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토공 통합돼도 ‘부실’
정부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과 관련,국책연구기관과 민간 회계법인의 ‘선 구조조정 후 통합’ 권고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통합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영화회계법인의 ‘주공·토공 통합법인에 대한 재무분석 및 자산실사’ 중간보고서를 인용,“통합법인의 2005년 연간매출은 6조원으로추산됐으며 영업이익은 3,40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토공은 이에 대해 “건교부가 2005년도 영업이익만 부각시켜 통합공사의 재무상황을 왜곡하려 하고 있다”며 “통합시 부채가 2001년 20조9,172억원에서 2005년 31조9,345억원으로 늘어나 3,4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를 감당하기도 어렵다는 게 중간보고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통합공사의 자산은 2001년 29조3,868억원에서 2005년 42조4,677억원으로 늘어난다.
영업이익은 2001년 2,221억원,2002년 2,536억원,2003년 1,154억원,2004년 879억원,2005년 3,404억원 등으로 예측됐다.
반면 판교·화성 등 신도시 건설과 국민임대주택 20만호건설로 차입금이 2001년 14조3,366억원에서 2005년 23조261억원으로 늘어나 부채 규모가 31조9,345억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이에 따라 통합공사가 오는 2005년 3,40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차입금은 고사하고 이자의 80%를 갚고 나면남는 게 없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건교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기관이 통합되면 중복된 업무가 사라져 경영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원론적 방침을 고수,“통합법안을 지난달 15일 국회에 제출했으며 오는 26일 건설교통위원회에 상정,연내에 통합법안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건교부는 이번 중간보고서에 앞서 지난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토연구원이 용역결과 보고서를 통해 정책대안으로 제출한 ‘선 구조조정 후 통합’ 권고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연구원은 건교부에 제출한 ‘토공과 주공의 통합방안연구’를 통해 정부안대로 양 공사를 통합할 경우 “과다한 부채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워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 “‘선 구조조정 후 통합’이 바람직하다”는정책대안을 제시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그러나 “두 공사의 업무효율성 제고와경영정상화를 위한 ‘선통합 후구조조정’ 방침에 변함이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토공 관계자는 “건교부가 국책연구원의 정책대안은 물론 민간 회계법인의 분석을 무시한 채 공기업 개혁이라는 정책목표에 얽매여 ‘거대 부실 공룡’을 만들어내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