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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을 이해하는 또 다른 길, 초상화

    인간을 이해하는 또 다른 길, 초상화

    영국 배우 이언 매켈런(81)의 초상화가 있다. 그림인지 실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하다. 내년이면 데뷔 60년을 맞는 배우이니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다 연기해 봤을 터. 당연히 그의 페르소나를 특정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듯하다. 화가는 어느 시기의 매켈런을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을까. 영화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엑스맨’의 매그니토? 아니, 초상화에서 풍기는 느낌은 그보다 ‘다빈치 코드’의 괴팍한 고고학자 티빙 경에 더 가까운 듯하다. 그의 자유로운 영혼을 담아내기에 간달프는 너무 인자하고, 매그니토는 지나치게 차갑다. 몸은 젊었을 때 같지 않지만 여전히 불같은 정열을 가슴에 품고 삐딱한 시선으로 주변을 쏘아보는 그의 초상화는 그래서 더 매켈런스럽다.‘얼굴을 그리다’는 인물을 그리는 화가(화가들 세계에서 초상화가를 낮잡아 보는 경향이 있어 저자 스스로 이렇게 표현했다), 특히 극사실주의에 천착한 작가가 쓴 에세이다. 사람 얼굴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과정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얼굴’을 이해한다는 건 결국 ‘인간 이해’의 첫걸음이자 전부다. 저자는 윈스턴 처칠 등 전 시대의 초상화에 얽힌 일화, 딥페이크(인간 이미지 합성) 등 최첨단 초상의 현주소 등을 두루 살핀다. 여기에 여성을 ‘여신 아니면 깔개’로 여겼던 파블로 피카소의 일대기 등 작가와 그림에 얽힌 뒷이야기들도 맛깔나게 더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김어준, 대한민국 움직이는 천재적인 후각” 비꼬는 진중권

    “김어준, 대한민국 움직이는 천재적인 후각” 비꼬는 진중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8일 무주택자에게 “집도 없으면서”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방송인 김어준 씨를 향해 “이분이 대한민국의 정신적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씨 관련 기사를 게재하며 김씨를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매일 국민들에게 일용할 영혼의 양식을 주시는 분”이라며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것은 이분의 천재적인 후각 능력. 이분의 코가 없으면 대한민국은 무너진다”며 ‘음모론 냄새가 난다’는 김씨의 말을 패러디해 비판했다. 그동안 김어준 씨는 정의기억연대 회계 의혹을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배후설’을 비롯해 2012년 대선 개표 조작 의혹, 미투 운동(Me too·나도 고발한다) ‘공작설’ 등 다양한 사회 이슈에서 음모론을 제기해왔다. 김씨는 전날에도 ‘무주택자 비하’로 논란을 샀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월세 무기한 연장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집 있는 사람이 갑이고, 집 있는 사람이 하라는 대로 그냥 받아들였다. 다 받아들였기 때문에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집도 없으면서”라고 말했다. 해당 법안을 두고 무주택자는 비판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손성진 칼럼] 권위 실종 시대

    [손성진 칼럼] 권위 실종 시대

    권위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졌다. 자녀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이나 사서삼경(四書三經)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케케묵은 고전이 된 지 오래지만, 매를 들고 훈계한 부모를 자식이 고발하고 그 죄로 부모가 자식 앞에서 처벌받을 날도 머지않았다. 부부관계의 개입을 넘어 최후의 방어선인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도 법이 끼어들게 될 판이다. 이게 다 일부 못된 아빠, 엄마들에게서 비롯된 어른들의 자업자득이니 어찌하겠는가. 권위는 타인, 대중, 국민의 인정을 받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따른다는 점에서 물리적인 권력과 구별된다. 권위는 혼돈에 빠진 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주는 사회적 심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권위는 정의롭게 행사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유지된다. 국민 대중은 공정한 권위일수록 잘 복종하고 존경심을 갖게 된다. 아빠의 권위에 대한 사망선고는 예견됐다. 권위 실종의 예고편은 벌써 다른 곳에서 있었다. 그림자도 밟히지 않는다던 스승의 권위, 교권이 짓밟히기 시작한 것은 수십 년 전이다.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그릇된 길로 가는 이들에게 바른길을 알려주는 큰 어른, 원로의 권위는 존재 여부를 의심할 만큼 실종된 상태다. ‘꼰대’ 소리를 듣고 ‘태극기’ 취급을 받기 싫어서 스스로 꼬리를 내리고 자취를 감춰 버렸다. 언론의 권위는 붕괴 직전이다. 그 또한 자승자박이고 업보인 것은 맞다. 정경유착만큼이나 권언유착의 굴레를 벗고자 언론은 자기정화의 길을 걸어왔으나 여전히 미흡하다. 권력과의 야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권위 회복은 요원할 뿐이다. 독재시대에는 정론과 직필을 외치고 인정받는 언론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언론이 직필(直筆)이고 누가 곡필(曲筆)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내 편이면 직필이고 남의 편이면 곡필, ‘기레기’다. 언론이 진영의 틀에 갇히고, 또 가두는 이상 정론직필의 부활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영혼은 없고 권세만 있는 정부나 권력을 뛰어넘는 초권력,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국회를 놓고 권위를 논하는 것은 좋은 의미의 권위를 모독하는 것과 같다. ‘권위 있는 공무원’이나 ‘권위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어색해 보이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권위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나쁜 권력으로 남용해 왔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감사를 놓고 ‘갈지자 감사’를 몇 번이나 선보였던 감사원이 권위를 지켰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겠는가. 최종 기댈 곳이 사법부, 검찰이라지만 기대난망이다. 그들이 흔드는 정치적 중립이란 하얀 깃발에 이런 색, 저런 색이 번히 보이는데 그 속에서 권위와 신뢰, 독립을 떠올리기는 힘들다. 그런 검찰과 사법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요행에 가깝다. 법무부 장관 편과 검찰총장 편으로 갈라진 희한한 검찰이나, 적폐청산 논란으로 완전히 쪼개진 법원을 보면 특히 사념적인 문제로 수사나 재판을 받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뽑기’를 잘해야 한다. 어제까지 심판으로 휘슬을 불고 다니다 오늘 선수로 뛰는 그들의 과거 판단을 공정하다고 믿고 싶어도 믿지 못한다. 권위의 엄숙함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고 권력의 꽁무니만 좇는 불나방이란 말이 어울린다. 정치에 굴종하며 자진해서 권위를 버린 검찰과 사법부의 흑역사가 이 시대에 종식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없다. 권위의 주축이 이런 모습이니 사회가 혼란스럽고 대중이 갈팡질팡할 때 옳은 길로 인도해 줄 중심추 역할을 할 누군가가 없다. 내우외환의 시기에 나라와 정부에 목소리를 내며 고언을 해 줄 ‘어르신’은 어디 있는가. 정의와 불의,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사이의 구분선도 없는 혼돈 속에서 그저 목소리 크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만이 이기는 중구난방의 세상이 된다. 권위 없는 심판이 진행하는 경기가 공정할 수는 없다. 권위 실종은 정의 상실을 부르고 정의 상실은 이전투구, 약육강식의 아수라장을 조성해 그 속에서 사이비만 날뛰게 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은 썩는 것이다. 권위의 출발점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데 있다. 권위자의 자격이 충분한데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권위자가 될 수 없다. 권위는 무너지기는 쉬워도 다시 세우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먼저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해야 하고 그러자면 어떤 조직이나 사람이나 흔들리지 않고 부당한 권력, 불의와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sonsj@seoul.co.kr
  • 집값 과열에… 투기과열지구 확대·경기권 조정대상지역 추진

    집값 과열에… 투기과열지구 확대·경기권 조정대상지역 추진

    파주·연천 등 접경지 제외 ‘조정대상’ 검토 9억이하 LTV비율 조정 등 대출규제 강화 “대출 더 죄면 무주택자 집 마련 기회 막아…다주택 중과세·임대소득 과세 강화해야”정부가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고 접경지를 제외한 경기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고강도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2·16’ 대책으로 불붙은 집값을 진정시켰지만 얼마 가지 않아 수도권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불안이 지속돼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이 같은 내용을 망라한 부동산 대책 내용을 조율 중이다. 정부는 17일 녹실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수도권 조정대상지역 중 ‘집값 과열’ 현상이 벌어지는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집값이 급등한 경기 구리와 수원 전 지역이 거론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바뀌면 대출 한도가 줄고 양도세율이 10% 포인트씩 올라간다. 또 정부는 수도권 중에서 파주와 연천 등 접경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 9억원 초과 주택엔 30%가 적용된다. 개인이 대출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 법인을 설립해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행위에 대해 세제 규제를 가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특히 정부는 최근 전세 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대출규제를 무력화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 LTV 비율을 조정하는 등 대출 규제 강도도 높일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 초과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9억원이 넘는 주택 LTV를 40%에서 20%로 낮춘 바 있지만 이번에는 6억~9억원에 대해서도 LTV 기준을 강화해 대출을 조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분분하다. ‘일률적 통제’로 투기꾼이 아니라 진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인 6억 5000만원 정도의 신혼집을 계약하려고 저축 2억 5000만원에 회사 대출(1억원)과 은행 대출(2억원), 가족 찬스(1억원)까지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계획 중이던 김모씨는 “만일 정부가 현재 40% 수준까지 받을 수 있었던 6억원대 대출을 20~30% 수준으로 줄이면 더이상 돈을 융통할 곳이 없다”면서 “선량한 실수요자를 위한 자금 통로는 열어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9억원 아래 대출자 중 투자 목적과 거주 목적을 가리기 위해 무주택자 가운데 무주택 기간이나 소득을 고려해서 대출을 열어 주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도 “다주택자 중과세 강화나 임대소득 세금 강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갭투자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집값 6억~9억 대출도 죄나… 실수요자 내집 마련은 어쩌라고

    집값 6억~9억 대출도 죄나… 실수요자 내집 마련은 어쩌라고

    대출 규제 강화에 전세 낀 갭투자 늘고 수도권 비규제지역 집값 뛰는 풍선효과 추가 규제책에 조정대상지역 확대 유력 “대출 더 죄면 무주택자 집 마련 기회 막아 무주택 기간·소득 따져서 대출해주거나 다주택 중과세·임대소득 과세 강화해야” 내년 초 결혼을 준비 중인 직장인 김성인씨는 곧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온다는 소식에 눈앞이 캄캄하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인 6억 5000만원 정도의 신혼집을 계약하려고 저축 2억 5000만원에 회사 대출(1억원)과 은행 대출(2억원), 가족 찬스(1억원)까지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계획 중이었는데 만일 정부가 현재 40% 수준까지 받을 수 있었던 6억원대 대출을 20~30% 수준으로 줄이면 더이상 돈을 융통할 곳이 없어 결혼 계획이 엉망이 된다. 김씨는 “선량한 실수요자를 위한 자금 통로는 열어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21번째 부동산대책이 임박하면서 시장에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분분하다. ‘일률적 통제’로 투기꾼이 아닌, 진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주택 구입 대출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고가 전세를 끼고 집값의 20~30%만 내는 갭투자가 확 늘고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집값이 뛰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서다. 까닭에 시장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규제 카드가 ‘시세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12·16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고 9억원 넘는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0%에서 20%로 낮췄다. 그런데 이번에는 6억~9억원에 대해서도 LTV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아예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 주택의 가격 기준을 15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되기도 전에 김씨처럼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투자 목적과 거주 목적을 가리기 위해 무주택자 가운데 무주택 기간이나 소득 수준을 고려해서 대출을 열어주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대출 규제에만 방점을 찍지 말고 다주택자 중과세 강화나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 강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갭투자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갭투자 방지를 위해 주택보유·거주 기간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추가 규제책’으로는 조정대상지역 확대도 유력하다. 최근 집값이 크게 올랐던 인천과 경기 안산, 군포, 화성 동탄1, 시흥, 오산 등을 추가하는 것이다. 1순위 청약 자격 강화,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축소, 자금조달계획서 추가 강화 등도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정 확대와 현 30년에서 40년으로 재건축연한을 강화하는 것은 주택 공급을 위축시킨다는 점 때문에 회의적으로 예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9억이하 집값 대출 더 조이나...내집마련 물건너 가나

    9억이하 집값 대출 더 조이나...내집마련 물건너 가나

    내년 초 결혼을 준비 중인 직장인 김성인씨는 곧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온다는 소식에 눈앞이 캄캄하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인 6억 5000만원정도의 신혼집을 계약하려고 저축 2억 5000만원에 회사 대출(1억원)과 은행 대출(2억원), 가족 찬스(1억원)까지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계획 중이었는데 만일 정부가 현재 40% 수준까지 받을 수 있었던 6억원대 대출을 20~30% 수준으로 줄이면 더이상 돈을 융통할 곳이 없어 결혼계획이 엉망이 된다. 김씨는 “선량한 실수요자를 위한 자금통로는 열어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21번째 부동산대책이 임박하면서 시장에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분분하다. ‘일률적 통제’로 투기꾼이 아닌, 진짜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주택 구입 대출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고가 전세를 끼고 집값의 20~30%만 내는 갭투자가 확 늘고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집값이 뛰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서다. 이때문에 시장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규제카드가 ‘시세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12·16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고 9억원 넘는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0%에서 20%로 낮췄다. 그런데 이번에는 6억~9억원에 대해서도 LTV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아예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 주택의 가격 기준을 15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되기도 전에 김씨처럼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투자 목적과 거주 목적을 가리기 위해 무주택자 가운데 무주택 기간이나 소득수준을 고려해서 대출을 열어주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대출규제에만 방점을 찍지 말고 다주택자 중과세 강화나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 강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갭투자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갭투자 방지를 위해 주택보유·거주 기간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추가 규제책’으로는 조정대상지역 확대도 유력하다. 최근 집값이 크게 올랐던 인천과 경기 안산, 군포, 화성 동탄1, 시흥, 오산 등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밖에 1순위 청약 자격 강화,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축소, 자금조달계획서 추가 강화 등도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정 확대와 현 30년에서 40년으로 재건축연한을 강화하는 것은 주택공급을 위축시킨다는 점 때문에 회의적으로 예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발리우드의 샛별 수샨트 싱 라지풋 서른넷 짧은삶 마감

    발리우드의 샛별 수샨트 싱 라지풋 서른넷 짧은삶 마감

    인도 발리우드의 떠오르는 샛별 수샨트 싱 라지풋이 서른넷 짧은 삶을 마쳤다. 뭄바이 경찰은 전설적인 크리켓 스타 MS 도니 역할로 커다란 인기를 끈 고인이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역시나 극단을 선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예전 여자 매니저 디샤 살리안(28)이 지난 주 초 뭄바이의 14층 건물에서 몸을 던져 극단을 선택한 지 며칠 뒤에 일어난 일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기고 추모하는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또 하나의 젊고 빛나는 배우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떴다”며 애도했다. 동부 비하르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공과대학을 낙제한 뒤 영화와 춤 분야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3년 영화 ‘카이 포 체’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들으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초대됐다. 고인의 마지막 작품은 지난해 개봉된 ‘Chhichhore’가 됐는데 감독 니테시 티와리는 지난주 살리안의 사망 소식을 듣고 고인과 문자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티와리는 PTI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할 말을 잃어버렸다. 지난주에 난 그와 문자메시지로 얘기를 나눴다. 우리는 서로 이따금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지금 소식을 들었다. 그는 내게 남동생 같은 존재였다”고 털어놓았다. 팔로어만 1020만명인 인스타그램에 그는 지난 3일 글을 올렸는데 2002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 사진과 함께였다. “눈물방울로부터 흐릿해진 과거가 증발하고 있다”는 알듯 모를 듯한 내용이었다. 살리안의 비극이 전해진 뒤 인스타그램에 라지풋은 “이토록 황망한 소식이라니. 디샤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영혼이라도 평안한 안식을 누리길”이라고 적었다. 지난 4월 리시 카푸르, 이르판 칸 같은 전설적인 발리우드 스타가 며칠 간격으로 세상을 떠난 충격에서 채 헤어나오지 못한 전 세계 발리우드 팬들이 라지풋의 비보로 안타까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짧아서 아쉬웠던… 여성시인들의 변신

    짧아서 아쉬웠던… 여성시인들의 변신

    첫 소설 美 플라스 ‘메리 벤투라…’ 산문으로 온 허수경 ‘오늘의 착각’천재적인 문학성을 자랑했던 여성 시인들의 유고집이 잇따라 출간됐다. 미국의 실비아 플라스(1932~1963)의 소설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왼쪽·미디어창비)과 허수경(1964~2018) 시인의 산문집 ‘오늘의 착각’(오른쪽·난다)이다. 각각 소설과 산문의 형태로, 짧지만 긴 세월을 살다간 이들의 흔적이 담겼다.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은 60여년 만에 최초 공개되는 플라스의 미발표 소설이다. 1952년에 쓰인 소설은 정식 출간되지 않은 채 미국 인디애나대에 보관돼 있다가 지난해 영국 출판사 페이버 앤드 페이버에서 초고를 그대로 살린 판본으로 펴냈다. 여덟 살에 보스턴 헤럴드지에 시를 발표했던 플라스는 스미스대학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을 장학생으로 들어가 겉으로는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을 살았다. 불세출의 천재인 그의 시 전집은 1981년 작가 사후에 출간된 책으로는 유일하게 퓰리처상 시 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생애 내내 여성은 분노도, 경력에 대한 야심도 표출하지 않고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는 데서 성취감을 찾아야 한다는 당대의 여성관과 부단히 싸웠다. 결국 영국 계관시인 테드 휴스와의 불행했던 결혼 생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설은 메리 벤투라라는 소녀가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홀로 기차 여행에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소녀가 알고 있는 사실은 손에 쥔 티켓이 종착역 ‘아홉 번째 왕국’으로 향하는 편도행이라는 것뿐이다. ‘10대 여성의 나 홀로 여행’이라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설정의 책은 여성들 사이 우정과 연대, 삶에 대한 주체적 선택을 주제로 한다. 시대와 불화했지만 스스로와는 화해한 시인의 자전적인 얘기로도 들린다. 60여쪽의 짧은 소설을 진은영 시인이 한국어로 옮겼다. 허 시인의 생일인 6월 9일에 맞춰 출간된 ‘오늘의 착각’은 2014~2016년 8회에 걸쳐 문학 계간지 ‘발견’에 연재한 산문을 모았다. 책은 시인 특유의 시론이자 ‘착각론’이다. 그는 착각이란 ‘우리 앞에 옆에 뒤에 그리고 언제나’ 있으며, ‘시인이 이 지상에 개점한 여관에 든 최초의 손님들 가운데 하나’(4쪽)라고 말한다. ‘시인의 영혼에게 가장 많은 잔심부름을 시키는 이 손님을 시인은 내몰 수가 없다. 잔심부름의 대가로 시인이 얻는/잃는 것이 너무나 많기에.’(4~5쪽).‘착각론’의 정수는 과거를 읽는 미래의 독자들에 대한 언설이다. ‘거대한 역사의 기류에 떠밀리던 한 인간의 삶과 문학이 미래의 타인에게 해석될 때, 미래의 타인은 자주 오독을 한다. 시인의 삶이든 그 누구의 삶이든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의 범주에서 해석되지 않는다. (중략) 지난밤의 꿈은 우리가 낮 동안 입을 닫았던 동경의 곡진한 눈물일 수도 있다.’(41쪽, ‘김행숙과 하이네의 착각, 혹은 다람쥐의 착각’ 일부) 어제의 허수경을 읽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말 같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메멘토 모리] 한국 조선의 기틀 다진 한종서 형 영전에-황성혁 대표

    [메멘토 모리] 한국 조선의 기틀 다진 한종서 형 영전에-황성혁 대표

    한국 조선산업에 커다란 역할을 했던 한종서 씨가 지난 6일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8일 서울 소망교회에 영면했다. 고인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불모지나 다름없던 조선산업의 기틀을 단단히 세웠지만 그 흔한 부음 하나 일간지에 실리지 않았다. 근대화를 일군 중심 인물로서 고인의 영면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고인과 2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함께 했고 50년을 사수(射手)로 대했던 황성혁(81) 황화상사 대표(현대중공업 전무 역임)가 12일 아시아엔에 올린 기사를 정리하고 황 대표의 동의를 얻어 싣는다. 선박 판매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국 조선사(造船史)를 기술한 자서전 ‘넘지 못할 벽은 없다’(이앤비플러스·2010년)를 펴내기도 했다. 1989년 선박 판매 담당 전무를 끝으로 현대중공업을 퇴사한 그는 이듬해 세운 황화상사의 대표가 돼 지금까지 선박 중개업을 하고 있다.한종서(韓鍾瑞) 형이 떠난다. 오랫동안 지닌 무겁고 고된 육신의 덫을 벗어 던지고 밝고 가벼운 영혼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래서 형의 떠남이 슬프지만은 않다. 따뜻하고 편안한 나라에 자리잡을 축복 받은 영혼을 생각하며 우리 마음은 도리어 가볍다. 1972년 가을 영국 런던지점에서 형과의 첫 만남이 시작됐다. 새로 탄생한 조선소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이었다. 런던지점은 조선소의 심장이었다. 선박 영업과 기술 도입 업무를 형이 맡고 있었다. 그 뒤 50여년 난 형을 따라 다니는 조수였다. 일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형은 이끄는 사수였다. 일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던 시절, 잠자는 동안에도 일을 꿈꾸던 시절,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그나마 일의 결말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종서 형은 미숙한 조수를 끌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해냈다. 조선소의 산적한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법의 시발점으로 중심을 잡고 묵묵히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냈다. 조선소의 첫 작품 ‘어틀랜틱 바론’을 시작할 때 선주의 기술 대표이자 천하의 고집쟁이 아나스타소폴루스를 입을 다물게 하는 잠재우는 사람은 종서 형뿐이었다. 아나스타소폴루스는 자신의 말을 주워 담는 법이 없는 사람이었다. “모든 펌프는 청동으로 만드는 거야.” “스페어가 없는 기계는 기계가 아니야.” “내 말을 그르다고 하는 자는 엔지니어가 아니야.”라고 내뱉으면 경전처럼 떠받들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종서 형이 그와 다툰 것은 아니었다. 그저 미소를 지으며 건너다보기만 했다. 그는 떠들다 제풀에 지쳐 종서 형이 제시한 타협안을 받아들이곤 했다. 다섯 차례나 수정해 나온 마지막 사양서(仕樣書)가 누더기가 되지 않고 조선 기술의 전범이 된 것은 형의 넉넉한 인품이 빚은 결과였다. 조선소가 고용한 외국인 기술자들도 다루기 힘든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비뚤어진 결기도 결국 종서 형의 넓은 마음과 따뜻한 손으로 다스려졌다. 모든 기술자, 모든 선주 감독관들이 제각각의 취향에 맞게 기관실의 열 평형(Heat Balance)를 맞추려고 했는데 사공 많은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이었지만 결국 종서 형의 손길 아래 가지런하게 됐다. 내가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종서 형의 조수가 됐다고 서울대 기계학과 동기인 최해복 형에게 말했더니 “종서가 거기 갔어? 그 회사가 복덩이를 잡았구먼. 그러면 현대조선은 되는 회사야. 그 친구는 무엇이든 제대로 되게 하는 재목이니까. 너도 큰 행운을 잡았어. 종서를 도와 열심히 해봐. 좋은 일을 이루게 될 거야”란 말을 들려줬다. 조선소 시작할 때 정주영 회장의 막막한 심정을 누가 이해할 수 있었을까? 의논할 사람도 참고할 문헌도 없었다. 하지만 조용하고 느긋하며 영어에 통달하고 설득력 있는 종서 형이 있었다. 사리에 밝고 사심 없는 종서 형이 뒤를 지켜 정주영 회장의 마음을 안온하게 했다고 난 지금도 믿는다. 그런 감정을 잘 나타내지 않는 정 회장이 1970년대 중반 종서 형이 허리 디스크로 얼마간 입원해야 한다고 하자 당황해 하던 모습을 지금도 난 생생하게 기억한다. 톱니바퀴마냥 일이 굴러가는 중에도 형은 가끔 느닷없는 일탈로 사소한 행복을 만들곤 했다. 일요일 아침 종서 형은 정 전 명예회장이 늘 걸치던 암청색 현대건설 점퍼를 걸치고 나와 함께 옥스퍼드 거리로 나섰다. 보슬비를 맞으며 거리의 쇼윈도를 들여다보며, 우리의 불타는 청춘을 비쳐 보며, 잘 생긴 경찰관과 일부러 걸음을 맞춰 걷기도 했다. 점심시간 짬을 내 옥스포드 거리가 끝나는 곳에서 하이드파크의 유명한 연설자의 광장에 들어서 청중 가운데 한 명이 돼 가끔 ‘옳소’를 외치기도 했다. 서펜타인 호수는 비 오는 날에도 아름다웠다. 백조 먹으라고 빵 몇 조각 던지면 오리 떼들이 덤벼 들어 먹어치우거나 참새떼들의 잔치가 됐다. 형은 늘 여유 넘치고 올곧았다. 70년대 후반 종서 형은 산업 플랜트 쪽으로 옮겨 가 현대중공업에 또하나 새로운 기틀을 만들었다. 혼자 남은 난 선박 영업에 부대낄 때마다 ‘종서 형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고 지침으로 삼았다. 1989년 말 내가 회사에 사표를 내자 종서 형은 탄식했다. “탐욕 때문에 재목이 찌꺼기가 되려는구나.” 그러나 난 옛날 사수를 잘 모신 덕에 지금도 찌꺼기는 면했다고 자신하고 앞으로도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내 고단한 육신마저 털어버리고 영혼이 맑고 가벼워졌을 때 형과 복사꽃 만발한 은하수 가에서 만날까? 하이드파크의 작은 연단 위에 올라가 우주론을 한바탕 늘어놓아 볼까? 무지개 걸리면 미끄럼 타듯 올라 앉아 성좌와 성운 사이를 넘나들어 볼까? 그때까지 편히 쉬세요. 종서 형.정리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고려인 기념비를 몇 년 동안 혼자 관리하셨던 아저씨가 계셨는데 암에 걸리신 거예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우리한테는 너무 중요한 곳이니깐 혹시 이곳 주변에 사는 분이 있으면 이 기념비를 좀 관리해 주세요”라고 했어요. 주변 학교에 다니는 16살짜리 소녀가 학교 끝나고 관리해 주겠다고 하면서 10리터 되는 봉투랑 쓰레받기, 빗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그 주변을 청소한 거예요. 유튜버로서 너무나 뿌듯했어요.” 문화, 경제, 패션, 한국의 다양한 일상을 러시아어로 전하는 유튜브 채널 ‘KyunghaMIN’ 운영하는 민경하(29)씨. 그의 구독자 수는 현재 64만에 육박한다. 그중 90% 이상이 러시아 등 현지 네티즌들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가진 팬 모임엔 무려 3,000여 명의 현지인들이 몰렸다.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 연예인들이 그와의 만남을 바랄 정도로 러시아에선 특급 스타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창한 러시아로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이 현지인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러시아에 들어가는 한국 뷰티제품 기업들 또한 그에게 많은 문의를 해온다. 4~5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의 친분을 통한 상품 홍보는 기업들에겐 중요한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한국도 잘 먹고살 수 있는 거 아닌가요.”라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러시아 진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올해 11월까지 예정됐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 4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아프리카어 4개 언어 능통자영국에서 유치원을 나왔고 중학생 때는 필리핀에 가서 영어를 공부했다. 러시아어는 대학교 때 배웠다. 10살 때부터 잠비아 아이를 후원하게 됐고 아이를 직접 만나러 가려고 했다가 당시 에볼라가 터졌다. 결국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나망가란 도시로 6개월간 봉사활동을 떠났고 그곳에서 스왈리어를 배우게 됐다. 일본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너무 화가 나서 복수하겠단 마음으로 배우게 됐다. (Q)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 돌아다닌 나라만 50개국여행과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러시아 교환학생 때도 ‘경하 만나기’ 모임을 주최할 정도였다. 어릴 적 꿈은 회사에서 일하지 않은 거였다. 유튜버가 되지 않았다면 컴퓨터 하나로 세계를 돌아다니는 디지털 노마드가 됐을 거다. 여행을 하면서 ‘세상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란 걸 체험으로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 재밌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고 결국 유튜버란 길을 들어서게 된 거 같다.(Q) ‘러시아의 유재석’ MC 세르게이 스틸라빈와의 운명 같은 만남2014년 소치 올림픽 때 통역으로 일했다.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에 뚱뚱한 러시아 아저씨 두 분이 카메라를 들고 와 ‘너 누구냐?’라고 물어봤다. 보통사람들은 자원봉사자, 통역가라고 했을 텐데 나는 ‘저는 한국인이에요. 그러면 당신들은 누군데요?’라고 되물었다. 당시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그분 중 한 명은 러시아에서 엄청 유명한 유재석급 MC였기 때문이었다. 제가 당돌하게 말을 하니깐 너무 재밌었는지 저와의 인터뷰 영상을 업로드하셨고 그게 빵 터지게 된 거다.(Q) 러시아 사람들의 특명 ‘민경하를 찾아라!’2년 후에 세르게이 스틸라빈으로부터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왔어요. 해킹당한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저를 보고 싶다는 메시지에 너무 감사했고 러시아를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분 채널을 보니깐 2년 전 저랑 했던 인터뷰 영상 댓글에 ‘빨리 이 여자를 찾아서 1시간 인터뷰해라’, ‘이 한국 여자 빨리 찾아줘’ 등 댓글이 수두룩했다. 내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는 건지 궁금했고 결국 러시아로 가서 그분 쇼에 출연하게 됐다. (Q) 방송에서 소주와 매운 라면 소개로 빵~터졌다러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라면은 ‘도시락’인데 제가 먹어보니깐 하나도 안 맵게 느껴졌다. 진행하시는 분들께 한국의 보드카인 소주와 불닭볶음면을 가져갔다.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직접 끓여드렸다. 라디오 생방송 상황에서 MC께서 면을 드시고 너무 매워 소리를 질렀다. 옆에서 진행하시던 다른 분이 소주를 따서 ‘매우니깐 이거라도 마셔라’라고 했는데 더 난리가 나게 됐다. 청취자들은 MC가 너무 매워하는 게 너무나도 재밌었던 모양이었다.(Q) 유튜브 채널 오픈한 지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 누적 조회 수 400만 회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리려고 노력한다. 러시아 분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저는 한국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러시아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제게 전라도와 경상도 말이 왜 다르냐고 물어보지만 정확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해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들 속에서 ‘경하는 우리에게 답을 주는 얘구나’라고 생각하며 신뢰를 쌓아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어떤 분야의 내용을 다루나우선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한다. 강원도 영월이나 태백 같은 곳을 다니면서 한국의 지방 소도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반응도 좋다. 제가 소개한 곳에 많은 러시아 분들이 방문해 너무 뿌듯했다. 한국어도 가르치고 한국의 뷰티에 대한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Q) 재밌는 실수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러시아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많이 틀린다. 러시아어로 깔마르는 오징어, 까마르는 모기다. 이 둘을 헷갈려 ‘여름에 깔마르(오징어)가 날아다녀서 잠을 못 잤다’라고 하기도 하고, 무카(파리)와 무하가(밀가루)를 혼동해서 ‘무카(파리)로 빵을 만들었다’라고 말하며 비록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꾸미지 않고 영상을 만드는 모습에 러시아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유튜브 시작 2년 반 동안 수익은 마이너스유튜브를 막 시작했을 때 돈을 벌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독자들께 그저 뭔가를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비로 선물도 사서 편지도 써 드리고 했다. 2년 6개월 동안은 수익이 마이너스였다. 러시아는 또한 CPM(천회 노출당 비용)이 정말 낮다. 한국의 10분의 1도 못 미치기 때문에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대신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정부와 시 홍보에 관계된 일을 많이 했다.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에서 페스티벌을 열게 될 경우, 그런 행사들의 참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Q) 고퀄리티 영상만이 답은 아니다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데 1시간 반 밖에 안 걸린다. 얼마 전 좋은 장비로 고퀄리티 CF영상을 만들었다. TV에 나와도 아깝지 않을 훌륭한 영상이었는데 최저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 영상을 본 독자들의 ‘의견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경하가 아니다’, ‘너무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였고 조금 더 독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지금은 독자들의 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 독자들로부터 찾다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첫 영상이 세로로 찍었다. 6시간 동안 찍었다. 편집하지 않은 6분짜리 영상이었다. 독자들이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는지 편집은 물로 콘텐츠 만드는 걸 처음부터 계속 도와줬다. 지금까지도 영상을 올리면 ‘이 부분이 재밌어’, ‘다음엔 이 부분을 만들어 줄래?’라는 댓글들을 통해 여러 요청들을 하고 있다. 그런 댓글의 내용에 제 아이디어를 덧붙여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콘텐츠 고갈에 대한 고민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다. (Q) 조회 수가 가장 높았던, ‘러시아인들이 수능을 푼다면’러시아 블로거들한테 이 아이디어를 얘기했을 때 다들 재미없을 거 같다고 말했지만 제가 고집했죠. 재밌을 거 같다고. 러시아 유명한 배우와 그 친구를 처음 만난 날 그냥 제 옆자리에 앉혀 놨고 수능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딱 풀어보니깐 틀린 게 너무 많았다. 80점도 안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러시아인들 입장에서는 모국어인데도 너무 못 푼다는 생각 때문에 재밌게 느껴졌던 거 같다. 조회 수가 높았던 영상 중 또 하나는, 러시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한국을 방문해서 저를 러시아식으로 엄청 진하게 메이크업을 했고 그 상태로 홍대를 걸어 다녔다. 당시 거리에서 제 메이크업이 가장 셌을 거다. 제 모습을 본 한국인들의 반응을 영상에 담았는데 러시아 독자들의 반응이 몹시 뜨거웠다.(Q) 러시아에 들어오는 뷰티제품은 ‘경하’를 통해서 나간다?뷰티 관련 기업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온다. 저를 매우 좋아하셨던 한 독자 분께서 제가 러시아에서 행사를 많이 하다 보니깐 법인을 차려주셨다. 30여 명의 직원들도 두고 있다. 의뢰받은 뷰티제품 영상을 만들기 전에 직원들에게 다 써보게 해서 일주일 동안 테스트 기간을 갖는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러시아인들에게 재밌고 제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지 함께 고민하고 영상을 만든다. 또한 러시아 유명 연예인들이나 4~5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들이 저를 많이 챙겨 준다. 자연스럽게 그들을 통한 제품 홍보가 이뤄진다.(Q) 제작에 있어 애로점이 있다면솔직히 제가 한국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분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어떤 분을 만나도 상관없다. 저보다 한국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되면 무조건 찾아가서 여쭤보려고 한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확한 정보를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 러시아어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이 제 말을 듣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애로점이라 할 수 있다. (Q)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 역할예전에는 사비를 들여서 행사를 열었다. 구독자 수가 5만 명이었을 때 40명 정도가 왔다. 지금은 1천~4만 명의 팬들이 온다. 하지만 그런 행사를 해도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 지금까지 정부 지원을 받은 행사는 딱 두세 번 정도다. ‘찾아가는 한국’이란 취지로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행사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확신한다. 그런 행사들을 해보고 싶다. 러시아에는 한국 제품과 문화에 대한 뜨거운 요구가 있다.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참여자들을 모으는 데 굉장한 영향력이 있고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분들이다. 한국과 러시아 블로거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민간외교 역할을 하면 좋을 거 같다. (Q) 성공적인 유튜버가 되기 위한 요소구독자가 30만 명 될 때까지 일주일에 영상을 세 개씩 올렸다. 정확한 요일, 정확한 시간에 영상을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생방송도 자주 한다. 독자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이라면 직접 서로의 얼굴을 보고 얘기할 수 있지만 코로나 19로 만날 수 없는 상황 에선 생방송을 통해 친근함과 신뢰성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코로나19로 11월까지 행사가 다 취소됐다. 러시아어로 유튜브를 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12 개 국가들이 다 따라 들어온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에 구독자들이 많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과 기업들은 러시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카자흐스탄도 구매력이 왕성하고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다. 앞으로 이런 주변 국가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을 널리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장민주(인턴), 임승범(인턴)
  • 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에 영면

    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에 영면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9일(현지시간)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텍사스주 휴스턴에 잠든다. 플로이드 유족은 이날 오전 11시 45분(중부 표준시)쯤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시작된 장례식에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을 열었다. 장례식은 무려 4시간이나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플로이드가 숨진 뒤로 정확히 보름 만이다. 장례식은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고,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조문객 중에는 휴스턴이 지역구인 앨 그린, 실라 잭슨 연방 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 아트 아세베도 경찰서장, 장례 비용을 전액 부담한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폭스와 채닝 테이텀 등이 눈에 띄었다. 미아 라이트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공동 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고 있지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메리 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숨지기 직전)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하자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고인의 동생 로드니는 “전 세계는 형을 기억할 것이고, 그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다른 동생 필로니즈는 “형은 내게 슈퍼맨이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터너 시장은 “남아공과 캐나다, 케냐 나이로비, 독일 베를린, 한국과 유럽 곳곳에서 플로이드의 이름이 언급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느냐”고 물었다. AP 통신은 “그는 세계에 변화의 힘을 일으킨 ‘빅 플로이드’가 됐다”고 전했다. 고인이 휴스턴의 유명 힙합 그룹 ’스크루드 업 클릭‘(SUC)에서 래퍼 ’빅 플로이드‘로도 활동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인종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영혼을 찔러 상처를 내는 인종차별을 다시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고인의 딸 지아나를 거명하면서 “아빠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실현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역시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성토도 빗발쳤다.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저 높은 곳의 사악함”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플로이드는 저항 운동의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로슨 목사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백악관을 청소하는 것”이라고 공박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했다. 어머니가 누운 곳 바로 옆에 누일 예정이다. 플로이드의 관을 싣고 한 쌍의 백마가 이끄는 흰 마차가 휴스턴 경찰의 호위 아래 1.6km 거리를 운구하는데 40분 정도 노제가 거행됐다. 장례식장 밖 컬런 대로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고, 벌써 묘지에서 기다리는 추모객도 눈에 띈다. 플로이드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46년 생애의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휴스턴 제3구(區)에서 자랐고, 휴스턴의 잭 예이츠 고교 풋볼팀과 농구팀의 이름난 선수이기도 했다. 휴스턴 시는 그가 영면에 드는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엔플라잉 “‘옥탑방’ 이후 해외 팬 많아져…80세 까지 밴드 할래요”

    엔플라잉 “‘옥탑방’ 이후 해외 팬 많아져…80세 까지 밴드 할래요”

    “역주행 1위 이후 높아진 인기 실감새 앨범엔 소통하고 싶은 마음 담아”“그동안 멤버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단련된 것 같아요. 하나가 되자는 다짐도 많이 했고요. 너무 수상 소감 같나요.” 보이밴드 엔플라잉의 김재현은 최근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8개월 만에 새 앨범을 낸 소감을 말하며 밝게 웃었다. 이승협(리더·보컬), 차훈(기타), 김재현(드럼), 유회승(보컬), 서동성(베이스)이 뭉친 이들은 데뷔 5년만에 지난해 ‘옥탑방’으로 음악방송 첫 1위까지 차지하며 청춘을 대변하는 아이돌 밴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옥탑방’ 역주행으로 해외 팬들도 많이 늘어난 엔플라잉은 투어와 공연을 통해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유회승은 “공연과 팬미팅을 할때 육성으로 외국인 팬분들의 소리를 듣기도 하고, 저희를 바라봐 주시는 분들과 눈을 마주칠 때 훨씬 큰 사랑을 받게 됐구나 느낀다”고 밝혔다. 매장이나 음식점에서 타이틀곡 외의 앨범 삽입곡이 흘러나올때도 뿌듯하다. 10일 공개되는 미니 7집 ‘소통(So, 通)’은 역설적으로 사람 간의 거리가 멀어지는 시대에 음악으로 더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타이틀곡 ‘아 진짜요’는 현대인의 영혼 없는 대답을 유머러스하게 담은 곡이다. 곡을 쓴 이승협은 “처음에 음악 스태프 두 분이 너무 어색하게 대화를 하는데 ‘아 진짜요’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영감이 왔다”며 “이 말을 외로운 감정으로 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옥탑방’이 많은 공감을 얻은 만큼, 이 곡도 그 이상의 공감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코로나19로 공연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만큼, 팬들과 접점을 넓히기 위해 새 앨범 활동은 최대한 다양하게 할 예정이다. ‘아 진짜요.’ 뮤직비디오에 패러디 장면으로 삽입된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에도 최근 연예인 감정단으로 출연했다. 녹화를 마친 김재현은 “감정도 잘한다고 칭찬도 받았다””며 “새로운 경험이었고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같은 소속사에는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등 경쾌한 사운드를 뽐내는 밴드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선배들과 다른 자신들만의 색깔은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엔플라잉은 “이 노래는 엔플라잉 같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다”며 “뚜렷하게 정의할 순 없지만 어떤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들은 최근 정식 멤버로 합류한 서동성까지 형제처럼 지낸다고 한다. 싸우기도 하고 풀기도 하면서 오래 음악을 하는게 목표다. “전 세계의 팬들을 만날때까지, 80세가 될 때까지 밴드를 하고 싶어요. 밴드로서 가장 좋은 소통 방법은 음악이니까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음악을 들려드리겠습니다.”(김재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셸 오바마 “분노가 전달되면 역사 바꾼다” 졸업생 축사

    미셸 오바마 “분노가 전달되면 역사 바꾼다” 졸업생 축사

    인종차별 시위 언급하며 투표·집회 등 직접 행동 촉구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졸업생들을 위한 축사에서 “분노가 모여 전달되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면서 투표·집회 등 직접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셸은 7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졸업식을 하지 못한 올해 대학·고등학교 졸업생을 위해 유튜브 영상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그는 “최근 몇달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인종과 권력에 의한 차별 때문에 우리의 기반이 흔들렸다”면서 “현재 일어나는 일들의 원인은 수십년간 방치된 불평등과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할)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면서 “대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불평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집중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셸은 “분노는 강력한 힘이고 잘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노만 홀로 남겨두면 마음을 좀먹고, 혼란을 야기할 뿐이지만 분노가 모이고 여러 방법으로 전달되면 역사를 바꾸는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셸은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박사와 소저너 트루스, 여성해방운동을 펼친 루크리셔 모트, 노동운동가 세자르 차베스, 성 소수자 차별반대 운동이었던 ‘스톤월 항쟁’ 참가자들을 거론하며 “이들은 모두 분노뿐만 아니라 희망, 원칙, 동정심에도 이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전을 실현하려면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다”면서 “그러려면 자신들의 비전이 의회 권력과 국회의원, 대통령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고 덧붙였다. 미셸은 졸업생들에게 집과 주변 공동체에서부터 행동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거나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을 펼치는 것도 유용하지만 더 나아가 모든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유권자 등록과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행사하는 데 동참하자고 권하라”고 말했다. 미셸은 “특권과 혜택을 덜 가진 사람을 멀리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선 남을 탓하면서 사회적 지위를 얻는 길로 나아갈 수도 있지만, 이는 당신의 영혼을 죽이고 마음을 냉담하게 만들어 삶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신 당신의 특권과 목소리를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자”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의냐 경제냐… 미국은 무엇을 선택할까

    정의냐 경제냐… 미국은 무엇을 선택할까

    바이든 ‘인종갈등’ 비판하며 강공 전환 트럼프 ‘경제 V 반등’ 예측… 결집 호소 민주당, 대선 접전지 8곳중 5곳서 앞서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및 7개 주의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세 번째 도전 만에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튿날 “(조지 플로이드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깜짝 선전한 5월 고용지표를 토대로 “V자를 넘어 로켓 회복”을 할 거라며 맞섰다. 향후 5개월간 대선판에선 ‘정의 대 경제’ 프레임으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은 6일 성명에서 “11월 3일(대선일)까지 미국인의 표를 얻으려 싸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 나라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서 이기고, 경제를 재건하며, 모두가 함께 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아주 많은 이들이 그들(흑인)의 목숨을 덜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느낀다”고 언급한 뒤, 코로나19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흡한 대처도 비판했다. 인종차별 시위 확산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고용지표 개선을 치적으로 부각하려 애썼다. 큰 폭으로 줄 것으로 봤던 일자리가 4월보다 외려 250만개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다”며 “조지(플로이드)가 내려다보며 이것(일자리 지표 상승)이 우리나라에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에 대해 “비열하다”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여전히 국민 목숨보다 경제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이 담겼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조용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강공 전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전을 틈타 승기를 잡으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바이든은 플로이드 사망 이후인 최근 열흘간 대선 접전지(8개 주) 설문조사에서 애리조나·플로리다·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 등 5곳에서 이겼다. 위스콘신에선 동률이었고 5월 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6% 포인트나 뒤졌던 텍사스에서는 1%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4% 포인트 뒤졌다.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는 ‘오바마 향수’로 흑인 지지 기반을 갖춘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호재다. 바이든 캠프는 체포된 시위대원 석방을 위해 보석금을 냈고 흑인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직권 남용 경찰에 대한 기소 기준을 낮추고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경찰 개혁에 나설 거라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약점이자 시위대의 주력인 진보적 청년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는 바이든에게서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했다”며 “교회 연설과 시위대 사진촬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세간의 평가를 전했다. 이번 시위에 군 동원까지 거론하며 과도한 강경 기조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내부 분열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미트 롬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7억 쏟아 20만원 남은 전직 교사 암호화폐 지식 없이 투자 시작한 60대 지인 끌어들여 月 200만원 ‘홍보 수익’ “불안했지만 ‘연예인 인증샷’ 등에 안심”코인 폭락→ 다른 코인 투자 피해 반복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서 소송 꺼려” 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을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트레이드코인클럽(TCC)이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다. 이들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다. 현재 TCC 피해자 집단 소송 참여자 107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5060세대가 55명(5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 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 마땅치 않은데 코인만이 살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 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 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  꽃길만 걸을 듯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아침에 4분의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 온 지인들의 원망 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갈아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 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 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 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원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  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원을 사기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다른 코인은 위험하지만 내가 상위 투자자들과 친분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던 둘도 없던 친구는 연락조차 끊겼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비트코인 투기 광풍 이후 무법지대를 악용한 사기 범죄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끊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7억 쏟아 20만원 남은 퇴직 교사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을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트레이드코인클럽(TCC)이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다. 이들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다. 현재 TCC 피해자 집단 소송 참여자 107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5060세대가 55명(5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 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 마땅치 않은데 코인만이 살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 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 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꽃길만 걸을 듯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아침에 4분의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 온 지인들의 원망 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갈아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 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 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 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원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원을 사기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끊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윤미향 “동지들 생각하며 버텨…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

    윤미향 “동지들 생각하며 버텨…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

    “이런 지옥의 삶 살 지 생각도 못해”언론·검찰에 분노 표출 “매일 괴롭혀”“소장님 영혼 살피지 못했다” 토로도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전날 사망한 서울 마포구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 A(60)씨와 관련해 “나랑 끝까지 가자고 해놓고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가셨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추모사에서 “악몽이었다”며 “2004년 처음 우리가 만나 함께 해 온 20여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날이 닥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다. 우리 (김)복동 할매 무덤에 가서 도시락 먹을 일은 생각했었어도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 ‘대표님, 힘들죠? 얼마나 힘들어요’ 전화만 하면 그 소리를 했다”며 “나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고 하면 ‘미안해서 어쩌나요’라고 했던 우리 소장님”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말도 적었다. 그는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다”며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다”고 했다.윤 의원은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며 “정말로 미안합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쉼터에 오신 후 신앙생활도 접으셨고, 친구관계도 끊어졌고, 가족에게도 소홀했고, 오로지 할머니, 할머니”라며 “명절 때조차도 휴가 한 번 갈 수 없었던 우리 소장님. 당신의 그 숭고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내 가슴 미어진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외롭더라도 소장님, 우리 복동 할매랑 조금만 손잡고 계시라”며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 복동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편히 쉬소서”라는 글로 끝을 맺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코인 사기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피해자들표적이 된 기술 취약 중장년층 “노후 막막” 울상사기 판치는 코인 시장 관리·감독 절실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 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를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인공지능(AI)이 코인을 사고 팔아 투자금을 불려준다’는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업체 트레이드코인클럽(TCC)과 이 업체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 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들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 사기꾼들의 표적이 된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마땅치 않은 데 코인만이 살 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 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 꽃길만 걸을 듯 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 아침에 4분의 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의 원망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 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일부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넘어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TCC 사건’ 피해자모임 대표 김희수(40)씨는 현재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이다. 개인 피해자들이 전국 각국에서 진정을 넣어 개별 수사가 진행 중이만 집단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단 소송의 대리인인 최우석 변호사는 “TCC가 트레이딩 시스템의 핵심으로 앞세운 AI를 직접 본 사람이 없어 사업의 실체성이 없는 폰지 사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폰지 사기란, 하위 사업자의 돈으로 상위 사업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이어 최 변호사는 “TCC는 국내에 다단계 법인으로 등록도 하지 않았다”면서 “방문판매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op 20’ 상위 사업자로 알려진 이들은 피해자들의 호소를 외면하는 모양새다. 피해자들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정모(41)씨는 “나도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본 금액이 있어 상위사업자라 칭하면 곤란하다”면서 “회사쪽 사람이 아니라서 본사와도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 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을 사기 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 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다른 코인은 위험하지만 내가 상위 투자자들과 친분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던 둘도 없던 친구는 연락조차 끊겼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비트코인 투기 광풍 이후 정부가 암호화폐를 무시하는 정책 기조를 지속하면서 무법지대를 활용한 사기 범죄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끓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며 제도권 안에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 추적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받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스물셋에 당뇨병 걸려 은퇴” 中 최고 게이머 우지 은퇴 선언

    “스물셋에 당뇨병 걸려 은퇴” 中 최고 게이머 우지 은퇴 선언

    나이 스물셋인데 건강이 나빠져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 리그를 대표하며 국내 프로 게이머 페이커에 대적할 게이머로 손 꼽히는 ‘우지’ 젠쯔하오가 지난 3일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500만 팔로어를 거느린 웨이보 계정을 통해 “몇년 동안이나 밤늦게까지 앉아 있느라 지난해 당뇨병 2타이프 진단을 받았다. 훈련 일정을 바꿔보고 식이요법에 운동도 해보고 약도 먹어봤지만 여전히 몸이 좋지 않다. 오랜 약 복용으로 정신은 오히려 예전만 못하다”며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은퇴 소식을 전하게 돼 미안하다”며 “몇년 동안 날 위해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작별을 고했다. LOL 프로게임단 로얄 네버 기브업(RNG)은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의 은퇴를 알리며 “우지는 팀 RNG의 심장과 영혼이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e스포츠의 아이콘이기도 했다”며 “10대 시절부터 자기 역할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그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RNG는 2012년 프로로 데뷔한 우지가 8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고강도 훈련을 받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 쉴 것을 권유 받았다며,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치료를 계속해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프로 데뷔 후 2015년 한 해를 제외하고 모든 리그 챔피언십에 출전한 우지는 2017년부터 건강 문제를 호소해왔다. 특히 자신의 손목이 40~50대 나이의 손목과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공격적이고 거친 플레이 스타일 탓에 ‘미친 개’란 별명으로 불린 그는 2018년에는 LP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아시안게임을 모두 우승하며 페이커와 더불어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꼽혔다. 하지만 그 뒤 기량이 내리막길을 걸어 은퇴 결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우선 스스로를 돌보고 쉬라는 응원의 글을 보내고 있다. 한 팬은 “전설이 물러나지만 내 신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적었다. 웨이보에 게재된 은퇴 글에는 30만명이 댓글을 달고 60만명이 해시태그 #우지은퇴(UziRetires)를 달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그를 국가적 영웅으로 떠받들면서도 조심스럽게 이참에 게임 중독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싶어한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18세 미만의 온라인 게임 참여를 금지하고 밤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는 아예 어떤 플레이도 못하게 통금령을 발동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게임 시장이지만 정부는 비디오 게임이 젊은 연령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신 건강 측면에서 “게이밍 장애”로 인정하고 있는데 미국심리학회 매뉴얼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를 공식 등재하지 않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교황, 미국 시위 사태 첫 언급…“인종차별 용납 안돼”

    교황, 미국 시위 사태 첫 언급…“인종차별 용납 안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흑인이 숨진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내 시위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교황은 3일(현지시간) 수요 일반 알현 훈화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사회적 불안을 큰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교황의 첫 공식 입장으로, 플로이드 사망 약 9일 만이다. 교황은 “우리는 어떠한 종류의 인종차별도 용납하거나 모른 척 할 수 없다”면서 “조지 플로이드를 비롯해 인종차별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울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 폭력과 약탈에 대해 “자기파괴적이며 자멸적인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폭력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잃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민들에게 국가적인 화해와 평화를 신에게 간구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가톨릭계의 성토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왔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 앞에 모여든 시위대를 최루탄을 쏴 해산시킨 뒤 갑작스럽게 인근의 세인트 존스 교회를 찾아 성경을 들어올렸다. 2일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헌정된 백악관 인근 추모시설을 방문했다. 현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종교의 권위에 기대어 정당성을 확보하는 제스처를 통해 보수 기독교인 지지층을 노린 정치 이벤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지 가톨릭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적 상징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활용한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교황의 이날 언급은 ‘흑인 사망’ 시위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종교 행보에 선을 긋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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