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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영정과 함께, 가장 슬픈 인증샷 “스무살 돼 투표하고 싶어 했는데..”

    딸 영정과 함께, 가장 슬픈 인증샷 “스무살 돼 투표하고 싶어 했는데..”

    ‘딸 영정과 함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아버지의 투표 인증샷이 공개됐다. 고(故) 유예은(단원고 2학년)양의 아버지 유경근씨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딸의 영정사진을 들고 투표소 앞에서 찍은 인증사진을 게재했다. 유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은이와 함께 투표하고 인증샷도 찍었다”며 “조금만 더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고, 얼른 스무살이 돼 투표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투표장에 가게 되었네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유 씨는 검정 옷을 입은 채 딸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이어 유 씨는 “그래도 덕분에 예은이랑 산책했어요. 맑은 바람, 따사로운 햇빛 맞으며”라고 덧붙였다. 딸 영정과 함께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딸 영정과 함께, 정말 안타깝네요”, “딸 영정과 함께, 보자마자 눈물이 난다”, “딸 영정과 함께, 살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딸 영정과 함께, 예은양 하늘에서 행복하길”, “딸 영정과 함께딸 영정과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딸 영정과 함께, 아버지 덕분에 예은이도 소원 성취했네요”, “딸 영정과 함께, 아버지는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유경근 SNS (딸 영정과 함께)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살신성인의 간호조무사, 영정 속 온화한 미소…더욱 안타까워

    28일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발생 당시 야간 근무를 서다가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며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준 간호조무사 故 김귀남(53)씨 빈소. 숨진 김 씨는 이날 새벽 효사랑요양병원 별관 2층에서 홀로 근무 중, 0시 27분께 울리자마자 불이 난 3006호 쪽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문 틈으로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중이었다. 김 씨는 두 차례에 걸쳐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들을 부축해 1층으로 대피시킨 후, 화재 진압을 위해 소화기를 거머쥐고 3006호를 찾아갔지만 유독가스가 김 씨를 덮쳤다. 혼절한 김 씨는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눈을 뜨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예비신부 “도저히 안 믿겨… 직접 확인해야”

    예비신부 “도저히 안 믿겨… 직접 확인해야”

    “고생만 실컷 하다가 9월에 결혼을 하게 되면 좀 행복해질까 싶었는데… 우리 아들 불쌍해서 어떡해요.” 지난 26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로 숨진 중국 교포 김탁(37)씨의 어머니(50)는 세 아들 중 유난히 다정했던 큰아들의 사망 소식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2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떠나보낸 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의지했던 큰아들마저 황망하게 떠난 충격이 가시지 않은 탓이다. 27일 동국대 일산병원에 마련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김씨는 “탁이 아빠와 재혼을 해서 탁이와 나는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났는데도 늘 살뜰하게 나를 챙겼다”면서 비통해했다. 김씨는 2011년 영주권을 취득해 한국에 입국했으나 아직 귀화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중국 여행사에서 항공티켓 발권 업무를 했던 그는 울산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일했다. 어머니는 “아들은 평소 성실하게 일한 덕분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주말이면 고양의 어머니 집에 올라와 막냇동생(18)을 돌봤다. 주말에 고양에 왔다가 사고 당일 울산에 있는 회사 숙소로 돌아가려고 터미널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김씨는 터미널에서 화재가 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가 아들에게 ‘숙소에 잘 도착했니?’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전화를 하던 중 경찰이 전화를 받는 통에 뒤늦게 비보를 접했다. 사고 발생 약 8시간 만이었다. 어머니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터미널은 여기저기 뚫린데다 아들이 10번도 넘게 방문해 구조를 잘 알고 있었는데 왜 탈출을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는 9월 10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어머니는 “며느리 될 아이가 중국에 있는데 비자를 신청해도 빨라야 30일에나 나온다고 해서 발만 구르고 있다”면서 “자기 눈으로 직접 (아들의 죽음을) 확인해야겠으니 한국에 도착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라고 하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들이 제주도에서 웨딩 촬영을 하려고 예약도 해놓고, 결혼하면 한국에서 신혼살림을 차릴 생각에 부풀어 있었는데…”라는 말만 되뇌며 아들의 영정을 멍하니 쳐다봤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295개 공공기관 모조리 경영정보 ‘엉터리’

    295개 공공기관 모조리 경영정보 ‘엉터리’

    295개 공공기관 전부가 국민에게 경영 정보를 불성실하게 공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공공기관은 경영평가 성과급을 퇴직금 산정 시 빼라는 정부 지침에 대해 퇴직금이 줄어든다면서 노사협상 테이블에 올리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의 295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체 공공기관에서 불성실 공시 사례가 있었다고 22일 밝혔다. 기관 평균 벌점은 113.5점에 달했다. 벌점이 10점 이상이면 ‘기관주의’를, 20점 이상이면 ‘관련자 인사 조치’의 처벌을 내리는데 295개 공공기관 중 291개가 20점을 넘었다. 기재부는 해당기관 임원에게 경고 이상의 강한 징계를 검토 중이다. 벌점이 가장 많은 곳은 국토연구원(282점)이었고, 88관광개발(279점), 한국가스공사(269점), 한국교통연구원(257점), 그랜드코리아레저(251점) 순이었다. 정부는 모든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해 공공기관 스스로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존 복리후생비, 취업규칙, 정상화 8대 항목, 노동조합 현황 등 복리후생 관련 항목을 모두 제대로 공시한 기관은 한 곳도 없었다. 한국도로공사는 발생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사규에 명시된 일부 휴가·휴직을 공시하지 않았다. 또 마사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은 경영평가 성과급을 퇴직금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 임금에서 제외토록 하는 정부의 예산편성지침을 빼고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20년 재직한 마사회 직원의 경우 퇴직금이 1억 6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줄기 때문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학생들 밀어올리다 탈진…내 딸 발목 상처 보니 가슴 아파”

    “학생들 밀어올리다 탈진…내 딸 발목 상처 보니 가슴 아파”

    “학생들을 밀어올리다 탈진한 수영이의 발목 상처를 보니 얼마나 아팠을까 울음부터 났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35일째인 20일,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2반 담임교사 전수영(25·여)씨의 빈소 영정사진 아래에는 고인이 남자 친구 이모(26)씨에게 선물했던 토끼와 판다 인형이 사이좋게 놓여 있었다. 2년 남짓 사귀는 동안 둘은 서로를 ‘토끼’와 ‘판다’라고 불렀다고 했다. 빈소를 지키던 남자 친구는 “수영이가 챙겨준 흔적이 집안 곳곳에 있어 사고 후 1주일은 집에서 잠도 못 잤다”면서 “사고 직전 주말 벚꽃놀이를 가서 본 꽃들이 참 예뻤는데…”라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인 9시 20분쯤, 전 교사는 가족과 남자 친구에게 ‘미안하다.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한다’며 짧은 전화통화와 긴박한 문자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전 교사가 묵은 객실은 탈출이 비교적 쉬운 5층이었지만, 3층 주방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위험에 처한 제자들을 구하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차가운 바닷물이 차오르는 순간에도 제자들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쓴 흔적이 시신에 고스란히 남아 가족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심지어 구명조끼조차 입을 겨를이 없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딸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던 어머니 최모(51)씨는 “몸도 허약한 아이인데, 바닷물이 차올라 미끄러운 선체 바닥에서 학생들을 밀어올렸다고 들었다”면서 “시신을 확인하는데 상처투성이인 발목을 보니 우리 딸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알겠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15살 때 수영이는 교사이던 엄마를 위해 분필을 일일이 빻아서 7가지 색깔 분필을 만들어 줄 정도로 착한 아이였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 전제구(53·공무원)씨는 “아직 수영이가 가르쳤던 2반 아이들 3명이 실종 상태라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수영이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야간 지도를 하며 ‘귀여운 내 새끼들 어떻게든 1등 만들어 줘야지’라고 했던 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또 만나자”라며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공공기관 母子회사 CEO ‘연봉 역전’

    공공기관장 가운데 모회사의 최고경영자(CEO)보다 연봉이 많은 자회사 사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급 산정 기준인 정부의 경영평가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지만 기본급부터 모회사 CEO보다 많이 받는 자회사도 있었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총급여는 2억 5500만원이었다. 반면 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 사장의 연봉은 4억 200만원이었다. 또 다른 자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은 2억 5200만원으로 모회사 CEO와 비슷했다. 공공기관에 지정된 계열사가 11곳인 한국전력도 마찬가지였다. 한전 사장의 연봉은 지난해 2억 7400만원으로 대체로 자회사보다 조금 많았지만 남동·남부·서부발전 등 3개 자회사의 각 3억 600만원에는 못 미쳤다. 중소기업진흥공단(2억 600만원)도 100% 출자한 자회사 격인 한국벤처투자(2억 1900만원)보다 조금 적었다. 이런 현상은 일반적으로는 경영평가 성적 때문에 생긴다. 공공기관 중 경영평가를 받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기관평가(50%)와 기관장평가(50%) 결과를 더해 경영평가 성과금을 받는다. 이 성과금은 연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므로 평가 결과에 따라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한전은 기관평가에서 B등급이었지만 남동·남부발전은 A등급이었다. 기관장평가에서도 남동·남부·서부발전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한전은 재임기간이 짧아 지난해 기관장평가는 받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전과 발전자회사 사장의 기본급은 각각 1억 3300만원, 1억 2000만원으로 모회사가 더 많았지만 경영평가성과금은 한전이 1억 4100만원에 그친 반면 남동·남부·서부 3곳은 1억 8600만원씩이었다. 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서 모두 D를 받은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영평가성과금은 한 푼도 없었다. 한국거래소와 그 자회사의 사정은 좀 다르다. 거래소와 예탁원은 경영평가를 포함한 정부의 예산통제를 받는 준정부기관이지만 코스콤은 경영평가를 받지 않는 기타공공기관이다. 기본급부터 코스콤(1억 9900만원)은 거래소(1억 8100만원)보다 많았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진 서면 금강소나무 숲길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진 서면 금강소나무 숲길

    산림욕 열풍과 함께 숲길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9세 이상 성인의 41%가 한달에 한번은 산에 오르고, 연간 산행 인구는 4억 600만명에 달한다. 전국 숲길은 등산로 3만 3000㎞와 트레킹·둘레길 1800㎞ 등 모두 3만 4800㎞에 이른다. 이 중 으뜸으로는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에 있는 금강소나무 군락지 내의 숲길을 친다.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전국 1호 숲길이다. 2274㏊에 이르는 광활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는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는 수령 30~500년 된 금강송 160여만 그루가 하늘을 찌를 듯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다. ㏊당 나무의 축척도가 300㎥ 이상으로 세계에서 소나무로 유명한 독일의 평균 268㎥보다 높다. 사계절 인체에 유익한 물질인 피톤치드가 쏟아진다. 소광리 금강송 숲은 산림청에서 실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미국 CNN에서 선정한 세계 50대 명품 트레킹 장소로도 소개됐을 정도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이 숲에 대해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금강송 군락지가 1959년 육종림으로 지정된 후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트레킹해 볼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동절기 안전사고와 산불 예방 등을 이유로 패쇄됐다가 지난달 말부터 일반인에게 다시 속살을 드러냈다. 2009년 첫 개방에 이어 5번째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예약 및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예약자들의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 방문이 폭주하면서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다. 소광리 금강송 숲길은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3개 탐방 구간(전체 41.8㎞)이 조성돼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산림 보호를 위해 구간별 인원은 하루 최대 80명으로 제한되지만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14만 9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1구간은 두천1리~소광2리 간 13.5㎞, 2구간은 소광2리~광회리 간 12㎞, 3구간은 소광2리에서 500년 소나무를 순환하는 16.3㎞다. 어느 구간을 택하든 신선한 솔향과 하늘로 쭉쭉 뻗은 금강송들이 도열하듯 서서 입산객들을 맞는다. 산길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고 흙길이라 편안하다. 특히 금강송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는 테르펜, 칸텐, 탄닌 등의 방향성 물질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와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 좋다. 숲해설가와 숲길체험지도사가 동행하며 지명 유래, 전래 구전 전설, 나무 이름과 특징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운이 좋으면 천연기념물(제217호)이자 야생동물 멸종 위기 1급으로 분류된 산양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비무장지대를 빼고는 산양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천운이 닿는다면 이곳을 수호신처럼 지켜주는 하얀 멧돼지를 만날 수 있다. 구간별로 왕복 7~8시간이 걸린다. ‘보부상길’ 또는 ‘12령 고갯길’이라고도 일컬어지는 1구간은 1960년대까지 소금 장수들이 드나들어 주막이 번성했던 두천1리가 시발점이다. 옛날 보부상들이 동해안의 해산물을 경북 북부 지방으로 짊어지고 오르내리던 길이다. 김주영의 소설 ‘객주’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길이다. 보부상길이 겹치는 2구간은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 구간이 많아 아쉽다. 하지만 낙엽과 부식토에 덮여 있는 원시림을 지날 때는 100여년 전 보부상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다. 천연기념물 제408호로 지정된 산돌배나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3구간은 금강송을 제대로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수령 530년 된 보호수(일명 오백년소나무)와 350년의 미인송, 200년이 넘은 금강송 8만 그루가 가득 찬 보호림을 거닐 수 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와” 하는 탄성을 연발하게 된다. 금강송과 참나무가 서로 붙어 한몸이 된 공생목(共生木)도 눈길을 끈다. 80살 먹은 졸참나무와 120살 먹은 금강송이 서로 살을 섞어 자라는 나무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두고 태백에 있는 참나무가 이곳 금강소나무에 반해 시집온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행 도중 숲길 인근 주민들이 소득 사업의 하나로 길손들에게 직접 내놓는 점심은 꿀맛이다. 무공해 산채 나물 반찬은 천하 일미다. 1인분 6000원. 금강송 숲길 진입로를 따라 늘어선 불영계곡(명승 제6호)도 빼놓을 수 없다. 계곡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맑고 푸른 물줄기,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명승지다. 특히 계곡의 중간 지점인 선유정과 불영정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계곡 입구에는 천년 고찰 불영사가 있다. 이종화(47) 울진국유림관리사무소 금강소나무생태관리팀장은 “금강소나무 숲의 보전적 활용을 통해 잊혀 가는 문화, 역사를 복원하고 인근 산촌 마을의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 나가고 있다. “탐방객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숲임을 깊이 인식하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도 소중히 하는 자세를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울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제자들 못 지켜줘 미안했는지… 아들 생일에야 돌아왔네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게 미안했던지 30일간 못 나오던 남편이 막내아들 생일을 축하해 주려고 이제야 돌아왔나 봅니다.” 스승의 날인 15일, 경기 안산의 한 장례식장. 국화 대신 카네이션을 영정사진 앞에 내려놓은 10대 소녀들은 사진 속 선생님의 온화한 얼굴과 마주치자 고개를 떨군 채 한참을 흐느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에게 ‘아빠’로 불릴 만큼 따뜻하고 아이들을 끔찍이 아꼈던 2학년 8반 담임교사 김응현(44)씨의 시신이 전날 세월호에서 뒤늦게 발견돼 이날 빈소가 마련됐다.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지 아내 최모(44·교사)씨는 핏기 하나 없이 지친 얼굴이었다. 그래도 차분한 목소리로 “애들 아빠가 작은아이 생일을 같이 축하해 주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14번째 생일날,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아버지를 곁에서 지키던 막내아들(중학교 2학년)을 생각해 애써 힘을 낸 것이다. 최씨는 “한 달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남편을 기다리느라 속이 새까맣게 탔지만 아들들에게는 ‘아빠가 헛되이 가신 게 아니니 자랑스럽게 여기고 아빠를 절대 잊으면 안 된다’고 얘기해 왔다”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전날 김 교사가 발견된 장소는 단원고 학생들이 머물던 4층 선실이다. 빈소를 찾은 지인들은 하나같이 “수영 실력이 뛰어난 김 선생님이 침몰하는 배에 학생들을 두고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17년간 경기 수원 매향여자정보고에서 과학을 가르쳐 온 김 교사는 올해 3월, 남학생들을 가르쳐 보고 싶다며 자진해서 단원고로 옮겼다. 전근 간 지 두 달도 채 안 돼 2학년 수학여행 지도교사로 함께 승선했다가 화를 당했다. 최씨는 “남편이 남자 반인 8반 담임을 맡은 이후 매일 저녁 늦은 시간에 퇴근하며 피곤해했지만 ‘단원고 아이들이 너무 순수하고 착하다’고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가 오랜 기간 몸담았던 매향여자정보고 학생들은 마른 체형의 그를 ‘멸치쌤’이라고 부르며 따랐다. 오후 2시쯤 매향여자정보고 제자 30여명이 카네이션을 들고 조문했다. 동료 교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함용복(49·매향여자정보고 교사)씨는 “김 선생님은 늘 학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분”이라며 “3월 말 환송회에서 새로운 학교와 제자들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환하게 웃던 김 선생님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안산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안산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눈물로 단 카네이션

    눈물로 단 카네이션

    “이쁜 지혜쌤(선생님)! 은혜 보답해 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합니다. 사랑하는 제자 세린, 승정 올림.” 15일 경기 안산 단원고 교문 앞.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로 여전히 4명의 교사가 돌아오지 못한 가운데 스승의 날을 맞은 단원고 담장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적으세요’라고 적힌 커다란 나무판이 놓여 있었다. 학생들은 커다란 하트 모양의 그림 속에 2학년 7반 고(故) 이지혜 담임교사를 향한 애틋한 심정을 적어놓았다. 여느 스승의 날이라면 새벽부터 카네이션과 선물을 들고 등교했겠지만, 이날 학생 대부분은 빈손이었다. 오전 8시쯤 버스에서 내려 삼삼오오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있었다. 다행히 휴교를 끝내고 다시 등교를 시작한 지난달 말보다는 밝아진 표정이었다. 단원고 앞에서 교통안내 자원 봉사를 해온 김재경(60)씨는 “학생들이 많이 밝아졌지만 그래도 노제를 지내러 희생자들의 운구차가 다녀가면 학생들이 울고불고한다”면서 “학교 측에서 스승의 날 행사를 자제하도록 했는지 조용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숨진 단원고 교사 7명의 영정이 모셔진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에는 카네이션이 국화를 대신해 교사들의 영정 사진을 둘러쌌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이하 희생자 가족 대책위)는 희생된 교사들을 위해 카네이션을 준비했다. 학생 유족들은 학급별로 한 명씩 분홍색 바구니에 담긴 붉은 카네이션을 양손에 들고 분향소로 들어갔다. 희생자 가족 대표가 먼저 학생과 교사, 일반 승객들의 영정을 향해 대표로 헌화한 뒤 묵념했다. 곧이어 단원고 전 교감과 교사들의 영정이 한데 모여 있는 제단 앞으로 향했다.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엄마 아빠가 지켜주지 못한 자리를 끝까지 지켜주시고 안아주신 은혜 잊지 못할 겁니다. 끝내 피어보지 못한 아이들과 함께하신 선생님, 부디 영면하시고 그곳에서도 저희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시고 꿈에서라도 환하게 웃는 모습 뵙기를 기도합니다.” 한 유족이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유족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학생 유족들은 분향소를 나서기에 앞서 희생 교사들의 영정 앞에서 이젠 떠나버린 아들, 딸들을 대신해 희생된 교사 부모들의 가슴에 대신 카네이션을 달아주었다. 학생 유족과 교사 유족들은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란 말을 되풀이하며 혈육을 잃은 슬픔을 나눴다. 안산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건설·조선 이행성 보증 신규지원 의무 없어

    건설사나 조선사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아닌 물품공급 계약 등 사업내용에 대해 보증(이행성 보증)을 선 보증기관들은 앞으로 기업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 과정에서 신규자금을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건설·조선업종 기업들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자금지원 분담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던 채권은행과 보증기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여신전문위원회는 건설사 워크아웃 시 이행성 보증채권을 가진 보증기관이 신규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도록 ‘워크아웃 기업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MOU) 개선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말 개정했다. 건설사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권은행과 보증회사가 이행성 보증 채권을 협약채권으로 간주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을 빚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은행연합회와 함께 분담기준 개선 TF팀을 만들어 워크아웃 방식 개선을 논의해왔다. 앞서 지난해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당시 채권비율 17%를 가진 서울보증보험이 이행성 보증채권을 자금지원 분담액 산정에 반영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해 구조조정이 늦어지기도 했다. 개정 가이드라인에는 자금대출 기능이 없는 보증기관이 신규자금을 지원할 의무가 없다는 보증기관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한 보증기관 관계자는 “이행성 보증은 기업이 아닌 사업에 대한 보증이기 때문에 기업부실과 별개로 취급해야 하는데 이전까지는 보증을 섰다는 이유만으로 자금을 지원하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평섭 은행연합회 여신제도부장은 “이행성 보증과 금융보증에 기관들의 역할을 명확히 한 것”이라면서 “채권은행들이 워크아웃 절차를 시작할 때 이런 내용이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세월호 참사 한달, 아직 돌아오지 못한 23명

    세월호 참사 한달, 아직 돌아오지 못한 23명

    세월호 참사 한달, 아직 돌아오지 못한 23명 세월호 침몰사고 30일째인 15일 한동안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여파로 안산지역에서 장례식은 이틀째 치러지지 않았다. 정부 공식합동분향소가 문을 연 지 17일째를 맞은 오전 8시 현재까지 조문객 수는 32만 8543명이다.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운영된 임시 합동분향소 조문객 수를 합하면 50만 8928명이다. 추모 문자메시지는 10만 815건 수신됐다. 현재 합동분향소에는 전날과 같은 학생 233명, 교사 7명, 일반인 탑승객 30명 등 270명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지난달 16일 침몰 사고로 단원고 탑승인원 339명(교사 14명) 가운데 학생 234명과 교사 7명이 사망했으며 학생 15명과 교사 4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일반인 실종자는 4명으로, 전체 실종자는 23명이다. 이날까지 단원고 학생 234명과 교사 7명의 발인이 완료됐으며, 전날 신원이 확인된 학생 1명과 교사 1명의 발인은 16일 엄수될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참사 한달, 아직 실종자를 다 못 찾았다니 가족들 마음이 너무 아프겠다”, “세월호 참사 한달, 벌써 한달이 지나갔나”, “세월호 참사 한달, 전 국민이 슬픔을 나눴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문학 번역하는 외국인 국문학 박사 1호 케빈 오록 경희대 명예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문학 번역하는 외국인 국문학 박사 1호 케빈 오록 경희대 명예교수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병 속에 물과 함께 달을 길었네)/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절에 가서 비로소 깨달았으리)/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병을 기울면 달도 또한 없는 것을).’ 고려시대 이규보가 지은 ‘영정중월’(詠井中月)이라는 선시다. 케빈 오록(75) 교수와 만남은 이규보 시에서 시작했다. 그는 외국인 출신 국문학 박사 1호로 기록된다. 24세 때, 그러니까 1964년 한국에 신부(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로 선교차 왔다가 한국시가 맘에 들어 1982년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 쓴 논문이 ‘1920년대 한국 시가 끼친 영향’이었고 석사논문은 ‘1920년대 단편소설과 자연주의’였다. 어떻게 해서 국문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싶었는데 학위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해서 그랬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학위는 강의할 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학위 때 쓴 일정한 논문주제와 가르치는 학문은 다른 것이 아니냐고 했다. 만남의 장소는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자택이었다. 그는 2012년부터 한국문학번역원 이사를 맡아 우리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만났을 때 연락처를 알아내느라 애를 먹었다고 하자 “한국사람들은 참, 기자가 알려달라고 하면 (번역원에서)얼른 알려주면 될 것을 어렵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연휴가 끝난 지난 7일 오전이어서 그는 “연휴 때 술을 많이 마셨겠다”며 농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바꾼다. 다시 이규보 시로 돌아간다. 그동안 접한 한국 시 가운데 이규보의 시처럼 상상력과 규모, 그리고 욕심을 초월한 인생관은 놀라울 만큼 훌륭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두보나 소동파를 능가하는 좋은 시라고 설명한다. 아마 현대에 태어났더라면 충분히 ‘노벨상감’이라고 했다. 고려시대의 시는 대부분 그러하다고 말한다. 시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린 정지상, 혜심 스님의 작품도 기가 막히다고 했다. 그는 조선시대 시조번역을 1000수 이상을 했고 정철의 가사와 윤선도의 연시조 ‘어부사시사’ 등도 번역했다. 가사번역은 600수가 넘는다. 신라시대의 시조집은 2006년, 그리고 현대시는 10년 전에 영역판 책으로 펴냈다. 올가을에는 조선시대 시선집을 한 권 더 낸다. 그는 “아마 한 사람의 손으로 신라에서 오늘날 시까지 관통하며 번역해낸 것은 최초의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권수로 따지면 그동안 낸 책(시와 소설)이 25권 분량이고 시와 시조는 모두 2000여수에 이른다. 대표적 현대소설로는 최인훈의 ‘광장’, 이문열의 ‘일그러진 영웅’ 등도 번역했다. 최근에는 ‘나의 한국:갓 없이 40년’(My Korea: Forty Years Without a Horsehair Hat)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에 대해 “갓은 선비의 상징이다. 외국인이 드물었던 1960년대만 하더라도 코 큰 놈이 국문학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나름대로 한국에서 선비로 인정받고 싶었다”며 웃는다. 어떻게 그런 방대한 작업을 할 수 있었느냐고 하자 “자식과 부인에 대해 신경 쓸 일 없으니 시간이 많다”며 다시 한번 웃는다. 답이 명쾌하고 한국문학에 대해 나름대로 깊은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는 김삿갓의 한시 60수도 번역했다. “송송백백(松松柏柏), 나무와 바위 사이를 걷고 있는 김삿갓이 보인다. 찰나에 느낀 세상의 신비가 한눈에 보이는 듯하다”고 풀이한다. 김삿갓은 장난기가 가득한 천재였다. 그를 촘촘히 들여다보고 영문으로 번역해냈으니 이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잠시 그의 명함을 들여다봤다. 좀 특별한 면이 있다. ‘경희대 명예교수 오록(吳鹿)’이라고 적혀 있다. 조병화 시인이 지어준 이름이다. “오나라의 사슴이라는 뜻이죠. 또 오(吳)에는 오랑캐라는 뜻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오랑캐의 사슴이라고 할 수 있죠. 중국에 가서 명함을 건넸더니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아일랜드 출신이고 옛날에 바이킹의 지배를 받았으니 바이킹의 후예, 오랑캐의 후예나 마찬가지라고 말입니다. 조병화 시인이 그런 뜻에서 지어주었고 저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아마 사슴은 예쁘니까 붙여줬겠죠(웃음).” 조병화의 ‘소라의 초상화’를 외운다. ‘당신네들이나/영악하게 잘살으시지요/나야 나대로히/나의 생리에 맞는 의상을 찾았답니다.’ 박목월·박두진 시인과는 대학 때 강의를 들으며 만났다. 그는 미당 서정주와도 인연이 깊다. 다시 시 한 수를 외운다. ‘하늘이 하도나/고요하시니/란초는 궁금해 꽃피는 것이다.’ 미당의 초기 시에 많은 감동을 받았으며 보들레르와 비유된다고 말했다. 또한 미당의 작품 중에는 예이츠도 있다고 했다. 그는 “미당에게 외국의 어떤 시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있었느냐고 잠깐 물었더니 ‘전혀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미당은 충분히 노벨상을 받을 만한 좋은 시들을 썼다”면서 “안타깝게도 일제 때 친일했던 부분, 전두환 정권 당시 약간의 실수를 하고 말았다”고 했다. 미당과는 아일랜드에서 만난 추억도 있다고 했다. “더블린 중국집에서 미당과 저희 할아버지 등 셋이서 만났습니다. 미당의 시집을 더블린에서 출간했는데 기념차 방문했지요. 당시 할아버지는 90세, 미당은 80세였습니다.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면서 통역 없이 3시간 동안 얘기했습니다. 할아버지나 미당이나 서로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아주 오래 얘기했어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일랜드 출신 작가 중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예이츠나 사무엘 베케트 등이 있다. 한국의 시와 소설을 접하면서 ‘노벨상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노벨상을 기다리는 것 자체가 우습고 문인은 그런 것을 초월해야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나 문단에서 밀어야 합니다. 아일랜드에는 현재 시인 10여명, 소설가 5, 6명이 주목받고 있지만 어떤 상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한국 시단에 대해서는 난해한 시가 늘어나는데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깨달음을 담은 시는 줄어들고 있다고 평했다. 얼른 시란 무엇인지 물었다. “시는 가슴속에 있는 감각과 감정의 덩어리입니다. 그것을 말로 표현할 때 항상 남게 되지요. 그러나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말씀의 나라입니다. 말이 적을수록 시가 좋습니다. 결국 시 작품은 상징입니다. 한국에는 좋은 선시들이 많습니다. 10년 전에 읽었던 시도 지금에 읽으면 달라집니다. 모럴 중심으로 시를 가르치고 배워야 합니다.” 한국 문학에는 유교라는 큰 짐이 깔려 있다고 했다. 그래서 문학을 망칠 뻔했고 서거정과 김시습, 서산대사 등이 그 짐을 다소 회복했다고 말한다. 황진이는 어떠한지를 물었더니 “황진이 시는 12수가 있는데 대부분 사랑에 대한 시다. 세상에서 사랑은 중요하지만 작품에서 전부는 아니다. 서거정, 김시습의 시는 황진이보다 앞서간다”면서 그러나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기 때문에 좋은 시는 좋지 않느냐고 말한다. 시조 중에는 ‘어부사시사’가 으뜸이며 연시조로 아주 멋있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이어 우리 문단의 풍토에 대한 쓴소리가 나온다. “한국 문학은 작품에 대한 가치보다 사업이 돼 버렸어요. 문학은 서로 나눠야 해요. 영월에 가서 김삿갓 시 못 사요. 안동에 가서도 못 사요. 전철 타면 시가 여럿 있는데 시조나 한시가 없어요. 높은 양반들 시집 선물 안 합니다. 아주 쉬운 것들을 안 합니다. 한국사람들이 외국인에게 시 선물을 안 합니다. 우리나라 문화를 소개하려면 그런 것부터 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문학 전집이 나오면 달려나가 번역하고 싶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중간에 에이전트가 있고 출판사에서 허락받아야 번역할 수 있어 복잡하다고 했다. 작가가 쓴 초고를 보고 눈물이 나와야 번역을 잘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을 미리 받아들이는 출판사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요즘에 미당이나 박목월 같은 큰 시인이 없다고 했다. 우리 문단의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문학 속에 유교정신이 지배적이었어요. 그러나 요새 김중혁 같은 젊은 작가들에 의해 많이 달라졌어요. ‘유리방패’는 유교를 희롱합니다. 재치 있습니다. 옛날 무거운 문장보다 가볍고 좋아 번역하기도 쉬워졌습니다. 김동리나 염상섭 같은 작품보다 훨씬 쉬어졌지요. 한국문장이 영어와 같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영어로 작품을 쓰려면 룰이 많아요, 그러나 한국 랭귀지는 작가 마음대로 룰을 정합니다. 그래서 한국문학의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한국 땅을 밟은 지 올해로 꼭 50년이다. 어느덧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다. 그러나 한국문학에 대한 열정,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하는 간절한 생각만큼은 아직도 왕성하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오록은 아일랜드 더블린 인근에서 태어났다. 더블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1964년 한국에 신부(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로 선교차 왔다가 한국 시가 마음에 들어 1982년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조선시대 시조번역을 1000수 이상 했다. 정철의 가사와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등의 연시조도 번역했다. 신라시대 시조집도 펴냈다. 그동안 번역해낸 한국 시와 소설이 책으로 25권 분량이고 신라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와 시조 번역은 모두 2000여수에 이른다. 2012년부터 한국문학번역원 이사를 맡고 있으며 현재 경희대 명예교수로 재직한다.
  • 세월호 유족 청와대 행진, 로이터·BBC 주요 뉴스로 비중있게 다뤄

    세월호 유족 청와대 행진, 로이터·BBC 주요 뉴스로 비중있게 다뤄

    ‘세월호 유족 청와대’ 세월호 유족 청와대 행진에 대해 해외 주요 언론인 영국의 BBC와 로이터통신이 주요 뉴스로 다뤘다. 지난 8일 로이터는 “지난달 16일 여객선 침몰로 사망한 어린 아이들의 부모들이 지난 9일 새벽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길 요구하며 청와대로 향했다”며 “아이들의 영정을 움켜쥔 이들은 경찰에 의해 길이 차단되자 도로 한복판에 앉아 통곡하며 분노에 차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BBC는 지난 9일 세월호 유족 청와대 시위소식을 보도하며 세월호가 서서히 침몰하는 사진들을 시간대별로 함께 게재하는 등 사건을 비중있게 다뤘다. BBC는 “세월호 유족들의 청와대 방문은 전경의 제지로 무산됐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접견 역시 무산됐다”며 “책임 있는 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고 지연됐던 초동구조 시도에 대해 설명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BBC는 수백명의 경찰들이 유족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진 1장과 이례적으로 세월호 가족들이 영정을 들고 모여 앉아 있는 사진 3장을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수부 산하기관 임원 4명 중 1명 ‘해피아’

    해양수산부 산하 13개 공공기관 임원 4명 중 1명이 해수부 공무원 출신으로 드러났다. 시민사회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해양수산부 소관 공사 경영진 경력을 분석한 결과다. 11일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 선박안전기술공단,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부산항보안공사, 인천항보안공사, 한국수자원관리공단, 한국어촌어항협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연구원, 항로표지기술협회, 해양환경관리공단 등 해수부 산하 13개 기관 140명의 임원 중 35명이 해수부 출신이었다. 특히 인천항만공사(사장 김춘선), 부산항만공사(사장 임기덕), 여수광양항만공사(사장 선원표), 울산항만공사(사장 박종록) 등은 해수부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다. 해양 관련 전문성이 없지만 공사 임원을 맡은 ‘낙하산’도 상당수였다. 인천항만공사 경영본부장을 맡고 있는 양장석 상임이사는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울산항만공사 운영본부장인 김진우 상임이사는 친박연대 사무부총장·대통령직인수위 담당관을 지냈다. 부산항보안공사 최기호 사장, 인천항보안공사 최찬묵 사장, 양대 항 보안공사의 사장은 모두 청와대 경호실 출신이었다.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는 “특정 집단이 요직을 독점하는 ‘마피아’와 경력이 아예 없는 ‘낙하산’ 인사는 조직의 무능과 부패를 일으키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0분이면 될 걸” 분노의 24시간

    “10분이면 될 걸” 분노의 24시간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함께 언급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에 분노한 유족들이 KBS와 청와대를 잇달아 항의 방문했다. 유족들은 9일 오전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 이정현 홍보수석과 면담을 한 데 이어 오후 4시쯤 김 보도국장의 보직 사퇴를 포함한 길환영 KBS 사장의 10분에 걸친 사과를 듣고서야 경기 안산으로 돌아갔다. 전날 오후 4시쯤 KBS 간부들의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조문으로 유족들의 ‘실력행사’가 시작된 이후 24시간 만이다. 앞서 유족들은 8일 오후 10시쯤 70여위의 희생자 영정을 든 채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김 보도국장의 파면과 길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KBS 본관을 항의 방문했다. 유족 대표들은 오후 11시 35분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의 중재로 KBS 건물로 들어갔으나 협상이 결렬되자 다음 날 오전 3시 50분 청와대로 향했다. 유족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밤샘 대치를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보도국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편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 김모씨가 자살을 기도해 유족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김씨는 이날 오후 5시 39분쯤 아들과 친했던 친구 어머니들과 공유하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다른 세상에서라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본인 프로필에도 ‘아들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갈게’라고 써 놨다. 이 글을 본 단원고 어머니들이 119에 신고했고 연락을 받은 김씨 가족이 자택에서 수면제를 복용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고려대 안산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정 안고 청와대 앞 밤샘 대치… KBS 사장 사과에 “믿어 보자”

    영정 안고 청와대 앞 밤샘 대치… KBS 사장 사과에 “믿어 보자”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것은 9일 오전 3시 50분쯤이었다. 앞서 KBS를 항의 방문하고 오는 길이었다. 경복궁역 부근에 도착한 유가족 120여명은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했지만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경찰 제지를 받았다. 이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부적절하게 비교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KBS 경영진의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과의 면담, 김 보도국장의 해임, 길환영 KBS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밤을 지새웠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과 대변인,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 황필규 변호사 등 4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오전 청와대로 보냈다. 유족들의 법률대리인 역할을 하는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8일 KBS 보도국장의 망언에서 일이 확대돼 유가족들이 사장을 면담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이들이 면담에 나오지 않아 문제가 커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유가족들이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오전 9시 20분~11시 청와대 연풍문에서 박준우 정무수석, 이정현 홍보수석과 면담했다. 유족 대표들은 면담 이후에도 효자동 앞을 떠나지 않았다. 오후 4시까지 대치가 이어지면서 생존자 가족과 경기 단원고 학부모 등이 합류했다. 한 학부모는 “이제야 찾아와 미안하다. 생존 학생들의 가족들도 힘을 합치겠다”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대치 상황은 김 보도국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고 길 사장이 오후 3시 20분쯤 유가족들을 직접 찾아 사과하면서 3시 50분쯤 마무리됐다. 김 사장은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깊은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보도국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사표는 즉시 처리하기로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우리가 시위하러 온 게 아니고 이야기하러 온 것인데 길 사장의 사과 정도면 된 것 같다. 우리 한번 믿어 보자”고 말했다. 유족들의 ‘무박 2일’ 청와대 항의 방문은 전날 오후 4시쯤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 KBS 보도본부 간부들이 조문을 오면서 촉발됐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를 인용해 김 보도국장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격앙됐던 터에 김 국장을 제외한 다른 간부들만 조문을 오자 유족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유족들은 오후 10시쯤 서울 여의도 KBS사옥을 찾아 김 국장의 사과를 요청했지만 보도본부장 등 다른 간부들이 나오자 청와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김시곤 KBS 보도국장, 망언 사과하라” KBS 공식입장은?

    세월호 유가족 “김시곤 KBS 보도국장, 망언 사과하라” KBS 공식입장은?

    세월호 유가족 “김시곤 KBS 보도국장, 망언 사과하라” KBS 공식입장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서울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 1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 쯤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갖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 쯤 건물로 들어갔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 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거나 위로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고, 웃으며 기도하는 등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8일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면서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면서 “그러나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김시곤 KBS 보도국장 논란 유족들 슬픈 마음을 달래줘야 하는데 이게 뭔가”,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논란 어느 쪽이 진실인지 논란만 거세지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BS 항의방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분노’

    KBS 항의방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분노’

    KBS 항의방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분노’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 발언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KBS를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8일 오후 8시 40분쯤 유가족 100여명은 “가만히 있는 우리를 언론이 왜 자꾸 괴롭히냐”며 분향소 제단에서 아이의 영정 사진을 빼낸 뒤 버스 5대에 올라 탔다. 유가족들은 영정을 쓰다듬으며 “지금 세월호 사고와 교통사고를 비교하는 거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40분 쯤 KBS 임모 보도본부장이 직원들과 함께 안산의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이날 방문은 KBS 보도국장의 회식자리 발언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일으킨데 따른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측은 보도국장이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보도국장은 발언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유가족들의 분노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날 임 보도본부장의 방문에 격앙된 유족들은 몸싸움까지 벌였고 결국 임 보도본부장이 자리를 피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유족들은 여기에 더해 KBS 취재진의 천막을 찾아 분향소에서 나가줄 것을 강하게 요구, 취재진이 철수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시곤 KBS 보도국장 사과하라”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로…KBS “발언 사실무근”

    “김시곤 KBS 보도국장 사과하라”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로…KBS “발언 사실무근”

    “김시곤 KBS 보도국장 사과하라”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로…KBS “발언 사실무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서울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 1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 쯤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갖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 쯤 건물로 들어갔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 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거나 위로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고, 웃으며 기도하는 등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8일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면서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면서 “그러나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발언하지 않았다는데 누구 말이 맞는 거지?”, “김시곤 KBS 보도국장 진실은 뭘까”, “김시곤 KBS 보도국장 논란으로 나라가 들썩들썩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환영 KBS 사장 사과 “사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 다할 것”

    길환영 KBS 사장 사과 “사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 다할 것”

    길환영 KBS 사장 사과 “사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 다할 것” 길환영 KBS 사장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세월호 희생자 수’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지난 8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 120여 명은 KBS 본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품에 안은 유족들은 “김시곤 KBS 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후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기 위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갔다. 이에 길환영 사장은 9일 유가족들이 모여 있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앞에서 검은양복을 입고 등장했다. 길환영 사장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방송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다시 한번 여기 계신 여러분, 그리고 이번 사고로 인해 큰 슬픔을 당하신 실종자 가족 여러분,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KBS 사장으로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길환영 KBS 사장 공식 사과했네”, “길환영 KBS 사장 앞으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세요”, “길환영 KBS 사장 유족들 앞에서 사과했구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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