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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위기에 처한 중견작가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문화마당] 위기에 처한 중견작가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최근 미술계의 가장 큰 변화라면 중견작가들의 개인전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한때 스타작가로 명성을 얻었던 중견작가들의 개인전마저 화랑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중견작가들의 개인전은 뜸한 반면 젊은 열정과 의욕으로 무장한 신진작가들은 무서운 속도로 전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메이저화랑들은 신세대작가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전속작가로 발탁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수집가들은 미래의 피카소가 되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과감하게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한다. 이런 세대 간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이른바 블루칩으로 불리는 극소수의 작가를 제외한 대다수의 중견작가들은 예술에 대한 회의, 경제적 고통 등으로 가슴앓이를 한다. 조금 과장을 섞어 말한다면 중견작가의 위기요, 몰락이다. 나이보다 젊게 보이려고 성형수술까지 불사하는 동안(童顔)열풍, 경륜보다 젊음을 숭배하는 사회분위기가 미술계에도 전염된 것일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진작가들은 화랑가에서 냉대받던 찬밥신세가 아니었던가. 미술계가 대안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도, 신진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기금을 조성한 것도 젊은작가들의 절박한 처지를 통감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미술계의 분위기가 180도로 달라졌다. 신세대작가들은 대안공간에서 왕성하게 전시회를 개최하고, 공공기금의 혜택을 받기가 과거에 비해 수월해진 반면 중견작가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중견작가들은 왜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까. 그 까닭을 분석해 보자. 첫째, 대다수의 중견작가들은 미술계의 변화에 둔감하다. 과거에는 전시경력만 쌓으면, 저절로 작품 값이 올라가고 중견 혹은 원로작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나이, 학번, 전시경력으로 예술가의 순번이 매겨지는 시대가 더 이상 아니건만 중견작가들은 미술계의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 옛날이여∼를 노래한다. 둘째, 대다수의 중견작가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전통에서 자유로운 신세대작가들은 현란한 기법을 구사하고, 최첨단 기술과 접목하고, 신선한 감각으로 포장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반면 중견작가들은 예술가의 정신, 진지함, 작품성에 애착을 갖는다. 셋째, 대다수의 중견작가들은 미술시장이 미술계를 주도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미술품경매회사, 아트펀드, 아트페어 등으로 엄청난 자금이 흘러 들어오고, 미술품으로 대박을 노린 투자가들이 미술시장을 쥐락펴락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상업공간인 화랑에 전시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대신 미술관이나 비영리 전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야 하는데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중견작가들이 위기에 처한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낙담할 일만은 아니다. 왜? 중견작가들은 신세대 작가들은 엄두도 못낼 꿈의 무기를 지녔으니, 무기란 바로 내공이다. 흔히 재능, 열정, 야심, 지구력, 이 네 가지를 갖추면 미술사를 빛낼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중 지구력, 즉 내공은 젊은 작가들의 몫이 아니다. 세월의 가혹한 시련을 견뎌낸 중견, 혹은 원로작가들에게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다. 이 값진 나이테가 그대들의 영혼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데 왜 지레 절망한단 말인가.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 [24일 TV 하이라이트]

    ●베토벤 바이러스(MBC 오후 9시55분) 공연 날, 루미는 출근하는 건우와 마주치고 루미와 건우는 애써 괜찮은 척 마음을 다잡는다. 강마에는 교통정리하는 건우를 찾아가 지금 이순간이 행복하냐고 묻는다. 연습을 하던 희연은 남편에 의해 끌려나가고, 도로 한 가운데 서 있던 건우는 갑자기 결연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산 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일본으로 연수를 간 영곤이 돌아오자 종갓집은 도토리묵을 쑤느라 분주하고 명희는 공항으로 마중을 나간다. 그런데 영곤이 가져온 여행 가방에서 낯선 셔츠 한장이 나오고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는데, 영곤은 당황한다. 마침내 미모의 한 여성이 영곤의 우체국으로 찾아오는데…. ●가미카제 이야기(EBS 오후 9시55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살폭격을 감행한 가미카제는 국제적으로는 광적인 애국주의의 상징이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영웅으로 숭배된다.60년이 지난 지금 생존자들은 살아남은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가미카제 훈련의 진상은 무엇인지 증언한다. ●클로즈업〈박희태 한나라당 대표〉(YTN 낮 12시35분) 한나라당은 원내 172석을 가진 거함이다. 국회를 단독운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좀 시끄럽다. 선장인 박희태 대표는 “거함은 발진에는 시간이 좀 걸리지만 한번 항해를 시작하면 엄청난 힘과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만나본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정끝별 시인이 낭독무대에 올라 시 읽는 즐거움을 대중에게 선사한다. 무대에서 가장 먼저 들려주는 글은 ‘세상의 나무들’. 황무지에 단단하게 뿌리박고 4600년의 세월을 견뎌온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는 정 시인. 그는 척박한 현실에서도 생명의 물줄기를 놓지 않는 나무에서 시인의 영혼을 만났다고 털어놓는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0분) 영화 ‘모던보이’에서 댄서, 가수,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매력적인 모던걸 조난실로 파격 변신을 감행한 김혜수를 만나본다.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의 한원수 역 안내상이 목사를 꿈꾸던 청년에서 서른살 늦깎이 연기자가 되기까지의 인생 역정을 조영구의 인터뷰 코너를 통해 들어본다.
  • 재정부는 허수아비?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에 끌려다니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영혼 없는 공무원’의 모습에 민심과의 괴리는 갈수록 심화되고, 시장의 신뢰도 잃고 있다. 한나라당의 의지를 여과없이 수용하는 재정부의 무기력한 모습은 최근 들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공약이자 새 정부의 대표 정책인 부동산세제 개편과 공기업 민영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23일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에 담긴 종부세 부과기준 9억원 상향 조정 내용은 한나라당에 등 떠밀려 추가한 것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열흘 전만 해도 재정부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올린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자 윤영선 세제실장이 브리핑을 자청해 “절대 사실이 아니다.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전날 당정협의에서 한나라당이 압박하자 입장을 180도 바꾸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윤 실장은 23일 “종부세 부과기준 9억원 상향조정은 당정협의에 따라 달라지게 된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휘둘려 말을 뒤집은 사실을 인정했다.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면제 거주요건 강화 방침을 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정부는 당초 1가구 1주택자가 양도세 면제(수도권은 3년, 지방은 2년 간 거주 조건) 적용시점을 시행령 개정 이후 최초 취득분부터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역시 당정협의 후 내년 7월 이후 적용한다며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번복했다. 한나라당이 “수도권 및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라는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고 밀어붙였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말이 당정협의이지 한나라당의 일방적 의견이 곧바로 정부안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식이라면 소신을 갖고 정책을 입안하기보다 한나라당의 눈치만 살피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재정부의 조변석개(朝變夕改)식 갈지자 행보는 이뿐이 아니다.2차 발표까지 마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한나라당의 입김에 휘둘리다 보니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강만수 장관이 공언해 온 결과라고 보기에는 안쓰러울 정도다. 강 장관은 1차 발표 당시 당정협의에서 한나라당에 공기업 선진화 대상을 33곳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숫자를 늘려라.”라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고는 불과 몇 십분 만에 산업은행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을 추가해 대상을 41곳으로 부풀려 발표하는 ‘꼼수’를 부려야 했다. 다음달 발표가 예정된 3차 추진 방안의 앞길 역시 순탄치 않아 보인다. 이밖에 법인세 인하 시기를 한나라당의 의지대로 1년 유예시킨 것이나 공기업 개혁의 ‘뜨거운 감자’인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통합 문제를 어물쩍 넘기려는 행태도 한나라당 눈치보기의 대표적인 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진주 남강유등축제의 유혹

    세계 각국 각양각색의 등(燈)이 다음달 진주 남강에 집결해 화려한 모양과 불빛을 뽐낸다. 진주시는 22일 남강 일대에서 다음달 1∼12일 ‘2008 진주 남강 유등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남강과 진주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빛의 축제인 남강 유등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까지 3회 연속 전국 최우수 축제로 지정할 정도로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유등(流燈)은 강물 위에 띄워지는 등불을 일컫는다. 진주 남강에 유등이 사용된 것은 1592년 임진왜란 때로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진주성 대첩’에서 진주성을 지키던 조선 군사들은 유등과 하늘에 풍등(風燈)을 띄워 성밖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했다. 특히 유등은 남강을 건너 진주성을 침략하는 왜군의 남강 도하를 막는 군사전술 및 진주성 밖의 의병과 연락하는 군사신호로도 사용됐다. 그 뒤 진주성 전투때 순국한 7만여명의 민·관·군의 영혼을 달래는 진혼의식과 가정·국가의 안녕을 비는 기원의식으로 개천예술제에서 유등띄우기가 행사가 비롯됐다.2002년부터는 밤의 축제로 특화·발전됐다. ‘물 불 빛 그리고 우리의 소망’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에서는 6만여개의 갖가지 등이 남강 일대에 전시된다. 갖가지 소망을 담은 2만 3000여개의 소망등과 자유의 여신상, 트로이 목마, 제우스신, 풍차, 인어공주, 스핑크스 모양을 한 세계 22개국의 풍물등 및 한국 전통등을 비롯한 3만여개의 유등,3000여개 창작등 등이 행사기간 내내 화려한 남강의 밤을 연출한다. 행사기간에 남강위로 사랑의 다리라는 이름의 부교 2개가 가설된다. 남강 유등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등이 소재다. 행사장 안내판에서부터 쓰레기통까지 등으로 만들어진다. 유등축제기간에 우리나라 지방예술제의 효시인 제 58회 개천예술제를 비롯해 제115회 진주 전국민속 소싸움대회,2008 진주실크박람회, 제1회 진주가요제, 시민의 날 종야 축제도 열린다. 진주시는 전국 유일의 밤의 축제인 남강 유등축제에 해마다 국내외에서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1000억원의 경제 시너지 효과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밤의 단칸방서 의남매는 갑자기

    한밤의 단칸방서 의남매는 갑자기

    우연히 한방에서 자게된 연상의 여인과 의동생. 그러나 한 이불 속에서 체온이 오가자 그들은 별 수 없이 남자와 여자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본능이 사나운 짐승으로 변하여 넘어서는 안될 선을 무너뜨렸다. 폭풍우가 지나간뒤「어떻게 할테냐」중얼거리는 여자의 목을 사나이는 정신없이 죄었다. 결과는 살인. 친누나 꾸지람 듣고 하소연하러 갔다가… 11월 26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상도2동 358 차(車)모씨(57) 집 아랫방에 세들어 있던 권미숙(權美淑)여인(가명·32)이 하의가 반쯤 벗겨진채 이불이 씌워진 시체로 발견됐다. 경찰의 수사망이 퍼진지 나흘만에 살인, 강간 및 횡령혐의로 구속된 범인은 이정식(李政植)(가명·27·영등포구 문래동). 평소『이모야』『누나야』하며 따르던 5살손아래의 청년이었다.『죽은 사람에게 죄송하기 그지 없읍니다. 누나에게도 미안합니다. 사형이라도 좋읍니다. 죽은 사람한테 속죄가 된다면……』 찻잔을 앞에두고 자기를 잡아온 노량진서 김승환(金承煥)형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지금의 자기심경을 이렇게 말한 범인은 죽은 여인의 영혼에 기도를 드리는듯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그는 권여인을「누나」보다는「이모」라고 부르기를 더 좋아했다. 그가 권여인을 알게된 것은 군에 있을 때. 당신 권여인은 그의 친누나 이영옥(李英玉)씨(가명·30)가 일하고 있던 삼각지 근처 모술집의「마담」이었다. 군에 있으면서 두번이나 탈영, 말썽을 부린 그를 친누나보다도 더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권여인이었다. 그는 자연히 권여인을 따르게됐다. 화나는 일, 하소연 하고픈 일이 있을 때마다 권여인을 찾아가곤 했다. 권여인은 혈육이나 다름없이 다정하게 상의에 응해 줬다. 사건이 나던 25일 하오9시쯤, 집에서 친누나의 꾸지람을 듣고 뛰쳐나온 그의 발길은 자신도 모르게 권여인집으로 향했다. 『밤늦게 웬일이냐』 『누나하고 싸웠어. 난 집에 안들어가』 『그럼 어떡허니. 할수없지 오늘은 마침 이모부 안오는 날이니 여기서 자고가』 『그렇지만…』 『넌 내동생이 아니냐. 자고간대서 안될거있니』 이씨는 두번째 탈영으로 육군교도소에서 8개월을 살고 지난 6월 불명예 제대, 누나 집에서 기거하면서 자동차학원에 다니며 정비공부를 하고 있었다. 27세 혈기가 저질렀는데 “어떡할테냐”에 눈뒤집혀 권여인은 16살에 결혼, 1년만에 이혼하고 재혼했으나 재혼도 실패. 지금은 처자있는 홍(洪)모씨(46·8군종업원)와 2중살림을 하고 있었다. 홍씨는 1주일에 사흘정도 권여인 집에서 자고가는 처지로 이날은 홍씨가 본처집에 가는 날. 집을 뛰쳐 나왔으나 잠잘곳이 따로 있는것도 아닌 이씨는 권여인의 말대로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다. 그는 옷을 입은채 웃목에 기대 누웠고 권여인 역시 옷도 벗지않고 아랫목에 벽을 향해 누워 있었다. 몇마디 이야기를 주고 받은뒤 한이불 속에서도 반대방향으로 들어가누웠다. 그러나 혈기왕성한 27세총각인 그는 한이불속의 여인을 두고 의동생이기보다 한사람의 남자일 수밖에 없었다. 잠을 못이룬채 발끝이 서로 닿자 짜릿한 감정에 사로잡힌 그는 드디어 욕망에 불타는 짐승으로 변하여 확 돌아누워 권여인의 입술을 덮쳤다. 손은 아래로 향했다. 『이러면 안돼, 이러면 못써』 권여인은 반항했다. 처음 얼맛동안 완강히 반항했으나 이미 사나운 짐승으로 변한 사나이의 힘을 당해 낼수없는 것은 뻔한 일. 또한 권여인 역시 의리의 누나나 이모이기전에 한사람의 32세 여자였다. 여인의 팔은 어느새 말소리와는 달리 사나이의 목을 감고 있었다. 가쁜 숨소리와 함께 욕망의 불덩어리로 변한 남녀위에 폭풍과 같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나선 폭풍이 지나간 뒤의 고요-정적과 침묵이 흘렀다. 침묵으로 굳어진 것 같은 공기를 깨치듯 권여인이 중얼거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어떡할테냐?』 『……』 의동생은 대답할말이 없었다. 당초부터 이럴 작정은 아니었던 것이다. 『어떡할테냐?』 여인은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사나이의 머리속에 성난 누나의 얼굴과 아우성치는 가족들의 모습이 스쳐갔다. 사나이는 신들린 사람처럼 여인을 덮치며 목을 졸랐다. “진정 감싸주던 사람, 후회한들 무엇하리” 불시에 목을 졸린 여인은 버둥거리며 고함을 치려고 했다. 그러나 사나이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머리맡 가까이 놓여있던「나일론」보자기에 손이 미치자 그 보자기로 여인의 목을 묶어 잡아당겼다. 여인의 숨이 끊어지자 의동생은 엉겁결에 이불을 뒤집어 씌워놓고 화장대 위에 놓인 돼지저금통을 털어 동전 1천15원을 갖고 집을 나왔다. 그길로「택시」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 밤11시 부산행 은하호를 타고 이튿날 새벽 4시 대구역에 내려 창녀촌에서 이틀을 묵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도저히 숨어 다닐수만 없었읍니다. 길거리에 다니는 모두가 형사같이 보이고 죽은 이모의 영상 때문에 단 한시간도 편할 수가 없었읍니다. 이모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읍니다. 전과자라고 모두가 욕을 해도 이모는 그렇지 않았읍니다. 천덕꾸러기 나에게 따뜻한 사람을 준 사람은 이모밖에 없었읍니다. 그런데 그런데…』 28일 낮1시쯤 노량진 노상에서 형사에게 잡힌 이는 형기를 마치고 세상에 나온다면 맨먼저 할일이 이모의 묘에 비석을 세우고 그 앞에서 다시 한번 통곡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昌(창) [선데이서울 71년 12월 12일호 제4권 49호 통권 제 166호]
  •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현대인들은 ‘진보냐, 보수냐’‘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등 이분법적 사고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런 극단의 구도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길은 없을까 하는 모색이 담겨 있습니다.” 중견 작가 박상우(50)씨가 4년만에 소설집 ‘인형의 마을’(민음사 펴냄)을 내놨다.1980년대 이후 제도적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짓밟히는 개인의 삶과 인간의 소외를 다룬 ‘샤갈의 마을’(원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사탄의 마을’(원제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사람의 마을’(원제 사랑보다 낯선)에 이은 ‘마을’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집이다. 표제작 ‘인형의 마을’을 비롯해 ‘독서형무소’ ‘노적가리 판타지’ 등 21세기 급변하는 세상을 살피는 7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인터넷 등 디지털문명 시대에 꿈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삶을 철저하게 파고든다.“‘이쪽이냐, 저쪽이냐’라는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중간지대에 끼인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행한 삶을 사는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작가는 털어놨다. ‘인형의 마을’에는 조선 세조 때 풍운아 남이 장군과 루이 16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 매국노 이완용을 칼로 응징한 이재명이 등장한다. 소설가인 주인공은 자신에게 남이 장군과 앙투아네트, 이재명이라는 세 역사인물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남이 장군은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평안케 못하면)이라는 자신의 시구를 유자광이 ‘남아이십미득국’(男兒二十未得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얻지 못하면)으로 일부러 고쳐 쏘개질하는 바람에 능지처참을 당한다. 앙투아네트는 왕비와 창녀라는 극단의 모순된 이미지를 갖고 살다가 단두대에서 처형됐으며, 이재명은 백범 김구가 총을 빼앗자 칼로 이완용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에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이들의 ‘불완전한’ 인생을 사이버 공간에서 ‘완전하게’ 변모시키려 한다.“당신의 인생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방해하는 망설임이 당신의 인생을 불완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완전한 인생을 경험하는 그 순간, 당신은 더 이상 지금까지의 당신이 아닙니다. 완전한 인생을 찾아 지금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수록작 ‘독서형무소’에서 7000일 이상 ‘독서형무소´에 갇혀 있던 ‘나’는 수천권의 책을 독파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고통받는다.“세상에는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영역과 육체적인 영역이 있죠. 이와 마찬가지로 독서형무소는 독서라는 정신세계와 형무소라는 자유롭지 못한 육체적 영역의 양자구도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은 독서라는 정신세계를 버리고 육체적으로 자유로운 출옥을 하게 되지만, 육체의 자유도 결국은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또다시 고통을 받게 된다. 요컨대 ‘독서’와 ‘감옥’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게 작품의 메시지인 셈이다. 앞으로는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해체하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을’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는 이제까지 외부세계를 탐색해온 것과는 달리 나 자신의 내면 세계를 끌어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만 1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시각] ‘종교피로증’ 더이상 안된다/김종면 문화부장

    [데스크시각] ‘종교피로증’ 더이상 안된다/김종면 문화부장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는 “나는 종교인이기 때문에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영국의 식민지배 아래서 신음하는 백성들의 고통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간디에게 정치란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자기희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현실을 외면하고 뜬구름 잡는 천상의 소리나 읊조렸다면 간디가 오늘날 ‘위대한 영혼’이 되었겠는가. 이 땅의 종교인들은 어떤 정치에 관심이 있을까. 종교의 정치관심, 우리는 그것이 빗나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 봐야 한다. 그러나 여기선 일단 정치의 종교관심을 이야기해야겠다. 벌써 몇달째 정치에 의한 종교차별 문제로 온나라가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간디가 종교인으로서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지녔듯, 역으로 정치인이라면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종교를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종교에 무관심할 수 없다.”는 명제는 말 그대로 참이다. 그러나 지금 일부 정치인 혹은 고위 공직자들의 ‘종교몰입’이 논란을 낳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새삼 다시 들춰내기도 뭣하다.“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고 공언한 청와대 공직자에, 특정 종교 홍보포스터에 모델처럼 자랑스레 얼굴을 내민 경찰총수까지 있으니,‘부처님 얼굴도 세 번’이라고 불교계의 심사가 뒤틀릴 만도 하다. 그들에게 공인의식이 있는 것일까. 내가 뭘 하는 사람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어도 그런 처신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90년대 초 걸프전 당시 미국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전장에서 기독교 병사들로부터 예배참석 부탁을 받았지만 “미국의 군대는 기독교 군대가 아니다. 다른 종교를 믿는 병사들의 사기는 어떻게 하느냐.”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기독교 인구가 80%가 넘는,‘교회의 영혼’을 지닌 미국의 대통령이 이럴진대 그와는 전혀 종교적 토양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대한민국 지도자의 처신은 어떠해야 할까. 범불교도대회로 극에 달한 불심이 여전히 평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불교계는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밝힌 ‘깊은 유감’과 종교편향 시정조치를 “성의있는 자세”로 평가하면서도 진정한 치유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종교편향 문제가 이토록 꼬인 것은 성난 불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애써 외면했기 때문이다. 종교편향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은 ‘남의 일’인양 슬쩍 건드리는 식으로 다뤄온 측면이 없지 않다. 대통령 또한 종교편향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데도 말이다.‘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칼로 내리쳐 단박에 풀어버린 알렉산더 같은 결단을 보여 줬어야 했다. 군더더기 없는 사과다운 사과 한마디면 족했다. 그게 바로 불교계가 바라는 것의 ‘모두’다. 그렇다면 불교계로서도 정신적으로 이미 존재하지 않는 특정 인사의 경질에 매달릴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무릇 불교는 뭘 달라고 요구하는 ‘탐욕의 종교’가 아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훌훌 털고 일어서는 ‘무욕의 종교’다. 불교계는 그간의 파란을 불교 성숙을 위한 역행보살의 공덕이라 여기고 대자대비의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분노의 불길을 잠재워야 한다. 정권을 담당한 인사들이 근본주의적 믿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종교편향 문제는 언제 또 불거질지 모른다. 이제 더이상 종교와 담쌓고 살아가는 애먼 국민까지 ‘종교피로증’을 겪게 해선 안된다. 정부는 다시 한번 종교편향 시정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공직자의 공직관부터 바로 세워라. 신앙은 자유다. 그러나 공직은 선교정치의 장이 아니다. 공직자의 신앙생활은 모름지기 골방에서 기도하듯 해야 한다.“순수한 흑이나 순수한 백은 진공 속에만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한번쯤 되새겨 보라. 김종면 문화부장
  • [한가위 공연] “외로운 영혼들의 사랑을 담았습니다”

    [한가위 공연] “외로운 영혼들의 사랑을 담았습니다”

    한 남자가 있다. 나이 마흔에 주변머리 없고, 찌질한 삼류 건달 강재. 한 여자가 있다. 그런 남자에게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다.”고 말해준 단 한 사람, 파이란.11일 개막한 뮤지컬 ‘파이란’은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위로받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영화 ‘파이란´보다 日원작소설 ‘러브레터´에 더 가까워 영화 ‘파이란’보다 일본 원작 소설 ‘러브 레터’에 충실하게 만든 뮤지컬 ‘파이란’의 주인공 서범석과 인유찬(殷有粲)은 영화속 최민식·장바이즈(張柏芝)커플과는 또다른 매력의 강재와 파이란을 선보인다. ‘라디오 스타’‘노트르담 드 파리’등에서 열연한 서범석은 뮤지컬계에선 어떤 역할을 맡겨도 믿음이 가는 베테랑 배우로 꼽힌다. 이번 배역도 올초 일찌감치 결정됐다. 은연 중에 따라 할까봐 일부러 영화를 안봤다는 서범석은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지만 연습하면서 자주 울었다.”고 고백했다. 돈 벌러 한국에 온 중국 여성 파이란의 서류상 남편인 강재는 파이란이 죽은 뒤에야 유품 상자를 끌어안고 긴 오열을 터트린다.“강재는 인생 막장에 몰린 외로운 인간이에요. 파이란이 낯선 땅에서 홀로 병들어 숨져간 사실을 알고서는 자신과 똑같이 외로운 영혼이었던 파이란에게 깊은 애정과 미안함을 느끼고,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도 뒤돌아 보게 됩니다.” 그는 이 지점에서 뮤지컬 ‘파이란’이 단순한 멜로드라마의 틀에서 벗어나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유찬은 궁리, 장쯔이 등 세계적인 여배우를 배출한 중앙희극학원 출신이다. 중국에서 드라마와 CF 활동을 하다 현지에서 진행된 ‘파이란’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평소 한국 드라마,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주저없이 현지 활동을 접고 한국행을 택했다. ●중국 출신 인유찬, ‘외로움´ 표현 위해 한국말 안 배워 영화에선 파이란의 순백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세탁소에서 일하는 것으로 설정했으나 뮤지컬에선 원작 그대로 술집 종업원으로 등장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 그녀는 “세탁소와 술집의 차이가 강재를 향한 파이란의 순수한 사랑을 변색시키는 요인이 될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무대에서 술집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파이란과 꿈을 찾아 서울에 온 인유찬 사이에 남다른 공감대가 형성되지는 않았을까.“지금은 배우, 스태프들과 많이 친해져서 괜찮지만 처음엔 힘들고 외로웠어요. 나도 이런데 파이란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요.” 서범석은 “연습 3일째 되던 날 창밖을 보며 눈물 흘리던 유찬씨의 모습에서 배우 인유찬이 아닌 파이란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두 가지 인사말 외에는 한국말을 못한다. 제작진이 애써 배우지 못하게 했다. 파이란이 느꼈을 외로움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극중에선 파이란이 강재에게 띄우는 편지나 노래는 자막 없이 같은 내용을 인유찬이 중국어로, 강재가 한국어로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11월2일까지 대학로 이다극장1관.(02)744-0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NOW포토] 故안재환 영결식, 고인의 영혼 비와 함께…

    [NOW포토] 故안재환 영결식, 고인의 영혼 비와 함께…

    故안재환이 한 줌의 재로 돌아갔다. 오전 8시경 시작된 故안재환의 발인식에서 시신은 경기도 성남시립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됐으며 안재환의 유해는 경기도 고양시 추모공원 하늘문에 안치된다. 서울신문NTN(경기 고양)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행가들의 로망’ 콜롬비아를 가다

    ‘여행가들의 로망’ 콜롬비아를 가다

    라틴아메리카는 세계 모든 여행가들의 로망이다. 이 대륙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온 배낭여행객들을 어디서나 목격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은 남미를 갈망하는 것일까.8∼11일 오후 8시50분에 방영되는 EBS ‘세계테마기행’을 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여행가 박민우의 콜롬비아 기행에서 그 궁금증이 풀린다. 1부 ‘커피의 낭만에 취하다, 살렌토’에서는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 그 중에서도 커피의 본고장인 살렌토를 찾아간다. 살렌토는 안데스의 해발 2500m 고원에 자리잡고 있다. 인적이 드문 이곳에는 다양한 높낮이의 수목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나 그늘을 좋아하는 아담한 커피나무에게는 최적의 장소. 그곳에서 만난 영국인 팀 아저씨는 콜롬비아 커피의 매력에 빠져 커피 농장을 운영하며 가정까지 꾸리게 됐다고 말한다. 2부 ‘사라진 도시, 시우다드 페르디다’는 1500년 전에 자취를 감춘 산타마르타 지역 인근의 도시를 찾아간다. 시우다드 페르디다는 정글에 있어 도저히 혼자서는 찾아가기 힘든 오지. 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그것도 걸어서만 이를 수가 있는 곳이다.4박5일간의 탐험길은 그래서 고통의 연속이다. 도중에 여러 여행자들을 만나 교감하기도 하고, 거친 계곡과 가파른 계단들과 씨름하기도 한다. 캠프장에서 만난 한 벨기에 가족의 사연은 특별하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두 아이를 입양한 부부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조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여행을 왔다고 한다. 3부 ‘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를 찾아서’는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에서의 여정을 담는다. 그곳은 마침 독립기념일 축제가 한창이다. 콜롬비아 독립을 축하하는 인파들과 함께한 시간은 격정적이면서도 유쾌하다. 이어 찾아간 전설의 황금 도시 엘도라도. 엘도라도 전설의 진면모를 담고 있는 안데스 산맥의 구아타비타 호수로 가는 길에서는 인디언 무에스카족의 슬픈 발자취를 엿보게 된다. 4부는 ‘내 영혼의 따뜻한 오후, 타강가’다. 여유가 넘치는 해변 타강가로 가는 길에서 맨 먼저 마주한 곳은 카르타헤나. 캐리비안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스페인이 1656년 쌓은 성곽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카스티오 산 펠레페가 있는 곳이다. 마침내 발을 디딘 어촌 타강가. 그곳 사람들은 여전히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심 좋은 어부를 만나 그가 손수 만든 요리를 대접받기도 하고, 노래로 지친 일상을 달래는 부자(父子)에게서 음악철학을 들어 보기도 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우리는 왜 아파트에 갇히게 됐나

    우리는 왜 아파트에 갇히게 됐나

    대한민국에서의 ‘집’은 몸과 영혼이 휴식하는 안온한 공간만은 아니다. 주거공간이 곧 부의 척도로 이어지는 부동산 공화국에 살고 있어서일까. 하지만 그런 불순한 개념이 끼어들기 이전이라면 그것은 온전히 삶의 본질로 이해됐을 것이다. 인간의 행동양식을 결정하고 나아가서는 역사를 추동하는 물리적 공간이 다름아닌 집이기 때문이다.‘한국 주거의 사회사’(돌베개 펴냄)는 우리의 주거 변천사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따져봤다. ●근대~현재 주거변천 사회학적 고찰 책은 전남일(가톨릭대 소비자 주거학과)·손세관(중앙대 건축공학과)·양세화(울산대 주거환경학과)·홍형옥(경희대 주거환경학과)교수 등 4명의 전문가들이 함께 썼다. 이들의 주거환경 고찰 작업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대상은 단연 아파트다. 서울 전체 주택수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란 산술자료가 새삼 놀랍다. 아파트 건설 열풍은 농촌으로까지 번져 ‘논두렁 아파트’‘밭두렁 아파트’식의 우스갯말이 나온 지 오래다. 그렇다면, 서구에서는 노동자 집합주택으로 출발한 아파트가 왜 이 땅에서는 온국민이 들떠 연호하는 주거공간이 됐을까. 책의 해석은 간명하다.“근대화와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정치적 힘과 경제적 역학관계가 맞물린 구조적 산물”이라고 파악한다. 대량공급을 목표로 양산된 아파트는 삶의 터전을 위해 심사숙고 과정을 거친 산물이 아니라 정치·경제 논리가 빚은 기형적 결과물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경제 논리가 빚은 기형적 결과물 부동산 경제의 핵심으로 뜬 서울 강남권도 기실 정치와 경제논리가 손잡은 태생적인 배경을 안고 있음은 물론이다.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정부는 강북 인구를 강남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강북과 강남을 잇는 다리를 만들고 명문 중·고교를 강남으로 이전하는 등 문화시설 확충에 총력을 쏟았다. 1970년대 말에 발표된 ‘남서울 개발계획안’은 서울시민의 강남 이동을 본격화했다. 정부의 전방위 인구분산 정책에 힘입어 강남은 대한민국 중산층 거주지역으로 탈바꿈했던 것. 이후 불과 30여년만에 몇백만명의 인구가 대이동한 ‘사건’은 세계 어떤 도시역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로 남았다. 주거공간의 사회사적 의미를 짚은 책은 근대 이후의 시점에 특히 주목했다. 오늘날의 우리 주거환경이 형성된 것은 개항 이후의 일이나, 정작 그 시기에 관한 연구는 빈약했다는 성찰에서 비롯됐다. 국내에 서양식 건축물이 본격적으로 들어선 것은 개항 직후인 1890년 이후. 청나라 및 유럽인들의 거류지에 석조건물 같은 서양식 건물들이 선보인 시기다. 주택에 근대적 기술이 도입되고 목재, 벽돌, 유리, 시멘트, 석회 등의 건축자재가 소개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이어 서울의 전통한옥들이 상류층을 중심으로 조금씩 변모해가는 과정도 흥미롭게 분석했다. 가회동, 사직동 등 내로라 하는 서울 부잣집들의 실제사례를 적시하며 안채와 사랑채의 구별이 없어지거나 서구식 현관이 설치되는 변화상을 세세히 소개한다. ●연구 소홀했던 근대 개항이후 분석 눈길 당시 양반상류층의 주거형태 변화는 그러나 중인층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었다. 사회 전반에 개혁과 개화가 진행된 개항 이후 조선은 직업사회와 시민사회의 초기단계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급격히 늘어난 계급층이 중인. 한창 근대적 직업을 갖기 시작한 그들은 관직자와 양반계층을 제외하고 기와집(瓦家) 소유비율이 가장 높은 계층이었다. 상공업으로 부를 축적한 중인들이 평대문에서 솟을대문으로 집을 개축하는 게 유행이었다. 그 이전까지 솟을대문은 종2품 이상의 사대부 양반에게만 허용됐다. 책이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주거변천에 대한 고찰로 그치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근대공간의 중인계층 가족구조를 빌려 의미있는 사회적 암시를 찾아낸다. 양반들과 달리 중인들은 대개 소가족 형태를 띠었다는 사실에 주목, 전통유교를 넘어선 새로운 가족윤리의 태동을 읽어내기도 한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데스크시각] 올림픽과 경제력/곽태헌 산업부장

    [데스크시각] 올림픽과 경제력/곽태헌 산업부장

    기자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 그 시절 말레이시아가 주최하는 메르데카컵이라는 축구대회가 있었다. 태국이 주최하는 킹스컵도 있었다. 한국은 메르데카컵과 킹스컵을 모방해 박 대통령의 성(姓)을 딴 박스컵을 만들었다. 메르데카컵이나 킹스컵, 박스컵에 출전하는 나라들은 대체로 동남아시아의 버마(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해 6∼8개국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북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 출전 멤버였다. 요즘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경쟁상대가 되지 않지만 당시 한국은 이런 대회에서도 우승하기가 버거웠다. 1970년대까지는 학교에서 혼식(混食)검사를 했다. 쌀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던 시절이라 박정희 정부는 쌀밥만 먹지 말고 보리밥을 섞어 먹으라면서 혼식을 장려했다. 담임선생님들은 쌀밥만 싸온 것은 아닌지 점심시간에 형식적인 검사를 했다. 한국은 1948년 영국 런던올림픽에 첫 출전했을 때 동메달만 2개를 따 종합순위로는 32위에 그쳤다.1972년 서독 뮌헨올림픽때까지 종합순위는 30위 안팎이었다. 보통 그때까지는 올림픽에 출전한 나라는 100개국을 넘지 않았다. 북한은 뮌헨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땄지만 한국 국민들은 4년 뒤인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에서야 애국가를 들을 수 있었다. 레슬링에서 딴 금메달 한개 덕분으로 19위로 껑충 뛰었고, 그 뒤에는 올림픽때마다 대체로 10위 안팎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얼마 전 끝난 중국 베이징올림픽에서는 200개국이 넘는 나라가 참가했으나 한국은 ‘기대´보다도 훨씬 좋은 7위에 올랐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북한은 19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12년만에 금메달을 따는 등 선전했으나 순위는 33위에 그쳤다. 기자는 한국의 올림픽 메달과 순위를 보면서 경제력을 생각한다. 한국이 경제력에서 북한을 앞선 게 1970년대 초반이었으니 북한보다 첫 금메달을 늦게 딴 게 경제력 측면에서만 보면 당연해 보인다.1960∼70년대 기초를 다진 중화학공업을 바탕으로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한 것을 밑바탕으로 우리의 올림픽성적도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선배 선수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으나 요즘 우리 선수들은 없어서 먹지 못하지는 않는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지도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경제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과거에는 복싱, 레슬링 등 격투기종목에서 주로 메달을 땄으나 1980년대 이후에는 메달을 따는 종목이 다양해진 것도 경제력의 힘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톱10’에 포함된 국가들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러시아, 영국, 독일, 호주,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다. 모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15위내에 있는 국가들이다. 전면적인 전쟁이 없는 요즘에는 군사력보다는 경제력이 힘이다. 물론 군사력도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강해질 수 있다. 중국이 큰소리를 치는 것은 군사력 때문이 아니다. 앞으로 10년쯤 뒤에는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게 중국의 힘이다. 독도문제가 불거지거나 일본의 극우인사들이 역사왜곡을 할 때 큰 목소리를 내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조용히 실력(경제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GDP는 일본의 22%에 불과하다. 일본과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허구한날 여야가 민생과는 관계없는 불필요한 싸움이나 할 게 아니다. 관료들은 ‘정권코드’나 맞추려고 하지 말고 제대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감세(減稅)는 필요없다.’고 했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감세가 필요하다.’고 말을 바꾸는 관료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영혼과 소신 없는 관료는 경제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곽태헌 산업부장 tiger@seoul.co.kr
  • [붉은벽돌, 담쟁이덩굴] 친구

    [붉은벽돌, 담쟁이덩굴] 친구

    문득 친구가 그립습니다. 잠시 일손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제 나름의 생각을 펼치는 온라인 오픈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를 기웃거려봅니다. 우정에 관한 몇몇 구절들이 눈길을 끕니다. 서로에게 최선의 것을 추구하려는 마음tendency to desire what is best for the other, 상대방에게 진실을 말하기 어려울 때 가져야 하는 정직성honesty, perhaps in situations where it may be difficult for others to speak the truth…. 널리 알려진 현인들의 경구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미국의 철학자 에머슨은 친구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완전한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했고, 스페인의 작가 그라시안은 다수의 호의보다 보물 같은 한 사람의 친구로부터 받는 이해가 유익하다는 멋진 말을 남겼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법구경의 오래된 충고인데, 요즘 시대에 묘하게 어울리는 ‘쿨’한 뉘앙스가 있습니다. 나보다 나을 것이 없고 내게 알맞은 벗이 없거든 차라리 혼자 착하고 말아라, 어리석은 사람의 길동무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 내친김에 어디선가 읽은 피타고라스의 일화를 마저 옮깁니다. “친구란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묻자 그가 대답합니다. “또 하나의 나 자신이지. 220과 284 두 수처럼.” 220과 284? 이게 무슨 소릴까요. 220의 약수는 그 자신을 제외하면 1, 2, 4, 5, 10, 11, 20, 22, 44, 55, 110인데 이들을 모두 합하면 284가 됩니다. 284 역시 자신을 제외한 약수 1, 2, 4, 71, 142를 합치면 220이 됩니다. 즉, 이 두 숫자는 한 수의 약수의 합이 상대 수와 동일한, 매우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변치 않는 믿음과, 그 믿음을 나눌 수 있는 속속들이 서로를 빼닮은 영혼에 관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우리는 듣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것은 참 드물고 귀합니다. 편집장 홍승범(kodni@isamtoh.com) 2008년 8월
  • 톨가 카시프 “서태지, 천부적인 재능 있다”

    톨가 카시프 “서태지, 천부적인 재능 있다”

    “‘서태지 심포니’에서 단순히 서태지 음악의 클래식 버전을 기대하지 말라.”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즉조전에서는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이하 서태지 심포니)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서태지와 톨가 카시프는 국내외 언론사 및 팬들을 만나 앞으로 27일 오후 8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서태지 심포니’의 의미와 진행 상황에 대해 전했다. 이하는 서태지와 톨가 카시프가 취재진과 나눈 일문일답. -톨가 카시프와 어떤 인연으로 이번 공연을 하게 됐나? (서태지) 예전부터 오케스트라와 밴드의 협연을 해보고 싶었다. 좋은 편곡가와 작업을 해 보고 싶었고 톨가 카시프씨는 예전부터 팬이었다. “톨가 카시프씨와 해 보고 싶다.”고 먼저 말씀을 드렸고 내 음악을 들은 톨가씨가 내 음악을 들어보고 좋은 음악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에 인연이 돼서 작업을 하고 있다. - 퀸 등을 작업을 했는데, 서태지와의 작업은 어땠나? (톨가 카시프) 서태지와 같은 예술가와 함께 해서 영광이고 멜로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 큰 공연을 준비 중인데 어떤 점에 포인트를 주고 선곡하고 있나? (서태지) 14곡을 편곡 중이다. 교향곡과 어울릴 만한 곡들로 준비를 하고 있다. 예들 들면 내 음악 중에 ’교실이데아’ 같은 달리는 곡도 있고 ‘테이크 2’ 시리즈와 ‘영혼’이라던지 서정적이고 판타지한 곡들로 크게 나누면 3, 4 가지 곡들로 나누고 있다. - 예전부터 클래식에 관심이 많았나? (서태지) 어려서부터 클래식을 좋아했다. 예전에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던 것과 다른 방법으로 작업을 하고 있고 어려서부터의 꿈을 이루는 것이기에 영광이다. - 해외 진출은 계획이 없나? (서태지) 아직 해외 진출 계획은 없다. ‘ETPFEST’ 라던지 ‘서태지 심포니’ 라던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외국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 록과 클래식의 접목은 어떤가? (톨가 카시프) 내 생각에 음악은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소통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어려서 부터 대중음악을 들어왔고 나중에야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고 모든 음악에 그런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디 머큐리(퀸의 보컬리스트)의 음악 또한 서정적이고 오케스트라 적인 부분이 있다. 쇼팽이 당시 해 오던 클래식도 대중 음악이었고 21세기에 들어서 이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다. - 이제 와서야 클래식과의 협연을 하는 이유는? (서태지)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았다. 하게 되더라도 좀더 많은 곡을 만들고 여러가지 곡들이 나온 상태에서 하고 싶었다. 8집이 나오면서 그런 자신을 얻었고, 이제 그런 준비가 된 것 같다. - 서태지는 메탈리카나 퀸과 비교해서 장단점이 있나? (톨가 카시프) 다른 예술가들을 비교해야 할 이유가 없다. 엘튼 존과 데이빗 보위와 마찬가지로 서태지도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함께 즐겨 주시길 바란다. -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서태지) 매일 매일 팬들을 생각하고 있다.(웃음) 직접 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을 할 것이고 ‘서태지 심포니’공연이 있을 때 까지는 RC도 못할 것 같다. - 신생 팬들이 많다고 하는데, 방송활동에 대한 생각은 없나? (서태지) 아직은 방송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으로 없다. 좋은 방송이 있으면 만들고 싶다. 신생 팬들이 있는가? 방송을 사실은 많이 하고 싶다. 사실 팬들과 7미터 정도 떨어진 자리를 기획하고 있다. - 매번 DVD를 발매해 왔는데, 심포니도 발매하나? (서태지) 매 공연마다 DVD를 만들기 위해 촬영을 하고 믹싱을 한다. 이번은 오케스트라 밴드의 협연이기에 엔지니어도 여러명이 같이 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하고 있다. 기회를 만들어서 만나볼 수 있을 것 이다. -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 건가? (서태지) 톨가 가시프는 3~4개월 전에 만나서 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톨가가 음악을 듣고 스케치를 한 다음에 만나서 입으로 손으로 모든 작업을 한다. 3번 정도 미팅을 가졌고 중간 중간에는 이 메일로 음악을 주고 받으면서 하고 있다. 현재는 밴드와 오케스트라의 리허설에 들어갔다. 좀더 완벽한 공연을 선사하고 싶어서 영국에서 리허설을 했다. 오케스트라 전체가 오는 것이 힘들기에 우리가 갔다. 보컬이 주인공이 아니라 어떤 것이 주인공이다 할 수 없을 만큼 버라이어티하다. - 서태지와의 작업은 어떤가? (톨가 카시프) 인터넷과 이메일을 통해 서태지와 교감하고 있다. 단순히 서태지 노래의 클래식 버전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 음악이란건 뭐라고 생각하나? (서태지) 나 자신이다.(웃음) 그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표현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나 자신 같다. 내가 음악이고 음악이 나고 생활과 삶이다. 음악을 빼면 쓰러져 죽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이유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도 문화의 속살을 파헤친다

    인도 문화의 속살을 파헤친다

    어느 나라의 인상이 이다지도 다양할 수 있을까. 인도에 대해 한마디를 들려달라치면 사람들은 제각기 대답한다.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곳,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 중독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곳…. 하지만 그곳이 신비한 마력을 지닌 곳이란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10년 동안 매년 인도를 방문해온 영화제작자 조수진씨의 발걸음을 따라가본다. 그녀의 인도 여행기인 4부작 ‘영혼의 땅, 인도’는 25∼28일 오후 8시 50분에 안방을 찾아간다. 1부 ‘마하라나 왕조의 낭만, 우다이푸르’는 문화와 낭만의 도시 우다이푸르를 조명한다. 호수 위의 호텔과 화려한 공연들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라자스탄 전설과 마하라나 왕조의 이야기를 담은 인형극도 빼놓을 수 없다. 항아리를 잔뜩 이고 유리파편 위에서 춤추는 무용수는 그야말로 ‘몰아지경’이다. 2부 ‘마지막 샹그릴라를 찾아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고개 탕랑라를 찾아간다. 해발 5360m인 이곳은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6월에서 10월까지만 통행이 가능한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짧은 기간이 지나면 다시금 탕랑라는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버린다. 3부 ‘순수의 땅, 라다크’에서는 북인도 끝 잠무 카슈미르 주에 속한 고산지대 라다크를 찾아간다. 라다크는 티베트어로 ‘고갯길이 많은 땅’이라는 뜻. 지금은 연간 10만여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지만, 라다크인들의 삶은 여전히 욕심이 없다. 4부 ‘삶과 죽음의 용광로, 바라나시’에서는 그곳 사람들의 행복 조건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바라나시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화장 절차가 다르다. 한밤 갠지스 강가에는 빛의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길가에서는 거리의 성자가 무심히 무료 틀니 시술을 베풀고 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도문화의 속살을 확인하게 되는 시간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7) 경남 함양군 마천면 양정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7) 경남 함양군 마천면 양정마을

    이름 그대로 양지여서 ‘양지정쟁이’로 불리는 양정마을은 위쪽의 음정, 아래쪽 하정과 함께 마천면 삼정리에 속한다. 벽소령대피소가 지척인 데다 영원사∼삼정산(1261m) 산행이 가능한 곳으로 30여가구 대부분이 토종벌꿀, 고사리, 고로쇠, 곶감 등을 수확해 생계를 잇는다.10여년 전 부산에서 들어온 표용기(56)씨는 “때가 묻지 않은 곳”이라고 표현하는데, 인근 마을과 달리 관광객을 상대로 한 장사집이 없기 때문이란다. 양정마을 사람들은 벽소령 옆 형제봉(1452m)을 부자(父子)바위라고 부른다. 성불하던 형제가 지리산녀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등을 맞대고 부동자세로 있다가 굳어 바위가 되었다는 형제봉의 전설은 외지인들을 통해 들은 낯선 이야기일 뿐이다.“왼쪽에 홀로 선 바위가 아빠, 우측에 줄줄이 늘어선 건 애들.” 정자에 앉아 바람을 쐬던 양용암(71)옹은 눈썹 끝에 걸린 바위를 가리키며 옛날이야기 한 토막을 쭉 늘어놓는다. “예전 이곳에 살던 ‘인걸’이란 나무꾼이 우연히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인걸은 선녀의 옷을 숨겨놓았고,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 ‘아미’는 인걸과 결혼해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인걸이 예전 일을 털어놓으며 아내에게 선녀 옷을 입혔더니 아미가 그 옷을 입고 그만 훌쩍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는 겁니다.” 그렇게 떠난 아미를 기다리다 지친 인걸과 삼 남매가 벽소령의 바위로 굳어진 게 부자바위, 그러니까 주능선 상의 형제봉이다. 인걸과 아미의 이야기는 슬픈 전설에 불과하지만, 반세기 전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에서 생명줄을 내어놓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제대로 기록되지도 못한 지리산의 혹독한 역사다. 여순사건과 한국전쟁, 그리고 휴전이 되고도 몇 년간은 전쟁보다 더한 날들을 견디며 살아야 했다. 빨치산들은 들에 심은 곡식은 말할 것도 없이 돼지, 소, 닭 등 가축을 되는 대로 잡아갔다. 급기야 주민들은 공공기관, 약국, 여관, 가게 등이 밀집된 마천면소재지에 통나무 목책을 3중으로 돌려 방어선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련 서적에 따르면 이 방어선은 막강 남부군에게도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통나무 봉쇄선은 1952년 9월2일 뚫렸고(마천 9·2사건), 빨치산들은 생포한 민간인특공대와 이장 등 소위 반동분자들을 바위 밑에다 몰아넣고 잔인하게 죽이고 만다. 하정마을에 있던 끔찍한 바위는 도로 공사로 이젠 찾을 수가 없다. 무차별적인 학살은 빨치산뿐만이 아니었다.‘마천 향토지’는 빨치산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역시 죄 없는 주민들이 국군의 손에 죽어나갔다고 적고 있다. 지리산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산마을의 수많은 주민들이 토벌대에게, 또 빨치산에게 억울한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겨우 60년밖에 안 된 이 땅의 역사이다. 양지정쟁이의 비탈진 골목 사이로 큰바람이 분다. 마을의 상처를 보듬는 바람, 어딘가 앉아 슬프게 울고 있을 영혼을 위로하는 바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 안는 바람…. 이제는 기억조차 외면한 아픔 대신 산마을 사람들 모두 이 산이 주는 혜택을 고스란히 받기만 하면 될 터이다.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행을 탔다면 마천에서 내려 양정마을까지 군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산내∼마천∼지리산자연휴양림∼영원사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 글 사진 황소영 자유기고가
  • [21일 TV 하이라이트]

    ●대한민국 변호사(MBC 오후 10시30분) 옥상 평상에서 잠이 깬 민국은 옥탑방에 이경이 없자 당황해, 급히 회사로 향하지만 이경의 사무실도 텅 비어 있다. 이경은 민국에게 애리를 만나서 진심으로 터놓고 이야기해 보라고 말한다. 한편, 변혁은 이경과 함께 술을 마시며 자신이 떠난 이유를 말하려 하지만 이경은 먼저 취해 쓰러지고 만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한창 진행중인 베이징올림픽은 ‘문화 올림픽’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걸맞게 베이징 시내에서는 600여개의 크고 작은 문화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데, 한국이 거둔 성과도 적지 않다. 문화 특구에서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지고 우리 전통 먹을거리들이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이란에서 유목 생활을 하고 있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바흐티아리 부족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대부분 흑염소 털로 만든 텐트 같은 곳에서 임시로 머문다. 이스파한에서 5시간을 달려 드디어 그들을 만나고, 함께 페르시아 카펫을 짜기도 하고 그들이 직접 기르는 양의 젖으로 요거트를 만들기도 한다.   ●미스터리 특공대(SBS 오후 11시30분) “엄마를 자꾸 때리라고 해.”“내가 죽어야 한대.”“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등 이상한 말만 되풀이하며 내면의 또 다른 자아로 힘들어 하는 청년의 이야기. 대원들을 깜짝 놀라게 한 100% 실제상황을 함께 본다. 과연 청년에게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다중인격’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수목드라마 전설의 고향(오구도령)(KBS2 오후 9시55분) 귀신을 보는 능력과 그들을 천도할 능력을 가진 퇴마사.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그녀의 영혼을 찾아 떠도는 퇴마사 기주는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섞여 광기에 휩싸인 마을에 도착한다. 죽은 자들을 천도하고 마을을 정화하기 위해 마을을 덮은 죽음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내는데….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우즈베키스탄 ‘20만 고려인의 패티 김’이라 불리는 고려인 4세 신갈리나씨. 그녀는 한국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초등학교 때부터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히고, 한국 노래가 금지된 무대에서 한국 노래를 불러 며칠동안 감금 처벌을 받기도 했다. 고려인의 설움을 달래주며 무대에 서는 신갈리나씨를 만나 본다.
  • [길섶에서] 흥화문/노주석 논설위원

    경희궁의 정문인 흥화문(興化門)은 비운의 문이다.1915년 일제에 의해 처음 옮겨진 뒤 1932년에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영혼을 위로한답시고 남산 자락에 이토의 이름을 딴 박문사(博文寺)의 절문으로 썼다. 광복 후 박문사가 신라호텔로 바뀌면서 호텔문으로 용도변경되는 수모를 당했다. 79년 동안 영혼을 잃고 떠돌다 1994년 경희궁 복원으로 돌아왔지만 제자리에 앉지 못했다. 월대와 담장을 거느린 늠름한 모습으로 종로를 바라보고 동향으로 서 있던 흥화문은 원래 터의 남서쪽 모퉁이에 남향으로 어정쩡하게 자리잡았다. 서울역사박물관 옆 옛터 앞에는 표지석 하나가 남아있을 뿐이다. 경복궁 광화문, 창덕궁 돈화문, 창경궁 홍화문, 경희궁 흥화문처럼 궁궐의 정문 이름에는 어김없이 ‘화(化)’자가 쓰였다. 임금이 덕을 베풀어 백성을 교화한다는 뜻이다. 비뚤어졌던 광화문의 제자리 찾기 공사가 한창이다. 모진 수난을 겪은 흥화문도 이제 옛터로 돌려보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Beijing 2008] “김동희코치, 미란이 금메달 지켜봤지?”

    [Beijing 2008] “김동희코치, 미란이 금메달 지켜봤지?”

    “김동희 코치와 이 기쁨을 함께 나눴더라면….” 오승우 여자 역도대표팀 감독은 16일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최중량급(75㎏ 이상급) 경기에서 장미란이 우승한 뒤 남몰래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4월 간암 투병 끝에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故) 김동희 코치에게 장미란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직접 보여 주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오 감독은 금메달을 넘어 세계신기록을 세운 장미란의 경기가 끝난 뒤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를 공개했다. 그는 고 김동희 코치의 유골이 담긴 종이백과 유품을 이날 역도경기장에 갖고 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장미란의 금메달 뒤에는 누구보다 장미란의 금메달을 보고 싶어했던 김 코치의 영혼이 함께 있었던 셈이다. 생전에 김 코치는 장미란 등 선수들에 대한 애정도 특별했다. 김 코치는 암과 힘겨운 싸움을 할 때도 장미란이 문병을 오면 그 시간에 훈련을 더하라며 등을 떠밀었다. 김 코치는 훈련에 관한 것은 물론 음식 등 소소한 것까지 세심하게 챙긴 자상한 지도자였다. 종이백은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마다 항상 곁에 있었다고 한다. 오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비교적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김 코치는 누구보다 장미란의 금메달을 반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같은 날 장미란의 경기를 함께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라면서 “김 코치의 유골은 이제 그가 좋아하던 제주 용두암에 뿌려줘도 괜찮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코치의 열정은 장미란의 금메달과 여자역도 53㎏급에서 강원도 출신 윤진희(22)의 은메달 등 ‘강원도의 힘’으로 뒤늦게나마 열매를 맺었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달지만 질리는 패러디 ‘슈퍼히어로’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달지만 질리는 패러디 ‘슈퍼히어로’

    평범한 고등학생 릭은 견학을 갔다가 유전자 조작 잠자리에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된다. 자신의 힘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던 릭은 ‘슈퍼히어로’ 복장을 하고 거리에 나가 악당들과 싸우기 시작한다. 이것은 거미에 물려 슈퍼히어로가 되는 ‘스파이더맨’과 똑같은 이야기다. 혹시 베꼈을까? 물론이다.‘슈퍼히어로’는 ‘스파이더맨’‘배트맨’ 등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스토리와 공식을 인용하고 풍자하는 것으로 일관하는 패러디 영화다. 패러디 영화의 역사는 꽤 오래 됐다. 과거에도 다른 영화의 장면이나 대사 등을 일부 패러디하는 영화는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패러디로만 일관하는 영화의 효시는 ‘에어플레인’(80)이다. 짐 에이브럼스, 데이비드 주커, 제리 주커가 함께 연출한 ‘에어플레인’은 70년대 유행했던 재난영화 중에서 비행기 재난을 다룬 ‘에어포트’ 시리즈를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패러디와 말장난으로 일관했다. 이어 스파이 영화를 패러디한 ‘특급 비밀’, 레슬리 닐슨을 스타로 만든 ‘총알 탄 사나이’ 시리즈 등을 히트시키며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90년대 들어 패러디 영화는 잠시 주춤했지만 2000년 ‘스크림’을 패러디한 ‘무서운 영화’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다시 불붙었다. 가장 비현실적인 공식들이 많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에는 패러디할 요소가 무진장이었고,‘무서운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이후에도 ‘에픽 무비’‘데이트 무비’‘미트 더 스파르탄’ 등 패러디 영화들은 끊이지 않았다. 패러디 영화의 즐거움은 이미 관객들이 보았던 명작의 감동적인 장면을 코미디로 바꾸어 놓거나, 영화를 보면서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비현실적인 관습들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장면들이다.‘사랑과 영혼’에서 도자기 빚는 아름다운 장면을 ‘총알 탄 사나이2’에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거나,‘특급 비밀’에서 남녀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다가 키스를 하자 바로 옆에서 낙하산에 매달려 내려오는 벽난로가 보인다던가 하는 장면 등등. 패러디 영화를 보는 관객은 기존 영화의 명장면들이 해체되고 파괴되는 데서 일종의 후련함을 느끼는 한편, 우리가 영화에서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관습들이 사실은 얼마나 비논리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슈퍼히어로’ 같은 패러디 영화는 그냥 순간의 농담에 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오래 물고 있으면 금방 질려 버리는, 너무 달고 자극적인 사탕 같은. 가끔은 관습을 조롱하며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는 ‘스페이스볼’‘불타는 안장’ 같은 수작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쓱 웃어 버리고 지나쳐 버리는 말장난 같은 것들이다. 상식적이고 고정된 현실에 대한 욕설과 배설로도 의미를 갖지만,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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