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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줄타기’ 극적으로 해외매각으로 숨통

    금호타이어가 30일 자정으로 예정된 채권단의 공동관리(자율협약) 종료를 약 세 시간 앞두고 해외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30일 광주시청에서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노사정·채권단 긴급 간담회를 하고 “중국 더블스타로부터의 자본유치 및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외매각을 통한 경영정상화의 길을 택한 셈이다. 노사는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그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 조합 내부절차는 해외매각 찬반을 결정하는 조합원 투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인호 산업부 차관, 이동걸 산은 회장,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과 조삼수 노조 대표 지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윤장현 광주시장 등 9명이 참석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해외매각으로 갈 지, 법정관리로 갈 지 판가름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찬성 가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해외매각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던 노조가 찬반 투표를 수용한 것은 그만큼 법정관리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욕타임스 100년 늦게 쓴 부고 기사···유관순 열사 삶 재조명

    뉴욕타임스 100년 늦게 쓴 부고 기사···유관순 열사 삶 재조명

    더는 놓치지 않겠다“…‘간과된 여성들’ 재조명 시리즈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약 100년만에 유관순(1902~1920) 열사를 추모하는 장문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NYT는 28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유관순 열사의 죄명·형량이 적힌 서대문형무소 기록카드, 유관순 열사의 영정사진 등을 함께 올리면서 “일제에 저항한 한국의 독립운동가”라고 추모했다. 1919년 봄, 16세 소녀가 한국 독립을 위한 평화 시위를 벌였다고 소개했다. 유관순 열사의 출생과 집안 분위기, 기독교 신앙에서부터 이화학당 시위에 참가하고 고향 충남 천안의 아우내장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과정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또 서대문형무소에서 참혹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일제에 굴복하지 않았던 기개를 높이 평가했다. 1920년 9월 순국 직전에 썼던 “비록 손톱이 빠지고 코와 귀가 떨어져 나가고, 손과 발이 부러진 이런 육체적 고통은 조국을 잃은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다”, “유일하게 후회되는 것은 조국에 받칠 목숨이 더 없는 것”이라고 쓴 유관순 열사의 글도 소개했다. 신문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015년 5월 이화여대에서 명예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유관순 열사를 프랑스의 역사적 영웅 잔다르크에 빗댔다고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곧바로 한국의 독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3·1 운동은 한국의 민족단결을 일깨웠고 일제 저항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했다.뉴욕타임스가 유관순 열사를 순국 98년만에 다루게 된 것은 기획연재 ‘간과된 여성들’(Overlooked) 시리즈의 일환이다. 신문은 “1851년 창립 이후로 주로 백인 남성들의 부고 기사를 다뤘다. 이제 주목할 만한 여성을 추가하려고 한다. 더는 놓치지 않겠다”고 ‘뒤늦은’ 부고 기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지난 8일 110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 여류작가 샬럿 브론테(1816~1855),중국 여성혁명가 추진(秋瑾.1875∼1907), 인도 여배우 마두발라(1933∼1969)를 비롯해 여성 15명의 삶을 재조명한 바 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그날, 잊으려 할수록 붉게 피어난다

    그날, 잊으려 할수록 붉게 피어난다

    흰 눈 위로 피 한 방울이 뚝 떨어집니다. 피는 얼음 결정을 따라 빠르게 번져 갑니다. 그 모습이 모가지 꺾어 떨어진 동백꽃을 닮았습니다. 제주 사람들은 흰 눈 위에 떨어진 피에서 혹독했던 자신들의 과거를 길어 올렸습니다. 동백꽃은 그렇게 ‘제주 4·3 사건’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지요. 한 설문조사에서 4·3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3분의1, 관심 없다는 이는 절반을 넘었다고 합니다.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더욱 기억에서 멀어진 것이 4·3 사건입니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과거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사과할 건 사과하고 청산할 건 청산해야 합니다. 그래야 과거의 사악하고 검은 아가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번 여정은 4·3 사건을 따라가는 것으로 꾸렸습니다.모처럼 제주까지 갔는데 상처의 흔적만 보듬고 오라는 말이냐고 힐난할 수 있겠습니다. 한데 앞서 결론을 밝히자면 손해 볼 일은 전혀 없습니다. 단언컨대 처음 제주를 방문한 이라도 그렇습니다. 4·3의 무대는 아름다운 제주의 또 다른 면일 뿐입니다. 우리가 무심했을 뿐 명소라 알려진 곳에, 혹은 그 주변에 없는 듯 있었습니다. 제주의 4월을 두고 흔히 ‘침묵의 봄’이라고 합니다. 북촌리 ‘아이고 사건’에서 보듯 눈물마저 죄가 된 시절엔 누구나 말을 아껴야 했으니까요. 피 끓는 포한과 바닥 모를 체념의 끝은 침묵이었던가 봅니다. 그러니 입은 있으되 말하지 못했고, 기억은 선연하되 한사코 떨어내려고만 했겠지요. 제주엔 진작 제비가 왔습니다. 반팔 옷차림으로 훌훌 싸돌아다닐 만큼 기온도 포근해졌습니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 시립니다. 물론 스스로 삭이겠지요. 그래도 주변의 위로가 더해지면 생각보다 빠르게 녹을 수도 있을 겁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제주 4·3 평화기념관’에서 본 한 장의 지도였다. 제주 전체를 행정 구역에 따라 나눈 뒤 색을 입혔다. 공통적인 건 붉은빛 일색이라는 것. 구역에 따라 빨강과 분홍 등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체가 붉었다. 이는 ‘제주 4·3 사건’ 당시의 피해 정도를 표시한 지도다. 붉은빛일수록 더 많은 주민이 희생됐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4·3의 광풍에서 온전했던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는 게 지도에 담긴 의미다.●섬뜩한 진실과 마주한 ‘4·3 평화기념관’ 4·3 여정의 첫걸음은 제주 4·3 평화기념관이다. 4·3 사건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제주 사람들은 ‘4·3 사건’이란 이름 자체에 불만이다. 지나치게 ‘사실’(史實)에만 충실해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처럼 의미와 가치가 담긴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념관의 관람 동선 첫 코너에 ‘백비’(白碑)를 뉘어 놓은 건 그 때문이지 싶다. 백비는 아무것도 적지 않은 비석이다. 제주 사람들의 뜻은 간명하다. 언젠가 4·3 사건이 가치와 의미에 부합하는 이름을 얻게 될 때 이 비석에 새겨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기념관 안엔 4·3 사건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육지부’에서 ‘관광차’ 온 이들이라면 담기 버거울 정도의 섬뜩한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기념관 밖은 평화공원이다. ‘비설’(飛雪)이란 이름의 모녀상과 제단, 1만 4000여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각명비 등이 조성돼 있다. 공원 가장 위에 있는 행방불명인 표석은 꼭 찾길 권한다. 4·3 희생자 중 행방불명인 3800여명의 이름을 새겨 표석으로 세웠다. ‘육지부’의 형무소로 끌려가 못 돌아온 이도 있고, 바다에 수장됐거나 여태 제주 땅 어딘가에 묻혀 있는 이도 있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살아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지는 못했지만, 이름이나마 한라산 아래 산담(무덤을 둘러친 돌담)에 안겼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이념으로 시작해 희생으로 끝난 섬의 눈물 이쯤에서 4·3 사건에 대해 개략적이나마 살피자. 도화선은 1947년 3월 1일 제주 시내 관덕정에서 열린 3·1절 집회였다. 경찰이 탄 말의 발굽에 어린아이가 차였다. 한데 기마경찰은 무심히 지나갔고, 이를 본 군중이 돌을 던지며 경찰을 쫓았다. 이를 경찰서 습격으로 오인한 경찰이 발포해 6명이 사망했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미 군정에서 사태파악에 나섰다. 미 군정의 조사 보고서는 “경찰 발포로 도민 반감이 고조된 것을 남로당 제주조직이 선동해 증폭시켰다”며 “제주도 인구의 70%가 좌익 동조자”라고 적었다. 제주가 ‘레드 아일랜드’(빨갱이의 섬)라 규정되는 순간이다. 이어 좌익 색출을 명분으로 서북청년회와 공권력의 탄압이 자행됐다. 이에 맞서 남로당 제주도당이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에 나섰다. 이후 1954년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될 때까지 제주는 아비규환의 공간이 됐다. 물론 4·3 사건의 성격을 두고 여태 논란은 있다. 중요한 건 당시 제주도민의 9분의1에 달하는 희생자다. 최대 3만명에 이르는 희생자 가운데 목숨을 걸 만큼 정치적 신념을 가졌던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희생자 가운데 33%는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였다. 충돌의 배경은 이념이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었던 셈이다. 제주 4·3 사건을 이념보다 인권과 인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3 여정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단어는 ‘예비검속’이다. 일종의 블랙리스트다. 사상이 의심스러운 이들의 목록을 작성한 뒤 전쟁 등 유사시에 잡아들이거나 상황에 따라 즉결처형했다.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인근의 섯알오름이 대표적이다. 1950년 250여명의 예비검속자들이 총살당한 곳이다. 군이 출입을 통제한 탓에 1956년에야 유족들이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32구의 시신은 인근의 백조일손 묘역에 안장됐다. 묘역의 이름은 누군지 알 수 없는 백여명의 조상에 대한 제사를 한날한시에 올려 한 자손이 된다는 뜻이다.●아이의 작은 묘탑에 놓인 애달픈 장난감 북촌리 너븐숭이를 찾으면 코끝이 찡해진다. 어린아이의 묘가 있기 때문이다. 봉분은 작다. 면적도 작고, 봉분을 둘러싼 산담도 작다. 봉분은 모두 20여기 정도 되는데, 그중 최소 8기는 4·3 때 목숨을 잃은 아이의 묘라고 한다. 묘지 앞엔 검은 돌로 만든 작은 탑이 세워져 있다. 돌과 돌 사이엔 동백꽃 등을 꽂아 뒀다. 미니어처 자동차도 눈에 띈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타요 버스’다. 4·3 당시 비운의 별이 된 아이가 타요 버스를 알 리 없다. 그래도 아이는 아이일 것이다. 늦은 밤이면 봉분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와 꽂아 둔 사탕을 먹고 장난감도 갖고 놀 것 같다.●비행기 소리로 덮인 최대 학살터 ‘정뜨르’ 북촌은 이른바 ‘아이고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1954년 1월, 너븐숭이 주민 가운데 일부가 4·3 사건을 추모하며 설움에 북받쳐 울다가 경찰에 치도곤을 당했다. 이게 ‘아이고 사건’이다. 당시엔 이처럼 울음마저 죄가 됐다. 정뜨르는 어딜까. 4·3 당시 최대 학살터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4·3 지도에도 틀림없이 나와 있다. 한데 도두항 주변을 오가는 주민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고개를 외로 꼬기 일쑤다. 정뜨르는 지금의 제주공항이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너무 커서 보이지 않았던 거다. 손바닥 선인장 군락(천연기념물 429호)으로 이름난 월령리엔 고 진아영 할머니 집이 있다. 진 할머니는 ‘무명천 할머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4·3 당시 총탄에 턱을 다쳐 평생 무명천으로 턱 주변을 두르고 살았다. 작은 단칸방 한 켠에 진 할머니의 영정이 남아 있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길:4·3 사건 70주기를 앞두고 제주 곳곳에서 동백 배지달기 등 다양한 추념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번만은 올레길에서 벗어나 4·3길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6~7㎞에 이르는 코스를 2시간 정도 걸으며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서 추천한 코스는 모두 4개다. 제주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미리 신청하면 ‘4·3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면서 걸을 수 있다. 4·3 콘텐츠 관련 내용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www.visitjeju.net)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4·3 길을 걷다’란 지도도 꼭 챙기는 게 좋다. 길잡이로 큰 도움이 된다.→맛집 : 도두 해녀의 집(743-1500)은 전복미역국 등을 잘한다. 주방의 손길보다 신선한 재료가 맛을 낸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음식에 별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난다. 정뜨르(제주공항) 인근에 있다. 커피 한 잔 마시겠다면 쉴만한 물가(796-3808)가 괜찮다. 월령리 무명천 할머니집 앞에 있다. 커피 맛은 옅은 편이어도 업소 앞 풍경은 매우 짙다. 명진전복(782-9944)은 전복돌솥밥 등으로 소문난 집이다. 식사 때가 아니더라도 15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명소 반열에 올랐지만 맛은 여전히 예전처럼 좋은 편이다. 다랑쉬 오름과 가깝다.
  • [자치단체장 25시] 삼성 통 큰 투자·브레인시티 조성… 평택은 ‘신성장 1번지’

    [자치단체장 25시] 삼성 통 큰 투자·브레인시티 조성… 평택은 ‘신성장 1번지’

    경기 평택시만큼 역동적인 도시도 드물다. 도·농복합도시였던 곳이 삼성·LG를 비롯한 크고 작은 기업과 산업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10년 전 1412개였던 기업은 현재 2043개로 증가했고, 산업단지는 가동 중인 10곳 말고도 8개 곳이 추가로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평택항 매립지 경계분쟁 승소,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 미군기지 이전사업 마무리, 평택 지제역 고속철도시대 개막, 브레인시티사업 재추진 등 지역 현안도 속속 해결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부동산 경기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2년 전 개항 30주년을 맞은 평택항은 전국 항만 중 자동차 처리 1위, 여객수송 실적 3위, 컨테이너 처리 4위, 총 화물 처리 5위를 기록하는 등 평택시를 넘어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상전벽해가 실감날 정도로 권역별 균형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공재광 평택시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민선 6기는 한마디로 신성장 경제 신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초석을 놓고 기초 체력을 기르는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의 평택시정은 안전과 일자리 창출, 지역공동체 활성화, 시민복지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 시장은 “도시가 빠르게 발전하고 시민들의 삶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 모두는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 시장의 이런 포부는 그동안 일군 성과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는 삼성·LG 산업단지를 비롯해 황해경제지구, 고덕 신도시, 평택항·평택호 관광단지, 항만 배후단지, 역세권 개발 등 굵직한 사업은 평택시의 미래를 견인할 핵심산업들이다.특히 삼성전자 반도체단지의 차질 없는 가동을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지난해 7월에 가동을 시작한 반도체 1공장은 15조 6000억원을 들여 완공했다. 삼성의 단일 사업장으로는 세계 최대 금액이다. 평택시는 공장이 예정대로 완공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 입주지원 7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진입도로, 용수·폐수시설 등 기반시설 조성, 공장 건축, 인허가 업무 등 23개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공 시장은 “가동된 1기 공장으로 일일 평균 1만 2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이로 인해 월평균 50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와 함께 지방세 250억원의 세입증대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택시에는 최근 낭보가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공 시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에서 지난 1기에 이어 2기 공장 건설을 위해 30조원 규모를 추가 투자함에 따라 우리 평택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게 됐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경제 및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평택시는 삼성반도체 2기 투자결정으로 생산유발 효과 163조원과 44만여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브레인시티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07년부터 추진해 온 브레인시티는 경기도와 평택시, 성균관대가 평택시 도일동 일원 482만 5000㎡에 성균관대 사이언스파크 캠퍼스를 유치하고, 글로벌 교육·연구·문화·기업의 지식기반 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2014년 재원 조달방안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사업시행자 지정과 산업단지 계획 승인이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린 건 공 시장이다. 그는 민선 6기 출범 이전부터 사업성과 타당성을 꼼꼼히 분석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추진 가능성을 심도 있게 논의한 후 주요 공약사업으로 내걸었다. 취임과 동시에 중앙정부와 지역주민들을 만나 사업 재추진의 물꼬를 텄다. 공 시장은 “평택브레인시 사업의 핵심인 대학 및 연구시설 유치를 통해 주변 산업단지와 연계한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신규 고용 창출과 세계적인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지식기반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브레인시티에는 아주대병원도 들어설 전망이다. 평택시와 아주대는 지난달 12일 ‘아주대학교 병원 등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500병상 규모다. 공 시장은 “평택에 아주대병원이 들어서면 경기 남부권역의 유일한 대학병원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지역 의료 수요를 충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질을 빚었던 평택호 관광단지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호 관광단지는 1977년 관광단지로 지정됐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개발되지 못했다. 평택도시공사가 이를 추진하게 돼 주민들의 40년 숙원 사업이 해결될 전망이다. 평택도시공사는 2024년까지 7200억원을 들여 현덕면 권관리 69만 9300㎡에 생태체험, 관광호텔, 테마파크, 국제문화거리, 수산물센터 등이 들어서는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 중 3300억원은 도시공사가 투자하고 나머지는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충당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 최대 키즈브랜드 회사와 호텔운영업체가 관광단지 개발에 참여하기로 하고 평택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평택시는 향후 민간유치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관광단지 주변으로 평택항 재생사업 및 항만 친수공간 사업, 아쿠아벨벳 프로젝트, 2종 항만 배후단지 조성사업, 대중 무역과 관광객 증가로 인한 평택 신항 크루즈 입항, 대규모 주거단지 입지 등 문화·관광 잠재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 시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현덕면 다목적 구장에서 평택호 관광단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의 여론 수렴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는 “평택호 관광단지는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해 수도권을 비롯한 대전, 충남권에서 약 1시간 30분 내에 도달이 가능하고 화성·오산·천안·아산시 등과 인접해 있어 관광수요 선호도가 높은 시설을 조성할 경우 성공적인 관광단지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민들의 협조를 구했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공 시장의 행보는 쉼 없는 ‘발품행정’과 ‘현장행정’으로 대변된다.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쌍용자동차에서 신차 티볼리를 출시하자 전국을 돌며 세일즈맨으로 거리에 나섰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시작으로 전국 5개 대도시를 찾아 피켓을 목에 걸고 티볼리를 구매해 줄 것을 당부했다. 평택항 신생 매립지를 놓고 타 지자체와 관할권 분쟁을 벌어지자 시민단체와 손잡고 서명운동을 전개해 시 인구의 47%에 해당하는 21만 2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평택항 되찾기 범시민 궐기대회에는 1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하기도 했다. 축산시설과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지난해 9월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악취 발생원의 근원적 차단을 위한 TF 운영을 비롯해 가축사육제한 조례 개정, 세교지구 평택산업단지 악취관리지역 지정, 악취감소 효과가 큰 도시숲 조성사업 및 거리환경 정비 추진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2020년까지 대기질 오염도 ㎡당 10㎍ 이상 저감’, ‘경기도 10위권 내 진입’ 등의 내용을 담은 ‘텐텐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전기차·천연가스 버스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는 지역 학생들을 위해 최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150명 수용 규모의 ‘평택시장학관’도 마련했다. 월세 부담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고충을 덜어주겠다는 공약을 실천했다. 시민들의 문화 욕구 충족 및 주한 미군과의 문화·예술 교류 인프라 확충을 위한 ‘평화예술의전당’도 2021년 완공할 계획이다. 공 시장은 “취임 당시에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주민들과 했던 약속을 잊은 적이 없다. 시민과 함께한다면 평택의 새로운 미래, 신성장 경제신도시 평택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시정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동걸 “금호타이어 매각, 이번 주말이 데드라인”

    이동걸 “금호타이어 매각, 이번 주말이 데드라인”

    中더블스타 회장 “독립경영 보장” 노조 “진정성 없다” 내일 총파업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가 입장을 바꿔 동의하는 사실상의 데드라인은 이번 주말이며, 끝내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22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늦게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과 함께 노조와의 대화를 위해 광주로 향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노조가 의사 결정을 하려면 표결에 의한 동의가 필요하고,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나흘 정도”라면서 “이번 주말까지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결정하지 않으면 법정관리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의 시한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간을 끌수록 금호타이어 출혈만 커진다. 더이상 대안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산은은 현재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6463억원 규모 유상증자안)을 벌이고 있다. 산은은 오는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사가 임금 감축 등 경영 정상화 계획 이행 협약(MOU) 체결과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자율협약(채권단 공동 관리) 절차를 즉시 중단할 방침이다. 채권단이 1조 3000억원 규모의 대여금 만기를 연장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신청 외에 선택지가 없다. 이 회장은 중국 공장 분리매각 등에 대해 “중국 공장의 가치는 마이너스 상태이지만, 중국 공장 활용이 가능하다면서 플러스로 매겨 준 데는 더블스타가 유일하다”며 “타이어 산업에선 ‘기술 먹튀’란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고용유지 기간을 10년으로 늘려 달라’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당초 더블스타 측이 고용 유지 기간을 2년으로 하자는 것을 3년으로 겨우 늘렸다”면서 “회사가 수익을 내는 형태로 탈바꿈하면 그 뒤에 고용은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것이고 강제적으로 5년, 10년 고용을 건드리지 말라는 건 합리적인 요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인 한국GM과 관련해서는 “관련 자료가 아직 다 도착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충실한 실사가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단순한 응징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경영정상화의 결론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한국GM 신규자금 투입의 전제조건으로 GM에 10년 정도의 장기 독자생존 계획과 더불어 신차 배정과 산은 동의 없는 매각 비토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GM에 5000억원이 들어가서 일자리 15만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일자리 유지’라는 가성비 면에서 바람직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뱅커’(민간은행) 대신 ‘폴리시 브랜치’(정책당국)로 산업은행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협약 등 금호타이어가 노조 및 직원과 체결한 합의는 모두 존중할 것”이라면서 “지리자동차가 볼보차를 인수한 사례처럼 금호타이어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인내심을 갖고 금호타이어 노조의 동의를 기다리겠지만 “무한정 기다리지는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노조는 “더블스타의 발언에 진정성이 없다”며 예정대로 24일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GM사태, 그때 우리와 닮아…노동자들의 삶은 파괴됐다”

    “GM사태, 그때 우리와 닮아…노동자들의 삶은 파괴됐다”

    “외국기업이 들어와 회사 특허 기술만 빼가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은 모두 쫓겨났어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을 빼돌려도 기업은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잖아요.”19일 만난 이상목(45) 금속노조 하이디스테크놀로지 지회장은 최근 한국 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 철수와 관련해 “사태 본질은 해외자본의 ‘먹튀’”라고 강조했다. 외국기업 먹튀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하이디스에서 먹튀 전후 고통을 경험한 이 지회장은 “한국GM 사태가 남 일 같지가 않다”고 했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겪었던 먹튀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지회장은 “군산공장 폐쇄는 자본철수 계획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하이디스는 1989년 현대전자 평판 패널 디스플레이(LCD) 사업본부로 출발한 회사다. 2003년 중국 BOE에 팔려 2006년 부도 처리됐고 2008년 대만 이잉크 그룹으로 인수됐다. 3년 만에 하이디스를 부도처리한 BOE는 당시 하이디스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업계의 선두주자가 됐다. 하지만 1719명이었던 하이디스 직원은 이잉크로 인수되던 당시 1167명으로 줄었고 2013년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로 2014년 337명이 됐다. 2015년 마지막 정리해고로 남아 있던 이 지회장을 포함해 노동자 전원이 일터를 잃었다. 하이디스는 현대그룹, GM은 대우그룹에서 출발했다. 외환위기 이후 달러 수급을 위해 외국 자본에 팔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지회장은 “외환위기 전후 국내 알짜 기업을 인수한 해외자본은 온갖 방법으로 수익을 빼먹었고,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자 한국법인과 노동자들은 버려졌다”고 말했다. 하이디스는 이잉크에 인수된 이후 2014년 840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 큰 이상이 없었지만,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공장은 폐쇄됐다. 하이디스의 흑자는 현대전자 시절 개발한 광시야각(FFS) 핵심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이뤄낸 수익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장기 노사분규 사례분석을 통한 시사점 도출’ 보고서는 “하이디스처럼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일수록 인수합병 이후 고용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후발주자인 외국기업은 기술을 빼간 후 경영정상화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외국 자본이 돈을 버는 동안 노동자들은 버려졌고, 그들의 삶은 무너졌다. “해고된 지 3년째인 이 지회장은 “아이들 교육에 문제가 생기고, 지인들 경조사조차 챙기기 어려워졌다. 모든 인간관계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보다 힘들었던 것은 무관심이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식과 고공농성뿐이었다”며 “당시 정부는 ‘노사 문제니 알아서 하라’며 방관했고 언론도 우리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고는 무효’라며 제기한 민사 소송(1심)에서는 승소했지만, 회사는 30억원의 공탁금을 걸어 가집행 정지 신청을 했다. 법적으로 해고는 무효로 결론났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결국 하이디스 노조는 2심 재판부가 제시한 강제 조정안을 지난달 받아들였다. ‘해고노동자에 대한 회사 보상과 민형사상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지회장은 “우리 같은 노동자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부터 20년간 외국 기업으로부터 자본을 수혈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하지만 현재 그 기업들이 자리를 뜨려 하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은 어떤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GM 사태 본질은 외국자본의 먹튀”

    “한국GM 사태 본질은 외국자본의 먹튀”

    “외국기업이 들어와 회사 특허 기술만 빼가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은 모두 쫓겨났어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을 빼돌려도 기업은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잖아요.” 19일 만난 이상목(45) 금속노조 하이디스테크놀로지 지회장은 최근 한국 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 철수와 관련해 “사태 본질은 해외자본의 ‘먹튀’”라고 강조했다. 외국기업 먹튀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하이디스에서 먹튀 전후 고통을 경험한 이 지회장은 “한국GM 사태가 남 일 같지가 않다”고 했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겪었던 먹튀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지회장은 “군산공장 폐쇄는 자본철수 계획을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이디스는 1989년 현대전자 평판 패널 디스플레이(LCD) 사업본부로 출발한 회사다. 2003년 중국 BOE에 팔려 2006년 부도 처리됐고 2008년 대만 이잉크 그룹으로 인수됐다. 3년 만에 하이디스를 부도처리한 BOE는 당시 하이디스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업계의 선두주자가 됐다. 하지만 1719명이었던 하이디스 직원은 이잉크로 인수되던 당시 1167명으로 줄었고 2013년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로 2014년 337명이 됐다. 2015년 마지막 정리해고로 남아 있던 이 지회장을 포함해 노동자 전원이 일터를 잃었다. 하이디스는 현대그룹, GM은 대우그룹에서 출발했다. 외환위기 이후 달러 수급을 위해 외국 자본에 팔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지회장은 “외환위기 전후 국내 알짜 기업을 인수한 해외자본은 온갖 방법으로 수익을 빼먹었고,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자 한국법인과 노동자들은 버려졌다”고 말했다. 하이디스는 이잉크에 인수된 이후 2014년 840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 큰 이상이 없었지만,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공장은 폐쇄됐다. 하이디스의 흑자는 현대전자 시절 개발한 광시야각(FFS) 핵심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이뤄낸 수익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장기 노사분규 사례분석을 통한 시사점 도출’ 보고서는 “하이디스처럼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일수록 인수합병 이후 고용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후발주자인 외국기업은 기술을 빼간 후 경영정상화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지회장은 한국GM에 대해서도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본사에 물건을 팔고 차입금에는 높은 이자율을 물리는 등 방법은 다르지만 결론적으로는 먹튀가 이뤄진 것”이라고 봤다. 외국 자본이 돈을 버는 동안 노동자들은 버려졌고, 그들의 삶은 무너졌다. 해고된 지 3년째인 이 지회장은 “아이들 교육에 문제가 생기고, 지인들 경조사조차 챙기기 어려워졌다. 모든 인간관계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보다 힘들었던 것은 무관심이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식과 고공농성뿐이었다”며 “당시 정부는 ‘노사 문제니 알아서 하라’며 방관했고 언론도 우리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고는 무효’라며 제기한 민사 소송(1심)에서는 승소했지만, 회사는 30억원의 공탁금을 걸어 가집행 정지 신청을 했다. 법적으로 해고는 무효로 결론났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결국 하이디스 노조는 2심 재판부가 제시한 강제 조정안을 지난달 받아들였다. ‘해고노동자에 대한 회사 보상과 민형사상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지회장은 “우리 같은 노동자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부터 20년간 외국 기업으로부터 자본을 수혈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하지만 현재 그 기업들이 자리를 뜨려 하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은 어떤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채용비리 칼 빼든 최종구 “단순추천도 잘못된 관행”

    채용비리 칼 빼든 최종구 “단순추천도 잘못된 관행”

    靑, 최흥식 금감원장 사표 수리 하나銀 김정태 조카도 ‘도마위’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4일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최 전 원장이)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이름을 전달하는 등 단순 추천한 것도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게 이번 사안의 본질이고, 규명이 돼야 감독 당국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최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최 전 원장이 ‘단순 추천만 했다’고 해명한 데 대해 “과거 채용 과정에서 이름을 전달(추천)하고 서류전형을 통과시키는 등 관행이 있던 게 사실”이라면서 “현재 시각에서 보면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용비리의 기준으로 ‘단순 추천’을 포함시킬지에 대해서는 “검사를 진행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의 하나은행 2013년도 채용비리 조사의) 본질은 채용비리 개입 의혹을 확실히 규명해야 하는 것이고, 규명이 돼야 감독 당국도 제 할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 대상을 다른 연도나 다른 은행으로 확대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의혹이 제기된다면 가능하겠지만 조사 능력 등을 감안하면 다른 은행까지 확대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저녁 최 전 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 채용비리 개입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는 하나금융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조카가 KEB하나은행에 채용된 과정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이 2004년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장 재직 당시 영남 지역 계약직 사원을 10명 채용했는데, 이때 김 회장 조카 이모씨도 채용됐다”면서 “이씨는 2005년 5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현재 부산 모 지점에서 과장으로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조카는 김 회장 여동생의 딸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어 “김 회장의 남동생은 2006년 지주 관계사에 입사해 정년이 지난 현재까지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노조 의견도 청취할 계획이라 김 회장 조카와 동생의 채용 문제로 검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은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당시 인사와 관련 없는 가계고객사업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서울에 근무했고, 조카와 친동생은 정상적인 공개 채용 절차를 통해 입행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한국GM 사태’와 관련해 GM이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놓는 게 정부 지원의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문제와 관련해서는 “채권단의 요구는 최소한의 필요 조건인 만큼 노조도 협조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전북도민 4천명 상경 시위-GM군산공장 정상화 요구

    GM군산공장 근로자 등 전북도민 4000여명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정상가동을 촉구하는 상경 시위를 벌였다. 송하진 도지사, 문동신 군산시장, 전북 출신 국회의원, 전북 출신 인사 등도 궐기대회에 참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난해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전북 수출의 30%를 차지한 군산공장까지 폐쇄키로 해 군산은 물론 전북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군산공장 정상화를 촉구했다. 송 지사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전북은 최악의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전북도민은 더 이상은 좌시하지 않고 행동으로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시장은 “군산공장 폐쇄는 20여년간 GM을 가족처럼 여긴 군산시민에게 비수를 꽂은 것”이라며 “사즉생 각오로 군산공장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궐기대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며 군산공장 정상가동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송 지사 등은 궐기대회에 앞서 군산공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전북도민 서명부를 한국GM 본사, 청와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부처, 정당 대표들에게 전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GM, 외투지역 지정 신청… 신차 배정 윤곽 잡힌 듯, 산은 “한국GM 원가구조 확인·회생 가능하면 지원”

    GM, 외투지역 지정 신청… 신차 배정 윤곽 잡힌 듯, 산은 “한국GM 원가구조 확인·회생 가능하면 지원”

    GM은 8일 정부에 공식적인 투자 계획과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요청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문승욱 산업혁신성장실장 등 정부 실무진과 면담했다.●GM·정부, 경영정상화 협의 일부 진전 양측은 한국GM에 대한 산업은행의 실사와 경영 정상화 방안을 두고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투 지역으로 지정되려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한국GM에 대한 신차 배정 윤곽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GM 측은 “산은과의 재무 실사가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 폐쇄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한국GM에 대한 실사와, 노조와 고통 분담 방안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동걸 “한국GM 자료 제출 안해 협의중”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GM의 원가 구조를 확인하고 자구계획으로 회생 가능하면 ‘뉴머니’(신규 자금 지원)를 검토하겠다고 조건부 구두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GM 구조조정도 성동조선·STX조선 때와 마찬가지로 생존 가능성이 있어야 지원한다는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올드머니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한 푼도 들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채는 대주주의 책임이라는 원칙하에서 협상 중이라는 것이다. 실사 개시가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이 회장은 “실무 협의 과정에서 한국GM 측이 굉장히 민감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만족할 만한 자구안 내야”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생존 가능성, 고통 분담이라는 원칙이 강조될 전망이다. 최근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노사 자구안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차입금 만기를 1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해 주면서 정부가 구조조정의 원칙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회장은 “채권단의 상환 유예가 끝나면 금호타이어의 유동성이 끝난다고 보면 된다”면서 노사 합의가 불발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학생수 줄어… 평생교육시설 줄폐교

    학력이 없는 중장년층에게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하거나 일반 학생들이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었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 줄어들고 있다. 학생수 감소로 인해 폐교하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금천구에 있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경일중·경영정보고등학교가 올해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했다. 경일중·고는 지속적인 학생 감소로 2016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고 폐교를 준비해 왔으며 시교육청의 인가에 따라 폐교가 결정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165명의 경일중·고 학생들은 대부분 교육 적령기를 놓친 성인들이었다. 구로구에 위치한 평생교육시설 서울연희미용고는 올해 입학생을 받지 않았다. 성동구의 한국예술고는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아 올해 고3인 학생들이 졸업하는 내년에는 폐교가 예정돼 있다. 한국예고는 방탄소년단 지민과 뷔(태형), 가수 현아 등이 졸업한 곳이다. 이들 학교가 폐교를 결정한 이유는 학생 수 감소가 가장 크다. 한국예고나 연희미용고처럼 장년층이 아닌 일반 학생들이 다니는 평생교육시설의 경우 폐교 과정에서 남은 학생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연희미용고 학생들은 학교 측의 폐교 결정에 반발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폐교를 반대하는 청원글을 올려 1만 2000여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평생교육법에 따라 운영되는 평생교육시설은 초·중등교육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폐교가 결정될 경우 남은 학생들이 일반 중·고등학교로 전학할 수 없다. 김성기 협성대 교수는 “평생교육시설 측이 일방적으로 폐교를 강행해 피해받는 학생들이 없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금호타이어 ‘채무 상환유예 결정’ 이달 말까지 연기

    금호타이어 ‘채무 상환유예 결정’ 이달 말까지 연기

    다음달 2일 향후 계획 밝히기로 당장 파국 면했지만 운명 불투명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채무 상환 유예에 대한 결정을 3월 말로 미루기로 했다. 다만 채권단은 이날 금호타이어 노조가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의 수준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다음달 2일 향후 계획을 밝히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당장 파국은 면했지만 향후 운명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8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오후 실무자 회의를 열어 채무상환 유예에 대한 결정을 3월 말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금호타이어 노조의 자구안 이행약정서가 금호타이어 회생을 위해서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보고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임금 삭감이나 구조조정 등 항목 등에서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많이 미흡하다고 보고 다음달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직접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앞서 지난달 26일 자율협약에 들어간 금호타이어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결의하면서 한달 내에 노사합의가 수반된 자구안 이행약정서를 체결할 것을 금호타이어 측에 요구했다. 채무재조정 방안은 ▲올해 말까지 원금 상환 유예 ▲담보채권은 연 4%, 무담보채권은 연 2.5%로 금리 인하 ▲당좌대월 한도 최대 2000억원 설정 등이다. 채권단은 이달 26일까지 이행약정서가 체결되지 않으면 이 결의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해외매각 철회’가 전제돼야 자구안에 합의할 수 있다며 채권단의 마감 시한을 넘기면서 사측과 협상을 거듭해 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과 계속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자구안 합의 불발 시 ‘법정관리’ 등의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 협상과 별개로 노사합의안이 아닌 자구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제출된 자구안의 수용을 거부하기로 하고 한 달의 추가 협상 시간을 부여했다. 당초 금호타이어는 1조 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이날로 다가왔지만 채권단은 만기를 3월 말까지 한 달 미뤘다. 채권단은 앞으로 한달 동안 노사의 자구안 합의를 설득하는 동시에 외부자본 유치를 진행해 정상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노조의 잠정 자구안 중 ‘해외투자 유치가 불가피할 경우에 노조와 별도 합의를 거칠 것’이라는 내용을 수락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의’는 노조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해외투자자로는 지난해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던 중국계 더블스타가 거론된다. 채권단이 최근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노조는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고 밝히는 등 반발이 극심한 상태다. 다만 당장 노사합의가 안 이뤄지더라도 한 달간의 기한이 추가된 만큼 금호타이어 노사와 채권단의 노력에 따라 극적 타결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사가 채권 만기 연장 기간 동안 추가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과 이견을 좁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융위 “한국GM 회계 감리… 노조 고통분담 필요”

    금융위원회가 최근 ‘GM사태’와 관련해 한국GM에 대한 회계 감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GM의 회생을 위해서는 GM 본사뿐 아니라 노조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의 한국GM 감리 검토 요청에 “금융감독원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최흥식 금감원장도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비상장사로 금감원에 회계 감리 권한이 없다. 그러나 증선위가 감리를 지정하면 예외적으로 감리가 가능하다. 김 부위원장은 증선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최 원장은 감리와 별도로 한국GM의 연구개발비 항목 등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을 점검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GM의 회계장부를 좀더 세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정무위에서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GM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사의 고통분담 필요성을 지적하자 “(양측의) 고통분담은 꼭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GM 본사는 채권 미수금 출자전환과 차등감자 등이, 노조는 인력·급여·복리후생 등의 감축 등이 고통분담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최 위원장은 한국GM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주무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로 바뀌면서 혼선이 빚어진다는 비판에는 “종전 구조조정에서 지나치게 금융 측면만 다뤄지고 산업 정책에 대한 고려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GM에 대해서는 금융위와 산업부, 기획재정부까지 합심해 일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정무위 업모보고에서 ‘3대 원칙’에 따라 정부 지원 등 한국GM의 정상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3대 원칙은 ▲대주주(GM)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책임 있는 역할 ▲장기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이다. 최 위원장은 또 한국GM의 경영 부실 원인이 GM의 글로벌 전략 수정과 한국GM의 불투명한 경영 방식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매출원가율, 연 4.8∼5.3%에 이르는 (본사) 차입 이자, 불명확한 업무지원비 부담 등도 원인으로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금호타이어 오늘 ‘운명의 날’

    ‘경영정상화 자구안’ 합의 불발 이사회 어떤 결론 낼지 미지수 산은 “파국 책임 전적으로 노조” 매각과 법정관리의 기로에 선 금호타이어의 운명 결정이 하루 연기됐다. 채권단의 요구로 사측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에 대해 노조가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 매각 반대 등을 제외하고는 일부 진척 사항이 있어 극적 회생 가능성도 있지만 27일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금호타이어 이사회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이행 약정서(MOU) 체결을 하루 연기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초 채권단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를 1년 연장해 주는 대신 전제조건으로 26일까지 자구안에 대한 노사 합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경쟁력 향상 방안(생산성 향상·무급 휴무·근무형태 변경 등) ▲경영개선 절차 기간 임금동결 ▲임금체계 개선(통상임금 해소) 및 조정(삭감) ▲임금 피크제 시행 등을 담은 자구안을 놓고 협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추진설이 흘러나오자 노조가 크게 반발하면서 교섭이 중단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GM 사태를 보고 처음에 ‘우리라도 노사 합의를 잘 이뤄 위기를 극복하자’는 말이 많았는데 GM 철수설이 제기되고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GM도 정부 지원을 요구하며 버티는데 설마 금호타이어만 문 닫게 하겠나’라는 주장이 확산됐다”면서 “이미 두 달째 월급도 안 나오는 상황인 데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더 가혹한 구조조정이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해 노조가 한발 양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산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노사합의 불발로 인한 파국의 책임은 전적으로 노조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가 파국을 막자는 공감대 속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아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노사 합의 시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을 찾을 계획이다. 반면 노사 합의 불발로 약정서가 체결되지 않으면 채권 만기 연장안은 효력이 상실된다. 채권단은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돌입하거나 회사를 부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GM사태ㆍ일자리ㆍ통상압박’… 고민 깊은 김동연號

    ‘GM사태ㆍ일자리ㆍ통상압박’… 고민 깊은 김동연號

    김동연 경제팀 앞에 놓인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1만여 명의 노동자가 실직할 위기에 처했고,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9%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청년 일자리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통상압박’까지 겹쳤다. 정부로서는 ‘3각 파고’를 돌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6일 “한국GM과의 협상 전략을 세우기 위해 GM이 해외 정부들과 협상했던 사례들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GM의 지분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이 17%에 불과한 상태에서 정부가 GM과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GM이 장기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을 가져오도록 계속 압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GM 측이 최근 정치권과 정부 각 부처에 구두로 전달한 요구사항을 정리해 장기 경영정상화 방안을 공식 문서로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내용 있는 문서를 전달받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한국GM에 대한 실사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실사가 끝나길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거진 GM 구조조정 주무부처 논란도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책임과 역할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산업부가 GM 구조조정 주무부처라고 발표했지만,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역할은 기재부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부총리가 언급한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도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일자리 추경을 실시한 뒤 효과를 제대로 따져보기도 전에 또다시 추경 편성을 언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지만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특단의 대책”을 위해서는 추경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수가 많은 상황에서 추경을 안 할 수가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통상압박’도 유례없이 거센 상황이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산업부 통상교섭본부 실장급 조직을 50명가량 증원하는 방안을 뒤늦게 추진 중이어서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통상교섭본부 내에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신설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추진했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와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강도 높은 수입규제안을 발표하면서 기류가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협상 이후 정부가 관련 예산을 책정하지 않고 기구도 빠져버렸는데 시장관리를 평소에 안 하다가 사건이 터지면 수습하려고 하니까 성과가 날 수 없다”면서 “비용이 들더라도 현지에서 ‘아웃리치’(외부접촉)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국GM 노사, 내일 세 번째 협상 나서지만…

    노사 입장 변화 없어 진척 힘들 듯 한국GM 회생의 출발점인 경영정상화 협의를 위해 한국GM 노사가 28일 세 번째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지난 7, 8일에 이어 세 번째 교섭이다. ‘회생 변수’가 될 본사의 신차 배정을 코앞에 두고 한국GM 경영정상화의 물꼬를 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협약이 그간 노사 대치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만큼 대화의 통로가 열렸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GM 노조는 26일 “지난 두 번의 교섭 당시 경영설명회를 충분히 다 끝내지 못했고 마치 노조가 아예 소통 창구를 닫은 것처럼 비쳐져 28일 3차 교섭을 갖고 노조 요구안과 회사 현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상 테이블에 앉긴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일단 노조가 27, 28일 예정된 군산과 서울 집회를 그대로 진행할 계획인 데다 아직까지 노사가 이렇다 할 입장 변화가 없어서다. 각각 ‘임단협 교섭 회사 제시안’과 ‘요구안’을 내세우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GM은 노조 대신 간부급 비노조원에게 먼저 임금동결, 성과급 조정, 복리후생비 삭감 등이 담긴 올해 임단협 회사안을 공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임단협에 발목을 잡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주 협상 결과에 모두 촉각이 곤두서 있다”면서 “‘대주주의 책임’을 요구받은 본사가 대주주 지분을 소수주주 지분보다 더 많이 희석시키는 차등 감자를 선택할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국GMㆍ대우건설ㆍ금호타이어… ‘첩첩산중’ 산은

    한국GMㆍ대우건설ㆍ금호타이어… ‘첩첩산중’ 산은

    “구조조정 과정 공개 바람직” “산업은행에게 (출자회사 정상화와 관련해) 좋은 일은 없고 안 좋은 일만 계속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이 ‘지뢰처리반’ 신세가 된 셈이다.”(국내 금융권 고위관계자)‘한국GM 사태’가 불거지면서 산은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기업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기업 사정 악화에 따라 산은이 ‘구원 투수’ 격으로 신규 출자를 단행하거나 대출금을 지분으로 돌린 뒤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26일 산은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산은은 매각 대상 기업 132곳 중 112곳을 매각했다. 2016년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따른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비금융 자회사를 3년 내로 매각하겠다는 쇄신안에 따른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에 남은 20개 출자회사도 정리해야 하지만 대부분 여전히 실적이 개선되지 않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물음표가 달린다. 한국GM의 경우 지난 22일 한국 정부는 ‘선 실사 후 지원 결정’ 원칙에 따라 GM 측으로부터 경영정상화 방안을 받고 이르면 이번 주 말부터 실사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금까지 소극적 행보를 보이던 GM 측이 실효성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고 실사에 적극 협조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산은 등은 자칫 추가 출자 등 ‘헛돈’만 쓰고 정상화 책임이라는 ‘덤터기’를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매각 작업이 안갯속에 빠진 대우건설도 산은의 난제다. 산은은 2010년 12월 14일 대우건설을 3조 2000억원에 인수했지만 재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 11조 7668억원, 영업이익 437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시장 추정치보다 크게 낮다. 이에 산은은 대우건설에 대해 일정 기간 해외사업 부실 문제 해소 등 정상화 과정을 거친 뒤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첩첩산중’ 상황이다. 산은 등 채권단은 법정 관리나 청산 대신 제3자 유상 증자를 통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서겠다고 방향을 정했지만 노조의 반발은 여전하다.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산은이 한국GM이나 대우건설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부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국민이 대안을 선택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해당 기업의 구조조정은 고용 문제 등이 엮여 있는 만큼 청와대가 구조조정의 원칙을 제시하는 등 주도적으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산은 실사ㆍ신차 배정… 한국GM ‘운명의 일주일’

    산은 실사ㆍ신차 배정… 한국GM ‘운명의 일주일’

    ‘구속력 있는 자료 요청권’도 추진 정상화 물밑 협상 ‘투트랙 전략’ 본사, 인건비 등 ‘비용 절감’ 조건 지방선거 앞둔 정치권 간섭 변수 한국GM의 회생 여부를 가를 ‘운명의 일주일’이 시작됐다. 정부 지원의 잣대가 될 한국GM에 대한 실사와 미국 GM 본사의 신차 배정, 한국GM 노사 협상 등이 줄줄이 잡혀 있다.25일 재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한국GM에 대한 정밀실사에 들어간다. 우리 정부와 GM 측이 ‘빠른 실사’에 합의한 만큼 늦어도 4월 중에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실사 전제조건은 ‘투명성’과 ‘신의성실’이다. GM 측이 고금리 대출과 납품가격, 과도한 연구개발(R&D) 비용 관련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2015~2016년 GM은 매출채권(한국GM이 다른 거래처로부터 받을 외상값)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면서 금리 인하를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았다. 정부는 GM 측에 ▲신의성실 원칙에 따른 충실한 실사 ▲구속력 있는 자료제출 요청권 추진 ▲제출 자료 부실로 협상 결렬 시 GM의 책임 명시 등을 실사 합의서에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정부는 실사와 동시에 물밑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투트랙 전략’을 쓸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실사가 끝나면 그간 협상 내용과 실사를 토대로 한국GM의 지속가능한 경영 정상화 방안과 정부 지원 범위 등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GM 측에 출자 전환 및 차등 감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GM은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은도 지분비율(17.02%)만큼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회의적이다. 대신 GM이 대주주 지분을 소수주주 지분보다 더 많이 희석시키는 차등 감자를 하면 출자 전환에 따른 산은 지분율 희석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산은은 STX조선해양과 금호산업, 동부제철 구조조정 때도 대주주 지분은 100대1, 소수주주 지분은 4대1로 차등 감자했다. ‘신차 배정’도 관전 포인트다. GM 본사는 다음달 초 글로벌 각 사업장에 어떤 차종을 얼마나 생산하도록 배정할지를 확정한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 부문 사장은 최근 국회 등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등 신차 2종을 한국GM에 배정할 뜻을 비쳤다. GM이 자구안의 하나로 제시한 ‘28억 달러 신규투자’도 사실상 이 2개 차종 생산을 위한 투자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개 차종이 배정될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한국GM의 임단협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본사가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신차 배정의 협상 조건으로 걸고 있어서다. 노사 협상은 아직 평행선이다. 한국GM 노조 측은 “오는 27, 28일 이틀 동안 각각 군산지역과 청와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간섭’도 변수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표심 이탈 등을 우려해 ‘군산 공장 재가동’을 정부에 압박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GM은 군산뿐 아니라 창원공장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당정 “美 통상압박에 적극 대응… GM에 3대 원칙 관철”

    당정 “美 통상압박에 적극 대응… GM에 3대 원칙 관철”

    “GM 자구책 없는 지원 있을 수 없어” 군산 고용위기지역지정 등 조치 속도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미국의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 국익을 최우선 기준으로 적극 대응키로 방침을 정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 및 재정 지원 문제와 관련, 당정은 GM에 제시한 ‘3대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량 실업 위기에 처한 군산 지역에는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23일 국회에서 추미애 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 ‘경제·통상 현안 당정 대책회의’를 열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당정은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보호무역 조치가 교역 확대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향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취해지는 일련의 무역장벽 강화는 공정 무역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뒤흔드는 부당하고 위험천만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는 부당함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속해서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해 왔다. 국제규범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GM 문제와 관련해 당정은 정부가 GM 측에 제시한 3대 원칙을 지켜야 하고 국회에서 이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정부의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와 채권자, 노동조합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이다. 우 원내대표는 “현재까지 GM 본사 측의 뚜렷한 해결 의지가 눈에 안 띄어 문제”라면서 “자구책 제시 없이 덮어놓고 정부에 손 벌리는 행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국GM 재무실사에 조속히 착수해 3대 원칙에 입각해 정부 지원 여부를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신속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군산시 위기지역 지정은 다른 정부 대책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탁류가 아닌 청류의 군산을 기대한다/이두걸 금융부 차장

    [데스크 시각] 탁류가 아닌 청류의 군산을 기대한다/이두걸 금융부 차장

    빗줄기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밤. 사내가 미닫이문 유리창 너머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이윽고 부치지 못한 편지를 사물함에 넣은 채 홀로 독사진을 찍는다. 잠시 망설이다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은 잠시 뒤 자신의 영정에 걸린다. 허준호 감독의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는 1990년대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소멸과 죽음, 두려움과 분노 속에서도 찰라의 기쁨과 설렘은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근거이자 희망임을 관조의 카메라로 담아낸다.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은 죽음의 순간에 되레 생명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다는 역설의 표현이다. 이 영화의 지리적 배경은 전북 군산이다. 지난 설 연휴 때 군산을 다시 찾았다. 서해로 향하는 금강의 유유한 물줄기를 지나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낯선 플래카드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군산에서 발 빼려는 한국GM 불매운동에 나서자”는 내용이었다. 군산 경제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이미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연이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수만명의 근로자가 대량 실직을 눈앞에 두고 있다. GM은 ‘윤리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국GM으로부터 ‘고리대금업’을 통해 5000억원에 가까운 이자를 받아 냈고, 완성차 가격의 94%에 부품을 넘겨 폭리를 취했다. 하지만 GM은 한국GM의 지분을 80% 넘게 보유한 ‘절대 주주’다. 외부에서 먹튀 행태와 무책임 경영을 막는 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GM의 정상화를 위해 3조원의 증자가 필요하고,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이 이에 동참하라’는 ‘미끼’를 무는 방식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산은이 5000억원을 출자하는 대신 이 돈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주는 게 나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GM이 매각한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한 ‘호주식 해법’은 당장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기존 산업의 특장을 살려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조선업의 쇠퇴에 따라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거제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국가 재정의 부담은 뒤따른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최대 25조원가량 재정지출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따르는 게 어떨까. 올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D2) 비율 추정치는 37.3%로 IMF의 적정 채무 수준인 85%보다 한참 낮다. 일부에서는 국가 재정의 투입이 민간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구축효과’를 거론하겠지만 기업 투자를 기대하기에는 우리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세제 정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방선거 이후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보유세 세수를 전국 단위의 산업 재개발 정책의 종잣돈으로 삼는 것이다. 한때 우리 경제를 이끌던 기존 굴뚝 산업의 ‘사양화’는 불가피하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재계, 학계, 노조 등이 머리를 맞대고 10년 20년 앞을 내다본 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산업 진흥정책’류의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수출 및 내수 정책, 세제 개편을 포함한 국가 재정과 기술 개발 및 적용, 지역균형개발 등까지 한꺼번에 감안돼야 한다. 군산은 소설가 채만식의 ‘탁류’(濁流)의 배경이기도 하다. 탁류는 ‘흘러가는 흐린 물’ 외에 무뢰배나 불한당을 뜻한다. 군산이 탁류가 아닌 청류(淸流)의 땅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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