고 야오밍의 몸값이 1억 1331만위안(약 134억원)이라고 밝혔다. 영화 ‘와호장룡’,‘게이샤의 추억’ 등에 출연한 장쯔이(章子怡·26)는 9899만위안(약 117억원)으로 2위, 아마추어 가수대회로 데뷔해 최고 스타가 된 리위춘(李宇春·22)은 9620만위안(약 114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포털 써우후(搜狐)의 최고경영자 장차오양(張朝陽·42)과 가전 유통의 거부로 떠오른 황광위(黃光裕·36) 궈메이(國美)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고, 가수 왕페이(王菲)와 자오웨이(趙薇), 영화감독 첸카이거(陳凱歌)와 장이머우(張藝謀), 육상선수 류상(劉翔)도 10대 개인 브랜드에 들었다.홍콩 연합뉴스
  • 장이머우 베이징올림픽 총지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행사의 총감독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가 선정됐다. 특별 자문위원으로는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위촉됐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6일 개·폐막 행사의 책임자를 발표했다. 베이징올림픽은 2008년 8월8일 개막될 예정이다. 개·폐막 행사의 총감독으로 선정된 장이머우 감독은 ‘붉은 수수밭’과 ‘영웅’ 등 한국 영화팬에게도 잘 알려진 감독이다.특별 자문위원이 된 스필버그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의 개·폐막식을 지금까지 보았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총감독은 중국 인민해방군 총정 가무단 장지강 단장과 국가가무단 부단장 겸 예술총감독 천웨이야가 각각 선정됐다.jj@seoul.co.kr
  • 신상옥 감독 파란만장 일대기 영화로

    지난 11일 타계한 고 신상옥 감독이 15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갖고 영면(永眠)에 들었다. 대한민국영화계장(葬)으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제자인 이장호 감독이 고인의 약력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해 영화배우 신영균·태현실과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추모사, 김동길 교수의 조시(弔詩) 낭독 등으로 이어졌다. 장례집행위원장인 신영균씨는 추모사에서 “큰 별은 결코 지지 않고 우리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빛난다.”며 “감독님이 계셨기에 한국영화계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업적을 기렸다. 영결식에는 영화배우 남궁원 윤양하 이덕화 안성기 엄앵란 고은아, 영화감독 배창호·정지영씨,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고인은 경기도 안성 천주교 묘원에 안장됐다. 한편 고인의 파란 많은 일생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반지의 제왕’‘매트릭스’ 등을 만든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베리 오스본 주도로 한·미 공동제작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 시나리오 초고가 나온 상태다. 국내 제작사인 보람영화사 이주익 대표는 “2004년 말 베리 오스본이 먼저 제안해와 고인에게 허락받았다.”며 “탈북 등 영화 외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영화인으로서의 일생 자체를 주목한다기에 허락하는 것이라고 감독이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영화의 스태프는 미국, 배우는 한국에서 각각 동원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제작비 규모와 고인의 사생활 부분이 들어갈지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7) 영상물의 구조와 법칙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7) 영상물의 구조와 법칙

    ●생각 열기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재벌 2세이거나 부유하고, 공부 잘하고, 잘 생겼으며, 운동에도 뛰어나다. 반면 여주인공은 착하지만 평범하다. 그리고 항상 예쁘다. 이상하게도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고, 둘의 관계는 삼각관계로 얽혀든다.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다른 여자는 여 주인공을 미워하고 두 사람 사랑을 방해한다. 결국 두 주인공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 주인공은 신데렐라가 된다. 때로는 남녀의 역할이 뒤바뀌기도 하고, 여 주인공을 헌신적으로 아끼고 도와주는 새로운 남자가 등장해서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악당은 막강한 힘과 능력으로 주인공을 쉽게 죽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넋 놓고 있다가 주인공에게 당한다. 공포영화에서 자기 혼자서 살겠다고 하는 사람은 항상 죽는다. 드라마, 공포 영화, 애니메이션 등 우리가 즐기는 여러 매체의 영상물들은 이야기 전개에서 이처럼 특정한 법칙을 따른다. ●생각에 날개달기 액션영화에서 시한 폭탄이 터지려 한다. 주인공은 폭탄을 찾아 멈추려 하지만 쉽지 않다.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며 가슴 조린다. 폭탄은 결정적인 순간 몇 초 혹은 0.01초의 시간을 남기고 멈춘다. 비로소 관객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만화영화에서도 주인공은 심하게 얻어맞거나 곤경에 처한다. 어린 시청자들은 마음 졸이며 주인공을 응원한다. 결국 주인공은 변신, 합체, 마법 등으로 한순간에 상황을 반전시키고 악당은 보복을 다짐하며 사라진다. 그런데 이런 구도가 늘 반복된다는 것을 알고 보면 어떨까? 폭탄은 곧 멈춰질 것이고, 주인공은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다면 별 긴장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드라마를 많이 시청한 분들 중에서는 드라마의 다음 장면을 예언하는 분들이 있다. 그 예상은 대부분 들어맞지만, 신기하게도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다. 무엇 때문일까? 비슷한 구조가 반복되고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있게 되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드라마와 만화영화를 볼 수 있다. 이것은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익숙한 것을 즐기는 것이 훨씬 쉽고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미디에도 반복되는 구조가 있다. 같은 전개방식과 대사가 반복되면 관객들은 다음 대사를 따라 하기도 한다. 바로 그 순간 관객은 극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너무나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신선하던 코너도 곧 식상해지고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생명력이 긴 코너는 대체로 연기력이 바탕이 되거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것들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트 영화는 쉽고 재미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별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고 간단하며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 세기 가까이 영화를 제작하다 보니 이야기 소재가 고갈되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 영화 위기는 소재의 고갈, 아이디어의 고갈이다. 외국에서 새로운 감독을 끌어오고, 아시아 영화의 판권을 사와서 리메이크작을 만드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서는 영화를 수 천편 보면 된다는 말이 있다. 대체적인 이야기 구조와 인물유형을 여기 저기 영화에서 따오면 초벌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할리우드에는 시나리오를 대신 써주는 소프트웨어가 있겠는가? 오늘날 한국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약진하는 데는, 그 속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신선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기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은 하나의 상품으로 제작된다. 제작자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제품보다는 익숙한 기성품을 제공한다. 대량으로 만들어 팔려면 일정한 틀과 장르를 만들어 찍어내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반복과 정해진 틀에 안주하다 보면 작품은 정체되고 퇴보한다. 독립영화와 단편 애니메이션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고 기존의 이야기 구조만을 답습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할리우드 영화밖에 없다면 영화산업은 계속 발전할 수 있을까? 영화의 작품적 완성도는 떨어지며, 산업적으로도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화의 세계화와 발전이 지배와 침략이 되지 않으려면 다양성을 존중하고 키워줄 줄 아는 의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모호한 예술 영화를 보고 재미를 느끼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없이 전형적인 이야기만 양산된다면, 창조적인 사고를 펼치고 포용할 줄 아는 문화는 점점 위축될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은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지만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 주머니 넓히기 (1)기존 구조를 벗어난 신선한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보았다면, 무엇이 달랐는지 이야기해 보자. (2)여러분이 작가라면 삶의 어떤 면을 표현하고 싶은가? (3)친구에게 추천할 만한 독립영화나 단편 애니메이션 등이 있는가? 인터넷에서 독립영화와 다양한 공연 정보를 찾아보자.
  • 영화감독 신상옥씨 별세

    영화감독 신상옥씨 별세

    한국영화계의 거목 신상옥 감독이 11일 오후 11시39분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80세. 신 감독은 2년 전 간이식 수술을 받은 뒤 통원치료를 받아오다 건강이 악화돼 보름 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1926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고려영화협회 미술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1952년 영화 ‘악야’(惡夜)로 감독 데뷔한 이후 ‘성춘향’‘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상록수’‘연산군’‘빨간 마후라’ 등 화제작들을 남겼다.1978년 홍콩에서 강제납북돼 86년 극적으로 탈북하기까지 8년을 북한에 머물기도 했다. 유족은 1950∼70년대 톱배우였던 부인 최은희씨와 아들 정균(영화감독)·상균(미국 거주)씨, 딸 명희·승리씨 등 2남2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결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02)2072-2091. 한편 정부는 12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폭력남편 살해사건 당신의 선택은?

    술에 취해 자신을 때린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부인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 검사는 아내가 남편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또 그런 의도를 갖고 남편 목을 졸랐다고 주장한다. 변호인은 견딜 수 없는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던 중 무심코 일어난 행위라고 맞선다. 과연 당신의 선택은? 12일 서울중앙지법 466호 대법정에서 ‘국민의 형사재판참여법’에 따라 국민이 배심원단으로 참여하는 형사모의재판이 열렸다. 법정을 가득 메운 방청객 300여명과 배심원들의 눈과 귀는 유무죄를 다투는 검사와 변호사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렸다. 배심원석에는 이날 별도로 구성된 영화감독 임권택씨, 시인 김용택씨, 영화배우 장미희씨 등 문화·예술인 9명이 관할 지역내에서 무작위로 뽑힌 일반인 9명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사건의 관건은 아내의 살해의도를 판단하는 것.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에 법정에서 제시된 증거자료와 피고를 직접 수사한 경찰관, 아들, 이웃주민 등 관련자들의 진술을 통해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배심원들은 검사와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를 유심히 살펴 보고 증인들의 진술을 받아적으면서 꼼꼼히 살폈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사는 재판 진행 중 틈틈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정당방위’의 개념 등을 설명하며 배심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하지만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목이 졸려 사망하면 입안과 눈동자 등에 핏자국이 생긴다.”는 생리학적 지식 등을 접한 배심원들 중 일부는 용어가 생소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검사와 변호인의 신문과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배심원들은 평의에 들어가 다수결 원칙을 따라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는 문화·예술인들과 일반 배심원단 모두 피고가 처음부터 남편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 폭행치사죄만 인정해 의견이 일치했다. 재판을 지켜본 강모(20·여)씨는 “법대생이라 용어가 낯설지 않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내년부터 5년 간 배심ㆍ참심 혼합형 국민참여 재판제도를 시행한 뒤 미비점을 보완해 2012년부터 완성된 형태의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국가이지만 9·11테러 이후 이민이 가장 까다로운 나라로 변했다. 지난해 3월 현재 불법체류자는 11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법체류자 처리문제를 놓고 최근 미국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이민 정책은 지난해 11월28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이민 개혁을 통한 국가 안보’ 정책안에 따라 종합적인 개편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이민 개혁안의 핵심은 ▲국경 통제 강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 확대 ▲초청 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 도입 등 세가지다. 백악관이 발표한 정책안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들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무엇보다 우려했다. 또 지난 수십년 동안 불법이민자들을 정기적으로 ‘사면’해 주는 관용적인 정책 때문에 법 질서가 훼손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작용 때문에 이민을 통제하기만 할 경우 우수한 두뇌와 값싼 노동력이 들어오는 게 끊기게 된다. 이에 따라 임시 근로자의 입국을 허용하는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적 발의가 나오자마자 하원은 지난해 12월16일 기다렸다는 듯이 이민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하원의 이민법안은 ‘극단적’으로 흘렀다. 이 법안은 외국인 불법체류자 전원을 형사범으로 간주해 추방하고 이들을 인도적으로 도와주는 주민이나 단체들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는 형사범이 아니라 민사범이다. 하원이 이처럼 강경한 이민법안을 제시한 데는 9·11 이후 이민자를 꺼리는 미국 사회, 특히 보수층의 정서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하원안을 주도한 제임스 센센브레너 법사위원장은 중북부인 위스콘신주 출신으로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를 법사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강경한 이민법을 밀어붙이려는 보수파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의회 소식통은 말했다. 하원이 이민법안을 통과시키고 나흘이 지난 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조지워싱턴대학 초청 연설에서 “새해에는 지난 수십년 동안 실패해온 이민정책을 종식하겠다.”고 강경책을 뒷받침했다. 처토프 장관은 “불법이민 문제는 미국이 직면한 매우 심각한 과제”라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최대한 저지하고 줄여 나가는데 이민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선 하원의 이민법안은 미 의회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만명의 이민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는 하원의 안과는 다른 보다 ‘현실적’인 안들이 모색됐다. 지난 27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당)이 제시한 공동안을 중심으로 상원 법사위안이 마련됐다. 이 안은 대체로 부시 대통령이 제시했던 정책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하원안보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미국의 이민 정책 논란은 일단 하원안과 상원안(법사위)간의 대결 구도가 됐다. 물론 법사위 안이 상원 전체 회의에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는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법으로 공포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하원은 각자의 안을 갖고 조정을 해야 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dawn@seoul.co.kr |파리 함혜리특파원|“세상의 모든 잘못된 일이 예수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당신 생각은?”“1848년 프랑크푸르트 파울교회에서 소집된 회의에서는 무얼 논의했나요?” 유럽 국가에서 태어나 자라난 이들도 대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들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헤센주에서 치러진 이민 신청자 시험에 나왔다. 프랑스 다음으로 관용이 존중된다는 네덜란드에서도 마찬가지다.“여기선 왜 나체 수영이 합법이라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이민 시험에 출제됐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입을 맞추는 동영상을 구입하도록 한 뒤 이민 신청자의 반응을 살펴 본다. 유럽의 이민 정책이 빗장을 잠그는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슬람 세력의 확장으로 유럽이 과격의 온상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공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유럽에 머무르고 있는 무슬림은 379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4년 3월 마드리드 테러에 이어 11월 암스테르담에서 발생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 살해 사건, 지난해 7월 런던 테러와 11월의 파리 소요, 지난 1∼2월 마호메트 만평 파문 등을 겪으면서 유럽 국가들은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외무장관들은 지난 24일 이민 희망자에게 서구적 가치와 관습을 존중할 것을 서약하는 ‘이민 계약서’를 의무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 안이 실현되면 25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이 빗장을 잠그게 된 데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사회통합 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이 점점 더 자신들의 종교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마호메트 만평으로 홍역을 치른 덴마크는 지난해부터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또 비유럽인과 결혼하려면 주거지 소유 증명을 제시해야 하며 7년간 8000유로(약 960만원)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게만 이민 문호를 개방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극우진영은 무슬림 이민자 억제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는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취업 이민 쿼터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프랑스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10%인 598만명쯤 된다. 유럽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프랑스는 지난달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직업 기술을 보유한 이민자에게 3년간 유효한 취업 비자를 발급한다는 조항과 프랑스에서 학위를 받은 후 모국으로 돌아갈 것을 약속하는 유학생에게 예전보다 쉬운 입국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또 이 나라에 이미 머무르고 있는 이민자가 본국 가족을 초청하려면 충분한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특히 튀니지에서 96㎞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탈리아 남부 시실리 섬과 람페투사 군도는 EU 국가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의 단골 밀항지로 꼽혀 이탈리아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매년 법령을 통해 EU 이외 지역 외국인 근로자의 수용 상한을 정하고 있다. 올해는 17만명이다. lotus@seoul.co.kr ■ 美 한인 40만~46만명 불법 체류 ‘내쫓길 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의 이민법 개정은 한국인 불법 체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의 조동진 사무국장은 29일 “이민법안에 불법체류자들이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이 포함됐기 때문에 일단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국장이 말하는 법안은 27일 상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안이다. 그러나 독소조항이 많은 하원의 이민법안에 가까운 이민법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에는 불법체류 한인들 가운데 많은 수가 추방될 위기에 몰린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는 미 의회 지도부에 전화와 편지,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극단적인 이민정책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압력’ 행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 일부 총영사관에서는 미국 당국과 협의해 불법체류 한인들에게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신분증을 이용해 한인 은행에 계좌를 열고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가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신분을 다소나마 공식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현재 미국내에 한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현재 전체 교민은 200만∼230만명이다. 이 가운데 20%정도가 불법 체류자일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dawn@seoul.co.kr
  • TV드라마도 ‘크로스오버’

    ‘형식 파괴, 드라마에도 거세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월화 미니시리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연출 표민수, 극본 정유경) 4회분에서는 난데 없이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드라마를 보려고 채널을 돌리는 순간이었다면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한때 문학소녀였다는 김복실(정려원)이 어머니가 처녀 시절 겪은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쓴 뒤 영화감독 최승희(김래원)에게 들려주는 대목에서다. 영화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응용해 화면을 구성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례적인 일. 시나리오 내용이 액자식 구성 애니메이션으로 들어갔고 KBS1TV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연상케 했던 파스텔톤 그림체는 시청자들 눈길을 사로잡으며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당초 실사 화면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애니메이션이 독특하고 산뜻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처럼 최근 드라마에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형식 파괴가 줄을 잇고 있다. 배두나가 주연을 맡아 100% 사전 제작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는 ‘썸데이’도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이 혼합된 형식이라고 한다. 노희경 작가가 집필하고 있는 KBS2TV 수목미니시리즈 ‘굿바이, 솔로’(연출 기민수)는 보통 드라마가 지니고 있는 사건 위주 전개가 아니다. 주인공만 무려 7명으로 앞으로 다가올 일보다는 각자 지니고 있는 과거와 내면의 심리 묘사에 치중하고 있다. 플래시백이 자주 사용되며 퍼즐 맞추기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최근 인기 만화를 영상으로 옮겨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 수목미니시리즈 ‘궁’(연출 황인뢰, 극본 인은아)은 신세대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를 움직이는 자막으로 사용하며 톡톡 튀는 느낌을 전달했다. 장면 전환 사이사이에 드라마 타이틀을 끼워 넣으며 마치 만화책을 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또 지난해 방영된 ‘이 죽일 놈의 사랑’ 등과 같은 경우는 내용을 상당부분 보여주고 드라마 타이틀과 등장인물 소개가 들어가는 등 영화에서 접했던 기법이 쓰였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드라마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청자 눈길을 잡아끌 새로운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드라마의 지평을 넓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잔재미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면 시청자들이 금방 식상해할 것”이라면서 “내용의 완성도와 맞물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바그다드의 도둑(EBS 오후 1시50분)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이다. 영화로, 만화로,TV드라마로 숱하게 만들어진 알라딘과 램프 속 거인 지니 이야기의 모태가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1940년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특수촬영으로 1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촬영상, 미술상, 특수효과상을 거머쥐었다.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스토리를 그려내기 위해 루드비히 베르거, 마이클 파웰 등 무려 6명의 감독이 동원됐다.‘쿼바디스’(1951),‘벤허’(1959),‘엘 시드’(1961) 등 웅장한 스케일의 영화 음악으로 유명한 미클로스 로자가 이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무성영화의 고전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1920)에서 몽유병 살인자를 연기했던 독일 출신 배우 콘라드 베이트의 악역 연기도 볼 수 있다. 사악한 대신 자파(콘라드 베이트)에 의해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된 바그다드 왕국의 왕자 아매드(존 저스틴)는 장터에서 음식을 훔치다 붙잡혀온 아부(사부)와 만나게 된다. 지하 감옥을 탈출, 이웃 바스라 왕국으로 간 아매드는 그곳 공주(준 듀프레즈)와 사랑에 빠진다. 바스라 왕국 공주와 결혼하려고 하는 자파는 마법을 걸어 아매드를 장님으로, 아부를 개로 만들어 버린다. 공주는 자파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아매드와 아부를 마법에서 풀려나게 한다. 자파와 공주를 쫓아 항해하던 아매드와 아부는 난파를 당해 헤어지게 되고 아부는 낯선 곳에서 모래 속에 박혀 있는 병을 발견한다. 병뚜껑을 열자 2000년 동안 병 속에 갇혀 있던 마인 지니(렉스 잉그램)가 풀려나는데….1940년작.102분. ●시몬(KBS1 밤 12시30분)대부분 시나리오 작업까지 함께 하는 앤드루 니콜 감독은 조작된 현실 또는 가상 속에서 인간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즐긴다. 데뷔작이 될 뻔했던 ‘트루먼 쇼’(1998)도 그렇고, 유전적 우열에 따라 계급이 분류되는 미래를 담은 데뷔작 ‘가타카’(1997)도 그랬다. 두 번째 연출작 ‘시몬’도 마찬가지. 실력은 있지만, 상복은 없던 영화감독 빅터 타란스키(알 파치노)는 톱스타 니콜라 앤더슨(위노나 라이더)을 캐스팅, 재기의 발판을 다진다. 그러나 돌연 앤더슨이 출연을 거부해 영화제작 무산 위기에 빠진 타란스키. 절망에 잠긴 그에게 사이버 여배우 시몬(레이철 로버츠)을 만들 수 있는 CD롬이 배달된다. 타란스키는 시몬을 신인 배우인 것처럼 속여 영화를 완성하고, 시몬은 최고 스타로 떠오르는데….2002년작.111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새영화] ‘모두들, 괜찮아요?’

    일본의 감독 겸 배우 기타노 다케시가 수년 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다.“가족이란 남들이 안 보면 갖다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벗어버리고 싶으나 결코 벗어버릴 수 없는 운명적 길항작용을 하는, 가족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담백한 정의를 그가 했던 게 아닐까. 24일 개봉하는 ‘모두들, 괜찮아요?’(제작 마술피리)는 가족을 고민하는 드라마이다. 톱스타를 대동하지 않은 조촐한 영화(순제작비 8억 5000만원)이지만, 또랑또랑한 어조로 현대사회의 가족문제를 깊이 성찰하려는 사려깊은 홈드라마.10년째 시나리오를 쓰며 ‘입봉’을 꿈꿔온 신인 감독 남선호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 가정의 일상을 폐쇄회로 카메라로 찍어낸 듯한 영화는, 사실상 가장인 여자의 좌표에서 가족의 군상을 그려나간다. 한때 전도유망한 무용수였다가 동네 무용학원 원장으로 눌러앉은 주부 민경(김호정)은 애물단지 가족들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10년째 영화감독 지망생으로만 빈둥거리는 백수 남편 상훈(김유석)을 참아내는 것만도 힘든데, 치매에 걸려 툭하면 사라지는 친정아버지(이순재)로 골머리가 썩는다. 아홉살난 아들과 아버지를 챙기는 최소한의 임무만 해오던 상훈에게 1년만 더 백수생활을 유예해주기로 한 민경이지만, 남편의 바람기를 목격하면서 참았던 뇌관은 폭발하고야 만다. 줄거리를 언급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이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머물러 있다. 연립주택에 사는 일가족을 훑는 스크린의 외양만 보자면 끝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듯 무료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출구를 찾지 못해 서로 다른 몸짓으로 갈등하고 오해하며 상처받는 가족 구성원들을 시종 코믹 어조로 열거해간다. 그런데 그 낱낱의 상황들이란 모두에게 그저 너무나 익숙한 일상의 편린들일 뿐이다. 그 점, 영화적 상상력의 빈곤을 지적당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눈밝은 관객이라면 애초에 영화의 출발 동기가 걸출한 영화적 성취를 노렸던 게 아니었음을 간파할 듯싶다. 무작위로 선택한 한 가정의 대문을 열어젖혀 가감 없이 퍼낸 리얼리티. 감독 자신의 지리멸렬했던 스크린 입성기를 그대로 영화화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영화는 순식간에 동조세력을 확보해낼 것이다. ‘플란다스의 개’‘나비’ 등 작지만 힘있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호정이 또 한번 ‘연기 잘하는 배우’로 신뢰받을 작품이기도 하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정려원 “해피 바이러스 퍼뜨릴래요”

    정려원 “해피 바이러스 퍼뜨릴래요”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싶어요.” 가수에서 연기자로 완전 전업한 정려원에게 2005년은 즐겁고도 쓰라린 한 해였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한 축을 담당하며 연기자로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가을 소나기’에서 끝없이 추락했다. 적어도 숫자를 따지면 말이다. 그녀를 향한 첫 질문은 역시 지난해 롤러코스터 분위기에 대해서였다. 정려원은 “마음을 최대한 비우고 있다.”면서 “노력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연기하는 자체가 너무 좋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과분한 ‘선물’을 받고 있다는 설명. 거기에 시청자 사랑까지 받는다면 덤으로 주어지는 ‘보너스’라고 했다. 그저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며 다소 짧아진 머릿결을 쓸어올렸다. 모든 시청자들을 전부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13일부터 시작하는 MBC 새 월화미니시리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연출 표민수, 극본 정유경, 제작 김종학프러덕션)에서 이혜수와 김복실,1인 2역을 맡았다. 젊은 영화감독 최승희(김래원)와 연인이었던 부잣집 딸 혜수는 첫 회에 자동차 사고로 숨진다. 복실은 혜주의 친동생이지만 곡절 끝에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난 밝고 털털한 처녀. 승희는 우연히 복실을 만나게 되며 아픔을 보듬게 된다. 정려원이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복실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자신의 인생 목표와 닮았기 때문.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한 기운을 퍼뜨리는 게 그것이다. 마치 맞춤형 옷을 입게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자신의 반쪽과도 같은 복실이를 연기하며 팬들에게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복실은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난 캐릭터. 때문에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등을 보며 사투리 연습도 많이 했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사투리 대사 때문에 배꼽 잡을 정도로 웃음꽃이 피었다고. 하지만 코믹 분위기로 흐를 것 같아 그냥 평범한 대사 톤으로 가기로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주 앞서 시작한 KBS ‘봄의 왈츠’와 경쟁해야 한다. 이 작품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을 같이 했던 다니엘 헤니가 나온다. 헤니나 현빈, 김선아 등과 가끔 통화나 문자로 격려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현빈이 무슨 드라마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본방은 ‘넌’를, 재방은 ‘봄’를 보라고 했다.”며 웃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편제 그 아버지 “흥겨운 문화행정 펼것”

    서편제 그 아버지 “흥겨운 문화행정 펼것”

    국립극장이 배우 겸 연극연출가 김명곤을 행정가로 변신시키는 시험무대였다면 문화관광부는 그 본 무대가 될 것인가. 2일 문화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김명곤 전 국립극장장은 전화통화에서 “아직 내정자 신분이라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국민들이 신명나게 삶의 활력을 누릴 수 있는 문화행정을 펼쳐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국립극장장 퇴임후 창작활동에 전념하려고 했으나 개인 꿈은 잠시 접어야 할 것 같다.”며 “현재로선 중임이 맡겨지면 잘해 보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국립극장장에서 퇴임했던 김 내정자는 현장 예술인으론 이창동 영화감독에 이어 두번째로 문화부 장관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그는 공채 1호 극장장직을 6년간이나 수행하며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검증받은 상태. 경영실적에서 매년 거의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이같은 점을 인정받아 3년 임기를 연임했다. 권위적이고 관료적이었던 국립극장 분위기를 유연하게 바꾸고, 예술인들과 극장 공무원간의 불신의 벽을 허물어 극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주 출신의 김 내정자는 잡지사 기자와 여고 교사, 배우, 극단 대표 등을 지냈다. 어린이 연극부터 창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배우, 연출가, 극작가 등으로 활동했으며,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서편제’를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에 한몫하기도 했다. 평소 소탈하고 부드러우나 업무와 관련해선 치밀하고 엄격한 외유내강형. 부인 정선옥(44) 씨와 1남1녀가 있다. ▲전주(54) ▲전주고 ▲서울대 독어교육과 ▲배화여고 교사 ▲예술극장 한마당 대표 ▲극단 아리랑 대표 ▲전국민족극협의회 의장 ▲국립중앙극장장. ■ 신임 장관 프로필 ●노준형 정보통신 초고속정보통신망 도입 등 IT강국 초석을 다졌다. 전임 진대제 장관과 함께 향후 ‘먹을거리’정책인 ‘u-IT839’ 전략을 수립했다. 별명이 ‘아기부처’라 불릴 정도로 외모가 온화하며 부하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테니스와 탁구를 즐긴다. 부인 이양섭(47)씨 사이에 1남1녀. ▲서울(52)▲서울 동성고·서울대 법대▲경제기획원(현 재정경제부) 투자기관1과장▲정통부 공보관, 기획관리실장 ●김성진 해양수산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 예산관련 업무를 두루 거쳐 폭넓은 시야를 갖고 있으며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 소탈하고 친화력이 있다. 부인 유영희(52)씨와 1남1녀. ▲경남 통영(56)▲부산고·서울대 경제학과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 ▲국무조정실 재경금융심의관, 산업심의관 ▲기획예산처 사회예산심의관 ▲대통령 정책관리비서관, 산업정책비서관 ●이용섭 행정자치 세제 전문가 출신의 정부 혁신 전도사. 국세청장 시절 즐기던 골프까지 끊으면서 혁신의 대상을 혁신전도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재경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심판원장 등 세제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고, 전남 함평의 시골학교인 ‘학다리고’란 별명을 갖고 있다. 부인 신영옥(54)씨와 1남1녀. ▲전남 함평(55)▲학다리고·전남대 ▲재무부 조세정책과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한승원 토굴살이] 꽃들의 사업

    나의 92세 노모께서 강건한 ‘늙은이’이므로 그분의 아들은 예의상 싱싱한 ‘풋 늙은이’여야 한다. 나이 들면서 일과 꽃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집착이고 탐욕인지도 모른다. 꽃을 보면 허기진 듯 코를 대고 향을 맡곤 한다. 색을 밝히는 남자들은 사랑해야 할 여인이 없으면 꽃이라도 희롱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꽃을 탐하는 것은 무어라 흉허물해야 하는가. 나는 그것을 꽃들의 사업 사랑하기라고 말한다. 꽃 한 송이 피는 것을 보고 우주의 변환을 헤아린다. 꽃들이 하는 사업처럼 화사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우주 율동의 원리에 따라 천하 인민들에게 베푸는 것을 사업이라 한다.’고 주역은 말한다.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살이를 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실사구시적인 글쓰기가 사업이었다. 사업을 통해 정심(깨달음)에 이르곤 하신 그분의 한 권 한 권의 결과물들은 거대한 꽃 타래이다. 꽃들의 사업은 열정으로 자기를 불태우듯이 터뜨리는 것이고, 세상을 황홀하게 장식하는 것이고, 향기 퍼뜨리고 꿀벌에게 화분 주고 꿀 주고, 열매 맺어 번식한다. 세상을 온통 자기 꽃으로 덮으려 하고, 자기가 언제 떨어져 썩어 없어질 것인가를 알고 스스로 땅에 떨어진다. 꽃은 사람으로 치자면 생식기인 것인데, 사람의 그것과는 정 반대쪽에 향기롭고 화사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이 자기의 꽃을 몸의 아래 땅 쪽(陰)의 깊숙한 옷 속에 감춘다면 그들은 몸 위의 하늘(陽)을 향해 드러내어 장엄하다. 나무의 뿌리와 사람의 머리털은 모양새가 비슷하다. 뿌리는 땅 속에 숨어 영양소를 빨아들이고, 머리털은 하늘 쪽으로 뻗어 신령스러움을 빨아들인다. 식물과 사람은 정 반대의 삶을 살면서 서로 교통하고 교감한다. 가장 불가사의한 것들은, 초봄에 잎사귀보다 먼저 꽃을 터뜨리는 족속들이다. 상식적으로는 줄기와 잎사귀들이 나온 다음에 꽃을 터뜨리는 순서여야 하는데, 그들은 발가벗은 몸으로 겨울철을 보낸 다음 꽃망울을 키웠다가 펑펑 터뜨린다. 입춘 훨씬 전, 눈보라 치는 소한·대한 때부터 나는 매화나무 산수유나무의 꽃망울들을 살피며 기다려왔다. 시인 김영랑이 한 해의 모란꽃잎 떨어져 시드는 5월의 어느 날부터 다음해 그 꽃 피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내내 기다렸듯이. 내 기다림에 보답하듯 매화나무는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좁쌀만하던 꽃망울들을 참새의 검은자위만하게 키우고 다시 녹두알만하게 키우고 콩알만하게 키웠다. 그리고 바야흐로 폭죽처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 토굴 앞 정원의 매화 꽃망울 커지는 것을 보면서 한 원로 영화감독의 사업을 생각한다. 소설가에게는 소설쓰기가 사업이고 영화감독에게는 영화 찍는 일이 사업이다. 사람이 치열하게 자기 사업을 하면서 영육을 소진시킨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행운인가. 또 그 사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불행인가. 나는 살아 있는 한 내 사업을 할 것이고 사업을 하는 한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사업을 하지 않는 나의 생물학적인 생명은 무의미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가 찍으려 하는 영화가 돈이 안 될 것이라며 처음의 제작사가 매정하게 그를 배반했을 때,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각박한 인심에 분노하고 슬퍼했었다. 그런데 감격적이게도 그는 다른 제작사의 도움으로 그 영화를 다시 찍게 되었고 그의 영화는 천년 동안을 기다려 온 신화 속의 학처럼 비상을 꿈꾸고 있다. 청매화 꽃망울들은 가장자리가 진한 옥색으로 변하고 홍매화 꽃망울들은 붉은 빛을 띠고 있다. 그의 마음은 지금 광양의 매화 꽃 지천으로 피는 마을에 가 있을 터이다. 젊은 시절에 그가 영화 찍는 것을 따라다니며 구경한 적이 있다. 그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하여 하루 혹은 며칠을 허비하곤 했다. 허비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찍을 대상에 내리는 빛과 어리는 그림자가 마음에 들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이었다. 한 차례 봄비가 내린 다음에는 날씨가 연일 따스할 거라고 한다. 올해의 매화꽃들은 넉넉하게 그의 사업을 도와주는 향기로운 사업을 하게 될 것이다. 매화 꽃망울들아, 그의 천년학의 비상을 위해 한사코 곱고 예쁘게 터져라.
  • [씨줄날줄] 뮌헨/이목희 논설위원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역시 영악했다. 동족인 유태인은 물론 아랍인에게도 크게 욕먹지 않을 정도로 영화 ‘뮌헨’을 만들었다. 일방적으로 유태인 편을 들지 않은 점에서 그는 용감했다. 팔레스타인쪽을 이해하는 듯 비쳤으나 동등하게 대접하지 못한 점에서 그는 비겁했다. 동서 이념대결이 끝나면 기독교와 이슬람교간 문명충돌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새뮤얼 헌팅턴의 예고는 현재진행형이 되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9·11테러에 이은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 이란핵 문제도 일촉즉발의 위기다. 최근엔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세계 곳곳에서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스필버그는 영화 ‘뮌헨’에서 교과서적 해답을 제시한다.“다투는 양쪽 모두 고민하고 있다.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 적절한 선에서 복수를 자제하자.” 틀린 얘기는 없다. 초강국 미국의 스타이자, 유태인으로서 이 정도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대단하다. 그럼에도 스필버그를 ‘평화의 전달자’로 부르기엔 왠지 찜찜하다. 스필버그의 영화는 뮌헨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테러단이 벌인 행위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도발은 아랍쪽이 했다는 인상을 준다. 또 나라의 명령으로 복수에 나선 이스라엘쪽 주인공이 겪는 인간적 고민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아랍 출신으로 스필버그에 필적할 영화감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뮌헨 테러가 있기 이전 이스라엘의 공격행위가 강조되고, 테러 실행을 둘러싼 팔레스타인 진영의 고뇌가 부각된 ‘뮌헨’을 제작했을 것이다. 복수영화 시리즈를 낸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인간의 가장 강렬한 욕망”이라고 말했다. 프로이트는 인간본성을 성적 추동과 공격적 추동으로 풀이했다. 복수 자체가 가진 마력에 종교, 애국심이 덧붙여지니 말리기 힘들다. 가족·종족이 처참하게 당한 현장은 복수심에 기름을 붓는다.“용서가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먹힐 리 없다. 문명충돌을 막으려면 스필버그식 양비론으로는 약하다. 강자가 먼저 양보해야 복수의 악순환이 끊어진다. 지금은 미국과 서유럽, 이스라엘이 강자다.“이슬람과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미국과 서유럽이 이스라엘을 감싸는 만큼 아랍권을 이해해 줄 때 난제는 풀리기 시작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제2의 ‘쉬리’ 만들고 싶어요”

    “제2의 ‘쉬리’ 만들고 싶어요”

    “‘쉬리’와 같이 분단의 아픔을 그린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탈북자들의 삶도 영화로 보여 주고 싶고요.” 북한 이탈주민으로서 최초로 영화감독을 꿈꾸는 탈북청년 김경철(22·서울 송파구 ‘하늘꿈학교’ 졸업)씨가 오는 28일 서울예술대학 영화학과 새내기로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디딘다. 노란 염색머리와 삐딱하게 쓴 챙모자, 강력한 눈빛 등 그의 모습에서 숨겨진 끼와 재능이 느껴진다. ●14살에 북한 탈출… 영화같은 삶 “그동안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삶은 마치 한편의 영화와도 같다. 영화감독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14살의 나이로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 중국에서 생활하다 우여곡절 끝에 3년전 겨우 남한에 들어올 수 있었다. 남한에 들어와서도 열심히 살아 성공하는 길만이 북에 남은 엄마와 형제를 하루속히 만날 수 있다는 희망때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학업에 전념했다. 그는 곧바로 북한 이탈청소년이 함께 기숙하며 공부하는 도시형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에 들어갔다. 학교에 들어온 지 2년 만에 초스피드로 초·중·고 검정고시를 끝내고, 마침내 난공불락과도 같던 대학의 문까지 넘었다. 자원봉사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공부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그는 영어와 국사 등 생소한 과목이 많은데다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 때문에 고생했다. 영화 ‘쉬리’의 영화배우 한석규를 가장 좋아하는 그의 교재는 영화. 지난 3년동안 무려 300∼400편의 영화를 봤다. 뮤지컬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하고, 틈틈이 거울을 보며 하루 17∼18시간씩 연기연습에 매달렸다. 그는 “내가 원하던 그곳의 문을 열었으니 이제는 내가 스스로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늘꿈학교´ 7명 모두 대학 진학 지난 2003년 설립된 하늘꿈학교는 지난해 7명에 이어 올해도 7명이 모두 서울예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숙명여대, 신흥대 등에 합격했다. 하늘꿈학교는 올해에도 만 15세 이상 25세 미만의 북한 이탈청소년을 대상으로 대학진학반 10명과 검정고시반 10명 등 총 20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향수’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9년만에 신작

    ‘사랑을 생각하다’라니. 한순간에 풍덩 빠지든 서서히 스며들든, 사랑은 ‘하는 것’이지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향수’의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9년 만에 발표한 신작 ‘사랑을 생각하다’(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펴냄)는 인류 탄생 이래 모든 예술이 줄기차게 재생산해 온 사랑의 변주곡 대신 사랑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 정색하고 파고든 에세이다.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을 때는 나는 그것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그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려 하면 나는 더 이상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시간’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발언을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은 쥐스킨트는 스탕달과 괴테, 클라이스트와 바그너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세계에서 드러난 사랑의 다양한 유형과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지적인 통찰력으로 사랑의 의미를 차근차근 짚어가던 작가의 여정은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사랑이란 불멸의 주제에 가닿는다. 죽은 연인을 데려오기 위해 죽음의 세계인 하데스로 내려가는 오르페우스의 신화가 그것이다.‘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왜냐하면 그것은 좌절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오르페우스는 좌절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인간이었다. 아니, 바로 그 좌절 때문에 그는 의심할 바 없이 더 완전한 인간이었다.’(84∼86쪽) ‘향수’‘콘트라베이스’ 등의 소설에서 맛보던 짜릿한 이야기의 매력은 없지만 대단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킨 은둔 작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반가워할 만한 책이다. 이 책과 함께 출간된 ‘사랑의 추구와 발견’은 오르페우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의 동명 시나리오와 영화감독 헬무트 디틀의 에세이를 묶은 것이다.2004년 완성된 영화는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개봉됐다. 각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왕의 남자’ 원작가 겸 연극연출가 김태웅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왕의 남자’ 원작가 겸 연극연출가 김태웅씨

    누가 왜 그를 ‘광대’라 했나. 광대론을 처음 정리한 신재효(1812∼1884)의 ‘광대가’(廣大歌)를 살짝 들여다보자.‘…금상첨화 칠보단장 미부인(美婦人)이 병풍에 내리는 듯 삼오야 밝은 달이 구름밖에 나오는 듯 새눈 뜨고 웃게 하기 대단히 어렵구나.(중략)도도와 울리는 목 만장봉이 솟구는 듯 장단고저 변화무궁 이리 농락 저리 농락’ 요즘 ‘광대’가 새삼 화두로 떠올랐다.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무려 1000만명 가까이 불러내 희희낙락 ‘농락판’을 질펀하게 벌이고 있는 것. 천당과 지옥이면 어떠랴. 시공을 사뿐사뿐 뛰어넘는 재주, 미부인 뺨치는 여장남자의 색기 또한 범상치 않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걸쭉하게 놀아본 적이 있을까. 아무도 예상 못한 것을 마치 조롱이나 하듯 첨단 디지털 시대에 홀연히 나타나 새해 벽두부터 돌풍놀이를 실컷 즐기고 있지 않은가. 왕과 ‘맞짱’ 뜨는 광대의 모습은 절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어쨌거나 천의무봉의 이 광대는 마흔을 갓 넘긴 한 사나이에 의해 만들어졌다.‘왕의 남자’의 원작가 겸 연극 연출가 김태웅(41)씨.1999년 동아신춘문예 희곡 ‘달빛유희’로 당선, 연극계에 처음 명함을 내밀었다. 이듬해 희곡 ‘이(爾)’를 쓰고 극단 연우무대에서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이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극협회선정 베스트5 작품상과 희곡상, 평론가협회선정 베스트3 작품상, 서울공연예술제 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이처럼 광대 ‘공길’은 ‘이’를 통해 처음부터 화려하게 등장한 셈이다. 그러던 차에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왕의 남자’가 지난해 말 개봉되자 ‘공길’은 영화와 연극을 넘나들며 얼씨구 절씨구 덩실덩실 춤을 춘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원작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영화-연극’의 동시 ‘대박’이라는 새로운 문화 마케팅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됐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의 ‘극장 용’에서 상연중이던 연극 ‘이’는 매일 800여석을 모두 유료관객으로 채우는 이변을 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영화 못지않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두차례의 앙코르 공연을 거듭하면서 지난 2일 일단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김해 대구 부산 등 전국 투어에 나설 예정이어서 ‘공길’의 희희낙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 하반기 뮤지컬로 다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인데다 일본에서 판권계약 제의가 오는 등 즐거운 비명이다.‘극장용’에서 김씨를 만났다. 먼저 소감을 물었다.“연극을 공연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관객들이 올 만하면 막을 내리곤 한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어 “영화 티켓을 가지고 오면 30% 할인혜택을 주었는데 영화와 연극을 비교하려는 관객들이 의외로 많아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심지어는 10회 이상 관람할 정도의 마니아들도 생겨났다고 귀띔했다. 수익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유료관객이 3만명정도 된다. 공연하느라 생긴 빚도 갚고 나머지는 배우들에게 개런티를 후하게 줄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원작의 배경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김씨는 평소 전통연희에 관심이 많았다. 서양은 드라마 중심이었지만 우리는 놀이문화였다는 점에 착안, 전통에 내장된 웃음을 집요하게 찾아들어갔다. 대학원 시절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한국공연예술연구’ 시간에 사진실(41·중앙대 음악극과)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궁중 광대놀음인 ‘소학지희(笑謔之戱)’였다. 김씨는 이어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일기를 꼼꼼이 뒤져 흙속의 진주 ‘공길’을 찾아낸다. 공길이가 임금 앞에서 군군신신(君君臣臣), 즉 ‘왕이 왕다워야 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어디 밥맛이 나겠는가.’하는 대목에 큰 감동을 받는다. 왕의 권력과 광대의 권력이 어떻게 다른지, 웃음과 놀이가 어떤 상황으로 몰고 가는지에 초점이 모아졌다. 아울러 공길과 장생이 당시 궁중 희락원에 소속된 광대임을 확인하는 등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이’를 쓰게 됐다. “영화가 비교적 원작에 충실했다고 봐요. 다만 영화에서 공길과 장생이 궁궐에 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이들을 통해 연산군이 피비린내를 불러들이는 장면을 새로 담은 것 같아요. 원작에는 연산이 일을 다 끝낸 후 밀려오는 허무를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두었어요. 놀아도 뒤끝이 늘 허해 공길과 장생을 불러들였지요.” 영화에서는 연극의 압축적 의미, 즉 연극무대에서 형상화하기 어려운 공간변화나 줄타기 등의 기교를 매우 흥미롭게 다뤘다고 설명했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과는 2001년 대학로에서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영화감독을 제의받았지만 거절했다. 단지 내키지 않아서였다. 얼마 후 이 감독이 다시 찾아와 ‘이’를 영화화하자고 했다. 이때 김씨는 추진력이 강하고, 산전수전 다 겪은 이 감독의 성품과 스타일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둘은 ‘300만 관객’을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어릴 적 김씨는 연극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버지가 교회 장로여서 집안 분위기로 볼 때 장남인 그가 당연히 뒤를 잇는 것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태어났다. 처음에는 목사가 돨 생각을 했지만 1년 재수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서울대 사범대 역사교육학과에 진학했으나 한문을 잘 몰라 곧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치러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다. 이때 후배들의 권유로 연극반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느꼈지만 곧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회의에 빠져 연극반 출입을 하지 않았다. 하루는 학교 도서관에 갔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하는 모습에 ‘어, 한국 사람들 왜 이러지.’하는 반성과 감명을 동시에 받았던 것. 이후 며칠동안 술만 퍼마시며 방황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배우? 아니야…. 고민끝에 결국 극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전공인 철학공부는 뒷전이었다. 졸업논문 내용을 묻자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브레히트의 소외와 헤겔의 소외가 어떻게 다른가’였으니….”하며 피식 웃는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한다는 김씨. 이번 ‘이’를 통해 느낀 바가 적지 않다. 글을 쓰는 것, 공연을 하는 것, 관객을 만나는 것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에 어떤 깨달음을 느꼈다고나 할까. 관객의 수치가 곧 작품성의 잣대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아울러 이번 ‘대박’을 계기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접목해 상승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도 실감했다. “지금 이 순간 대학로 후진 곳일지라도, 불과 10명의 관객만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작품성 높은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지요.”‘장생’과 ‘공길’이 연산군 권력에 항거한 것처럼 연극인의 역할도 이와 다름없지 않으냐는 의지가 엿보여진다. 어쩌면 ‘공길’은 자신의 분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벌써 신작을 준비 중이란다. 한국 근현대사의 과거청산 문제를 다룬 ‘반성’이란 작품을 하반기 무대에 올릴 예정. 비운의 일가족 5명을 통해 반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화해와 용서가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다룬다. 또한 올 4월까지 지방공연을 하면서 틈틈이 뮤지컬 각색작업에도 몰두할 예정이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남양주 출생 ▲84년 문일고 졸업 ▲85년 서울사대 역사교육과 입학 ▲87년 서울대 철학과 재입학 ▲94년 동대학 철학과 졸업 ▲97년 연우무대 20주년 신예작가발굴 시리즈 ‘파리들의 곡예’ 작·연출. ▲99년 ‘동아신춘문예’ 희곡 ‘달빛유희’ 당선 ▲2000년 ‘이’ 작·연출(연우무대).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극협회선정 베스트5 작품상과 희곡상, 평론가협회선정 베스트3 작품상, 서울공연예술제 희곡상 등 수상. ▲01년 ‘풍선교향곡’ 작·연출(악어컴퍼니),‘불티나’ 작·이성열 연출(극단 백수광부). ▲02년 ‘꽃을 든 남자’ 작·연출(극단 우인 창단공연). ▲04년 ‘즐거운 인생’ 작·연출(예술의 전당) 등.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강사, 극단 우인 대표.
  • [클릭 이슈] 영화발전기금 가능할까

    정부가 지난 27일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4000억원 규모의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해 영화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그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날 국고 2000억원과 영화상영관 입장료에 5%의 부가기금을 통해 얻어지는 2000억원으로 한국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고는 2007∼2008년에 걸쳐 지원하고 영화상영관 모금은 관련법 개정절차를 거쳐 2007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조성된 영화진흥기금으로 ▲예술영화 전용관 100개관 확대 ▲디지털 시네마 기술표준 확립과 기술기반 구축 ▲영화 현장인력 처우개선과 재교육 등의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현행 50%씩으로 되어 있는 한국영화 입장료의 배분 비율을 외화와 같이 제작배급사 60%, 극장 40%로 개정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우선 입장료에서 5%를 떼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은 벌써 영화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일반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크린쿼터 축소의 혜택을 받는 극장이 부담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극장계에선 “입장료 인상 없이 5% 부가기금을 마련한다는 정책이 누구와 논의해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더군다나 문화부는 입장료 배분비율 조정에 대한 극장계의 양보를 받아내야 할 시점이어서 이를 관철시키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입장료 인상으로 가기도 어렵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뿐만 아니라 자칫 지난 2003년 폐지된 문예진흥기금 위헌논란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영화 및 공연 등 관람 티켓 요금에 포함돼 모금되던 문예진흥기금의 강제모금 문제를 놓고 위헌 제청이 받아들여져 기금이 폐지됐었다.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 관계자는 “기금 마련을 소비자 부담으로 돌리는 것은 일종의 준조세 성격을 띠게 된다.”며 “이는 지극히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입장 수입 배분 개선 방안이 오히려 한국영화를 더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극장이 한국영화를 우선 상영했던 데는 극장 수입이 외화보다 낫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의 영화라면 한국 영화를 상영했을 때 극장 수입에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배분 비율을 조정하면 한국영화 상영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한편 영화계에선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발해 2월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1일부터 8일까지 서울 남산동 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영화인들의 철야 릴레이 농성이 이뤄지며,8일 하루 동안 한국영화 제작이 중단된다. 또 이날 저녁엔 광화문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영화계 “반문화적 쿠데타”

    “스크린쿼터 축소는 문화다양성을 인정하는 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르는 반문화적 쿠데타다.”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를 밝히자 국내 영화계는 “문화국치일”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정지영·안성기)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남산동 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나라와의 FTA에서 문화 분야를 제외했던 미국이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식민지 국가에서 가능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서 “할리우드 독과점 견제 장치를 풀어버린 한국 영화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이들은 또 “참여정부가 굴욕적인 외교를 통해 한국 영화에 비수를 꽂는 문화사적 비극의 주인공을 자처하려 한다.”면서 “스크린쿼터 유지는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 세계 문화인이 공감하고 있는 문화주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기 위원장도 “쿼터 축소는 문화다양성을 인정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는 행위”라면서 “정부가 미국과의 FTA의 선결 조건으로 스크린쿼터 축소를 약속한 것은 힘의 논리에 밀린 것으로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MK픽처스 심재명 대표는 “얼마 전까지 문화관광부 장관이 스크린쿼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가 느닷없이 절반 가까이 축소한다고 발표한 것은 국내 영화계의 뒤통수를 친 격”이라면서 “한국 영화가 50% 이상 점유율을 보이고, 경쟁력을 갖춘 것은 근간에 스크린쿼터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정부 방침을 성토했다. 임권택 감독은 “절반 가까이 줄인다고 했으나, 이는 앞으로 폐지할 수도 있다는 신호탄과 같다.”면서 “자본에 밀려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나기 힘든 것이 문화이기 때문에 스크린쿼터라는 보호막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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