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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학은 육신, 문학은 정신 치유… 詩의 본령은 위로

    의학은 육신, 문학은 정신 치유… 詩의 본령은 위로

    의술이 육신을 치유하는 기술이라면 시는 정신을 치유하는 예술이다. 의사이자 시인으로 평생 ‘치유의 시학’을 펼친 마종기(85)는 그 둘의 합일을 꿈꿨다. 그것만이 진실로 인간의 영혼을 따스하게 덥힐 수 있다고 그는 확신했다. ●한국문학 최초 父子 문학상 지난해 10월 시인의 모교인 연세대 의대 총동창회가 ‘마종기문학상’을 제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종기의 부친인 동화 작가 마해송의 뜻을 기리는 ‘마해송문학상’과 함께 한국문학 최초의 부자(父子) 문학상이기도 하다. 약 1년간의 준비 과정을 마치고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첫 시상식이 열린다. 수상자는 이병률(57) 시인이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인근에서 두 시인을 만났다. 세차게 쏟아지는 비와 함께 계절은 늦게나마 본격적인 가을로 넘어가고 있었다. “의대 후배 홍지헌 시인이 찾아와 제 이름을 딴 문학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사코 거절했어요.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뭔 문학상이냐고…. 그 친구가 선배는 반세기 넘도록 미국서 살았으니, 한국서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한승경 총동창회장이 다시 설득했어요. 이 상으로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것처럼 문학과 의학이 가까워질 거라고. 그러면 마음대로 하시라 했죠.” 의대생이던 195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마종기는 졸업 후 공군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당시인 1965년 한일회담 반대 서명에 참여했다. 이 일로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고초를 겪었고 한국에 다시 돌아오지 않는 조건으로 풀려나 이듬해 도미했다. 먼 타향에서도 마음은 언제나 고국에 있었다. 모국어로 계속 시를 발표한 원동력이다.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등의 시집 출간과 함께 대산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았다. 평생을 그리움에 떨었던 그의 시에는 디아스포라로서의 슬픔이 짙게 스며 있다. “연세대 출신 문인과 지망생들끼리 모이는 자리가 있었어요. 그날 처음 김수영 시인을 봤어요. 모임이 끝났는데, 이화여대 앞에서 다시 마주쳤죠.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하시길래 따라 들어갔어요. 싸구려 막걸리에 안주도 김치뿐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런 말을 해 주시더라고요. 꼭 의사가 되어서, 문학에 의학을 접목하라고.” 마종기가 1963년 발표한 시 ‘정신과 병동’은 시인이자 걸출한 평론가였던 김수영이 그해 나온 시 중 최고라고 평했던 작품이다. 정신과 병동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했다. 김수영은 마종기가 문단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이런 시를 써 나가기를 바랐다. 한순간의 만남이었지만 영향은 강렬했다. 시심 깊숙이 파고든 선배의 조언을 마종기는 평생토록 지켜 냈다. “문학과 의학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느라 무척 ‘지랄’이었지만…. 의사가 아니었으면 시를 안 썼을 것 같아요. 반대로 시를 안 썼으면 의사로 살지 못했을 것이고요. 제 안에서 동거하는 문학과 의학이 하나가 되길 바라면서 살아왔습니다.” ●이병률 “사람들 숨을 되살리는 시 쓸 것” 마종기문학상을 품에 안은 이병률은 시인 지망생 시절부터 마종기를 존경했다고 한다. 1995년 등단 후 첫 시집을 낼 때 미국에 사는 마종기의 주소를 알아 내 무작정 원고를 보낸 뒤 시집의 표사(표지에 실리는 글)를 부탁한 적도 있다. 이병률은 “어딘가에 기대고 싶지만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선생님(마종기) 시의 ‘정신적 허기’에 막무가내로 끌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문학상이 “제게는 과분한 상”이라며 “많은 사람을 물들이고 그들의 숨을 되살리는 시를 쓰라는 것으로 알겠다”고 덧붙였다. 마종기는 후배 이병률을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랑과 위로인데, 그런 계통의 시를 쓰는 이 사람을 나는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의사는 환자가 낫기를 바라며 의술을 행하죠. 시인도 그렇습니다. 시가 ‘학문’이 되는 건 싫어요. 자기 문학의 목표를 ‘위로’에 두고 있는 시인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 해남군 ‘김남주 추모 30주기’ 국제학술심포지엄

    해남군 ‘김남주 추모 30주기’ 국제학술심포지엄

    해남군 땅끝순례문학관은 고 김남주 시인의 추모 30주기를 맞아 한국과 몽골, 베트남 등 3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오는 28일 오후1시 해남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김남주 시인의 문학정신을 관통하는 소재인 ‘문학과 자유: 그대는 타오르는 불길에 영혼을 던져보았는가’란 주제로 열린다. 국내외 다양한 작가, 평론가, 연구자가 모여 심도 있는 학술 행사로 꾸며지며, 심포지엄 1·2부 전 과정은 땅끝순례문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된다. 올해 심포지엄은 해남 출신 대표 시인이자 한국 시문학의 중대한 문화자산인 김남주 시인의 추모 30주기를 맞아 세계인의 보편적인 가치인 ‘자유정신’에 대해 김남주의 시를 국제적 관점으로 고찰하는 연구발표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 사람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안간힘, 그게 ‘문학의 일’

    사람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안간힘, 그게 ‘문학의 일’

    인간은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저마다 살아 내야 할 이유를 찾는다. 치열한 언어와 예리한 사회적 감수성을 담아낸 시를 써 온 시인 진은영(54)은 살기 위한 방편으로 책을 읽던 시절을 떠올린다. 읽고, 밑줄을 긋고, 어딘가에 옮겨 적은 ‘친애하는’ 작가들의 문장들이 시인의 일부가 돼 책으로 나왔다. 시인이자 철학자인 진은영의 신작 산문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은 그만의 기준으로 선별한 문장들을 곱씹으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글을 썼던 작가들의 안간힘을 전한다. 그가 호명한 작가들은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백석, 알베르 카뮈, 시몬 베유, 실비아 플라스, 한나 아렌트 등이다. 이들은 ‘자신과 맞지 않는 세계’ 속에서도 고유함을 잃지 않기 위해 분투하며 독자들의 영혼에 균열을 낸 작가들이다. 시인은 카프카의 ‘소송’을 통해 여성의 글쓰기가 허락되지 않은 시대에 작가이자 피고로 살아야 했던 브론테 자매에 대한 시선을 억압받는 한국 사회의 소수자에게 옮긴다. 울프의 ‘올랜도’를 읽으면서는 400년간 남성으로도 여성으로도, 외교관·집시로 살다가 결국 시인이 되는 운명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사는 사회를 꿈꾼다. 좋은 작가들은 독자들에게 아첨하지도, 쉽게 위로하지도 않는다. 현실에 대한 달달한 포장보다는 고통을 직시하고 정확한 위안을 받는 편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너는 고통이란 고통은 다 겪겠지만 그래도 너 자신의 삶과 고유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인의 문장은 독자에 대한 작가의 진심 어린 믿음에서 비롯된다. 산문집에서 눈에 띄는 주제는 ‘애도’다. 먼저 떠난 오빠에 대한 192쪽 기록을 담은 캐나다 시인 앤 카슨의 ‘녹스’에서 한국의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고, 아픈 엄마를 떠나보낸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에서 슬픔을 견디는 유족들의 마음을 읽어 낸다. 위대한 작가의 책을 읽는다고 인류를 구원하지는 못하지만 살아가게 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진은영은 시인 이전에 좋은 독자이고 다정한 상담가다. 그의 문장들을 읽다 보면 절망 속에서 삶을 견디는 단 한 사람을 마지막까지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그것이 ‘문학의 일’이라는 시인의 믿음에 동의하게 된다.
  • [사설] ‘긴축’ 끝낸 美 경제… 부채 안정화로 내수 살려야

    [사설] ‘긴축’ 끝낸 美 경제… 부채 안정화로 내수 살려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려 4.75~5.00%로 조정했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30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다. 금리인하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금리를 내렸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1% 포인트 낮춘 2.0%로, 실업률을 0.4% 포인트 올린 4.4%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빅컷’(0.5% 포인트 금리인하)을 하면서 ‘물가와의 전쟁’에서 ‘고용과의 전쟁’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빅컷’에 앞서 유럽, 캐나다, 영국 등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린 상태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올해 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달 11일과 11월 28일 두 번 남았다.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7개월째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상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이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불안정이다.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금리인하를 막고 있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인 1896조원(6월 말 기준)으로,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1093조원이다. 특히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7~8월에도 시중은행에서만 주택 관련 대출이 14조원가량 늘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주택 매수가 늘고 있어서다. 이자 부담에 따른 소비 감소로 내수가 살지 않으면서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 9월부터 12개월째 줄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라 질서 있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이렇게 시장에서 쫓겨나는 상황은 경제는 물론 사회 안정에도 부정적이다. 부동산을 안정시켜 가계빚의 고삐를 쥐지 못하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도 어렵고, 금리가 내려도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8·8부동산 공급 대책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최대한 빨리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가계대출이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으로 옮겨 가는 ‘풍선효과’도 막아야 한다. 소비성향이 높은 취약계층 지원 등을 통해 내수 회복 속도를 높여야 한다. 연준은 올해 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글로벌 금리인하’의 과실을 누릴 수 있는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
  • “김고은, 클럽서 물구나무로 돌아다녀” 목격담

    “김고은, 클럽서 물구나무로 돌아다녀” 목격담

    배우 노상현이 김고은의 춤 실력을 언급했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테오’에는 ‘찐친 특. 서로 놀리기에 진심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배우 김고은, 노상현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장도연이 ‘대도시의 사랑법’ 첫 촬영 때 분위기를 묻자, 김고은은 “촬영 전에 만났다. 아무래도 찐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까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20살 때 클럽도 다니고. 영화팀 다같이 사전답사로 클럽을 가보기도 하고, 미리 친해졌다”고 말했다. 김고은은 “상현씨가 첫인상이 과묵하잖아요. 친해지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알코올이 좀 들어가니까 텐션이 조금 올라가더라”며 “근데 저도 사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일하면서 후천적으로 티를 안낸다. 그래서 첫 만남 때 텐션은 낮았는데 두번째 만남 때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장도연은 영화 촬영을 위해 클럽 사전 답사를 다녀왔다는 두 사람에게 “그럼 두 분은 클럽에서 어떤 편이냐. 춤추는 사람들을 구경하냐, 직접 나가서 같이 춤을 추는지?”라고 물었고, 김고은은 “저는 최선을 다해 춤을 추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장도연이 “근데 춤 잘 추시잖아요”라고 하자 노상현은 “아유 잘 춘다. 난리가 난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노상현은 입을 틀어막는 표정을 지으면서 “거의 물구나무로 돌아다닌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 김혜순 “시인은 죽어가는 모든 존재를 책임지는 사람”

    김혜순 “시인은 죽어가는 모든 존재를 책임지는 사람”

    “나는 나의 죽음 이후에도 나로 있을 수 있는가.” 강렬한 ‘죽음의 감각’으로 세계를 매혹한 시인 김혜순(69)이 청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광주비엔날레가 한창인 지난 12일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한편에서 시와 죽음에 관한 깊고 진지한 대담이 열렸다. ‘이 입을 통해 말하는 자 누구인가?’가 대담의 제목이다. 시집 ‘죽음의 자서전’의 내년 초 독일어 출간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다. 김혜순은 시집을 독일어로 옮기는 번역가 박술(38)과 마주 앉았다. “죽음 이후에 나는 단수(單數)가 아닌 복수(複數)적인 존재로, 형용사나 부사의 형태로 있을 것이다. 유령의 밀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빼곡한 죽음이 나를 점령하고 있다고 느낀다.” ‘죽음의 자서전’에는 총 49편의 시가 엮였다. ‘49’라는 단어는 퍽 의미심장하다. 49일은 육체의 죽음을 맞이한 영혼이 구천을 헤매는 시간이다. 한 여성이 출근길에 맞는 죽음을 형상화한 첫 번째 시 ‘출근’은 시인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쓰러졌는데, 영혼이 쑥 떠올라 쓰러진 시인의 몸을 봤다고 한다. 이른바 ‘유체이탈’이다. 그 이후 이어지는 시들은 왜인지 여럿이지만 하나인 것처럼 읽힌다. 김혜순은 시인의 말에 “이 시집을 한 편의 시로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죽음이 시 속에 접경하면 사물성을 잃는다. 언어와 사물이 뜬 사이에 죽음이 횡행한다. 세계로부터 ‘쫓겨난’ 경험을 가진 시인은 수동적인 의미의 죽음, 죽임에 저항하는 존재다.” 시인은 죽음이라는 주제에 천착한다. ‘죽음의 자서전’ 이후에 나왔던 시집 ‘날개 환상통’,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까지 세 시집을 시인은 ‘죽음의 트릴로지’라고도 일컬었다. ‘날개 환상통’의 영어판은 올해 초 미국에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김혜순이 구축한 강렬한 죽음의 세계가 서구에도 가닿기 시작한 셈이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시 페스티벌에서 김혜순 시인이 낭독한 연설문 ‘혀 없는 모국어’를 두고 현지 언론은 “독일 문학 세기의 명연설로 꼽히는 파울 첼란의 ‘자오선’(1960년 뷔히너상 수상연설)에 비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어는 일부러 쓰지 않는다. ‘탈존한’ 글쓰기를 시도한다. ‘없음의 화자’를 출몰시키는, 나의 죽음을 포함한 우리의 죽음을 과연 몇 인칭으로 표현해야 하는가. 죽음 이후에 나는 단독자로 사는가.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죽음의 자서전’의 화자는 인칭이 없다. 굳이 생각하면 6인칭이나 7인칭쯤 될까.” 그러나 김혜순의 시를 독일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 박술은 두 가지 난관에 봉착한다. 하나는 한국어에 숱한 의태어와 의성어를 어찌 번역할 것인지, 그리고 주어가 없어도 말이 되는 한국어 문장을 주어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독일어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다. 김혜순이 모국어인 한국어로 쓴 시는 독일어로 ‘오롯이’ 번역될 수 있는가. 그 시를 한국어로 낭독할 때 그리고 독일어로 낭독할 때 둘은 서로 같은 시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시의 번역은 가능한 일인가. 두 사람의 대담에 붙은 제목은 퍽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아님’이라는 제목의 시는 상당히 독창적이다. “아님께서 아님을 아니하시고 아님에 아니하고 아니하시니 … ” 이런 문장이 계속되는데, 시인은 물론 번역가도 이걸 리듬을 살려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낭독에 성공하자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혜순이 정의한 시인과 시가 오래도록 머리에 남는다. “시인은 죽어가는 모든 존재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시를 쓰는 건 요리와도 같다. 요리가 저의 바깥에 있는 생물을 죽여서 조리하는 것이듯, 시도 살아있는 것을 가져다 언어의 세계로 투척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 이경규 “기안84가 연예대상, 우린 끝났다”

    이경규 “기안84가 연예대상, 우린 끝났다”

    개그맨 출신 방송인 이경규(64)는 지난해 MBC 연예대상에서 전문 방송인이 아닌 웹툰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40)가 대상을 수상한 것을 언급하며 “우린 끝났다”고 한탄했다. 이경규는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방송인 하하와 만나, 최근 예능계에서 개그맨들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이경규는 “(유튜브 방송) 섭외가 너무 힘들다. 영혼을 갈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자 하하는 “신동엽, 유재석, 나영석 PD 쪽으로 (연예인들이) 다 가지 않느냐. 나영석 PD가 플레이어 역할도 한다”고 짚었다. 하하의 지적에 이경규는 한숨을 길게 쉬며 “그럼 나는 뭐냐. 막가는 시대다. 나영석 PD가 (예능인) 상 받고, 웹툰 작가 기안84가 연예대상 받는다. 우린 끝났다”고 했다. 하하는 “어떻게 (비전문 방송인들과) 경쟁해야 할지 (논의해 보자)”라고 했지만, 이경규는 “아니다. 난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기안84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로 지난해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올해도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연예대상 대상 수상 후 기안84는 개그맨 출신 방송인들의 경계 대상이 됐다. 개그맨 출신 방송인 박명수는 지난달 한 방송에 출연해 예능 프로그램 PD들에게 기안84를 이길 수 있다고 밝히며 “나는 갠지스강 물 1리터도 먹는다”고 했다. 기안84는 앞서 방송에서 갠지스강 물을 마셔 화제가 된 바 있다.
  • 정선희, 故 안재환 실종신고 안한 ‘진짜 이유’ 밝혔다

    정선희, 故 안재환 실종신고 안한 ‘진짜 이유’ 밝혔다

    개그우먼 정선희가 결혼 10개월 만에 남편 안재환을 떠나보낸 심경을 고백했다. 지난 11일 ‘들어볼까’ 채널에는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라는 제목으로 정선희가 게스트로 나선 영상이 업로드 됐다. 지난 1992년 SBS 공채 1기 개그맨 출신으로 데뷔와 동시에 성공가도를 달렸던 정선희는 “그땐 놀랍도록 기회가 주어졌다. 성공이 주는 달콤함은 하나님도 잊게 해서 그 왕좌에 내가 앉게 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배우 안재환과 웨딩마치를 울렸으나 결혼 10개월 만에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별을 한 데 대해선 “결혼을 통해 아버지에게 받지 못했던 평화를 온전히 찾고 싶었다. 평화로운 가정을 영위하며 내가 못 받았던 것들을 다 받을 거라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다”면서 “결혼 후에야 한 사람의 영혼을 내 인생에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무게감을 직접적으로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이 사람이 살아온 발걸음이 모두 내게 오는 거다. 그렇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극복 못할 것은 아니다 싶었는데 남편이 금전적인 문제로 엄청나게 우울해했고 그것들이 성큼성큼 그를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그래서 결혼 10개월 만에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 ‘말도 안 돼.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실부정으로 고인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다는 그는 “당시 돈 때문에 조금의 불화가 있었다. ‘내가 돈이 있는데도 안 꿔줬다고 오해했나? 그래서 나한테 복수하나?’ 이런 유치한 생각도 했다. 무엇보다 사업을 하는 연예인이다 보니 그가 입을 타격을 생각하면 신고를 할 수 없었다. 그땐 ‘들어오면 바가지 긁을 거야’라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결코 그런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현실부정 다음엔 죄책감이 들더라. 내가 돈을 마련해주지 않아서인가. 어디서부터 잘못돼서 그런 선택은 한 걸까.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 이게 피를 말렸다. 그리고 문득 이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 아무리 부부싸움을 해도 사랑한다는 마음이 지배한 신혼 때라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이 뒤죽박죽으로 엉켜 있었다”라며 당시의 아픈 심경을 전했다. 결혼 10개월 만에 남편을 잃고도 일부 악플러들의 표적이 되며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던 정선희는 “다 나 때문이라고 했다. 내게 문제가 있다고. 우리 둘이 납치됐는데 나만 돈을 주고 풀려났다고. 마치 가해자의 선상에서 취조 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슬퍼할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내겐 유가족의 권리조차 없었다”라고 토해냈다. 그는 또 “너무 쓸쓸하고 외로웠다. 가족들, 친구들,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편이었던 사람들이 내게 돌아선 것이 마음 아팠다. ‘정선희 무서워. 소름 끼쳐’ ‘정선희도 사라졌으면’이라는 악플이 가득했다. 살만한 날도 있었고 정말 살기 싫은 날도 있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다니엘 헤니, 결혼 1년 만에…안타까운 이별 소식 전했다

    다니엘 헤니, 결혼 1년 만에…안타까운 이별 소식 전했다

    배우 다니엘 헤니가 결혼 1년 만에 안타까운 이별로 큰 슬픔에 빠졌다. 다니엘 헤니는 지난해 일본계 미국인 모델 겸 배우 루 쿠마가이와 결혼했다. 다니엘 헤니는 10일 “우리의 사랑스러운 로스코의 여정이 이제 끝났다. 로스코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에서 평온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슬픔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나눈다”고 밝혔다. 이어 “2년 전 림프종 진단을 받고 한달 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로스코는 놀라운 용기와 회복력으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거의 2년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는 그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그의 멋진 삶을 기념한다”고 덧붙였다. 다니엘 헤니는 “한국의 식용견 농장에서부터 우리의 품으로 온 그는 끝없는 사랑과 꼬리 흔들기, 그리고 발로 악수를 건네며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줬다. 발소리가 사라진 집은 조금 더 조용해졌지만 항상 우리의 리틀 베이비를 영원히 기억할거다”고 말했다. 다니엘 헤니는 반려견 로스코의 사진을 공유하며 깊은 슬픔을 위로받았다. 2011년 10월 10일에 태어난 다니엘 헤니의 반려견은 지난달 24일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이하 다니엘 헤니 전문 우리의 사랑스러운 로스코의 여정이 이제 끝났습니다. 로스코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에서 평온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슬픔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나눕니다. 2년 전 림프종 진단을 받고 한 달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로스코는 놀라운 용기와 회복력으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어요. 거의 2년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는 그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그의 멋진 삶을 기념합니다. 한국의 농장에서부터 우리의 품으로 온 그는, 끝없는 사랑과 꼬리 흔들기, 그리고 발로 악수를 건네며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었어요. 발소리가 사라진 집은 조금 더 조용해졌지만, 우리는 물을 사랑하던 로스코를 항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우리에게 사랑을 나누어줘서 고마워, Bubbas. 너의 영혼은 언제나 살아있을 거고, 너의 이름으로 인해 좋은 변화가 일어날 거야. 그건 꼭 약속할게.
  • ‘하정우家 얼굴?’ 황보라, 아들 백일사진 공개 “직접 준비”

    ‘하정우家 얼굴?’ 황보라, 아들 백일사진 공개 “직접 준비”

    배우 황보라가 아들의 백일을 맞았다. 9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조선의 사랑꾼’에서 황보라는 아들의 백일잔치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황보라는 녹화 당일 아들 우인이의 100일을 맞이했다고 밝혀 모두의 축하를 받았다. 황보라는 “어제 백일 잔치를 미리 했다. 결혼 준비는 남편이 다 해서 내가 육아, 잔치 준비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과일이랑 이런 것도 다 내가 알아보고 했다”고 말했다. 김국진은 “아이가 태어날 때 황보라 남편이 체크리스트가 많지 않았나. 그걸 다 지키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황보라는 “다 못 지킨다. 커 가면서 필요한 게 다르니까 체크리스트만 추가 되고 있다”며 “요즘은 중고거래 하느라 바쁘다. 중고거래를 너무 좋아한다”고 남편에 대해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황보라는 지난 8일 워크하우스 컴퍼니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아들의 백일잔치를 공개했다. 황보라는 남편, 친정 부모님과 함께 백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졸린 아들을 어르고 달래며 기념 촬영까지 진행했다. 황보라는 “백일상 세팅한 거 예뻤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 우인이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제 돌이 남았다. 돌 행사때는 좀 더 파격적으로 한번 또 준비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곧 “너무 지친다. 무슨 영혼이 없다. 너무 힘들다. 원래 이러냐”며 백일 잔치를 끝낸 소감을 전했다. 한편 황보라는 배우 김용건의 차남이자 하정우의 동생인 김영훈과 지난 2022년 결혼했다. 결혼 1년 만인 지난해 2세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했으며 지난 5월 23일 득남했다.
  • ‘30분 186만원’ 가수·배우 눈물 쏙 뺀다는 日 인기 치료법

    ‘30분 186만원’ 가수·배우 눈물 쏙 뺀다는 日 인기 치료법

    최근 일본에서 얼굴을 비롯한 신체 특정 부위에 많은 양의 바늘을 꽂는 방식의 침술이 유행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의 가수, 배우, 선수 등 유명인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씻어내고 마음을 정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녔다는 독특한 침술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침술은 중국 전통 의학에 기반해 신체의 경락을 따라 얇은 바늘을 꽂는 방식이라고 SCMP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일본 배우 쿠보타 마사타카는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침을 맞고 있는 모습을 올렸다. 침대에 누워있는 쿠보타의 이마와 머리 뒤쪽, 가슴에 침이 가득 꽂혀 있다. 사진을 보고 ‘무섭다’, ‘지켜보기에 고통스럽다’, ‘올리기에 부적절한 콘텐츠다’ 등 일부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정작 쿠보타는 자신은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건강에 관심이 생기면서 나름의 경험을 해왔지만 영혼의 끝까지 파고드는 치료를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기분이 짜릿하다”고 적었다. 다만 인스타그램 측은 이 사진을 ‘민감한 콘텐츠’로 분류했다. SCMP에 따르면 쿠보타는 온라인에서 잘 알려진 침술사 시라카와로부터 이 침술을 받았다. 그는 환자의 이마와 머리 뒤쪽, 가슴에 수십 개의 바늘을 꽂는데 최소 30분에 20만엔(약 186만원)을 받는다. 시라카와는 자기 치료법이 신체적인 질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환자들이 자기 삶에 관한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도록 도우며, 심리적 통찰력을 얻게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내 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사람이 눈물을 흘린다”며 “이는 영혼이 정화됐다는 걸 보여준다. 해독 눈물인 셈”이라고 적었다. 침술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배우 구마가이 마미, 가수 고 히로미, 체조 선수 니시오카 류세이 등 일본의 유명인들 사이에서 이 침술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탁구 선수 후쿠하라 아이 역시 지난 7월 SNS를 통해 이 치료 경험을 공유했다. 일본의 독특한 침술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네티즌은 “시술 전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고슴도치처럼 생겼다”, “침술을 받고 나오는 눈물이 해독 눈물이라고? 바늘이 너무 아파서 우는 건 아닐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 현대시 거목 최승호의 동시 그림책 ‘나는 그냥 고양이’

    현대시 거목 최승호의 동시 그림책 ‘나는 그냥 고양이’

    “냥냥/나는 그냥 고양이 그냥 살지요” 알 수 없는 표정에 엉뚱한 행동.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가들은 항상 고양이를 예찬했다. 한국 현대시의 거목 최승호(70) 시인도 그랬던 모양이다. 고양이를 향한 사랑을 듬뿍 담은 시 그림책 ‘나는 그냥 고양이’(초록귤)를 최근 출간했다. 학창 시절 문학 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최승호 시인의 ‘북어’, ‘대설주의보’ 같은 시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한국 시문학에 작지 않은 발자국을 남긴 시인은 아이들을 위한 동시도 여럿 썼다. 그의 ‘말놀이 동시집’은 종래의 동시적 관습을 과감히 전복시켰다고 평가된다. “획일화를 거부하는 자유롭고 고독한 고양이의 영혼이 최승호 시인 특유의 경쾌한 리듬과 절제미, 익살과 유머를 만나 가볍게 뛰어오르는 명랑의 높이와 멀리 보는 고요의 깊이를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출판사는 이번 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승호 시인은 예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제가 동시를 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들을 의미 중심의 교육으로부터 해방시키고 고정된 동시의 형식을 해체시키는 것입니다.” 이제 막 말하는 재미를 알아가는 아이들이 재밌고 편안하게 따라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이갑규 작가는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색감의 그림으로 읽는 재미를 더했다. 113쪽. 1만 7000원.
  • 전 남친 방화 테러로 끝내 숨진 우간다 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

    전 남친 방화 테러로 끝내 숨진 우간다 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

    지난 2024 파리올림픽에서 우간다 마라톤 국가대표로 뛴 레베카 체프테게이(33)가 전 남자친구로부터 휘발유를 끼얹은 뒤 불을 지르는 방화 테러를 당한 뒤 며칠 만에 숨졌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우간다 마라톤 국가대표로 출전한 그는 지난 1일 공격을 한 뒤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체프테게이가 거주하고 훈련을 받았던 케냐 북서부 사법당국은 그가 두 딸과 함께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지역 행정가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체프테게이와 그녀의 전 남자친구는 토지 문제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우간다 국경 바로 건너편 지역에 사는 체프테게이는 트란스 은조이아 카운티에 토지를 매입해 케냐의 엘리트 선수 훈련 센터 근처에 집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여성에 대한 공격은 케냐에서 주요 관심사가 됐다. 전국 조사에 따르면 2022년에 최소 34%의 여성이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킵쿰바 무르코멘 케냐 스포츠 장관은 “이 비극은 점점 더 엘리트 스포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성별 기반 폭력을 근절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뚜렷이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체프테게이의 아버지는 병원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딸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케냐 정부가 정의가 실현되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우리는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을 잃었다”며 “12세와 13세인 두 자녀가 어떻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라며 걱정했다. 엘도렛에 있는 모이 교육 및 추천 병원의 컨설턴트인 키마니 음부과는 지역 언론에 “직원들이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심각한 수준의 화상을 입은 그의 장기는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고, 결국 오늘 오전 5시 30분(GMT 02:30)에 사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체프테게이를 방문했던 키르와는 BBC에 “매우 상냥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우리 모두를 재정적으로 도왔고 올림픽에서 돌아왔을 때 운동화를 가져다주었다. 그녀는 나에게 언니와 같았다”고 말했다. 우간다 육상 연맹은 X에 올린 글에서 “오늘 아침 일찍 우리 선수인 레베카 체프테게이가 비극적으로 가정 폭력의 희생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슬프다. 연맹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비난하고 정의를 촉구한다. 그녀의 영혼이 평화롭게 쉬시길 바란다”라고 남겼다. 영국의 올림픽 국가대표 엘리시 맥콜겐은 X에 “이건 가슴 아픈 일일이다. 체육계가 가정 폭력으로 이렇게 놀라운 여성 운동선수를 잃은 게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가슴 아프다”라는 글을 남겼다. 체프테게이의 전 남자친구도 엘도렛 병원에 입원했지만, 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그는 여전히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의 상태는 “개선되고 안정적”이라고 모이 병원의 오웬 메나흐 박사는 말했다. 이전에 지역 경찰서장인 제레미아 올레 코시옴은 지역 언론에 “부부가 집 밖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말다툼 중에 남자친구가 여자에게 액체를 붓고 불태우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말했다. 우간다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인 도날드 루카레는 X에 “이것은 위대한 선수를 잃게 한 비겁하고 무의미한 행동이었다”며 “그녀가 운동선수로서 남긴 족적은 후세에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체프테게이는 최근 파리 올림픽 마라톤에서 44위를 기록했다. 그녀는 또한 2022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세계 산악 및 트레일 달리기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녀의 죽음은 2021년에 동아프리카 출신의 운동선수 아그네스 티롭이 살해된 사건과 이듬해에 다마리스 무투아가 살해된 사건에 이은 사건으로, 당국은 두 사람의 파트너를 두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지목했다. 티롭의 남편은 현재 살인 혐의를 받고 있으나, 그는 이를 부인하고 있고, 무투아의 남자 친구를 찾는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 물 가지러 간 사이 ‘일가족 사망’…피투성이 된 가장, 다 잃었다

    물 가지러 간 사이 ‘일가족 사망’…피투성이 된 가장, 다 잃었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가족들을 대피 장소에 두고 물을 가지러 가 홀로 살아남은 남성의 사연에 우크라이나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야로슬라프 바질레비치는 아내와 세 딸을 한꺼번에 잃었다. 야로슬라프는 아내 예브헤냐와 세 딸 야리나(21), 다리나(18), 에밀리아(7)를 집안보다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주택 건물 계단에 대피시켰다. 이후 혼자 물을 가지러 집안에 들어간 사이 가족들이 대피한 건물에 미사일이 날아들었고, 이들은 모두 사망했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한 공습 현장 사진에는 야로슬라프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구급대원들에 의해 옮겨지는 아내와 딸들의 시신을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공습으로 르비우에서는 야로슬라프 가족 4명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60명이 넘게 다쳤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50채 넘는 시내 중심가 주택이 파괴되고 의료시설 2곳과 학교 2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한순간에 아버지 홀로 남은 이들 가족의 사연에 르비우 지역 사회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안드리 시장은 숨진 큰딸 야리나가 르비우 시청에서 일한 적이 있다면서 애도했다. 둘째 딸인 다리나는 르비우 시내의 우크라이나 가톨릭 대학에서 우크라이나 문화를 전공하는 장학생으로, 올해 2학년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은 성명을 내고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상실”이라며 “무고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해, 이들의 아버지 야로슬라프를 위해 기도하자”고 전했다. 이번 공습이 벌어진 르비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과 불과 60여㎞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이 전쟁 피란처로도 찾을 만큼 안전하다고 여겨진 곳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후방 도시인 르비우에는 전쟁을 피해 온 피란민 수만명이 현재 머물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르비우의 군수산업 시설을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로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군이 밤새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 13발을 쏘고 드론 29발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오전 4시 전국에 공습경보를 발령하고 르비우·키이우·체르니히우·폴타바·수미 등 각지에서 방공망을 가동했다.
  • BTS RM 다큐 부산국제영화제서 본다…K팝 다큐 첫 상영

    BTS RM 다큐 부산국제영화제서 본다…K팝 다큐 첫 상영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30·본명 김남준)의 앨범 제작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다. K팝 다큐 영화가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RM :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에는 RM이 동명의 솔로 2집을 완성하기까지 약 8개월간 제작 과정과 이에 대한 RM의 솔직한 인터뷰를 담았다. BTS 다른 멤버인 제이홉의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 타이틀곡 ‘방화’와 ‘MORE’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했던 이석준 감독이 연출을 맡아 감각적인 화면을 담아냈다. 빅히트뮤직은 영화에 대해 “BTS 리더이자 솔로 아티스트 RM, 그리고 인간 김남준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자신을 탐구한 기록물”이라 소개했다. 영화 제목에 대해서는 “‘라이트’(Right·옳음)와 ‘롱’(Wrong·그름)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진정한 자신과 적합한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2일 개막해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7개 극장에서 열린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해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개막작으로, 공식 초청작은 모두 224편이다. RM의 다큐를 상영하는 오픈 시네마 섹션은 초청작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또는 국제적인 관심을 끈 작품을 선보이는 부문이다. 영화제 폐막작은 싱가포르 최초로 칸·베를린·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문화훈장을 받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도 열린다.
  • 운명을 거스른 뱀파이어와 소녀, 이들의 운명은

    운명을 거스른 뱀파이어와 소녀, 이들의 운명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운명을 거스를 수 있을까. 자기희생이 뒷받침된 사랑은 언제나 숭고한 감동을 주기에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표현되곤 했다. 창작 뮤지컬 ‘카르밀라’의 주인공 카르밀라도 그렇다. 그의 정체는 뱀파이어. 산 사람의 피를 통해 생명을 이어가는 존재지만 지켜주고픈 로라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운명은 양보할 수 있다. ‘카르밀라’는 아일랜드 작가 조지프 셰리던 르파뉴(1814~1873)가 1871년에 한 잡지에 연재하기 시작해 이듬해인 1872년 단행본으로 출간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흡혈귀 소설의 대표작인 ‘드라큘라’보다 25년이나 앞서 출판됐는데 당대에도, 지금 봐도 파격적인 여성 뱀파이어와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6월 초연의 막을 올렸고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덕에 무대도 서사도 인물도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답게 서사도 탄탄하다.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뱀파이어 닉, 자신의 삶을 흔들었던 소녀를 위해 다른 삶을 살아보려는 카르밀라, 뱀파이어를 추격하는 사제 슈필스도르프, 그리고 이들의 중심에 있는 맑은 영혼의 소녀 로라의 관계가 얽혀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뱀파이어면서도 어릴 적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평생 로라를 지켜주려는 카르밀라는 상당히 입체적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먹어야만 하는 삶에 절망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카르밀라는 존재의 선한 의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뱀파이어로서의 운명에 충실한 닉과 대비되면서 카르밀라가 더 두드러진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내어준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통해 표현되면서 신비로움을 더한다. 선한 의지가 악을 이기고 승리한다는 닿고 닳은 결말은 ‘카르밀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야기의 끝에는 뻔하지 않은 반전이 기다린다. 카르밀라가 로라를 향해 일방적으로 마음을 쏟는 관계였다가 로라도 카르밀라와 같은 마음이 되면서 “우리 친구할래?”라는 대사의 의미가 비로소 완성된다. 서로를 위해 기꺼이 용기를 내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는 선택을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주는 감정이 뭉클하다. 결론적으로는 해피엔딩이지만 두 사람의 선택이 험난한 운명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그다음 뒷이야기까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단순하지만 잘 채운 무대 연출, 이야기와 인물들의 특성에 잘 어울리는 넘버들이 소극장 뮤지컬로서의 매력을 살린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이야기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 대해서도 깊이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류가 오래도록 지켜온 숭고한 가치가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야기와 어우러지면서 풍성한 볼거리, 생각거리를 선사한다. 여성 주인공들의 서사라는 점에서 요즘 뮤지컬계의 흐름도 잘 담아냈다. 카르밀라 역은 유주혜·전민지·정예인, 로라 역은 이서영·박새힘·이재림이 맡았다. 닉은 송영미·민도희·김서연, 슈필스도르프는 한상훈·반정모가 연기한다. 오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드림에서 만날 수 있고, 7~8일에는 배우들이 돌아가며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 “사도광산, 강제로 끌려갔나” 묻자…김문수 “공부 안 해서 모르겠다”

    “사도광산, 강제로 끌려갔나” 묻자…김문수 “공부 안 해서 모르겠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2일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 ‘강제동원’ 표현이 삭제됐다는 논란과 관련한 질의에 “공부를 안 해서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 사도광산, 군함도 등에서 일한 조선인들은 자발적으로 돈 벌러 간 노동자들인가 아니면 강제 끌려간 노예들인가”라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이 “사도광산, 군함도에 강제로 끌려가 임금도 못 받고 일하다가 조국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된 수많은 영혼을 (김 장관은) 일본인이라고 말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김 장관은 “그런 사람들이 있는지는 전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대법원이 일본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 안 하는 것 아니다”라면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것은 확인해야 하는데 제가 지금 모든 사실관계를 다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이날 김 장관은 ‘일제강점기 시절 선조 국적은 일본’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장관은 이 의원이 ‘김 장관은 일제 치하에서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말했다’라고 지적하자 “그러면 일본 국적이 아니면 어디 국적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 장관은 “임시정부이지 국가가 아니다”라며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했다고 해서 매국노가 아니고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 의원이 ‘김 장관을 비롯한 이런 뉴라이트들의 행태는 우리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헌문란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자 “공부 좀 하라. 국제법을 보라”고 맞받아쳤다.
  • 아직 안 본 사람 없지? 마지막 한 달마저 후끈할 ‘시카고’

    아직 안 본 사람 없지? 마지막 한 달마저 후끈할 ‘시카고’

    언제 봐도 빠져드는 뮤지컬 ‘시카고’가 객석 점유율 99%라는 전설적인 기록과 함께 순항하는 가운데 서울 공연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6월 7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시카고’는 8월 28일 시즌 100회째 공연을 지났고 오는 29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시카고’라는 세 글자 외에 별다른 수식어도, 설명도 필요 없게 된 명품 공연답게 예매 사이트에서도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올해 한국 뮤지컬계의 기강을 제대로 잡는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카고’는 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던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거리엔 환락이 넘쳐나고 마피아가 지하 세계의 돈으로 도시를 장악했던 그 시절 살인을 저지르고도 스타가 되길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트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다소 퇴폐적인 소재가 등장하고 진짜로 저럴까 싶은 허영심이 가득한 인간 군상이 등장하지만 그 안에는 사회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벌써 50년 가까이 된 작품이니 뮤지컬 팬이라면 모를리 없는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시카고의 매력은 여전하고 볼거리는 넘친다. 오래됐지만 여전히 섹시한 작품이기에 세대를 뛰어넘어 관객들이 반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시카고’는 빌리 플린으로 출연하는 최재림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복화술 장면이 압권이라 전 세계 ‘시카고’ 중에서도 가히 최고의 쇼로 꼽힌다. 흥을 참을 수 없는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관객들의 영혼을 홀리고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의상은 ‘시카고’를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뮤지컬로 만든다. 무대 구성 자체는 단순하지만 14인조 밴드의 빵빵한 라이브 연주가 음악 공연인 뮤지컬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지휘자가 작품에 배우로 함께 참여해 익살맞게 대화하는 소소한 재미 또한 관객들을 반하게 하는 요소다. 나이 든 뮤지컬이지만 20대 젊은 관객들의 예매율이 40.9%나 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작품성과 대중성, 화제성까지 더해져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시카고’의 한국 프로덕션 박명성 프로듀서는 “올해 ‘시카고’ 공연이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작품을 잘 관리하고 한 걸음씩 우직하게 걸어온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이 작품을 잘 이어올 수 있게 힘써준 국내외 스태프들과 신시 기획팀, 그리고 작품을 함께 해준 모든 배우들과 공연장을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록시 하트 역의 민경아도 “지난 시즌 하얀 마스크를 쓰고 가득 채워주셨던 객석은 정말 감동적이었다”면서 “함께 즐겨주시는 관객 덕분에 행복한 2024년 여름을 보내고 있다. 남은 공연도 관객 여러분들과 멋진 공연 만들어 가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트센터에서 공연을 마치면 ‘시카고’는 전국으로 찾아간다. 10월 4일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광주, 경기 일산, 경남 창원, 울산, 충남 천안, 경기 수원, 대구, 부산, 세종으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독사의 혀, 사람의 혀

    [김동률의 아포리즘] 독사의 혀, 사람의 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잔혹한 영화다. 이유도 모른 채 15년 동안 사설 감옥에 갇혔다가 풀려난 남자는 자신이 갇힌 이유를 추적한다. 실마리는 ‘왜 하필 15년인가’에 있다. 감금당할 당시 어린아이였던 제 딸이 성인이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딸을 알아보지 못한 남자는 자신의 딸과 연인 관계가 된다. 마치 오디푸스(남녀의 관계로 보면 일렉트라가 정확하겠지만)와 같은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 주인공 남자의 이름 오대수는 오디푸스에서 따왔다. 남자가 이런 참혹한 복수를 당한 이유는 그의 혓바닥 때문이었다. 학창 시절 떠든 후배의 비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의 누이를 자살에 이르게 했다. 남자는 자신의 딸에게만큼은 말로 인한 이 끔찍한 인과응보를 말하지 말아 달라고 빌며 스스로 자신의 혀를 자른다. 기시감이 있다. 신화 속 오디푸스가 천형과도 같은 자신의 죄를 깨닫고 스스로 눈을 찌른 것과 같은 이치다. 영화 ‘올드보이’는 말로 저지른 죄악을 소름 끼치게 파고든 작품이다. 불교에서는 입으로 짓는 죄, 구업(口業)을 가장 나쁜 것으로 여겼다. ‘몸을 깎는 도구이며, 몸을 멸하는 칼날’이라고 했다. 인간의 업 중 가장 무겁게 여겼다. 한국인들에게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는 진언(불교의 주문)은 친숙하다. 아주 어린 날 곧잘 “수리수리 마수리”를 중얼거리며 놀았다. 진언은 ‘천수경’의 첫머리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인데, 글자 그대로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하게 씻어 내는 참된 말’이라는 뜻이다. 경전을 독송할 때 제일 먼저 정구업진언을 읊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더럽혀진 말빚을 참회하고 참된 언행을 다짐하자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는 독사의 혀가 난무한다. 축하해야 할 광복절을 두고 진영 간 칼날 같은 독설 속에 정작 광복의 기쁨은 온데간데없다. 여소야대의 국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청문회가 열린다. 여야 간 독한 말싸움이 전부다. ‘혀 아래 도끼’란 말이 있다. 끔찍한 거짓말에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지율의 천성산 사태, 광우병 소동,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이 예가 된다. “미국산 소 먹으면 뇌 송송 구멍 탁”이라는 괴담이 퍼졌고, “사드 전자파로 몸이 튀겨질 것 같다”며 선동했다. 그리고 이런 거짓말은 엄청난 피해를 우리에게 안겼다. 거짓말 괴담에 대처하느라 정부가 쓴 돈만 1조 5000억원이라고 한다. 비용은 고스란히 전체 한국인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 같은 거짓선동의 중심에는 유튜브, 인터넷 매체가 있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편집해 사이버 공간을 달군다. 한국의 유튜브는 그야말로 도발적이다. 레거시 미디어들은 기사를 검증하고 게이트키핑하는 일정한 수준의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유튜브 콘텐츠들은 대개 이러한 여과 과정이 없다. 날것으로 업로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체 감시 기능도 무력하다. 여기에 조회수 장사를 위해 자극만을 좇다 보니 수위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양극화된 진영정치와 맞물려 그 정도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인의 유튜브 사랑은 대단하다. 월간 사용자 수는 4500만명을 넘어섰다.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이 43시간으로 종주국인 미국(24시간)의 두 배 수준. 유튜브 공화국이다. 언론진흥재단 발표(2023년)에 따르면 국민의 53%가 유튜브로 뉴스를 접하고 있다. 1년 전보다 9% 포인트 늘었다. 46개 조사 대상국 평균인 30%를 크게 웃돈다. 유튜브는 어느새 한국의 정치적 담론을 좌우하는 핵심 매체로 덩치를 키웠다. 정치인이 직접 유튜브에 출연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문제는 이 엄청난 영향력이 정치의 양극화와 증오정치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다. 가짜뉴스를 키워 내는 숙주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마법 같은 알고리즘으로 같은 편만 끌어들이는 유튜브 저널리즘은 확증편향에 빠진 구독자들을 위해 이제 맞춤형 콘텐츠들까지 생산하고 있다. 구미에 맞는 증오와 거짓말들이 난무할수록 환호를 받는다. 이는 곧 조회수로 반영되며 그만큼 수익을 낸다. 점점 더 편향적이고 독사의 혀 같은 말들이 쏟아지게 된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지만,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 거짓, 괴담에 한국인의 영혼이 병들어 가고 있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
  • ‘이태원 참사’로 떠난 배우, 동국대 명예졸업…“영정사진 들고 갔다”

    ‘이태원 참사’로 떠난 배우, 동국대 명예졸업…“영정사진 들고 갔다”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이지한이 동국대학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이지한의 가족은 지난 22일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열린 2024년 가을 학위수여식에서 고인을 대신해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이지한은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부에 재학 중이던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로 사망했다. 이지한의 모친은 이지한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8월 22일에 지한이의 명예졸업식이 있었다. 우리는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가지고 졸업식에 가고 싶지 않았다. 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 지한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아서 가슴 아리게 슬프지만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비단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갔다”고 전했다. 이어 “강당 안으로 들어갔는데 졸업생 모두가 밝은 모습으로 부모님과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그 모습들이 우리는 너무나 부러웠다. 우리 셋은 들어가는 순간부터 눈물이 흘렀다. 지한이의 졸업을 축하한다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꽃다발을 준비하지 않았다. 받을 지한이가 우리 곁에 없는 게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명예 졸업장을 괜히 받으러 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졸업장을 받을 지한이도 없는데 그까짓 종이 한장이 뭐그리 중요할까. 인생이 너무나 허무하고 모든 게 의미 없고 가슴에 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이 숨을 쉬기가 어려운데 말이다. 주인공도 없는 졸업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답답한 생각에 우리 가족은 가슴속에 커다란 구멍을 하나 가지고 살고 있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지한의 모친은 “만약에 지한이가 살아 있어서 연극영화과 친구들과 같이 졸업을 했더라면, 만약에 지한이가 살아 있어서 엄마 아빠의 꽃다발을 웃으며 받을 수 있었더라면, 만약에 지한이가 살아 있어서 다른 졸업생들처럼 부모와 나란히 서서 졸업장을 받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럴 수 없기에 모든 게 다 부질없고 쓸데없는 일들 같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10월 29일 이후로 지한이가 없는 우리 가족의 삶은 두 발이 땅이 아닌 공중에 두둥실 떠서 영혼 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처럼 그 어떤 것에도 아무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됐다”며 “지한이 없이 남겨진 우리 셋은 그날 서로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듣고 있지? 지한아. 보고 있는 거지? 사랑하고 많이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다”라며 절절한 그리움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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