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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건설·한일시멘트 등 7곳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중견건설업체인 한일건설 본사와 한일시멘트 그룹 등 계열사 7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10여명을 보내 10시간 넘게 압수수색,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한일시멘트그룹의 허동섭 회장 일가가 2008년 주식이 급등락하는 시점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허 회장 일가를 검찰에 고발했다. 허 회장 일가는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건설사의 위기론이 불거졌을 당시 계열사인 한일건설 주식을 대량 사들인 뒤 리비아 대형공사를 수주해 막대한 주가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일건설은 건설경기 침체로 부채비율이 높아지자 지난해 10월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MOU)을 체결하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한일건설은 최근에도 리비아 재건 사업 참여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저승길 가로막는 부패사슬 뿌리 뽑아라

    변사 시신을 놓고 장례식장 업주와 경찰관, 소방관, 병원 직원, 상조업체 간의 얽히고설킨 부패사슬이 통째로 드러났다. 변사자 신고가 112나 119 상황실에 접수되면 장례식장 업주에게 즉각 알려주고 건당 20만~30만원의 사례비를 챙겼다고 한다. 장례식장 업주가 이들에게 찔러 준 뒷돈은 다름 아닌 상조업체에서 뜯은 리베이트였다. 하이에나처럼 변사자의 시신에 달려들어 유족의 장례비용을 나눠먹은 것이다. 돈에 눈이 먼 장례식장 업주나 상조업체는 그렇다 해도 저런 자들이 과연 경찰관·소방관인지 의심스럽다. 공직자가 어디 할 것이 없어서 ‘시신장사’를 한단 말인가. 이들이 은밀하게 뒷돈을 챙길 때 장례비용은 쑥쑥 올라갔다. 이번에 적발된 장례식장 업주는 상복이나 영구차, 영정사진, 제단 꽃장식, 유골함을 대는 장례업체한테서 20% 넘는 리베이트를 받아 이 중 일부를 “시신이 있다.”고 알려준 이들에게 건넸다.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는 유족들은 부패사슬의 먹이가 됐다. 그런데 검찰은 받은 돈이 소액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기소하지 않고 해당 기관에 비위사실만 통보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받은 검은 돈이 비록 소액일지는 모르지만 유족들을 등친 이들의 행위는 돈을 떠나 사회적으로 끼친 폐혜가 가볍지 않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결코 솜방망이 처벌로 끝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엄히 다스려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장례식장 비리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장례식장 업주-경찰·소방관, 병원 직원-상조업체’의 공생관계로 짜여진 부패사슬이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내만의 문제도 아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틀린 지적이 아니라고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장례식장의 구조적 비리와 먹이사슬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거품이 잔뜩 낀 장례비용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유통기한 지난 음식 주는 어린이집 운영정지

    어린이집에서 앞으로 유통기한을 넘긴 음식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다 적발되면 운영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보건복지부는 4일 어린이집 급식 관리 기준과 차량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제공하거나 재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주방용구를 정기적으로 반드시 소독하도록 의무화했다.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위반 시 운영 정지 처분을 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포함했다. 지금껏 어린이집 급식에 영유아보육법이 아닌 식품위생법을 적용함에 따라 비위생적인 급식을 적발해도 집단급식소 허가를 받지 않은 소규모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운영 정지 처분을 내릴 법적 근거가 없었다. 또 등·퇴원 차량 동승자가 의무적으로 일지를 작성해 아동이 교사 또는 부모에게 안전하게 인도됐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복지부 측은 “더 위생적인 급식 제공과 철저한 영·유아 보호를 목표로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저축銀 비리’ 은진수 1년6개월형

    ‘저축銀 비리’ 은진수 1년6개월형

    부산저축은행그룹 금융브로커 윤여성(56)씨에게서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은진수(50) 전 감사위원과 윤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우진)는 3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은 전 감사위원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7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는 징역 2년과 추징금 25억원으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감사위원 지위를 이용해 거액을 수수함으로써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훼손했으며, (피고인의) 형이 받은 이익도 1억원에 달한다.”며 “감사위원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를 취하지 못한 만큼 실형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은씨는 자신의 직무수행과 관련해서는 부당한 청탁을 하지 않았으며, 형이 취득한 금액이 은씨에게 귀속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윤씨가 부산저축은행 측 위임을 받아 협상하면서 부정한 청탁을 받은 뒤 상대방이 원하는 가격으로 계약이 체결되도록 해주고 돈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고 금융기관의 부실로 인한 사회적 피해도 초래할 수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사업권이 거래된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많이 사용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은 전 위원은 지난해 윤씨로부터 ‘금융감독원이 부산저축은행을 과거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검사하려고 하니 그 강도를 완화하고 자구노력 경위를 설명해 경영정상화 후 연착륙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고 3차례에 걸쳐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친형을 제주도의 한 호텔 카지노 운영업체 감사로 취업시킨 뒤 1억원의 급여를 받게 한 혐의도 있다. 윤씨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인천 효성지구 개발 사업권을 비싸게 인수하게 한 대가로 사업권을 판 시행사로부터 25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山사나이 도전정신 영원히 기억하리”

    “山사나이 도전정신 영원히 기억하리”

    “산을 사랑했던 사나이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지난달 18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산악인 박영석(48) 대장과 신동민(37), 강기석(33) 대원의 합동 영결식이 흐느낌과 눈물 속에 엄수됐다. 산악단체 회원들과 산악인, 가족과 지인 등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악인장으로 거행됐다. 영결식 시작과 함께 ‘악우가’(岳友歌)가 진혼곡으로 울려 퍼지자 곳곳에선 오열과 비탄이 터져 나왔다. 스크린을 통해 “산을 가야 산악인이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야 하는 것이 탐험가의 숙명이다. 죽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박 대장의 생존 녹화 영상이 흘러나오자 유족들은 고인을 부르며 오열했고 장례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장례위원장인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조사에서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신동민 대원이 안타깝게도 설산의 품으로 돌아갔다.”며 “우리는 이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장을 찾은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도 헌화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박 대장의 영정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오열하며 안나푸르나의 신을 불렀다. 엄 대장은 “이들의 영혼을 거둬 달라.”고 되뇌다 “왜 제게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라며 슬퍼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이 추도사를, 박 대장의 산악 동기인 대한산악연맹 배경미 국제교류 이사가 헌시를 낭독했다. 이들과 함께 원정을 떠났던 이한구, 김동영 대원, 장례위원회 참여단체 회원, 일반인들의 헌화로 영결식은 끝났다. 영결식을 마친 뒤 박 대장의 모교이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동국대에서는 제자들과 동문 선후배가 참석한 가운데 노제가 열렸다. 박 대장과 대원들의 유품은 유족이 정한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대한산악연맹은 내년 5월부터 수색을 재개하기로 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박영석 원정대’ 해맑은 영정만 가족 품으로…

    ‘박영석 원정대’ 해맑은 영정만 가족 품으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 강기석 대원의 분향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가족과 산악인들의 오열 소리로 가득했다. 1일 오후 5시 공식 분향이 시작되면서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을 비롯해 산악계 관계자,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 최종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영화배우 송강호씨와 유지태씨 등이 분향소를 찾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원정대의 실종을 한탄하고 가족을 위로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장례는 첫 ‘산악인장’으로 치러지며, 이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이 회장은 “가족과 함께 현장까지 가서 그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이 회장과 박 대장의 장남 성우군 등 가족·친지들은 새벽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이들과 달리 그 손에 들린 탐험대의 영정 사진은 너무 해맑아 슬픔을 더했다. 공항에 나온 박 대장의 부인은 “어떡하니… 어떡해.”라며 아들과 영정을 한꺼번에 끌어안고 오열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해발 4800m)와 카트만두에서 위령제를 지내며 이미 많은 눈물을 흘린 성우군도 어머니를 보자 다시 눈물을 쏟아냈다. 눈시울이 붉어진 이 회장은 “눈사태와 낙석 때문에 2단계 수색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눈이 적은 내년 5~6월쯤 다시 수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탐험대의 친지들과 마주 앉아서는 구조작업을 통해 드러난 정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암벽 30m 지점에 로프가 정리돼 있었다. 암벽을 모두 내려왔다는 뜻”이라며 “그곳에서 임시캠프(해발 5370m)까지 250m만 더 가면 되는데 눈사태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명이면 소지품 하나라도 나올 텐데, 그런 것도 없는 걸로 봐서 아주 깊이 묻혔을 것이다. 새벽부터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산악계의 별이 떨어졌다. 셋은 최고의 알피니스트이자 휴머니스트다. 다 꿈인 것 같다.”고 슬퍼했다. 3일 오전 10시에는 합동 영결식이 엄수된다. 조은지·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제주 김만덕 기념관 추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제주 김만덕 기념관 추진

    조선시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제주의 대표적인 여성상인 김만덕(1739∼1812년·초상화)의 정신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제주도는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의 모충사 남쪽 2만 263㎡ 부지에 내년부터 2014년까지 14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면적 2808㎡의 김만덕기념관을 짓는 사업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기념관에는 김만덕의 생애를 소개하고, 영정·유품·기록물 등을 보여 주는 기념관을 비롯해 굶주림을 체험하는 기아체험관, 기부문화의 소중함을 배우는 나눔교육관, 나눔광장, 야외공연장 등이 들어선다. 김만덕은 1794년 제주에 흉년이 들자 전 재산을 털어 산 곡식을 나눠주면서 도민들을 굶주림에서 구해 정조로부터 내의원에 속한 여의 가운데 으뜸인 ‘의녀반수’라는 벼슬을 받았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당제 제관 변신 성장현 용산구청장 “전통축제 매개로 구민화합 도모”

    사당제 제관 변신 성장현 용산구청장 “전통축제 매개로 구민화합 도모”

    “충무공 시호를 처음 얻은 선조의 얼이 우리 동네에 깃들어 있다는 게 가슴 뿌듯해요.”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용문동에 자리한 남이(南怡·1441~1468) 장군 사당에 대해 31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 27일 사당에서 장군을 기리는 제사를 모신 뒤끝이다. 이 사당제는 본래 지역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이어온 원주민 의식으로, 행사 절차의 일부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이런 행사에 지역을 대표하는 구청장이 직접 참여해 구민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대외 홍보효과까지 이끌어 낸다는 게 구청장의 생각이다. ●외국인 많은 용산 전통문화 적극 활용 성 구청장이 전통문화 보존과 알리기에 관심이 큰 것은 용산에 외국인이 많이 산다는 것과도 맞닿았다.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일수록 전통문화 보존과 알리기에 힘쓰면 그 효과는 훨씬 크다는 얘기다. 이런 생각에 지난 29일부터 열린 이태원지구촌축제에서도 퍼레이드 행렬에 우도 농악, 해남 강강술래 등을 포함시켰다. 성 구청장은 “용산이 세계인의 도시로 이름이 나면 날수록 전통문화 보존과 알리기는 더욱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사당제는 장군의 억울한 죽음을 달랜다는 역사적인 의미도 담고 있지만, 용산구의 안녕을 빌고 구민 화합의 계기로 삼는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당제 첫머리에서 “초헌관(初獻官·첫 번째로 술을 올리는 사람)은 신위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앉으시오.”라는 제관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이에 맞춰 사당에 마련된 영정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은 이는 다름 아닌 성 구청장이었다. 복식에도 절차에도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집사에게 술잔을 받아 제단에 올렸다. 당시 당상관의 의관을 갖춰 입은 채 “장군 시절에 입던 옷을 철저한 고증에 따라 재현한 복식”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남이 장군은 조선 세조 때 병조판서로 활동하다 누명을 쓰고 28세 어린 나이에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여진족 토벌로 나라를 지키다 모함을 받은 넋이다. 그가 마지막 길을 떠난 곳이 바로 지금의 용산 부근 한강변 새남터다. 이후 이곳 사람들은 장군의 사당을 세우고 매년 이맘때 제사를 모시고 있다. ●전야제·꽃등행렬 등 대표축제로 용산구는 29년 전부터 구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고 다른 문화행사까지 결합시켜 이를 용산을 대표하는 전통축제 ‘남이장군 사당제’로 발전시켰다. 올해 행사는 지난 24일부터 시작해 전야제, 꽃등 행렬 등에 이어 이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당제 및 장군 출진으로 이어졌다. 축제는 당굿과 사례제 및 대동잔치 등으로 마무리됐다. 성 구청장은 효창공원~숙대입구~삼각지 등으로 이어지는 장군 출진 행렬에도 참석했다. 대열 가운데 서서 길에 나와 줄지은 구민들에게 인사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옛 지방관리인 목민관들이 마을 제사에 참석해 백성들과 소통하던 전통을 따른 것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잡스, 후계자 양성엔 실패했다

    잡스, 후계자 양성엔 실패했다

    애플사의 전임 최고경영자(CEO)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많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후계자를 양성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아직 잡스의 후광으로 애플사의 실적은 굳건하지만 머지않아 후계자의 부재가 실적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됐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애플 사례를 통해 장기적인 승계 계획(Succession Plan)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배성오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7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잡스는 2004년부터 췌장암으로 투병했기 때문에 승계 계획을 세울 시간이 있었지만 실행하지 못했다.”면서 “팀 쿡은 제품을 만드는 리더이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가 아니기 때문에 이는 향후 회사의 심각한 리스크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이날 ‘잡스의 죽음을 통해 본 위기관리 경영’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경영진의 승계 계획 실패로 경영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월트디즈니사는 1966년 CEO인 디즈니의 사망으로 리더십 공백기를 맞았고 경영정상화에 20년이 소요됐다. 소니는 1999년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가 사망한 후 혁신제품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배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CEO 승계 실패로 폐업하는 기업 수가 연간 7만개에 달한다.”면서 “최근 중국의 하이얼(가전제품 제조업체), 화웨이(통신장비 제조업체), 레노버(컴퓨터 제조업체) 등도 CEO 승계가 핵심 이슈”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은 잡스의 후광으로 애플이 건재하지만 노키아, 구글 등 반대전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추후 애플도 비슷한 경영위기를 겪을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승계 계획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승계 계획’은 후임자를 단순히 지명해 놓는 ‘대체 계획’이 아니라 후임자 후보군을 사전에 선정하고 CEO에게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해 체계적으로 CEO를 길러내는 개념이다. 배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60세 이상 경영자 비율이 1993년 10.6%에서 2007년에는 17%로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승계 계획 도입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기업 GE의 유명한 CEO인 잭 웰치나 제프리 이멜트는 6년 정도의 승계 계획을 통해 육성 및 선발됐으며, 인텔은 현직 CEO가 직접 승계 후보자를 대상으로 직무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배 연구원은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창업자의 리더십 부재가 경영위기가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후계자의 경영능력을 검증하고 장기적인 육성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개인 복지시설도 후원금 내역 투명하게

    개인 복지시설도 후원금 내역 투명하게

    법인 형태가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도 앞으로는 후원금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6일 사회복지법인 이외의 개인시설도 결산과 후원금 수입, 사용내역 등을 의무 공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사회복지법인과 그에 소속된 시설만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재무·회계 내역을 의무적으로 보고·공개하도록 돼 있었다.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계기로 사회복지법인·시설의 투명성 확보 문제가 대두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권익위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이나 시설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행 통제 시스템으로는 부정부패를 차단하기가 어렵다.”면서 “실제 부패 사례는 개인시설들에서 더 많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사설 복지기관에 대한 점검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개선안 마련 취지를 설명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앞으로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감사도 투명해질 전망이다.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봐주기식’ 감사 등 허울뿐인 내부감사를 통제하기 위해 법인이 감사를 선임할 때는 시·도지사의 추천을 받아 관련법에 따른 회계전문가를 의무적으로 선임하도록 했다. 지난 7월 권익위의 실태조사에서도 사회복지법인들의 ‘무늬만 감사’ 행태가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서울시의 A사회복지법인은 2007년 이후 후원금 13억원을 임의로 개인에게 빌려주고 1200만원의 이자를 받아 잡수익으로 처리하는 등 재무회계 규칙을 위반했는데도 내부감사에서 눈감아 줬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형식적인 지도나 점검에 그치지 않도록 공무원의 지도·점검 권한을 위탁(촉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권익위 관계자는 “전문인력 부족과 업무 이해도의 차이 등으로 지자체별로 비슷한 위반 사례에 대한 처분이 다르거나 행정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B 장애인시설은 지난해 상반기에 계약업무 부적성 등 관련 규정 위반사항이 적발되고도 해당 지자체의 적절한 행정조치 없이 지난 6월 현재까지 방치됐다. 담당 공무원이 업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유사한 위반사례에도 행정처분 결과가 들쭉날쭉하기도 했다. 교사 처우개선비를 착복한 서울시 C기관은 시정명령만 받은 반면 교사 처우개선비를 부당청구한 경기도 D기관은 운영정지 4개월에 원장 자격정지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앞서 2007년 당시 국가청렴위원회가 이번 개선안을 골자로 담은 ‘사회복지법인·시설 운영지원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 정부 입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했으나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돼 무산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만추 그윽한 ‘新부여 8景’ 찾아 떠나볼까요

    만추 그윽한 ‘新부여 8景’ 찾아 떠나볼까요

    책 한 권 들고 떠난 여정입니다. ‘윤재환의 신부여팔경’입니다. 세월이 흘렀으니, 백제의 옛 도읍지 부여에도 그에 걸맞은 새 ‘부여 8경’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따라 부여를 돌아봤습니다. 패자의 역사가 퀴퀴하고 낡은 유물 위에 덧씌워져 있을 거란 선입견도 함께 가지고 갔지요. 그런데 옛것들을 되짚어 가는 길에서 뜻밖에 놀랍고 아름다운 풍경들과 만났습니다.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되 결코 누추하지 않은’, 백제의 향기 오롯한 그런 풍경 말입니다. ●꽃이 진다고 역사를 탓하랴 잊혀진 왕도(王都)는 처연하다. 육당 최남선은 1948년 ‘조선의 고적’을 통해 부여를 이렇게 묘사했다. “평양은 적막한 중에 번화가 드러나고, 경주는 번화한 중에 적막이 숨어 있는데, 백제의 부여는 실시(失時)한 미인같이, 그악스러운 운명에 부대끼다 못한 천재같이, 대하면 딱하고 섧고 눈물조차 그렁거리”는 곳이라고. 부여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적확한 표현은 없지 싶다. 고을마다 대표적인 여덟 경치는 있게 마련이다. 부여 또한 마찬가지. 1경은 백제탑의 저녁 노을, 2경 저녁 무렵 부소산에 내리는 부슬비, 3경 고란사의 새벽 종소리, 4경 낙화암에서 망국의 한을 우짖는 소쩍새, 5경 구룡평야에 내려앉는 기러기떼, 6경 백마강에 고요히 감겨드는 달빛, 7경 수북정에서 바라보는 백마강 아지랑이, 그리고 8경 규암나루로 들어오는 돛단배 등이다. 그러나 세상은 바뀐다. 사라진 것도 있고, 보탤 것도 있다. ‘신(新) 부여 8경’은 부여 읍내를 기준으로 내 4경과 외 4경으로 나눴다. 그중 제1경은 금성산 조망이다. 2경은 부소산 산책, 그리고 3경 백제탑 석조와 4경 궁남지 연꽃, 5경 무량사 매월당, 6경 장하리 삼층석탑, 7경 대조사 미륵보살, 8경 주암리 은행나무가 뒤를 잇는다. 으뜸가는 경치를 ‘금성산 조망’으로 꼽은 것은 부여와 백제를 바로 보자는 뜻에서다. 금성산에 오르면 부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그에 견줘 2경 ‘부소산 산책’은 옛것의 향기를 좇자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외지인들에겐 부소산이 사실상 1경이다. 널리 알려진 부여의 아이콘들은 죄다 부소산에 몰려 있다. 낙화암, 고란사, 백마강 등 귀에 익은 관광지는 물론, ‘삼천 궁녀’의 원혼을 위로하는 궁녀사 등 덜 알려진 유적지도 빼곡하다. 부소산은 낮다. 높이 106m에 불과하다. 남쪽 기슭은 성왕 16년(538년) 이후 123년 동안 백제의 왕궁지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북쪽 사면은 낙화암을 통해 백마강과 접해 있다. 산책로는 부소산 전체를 에둘러 조성돼 있다. 오르막 내리막은 있지만, 험하지 않아 2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부소산의 핵심은 낙화암이다. 패망한 백제의 궁녀 3000명이 꽃처럼 몸을 날려 자결했다는 곳. 부소산 들머리에서 채 20분이 안 걸린다. 낙화암 정상엔 육각형의 정자 ‘백화정’이 세워져 있다. 궁녀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1929년에 지어졌다. 백화정 아래로 백마강이 흐른다. 멀리 신무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공주에 이르러 금강이 되고, 부여에 닿으면 백마강이라 불린다. 호암리 천정대 앞에서 세도면 반조원리까지, 약 16㎞ 정도를 흐르는 ‘금강’이 바로 백마강이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의 흔적 가득한 무량사 국보 제9호 백제탑(정림사지오층석탑)과 궁남지까지 살피면 내 4경은 모두 돌아본 셈. 이제 외 4경을 돌아볼 차례다. 그 첫걸음은 무량사다. 고란사와 마찬가지로 개창 시기는 불분명하다. 다만, 9세기말 통일신라시대 때 처음 지어졌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다. 100년 넘은 싸리나무를 깎아 만든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면 절의 중심 건물인 극락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보물 제356호. 그런데 이 건물, 문외한이 보기에도 범상치 않다. 단풍 든 나무 아래 떠억하니 버티고 섰는데,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자태로 단박에 이방인의 눈을 사로잡는다. 극락전은 중층 불전으로 지어졌다. 겉으로는 2층인데 내부는 트여 있는 형태다. 배흘림 기둥이 든든하게 건물을 받들고, 네 모서리마다 활주를 세워 균형감을 더했다. 단청은 있는 듯 없는 듯 벗겨졌다. 하나, 색이 바랬다고 본연의 아름다움이 사라지지는 않을 터. 세월의 깊이는 외려 더 무겁게 전해 온다. 무량사는 조선 세조 때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최후를 마친 곳이기도 하다.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항거하며 비승비속의 몸으로 떠돌던 그의 영정이 우화당 뒤편 전각에 봉안돼 있다. 그의 절개처럼 곧은 부도탑은 일주문 오른편에 세워져 있다. 여기서 순서를 바꿔 8경 주암리 은행나무를 먼저 찾는다. 무량사와 가깝기 때문이다. 녹간마을 은행나무는 백제 성왕 16년(538)에 심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천연기념물 제320호. 풍파를 딛고 살아낸 세월이 1000년을 넘는데, 전해오는 이야기 한자락 없으랴. 나무는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이를 알렸다고 한다. 백제와 신라, 그리고 고려와 조선이 망할 때마다 칡넝쿨이 은행나무를 감아 나라의 망조를 예언했다. 제 몸은 물론, 마을 사람들을 돌보는 데도 신묘한 재주를 펼쳤다. 전염병이 창궐해도 이 마을만은 화를 입지 않았고, 1910년 구제역 같은 괴질이 이웃 마을 소들을 삼켰을 때도 이 마을 소들은 끄떡없었다. 고려시대 때 인근 절집 주지가 암자 중수를 위해 자신의 가지를 베자, 급사시켜 응징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현재 나무는 부분적으로 노랗게 물들었다. 11월 초면 1158㎡에 달하는 몸피 전체가 노란 옷으로 갈아 입는다. ●너른 부여 뜨락 품은 가림산성 6경 장하리 삼층석탑과 7경 대조사 미륵보살도 인접해 있다. 장하리 삼층석탑은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백제탑과 많이 닮았다. 백제 불교의 향기가 고려시대까지 이어진 셈. 대조사는 황금빛 큰새(大鳥)가 현신한 자리에 세워졌다는 전설을 안고 있다. 높이 10m의 미륵보살은 절집 위쪽에 세워져 있다. 미래 세계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바로 그 보살이다. 인체비례를 무시한 게 특징. 얼굴은 각진 데다, 귀는 크고 눈은 작다. 신체 비율도 4등신에 가깝다. 어느 모로 봐도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운 외모다. 하지만 백제 멸망 이후 신라에, 후백제 멸망 이후엔 고려의 지배를 받아야 했던 부여 사람들에게 미륵 보살은 일종의 메시아와 같은 존재였을 게다. 신 부여 8경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대조사를 품고 있는 가림산성(옛 성흥산성)은 반드시 오르는 게 좋다.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산성으로, 확인된 것만 1500m 정도 된다. 가림산성의 자랑은 시원한 조망이다. 백제 도성을 따라 흐르는 금강 하류 일대의 드넓은 뜨락이 한눈에 담긴다. 가까운 논산과 강경은 물론, 익산의 미륵산과 멀리 장항까지 굽어볼 수 있다. 글 사진 부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 간 고속도로→공주~서천 간 고속도로→부여 나들목 순으로 간다. 서해안고속도로→대전~당진 간 고속도로→공주~서천 간 고속도로→부여 나들목 순으로 갈 수도 있다. 고속버스는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여까지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맛집 구드래 선착장 주변에 맛집들이 몰려 있다. 구드래돌쌈밥(836-9259)은 다양한 종류의 쌈밥이 주 메뉴다. 향우정(835-0085)은 한정식, 장원 막국수(835-6561)는 충청도 특유의 막국수로 입소문이 났다. ▲잘 곳 부소산성 맞은편에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많다. 숙박료도 3만~4만원으로 싼 편.
  • 백화점 납품사 판촉비 50% 내린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백화점 간의 판매수수료 ‘공방’이 막바지에 이른 듯하다. 대형유통업체들의 불공정 행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제정을 추진 중인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대규모유통업법) 통과가 시급하다. 법안은 지난달 7일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를 통과,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는 해외 명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납품업체가 100% 부담하고 있는 판매촉진 비용을 유통업체는 최대 50%만 부담하게 되고 계약기간 내 추가 인테리어 비용도 백화점이 일정 부분 지불해야 한다. ●불공정 행위땐 과징금·형사처벌 법안은 ▲상품대금 감액 ▲상품 수령 거부·지체 ▲판매촉진비용의 부담 전가 ▲납품업자 등의 종업원 사용 ▲배타적 거래 강요 ▲경영정보 제공 요구 ▲상품권 구입 요구 등 현재 독과점 형태인 대형유통업체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구체적으로 적시·금지하고 있다. 기존처럼 고시가 아닌 법률을 근거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불공정 행위가 적발될 경우 납품대금이나 연간 임대료 범위 내에 과징금을 물게 된다. 특히 자사에만 납품을 강요하거나 경영정보제공을 요구하는 경우, 거래 업체에 보복을 하거나 시정 명령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법안은 과도한 판촉 비용과 인테리어 비용을 낮추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백화점이 ‘MD개편’으로 불리는 매장 이동 권한을 거래 업체를 좌지우지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관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는 매출이 적거나 거래 과정에서 소위 ‘찍힌’ 업체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적은 구석 매장으로 쫓겨나고 있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이 법이 제정되고 나면 매장을 옮길 때마다 인테리어 공사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 횡포를 개선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민주당 박선숙 의원이 최초로 발의한 데 이어 비슷한 안을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올해 발의함에 따라 심사과정에 합쳐진 것이다. 민주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민생법안에 포함돼 있으며 한나라당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FTA로 법사위 파행땐 불투명 이미 두 차례의 공청회를 거친 만큼 의견수렴은 충분히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법사위 처리가 다가오자 백화점 측이 처리 지연을 위해 국회 내에서 적극적으로 로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최종 처리까지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내년 총선, 대선을 고려하면 이번 정기국회 통과만 막으면 된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유통업체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이 법안의 더 큰 걸림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로 인해 법사위 전체회의 자체가 파행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대형마트·관공서 ‘임신부 우선’

    대형마트·관공서 ‘임신부 우선’

    앞으로 대형마트에 임신부를 위한 전용 계산대가 설치되고, 관공서에서는 임신부의 민원을 먼저 처리해 준다. 행정안전부는 25일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지식경제부 등과 합동으로 임신부 배려와 국민 편의 제고, 골목경기 활성화, 장애인 복지 증진 등 4개 분야 30개 제도의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올해 말부터 대형마트에 임신부 배려 계산 창구를 만들어 임신부가 무거운 카트를 끌고 오래 줄을 설 필요가 없도록 한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개 대형마트가 동참하며, 업체별로 세부 시행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관공서에는 임신부가 기다리지 않고 다른 사람보다 먼저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임신부 먼저’ 서비스가 도입된다. 지방자치단체 관공서 중심으로 시행되며, 관공서에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홍보를 통해 일반 민원인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또 국립공연장, 국립 예술단체의 공연을 관람할 때 임신부는 관람료를 할인받는다. 공연 관람료 할인 폭은 일반가의 20~30%선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립공원 내에는 임신부 전용주차장과 산책코스도 설치된다. 형편이 어려운 임신부들은 자치단체로부터 가격이 비싼 임부복이나 태교 책자, CD 등을 무료로 제공받게 된다. 이 같은 혜택은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임신부는 물론 병원 산모수첩이나 임신확인증명서 등을 통해 초기 임산부도 누릴 수 있다. 이 밖에 50인 미만 소규모 어린이집의 급식위생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연말부터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급식 위생관련 사항을 신설,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경우 1차로 시정명령, 2차 위반 시 운영정지까지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봉사활동 형식으로 이뤄지지만,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초등학교 급식 배식은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학부모 부담을 더는 동시에 연간 4만~5만개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현금 지급기(ATM)를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연말부터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ATM 설치 표준안’을 보급,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ATM을 영업점별로 최소 하나씩은 두게 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성범죄자의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내년 3월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中드라마 속 영정 사진에 내 부인과 아이가?

    中드라마 속 영정 사진에 내 부인과 아이가?

    올초 중국 CCTV의 한 드라마가 일반 시민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최근 이에대한 양측간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진시황제의 이야기를 담은 CCTV 드라마 ‘고금대전진용정’(古今大战秦俑情)은 지난 1월 19일 방송에서 ‘죽은 어머니와 어린 아이’의 영정사진을 내보냈다.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부터. 절강성 녕파시에서 이 드라마를 시청하던 천씨는 깜짝 놀랐다. 이 영정사진 속 인물이 자신의 부인과 아이였던 것. 드라마 제작진 측이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사진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한 것이다. 천씨는 곧 방송국을 포함 관련 회사 5곳을 초상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천씨는 소장에서 방송국의 사과와 사진 삭제, 초상권료를 포함 위로금 80만 위안(약 1억 4000만원)을 요구했다. 이후 천씨와 방송국 간의 지리한 재판이 이어졌고 결국 천씨는 방송국으로 부터 4만 3100위안(약 760만원)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 천씨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권리를 이렇게 지키기 어렵다는 것에 분통이 터진다. 재판에 너무 지쳤다.”고 밝혔다. 방송국 측은 “초상권 침해를 인정하며 향후 무단으로 사진 사용하는 것을 주의하겠다.” 며 “초상권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결론나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저축銀 6곳 완전자본잠식 상태

    금융당국이 최근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저축은행 중 6곳이 올 상반기 현재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각 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와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저축은행 89곳 중 자본잠식 상태인 곳은 33곳(37.1%)에 달했다. 지난해 6월 말 24곳보다 9곳 늘어난 것이다. 특히 신민과 우리, 대원, 예쓰, 경남제일, 미래저축은행 등 6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자산규모 국내 1위 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에만 1269억원의 적자를 냈고, 104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6월 말 현재 608억원으로 급감해 자본잠식률이 41.52%에 달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6월 결산 이후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6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솔로몬 외에도 흥국과 유니온 등 대형 저축은행이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신민과 경남제일, 미래는 지난해 6월 말에는 자본잠식이 아니었으나 1년 만에 자본금을 모두 날리고 완전자본잠식 대상이 됐다. 자본잠식 상태인 저축은행이 늘어난 것은 영업 환경이 나빠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손실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도 자본잠식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30일까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79개 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중 감사의견 외에 ‘특이사항’을 기재한 보고서는 모두 20개로, 대부분 자본잠식 저축은행들의 감사보고서였다. 특이사항은 회계법인이 감사의견과 별개로 회사가 처한 영업환경, 불확실성 요인 등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인 우리·대원·예쓰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 소유이거나 경영정상화자금 수혜 저축은행이어서 일정기간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됐고, 신민·경남제일·미래저축은행은 결산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부고]

    ●정한욱(KBS PD)씨 모친상 김계호(삼성SDS 해외사업단 부사장)김백규(JBL)씨 장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410-6901 ●장희윤(전 재경부 OECD 국제조세센터소장)씨 모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3010-2295 ●조진희(한국정책금융공사 감사실장)석희(사업)춘희(광문중 교사)씨 부친상 안성호(명진 전무)진영정(사업)김종화(삼남석유화학 지원팀장)김정대(한림성심대 교수)씨 장인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410-6912 ●이인석(씨티개발 대표이사)씨 장인상 3일 인천 길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32)462-9261 ●이진희(청구초 교감)용희(사업)대희(광운대 교수)형희(사업)씨 부친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230 ●고재홍(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씨 부인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262 ●박찬영(전 중앙일보 편집부 부장)찬규(사업)씨 부친상 홍정희(사업)씨 장인상 3일 인천 길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32)472-0873 ●신동익(전 KT스카이라이프 윤리경영팀장)씨 별세 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2258-5940 ●이기종(전 경남기업 상무)씨 별세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11시 (02)3010-2252 ●신대하(전 기업은행 방이역 지점장)진하(㈜마린월드 관리팀장)씨 모친상 장병환(경기매일신문 이사) 김용석(피엔엘인터내셔날㈜ 본부장)씨 장모상 이명숙(풍생중학교 교감)씨 시모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631
  •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 못보고…”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 못보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6일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조전에서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박용길 여사는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을 보지 못하고 우리 곁을 애석하게 떠났지만 그가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위해 바친 애국의 넋은 북과 남, 해외 온 겨레의 마음속에 길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장례위 방북 불허 앞서 김양건 북한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은 26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박 장로의 장례에 대해 협의하자며 유족과 장례위원회 관계자의 개성 방문을 요청했지만 통일부가 방북을 불허했다. 장례위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일부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했다. 장례위에 따르면 북측의 개성 방문 요청 사실을 통일부에 알렸으나 통일부는 ‘조문단이 서울로 온다면 정중하고 안전하게 편의를 보장하겠지만, 북이 내려오지 못한다면 개성이든 다른 곳이든 일체의 접촉을 허용할 수 없다.’며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다. 장례위는 이 같은 내용을 북측에 전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준비시간 관계상 개성으로 갈 수 없게 됐다.”는 답변을 보냈다. 북측은 박 장로에 대한 조의 표시나 조문단 파견 등을 위한 협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장로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 남측준비위 명예대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내며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또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이번 장례 접촉 제의를 통해 남측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떠보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례식 소박하고 검소하게… 노제 생략 김상근 장례위원장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장례위와 유족의 입장을 정리해 북측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측은 “유가족이나 장례위 관계자가 방북해 북측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전통적인 장례 예법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장로의 장례식은 28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북구 수유리에 위치한 한신대 신학대학원 예배당에서 ‘겨레장’으로 치러진다. 겨레장 명칭은 ‘통일의 봄길’로 정해졌다. 장례식에서는 고은 시인이 조사를 낭독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등이 조사를 한다. 소박하고 검소하게 하겠다는 유가족들의 바람에 따라 운구, 영정 차량은 없이 이동하며 노제 또한 생략한다. 장례식을 마친 뒤 수유리에 있는 통일의 집을 거쳐 오후 1시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문익환 목사와 합장된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토마토’ 자구책 냈지만 퇴출… 3만여명 3792억 피해

    ‘토마토’ 자구책 냈지만 퇴출… 3만여명 3792억 피해

    금융당국이 영업정지를 결정한 토마토·제일·제일2·프라임·에이스·대영·파랑새 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의 총 수신액 규모는 11조 4357억원이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총 수신액인 76조 7924억원의 15%에 해당한다. ●토마토2저축은행, 대상서 제외 특히 경기도 성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4조 4500억원으로 업계 2위의 저축은행이다. 2500억원에 해당하는 부동산을 팔고 계열사인 토마토2저축은행을 매각하겠다는 자구책을 제출했지만 퇴출을 면치 못했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토마토저축은행의 자회사이나 완전히 별도로 경영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6.26%여서 퇴출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지난해 6월 BIS 비율이 9.45%였으나 이번 경영진단에서 -11.47%까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제일저축은행은 총자산 3조 8400억원으로 업계 3위다. 이미 지난 5월 해당 저축은행 임원의 부당대출로 뱅크런(예금인출)을 겪은 바 있다. 올 들어 부산저축은행그룹에 이어 모회사와 자회사가 영업정지된 두 번째 저축은행이다. 특히 제일저축은행은 상장사라는 점에서 영업정지 영향은 예금주뿐 아니라 주주까지 확대가 불가피하다. 지난 2일 이후 구조조정 공포감으로 7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던 제일저축은행 주가는 지난 15일 돌연 급등해 가격제한폭인 15.00% 오르기도 했다. 제일저축은행의 상장 폐지여부는 오는 28일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영업정지는 퇴출사유가 된다. 제일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사실 여부와 사유를 조회공시를 통해 확인하고 나서 실질심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위치한 에이스저축은행도 총자산이 1조 4707억원, BIS 비율은 8.20%였지만 금융당국의 경영진단 결과 BIS 비율이 무려 -50.10%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신용공여 및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대해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대영’ ‘파랑새’ 퇴출 자주 거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프라임저축은행은 총자산 1조 6811억원, BIS 비율은 5.06%였지만 금융당국의 경영진단 결과 부실 저축은행(BIS 비율 -4.14%)으로 결정됐다. 서울 여의도동에 지점 1개가 있다. 특히 프라임그룹은 지주회사인 프라임개발과 계열사인 삼안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신청안이 지난 2일 가결된 이후 계열사인 프라임저축은행까지 영업정지를 당하게 됐다. 지난 7월에는 소유 건물인 ‘테크노마트’가 흔들리는 사태 이후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외 서울 강남에 위치한 대영저축은행(BIS 비율 -9.13%)은 서울 목동과 송파동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파랑새 저축은행(BIS 비율 -5.50%)은 부산 서면 1곳에 지점이 있다. 이들은 기존에 퇴출 대상으로 자주 거론돼 왔다.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은 영업정지일부터 45일간 유상증자나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경우 영업을 재개하게 된다. 만일 경영정상화가 안 되면 매각 절차를 밟거나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한 가교저축은행으로 계약이 이전된다. 금융당국은 이런 과정을 3개월 이내에 마치고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뱅크런·PF 추가부실 우려속 생존 6곳도 불씨 여전

    뱅크런·PF 추가부실 우려속 생존 6곳도 불씨 여전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올해 초부터 추진한 일련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이 일단락됐다고 공언했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불안요인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영업정지된 7개의 저축은행 외에 영업정지를 가까스로 모면한 6개 저축은행이 불씨로 남아 있다. 이 중 2곳은 대형저축은행이다. 게다가 저축은행들의 악화된 수익성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18일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번 구조조정 발표는 업계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들을 도려낸 이후 저축은행 업계가 먹고살 방법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건전성 회복을 위해 외과수술법을 택했다. 곪은 저축은행이 부실을 키우거나 옮길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7개 저축은행을 잘라낸(퇴출) 것이다. 하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 미만인 13개 저축은행 중에 6개는 경영평가위원회의 자문을 받아들여 영업정지를 유예했다. 문제는 이들 6개 저축은행이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 또다시 퇴출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경영정상화 대상으로 일단 이번에는 영업정지 대상이 아니지만 향후 6개월 또는 1년 내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 추가 영업정지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 예금자들이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없는 여건으로, 대량 인출(뱅크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좋아질 만한 신호가 없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추가 부실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6곳 때문에 저축은행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지 않으냐는 지적에 “일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BIS 비율은 수익성이 따라주지 않으면 다시 나빠지게 된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구조조정의 직접적 이유가 된 부동산 PF를 제외하고 특별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 금융으로 복귀하기를 바라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오히려 새로운 부실 가능성을 높이는 해법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저축은행이 개인신용등급 6등급 이하인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소액 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저축은행들이 너도 나도 소액 대출에 뛰어들 경우 내년 초 또다시 BIS 비율이 크게 하락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 가장 우량한 것으로 알려진 A저축은행도 손실이 많아지면서 2년여만에 소액 신용 대출을 접은 바 있다. 수익성이 가장 높은 편인 B저축은행도 소액서민대출보다는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최근 중고차에 대한 할부금융을 저축은행에 열어 주었지만 시장의 크기가 너무 작다.”면서 “구조조정도 끝냈으니 방카슈랑스 취급 등 다양한 해법을 검토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저축은행 업계2·3위도… ‘대마불사’ 없었다

    저축은행 업계2·3위도… ‘대마불사’ 없었다

    저축은행 업계 2, 3위인 토마토·제일저축은행을 비롯해 7개 저축은행이 회생이 불가능한 부실 저축은행으로 판명돼 문을 닫았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대마불사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올들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은 모두 16개로 늘어났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임시회의를 열어 토마토·제일·제일2·프라임·에이스·대영·파랑새 등 7개 저축은행을 경영개선 대상으로 확정하고 영업을 정지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4조 4559억원의 업계 2위 대형 저축은행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7개 저축은행은 이날 정오부터 만기 도래 어음 및 대출의 만기 연장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 영업이 중단됐으며,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제일저축은행은 첫 거래일인 19일 주식의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금융위는 영업정지일로부터 45일 이내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가 달성되면 영업 재개도 가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의 5000만원 이하 예금은 전액 보호된다. 금융위는 긴급자금이 필요한 예금자를 위해 오는 22일부터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지급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저축은행 경영진단 추진에 따른 정부입장’이란 발표문을 통해 “금년 초부터 추진된 저축은행에 대한 일련의 구조조정과 경영진단이 일단락됐다.”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저축은행 지원방안 등 제도화 작업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저축은행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저축은행 문제가 안정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전수조사(경영진단)로 사실상 올해 검사는 다 종결됐다.”며 “(급격한 예금 인출 등) 돌발상황이 없다면 적어도 올해는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없으니 영업정지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 외에도 6개 저축은행이 BIS 비율이 5%에 미달하거나, 자산이 부채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영업정지 조치는 피했다. 금융위는 “6개 저축은행에 대해선 대주주 증자와 자산매각 등 경영개선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인정해 최대 1년까지 자체 정상화를 추진토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7개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집중검사가 실시된다. 금감원은 대주주 신용공여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위법행위 지시 등 불법행위를 적발할 경우 신분제재와 검찰고발 등 법적 제재 조치를 엄격히 부과할 방침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실책임자에 대해서 해당 금융기관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토록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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