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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사 반성은 잃어버린 영혼 찾는 과정”

    제4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독일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70)는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일은 과거 주변국 등에 저지른 과오를 고백하고 주변국과 아픔을 함께 치유해 가는 과정을 거쳤다”며 “과거사 반성은 독일인들에게도 전쟁 중에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는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트 윈즐릿 주연의 영화 ‘더 리더’의 원작으로 유명한 ‘책 읽어주는 남자’(1995), ‘귀향’(2006), ‘주말’(2008) 등 여러 대표작들을 통해 독일의 과거사 문제를 다뤘다. 법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87년 추리소설 ‘젤프의 법’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44년 독일 빌레펠트에서 태어났다.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슐링크의 문학 세계는 나치즘의 실상을 바라보는 전후 세대의 시각을 탄탄한 서사구조 속에 작품화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25일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열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광장] 세월호 사건과 기로에 선 한국 민주주의/박찬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월호 사건과 기로에 선 한국 민주주의/박찬구 논설위원

    30년 전의 일이다. 대학 교정은 음습한 사복경찰과 최루탄의 강압에 짓눌렸다. 학생 시위대를 쫓는 사복경찰은 학과 건물과 강의실에까지 난입했다. 스크럼을 짜고 민주화를 외치다 붙잡히고 끌려가기 일쑤였다. 몇 달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친구는 어느 날 안기부(현 국정원)가 조작한 간첩사건의 배후 인물로 발표돼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훈장으로 삼을 일은 아니지만 망각해서는 더더욱 안 될 민주주의의 암흑기였다. 1987년 시민 주체의 반독재 민주화 항쟁으로 우리 사회는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는 등 형식적 민주주의의 진전을 이뤘다. 고난과 희생, 굴곡의 민주화 운동이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었다. 강산이 세 번 바뀐 지금, 다시 1980년대 교정을 떠올려야 하는 현실이 생경하다 못해 참담하다. 지난 4월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사회와 권력의 행태를 반추하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역정이 무색할 정도로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억압과 통제의 수단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진화하고 자의와 편의의 법치는 시민의 내면을 교묘하고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를 당위로 여기던 믿음은 유효한지,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하고 무탈한지 자문하게 된다. 한 사회의 민주주의 성숙도와 내면화 정도는 위기 상황에서 국가 권력의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난세에 바닥을 드러내는 게 민주주의의 민낯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헌법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다.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과 통신의 비밀도 보장돼 있다. 세월호 사건 국면에서는 어떤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기사와 관련한 산케이 신문 기자의 기소와 공권력의 온라인 관리감독 강화는 시민에게 검열과 사생활 노출의 공포를 자아내게 하고 급기야 사이버 망명 사태까지 불렀다. 우려와 경고는 외신에서 더 적나라하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한국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국가 지도자를 비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던 과거 독재정권의 사례가 현 정부에서 재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국가 재난 시 대통령의 일정은 공공의 이익 문제’라고 비판했다. 외부의 재단과 평가가 ‘한국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탓이라고 반론을 제기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한국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유력 외신의 비판에는 달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게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난 우리의 현실이다. 집회·시위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시민이 급증했다는 사실도 열악한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올 들어 세월호 관련 집회·시위가 잦았던 지난 7월까지 연행자 수가 508명으로, 2012년 한 해의 연행자 수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는 통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광화문 일대의 집회·시위를 불허한 비율도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공권력이 시민의 발언권을 차벽으로 원천 차단하고 양심과 집회의 자유에 족쇄를 채우는 것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압박하고 시대정신을 역류시키는 상징적인 사례로 꼽을 만하다. 그뿐인가. 국가 권력에 의한 민주주의의 침식은 공동체 내부에 잠복한 파시즘적 광기와 야만을 거리로 불러냈다. 세월호 피해자 단식 농성장에서 폭식을 하는 젊은 무리에 이어 노란 리본을 강제 철거하려는 극우 단체까지 등장했다. 피해자의 영혼을 짓밟는 반인권적 작태나 다름없다. 한 인간으로서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자유, 사람답게 살아남을 권리는 국가의 무능함과 무대책 속에 세월호와 함께 수장됐다. 민주주의는 통치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과 가치가 핵심이다. 우리 사회처럼 정치·경제적 기반이 취약할수록 통치자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이 있어야 민주주의를 올곧게 구현해 나갈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구가할 만한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를 냉철하게 묻고 있다. 엄혹한 시절이다. 다시 민주주의의 기로에 섰다. ckpark@seoul.co.kr
  • 김수영 시와 삶에서 찾은 나의 참모습

    김수영 시와 삶에서 찾은 나의 참모습

    “선배님, 연극 한 편 같이하고 싶습니다.” 지난 6월 김재엽(41) 연출의 연극 ‘배수의 고도’가 열린 극장을 찾은 배우 강신일(54)에게 김 연출이 대뜸 말했다. “김수영 시인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인데… 선배님이 꼭 하셨으면 좋겠어요.” 대본도 아직 써 놓지 않았다는 그는 머리를 긁적였다. 강신일은 황당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대본 나오면 한번 보자.” 그렇게 집필을 시작한 대본은 꼭 그때의 상황을 옮겨놓았다. 김수영 시인에 관한 작품을 구상 중인 작가 ‘김재엽’이 대본도 없는 상태에서 배우들을 찾아가 설득한다는 것이다. “김수영을 찾아가는 연극”이라면서 “그의 시를 이해하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배우 ‘강신일’과 함께 김수영의 시를 읽어 내려간다. 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의 연습실 근처에서 이들을 만났다. “처음부터 강신일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상했다”는 김 연출 앞에서 강신일이 “왜 그랬는지 물어봐달라”며 허허 웃었다. “김수영 시인을 통해 뭔가를 쓰고 싶었는데, ‘김수영스러운’ 방식으로 연극을 해야겠더라고요. 배우들 중에 가장 ‘김수영스러운’ 배우라고 생각했습니다.”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가만히 듣고 있던 강신일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김 연출은 지난해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에서 아버지와 형, 자신의 일대기와 한국 현대사의 연대기를 나란히 놓았다. 개인의 역사와 국가의 역사,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 속에 지극히 사적인 것을 공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들인 작품으로 지난해 주요 연극상들을 거머쥐었다. 그의 새 작품은 전작의 뒤를 잇는다. 일제강점기와 4·19혁명, 5·16 군사정변 등 격랑의 현대사에 맞서 자유를 갈망하고 시인의 영혼을 지켜냈던 김수영과 마주하는 것이다. 제목은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는 자신을 자책했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1965)의 첫 소절에서 따왔다. 김 작가에게 ‘김수영스러움’의 의미를 물었다. “자신에게 솔직한, 자신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시를 썼죠. 그리고 그 솔직함으로 암울한 시대를 견뎠습니다.” 김 연출이 강신일을 주연 배우로 ‘낙점’한 건 그의 연극 인생에서 김수영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79학번인 강신일은 1980~90년대 대학로 연극 붐을 이끌었다. ‘칠수와 만수’ ‘변방에 우짖는 새’ ‘날 보러와요’ ‘덕혜옹주’ 등 수십 편을 연극 무대에 올랐다. 92학번인 김 연출이 대학에 입학해 처음 본 연극이 ‘칠수와 만수’였다. “선배 연극인들이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아내려 했는지 다시 끄집어내 영감을 얻고 싶었다”는 김 연출의 말에 강신일은 “부끄럽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극 속에서 작가 재엽과 배우 강신일은 김수영의 삶과 시에 자신들을 비춰본다. 2014년을 사는 연극인으로서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는 것이다. 김 작가와 강신일은 아직도 ‘내 안의 김수영’을 찾아 헤매고 있다. “김수영 시인은 ‘적당히’가 아닌 ‘온전하게’ 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적당히’ 이야기를 지어내는 요령이 생겼어요. 이제는 온전히 제 자신으로 살려고 합니다. 솔직한 제 이야기에서 시작하려고요.”(김재엽 연출) “처음 연극판에 뛰어든 건 연극을 통해 사회를 변혁시켜보겠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점점 한계를 느낍니다. 제 자신도 모르게 초심에서 비껴 서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강신일) 다음달 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2만 5000원. (02)758-2150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꽃이 여는 세상, 아름다움을 꿈꾼다

    꽃이 여는 세상, 아름다움을 꿈꾼다

    “미당(未堂) 서정주, 일초(一超) 고은, 나무 정현종. 세 분에게는 귀기(鬼氣)가 느껴진다. ‘반 귀신’이 씌운 분들 같다.” 시인 김형영(70)도 ‘반 귀신’이 되고 싶었다. 귀기가 서려 있는 시를 쓰고 싶었다. 등단 49년의 시인은 바람대로 되었다. 그의 시에는 그만의 귀기가 배어 있다. 혼탁한 세상을 아름답게 거듭나게 하는 신비스러운 기운이다. 시인도 “아름다운 것들이 세상을 열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모습을 늘 꿈꾼다”고 말한다. 아홉 번째 시집 ‘땅을 여는 꽃들’(문학과지성사)엔 그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봄비 오시자/땅을 여는/저 꽃들 좀 봐요.//노란 꽃/붉은 꽃/희고 파란 꽃,/향기 머금은 작은 입들/옹알거리는 소리,/하늘과/바람과/햇볕의 숨소리를/들려주시네.//눈도 귀도 입도 닫고/온전히/그 꽃들 보려면/마음도 닫아걸어야겠지.//봄비 오시자/봄비 오시자/땅을 여는 꽃들아/어디 너 한번 품어보자.’(땅을 여는 꽃들) 시인은 꽃이 세상을 여는 봄의 장면을 표제작으로 다뤘다. 이 밖에도 ‘봄·봄·봄’, ‘봄나비처럼’ 등 봄을 배경으로 한 시들이 유독 많다. 아름다운 것이 세상을 창조하고 새로 개벽한 세상은 이전보다 더 아름다워진다는 생각을 담기에 봄만큼 적절한 계절이 없기 때문이다. 시인은 우리 사회의 가식이 아름다운 세상을 좀먹는다고 본다. ‘인간이 주고받는 말에는 거짓이 숨어 있고’(인간의 말에는) ‘우리가 주고받는 말들은 의미가 깊다 해도 영적 교감은 아니라’(교감)고 꼬집는다. ‘저승에서도 이승 바라보며 진실을 빌어줄 시인’(시인 박재삼), ‘유일무이한 보물’(공초 오상순) 등 옛 시인들이 그리운 이유다. 시인은 “박재삼, 오상순 같은 순수한 분들이 세상에 많아야 하는데 요즘은 순수한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사라져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순수함에 대한 지향은 생물·무생물에까지도 확대된다. 새와도 꽃과도 바위와도 얘기를 나눈다. 자연도 순수한 영혼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천지 창조한 분이 창조주라면 창조주가 만든 나무, 곤충 등에도 그분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본다.” 가톨릭 사상을 시의 근저에 깔고 있지만 종교에 머물지 않는 사상적 배경이다. 시인은 요즘 그가 닮고자 했던 ‘서정주·고은·정현종’ 세 시인에 대한 시를 쓴다. ‘제일과, 끝끝내 덜된 집’ ‘제이과, 한번 깨친 듯 멋대로 부는 바람’ ‘제삼과, 겨울에도 열매 맺는 나무’다. 제목은 세 시인의 호가 지닌 의미를 풀어서 지었다. 시인은 “쓰고 고치고를 여러 번 반복한다. 고치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지난달 입각한 여성 각료 3명, 야스쿠니 신사참배

    지난달 입각한 여성 각료 3명, 야스쿠니 신사참배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여성 각료 3명이 지난 18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야마타니 에리코 납치문제담당상, 아리무라 하루코 여성활약담당상 등 3명은 이날 추계 예대제(17~20일)를 맞아 신사를 각각 참배했다. 지난달 3일 아베 총리의 개각 이후 현직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참배한 3명은 모두 지난달 새로 입각했다. 다카이치 총무상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존립을 지켜 주신 분들에게 감사와 애도의 정성을 드렸다”면서 “(한국·중국과) 외교 문제가 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야마타니 납치상은 “나라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바친 영혼에 감사의 정성을 드렸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3명은 보수·우익 강경파다. 아베 총리의 오랜 측근인 다카이치 총무상은 지난해 3월 일본의 식민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담화 중 ‘침략’이라는 표현에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고 지난 8월에도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대체할 새로운 담화를 낼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야마타니 납치상은 2012년 미국을 방문해 군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구했다. 아리무라 여성활약상도 평소 역사 교육에서 일왕에 대해 좀 더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충격과 환상… 이 요리, 예술이네

    충격과 환상… 이 요리, 예술이네

    엘불리의 철학자/장 폴 주아리 지음/정기헌 옮김/함께 읽는 책/240쪽/2만 1000원 스페인 카탈루냐주, 크레우스곶의 외딴 해변에 숨어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에서 고객들은 메뉴의 선택권이 없다. 매년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메뉴가 일괄적으로 제공된다. 매년 250만명이 식사 예약을 요청하지만 그중 8000명 정도, 즉 하루 50명만이 식사를 할 기회를 얻는다. 레스토랑 ‘엘불리’다. 이곳의 명성은 25년째 엘불리의 셰프로 일해 온 천재 요리사 페란 아드리아에게서 비롯된다. 영국의 레스토랑매거진에 의해 ‘세계 최고의 요리사’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요리사로는 처음으로 독일 카셀도큐멘타 현대미술제에 아티스트로 초대된 바 있는 아드리아는 1년 중 6개월은 레스토랑 문을 닫고 창조에만 몰두한다. 신간 ‘엘불리의 철학자’는 마르크스주의자이며 급진적 철학자인 저자가 사상과는 전혀 무관하게 순전히 미식가로서, 페란 아드리아와 그의 레스토랑이 실험해 온 요리들에 관한 철학적이며 미학적인 고찰을 담고 있다. 책 전체를 통해 관통하는 질문은 “요리는 예술이 될 수 있는가? 될 수 있다면 이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1987년부터 25년간 페란 아드리아의 전속요리 사진가로서 그의 창조적 요리들을 기록으로 보존해 온 프란세스크 기야메의 멋진 사진들과 함께 엘불리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프랑스 요리의 역사, 예술사, 미학사와 맛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들이 다채롭게 소개된다. 저자는 한 창조물이 예술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칸트적인 의미에서 독창성, 보편성, 재현, 오성의 확장, 엘리아스와 베커의 미학적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전제한 뒤 아드리아의 요리에 대해 ‘그것은 예술작품’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사람들은 아드리아의 요리에서 모든 종류의 해체, 비물질화, 전이, 일탈, 놀라움, 환상, 충격, 웃음, 어긋남 등을 경험한다. 이런 경험은 요리를 공유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고 성찰하게 하며 자기 자신으로 회귀하게 만든다. 아드리아는 자신의 요리에 일종의 지적 만족과 함께 웃음을 자아내는, 지성에 호소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영혼이 느끼는 기쁨의 여섯 가지 감각을 적용함으로써 감상자와 대화를 시도한다. 저자는 이런 시도들이 요리와 이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를 매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요리가 특정한 방식으로 아름다운 재현의 세계에 진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설] 아동학대에 경각심 일깨운 울산 계모 판결

    가정 내의 음습한 아동학대에 경종을 울리는 법원 판결과 수사당국의 조치가 잇따랐다.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울산 계모’ 박모(41)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달리 살인죄를 적용했고 부산에서는 경찰이 중학생 아들을 폭행한 아버지를 가족으로부터 격리시키는 긴급 임시조치를 발동했다. 아동학대를 남의 가정사로 치부하던 우리 사회의 무신경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의미 있는 조치들이다. 부산고법 형사합의 1부는 그저께 1심에서 상해치사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울산 계모 박씨에게 살인죄를 적용,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소풍날 아침 의붓딸 이모(당시 7세)양을 식탁 위의 잔돈을 가져가지 않았다며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1시간 동안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박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봤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신체가 온전히 발달하지 못한 아동에게 체중이 3배나 되는 어른의 주먹과 발은 흉기나 다름없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했다. 훈육을 핑계로 아동을 학대한 사건에 살인죄가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 6796건 가운데 80.3%의 가해자가 부모이며, 이 가운데 친부·친모에 의한 학대가 94.8%에 이른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아동을 상대로 한 폭력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앞서 부산에서는 한밤에 잠자던 아들(13)을 폭행한 아버지 박모(34)씨에게 경찰이 직권으로 가족과 격리시키고 아들의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 임시조치를 내렸다. 지난달 시행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된 첫 사례다. 긴급한 사안이면 법원 판단이 없어도 경찰이 직권으로 아동학대 행위자를 가족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울산 계모’ 사건이 계기가 돼 마련된 법이다. 아동학대 사건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아동학대는 반인륜적 범죄다.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여겨 인권을 말살하고 영혼을 핍박과 고통에 빠뜨리는 일이다. 사후 조치 못지않게 아동학대에 따른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예방책 마련도 중요하다. 법원과 수사당국은 물론 아동보호 전문기관 등이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강화해야 가능한 일이다. 아동학대를 뿌리 뽑겠다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식 개선과 관심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사설] 증가하는 현직교사 성범죄, 아이들 맡기겠나

    초·중·고 현직 교원의 성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주일에 한 번 꼴이다. 최근에는 현직 고교 교사가 술 마신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참스승의 본분은 지키지 못할망정 반면교사의 대상으로 전락한 꼴이니 통탄할 일이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교사 최모(43)씨는 지난 7월 심야에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우연히 만난 30대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최씨와 명문 사립대 동문으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중학교 교사 이모(42)씨도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최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학교를 그만 두었지만 이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수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무색할 정도로 교원 성범죄는 잊힐 만하면 터져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09~2014년 초·중·고 교원 징계 현황’을 보면 이 기간 성범죄로 징계받은 교원은 모두 204명이었다. 2009년 26명에서 2010년 36명, 2011년 38명, 2012년 42명, 2013년 48명으로 계속 늘었고 올 들어 6월까지는 14명이었다. 성범죄와 금품수수, 성적 조작, 학생 폭력 등 교원 4대 비위 가운데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이 금품수수 다음으로 많았다. 성범죄 가운데 미성년 학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교원도 86명이나 됐다. 2009년 4명에서 2013년 28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성범죄와 금품수수 등의 비위에 따른 징계 10건 가운데 4건 정도가 소청심사를 통해 경감됐다고 한다. 성범죄 징계가 소청심사에서 경감된 비율은 25.8%로, 금품수수(18.4%)보다 높았다. 성범죄를 비롯한 반교육적 범법 행위가 사회적 공감대나 도덕률과는 달리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로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교단은 우리 사회 도덕과 양심의 마지막 버팀목이다. 인간의 영혼을 짓밟는 성범죄자를 교단에 방치하고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어떻게 신뢰와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 교육부는 지난달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성범죄형 확정 교사의 영구 퇴출과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교사의 교원자격 박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초안대로 법 개정을 서두르기 바란다. 아울러 교원을 대상으로 한 윤리교육을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등 교육 현장의 자정 노력도 강화해야 마땅하다.
  • 찌질·불안·순정… 장기하와 얼굴들도 그렇다네?

    찌질·불안·순정… 장기하와 얼굴들도 그렇다네?

    쉴 새 없이 내려치는 드럼 비트 위에 기타 사운드가 경쾌하게 내달린다. 장기하(32)의 춤사위는 예사롭지 않은 수준을 넘어 파격적이다. 머리와 팔다리가 몸에서 분리된 듯 온몸의 관절을 꺾고 튕기는데 본인도 보는 이도 영혼이 쏙 빠져나갈 듯하다. “한참 동안을 찾아다녔네 /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날아와 줘요.” 점점 격렬해지는 막춤과 차곡차곡 쌓여 가는 사운드는 꿈꾸던 사람을 만난 기쁨과 반응하며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 3집 앨범 수록곡으로 최근 선공개된 ‘내 사람’의 뮤직비디오다. 1970~1980년대 록을 재해석한 복고적이면서 키치한 음악으로 인디신의 최고 인기 밴드로 떠오른 이들이 이번에는 “로큰롤의 기본에 충실했다”고 자부하는 앨범을 발표했다. 15일 발표된 3집 ‘사람의 마음’은 기쁨, 외로움, 그리움, 삶의 고달픔 등 솔직한 마음을 로큰롤 사운드에 담았다. 13곡이 수록된 새 앨범은 전반적으로 단순하면서 강렬한 로큰롤이 중심이다. 노래와 랩, 읊조림 사이를 오가는 장기하 특유의 보컬은 이전보다 톤이 높아졌고 리듬은 흥겨워졌다. 듣는 이들의 ‘몸’을 흔들겠다는 의도다. “6년 동안 밴드 활동을 하면서 무대에서 흥이 많아지다 보니 노래를 좀 높여 부르고 싶었어요. 그리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자는 생각에 춤으로 음악을 표현했습니다.(웃음)”(장기하) 1960년대 악기인 멜로트론, 빈티지 오르간 등 아날로그 악기를 활용한 것은 물론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 마스터링 작업을 할 정도로 사운드에 공을 들였다. 또 5인조에서 6인조 밴드로 재편됐지만 오히려 사운드는 간결해졌다. “소리를 풍부하게 하는 것보다 소리를 빼는 것에 집중했어요. 소리를 더 잘 들리게 하려면 비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하세가와 료헤이) 이 시대의 ‘잉여’들을 대변하는 듯한 밴드 특유의 가사는 수록곡마다 빠짐없다.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타이틀곡 ‘사람의 마음’), “주거니 받거니 하고 싶은 맘 / 굴뚝같지만 줄 줄을 몰라서”(‘구두쇠’), “또 좋다 말았네 / 이번엔 정말 잘될 줄 알았는데”(‘좋다 말았네’) 등의 가사는 가진 것, 내세울 것 없는 이들의 찌질한 속마음을 쿡 찌르는 듯하다. “앨범을 낼 때마다 앨범의 주제를 정해 놓지 않아요. 이번에도 곡을 모아 놓고 보니 하나같이 ‘마음’들이더라고요. 지고지순함, 파렴치함, 불안함 등… 그런 마음을 한 곡이 하나씩 담고 있습니다.”(장기하) 장기하와 얼굴들은 오는 23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11월 8일), 대전(11월 16일), 전주(11월 22일), 부산(12월 6일)을 돌며 투어 콘서트를 연다. 거창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지만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과 위안을 주고 싶다”(장기하)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글로벌 시대] 문자, 문자생태계, 문명/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 그리스 태국 대사

    [글로벌 시대] 문자, 문자생태계, 문명/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 그리스 태국 대사

    올해 제568회 한글날은 전 세계적으로 문자 생태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한글을 세계와 소통하는 학문어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각 민족은 문자로 자신들의 영혼을 적는다’ 는 말이 있듯이 인류 문명의 뿌리는 문자에서 시작된다. 문자와 문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소수의 강대국 언어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여러 문자로 구성된 문자 생태계를 압도하고 있는 엄중한 현실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6000여개이며 그 중 3000여개는 금세기 내에 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언어를 기록하는 상징체계인 문자의 종 또한 계속 소멸하고 있어 존재하는 문자군은 약 100여개이며 이들 중 약 30여개만이 주로 상용되고 있다고 한다. 제주어는 유네스코 분류기준으로 소멸 바로 직전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 고작 70세 이상 제주인 1만명 정도가 이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세대 간 계승이 중단됐다고 한다. 제주어가 처한 상황은 사람에게 생명이 있듯이 언어에도 생명이 있고 이를 유지해나가는 데 인간의 관심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문 제5조는 “모든 이는 자신이 선택한 언어로 특히 모국어로 자신의 작품을 창조하고 보급할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자의 다양성을 지키는 노력이야말로 문화 다양성을 보호하고 신장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현대 지식·정보사회에서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소수 강대국 언어는 지구 상의 많은 문자를 치열한 생존경쟁의 바다에 빠뜨리고 있다. 문자 생태계가 보존되려면 세계 각 민족 고유의 문자들을 구하기 위한 ‘노아의 방주’가 필요하다. 문자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문어로 뒷받침돼야 한다. 학문어로 발전하지 못하면 섬에 갇힌 언어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전 세계 언어 가운데 학술 서적 발간 및 논문 발표 등 학문어로 인정받을 수 있는 언어는 15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본에는 과학자들이 평생 모국어로 전문분야 연구를 하고 논문을 일본어로 발표함으로써 깊이 있는 연구활동과 세계와 학문적 소통을 넓혀나가는 연구환경이 조성돼 있다. 일본이 올해까지 과학분야에서 1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한글의 학문어로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언어권별 지식 직거래를 점차 확대해나가야 하겠다. 15세기 르네상스를 계기로 유럽 각국이 중세 라틴어의 독보적 영향에서 벗어나 자국 문자로 학문을 융성시킨 결과 유럽 문명이 세계를 상대로 꽃피울 수 있었다. 그리스인들의 자국어 사랑은 각별하다. 유럽 각국 언어와 학문의 뿌리를 제공했다는 자부심이 오늘날까지도 그리스어가 학문어로서 세계와 끊임없이 호흡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고 있다. 각 민족이 각각의 문자로 활발한 학술활동을 함으로써 건강한 문자 생태계를 조성해 문화다양성 유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다. 마침 세계문자연구소 주최로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 국제학술대회가 ‘문자생태계, 그 100년 후를 읽는다’라는 주제로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심포지아가 세계 각국의 문자 간 공존을 통해 다양성 속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첫 걸음이 되고 한글이 세계 속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말기 암’ 아빠와 세 딸의 마지막 춤 감동 사연

    ‘말기 암’ 아빠와 세 딸의 마지막 춤 감동 사연

    말기 암을 앓고 있는 아빠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뜻 깊게 보내기 위한 세 딸의 노력이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NBC 계열 지역 방송매체 KTVB-TV는 켈빈 피터스(46)와 그의 사랑스런 세 딸 케이틀린(21), 켄들(15), 이사벨라(13)의 슬픔과 행복이 공존하는 사연을 최근 소개했다. 미국 아이다호에 거주하는 피터스가 ‘담낭 및 담관암(cholangiocarcinoma)’ 말기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해 말. 당시 의사는 그에게 수명이 수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평소 매우 단란했던 피터스의 가족들은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피터스의 첫째 딸 케이틀린은 아빠가 자신이 결혼하는 모습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인 케이틀린은 남은 시간을 최대한 뜻 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아빠를 위한 가상 결혼식과 댄스파티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여동생들인 켄들, 이사벨라도 함께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다호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케이틀린의 준비는 수월하게 이뤄졌다. 결혼식 장소는 물론 하객 20명, 웨딩드레스,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웨딩촬영 전문 사진사까지 모두 섭외됐다. 그리고 최근 피터스 가족은 친구와 친척 그리고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케이틀린의 가상 결혼식을 성대하게 진행했다. 비록 신랑도 없고 언약식도 생략됐지만 피터스는 세 딸과 웨딩 댄스 타임을 가지며 무한한 행복을 느꼈다. KTVB-TV와의 인터뷰에서 피터스는 "처음에는 왜 내게 이런 불행이 찾아왔는지 원망하는 마음이 더 컸지만 곧 남은 시간을 어떻게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지를 더 많이 생각했다"며 "이 결혼식은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 세 딸들이 실제 결혼할 때도 내 영혼이 그들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인간이 죽은 후 ‘3분’ 미스터리…의식은 살아있다

    인간이 죽은 후 ‘3분’ 미스터리…의식은 살아있다

    최근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연구팀이 이른바 '죽었다 살아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심층 면접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년 간 미국, 영국 병원에서 '심박정지'(cardiac arrest)를 겪은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는 그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연구가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심장이 멈추면 피를 받지 못하는 뇌 역시 30초 정도 후 기능이 정지된다. 논란은 소위 '요단강'을 건넌다는 이 시점에서 유체이탈이나 조상을 봤다는 경험자들의 다양한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뇌 기능이 정지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의학적으로 검증하기 힘든 증언이지만 '영혼'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좋은 '떡밥'인 셈이다.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40%가 심장이 멈춰있었던 순간에 '의식'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5분의 1은 죽었다는 그 순간 평화로움을 느꼈다고 대답했으며 13%는 유체이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 피실험자는 심장이 정지된 후 유체이탈해 응급실 구석에서 자신을 소생시키는 의료진의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한 남자는 3분 동안 죽은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움직임과 의료기기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샘 파리나 박사는 "응답자의 증언을 분석해보면 심장이 멈춘 이후에도 최대 3분 정도는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환각이라고 말하지만 이들은 실제 벌어진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의학계에서는 유체이탈 같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대체로 세포의 죽음으로 인한 뇌의 착각일 가능성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인간농장/류짜이푸 지음/송종서 옮김/글항아리/382쪽/1만 8000원 그가 기억하고 분류하는 다양한 인간의 유형이 있다. 거개가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다. 돼지 같은 인간, 돼지만도 못한 인간, 영혼 없이 육체만 있는 인간, 꼭두각시 인간, 틀에 박힌 인간, 여기저기 눈치 보는 양서 인간, 잔인한 인간, 어리석은 인간, 늑대 같은 인간……. 중국 현대사가 남긴 생채기가 너무 깊은 탓이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류짜이푸(73)는 톈안먼 사건에 연루돼 1989년 중국을 떠난 뒤 20년이 넘도록 홍콩과 미국을 오가며 지내왔다. 중국 대륙에서 들려오는 자신에 대한 비판은 ‘쥐들이 비판하고 갉아먹는 소리’ 정도로 치부하며 더 이상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며 일축한다. 냉소와 조롱 속에서도 직접 몸으로 겪었던 혼돈의 역사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못해 집요한 비판으로 남는다. 류짜이푸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긴 시간이 흘렀건만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960년대 대약진운동과 대기근,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태 등 중국이 거쳐온 일련의 현대사의 흔적은 너무도 깊고 강렬하다. 집단의 가치를 강조했던 대약진운동 시절과 공교롭게 겹쳤던 대기근 등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판치는 부조리의 시기이기도 했다. 또한 ‘불과’ 10년의 문화대혁명은 인간성이 부정되고,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경험, 상식과 합리가 아닌 집단의 광기가 사회의 지배가치가 됐던 시절이었다. 문화대혁명은 단순히 ‘그땐 그랬지’쯤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껏 여전히 개인의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개인의 행위를 규정하는 무형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현대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열쇳말 중 하나다. 잡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 스스로 ‘서정적이지도 않고, 서사적이지도 않은, 문명 비판과 국민성 비판의 메시지가 들어 있는, 그러면서도 가볍고 짓궂은 글들을 골라낸 산문집’이라고 규정지었다. 글 곳곳에 비판과 냉소, 풍자는 물론 독기 어린 직설적 표현들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지식인의 눈에 비친 중국공산당의 좌우경 편향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따름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대한 기억들이 여전히 생생한 탓이다. 그렇다고 책이 여기에 머물지만은 않는다. 몽테뉴, 슈테판 츠바이크 등 서구 지식인들에 대한 단상도 함께 펼쳐진다. 사회와 조우하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변형되며, 궁극적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모색이기도 하다. 중국현대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이 읽으면 약간 생뚱맞을 수도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학전 어린이 청소년 연극 ‘유령놀이’ 집단따돌림 내밀한 심리 그린다

    학전 어린이 청소년 연극 ‘유령놀이’ 집단따돌림 내밀한 심리 그린다

    극단 학전이 학전 어린이 청소년 무대 ‘유령놀이’를 선보인다. 연극 ‘유령놀이’는 제4회 살림 어린이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동명 동화 ‘유령놀이’(원작 서화교)를 각색해 왕따, 학업 스트레스 등 요즘 어린이, 청소년들의 고민과 현실 그리고 꿈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 왕따 유령이 진짜로 유령이 된다면? 내밀하게 들여다본 요즘 아이들의 속마음 한 명을 유령으로 지목해 없는 사람 취급하며 괴롭히는 ‘유령놀이’는 아이들의 따돌림 수법 중 하나이다. 연극 ‘유령놀이’는 유령놀이의 왕따였던 서준이가 진짜 유령 재희를 만나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유령놀이’는 왕따 문제의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 각각의 입장과 내밀한 심리를 보여준다. 5학년 3반 아이들은 모두 고민이 있다. 언젠가부터 입을 닫고 ‘아무 말도 안 하는 나무’로 불리며 유령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서준이는 너무 착한 성격 때문에 왕따를 당해 괴롭다. 서준이를 괴롭히는 반장 민기는 영화감독이 꿈이지만 아픈 동생 때문에 의사가 되기를 강요당한다. 서준이가 싫은 것도 아닌데 모르는 척 해야 하는 소영이는 늘 마음이 불편하다. 아이들 각자의 고민은 진지하고 그만큼 풀기도 쉽지 않다. 유령처럼 점점 교실에서 존재감이 없어져가던 서준이는 학업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유령 재희 형을 만나 영혼을 바꾸게 된다. 언제나 바보같이 남들 부탁을 들어주기만 했던 서준이가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통쾌함을 선사한다. 서준이의 낯선 모습을 의심하던 민기가 진짜 서준이를 찾으러 가게 되면서 펼쳐지는 유령세계의 판타지 장면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또 다른 유령놀이가 시작된다. ◇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을 위한 진지하고 재미있는 무대 ‘유령놀이’의 극 중 주인공은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2학년이다.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여기는 요즘 아이들의 실상이 리얼하게 그려지는 무대는 마치 자신의 모습과 고민을 들킨 것처럼 초등학생, 중학생 관객을 공감하게 한다. ‘유령놀이’라는 역할 바꾸기는 서로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이해하게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다. 특히 엄마를 미워했던 유령 재희가 대화를 통해 뒤늦게나마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후회하는 대목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요즘의 왕따 문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선생님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더욱 풀기 어려운 숙제와도 같다. 연극 ‘유령놀이’는 어린이, 청소년 관객에게 이 숙제를 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때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진지하고도 재미있게 생각해보도록 질문을 던진다. 장준휘, 구원영, 이지송 등 학전 출신 배우들이 출연하고 김민기 대표가 극작(정가람 공동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오는 10월 24일부터 11월 23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오늘의 눈] ‘뒷북’ 환율대책 유감/장은석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뒷북’ 환율대책 유감/장은석 경제부 기자

    유구한 중국 역사에서는 북방 민족도 주역으로 등장한다. 원과 청 이전에 금(1115~1234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요나라를 멸망시키고 고려와 서하를 발 아래 뒀다. 송나라를 양쯔강 이남으로 몰아낸 것도 그들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하수’였다. 금나라는 전쟁 준비를 위해 지폐인 보권(寶券)을 마구 찍어냈다. 자연스레 보권 가치는 폭락했다. 그러자 금나라의 부호들은 남송이 지배하던 강남으로 재산을 옮기면서 금나라는 재정 파탄에 빠지게 된다. 금나라는 남송과 몽고 연합군에 의해 멸망하지만 보권의 환율 상승에 따라 몰락이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최근 우리 경제가 환율에 발목을 잡혔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는 강세고,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로 엔화 가치는 떨어져 ‘슈퍼 달러’와 ‘엔저’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됐다. 문제는 이 추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정부가 8일 ‘엔저 대응 및 활용 방안’을 내놨다. 대일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환변동보험 및 정책자금 지원을 늘리는 내용 등을 담았다. 하지만 대책의 타이밍이 한 박자 늦은 감이 역력하다. 엔저의 장기화로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이미 큰 피해를 봤다. 환변동보험 및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엔저가 가속화되기 전에 시행됐어야 했다. 일본 기업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격 인하에 돌입하면 일본과 경합하는 우리 대기업의 주력 수출업종도 타격이 예상된다. 최경환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정책 엇박자로 적절한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쳐버린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대일 의존도가 높은 상품의 수출 시장을 중국, 동남아 등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 새로운 시장을 뚫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중국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환율 리스크는 언제든 터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뒷북 정책’은 곤란하다. 정부는 환율 변동을 예측해 빠르고 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환율 급변에 견딜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충 등 ‘단기 처방’ 대신 연구개발(R&D)에 대한 예산·세제 지원 확대 등 정공법을 선택해야 한다. ‘환율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외환당국의 영혼 없는 목소리 대신 근본적인 대책을 기대한다. esjang@seoul.co.kr
  • 말기 암 아빠와 세 딸의 마지막 춤…감동 사연

    말기 암 아빠와 세 딸의 마지막 춤…감동 사연

    말기 암을 앓고 있는 아빠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뜻 깊게 보내기 위한 세 딸의 노력이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NBC 계열 지역 방송매체 KTVB-TV는 켈빈 피터스(46)와 그의 사랑스런 세 딸 케이틀린(21), 켄들(15), 이사벨라(13)의 슬픔과 행복이 공존하는 사연을 최근 소개했다. 미국 아이다호에 거주하는 피터스가 ‘담낭 및 담관암(cholangiocarcinoma)’ 말기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해 말. 당시 의사는 그에게 수명이 수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평소 매우 단란했던 피터스의 가족들은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피터스의 첫째 딸 케이틀린은 아빠가 자신이 결혼하는 모습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인 케이틀린은 남은 시간을 최대한 뜻 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아빠를 위한 가상 결혼식과 댄스파티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여동생들인 켄들, 이사벨라도 함께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다호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케이틀린의 준비는 수월하게 이뤄졌다. 결혼식 장소는 물론 하객 20명, 웨딩드레스,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웨딩촬영 전문 사진사까지 모두 섭외됐다. 그리고 최근 피터스 가족은 친구와 친척 그리고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케이틀린의 가상 결혼식을 성대하게 진행했다. 비록 신랑도 없고 언약식도 생략됐지만 피터스는 세 딸과 웨딩 댄스 타임을 가지며 무한한 행복을 느꼈다. KTVB-TV와의 인터뷰에서 피터스는 “처음에는 왜 내게 이런 불행이 찾아왔는지 원망하는 마음이 더 컸지만 곧 남은 시간을 어떻게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지를 더 많이 생각했다”며 “이 결혼식은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 세 딸들이 실제 결혼할 때도 내 영혼이 그들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인간이 죽은 후 ‘3분’ 미스터리…사후세계 존재?

    인간이 죽은 후 ‘3분’ 미스터리…사후세계 존재?

    최근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연구팀이 이른바 '죽었다 살아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심층 면접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년 간 미국, 영국 병원에서 '심박정지'(cardiac arrest)를 겪은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는 그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연구가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심장이 멈추면 피를 받지 못하는 뇌 역시 30초 정도 후 기능이 정지된다. 논란은 소위 '요단강'을 건넌다는 이 시점에서 유체이탈이나 조상을 봤다는 경험자들의 다양한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뇌 기능이 정지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의학적으로 검증하기 힘든 증언이지만 '영혼'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좋은 '떡밥'인 셈이다.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40%가 심장이 멈춰있었던 순간에 '의식'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5분의 1은 죽었다는 그 순간 평화로움을 느꼈다고 대답했으며 13%는 유체이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 피실험자는 심장이 정지된 후 유체이탈해 응급실 구석에서 자신을 소생시키는 의료진의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한 남자는 3분 동안 죽은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움직임과 의료기기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샘 파리나 박사는 "응답자의 증언을 분석해보면 심장이 멈춘 이후에도 최대 3분 정도는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환각이라고 말하지만 이들은 실제 벌어진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의학계에서는 유체이탈 같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대체로 세포의 죽음으로 인한 뇌의 착각일 가능성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그룹섹스 살인’ 여대생 아만다 녹스 새 남친 공개

    ‘그룹섹스 살인’ 여대생 아만다 녹스 새 남친 공개

    아름다운 외모와 막장 스토리로 이른바 ‘천사와 악녀’ 논쟁을 일으킨 아만다 녹스(27)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현지언론은 “녹스에게 로커 출신의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 면서 “지난 주말 뉴욕의 거리와 해변을 다정하게 거닐며 데이트했다”고 보도했다. 현지언론이 녹스에게 여전히 큰 관심을 쏟는 이유는 이탈리아 법원과 국민은 여전히 그녀를 잔인한 살인자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번 녹스의 새 남자친구 소식 역시 이탈리아 언론이 가장 빨리 인용보도하며 그녀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될 것으로 알려진 그녀의 이야기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7년 당시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학교를 다니던 녹스는 영국인 룸메이트에게 집단성교를 강요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전 남자친구 라파엘 솔레시토(29)와 함께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어 열린 1심 재판에서 녹스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징역 26년 형을 선고했으며 이 소식은 미 뉴스로 보도되며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청순한 외모와 그룹섹스 살인이라는 말초적인 스토리가 큰 화제를 일으키며 녹스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는 미국민의 여론이 일어났다. 결국 지난 2011년 2심 법원이 DNA 증거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판결을 내려 그녀는 고향 시애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녹스는 무려 400만 달러(약 40억원)에 달하는 자서전 계약도 하며 큰 유명세를 얻었으나,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재심 명령을 내리자 녹스 사건은 다시 언론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녹스는 재판을 다시 받기위해 이탈리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재판을 거부했다. 이때부터 다시 이탈리아에서 녹스가 없는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됐고 지난 4월 피렌체 항소법원은 녹스가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가한 정황을 인정해 그녀에게 징역 28년 6개월을 선고했다. 미국과 이탈리아 간의 범죄인 인도협정이 체결돼 있지만 강제로 송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미국언론의 전망. 녹스는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언론의 관심은 여전하다. 그녀는 고향 시애틀에 머물 당시 클래식 기타리스트인 제임스 테라노와 사귀었다. 이번에 확인된 새 남자친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주장하는 로커 콜린 서더랜드(27)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시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들은 모국어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문학 장르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내 몸과 같은 언어와 후천적으로 익힌 외국어 사이의 충돌을 시로 만들어 내시는지 궁금했어요.”(김행숙 시인) “시인으로서 제 영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모국어죠. 그런데 문학상을 타고 원고료를 받다 보니 계속 쓰게 되더군요(웃음). 처음엔 재미로 했는데 이젠 한자를 뿌리로 서로 다른 두 언어의 차이를 즐기며 시 쓰는 매력에 푹 빠졌어요.”(톈위안 시인) 중국 시인으로 일본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이색적인 이력을 밟고 있는 톈위안(49)과 2000년대 ‘미래파’의 대표 기수로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김행숙(44) 시인. 지난 23일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2014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만난 한·중 양국의 시인은 만나자마자 서로의 문학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쏟아냈다. 두 시인의 만남은 2009년 톈위안이 일본에서 펴낸 시집 ‘돌의 기억’을 읽고 매료된 김 시인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김 시인은 모국어인 중국어와 외국어인 일본어를 오가며 시를 쓰는 톈위안을 “언어의 충돌을 시로 빚어내는 만큼 ‘에로스와 꿈’을 주제로 하는 이번 축제에 가장 어울리는 작가”라고 했다. 톈위안은 김 시인을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되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한·중·일이라는 동일 문화권을 공유하고 있는 두 작가의 시는 질감은 달라도 같은 주제 의식으로 교집합을 이룬다. 최근 펴낸 ‘에코의 초상’까지 지금까지 출간한 네 권의 시집을 돌이켜 보면 “이 말썽 많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줄곧 써온 것 같다”는 김 시인의 말에 톈은 “인간성과 세계의 관계, 삶의 근원, 죽음 등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찾아오는 이 주제들은 내 시의 질문이기도 하다”며 공감했다. 두 시인은 시 쓰기를 ‘삶의 운동, 사랑의 행위’(김행숙)이자 ‘정신적인 중독’(톈)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오롯이 시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요즘은 시를 외면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문에 더 열광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시와 문학의 역할에 회의가 엄습하지는 않을까. “요즘 ‘우리는 말로 너무 많이 타인에게 돌멩이를 던지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딱딱한 돌멩이로 굴러다니는 말들이 불러일으키는 행위들이 폭력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요. 이런 폭력적인 시대에 시란, 문학이란, 어쩌면 가장 무력하고 무용한 방식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유용함과 유력함만을 앞세우는 현실의 논리와 세력을 ‘느린 소통’으로 이해하고 가다듬는 희망이지 않을까요.” 귀 기울여 듣던 톈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세계적으로 현대시 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시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도와주거나 전쟁을 멈추지는 못하죠. 하지만 시는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지 않나 싶어요. 시는 인스턴트 라면처럼 한 번 먹고 버리는 일회성 소비품이 아니라 이백, 도연명의 시처럼 현재의 독자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읽히고 영향을 미치는 불변성을 갖죠. 때문에 시인은 시간과의 싸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해요.” 톈은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등 4개국 시인들이 모여 상대국의 작품을 자신의 나라 언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모임인 ‘동아시아현대시의 현재’에서 중국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 작가의 작품을 고루 접하며 문학 교류에 앞장서는 그답게 한국 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정신과 육체, 감성과 이성의 균형이 잘 잡힌 고은 시인과 정치색이 강한 김지하 시인의 작품을 인상 깊게 읽었다”는 그는 “최근 중국에서도 서정성이 풍부한 한국 현대시를 높게 평가하고 출간하려는 흐름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시인은 세계 문단에서는 아직도 ‘주변부’로 치부되는 아시아 문학에 대한 고민과 기대도 함께 나눴다. “이제 곧 노벨문학상 시즌이 다가오는데 유럽에서 생긴 상이라 아시아 문학이 주목받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 있어요. 하지만 최근 다양한 나라의 시를 읽어보면 아시아 문학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작품이 지닌 힘과 감성 등에 있어서 결코 뒤처지지 않아요. 활발한 교류, 번역 등이 전제된다면 아시아 시가 주류가 되는 시기가 곧 올 겁니다.”(톈) “언어가 자신의 언어 공동체를 벗어나 다른 언어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우리 문학에도, 작가 개인에게도 도전이에요. 영미권 중심이던 세계 문단이 최근 남미권 문학에서 큰 에너지와 영감을 수혈받고 있듯 아시아 문학이 지닌 독특한 특질이 세계 문학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라 저도 기대해요.”(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 개혁마저 침몰하는가/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세월호 개혁마저 침몰하는가/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통한의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다섯 달을 훌쩍 넘기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발적인 재난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온갖 고질적인 병폐들과 물적 욕망에 가득 찬 부끄러운 가치관의 혼란상이 이런 끔찍한 참사에 이르게 했다는 모처럼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던 참사 초기가 차라리 좋았다. 죄 없는 어린 목숨들의 희생을 딛고 우리 사회가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과 가치관 혁명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희망대로라면 지금쯤 대통령과 정치권, 시민사회가 뭉쳐서 희생자의 영혼과 가족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참사 진상 규명은 물론, 안전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총체적 개혁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 현실은 세월호 만큼이나 참담하게 세월호 개혁도 침몰 위기에 빠져 있다. 개혁은커녕 정파적 갈등과 분열, 증오와 분노로 얼룩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몰골은 참으로 희생자들의 영혼을 대할 면목이 없다. 우리 사회의 정치적 수준, 정신적 성숙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사실 무고한 생명들과 함께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일정 부분 가해자이자 피해자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많은 사람의 희생자 조문 행렬 속에서, 그리고 대통령이 행한 눈물의 대국민담화 속에서 우리는 세월호 개혁 실천을 약속했다. 물론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온갖 분열상에서 보듯이 세월호 개혁의 핵심이랄 수 있는 진상 규명과 국가혁신 과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그만큼 대통령을 중심으로 여야 정당, 시민사회가 갈등조정과 합의를 넘어 통합과 단합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발휘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자꾸 세월호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세월호 때문에 되는 일이 없으며 다른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의 ‘세월호 피로 괴담’을 퍼뜨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야당과 진보적 시민세력 또한 가해자로서 일말의 책임의식이 자기반성과 내부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집권세력 비난으로 일관하면서 신뢰할 수 없는 무책임한 집단으로 동반 전락했다. 우리 모두 같은 세월호 피해자라는 인식의 망각은 더 큰 치명적인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쯤 우리는 각자 세월호 피해자로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단합을 통해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힘을 결집해야 한다. 지금 세월호 개혁 침몰 위기는 저마다 처한 상황에서 피해자 의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가장 큰 피해자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은 쉽게 위로받지 못하는 상실의 아픔을 수사권과 조사권 부여라는 완고한 외곬 주장으로 표출함으로써 상당수 사람들을 당황케 했다. 헌법체계 논란이 아니더라도 특검 대신 수사권을 가진 조사위가 파헤칠 수 있는 진실이 여전히 한계가 있음은 익히 지적됐고, 다른 현실적인 대안이 모색되고 있는 현실이다. 세월호의 최대 피해자는 또한 국민의 대표인 박근혜 대통령이다. 국민이 받은 충격과 상처, 분노, 이후 진상 규명과 사회개혁 책임을 느닷없이 모두 품으로 안아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이럴 때 ‘국민 엄마’를 자임하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의 상처를 가슴으로 안고 진심으로 위로하고 더불어 개혁실천에 나섰더라면 위대한 여성 지도자로 거듭났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개인적인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는지 대통령은 ‘완고한 공주’, ‘절반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듯한 언행을 연발하면서 여전히 세월호 피해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야당 또한 지나친 대통령 공격과 내부 분열 행위를 통해 세월호 피해자 신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일부 야당세력의 세월호 침몰 당시 ‘대통령의 부재 7시간’ 의혹 부풀리기는 더 큰 피해자인 대통령을 위로하고 협조하는 대신 공격하는, 저질적인 정파적 분열행위에 해당한다. 마치 중세의 마녀사냥과 같은 대통령 공격 심사는 최근 야당 내부 분열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통합 리더십이 없이 어찌 세월호 개혁이 가능하겠는가. 지금 실종된 세월호 개혁을 구해낼 희망은 대통령, 여야, 시민 모두가 순수한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초심으로 돌아가 단합을 이뤄낼 때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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