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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노예매매춘과 ‘검은 경찰’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 ‘경찰 수사력의 한계’……. 전북지방경찰청이 지난 9월19일 발생한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사건 재수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공무원들의 금품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의혹 제기에 못이겨 수사 주체를 지방 경찰청으로 승격시켜 재수사에 착수한 지 20여일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그러나 재수사 결과에 대해 대다수 시민들은 ‘경찰이 하는 일이 그렇지’라며 냉소적인 반응이다.뇌물 상납 고리도 밝히지 않은 채 하급 경찰과 공무원 몇명만 ‘도마뱀 꼬리 끊듯’ 사법 처리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증거나 제보가 발견될 경우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한다. 이미 수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제보나 증거가 더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말이지만 설혹 제보나 증거가 있어도제대로 수사할지 의문이다. 초동수사시 일기장도 발견하지 못했다.윤락가 불법을 파헤칠 결정적단서가 될 업소의 장부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뒤늦게 임모씨의 일기장에서는 감금된채 윤락을 강요당해온 사정이 자세히 드러났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김모양이 뇌물 상납 증언을 할 때까지 경찰은 뇌물 부분에 관한 한 꿈적도 하지 않았다. 단지 화재 발생 후 거의 두달 만인 9일에야 포주와 연락을 취하며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준 군산경찰서 역전파출소 전모,차모 경사에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화재가 난 뒤 “윤락가가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고 포주는“파출소 직원과 일면식도 없으며 떡값을 준 일도 없다”고 상납을부인했다.하지만 파출소 직원과 포주는 화재 당일에도 두세 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거짓이 들통났다.여전히 뇌물 부분은 밝혀지지 않은 채였다.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감추려 한 그들의 끈끈한 관계의 비밀은 무엇일까.경찰은 왜 의문점을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하는 것일까. “꽃다운 나이에 스러진 어린 영혼들을 위해서는 각종 의혹들이 밝혀져야 한다”는 시민들의 주장은 강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지방경찰청마저 안된다면 경찰청 본청이 개입해서라도,그래도 안되면 검찰이 나서서라도 노예매매춘에 기생하는 검은 공무원들을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조 승 진 전국팀 기자]redtrain@
  • 중견작가 박범신·최일남 새 소설 펴내

    한 세대,그리고 반 세기 가까이 소설을 써온 두 중진작가의 최신 소설집이 눈길을 끈다.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창작과비평사)는 데뷔 28년째인 작가 박범신이 최근 2년 동안 써온 8편의 중단편을 모았다.작가는 지난 97년 3년여의 절필을 끝내고 소설집 ‘흰소가 끄는 수레’로 복귀했었다. 창작의 보이지 않는 동인인 독자를 넘어 창작의 태양에너지 자체인작가 자신에 대한 피맺힌 ‘의절’인 절필을 감행했던 작가의 복귀후 두번 째 창작집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을까.“내면화를 통한 자기성찰의 기록인 ‘흰소가 끄는 수레’에 비해 여기 실린 소설들은 그성찰로부터 내가 어디를 향해 걸어나오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줄것이라 믿는다”고 박범신은 소설집 앞글에서 밝힌다.즉 지향점은 ‘서사의 회복’이라는 것이다.그러면서 작가는 “여기엔 90년대 문학의 한 특성으로 지목되는 내면화 경향이 소설문학으로부터 작가와 독자를 함께 소외시켜온 것은 아닐까 하는 내 의구심이 깔려 있다”고덧붙이고 있다. 표제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는 평화롭던시골마을에 골프장 건설이 시작되면서 불어닥친 개발 바람과 돈에 맛들인 주민들간의 갈등을 간통 혐의로 재판정에 선 여성의 목소리로 고발한다. 단편 ‘세상의 바깥’은 남의 육체로 환생한 영혼을 화자로 해서 인기있고 잘나가는 사람들의 추하고 ‘불쌍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 ‘그해 가장 길었던 하루’와 ‘손님’은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집필 중인 연작소설 ‘들길’의 1,2편으로 일제말엽 빈곤한 농촌을배경으로 피폐한 가운데서도 인간미와 희망을 잃지 않는 여성 2대를그리고 있다.작가가 지향하는 서사의 회복이 흔히 ‘너무 소설 냄새가 난다’는 비판을 받는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스토리텔링에 머물곤한다. 그러나 “문학이 독백으로 간다면 소외는 필연이다”고 확신하는 작가의 손길이 어디를 집중적으로 매만지고 있는지는 확실해 보인다. 지난 53년에 등단해 반세기 넘게 글을 써온 68세의 노익장 소설가최일남은 열두번 째 소설집 ‘아주 느린 시간’(문학동네)을 내놨다. 지난 4년간 쓴 작품 가운데 소재가 비슷한 8편을 골라모았는데 한국문학에서는 드문 ‘노년의 시간’을 소설적 주제와 소재로 삼고 있는노년 연작들이다.작가는 이제 죽음이 현실적으로 인생 최대의 문제인노년의 시간을 ‘노을지경’으로 부르면서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현대 문학의 거대한 이슈인 노년과 죽음을 필살의 창같은 예리함으로 천착하는 데까지는 분명 못미친다.그러나 죽음을 ‘끼고 도는’ 노년의 여러 모습을 정력적으로 주시하는 작가는 분명노년에 관한 한국문학의 수위를 한단계 높였음이 분명하다.판소리 가락처럼 구성진 특유의 문체는 작가의 본질적 시력의 한계를 노정시키는 한편 그 약점을 덮어주는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김재영기자 kjykjy@
  • [굄돌] 벤처 사업가와 파우스트

    최근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에 나 오는 이야기 하나.어느 날 젊은 사업가 지망생 한 사람이 인터넷에서 관을 팔아 장례업계를 제패하겠다는 풍운의 꿈을 안고 실리콘 밸리 를 찾아온다.이른바 장례업 포탈 사이트인 Funerals.com.그에게 있어 자금만 충분하다면 ‘장례업계의 Amazon.com’이 되는 것은 시간문 제일 뿐이었다. 그의 사업 계획서는 나름대로 치밀했으며,아이디어 역시 참신한 것 이었다.과연 이 젊은이는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하기엔 아직 멀었다’ ‘실리콘 밸리의 철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 책 저자의 주장을 거칠게 요약하면 이런 것이다.“사 업은 단순히 숫자와 서류 놀음이 아니다.그런데 사람들은 흔히 돈이 곧 사업인줄 안다.사업에 대한 진정한 열의와 비전이 없다면,그 사업 가는 언제라도 몇 푼의 돈과 자신의 영혼을 거래하려고 들 것이다.문 제는 그들이 돈을 위해 사업을 팔기 시작하면 사업 자체가 망가진다 는 걸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온통 한 벤처 사업가의 로비설로 떠들썩하더니,마침내 그 로 비에 연관돼 있다는 의심을 받던 정부 관리가 자살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말았다.불과 작년까지만 해도,벤처라는 단어는 도전과 개척 정신의 동의어였으며,건전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마지막 엘도라도 같은 곳이었다.그러나 이제 벤처의 주위를 떠도는 것은 모두 우울한 말들뿐이다.물론 현재 벤처의 위기는 벤처 사업가 한두 사람의 문제 도,단순히 개인 도덕성의 문제도 아니다.하지만 우리의 젊고 유능했 던 사업가들은 너무 일찍 돈을 위해 사업을 팔아버리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지상의 향락’에 취해 악마에게 ‘영혼’을 넘긴 파우스트 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돈을 위해 사업을 파는 사업가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투자자들은 시장을 불신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었을 까? 모든 사업이 다 그렇지만,특히 벤처에게 벤처 정신은 구호나 액 세서리가 아니다.지금까지 벤처들은 그 철학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기 고,위기를 극복해 왔다.하지만 그 철학을 언제라도 몇 푼의 돈과 흥 정하고,언제라도 도망갈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로 득실거린다면,누가 그 시장에 신뢰를 보내고 다시 투자를 하겠는가? 김인호 바다출판사 대표
  • [대한광장] 일본 문부성 태도 유감

    며칠전 2002년부터 일본 중학교에서 사용할 역사교과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일본인이 문부성에 의해 전격 경질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그는 인도대사를 역임한 외교관 출신인 노다 에이지로(野田英三郞)씨였다.이유는 일본의 침략행위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교과서를 불합격시킬 것을 주장하였기 때문이었다.노다씨는 문제의 교과서가 한·일합방의 필요성을 기술하여 한국을 자극하고 또 침략전쟁을부인하였다고 평가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보도가 진실이라면 일본의 앞날을 위하여 심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에 정부기관이 관여하여 압력을행사한 것이 된다.이것은 일본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학문적 자유와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적 분위기를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역사적 사실을 보면 일제의 한반도 강점은 이웃국가에 대한 엄연한침략행위이다.식민지 지배를 통하여 한국인은 자발적으로 근대화를이룰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으며,수많은 인력과 자원을 수탈당하였다. 또한 일본을 위한 전쟁수행 과정에서다수의 한국인은 희생되고 고통을 당하였다.그럼에도 일본은 한국영토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하고 있으며,오늘날한국의 발전이 일본의 덕택인 것처럼 망언을 행하고 있다.이러한 주장은 역사적 사실도 아닐 뿐더러 한·일 관계의 개선이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비역사적인 태도이다. 하지만 문부성은 어린 중학생들에게 몰역사적인 내용을 가르치려 하고 있다.이는 노다씨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독일의 네오나치즘과동일한 것이 될 것이다.결국 이러한 역사인식의 주입은 젊은이들을미래에 침략의 주역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일본 문부성의 이번 결정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적극적으로 대항할 것인가,아니면 남의 나라 일이라고 하여 침잠할 것인가.동아시아의 평화와 역사의 진실을 위해서 그리고 일본의침략에 의하여 수없이 죽어간 영혼들을 위해서도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를 통하여 일본의 침략정책과 식민지 지배가 역사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이것은 역사학계의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자명한 사실인 것이다.나아가 북한 중국 등역사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웃과 뜻을 같이하는 일본 국민들과도 공동투쟁의 장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그렇다고 하여 분노 일변도로만 반응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일본이 이와같은 행동을 하는 데는 한국을 얕잡아 보는 태도가 가슴 속에 내재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이는 결국 우리 자신에도 문제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외적으로는 일제 잔재의 청산을 주장하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망각하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은 아닐까. 우리는 이를 계기로 민족정신을 새롭게 하고 우리의 역사가 얼마나객관적으로 쓰여지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도 되돌아 보아야 한다.지나치게 주관적·심정적 민족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한국사에 대한 객관적 서술만이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밝혀줄 수 있을 것이다.우리의 역사가 올바로 쓰여질 때 일본의 역사왜곡은 자연히 시정될 것이며,그들의 망언도,그릇된 행동과 역사관도 개선될 것이다. 일본 문부성은 침략의 역사를 인정하고 진정으로 참회하는 길만이일본의 발전을 위한 초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일본은 주변국가는 물론 세계 여러 민족들과 더불어 살아나갈 수 있는 후세들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좌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일본의 교과서 왜곡이 하루빨리 시정되기를 바란다. 박 환 수원대 교수·역사학
  • 혁명가 ‘그람시’ 인간적 고뇌…로너 ‘감옥에서 보낸 편지’

    이탈리아 공산당 창설자이자 혁명가인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그는 결코 관념의 골방에 갇힌 이상주의자가 아니었다.꼽추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병약한 몸으로 자신의 의지를 실천한 현실참여자였다. 이러한 면모는 그가 창안한 ‘헤게모니 이론’에서도 엿보인다.그에따르면 국가든 사회든 어떤 실체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지배계급의 집행력 뿐 아니라 피지배계급을 승복시키고 또 그들도 기꺼이 따르는일종의 도덕적 동의가 필요하다.그람시는 이것을 ‘헤게모니’라 불렀다.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마르크스 이론을 새롭게 개발했다. 그람시는 이렇게 이탈리아 급진 좌파를 이끌고 공산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1926년 파시스트 정부에 의해 체포돼 1937년 뇌일혈로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삶을 이어갔다.11년의 수형생활중 써낸 ‘옥중 수고’와 이번에 번역 출간된 ‘감옥에서 보낸 편지’(린 로너 엮음,양희정 옮김)가 그것이다.‘옥중 수고’가 정치,사회,역사,철학 등무거운 주제를 다룬 지적 활동의 결정체라면 ‘감옥에서 보낸 편지’는 소설처럼 쓴 자신의 삶의 기록이자 사회평론,독서일기로 읽힌다. 러시아 공산당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내 줄리아에 대한 애틋함,한번도 보지 못한 아들에 대한 사랑,지적 동지이자 자신의 옥중 생활을 돌봐 준 처형 타니아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 등이 담겼다.‘20세기 최대의 서간문’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꼽추와 사자머리로 기억되는 한 인간의 고단한 영혼을 비춰주는 거울이라 할 만하다.민음사 펴냄,1만원김종면기자 jmkim@
  • [김삼웅 칼럼] 늦가을, 존재의 근원을 찾는다

    깊어가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흐르는 세월의 소리를 듣는다.새천년의장엄한 일출을 축복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캘린더는 두장만 남기고 오늘 상달의 마지막날이다. “아아,쉬임없이 흐름으로써 우리를 고문하는/ 잔인한 세월이여/ 너를 죽여 모든 생활을 얻은들/ 모든 생활을 죽여 너를 얻은들/ 또 무엇하리.” 양정자 시인의 ‘가장 쓸쓸한 일’의 전문이다. 일순의 쉼표도 없이 흐르는 세월 앞에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는 아무것도 없다.유난히 아름답다는 올 단풍도 하나둘 본자리로 돌아가고나무들은 겨울채비를 서두른다. 흔히 추수가 끝난 가을은 초목의 잎이 시드는 조락의 계절로 불리지만 생명의 원리에서 볼 때 조락은 복귀의 과정이다.낙엽귀근(落葉歸根)이란 말에서도 ‘생명복귀’의 원리를 읽는다.가을이 없다면 생물은 한없이 자랄 것이고 이것은 조화를 위한 절도를 넘어선다.천지는이렇게 조화와 절도를 부여받았다. 요즘 TV드라마로 부활한 조선시대의 저항적 학자 허균에게도 가을의교외는 풍성했다. “가을이 무르익어 즐거운 들판/ 기쁨의 소리가 원근에서 들리네/ 집집마다 흰 막걸리를 기울이고/ 곳곳에서 누른 벼를베고 있구나.” 신라의 승려 혜심(慧諶)은 ‘회향일(回向日)’에서가을의 번뇌와 망상의 식멸(息滅)을 말했다.“나부끼며 지는 잎은 숲에 떨어지고/ 쓸쓸히 날아가는 기러기는 새벽소리 보낸다/ 여기서 보고 듣고도 깨닫지 못한다면/ 부처님 마음 저버림이 얼마이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는 사람은 일하지 않은 결과이다.가을에 너울거리는 은빛 억새꽃을 보고도 사념(思念)이 없다면 심신이 산성화된 사람이다. 가람 이병기는 빼어난 가을시조를 남겼다.“들마다 늦은 가을 찬바람이 움직이네/ 벼이삭 수수이삭 으슬으슬 속삭이고/ 밭머리 해그림자도 바쁜듯이 가누나/ 무 배추 밭머리에 바구니 던져 두고// 젖먹는 어린아이 안고 앉은 어미 마음/ 늦가을 저문 날에도 바쁜 줄을 모르네.” 세월 앞에 파괴되지 않는 진실이란 무엇일까.인간의 타고난 사악함과 바닥과 천장을 모르는 탐욕은 순환하는 계절의 질서를 지켜보면서도 진실을 익히지 못한다. 조용우는 ‘양파’란 시에서탐욕을 뒤짚어 쓴 인간의 속살을 벗긴다.“껍질을 벗긴다// 탐욕의 껍질/ 위선의 껍질/ 독선의 껍질// 한꺼풀 한 꺼풀을 벗기니/ 그 속에 숨어 있는 작고 하얀 속살/ 껍질까지도 용납하고 품어 준 진실의 속살/ 여태껏 나를 버티게 해준 것이/ 이 작은 진실이었구나/ 한 꺼풀씩 껍질을 다 벗긴 뒤에/ 그 속에 아무것도 없었다면/ 나는 그만 흙속에서 썩고 말았을 게다.”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인도 전역을 걸어다니며 지주들을 만나고,가난한 이웃들에게 땅을 내주도록 설득하여,스코틀랜드만한 거대한토지를 헌납받은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사회개혁가인 비노바 바베의평전이 이제야 번역되어 가을을 앓는 영혼들에게 위안을 준다.브라만계급 출신이면서도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분뇨 치우는 일을 맡았던그는 말한다.“어린아이의 배를 고프게 하시는 분은 그 어미의 가슴에 젖을 채워주시기도 한다.그분은 자신의 일을 완성되지 않은 채로그냥 두시지 않는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란 ‘전설’의 시절에 쓴 안재홍의 ‘독서개진론’은 지금도 유효성을 갖는다.“황국 단풍이 어느덧 무르녹아 달밝고 서리 찬 밤 울어 예는 기러기도 오늘 내일에 볼 것이다.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하늘 높고 바람 급한 적에 호마가 소리쳐 장부의 팔이 부르르 떨치면서 넌지시 만리의 뜻을 품는 것은 가을의 감정이다.” 조선후기 철학자 이덕무의 글은 늦가을 국향(菊香)의 맛이다.“티끌 세상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더라도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책 읽을 여유를 가진 사람은 군자이다.” 버릴 줄 아는 사람만이 채운다.탐욕과 증오와 당파심을 털고 거리의 나무들처럼 겨울채비를 서두르자.새봄의 신록을 기약하면서,그리고뿌리로 돌아가는 잎새에서 존재의 근원을 생각하면서. “우수수 가을 바람 갈대잎 쓸쓸타 마라/ 이 한밤 잠못든다 흰머리외롭다 마라/ 천지에 한가닥 맑은 뜻을 우리만이 안다네.”(이은상,벽노기)김삼웅 주필.
  • 고야의 독창적 판화세계 ‘고야:얼굴,영혼의‘

    스페인이 자랑하는 낭만주의 회화의 거장 프란시스코 드 고야(1746∼1828)의 독창적인 판화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고야:얼굴,영혼의 거울’전이 27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에서 열린다.이번 전시에서는 ‘카프리초스’‘전쟁의 재앙’‘투우술’‘디스파라테스’등 4편의 판화연작에서 엄선된 160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후기 로코코시대에서 낭만주의에 이르는 역사적 전환기에 활동한 고야는 700점의 회화와 900점의 드로잉,300점의 판화작품을 남겼다. 고야는 말년에 장기간의 투병생활로 듣지 못하게 됐다.이같은 신체적 장애와 더불어 마드리드와 고향 사라고사에서 목격한 스페인 독립전쟁(1808∼1814)의 참상은 고야의 성격을 더욱 내성적이고 비관적으로 만들었다.고야의 4편의 판화연작에는 이러한 변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02)779-5310김종면기자 jmkim@
  • [네티즌 칼럼] 신중해야 될 아내들의 채팅

    컴퓨터 채팅이란 컴퓨터를 사용해 가상공간 속에서 불특정인과의 대화를 통해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다.얼굴과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화면안에 깊숙이 접어두고 세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실시간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얼마전 ‘접속’이라는 영화가 상영된 이후 채팅이 인기를 끌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이 영화는 컴퓨터를 통한 채팅으로 한 남녀가 알게 돼 사랑을 나눈다는 줄거리가 아니던가? 최근 부산에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발생했다. 어떤 남편이아내가 컴퓨터 채팅으로 만난 사람과 바람을 피우자 이를 비관하여목을 매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그냥 스쳐갈 단순한 사건으로 보기에는 우리가 너무나 무심하지 않은가? 10월 17일 오후 8시쯤 부산시 사상구 모 빌라 김모씨집 거실에서 김씨가 문틀에 등산용 노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김씨는 아내에게 “당신을 정말 사랑했지만 당신이나를 이렇게 만들었다.좋은 사람 만나 잘 살길 바란다”는 유서를 남겼다.경찰은 김씨가 3개월전 아내가 채팅을통해 알게 된 남자와 만났다는 사실을 듣고는 부부싸움을 자주 했다는 아내 정모씨의 말에따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사인을 조사 중에 있다고 한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나이트클럽 등 ‘춤바람’나는 곳이 여성들 탈선의 주요 장소였고 한때는 온천 등으로의 ‘묻지마’ 단체관광,전화방을 통한 교제알선 등이 ‘바람’의 주류를 이뤘으나 디지털 시대인요즘은 상황이 틀리다.그야말로 모든 것이 디지털적 첨단으로 변한것이다.정보통신이 급격히 발전하고 컴퓨터를 통해 이른바 채팅이 등장하고 나서는 청소년이나 성인남녀들이 쉽게 교제의 수단으로 채팅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의 검색창에 ‘채팅’을 쓴 다음 엔터 키를 두드리니 다음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챗 파인드,채팅링크,채팅 헌터,채팅사랑대화방,채팅25시,n의 채팅링크,따시기채팅,옐로우채팅 등….이루 헤아릴 수없는 채팅 사이트들이 나왔다.물론 위와 같은 채팅클럽은 수많은 채팅중개 사이트 중 극히 일부분이다. 또 채팅을 하러 들어가면 낯뜨거운 ‘제목’을 하고 ‘여자’와 ‘남자’를 기다리는 ‘묻지마 채팅방’이 넘쳐나고 있다.이들 채팅방에서는 공개적으로 ‘바람피우기’를 권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한다. 요즘처럼 네트워크화한 컴퓨터는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자유의지로가상공간 속에서 남녀끼리 교제를 나눌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들 중개사이트들이 남녀간의 건전한 만남을 주선하고 실제로유용한 정보의 교환과 건전한 만남이 이루어져 서로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일상생활에서 찌든 영혼을 쉴 수 있게 하는 그런 자리가 되어진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하지만 고성능 컴퓨터와 신속한 통신망이학습이나 유익한 정보제공으로 머물지 아니하고 음란과 불륜의 중간다리 역할로 전락한다면 이 또한 정보화사회의 문명의 이기가 악영향을 미치는 폐해가 아니고 무엇인가? 주부들이여! 컴퓨터는 아주 좋은 것이다.영어공부도 할수 있고 은행의 예금잔고 조회도 할 수 있으며,자동이체도 가능하다.또한 백화점,상점에서 다리품을 팔지 않아도 쇼핑을 할 수 있다.그러나 당신들의자유의지를조금만 다른 곳으로 사용하면 컴퓨터 가상공간에서 음란과 불건전한 정보들과 양의 탈을 쓴 바람둥이들이 수없이 당신들을노리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부디 당신들의 컴퓨터를 정보화사회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하여 분별과 사려깊음,지혜와 통찰을나타내기 바란다. 김찬영 부산대도서관 멀티미디어센터 cykim1@hyowon.pusan.ac.kr
  • 中國 고전문학사 상식의 벽 깨뜨린 ‘중국 고전이야기’

    중국 명대의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연의’의 주인공은 누굴까.우리는 흔히 중원을 정족삼분(鼎足三分)의 형세로 나눠 호령했던 유비와 조조,손권을 이야기한다.그러나 한편에선 신의의 상징인 관우와지략의 대명사인 제갈량,그리고 간교함의 화신인 조조를 삼절(三絶)로 꼽는다.제갈량에 대한 지나친 신격화나,후덕한 인물로 통하는 유비가 자신의 갓난아기를 땅에 집어던지고 인심을 얻은 일 등은 ‘삼국연의’의 인물묘사에 있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중문학자 송철규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펴낸 ‘중국 고전이야기’(도서출판 소나무)는 이런 중국 고전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과 상식의 벽을 깨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원시시대부터 당대의 시문학까지를 다룬 ‘중국 고전 이야기’ 1권에 이어 송대부터 청대까지의 고전을 다룬 제2권 완결편이다.구체적인 작품과 문인들의 삶의 역정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엮어낸저자의 입담이 고전의 흥취를 더해준다. 저자는 ‘삼국연의’‘수호전’‘서유기’‘금병매’등 4대 기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을 먼저 밝힌다.‘삼국연의’의 바탕이 된 ‘촉한정통론’을 나관중이 살았던 시대인 원말 명초의 분위기와 연관지어설명하며,‘수호전’을 완전한 구어체에 가깝게 쓴 언어의 보물창고로 본다.‘서유기’는 비록 신화를 다루고 있지만 봉건사회의 다양한 현실을 반영한 작품으로,‘금병매’는 도시생활을 소재로 한 순수소설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4대 기서에 ‘금병매’ 대신 ‘홍루몽’을 넣는 경향이 있다.저자는 이런 점을 감안,중국 고전 백화소설 중 최고로 꼽히는 ‘홍루몽’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룬다.‘홍루몽’은 봉건사회 청춘남녀의 사랑과 결혼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 소설에서 남자주인공 가보옥 가문의 흥망성쇠는 몰락해가는 봉건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저자는 이를 “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도 흩어진다”는옛말을 인용해 설명한다. 이 책에는 이밖에 문단 안팎의 감춰진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TV드라마 ‘판관 포청천’으로 잘 알려진 포공의 이야기가 원대 잡극의 법정드라마라는 점,중국판 ‘사랑과 영혼’인 ‘천녀이혼’ 이야기 등이 눈길을 끈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여성 선언] 존경하는 의사선생님께

    참으로 기나긴 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경기는 잔뜩 침체돼 있는데다 병원파업까지….요즘은 정말 사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지난 10일 파업이 잠시 유보됐지만 23일 의·정 대화 중간평가’를 통해 다시 파업이 재개될 수도 있다면서요? 이제 우리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심정으로 존경해 마지 않던 의사선생님들께 이런 항의 편지를 올립니다.지난 9월 국가는 의사선생님들을 상대로 공식 사과를 한것으로 압니다.그렇다면 의사선생님들,당신들의 대국민 공식 사과는언제쯤 이루어질까요? 배움 많으신 선생님들이니 그 정도 예의는 지키시겠죠.저희도 처음엔 선생님들을 믿었습니다.의약분업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셨을 땐배운 분들이 어련하실까 하며 넘어 갔습니다.의사쪽 얘기를 들어보면 그 말이 맞고,약사쪽 얘기에 귀기울이면 그것도 일면 타당했으니 우리는 어리석은 황희 정승이었나 봅니다.사실 짧은 소견이지만 우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아무리 완벽한 법제도도 현실화하는 사람들이썩었으면 말짱 도루묵일 터이고,불완전한 법도 서로 조정하며정의를 지키면 웬만큼 보완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그런데 파업은 대책없이계속됐고,대학병원 교수님들까지 그 파업에 가세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국가가 의사들의 요구를 경청하지않음으로써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그래서 의사고 교수고 모두파업에 뛰어들었다고 말입니다.아이고,세상에.그 소리를 듣고 저는제 귀를 의심했습니다.배우신 분들이니 자존심도 높으신가 봅니다.우리 환자들은 의사선생님 앞에서 자존심이란 걸 세워본 적이 없으니이해가 되질 않습디다.의사선생님들 앞에서는 정신과 몸을 무장 해제하고 무조건 몸뚱아리를 내맡겼던 사람들이 우리 환자들입니다.환자는 그렇습니다.의사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으면 병은 치유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우리들은 당신들의 명령과 요구와 처방에 맹목적으로 따랐고 당신들의 냉대도 참아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로 환자들이 거리로 내쫓기는 걸 보면서 우리는 이글거리는 분노를 느꼈습니다.당신들이 아무리 우리를 내동댕이친다 해도 돈없고 빽없는 우리는 당신들을 거부할 수도,응징할 수도 없습니다.그래서 더 분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존경하는 의사선생님들.이렇게 찢긴 우리의 자존심은 도대체 어디서 치유받아야 하는 겁니까. 천하디천하게 병원 밖으로 내쫓긴 환자들,그들의 상처난 영혼은 도대체 어디서 위로받아야 하나요. 이제 당신들에 대한 신망과 존경은 땅으로 곤두박질쳐 산산조각이났습니다.아무리 옳은 주장이라도,아무리 강경하다해도 당신들을 믿을 수가 없게 됐습니다.사실 당신들에 대한 실망은 오래 전 격무를핑계로 환자를 냉대하고 무성의하게 대할 때부터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온갖 비리가 병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도 그랬습니다.무엇보다 사회적인 부조리에 늘 침묵하던 당신들이 이번 일로‘국민의 건강권’이라는 거룩한 명제를 들고 나와 핏대를 올리는 걸 보면서는 혐오스러움까지 느꼈습니다.물론 온갖 압력에도 불구하고끝까지 환자를 돌보는 의사선생님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바 아닙니다.눈에 띄지 않게 인술을 행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압니다.그 분들에게는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몇가지 과정은 남았습니다.모쪼록 우리들의 신뢰가 회복될수 있도록 파업에 가담한 의사선생님들의 진지한 공식 사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그리고 적절한 피해보상청구소송과 그에 대한 국가와 의료계의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그래서 조금이나마 의사선생님들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가 회복돼야 할 것입니다.사실 미워하기가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박 미 라 페미니즘잡지 if 편집위원
  • 구세군 세계대장 존 가완스 “북한지역 선교재개 기대”

    “한국 구세군은 높은 수준의 봉사와 전도를 벌여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각국 구세군이 한국의 사례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 5일부터 열리고 있는 ‘한국 구세군 새천년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존 가완스(66) 구세군 세계대장은 6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구세군이 헌신적으로 사역에 나서고 있음을 체감했다고 거듭 밝혔다. “기쁨을 주지 못하는 종교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그런 점에서 한국의 구세군엔 기쁨이 충만해 있어 흐뭇합니다” 이번 방한에서 한반도의 통일기운을 실감한다는 가완스 대장은 남북분단이후 북한 지역에 대한 사역이 중단됐지만 70년간이나 막혀있던러시아 지역에 대한 구세군 활동이 3년전부터 다시 재개된 점을 들어북한 지역 선교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구세군은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에 대한 사역에 치중하는 것으로흔히 알려져 있습니다.그러나 구세군은 계층과 지역의 차별을 두지않습니다.북한 지역도 의료봉사부터 시작할 계획입니다” 구세군의 목표는 무엇보다 영혼을 구제하는 데 있음을거듭 강조하는 그는 향후 구세군의 모든 사역자들이 경건한 삶을 통해 고통받는이웃을 찾아가 돕는다는 사명에 더욱 투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세군은 군대 복장에 계급장 등 세속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드러나지만 평화를 만드는 피스 메이커입니다.자선냄비는 한국 구세군의상징으로 남아있습니다.한국의 구세군도 더욱 창의력을 발휘해 일반인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종교집단으로 거듭 나야 할 것입니다” 존 가완스 대장은 스코틀랜드에서 출생해 20세 때 구세군 국제사관학교에 입교했으며 영문학과 연극에 관심이 많아 뮤지컬 작사가로도이름나 있다.프랑스군국,호주 동군국,영국 아일랜드 군국 사령관을거쳐 지난해 7월 구세군 제16대 세계대장에 취임했다. 김성호기자
  • 깊어가는 가을밤 라틴음악에 젖어보세요

    사색이 깊어가는 가을,CD플레이어에 올려놓으면 추색(秋色)이 물씬만져지는 음반 3장이 우리곁을 찾아왔다. 지난해 국내에 만만찮은 파두열풍을 몰고 왔던 베빈다의 2집 ‘대지와 바람’을 필두로,포르투갈에서 독립한 조그만 공화국 캡 베르트출신의 세자리아 에보라의 ‘라이브 인 올림피아’와 에르미니아의‘가벼운 영혼’ 등.‘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성공적인 국내 연착륙에 고무되어서인지 라틴냄새가 짙다. 이달초 출범한 월드뮤직 전문 레이블 ‘월드 사운드’가 이같은 ‘모험’을 감행했다.지금까지 월드뮤직은 전문 레이블 없이 개별 품목의 상품성을 따져 투기적으로 발굴돼 왔다는 점에서 이 레이블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세자리아 에보라= 포르투갈과 세네갈의 혼혈인 에보라는 뚱뚱한몸매에 사팔뜨기 눈을 가진,언뜻 보아 섬??하기까지 한 용모를 지녔다.그러나 그는 95년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될 정도로 뛰어난 음악적 지명도를 지녔고 프랑스와 미국 언론은 ‘캡 베르트의 빌리 할리데이’란 애칭으로 그의 명성을 갈음했다. 그는 90년대초부터 미국과 일본 등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활동을펴왔다.이 점에서 그의 93년 프랑스 올림피아극장 라이브 음반이 이제서야 소개된 것은 때늦은 감이 많다. 어둠 속에서 들으면 제격.이런 훌륭한 라이브 음반을 왜 이제야 손에 쥐게 됐는 지 울화가 치밀 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하하하” 천진난만한 그의 목소리 뒤로 이어지는 피아노 선율,그리고 중성적인 그의 보컬이 시종일관 어우러지는 ‘파파 조아킨 파리스’,선명한 피아노 선율위에 라틴기타 음색이 그의 찰진 보컬과 조화를 이루는 ‘마 아줄’ 등 주옥같은 14곡이 이어진다.앨범 후반부로갈수록 포르투갈 냄새가 짙어지게 배열한 점도 흥미롭다. 시종일관 밝고 경쾌하게 웃고 노래하고 애드립하는 그의 모습은 ‘천상의 뮤즈’를 연상하게 한다. ◆에르미니아= 에보라가 세계를 누비는 월드스타라면 에르미니아는살이란 섬에서 16년의 세월을 견디며 내공을 쌓은 인물. 재즈적 감성에 많이 기울어져,그만큼 ‘월드’화한 에보라에 비해 에르미니아는 북아프리카인 특유의 지중해 정서를 내면화했다.바다를항상 바라보고 살아온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유연한 라틴기타에 실려오는 ‘나비우 나비가’가 가장 돋보인다.특히 후반부의 살랑거리는 기타연주와 뒤섞이는 타악기 연주가 감미롭기 그지 없다. 어느 곡하나 뒤처지지 않고 고른 완성도를 보인다.포르투갈 언론은 98년,그해 성공적인 데뷔앨범이라고 극찬했다. ◆베빈다= 베빈다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파두의 전설,아말리아 로드리게스.‘대지와 바람’은 사실상 그에 대한 헌정음반 성격이 짙다. 로드리게스의 ‘눈물(라 그리마)’을 베빈다가 어떻게 소화하는 지눈여겨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2집이 왜 이제야 음반으로 나왔는가는 그만큼 이 음반이 파두의 정형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프랑스적 감성으로 덧칠되지 않은 파두의원모습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겐 위안이 될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클로즈업/ 호주 캐시 프리먼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의 ‘독립전사’ 캐시 프리먼(27)이 25일 육상 여자 400m 결승에서 애보리진의 존재를 다시 한번 세상에 알릴 전망이다.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 종목 2위로 골인한 뒤 ‘원주민기’를 흔들며 트랙을 돌아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프리먼은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성화 점화자로 등장해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호주대륙에 백인들이 상륙했을때 200만명을 넘었던 애보리진은 핍박의 세월을 거친 현재 40여만명도 채 안남았다. 올림픽에 출전한 유일한 애보리진이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단한명의 애보리진인 프리먼은 희망을 잃은 원주민들의 ‘유일한 희망’. 애틀랜타에서 자신을 울리고 우승했던 마리 조세 페렉(프랑스)이 400m 불참을 선언한 터라 이변이 없는한 프리먼은 400m 결승에서 ‘애보리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남게 된다. 영혼을 깨우는 애보리진 전통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프리먼은 97년이후 400m경기에 42번 출전해 41차례나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다. 호주정부는 최근 “정치·종교적 내용을 담은 표식은 사용할 수 없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방침을 어기면서까지 원주민 깃발사용을 허가하는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류길상기자
  • 새 영화/ 왓 라이즈 비니스

    남편,혹은 아내의 숨겨진 비밀들이 어느날 갑자기 당신 눈앞에 선연히 드러난다면? 유능한 과학자로 인정받는 스펜서(해리슨 포드)와 클레어(미셸 파이퍼)는 재혼 후 하루하루가 행복하기만 하다.적어도 클레어에게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대학생이 된 딸을 기숙사로 보내고 빈집을 지키는 일이 잦아진 클레어는 정체모를 환영과 환청에 시달린다.공포를 호소하지만 과학자인 남편은 정신과 치료를 권유할 뿐이고,젊은 여자의 섬짓한 모습이 어째서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지 클레어는 혼자 힘으로 비밀을 파헤친다. ‘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에서 미셸 파이퍼는 ‘식스센스’의 소년이 그랬던 것처럼 죽은 영혼을 본다.공포스릴러 제작을 전문으로 해왔던 로버트 저메키스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들의 이름값이 아깝다는 아쉬움이 들게 한다.용의주도한 사건짜임이나 반전은 스릴러의 최고 밑천. 이 시나리오에는 관객의 허를 찌를 날카로운 장치가 빠진 게 문제다. 클레어를 괴롭히는 영혼이 한때 스펜서의 불륜상대였다는 사실을 너무 빨리 눈치채게 만드는 것도 김빠진다.귓전을 때리는 금속성 음향효과에 순간순간 등골 오싹해지는 걸로 만족한다면 모를까.현관문이저절로 삐걱 열리고,누가 밀친듯 액자가 박살나거나,죽은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귀신점을 치는 장면들은 다분히 동양적 취향의 공포를 자아낸다.미국에서는 개봉 첫주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30일 개봉황수정기자
  • 佛 철학자 바슐라르 ‘공기와 꿈’

    프랑스 현대 사상사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받는 가스통 바슐라르(1884∼1962).그는 과학적 진리의 객관성을 강조하는 실증주의적 과학관을 부정하고,과학적 진리가 인간 이성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는 ‘능동적 이상주의’를 내세워 과학인식론에 혁명을 가져온 과학철학자다.학문 이력상으로 보면 그는 과학철학자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그의 면모는 ‘상상력의 형이상학’을 확립하려 노력한 문학사상가로서의 모습이다. 바슐라르는 1938년 ‘불의 정신분석’을 출간,과학적 인식론에서 출발해 문학에 관한 연구로 접어들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이 책을 경계로 바슐라르는 과학적 이성에서 시적 상상력으로 관심을 옮겨 상상력의 역동성과 창조성에 주목한다. 그는 이후 문학상상력 연구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으로 불리는 연구서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현대문학비평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바슐라르의 후기 저술에 속하는 ‘공기와 꿈-운동에 관한 상상력’(정영란옮김,이학사 펴냄)은 그 대표적인 저서.질료에 관한 상상력 연구(‘물과 꿈’등)에서 상상력의 현상학(‘공간의 시학’‘몽상의 시학’등)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책이다. 바슐라르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역동적 상상력이다.그는 정지돼 버린 이미지나 상상적인 것으로서의 힘을 상실한 이미지들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한다.그 대신 인간의 내적 영혼까지 바꿔 놓을 수있는 문학 이미지,즉 상승의 이미지나 공기의 이미지들을 중심으로상상력 이론을 펼친다. 바슐라르에 따르면 상상력은 외계 대상의 이미지와는 관계없이 고유의 독자적인 법칙에 따라 작용한다.심층심리학자 융이 ‘원형’이라고 부른,인간 정신의 가장 깊은 심층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이미지들이야말로 상상력의 독자적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란 것이다.상상력은 어떤 대상의 이미지라도 원형을 향해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나아가는 속성을 갖고 있다.역동적 상상력은 인위적인 이미지와 자연스런이미지를 구별하게 한다. 바슐라르의 이미지 연구, 혹은 상상력의 심리학은 콤플렉스나 꿈과같은 프로이트적 용어들을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정신분석’의 입장에 선다. 바슐라르는 문학작품에 나타난 상징들이 리비도의 억압에서 비롯된것이라는 프로이트의 결정론적 정신분석학에 따른 텍스트 이해를 거부한다.그는 공중을 나는 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고전적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상징론을 뒤집는다. ‘신화 종교 상징총서’ 첫 권으로 나온 이 책은 ‘공중을 나는 꿈’‘날개의 시학’‘상상적 추락’‘로베르 드주아이유의 작업’‘니체와 상승적 정신 심리’등 12장으로 이뤄졌다.바슐라르의 글은 독특한 글쓰기 방식과 어투로 인해 문맥을 제대로 따라잡기 힘들다.옮긴이(방송대 불문과 교수)는 이런 점을 감안,난삽한 문맥을 쉽게 풀어쓰는 데 역점을 뒀다.또 동어반복에 가까울 만큼 많은 각주를 달았다. 김종면기자 jmkim@
  • 화폭에 담은 ‘영혼의 바다’ 이상국 개인전

    서양화가 이상국(53)이 그리는 바다는 독특하다.그의 바다그림에는원근법이 없다.개념속의 바다풍경을 감성적인 기법으로 그려낸다.한점 섬도 없는 허허바다의 거친 물결과 수평선 그리고 파란 하늘이 작가만의 회화언어로 되살아난다.그것은 수평의 붓놀림과 고요한 움직임으로 압축되는 정중동의 세계다.지난 96년 미국으로 훌쩍 떠난 그가 바다를 가득 안고 돌아와 전시장에 풀어놓고 있다.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상국 개인전(17일까지)에는캘리포니아 바다 등을 배경으로 한 신작 40여점이 나와 있다.바다는그가 미국생활에서 새롭게 인식한 창작의 신천지.언제부턴가 그는 바다의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해 화폭에 담아 왔다.이씨와 20년 지기인시인 정호승은 “이상국은 바다를 하나의 풍경으로서 그리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혼으로서 그린다”고 말한다.‘순간과 영원의 미학’을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30년 가까운 작가의 예술세계가 점차 관조적인 데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70년대 중반 이후 그는 쓸쓸한 산동네 겨울풍경과공장지대 그림으로 민중의 눈물을 닦아줬다.‘민중적 서정성’의 시대라 이름지을 만하다.90년대 초반에는 영국에 머물면서 작품경향도 바뀌었다.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한층 추상화한 가운데 나무의모습을 통해 인간 본질에 다가가고자 한 것. 미국체류는 이같은 그의작품세계에 또 한번의 변화를 몰고 왔다.이제 그는 자연을 소재로 삶에 대한 빛과 어둠을 잔잔하게 전해주고 있다. 김종면기자
  • ‘가곡의 여왕’ 바바라 보니 내한공연

    세계적 리릭소프라노 바바라 보니는 예쁘다.뽀얀 피부색과 금발이 사랑스럽다.그렇다고 그녀의 노래실력이 외모보다 못하다는 말은 아니다.물빛을 닮은 깨끗하고 투명한 음색과 완벽한 곡 해석은 전세계 음악팬들의 영혼을 흔들어 놓고 있다. ‘가곡의 영원한 퍼스트레이디’ 바바라 보니가 내한공연을 갖는다.1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98-8277 보니의 서울 방문은 97,98년에 이어 세번째다.60장이 넘는 CD를 발표할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그리그 ‘장미의 시간’,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편히 쉬어라 내 영혼이여’등 전통적 가곡 외에도 현대 작곡가 코플란드가 에밀리 디킨슨의시에 붙인 12개곡을 들려줘 색다름을 더한다. 미국 태생의 보니는 첼로를 전공하다 우연히 배운 독일어에 매료돼성악과 인연을 맺었다.언어 구사력이 뛰어나 지난 내한공연때 한국가곡 ‘물망초’등을 국내성악가 못지 않게 불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받기도 했다.‘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듯’외국어에 접근한다는 그녀는최근에도 꾸준히 레퍼토리를 넓혀 가며 왕성한 탐험정신을 자랑하고있다. 새로운 언어,새로운 노래에 도전하는 것이 특기인 그녀가 조금은 익숙해진 서울공연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해진다. 허윤주기자 rara@
  • SBS ‘자꾸만 보고 싶네’ 장혜원役 송선미

    “그동안 차분한 연기를 많이 해보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됩니다.그렇지만 잘 해낼 자신이 있어요” 18일 시작되는 SBS 새 일일드라마 ‘자꾸만 보고 싶네’의 여주인공을 맡은 송선미(24)는 TV에서 드러난 것과 달리 조용한 편이다. 지난 96년 ‘SBS 슈퍼엘리트’ 모델로 데뷔한 송선미는 ‘모델’,‘불꽃’,‘사랑하세요’ 등 드라마에서 톡톡튀는 신세대 역을 주로 맡았다.요즘에는 MBC 일일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에서 딸만 넷인딸부잣집의 선머슴같은 셋째 딸 ‘다영’으로 출연해 시청자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은 화면에 드러나는 모습이 저의 진짜 성격이라고 생각하나봐요.미장원같은데 가면 ‘선미씨 보기보다 얌전하네요’라는 말을자주 들어요.오히려 사람 낯을 많이 가리고 고지식한 구석이 많은 편인데…”라고 송선미는 말했다. 그녀가 ‘자꾸만…’에서 맡은 ‘장혜원’은 캐릭터 회사에 다니는능력있는 커리어 우먼.“기본적으로는 아주 착한 성품이지만 자신의감정은 확실히 표현한다”고 송선미는 자신의 배역을 설명한다.혜원은 서장훈장댁 손자 김은열(이민우)을 놓고 함춘봉(배두나)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게 된다. 연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면 그것을염두에 둬서 고치고 또 그렇게 지내다가 다시 단점을 발견해 고쳐나가는 것이 재미있어요.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라고 어른스럽게대답했다. 송선미는 평소에는 전혀 사투리를 쓰지 않지만 스물두살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다.지금도 “엄마하고 통화할 때는 사투리가 나온다”고한다.부산에서 그녀가 가졌던 꿈은 발레리나.고등학교때 잠시 발레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여건이 닿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요즘은 재즈댄스를 배우면서 발레에 대한 아쉬움을 삭이고 있다. 아직 “연기에서 해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연애와 결혼은 조금더 미루기로 했다고 한다.‘진득하고 삶의 밑바닥이 배어 있는’ 역을 맡고 싶어한다.그래서 “영혼을 울리는 연기자”라는 평가를 받는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神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아름다운 영혼‘

    ‘신의 빛으로 세상을 본 예언자’ 시인이며 철학자이자 화가였던칼릴 지브란(1883∼1931)은 그의 대표작 ‘예언자’로 우리에게 친숙하다.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예언자’는 서양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히고 있는 책.‘지브란 숭배자’는 미국에서만 50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예언자’의 주인공 알무스타파처럼그는 하나의 신화요 전설이 됐다.그렇기에 오히려 지브란의 생애와작품을 종합적으로 바라본 책은 찾아보기 힘든 지도 모른다. 미국 메릴랜드대 칼릴 지브란 연구소장인 수헤일 부쉬루이와 지브란연구가 조 젠킨스가 함께 쓴 ‘아름다운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이창희 옮김,두레 펴냄)은 ‘인간’ 지브란에 주목한 최초의 지브란 평전이다. 지브란은 아름다운 삼나무 숲이 향기를 내뿜는 ‘예언자의 땅’ 레바논의 비샤리에서 태어났다.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비샤리의 전원풍경은 그에게 꿈과 환상의 날개를 달아줬다.하지만 12세때 지브란은 레바논을 떠나야했다.세무서 직원이었던 아버지가 부패사건에 연루되면서 미국보스톤으로 이민을 간 것이다.지브란은 동부 런던의 악명높은 슬럼에 비교되는 ‘철길 건너’라는 이민자들의 군락에서 살았다. 가난과 이민자에 대한 편견,인종차별 등으로 얼룩진 지브란의 보스톤 시절은 그의 표현대로 ‘비참했다’.영어로 쓴 첫 작품 ‘광인’에는 그 때의 혼란스러웠던 삶의 정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평전은 지브란의 전 생애를 관통하는 영성적(靈性的) 태도와 신비주의적 관점에서 지나온 정신적 순례의 과정을 살핀다.마론파 그리스도 가정에서 태어난 지브란은 “가슴의 반쪽에는 예수를,다른 반쪽에는 마호메트를 품고 있다”고 스스로 말했을 만큼 종교적으로 열린 자세를 취했다.그는 작품을 통해 이슬람의 수피(신비주의 교파)전통과 그리스도교의 신비주의적 유산을 결합하고자 했다.결국 ‘예언자’에서 알무스타파라는 인물을 그려내 자신의 꿈을 이뤘다.알무스타파는 그리스도와 마호메트가 하나로 된 인물이며 수피에 나오는 ‘완전한 인간’의 화신이다.‘계곡의 님프’‘반항하는 영혼’등 지브란의 젊은 시절 작품들은권력과 돈에 집착하는 교회와 정부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불의와 극단주의,제도화된 폭력을 비판한다.‘반항하는 영혼’은 마침내 금서가 돼 베이루트 광장에서 불태워졌다.그는자신의 조국 레바논을 침략한 오토만 투르크의 압제에 맞서 싸운 ‘반항하는 정신’이었다. 지브란에게 누구보다 깊고 오랜 영향을 끼친 사람은 파리 유학시절만난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다.블레이크의 서정적 독창성에 매료된 지브란은 블레이크를 “내 영혼과 형제간인 영혼”이라고 불렀다. 지브란이 사랑하고 또 사랑을 받았던 여인들에 관한 이야기도 자못흥미를 끈다.이루지못한 젊은 시절의 사랑 할라,‘수호천사’ 메리하스켈,영적으로 하나였던 아랍 여인 마이 지아다,지브란의 모델이됐던 미셸린….이 중에서도 특히 지브란을 위대한 시인으로 만든 메리 하스켈과의 사랑은 아름다운 지적 동반자 관계의 전형으로 꼽힌다. 이 책은 단순히 전기적 사실을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초기작‘반항하는 영혼’에서부터 마지막 작품 ‘방랑자’에 이르기까지,지브란의 대표작들을 그의 생애와 연관지어 다룸으로써 지브란에 대한총제적인 이해를 돕는다.책에 실린 24쪽의 화보는 화가로서의 지브란의 면모를 짐작케 한다. 지브란의 작품이 시공을 초월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저자는지브란의 메시지에는 영적인 ‘치유의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말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한국계 윌리엄 윤 리 美영화 주연에

    [로스앤젤레스 연합] 한국계 신인배우 윌리엄 윤 리(25·한국명 이상원)씨가 할리우드 진출 3년만에 공상과학(SF) 액션 텔레비전 영화의 공동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태권도 공인 5단인 이씨는 27일 밤(현지시간) 미 영화전문 케이블채널인 TNT를 통해 전국에 방영된 ‘위치블레이드’(Witchblade:마법의칼)에서 주인공인 중국계 형사 ‘대니 우’로 분했다. 인기 만화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뉴욕에서 신비의 무기(무쇠로 만든 긴 장갑에서 칼이 나옴)로 아버지와 친구를 살해한 악당들에게 복수하는 한 여형사의 무용담을 그리고 있다. 이씨는 악당들과 싸우다 살해당한 뒤 여주인공이자 동료 형사 역으로 분한 얀시 버틀러(30)의 영혼이 돼 그녀를 위기 때마다 도와주고지켜준다. TNT는 제작비로 500만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배우들이 지금까지는 주로 악역이나 조연급으로 출연해온 점에 비춰볼 때 한인 2세인 이씨의 발탁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씨는 올해 부천국제영화제와 미 선댄스영화제에서선보였던 인종화합을 주제로 한 영화 ‘왓스 쿠킹’(What’s cooking)에서 베트남계 청년역을 열연,호평을 받은 바 있다.왓스 쿠킹은 오는 11월 미 전국에서 개봉된다. 이씨는 NBC의 인기 TV드라마 ‘프로파일러’,폭스 TV의 ‘브림스톤’,CBS의 ‘내시브리지스’ 등에 출연하는 등 미 영화계의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영화전문가들은 이씨가 매력적인 눈과 함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띠고 있어 ‘제2의 키아누 리브스’를 연상케 한다고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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