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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영정무 사표/후임 김덕룡의원 유력

    김동영정무1장관이 8일 건강상의 이유로 정원식국무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김장관은 지난 6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자택에서 요양중이며 후임에는 민자당의 민주계인 김덕룡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욕을 먹은 김에…/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출근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드니까 다짜고짜 시비를 걸더니 『그 총린가 뭔가가 그렇게 좋걸랑 따라 댕기다가 세째 ×노릇이나 하지 논설위원은 왜 하고 있느냐』고 남녘의 진한 억양을 지닌 여인의 말투가 수화기에서 총알처럼 튀어나왔다. 신원도 밝히지 않은 채 퍼붓는 이 원색의 폭언을 물리적 폭력으로 환치한다면 유혈이 낭자한 테러가 될 것 같다. 그런중에서도 하필이면 「세째×」 노릇이나 하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싶어 실소를 머금고 수화기를 놓고 말았다. 그러고나서 생각해 보니 기왕에 폭력 앞에 노출되었을 바에야 생각한 것을 정직하게 말해보는 것이 옳겠다는 마음이 든다. 최근에 명동성당의 K신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최루가스 속에서 자고 새느라고 목에 병을 얻은 것 같다고 호소하면서도 화해의 노력을 사명으로 이리닫고 저리닫고 하는 K신부가 실제로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이었다. 사제에서 쇠파이프나 심지어 화염병용으로 갖춰 둔 병을 깨들어 위협하기를 서슴지 않는 민중시위꾼과도 맞서야 하고,추기경이나주교의 출입에까지 불경을 예사로 삼는 대치공권력 사이에서 고달픈 일이 없을 리가 없다. K신부와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는 사이다. 아드님 두 분을 다 성직에 바치고 따님댁에서 사시는 노모를 고향처럼,마음이 뿌리처럼 소중히 여기는 신부다. 아드님 일이 궁금하고 걱정스러우면 팔순노모께서 하염없이 문밖만 내다보며 지내시기 때문에 먼 곳에 여행을 갈 때에는 차라리 다녀와서야 보고를 드린다는 그는 자애롭고 효성스런 아드님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분규와 혼란의 와중에서 시간시간 화면에 비치고 있으니 늙으신 어머님의 걱정은 더욱 많아지셨을 것 같다. K신부가 비치는 것보다 더 빈도가 높게 강기훈씨 모습도 화면에는 비친다. 잘자란 청년처럼 번듯하고 윤기도 나 보이는 젊은이다. 이런 젊은이가 궁지에 몰려 공권력이 「잡으러 가자,잡으러 가자」하고 날마다 벼르는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일이 생각해 보면 너무 애석하다. 그 풍모와 능력을,정상적이고 건강한 삶에 투입했더라면 이 할일 많은 세상에 얼마나 요긴한 인력이 되었을까 싶어 번번이아쉬워진다. 새하얀 동정이 유난히 돋보이는 까만저고리 모습의 고 김귀정양 영정도 비칠 때마다 속상하고 가슴을 아프게 했다. 반듯하고 영특해 보이는 그 모습 그대로 대학생활을 끝내고 사회에 기여하며 살았더라면 그의 삶은 삶대로 빛나고 주변도 기쁘게 했을 것이다. 그 영특함을 살려 가정이든 사회든 공헌하며 살았더라면 우리 사회는 더 나아졌을 것이 틀림이 없다. 그 한스럽고 고통스런 죽음 대신 능력있고 빛나는 젊은이가 되어,못나고 모자라는 것이 많은 기성세대가 이뤄놓은 사회를 개혁해 가는 일꾼이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런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맡기고 회심의 미소를 띠며 사는 노년을 우리는 바라고 있다. 이런 생각이 잘못일까 그런 젊은이에게 가당치도 않은 「민중혁명정부수립」의 환상적인 꿈을 심어주고 그 주검 앞에서 『귀정이와 이 정권을 함께 묻어 버리겠다』고 호언하며 선동하는 기성세대가 정말로 원망스럽다. 이런 나의 생각도 잘못된 것일까. 하다못해 5년만 젊어도 다시 시작해 보고,다시 배워보고 싶은 학문과 기술과 과학이 새록새록 쏟아져 나온다. 알라딘의 램프나 화수분보다도 더 신기한 컴퓨터 앞에서 낙오된 노병처럼 쓸쓸한 기성세대에 비하면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도 매력있는 지식과 할일들이 날마다 쌓인다. 젊음의 그 왕성한 호기심과 능력으로 이런 할일을 욕심껏 확보했다가 정의롭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이 사회는 또 얼마나 발전하겠는가. 우리가 젊은이에게 「운동권」 대신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이 잘못인가. 첨단공법과 장비 덕인지 매끈하게 포장된 깨끗한 도로 위에 「운동권 경력」말고는 생활을 위해,사회를 위해 쓸만한 공헌을 한 공적이 별로 없어 보이는 일단의 어른들을 「지도자로 모시고」 『쳐부수자』 『타도하자』라는 단순구호만을 반복하며 길고 긴 행렬로 시간을 소모하며 행진하던 갖가지 장례행렬이 너무도 낭비스러워 보였다. 그렇게 보는 것도 잘못인가. 섬유산업의 발전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그 크고 좋은 천들을 그렇게도 많이 늘어놓고 폭력용어만을 그득그득 써넣은 만장들은 또 얼마나 아까웠는가. 혼자서는 물론 둘이서도 들기어렵도록 만든 그 호화스런 만장을 통해 풍요를 구가하는 현실에서 역설중의 역설을 맛보았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주먹을 들어 율동적으로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집단의 훈련된 시위의 흥취에만 취하여 살도록 만든 것이 그 젊은이들을 위하는 일이라는 주장에 나는 아무래도 동의할 수가 없다. 며칠전 KBS가 방영한 「김일성의 퍼레이드」를 보며 그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담뱃재를 재떨이에 떠는 법이 없어서 수입한 호스티스와 술먹고 노는 자리에까지 진공청소기를 든 「인민」이 송구스럽게 따라다녀야 하는 「지도자선생님」을 위해 대를 이어 충성을 바치라고 강요하기 위해 벌이는 그 장엄한 퍼레이드. 지치디 지친 표정으로 「만세」를 절규처럼 외치는 그 인민들 행진의 모골송연함이 우리 젊은이들의 시위에도 분명 전염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영특하고 빛나는 우리 젊은이들이 그 소름끼치는 시위성 열병에서 깨어나 대학생답게 공부하고 수련하고 성장하여 한사람 몫의 당당한 시민으로 나라와 사회와 부모에게 공헌하기를 바라는것이 시위를 부추기는 일보다 정의롭지 못하고,도덕적이지 못하고,양심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것에 나는 승복할 수가 없다. 지금은 이만한 말을 하기에도 핍박을 각오하는 용기가 필요한 세상이라는 것이 서글프지만 진작에 그런 노력을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이제는 반성되어야 한다는 뜻에서도 말하기를 포기할 수가 없다. 빛나는 재능과 당당한 풍모와 소중한 우리의 젊은이가 궁지에 몰려 쫓겨다니며 숭고한 성직의 길을 가는 사제를 계속 곤혼스럽게 만들고 영영 그렇게 쫓기는 일생을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을 그냥 방치한다는 것은 낫살이나 든 어른들이 할 짓이 아니다. 그들이 좋은 어른이 되어 부패와 무능으로 지탄받는 기성세대의 어깨를 딛고 서서 먼곳을 향해 나아가 주기를 바라기 위해서도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 김양장례 충돌없이 치러/장 총장 중재로 파고다공원 앞서 노제

    ◎성대서 영결식… 평화행진 뒤 모란공원 안장 김귀정양의 장례가 김양이 숨진 지 19일 만인 12일 모교인 성균관대에서 무사히 치러졌다. 김양의 유해는 이날 하오 1시쯤 학교를 출발,파고다공원 등에서 노제를 치르고 밤늦게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이날 장례행사는 큰 탈 없이 치러졌으나 일부 재야인사와 운동권 학생 등은 노제가 끝난 뒤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김양대책위원회」는 이날 상오 9시30분쯤 성균관대 학생회관 1층 로비에서 발인식을 가진 데 이어 상오 10시30분쯤 본관 앞 광장에서 옮겨 영결식을 가졌다. 영결식에는 김양의 어머니 김종분씨 등 유족과 계훈제 백기완 지선 스님 등 재야인사 학생·시민 등 5천여 명이 참석했다. 하오 1시쯤 영결식이 끝나자 선도차와 방송차 영정 만장 등은 학교 정문으로,김양의 유해는 11일 교내로 들어갔던 옆문으로 나왔다. 학교를 나온 운구행렬은 1만여 명으로 불어나 혜화동 네거리∼대학로∼종로5가와 4가를 거쳐 파고다공원으로 가려다 경찰이 종로3가 네거리에서막자 30여 분 동안 머물렀다. 이에 운구행렬은 선두에 섰던 장을병 총장이 현장을 지휘하던 김원환 서울시경국장에게 「평화행진」을 약속,파고다공원 앞으로 가 노제를 지냈다. 이들은 이어 하오 9시15분쯤 대한극장 앞에 도착해 약 1시간30분 동안 노제를 지낸 뒤 하오 10시15분쯤 김양 모교인 무학여고에 들러 운동장에서 다시 한 번 노제를 갖고 청량리∼망우리∼경춘가도 등을 거쳐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도착,이날 새벽 김양의 시신을 안장했다. 한편 김양의 노제에 참석했던 「서총련」 서부지구 소속 연세대·서강대생 등 1천여 명은 이날 하오 7시10분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고가 입구에서 경찰에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인 뒤 신촌로터리까지 진출,돌과 화염병 시위를 계속하다 2시간여 만에 해산했다.
  • 김양 유해 성대로 옮겨/유림측과 한때 승강이… 후문으로 들어가

    ◎어제 발인… 오늘 노제싸고 충돌 예상 가두 시위를 벌이다 숨진 김귀정양의 장례식이 12일 김양이 다니던 성균관대에서 열리게 됐다. 재야쪽의 「김양 대책위원회」는 11일 하오 서울 백병원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식을 가진 뒤 학교측과 유림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오 6시40분쯤 유해를 학교동쪽 옆문을 통해 학교 안으로 옮겼다. 운구가 들어가자 유림측은 학생이 주축인 「대책위」측을 즉각 비난하면서 강력하게 대처할 움직임을 보여 김양 장례가 끝나더라도 유림측과 학생들 사이뿐만 아니라 학교까지 끼인 3자간의 마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의 유해는 을지로3가∼종로4가∼원남동 로터리를 거쳐 하오 5시20분쯤 학교정문 앞에 도착했으나 성균관 유림 1백여 명이 성현들의 존엄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정문을 걸어 잠그고 운구행렬을 막아 1시간20여 분 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유림측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친 운구행렬은 정문을 피해 명륜시장 골목으로 2백50m쯤 떨어진 옆문에 도착,학교측에 잠긴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해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유림측은 뒤늦게 운구행렬이 학교에 들어간 것을 알고는 『이미 유해가 들어온 이상 나머지를 더 이상 막을 이유가 없다』고 정문을 터줘 영정 등은 정문으로 들어갔다. 김양의 유해는 하오 7시쯤 학생회관 1층에 안치됐으며 하오 8시40분쯤 본관앞뜰에서는 추모집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하오 11시가 넘자 대부분 해산,5백여 명만 남아 밤을 지샜다. 그러나 「대책위」는 12일 상오 9시 예정대로 장례식을 갖고 경찰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파고다공원,대한극장,중앙극장 앞 등 3곳에서 노제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또한번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 김양 시신 이번엔 「성대 1박」 공방/유림·학생들 팽팽한 대립

    ◎“성현위패 모신 곳… 전통 깰 수 없다”/유림/대형 만장등 준비… 장례 강행키로/학생 김귀정양의 장례절차와 관련,이른바 「대책위」가 장례식 장소를 성균관대로 잡은 데 대해 학교당국과 유림들이 들고 일어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학교 장을병 총장을 비롯,대부분의 교수들은 『1398년 공자의 위패가 모셔진 이래 단 한 번도 시신을 이곳에 들여온 적이 없다』는 이유로 김양의 시신 또한 학교 안에 들여올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장 총장은 『6백년 전통을 깬 총장이 되지 않겠다』며 장례식이 학교 안에서 치러질 경우 사퇴할 뜻을 분명히 밝혀 배수진을 치고 있다. 유림의 최고의결기구인 성균관은 전국의 유림들을 동원해 교문 앞에서 육탄으로라도 운구행렬을 저지하겠다고 역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교당국과 성균관에 따르면 이곳은 공자를 비롯,맹자 자은자 증자 안자와 공문십철,송나라의 육현,신라의 이현,고려의 이현,조선의 십사현 등 모두 39성현의 위패가 모셔진 성역으로 결혼 등의 길례는 가능하나 장례등 흉례는 치를 수 없으며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이 전통이 깨어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성균관측은 『옛날 왕도 이곳에 이르면 말에서 내려 예를 표하던 곳으로 정문 앞에 하마비를 세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2년 초대총장인 심산 김창숙 선생의 장례식을 비롯,85년 이정규 전 총장의 학교장,86년 이재서 성균관장,90년 한양대에서 분신자살한 최동군(당시 29살·국문학과 4년 제적)의 경우도 시신은 학교 밖에 머물고 영정만 들여보냈었다. 이 같은 이유로 총학생회 간부들은 이날 상오 장 총장과 성균관측을 찾아 장례행사를 허용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끝내 거절당했다. 학생들은 학교당국과 유림들의 반발이 의외로 거세자 당초 정문으로 시신을 들여온다는 계획을 바꿔 차량통행이 가능한 골목을 통해 담장을 부순 뒤 학교로 옮겨 성균관과 시신의 거리를 멀리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결국 총학생회는 더 이상의 협상은 불필요하다고 보고 이날 만장 1백50여 개,영결식장에서 쓰일 대형스피커,무대장치 등 장례행사 준비를 강행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또 이날 하오 5시 본관앞뜰에서 교수 6명과 학생 5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했으나 의견이 엇갈리자 각 단과대학별로 토론회를 거쳐 장례행사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전국에 있는 상당수의 유림들은 이같은 소식을 듣고 밤새 이곳에 몰려와 11일 김양의 시신을 들여오는 것을 강력하게 막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무너져 가는 전통윤리의 마지막 보루인 성균관의 거룩함을 손상시킬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히고 있어 자칫 「대책위」측과 격렬한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 삼화 상장폐지… 5년만에 처음/대동화학은 유예 연장… “특혜의혹”

    ◎투자자들,“형평성 잃었다” 비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상장폐지 유예(예고) 기간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31일 증권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31일로 상장폐지 예고기간이 끝난 2개 회사의 폐지승인 여부를 검토한 결과 대동화학에는 1년간 더 유예기간을 주는 대신 삼화는 상장폐지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화의 상장주식 1백10만주는 1일부터 한달 동안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 정리매매기를 거친 뒤 7월 초순 주식시장 거래종목으로서의 자격이 박탈된다. 유예기간을 연장받은 대동화학은 매매중단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거래를 할 수 없는 처지이나 1년 동안 더 상장종목으로 존속하면서 폐지사유 해소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주식시장 상장회사가 흡수합병이 아닌 경영부실을 이유로 상장폐지되기는 지난 86년 10월의 신흥목재 이후 삼화가 처음이다. 한편 대동화학에 대한 유예기간 연장처분을 두고 형평성을 잃은 특혜가 아니냐는 비난이 투자자들 사이에 일고 있다. 증관위의 이날 유예연장 결정은 대동화학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이 이 회사를 제3자에 인수시킨 후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88년 7월 마련한 상장폐지 예고제를 스스로 유명무실화하는 자의적인 조치라는 비판이 거세다. 우선 주거래은행의 요청이 있으면 폐지가 유예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을 뿐더러 폐지예고기간이 끝나버린 뒤에야 나온 주거래은행의 경영정상화 의지표명이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 같은 의사는 대동화학의 정상적인 폐지예고기간중에 나왔어야 된다는 반박인 것이다.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법인(관리종목)을 지정하고 사유기준별로 유예기간을 결정하는 증권거래소 역시 이번 2개 회사의 상장폐지 신청을 증관위에 제출하면서 대동화학의 조건부연장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거래소는 이들 회사의 유예기간이 종료되기 직전인 지난 3월중 『지정기간까지 해당사유를 해소시키지 못하면 상장폐지를 위한 절차개시가 불가피하다』면서 이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었다. 현재 상장폐지 기준에 걸려 관리종목에 지정된 회사는 모두 23개사이며 이번 대동화학과 삼화가 상장폐지 예고제 실시 이후 예고기간이 종료된 첫 회사들이다.
  • 광주 1천여명/도심 평화행진

    【광주=최치봉 기자】 5·18 광주항쟁유족회(회장 전계양·55) 등 5월 관련단체 회원과 남총련 소속 대학생 1천여 명은 27일 하오 4시30분 광주시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앞 4차선 도로를 점거,「5월영령부활제」 행사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이어 하오 6시쯤 꽃상여와 5·18 희생자 영정,만장 1백여 개를 앞세우고 광주지방노동청사거리∼전남도청앞∼금남로3가∼중앙로∼광주공원에 이르는 4㎞의 평화시가행진을 벌였다.
  • 분신 윤용하씨 안장/운구도중 한때 경찰과 충돌

    【광주=최치봉 기자】 지난 10일 전남대에서 분신자살한 윤형하씨(22)의 영결식이 16일 상오 11시30분 광주시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영안실앞 도로에서 유족과 재야인사 노동자 학생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 강경대 열사 폭력살인 규탄과 박승희 학생 분신 광주전남대책회의」가 주관하는 「민주노동자장」으로 2시간 동안 치러졌다. 영결식을 마친 학생 시민들은 대형 태극기와 선도차를 앞세우고 50여 개의 만장·영정·상여순으로 약 1㎞의 운구행렬을 이루며 전남도처앞 광장으로 진출하려다가 광주시 동구 서석동 광주공고 앞길에서 멈춘 채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7시간 동안 심한 몸싸움과 연좌농성을 벌였다. 장례행렬은 이어 하오 9시30분쯤 전남도청에서 1백여 m 떨어진 광주지방노동청 네거리에서 노제를 지낸 뒤 밤늦게 윤씨의 유해를 광주시 북구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했다.
  • 「어느 어머니의 살신성인」/박홍기 사회부기자(현장)

    ◎“병세 호전에 수심 가시는듯 했는데…”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고생만 하더니』 22일 상오 서울 영등포병원 2층 영안실. 일요일인 21일 새벽 화마에 아내 조영숙씨(57)와 둘째아들 근재씨(27)를 잃은 박노흥씨(72·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3가 33의76)는 눈물도 마른 듯 넋을 잃고 아내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을 자는데 아내가 「매캐한 냄새가 난다」며 잠을 깨우더군요』 박씨가 현관문을 열어보았을 땐 이미 1층에서부터 올라온 시커먼 연기가 3층 계단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상황이 급한 것을 안 조씨는 우선 평소 정신질환을 앓아 늘 신경이 쓰이던 아들 근재씨를 조용히 깨웠다. 조씨는 이어 2층에 세든 「한성완구」주인 조상숙씨(33·여) 남매들에게 인터폰으로 『불이 났다』고 알려 주었다. 그러고 나서 박씨 가족이 불길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오직 3층 옥상 뿐이었다. 박씨가 앞장서고 부인 조씨는 아들의 손을 잡고 현관문을 나섰다. 장난감이 타는 지독한 냄새와 시커먼 연기는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박씨가 벽을더듬으며 옥상에 거의 이르렀을 때 갑자기 뒤에서 『아이쿠』하는 아들의 목소리와 『재근야!』하고 외치는 아내의 애끓는 외마디소리가 들렸다. 이미 계단에는 시뻘건 불길이 달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박씨는 옥상출입문 앞에서 정신을 잃었다.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불을 끄고 난 현장에는 근재씨의 손을 잡으려는 듯 조씨가 손을 길게 뻗고 숨져 있었다. 숨진 조씨는 아들 근재씨가 중학교 3년 때이던 지난 79년부터 정신질환을 앓기 시작한 이후 그 뒷바라지에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었다. S대병원 등 정신과가 있는 유명하다는 병원을 소문만 들으면 전국 어느 곳이건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최근 아들의 병이 좀 나아 모처럼 아내의 얼굴에도 수심이 가시는 듯 했는데…』 박씨는 아내의 애쓰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불이 났다』는 조씨의 인터폰 연락을 받고 2층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뛰어내려 화를 면한 완구점 주인 조씨 또한 『음식을 만들면 꼭 나눠주며 항상 자상하게 대해주던 주인 아주머니가 그렇게 급한 상황에서도 저희 3남매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며 흐느꼈다.
  • 「한」 많은 한중,흑자시대 눈앞에/정상화 궤도 진입의 현장

    ◎“하루 1억 적자 벗자” 노사단결/올 매출액 1조3백80억 예상/인건비등 대폭 절감… 5백70억 흑자 기대 경남 창원에 자리잡은 한국중공업(한중)의 웅대한 공장단지에 들어서다 보면 정문에 「1991년 흑자 원년,2000년대 최고 한중」이라는 대형 아치가 먼저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많은 정상화,이번 만은 풀어보자」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데 비하면 일단 한중이 정상화의 문턱에 들어선 것을 직감하게 된다. ○소 2백70두 잡아 선물 지난 2월 한중에서는 설날을 앞두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안천학 사장의 특별지시로 총 6억원을 들여 소(육우) 2백70마리를 잡고 청주(큰병) 1만2천6백병을 사들인 것이다. 쇠고기는 8근씩 예쁜 포장지에 싸져 6천3백 꾸러미로 만들어졌다. 청주는 2병씩 묶어 역시 같은 숫자로 포장됐다. 이들 선물은 설날 전날 귀향버스를 타는 한중 6천3백여 근로자 전원의 손에 들려졌다. 근로자들의 입이 딱 벌어진 것은 물론이다. 더욱 놀란 것은 한중 근로자의 가족들이었다. 귀한 설빔선물을 받은 고향의 노부모들은 『좋은 직장이니 파업할 생각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에는 전혀 다른 일로 한중 전체가 깜짝 놀랐다. 연말 기분에 들뜬 근로자 8명이 토요일 잔업 근무 중 화투놀이를 하다가 적발돼 모두 퇴사조치를 당했다. 또 근로자 15명이 일요 특근 중 술을 마신 사실이 알려져 3명이 사표를 내고 나머지는 1주일∼3개월의 출근정지 조치를 당했다. 휴일근무는 평일보다 2.5배나 더 특근수당을 받는데도 근무 중 도박이나 음주행위는 있을 수 없는 해사행위라는 안 사장의 엄명으로 초강경 인사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작업복차림 현장점검 이 두가지 상반된 일은 「하루에 1억원씩 까먹는 회사」 「놀고 먹는 회사」의 오명을 뒤집어 썼던 한중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는지를 잘 말해주는 단면인 셈이다. 지난 62년 발족된 한중(당시는 현대양행)은 발전설비제작을 비롯해 제철·제강·화공설비·항만하역설비 등 각종 산업설비를 제작하는 종합기계공장으로 문자 그대로「공장을 만드는 공장」. 한중의 경영정상화는 「성적표」로 잘 나타난다. 지난 89년 3백40억원이나 됐던 적자가 지난해 22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5백70억원의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매출목표가 지난해의 6천1백억원에서 껑충 뛴 1조3백80억원으로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면서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89년 20%에서 지난해는 15%,판매관리비는 89년 6%대에서 지난해는 5%대로 각각 떨어졌다』고 호전된 경영상태를 설명했다. 한중이 이처럼 소생하게 된 것은 「한맺힌」 정상화를 이뤄보자는 노사의 피땀어린 각오,그리고 이 각오의 바탕을 마련한 안 사장의 「괴짜」 같은 독특하고 현장관리 위주인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권위주의적이고 중공업을 몰랐던 전임 사장들과는 달리 쌍용중공업 사장을 역임,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안 사장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2월 부임 후 줄곧 작업복 차림으로 공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근로자들과 애환을 같이 했다. 아울러 부임 직후 경영진 개편에 착수,33명의 임원 가운데 14명을 퇴직시키는 「혁명」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이들로부터 온갖 투서와 모함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간부들 6시30분 출근 안 사장이 이처럼 과감한 메스를 댈 수 있었던데 따른 일화가 있다. 사장 임명 직후 청와대로 불려올라간 자리에서 당시 조순 부총리와 한승수 상공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노태우 대통령에게 발전설비의 한중 일원화조치와 경영의 외부간섭배제,그리고 내부 인사에서의 전권행사 등 3개항을 문서로 요구,확약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만큼 배짱좋게 최고통치자의 신임을 얻어내 사장의 권한을 과감하게 행사했다는 얘기다. 이봉서 상공부 장관은 최근 업무보고를 위해 상공부를 방문한 안 사장에게 한중을 흑자경영으로 올려놓은 데 대해 『여러 장관들의 목을 구했다』고 치하겠다. 만일 안 사장 부임 후에도 적자경영이 계속됐을 경우 과거 한중의 민영화 논의와 관련,공기업유지를 주장했던 경제장관들은 인책됐어야 마땅하다는 설명이다(이 장관은 동자부 장관시절 한중의 민영화방침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한중의 앞날이 마냥 분혼빛인 것만은 아니다. 발전설비의 한중 일원화조치에 따른 민간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또 안 사장 취임 당시 6천7백50명의 인원이 인력절감 방침으로 6천3백명선으로 줄었으나 극심한 인사정체에 따른 불만이 식지 않고 있다. 오는 5월 시작되는 노사간의 단체협약도 변수다. 차경준 한중 노조위원장은 『안 사장의 몸으로 뛰는 경영방식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너무 의욕에 찬 나머지 과욕을 부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중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요즘도 매일 상오 6시30분까지 출군,구내 식당에서 식사한 뒤 일을 시작하도록 돼 있다. 안 사장의 「극성」에 가까운 경영방침의 일환이다. 「안천학 한중」이 완전히 재기할 것인지는 올 연말의 경영성적표에서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 실험자료 사업계획 광고전략/기술·경영정보 법률로 보호

    ◎특허청,「영업비밀보호법」 초안 마련/「직무관련 비밀」 전직 뒤에도 누설 금지/위반땐 배상·형사처벌 내년부터는 특허로는 보호받지 못하지만 생산·경영 전반에서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는 각종 정보·자료에 대한 침해를 보상케 하는 영업비밀보장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경제적 가치의 침해행위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와 침해행위금지청구가 가능해져 기술과 경영전반에 걸친 비법(노하우)침해를 경제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특허청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영업비밀보호법 초안을 마련,입법예고와 공청회 및 당정협의를 거쳐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했다. 법으로 보호받게 되는 영업비밀엔 특허로는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생산과 경영에 유용한 실험데이터,각종 공정과 공장배치 및 운용,사업계획 및 아이디어,선전광고 전략상품의 제조방법은 물론 영업상의 고객명부,유통조직 개요 등도 포함되어 있어 국내산업에 상당한 여파가 우려된다. 또 특정기업에 근무하는 도중 그 직무와 관련하여 얻은기술 및 영업비밀사안 등은 직장을 옮긴 후에도 누설·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이 문제와 관련,미국 등 선진국과의 분쟁시비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업비밀의 개념이 광범위하고 판례법체제인 미국에서 발달,성문법체계에 의존하는 국내적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특허청에선 영업비밀을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고 그 자체로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비밀로 유지관리되는 생산·판매방법 등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규정하고 서류나 컴퓨터 등에 입력되어 있는 「특정매체에 고정된(성문화)정보」로 그 범위를 한정하고 있다. 특허청은 또 영업비밀 보호법의 형태를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그 안에 한 장으로 삽입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며 그 보호수단에 있어서는 경제적 배상을 주로 하고 형사적 조치는 보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 동양정밀 처리 주내 매듭/포철인수 유력… 현대·선경등도 나서

    ◎은행여신 총액 1천5백60억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동양정밀의 제3자 인수문제가 이번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박율선 동양정밀 회장은 최근 주거래은행인 한일은행의 윤순정 행장을 만나 제3자 인수문제를 이번주 안에 매듭짓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장은 이날 『최근 박 회장과 몇차례 접촉을 가졌다』고 말하고 이미 지난해말부터 동양정밀측에 자구노력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촉구해 왔으나 이행되지 않아 지난달 초순 최후통첩을 보내 이달초까지 회사처리방안을 완결하도록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동양정밀의 인수와 관련,부인공시에도 불구하고 포철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현대전자·선경·코오롱·동부·통일 등도 인수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포철과 인수문제가 구체적으로 협의되고 있으나 박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선 60억원에 달하는 보증채무도 함께 인수토록 제의해 협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동양정밀의 은행여신은 지난달말 현재 1천5백60억원에 이르고있으며 이 중 한일은행에 3백억원,호주계 웨스트팩은행 등 외국은행에 1백10억원이 있다.
  • 「범양상선」 다시 표류위기/유족·신탁은 인수협상 난항 안팎

    ◎유족,주식양도약속 철회… “국가헌납”/“경영권 재장악 노린 술수” 의혹 일어 범양상선이 다시 표류위기를 맞고 있다. 고 박건석회장 사망이후 3년동안 주인을 잃고 표류하다 지난해 6월 유족들의 전격적인 주식인도 의사표명으로 제3자 인수가 추진됐던 범양상선이 최근 유족들이 은행에 주식을 양도하지 않고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나섬으로써 또다시 장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족들은 박회장 사망이후 3년동안 주주총회에 한번도 참석치 않다가 오는 29일에 있을 정기주총에서 이같은 자신들의 입장을 천명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유족들은 지난해 6월 박회장이 생전에 범양상선의 경영과 관련해 10개 은행에 진 연대 보증채무를 모두 면제해줄 경우 자신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돌려주고 아울러 범양상선에 대한 경영권도 포기하겠다고 전격 제의를 했었다. 박회장이 10개 채권은행에 지고있던 채무는 4천5백억원,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채무는 7천6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제의에 따라 주거래 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을 비롯,외환·산업·상업·조흥·한일·광주·전북·장기신용은행 등 범양상선 채권은행단은 지난해 10월 범양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유가족들의 제의를 수용하는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범양상선이 곧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지난해말 당초 요구조건과는 달리 박회장의 제2금융권에 대한 보증채무도 은행측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또 소유주식을 양도한 뒤에도 범양상선에 대해 구상권을 갖겠다고 함으로써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고 서울신탁은행측은 밝히고 있다. 현재 유가족들이 갖고 있는 주식 4백29만6천6백23주(56.16%) 가운데 한일은행이 박회장의 채무보증과 관련,5만주를 갖고 있을 뿐 나머지는 성북세무서가 박회장의 상속세와 종합소득세 2백89억원의 미납을 이유로 박회장 사망이후 강제압류중이며 아직까지 유가족들은 1백3억원의 세금을 미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이 유가족과 서울신탁은행간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유가족측이 최근 자신들의 주식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범양상선의 정상화가 다시 험난한 파고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유재산의 국가헌납과 관련,현행 국유재산법에는 ▲정부가 필요로 하는 재산만 취득하도록 돼있고 ▲사권(권리의무)이 개입된 재산은 취득하지 못하도록 돼있어 유가족들의 국가헌납은 현실성이 적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 때문에 유가족들의 입장에 어떤 복선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박회장 사망이후 범양상선을 제외한 미륭상사와 범양식품·범양냉동을 이끌고 있는 박회장의 장남 박승주씨(30)가 올들어 미륭상사의 자금담당이사에서 사장으로 오른데 이어 3월초 범양식품 회장으로 발탁되는 등 경영일선에 전면 부상한 점과 이번 범양상선 주식의 국가헌납 천명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즉 국가헌납이라는 호의적 의사를 밝힘으로써 범양그룹의 재기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어쨌든 유족과 은행간의 협상이 지리멸렬해지면서 범양상선의 제3자 인수도 실기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유가족들이 주식인도를 제의했을 때만해도 해운경기가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해운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범양상선의 경영상태도 악화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36억원으로 전년도의 1백21억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아울러 해운경기의 악화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유가족과의 협상이 지연될수록 범양상선의 정상화는 더욱 멀어질 전망이다.
  • “이젠 제몫다해야 경제 살아난다”

    ◎청와대 「산업평화회의」의 의미/“서로 한발 양보,도약발판 구축을”/“산업활력찾기” 노·사·정 할일 밝혀/화합강조하기 앞서 불신부터 씻어야 정부가 19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 주재로 근로자 기업인 노사단체 및 사회단체 대표 등 2백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관계 사회적 합의형성을 위한 협의회의」를 연 것은 국정책임자가 각 개별 경제주체와 머리를 맞대고 민주발전과 함께 오늘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다시말해 노·사·정 등 이해당사자가 어느 일방의 힘만으로는 우리나라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치유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서로 한발짝씩 물러서서 「자기몫 찾기」가 아닌 「자기몫 다하기」를 다짐함으로써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선진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민주사회가 뿌리내리도록 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한 것이다. 86년이후 4년간 흑자를 이루어 오던 국제수지가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제조업인력난·임금인상 등에 따른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등 우리경제는 최근들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최근에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등 대외개방압력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들은 물가상승과 부동산폭등을 내세워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기업체들도 기술개발에 투자하기 보다는 비생산적인 서비스업이나 재테크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경제는 선진국의 견제,후발개발도상국의 도전,우리내부적인 자생력회복불능 등 3중고에 시달려 더 이상의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20세기 중반 중남미 일부국가들처럼 선진공업국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판단대로 이같은 위기인식은 우리 주변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근로자는 임금인상만으로는 생활의 질적 향상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있고 기업인들 가운데서도 비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다. 또 한국노총과 경영자단체가 「노사공동선언문」을 준비하고 있고 사회 일각에서는 「내 탓이오」 운동 등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발벗고 나서자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사실이 좋은 예라 할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이날 ▲물가와 임금의 안정 ▲중장기적인 근로자의 복지증진 ▲노·사·정간의 불신과 갈등의 해소 ▲산업현장의 활력과 질서의 회복 등 사회적 합의의 주요한 과제를 제시하고 정부·기업체·근로자 등 각 단위경제주체들이 해야할 일을 밝혔다. 즉 정부는 부동산투기와 불로소득을 근절시킴은 물론 한자리수로 물가를 잡고 전·월세가격을 안정시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저하를 막겠다는 것이다. 또 근로자주택 25만호 건설계획에 이어 상당기간 생산직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수 있도록 근로자들을 위한 새로운 주택마련제도를 도입하고 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근로자나 사용자 모두에게 단호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노사관계에 있어서 법질서가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주와 경영자에 대해서는 부동산투기,재테크 등 비생산적 활동을 지양하고 지나친 보유주식을 분산시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여 기업가들이 존경받는 풍토를 만들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 근로자들의 임금은 적정수준에서 타결한후 근로자와 공동으로 생산성향상 운동을 벌이고 사후에 경영성과를 공정하게 나누어 주는 성과급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기업경영에 관한 정확한 내용을 근로자에게 알려주고 노사협의제를 활성화시켜 근로자의 참여욕구를 충족시켜주도록 했다. 한편 근로자와 노조에 대해서는 기업의 경영사정이 어려울 때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할 수 있는 용기와 긍지를 보여줄 것과 모든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민주적 노동운동자세를 확립해주기를 당부했다. 또 국민들과 사회지도층에 대해서도 부유층들의 과소비와 불로소득을 추방,계층간의 갈등을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실천과 시민정신의 함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데 앞장서 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러한 각 경제주체들의 노력이 가시화되면 「제몫찾기」에서 「제몫다하기」라는 움직임이 일어 우리사회는 노사관계의 안정은 물론 산업평화의 기반을 구축,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정부의 기조발제이후 노사·학계·언론계 등 사회 각계인사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토론회에서 보듯이 경제난관을 극복하고 산업평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각론적인 해결방법에 있어서는 노사 등 이해당사자들이 서로의 양보를 촉구하며 책임공방을 벌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의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뿐만 아니라 노·사·정 당사자들의 상호불신과 반목이 불식되지 않고서는 정부의 이같은 노력이 구두탄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사·정 자유토론 주요내용/무주택근로자에 세금 감면조치 강구하길/고임금에 생산성 떨어져 기업들 고충 많다/노사협조 강조하면서 경영상태 공개안해 노태우대통령의 주재로 19일 상오 청와대에서 열린 「노사관계 토론회」에서 근로자·노조간부·기업인·대학교수 등이 나서 산업평화를 위한 갖가지 건의와 방안을 제시했고 관계장관들도 정부의 입장과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의 토론요지. ▲김명희씨(동양제과 여성근로자)=근로자 주거안정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밝혀달라. 임금이 오르더라도 물가인상으로 근로자들은 앉아서 돈을 까먹는 형편이어서 일하고 싶은 의욕이 나지않을 정도인데 정부의 물가안정의지를 밝혀달라. ▲김석희씨(미원 노조위원장)=사용자들은 노사협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경영실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사용주 위주의 법집행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시정,진정한 산업평화 정착을 위해 기업주의 부당행위를 근절할 대책은 무엇인가.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한자리물가를 지키는데 총력을 다하겠다. 1·4분기는 작년도의 물가인상요인이 남아있어 3월말까지는 부득이 오르더라도 2·4분기부터는 안정기조를 찾을 것으로 본다. 총수요관리측면에서 총통화증가율을 17∼19%로 억제해 나가겠다. 예산 5천억원을 절감하고 정부투자기관에서 5천2백억원을 절감할 것이다.▲이진설 건설장관=현재 25만호의 근로자주택을 짓고 있으며 근로자주택의 경우 1천4백만원 25년 상환조건으로 융자해 주고 있다. 근로자주택을 위한 택지확보를 위해 경지·산림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다만 그린벨트는 허용해주지 않고 있다. 현재 75%에 이르는 주택보급률은 2천년대에 이르면 93%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병렬 노동장관=경영내용의 공개와 인사원칙 문제는 노사협의의 대상이 돼야한다. 그러나 경영 및 인사의 결정권은 결코 노조에게 넘겨주어서는 안되며 노와 사의 근본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인사 및 경영의 최후 결정권은 기업이 가져야 하며 그것까지 포기한다면 정부가 적절히 대응할 수 밖에 없다. ▲김영철씨(태화기연 사장)=지난 3년간 임금은 많이 올랐으나 일하려는 의욕이 많이 떨어져 고임금 태업상태에 빠져 있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법정공휴일이 95일이나 단체협약 등을 합하면 1백40일에 달하고 있으며 초과근무수당도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25%의 두배인 50%로 되어 있는 등 경쟁력 저하요인이 많다. ▲배무기교수(서울대)=일부 기업의 경영자는 노사관계를 정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지양돼야 한다. 노동자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고임금국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며 대기업의 임금수준이 상당히 높은 상태에 있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중소협력기업과 하청업체 근로자의 임금지원을 위해 대기업과 모기업 노조는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최노동장관=현행 노동관계법에서 노사는 물론 공익단체에서도 근본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으나 워낙 이해관계가 예각적으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휴일이 1백40일 이상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모든 기업이 다그렇지는 않다. 다만 단체협약과정에서 일부 기업의 경우 노조에 밀려 이 지경에까지 이른데 대해 정부도 적극적인 대책을 생각해보겠으나 기업주들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병천씨(조선호텔 노조위원장)=우리도 싱가포르처럼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값싼 임대료로 살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일본처럼 서비스요금을 수입으로 잡아 통상임금으로 해달라. ▲남정봉씨(문경탄광 노조위원장)=서민생활에는 석탄에너지가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생활보호차원에서 주택문제 등에 과감한 정책적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건설장관=싱가포르는 센트럴 프로비던트 펀드라는 기금이 있어 근로자와 기업이 수입의 20%를 내 현재 GNP(국민총생산)의 몇배에 달하는 자금으로 임대주택건설 등 공공사업을 하고 있다. 장기근속근로자에 대한 우선 임대방안은 근로자끼리 협의해 어떤 근로자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식으로 정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부총리=호텔의 서비스요금을 통상임금으로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는 이자리에서 들으면 별 무리가 없는 것같으나 이를 위해서는 전체 세제와 기업회계면의 문제가 없는지 고려해야 되므로 최종안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보겠다. ▲박종근씨(노총위원장)=무주택자 근로자들을 위한 세제감면조치와 함께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노조의 정치활동이 법으로 금지돼있는데 정치발전을 위해 관계법령의 개정 필요성이 절실하다. 전환기시대의 노동사범에 대해서도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이동찬씨(경총회장)=국내의 물가고와 국제경쟁력의 약화로 사상 처음의 무역흑자국으로부터 하루아침에 수입초과국으로 반전됐다. 지금은 남미로 전락하느냐 다시 선진국으로 진입할수 있느냐는 판가름하는 갈림길이며 그 가능성은 50대 50이다. ▲손창희씨(한국노동연구원장)=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근로자들에게 경영정보를 소상하게 알려줌으로써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유도해야 하며 대화와 협의의 채널을 단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노사관계의 해결을 위한 협의의 광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정태성씨(매일경제신문 편집인)=노사관계는 주체와 당사자가 따로 없는 우리 국민 모두의 문제이다. 지금 국민의 여론은 노사관계에 있어서 극한적인 대결을 취함으로써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부총리=정부는 노사관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근로자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한 세제지원의 경우 작년보다 50% 이상 근로소득세를 경감했으며 특히 무주택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세제상 우대조치를 계속하겠다. ▲노대통령=산업평화가 없으면 제조업의 경쟁력강화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안정과 성장의 기조를 다지기 위해 물가·임금의 상승을 자제하고 노사화합으로 근로의욕을 높여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경영합리화를 추구해야 한다. 근로자는 높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국가는 복지정책을 통해 근로의욕을 높여 노사안정 구축을 기본정책으로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는 정부역할이 중요하며 정부는 경제·사회안정정책의 핵이 노사안정에 있음을 감안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3∼4년간 극심한 갈등과 분규속에서 엄청난 경제·사회적 비용을 치렀는데 산업평화없이는 경제·사회의 안정이 없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도전과 기회의 시대를 맞아 경제사회의 안정을 확고히 다짐으로써 90년대 후반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일어서야겠다. ◎최병렬 노동부장관 보고 요지/생산직 근로자 「내집마련제도」 추진/기업은 땅투기등 재테크 지양해야 「6·29」선언이후 새로운 민주질서를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몫키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우리사회는 엄청난 갈등과 진통을 겪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자기몫찾기」에서 한발짝씩 물러나 「자기몫다하기」를 해야할 때이다. 각 경제주체들이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데 앞장 선다면 우리나라는 남미국가들처럼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몫찾기」에서 벗어나 「자기몫다하기」로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물가와 임금의 안정,중장기적인 근로자 복지증진,노·사·정간이 불신과 갈등의 해소,산업현장의 활력과 질서의 회복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물가를 한자리수로 잡고 전월세가격을 안정시켜 집없는 근로자가계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 또 부동산투기와 불로소득을 뿌리뽑고 92년까지 추진될 근로자주택 25만가구 건설에 이어 생산직으로 오래 근무한 근로자이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강구하겠다. 이와 더불어 경영자와 기업주도 부동산투기·재테크 등 비생산적 활동을 지양하고 임금도 적정수준에서 타결한뒤 경영성과에 따라 이익의 일정부분을 근로자몫으로 되돌려주는 성과배분제도를 도입,생산성향상에 나서야 한다. 근로자와 노조도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아 불량품이 양산되지 않도록 해야하고 경영성적에 따라 과도한 임금인상요구를 자제하는 용기와 슬기를 보여야 한다. 또 일반국민과 사회지도층도 계층간 위화감이 일어나지 않도록 과소비와 불로소득을 추방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실천과 시민정신의 함양으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각 개별경제들의 노력이 가시화되면 우리사회는 21세기를 앞두고 선진경제대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가지마라 형호야”/이도운 사회부기자(현장)

    ◎할머니의 오열 유괴범은 아는지… 15일 상오11시 서울 강남병원 영안실에서 유괴된지 44일만에 피살체로 발견된 이형호군(9)의 영결식이 있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의 영정앞에서 목사님은 나즈막히 성경구절을 읽었다. 『너희가 돌이켜 어린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으리라』 천진스런 개구쟁이 형호군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한 가족과 친지들은 고개를 떨궜다. 영결식이 끝나고 입관을 하기 직전 60세인 할머니는 손자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시신쪽으로 달려들었다. 이를 본 아버지는 할머니의 허리를 껴안고 말렸다. 가족들은 누구랄것도 없이 그렇잖아도 형호가 유괴된 뒤 46차례에 걸친 범인의 협박전화에 시달려 온갖 마음고생을 다해온 터였다. 『그저 무사하기만 해다오』 하는 심정으로 경찰이 형호를 찾아주고 범인도 잡아주기만을 고대했었다. 경찰 또한 사건이 발생한지 40여일이 지나도록 뚜렷한 단서하나 찾아내지 못하긴 했지만 이리뛰고 저리뛰고 나름대로는 무척 애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3일 형호가 숨진 모습으로 발견되자 가족들의 원통함은 극에 달했다. 「숨진 시각이 1주일쯤 지난 것 같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1차 부겸결과가 나오자 가족들의 심사는 더욱 뒤틀리고 말았다. 경찰이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너무 소극적으로 비공개로만 수사,범인을 검거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친것 같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분노는 경찰만을 향한 것은 물론 아니다. 돈때문이든 원한때문이든 한 가정을 이토록 슬프게 만든 범인은 물론 그 범인이 기생할 수 있는 우리 사회환경이 모두 원망스러운 것이다. 이날 아침부터 빈소를 지키다 벽제 화장터로 떠나기 위해 동생의 영정을 들고 영구차에 오른 형 형진군(11)은 입을 굳게 다문 굳은 표정이었지만 그러나 끝내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동생과 범인가운데 누가 천국에 오를지를 벌써 알고 있다는 것일까?
  • 한보그룹 처리의 합리적 접근(사설)

    수서사건과 직접관련이 있는 한보주택이 법원에 법정관리신청을 냄으로써 앞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보주택이 부도위기에 몰리자 회사를 위기에서 구출하기 위한 최후수단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한보그룹의 처리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수서사건이 발생하자 이 사건의 사법처리와는 별도로 한보그룹의 경영상 처리문제가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한보의 처리문제는 대체로 세갈래의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한보그룹 전계열사 모두를 법정관리하느냐와 한보주택만을 법정관리하느냐가 그 첫번째 방안이다. 두번째로 한보가 자구노력에 의하여 자력갱생을 하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정부와 주거래은행이 협의하여 구제금융을 지원하여 회생시키는 방안이다. 3가지 방법가운데 자구노력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구제금융지원은 또다른 특혜의혹을 불러 일으키게 마련이다. 지난달 17일 한보관련 은행장들이 모임을 갖고 금융지원을 약속했으나 이것이 특혜시비를 일으키자 이를 철회한 것 같다. 일단은 한보그룹가운데 한보주택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향으로 줄거리가 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법원이 법정관리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는게 도리일 줄로 안다. 그러나 앞서 밝힌 세가지 방안중 기업 스스로 자구노력에 의하여 회생할 수 없을 때는 법정관리 방법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만약에 한보의 관련은행이 정부와 협의하여 구제금융을 실시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특혜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이 별도의 금융지원 방침을 철회한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이 회사를 그대로 두면 부도가 나도 이는 한보철강 등 3개 계열사에까지 파급되어 그룹 자체가 파산할 위험마저 있다. 물론 한보주택의 법정관리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질 경우도 그 업체가 건설업체인 점 등을 감안하면 특혜시비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그룹이 파산했을 경우 3천2백여명의 근로자들의 실직은 물론이고,관련 하청업체들의 연쇄도산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일반의 여론도 「기업은 살려야 한다」 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 같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산다」는 과거의 잘못된 기업정리 패턴이 아닌 「기업인은 망해도 기업은 살려야 한다」는 전제아래 한보그룹 문제가 처리되는 게 바람직스럽다. 또 한보그룹에 대한 처리에 있어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보주택 하나만을 법정관리에 두느냐는 것이 논란의 대상이 될 듯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그룹 계열사들이 명실상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보주택만을 별도로 처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렵고 합당한 절차도 아니다. 그러므로 한보그룹 전체 차원에서 경영정상화가 논의되고 법적인 절차도 취해져야 옳다. 주거래은행간의 채권확보의 관점에서 처리되어서는 안된다. 또 한보그룹 기업의 법정관리 이후 처리문제는 관례처럼 되어있는 제3자 인수가 타당하다. 그것만이 특혜시비 없는 마무리 방법이다.
  • 타코마노조 3백명/체임 지불요구 농성/평민당사서

    방위산업체인 코리아타코마 노조원 3백50여명은 3일 상오8시부터 서울 여의도 평민당사 복도 등을 점거하고 경영정상화를 통해 6개월 동안의 체불임금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 TV뉴스에 촉각… 현지가족 걱정/걸프 지상전… 귀국교민들 표정

    ◎“빨리끝나 새출발 했으면…” 대책마련 고심/잔류근로자와 통신끊겨 뜬눈으로 밤샘도 다국적군이 지상전을 개시하면서 이라크에 잔류하고 있는 현대건설 직원과 근로자 등 7명의 서울 가족들은 그곳 소식을 몰라 애태우며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또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때 철수해 친척집 등에 머물고 있는 쿠웨이트 교민 3백40여명은 조기 종전으로 다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앞으로의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현대건설 가족들은 지난달 17일 걸프전이 발발하면서부터 모든 통신시설이 두절되는 바람에 아직까지 생사여부조차 확인할 길이 없어 하루하루 안타까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5년전에 이라크로 건너간 현대건설 자재와 소속 직원 이영철씨(42)의 아버지 이도현씨(67)와 어머니 윤영정씨(65)는 서울 은평구 신사동 집에서 전쟁발발 15일전에 걸려온 마지막 전화를 끝으로 소식이 끊기자 거의 매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씨의 아들 영철씨는 5년전에 이라크여자(35)와 결혼,5살된 딸과 함께 이라크에 머무르고 있다. 이라크에 남아있는 현대건설 직원인 김한택대리(49)의 부인 진장민씨(42)는 3년전에 이라크로 간 남편과 하루빨리 상봉할 수 있기만을 빌고 있다. 진씨는 지난달 5일 남편의 마지막 전화를 받고는 연락이 끊겨 아들과 함께 KBS 국제단파방송을 통해 두차례에 걸쳐 무사귀환을 당부하는 방송녹음을 했다. 진씨는 『지난달 25일 귀국한 동료 직원으로부터 남편이 현장정리를 끝마치는대로 곧 출국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내와 다소 안심했으나 다시 지상전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걱정이 앞서 하루도 잠을 편히 못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적십자 청소년복지관에 머물고 있는 쿠웨이트 교민 27명은 25일 『터질 것이 터졌다』면서 헤어진 가족과 친구들을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교민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쟁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TV·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거나 아예 공사장 등에 나갈 때는 소형라디오를 갖고 가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들이었다. 한 교민은 『전쟁이 끝난 뒤 폐허속에서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해 전쟁전의 생활수준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민 이상진씨(48)는 『지난 9년동안 쿠웨이트에서 직장생활을 했었는데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면서 「돌아가더라도 원래의 생활수준을 되찾지 못할 것 같아 가족들과 고국에 정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밀했다.
  • 한보 「위약어음」 1천억부도 “초읽기”/침몰·회생 기로에선 속사정

    ◎자금난속 28일로 만기일 닥쳐/은행도 “「무보증」이라 대지급·신규대출 곤란” 한보의 장래가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한보그룹 채권은행장들이 모여 신규대출 등 한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지만 이달말로 들어서면서 한보계열사가 물품대금조로 발행한 진성어음이 돌아오기 시작하고 한보측이 수서지구 주택조합에 약속한 위약금의 처리문제까지 등장,전도가 혼미해지고 있다. 특히 한보주택이 수서지구 택지의 특별분양이 안될 경우 조합측으로부터 받은 3백36억원의 토지대금에 대해 3배의 위약금을 지급키로 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1천8백억원 규모의 약속어음을 조합측에 건네준 것으로 알려져 이들 어음의 지급만기일(2월28일)이 다가옴에 따라 부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은행들은 진성어음과 위약금어음에 대해서는 은행의 지급보증이 없는 어음인만큼 대지금은 물론 신규대출을 통한 결제지원도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들 어음들이 일시에 몰릴 경우 부도사태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보측은1백억원에서 수백억원씩 「위약금어음」을 발행해 이달 28일까지 사업추진이 되면 어음결제를 유예하되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지면 매월 1장씩 지급청구해도 좋다는 조건을 붙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보측은 현재 어음발행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채 3배의 위약금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조합측은 오는 28일까지 한보와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어음을 교환에 돌리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한보측이 발행해준 「위약금어음」이 은행창구로 교환에 돌려질 경우 가뜩이나 자금력이 약한 한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보측이 조합측에 발행해준 어음의 형태가 채권이라기보다는 장차 발생할 손해배상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부도를 피하기 위해 은행에 「피사취어음」 신고를 내고 시간을 벌수도 있다. 피사취어음신고란 어음발행자가 해당 어음이 사기 또는 강제에 의해 발행됐다고 은행에 신고,지급을 유예시키는 것을 말한다. 피사취신고가 이루어지면 어음발행인과 소지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게 되고 소송이 해결될때까지 어음지급이 연장된다. 그러나 발행인이 피사취신고를 내더라도 현행어음교환 소규약에 따라 어음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증거금으로 지급은행의 별단예금계좌에 예치하도록 되어있어 한보의 추가자금이 필요하다. 피사취신고어음에 대해 해당액을 예치케하는 것은 일부 기업들이 물품대금 등으로 어음을 발행해 놓고도 자금압박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피사취신고를 내 어음결제를 연장시키는 악용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약금어음이 돌아왔을 때 그만한 돈을 계좌에 입금시키지 않으면 자연 부도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은행측이 신규대출로 증거금을 메워줄 수도 없는 처지여서 위약금어음의 지급문제는 한보운명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이에따라 조흥·서울신탁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한보어음의 대지급처리에다 위약금어음까지 더맡게 될 경우 「한보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보고 은행관리나 법정관리 등 채권확보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특히 담보가 취약한 한보주택에 대해서는 추가담보 등 자구노력없이 무제한 자금을 계속 댈 수만도 없어 사태악화시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보주택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그동안 한보측에 추가담보제공 등 자구노력을 촉구해왔으나 한보측은 정태수회장의 셋째아들인 정보근 그룹부회장의 양재동 소재 빌라(시가 16억원 상당)만을 추가담보로 제출해 은행의 추가자금지원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 수사발표 맞춰 추가대출 결정/채권은행단 한보 특혜지원 시비

    ◎“물의기업에 이례적 조치” 비난여론 높아 한보그룹의 채권은행들이 검찰의 수사발표와 때맞춰 종전의 제3자 인수방침에서 돌연 선회,한보그룹의 정상화를 위해 신규대출을 포함한 자금지원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함으로써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수서파문을 마무리하기위한 검찰의 수사종결선언과 시점이 일치하고 있는데다 거래은행들의 의견보다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인상이 짙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처음부터 한보주택의 담보가 부실해 추가자금지원을 피하고 법정관리나 제3자 인수를 추진해왔다. 때문에 한보주택의 제3자 인수 등 정리방안을 기정사실화하고 지원자금의 수위를 조절해왔으나 지난 17일의 이른바 채권은행장회의의 결정으로 「밑빠진 독에 물붓는」식의 자금공급을 계속해야 할 처지가 돼 버렸다.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봉착하면 여지없이 부도를 내는 은행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다 자금난에 휘말린 기업에 대해 지속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례적이며 애초의 방향과 달리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전격 결정을 내린 것도 전례가 드문 일이다. 더구나 한보의 재무구조나 경영실태에 대한 면밀한 조사없이,또 해당기업의 자구노력 조건없이 금융지원을 약속한 것은 이제까지의 금융관행상 파격적인 조치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물론 자금난에 휘말렸다해서 당장 부도를 내고 정리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회사정리에 따른 국민경제적 피해를 간과할 수는 없는 일이며 금융사고가 아닌 돌발사건으로 악화된 자금경색 현상을 그대로 방치해야 하는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채권은행협의회의 이름을 빌려 조흥·서울신탁·산업·상업은행 등 한보그룹 채권은행들이 내린 결정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흔적은 역력하다. 수서사태가 터져 한보의 자금사정이 어려웠을 때에도 수사추이를 관망하던 은행들이 설날연휴기간에,그것도 검찰의 수사발표가 있기 하루전 시내 음식점에서 전격회동을 가졌다는 점부터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17일의 결정은 은행들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이번 결정으로 가뜩이나 담보력이 약한 한보주택에 대한 「부실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살려야 한다」는 여론의 공감대를 업기는 했지만 정치·사회적으로 크나큰 파문을 일으킨 기업에 경영권배제나 자구노력 등 전제조건없이 금융지원을 계속키로 한 결정이 옳은 일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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