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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30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30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끊임없이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선착장은 시끌시끌하였다. 마침 일주를 끝내고 유람선 한 대가 선착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귀를 찢는 듯한 유행가 소리에 나는 도망치듯 그곳을 떠나 계단 위로 올라갔다. 계단 옆 경사를 따라서 산수유가 만개하여 있었다. 노란꽃잎이 세찬 바람에 색종이처럼 팔락거리고 있었다. ―이퇴계. 나는 계단을 오르면서 생각하였다. ―이퇴계야말로 유림의 완성자인 것이다. 공자의 묘에 ‘위대한 완성자, 최고의 성인, 문화를 전파하는 왕’이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면 이퇴계는 공자가 창시한 유교를 철학적·사상적으로 완성한 동양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인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354∼430). 예수의 사후 350여년 뒤에 태어난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하느님의 존재, 그리고 인간의 삶을 두르고 있는 죄의 문제를 깊이 통찰함으로써 기독교사상 가장 뛰어난 스승이자 교부였다. 마찬가지로 이퇴계는 공자의 사후 2000년 뒤에 태어났지만 원시유학에 머물러 있던 유교에 이기설에 의한 형이상학의 체계를 더함으로써 성리학(性理學)을 완성하였던 유교사상 가장 뛰어난 스승이자 군자였던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중세의 새로운 기독교 문화를 탄생시킨 선구자로서 ‘주여, 당신께서는 나를 당신에게로 향하도록 만드셨나이다. 내 영혼은 당신 품에서 휴식을 취할 때까지 결코 평안하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유명한 구절로 시작되는 ‘고백록(告白錄)’을 저술하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하느님)은 우리 영혼에 내재하는 진리의 근원이므로 신을 찾고자 한다면 굳이 외계로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영혼 속으로 내면의 눈을 떠야 한다. 윤리에서는 모든 인간행위의 원동력이 사랑이며, 인간은 결코 사랑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라는 그의 철학적 세계는 특히 신과 영혼에 대해 깊이 파고들었다. 따라서 한때 방탕하고 타락한 생활을 보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기까지의 참회활동을 고백하고 있는데, 작품 전편에는 죄스러운 과거의 삶에 대한 회개보다는 하느님에 대한 감사의 정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퇴계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비견되는 ‘자성록(自省錄)’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이름 그대로 자기 성찰과 자기 반성을 엮은 편저이며, 자성록이란 책명에 맞춰 새로 지은 저서는 아닌 것이다. 퇴계는 일생동안 백여 명의 사람과 천여 통의 편지를 나누었다. 그 편지를 나눈 사람들의 대부분은 문인, 제자, 벗, 친족 등인데, 이들과 나눈 편지도 주로 50세 이후 퇴거기(退去期)에 나눈 편지가 대부분인 것이다. ‘자성록’의 서문에서 퇴계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서문(序文) 옛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은 실천이 따르지 못함을 부끄러워해서였다. 지금 친구들과 학문을 강구하느라 서신을 서로 나누면서 한 말은 부득이한 것이지만 이미 그 부끄러움을 스스로 이기지 못하였다.…”
  • 거장 파스빈더 회고전 이달말까지

    독일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1945∼1982)의 회고전이 지난 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한국시네마테크 협의회, 주한독일문화원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파스빈더 탄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데뷔작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를 비롯해 총 24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파스빈더는 전후 유럽영화뿐 아니라 세계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감독.1945년 독일 남서부 바바리아 지방에서 태어나 37세로 요절할 때까지 14년간 장편극영화 38편, 중단편 3편,TV 시리즈 2편 등을 만들었다. 회고전에는 폭력과 자기 공격의 세계를 보여주는 초기작 ‘카첼마허’,‘저주의 신들’’, 중기 작품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그리고 독일의 현대사를 다룬 ‘중국식 룰렛’,‘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등이 상영된다. 특히 총 15시간에 달하는 분량의 TV 시리즈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의 전편도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17·19일에는 영화평론가 서동진씨와 김성욱씨가 각각 강사로 나서 파스빈더의 성정치학과 현재성에 대해 심도있는 강연회를 마련한다. 관람료는 6000원이며, 맥스무비와 무비OK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02)720-9782.www.cinematheque.seoul.kr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마파도(11일 개봉) 장르/예매율 코미디/20.31%(15세) 감독/배우는 추창민/이정진·이문식 어떤 줄거리 160억원에 당첨된 복권을 찾아 다섯 할매들이 사는 마파도로… 이래서 좋아 웃지 않고 못 배기게 하는 연기자들의 힘 이래서 별로 ‘복권 찾기’와 관계없는 에피소드들의 잔치 홈피 반응은 “실컷 웃을 수는 있습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장르/예매율 드라마/32.66%(12세) 감독/배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클린트 이스트우드·힐러리 스왱크·모건 프리먼 어떤 줄거리 여성복서와 늙은 트레이너의 진한 교감 이래서 좋아 삶을 통찰하는 깊은 시선과 긴 여운 이래서 별로 숨가쁜 휴먼드라마와 권투영화를 기대했다면 홈피 반응은 “오랜 연륜이 만들어낸 감동” ●레이 장르/예매율 드라마/1.98%(15세) 감독/배우는 테일러 핵포드/제이미 폭스·게리 워싱턴 어떤 줄거리 맹인 천재음악가 레이 찰스의 일대기 이래서 좋아 거친 영혼의 숨결까지 느껴지는 연기의 힘 이래서 별로 전형적인 전기영화의 틀 그대로 홈피 반응은 “역시 레이 찰스는 훌륭했습니다.” ●인게이지먼트(11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2.59%(15세) 감독/배우는 장 피에르 주네/오드리 토투·가스파 울리엘 어떤 줄거리 전쟁조차 갈라놓지 못한 두 연인의 애틋한 사랑 이래서 좋아 독특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영상미 이래서 별로 복잡한 이야기 구조에 자칫 길을 잃을 수도 홈피 반응은 … ●쏘우 장르/예매율 스릴러/6.21%(18세) 감독/배우는 제임스 완/캐리 엘위스·리 와넬 어떤 줄거리 지하실에 감금된 두 남자를 둘러싼 연쇄 살인 미스터리 이래서 좋아 관객을 서서히 몰입시키는 스릴러로서의 묘미 이래서 별로 반전에 대한 지나친 강박 홈피 반응은 “반전은 강하나 표현은 약하다” ●여자, 정혜 장르/예매율 드라마/7.7%(15세) 감독/배우는 이윤기/김지수·황정민 어떤 줄거리 평범한 여자 정혜의 평범하지 않은 일상 이래서 좋아 현실적인 캐릭터와 섬세한 심리묘사 이래서 별로스크린에서까지 일상과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홈피 반응은 … ●Mr. 히치(11일 개봉) 장르/예매율 로맨틱코미디/19.74%(12세) 감독/배우는 앤디 테넌트/윌 스미스·에바 멘데스 어떤 줄거리 뉴욕의 유명한 데이트 코치, 사랑에 빠지다 이래서 좋아 여성이 남성에게 끌리는 상황을 어쩜 그렇게 정확하게…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히치와 함께 연애공부를” ●말아톤 장르/예매율 드라마/6.82%(전체) 감독/배우는 정윤철/조승우·김미숙 어떤 줄거리 마라톤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자폐아 초원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감동과 웃음이 교차하는 순수 무공해영화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조승우의 백만불짜리 연기”
  • 38년만에 선보이는 獨오페라 ‘마탄의 사수’ 연습현장

    38년만에 선보이는 獨오페라 ‘마탄의 사수’ 연습현장

    지난 4일 늦은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4층 연습실. 오페라 ‘마탄의 사수’ 피날레 장면을 재연하는 남녀합창단의 우렁찬 합창에 마룻바닥이 진동했다. 한참동안 심각한 얼굴로 지켜만 보던 벽안의 연출가가 벌떡 일어서 박수를 터뜨린다.“아주 잘 하고들 있어요. 다음주에 한번 더 연습하기로 합시다!” ●세계적 연출가 볼프람 메링 이름만으로도 화제 22일부터 26일까지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일 ‘마탄의 사수’는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전형을 창조한 칼 마리아 폰 베버(1786∼1826)의 대표작. 독일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볼프람 메링이 연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연계의 화제가 되고 있는 무대다. 세계 곳곳을 돌며 꾸준히 연기 및 연출 워크숍을 열어온 메링은 연극학도들에게는 ‘걸어다니는 교과서’쯤으로 통하는 인물.“오페라 무대들이 보통 음악에 치중하게 마련인데, 메링은 마치 연극처럼 배우들의 연기와 심리묘사에 큰 공을 들인다.”는 게 현장 스태프들의 얘기다. 이쯤되면 정작 목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오페라 배우들로서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피날레 장면에 이어 2막 첫 장을 연습할 때도 그랬다. 메링은 여주인공의 손 동작 하나하나, 표정 변화까지 일일이 바로잡아줄 정도였다. ●여주인공 손동작·표현변화까지 지도 “전형적인 독일 오페라”로 ‘마탄의 사수’를 압축해 표현한 메링은 “문화와 시간을 초월해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표현하는 데 연출의 역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메링은 1969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연극 ‘보이체크’, 오페라 ‘오텔로’‘카르멘’‘예브게니 오네긴’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마탄의 사수’는 독일의 옛 전설을 바탕으로 1821년 베를린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사냥대회에서 1등을 해야만 사랑하는 여인 아가테를 얻을 수 있는 남자 막스는 백발백중하는 ‘마탄(魔彈)’을 얻고자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 자신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막스의 영혼을 악마에게 대신 팔아넘기려는 카스파의 계략에 빠지고만 것이다. 3막의 선굵은 남성합창 ‘사냥꾼의 합창’으로 유명하면서도 정작 국내 관객들에게는 낯선 작품이기도 하다.1967년 국립오페라단이 초연한 이후 전문단체가 공연하기는 근 40년 만이다. 카스파 역의 함석헌(국립오페라단)씨는 “노래로만 채워지는 이탈리아 오페라들과는 달리 독일 오페라는 중간중간 대화가 섞인다.”면서 “독일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배우층이 약한 것도 공연이 뜸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의 배우들은 연기연습만큼이나 연출자에게서 발음교정을 받는 데 시간을 더 많이 들인다. ●아가테 역에 함부르크 오페라단의 헬렌 권 공연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대목. 현재 독일 함부르크 오페라단의 프리마 돈나인 세계적 소프라노 헬렌 권(권해선)이 여주인공 아가테를 맡는다. 함부르크 오페라단 관객들이 뽑는 최고 인기 성악가로 해마다 선정돼 온 그는 콜로라투라에서 리릭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역을 소화해내는 소프라노로 손꼽힌다. 귀국 이튿날인 8일부터 연습에 합류하며, 첫날 22일과 25일 두 차례 무대에 선다. 연출가의 의도대로 철학적 메시지가 깊은 무대미술을 감상하는 재미도 클 듯하다. 주요 공간인 숲을 초자연적 극의 소재, 인간내면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메링은 “나무의 단면을 잘라 벽에 깔고 뿌리는 밖으로 돌출시켰는데, 의식과 무의식 세계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장치”라고 말했다. 아가테 역에 더블캐스팅된 소프라노 이화영을 비롯해 박지현·오미선(엔헨), 테너 하석배·김경여(막스), 바리톤 함석헌·이요훈(카스파), 베이스 김인수·이재준(에레미트) 등이 출연한다. 박은성 지휘로 연주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합창은 국립오페라합창단.3만∼15만원.(02)586-5282.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단테 처녀작 국내 번역 출판

    ‘신곡’의 저자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의 처녀작 ‘새로운 인생’(박우수 옮김, 민음사)이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당초 원문을 번역했던 이는 영국의 화가이자 시인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1828∼1882). 르네상스의 대표 시성(詩聖) 단테에 감화돼 자신의 이름마저 단테로 바꾼 주인공이다. 책은 단테 자신이 27세까지의 삶을 기록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단테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았던 운명의 여인 베아트리체가 주인공이라 할 만큼 청춘의 고뇌, 사랑에 대한 찬미로 충만해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해 인간의 죄악과 구원 문제에 천착한 말년의 대작 ‘신곡’과는 판이한 향취의 ‘청년 단테’를 느낄 수 있는 초기작이다. 1부 ‘새로운 인생’은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제목처럼 단테는 사랑의 여인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아홉살에 새로운 인생을 발견한다. 갓 아홉살이 된 베아트리체와 첫 대면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청년 단테는 온갖 가슴벅찬 수사로 전율한다.“심장의 은밀한 방 안에 기거하고 있던 생명의 기운이 너무나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해서 가장 미세한 혈관까지도 더불어 떨리기 시작했다.” 철학의 깊이나 규모의 미(美)는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평생 작품의 동력이 됐던 여인에 대한 고민과 번뇌에는 전성기 대작들에 버금가는 감동과 의미가 담겼다. 베아트리체에게 띄운 소네트(14행 연가)들이 그의 회고와 함께 소개됐다.‘새로운 인생’에서 신성한 존재로 은유된 베아트리체는 ‘향연’에서는 세속적인 여인,‘신곡’에서는 단테를 천국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로 나오는 등 꾸준히 그의 작품에 등장한다. 단테를 더 깊이 보게 하는 덧글들이 알차다.2부에는 보카치오가 쓴 ‘단테의 생애’,‘새로운 인생’을 영역한 로세티의 생애가 실렸다.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레이 장르/예매율 드라마/18.48%(15세) 감독/배우는 테일러 핵포드/제이미 폭스·게리 워싱턴 어떤 줄거리 맹인 천재음악가 레이 찰스의 일대기 이래서 좋아 거친 영혼의 숨결까지 느껴지는 연기의 힘 이래서 별로 전형적인 전기영화의 틀 그대로 홈피 반응은 “역시 레이 찰스는 훌륭했습니다.” ■ 말아톤 장르/예매율 드라마/26.84%(전체) 감독/배우는 정윤철/조승우·김미숙 어떤 줄거리 마라톤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자폐아 초원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감동과 웃음이 교차하는 순수 무공해영화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조승우의 백만불짜리 연기” ■ 파송송 계란탁 장르/예매율 드라마/5.06%(15세) 감독/배우는 오상훈/임창정·이인성 어떤 줄거리 철없는 아빠와 조숙한 아들이 펼치는 로드무비 이래서 좋아 임창정표 휴먼 코믹드라마의 힘 이래서 별로 익숙한 주제와 뻔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예고편만으로 스토리를 짐작할 수 있는 영화” ■ 콘스탄틴 장르/예매율 액션·판타지/5.32%(15세) 감독/배우는 프랜시스 로렌스/키아누 리브스·레일첼 와이즈 어떤 줄거리 ‘매트릭스’의 네오, 지상의 악마를 물리치는 퇴마사로 돌아오다. 이래서 좋아 현란한 특수효과와 사운드 이래서 별로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와 캐릭터 홈피 반응은 “그냥 눈으로 즐기기에 딱 좋네∼” ■ 에비에이터 장르/예매율 드라마/8.35%(15세) 감독/배우는마틴 스코시즈/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케이트 베킨세일 어떤 줄거리 비행기, 영화, 여배우를 사랑한 백만장자 이래서 좋아 레오나르도의 눈부신 연기 이래서 별로 3시간의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난 너무 지루했다.” ■ 코러스 장르/예매율드라마/9.11%(전체) 감독/배우는크리스토퍼 바라티에/제라르 쥐노·장 밥티스테 모니에 어떤 줄거리 삶의 막다른 길에서 음악으로 희망을 찾는 이들 이래서 좋아 천상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아름다운 화음 이래서 별로 익숙한 스토리와 주제 홈피 반응은 … ■ 숨바꼭질 장르/예매율 스릴러/9.62%(15세) 감독/배우는존 폴슨/다코타 패닝·로버트 드 니로 어떤 줄거리 엄마 잃은 아이, 보이지 않는 친구 찰리와 게임을 시작하다. 이래서 좋아 차곡차곡 공포와 의문을 쌓아가는 솜씨 일품 이래서 별로 ‘식스 센스’류의 반전영화는 이제 지겨워 홈피 반응은 “찰리가 누군지 뻔한, 그래도 결말이 궁금.” ■ 네버랜드를 찾아서 장르/예매율 드라마/9.11%(12세) 감독/배우는마크 포스터/조니 뎁·케이트 윈즐릿·더스틴 호프먼 어떤 줄거리 작가 배리가 ‘피터팬’을 쓰기까지 이래서 좋아 상상력의 힘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래서 별로 ‘애들 영화’인줄 알고 봤다가는… 홈피 반응은 “순수함에 대해 생각하게되는 영화”
  • 징용자유골 100여명 일본서 쓰레기처럼 관리

    “엄마는 매일 걱정한다.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몸 건강히 잘 있거라.” 60여년전 일제에 강제 징용된 아들의 생환(生還)을 염원하는 한 어머니가 애달픈 심정을 담아 일본어로 써보낸 엽서의 일부분이다. 이 어머니는 경남 사천지역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아들 구모(당시 17세)씨에게 엽서를 보냈다. 엽서는 “내년 7월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빌고 있다. 요전에 보낸 편지는 받았는지, 엄마는 매일 걱정한다. 자주 편지 보내거라.”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과 애절한 사연은 아들 구씨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아들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무로란시(室蘭市)의 제철소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1944년 7월15일 숨졌지만 엽서의 소인은 5개월이 지난 12월25일로 돼 있었다. 아들은 엽서를 보내기 5개월 전에 이미 사망했는데도 일제는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은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일제강제 동원의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본을 다녀온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전기호)의 현지 조사과정에서 확인됐다. 위원회는 홋카이도 무로란시 고쇼지(光昭寺)에 안치된 신원확인이 가능한 3명의 동포 유골을 확인한 결과 이들이 경남 사천·하동지역 출신임을 밝혀냈다. 이중 1명의 유품에서 이 엽서가 발견됐다. 함께 유골이 발견된 정모씨는 경남 하동 출신으로 형을 대신해 노역에 나갔다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를 다녀온 최봉태 사무국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숯과 나무,200여명의 유골이 섞여서 쓰레기처럼 관리되고 있었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사이타마현(埼玉縣) 곤조인(金乘院)과 홋카이도 혼간지(本願寺) 삿포로 별원(別院) 등 2곳에 각각 101개와 103개의 유골이 화장된 뒤 항아리에 합사(合祀)되고 있다고 실태를 털어놨다. 그는 “이번에 확인된 유골은 억울하게 동원된 우리 조상들이 일본 땅에서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즈오카현(靜岡縣) 시미즈시(淸水市) 시립화장장 입구에 ‘이역만리 남의 땅, 남의 나라에서 억울하게 희생되어 무주고혼이 된 당신들이여, 당신들의 백골도 영혼도 주인이 있고, 조국이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당신들을 데리러 올 그날까지 고이 잠드시라.’고 비석이 세워져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들은 찾는데 6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일본의 NHK도 취재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레이’ 의 제이미 폭스

    영화 ‘레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지 모르겠지만 레이 찰스를 연기한 배우 제이미 폭스(38)에 대한 평단의 지지는 전폭적이다. 마치 레이 찰스가 환생한 것처럼 보이는 신들린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사실적이다. 제이미 폭스는 완벽한 레이 찰스가 되기 위해 힘든 과정을 거쳤다. 한달의 반은 눈을 가리고 살았고,50∼60년대 레이 찰스의 몸매를 만들기 위해 극도의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 영화 속 피아노 연주 장면도 모두 그가 직접 연주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연기가 훌륭한 것은 단순히 레이 찰스를 흉내낸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레이 찰스 특유의 몸짓 속에, 어둠의 공포 속에서 살아온 그만의 고통을 녹여냈다. 성공을 향한 자신감과 물에 빠지는 환각 사이를 위태롭게 넘나드는 지친 영혼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것. 90년대 중반 ‘제이미 폭스 쇼’를 진행하며 스탠드 업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얻을 때만 해도 그가 명배우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애니 기븐 선데이’(1999)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두각을 나타냈고 ‘알리’(2001)와 ‘콜래트럴’(2004)을 거쳐 최고의 배우에 올랐다. 올해 ‘레이’로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수상 일순위로 꼽히고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거장의 선율엔 커피향 짙고

    재즈나 블루스를 들으면 커피 생각이 절로 난다. 씁쓸하면서도 숭늉처럼 구수하고, 목 안 깊숙한 곳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기막힌 맛은 블루스와 커피의 뜨거운 공통점이기도 하다. 재즈와 블루스는 흑인들의 음악이다. 아프리카의 태양을 받고 자란 커피 열매에는 그들 선조들의 열정과 고단한 삶이 묻어 있다.‘영혼을 치유하는 마법의 열매’로서 커피는 여전히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레이 찰스의 음악은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커피의 총집합 같다. 커피는 어떻게 원두를 볶고, 어느 정도의 입자로 갈고, 물의 양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이 난다. 그의 음악은 커피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흑인음악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함을 보여 준다.‘영혼을 울린 천재 레이’는 솔의 거장 레이 찰스의 추모공연을 담은 DVD다. 다른 가수들이 부르는 레이 찰스의 노래는 원곡과는 또 다르게 제조된 독특한 향과 맛이 난다. ‘콜래트럴’은 재즈를 주조로 한 스코어가 인상적이다.‘레이’의 주인공 제이미 폭스가 12년 동안 사업을 구상만 하고 있는 택시운전사 역할을 맡았고, 톰 크루즈는 로스앤젤레스 지하철에서 쓸쓸하게 죽는 킬러로 분했다. 아름다운 도시와 서정적인 음악을 접하고 있노라면 머릿속에는 커피 생각이 간절해진다. ●영혼을 울린 천재 레이 찰스:LA 스테이플센터 추모 공연 실황 지난해 사망한 레이 찰스의 추모공연 실황으로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그야말로 놀라운 공연 실황이다. 엘튼 존, 스티비 원더, 노라 존스, 어셔를 비롯한 가수들이 레이 찰스처럼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제이미 폭스, 톰 크루즈, 브루스 윌리스 등 배우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The Right Time’,‘Georgia On My Mind’,‘I Got A Woman’ 등 주옥같은 곡들이 실렸다. 고인들을 추모하는 인터뷰 영상과 영화 ‘레이’를 위해 제이미 폭스에게 자신의 버릇을 설명하고 있는 레이 찰스의 생전 모습도 볼 수 있다. ●콜래트럴CE 킬러를 태운 택시운전사가 하루 저녁 동안 겪게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액션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 아니라 지독하게 외로운 사람들의 심상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편곡한 클라츠 브라더스 & 쿠바 퍼커션의 연주와 마일즈 데이비스 등 재즈 스코어가 감미롭다. 상공에서 고화질 카메라로 촬영한 로스앤젤레스의 야경은 맨해튼과는 아주 다른 서정적인 느낌을 준다. 주된 배경이 밤이고 주연 배우가 흑인임에도 선명한 윤곽과 풍성한 색감을 느낄 수 있는 화질이다. 부가영상으로 마이클 만 감독의 충실한 코멘터리와 톰 크루즈의 액션 훈련 과정을 비롯한 제작과정을 담은 메이킹 필름이 수록되었다.
  • [무슨 영화 볼까]

    ●숨바꼭질(25일 개봉) 장르/예매율 스릴러/18.94%(15세) 감독/배우는 존 폴슨/다코타 패닝·로버트 드 니로 어떤 줄거리 엄마 잃은 아이, 보이지 않는 친구 찰리와 게임을 시작하다. 이래서 좋아 차곡차곡 공포와 의문을 쌓아가는 솜씨 일품 이래서 별로 ‘식스 센스’류의 반전영화는 이제 지겨워 홈피 반응은 “찰리가 누군지 뻔한, 그래도 결말은 궁금” ●말아톤 장르/예매율 드라마/23.07%(전체) 감독/배우는 정윤철/조승우·김미숙 어떤 줄거리 마라톤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자폐아 초원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감동과 웃음이 교차하는 순수 무공해영화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조승우의 백만불짜리 연기” ●에비에이터 장르/예매율 드라마/14.97%(15세) 감독/배우는 마틴 스코시즈/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케이트 베킨세일 어떤 줄거리 비행기, 영화, 여배우를 사랑했던 백만장자 이래서 좋아 레오나르도의 눈부신 연기 이래서 별로 3시간의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 ●콘스탄틴 장르/예매율 액션·판타지/10.20%(15세) 감독/배우는 프랜시스 로렌스/키아누 리브스·레일첼 와이즈 어떤 줄거리 ‘매트릭스’의 네오, 지상의 악마를 물리치는 퇴마사로 돌아오다. 이래서 좋아 현란한 특수효과와 사운드 이래서 별로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와 캐릭터 홈피 반응은 “그냥 눈으로 즐기기에 딱 좋네∼” ●레이(25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10.05%(15세) 감독/배우는 테일러 핵포드/제이미 폭스·게리 워싱턴 어떤 줄거리 맹인 천재음악가 레이 찰스의 일대기 이래서 좋아 거친 영혼의 숨결까지 느껴지는 연기의 힘 이래서 별로 전형적인 전기영화의 틀 그대로 홈피 반응은 “역시 레이 찰스는 훌륭했습니다.” ●네버랜드를 찾아서(25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8.32%(12세) 감독/배우는 마크 포스터/조니 뎁·케이트 윈슬렛·더스틴 호프먼 어떤 줄거리 작가 배리가 ‘피터팬’을 쓰기까지 이래서 좋아 상상력의 힘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래서 별로 ‘애들 영화’인줄 알고 봤다가는… 홈피 반응은 “순수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영화” ●파송송 계란탁 장르/예매율 드라마/7.16%(15세) 감독/배우는 오상훈/임창정·이인성 어떤 줄거리 철없는 아빠와 조숙한 아들이 펼치는 로드무비 이래서 좋아 임창정표 휴먼 코믹드라마의 힘 이래서 별로 익숙한 주제와 뻔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 … ●공공의적2 장르/예매율 드라마/4.77%(15세) 감독/배우는 강우석/설경구·정준호 어떤 줄거리 온갖 비리 저지르는 사학재단 이사장 잡는 검사 이래서 좋아 ‘공공의 적’다운 ‘나쁜 놈’ 등장 이래서 별로 ‘말’이 너무 많아 늘어지는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중반까지는 정말 좋았는데…”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레인콤 양덕준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레인콤 양덕준 사장

    기업의 경영활동을 게임에 비유하자면 바둑에 가깝다. 포석을 깔고 전략을 짜며 내내 고민하는 장기전이기 때문이다.성능, 디자인, 서비스는 물론 브랜드 가치와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야 기업도 살아남는다. 이처럼 지루하고 긴 싸움에서 양덕준(54) 레인콤 사장은 6년만에 연매출 4500억원의 세계적인 MP3플레이어 브랜드 아이리버를 키워냈다. 본인은 최근 1000억원대 주식보유 평가액으로 벤처 갑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 제사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유교 집안에서 2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괴짜기질이어서 꾸중도 많이 들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동네 고철을 죄다 모아 뒤뜰에 쌓아두었다. 나중에 헬리콥터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닥치는 대로 모았다. 이를 발견한 부모님으로부터 혼쭐이 났던 기억만 남아 있다. 고등학교 시절엔 담배를 배우기도 했다. 재수 끝에 70학번으로 영남대 응용화학과에 진학했다. 사촌들까지 식구 대부분이 서울대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은 아닌 셈이다. 지금도 머리를 염색하고 다닐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다. 전형적인 올빼미족으로 새벽 3시나 되어야 잠자리에 든다. 리니지 등 젊은이들의 게임을 즐기고 다빈치코드와 같은 베스트셀러도 챙겨 읽는다. 그는 인생은 예측불허의 이동 경로를 가진 분자처럼 ‘랜덤’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조언을 얻고자 사람들이 물어와도 “마음대로 하라.”고만 말한다. 대신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무슨 일을 하든 당사자의 마음 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를 키워라 사업은 제대로 마음을 먹고 임해야 한다. 준비와 전략, 그리고 투자 없는 사업은 연명하는 수준의 돈벌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 7명,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불과 6년만에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게 만든 그의 소신이다. 국내외 대기업까지 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국내 시장점유율 60%를 고수하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그는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혁신적인 제품은 브랜드 제고를 위해 필수다. 예컨대 아이리버의 첫 제품인 CD형 MP3플레이어 iMP100은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혁신적이랄 만큼 MP3플레이어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모델이 바뀔 때마다 새 제품을 사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듯 소프트웨어만 얹으면 되는 펌웨어 방식을 채택한 것. 가사보기 등 새 기능이 나와도 기존 제품에 추가해 쓸 수 있다. 제조 회사와 사용자가 계속 의사소통을 이어가는 만큼 제품을 발전시키고 장기 고객도 확보할 수 있다.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MP3플레이어를 목걸이 일체형 디자인으로 처음 내놓은 업체도 아이리버다. 지금은 타사에서도 기본 모델로 생산할 만큼 유행이다. 제품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창의력과 속도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레인콤 전체 직원 470명 중 연구인력이 100명을 웃돈다. 올해 연구개발(R&D)비만 전년 당기순이익(432억원)의 20% 수준인 80여억원을 쓸 계획이다. ●세계화 시대, 글로벌 회사 브랜드 파워를 갖고 세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그가 말하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이다. 회사 이름 레인콤과 브랜드 이름 아이리버는 회사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것을 염두에 두고 지었다. 알파벳 ‘R’ 발음이 외국인들에게는 쉽고 친숙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아이리버는 인터넷 리버(internet river)를 의미하고 레인콤의 레인(reign)은 카리스마에 의한 자발적인 복종을 뜻한다.”면서 “뜻보다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소리에 중점을 두고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9년 레인콤을 창업할 당시 홍콩과 중국에도 법인을 만들어 일찌감치 세계화를 준비했다. 최근 중국 내수판매권도 따면서 심천에 오는 3월 정식 독자 공장도 생긴다. 그동안은 임대로 사용해 왔다. 미국·중국·일본·홍콩·독일 등 4개국에 5개 현지법인이 있다. 판매는 전세계에서 이뤄진다. 지난 2002년 MP3플레이어 ‘프리즘’이 미국시장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플래시메모리타입 시장 1위를 차지, 세계적인 위상을 강화했다. 그는 “미국시장에선 MP3플레이어가 ‘애플과 나머지 MP3플레이어들’로 구분될 만큼 애플의 브랜드 파워가 강하다.”면서 “올해는 이를 ‘아이리버와 애플, 그리고 다른 나머지들‘로 인식시킨다는 계획 아래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에 사용할 예산만 200억원에 달한다. 레인콤이 애플이란 거대 부대와 맞서기 위해 섭외한 연합군은 MS다. 온라인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S의 DRM(digital right management) 솔루션을 레인콤이 자사 제품에 장착해 판다. 빌 게이츠 MS 회장이 지난 1월5일 2005 국제가전전시회 기조연설에서 미래를 이끌 첨단 제품으로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를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비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세번째 조건은 최고의 서비스다. 중소벤처이지만 아이리버는 전국에 서비스 센터를 10개나 두고 있다. 조만간 11번째가 문을 연다. 판매된 제품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능을 추가하는 만큼 제품 지원 활동이 중요하다. 특히 이 회사 제품을 사면 문제가 생겨도 쉽게 해결된다는 신뢰를 소비자 마음에 심어야 한다. 그래서 사업 초기 서비스 센터가 없었을 때에는 고객이 수리를 의뢰하며 제품을 보내올 경우 택배비는 전액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다. 자기 돈으로 택배비를 미리 부담한 고객에게는 환불해 줬다. 불만을 갖고 찾아온 고객과 함께 식사를 하며 직접 기분을 풀어줬던 일도 다반사였다. 과거 서울 서초동 보나벤처타운 사옥에 있을 때에는 점심시간에 수리를 맡기러 오는 고객에게 구내식당 쿠폰을 무료로 주었다. 그는 “레인콤의 감동 서비스 일화는 대기업 사내 방송에서도 소개될 만큼 정평이 나 있다.”면서 “서비스는 기업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중요한 투자”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레인콤의 3개 자회사 중 하나는 제품서비스 회사인 ㈜아이리버다. 서비스센터 및 콜센터 운영을 전담하며 인력은 100여명 수준. ●예측불허 인생, 깜짝놀랄 제품 마케팅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한 것은 그의 전 직장과도 무관치 않다. 그는 지난 1978년 삼성반도체(현 삼성전자)에 입사해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영업팀에서 보냈다. 미국과 홍콩 등 해외법인에서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 반도체를 파는 게 그의 일이었다.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영업에 대한 철학과 전략도 터득했다. 그는 “영업의 실제 장면에선 자서전에서 나오듯 느닷없이 귀인을 만나 극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상대방이 필요한 것과 나의 제품을 잘 아는 게 마케팅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영업 일선에서 몸소 겪어온 경험이 오늘날 성공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이어 “문제는 역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면서 “처음엔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 60개가 넘는 중소업체가 경쟁했지만 지금은 극소수만 살아남아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대기업이 눈독을 들이는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아성을 지키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굳힐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장난치듯 얘기한다. “아침 7시에 출근하고 6시간짜리 롱런 회의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적당한 인생을 살고싶어 전 직장을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더 바쁘고 치열하게 산다. 예측하는 대로 살아지지 않는 게 인생인 것 같다.” 인생은 언제나 예상을 뒤엎는다. 올해는 세상이 깜짝 놀랄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레인콤, 업계표준 ‘펌웨어 플레이어’ 첫 판매 레인콤은 양덕준 사장이 지난 1998년 삼성전자에서 퇴사한 뒤 이듬해 전직 동료들과 만든 MP3플레이어 제조회사다. 이 회사가 만드는 MP3플레이어의 브랜드명은 아이리버. 아이리버는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한다. 플래시메모리타입 MP3플레이어 시장에선 세계 1,2위를 다툰다. 레인콤이 사업 초기 취급하던 종목은 해당 제품에 맞도록 반도체를 개량해주는 반도체솔루션. 지금은 MP3플레이어만 만든다. 자회사로는 서비스 회사 ㈜아이리버와 온라인 유료 음악사이트 유리온이 있다. 세계 최초의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엠피맨닷컴도 지난해 말 인수했다. 레인콤은 인터넷상으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이미 구입한 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펌웨어 방식의 MP3플레이어를 최초로 판매했다. 이 방식은 현재 업계 표준이 됐다. 제품 개발 초기부터 전문 디자인업체인 이노디자인과 협력해 우수 디자인에도 중점을 두어 왔다. 최근에는 PMP(동영상재생기), 소형 하드디스크타입 MP3플레이어 H10, 전자사전 겸용 MP3플레이어 딕플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끊임없이 업계 화제를 뿌리고 있다. 올해 레인콤이 목표하는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73% 많은 7800억원, 순이익은 32% 증가한 570억원. 경상이익도 32% 늘어난 670억원이다. ■ 양덕준 레인콤 사장 약력 ▲1951년 1월17일 대구 출생 ▲1969년 2월 대구 계성고등학교 졸업 ▲1977년 2월 영남대 응용화학과 졸업 ▲1978년 2월 삼성반도체(현 삼성전자) 입사 ▲1995년 1월 삼성전자 반도체 비메모리 마케팅/수출 담당 이사 ▲1999년 1월 ㈜레인콤 설립 ▲2001년 11월 ‘2000만달러 수출탑’ 수상 ▲2004년 12월 ‘1억달러 수출탑’ 수상
  • “음악 통해 문신 합법화 외칠래요”

    “음악 통해 문신 합법화 외칠래요”

    “3년째 바늘을 잡지도 못하고 있어요. 말이 집행유예죠. 예술의 자유도 없는 한국 사회가 감옥이 아니겠어요.” 서울 대림동의 한 카페에서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던 문신 작가(타투이스트·Tattoist) 김건원씨의 눈가가 가늘게 떨렸다. 김건원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타투이스트. 중학교 때 좋아하던 록 음악 뮤지션이 새긴 문신을 보고 자연스럽게 끌려 들어갔다. 성신여대 서양미술학과에 재학 중이던 98년에는 ‘예술로서의 문신’을 위해 ‘전업’을 선언했다. 김씨는 이후 ‘조폭 마누라’,‘달마야 놀자’ 등 각종 영화에서 문신 분장을 맡았다. 프랑스와 일본 등에서 열린 타투 컨벤션에 초대되는 등 외국까지 이름을 알렸다. 시련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3년 6월. 무면허 의료시술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한 청년이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문신을 받았다가 적발된 게 화근이 됐다. 결국 그해 8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수원지법과 대법원에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모두 기각당했다. 문신만 알던 김씨는 이후 문신 합법화 ‘운동가’로 변모했다. 김씨가 느끼는 가장 큰 벽은 ‘문신은 조폭만 하는 것’이라는 일반의 오해다. 오랜 유교 문화도 걸림돌이고, 정체성의 혼돈에 따른 일탈이 문신으로 반영된다는 편견도 문제다. “연예인과 학생은 물론 교수, 스포츠선수, 은행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제게 문신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의 모습을 결정하고, 몸을 통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강한 매력을 느끼죠. 자기 피부에 영혼을 새기는(Soul on Your Skin) 게 문신인 만큼, 판단력과 의지가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김씨의 앞으로의 계획은 음악 등을 통해 문신의 합법화를 역설하는 것이다. 법적인 해결이 안될 경우 예술을 통해 여론을 우호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오는 5월에는 자작곡을 들고 가수 이상은씨, 전인권씨 등과 함께 타투 뮤직 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 김씨는 “랩 뮤직을 통해 ‘타투는 타투이스트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할 것”이라면서 “언젠가는 문신도 찢어진 청바지나 피어싱처럼 하나의 문화적 양식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책꽂이]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전은강 지음, 디오네 펴냄) 1996년 첫 장편소설 ‘소에게 바침’을 통해 낯선 문체와 주제의식으로 문단에 충격파를 던진 작가의 새 장편. 한 여자를 놓고 사기꾼 아빠와 영악한 어린 아들이 벌이는 엽기발랄 사랑쟁탈전. 부조리한 현실을 신세대적 감수성과 경쾌한 터치로 고발했다.8800원. ●가장 따뜻한 책(이기철 지음, 민음사 펴냄) 이기철(영남대 교수) 시인의 12번째 시집은 자기성찰과 참회의 언어들로 차고 넘친다.197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의 시간을 권유한다.‘행간을 지나온 말들이 밥처럼 따뜻하다’(‘따뜻한 책’중)라는 시구를 통해 한 줄의 시가 집채만 한 위로가 될 수도 있음을 은유한다.7000원. ●손창섭 단편 전집(전2권)(손창섭 지음, 김종년 엮음, 가람기획 펴냄) 손창섭(1922∼)은 1952년 단편 ‘공휴일’을 김동리의 추천으로 ‘문예’지에 발표하면서 등단한 전후 한국문단의 대표작가. 휴전 직후부터 4·19 즈음까지 발표한 주요작품들을 비롯해 한번도 단행본으로 묶이지 않았던 ‘조건부’‘저녁놀’‘침입자’‘잡초의 의지’ 등 미발표 단편들이 발굴복원됐다.1970년대 일본인 아내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간 작가는 이후 국내 문단과 소식을 끊었다. 각권 1만 5000원. ●아름다운 영혼의 고백(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욱 옮김, 지훈 펴냄) 독일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문호 괴테의 작품세계를 압축한 소설 2편이 묶였다. 대표장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전8권)에서 6권에 해당하는 ‘아름다운 영혼의 고백’과, 장편 속에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의 소녀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구성한 ‘미뇽 이야기’. 책 말미에 역자의 상세한 작품해설이 붙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9800원.
  • 동화&음악, 음미하고 싶다면…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는 ‘실제’라는 이유만으로도 적잖은 감동을 안긴다. 국내외 영화계에서 이같은 영화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것은 아마도 감동에 목마른 시대 탓인지도 모른다. 올해 아카데미상에도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가 많은 부문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가 ‘피터팬’을 써가는 과정을 담아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네버랜드를 찾아서’와, 맹인 가수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려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레이’가 25일 나란히 국내 관객을 찾는다. #‘네버랜드를 찾아서’ 실존인물을 다뤘지만 전기영화는 아니다.‘네버랜드를 찾아서(Finding Neverland)’는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가 ‘피터팬’을 완성해가는 특정시점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 실화를 포착해내는 시선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무구함이 실렸다. 상상력의 힘을 잃어버린 채 생활에 지친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20세기초 영국 런던.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 제임스(조니 뎁)에게 어느날 젊은 미망인 실비아(케이트 윈슬렛)와 그녀의 네 아들이 다가온다. 그날부터 마치 아이가 된 것처럼 제임스는 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실비아와도 인간적인 사랑을 싹틔운다. 아이들과의 놀이 속에서 다시금 상상력을 키우는 제임스.“연극은 즐기는 건데 비평가들이 심각하게 만들었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모험극을 쓰기 시작한다. 한편 실비아와 제임스 사이에는 나쁜 풍문이 떠돌고, 실비아는 시름시름 앓는다. 제임스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네버랜드’로 실비아를 초청한다. 영화는 ‘한 예술가와 한 가족 사이의 따뜻한 사랑’이라는 기둥줄기 사이에 다양한 의미를 새겨놓는다. 사실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피터팬은 제임스 자신이다. 그는 현실의 자리에 조금씩 상상력을 내줘야만 하는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 상상력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 팍팍한 삶을 살던 한 가족에게 상상력으로 행복을 불어넣는다. 결국 그 상상력이 예술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예술에 대한 찬가라고 할 만하다. 동시에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소신있게 말한다. 연기파 배우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것도 영화의 매력이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영혼이 언제든 튀어나올 것 같은 조니 뎁과, 강인한 영혼을 가진 어머니 역의 케이트 윈슬렛은 뛰어난 앙상블을 선사한다. 흥행에 실패할까 걱정하면서도 밀어주는 든든한 후원자인 제작자 찰스 역엔 더스틴 호프만이 열연했다.‘몬스터볼’의 마크 포스터 감독.12세 관람가. #‘레이’ 전형적인 전기영화의 틀을 따르고 있는 ‘레이(Ray)’를 비범하게 만드는 건, 실존인물 레이 찰스와 그의 음악이 가진 힘이다. 여기엔 이미 세상을 뜬 이 천재 음악가의 굴곡진 삶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완벽하게 재연한 배우 제이미 폭스의 공이 컸다. 영화는 레이 찰스의 젊은 시절을 중심으로 전개하면서 군데군데 어린시절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자칫 지루해질 법한 일대기에 강약의 호흡을 불어넣었다. 흑인과 맹인이라는 이중의 차별을 딛고 성공하지만, 깊은 그늘을 안고 살았던 한 인간의 이중성도 영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이 관객을 더없이 깊은 영혼의 바다로 초대한다. 일곱살 때 시각을 잃은 레이는 “마음의 장애인이 되어선 안 돼.”라는 어머니의 교육 덕에 세상과 용감하게 맞선다. 가스펠과 블루스를 접목시킨 새로운 노래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승승장구하는 레이. 미인인 델라(게리 워싱턴)와 결혼해 가정도 꾸리고, 음반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더 부러울 게 없는 듯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를 둘러싼 환한 빛 곁엔 언제나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어린시절 빨래통에 빠져 죽은 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깊은 늪이 되어 그를 괴롭혔고, 어둠의 두려움은 그를 마약중독자가 되게 했다. 영화는 이런 이중적인 레이 찰스의 모습을 그의 음악과 함께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하지만 아쉬운 건 그의 노래들이 깊은 고뇌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삶의 배경음악 정도로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후반부에 들어 마약 중독을 힘들게 극복한 뒤 그를 괴롭혀 왔던 기억과 화해하는 모습도 영화를 뻔한 ‘휴먼 전기영화’로 전락시킨다. 그럼에도 레이 찰스가 환생한 것처럼 보이는 연기와 음악들은,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갔던 한 영혼의 거친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레이 찰스는 지난해 여름 74세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작 앨범 ‘지니어스 러브스 컴퍼니’는 최근 그래미상에서 8개 부문을 휩쓸었다.‘사관과 신사’의 테일러 핵포드 감독.15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
  • [눈에 띄네~이 얼굴]‘사이드웨이’ 의 샌드라 오

    소위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마시면 마실수록 강렬한 향으로 혀끝을 감아오는 와인 같은 매력을 지닌 배우 샌드라 오(34).‘한국계 배우’라는 꼬리표 덕에 국내 관객들의 눈에 더 잘 띄는 건 사실이지만, 굳이 혈통을 따지지 않더라도 ‘새로운 발견’이라고 칭할 만큼 영화 ‘사이드웨이’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샌드라가 연기한 스테파니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앞뒤 재지 않는 열정과 억척스러움이 몸에 밴 ‘싱글맘’으로, 여행길 도중 찾아온 낯선 남자 잭과 만나자마자 불붙는 사랑을 나눌 만큼 저돌적이다. 잭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헬멧으로 그를 사정없이 내리친 뒤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장면은, 상처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삶의 여정을 상징하며 영화 속에서 그녀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한다. 영화의 감독인 알렉산더 페인의 부인이기도 한 샌드라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까지 활동영역을 넓히며 TV시리즈와 영화 등에서 10여년동안 연기를 해왔다.‘미스터 빈’‘빅 팻 라이어’‘레드 바이올린’‘웨이킹 더 데드’‘프린세스 다이어리’‘클럽 이구아나’‘투스카니의 태양’등이 그녀의 출연작. 한국계 여성감독 그레이스 리의 신작 ‘스멜 라이크 버터’의 촬영을 위해 곧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 아물지 않는 ‘상처’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 아물지 않는 ‘상처’

    ‘잊혀진 사람들,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를 사흘 앞둔 15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 낙산리 대구시 공원묘지. 빼곡히 들어선 수천기의 묘는 모두 ‘무슨 성씨 누구의 묘’라며 주인이 있지만 중턱에 나란히 자리한 6기의 묘는 주인이 없다. 대구지하철 참사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밝혀지지 않거나 아직 연고자를 찾지 못한 희생자들이다. ‘DNA 감정확인 미신고.DO8-Ca01(남)의 묘’,‘K-42의 묘 신원확인 불능’,A24-CA03,A24-CA08의 묘 신원확인 불능’. 죽어서도 자신의 이름마저 갖지 못한 이들은 2년째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부여한 유전자 식별번호로만 남아 있다. ‘DNA 감정확인 미신고’는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은 가능했지만 연고자를 찾지 못한 경우이고,‘신원확인 불능’이란 유전자 감식조차 못할 정도로 심하게 불에 타버린 경우다. 이 가운데 DNA를 추출한 3명(남자 1명, 여자 2명)은 기약은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연고자가 나타나 이름 석자라도 되찾을 거라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나머지 3명은 영원히 신원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참사 이후 나란히 이곳에 묻힌 이들은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세상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불타 버린 전동차를 탔다가 억울하게 죽어갔지만 지난 2년간 누구도 이들을 위해 울지 않았고 아무도 찾지도 않았다. 이들에게는 낯선 시립공원묘지의 한평 남짓한 묘터만이 주어진 게 전부였다. 공원묘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죽어서도 아무도 찾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참사의 최대 피해자”라며 “아마도 이들의 영혼은 자신들의 이름 석자만이라도 찾아 달라며 아직도 구천을 떠돌며 세상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참사 당시 실종자와 가출자, 행방불명자 신고를 접수한 600여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대조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이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저 사고가 난 지하철역을 전전하던 노숙자이거나 대구의 변두리 공장에서 숨어 일하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일거라는 추측만이 무성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공연리뷰] ‘바람의 키스’

    [공연리뷰] ‘바람의 키스’

    테아트르 노리의 여덟번째 작품 ‘바람의 키스’(안나 가발다 작·우현주 연출)는 불륜을 여러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작품은 한때의 ‘바람’을 따라 떠난 사람도 남겨진 사람도 모두 상처받은 영혼이라고 말하고 있다.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시아버지 피에르와 며느리 클로에. 자신의 아들에게서 버림 받은 클로에를 달래기 위해 피에르는 과거의 가슴 아픈 사랑과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다. 피에르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애인 마틸드가 떠나도록 방치한다. 부인 시잔은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남편의 부정을 받아들인다. 유부남을 사랑한 마틸드는 ‘평범한 일상’이 빠진 애정 행각에 질려 불안한 사랑을 버린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네 사람의 이야기는 불륜의 주체와 객체 모두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회상 장면에서 엇갈린 시선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실패로 끝난 로맨스, 즉 불륜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러 개임을 말해주는데 더 없이 좋은 장치다. 작품은 관객에게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극이 끝나갈 즈음,‘사랑보다 중요한 것은 삶’이라는 메시지를 얻게 된다.“전쟁처럼 극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도 예전과 다름없이 살아간다.”는 피에르의 대사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긴 인생에 있어서 사랑으로 인한 고통은 잘못 걸려온 전화에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별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윤주상과 이항나의 호흡은 괜찮았다. 간혹 감정이 깨진 배우들의 연기와 음향효과에서의 작은 실수가 옥에 티였다.3월20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02)323-7798.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노래방에 죽고산다 ‘놀방파’

    노래방에 죽고산다 ‘놀방파’

    ‘ ┽┽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여자의 마음으∼은 갈대랍니다∼/안 돼요, 왜 이래요, 묻지 말아∼요/더 이상 내게∼ 원하시면 아∼안돼요 ┽┽/…/┽┽ 소설 속의, 영화 속의 멋진 주인공은 아니지∼마∼안/괜찮아∼요 말해봐∼요/당신 위해서라면 다∼ 줄게∼요 ┽┽’ 모름지기 춤이란 게 그렇듯, 노래 없는 민족이란 지구촌에 없을 것이다.‘놀기’라면 어느 민족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우리나라에 노래방 열기가 뜨겁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들을 빼놓고는 노래방 얘기를 감히 꺼내지 말라. 술잔이 널브러진 데다 소음과 담배 연기가 어지럽게 뒤섞이는 혼란의 공간 노래방에 나름대로 문화를 가꾸겠다는, 조금은 엉뚱해 보이면서도 꽤 쓸 만한(?) 생각을 지닌 모임이 있다. ●“노래방은 아무나 가나?” 목요일인 지난 3일 오후 7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근처 건물 4층에 있는 한 노래방엔 20대 8명이 몰려들었다. 이름하여 ‘놀방파’ 대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놀방파라는 이름은 노래방 다니기를 엄청 즐기는 이들이 “한번 뭉쳐보자.”는 결의로 탄생했다. 이들 놀방파가 장난기 어린 이름과 다르게 만만한 모임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은 노래방 수칙에서 그대로 엿보인다.‘(1)1인 1예약제(노래를 한 바퀴 부른 뒤에라야 예약 가능) (2)자기 노래는 자기가 종료한다 (3)다른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땐 경청한다.’는 내용으로 노래방 매너를 정리했다. 노래가 끝나면 동석한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주는 것도 ‘준의무 규정’이다. 궁금하던 차에 박진(27·서울 용산구 용산동2가·웹디자이너) 회장에게 “그냥 아는 사람끼리 만나면 노래방 찾아가는 게 보통이지, 모임은 무슨 모임이라는 말인가요?”라고 물었다. 장르를 따지지 않는 동호회원들이지만 주특기가 다 있다. 랩 전문인 박씨는 평소 노래방에서 입 근육을 자주 풀어서인지 물 흐르는 듯한 말솜씨로 또박또박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 예, 그런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게 말이죠. 평소 알고 지내는 일터 동료끼리 모처럼 뭉쳤다가도 노래방 가자고 하면 “난 노래방이 싫다.”“벌써 무슨 노래방이냐, 술 한잔은 해야지.”라는 등 딴죽을 걸어 분위기만 흐려놓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회원 1450여명 가운데서도 이러한 불만(?) 때문에 수소문 끝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실제 모임에 자주 참여하는 회원에는 직장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보통의 경우 너도나도 두서없이 예약 버튼을 눌러놓거나, 다른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 딴짓 하는 통에 예약이 몇몇 사람에게만 몰리든지 아예 없어 피같은(?) 시간을 흘려버리기 십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정도면 무질서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요.” 그는 이처럼 노래를 즐기는 분위기를 끊어놓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수칙까지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돌아가면서 마이크를 잡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다른 회원들이 다 부른 다음에 자신의 노래를 입력할 수 있다. 노래를 중간에 끝내려면 본인만 종료 단추를 누를 자격을 갖는다. 다른 사람이 손을 대는 것은 금물이다. 따라서 “노래가 뭐 이러냐?”라는 등의 야유나 시비 때문에 딴 인물이 꺼버리는 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불상사에 들어간다. ‘노래방에 죽고 산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들과 같은 프로(?)가 아닌 경우면 얼른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노래할 때 열심히 들어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흔히 그렇듯 노래 부르는 사람과, 좌석에 앉아 놀고 있는 사람들이 절대 따로가 아니다. 분위기를 맞춰가며 옆에서 탬버린을 치거나, 춤을 춘다. ●“어지러운 세상, 즐겁게…” 회원 가운데서도 웬만한 여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 높은 음을 자랑하는 데다 끼가 많아 파페라 가수로 일컬어지는 ‘장발’ 최현동(27)씨가 마이크를 잡자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파페라(오페라를 대중과 맞도록 친근감있게 하는 한편, 대중음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접목한 것)를 멋드러지게 뽑았다. 오페라처럼 영혼을 울린다는 파페라 곡목은 정통 클래식을 전공한 여가수 마리아(본명 심현영)의 ‘샤이니 데이’였다. ‘┽┽ Shiny day, 나의 이름을 불러줘/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또 다른 하루가 나를 반기고/눈부신 햇살 가득 쏟아내리며/내 맘이 날아 오르네/Shiny day, 사랑한다고 말해줘/이대로 너를 느낄 수 있도록/… ┽┽’ 윗몸을 뒤로 한껏 젖히는가 하면 앞으로 숙였다 하는 등 워낙 열창을 하다 보니 어깨 아래까지 기른 머리가 자꾸만 흘러내려 얼굴을 가렸다. 단단히 추슬러가며 부르던 노래가 끝나자 “명색이 놀방파라면 다들 노래 잘 부르겠네요?”라고 슬쩍 물어봤다. “노래방을 제대로 즐기자는 사람들이 모였을 따름입니다.100%가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대부분은 잘 부른답니다. 원체 많이 부르는 까닭도 있고….” 수칙대로 자못 질서가 정연한 가운데 혹시나 자기 차례를 놓칠까봐 물 흐르듯 회원들의 노래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너를 참으려 애써도/난 참지 못하고/언제나 눈뜨면 찾는 걸/나를 숨기려 해봐도/그럴 자신 없다고/언제나 내 안에 난 말하는 걸/…┽┽’ 리듬앤드블루스(R&B)를 주특기로 한 휘성의 3집 타이틀 ‘불치병’에 이어 허스키한 목소리에 저음이 매력인 박효신의 1집 인기곡 ‘바보’가 차례로 놀방파 무대를 꾸몄다. ‘┽┽…/걱정돼요/내가 없으면 어느 것 하나도 할 수 없다는 사람인데/부탁해요/곁에 없어도 몸조심 하세요/참 힘겨워 했잖아요/…┽┽’ 박 회장은 “노래도 노래이지만, 무엇보다 댄스와 노래방을 통한 서로의 이해에 무게를 둔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고 어깨를 들썩여가며 말했다. 이날 가진 노래방 자리도 10명 이상을 조건으로 하는 공식 모임이 아니라 ‘번개팅’이라고 덧붙였다.‘파페라 가수’ 최현동씨의 이사를 돕고 나선 길이다. 동료끼리 좋은 일이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면 모여든단다. 그때그때 가까운 노래방을 수소문해 이렇게 한바탕 신바람을 일으키곤 한다. “모였다 하면 보통 첫번째로 오후 5시쯤 노래방으로 갑니다.2시간쯤 기본으로 이용하고….7시쯤 호프집이나 음식점으로 옮겨 끼니도 때울 겸해서 가볍게 술을 한잔씩 주고받지요. 밀린 얘기를 나눈 뒤에는 밤 11시를 전후로 해 다시 노래방으로 가는데, 말하자면 우리들 모임은 노래방으로 시작해 노래방으로 막을 내리는, 음·주·가·무 종합 엔터테이너들인 셈이에요.” ●“도우미, 그게 뭡니까요?” 놀방파는 적어도 노래방 안에서 담배와 술은 절대 금지하고 있다. 이는 원래 법률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언젠가부터 ‘노래밤’이니 ‘노래빠’니 하는 식으로 묘한 이름의 간판을 달아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는 업소가 엄청 늘어났는데…. 건전한 노래방 문화를 가꾸자는 뜻에서 노래방 전도사라는 자부심을 갖는다면…. 글쎄 ‘오버’일까요?”라고 되묻는다. 노래를 굳이 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고 노래방을 찾아 즐기는 이유에서도 그들의 취지가 읽혀진다. 설사 남자들끼리 갔더라도 이른바 ‘도우미’를 부를 필요도, 부를 까닭도 못 느낀다. 여기에는 또 다른 불문율이 숨었다. 많게는 70여명이 모이기도 하는데 보통 큰 방에 들어가기 쉽지만 이들에게는 그런 일이 절대로 없다. 박 회장은 “아무리 많아도 한 방에 8명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고 다짐하는 듯 야무지게 되새겼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면 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차례가 늦어져 아무래도 분위기가 나빠진다는 얘기다. 듣는 것도 좋지만 부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라는 점을 들었다. 따라서 반드시 여러 방에 나누어 들어간다.70명이면 방 9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1998년 3월 첫발을 떼 곧 일곱 돌을 맞이하는 놀방파는 입소문을 타 특별 대우해주는 단골 노래방도 생겼다. 서울 대학로에는 손님들이 밀려드는 눈치만 없다면 한 시간 값으로 무한정 즐길 수 있는 권한까지 준 주인도 나타났다고 자랑한다. 호프집과 음식점을 패키지로 하는 덕택에 할인해주는 곳도 더러 있고, 노래방 기계를 갖춘 요식업소에 가면 “노래자랑 한번 벌이자.”고 먼저 제의해 오는 경우도 이따금 있단다. 회원 박금심(25·여)씨는 “작은 방일수록 노래가 더 잘 나온다.”고 뜻밖에도 알짜 정보(?)를 살짝 꺼냈다. 기본적인 시설은 엇비슷하기 때문에 똑같은 스피커 숫자면 좁은 공간에서 위력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노래방 전공이고, 회원이 많다 보니 노래방 정보에 대해서는 저절로 귀가 솔깃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특구로 불리는 서울 신촌에는 맨발로 들어가고 옷걸이까지 갖춘 ‘럭셔리 노래방’도 있다고 소개했다. 회원 가운데엔 제주시에 사는 김경(24·여)씨 등 매월 한 차례 갖는 정기회와 토요일마다 갖는 번개팅 때 거의 빠뜨리지 않고 상경하는 ‘마니아 중 마니아’도 눈에 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노래방에 9시간까지 계속 틀어박혀 지낸 적도 있다는 것이다. 대개 제주, 강원, 충청도 등 먼 지방에서 노래방 친구가 올라온 경우다. 통상 저녁 무렵에야 시작하는 모임을 위해 어렵게 찾아온 이들을 서운하게 만들 수 없어서다.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밤이 깊어지면 다른 노래방파들이 드물어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있고, 값도 낮아지는 이점이 따른다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이점이다. 놀방파는 오는 19일 춘천시 남산면 강촌으로 동계 단합대회를 떠난다. 펜션을 빌려놓았다. 단합대회에서 불문율로 자리잡은 게 하나 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 설거지,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하도록 하는 벌칙을 뒤집어 씌운다. 노래책에서 무작위로 번호를 뽑아준다. 그런 뒤에는 가사가 틀리더라도 곡을 어느 정도 소화했느냐에 따라 방청단이 엄정하게 판단해 점수를 매기는 ‘도전 노래방’ 식으로 진행한다. 카페(cafe.daum.net//nolbangpa)를 운영하는 박 회장은 “참, 기본적인 예의이지만 놓치기 쉬운 게 있다.”고 거들었다. “보통의 경우 술에 취한 나머지 마이크를 뺏다시피 하거나, 더 크게 불러 분위기를 엉망진창으로 하는데…. 다른 사람이 부르는 노래를 함께 하고 싶으면 반드시 본인의 동의를 받아내야 합니다. 그것도 마이크를 동시에 잡는 게 아니라 소절을 나눠 부르는 것, 서로서로 노래를 만끽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발랄·기괴한 ‘4色 사랑’

    발랄·기괴한 ‘4色 사랑’

    연극에서 극작가는 항상 ‘가려진’ 존재다. 극의 근간을 놓았지만 화려한 조명은 당초 이들의 몫이 아니다. 몸을 감추고 아무런 성격조차도 나타내지 않는 것이 본분인양 살아온 극작가들이 모처럼 시선을 한몸에 받을 흔치 않은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극장과 공연기획사 모아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추진하는 기획공연 ‘시선집중’시리즈. 지난해 연출가들에 이어 올해는 극작가들과 눈을 맞춘다. 김나영(33), 최원종(31), 강석호(35), 김민정(34) 등 극작가 4인방은 자신들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극장 앞에 내걸리고 팸플릿에 박혀 나오는 것이 마냥 쑥스럽다. 이들은 사랑을 주제로 지난 1년간 머리를 쥐어짜며 작품을 썼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정도를 걷는 연극, 작가 중심의 연극을 한다는 기쁨과 결과물에 대한 설렘으로 가슴이 차오른다.18일부터 3월6일까지 ‘소풍’‘외계인의 사랑’‘줄넘기’‘섬’이 하루에 두 작품씩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석(이름 가운뎃자)=사전에 교통정리가 없었어요. 작품마다 색깔, 느낌이 전혀 달라요. 저희들도 기대가 많이 되죠. “멜로는 처음”이라는 강석호는 남자 여우와 여자 늑대간의 사랑을 다룬 ‘줄넘기’를 썼다. 지난해 강원도 양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우가 수컷이라는 데서 영감을 얻었단다. 민=보통 우리가 말하는 ‘남자는 늑대, 여자는 여우’라는 상식을 뒤집었다는 발상 자체가 재미있어요. 석=전 민정씨 작품이 좋았어요.‘브라질리아’에서 느꼈던 좋은 점들이 다시 보였죠. 아빠랑 둘이 사는데 고래를 잡았더니 남자(하멜)가 나오더라. 이런 생각 아무나 할 수 없죠. 민=평소 혼자 살다 보면 이렇게 돼요. 거의 위험한 독신녀 수준이죠. 섬에 사는 ‘이쁜이’와 ‘탱자’는 사춘기 소녀들. 작품은 왜곡된 남성상을 상징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살다가 고래에서 나온 ‘하멜’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혼란, 환상, 탈출 등을 다룬다. 김민정은 누구보다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민=사랑에 대해 정색하고 쓰는 것도 그랬지만 소녀적 감수성을 잃어버렸다는 사실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60대 노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풍’은 아내가 남편에게 35년 전 한 남자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사랑을 고백하면서 시작한다. 나=부모님이 ‘왜 나이든 사람들 볼 연극이 없냐.’고 했을 때 한번 써봐야 겠다고 맘먹게 됐죠. 시아버지가 환갑잔치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부모보다 더 살았으니까 남은 인생은 덤이다.’덤으로 얻은 인생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거죠. 석=결혼도 하고 애도 둘이나 낳은 사람이니까 내공이 있어요. 난 쥐뿔도 모르고 입만 나불댄거고. 나=누가 30년도 더 된 외도를 털어놓을까.“말도 안돼!”하는 반응이 나오면 작품을 못쓸 것 같아 엄마한테조차 물어보지 않았죠.‘난 할 수 있을지도 몰라.’하는 생각을 가지고 썼어요. 용기가 필요했어요. 4편 가운데 가장 실험성이 짙은 작품을 꼽는다면 최원종의 ‘외계인의 열정’이다. 거대 비만환자 ‘지옥’과 그의 내면적 자아인 섹스중독자 ‘연옥’. 우연히 이 여자의 삶에 뛰어든 남자 ‘무간도’가 빚어내는 사랑 이야기는 기괴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석=원종이 작품에는 유독 뚱뚱한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와. 왜 그럴까? 원=저한테는 외로움이,(두 팔을 넓게 벌리면서)이렇게 뚱뚱한 사람들의 외로움과 같아요. 뚱뚱하다고 다 외롭고 죽고 싶을까. 원=이런 사람들은 누가 사기를 치려고 다가오면 뻔히 알면서도 속아주죠. 재수를 한 적이 있는데 영혼을 팔아서라도 대학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이 사람들도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 파는 거예요. 민=이해가 가요. 원=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다는 데서 사랑이 시작될 때가 있죠. 이런 사랑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관계가 나빠지고 폭력으로 이어지죠. 상처 치유를 거부하고 독립적인 사랑을 해나가는 두 인물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석=‘소풍’하고 ‘외계인의 사랑’이 연이어 오르는데 홈드라마가 끝나고 잔인한 스너프(snuff) 필름이 나오는 느낌일 텐데…(웃음). 작가전이라 가능한 거죠. 극단적인 색깔의 작품이 한 무대에서 공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실험적이에요. 김영환(극단 비파), 문삼화(극단 유), 김태수(극단 완자무늬), 권호성(극단 모시는사람들) 등 중견들이 각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02)744-03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인혁당 사건’ 다룬 소설 ‘푸른 혼’ 펴낸 김원일씨

    ‘인혁당 사건’ 다룬 소설 ‘푸른 혼’ 펴낸 김원일씨

    그건 서른세살에 시작된 푸른 고집이었다. 진실을 본 듯 했으되 펜을 들진 못했다. 부양가족 일곱명을 거느린 결손가정의 가난한 가장이던 그때는 “겁이 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쓰리라, 각오를 품었었다. 그 검질긴 고집을 소설로 달래내는 데 30년이 걸렸다. 중진작가 김원일(63)이 19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푸른 혼’(이룸)을 냈다. 소설을 쓰기로 마음을 다잡고도 2년을 꼬박 매달린 결실이다. 책이 묶여나온 요며칠 머릿속이 어찔어찔하다. 출간 마무리에 진이 빠진데다 술, 담배, 당뇨 때문에 설상가상 들솟아버린 부실한 치아 때문일까. 그런데 그 따위 시덥잖은 것들이 마음자리를 이렇게 자반뒤집기 시킬 순 없는 노릇이다. ●“책 출간·과거사규명은 우연의 일치” “우연이요. 이런 게 아닐까 싶소. 죽은 영혼들의 간절한 기원, 그들이 내 소설에 보내는 강렬한 암시 같은 것. 나는 정치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고, 내 소설이 시사성을 갖출 이유도 없는 거라. 그냥 지금쯤 써도 되겠다 싶었던 것뿐이지.” 그가 “박정희 정권의 가장 치명적인 인권유린 사건”이라 확언하는 인혁당 사건. 그것이 국정원 과거사 위원회의 진실규명 대상에 오른 시점과 책의 출간이 일치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희한한 우연”이다. ‘푸른 혼’은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된 8명의 희생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작소설이다. 중편 6편이 모두 그들의 실화에서 발아했다.“소설을 쓰느라 한 박스가 넘는 관련 자료들과 몇년을 씨름했다.”는 그는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그 사실(史實)들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무미건조한 르포가 되지 않게 글에 향기를 불어넣으려 애를 많이 썼다. 처절한 고문과 폭력장면을 묘사하지 않은 건 그래서였다. ●“역사적 사실 문학적 표현 노력” 서도원 도예종 송상진 우홍선 하재완 이수병 김용원 여정남 등 희생자들은 이름을 바꿔 작품에 등장한다. 예컨대 여정남은 ‘여의남’이란 주인공이 되어 가려진 현대사의 진실을 고발한다. 헌헌장부였다가 모진 고문 끝에 만신창이가 된 여의남은 대처승의 아들로서 떳떳이 죽음을 맞는 것으로 묘사했다(‘여의남 평전’). 10년째 대구 팔공산에서 양봉일을 하다 느닷없이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사형당하는 주인공(‘팔공산’),1960년대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다가 10여년만에 다시 누명을 쓰고 숨지는 39세의 남자(‘청맹과니’),8명의 희생자들을 처형 순간에 한 자리에 모아 혼을 위로하는 남자(‘투명한 푸른 얼굴’)….“본디 현실에 일어나는 일이 곧 소설인 법”이라는 작가의 말에 새삼 육중한 무게가 실린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곧 소설” 200자 원고지 1600장을 훌쩍 넘는 소설. 작가가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애착이 간다.”라며 보듬어 안는 소설에는 어쩌면 처음부터 태생적인 부채 같은 게 있었다. “희생자들의 연고지가 대부분 내 고향인 대구였고, 그들이 자주 만나 회포를 푼 약전골 일대가 내 가족이 전쟁 후 한 세월을 힘겹게 넘겼던 동네였다.”고 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터졌을 때 가난한 출판사 직원이었다는 그는 “나중엔 그들에게 영치금을 넣어주기도 했다.”며 돌이켰다. “소설 말고는 아무것도 말하기 싫어” 이번엔 그 흔한 얼굴사진조차 책날개에서 빼버렸다.30년 묵힌 고집을 풀었으니 다음엔 뭘까.“완전히 다른 스타일. 자유인 이야기가 될 거요. 폭력전과 5범과,6.25때 포로수용소 간수였던 조부의 이야기가 오락가락 엮이는. 마르케스처럼 과거와 현재가 혼융하는 그런 소설을 한번 써보고 싶어.”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김명국 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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