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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밀고 ‘장려하는’ 중국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밀고 ‘장려하는’ 중국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중난(中南)재경정법대 디쥐훙(翟橘紅) 교수는 얼마 전 해직과 함께 당적 박탈 통지를 받았다. 수업 도중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주석직 임기 폐지를 비판한 사실을 학생이 당국에 밀고한 것이다. 베이징건축대 쉬촨칭(許傳靑) 교수는 학생들의 떠들썩한 수업 태도를 나무라며 일본이 중국보다 우수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가 학생이 고자질하는 바람에 행정처분을 받았다. 푸젠(福建)성 샤먼(廈門)대 유성둥(尤盛東) 교수 역시 잘못된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학생이 몰래 일러바쳐 해고당했다.중국 국가안전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 중앙공안정보기관(모사드)과 함께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꼽힌다. 그런 안전부가 석 달 전에 “익명의 밀고를 장려한다”고 밝히며 ‘밀고 사이트’를 개설한 뒤 포상금 지급 약속까지 내걸었다는 소식이다. 학생의 밀고만으로도 부족한지 정부까지 나서서 이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중국 밀고의 역사는 유구하다. 사마천(司馬遷)은 역사상 최초의 밀고자로 3100년 전 상(商)나라 주왕(紂王) 때 제후 숭후호(崇侯虎)를 꼽았다. “주왕은 자신의 말을 거역한다는 이유로 후궁과 삼공인 구후(九侯), 악후(?侯)를 무참히 살해했다. 삼공 중 한 명인 서백창(西伯昌)이 이 소식을 듣고 개탄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숭후호는 주왕에게 이를 고변했다. 주왕은 서백창을 7년 동안 감옥에 가뒀다.” ‘사기’(史記)에 나온다. 가장 기승을 부린 시기는 명나라 시대다. 쿠데타로 황제에 오른 영락제(永樂帝)는 환관들로 비밀정보기관 ‘동창’(東廠)을 꾸렸다. 주요 임무는 남몰래 밀고를 부채질해 정적 세력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숙청하는 일이다. 죄의 유무와 상관없이 동창에 끌려갔던 사람들은 죄다 혹독한 고문에 시달려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동창 우두머리 위충현(魏忠賢)은 황제마저 꼭두각시로 만들고 국정을 농단해 명나라를 멸망의 길로 재촉했다. 현대 들어서도 횡행한다. 문화혁명(1966~1976) 시기가 절정을 이룬다. 밀고를 통해 수많은 혁명가와 학자, 민주 인사들을 ‘인민의 적’으로 내몰아 공격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멋모르는 어린 홍위병에게 ‘반란은 정당하다’(造反有理)고 선동해 이들 인민의 적에게 치욕을 안기고 학대와 고문을 자행했다. 밀고가 수천 년간 중국의 영혼과 육체를 좀먹은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 “밀고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중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인민대 우샤오추(吳曉求) 교수는 “인생에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며 “거짓말하지 말고 밀고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샤먼대 재학생들은 “악랄한 밀고로 존경받는 유성둥 교수를 해고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커다란 손실”이라며 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밀고가 나쁜 것은 무엇보다 인간성을 황폐화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스승이나 친인척·친구를 밀고하는 일은 가까운 사람들조차 믿지 못하도록 불신을 조장해 사회 전체를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밀고는 건강한 사회 풍토를 갉아먹는 암 덩어리 같은 존재다. khkim@seoul.co.kr
  • 322점 국내 첫 나들이… ‘황금제국’ 엘도라도의 전설을 만나다

    322점 국내 첫 나들이… ‘황금제국’ 엘도라도의 전설을 만나다

    황금이 넘쳐난다는 전설의 이상향 ‘엘도라도’는 원래 ‘황금빛이 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콜롬비아의 원시부족인 무이스카족의 족장이 온몸에 금가루를 바른 채 과타비타 호수 한가운데에서 의식을 치렀다는 데서 비롯됐다. 16세기 유럽의 정복자들은 엘도라도를 탐욕을 채우기 위한 ‘황금의 도시’로 기억했지만 원주민들에게 황금은 신과 소통하는 ‘영혼의 도구’였다.콜롬비아 원주민들의 정신이 깃든 황금 유물들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지난달 30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에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황금 장신구, 공예품, 장례용 항아리 등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이 소장한 322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전시는 ‘부활한 엘도라도’, ‘자연과의 동화’, ‘샤먼으로의 변신’, ‘신과의 만남’ 등 4부로 구성됐다. 황금으로 만든 새, 재규어, 도마뱀 등 동물 장식과 생활용품들이 소개된다. 자연을 신성하게 여기고, 다양한 동물을 하늘과 땅을 잇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한 원주민들의 의식 세계가 반영된 유물들이다. 동물 모양의 가면을 쓰고 병을 치료하거나 날씨를 관장하는 종교적 능력자인 ‘샤먼’이 의식을 치를 때 사용한 황금 장신구도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앞서 49개국에서 200차례 이상 순회전을 마친 콜롬비아 황금박물관 소장품을 디지털 아트 등을 접목해 새롭게 큐레이팅했다. 원주민들이 신을 위해 과타비타 호수에 바친 황금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긴 영상을 3면 스크린으로 배치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는 10월 28일까지. (02)2077-900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월드피플+] “가난아, 고마워!”…베이징대학 합격한 시골 여학생 감동 사연

    [월드피플+] “가난아, 고마워!”…베이징대학 합격한 시골 여학생 감동 사연

    최근 중국 농촌의 한 가난한 여학생이 가오카오(高考, 중국판 수능)에서 707점의 고득점으로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 대학의 입학 통지서를 받았다. 하지만 세간의 이목을 끈 점은 그녀의 고득점이 아닌 그녀가 써 내려간 ‘가난아, 고마워’라는 한 편의 문장이었다. 그녀의 글은 중국 언론, 방송 및 SNS등 을 통해 급격히 중국 전역에 퍼지며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 왕신이(王心仪,18)는 중국 허베이성 바오딩(保定)시의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식구들은 작은 농토를 일궈 생계를 유지했다. 부친이 외지에서 노동일을 하고 돈을 보내오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집안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다. 가난해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지만, 8살 때 처음으로 가난이 삶에 가져다준 아픔을 겪었다. 할머니가 병을 치료할 돈이 없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새 옷을 사줄 돈이 없던 엄마는 친척들이 버리는 옷을 가져다 입을 만한 것을 빨아서 그녀와 동생들에게 입혔다. 그러면서 항상 “옷은 예뻐 보이려고 입는 게 아니라, 깔끔하고 따뜻하면 된 거다”라고 가르쳤다. 그녀는 엄마가 20년째 같은 옷을 입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로 그녀와 동생들은 새 옷이나 새 신발을 사달라고 조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학교에서 옷차림이 촌스럽다고 친구에게 놀림을 당한 적도 있지만, “인생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여기며 그 옷을 중학교 3년 내내 입었다. 고학년이 되면서 마을에서 떨어진 향(乡)으로 학교에 다녀야 했다. 교통비가 문제였다. 집에는 자전거가 한 대뿐이어서 엄마가 끄는 자전거의 앞뒤에 동생과 그녀가 올라탔다. 남들이 보면 서커스 곡예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엄마는 3년 내내 한 번도 늦은 적 없이 아이들을 등하교시켰다. 한번은 큰 눈이 내려 자전거를 끌고 나갈 수가 없자, 엄마는 걸어서 학교까지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그녀는 엄마, 동생과 함께 눈싸움도 하고, 그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집까지 걸어서 갔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둠이 내려앉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때 그녀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전했다. 즉 '행복이란 생활이 윤택하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가 볼 수 있는 빛과 아름다움을 한껏 품에 안는 것'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가난아, 고마워. 비록 너로 인해 나의 시야는 좁고, 자존심은 상처를 입기도 했고, 가까운 이를 하늘로 보내기도 했지만, 그래도 난 가난이 고마워. 왜냐하면 너는 나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과 만족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줬어…나의 세계에 바비인형은 없었지만, 향긋한 보리밭에서 물장난을 칠 수 있었지. 비싼 간식거리는 없었지만, 동생과 함께 나무에 올라 맛있는 과일을 따 먹었지. 가난아, 고마워. 너로 인해 나는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과 접할 수 있었고, 하늘이 주신 은혜와 축복을 맛보았지…가난아, 고마워. 너로 인해 교육과 지식의 힘을 믿게 되었어. 진리와 지혜의 빛은 내 영혼의 깊은 안개에 침투해 나의 어리석고 무지한 마음을 밝혀주었지" 다음 달이면 그녀는 베이징대학에 입학한다. 그녀의 어려운 집안 사정을 파악한 학교 측은 그녀의 등록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녀는 교사가 꿈이다. 자기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펑파이신문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下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下

    죽음의 문턱서 돌아온 박상설씨가 들려주는 ‘걷기’란박상설씨는 여전히 ‘현역’이라고 주장한다. “91세에 기사 쓰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걸, 내가 최고령 기자야. 그리고 오지도 탐험하지”. 이런 그에겐 별명이 많다.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 ‘책 읽는 농사꾼’ ‘오지 탐험가’ ‘오토캠핑 선구자’···. 그는 1928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6·25 한국전쟁에 공병 대위로 참전했다가 5·16쿠데타 직후엔 건설부 공무원으로 3년 남짓 근무했다. 1967년 기술사 자격증을, 1987년 심리상담자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그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산행으로 극복해 냈다. 2001년 동아일보 투병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2014년엔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펴냈다. 인터넷 매체에 칼럼니스트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산이 내 직장이고, 숲이 내고향···걷다가 죽을 생각이야”   - 등산은 주로 어디로 다니셨나요. ☞ 가평, 원주, 춘천 등에 화전민들이 더러 있었지. 그런 데로 갔지. 그때는 등산이란 ‘단어’가 생기기 이전이었지. 우리나라엔 등산이란 개념도 없었어. 산을 좋아하는 유전자가 내 속에 있었나 봐요. 설악산은 한 100번쯤 갔을까, 덕유산도 많이 찾았지. (아파트 복도에서 한 야산을 가르키며) 요즘엔 저 산을 자주 가지. 이젠 나이가 드니 높은 산엔 못 가. 얉은 산에나 가고, 그래도 걷는 거지. 산이 내 직장이고, 숲이 내 고향이야. 걷다가 죽을 거야. - 걷다가 죽다니요.☞(그는 작은 가방에서 꼬깃꼬깃 접은 낡은 종이를 꺼내 펴보이며) 이건 내가 등산 다닐 때 메고 다니는 것인데, 여기에 현금 20만원하고 시신기증 등록증, 시신기증인 유언서를 넣고 다니지. 내가 죽고 누군가가 시신을 발견하면 처리하는데 드는 간단한 비용이야. 연세대 의과대학에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하라는 유서를 담은 거야. 병원 측에 실습 후엔 화장해 산에 뿌려주고, 뿌린 장소를 가족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당부한 거야. 가족들에겐 제사 지내지 말고, 외부에 사망 사실 알리지 말라고 했어. 죽음은 묵묵히 받아들여야 해. 우리는 자연을 거역할 수 없는 미미한 존재거든. 그래도 죽으면 물려줄 유산이 있어. (벽을 가르키며) 저 사진(덕유산 정상에 오른 모습)과 이 낡은 신발이야.●“물려줄 유산은 낡은 등산화 한 켤레···시신은 실습용 기증” - 홍천에서 캠프를 하신다고 했죠.☞ 오대산 아래 샘골에, 한강 발원지쯤에 있지. 주말 레저농원 ‘캠프 나비’라고. 말이 농원이지 비닐하우스 한 동뿐이고, 밭엔 더덕과 산풀이 같이 자라지. 주말농원을 한 지가 50년은 됐을 거야. 서른아흡살 때부터 했으니. 여기가 내 오토캠핑장이야. 책도 읽고.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에 음악도 듣고. 1990년대 후반 오토캠핑을 시작했어. 내가 우리나라 (오토캠핑) 1세대일 거야. 그러다 2002년부터 오토캠핑 강사도 했고. 그때 강연을 들었던 제자들이나 친구들이 주말에 더러 놀러 오기도 해. (동영상을 보여주며) 농원 옆 계곡에서 물에 빠져서 걷는 이런 탐방도 하고. 농원 이름 나비는 자연(Nature)과 존재(Being)를 합친 말이지. (예쁜 곤충 나비일 것이라는 기자의 추측은 빗나갔다.). 강남에 사는 막내딸이 와서 며칠씩 묵기도 해. 우연히 여기서 만나면 동해안으로 같이 드라이브 가기도 하고.- 최근 오토캠핑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요즘 야영장 가보면 말이야, 밤새 시끄러워요. 삼겹살 구워먹고, 막걸리 마시고, 고스톱 치고. 싸우기도 하고. 장비를 자랑하려는 듯 사치를 부리는 이들도 많아. 10만원대 장비면 충분한데 500만원, 천만원짜리 호화 장비를 갖고 오고. 텐트는 도심 아파트처럼 다닥다닥 붙여 치고 있어. 그런 게 싫고 마음이 편치 않아서 난 오토캠핑도 주말농장에서 하지. 조용히 책을 읽거나 별을 보고 생각에 잠겨야 하는데···. 요새 오토캠핑에는 오지 체험이랄까, 자연에 들어간다는 철학이나 인문학적 뜻은 없어. 오토캠핑을 난 주말농장에 접목했지. 홍천 주말농장에서 자연하고 사는 거지. 마음이 편하고 골치 아픈 게 없어졌지. - 건강을 위해 특별히 드시는 음식은.☞ 그런 것 없어. 보약은 한평생 먹어본 적이 없어. 3년 전인가 큰 삼을 받았는데, 700만원인가 한다는데 난 먹지를 않아 다른 사람 줬어.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양파와 파를 많이 먹는 편이야. 미역국, 아욱국 좋아하고 토속음식 좋아하지. 고기도 안 먹는 것은 아닌데 생선회와 개고기는 안 먹어. 미신이라기보다는 그냥 인문학적으로 싫어서 그래. 커피는 원두를 집에서 내려 하루 20잔쯤 마셔. 누가 불러 남의 사무실 갈 때 원두커피를 내려 보온통에 넣어서 배낭에 메고 가지. 가서 같이 따라 마시고. 산에서 캠핑할 때 누룽지를 끓여 먹지만 라면은 냄새가 싫어서 안 먹어.●“요즘 젊은이들, 5분만 얘기하면 할머니 할아버지 냄새가 나” -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라는 책을 내셨던데.☞ 아주 우연이 겹쳤지. 옛날에 인터넷이 생기기 전부터 주말농장 생활을 하면서 글을 썼지. 그때 쓴 글을 복사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줬지. 이게 모교로 흘러가 어느 날 동창회보 편집자손에 들어 갔더래요. 그때 기자가 찾아와 동창회보 신문에 올렸어. 그 기자가 수년 후에 창간되는 인터넷 매체 아시아N에 합류하더라고. 이를 계기로 인터넷에 십수년째 칼럼을 쓰고 있지. 칼럼 제목이 ‘박상설의 클래식’이거든. 이 기사를 보던 한 여성이 칼럼을 엮어 책으로 만들자며 쳐들어왔지. “창피하다”고 처음엔 거절했는데···. 아무튼 책이 나오게 됐지. - 거의 100년 사셨는데 요즘 젊은이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요즘 전철을 타면 젊은이들이 스마트폰만 쳐다보지 책을 안 봐. 젊은이들이 “IT가 어떻니”, “정보화가 어떻니” 하면서 그런 것에 물들어 회사에 나가 일하지만, 의식은 이네들 아버지 엄마의 감옥에 갇혔어. 젊은이들의 버릇도 그렇고. 그건 젊은이들이 문제가 아니고 그 뒤에 있는 부모들이 문제지. 부모들이 책을 안 읽고, 문화생활, 인문학적 생활은 안 하잖아. 그 부모가 젊은이들의 거울입니다. 20대 젊은이들과 한 5분 이야기하면 금방 할머니 할아버지 냄새가 나거든. 젊은이들이 자기 엄마 아버지 이외에는 세상을 모른다 이게 문제야. 젊은이들이 빨리 이를 깨고 나와야 하는데.- 하루 일상은 어떻게 되나요.☞ 보통 새벽 4시쯤 일어나서 두 시간씩 걷지. 뇌졸중이 오고 난 다음부터 완전히 그렇게 하지. 혼자 사니 밥하고 빨래하고, 보통 10시쯤 자. 칼럼이나 글을 쓸 때 읽어줄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이야. 새벽 두세 시까지도 하는데 이젠 무리하지 않으려고 해. 그리고 노래방, 카페, 사우나에는 안 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타락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서지. 가는 사람들을 욕하는 건 아니고, 그 사람들은 그런 생활에 젖어 있는 거야. 또 내가 심은 나무가 잘 자라는지, 봄에는 싹이 생기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병이 생겼지. 지금까지 20만그루 이상 심었어. 주로 잣나무와 금강송. 활엽수를 심었거든. 나무가 잘 자르는지, 싹이 잘 자라는지 보고 싶어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 나태해지지 않으려는 것이야. ●“시력이 나빠져 걱정···강아지 앞세우고 걸어야겠지” -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는데.☞ 황반변성이 와서 눈이 어두워, 한 5년 전부터 시작됐어. 칼럼을 쓰는 데 제일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에는 한 두어 시간이면 됐는데 요즘은 이틀에 걸쳐 쓰고 있어. 책 읽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어. 장애인 신청을 해 뒀지. 홍천 오토캠핑장 갈 때에는 멤버들이 서로 와서 운전을 해 데려다 주고 있어. 앞이 보이지 않으면 강아지를 앞세우고 걸어야겠지.- 걷는 것이 무슨 의미지요. ☞ 건강은 말할 필요가 없이 걷다가 죽는 것이 노인들의 바람이야. 병들고 노쇠해지면 걸을 수 없잖아. 그런 것 생각하면 끔찍해. 걷는다는 것, 한 발자국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소중한 증거지. 경사가 있는 곳에선 숨이 턱턱 막히지만 살아있음에 감사한 생각이 들지. 루소는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라고 말했어. 숲을 허허롭게 거닐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마음이 상쾌해져. 구름을 보면 ‘내가 너 같구나’란 말이 저절로 나와. 이게 걷기의 의미지.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 上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박나래 새집 공개 후 19금 댄스 삼매경 ‘제이블랙-마리 부부 경악’

    박나래 새집 공개 후 19금 댄스 삼매경 ‘제이블랙-마리 부부 경악’

    ‘나혼자산다’ 박나래가 새집 공개와 광란의 댄스로 화제에 올랐다. 박나래는 27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새집의 한강뷰 브런치 타임부터 광란의 댄스 삼매경까지 웃음을 유발하며 금요일 밤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새 보금자리를 꾸린 박나래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변신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나래바 네온사인이 부서지는가 하면 도마에 곰팡이가 피는 등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에 좌절해 웃음을 자아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든 크레페와 분위기를 더해줄 화룡점정 음악까지 그녀가 원한 고급진 브런치 타임이 시작됐다. 하지만 박나래는 전투적(?)으로 식사를 해결하며 고급스러움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으로 폭소를 안겼다. 박나래의 댄스 본능을 폭발시킨 에너지 넘치는 하루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디제잉 공연에서 선보일 퍼포먼스를 위해 스트리트 댄스 1인자 제이블랙을 찾은 것. 술주정에 가까운 그녀의 퍼포먼스는 제이블랙의 마법 같은 레슨으로 학습효과를 발휘했다. 박나래는 자신감 상승과 함께 잠들어 있던 댄스 본능을 깨웠다. 이어 제이블랙의 와이프이자 안무가인 마리로부터 포인트 안무까지 습득했다. 박나래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술 댄스로 엣지를 더했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제이블랙, 마리와 함께 퍼포먼스를 맞춰본 박나래는 결국 잠재된 흥 본능이 폭발했다. 영혼까지 끌어낸 몸부림으로 안방극장에 대폭소를 일으켰다.‘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지은씨 “안희정, 지위 이용해 약자 영혼 파괴…마땅히 벌 받아야”

    김지은씨 “안희정, 지위 이용해 약자 영혼 파괴…마땅히 벌 받아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선고 전 마지막 재판에 피해자 김지은씨가 출석해 그동안 감당하기 어려웠던 고통을 호소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27일 열린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김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받은 피해와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한 이후 받았던 고통을 어렵게 털어놨다. 김씨는 “나 혼자 입 닫으면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 나 하나만 사라진다면 되지 않을까, 모든 것을 ‘미투’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었다”면서 “자책도 후회도 원망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내가 유일한 증거인데, 내가 사라지면 피고인이 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겠구나 생각했다”면서 “꿋꿋하게 진실을 증명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는 길이라 생각해 생존하려 부단히 애썼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고소장을 낸 뒤 통조림 속 음식처럼 죽어 있는 기분이었다. 8개월 간 범죄를 당했던 악몽 같은 시간을 떠올려야 했고, 반복되는 진술을 위해 기억을 유지해야 했다”면서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았다. 피고인과 그를 위해 법정에 나온 사람들의 의도적인 거짓 진술에 괴로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일 16시간에 걸친 피해자 증인신문이 있었던 제2회 공판기일이 ‘미투’ 이후 가장 괴로웠다고 했다. 그는 “제가 진술할 때마다 피고인은 의도적인 기침 소리를 내고 움직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폐막이 있어도 기침소리만으로도 심장이 굳었고 벌벌 떨면서 재판정에 있었다”면서 “사건과 관련 없는 개인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차고 어깨를 떠는 변호사를 봤다. 정조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누라 비서’라는 처음 듣는 별명까지 붙여 사건을 불륜으로 몰아갔다. 나는 단 한 번도 피고인에게 이성적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면서 “수행비서는 지사 업무에 불편함이 없게 하는 역할이다. 나를 성실하다고 칭찬하던 동료들이 그런 성실과 열의를 애정인 양 몰아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도망치면 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위력이 있는 관계에서 그럴 수 있겠나”라면서 “지사 사람들에게 낙인 찍히면 어디도 못 간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평판 조회가 중요한 정치권에서 지사 말 한마디로 직장을 못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이중적인 사람’이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가장 힘든 것은 안 전 지사의 이중성이었다”면서 “외부에서는 젠더, 민주주의 등을 말했지만 지지자들 만나는 것도 피곤해했고 차에서 내리기 전에는 인상을 썼다. 꾸며진 이미지로 정치하는 안 전 지사가 괴물 같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가 충남에 홍수 수해가 났을 때 현장 방문을 10여분 만에 마치고 당일 저녁에는 평소 자주 연락하던 여성과 식사하며 술에 취해 그 여성의 몸을 더듬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또 “안 전 지사는 자신의 권력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지위를 이용해 약한 사람의 성을 착취하고 영혼까지 파괴했다”면서 “‘나는 어떤 여자와도 잘 수 있다’ 등의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씨는 줄곧 울먹이거나 흐느끼면서 진술했다. 진술 도중 호흡이 가빠져 숨을 거칠게 내쉬기도 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향해 “피해자는 나만이 아니라 여럿 있다. 참고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제일 앞줄의 한 사람일 뿐”이라면서 “피고인에게 꼭 말하고 싶다. 당신이 한 행동은 범죄다. 잘못된 것이고 처벌받아야 한다. 이제라도 잘못을 사과하고 마땅히 벌을 받으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를 향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피고인과 다른 권력자들은 괴물이 될 것”이라면서 “나는 이제 일도 없고 갈 곳도 없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만이 나를 살게 하는 유일한 힘”이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대법원에서는 피해자의 신빙성 있는 진술이 유죄의 증거가 된다. 김씨는 검찰에서 3차례, 법정에서 16시간 동안 피해 내용과 자신의 감정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직접적인 경험이 없으면 말할 수 없는 내용도 거침없이 진술했다”면서 김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씨는 괴롭고 힘든 싸움을 버티면서 올바른 재판을 바라고 있다”면서 “2차 피해가 무성하지만 올바른 처벌만 내려지면 견딜 수 있다면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판결을 통해 김씨의 피해 감정이 조금이나마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김씨 진술 내내 눈을 감고 의자에 등을 기댄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에는 검찰의 의견 진술과 구형, 피고인 변호인단 최후변론, 피고인인 안 전 지사의 최후진술이 이어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너는 어느 편이냐” 묻던 시대 ‘회색인’으로 자유 찾은 최인훈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너는 어느 편이냐” 묻던 시대 ‘회색인’으로 자유 찾은 최인훈

    ‘광장’의 작가 최인훈 선생이 지난 23일 타계했다. 첫 문장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만으로도 시대의 분위기를 오롯이 드러낸 ‘광장’은 남도 북도, 좌도 우도 선택할 수 없었던 ‘이명준’의 고뇌를 통해 지금도 유효한 시대적 화두를 던졌다. 선생은 등단 이후 소설, 희곡, 평론, 에세이 등을 시시때때로 발표한 성실한 작가였고, 서울예대에서 후학을 가르쳤던 자취만큼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선생은 오랫동안 ‘광장’의 후광에 가려 있었다. ‘광장’도 그렇지만 ‘회색인’이야말로 ‘인간’ 최인훈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이다. 배경은 4·19 직전, 정확하게는 1958년 가을부터 1959년 여름까지로, 소설 쓰는 청년 독고준은 실상 작가 자신이다. 독고준의 주변을 맴도는 김학은 급진적인 행동을 통해서라도 사회 변혁을 이뤄 내야 한다고 믿는 정치학도다. 그런 김학의 열정이 독고준은 버겁기만 하다. 김학은 ‘갇힌 세대’ 동인으로 독고준을 끌어들이려 하지만, 그에게 ‘갇힌 세대’는 제호 그대로 사방이 꽉 막힌 공간일 뿐이다. 현호성은 출세를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사랑은 헌신짝보다 못하고, 권력의 중심을 향해 달려가는 속도는 누구보다 빠르다. 뭐든 극단으로 치닫는 주변 인물들을 보며 독고준은 몸서리친다. 공상과 상상을 오가는 사이 독고준은 자신이 시대적 이데올로기, 더더욱 현실로부터 소외된 인간임을 발견한다. 선생은 ‘회색인’을 두고 “통과의례 규정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힌 어떤 원시인 젊은이의 공방(空房)의 기록”이라고 회상한 바 있는데, 그 원시인 젊은이가 바로 독고준이자 최인훈인 셈이다. 독고준은 경계에 선 인물이었다. 이데올로기의 덫에 갇히기를 거부하며 끝없이 사유의 거리를 활보했다. 외로웠지만 자유로웠다. 세상 사람 모두가 극단을 향해 달려가는 듯했지만, 당시 ‘회색인’은 독고준 혹은 최인훈만이 아니었다. 식민지 경험에 이은 동족상잔의 비극과 끝이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 대립 속에서 양 극단의 머리를 차지한 사람들을 빼고는, 이 땅을 살아간 모든 이들이 회색인이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충돌하는 세계사에서 우리는 주연이 아닌 한낱 엑스트라”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시대는 암울했다.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물음이 오히려 정당한 시절이었다. 그 안에 갇힌 독고준은 머리 둘 곳이 없었다. ‘회색인’의 주인공 독고준은 이데올로기 혹은 국가주의가 횡행하던 시절의 가치관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극단의 이데올로기에 충실해야만 했던 시대정신을 위배하고 독고준은 스스로에게 침잠한다. 출구가 어디인지, 아드리아네의 실이 무엇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에 그는 낡은 단어지만 당시로서는 새로운 개념일 수밖에 없었던 ‘자유’를 찾아 나선다. 시대에 대한 냉소라고 하기보다 초월, 아니 범인(凡人)은 알 수 없는 그 무엇일 터.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에게 침잠함으로써 삶의 진정한 의미 혹은 형태가 무엇인지를 묻는, 어쩌면 최인훈은 20세기 중반을 살면서 21세기적 가치관을 추구한 것인지도 모른다.‘광장’의 이명준이, ‘회색인’의 독고준이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을 생각한다. 선생이 명쾌하게 말하지 않고 떠나셨으니 다시 작품을 통해 궁구할 뿐이다. 이데올로기가 충돌할 리 없는 그곳에서 선생이 영면하시길 기원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순수 영혼’ 16살 자폐아 승민이 부모로 산다는 건…

    ‘순수 영혼’ 16살 자폐아 승민이 부모로 산다는 건…

    ■다큐 시선(EBS1 밤 9시 50분) 사회 현상에 대한 단순한 전달이 아닌 신선한 해석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다큐 시선’에서 장애 아동과 그 부모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장애 아동의 부모로 산다는 건’ 편이 방송된다. 올해 16세 승민이는 자폐성 지적 장애 2급이다.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세계와 고집이 너무나 확고해 엄마가 애를 먹고 걱정하게 했던 승민이. 어디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았으나 승민이의 엄마는 그런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 눈물겨운 노력으로 꾸준히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승민이는 더디지만 주변의 도움을 통해 혼자가 아닌 남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치료와 배움으로 승민이가 사회에 천천히 적응하며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할 거라 믿는 엄마와 순수하고 마음이 따뜻한 승민이의 일상을 통해 장애 아동의 부모로 살아가는 따뜻하고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아이들을 위한 나라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아이들을 위한 나라

    폭염 속에서 어린이집 버스 안에 7시간 정도 갇혀 있던 4세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뜨거운 증기로 쪄서 죽이는 것을 증살(蒸殺)이라 하는데 ‘광해군일기’에 따르면 강화도에 유배됐던 9살 영창대군이 그렇게 죽었다. 이런 야사에나 나옴직한 사건이 지금도, 그것도 거의 매년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끔찍할 뿐이다. 그런가 하면 어린이집 교사가 생후 11개월 아이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운 다음 온몸으로 짓눌러 질식사시킨 일도 발생했다. 낮잠 자지 않는 아이를 재우려고 그렇게 했다는데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어른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아이들마저 이렇게 ‘위험사회’에 완전히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돌이켜 보면 영문도 모른 채 죽어 간 아이들이 많았다. 제주도 북촌에는 ‘너분숭이’라고 밭일하던 주민들이 쉬던 넓은 돌밭이 있다. 이곳에는 현재 아기무덤 20여기가 있어 4·3 당시 참혹했던 대학살을 증언하고 있다. 북촌국민학교에 집결했던 주민들을 군인들이 끌고 나가 집단 총살을 했던 것인데 시체들이 마치 무를 뽑아 놓은 것 같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했다. 제주 해안에서는 ‘애기산’이라 부르는 오래된 아기무덤들을 지금도 만날 수 있다. 아기는 관에 넣어 잘 매장하면 다른 자식들에게 안 좋다는 속설 때문에 묘도 조그맣고 무덤을 둘러싼 돌담도 엉성하다. 아기가 죽으면 나무에 묻는 인도네시아 부족이 있다. 이들은 바람이 나무에 묻힌 아기의 영혼을 멀리 날려 보내 준다고 믿는다고 한다. 제주 해안의 아기무덤은 혹시 바닷바람을 빌려 아기의 영혼을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함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들을 안전하게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보조금 위주의 정책에 머물고 있다. 조속히 출산과 육아 관련 사회 인프라를 전면 개편함으로써 누구나 안전하게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27개월 아이가 외할아버지 승용차에 4시간여 방치돼 있다가 숨진 채 발견된 사고도 불안전한 황혼 육아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다. 그럼에도 제주도에는 아름답고 특이한 출산 스토리들이 많다. 제주 유배인 김정(金淨)은 새 그림을 잘 그려 산초나무에 박새가 앉아 있는 ‘산초백두도’(山椒白頭圖)를 남겼다. 조선 후기 서화 수집가였던 김광국이 “오직 이 한 폭을 머뭇거리다가 큰 바다에서 얻어 보존하게 됐다”고 쓴 것으로 보아 이 그림은 김정이 제주에서 그린 것이 확실하다. 예로부터 한라산 산초나무는 열매가 잔뜩 열리는 데다 방을 들일 때 진흙에 이겨 벽에 바르면 그 향기와 온기가 보존되고 사악한 기운을 막아 줘 아이를 많이 낳게 해준다고 했고, 그런 방을 초방(椒房)이라 했다. 이런 방에서 아이를 갖는 부부들은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또한 달밤에 제주도 삼양 해변의 운모 성분이 많은 검은 모래로 여자들이 찜질을 하면 출산력을 얻는다고도 했다. 이런 독특한 출산 스토리들과 함께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한 환경 덕분인지 현재 제주도는 놀랍게도 셋째 아이의 출산율이 전국 1위다. 참으로 소망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제주도에서 셋째 아이를 많이 낳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다양한 차원에서 제대로 알 수만 있다면 국가 재앙 수준인 저출산 문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돈이 아니다. 안전한 행복이다. 출산과 육아는 특히 그렇다.
  • “악기도 결국 음악을 위한 도구”... 피아니스트 데미덴코 인터뷰

    “악기도 결국 음악을 위한 도구”... 피아니스트 데미덴코 인터뷰

    피아노도, 피아노 의자도 결국 음악을 위한 도구란다. 무려 이탈리아의 명품 피아노 브랜드 파치올리가 만들어준 피아노 의자를 연주회장마다 갖고 다닌다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러시아 태생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데미덴코에게는 결국 이 모든 것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전할 조언도 “모방하지 마라!(Don‘t copy!)”였다. 그는 오는 8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젊은 피아니스트를 위한 쇼팽 인스티튜트의 마스터 코스에서 이같은 가르침을 전할 예정이다. 19~20일 서울시향과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을 협연하는 그를 20일 만나봤다. →쇼팽은 19세 때 피아노협주곡 2번을 작곡했습니다. 19세의 데미덴코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음악을 공부하는 것만으로 너무나 행복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음악을 공부해서 선보이는 것은 출산의 과정과도 같습니다. 하루 3시간만 임신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매일 음악을 생각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는 연주자와 대기만성형이라는 소리를 듣는 연주자가 있습니다. 본인은 어느 쪽이었나요. -당연히 대기만성형이지요! 22개월 때부터 피아노를 접하기는 했는데, 부모님이 음악을 강요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배우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연습 때문이었겠지요. -물론 연습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음악을 연주할 때 내가 구현하고자 하는 음악에 가까운 경지에 이를 수 있을 때까지 노력을 했던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연습해도 그것이 100퍼센트 이뤄질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기술적으로 뛰어난 연주자는 아니었습니다. 음악 안에서 늘 24시간 살고자 했고, 항상 음악만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한 여인에 대한 쇼팽의 사랑을 담겨 있습니다. 특히 2악장이 그렇지요. 60세가 넘은 연주자이신데 어떻게 그 감정을 표현하나요. -이 작품은 쇼팽이 쓴 것이고, 우리는 곡을 연주할 뿐입니다. 쇼팽은 누구보다 여성의 감수성을 가장 잘 표현한 작곡가이고, 인간의 정신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전하는데 능한 천재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원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1번보다 먼저 작곡됐습니다. 1번과 2번은 많이 닮은 작품이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1번 작품이 감수성적으로 더 이해하기는 쉽습니다. 차이점을 설명하면 1번 2악장은 음악이 끝나면 정말 경이로운 감정을 느끼게 하고, 2번 2악장은 그 안에 모든 자유로움과 환상을 다 담고 있습니다. →연주회장마다 늘 갖고 다니는 의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친구인 파치올리(이탈리아 피아노 브랜드)가 만들어준 의자입니다. 연주할 때 편안함을 유지하려고 좀 낮은 높이의 의자를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물론 음악을 위한 도구일뿐이죠. 연주할 때는 각 악기의 사운드, 매번 달라지는 연주의 시간과 장소 등 고려해야합니다. 내가 아무리 연습해도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좋은 연주가 될 수 없습니다. →한국 이후 일정이 대부분 쇼팽과 관련돼 있습니다. 8월에는 폴란드 쇼팽 인스티튜드에서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마스터 코스에 참여하시는데, 특히 쇼팽을 연주하는 이들에게 강조하는 말씀이 있으신지요. -한가지 조언만 할 수는 없죠. 일단 성실하게 하라, 최선을 다하라, 마지막으로 연주할 때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껴라. 학생들이 이를 100퍼센트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음악은 전 삶에 거쳐서 완성해야 합니다. 돈을 벌려면 다른 일을 했겠죠. 쇼팽은 정말 무수한 작품을 작곡했고, 유명하지 않은 작품도 있습니다. 이미 어디서 들은 것을 따라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런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본인만의 해석으로 접근해 연주를 완성하십시오. →9월에는 쇼팽 생가에서 연주회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9월 공연에서는 하루는 쇼팽 당대의 피아노인 에라르 피아노로, 다른 하루는 현대 피아노로 같은 프로그램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성량, 음색이 모두 다른 두 피아노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쇼팽 생가에서 연주는 저도 처음입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죽은 오빠 영혼에 사로잡혔다고 주장하는 16세 소녀

    죽은 오빠 영혼에 사로잡혔다고 주장하는 16세 소녀

    한 10대 소녀가 죽은 오빠의 영혼에 사로잡혔다며 눈물을 흘렸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필리핀 누에바에시하주에 사는 애비가일 매그탈라스(16)의 몸이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3살 터울의 오빠 마빈이 죽은지 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침대에 누운 애비가일은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을 흘리며, 오빠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세부 내용을 밝히기 위해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비가일에 의하면, 마빈은 지난 3월 16일 자정 몇몇 남성들에게 납치당했다. 그들은 마빈을 어디론가 끌고가 4시간 동안 고문했고, 총살한 뒤 인근 마을에 그의 시체를 버렸다. 동생은 오빠의 영혼에라도 씌인듯 “내 말좀 들어봐, 폭력배들이 나를 때리고 고문했다. 나는 죽이지 말아달라고 빌면서 차라리 감옥에 가둬달라 말했다. 그러나 7차례 총격을 가했고 나는 살해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애비가일의 눈물을 닦고 있는 엄마에게 “엄마 말을 듣지 않아서 미안해요. 그날 집에 일찍 들어갔어야 했다”며 잘못을 늬우치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애비가일의 올케 다나카는 “애비가일은 오빠를 정말 좋아했고 오빠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오빠를 위해서라도 진실이 밝혀지길 원한 것 같다. 이는 그녀에게 처음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거짓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애비가일의 주장과 달리 경찰은 사건 당일 날, 마빈이 마약상 두 명과 함께 있었고, 마약 단속반과 총격으로 인해 피살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모바일 시대, 강동권 이학사 대표가 말하는 ‘책 읽는 이유’ “아무리 디지털시대, 모바일시대라고 해도 인간이 책을 필요로 하는 이상, 출판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모바일을 넘어서는 깊은 지식과 통찰력, 새로운 해석과 비판적 사유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삶이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두꺼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출판하는 이학사의 강동권(59) 대표는 “책에는 질감과 형태, 편의성과 사용성 등과 같은 독특한 물성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와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이런 강조와는 달리 출판업계는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출판업계, 적어도 책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순한 지식이나 사실은 책에서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며 “책의 역할이나 효용이 달라졌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출판 영역을 잠식하지만 그도 한때는 마이다스동아일보(현재의 동아닷컴)과 싸이월드에서 6년간 이사를 지냈다.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출판사인 이학사를 찾아갔다. 몇 개월 전에는 안국동에서 만났지만 지난 4월에 연건동으로 옮겼다. 그는 안국동에서 20년간 출판사를 운영했다. 새 출판사로 찾아가는 골목길 앞 담벼락엔 ‘길 막힘’이란 경고문이 있어 되돌아 나갔다. 몇 번 헤맨 끝에 경고문을 넘어서 들어가니 가정집 같은 건물에 ‘이학사’ 문패를 만났다. 북촌이 관광지로 뜨는 바람에 임대료가 올라 이사를 했다. 출판사 면적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보유한 책을 많이 기증도 했지만 1만 5000여권을 폐기처분했단다. 이학사의 이런 상황이 우리 출판업계의 현주소를 상징하듯 다가왔다. 강 대표의 사무실 한쪽 벽에는 이미 출판한 책이, 다른 쪽 벽에는 번역하고자 하는 원서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 그동안 출판한 책 제목을 보면 상당히 어렵다.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철학, 종교학, 미학 책을 가장 많이 냈습니다. 이런 분야가 인간의 삶과 문화, 학문에서 가장 근원적이고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이쪽을 천착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왜, 이리 어려운 책을 내느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요. 우리나라의 지성계와 인문사회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굳이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에 낸 책을 보면 ‘메타 정치론’ ‘아우라의 진화’ ‘정신과학의 철학’ ‘비미학’ 등으로 그의 출판 성향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비전공자나 일반 독자 처지에서는 어렵게 보이겠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한 작품들을 고릅니다. 이런 경향은 번역하는 여러 선생님과 제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겠지요.●“어려운 책도 누군가 꼭 할 일···새로운 통찰력 기준” 출판할 책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고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거나 새로운 통찰과 해석, 비판적 사유를 담은 책을 내려고 합니다. 남이 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내용의 책은 피합니다. 그리고 우리 출판사가 어려운 책만 낸 것은 아니고 쉬운 책도 제법 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베스트셀러 내지 스테디셀러, 어떤 게 있나요.☞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스테디하게 나간 책들은 좀 있습니다. ‘철학, 삶을 만나다’(강신주), ‘정의론’(존 롤즈), ‘제국’(네그리, 하트),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등이 그런 책들입니다. 처음 읽는 헌법이 꾸준하게 나가지만 요새는 워낙 책이 안 나가서 스테디셀러라고 할 만한 책도 드물어집니다. ●“제국, 세계종교사상사···우리 지성사에 큰 울림 남겨” 특히 ‘제국’과 ‘세계종교사상사’(전 3권) 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국은 우리 지성계에 굉장한 울림을 주면서 출판사의 이름을 크게 알린 책입니다. 근대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사건과 현상을 횡단하면서 맥도널드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현대의 초국적 기업까지 조명했던 책입니다. 세계종교사상사는 20세기 최고의 종교학자 엘리아데(1907~1986)가 종교 사상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룬 현대의 고전인데요, 우리 같은 작은 출판사가 7년 노력 끝에 2100쪽이 넘는 대작을 제대로 소개한 것이지요. 이것들은 올해의 출판인상(2014년)과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2006년)을 안겨줬습니다. - 출판하는데 가장 큰 애로점은.☞ 출판인 누구나 그렇겠지만 좋은 책을 냈는데 판매가 받쳐주지 않을 때 힘듭니다. 요새 흔히 출판을 문화산업이라고 합니다만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 - 문화에 찍느냐, 산업에 찍느냐 - 에 따라 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우리 출판사는 아무래도 문화를 강조하다보니 판매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주로 전문적이고 두꺼운 책을 내다보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판매가 따라주지 않으면 실망을 많이 하지요. 그런 책으로 ‘낯익은 시 낯설게 읽기’, ‘요가(엘리아데) ‘ 법이론’(임마누엘 칸트) 등이 기억납니다. - 과거 싸이월드 이사도 지내셨는데, 오프라인의 대명사 격인 책 출판을 하는 이유는.☞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책 내는 일을 하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여전히 이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30대 중반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좀 했습니다. 그때 회사를 다시 다니기는 싫고,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출판의 ‘출’자도 모르고 덜컥 창업했지요. 그러다 제게 ‘꼭 나와달라’는 회사가 있어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출판사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제게 출판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 그래서 열린 세계,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출판사가 내는 책 한 권이 그 분야의 모든 것에 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다만 새로운 인식, 새로운 통찰,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을 냄으로써 세계를 읽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던지는 것이지요. 그런 것이 많아질 때 인간은 풍요로워집니다. - 모바일 시대에 책의 의미는 뭘까요.☞ 스마트폰 시대에는 단순 팩트나 지식은 스마트폰이 실시간으로 해결해 줍니다. 모바일에 부정확한 정보도 많지만 몇 번만 검색해 비교하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에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주는 데다 인구까지 줄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판은 더욱 어렵습니다. 옛날엔 ‘10년에 100종을 내면 안 망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23년간 250여종을 냈습니다. 그래도 어려우니···. ●“책을 낸다는 건 열린 세계, 다양한 세계 만드는 일” 그러나 책에는 깊은 이해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은 ‘본다’고 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스캔’하는 것이지요. 반면은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거나 스캔해서는 비판적 사유, 종합적 통찰을 기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 통찰력을 기르는 최선의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시인 퐁주(1899~1988)가 한 말, ‘인간은 인간의 미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 말을 철학자 사르트르(1905~1980)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가 있다는 것, 인간을 기다리는 티 없는 미래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아마도 이 미래는 인간이 누구의 지배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는 세계, 자신의 존재와 가치, 자유와 평등 그 자체로 사는 세계일 것입니다. 제게 책은 바로 그런 열린 세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 일반 독자들이 여름 휴가철에 읽을 만한 책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있다가 요즘 좀 조용해졌습니다만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지음)을 추천합니다.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과 함께 우리 헌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책입니다. 또 ‘서양철학사’(시르베크,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일독을 권합니다. 애초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을 위한 교재로 만들어졌기에 쉽고 잘 읽힙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고경영자(CEO) 추천도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나온 다른 철학사 책들과는 달리 명료한 서술, 참신한 접근, 새로운 시각이 특징입니다. 또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다룬 ‘메시지가 미디어다’(유승찬 지음)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한국어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책과 출판은 산업의 시각이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어가 중요하지요. 한국인의 삶과 문학, 정신을 규정하는 것이 한국어입니다. 일제시대 한글 사용을 금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가 사라지면 한국인의 문화와 정신, 영혼 즉 정체성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 한국어를 담는 그릇이 책이고,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출판입니다. ●“한국어와 출판은 문화간접자본···보호책 마련해야” 책과 출판은 도로와 교량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SOC)과 마찬가지인 ‘문화간접자본(COC)’입니다. 문화간접자본이라는 말은 제가 만든 말인데, 이 토대 위에서 연극 영화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문화가 발전합니다. SOC에서 경제가 꽃피듯 문화간접자본이 튼튼해야 우리 문화가 풍성해 질 것입니다. 최근 인구가 줄면서 또 앞으로 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한국어를 쓰는 인구가 줄어들 것입니다. 한국어의 위기가 오면 한국인의 삶과 문화, 정신을 규정하는 정체성 위가 올 것입니다. 한국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책과 출판을 문화간접자본으로 규정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구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국이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요즘 주로 하시는 일은. ☞ 이사 뒷정리한다고 두어달 보냈습니다. 우리 출판사는 오래 전부터 주 39시간 근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출근해서 책 보고, 원고 보고 선생님들 만납니다. 출퇴근 지하철과 집에서는 대개 원고를 봅니다. 우리는 편집자 한 명이 책을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원고를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1교자와 2교자가 다릅니다. 오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지요. 한 원고를 최소 3명(필자와 편집자 2명)이 보면 오류를 거의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난해한 책은 7교, 8교까지 볼 때도 있습니다. 요즘엔 하버드대 교수를 지냈던 존 롤즈(1921~2002)의 ‘도덕 철학사 강의’를 2교째 보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 셋째, 다섯째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당일치기 백두대간 종주를 합니다. 작년 9월 시작해 상주까지 북진해 왔습니다. 산행할 때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아침 한시간씩 허벅지와 무릎 근력을 키우는 운동도 합니다. 그리고 대간에 가는 주에는 수요일 이후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것 같지요? 둘째 토요일은 청계산 산행 모임에 나갑니다. 한 달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조만간 어렵지만 흥미로운 주제인 타자 문제를 다룬 ‘인류학을 넘어서(Beyond Anthropology)’라는 책과 알랭 바디우가 쓴 존재론 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강 대표는 자녀에게 읽히라며 ‘처음 읽는 헌법’과 ‘서양철학사’를 한 권씩 건네주었다. 기자들도 책을 좀 읽고 살아라는 뜻이 담긴 듯해서 받아들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바나나가 사라진다고?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바나나가 사라진다고?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바나나가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놀라운 기사가 떴다. ‘바나나 멸종’에 관한 언론사 기자들의 심도 있는 ‘팩트체크’ 덕분에 당장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바나나가 단일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영양생식을 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단일 유전자를 가진 식물이라면 당연히 병충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윈난성 중동부는 척박한 지역이다. 그곳의 농민들은 아무리 농사를 지어 봐야 감자와 옥수수 등을 수확할 수 있을 뿐이었고, 그것은 그리 돈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탕수수를 기르면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왔다. 사람들은 산을 깎아 내고 사탕수수를 기르기 시작했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수토 유실이 심각해졌고, 마을에는 홍수가 일어났다. 사탕수수 가공 공장이 생겨나면서 공장 오수는 마을을 오염시켰다. 담배 역시 마찬가지였다. 담배 재배는 감자를 기르는 것보다 많은 소득을 가져다주었지만, 담뱃잎을 말리기 위해서는 장작이 필요했고, 나무를 자꾸 베어 내다 보니 산은 황폐해졌다. 생산성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양한 작물을 포기하고 단일 품종만을 기를 때 생겨나는 문제점은 이것뿐이 아니다. 곡물학자 바빌로프는 일찍이 재배 곡물 단일화에 대해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더 많은 곡물을 생산하기 위해 수확량이 좋은 단일 곡물만을 기르다 보면 단기간의 이익은 증대할 수 있으나, 곡물 자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환경 변화에 취약하게 만들어 결국은 곡물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윈난성에 거주하는 와족의 신화가 떠오른다. 그들은 좁쌀 한 톨, 쌀 한 톨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파종 전에도, 추수를 한 후에도 곡식을 위한 노래를 불러 준다. 또한 그들의 신화에서는 대홍수 뒤에 좁쌀과 볍씨가 깊은 물속에 숨어 버렸다고 말한다. 그것은 금, 은과 곡식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과 은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고 주장하면서 좁쌀과 볍씨를 비웃었다. 좁쌀과 볍씨는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곡식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다툼 끝에 금과 은이 볍씨의 뺨을 때렸다. 원래 볍씨는 둥근 형태였는데 그때 금과 은에게 뺨을 맞는 바람에 오늘날처럼 길쭉해졌다고 한다. 결국 화가 난 볍씨와 좁쌀은 물속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고, 인간들은 먹을 것이 없게 됐다. 금과 은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사라진 곡식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먹을 양식이 없어진 인간들은 나무를 먹고 흙을 먹었으며, 더이상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자 금과 은까지 먹어 치우려 했다. 그래서 금과 은은 땅속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고, 사람들은 물속으로 사라진 곡식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인간은 물속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물속으로 들어가 좁쌀과 볍씨의 종자를 건져 올린 것은 거머리와 뱀이었다. 각각 자신들의 엉덩이에 좁쌀과 볍씨를 붙여서 갖고 올라온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 덕분에 다시 먹고살 수 있게 됐고, 그것에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뱀과 거머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뱀은 인간들이 사는 집 근처에서 살게 해 달라고 했고, 거머리는 인간의 피 한 방울만 달라고 했다. 그래서 예전의 초가집에는 구렁이가 살았던 것이고, 사람들이 논에 일하러 나가면 거머리가 피 한 방울을 먹으러 오는 것이다. 지금 바나나의 멸종이 언급되는 것은 종의 다양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위해 단일 품종만을 집중적으로 기르는 것은 언제나 그런 위험성을 내포한다. 금전적 이익이 아무리 귀하다고 한들 다양한 곡물의 존재보다 귀할 수는 없다.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에게 소수들의 신화는 작은 실마리 하나를 던져 주고 있다.
  • [지금, 이 영화] ‘빅 식’

    [지금, 이 영화] ‘빅 식’

    지금도 낭만적 사랑 서사, 그러니까 영혼의 반쪽을 운명적으로 만나 완벽한 하나가 돼 지극한 행복을 누린다는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진다. 시대와 장소와 캐릭터가 작품마다 달라지면 뭘 하나. 전달하는 주제가 변함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들은 한 작품이다.이런저런 연애물을 섭렵하며, 다시 말해 여러 착오를 거듭하면서 내가 얻은 한 가지 교훈을 밝힌다. 뭔가 하면, 낭만적 사랑 서사와 거리가 멀면 멀수록 좋은 로맨스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낭만적 사랑 서사는 사람들을 예쁜 환상 속에 가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실제 연애는 파탄이 난다. 현실에서 영혼의 반쪽을 운명적으로 만나 완벽한 하나가 돼 지극한 행복을 누리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좋은 로맨스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허상이 아니라 삶을 직시하게 만든다. 거기에는 당연히 ‘커다란 고통’이 뒤따른다. 사랑은 아프다. ‘빅 식’(The big sick)은 그런 진실을 담아내는 영화다. 주인공은 미국 여자 에밀리(조 카잔)와 파키스탄 남자 쿠마일(쿠마일 난지아니) 커플이다. 현재 두 사람의 연애는 위태롭다. 그 원인은 우선 쿠마일 부모에게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파키스탄인 며느리를 원하는 어머니 아버지는 아들에게 중매혼을 강요 중이다. 만약 이 뜻을 거스른다면 너를 가족에서 제명하리라. 과연 쿠마일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는 다음과 같이 하기로 마음먹는다. ① 에밀리와의 교제를 부모에게 숨긴다. ② 부모가 고른 맞선 상대들과 만나기는 하되, 그들과 관계를 이어가지는 않는다. ③ 이상의 모든 사실을 에밀리에게 감춘다. 위에서 현재 두 사람의 연애가 위태롭다고 썼다. 한데 그 원인이 쿠마일 부모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따지고 보면 문제의 진짜 원인은 쿠마일에게 있다. 그는 “1400년 된 파키스탄 문화와 싸우고 있다”고 본인의 행위를 변명한다. 하지만 쿠마일은 1400년 된 파키스탄 문화와 제대로 싸운 적이 없다. ①~③에서 드러나듯 그는 사태를 회피하고 거짓말만 늘어놓았다. 모두를 덜 아프게 하고 싶다는 결정이 실은 모두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결정이었던 셈이다.낭만적 사랑 서사의 적은 인물 외부에 있다. 그것을 없애거나 이겨내기는 쉽다. 적이 잘 보여서다. 반면 좋은 로맨스 작품의 적은 인물 내부에 있다. 그것을 없애거나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적이 잘 안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자기가 하는 사랑에 대한 적이 바로 자신이라서 그렇다. ‘빅 식’은 정의한다. 사랑의 성패는 스스로의 오류와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바꿔나가려는 노력을 충실하게 기울이는 데 달려 있다고. 이전의 자기 자신과 결별하기. 이것은 분명 ‘커다란 고통’을 준다. 그러나 영혼의 반쪽·운명·완벽한 하나·지극한 행복이라는 말이 감추는 고통보다는 훨씬 나은 고통이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은 아프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런닝맨’ 제니, 애교+두부심장+꽝손 매력 폭발 ‘시청자 홀렸다’

    ‘런닝맨’ 제니, 애교+두부심장+꽝손 매력 폭발 ‘시청자 홀렸다’

    블랙핑크의 제니가 ‘런닝맨’에서 다양한 매력을 터뜨리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5일 방송된 SBS ‘런닝맨’은 여름 특집으로 워터파크에서 진행된 가운데 블랙핑크 지수와 제니, 배우 한은정, 가수 황치열, 씨스타 출신 보라, 배우 표예진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제니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와는 달리 귀여운 매력과 허당미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꾸미지 않은 해맑은 매력이 ‘런닝맨’ 멤버들과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광수와 커플이 된 제니는 직접 가방을 택했다. 그러나 폭탄이 있었고 이광수는 “분명 내가 다른 걸 집었는데, 네가 이걸 줬다”라고 투덜거렸다. 제니는 “바꿀 기회가 있을 거다. 처음에 (폭탄을)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한 게 아니냐”라고 해명했고 이광수는 “무슨 소리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방 교체 첫 번째 미션은 재능 대결. 제니는 ‘애교 삼행시’ 대결에서 극강 애교를 선보이며 1등을 차지했다. 이어 호러룸을 택한 제니는 “이기기 위해 제가 먼저 가겠다”라며 무섭지 않다고 앞장섰다. 하지만 그 말도 잠시. 제니는 들어가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려 웃음을 안겼다. 제니가 너무 무서워하자 ‘런닝맨’ 공식 겁쟁이 이광수가 제니를 달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눈물범벅으로 탈출한 제니는 ‘런닝맨’ 멤버들에게 “안 무섭다고 않았냐”고 원망했고 하하는 “근데 너무 귀엽다”고 말하며 제니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최종 레이스에서도 제니의 꽝손은 계속됐다. 멤버들이 “제니도 만만치 않은 꽝손이다”라고 하자 제니는 “이 오빠 영혼의 영향이”라며 이광수의 탓으로 돌려 웃음을 자아냈다. 제니는 양세찬&표예진 커플의 이름표를 뜯었지만, 폭탄을 또 뽑았다. 데스매치를 앞두고 제니는 이광수에게 “마지막 벌칙은 안 받을 거라고 확신한다”라며 가위바위보를 했지만 가위바위보에도 패했다. 그리고 뽑은 최종 결과 역시 폭탄이었다. 멤버들은 “제니 자체가 꽝손”이라며 꽝손 모임에 초대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로 꼭 껴안은 채 묻힌 3000년 전 ‘부부 유골’ 발견

    서로 꼭 껴안은 채 묻힌 3000년 전 ‘부부 유골’ 발견

    마치 살아있을 때처럼 서로를 꼭 껴안은 채 땅에 묻힌 3000년 전 부부의 유골이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테르노필에서 발견된 유골 2구는 3000년 전 해당 지역에 살았던 남녀의 것으로, 남성은 반듯하게 누운 채 머리만 한쪽 방향으로 돌려져 있으며 여성은 남성을 포옹하듯 몸 전체가 남성을 향한 채 누워있는 형태다. 이를 분석한 우크라이나 고고학연구소의 미콜라 밴드리브스키 박사에 따르면, 두 유골의 주인 중 남성은 매장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남성은 하늘을 향해 반듯하게 누워있는 반면 여성은 남성을 향해, 남성을 포옹한 채로 누워있으며, 이는 곧 먼저 사망한 남편과 헤어질 수 없었던 여성이 스스로 남편과 함께 산 채로 매장되길 원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당시 이 여성은 스스로 독약을 마셨을 것으로 보이며, 독약으로 인해 숨이 끊어지기 전 스스로 무덤으로 들어가 남편의 시신 곁에 누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문화적 특성으로 보아 내세에서도 남편과 함께 하길 바라는 아내의 바람이 투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밴드리브스키 박사는 “만약 매장 당시 여성이 살아있었다면 이런 자세로 묻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는 커플이었으며, 이러한 매장 형태는 매우 드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사람의 얼굴이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다. 특히 이마와 이마가 마치 마주보듯 붙어있다”면서 “두 사람은 청동으로 만든 장식품이 달려있는 옷을 입은 채 매장됐으며, 머리 근처에서는 도자기로 만든 그릇과 병 등이 놓여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3000년 전 청동기 시대 후기 당시 사람들은 내세와 영혼의 존재를 믿었으며, 이번에 발견된 유골 역시 이러한 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음 세상에서도 부부가 함께 하길 희망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승원 광명시장, 첫 월례회의서 ‘시민주권과 자치분권 강화’ 등 시정운영 밝혀

    박승원 광명시장, 첫 월례회의서 ‘시민주권과 자치분권 강화’ 등 시정운영 밝혀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이 취임 후 첫 번째로 가진 7월 월례조회에서 민선7기 시정운영을 밝히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광명시는 10일 열린 월례회의에서 박 시장이 임기 4년간 전반에 걸쳐 시정 추진방향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박 시장은 먼저 “중앙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 강화에 시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각종 사업 관련해서는 시민과 직접 소통하며 체감할 수 있고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박 시장은 “그동안 대규모로 운영되던 통상 인수위원회 형식을 탈피하고 규모를 최소화해 내실있게 운영했다”면서 “광명시시정혁신기획단에서 주요 현안과 공약사업을 중심으로 점검해 나가겠다. 또 개별사업에 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오는 9월까지 민선7기 동안 추진할 공약사업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선7기 시정운영 방향과 비전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 시민주권·자치분권 강화를 비롯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 육성, 최저임금 인상 등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 극복과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했다. 또 주요 5대 핵심공약으로 서울시 땅 2만평의 광명시 환원을 비롯해 수요자중심의 맞춤형 도시재생 추진, 고교무상교육 조기 실시, 변화와 혁신을 통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 생애주기별 맞춤형 돌봄 확대 등을 내세웠다. 국실별 정책책임제도 당부했다. 특히 박 시장은 국·과장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관행을 탈피하고 청렴·혁신정신으로 공직자로서의 소임을 강조했다. 낡은 틀과 부정적 관행은 과감히 청산하고 새로운 광명의 변화를 위해 영혼 있는 공직자로서 원칙과 기본을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공공 가치를 우선하는 사람’, ‘시민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사람’, ‘시정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 등 세 역량을 갖춘 공직자상을 주문했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오는 13일까지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기고] 한국 정당정치, 환골탈태할 때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한국 정당정치, 환골탈태할 때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여야에 체질 변화와 생존의 큰 과제가 주어졌다. 6ㆍ1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에는 압도적 승리를 감당할 만한 역량을 요구한 셈이고. 보수 야권에는 절망적 패배를 안겨 주어 환골탈태의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환골탈태는 지금 자유한국당의 비상 대책 해법이다. 보통 수명이 40년쯤 되는 독수리가 70살까지 살려면 새로운 부리와 발톱을 갖기 위해 기존의 것을 뽑아 버려야 하는 고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보수 야권의 제1당인 한국당의 상황은 수명을 거의 다한 독수리가 1년쯤 더 살다가 죽든지 아니면 고통스럽지만 변신해 30년을 더 살 것인지를 결단해야 하는 것과 같다. 바른미래당 또한 보수의 적폐 대상으로 전락할 위기에 섰다. 바른미래당의 전신 중 하나인 국민의당은 당의 형태를 갖추기도 전에 제20대 총선에서 지나친 승리를 해 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좀 심한 비유와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1000원어치 물건을 사러 갔는데, 가게 주인(국민)이 잘못 알고 만원어치 물건을 줘 버린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이에 대한 정확한 계산과 정산을 하지 않은 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실체가 부족한 바른정당과 보수 야권 계열의 바른미래당을 창당하게 된다. 바른미래당이 6ㆍ13 지방선거에 임하는 모습은 육체는 없고 영혼만 가진 귀신과도 같았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의 가치는 인정할 수 있으나 구체적으로 누구를 위한 정당인가를 분명하게 할 때가 됐다. 보수 야권의 정치인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텃새’보다는 새로운 지대를 향해 날아가는 ‘용감한 철새’가 돼야 할 것이다. 국가의 발전을 위해 능력 있는 집권 여당은 절대적이지만 더 좋은 민주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야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배 정당의 정치 DNA가 국가의 역할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선택한 국정 운영의 책임자로서 무엇보다도 ‘경제와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 야당 시절 겪었던 3중고, 즉 지역편중ㆍ계파패권ㆍ이념편향을 벗어나는 체질 혁신을 완성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탈지역주의 정당의 면모는 보여 주었지만 20대 총선 직전 당내 세력 상당 부분이 국민의당으로 분화되면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친문의 지배 순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지자가 좋아하는 정당’을 넘어서서 ‘국민이 좋아하는 정당’으로 비약하려면 고강도의 탈계파 체질로 전환하는 데 끝없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됐기 때문에 탈지역 편중과 탈계파 패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탈이념 편향의 수권 정당 완성이다. 집권당이 된 이상 할 일은 국민의 삶, 민생에 전념하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올 하반기가 한국 경제에 골든타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문재인 정부와 함께 경제 프로젝트를 향한 쌍끌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요컨대 여야 각기 새롭게 구성ㆍ재편되는 전당대회 등을 통해 한국 정당정치를 환골탈태시킬 스마트한 정당 지도부와 리더십을 구축하기를 바란다.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공양왕 3부자 교살한 태조, 삼화사서 수륙재 열어 왕생 기원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공양왕 3부자 교살한 태조, 삼화사서 수륙재 열어 왕생 기원

    삼척은 삼국시대 초기 실직국의 중심이었다. 이 나라는 102년(파사왕 23) 신라에 병합됐고 장수왕의 고구려에 함락되기도 했다. 신라는 505년(지증왕 6) 이 지역을 되찾아 실직주라 했고 757년(경덕왕 16) 삼척군으로 개칭한다. 고려시대엔 척주로 불리기도 했다. 오늘날 삼척은 수도권에서도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삼척은 오지의 이미지가 강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고려의 마지막 임금 공양왕을 폐위시켜 삼척으로 보낸 것도 이 때문이었다.이성계 세력은 우왕과 창왕은 왕씨가 아니라 신돈의 자식이라는 우창비왕설(禑昌非王說)을 내세우면서 ‘가짜 왕을 폐위시키고 진짜 왕을 세워야 한다’는 폐가입진(廢假立眞)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1389년 신종의 7대손 정창군 왕요를 즉위시켰으니 곧 공양왕이다. 하지만 공양왕도 결국 이성계 세력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나게 된다. 공양왕은 1392년 7월 12일 이성계의 사저에서 술자리를 갖고 있었다. 이때 배극렴이 왕대비에게 폐위를 청했고 공양왕은 왕위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공양왕은 원주로 보내졌고, 이성계는 17일 즉위한다. 사흘 뒤인 20일자 태조실록에는 ‘왕요를 공양군으로 삼아 간성군에 두고 요의 아우 우는 귀의군으로 봉해 마전군에 두어 왕씨 제사를 주관하게 하며, 전조 왕대비 안씨는 의화궁주로 삼았다’는 대목이 보인다. 공양왕을 공양군으로 격하하고 원주에서 다시 간성으로 보내기는 하지만 ‘세상이 바뀌는 마당에 관대한 은혜를 베풀고자 한다’는 즉위교서의 정신이 아주 사라지지는 않은 듯하다. ●조정 공론 후 전국의 왕씨 후손들 대거 살육 하지만 이성계의 측근들은 공양왕을 비롯한 왕씨들을 잠재적 화근으로 보고 있었다. 그해 9월 대사헌 남재 등은 ‘만일 무뢰배들이 왕씨를 구실로 삼아 난을 일으키려 한다면…’이라는 이유를 들어 ‘원컨대 모두 강화도와 거제도에 거처토록 하여 미리 방비하소서’라고 건의한다. 그런데 1394년(태조 3) 1월 참찬문하부사 박위가 연루된 사건이 하나 일어난다. 박위가 동래현령 김가행과 염장관 박중질을 맹인 점술가에게 보내 “전조 공양의 명운이 우리 주상 전하와 비교해 누가 낫겠는가. 또 왕씨 가운데 누가 명운이 귀한 사람인가” 하고 물었다는 것이다. 처벌은 전조의 왕실 인사 전체로 확대됐다. 이 사건 이후 형조는 ‘공양군을 비롯한 왕씨들을 섬에 안치하는 것은 물론 대역죄에 속하는 만큼 제거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청하게 된다. 그러자 태조는 경계의 대상으로 삼았던 왕씨들을 귀양 보내는 결정을 내린다. 간성의 공양군 삼부자도 삼척으로 옮겼다. 이후 태조는 왕씨의 운명을 조정의 공론에 맡겼고, 의견은 곧바로 왕씨에 대한 ‘처분’으로 모였다. 조정은 중추원부사 정남진과 형조의랑 함전림을 삼척에 보냈다. 형조전서 윤방경과 대장군 오몽을은 강화, 형조전서 손흥종과 첨절제사 심효생은 거제로 갔다. 삼척의 공양왕과 두 아들은 4월 17일 교살됐다. 15일과 20일에는 각각 강화와 거제의 왕씨들이 바다에 던져졌다. 이어 전국의 왕씨 후손을 모두 처형토록 했다. 이후 이성계의 태도는 흥미롭다. 왕씨를 대거 살육하고 3개월이 지난 1394년 7월에는 금으로 ‘법화경’을 사경해 내전에 펼쳐 놓고 읽었다. 이어 ‘수륙의문’(水陸儀文)을 판각해 ‘법화경’과 함께 강화에서 가까운 개성 관음굴과 삼척 삼화사, 그리고 견암사에 내렸다. 견암사는 거창 우두산의 고견사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태종 때 조성된 공양왕릉 석호, 문·무신상 등 갖춰 태조는 이듬해 2월부터 세 사찰에서 수륙재를 열도록 했다. 수륙재란 원통하게 죽어 물과 육지를 헤매는 외로운 영혼을 위로하는 불교의식이다. 수륙의문은 수륙재의 의식 절차를 적어 놓은 문서를 말한다. 자신이 강화와 삼척, 거제에서 살해한 왕씨들의 명복을 빌고자 했다. 그러니 삼화사 수륙대재는 공양왕 삼부자의 왕생을 기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태조의 집안과 삼화사는 이성계의 4대조인 목조 이안사가 전주에서 삼척으로 이주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세종실록에는 ‘전 현감 김계가 효령대군을 통하여 아뢴 이야기’라면서 ‘삼척의 노인들이 서로 전하되, 삼화사에 간직된 금은자경(金銀字經)은 목조께서 손수 쓴 불경’이라는 대목이 보인다. 이안사가 삼척에 머무는 동안 아버지, 곧 이성계의 5대조 이양무와 부인 삼척 이씨가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의 무덤인 준경묘와 영경묘는 지금 삼척의 태백산 동쪽허리에 남아 있다. 공양왕릉은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있다. 북쪽으로는 맹방해수욕장과 대진항, 남쪽으로는 초곡항과 장호해수욕장이 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언덕에 남서향을 하고 있는데, 그 동쪽 너머는 휴양객들이 많이 찾는 궁촌해수욕장이다. 돌계단을 오르면 네 기의 무덤이 나타난다. 오른쪽의 호석을 두른 무덤이 공양왕릉이다. 나머지 두 기는 왕자의 무덤, 다른 한 기는 왕의 시녀 혹은 왕이 타던 말의 무덤이라고 한다. 무덤에 오르면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는 태백준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름대로 좌청룡, 우백호를 제대로 갖춘 명당인 듯하다. 하지만 무덤에 석물(石物)은 보이지 않는다. 공양왕릉은 경기 고양시 원당동에도 있다. 공양왕과 부인 순비의 무덤으로 알려진다. 이성계의 아들인 태종 이방원이 재위 16년인 1416년 공양군을 공양왕으로 봉하면서 새로 조성한 것이다. 고양의 공양왕릉은 삼척과 달리 무덤 앞에 비석과 상석, 석등, 석호, 문·무신상이 늘어서 있다. 석호, 곧 돌호랑이는 전통적인 고려 양식이면서도 조선 태조 건원릉의 그것과 닮아 있다고 미술사학자들은 설명한다.삼화사는 642년(신라 선덕여왕 11) 창건설이 전한다. 자장이 당나라에서 돌아온 뒤 두타산에 이르러 흑련대(黑蓮臺)를 창건했는데 이것이 삼화사의 전신이라는 것이다. 이후 화재와 중건을 이어 오다가 1907년에 일본군이 의병이 머물렀다는 이유로 불을 질러 대웅전을 비롯한 200칸 남짓한 당우가 잿더미가 되기도 했다.●공양왕 제향 대상에 포함돼 ‘수륙재’ 막 내려 동해 시내에서 삼화사로 들어가는 길 주변에서는 거대한 규모의 시멘트 광산과 공장이 우선 눈에 띈다. 하지만 삼화사가 있는 무릉계곡에 접어들면 그야말로 선계와 같은 경치가 펼쳐진다. 옛날부터 그 자리에 있던 사찰처럼 자연스럽다. 하지만 지금의 삼화사는 시멘트 공장 부지에 있던 절을 1979년 옮긴 것이다.삼화사는 공양왕의 고혼을 위로하고자 베푼 국행수륙도량(國行水陸道場)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삼화사 수륙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5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조선 초기 삼화사에서는 공양왕의 초상을 제단에 올려놓고 수륙재를 올렸다. 고려시대부터 남아 있던 초본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화사의 공양왕 수륙재는 조선왕조가 공양왕을 복권시키고 전 왕조 제향 대상에 공양왕을 포함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막을 내린 듯하다. 하지만 삼화사 수륙재는 소멸되지 않고 대상을 한정 짓지 않은 불교의식으로 오히려 확대될 수 있었다. 글 사진 사진 dcsuh@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산책 즐기는 펭귄 커플 (영상)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산책 즐기는 펭귄 커플 (영상)

    세상에서 이보다 더 낭만적인 산책은 없다. 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인적이 드문 바닷가에서 서로의 날개를 붙잡고 해변을 따라 뒤뚱뒤뚱 걸으며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아프리칸 펭귄(African Penguin) 한 쌍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아프리카 유일의 펭귄 서식지로 유명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보울더스 비치(Boulders Beach)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영상 속 펭귄 커플은 손을 잡듯 날개를 부여잡고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며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데 여념이 없다. 미 캘리포니아 출신 트위터 사용자 ID 프리킹다니(FreakingDani)는 남아프리카로 휴가를 떠난 이모가 보낸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고, 이는 3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펭귄 커플이 음악을 틀어놓고 약혼 사진을 찍는 것 처럼 보인다”라거나 “펭귄이 나보다 더 나은 애정생활을 누리는 것 같다”, “영혼의 단짝을 찾은 펭귄이 애정행각을 벌이는게 부러울 따름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펭귄은 주로 남극에 산다고 알려져있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아프리칸 펭귄의 경우 수온 10~20도의 아프리카 남서부 해안에 주로 서식한다. 나귀처럼 들리는 울음소리 때문에 ‘자카스펭귄’이라고도 불리는 아프리칸 펭귄은 무리내에서 짝짓기를 하며 일부일처제로 평생 같은 파트너만 바라보며 살아간다. 한편 케이프반도의 동쪽, 사이먼스 타운에 자리한 볼더스 비치는 테이블마운틴 국립공원에 속한 작은 규모의 해안이지만 아프리카 유일의 펭귄 서식지로 유명하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근접 관찰이 가능한 아프리칸 펭귄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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