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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로봇 셰프가 할머니 손맛을 재현할까

    [열린세상] 로봇 셰프가 할머니 손맛을 재현할까

    요즈음 인공지능(AI)이 결합한 푸드테크(FoodTech)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스마트 부엌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요리 기술로 세상을 깨끗하게 할 듯하다. 여기에 로봇 셰프가 제 모습을 갖추면, 요리 행위는 더이상 고된 노동이 아닌 시대가 열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과연 로봇 셰프가 돌아가신 어머니나 할머니의 기록되지 않은 한식 요리법을 제대로 활용해 그 깊이를 재현할 수 있을까? 음식인문학자의 시선으로 볼 때 지금 화려한 K푸드 홍보에만 열중할 때가 아니다. 정작 우리가 몇백 년 축적해 온 집안·마을마다 결이 다른 요리 기술은 급격히 사라져 가는 중이다. 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가는 AI 시대에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데이터의 디지털화다. 단순히 ‘무 몇 그램, 간장 몇 스푼’ 식의 파편화된 정보를 모으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식재료를 대하는 태도와 계절에 따른 미세한 변주,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한식의 ‘두꺼운 데이터’(Thick Data)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정부는 디지털 한식 자료를 꾸준히 축적해 왔다. 2007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전통지식포탈’의 ‘전통식생활’에는 요리법만 나열돼 있을 뿐 요리법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구축된 자산들이 ‘디지털 감옥’에 결박돼 있다는 사실이다. 상당수 국가 공공데이터 사업의 산물은 공공기관의 폐쇄적인 시스템 안에만 머물 뿐 정작 외부 AI 엔진의 접근이나 탐색을 완강히 차단하고 있다. 이는 지식의 공유가 아닌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게다가 이 디지털 정보는 철저히 한국어로만 봉인된 상태다. 글로벌 AI 엔진이 한식을 학습하고 그 내력을 번역해 전파하기에는 언어적 장벽도 장애물이다. 더욱 치명적인 변수는 시간이다. 한식의 생명력인 ‘맥락의 기술’을 체득한 마지막 세대, 즉 1930~50년대 출생자들이 고령화로 인해 빠르게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가령 신안군의 한 섬에서 요리 솜씨가 좋았던 어느 할머니의 별세는 단순한 개인의 죽음을 넘어 수백 년간 전승된 지역의 내림음식과 그 속에 응축된 지혜가 영구히 사라짐을 뜻한다. 구전과 신체적 기억으로만 존재하던 요리 기술은 그가 생을 마감하는 순간 우주에서 영원히 흩어지고 만다. 나는 음식인문학적 한식 요리 기술 수집의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본다. 다행히 2023년부터 한식진흥원이 ‘지역음식 기록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결과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 지역의 특정 음식 요리법은 한둘뿐이다. 이것은 지역의 대표 음식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왔다. 배추김치의 요리법이 한 가지가 아니고 집마다 달라서 1000만 가지가 넘듯이 같은 음식의 다양한 요리법을 수집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법을 학습한 로봇 셰프는 오랫동안 지속된 배추김치도 만들고, 스스로 창의적인 미래형 배추김치도 만들어 낼 것이다. 따라서 민간 차원에서 AI가 학습할 수 있는 ‘한식 원천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이 플랫폼에는 동영상과 이미지, 그리고 다양한 요리법과 이야기 등의 데이터가 담겨야 한다. 당연히 AI 엔진에 열리는 ‘오픈 소스’여야 한다. 그래야 전 세계의 AI 로봇 셰프가 한식의 다양한 요리법과 이야기를 검색하고 우리 앞에 한식 한 상을 차려 줄 것이다. 기술은 그릇일 뿐이며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정체성이 빠진 알고리즘은 결국 한식을 국적 불명의 퓨전 요리로 변질시킬 위험이 크다. AI 시대에도 한식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면 지금 당장 현장으로 나가 ‘사라지는 요리 기술’을 디지털 데이터로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 기록되지 않는 문화는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으며, 개방되지 않는 디지털 데이터는 박제된 지식에 불과할 따름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전남광주, 교육도 하나로… 배움 무대 넓혀 ‘AI 지역인재’ 키운다

    전남광주, 교육도 하나로… 배움 무대 넓혀 ‘AI 지역인재’ 키운다

    공동교육 과정·온라인 수업 확대에너지영재고 설립·직업계고 재편교실과 산업 ‘AI 인재 사다리’ 구축모든 학교에서 독서인문교육 운영질문·토론·글쓰기 사고력 중심 교육 광주와 전남을 하나로 묶는 전남광주특별시 설치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전남교육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2026년을 미래교육 전환점으로 삼고 인공지능(AI) 인재 양성과 글로컬 교육 고도화, 독서 인문교육 내실화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해 학생들의 꿈을 실현해나가게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전남광주의 교육 통합은 단순한 행정 개편이 아닌 지역 교육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고 교육은 헌법이 보장한 자치 영역인 만큼 교육자치 원칙과 학생 학습권을 최우선의 기준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전남광주 교육 통합 “배움 기회 넓힌다” 전남광주 교육 통합의 핵심 목표는 ‘지역인재 양성’과 ‘선순환 일자리 생태계 구축’이다. 전남과 광주의 공동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일자리 구조를 구축해 기업과 인재가 지역에 모이고 청년의 창업과 도전이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배움의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교육 과정 운영과 온라인 공동수업 확대, 캠퍼스형 고교 모델 도입 등을 통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넓힌다.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 교육 인프라 활용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전남의 농산어촌 교육모델, 생태·해양·농생명 교육 자산, 선도적 교육복지 정책과 광주의 대학·연구기관, 진로·진학 정보 접근성 등을 적극 활용해 지역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통합을 통해 디지털 인프라와 AI 교육 등 대형 교육 사업에 대한 공동 투자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 통합 과정에서 제기되는 우려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도시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학군·배정의 광역 단위 이동은 단계적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거주지 우선 배정 원칙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남·광주교육청은 이 같은 교육 현장의 요구와 우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전남광주교육행정통합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추진단은 교원과 학부모, 교육계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분·인사 불안 등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교육청은 통합이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최소 3~5년의 과도기를 두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충분한 안전장치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교실에서 산업까지’ AI 인재 양성 주력 전남교육청은 AI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전남형 AI 인재 양성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등 전남에 형성되는 산업 환경을 교육의 기회로 연결하기 위해 ‘AI·에너지 교육 밸리’ 비전을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실에서 산업까지 이어지는 AI 인재 사다리를 구축해 지역의 아이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영재고 설립과 AI융합중심고, 과학중점학교 운영, 직업계고 재구조화 등을 추진 중이다. 또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지스트, 전남대 등 지역 대학과 협력을 강화해 고교~대학~산업으로 이어지는 교육·진로를 확대하고 있다. 국제 공인 교육과정인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확대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말 나주 빛가람초, 금천중, 전남외국어고가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으며 호남권 최초로 초·중·고 연계 IB 교육이 본격 운영되기 시작했다. 2026학년도에는 기존 8개 시군 23개 학교의 초·중·고 연계를 강화하고 4개 시군에 추가 도입하는 등 12개 시군 40교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전남만의 브랜드가 된 ‘2030교실’은 AI 시대 수업 변화를 이끄는 핵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도내 133개 교실이 운영 중으로 올해는 110개가 추가 지정·확대된다. 2030교실 수업의 특징은 학생 주도성에 있다.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지역과 사회, 국제 이슈를 주제로 질문을 만들고 탐구하며 해결책을 모색한다. 남극 장보고 기지와 연계한 공동수업, AI로 구현한 정약용 선생과의 토론 수업 등은 시공의 한계를 넘어선 미래 교육의 모델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 키운다 전남교육청은 AI 시대 핵심역량을 독서인문교육에서 찾는다. AI 시대일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이 중요하며 그 능력을 키우는 가장 빠른 방법이 독서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전남의 모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요구와 학교 특색에 맞는 독서인문교육이 운영 중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책으로 여는 아침, 30분 읽기’를 통해 독서를 일상 습관으로 만들고 있다. ‘질문하는 교실, 토론하는 수업’을 확대해 읽기에서 질문·토론·글쓰기로 이어지는 사고력 중심 교육을 추진 중이다. 특히 독서 이력과 참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별 독서 경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학교·도서관·지역을 연결한 독서인문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학생 맞춤형 성장 지원 체계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독서인문교육이 사고력 기반을 다지는 정책이라면 학생교육수당은 교육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중심축이다. 전국 최초로 도입된 전남학생교육수당은 2024년 시행 이후 매년 지급 대상과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도의회 조례 개정으로 중·고등학생까지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올해는 정부 아동수당 확대와 연계해 지급 구조를 조정, 초등학교 1~2학년은 아동수당으로 전환하고 중학교 1~2학년에는 월 5만원의 교육수당을 새롭게 지급하고 있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향후 전남·광주 통합이 이뤄질 경우 전남의 학생교육수당과 광주의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을 연계해 광역 단위 교육복지 통합 플랫폼으로 정비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우수 봉사자 예방접종, 마포가 쏜다

    서울 마포구는 올해부터 우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비와 간병비를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비’ 지원은 마포구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중 전년도 봉사 시간이 300시간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자원봉사 정보 통합 시스템인 1365자원봉사포털 기준이다. 지원 금액은 1인당 최대 3만원이며, 신청 기간은 9월 1일부터 12월 4일까지다. 지원은 예산 소진 때까지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받은 뒤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확인 절차를 거쳐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오랜 기간 지역사회에 헌신한 자원봉사자를 위해 간병비도 지원한다. 1365자원봉사포털 기준 누적 봉사 시간 1만시간 이상자 중 5000시간 이상을 구에서 봉사하고,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지원 금액은 생애 한 번 최대 50만원, 1일 10만원 이내다. 신청 기간은 이달 16일부터 12월 4일까지다. 박강수 구청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자원봉사자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과 예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대구 동성로 젊음의 거리로 거듭난다

    대구 동성로 젊음의 거리로 거듭난다

    대구시가 도심 최대 번화가 동성로 일대를 젊음의 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는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젊음의 거리 조성 사업의 설계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동성로 일대 주요 거점과 골목 환경을 전면 개선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오는 6월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옛 중앙파출소 터에는 지상 4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과 대구권 대학들이 도심 내 유휴 시설을 활용해 공동으로 운영하는 강의실인 도심 캠퍼스를 조성한다. 전면 광장은 버스킹을 비롯한 문화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광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시는 동성로 일대 활성화를 위한 골목 환경 개선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통신골목과 야시골목 등 특화 골목에는 공공 디자인을 적용해 걷고 싶은 거리로 꾸민다. 또 비어 있는 상가를 활용한 공간 실험과 서브컬처 프로그램을 도입해 청년이 자유롭게 참여할 문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옛 중앙파출소 신축과 전면 광장을 비롯한 골목길 경관 개선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동성로를 청년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거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울 안심통장 상반기 2000억 공급

    서울시는 생계형 자영업자를 위한 ‘안심통장’ 지원 사업을 19일부터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2만명을 대상으로 총 2000억원을 지원한다. 안심통장은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필요할 때 자유롭게 인출하고 상환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방식이다. 시는 올해 협력 은행을 기존 4곳에서 6곳으로 확대했고 청년 사업자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제2금융권을 이용했더라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청은 서울신용보증재단 모바일 앱에서 가능하다. 첫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로 운영하며, 26일부터는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금리는 연 4.8% 수준이며 모바일 비대면 자동 심사를 통해 영업일 기준 1일 이내 대출 승인이 이뤄진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사업장을 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중 ▲운영 1년 초과 ▲최근 3개월 매출 합계 200만원 이상 또는 1년 신고매출액이 1000만원 이상 ▲대표자 NICE 개인신용평점 600점 이상인 개인사업자다.
  • 재판소원 ‘1호’ 노리는 로펌들… TF 꾸리고 헌재 출신 영입 나서[사법·검찰개혁이 바꾸는 서초동]

    재판소원 ‘1호’ 노리는 로펌들… TF 꾸리고 헌재 출신 영입 나서[사법·검찰개혁이 바꾸는 서초동]

    헌법재판 전문 인증 변호사 11명뿐과거 수요 적다 보니 이젠 ‘귀한 몸’대형 로펌들은 벌써 전담팀 꾸려“해외선 인용 1~2%… 시장 대비 차원”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심사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이 임박하면서 국내 로펌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대형 로펌들은 헌법재판관·연구관 출신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고, 중소 로펌도 ‘헌법 전문’ 변호사를 내세워 본격적인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호 사건’을 준비하는 변호사도 등장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도 시행 초기에 재판소원 청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로펌에 관련 문의가 몰리고 있다. 법에서 규정한 ‘기본권 침해’의 범위가 광범위한 데다, 명확한 기준이나 판례가 확립되기 전이라 “내 사건도 해당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헌법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면서 중소 로펌들은 전문 인력을 차별화 요소로 앞세우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일정 요건을 갖춘 변호사에 대해 전문 분야를 등록해주는 제도를 시행 중인데, 대한변협에 ‘헌법재판’ 전문분야로 등록된 변호사는 11명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헌법재판 관련 수요 자체가 적어 헌법 전문 변호사는 비교적 소수다. 헌법재판 전문 변호사인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는 “의뢰인 입장에선 ‘제도 시행 초기에 빨리 청구가 이뤄져야 헌재가 꼼꼼히 살펴봐줄 것’이라고 생각해 문의가 많다”면서 “현재 재판소원 ‘1호 사건’을 청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헌법재판 전문 변호사인 김정환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도 “재판소원이 재판에 불복하는 절차라고 생각하는 의뢰인들이 집중적으로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들도 시장 선점에 나섰다. 특히 헌재 출신 전관을 내세우면서 헌법재판관 출신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그간 대형 소송에서 이른바 ‘대법관 도장값’이 최고가였다면, 앞으로는 ‘헌법재판관 도장값’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해까지 헌재 사무처장에 재직한 김정원 변호사를 필두로 헌법연구관 출신인 지영철·강을환 변호사 등이 포함된 헌법재판팀을 출범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헌법재판관 출신 목영준·강일원 변호사를 중심으로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헌법소송팀에서 재판소원도 맡기로 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헌재 선임헌법연구관·부장연구관을 역임한 김경목 변호사를 중심으로 재판소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재판소원 제도 도입과 관련해 실무 쟁점’ 자료를 Q&A 형식으로 정리해 내놨다. 법무법인 바른은 헌재 헌법연구관 파견 경험이 있는 고일광 변호사가 팀장을 맡는 헌재 전문 대응팀을 출범했다. 24일엔 재판소원 제도 관련 실무를 주제로 고객 초청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상고심 대응 과정에서 재판소원까지 대비하는 방향으로 소송 전략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명웅 헌법 전문 변호사는 “확정 판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재판소원을 청구해야 해 3심을 준비하면서부터 헌재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송 준비를 하는 방향으로 변호사들의 업무도 정교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소원이 로펌 업계의 ‘블루오션’이 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판소원을 도입한 독일·스페인·대만의 인용률도 1~2%에 불과하다. 김정환 변호사는 “청구가 쏟아지더라도 대부분은 각하될 것”이라면서 “새 시장을 기대한다기보다 새로운 제도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 원·하청 노사관계 ‘폭풍전야’… 정부 “혼란 방지 총력전”

    원·하청 노사관계 ‘폭풍전야’… 정부 “혼란 방지 총력전”

    주요 쟁점 방향성은 판단위서 제시절차 매뉴얼 안내할 전담반도 구성민노총 13.7만명, 원청에 교섭 예고노동장관 “우려보다 협의로 해결”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임금 교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10일 본격 시행된다. 노사 간 ‘대화의 제도화’와 함께 노동쟁의 대상 확대,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도 담겼다. 노동계가 원청과의 대대적인 교섭을 예고하면서 노사 관계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한 현장 밀착 지원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간부회의에서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계는 교섭을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책임 있는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해 주고, 노동계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대화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동부는 교섭의 기준이 되는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운영한다. 법률·현장 전문가 8명이 참여하는 정부 유권해석 자문기구로, 원·하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주요 쟁점에 대해 판단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노동포털 홈페이지 등에서 유권해석을 신청할 수 있다. 노동부는 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노사 모두가 참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지방관서 근로감독관을 중심으로 전담반을 구성해 해석지침과 교섭절차 매뉴얼을 안내하고 실제 현장 교섭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교섭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된 노사에는 ‘전문가 상생 교섭 컨설팅’을 지원해 안정적인 교섭이 진행되도록 돕는다. 이달 중으로 노란봉투법 설명회를, 상반기에 정기 세미나를 개최해 현장의 이해도를 높일 방침이다. 또 향후 3개월을 ‘집중점검기간’으로 지정해 노사정 소통 채널을 상시 운영하고, 필요시 관계부처 협의체를 즉시 가동해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민주노총 산별 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 13만 7000여명은 원청 기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전망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건설사 100곳과 인천국제공항 등 59개 사업장에 교섭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원청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때 사용자성이 인정되거나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하청 노동자와 하청 노조가 알 수 있도록 폭넓게 공고해야 한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10일 교섭 공문을 보냈을 때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고 응한 원청은 즉시 공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중동전쟁 종식 시점, 네타냐후와 논의해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설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종전 시기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의 8일(현지시간) 전화 인터뷰에서 종전 시점에 대해 “공동으로… 어느 정도는. 우리는 얘기를 하고 있다. 적절한 시점에 내가 결정을 내리겠지만, 모든 것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이 같은 발언이 전쟁 종식에 네타냐후 총리의 의견도 반영하며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쟁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네타냐후 총리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가 미국 내 여론이 아닌 오직 트럼프 대통령만을 설득해 이란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비비(네타냐후 별명)는 전쟁에 집중해야 한다. 우스꽝스러운 사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라며 뇌물 수수, 사기, 배임 혐의로 재판받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사면을 촉구했다.
  • 이란 혁명수비대 ‘완전한 복종’ 맹세…‘막후 실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누구 [핫이슈]

    이란 혁명수비대 ‘완전한 복종’ 맹세…‘막후 실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누구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이란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공개 활동이 거의 없던 인물이 최고 권력에 오르면서 그의 정체와 권력 기반에 관심이 쏠린다. 외신들은 모즈타바를 수년 동안 이란 권력 핵심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막후 실세’로 지목해 왔다. 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그동안 공개 활동을 극도로 제한했다.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이 없고 공개 연설이나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았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도 많지 않다. 하지만 외교 문서와 정보 분석에서는 오래전부터 그를 이란 권력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2000년대 후반 공개된 미국 외교 전문에서는 그를 “성직자 뒤에 있는 실제 권력”이라고 표현했다.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비공식 정치 보좌 역할을 맡으며 군과 정보기관 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는 군사 조직을 넘어 정치와 경제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 기관이다. 이러한 군부 기반은 그의 권력 핵심으로 꼽힌다. 실제로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 선출 직후 즉각 충성을 선언했다. 로이터와 AFP 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새 최고지도자에게 “완전한 복종”을 맹세하고 그의 지시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인 알리 라리자니도 공개적으로 모즈타바 지지를 선언하며 새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주요 대리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도 모즈타바 선출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결정을 “이슬람 혁명의 새로운 승리”라고 평가했다. ◆ 늦게 시작한 성직자 길…종교적 위상 논란 모즈타바는 1969년 이란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테헤란의 알라비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뒤 1999년 시아파 신학 중심지인 쿰에서 종교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그는 중간급 성직자 수준으로 분류된다. 일부 이란 매체는 최근 그를 ‘아야톨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최고지도자 자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에서는 보통 아야톨라급 성직자가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는 종교적 권위를 갖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모즈타바가 종교 지도자로서 충분한 학문적 권위를 갖췄는지를 두고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권력 세습 논란과 정치 개입 의혹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은 권력 세습 논란을 낳고 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1979년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린 혁명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혁명 당시 지도부는 세습 권력 체제를 부정하는 것을 핵심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의 이름은 2005년 대통령 선거 때 크게 알려졌다. 개혁파 정치인 메흐디 카루비는 공개서한에서 그가 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를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선거에서는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승리했다. 비슷한 의혹은 2009년 대선 이후에도 다시 제기됐다.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녹색 운동’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했고 일부 시위대는 그의 권력 승계 가능성을 비판했다. 외신들은 모즈타바가 아버지의 강경 노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아버지와 가족을 잃었다. 이 때문에 서방 압력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치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은 변수다. 경제 위기와 전쟁 상황 속에서 국가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하메네이의 후계자는 제거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 지도자가 된 모즈타바는 이제 전쟁과 경제 위기 속에서 이란 체제의 향방을 결정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 삼성전자 노조 “파업 불참 시 해고 1순위”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앞두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에 대한 불이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9일부터 18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에서 과반 찬성이 나오면 4월 조합원 집회를 거쳐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는 2024년에 이어 창사 두 번째 파업 상황을 맞게 된다. 노조 측은 최근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 기간에 근무하는 직원의 명단을 관리해 향후 인사 조치 협의 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우선적으로 안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을 신고하는 제도를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일부 직원들은 파업 참여 여부가 개인 선택이어야 한다고 우려한다. 업계에서는 노조 조직 규모가 크게 증가한 점도 변수로 본다. 공동투쟁본부 조합원 수는 약 8만 9000명으로 추산되며 상당수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소속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이 진행되는 시기와 맞물릴 경우 공급 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 [길섶에서] 로켓과 깃털 사이

    [길섶에서] 로켓과 깃털 사이

    오를 땐 로켓, 내릴 땐 깃털. 국민적 분노가 주유소로 향했다. 분노대로라면 간단하다. 사 온 가격대로 되팔면 그만. 그런데 그 결말도 유쾌할 것 같지 않다. 전쟁 직전 배럴당 67달러였던 국제유가가 150달러까지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승 비율을 곧이곧대로 반영하면 휘발유값은 리터당 3000원에 육박한다. 인상분을 일시에 반영하거나, 분산시켜 매일 몇십원씩 서서히 올리거나 선택지는 둘. 하지만 하룻밤 만에 몇백원이 한꺼번에 뛴 기름값 간판을 본다면 아마 나는 운전을 접고 관절 덜 상하라고 오메가3나 살 거다. 기업의 가격 책정은 지금까지 얼마 들였느냐와 내일 얼마를 내야 하느냐를 동시에 감안한 경영전략이자, 가파르게 올렸다간 수요 절벽을 각오해야 하는 심리전의 결과다. 정유사 입장에선 빨리 올렸다 늦게 내리면 욕을 먹지만 늦게 올렸다 빨리 내렸다간 망한다. 굳이 소비자가 헤아릴 일은 아니지만. 당분간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기름값이 계속될 것 같다. 기업은 소비자의 민심을 최대한 읽어 주길, 그리고 당국의 규제는 이성적으로 설계되길 바란다.
  • 사회는 보수화되는데 ‘보수 정당’ 국힘 왜 쪼그라드나[윤태곤의 판]

    사회는 보수화되는데 ‘보수 정당’ 국힘 왜 쪼그라드나[윤태곤의 판]

    국힘에 똬리 튼 극우 유튜버고성국·전한길, 제도권 정당 진입조직 만들어 지도부의 우군 노릇‘사면초가’ 장동혁, 극우 세력 의존지지율 떨어지면 극우 비중 늘어주요 행위자로서의 지위 상실제1야당, 정부·여당의 ‘카운터파트’장동혁, 정책 반대·조정 역할 못 해지방 통합은 전략 없이 ‘갈팡질팡’민주적 견제·균형 메커니즘 깨져지난 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주간 정기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1%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6%, 무당층은 26%로 나타났다. 그 전주에 비해 민주당은 3% 포인트가 오르고 국민의힘은 1% 포인트가 내린 것인데, 눈에 띄는 건 대구경북의 무당층 비율이 29%에 달해 광주전남 10%의 3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또한 중도층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44%, 국민의힘은 12%로 나왔다. ‘집토끼’(고정 지지층)도 ‘산토끼’(유동적 스윙보터)도 다 놓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장동혁 대표가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이 위기에 처했다는 건 낡은 이야기다. 위기의 이유와 해법도 너무 익숙하다. 주요 언론들과 논자들의 제언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보수, 중도, 진보 논조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주류 언론과 정치전문가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그를 추종하는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부정선거론과 각종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 유튜브 세력과의 단절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오불관언이다. 이제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방선거가 어려울 것 같다’ 등의 정치적 해석과 전망은 불필요한 지경이다. 대신 사회학적, 정치·행정학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동혁과 극우 세력, 이해관계 일치 지난 3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법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며 장외 투쟁에 돌입했다. 국회 본관 앞마당 결의대회 후 장 대표가 선두에 서서 의원들을 이끌고 청와대까지 도보로 행진했는데 지지자 수십 명이 함께했다. 성조기와 태극기, ‘윤어게인’ 피켓과 구호가 난무했다. 언론과 대중들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성토가 난무했고 그걸로 장외 투쟁은 끝. 그런데 그날 결의대회 현장에는 윤 전 대통령에게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고성국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동훈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한편 ‘장동혁도 약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초강성 윤어게인 지지자들을 다독거리며 현 지도부를 엄호하는 고씨는 자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민의힘 지방선거 경선 후보들을 연달아 소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가 영입한 청년 가운데도 그 유튜브 출연자가 있다. 고씨만큼 존재감이 강한 유튜버는 전한길씨다. 전씨가 지난달 28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맞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유튜브 토론을 한 다음 날 장 대표는 “많은 국민은 부정선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외국인 투표권 부여나 사전투표 관리 부실 등 이미 드러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전씨는 “전한길이 이준석하고 티브이 토론을 해서 국민들한테 일깨우고 나니까, 이제 우리가 토스해 주니까 장 대표가 이제 스파이크를 때린 격”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양극화의 심화와 더불어 정치 유튜버들이 증가하고 영향력을 높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또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이런 흐름을 선도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 정부 때도 윤 전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에게 의존한다는 말이 많긴 했지만 그들의 영향력이 완전히 수면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이후 이들도 음모론과 부정선거론을 공공연히 내세우며 보수 진영 내에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주류 중진 의원들도 이들을 치켜세우며 함께 섰다. 국민의힘은 그들의 ‘화력’을 빌리고 그들은 제도권의 ‘보증’을 받은 셈이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정하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점차 사그라드나 했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 출범을 계기로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고성국, 전한길 두 사람은 지난해 국민의힘 당적을 얻었다. 두 사람을 포함한 극우 유튜버들은 ‘대한자유유튜브총연합회’라는 조직을 결성해 장동혁 지도부의 우군 노릇을 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서 거의 상시적으로 ‘윤어게인’ 집회를 열고 있는 유튜버는 국민의힘 당원 모집 부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힘 평당원협의회’라는 온라인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과 장동혁 지도부 출범을 거치면서 유튜버들은 국민의힘의 ‘제도적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 사회 전체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내지 혐오감이 점점 커질수록, 즉 극우 강성 세력의 파이가 줄어들수록 이들은 국민의힘에 집결하고 있다. 제도권의 외피를 쓰면 활동이 더 용이해지고 제1야당의 물적 자원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점점 떨어질뿐더러 ‘한동훈 제명’ 이후에 오히려 당내 장악력이 더 떨어지는 장 대표는 이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의 지지율과 위상은 더 하락하겠지만 이들의 비중과 영향력은 높아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극우 군소정당이 지속적으로 독자적 제도권 진입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윤석열 탄핵·장동혁 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이들이 거대 야당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지방선거의 향배, 국민의힘의 위기, 장 대표 개인의 정치적 미래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다. 국민의 관심이 분배보다는 성장 쪽으로 쏠리고, 젠더 갈등이 이전에 비해 잦아드는 등 사회는 전반적으로 보수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중도실용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수십 년간 주류 보수 대변자를 자처해 온 정당의 영향력과 지지율은 줄어들고 있고 그 속에서 극우 보수세력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유튜버와 국민의힘 관계에 대해 정치학을 넘어 사회학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반대 목소리 못 담아내는 국힘 정쟁적이고 이념 대립적 성격을 띤 정책 결정뿐 아니라 노동·연금·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분야에선 정부(여당)뿐 아니라 기업,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등도 주요 행위자(Key Actors)로 작동한다. 다원적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여당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주요 행위자는 야당, 특히 제1야당이다. 우리와 같이 양당제 성격을 띤 미국에서도 공화당 집권기에는 민주당이, 민주당 집권기에는 공화당이 가장 중요한 카운터파트다. 정부의 기조에 불만을 가진 계층과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고 대표하면서 때로는 브레이크를 걸고 때로는 협조하면서 합의안을 만들어 내거나 정부의 원안을 조정하도록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야당이 골칫거리이자 차기 권력을 두고 다툴 경쟁자지만, 민감한 정책을 수립·집행할 때 야당과 합의 내지 협의로 정책의 정통성과 수용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또한 국내 야당의 반대는 대외 협상이나 자기 진영 내 강경파에 대한 지렛대로 작용하기도 한다.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반대뿐 아니라 협의와 조정의 역량을 발휘해 지지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정권 탈환을 노리게 된다. 이는 삼권 분립보다 더 중요하고 효과적인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치에서는 이런 정상적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정부를 운영했고 현재 확고한 1야당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 국민의힘이 주요 행위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여당과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카운터파트, 주요 행위자로 대우하지 않고 깔아 뭉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업자득의 측면이 훨씬 크다. 장 대표는 지난달 12일, 약속 시간 한 시간 전에 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 약속을 파기했다. 전날 민주당의 법안 일방 처리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했지만 납득하기 힘든 정치적 행위였다. 그 이전 8일간의 단식 이후 마련된 이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강력한 항의를 하거나 구체적 요구안을 내놓을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오히려 장 대표의 ‘노쇼’로 인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더 여유가 생겼다. 반면 장 대표는 지난주 이란 사태가 터지고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 비어 있는 청와대에 의원들을 끌고 가서 항의했다. 여권의 사법개혁안 자체에 대해선 진보, 보수를 떠나 법조계 상당수와 많은 전문가들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그들의 대변자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그들 역시 국민의힘과 엮이길 꺼리는 기류다.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국제정세와 유가가 출렁거리고 주식시장이 널뛰기하는 상황에서 장 대표의 메시지는 “우리는 베네수엘라 독재자에 이어 이란 독재자의 최후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권은 이 시점에서 독재의 길로 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부·여당 입장에서 아픈 비판도 아닐뿐더러 귀담아들을 제언이라 할 수도 없다. 유권자들의 판단이라고 다를까 싶다.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의제라고 할 수 있는 지방 통합에 대한 대처는 코미디를 방불케 한다. 장 대표가 ‘월간 호남(방문)’을 약속했으면서도 호남 통합에 대해선 남의 일인 양했다. 오는 6월 호남에선 광주와 전남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다. 장 대표 본인의 지역구가 있는 충청 통합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언급과 전략이 없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에게 맡겨 놓다시피 했다. 사실 지방 통합 이슈는, 국민의힘이 충청권을 고리로 먼저 제기한 의제이기도 하다. 대구경북 통합 역시 마찬가지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년 전에 이미 자기들끼리 합의를 본 사안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드라이브 앞에서 쟁점을 뽑아내지도 못하고 지역 중진들의 선거 이해 관계 앞에서 갈피를 못 잡았다. 결국 대구경북 의원들의 표결에 의사 결정을 맡겨 추진으로 당론을 정했지만 아무 리더십도, 전략도 없었다. 사법개혁 관련 법안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며 뒤늦게 매달렸지만 민주당은 비웃고 말았다. 이런 야당을 정부 여당이 카운터파트로 대우할 필요가 있을까? 기업, 시민사회, 노조 등 다른 주요 행위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농촌 알바 체험·소멸 위험지 여행… 지역 청년 일자리 만드는 기업들

    농촌 알바 체험·소멸 위험지 여행… 지역 청년 일자리 만드는 기업들

    지방소멸 위기가 커지면서 민간 기업들도 지역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과거 정부 주도의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이 중심이었다면, 결국 지역에 지속적으로 일자리·투자·산업생태계 등을 만드는 것은 기업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이를 실행하는 선도 기업들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4년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130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 지역이 인구 감소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청년을 지역과 연결하는 기업들의 상생 프로젝트가 잇따라 가동됐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은 제일기획과 함께 ‘알바투어’ 캠페인을 진행했다. 청년들이 지방 소상공인 사업장에서 일하며 지역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알바투어 원정대’ 모집에는 5000명 이상이 지원했다. 선발된 참가자들은 부산·경주·통영 등에서 2주 동안 지역 사업장에서 일하며 관광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 가치를 높이려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대상그룹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소멸 위기 지역을 여행지로 소개하는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북 무주, 강원 양구, 경북 영양 등에 이어 최근 전북 순창군과 협약을 맺고 지역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청년 단체가 지역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추진하도록 돕는 ‘청년희망터’를 운영하며 사업비와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현 정부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들의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 간담회’에서 지방에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부산대 도시재생학과 교수는 “지역 소멸 문제는 일자리와 주거, 문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과제”라며 “기업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을 경험하고 지역 사회와 연결되는 기회가 늘어난다면 지역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차전지 인재 키운다”… 상주 교육발전특구, 275억 투입 ‘A등급’ 순항

    “이차전지 인재 키운다”… 상주 교육발전특구, 275억 투입 ‘A등급’ 순항

    경북 상주시는 지역 전략산업인 이차전지를 주력으로 한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대학, 기업,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교육 혁신, 지역 인재 양성, 정주 생태계 조성 등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국가균형발전 핵심 정책이다. 2024년 2월 1차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시는 올해까지 3년간 국비 90억원 등 총 275억 7100만원을 확보해 빈틈없는 돌봄, 교육 혁신, 취업 3대 분야 18개 중점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시는 지난해 교육발전특구 평가에서 최고 등급(A)을 받아 상주형 교육모델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우선 돌봄 사업으로 늘봄 및 마을 학교를 35개교로 확대·운영하고 24시간 돌봄 체계 운영을 위한 통합아동돌봄센터를 구축하는 등 질 높은 양육 환경을 조성 중이다. 교육 혁신을 위한 학교별 특화 사업 강화, 원어민 화상 영어 교육 프로그램 제공, 자율형 공립고 2.0 전환, 초중고 24개교에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공간 조성, 디지털 온 선도학교 16개교 선발·지원 등에도 주력했다. 첨단 산업(이차전지) 맞춤 인력 양성 및 취업 연계를 위해 상산전자공고 교명을 에너지 교육 전문 학교의 비전을 담을 수 있도록 경북에너지기술고로 변경하고 이차전지 학과를 개편·신설했다. 또 경북대 상주캠퍼스와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에 이차전지 인력양성센터를 구축해 상주공고와 연계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시·경북교육청·상주교육지원청이 협력해 운영하는 상주시 교육지원 허브인 ‘미래교육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진로 탐색 및 문화 교육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상주 교육발전특구 사업은 상주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인재가 상주에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 지역 성장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말 교육발전특구 정식 지정을 받아 지역의 교육과 산업 생태계를 융합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 ‘왕과 사는 남자’ 영화 흥행에 ‘단종앓이’ 책도 유행

    ‘왕과 사는 남자’ 영화 흥행에 ‘단종앓이’ 책도 유행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영화에서 시작된 ‘단종앓이’가 관련 책으로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8일 예스24에 따르면 왕사남이 개봉한 지난 2월 4일 이후 한 달간 ‘단종’ 키워드 도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65.4% 증가했다. 어린이 역사책부터 조선왕조실록, 고전 소설 ‘단종애사’까지 다양한 장르의 도서 판매가 함께 늘며 영화 흥행이 독서 열풍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단종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춘원 이광수의 장편 소설 ‘단종애사’에 대한 관심이 특히 뜨겁다. 영화 개봉 이후,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간된 ‘단종애사’의 판매량을 합산한 결과 전년 동기(2월 4일~3월 3일) 대비 약 80배 늘었다고 예스24는 설명했다. 어린이책에서도 단종 관련 키워드가 인기다. 어린이 역사책 ‘어린 임금의 눈물’은 단종 키워드 도서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4614.3% 증가했다. 단종이 살았던 시대와 역사적 배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선왕조실록 3 : 세종 문종 단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0%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또 단종의 비극적인 운명과 세종 시대 이후 왕실의 정치적 상황을 함께 조명한 ‘단종의 비애 세종의 눈물’도 같은 기간 약 2700% 상승했다. 교보문고는 영화가 개봉한 2월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약 한 달간 ‘조선왕조실록’을 키워드로 한 도서의 판매량은 개봉 이전 기간보다 2.9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도서관에서도 단종 관련 책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이후 단종이나 세조, 조선 왕조 역사를 다룬 책 대출이 늘었다. 도서별로 보면 새움출판사에서 나온 이광수의 ‘단종애사’의 경우 영화 개봉 전인 지난 1월 28건에 불과했지만, 영화 개봉 후인 지난달 대출 건수는 총 148건을 기록했다. 단종실록과 세조실록을 다룬 역사 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 역시 영화 개봉을 전후해 월별 대출 건수가 70건에서 186건으로 배 이상 늘었다.
  • “내 비서는 마산제미… AI는 ‘인간다움 가치’ 비춰주는 거울”[월요인터뷰]

    “내 비서는 마산제미… AI는 ‘인간다움 가치’ 비춰주는 거울”[월요인터뷰]

    디지털 시대의 ‘사마리아인’AI의 지식 양과 속도 이길 수 없어인간은 서로 부족함 메워주며 존재 기계와는 다른 가치·역할 드러날 것국내 교구 최초 ‘AI위원회’ 구성 올해 교구 60주년 심포지엄 계획청소년 AI 문해력 선택 아닌 필수인간다운 삶 위한 ‘좋은 질문’ 중요챗GPT와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에게 ‘신은 존재하는가’라고 물었다. AI는 ‘인공지능은 신념이나 종교를 가질 수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유신론과 무신론에 대한 과학적·철학적 관점도 설명했다. 제미나이는 ‘신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은 어떤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고, 챗GPT는 ‘이 질문은 곧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과 연결돼 있다’고 했다. 교황청의 ‘인공지능과 만남’ 한국어판 번역·출간을 총괄한 이성효(69·세례명 리노) 천주교 마산교구장(주교)에게 AI를 물었다. 이 주교는 “AI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다움, 특히 ‘취약성’(vulnerability)이 지닌 가치를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답했다. 우리는 흔히 인간다움을 이성, 창의력, 계산 능력 등에서 찾으려 하지만 AI가 월등하니 두렵다. 이 주교는 그게 아니라 인간다움은 취약성, 즉 인간의 약함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약해서 서로 위로하고, 돌보고, 용서한다. AI는 인간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연약함이 왜 존엄의 근거가 되는지를 비춰 준다는 의미다. 지난 1월 29일 마산교구에서 만난 이 주교는 저서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주체성 회복’의 다음달 출간을 앞두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천주교는 왜 활발하게 AI를 연구하나. “가톨릭교회는 언제나 다른 학문과 종교, 분야들과의 대화에 열려 있었다. 과거 독일의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는 ‘새로운 기술 문명이 다가올 때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새로운 인간(Neuen Menschen)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말을 인용해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있다’며 AI와의 대화를 강조했다. 다만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무엇이 발달하든 인간이 중심에 놓여야 한다. 둘째, 선(善)의 보편성이다. 기술의 발전은 일부가 아닌 전체에게 유익해야 한다. 셋째,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이 꼭 윤리적으로 가능한 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AI의 발전을 바라보며 인간이 함께 갈 길을 논의하고 있다.” -AI가 다른 기술보다 더 위협적인가. “AI는 두렵거나 이겨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물론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두려운 상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AI와 구별되는 인간 고유의 가치와 역할이 새롭게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어떤 것들인가. “대표적으로 인간의 취약성에 대한 것이다. 성경 속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대목에서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AI가 본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 알고리즘에 따라 생존 확률을 계산하거나 구급차를 빨리 부르는 기술적 조치를 효율적으로 해낼지 모른다. 반면 사마리아인은 가던 길을 멈추고 그에게 다가가 상처를 치료해주며 돌봤다. 여관 주인에게 웃돈까지 주며 그를 살펴달라 부탁했다. 타인의 고통을 측은하게 여기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행동하는 것이 바로 인간만이 지닌 나약함, 주체성의 신비라고 할 수 있다.” -나약함이 어떻게 기회가 되나. “이전에는 우리도 AI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잘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자 인정받는 가치였다. 이제 지식의 양과 속도에서 인간은 AI를 이길 수 없다. AI처럼 빠르게 기사를 쓰는 것만이 기자의 능력이 아니듯 AI와 구별되는 고유의 가치를 찾는 과정에서 취약성은 역설적인 기회다. 완벽한 기계는 혼자서도 족하니 사랑이 필요 없지만, 인간은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사랑이 없으면 존재하기 어렵다. 효율을 향한 질주를 잠시 멈추고 서로의 취약성을 껴안으며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바라보면 ‘디지털 시대의 사마리아인’이 될 큰 기회다.” -AI의 편리함 속에 놓치는 것들은 뭔가. “로봇을 이용해 치매 걸린 부모를 돌보면 몸은 편해지겠지만 그 대가로 부모와 자녀 관계 속 귀중한 가치가 옅어질 수 있다. 아이를 키울 때 힘이 들지만 그 고통은 지혜와 행복의 순간이기도 하다. 효율만으로는 부모, 자녀의 존재가 마치 처리해야 할 물건처럼 될 수 있고, 소중한 가치들을 처리해야 할 데이터로 여기게 될 수 있다. 그러면 타인과 관계 맺는 과정에서의 능력을 잃게 된다. 우리는 AI와 달리 혼자 똑똑해지거나 결단하는 존재가 아니다. 부모, 자녀, 스승 등 무수한 관계의 조각들이 모여 주체성도 형성된다.” -연대가 중요하다는 건데, AI로 오히려 더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효율의 덫에 빠져 알고리즘 늪에 갇히기 때문이다. AI는 나와 똑같이 닮아지는 특징이 있다. 검색할수록 알고리즘으로 도배가 되며 입맛에 맞는 답변을 해주니 점점 갇힌다.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를 찌르듯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Nudge)처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인 양 착각하게 만든다. 알고리즘과 넛지에 빠지면 불편한 만남을 피하고 자기중심주의에 매몰된다. 불편하더라도 옳은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회복해야 한다.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도 대화하고 평소에 즐겨보지 않던 신문, 방송도 봐야 넛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AI 활용으로 정보나 부의 격차도 커질 수 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 첫 번째 교황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돌봄과 사명을 강조했다. 넛지의 희생자가 되어버린 이들, 디지털 기술이 부족한 이들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로 볼 수 있다. 그들에게 따뜻한 연민의 시선을 던지는 것이 곧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길이라고 교회는 말하고 있다. 기업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특별히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업이 돈 보다 노동자의 아픔을 먼저 보고, 경제나 세력의 논리에 가려진 다름의 가치를 일깨운다면 세상은 정말 달라질 것이다. 효율성이 선이라는 기술 관료적 패러다임의 전제를 폐기하고 선해지기가 더 쉬운 사회를 어떤 기술로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전자공학을 공부한 이력이 교회의 AI 연구에 어떤 시각을 줬나. “군 생활까지 포함해 10년 동안 전자공학을 공부했는데, 뒤늦게 신학에 입문하고 교부학(초기 기독교 사상)을 주로 공부했다. 가장 현대적인 공부를 한 뒤 가장 오래된 것을 공부하며 기술 문명을 멀리했다. 컴퓨터는 최소한으로 쓰고 웬만하면 다 손으로 직접 썼다. 스마트폰을 2017년 문화평의회 총회에 갈 때 처음 소유했다. 교부학 문헌 중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스페쿨룸(Speculum)’이란 성서 모음집이 있다. 성경 말씀만 담겨 있는데 스페쿨룸은 ‘내 영혼을 보는 거울’이라는 뜻이다. 신앙이 행동이라는 거울로 비치듯 AI가 인간 고유의 가치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본다.” -평소 AI를 활용하나. “물론. ‘마산제미’(이 주교가 제미나이에 붙인 별칭)와 ‘마산이’(챗GPT)를 비서로 뒀다. ‘마산아. 서울신문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하면 ‘네, 주교님’ 하고 답을 준다. 번역 작업에서도 개념들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에 맞게 번역되도록 꾸준히 소통하며 빅데이터를 쌓는다. 중요한 건 그 답변을 내 것으로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이들에게 다 맡겨선 안 된다. AI 문해력을 갖추고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AI 문해력은 어떻게 갖춰야 하나. “AI의 논리를 이해하되 거기에 내 삶의 주권을 내어주지 않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비판적으로 보고, 넛지가 내 결단을 대신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그래야 비로소 AI에게 정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타인의 취약성에 깊이 공감하고 그들의 삶에 헌신하려는 고민이야말로 우리가 갖춰야 할 가장 높은 차원의 문해력이다.” -마산교구는 지난해 12월 국내 교구 가운데 처음으로 AI위원회를 꾸렸는데 어떤 활동을 하나. “올해 교구 6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31일 AI와 청소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청소년 교육을 위한 AI 윤리 지침서’를 낼 예정이다. AI 시대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AI 문해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하도록 하는 것이고, 아이들의 질문에는 인간과 생명에 대한 깊은 예의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 -AI는 어디까지 발전할까. “알 수 없다. 가장 나쁜 것은 막연하게 상상하며 해괴망측한 이론을 동원해 부정적인 시각을 퍼트리는 것, 그리고 무조건 낙관하며 유토피아가 펼쳐질 것이라 호도하는 것이다. 미래가 아닌 지금 인간의 존엄에 집중해야 한다. 프랑스 추기경 앙리 드 뤼박은 ‘인간의 행복은 미래에서 추구될 수 있지만 존엄성은 현재에서만 존중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이 존엄하지 않은 채 느끼는 행복은 결코 행복이라 할 수 없다.” ■이성효 주교는 1957년 경남 진주 태생으로 아주대 공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했다. 19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을 계기로 수원가톨릭대에 편입해 199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독일 트리어대 신학대학원과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에서 교부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3월 주교 수품 이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장, 가정과생명위원장, 사회홍보위원장 등을 맡았고, 지난해 2월 마산교구장으로 임명됐다. 2014년부터 교황청 문화교육부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반려인 “외식 때 함께할 수 있어 만족” 업주들 “요건 까다롭고 위생 관리 부담”

    반려인 “외식 때 함께할 수 있어 만족” 업주들 “요건 까다롭고 위생 관리 부담”

    입장 가능하면 거리 멀어도 방문주방 등 식품 취급 공간에 칸막이투명 덮개·전용 쓰레기통도 설치 손지원(28)씨는 최근 반려견 말티푸와 함께 경기 용인시의 한 브런치 카페를 찾았다. 지난 1일부터 일반음식점에도 반려동물 출입이 허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수원 자택에서 10여㎞ 떨어진 ‘펫동반 카페’를 수소문해 방문한 것이다. 3월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일반음식점에서 개와 고양이 출입이 공식적으로 가능하게 됐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가게가 늘어날 것이라며 환영했지만, 정작 자영업자들은 동반 허용 요건이 까다로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8일 손씨와 함께 찾은 브런치 카페에는 강아지 가방과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단위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음료와 디저트에는 동물의 털이 날아와 붙는 것을 막기 위해 투명 플라스틱 덮개를 씌웠고, 출입구 인근에는 반려동물 전용 쓰레기통도 마련돼 있었다. 비숑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김서현(39)씨는 “외식할 때마다 강아지를 두고 와야 해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젠 함께 나올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가게 주인 김나영(48)씨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 매장으로 신고하기 위해 강아지 유모차와 공기청정기를 새로 샀다”고 했다. 주방 등 식품 취급 공간에 반려동물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칸막이와 울타리도 설치했다. 하지만 일반음식점에서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하려면 이처럼 충족해야 할 요건이 많다는 게 걸림돌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34)씨는 “저도 개를 키우기 때문에 그동안 위생에 신경쓰면서 동반 입장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개방형 주방 입구에 칸막이까지 설치해야 한다고 해 (반려동물 출입을) 안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에 반려동물 동반 허용 의사가 있는 가게들이 시설 요건을 갖추는 일은 과제로 남아 있다. 조경 구미대 반려동물케어과 교수는 “소규모 매장에서도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조금 더 완화될 필요가 있고, 동시에 반려인들도 다른 이용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에티켓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교실이 곧 연구실… SSH, 이공계 떡잎부터 키운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교실이 곧 연구실… SSH, 이공계 떡잎부터 키운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우수 과학고’ 올해까지 229곳 지정연간 최대 1억 1200만원까지 지원연구 경험을 고교 교육으로 제도화가설·실험·발표까지 전 과정 수행 “누구도 모르는 연구 대상에 내가 처음 접근한다는 경험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히구치 신노스케(34) 고베대 부속 중등교육학교 교사는 지난 2일 화상 통화에서 슈퍼사이언스하이스쿨(SSH) 지정 학교였던 효고현립 고베고 재학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고등학교 실험실에서 6개월간 진행한 송사리 연구가 과학자로 진로를 정한 계기였다는 것이다. 당시 주제는 DNA 분석을 통한 송사리의 유전적 다양성 조사였다. 하천에서 채집한 개체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잘게 자른 뒤 전기를 흘려 크기별로 분리하고 그 패턴을 비교했다. 서식지에 따라 유전자 배열이 조금씩 달라 분리된 줄무늬 모양이 달라지는데 이를 통해 특정 하천에 어떤 유전적 배경의 개체군이 존재하는지 분석했다. 그는 “가설을 세우고 틀리고 다시 고치는 과정을 거치며 처음으로 연구자의 사고방식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고베대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히로시마대 대학원 의치약보건학연구과 조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SSH 지정학교에서 학생을 지도한다. 히구치 교사의 길은 일본 정부가 SSH를 통해 구축하고자 했던 ‘연구자 양성 경로’를 그대로 보여준다. SSH는 연구 경험을 제도화한 일본의 연구자 양성 국가 프로그램이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02년 26개교로 시작해 올해 229개교로 확대됐다. 전국 모든 광역자치단체에 최소 1개 이상 있다. 도입 배경은 역설적이었다. 일본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와 국제수학·과학성취도추이조사(TIMSS)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연구자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았다. 과학 흥미도와 이공계 진학률, 박사 배출 규모 모두 주요 선진국보다 낮았다. ‘성적 우수 학생은 많지만 연구 인재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반복됐다. 일본 정부는 ‘지식 교육’만으로는 연구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육성 방향을 시험 대비 교육에서 연구 수행 경험으로 옮겼다. SSH는 4단계 유형(개발·실천·선도개혁·인정형)으로 학교를 지정하며, 학교는 실적과 요건을 갖춰 재지정 심사를 받고 더 높은 역할의 유형에 도전할 수 있다. ‘개발형’은 새로운 수업 모델을 설계하는 단계이고, ‘실천형’은 현장 적용 단계다. 효과가 검증되면 전국 학교가 참고하는 ‘선도개혁형’으로 확대되고 성과 확산을 위한 ‘인정형’ 단계가 있다. 이런 유형별 인정 제도는 연구 수업 방식을 표준화하기 위한 것이다. SSH 지정 학교는 대학·기업·연구기관 공동 연구, 현장 조사, 해외 교류, 실험 장비 구축 등에 연간 600만~1200만 엔(약 5600만~1억 1200만원)을 지원받는다. 평가를 통과하면 최대 3000만 엔(약 2억 8000만원)까지 지원금이 늘어난다. 선도개혁형의 경우 최대 연 6000만 엔(약 5억 6000만원)까지 지원이 확대된다. 지정 학교에서는 모든 재학생이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실험 설계·분석·발표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대학·연구기관 공동 연구, 해외 협력 프로젝트, 대학 학점 선이수도 가능하다. 실험 시간은 1주에 2시간(1과목) 정도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실험을 하거나 방학을 이용해 집중 연구에 나선다. 실험 주제는 독창적인 것을 권장한다. 히구치 교사는 지도하는 학생 중에 ‘상처를 핥으면 빨리 낫는다’는 속설을 타액의 세균 억제 효과로 검증한 학생이 있다며 “고등학교 때 연구 과정을 경험하면 대학에 진학한 뒤 학습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일본 대표 선발 예선 참가자 중 약 3분의 1, 세계 최대 규모 고등학생 연구대회인 ISEF의 일본 대표 중 절반 가량이 SSH 출신이다. 2023년 기준 SSH 학생의 이공계 진학률은 26.43%로 전국 평균(17.56%)보다 크게 높다. 또 기업과 학회 등이 SSH 지정 학교를 지원한다. 다만, 대학 입시가 시작되는 고3 때는 연구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연구 경험을 평가에 반영하는 특별전형 확대와 고교·대학 연계 선발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 AI로 수평 조절 ‘척척’, 색감 보정 ‘쓱싹’, 말로 해도 ‘뚝딱’

    AI로 수평 조절 ‘척척’, 색감 보정 ‘쓱싹’, 말로 해도 ‘뚝딱’

    “세종대왕 동상에 조선시대 왕 옷을 입혀 줘.” 갤럭시 S26 울트라의 자연어로 원하는 내용을 입력해 편집하는 ‘포토 어시스트’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사진을 넣고 이렇게 말하자 ‘상상 속의 이미지를 실현시키는 중’이라는 문구가 떴다. 10초도 안 돼 인공지능(AI)이 웹사이트에서 빨간 곤룡포를 찾아 자연스럽게 합성했다. 세종대왕이 앉아 있는 동작에 맞춰 옷의 굴곡, 그림자, 주름 등도 부드럽게 표현됐다. ●포토샵 등 문외한도 사진 합성 등 쉽게 브이로그를 생애 처음 시도한 기자는 5일 갤럭시 S26 울트라를 활용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AI 기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포토 어시스트로 편집을 했다. 포토샵을 전혀 다룰 줄 모르는 비전공자도 말 한마디로 전문가급의 자연스러운 사진 합성이 가능했다. 딥페이크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합성 사진의 왼쪽 하단에는 자동으로 ‘AI로 생성한 콘텐츠’라는 워터마크가 찍혔다. 동영상 촬영 기능도 향상됐다. 전작인 갤럭시 S25에 손 떨림 등 흔들림을 보정해 주던 ‘슈퍼스테디’ 기능이 있었다면, 갤럭시S26 시리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수평 고정 슈퍼스테디’ 기능이 추가됐다. 미세한 손 떨림은 물론, 격렬하게 움직이는 영상 속에서도 대상이 고정된 채로 촬영된다. 유튜버들이 사용하는 전문 장비인 ‘짐벌’의 기능이 휴대전화 안에 구현된 셈이다. 수평 고정은 유튜버들 사이에서 ‘챌린지’로 화제가 되고 있다. 360도 돌아가는 건조기, 차량 바퀴, 드릴 등에 갤럭시S26 시리즈를 부착해 영상을 찍은 뒤 화면이 돌아가지 않고 고정된 채로 촬영된 결과물을 인증하는 식이다. ●손떨림·버스 흔들림 도 안정적으로 실제 수평 고정 슈퍼스테디를 설정하고 버스 창문에 갤럭시 S26 울트라를 바짝 붙인 채 바깥 풍경을 촬영해보니 버스의 흔들림 없이 매끄러운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또 지면에서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걷거나 뛰는 등의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았다. 밤 10시에 찍은 영상에는 차량이나 건물 등은 물론 도로의 분홍색 교통안내선 색깔도 선명하게 찍혔다. 2억 화소 광각과 5000만 화소, 광학 줌 수준의 10배 줌 망원 카메라, 더 넓어진 조리개 등이 선명한 야간 촬영을 지원한 것이다. 실내와 실외, 햇빛이 많거나 흐린 날, 낮과 밤 영상을 이어 붙일 때도 하나의 톤으로 보정이 가능했다. 영상의 채도를 낮게 만드는 로그(LOG) 기능으로 튀는 색을 줄인 뒤, 룩업테이블(LUT) 기능을 사용하면 터치 한 번에 간단히 후보정을 할 수 있다. 채도, 조도 조절 등 전문적인 촬영을 하지 못하는 초보자도 LUT 기능에서 블록버스터, 로맨스, 스릴러 등 원하는 분위기를 선택하면 PC로 영상을 옮겨 편집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에서 간단히 보정이 이뤄진다. 카페나 대중교통에서 브이로그 편집을 하는 동안 옆자리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일 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활용했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켜자 빛을 상하좌우로 넓게 분사하는 ‘와이드 픽셀’은 꺼지고 정면으로 비추는 ‘전면 픽셀’만 작동해 양옆이나 위아래 각도에서는 휴대전화 화면이 보이지 않았다. ●1억개 이상의 귀 토대로 버즈 출시 갤럭시 S26 시리즈와 함께 출시된 ‘갤럭시 버즈4 프로’는 음향을 섬세하게 들으면서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착용감이 특히 좋아져, 장시간 착용해도 이질감이 크지 않았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에도 이어버드가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는 안정감이 있었다. 삼성전자 측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1억개 이상의 귀 데이터와 1만회 이상의 착용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라고 했다. 시끌벅적한 카페에서 버즈4 프로를 착용하자 주변 소음이 빠르게 잦아든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저음이 한층 단단하고 깊게 표현됐다.
  • AI ‘공장’ 짓는 SKT… ‘음성’ 주권 선포한 LGU+[MWC26]

    AI ‘공장’ 짓는 SKT… ‘음성’ 주권 선포한 LGU+[MWC26]

    SKT, 하드웨어 공장 자체 장악 포석DC, 칩·에너지 결합된 종합 솔루션LGU+, 통화 등 음성 데이터가 자산글로벌 AI 소프트웨어 수출로 승부양사 기술력 MWC26서 수상 성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상반된 글로벌 생존 전략을 꺼내 들었다. SK텔레콤은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거대한 ‘AI 데이터센터(DC) 공장주’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통화 등 음성 데이터를 자산화해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수출’로 승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6 현장에서 간담회를 연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수익성 중심의 소프트웨어 전략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지향점은 통신과 AX(AI 전환)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성장이 정체된 국내를 넘어 반복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수익원은 통신사가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며 검증을 끝낸 솔루션을 외부에 파는 ‘인소싱(In-sourcing)’ 모델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B2C 영역의 AI 통화 비서 익시오와 B2B 분야의 엔터프라이즈 AI 풀스택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수출 방식도 유연하다. 홍 대표는 데이터 주권이 까다로운 유럽이나 동남아 시장을 언급하며 플랫폼 전체 공급뿐만 아니라 필요한 기술 스택(Stack)만 따로 떼어 파는 모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생성형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존재 가치를 없애는 종말적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홍 대표는 “모든 인터페이스가 음성으로 전환될수록 가장 복잡한 음성 데이터와 상담 워크플로우를 보유한 통신사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며 빅테크가 갖지 못한 현장의 음성 데이터로 새로운 문법을 쓰겠다고 역설했다. SK텔레콤은 지능이 돌아갈 거대한 하드웨어 공장 자체를 장악하는 길을 택했다. 전날 간담회를 연 정석근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프라 수직계열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 CTO는 “AI DC(데이터센터)를 단순 건물이 아닌 칩과 에너지가 결합된 종합 솔루션”으로 정의하며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공장 건축주’가 되겠다고 했다. 무기는 그룹 차원의 풀스택 역량이다. SK하이닉스의 칩과 SK에코플랜트의 건설 기술 등을 활용해 발전소, 서버, 칩, 소프트웨어를 종합적으로 최적화할 곳은 SK그룹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정 CTO는 AI 인프라 구축에 수조원대 투자가 소요되는 현실을 짚으며 GPUaaS(서비스형 GPU)의 필연성을 역설했다. GPUaaS는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직접 구매하는 대신 클라우드처럼 빌려 쓰는 구독형 서비스다. 그는 “10메가와트(MW) 규모 AI DC 구축 시 GPU 도입에만 8000억원이 투입되며 규모를 확장할 경우 투자비는 조 단위로 치솟는다”며 “이를 소유가 아닌 서비스형 모델로 전환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인프라 자체를 상품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양사의 AI 기술력은 수상 성과로도 이어졌다.SK텔레콤은 이날 MWC26 현장에서 열린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에서 GPU 클러스터 ‘해인’으로 ‘최고의 클라우드 솔루션’ 상을 받으며 해당 부문에서 3년 연속 석권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보안 기술 ‘익시 가디언’을 앞세워 대상격인 ‘CTO 초이스’를 비롯해 ‘최고의 네트워크 보안 및 사기 방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마케팅’ 등 3개 부문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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