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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어서라도 결혼시키자”…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커플, ‘영혼결혼식’ 눈길

    “죽어서라도 결혼시키자”…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커플, ‘영혼결혼식’ 눈길

    결혼을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커플을 위해 유가족들이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현지 중국어 매체 차이나 프레스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 북서부 페락의 한 도로에서 차 전복사고로 숨진 말레이시아 용과 사자 스포츠댄스 협회 소속 국제심판 양진산(31)씨와 말레이시아 식품 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그의 여자친구 리모(32)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3년간 교제해 온 두 사람은 당초 양씨가 이달 중 태국에서 정식으로 청혼한 후 곧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지난달 함께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은 두 사람이 사후 세계에서라도 부부가 될 수 있도록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기로 결정했다. 가족들은 이들을 위해 결혼사진도 제작했다. 중국에서 ‘영혼 결혼’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망자에게 배우자를 찾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전통 신앙에 따르면 사람이 결혼과 같은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으면 내세에서 평화를 찾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산 사람을 괴롭힐 수 있다고 믿는다. 영혼 결혼은 두 종류가 있는데 결혼을 앞둔 커플이 숨졌을 경우 유족들이 결혼식을 올려주는 것과 결혼을 약속하지 않은 남녀를 사후에 중매인을 통해 연결해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후자의 경우 부모가 중매인을 통해 죽은 자식에게 적합한 죽은 배우자를 찾고, 다른 가족의 배경, 직업, 나이 등을 묻고, 궁합이 맞는지 사진을 요청하는 절차를 거쳐 결혼식을 올리고 시체를 무덤에 함께 묻는다고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의식이 남겨진 유족들이 정신적인 위안으로 삼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시신을 함께 묻는 의식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아 시신 불법 거래 등 범죄와 연관될 개연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젊은 여성의 시체가 상품화돼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무한한 전통의 세련된 변주…전 세계 홀릴 현대 국악의 매력

    무한한 전통의 세련된 변주…전 세계 홀릴 현대 국악의 매력

    시작부터 강렬한 타악기 소리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장대한 선율은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여정을 암시하는 듯했고 연주자의 얼굴에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원초적인 자유로움이 강렬하게 서려 있었다. 장구 협주곡 ‘NOMAD’(유목민·방랑자를 뜻하는 영어)는 제목 그대로 틀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고, 스스로 유목민과 같은 삶을 살아온 작곡가만의 특별한 에너지가 담겨 있었다. 13~14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을 들썩이게 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올해 네 번째 기획공연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는 연주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악기를 위한 곡을 써 국악관현악단과 함께 연주하면서 각자의 개성을 진하게 드러낸 시간이었다. 관현악단과 개인 연주자의 협연은 동서양 음악을 불문하고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연주자가 직접 자신의 악기를 중심에 놓고 곡을 썼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가 더 특별했다. 사람이 아무리 타인을 골똘히 생각한다고 해도 나올 수 없는 진정한 음악적 영혼이 마음껏 발현되면서 관객들의 영혼까지 깊이 울렸다.이번 공연을 위해 국립국악원은 이선희(거문고), 이영섭(소금), 여수연(해금), 서정미(대금), 민영치(장구)에게 관현악 협주곡 작품을 위촉했다. 전곡 연주자들이 관현악 협주곡 창작에 도전한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선희 작곡의 거문고 협주곡 ‘향류’(響流)는 한반도에 우리 고유의 음악이 흐른다는 뜻을 담은 곡이다. 우리 고유의 선법과 장단들을 거문고 음악으로 재탄생시켜 한반도에 흐르는 창조적 에너지의 흐름을 생생하게 포착해내면서 공연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영섭 작곡의 소금 협주곡 2번 ‘Born Von 本’은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종묘제례악’과 후손들의 가정의 제액초복(除厄招福·액을 막고 복을 불러들이다)을 비는 ‘동해안별신굿’ 조상굿 중 ’어청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음악적으로는 달라도 염원하는 바가 같은 두 음악을 녹여내면서 웅장한 선율을 만들어냈고, 전통적 기법에 충실한 선율을 통해 소금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여수연 작곡의 해금 협주곡 ‘몽·양’(夢·陽)은 작곡자가 팬데믹과 전쟁 등으로 불안과 혼란에 빠진 세계 곳곳의 상황을 보며 화합과 평화를 바라는 내용을 담았다. 지금도 여전히 혼돈에 빠진 세상을 암시하는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해 후반부에는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이 표현됐다.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작곡과 박사 과정 중인 작곡가의 솜씨를 통해 동서양의 조화,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의 조화가 기가 막히게 이뤄지면서 국악 선율의 무한한 가능성을 새삼 일깨워줬다. 서정미 작곡의 씻김을 주제로 한 대금 협주곡 ‘竹魂’(죽혼)은 대금산조의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장단 위에 ‘진도씻김굿’에 나오는 ‘길닦음’ 선율을 얹은 대금 협주곡이다. 대금의 음역대, 악기 특유의 시김새와 주법을 최대한 활용했다. 한국 고유의 주제와 정서에 기반했지만 외국인이 들어도 반할 선율로 듣는 이를 대금의 매력에 빠지게 했다.민영치의 장구 협주곡 ‘NOMAD’는 앞선 곡들과 달리 타악기를 중심에 놓고 흥겨운 한판을 벌이면서 관객들의 어깨와 엉덩이를 들썩이게 했다. 재일교포 3세로 중학교 때 김덕수 사물놀이패에 반해 한국에 들어와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했고, 학교에서 대금을 전공했지만 장구를 치는 그의 유목민적인 이력에서 나온 음악은 국악관현악에 기반하되 틀을 제대로 깨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특히 화려한 퍼포먼스가 동반된 그의 개인 연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하면서 보는 재미까지 선사했다. 음악평론가 이소영은 이번 무대에 대해 “오롯이 연주자가 작곡가가 되어 곡 전체를 책임지고 이를 무대에서 실연하는 현장이 펼쳐지기에 역사적인 또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는 날로 훗날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는 국악관현악의 근원적인 모습부터 최첨단의 파격까지 두루두루 선보이면서 국악관현악의 매력을 한껏 뽐낸 명품 연주로 기억될 무대였다.
  • 당 타이 손의 마법의 손…객석 녹인 따뜻한 선율

    당 타이 손의 마법의 손…객석 녹인 따뜻한 선율

    해맑게 웃는 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데 들려주는 연주는 대가의 솜씨를 느끼게 했다. 연주자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을 위해 정성을 다한다는 게 느껴지는 무대였고 건반을 두드리는 영혼이 티 없이 맑고 깨끗하다는 게 드러나는 무대였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66)이 여름의 초입, 마음이 따뜻해지는 연주로 객석을 녹였다.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그의 리사이틀 무대는 경지에 다다른 거장의 부드러움을 제대로 선사한 시간이었다. 이날 당 타이 손은 가브리엘 포레, 클로드 드뷔시, 프레데리크 쇼팽의 곡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1부에서 먼저 선보인 포레의 곡은 작곡가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포레의 뱃노래와 야상곡을 들려줬다. 시작부터 선보인 마법 같은 연주는 현실 너머의 이상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하는 듯했다. 특히 포레의 곡은 그가 2부에서 연주한 쇼팽의 야상곡과 뱃노래로 이어지면서 공연의 서사를 더 풍성하게 했다. 이어 드뷔시의 ‘두 개의 아라베스크’, ‘가면’, ‘어린이 차지’를 연주한 그는 특유의 연주력을 뽐내며 각각의 곡이 품은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시켰다. 특히 생전 딸바보였던 드뷔시가 딸을 위해 지어준 ‘어린이 차지’를 들려줄 때는 마음 따뜻한 할아버지가 애정을 담아 연주한다는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2부는 1980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그를 있게 한 쇼팽의 곡으로 채웠다. 먼저 ‘야상곡’과 ‘뱃노래’를 통해 1부와 구성을 맞췄고 ‘왈츠’와 ‘스케르초’를 통해 그에게 쇼팽 연주를 기대하는 관객들의 기대감을 제대로 채워줬다. 젊은 연주자들처럼 힘 있게 자신을 드러내는 대신 차분하게 연주를 이어갔음에도 숨길 수 없던 유려한 선율은 젊은 연주자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노련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낭만 가득한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해맑게 관객들에게 인사한 그는 앙코르로 쇼팽의 ‘폴로네이즈 사단조(Polonaise in G minor, Op.posth)’와 ‘3개의 에코세즈(3 Ecossaises, Op.72 No.3-No.1 in D major)를 들려줬고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감탄을 내뱉으며 명품 연주에 화답했다.공연이 끝난 후에는 사인회가 열렸다. 이날 공연을 본 수많은 관객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줄을 기다리며 사인을 받았고 당 타이 손은 친절하게 관객들을 맞으며 마지막까지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 “연예인보다 예뻤다”는 살인마…친엄마 눈까지 찔렀다 [사건파일]

    “연예인보다 예뻤다”는 살인마…친엄마 눈까지 찔렀다 [사건파일]

    2005년 수많은 사람을 몸서리치게 했던 ‘엄여인 연쇄 살인사건’. STUDIO X+U와 MBC가 최근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를 통해 ‘엄여인’의 얼굴을 19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1976년생인 엄인숙은 2005년 검거 당시 29살이었다. 보험설계사였던 엄인숙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두 명을 살해했고, 프로파일러가 PCL-R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진단한 결과 40점 만점이 나올 정도로 완벽한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엄인숙은 5년간 연쇄살인, 존속 중상해, 방화치상, 강도사기 등 수도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키 170㎝에 빼어난 미모, 조용한 성격으로 주위에서는 그의 범행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그를 취조한 형사들조차도 예쁜 말씨와 용모에 넘어갈 뻔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한 방송에서 “당시 동료 형사는 연예인을 많이 보곤 했지만, 저런 미인은 처음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남경찰서 오후근 형사는 “다소곳하고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 탤런트라고 볼 정도였다”고 말했고, 그를 직접 만났던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잔혹한 행위에 비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 친절한 말투와 자신이 가진 ‘후광’을 무기로 이용한 범죄자였다”고 회상했다. 엄인숙은 두 번 결혼했는데 두 번 모두 남편을 죽였다. 수면제를 먹인 후 핀으로 눈을 찔러 멀게 했고,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흉기로 배를 찌르기도 했다. 두 남편은 고통 속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엄인숙은 남편들을 죽인 뒤 거액의 보험금을 챙겼고, 시댁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영혼결혼식을 올렸다. 첫 번째 남편은 27살, 두 번째 남편은 29살로 생을 마감했다.직계 가족도 그에게는 범행 대상이었다. 엄인숙은 친엄마 눈을 바늘로 찔러 실명하게 하는가 하면, 수면유도제를 탄 술을 먹이고 양쪽 눈에 염산을 부어 친오빠 눈을 멀게 했다. 세 들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질러 집주인을 죽이기도 했다. 가사도우미와 지인은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풀었음에도 이유도 없이 가사도우미 집을 방화하고 지인을 실명시켰다. 엄인숙의 범행은 그의 동생이 “누나 주변에는 안 좋은 일들만 생긴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고 경찰에 털어놓으면서 밝혀졌다. 피해자였던 친오빠는 “아직도 사람들한테 말을 못 한다. 차라리 그냥 모르는 사람이었으면…”이라며 힘겨워했다. 그는 “동생이 술 한 잔 먹자고 그래서 술을 한 잔 했는데, 그다음부터 기억이 없었다”라며 범행이 일어난 그날을 떠올렸다. 또한 동생 엄인숙이 입원 중인 자신을 찾아와 링거를 통해 살해를 시도했던 순간을 증언하며 말을 잇지 못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2006년 엄인숙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그는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권일용은 “엄인숙 면담 때 ‘내가 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대해서 당신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도대체 왜 질문을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런 태도는 다른 범죄자들한테서는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죽여야만 떠오르는 영감…금기를 넘은 예술가의 광기

    죽여야만 떠오르는 영감…금기를 넘은 예술가의 광기

    “파우스트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고 모차르트는 죽음으로서 레퀴엠을 완성했어. 뭘 망설이고 있는 거야?” 음주운전 살인마. 직업은 음악가. 이질적인 두 조합이 만나 위대한 예술이 되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김동인이 1930년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열아홉 나이에 천재라는 칭송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곡가 J가 창작의 영감을 얻기 위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자극에 중독되며 광기를 발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데뷔작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못 보여주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J는 클래식 음악계 저명한 교수 K를 찾아가 다시 작곡을 시작한다. 그러나 K는 냉랭한 평가로 J를 좌절하게 만든다. 자괴감에 물든 J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낸 것을 계기로 눈앞에서 생생한 죽음을 목격하고 그 덕분에 미친 사람처럼 광염소나타의 1악장을 완성해낸다.작곡의 비결이 죽음이었음을 알게 된 K는 “작곡가에게 곡을 못 쓰는 것보다 큰 죄는 없다”라며 곡의 완성을 위해 J에게 살인을 부추긴다. 창작의 영감이라는 게 좀처럼 쉽게 찾아오지 않는 법인지라 J는 죽음을 마주해야만 떠오르는 악상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살인을 이어간다. J가 “내가 쓴 게 아니야”라고 부정하지만 그렇게 피로 물든 예술은 위대한 작품으로 이어진다. ‘광염소나타’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펼치는 클래시컬한 넘버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J를 강하게 압박하는 탱고가 연상되는 ‘죽음의 눈동자’, 사랑을 전하는 따스한 분위기의 왈츠 같지만 이질적으로 죽음을 노래하는 ‘죽음의 얼굴’ 등 다채로운 클래식 리듬의 넘버는 작품을 풍성하게 채운다.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작품의 감정선에 맞춘 음악이 곳곳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배우가 직접 피아노 연주하는 것도 작품을 몰입하게 하는 요소다. 무대는 고정돼있지만 작품이 품은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중앙에 있는 문을 활용해 그 너머의 공간을 상상하게 하며 스릴러 뮤지컬의 특성을 잘 살려냈다. 살인을 통해 곡을 완성했다는 단순한 과정에 치중하지 않고 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와 내면의 깊은 고민도 담아내 탄탄하게 서사를 완성해냈다.‘광염소나타’는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올 작품이다. 베토벤의 카바티네 악보에 적혀 있는 독일어 ‘베클렘트’(Beklemmt·옥죄고 괴롭고 압박한다는 의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만큼 곳곳에 음악적 장치가 다양하게 숨어있다. 뮤지컬로서의 재미와 클래식 음악을 듣는 재미를 모두 잡으며 음악적 여운이 크게 남는다. ‘광염소나타’는 광기 어린 작곡을 통해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살인을 통해 자신의 인간성을 버리며 불멸의 명곡을 작곡하려는 J의 모습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작품이라도 예술적으로 뛰어나다면 문제가 없는지를 질문한다. 한 작곡가의 이야기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게 될 도덕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저마다 마주하게 될 삶의 문제들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이번이 오연째로 8~9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 ‘합천박물관에 신라시대 국보 떴다’ 국보순회전 한창

    ‘합천박물관에 신라시대 국보 떴다’ 국보순회전 한창

    경남 합천박물관에서 ‘국보순회전 : 모두의 곁으로’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합천군은 지난 5일 개막한 전시가 오는 7월 21일까지 이어진다고 7일 밝혔다.‘금관과 금방울, 어린 영혼과 함께하다’라는 부제를 단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주최하고 합천군과 국립진주박물관이 공동 주관한다. 전시에서는 신라 금령총에서 출토된 교과서 속 보물인 금관과 금허리띠, 금방울을 볼 수 있다. 장애인·비장애인, 어린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체험부스도 운영한다. 매주 일요일에는 국보순회전 분위기를 더할 문화공연과 이벤트 놀이도 진행한다. 합천박물관 잔디광장에서 여는 행사는 벌룬쇼, 매직쇼, 버블쇼, 마술쇼, 통기타 남매가수 공연, 재즈공연, 청소년 댄스 등 주제도 다양하다. 포토존·타투스티커, 버블체험, 벼룩시장 등도 함께한다. 장용준 국립진주박물관장은 “합천군민과 인근지역 주민이 우리 가까이에 있는 지역박물관에 편하게 와서 누구나 국보급 문화유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이번 ‘국보순회전’을 통해 합천박물관이 지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 “피고를 용서하면 다시 딸 죽이는 것”…친구에 살해된 여고생 아버지

    “피고를 용서하면 다시 딸 죽이는 것”…친구에 살해된 여고생 아버지

    “피고인을 용서한다면 딸을 내 손으로 다시 죽이는 것과 같으니, 이러한 고통을 헤아려 주십시오.” ‘절교 선언’한 뒤 친구에게 살해당한 여고생의 아버지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눈물로 이같이 호소했다. 검찰이 5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 박진환)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A(18)양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기 전에 재판부의 요청으로 A양에게 살해당한 B(당시 17세)양의 아버지 진술이 있었다. 아버지는 “A양이 법정에서 하는 진술을 듣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힘들었다. 가족은 물론 친척과 친구 등 많은 사람이 딸의 죽음으로 힘겨워하고 있다”며 “딸은 사건 전 주말 아침에 엄마에게 이제 A양과 완전히 끝났고 ‘엄마 말이 맞았다’며 수다를 떨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피고인을 용서하고 합의한다면 딸을 제 손으로 다시 죽이는 것과 같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간청했다. 검찰은 이날 “A양은 지인에게 ‘내가 살인자가 돼도 친구 할 수 있느냐’는 등 메시지를 보내고 범행 후 B양의 언니에게 동생인 것처럼 속였다. 증거 삭제도 시도했다. 계획적 범행”이라며 “검찰이 A양에게 ‘교도소에서 어찌 지내느냐’고 묻자 ‘잘하고 있다’고 했다. 진정한 참회와 반성이 안 보인다”고 강조했다. A양은 지난해 7월 12일 정오쯤 대전 서구 모 아파트에서 같은 고교에 다니는 친구 B양을 때리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절교를 통보한 B양에게 물건을 돌려준다며 이날 그의 집에 찾아가 말다툼을 벌이다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 A양은 B양과 친하게 지냈으나 폭언과 폭력을 일삼아 학교폭력 대책위에 부쳐지고 2022년 7월 반 분리 조치까지 이뤄졌다. 지난해 3월 A양이 연락해 둘은 다시 만났지만 “학폭 신고 경위를 묻겠다”고 괴롭힘이 이어지자 B양이 절교를 선언했다. 그러자 ‘죽일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협박을 계속했다. A양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포기한 뒤 119에 신고해 “고등학생이니까 살인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면 징역 5년을 받는 게 맞느냐. 자백하면 감형을 받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A양 측 변호인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수감 생활 중 반성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이 올바른 양형 판단인지 의문이다. A양은 진심을 다해 반성 중이고 평생 유족에게 속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A양은 최후 진술에서 “너무 긴장해서 검찰에 ‘잘 지낸다’고 대답했지만 오해다. 절대 평온하게 잘 지내고 있지 않다”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바치고 영혼을 팔아서라도 사건 전으로 돌아가고 싶고, 스스로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유족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진지하게 반성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소년범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가 끝난 뒤 A양 부모는 B양의 부모를 향해 울면서 용서를 구했으나 유족들은 “우리 애 살려놓으라”고 소리치며 오열했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20분 열린다.
  • 박칼린 전방위 활약… 세상 아픔 어루만지는 현대적 굿판

    박칼린 전방위 활약… 세상 아픔 어루만지는 현대적 굿판

    한국 전통 공연 양식인 창극과 토속신앙 무속이 만나 세상의 고통과 슬픔을 위로한다. 국립창극단이 오는 26~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하는 창작극 ‘만신: 페이퍼 샤먼’에서다. 만신은 여성 무속인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극은 영험한 힘을 가진 소녀 ‘실’이 내림굿을 받아 만신이 되고, 이후 오대륙에서 건너온 샤먼들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자행된 비극으로 상처 입은 영혼들을 치유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여정을 담는다. 공연계에서 전방위 활약하는 박칼린이 연출, 극본, 음악감독을 맡아 눈길을 끈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어머니를 둔 그는 어린 시절 부산에서 살 때 무속과 굿을 자주 접했기에 오래전부터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작품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박칼린은 “무속인을 뜻하는 ‘샤먼’은 일종의 치유사로 예민하게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기에 우리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굿을 통해 모든 생명과 영혼을 달래 주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명창 안숙선이 작창을 맡고, 국립창극단 스타 유태평양이 작창보로 참여했다. 판소리·민요·민속악을 기반으로 무당의 노래인 무가, 아프리카와 남미 등 여러 문화권의 토속음악이 어우러진다. 미국에선 첼로를, 한국에선 국악 작곡을 전공하고 박동진 명창에게 판소리를 사사한 박칼린의 음악적 다양성이 작품에 어떤 색을 입힐지 관심을 끈다. ‘페이퍼 샤먼’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한지를 활용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굿에 쓰는 무구(巫具)를 비롯해 주인공이 중요한 순간에 입는 의상을 한지로 제작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형상화했다. 북유럽 숲, 아마존 열대우림, 아프리카 해변, 비무장지대(DMZ) 등 시공간을 넘나드는 무대도 볼거리다. 주인공 ‘실’역은 김우정과 박경민이 나눠 맡는다.
  • 교통사고로 숨진 커플, 결혼식 올렸다 [여기는 동남아]

    교통사고로 숨진 커플, 결혼식 올렸다 [여기는 동남아]

    결혼을 약속한 커플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양가의 부모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자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영혼결혼식(영결식)을 치렀다. 영결식은 보통 결혼하지 않고 숨진 두 명의 영혼을 하나로 묶는 의식을 의미한다.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 페락의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A씨(31,남)와 B씨(33,여)가 사고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A씨는 여자 친구인 B씨를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차를 몰던 중 커브 길을 돌다가 중심을 잃어 차량이 전복됐다. 차량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됐고, 둘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A씨의 동생은 “둘은 지난 3년간 교제해 왔고, 올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원래 A씨는 6월 초 태국 방콕 여행 중 B씨에게 프러포즈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자녀들의 양가 부모는 죽은 뒤에라도 결혼식을 올려주기로 합의했다. 마땅한 결혼사진이 없어 합성 기술을 이용해 자녀들의 결혼사진을 특수 제작했다. 이윽고 지난달 27일 A씨와 B씨의 영결식(영혼결혼식)이 열렸다. 장례식에서도 둘을 부부로 삼아 한 곳에서 의식을 치렀고, B씨를 A씨의 며느리로 이름을 올렸다. 손님들은 장례식과 동시에 열린 결혼식에도 참석해 애통함 속에 둘의 결합을 축하했다. 양가 부모는 “불행한 사고로 아이들이 젊은 나이에 소중한 생명을 잃어 깊은 슬픔에 잠겼지만, 이렇게라도 결혼식을 올려 위안이 된다”면서 “하늘나라에서라도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준비한 성대한 만찬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준비한 성대한 만찬

    무심한 표정으로 툭 꺼내놓는 음식인데 알고 보면 엄청나게 맛집인 느낌이다. 자신의 연주에 감동하는 이들에게 별거 아니라는 듯 슬쩍 짓는 미소에는 대가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1942년생 ‘피아노 치는 할머니’ 엘리소 비르살라제가 성대한 만찬을 대접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금호 EXCLUSIVE’ 공연에 선 그는 준비한 곡들이 자신이 쓴 곡인 듯 혹은 자신을 위해 쓰인 곡인 듯 음악과 물아일체가 된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조지아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노 여제로 손꼽히며 소련(현 러시아) ‘최고예술상’에 빛나는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통 계보로 일컬어지는 연주자다. 또한 모스크바 음악원과 뮌헨 국립음대 교수를 역임했고 세계 음악계의 큰 스승으로서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알렉세이 볼로딘, 박종화, 김태형 등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을 꾸준히 배출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게자 안다 콩쿠르 등 유수 국제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이날 공연 1부에서 비르살라제는 프란츠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악흥의 순간, D.780’, 요하네스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제1번 C장조, Op.1’, 2부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를 위한 위안 제3번 D플랫 장조, S.172/3‘, ‘콘서트 대연습곡 제1번 중 피아노를 위한 애가 A플랫 장조, S.144/1’,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제7번 B플랫 장조, 전쟁 소나타 제2번/스탈린그라드, Op.83’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작곡가였고 곡의 스타일도, 품은 정서도 제각각이라 통일성이 없었음에도 모든 음악이 비르살라제의 연주 안에서 하나가 되어 빛났다. 영혼을 건드리는 섬세하고 촘촘한 조율은 물론 힘차고 빠른 타건이 필요한 순간에도 지치지 않고 뽐낸 에너지는 82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노익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줬다. 검은색 옷을 입고 나타난 덕에 마치 피아노와 한 몸이 된 것 같았던 그는 사소한 미스터치마저 원래 그런 곡인 것처럼 만들며 자신만의 연주를 관객들에게 대접했다.1부에서 슈베르트의 곡이 30분, 브람스의 곡이 25분이었던 것과 달리 2부에서 리스트의 곡은 5분과 9분, 프로코피예프의 곡은 18분으로 짧았다. 그러나 비르살라제는 이런 시간적인 불균형을 앙코르를 통해 맞추며 후식까지 풍성한 성찬을 완성해냈다. 관객들의 열띤 박수에 옅은 미소로 화답한 그는 첫 앙코르로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독일 춤곡 중 제11번 A플랫 장조, D.790’, 두 번째로 리스트의 ‘피아노를 위한 왈츠 카프리스 제6번, 빈의 저녁, S.427/6’을 들려줬다. 마지막까지도 알찬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금호아트홀이 위치한 연세대에서는 대학생들의 축제가 한창 열리고 있었는데 비르살라제는 명품 연주로 공연장만큼은 바깥 세계와 동떨어진 신비로운 공간으로 만들며 관객들에게 꿈 같은 시간을 선물하고 떠났다.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꼰대의 필요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꼰대의 필요

    아들과 부산에 간 김에 언양 불고기를 먹으러 광안동으로 갔다. 잘 알려진 부산본가를 가다가 이번에는 바로 앞 진미언양을 들어갔는데 자연히 비교가 됐다. 가격은 같은데 1인분에 20g이 더 많고, 두 가지 찌개와 계란찜을 한 번에 주는 세트가 있었다. 타기 쉬운 불고기를 구워 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문 앞에 최강자가 있어도 잘될 만했다. 신음하며 먹고 있는 아들에게 대뜸 “노력하면 2등까지 먹고살 수 있어”라고 했다. 2등은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니 나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인생 훈수를 발사한 것이다. 얼마 후 아들이 “아빠, 아무리 찾아봐도 워라밸이 좋은 직장은 없는 거 같아요”라고 하소연을 해서 또 버튼이 눌렸다. 나는 워라밸이란 단어가 싫다. 쉬고 노는 라이프는 좋은 것이고 일을 많이 하면 나쁜 것으로 보이는 이분법이 내재돼 일을 많이 할수록 영혼이 갉아먹히는 느낌을 받는다. 실은 일로 먹고살고 성취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성장의 경험은 중요하다. 이런 내용으로 대화를 풀어 갔는데, 고개는 끄덕여도 표정이 썩 좋지는 않아 보였다. 나중에 주변에 이 일을 말하니 “밥이 넘어갔겠느냐”는 비난이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비해 전공의들에게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 괜히 감정만 상하고 나에 대해 나쁜 인상만 갖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생 선배와 꼰대는 한 끗 차이 같은데, 꼰대 알레르기가 젠지세대(Generation Zㆍ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에겐 일상화되면서 작은 훈수도 꼰대의 말로 인식되고 바로 거부 반응부터 나온다. 그러니 그냥 가만 두고 보는 것이 일상이 돼 버렸다. 딱딱해서 삼키기 어렵더라도 필요한 내용을 젊은이에게 전달해 줄 사람이 필요하지만 부모조차 그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의 좋은 관계를 해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여기고 부모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그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내 가족도 아닌 사람에게 괜히 구설에 오를 소리를 할 사람이 있을까? 서로가 미루다 보니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을 익히지 못한 채 어른의 시계가 한참 흘러가 버린다. 어느덧 대뜸 이것 하나 모르냐는 말을 듣는 청년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출연한 유튜브에 댓글이 달렸다. 10대에 우울증으로 진료를 했는데 “제때 밥 먹고 잠을 자야 한다”는 황당한 얘기만 했다며 절대 진료받지 말라는 악플이었다. 아직까지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역으로 머릿속에 콕 박혔다는 의미다. 내게 악감정은 남았지만 난 역할을 한 셈이었다.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을 해야 하니 최소한 가족에게 꼰대 같아 보일 위험을 무릅쓰고 빌런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 말을 할 때 신세한탄이나 원망이 되지 않아야 한다. 기승전결의 완결형 무용담을 늘어놓거나 두괄식으로 단정적인 선언적 문장을 구사하는 것만은 피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듣는 이도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나중에 한두 개라도 남아 삶의 비료가 될 테니. 하지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 침묵이 주인되는 한평짜리 영혼의 쉼터[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침묵이 주인되는 한평짜리 영혼의 쉼터[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잠시 동안이지만 길 가던 여행자가 주인이 되는 집이 있다. 전제는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머물고 온전히 자신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 인천 강화의 동검도 채플 이야기다. 동검도 채플은 작다. 겨우 한 평 남짓이다. 작은 채플이야 전국에 많지만 그중 상당수는 풍경으로 소비되고 만다. 인증샷의 배경 정도로 쓰인다는 뜻이다. 동검도 채플은 다르다. 실제 성당이다. 채플 갤러리에선 주말에 미사도 열린다. ●제방으로 육지와 연결된 작은 섬 동검도는 강화 남단의 작은 섬이다. 제방으로 육지와 연결된, 섬 아닌 섬이다. 섬 자체의 면적은 작아도 주변 갯벌은 무척 넓다. 늦여름이면 칠면초가 붉게 물들고, 겨울이면 저어새(천연기념물)가 날아와 먹이를 찾는 생명의 보고다. 강화에서 동검도로 들어가는 제방을 건널 때부터 동검도 채플은 새하얀 빛깔로 시선을 잡아끈다. 좁고 기다란 대지의 북서쪽 끄트머리, 마니산을 바라보는 자리에 서 있다. 오각형의 작은 건물은 채플, 바로 앞의 3층 건물은 갤러리다. 동검도 채플을 지은 이는 조광호 신부다. 스테인드글라스(유리화) 작가이자 천주교 사제다. ‘건물주’이면서 ‘주임신부’이기도 하다. 그는 고달픈 삶에 시달리는 이들이 잠시 멈춰 명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오랜 바람으로 이 채플을 지었다고 했다. 채플과 갤러리의 문이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건 그래서 당연했다.●작지만 작지 않은 삼위일체의 공간 채플 뜨락에 들어서면 바닷물을 기다리는 목마른 갯골 위로 마니산과 초피산이 펼쳐진다. 이 시원의 풍경을 보자면 내가 딛고 선 공간이 결코 작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출입문 위는 삼각형의 유리화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를 의도한 작품이란 건 장삼이사도 알 법하다. 예배당 안은 빛의 세계다. 자연이 만든 빛이 유리화를 건너오는 동안 인간이 빚은 빛으로 물들고 있다. 정면은 건물을 닮은 오각형의 통창이다. 일반적인 교회 건물과 달리 십자가가 없다. 밖에 세운 십자가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한데 밖의 십자가도 정면에 선 건 아니다. 왼쪽으로 살짝 치우쳤다. 교조적인 신자들이 본다면 가장 중요한 십자가를 정면에 두지 않았다고 지청구하지 않을까. 조 신부의 대답은 선선하다. “그런 말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채플을 설계할 때부터 건축은 최우선 요소가 아니었다. 명상과 바다, 유리화와 마니산이 먼저였고 건축은 이를 담아내는 그릇일 뿐이었다는 얘기다. 예배당 내부에도 십자가는 있다. 유리화로 된 십자가다. 건물 정면이나 꼭대기가 아닌, 측면 벽에 파고들듯 조성돼 있다. 햇살의 움직임에 따라 십자가 유리화가 느릿하게 예배당 안의 색을 변화시킨다. 그 모습이 퍽 독특하다. 창밖의 십자가와 산사나무는 채플 내 유리화의 가시관과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 가시 돋친 산사나무의 꽃말은 ‘유일한 사랑’이라고 한다. 조 신부는 이를 두고 “우리에 대한 예수의 한없는 사랑이 화려한 왕관이 아닌 고통의 가시관으로 표현되듯, 당신이 구하는 기쁨과 행복은 물론 부활의 삶과 극락왕생의 희망도 그 누군가를 위한 당신의 작은 사랑과 희생으로부터 이뤄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배당 한쪽 벽엔 건축비를 헌납한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여기서 깜짝 놀랄 이름을 보게 된다. 국내 첫손으로 꼽히는 대기업의 회장 이름이 다른 이들과 같은 크기로 적혀 있다. 동명이인인가 싶어 조 신부에게 재차 확인했지만 답은 같았다.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 물었더니 조 신부는 그저 건축 비용 일부를 스스로의 의지로 낸 것일 뿐이라며 싱긋 웃고 만다.●예배당 늦게까지 문 걸지 않아 채플 바로 앞은 갤러리다. 1층에 유리화 등 조 신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찬찬히 돌아볼 만하다. 2층은 예배당이다. 이 역시 넓지는 않다. 주말엔 미사가 열린다. 짐작건대 스무명 정도만 들어가도 꽉 차지 싶다. 3층은 사무실 등의 공간이다. 채플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 운영(월요일 휴관)된다. 단, 예배당은 늦게까지 문을 걸지 않는다.
  •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주까지 왔다고? 공연 하나를 보러.” 지난 24~2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로비는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온 공연계 인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중에는 서울에서 온 공연 관계자, 무용인들이 꽤 많았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올린 ‘디바인’(DIVINE)을 보기 위해서였다.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면 해외 원정 관람도 불사하는 전문가들이지만, 행사성 축제도 아닌 발레 작품 한 편을 보러 그 많은 사람이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디바인’은 지난해 초연작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기리기 위해 재미 안무가 주재만을 초대해 제작했다. ‘거룩한, 성스러운’이라는 뜻의 작품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통과 희생의 아픈 역사를 정제된 몸짓으로 승화시켜 많은 찬사를 받은 덕에 올해 재연 무대를 올리게 됐다. ‘자유’, ‘어둠을 벗어나’, ‘신성한 사람들’ 등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줄거리 나열이 아니라 쇼팽, 말러, 드뷔시 등의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채우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1, 2장의 배경은 암막벽과 검은 벽체가 어두운 공간을 만들고 검은 재가 바닥을 가득 덮어 슬픔의 역사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이를 배경으로 공기 중에 떠 있는 흰 구름이나 무대 정면을 메꾼 거대한 치마가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며 만들어 내는 검은 물결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보는 듯하다. 반면에 흰색 배경의 마지막 3장에선 하늘에 떠 있는 흰 종이배가 펼쳐져 창문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희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놀라운 이미지들을 관통하는 장관은 50여명의 무용수가 보여 준 탄탄한 실력과 뛰어난 표현력 때문에 가능했다. 안무가 주재만은 광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5·18의 비극을 현장에서 체감했기에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주제를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27년간 미국 컨템퍼러리발레단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동시대적 글로벌 감각의 안무를 완성했다. ‘디바인’의 성공 덕에 오는 8월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의 안무까지 맡게 됐으니 초연을 놓친 공연 관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광주까지 대거 출동한 것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76년 창단 이래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안무가 선정부터 총연출을 맡아 제작을 지휘한 박경숙 예술감독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박경숙의 고향도 광주다. 고향에 대한 애착으로 2대 감독에 이어 2022년 7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발레단에 길이 남을 광주를 소재로 한 명작을 만들 것을 결심했다. 결심이 흐트러질까 봐 14년 동안 몸담았던 대학에 사직서도 냈다. 직접 안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최고의 안무가를 수소문해 골랐다. 그리고 국립발레단에 비하면 10분의1에 불과한 소박한 1년 예산 중 3분의1을 과감하게 투자해 무대와 의상 제작에 최선을 다했다. 광주의 아픔을 인류의 보편적 의식으로 표현한 시대의 명작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역에서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문화 강국의 모습이 드러난 점도 의미가 크다. 남은 숙제는 어떻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것인가다. 지금 열정 그대로, 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필수재 소비 많은 노인, 전세 사는 청년… ‘인플레 고통’ 더 컸다

    필수재 소비 많은 노인, 전세 사는 청년… ‘인플레 고통’ 더 컸다

    인플레이션은 많은 가계에 고통을 주지만 소득과 나이, 자산에 따라 체감온도는 다르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물건을 사도 현금 수익에만 의존해 생필품을 사야 하는 서민층에겐 화폐 가치 하락이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인플레이션이 더 가혹한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오른 물가가 소비증가율을 5% 포인트 낮췄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식음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필수재 소비 비중이 높은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내 전세로 거주하는 20~30대 청년 세입자도 자산 가치 하락과 고금리에 따른 높은 이자라는 이중고를 겪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고물가와 소비, 가계 소비 바스켓·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12.8%(연율 3.8%)로 직전 10년 평균(1.4%)의 세 배에 육박했다.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이상기후로 원자재와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자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 가계의 소비도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이후 3년 동안 식음료품과 에너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3.5%, 24.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체감물가도 계층에 따라 갈렸다.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누적 실효 물가 상승률은 각각 16%와 15.5%로 청년층(14.3%), 고소득층(14.2%)보다 높았다. 정동재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물가상승률이 높은 품목을 많이 소비하는 가계일수록 물가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면서 “다만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도 늘어 취약층의 물가 부담은 상당폭 완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과 부채 여부에 따라 물가 상승의 부담도 다르게 나타났다. 빚보다 금융자산이 많은 고령층의 경우 고물가로 자산 가치가 줄면서 손해를 봤지만 고금리 효과로 이자 수익이 늘면서 자산 감소 효과를 상쇄했다.물가가 오르면 부채의 가치도 같이 줄어들지만 생애주기상 빚을 많이 내는 청년층은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이들은 세입자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물가로 전세보증금의 실질 가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빚을 많이 낸 청년층 자가 거주자는 부채 감소 효과로 오히려 이득을 봤다. 단 변동금리로 돈을 빌렸을 경우 이자 증가로 긍정적 효과도 상쇄됐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감소와 가계별 금융자산·부채 가치 변동에 따른 소비 증가율 감소 효과가 각각 4% 포인트, 1%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오른 물가가 소비증가율을 5% 포인트 끌어내렸다는 이야기다. 한은은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취약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하는 부정적 재분배 효과도 있는 만큼 (정부와 통화당국이)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전시회] 전대성 작가 초대전 전주 갤러리 한옥 개최

    [전시회] 전대성 작가 초대전 전주 갤러리 한옥 개최

    전대성 작가의 초대 개인전 ‘몽중몽’(夢中夢)이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갤러리 한옥에서 열린다. 군산고와 전주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전 작가는 ‘곰의 눈물’, ‘양귀비’, ‘기도 절망’, ‘고향으로’, ‘공존’, ‘부부’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삼각형 피사체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꿈과 꿈들이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 작품 중 하나인 ‘곰의 눈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에 나타난 러시아를 상징하는 보드카를 들고 있는 곰과 얼어붙은 땅에서 앉아 있는 곰은 이번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이다. 전 작가는 “곰의 눈물은 세계평화라는 거창한 주제가 아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가슴 아픔을 표현한 내용”이라면서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부모 형제들의 영혼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대성 작가는 지난 8~13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 인사 아트에서 열린 ‘몽중몽’ 전시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 에버랜드, 업계 최초 유튜브 채널 구독자 250만명 돌파

    에버랜드, 업계 최초 유튜브 채널 구독자 250만명 돌파

    에버랜드는 레저업계 최초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250만명을 돌파했다고 23일 밝혔다. 에버랜드는 ‘위드에버랜드’와 ‘말하는 동물원 뿌빠TV(이하 뿌빠TV)’,‘티타남’ 등 특색 있는 3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날 기준 채널별로 140만명, 77만명, 33만명의 구독자를 각각 확보하며 누적으로 250만명을 넘어섰다. ‘위드에버랜드’는 동물, 식물, 어트랙션, 캐스트를 비롯해 파크 소식 및 이용 정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종합 소통 채널로,지난해 7월 구독자 100만명을 넘어서며 업계 최초로 골드버튼을 획득했다. ‘뿌빠TV’는 강철원 사육사와 푸바오의 교감을 다룬 ‘전지적 할부지 시점’처럼 호랑이,기린 등 동물 생태를 담는 특화 채널이다. ‘티타남’은 직원들이 크리에이터로 직접 출연하는 채널로,2022년 ‘소울리스좌’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소울리스좌는 ‘영혼 없이(soulless) 일하면서 최고의 경지(본좌·本座)에 오른 직장인’을 뜻한다. 최근에는 여러 셀럽과의 콜라보 및 이색 쇼츠 영상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 3개 채널 동영상은 총 4천300여개로 조회수는 12억6000뷰에 달한다. 에버랜드는 자사 유튜브 채널 인기 비결로 다양한 동물과의 교감,재미있는 볼거리,유익한 정보를 꼽았다. 판다 가족과 사육사가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담은 ‘전지적 할부지 시점’,‘판다와쏭’을 비롯해 레서판다를 다룬 ‘오구그레서’,기린 사육사의 ‘마쿠마쿠’ 등 코너를 연재해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에서 팬덤을 형성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위드에버랜드,뿌빠TV에 연재 중인 쌍둥이 아기 판다 루이바오·후이바오의 성장 영상들은 첫 영상이 공개된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 2억뷰를 돌파하며 언니 푸바오 때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아울러 아르바이트 업무를 담당하는 캐스트 인터뷰 영상부터 계절마다 색다른 드론 풍경, 인기 어트랙션 탑승기 등 재미있는 볼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파크의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발 빠르게 제공하는 것도 인기 비결로 꼽혔다.
  • 사랑해선 안 될 사람, 뭉크의 질투 [으른들의 미술사]

    사랑해선 안 될 사람, 뭉크의 질투 [으른들의 미술사]

    독일 베를린의 술집 ‘검은 새끼 돼지’ 클럽에는 매일 밤 뭉크, 스트린드베리, 프지비셰프스키와 다그니가 모였다. 홍일점 다그니는 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이 클럽에 모인 남성들은 다그니를 ‘정신, 영혼’이라는 의미에서 폴란드어 ‘두하’(Ducha)라고 불렀으며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그러나 다그니는 만인의 연인에서 한 사람의 아내가 되기로 결심했다. ‘만인의 연인’ 다그니결혼 상대는 뭉크도, 아우구스스트린드베리도 아닌 프지비셰프스키였다. 만난 지 5개월 만에 1893년 8월 다그니와 프지비셰프스키는 결혼했다. 그러나 프지비셰스스키와 다그니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프지비셰프스키는 사실혼 관계의 여성과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그니와 결혼을 했다. 그는 이 결혼 생활 마저도 충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그니는 프지비셰프스키를 원망하지 않았다. 남편 프지비셰프스키의 무관심 속에서 다그니는 어떻게든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그니는 제3의 인물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뭉크는 이 모든 일을 말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멀어지는 친구 사이남편 프지비셰프스키는 자기 부부와 뭉크 얘기를 담은 실화 소설로 돈을 벌겠다는 허황된 생각을 했다. 프지비셰프스키는 소설 ‘배 밖으로’를 발표했다. 소설 속에서 프지비셰프스키는 뭉크를 파렴치한으로 묘사했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뭉크는 크게 화를 냈다. 다그니는 남편과 친구 사이인 뭉크 사이가 벌어질까 둘 사이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뭉크가 느꼈던 이때의 분노, 화, 불쾌함은 ‘질투’에 반영되었다. 엉뚱한 삼각관계‘질투’에는 세 사람이 등장하는데 아담과 이브, 그리고 의문의 남성이다. 이 작품은 뭉크와 다그니, 프지비셰프스키와의 삼각관계 이야기다. 사실 프지비셰프스키와 다그니는 부부이며 뭉크는 남이다. 그러나 뭉크는 자신과 다그니를 주인공인 아담과 이브로 그렸으며, 다그니의 남편 프지비셰프스키를 질투에 사로잡힌 남성으로 만들어 엉뚱한 삼각관계를 그렸다. 뭉크는 다그니가 결혼한 이후 자신의 속마음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뭉크는 다그니를 친구의 아내로만 대했다. 그러나 그림 속에서는 다그니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마음껏 표현했다. 사랑의 감정은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뭉크의 두 번째 뮤즈, 다그니뭉크의 인생에는 네 여자가 있다. 첫 번째, 아픔만 남긴 첫사랑 밀리, 두 번째 다가설 수 없었던 다그니, 세 번째 스토커 툴라 라르센, 네 번째 끝사랑 에바 모두치가 그녀들이다. 다그니는 뭉크 예술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 ‘마돈나’ ‘뱀파이어’ ‘사춘기’의 모델이었다. 만약 다그니와 뭉크가 결혼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둘 다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지 않았을까. 역사가 스포일러라 우리는 두 사람의 마지막을 이미 알고 있다. 2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해 오는 9월19일까지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 전시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 전시에는 개인과 알베르티나 미술관 소장의 석판화 한 점씩 전시된다. 두 작품 모두 다그니와 뭉크는 에덴 동산에 있는 모습으로, 프지비셰프스키는 혼자 외로이 앞을 보고 있다.
  • 손흥민 vs 케인, 한국에서 먼저…토트넘, 2년 만에 쿠플 시리즈 방한

    손흥민 vs 케인, 한국에서 먼저…토트넘, 2년 만에 쿠플 시리즈 방한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올여름 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여름 축구 축제로 자리매김한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서다.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이 방한하기로 되어 있어 단짝이었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역사적인 맞대결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쿠팡플레이는 토트넘이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가한다고 20일 밝혔다. 2022년 첫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가한 토트넘은 2년 만에 다시 한국 팬들 앞에 서게 됐다. 손흥민은 쿠팡플레이가 공개한 영상을 통해 “지난 쿠플 시리즈에서도 뜨거운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여러분도 저만큼 기대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민재와 케인, 그리고 에릭 다이어의 소속팀 뮌헨은 2024 쿠플 시리즈 첫 번째 초청팀으로 발표된 바 있다. 뮌헨에 이어 토트넘의 방한이 성사되면서, 손흥민과 케인·김민재· 다이어의 맞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케인과 다이어는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특히 케인은 손흥민과 ‘영혼의 단짝’ 손케 듀오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비며 역대 최다 합작 47골을 터뜨려 최고의 콤비로 꼽히기도 했다. 우승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향한 케인이 이번 시즌에도 무관에 그치며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편, 방한 직전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뛰어야 하는 유로 2024가 예정되어 있어 최종적으로 손흥민과 케인의 맞대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이긴 하다. 하지만 맞붙는다면 유럽 축구 비시즌의 최고 흥행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최전방과 최후방을 책임지며 호흡을 맞춰온 손흥민과 김민재가 각자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토트넘과 뮌헨의 경기는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토트넘과 뮌헨은 한국시간으로 8월 11일 토트넘 안방인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도 별도 친선전을 치르기로 예정되어 있어 프리시즌 두 차례나 대결하게 됐다. 이번 쿠플 시리즈에는 팀 K리그도 참여한다. 지난해에 이어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참가할 전망이다. 쿠플 측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경기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경기 장소, 일정 및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자기 확신만 반복하는 시대… 정신적 내전 상태”

    “자기 확신만 반복하는 시대… 정신적 내전 상태”

    “성찰 없는 용기, 절제 없는 언어, 영혼 없는 정치, 영성 없는 진보. 이것들이 우리를 ‘길 없는 길’로 질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길을 뒤로하고 본업인 문학으로 돌아왔다. 3선 국회의원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그보다 앞서 ‘접시꽃 시인’으로 사랑받았던 도종환(69) 이야기다. 그의 시집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이 창비시선 501번으로 출간됐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보듬었던 전작 ‘사월 바다’ 이후 8년 만이다. 1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난 도종환은 말끔한 은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 영락없이 정치인을 연상케 하는 차림이었다. 올해는 그가 등단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정오는 가장 밝은 시간, 생명이 가장 왕성하게 생육하는 시간이거든요. 거기서부터 가장 멀리 있다는 건 이런 균형이 깨진 가장 어두운 시간이라는 뜻이죠.” 이번 시집은 그가 현실 정치에 몸담으면서 진단한 시대의 표상이다. 모든 사람이 극단에 선 채 강한 자기 확신만을 반복하는, 비슷한 생각에만 공감하고 그 반경을 넓히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시대. 도종환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로 ‘양극화’를 짚으며 이것을 “정신적인 내전 상태”라고도 했다.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있는가. 12년간 국회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했던 질문입니다. 거기에 대한 답을 제대로 찾지 못했을 때 쌓였던 고뇌의 흔적이 이번 시집입니다.” 세상은 문학과 정치의 길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도종환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는 점에서 작가와 정치인의 고민은 같다”고 했다. 역사에서도 시와 문학은 한 번도 정치와 현실을 떠난 적이 없다. 조선시대 격조 높은 시가를 읊었던 선비들은 동시에 정치인이기도 하지 않았나. ‘레 미제라블’의 빅토르 위고, 남미의 시성(詩聖) 파블로 네루다, ‘불가능의 예술’로서 정치를 이야기했던 극작가 바츨라프 하벨은 모두 세상의 진보라는 문학의 이념을 현실의 정치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인물들이다. “지난해 도서관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됐어요. 그걸 복원하려고 애썼는데 얼마 못했죠. 현 정부의 요직에 앉은, 특히 문체부 장관 자리에 앉은 사람의 잘못된 편견 때문이라고 봐요. 문학·출판·영화의 영역은 좌파가 장악했다는 왜곡된 진단이거든요. 이런 건 막아야 하는 거죠.”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을 향한 날 선 비판도 작심한 듯 이어 갔다. 정치에 다시 도전할 거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역할이 제게 주어질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문단의 후배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꼭 그렇게 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고 했다. 문화예술인의 관점에서 정책을 입안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혹자는 ‘국회에서도 시가 쓰이냐’고 물어요. 저는 감옥에서도 종이만 있으면 몰래 볼펜 토막을 구해서 시를 썼어요. 군대에 가서 논산훈련소 진흙탕을 뒹굴면서도 썼지요. 시집을 내고 다시 문학으로 돌아왔으니 이후에 어떤 역할이 제게 주어질지 본격적으로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 ‘영혼의 쉼터’ 한강 멍때리기… 美정신과 의사도 반했다

    ‘영혼의 쉼터’ 한강 멍때리기… 美정신과 의사도 반했다

    “누구나 바쁜 현대사회에서 멍때리기 대회는 정신건강을 돌보는 흥미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미국인 정신과 의사 세실리 레만(40)은 12일 10주년을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뒤 지난해부터 경기 평택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개최 소식을 알게 돼 신청했다. 그는 “우리는 종종 미래의 일을 걱정하거나 과거의 일을 슬퍼하며 현재의 즐거움을 잊지만 멍때리기 대회는 지금, 현재를 즐기자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경쟁자들과 함께 ‘멍때리기 고수’가 되기 위한 명상에 잠겼다. 그는 대회 시작에 앞서 “최소한 45분은 멍때리는 게 목표”라며 “미리 충분히 연습하지는 못했지만 서울의 아름다운 봄날과 함께 지금을 즐기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파란색 진로 소주 로고가 박힌 모자로 한국 생활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멍때리기 대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무가치하다는 통념을 깨기 위해 2014년 시작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3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77팀, 117명이 경합을 벌였다. 한강이 보이는 잠수교 공원에 앉은 선수들은 멍때리기 체조를 시작으로 90분간 무념무상의 침묵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이 착용한 손목 밴드는 15분마다 심박을 측정했다. 시합을 지켜보는 시민들도 눈빛으로 응원했다.올해엔 정신과 의사, 데이터 언어학자, 항공정비사 등 다양한 직군에서 참여했다. 외국인도 4명 참가했다.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려는 사람들이다. 30대 참가자 심모씨는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기에 멍때리기란 또 다른 도약을 의미한다”고 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참가한 소방공무원 김모(43)씨는 “학교생활에 바쁜 아이와 휴식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했다. “반에서 멍때리기를 가장 잘한다”는 중학생 이모(13)군은 상의에 ‘맹모삼멍지교’라는 문구를 쓴 어머니와 함께 대회에 임했다. 심박수 그래프와 시민투표 점수를 합산한 결과 우승은 프리랜서 아나운서 권소아씨에게 돌아갔다. 경북 포항의 한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김현지씨,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곽윤기 선수가 2등, 3등을 차지했다. 멍때리기 대회 기획자인 ‘웁쓰양’ 작가는 “10년이 지나도 많은 관심 속에 대회가 개최됐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의미”라며 “최근엔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부모들이 늘어 ‘멍때리는 게 과연 시간 낭비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쉴 수 있어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행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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