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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플러스]우리당 상임중앙위원 한명숙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오는 4일 상임중앙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선대위 공동위원장이었던 한명숙 당선자를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에 임명하는 등 지도부 후속 인사및 당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정 의장은 대변인제를 유지,박영선 대변인을 유임시키고 남궁석 사무처장을 당 사무총장격인 총무위원장으로 발령할 것으로 알려졌다.또 조직위원장에 이종걸,윤리위원장에 정동채,전자정당위원장에 송영길,예결위원장에 홍재형 의원 등 핵심 당직에 재선 의원을 내정했다.의장 추천과 중앙위 의결로 인준되는 10명의 지명직 중앙위원에는 이해찬·김한길·천정배·김태홍 의원과 원외인 김태랑 전 의원,박영선·김영주·조경태·신중식·김현미 당선자가 내정됐다.˝
  • 끝내 둥지 못찾은 ‘기러기아빠’

    유학중인 자녀들에게 영주권을 얻어주려 위장 이혼한 ‘기러기 아빠’가 아내의 변심으로 ‘둥지 잃은 기러기’가 됐다.그러나 아내는 “적법한 협의 이혼이었다.”면서 “남편이 뒤늦게 재산을 챙기고자 소송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인 A(62)씨는 86년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었다.이듬해 소개로 만난 중학교 교사 B(50)씨와 결혼했다.전처 소생인 1남4녀를 키우던 부부는 1남1녀를 더 낳았다.B씨는 98년 학교를 잠시 쉬고 두 아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 자녀들을 미국 학교에 진학시켰다.1년 뒤 자녀들은 귀국했지만,국내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결국 부부는 자녀들을 미국에 보내기로 결심했다.그러나 아내가 교직생활을 계속해야 했기에 정년퇴직한 남편이 미국으로 건너가 자녀 뒷바라지를 맡았다. 그러나 고령의 무직자인 A씨가 미국 취업이민을 하기엔 불가능했다.영주권이 없는 자녀들도 학업을 지속하기가 힘들어졌다.결국 부부는 ‘위장이혼’이란 묘안을 짰다.B씨가 미국 시민권자와 위장 결혼해 영주권을 얻고,다시 이혼해 A씨와 재결합한다는 계획이었다. 2002년 5월 이혼한 뒤 A씨는 6개월 동안 미국에 머물며 자녀들을 돌봤다.B씨가 미국으로 와 “내가 학교를 그만두고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할테니 한국에 들어가라.”고 말해 A씨는 귀국했다. A씨가 전처 소생의 딸 집에 머물며 ‘기러기 아빠’로 생활한지 한 달,B씨가 귀국했다.그러나 아내는 “이제 남남이니 접근하지 말라.”며 태도를 바꿨다.결국 A씨는 “우리 이혼은 위장이혼이니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 홍중표)는 “미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서라도 합의이혼을 할 당시 부부가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이혼의사가 있었다고 보인다.”면서 “아내는 남편에게 재산 4억 4000여만원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아내측은 “영주권을 위해 위장이혼을 하자고 합의했다는 남편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이혼하기 전에 증여한 아파트 가치가 오르자 남편이 뒤늦게 소송을 낸 것”이라고 항소할 뜻을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
  • 철도청 사실상 公社체제로

    내년에 공사 체제로 전환되는 철도청이 다음달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28일 철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고속철 개통을 앞두고 영업조직을 고속·일반·광역·물류 등 4개 ‘시장별 사업조직’으로 바꾼 데 이어 다음달 정부 조직에서 완전 탈피한 민간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공사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우선 기획 등 지원업무를 맡는 조직은 ‘실’로,고유사업을 추진하는 라인은 ‘본부’로 바꾼다.이에 따라 철도조직은 ‘4실 8본부’ 체제를 갖추게 됐다. 조달본부가 폐지되면서 기획·조달·관리 업무가 전략기획실·경영관리실·참여혁신실로 재조정되고 안전환경실은 ‘수송안전실’로 이름이 바뀐다.여기에 4급인 기술개발단과 중앙물자보급단을 비롯해 영업정책 및 제도 개발,업무 조율 등을 담당할 3급의 영업심의관도 신설된다.특히 이번 조직 개편에서는 지역본부의 기능강화가 눈에 띈다.지난 1월 지역사무소에서 지역본부로 전환한 데 이어 2000년 지방청 폐지로 없어졌던 인사(6급 이하)와 예산,영업기능이 부여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서울지역본부는 현행 2국에서 3국으로 확대되고 대전·부산·순천·영주 등 4개 지역본부에도 2개 국이 신설된다. 조직개편과 함께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현재 국장급 2자리(조달본부장,대전지역본부장)가 공석인 데다 3개 차량관리단장의 직급이 3급에서 4급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도구조개혁과 고속철 개통 과정에 대한 평가,조직 재점검이 반영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그러나 지난 1월 1차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이동이 있었고,장·차관 인사설도 있는 만큼 소폭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조직과 인사에 대한 평가는 마친 상태”라며 “핵심은 공사 체계를 조기에 가동해 정착시킨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법정공방 2년끝 ‘공멸’

    제주도 지사직을 놓고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신구범 전 지사의 2년여 ‘법정공방’은 결국 두 사람 모두의 패배로 끝났다. 도지사 선거에서 1승1패로 승패를 나눠가졌던 두 라이벌은 2002년 6월 3차 대결에서 우 지사가 재선돼 승리하는 듯했으나 27일 대법원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유죄’를 확정함으로써 두 사람 모두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법정공방의 단초는 2002년 3월 도지사 집무실을 찾았던 한 여성이 우지사의 성추행을 폭로한 것.우 지사는 이에 맞서 배후에 신 전 지사측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두 사람은 이후 6·13선거 기간에도 상대방을 헐뜯는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제주지검은 이에 따라 2002년 11월27일 우 지사를 허위사실 공표,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및 기부행위 등의 혐의로,신 전 지사도 사전선거운동과 무고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두 사람은 1심에서 각각 300만원,150만원의 벌금과 함께 공무담임권이 제한되는 형량을 선고받았으며,2심도 지난해 10월 두 사람의 항소를 기각,원심 형량이 확정돼 위기를 맞았다.우 지사는 이번에 대법원이 당선무효형을 확정지음으로써 지사직을 잃게 됐다.신 전 지사도 앞선 대법원 판결로 5년 동안 공무담임권에 제한을 받아 두 사람은 더 이상 재기가 불가능하게 됐다. 한편 제주도는 교육감 부정선거,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유치 좌절,도지사 지사직 상실 등 연이은 ‘충격’들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대다수 도민들은 앞으로 국제자유도시 사업 등 산적한 도정이 어떻게 진척될 것인가 우려하는 표정들이며 공무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자리를 뜨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제주 “객관성없는 결정 불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26일 부산이 선정되자 부산은 국제도시로 거듭날 호기를 맞았다며 환영일색이었다.그러나 경쟁을 벌여온 제주도는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후유증이 우려된다.제주도와 APEC제주유치범도민운동본부(상임대표 강영석)는 이날 개최도시 선정위원회(위원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당초 지난 20일 개최도시를 선정키로 했으나 이유없이 연기한 점 등을 들며 “선정과정에 ‘6·5보선’ 등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유치에 실패했던 점을 감안,국제컨벤션센터 등 이미 구축된 인프라 등을 내세워 상당한 자신감까지 내보이며 치열한 유치활동을 벌였으나 결국 실패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는 이날 APEC유치 실패와 관련한 ‘제주도의 입장’을 발표,“선정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번 부산유치 결정은 APEC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객관적 기준인 공항,숙박,안전 및 경호,경관,회의시설 여건 등이 무시되고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결정이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APEC범도민운동본부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민들은 개최도시 선정에 정치적인 고려가 배제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결정과정과 결과는 정치색을 띠고 말았다.”며 “객관성을 잃은 개최도시 선정에 승복할 수 없으며 정부가 이를 재고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도민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운동본부는 “객관적인 심사내용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통상장관회의 등의 제주개최를 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성종 제주 한라대교수는 “선정위원회는 제주도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갖고 개최도시를 선정했어야 했다.”며 “이번 결정은 국가의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필 제주YWCA 노인상담센터소장은 “앞으로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도 이런 식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겠느냐.”며 “이렇게 될 경우 도민들은 과거처럼 언제나 변방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아스펜보다 훌륭한 음악축제 될것”

    “결국 ‘질(質)’이 문제겠죠.얼마나 수준 높은 프로그램과 좋은 연주자를 확보하느냐가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는 7월24일부터 8월8일까지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제1회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인 강효(59) 줄리아드 음대 교수.행사 준비차 최근 내한한 그는 대관령국제음악제를 미국 아스펜음악제와 같은 세계적인 국제음악제로 키우고 싶다는 의욕을 밝혔다. 음악학교와 연주회가 함께 하는 대관령국제음악제는 강원도가 12억원의 예산을 지원해서 올해 처음 여는 행사.콜로라도의 이름없는 폐광촌을 한해 460억원을 벌어들이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변모시킨 아스펜음악제처럼 강원도를 문화와 관광의 도시로 새롭게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세종솔로이스츠의 음악감독이면서 장영주,길샤함,김지연 등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을 길러낸 명조련사인 강효 교수는 국내외 인맥과 친분을 십분 활용해 신생 음악제로는 눈부실 만큼 화려한 연주진과 교수진을 구성했다. 첼로의 대부인 알도 파리소,줄리아드 현악사중주단 제1바이올린 주자인 졸 스미어노프,도이치그라마폰 음반사 전속연주자 지안 왕,줄리아드 비올라과 교수 하이디 캐슬만과 토비 애플,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첼리스트 정명화 등이 다른 스케줄을 포기하고 이 행사에 참가하기로 약속했다.세종솔로이스츠도 상주 실내악단으로 참여한다.음악학교는 16일간 8회의 개인 레슨과 18회의 마스터클래스(공개 레슨),음악제 콩쿠르,학생음악회 연주 등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연주회는 ‘자연의 영감’이라는 주제에 맞춰 그리그의 ‘마지막 봄’,요한 스트라우스의 ‘숭어’,하이든의 현악4중주 ‘일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음악계에서의 반응도 벌써 뜨겁다.강 교수는 “이탈리아,폴란드,핀란드 등 세계 10여개국에서 참가 희망자들이 잇따르고 있고,세계적인 음악전문지인 영국 ‘스트라드’는 지난 1월호에 대관령국제음악제에 관한 특집기사를 실었다.”고 전했다.미국 공영 라디오방송(NPR)은 주요 연주장면을 중계할 예정이다. 숙소나 연주시설 등 장기적인 인프라의 확충과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일단 출발은 순조로운 편.그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전문적인 국제음악제라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청중과 학생,음악인이 교감하는 보다 대중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 농구 미시 전성시대?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세요.’ 아줌마들의 ‘코트 점령’에 탄력이 붙었다.김지윤 박정은(삼성생명)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나란히 ‘5월의 신부’가 되면서 여자농구의 ‘미시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 것. ‘아줌마 스타’의 원조는 1984년 LA올림픽 준우승의 주역인 박찬숙.70년대 중반부터 10여년 동안 부동의 국가대표 센터로 이름을 떨친 그는 85년 결혼한 뒤 은퇴했다가 89년부터 타이완과 국내에서 다시 뛰면서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지난 98년 결혼한 전주원은 박찬숙을 잇는 미시 선수.결혼 직후 프로무대 우수선수상과 최다 어시스트상 등을 잇따라 휩쓸며 지난달 전격 은퇴 직전까지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2년 전 면사포를 쓴 이종애(우리은행)는 결혼 전 13점대에 머물던 평균 득점이 17점대로 훌쩍 올랐다. 지난해 3월 결혼한 김영옥(현대)도 올 겨울리그 3점슛과 어시스트,가로채기 부문에서 ‘톱3’에 오르며 더욱 원숙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미시 선수들의 강세는 결혼으로 인한 심리적 안정감 때문.현대 이영주 감독은 “선수들이 미혼 때보다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할 뿐 아니라 가정을 갖고 있다는 책임감에 정신력까지 강해진다.”면서 “주위의 도움만 뒷받침된다면 선수들이 결혼을 하고 운동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정이 달라진다.체력이나 몸 상태가 바닥으로 떨어지기 마련.후배들의 자리를 뺏고 있다는 ‘부채감’도 ‘아줌마 선수’들이 선뜻 코트로 복귀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산악문학인 안재홍의 산오르記] 강화 고려산

    주 5일 근무 시대를 맞아 산을 찾는 인구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이에따라 서울신문 주말 매거진 ‘We’에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의 산을 찾아가는 산행 페이지 ‘안재홍의 산오르記’를 신설했습니다.필자 안재홍(52)씨는 산학문학가로,주말마다 산을 찾는 등산 애호가입니다. 고려산(高麗山·436m) 정상 부근에 진달래가 한창이다.강화도 읍내에서도 바라보이는 상봉에서 낙조봉까지 온통 진달래로 붉게 물들어 있다.참꽃으로도 불리는 진달래는 전국 어느 산에나 흔한 것이기는 하다.허나,고려산 진달래는 유난히 붉다. 마니산 그늘에 가려 숨겨져 있던 고려산이 진가를 발하고 있다.지난해부터 ‘진달래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상봉에 군 시설물이 있어 정상에는 오를 수 없으나 상봉에서 낙조봉까지 동서로 늘어진 산줄기 어디나 진달래가 흐드러져 있다.상봉 아래 북사면과 낙조봉 북서사면 부근의 진달래는 압권이다.간간이 잡목을 잘라내어 조망이 뛰어나고,시원스럽게 펼쳐지는 강화도 일원의 풍경이 일품이다.저수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농경지 풍경과 그 뒤로 보이는 석모도와 강줄기 같은 바다에 반사되는 햇빛이 눈부시다.산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는 진달래 밭과 함께 이름 그대로 낙조봉(落照峰)의 조망은 고려산에서 으뜸이다.고려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진달래 명산이라고 하는 화왕산·영취산·무학산·비슬산 등과 겨뤄도 결코 뒤지지 않는 진달래 명산이다. 고려산의 원래 이름은 오련산(五蓮山)이다.고구려 장수왕 4년(416년)에 고려산을 답사하던 인도의 천축조사가 이 산 상봉 오련지(五蓮池,5개의 연못)에 오색 연화가 핀 것을 보고 오색(白·黑·赤·黃·靑) 연화를 불심으로 날려보내,연화가 낙하한 곳에 가람을 세웠으니,백련사·흑련사(묵련사)·적련사(적석사)·황련사·청련사라 이름하였다. 백·흑·적·황색 연화가 떨어진 곳에는 가람을 지었으나 청색 연화는 조사가 원하던 곳이 아닌 곳에 떨어졌으므로 원하던 곳에 ‘원통암’을 세우고,청색 연화가 떨어진 곳에 청련사를 지었다.그리고 산 이름도 오련산이라 하였다.현재 고려산에는 백련사·청련사·적석사와 원통암 등 세 개의 사찰과 한 개의 암자가 있다. 고려산의 사찰 중에 청련사의 분위기가 뛰어나다.남향에 자리한 사찰은 전등사에 뒤지지 않을 만큼 그윽하고 멋스러운 풍광을 자랑한다.강화는 고려왕조가 몽골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도읍을 강화로 옮겨 개경(開京,지금의 개성)으로 환도하기까지 38년(1932∼1207,고종 19∼원종 11) 동안 임시 수도였던 곳이다.이 때 ‘고려산’이란 이름을 얻어 지금까지 고려(高麗)와 이름과 한자도 같이 불리고 쓰인다. 고려산 산중에 크고 작은 다섯 개의 우물이 있다.불교가 우리 나라에 들어온 4세기 이전에 축조된 정상의 큰 연못은 하늘에 제를 올리는 제단으로 사용되었고,작은 연못 네 개는 연개소문이 군사 훈련 때 말에게 물 먹이던 곳이다.이 산 북쪽에서 태어난 연개소문이 치마대(馳馬臺)에서 군사를 훈련시키고 오련지(五蓮池)에서 말에게 물을 먹였다 한다.지금도 세 개의 연못과 한 개의 샘이 이 산에 있다고 한다.지난해에 큰 연못이 있던 오련지를 상봉 아래 복원하여 진달래축제에 맞춰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백련사에서 상봉으로 오르는 길 옆에 있다. 고려산 산중의 사찰은 모두 차들이 올라갈 수 있게 도로가 나 있다.정상의 군 시설물이 이용하는 길이 따로 나 있고,백련사 오름 길은 진달래축제에 맞춰 확장·포장을 했다.세 개의 사찰로 오르는 길은 고려산 등산의 들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시멘트 포장길을 걷는 고통만 없다면,야트막한 산이면서 진달래가 산상의 화원을 이루고 오르면 조망이 뛰어난 고려산을 이 봄에 한 번 오를 일이다.가족과 함께,연인과 함께! ●볼거리·먹거리 고려산의 사찰 순례와 등산만으로도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강화도는 유적의 고장이다.고려와 조선조의 유적들이 섬 전체에 산재해 있다.강화대교를 건너면 왼쪽에 만나게 되는 강화역사관을 보고 광성보·덕진진·초지진·마니산을 보는 게 일일 관광코스다.또 하나는 고려궁지·강화산성 북문·오읍약수터·강화지석묘·보문사·전등사를 도는 코스가 있다. 등산코스는 고려산 외에 마니산,봉천산,혈구산 그리고 석모도의 해명산이 있다.강화읍내 중앙시장 골목에 있는 우리옥의 백반이 먹을 만하다.백반 4000원.단체산행한 이들이 종종 이용한다.대로변에 공영주차장이 있다.강화도 특산물인 순무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또 포구 주변의 횟집에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가는길 강화읍에서 신점·외포리 방향으로 가는 군내버스가 40분 간격으로 있다.부근리 삼거리에서 하차한 후 백련사 도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강화에서 고촌2리(적석사 들머리)행 버스를 이용하여 청련사 입구 하차,적석사는 고촌2리 하차.하루 7회.강화 개인택시 전화 (032)934-7898. 강화로닷컴 http://www.ganghwaro.com/goryeosan ˝
  • [꼬불 꼬불 뒷골목] 제주의 ‘원조명동’ 칠성로

    제주시 칠성로는 동쪽으로 산지천 입구 성안보석에서 서쪽으로 개성연출미용학원까지 약 1.5㎞ 구간이다.일제 강점기 때부터 근대적 형태의 상점이 들어서 제주상권의 원조로 알려진 칠성로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의 ‘명동’이었다.이 곳에 가면 아무거나 먹고 살 수 있었고 구할 수 있었다. 광복 후 제주 최초의 다방 ‘파리원’이 들어선 곳도,유명 잡화점 ‘갑자옥’이 자리했던 곳도 이곳이며,인쇄소의 효시인 제주인쇄소와 최초의 목욕탕인 일출목욕탕,최초의 사진관인 월광사,최초의 서점인 우생당도 이 곳 언저리에 터잡았다. 1969년 제주 최초의 병원급 민간 의료기관인 나사로병원이 개설된 곳도,1973년 제주 최초의 백화점인 아리랑백화점이 들어섰던 곳도 바로 칠성로다.동백·은성·금성·금탑·이어도·무지개·청탑·정·정원 등 다방 10여개가 몰린 탓에 모든 약속도 주로 칠성로에서 이뤄졌다. 이러한 ‘최초’ 기록들은 칠성로가 산지항과 관청지역인 관덕정 광장과의 연결도로로 하루 유동인구가 1만명에 육박하리 만큼 장사 잘 되는 ‘노다지 장소’였기 때문이다.일등 상가로의 지위뿐 아니라 1951년 1·4후퇴 직후에는 피란온 문화·예술인들의 사랑채로 이용되면서 제주의 문화·예술을 꽃피운 장소로도 유명하다. 제주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최현식(79)씨는 “피란 문인들 가운데 ‘백치 아다다’의 계용묵,아동문학가 장수철,청록파 시인 박목월,그리고 김상일·이희철·김영삼·문덕수·김성환·함동선 등은 수시로 칠성로 동백다방과 우생당서점에서 제주 문인들과 시낭송회와 문학작품합평회,문학의 밤을 열어 4·3 여파로 단절의 세월을 보내고 있던 도내 문학도들에게 새로운 관심과 열정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택지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90년대 들어 거주지와 상권이 신제주와 광양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칠성로는 이전의 화려한 빛을 뒤로 한 채 쇠락하기 시작했고,더구나 97년 외환위기에 몰리면서는 떠나는 상인들까지 생기는 공동화(空洞化)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지금은 골목 아닌 골목으로 변한 이곳에서 소매업 95곳,오락문화 16곳,음식업 21곳 등이 하루 2만명 정도의 유동인구를 상대로 영업 중이다.이 중에서도 핵심을 이루는 매장은 옷가게인 의류점들로 데코·라코스떼·이동수·아스트라·휠라·닥스·온앤온·줄리앙·블루페페·비키·지오다노·조이너스 등 익히 알려진 중고가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부터 ‘영캐주얼’‘무료입장’ 등 중저가 매장까지 57개 매장이 안간힘을 다해가며 버티고 있다. 금강제화 강남한(56) 사장은 “멀지 않은 곳에 이마트·월드밸리 등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고,공항과 부두에 내국인 면세점까지 생겨 칠성로 상인들에게 버거운 상대는 한둘이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무너져 가는 상가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99년 6월 상가대표 120명이 ‘칠성동번영회’를 조직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이들을 포함한 200여 상인들이 ‘칠성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을 만들어 자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쉽게 풀리지 않는 눈치다. 김영식(53) 조합이사장은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추진하려는 쇼핑아웃렛 사업이 지역상인들을 자극해 서로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산지천-칠성로-제주목관아지에 이르는 야간쇼핑거리를 조성하는 등 상권부활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상호 탐라대 건축학과 교수는 “칠성로가 과거의 번성을 되찾으려면 열린공간,쾌적한 쇼핑환경으로의 특징있는 탈바꿈이 급선무”라며 “5∼6m의 좁은 가로폭에 비해 양쪽 건물 높이가 높아 가로공간 폐쇄감이 과다하고,점포 건물이 대지 경계선까지 들어차 도로와의 관계에서 여유가 없으며,점포간 간격이 밀집돼 가로외관 리듬이 결여되고 간판까지 난립해 열린공간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칠성로를 설명했다. 그러나 칠성로에는 다른 지역이 갖지 못한 여러 소중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비록 시간은 흘렀어도 개인적인 추억과 꿈,도시민의 애환,크고 작은 만남과 모임 등 여러 과거가 애잔하게 서려 있는 곳이 바로 칠성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儒林(78)-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78)-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최수성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높였다. “어째서 정암이 탄 수레 앞은 막아서서는 안 된단 말인가.옛말에 이르기를 ‘큰길에는 문이 없다(大道無門).’ 하였는데,하면 정암이 가는 길은 그 누구도 문을 세울 수 없는 큰길이란 말인가.이유야 여러 가지였겠지만 상감의 부르심이 화급하다 하여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정암이 가는 길은 누구도 막아서는 아니 된다는 오만 때문이 아니겠는가.” 최수성의 말은 준엄하였다.정국공신을 개정하고 그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조광조와 김식,김정,김구 등 핵심세력들끼리 모여 술잔을 나누던 연회장은 갑자기 싸늘해졌다. “내가 정암,자네에게 무소불위라 하였던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네.이제 정암 그대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능히 다 할 수 있게 되었네 그려.그뿐인가.” 최수성의 힐문은 그것으로 그치지 아니하였다.“그대는 왕조가 건국한 이래 가장 뛰어난 영주이셨던 세종대왕 마마를 ‘재(才)’와 ‘기(氣)’는 영특하나 학문에는 부족하다 하는데 이 또한 사실인가?” 최수성은 조광조의 아픈 급소를 예리하게 찌르고 있었다.조광조는 국가의 종묘에 제사 드리는 방법에 대해서 논하면서 그 제사를 시작한 세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폐단된 일이 많으니 원묘에 제사 지낼 때 전(奠) 드리는 것과 능침에 초하루,보름에 제사를 드리는 것은 모두 정도가 아닙니다.이는 모두 세종조 때부터 비롯되었으니,이로 보면 세종께서 재와 기는 영특하고 과단스러우셨으나 학문에는 다하지 못한 데가 있었던 듯싶습니다.이는 선왕을 공경하는 도가 아니요,도리어 번거롭고 더럽힘이 되는 것입니다.그러나 이런 것은 아랫사람부터 의논하여 실행될 일이 아니니,모름지기 상감께서 주야로 생각하고 헤아리셔서 성상의 마음으로 결단하시면 신을 섬기는 도를 얻으실 것입니다.” 최수성의 날카로운 질문에 조광조는 묵묵부답할 뿐 입을 열지 아니하였다.이에 다시 최수성이 말을 이었다. “자네의 권세가 하늘을 찔러 능히 대적할 사람이 없더니,이제는 선왕이신 세종대왕 마마의 가마도 자네가 가는 길 앞을 가로막지는 못하겠군.하면 정암 자네는 세종을 감히 비판할 만큼 재와 기뿐 아니라 학문에도 능하다고 자신을 평가하고 있단 말인가.” 이에 김정이 말을 가로막고 나섰다. “듣자 하니 자네의 말이 심히 지나치고 무례하네.” 같은 문인으로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던 김정의 만류에도 최수성은 물러서지 아니하였다. “지나친 것은 내가 아니라 여기에 모인 자네들이네.” 최수성은 손을 들어 승리감에 도취해 있었던 네 사람을 한 사람씩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옛말에 이르기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였네.지나침은 미치지 못함보다 못하다는 뜻이 아닌가.이보게,정암.정암 자네와 나는 20년 전 함께 평안도의 희천에서 한 스승 밑에서 공부를 하였지.그때 나는 자네가 스승에게 물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네.자네가 한훤당에게 ‘왜 유학을 배워야 합니까?’ 하고 묻자 스승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네.‘위기지학(爲己之學) 때문이다.’ 이에 내가 다시 물었었네.‘자기를 향상시키기 위한 학문,즉 위기지학 때문에 저희들이 유자가 되어야 한다면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입니까.’ 이에 스승께서는 논어의 옹야(雍也) 편에 나오는 다음의 말을 통해 답변을 해주셨네.‘너는 군자로서의 유자가 되어야 하고 소인으로서의 유자가 되어서는 안 되느니라.’”
  • 儒林(78)-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최수성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높였다. “어째서 정암이 탄 수레 앞은 막아서서는 안 된단 말인가.옛말에 이르기를 ‘큰길에는 문이 없다(大道無門).’ 하였는데,하면 정암이 가는 길은 그 누구도 문을 세울 수 없는 큰길이란 말인가.이유야 여러 가지였겠지만 상감의 부르심이 화급하다 하여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정암이 가는 길은 누구도 막아서는 아니 된다는 오만 때문이 아니겠는가.” 최수성의 말은 준엄하였다.정국공신을 개정하고 그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조광조와 김식,김정,김구 등 핵심세력들끼리 모여 술잔을 나누던 연회장은 갑자기 싸늘해졌다. “내가 정암,자네에게 무소불위라 하였던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네.이제 정암 그대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능히 다 할 수 있게 되었네 그려.그뿐인가.” 최수성의 힐문은 그것으로 그치지 아니하였다.“그대는 왕조가 건국한 이래 가장 뛰어난 영주이셨던 세종대왕 마마를 ‘재(才)’와 ‘기(氣)’는 영특하나 학문에는 부족하다 하는데 이 또한 사실인가?” 최수성은 조광조의 아픈 급소를 예리하게 찌르고 있었다.조광조는 국가의 종묘에 제사 드리는 방법에 대해서 논하면서 그 제사를 시작한 세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폐단된 일이 많으니 원묘에 제사 지낼 때 전(奠) 드리는 것과 능침에 초하루,보름에 제사를 드리는 것은 모두 정도가 아닙니다.이는 모두 세종조 때부터 비롯되었으니,이로 보면 세종께서 재와 기는 영특하고 과단스러우셨으나 학문에는 다하지 못한 데가 있었던 듯싶습니다.이는 선왕을 공경하는 도가 아니요,도리어 번거롭고 더럽힘이 되는 것입니다.그러나 이런 것은 아랫사람부터 의논하여 실행될 일이 아니니,모름지기 상감께서 주야로 생각하고 헤아리셔서 성상의 마음으로 결단하시면 신을 섬기는 도를 얻으실 것입니다.” 최수성의 날카로운 질문에 조광조는 묵묵부답할 뿐 입을 열지 아니하였다.이에 다시 최수성이 말을 이었다. “자네의 권세가 하늘을 찔러 능히 대적할 사람이 없더니,이제는 선왕이신 세종대왕 마마의 가마도 자네가 가는 길 앞을 가로막지는 못하겠군.하면 정암 자네는 세종을 감히 비판할 만큼 재와 기뿐 아니라 학문에도 능하다고 자신을 평가하고 있단 말인가.” 이에 김정이 말을 가로막고 나섰다. “듣자 하니 자네의 말이 심히 지나치고 무례하네.” 같은 문인으로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던 김정의 만류에도 최수성은 물러서지 아니하였다. “지나친 것은 내가 아니라 여기에 모인 자네들이네.” 최수성은 손을 들어 승리감에 도취해 있었던 네 사람을 한 사람씩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옛말에 이르기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였네.지나침은 미치지 못함보다 못하다는 뜻이 아닌가.이보게,정암.정암 자네와 나는 20년 전 함께 평안도의 희천에서 한 스승 밑에서 공부를 하였지.그때 나는 자네가 스승에게 물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네.자네가 한훤당에게 ‘왜 유학을 배워야 합니까?’ 하고 묻자 스승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네.‘위기지학(爲己之學) 때문이다.’ 이에 내가 다시 물었었네.‘자기를 향상시키기 위한 학문,즉 위기지학 때문에 저희들이 유자가 되어야 한다면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입니까.’ 이에 스승께서는 논어의 옹야(雍也) 편에 나오는 다음의 말을 통해 답변을 해주셨네.‘너는 군자로서의 유자가 되어야 하고 소인으로서의 유자가 되어서는 안 되느니라.’”˝
  • 서울탱고-떠나가는 배

    “저 푸른 물결 외치는/거센 바다로 오 떠나가는 배/내 영원히 잊지 못할/임 실은 저 배야 야속해라/날 바닷가에 홀로 남겨두고/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가곡 ‘떠나가는 배’는 제주출신 시인 양중해의 글에 6·25 당시 제주에 피란왔던 풍운의 작곡가 변훈이 곡을 붙인 노래다.이 노래는 섬이 안고 있는 숙명을,전쟁의 아픔과 상처를,인간이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별리의 정서를 담은 곡으로 ‘한국적 리얼리즘 가곡’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노래가 지어질 당시인 50년대만 해도 제주와 육지를 잇는 교통수단은 뱃길뿐이었다.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황영호·유명호·남신호·이리호·제천호·평택호·광성호 등 목선 기선들이 부산이나 목포에서 제주를 오고 갔다.그래서 당시의 제주부두는 오는 이들을 맞는 환희와 해후의 장소였을 뿐 아니라,떠나는 이를 보내는 작별과 통한의 나눔터였다. 1957년 2월 서울~제주간 대한항공공사 소속 KNA기가 운항을 개시하고,이어 1962년 12월 제주~서울간에 DC13기종의 30석짜리 KAL기가 취항했어도 제주부두는 여전히 육지와의 연결고리였다.10시간 가까이 배멀미와의 싸움은 60년대 말까지 계속됐다. 출항을 알리는 남일해의 ‘잘있거라 항구야’는 어찌해서 손수건을 적시게 만드는지,닻을 올리는 순간부터 울리는 굵은 뱃고동 소리는 왜 그리도 가고 보내는 이들의 가슴을 후벼대는지…,선창에 남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여객선 화통의 검은 연기가 수평선 너머 사라질 즈음에야 붉은 눈으로 돌아서곤 했다. ‘떠나가는 배’ 역시 제주부두가 고향이다.어느 노래든 배경과 사연이 있게 마련이지만 이 노래 역시 기구한 사연을 안고 태어났다. 노랫말을 쓴 양중해(77·전국문화원연합 제주도지회장) 시인은 “시든 소설이든 사람 사는 방식을 유언처럼 남기는 문학작품”이라며 “1953년 시인 박목월이 젊은 여자와 피란 겸 사랑의 도피처로 제주를 택했고,둘의 사랑은 끝내 이별로 마감하게 됐으며,제주부두에서 여자가 탄 배가 수평선 너머 한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묵묵히 서 있던 목월의 심사를 담은 것이 바로 ‘떠나가는 배’”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서울신문 4월21일자 9면 보도) 양 시인의 말을 듣고 목월의 제주거주 당시를 추적한 끝에 목월이 1년동안 묵었다던 제주시 관덕정 인근 동화여관집 아들 이창주(64)씨를 만날 수 있었다.그때 중학교 2학년생이었다는 이씨는 “여자는 대학생으로 성은 한씨이며 무척 예뻤고 말수가 적고 다소곳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둘의 동거는 6∼7개월 계속됐으며,그녀는 목월이 제주대학으로 출근할 때나 귀가할 때 언제나 웃는 낯으로 보내고 맞았다.그러던 어느날 목사인 여자의 아버지가 서울에서 딸을 데리러 내려왔다.가지 않겠노라는 딸을 이틀 낮밤에 걸쳐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사흘째 되는 날 서울로 가기 위해 부두로 갔다.이씨도 양중해·박목월 선생과 함께 부두까지 배웅나갔다.배에 오른 여자는 어깨만 들썩거릴 뿐,한 번도 뒤 돌아보지 않았고,셋은 배가 수평선 너머 사라질 때까지 마냥 서 있다가 돌아왔단다. “아마도 여자 분은 연인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겠지요.그때 저는 굉장히 울었어요.여관에 있는 동안 무척 정이 들었거든요.처연히 고개를 떨구며 돌아서던 목월선생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당시 제주제일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양중해는 집으로 돌아온 즉시 ‘부두의 이별’을 시로 옮겨 같은 학교 음악교사인 변훈에게 음을 붙이도록 했고 가곡 ‘떠나가는 배’는 탄생한다. 이제 제주항 여객선 가운데 목선은 없다.위풍 당당한 코지아일랜드·오하마나·레인보우·컨티넨탈·페가서스·온바다훼리·뉴씨월드 등 3000∼9000t급 페리와 초고속선들이 부산·목포·여수·인천·완도·녹동 등을 오가며 연간 100만명이 넘는 손님들을 실어나르고 있다.암스테르담·퍼시픽비너스·클리퍼오디세이·크라운·닛폰마루 등 외국의 초대형 크루즈유람선들도 수시로 찾아온다.대합실 하나 없이 초라하던 여객선 부두에는 면세점 등 갖출 것 다 갖춘 대형 터미널이 들어앉았고,양곡·유류·비료·시멘트·목재·철재·잡화 등 연간 600만t에 이르는 연안화물이 입·출하되고 있다. 목월이 여자를 떠나 보내던 자리는 전체 일곱개 부두 가운데 여객부두인 제2부두가 됐다.그러나 제주항은 부두길이가 2582m로 길어졌음에도 선석이 포화를 이뤄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제주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2001년 시작한 1374억원 규모의 제주외항 1단계 공사에 이어 1203억원 규모의 2단계공사를 추진,8만t급 크루즈선 부두와 2만t급 부두안벽 축조공사를 벌일 계획이지만 예산문제가 따라주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떠나가는 배’ 주인공 박목월 시인이었다

    저 푸른 물결 외치는/거센 바다로 떠나가는 배/내 영원히 잊지 못할/님 실을 저배야/야속해라/날 바닷가에 홀로 버리고/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가곡 ‘떠나가는 배’(작사 양중해 작곡 변훈)의 주인공은 1978년 타계한 청록파 시인 박목월이라는 것과, 50년대 중반 그와 한 여대생의 ‘제주 잠행’ 생활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증언이 나와 관심을 끈다. 노랫말을 쓴 양중해(77·시인·전국문화원연합 제주도지회장) 시인은 목월이 50년대 중반 잠시 제주에 머물 때 시와 술을 나눈 절친한 친구 사이.양 시인은 “1953년 휴전 무렵 유부남이던 목월이 젊은 여자와 피란 겸 사랑의 도피를 위해 제주에 왔으나 끝내 이별하게 됐으며,제주부두에서 두 사람의 이별 장면을 시로 옮긴 게 바로 ‘떠나가는 배’”라고 말했다.양 시인은 지난해 7월 제주문화원에서 열린 한 문학강좌에서도 ‘떠나가는 배’에 대해 “목월의 아픈 이별을 담은 시”라고 거론한 적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목월이 당시 머물렀던,지금은 사라진 제주시 관덕정 인근 동화여관 가족들에 따르면 목월은 한국전쟁 막바지에 제주에 왔으며,여대생(당시 홍익대 재학)과 함께 6∼7개월간 동화여관에 머물렀다. 목월과 함께 온 여인의 성은 한씨이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주일마다 근처 서부교회에 나가 예배를 봤고,몸이 아플 때는 목월이 직접 부축하거나 업고 갔다.이 여인은 아주 깔끔해서 빨래가 잦은 편이었고,식사도 여관에서 내주는 음식 대신 직접 지어 목월에게 내왔다.또 아이들을 좋아해 과자와 과일을 자주 나눠줬고 튀김 등을 직접 만들어 줬다고 한다. 여관에서도 시낭송회가 자주 열렸는데 여인은 늘 목월 곁에 앉아 경청하곤 했다. 여관집 아들 이창주(64·당시 중학교 2학년)씨는 “그 여자는 목월에게 꼭 ‘선생님’이라고 불러 선생님과 제자 사이 같았으며,지금의 여느 탤런트보다도 예뻤고 몸도 호리호리했으나 자주 아파 병원 출입이 잦았다.”고 기억했다.또 “목월에게 ‘이름이 왜 목월입니까?’ 하고 물었더니 어느날 밤 나무에 걸린 달이 너무 고와 ‘영종’이라는 이름 대신 ‘목월(木月)’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목월과 여자가 이별할 무렵 여관에 있던 짐을 도둑맞아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는데 이 여인은 ‘다른 것은 필요 없고 사진첩만 찾아 달라.’고 애원했으나 범인이 이미 아궁이에 넣어 불태워 버린 후여서 몹시 상심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짐 소동이 있고 얼마 후 목사인 이 여인의 아버지가 서울에서 내려왔고,가지 않겠다는 딸을 이틀 밤낮에 걸쳐 설득한 끝에 사흘째 되는 날 서울로 가기 위해 부두로 갔다.이씨도 양중해·박목월 선생과 함께 부두까지 배웅 나갔으며 여인과 목월 사이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 “어깨가 들썩이는 것으로 미뤄 우는 것 같기는 했는데,우리 쪽으로 전혀 고개를 돌리지 않더군요.아마도 정인(情人)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것이겠지요….” 이씨는 “여관에 있는 동안 이런 정 저런 정 많이 들어 그때 무척 울었다.”며 당시 처연히 고개를 떨구며 돌아서던 목월 선생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당시 제주제일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양중해 시인은 집으로 돌아온 즉시 ‘두 정인의 부두에서의 이별’을 시로 옮겼고,같은 학교 음악교사이던 변훈에게 음을 붙이도록 해 가곡 ‘떠나가는 배’는 탄생했다. 그동안 기록(잡지 ‘시인세계’ 등)에 따르면 목월과 이 여대생은 시인과 문학소녀로 만나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고,결국 제주도로 잠행했다.그때 두 사람은 겨울 한복을 지어 제주로 찾아간 부인의 인품에 목월이 반성하고 그가 서울로 돌아오면서 사랑은 끝나며,목월에게 ‘이별의 노래’를 남겼다는 내용만 나와 있을 뿐이다.이번처럼 목월의 ‘제주 잠행’에 대해 당시 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낮은 소리] 외국선 어떻게 운영하나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가들도 민간차원이 아닌 국가가 나서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국가가 직접 챙기기 때문에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된다.더욱이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나 심지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오래 전부터 국립점자도서관을 운영하는 등 국가가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78년 시각장애인 및 신체장애인을 위한 ‘국립도서관 서비스’(NLS)가 설립돼 NLS를 주축으로 도서관 봉사가 이뤄지고 있다.예산은 매년 의회로부터 지원받고 있다.NLS 아래 ‘중앙관리센터’ 2곳,지역도서관 57곳,부 지역도서관 81곳,기기대출기관 등을 거느리고 미국 전역의 도서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다. NLS는 ▲점자 및 녹음도서제작 ▲음성재생기기의 설계·개발·배포 ▲자원봉사자의 훈련·관리 ▲음악자료의 개발·유지·대출 등 시각장애인 및 신체장애인을 위한 봉사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80년 맹인협회가 운영해 오던 시각장애인도서관을 국가가 맡아서 ‘국립녹음점자도서관’(TPB)을 설립했다.전체 예산의 97%를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시각장애인과 독서장애인들이 학습 및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디지털 토킹 북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시각장애인은 점자도서를 구입할 때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일반도서와 같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일반서점에서도 점자도서 구입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현재 100여개의 점자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운영주체는 공립,법인 등 다양하다.그러나 미국이나 스웨덴처럼 이들 도서관이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해 협력체제나 관련기관간의 유대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이 문제점이다.˝
  • 당선자 선대본부장등 구속

    경북지방경찰청은 18일 선거운동 기간 중 운동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혐의(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로 한나라당 장윤석 당선자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경북도의원 우모(50·영주시 휴천동)씨를 구속했다.4·15 총선 이후 당선자의 선대본부장이 공직선거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우씨는 이달초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나라당 영주지역 읍·면·동책 수명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30만원씩이 든 돈봉투를 돌린 혐의다.경찰은 우씨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돈봉투를 받은 관련자들과 대질할 계획이다. 경북 문경경찰서도 총선에 출마한 형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선거운동원에게 활동비를 제공한 혐의(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로 무소속 신국환(문경·예천)당선자의 동생(61)을 긴급 체포했다. 동생 신씨는 지난 2월 중순쯤 선거준비 사무소를 찾아온 김모(27)씨에게 취직을 약속하고 400여명이 서명한 후원회 명부를 건네 받는 대가로 현금 200만원을 준 혐의다. 한편 선거법은 당선인이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거나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배우자·직계존비속이 기부행위를 한 죄 등으로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해당 당선자의 당선을 무효토록 규정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
  • [이집이 맛있대]제주 일식집 ‘긴가’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 횟집은 많지만 정통 일식전문점은 그리 흔한 편이 아니다.제주시 신제주 한복판에 자리잡은 일식집 ‘긴가’도 흔치 않은 일식전문점 중의 하나지만 자연산 활어만 고집하기로 유명하다.초밥도 코스요리도 회덮밥도 활어로 덮여 나온다. 이 집의 자랑은 뭐니뭐니 해도 코스요리다.전채요리,해물모듬,회와 활전복,참치요리,구이류에 이어 식사로 마감되는 코스요리 역시 자연산 다금바리와 갓돔,황돔 등이 주인공이어서 제주 활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코스요리중 마지막인 식사는 양념한 날치알을 밥에 버무린 ‘날치알밥’과 시원하게 끓인 ‘돔지리’가 주메뉴인데,함께 나오는 멍게젓갈과 새콤한 해초무침이 입맛을 살린다. 낮 12시부터 2시까지의 점심때는 도시락 6칸에 계절별로 초밥과 해물류,튀김,무침류 등 다양한 요리를 담아 내오는 ‘런치세트’가 인기다.손님 취향과 요구하는 가격대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이 음식점이 지리 중의 지리라고 자랑하는 ‘특머리지리’와 초밥 11덩이가 회에 싸여 먹음직스레 나오는 ‘긴가초밥’도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요리다.두 음식 모두 갓돔이나 다금바리가 재료이며 본고장 일본보다 더 맛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음식점 상호인 ‘긴가’는 제주말로 ‘정말인가’‘사실인가’의 뜻으로,주인 김기만(40)씨는 “와서 맛을 보면 진위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 해서 이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4·15 한국의 선택] 신인 대거 입성‘개혁 국회’ 예고

    ■총선 물갈이 폭풍 “어? 추미애가…,홍사덕도…,조순형도…,이부영까지?” 15일 밤 총선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여야의 일부 ‘거물’들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자,“설마했는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민주당에서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에 출마한 조순형 대표를 비롯,유용태 원내총무와 추미애 선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줄줄이 낙선했다.‘폭락세’의 민주당은 이밖에도 7선(選)에 도전했던 김상현 의원을 비롯,박상천·김옥두·정균환·이협 의원 등 쟁쟁한 호남중진들이 죄다 떨어졌다. 한나라당은 영남이 지역구인 박근혜 대표와 김형오 사무총장은 여유있게 당선됐지만,수도권에 출마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고배를 들었다.자민련 이인제 의원은 살아남았다. 열린우리당은 현역의원 가운데 공천을 받은 40여명 거의 전원이 탄핵역풍에 힘입어 당선됐으나,당선이 유력시됐던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떨어졌다.다선 중진들이 공천과정과 선거를 거치면서 대거 물갈이된 이번 총선은 정치신인이 가장 많이 당선된 선거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열린우리당만 해도 당선자 100명 이상이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된 인물들이다.이들 정치신인의 대부분은 50세 이하로,전후(戰後)세대가 입법부의 주력부대로 진출한 셈이다.사실상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도 볼 수 있다.그러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석권한 영남과 호남엔 상대적으로 현역의원들이 공천을 많이 받았다.특히 열린우리당의 경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대거 당선됐기 때문에,각당 및 국회 지도부는 여전히 재선급 이상의 50∼60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원내대표,신기남 상임중앙위원 등은 모두 50대로 3선이다.결국 17대 국회에서는 50대가 이끄는 지도부와 초선들이 중심이 된 30∼40대가 역동적으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강한 개혁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 30∼40대 당선자 중에는 유신과 5공·6공때 군사정권에 대항한 학생운동권 출신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입법활동 등에서 진보적 색채가 강해질 전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여의도 ‘여성시대’ 개막 17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여성 국회의원이 전체 의석의 10%를 넘게 됐다.정치인·기업가 일색이던 직업군도 각계를 대변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이채로워졌다.17대 국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우선 지역구에서 여성 돌풍이 두드러진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한명숙 전 여성부장관,조배숙 의원,이혜훈 연세대 동서연구원 교수,김선미 열린우리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 등 여성 10명 안팎이 금배지를 달았다.16대 때의 5명,15대 때 2명에 비해 크게 약진한 수치다.지난달 개정된 선거법도 국회의 여성파워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천할 때 50% 이상을 여성으로 해야 한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홀수 순번에 여성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56석 가운데 절반가량이 여성에게 배정될 전망이다. 여성 비례대표로는 장향숙 여성장애인연합대표와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이경숙 여성단체연합대표,김현미 전 청와대 정무2비서관,김영주 전국금융노련 부위원장,김애실 외국어대 교수,방송인 박찬숙씨,송영선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소장,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 등이 당선됐다.총선에서 ‘입심’을 과시했던 전여옥·박영선 대변인도 당선증을 받게 됐다. 이로써 전체 299석 가운데 여성이 차지할 몫은 38석 안팎.전체 의석의 12%를 웃도는 수치다.16대 때는 지역구와 전국구를 합쳐 16명이 등원해 전체의 5.9%를 기록했다.15대 때는 모두 9명으로 3%에 그쳤다. 17대 여성 국회의원의 다양한 직업군도 주목할 만하다.15,16대의 여성 국회의원은 대부분 정치인과 기업가,교수 출신이었다.그러나 이번 국회에 등원할 여성들은 사회운동가,변호사,의사,안보전문가,방송인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자랑하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희비 엇갈린 2세 정치인들 ‘권력의 상속인가,정치명문가(家)의 탄생인가.’ 17대 총선에서도 대(代)를 이은 ‘2세 정치인’들이 당당히 원내에 진출,큰 관심을 끌었다. 반면 우리나라 최고의 정치명문가로 꼽히는 조병옥·정일형 가문의 2·3세들은 고배를 마셔 정치가문의 희비도 엇갈렸다. ‘2세 정치인’의 리더격으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맏딸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탄핵정국에서 총선 지휘봉을 잡아 ‘박근혜 열풍’을 일으켰으며 자신은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서 어렵지 않게 금배지를 달았다.박 대표는 3선(選)이 됐다. 서울의 지역구 중 ‘부동(不動)의 한나라당 텃밭’으로 일컬어지는 강남갑과 서초갑에서는 각각 ‘2세 정치인’이 새로 나왔다.6선인 한나라당 이중재 상임고문의 아들인 이종구 후보는 강남갑에서,고 김태호 의원의 며느리인 이혜훈 후보는 서초갑에서 각각 당선됐다.고 권익현 의원의 사위이자 동서 사이인 임태희 후보와 김태기 후보의 희비는 엇갈렸다.임 후보는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되면서 재선이 됐지만,김 후보는 서울 성동갑에서 낙선했다. 고 남평우 의원의 아들인 남경필 후보는 수원 팔달에서 3선(選) 의원이 됐다.정재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문헌(한나라당) 후보는 강원 속초·고성·양양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이 자신의 텃밭인 목포를 이상열 후보에게 물려주고 비례대표 4번으로,가까스로 ‘가문의 영광’을 이어갔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노웅래 후보가 서울 마포갑에서 당선됐다. 반면 유석(維石) 조병옥 박사의 아들인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대구 수성갑에서 ‘지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일형 전 의원의 손자이자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대표의 아들인 정호준 후보는 서울 중구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박성범 당선자에게 패배했다. 부자가 동시에 출마해 관심을 끌었던 김상현(광주 북갑) 의원과 김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서울 서대문갑) 후보는 모두 민주당 간판으로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광삼기자 hisam@ ■몰락한 무소속·’DJ가신’들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기존 정당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무소속 후보 가운데 경북 문경·예천의 신국환 후보와 전남 나주·화순에서 출마한 최인기 후보만 당선됐을 뿐이다. 최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눈가에 맺힌 이슬을 훔치면서 지역민들의 선택에 보답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는 열린우리당의 폭풍 속에서도 지역 ‘인물론’과 ‘발전론’을 내세워 우리당 문두식(56)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다. 무소속 후보들은 탄핵역풍이니 박풍(朴風)이니 추풍(秋風)이니 하면서 선거가 여·야간의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선거판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더구나 합동유세가 사라지고 TV토론 등 ‘미디어선거’로 바뀌면서 무소속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 5% 이상이라는 규정에 걸려 TV토론회조차 참가하지 못하는 설움을 겪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신격인 ‘DJ가신’들도 이번 선거에서 크게 재미를 못봤다. 동교동계 주류로 ‘우노갑 좌옥두’로 불리던 민주당 전남 장흥·영암의 김옥두(65) 후보는 우리당 유선호(50)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한때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력에다 느닷없이 낙하산 공천으로 등장한 유 후보에 대한 거부감의 불씨를 지펴가면서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탄핵바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영원한 ‘마당발’ ‘DJ맨’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민주당 광주 북갑의 김상현 후보와 DJ의 비서를 했던 같은 당의 광주 광산구 전갑길 후보도 모두 우리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동교동계 비주류로 ‘리틀 DJ’로 불리던 민주당 무안·신안의 한화갑(65) 후보는 개표 전 당선 안정권의 예상을 이어가면서 우리당 김성철(52)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대구 황경근 광주 남기창기자 kkhwang@ ˝
  • [4·15 한국의 선택] 관심 지역구

    ■한나라 텃밭의 ‘빛나는 1석’ -부산 하사을 조경태 부산의 한나라당 바람 속에서 힘겹게 건져올린 1석.사하을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조경태 후보의 당선은 그래서 더욱 값진 ‘1석’으로 평가된다. 당초 우리당 부산시당에서는 영도구 김정길 후보,부산진갑 조영동 후보,북·강서갑의 이철 후보 등 적어도 3석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그러나 이번에도 지역구도를 깨는데 역부족이었다. 선거 초반만 하더라도 탄핵바람에 힘입어 7∼8석까지 노렸으나,보수성향이 강한 부산시민의 정서와 ‘박근혜 바람’,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져나간 게 패인으로 분석된다.조 당선자는 부산지역 우리당 후보 중 당선 가능성이 희박했었다.여·야 모두 현역인 박종웅 의원의 아성을 깨뜨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그러나 박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조 당선자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됐다.노인폄하 발언 이후 부산지역 대다수 선거구에서 우리당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에게 추월당했지만 조 당선자만은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공안검사’대 ‘사형수’의 한판 승부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북·강서갑에서는 공안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정형근 후보가 우리당 이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이곳은 선거 초반만 하더라도 탄핵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이 후보가 앞서 갔으나,우리당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과 박근혜 대표의 바람몰이가 시작되면서 팽팽한 승부처로 변했다. 이 후보는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낙후한 이 지역의 발전을 이끌려고 했는데….유권자들이 머리로는 지지하면서도 몸은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며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싱겁게 끝난 ‘노량해전’ -‘리틀盧’ 물리친 박희태 법무부장관과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박희태 후보와 행정자치부장관을 역임한 열린우리당의 김두관 후보가 맞붙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노량해전’ 은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났다.이로써 김 후보는 16년을 별러온 ‘리턴매치’에서도 분루를 삼켜야 했다. 노량해협을 사이에 둔 경남 남해·하동선거구는 5선에 도전하는 박 후보와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은 선거구. 당초 예상과 같이 선거전은 피를 말릴 정도였지만 결과는 싱거웠다. 선거 초반 불어닥친 탄핵정국은 김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됐다. 탄핵반대 열기가 한창일 때 무려 10% 포인트를 앞서면서 주민들 사이에는 “박희태도 이젠 끝났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그러나 이 지역에서 4선을 기록한 박 후보의 저력은 대단했다. 형편없는 지지율에도 ‘큰 인물론’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 들었다.4선을 지낼 동안 ‘돈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는 깨끗한 인물을 국회의장으로 만들자는 설득이 주효했다.여기에 ‘박근혜 바람’이 탄핵역풍을 잠재우면서 처음 배 이상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를 좁혔다.이들이 처음 대결을 벌인 것은 지난 88년 13대 총선.당시 부산고검장으로 민정당의 영입 케이스로 출마한 박 후보는 대학을 갓 졸업한 무명의 김 후보를 가볍게 눌렀다.그러나 김 후보는 지난 95년과 98년 실시된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박 후보가 내세운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군수로 당선,간접적으로 설욕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盧오른팔’ 우여곡절뒤 재기-태백·영월·평창·정선 이광재 한나라당과 박빙의 대결을 펼친 끝에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서 당선된 열린우리당 이광재(39)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어오다 청와대까지 함께 입성했던 이 당선자는 이후 당·정간의 갈등과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청와대에서 물러난 뒤 얻은 승리여서 더욱 값지다.길지 않은 몇 달이었지만 온갖 루머와 소문을 뒤로하고 평창 등의 고향산천을 돌며 마음을 정리한 뒤 이번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재기에 성공한 것. 선거전은 순탄치 않았다. 선거 초반 이 지역 최대 이슈인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한때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열린우리당 중앙당에서 동계올림픽 유치 공약을 강원도에서 빼고 전북지역에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이후 우리당 중앙당 공약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내용을 삭제하고 강원도당 공약에 포함시키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당선자는 보수성향이 강한 두메산골 고향사람들이 지지해준 이유를 잘 알고 있다.피폐해져 가는 폐광지역 고향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희망이라는 것도 잘 안다.그는 “다시 찾은 고향을 돌아보며 가슴 아린 경험도 많이 했다.”며 “제발 우리를 살려 달라고 호소하는 소리를 가슴에 깊이 간직하고 새로운 고향을 꿈꾸며 열심히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앞으로 4년간 노무현 대통령의 지킴이로서,강원도 전체를 위해 땀으로 온 몸을 적시며 일하겠다.”면서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고향을 위해 애정과 책임감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 ■한솥밥 먹던 ‘거함’ 격침-서울 강동갑 김충환 피를 말리던 ‘강동대전’은 한나라당 김충환 후보의 극적 승리로 끝났다.정치적 스승이며 이번 총선 전까지 같은 당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거함’ 열린우리당 이부영 후보를 막판에 격침시킨 것이다. 김 당선자는 이 후보의 서울대 정치학과 12년 후배.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민주당에 잔류했다가 한나라당에 이 후보와 함께 입당한 뒤 강동구청장을 3연임할 동안 줄곧 한 배를 탔다.하지만 이 의원이 지난해 7월 탈당하면서 틈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나라당은 이 후보를 겨냥,김 당선자를 대항마로 띄우면서 정치적 결별을 하게 됐다.이후 이들은 서로 넘어야 할 산이었다. 탄핵정국 이전만 해도 ‘김충환 대 이부영’의 싸움은 강동에서 3선 구청장을 지낸 김 당선자의 일방적 승리가 점쳐졌다.강남권인 강동갑은 한나라당 강세지역이고 10년 동안 구청장직을 수행하면서 쌓아놓은 크고 작은 치적과 조직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지형을 완전히 뒤바꾼 탄핵정국이 달아오르면서 둘의 싸움은 완전히 역전되는 형국이었다.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당선자는 이 후보에게 크게는 30% 이상 뒤져 ‘싸움이 끝난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했다.이런 상황은 선거막판까지 이어져 정치적 스승이며 동지였던 이 후보의 낙승이 예견되기도 했다.서울시장을 노리는 김 당선자의 숨겨둔 야망이 희망사항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최용규기자 ykchoi@ ■ ‘女多의 섬’ 제주 첫 여성의원-민노 비례대표 현애자 ‘여다(女多)의 섬’ 제주에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첫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했다.민주노동당 비례대표 6번인 현애자(42·남제주군 여성농민회장) 후보다.선거기간중 민노당 지지세가 올라가고 특히 제주지역 여성계가 그를 지원하면서 그의 원내 진출 가능성은 조용히 점쳐졌었다.경계선에 머물지 않을까 조바심났던 것도 사실이다.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의정활동으로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당선 인사후 그는 “농업과 농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들어가 전문성과 정체성을 살려나가겠다.해고노동자 복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철폐를 위해 당소속 의원들과 힘을 합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남편 이태권(44)씨와 2남1녀. 제주시·북제주갑 선거구에 출마한 정치초년생인 열린우리당 강창일(52) 후보는 학교와 정치 대선배인 5선의 백전노장 한나라당 현경대(65) 후보를 누르자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두 사람은 오현고·서울대 선후배인데다 지난 81년 현 후보가 무소속으로 처음 국회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강 당선자가 1년 6개월동안 비서관으로 일했었다.당시 현 의원은 그의 3선개헌 반대,서울대제주학우회 발기,민청학련 사건으로 인한 구속 등 자질과 역경을 높이 샀다.이런 인연도 선거 앞에서는 철저히 무시돼 지난 방송토론 때는 “사람을 잘못 가르친 것 같다.” “비서관으로 있었던 것을 후회한다.”는 막말까지 오갔을 정도였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 안산서 동반자살 3명 자살사이트서 만난듯

    여대생 등 20대 남녀 3명의 동반자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안산경찰서는 15일 이들이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숨진 임모(24·인천시 동구 창영동)씨 가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임씨가 지난달 집을 나가기에 앞서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자주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던 여성은 충북 청주시 모 대학에 다니는 서모(21·충남 천안시 구성동)씨로 드러났다.”며 “서씨 역시 함께 자살한 신모(21·여·대학생·경북 영주시)씨와 마찬가지로 집을 나오기에 앞서 대학노트에 ‘가족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모두 가족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겼고 사는 곳이 서로 다른 점 등에 비춰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독극물을 마시고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총선 D-1] ‘정동영 사퇴’ 엇갈린 분석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선대위원장직 사퇴가 막판 선거판에 중대변수로 부상하고 있다.이해관계가 다른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분석을 하고 있으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매우 신중한 태도다.그만큼 정 의장의 사퇴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독(毒)이 될 수도” 정 의장의 사퇴가 열린우리당의 바람대로 ‘탄핵 대(對) 반(反)탄핵’이라는 선거구도를 뚜렷이 하는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야권에서 말하는 ‘대 국민 협박정치,쇼정치’라는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13일 “광고기획사에서 말하는 선거전략 차원에서 본다면 정 의장 사퇴는 실책이자 변칙”이라고 지적했다.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말라고 했는데 장수를 바꿨다는 것이다.그는 이어 “만에 하나 정 의장 사퇴가 여권의 권력투쟁 내지 국민협박으로 비쳐진다면 마이너스일 것”이라고도 했다.실제로 대구 지역 일부 후보들이 정 의장 사퇴를 촉구한 반면,수도권 소장파들은 이를 반대하는 등 당내에 선거전략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어 총선 이후 갈등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도 “약보다는 독 아니냐.”고 내다봤다.“일반 시민들을 만났는데 대부분 하는 얘기가 ‘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지세력 투표율 제고 효과 반면 정 의장 사퇴가 열린우리당의 주요 지지층인 20,30대 유권자들의 긴장감을 높여 투표율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의도리서치 송덕주 이사는 “정 의장 사퇴가 선거판 자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나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총선승리 분위기에 도취돼 느슨해져 있던 지지층에 긴장감을 가져와 열린우리당 지지표 결집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흐름은 수도권 초경합지역의 당락에 영향을 줄 개연성이 있다는 지적이다.송 이사는 “1000표 이내로 당락이 왔다갔다 하는 지역에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길리서치 홍 소장은 이와 관련,“20,30대 투표율은 높이는 것과 별개로 40대 유권자들을 한나라당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면서 “40대들이 ‘전략상 헛발질하다가 안되니까 사퇴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 등 정 의장 사퇴에 대한 여론흐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호남·수도권 “도움될 것” 열린우리당내 반응은 지역별로 달랐다. 선거에 영향을 크게 주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은 영남권에서 많았다. 한나라당이 표밭을 잠식,역전이 힘들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이철(부산 북·강서갑) 후보는 “판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영탁(경북 영주) 후보는 “표심이 회복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남과 수도권의 경우,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신중식(전남 보흥·고성) 후보는 “젊은이들이 뭉치고 노인들의 표심이 돌아오는 등 3%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김대중(전남 목포) 후보도 같은 입장이었다.박철용(서울 강남갑) 후보도 “3∼4%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개혁세력 결집 현상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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