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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 한방 먹인 현송월…‘독도도 내 조국’ 개사해 불러

    일본에 한방 먹인 현송월…‘독도도 내 조국’ 개사해 불러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일본의 반발을 무릅쓰고 ‘독도도 내 조국’이라는 노랫말을 열창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현 단장은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의 후반부에 무대에 올랐다. 그는 통일을 염원하는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의 일부 가사를 바꿔 불렀다. ‘해 솟는 백두산은 내 조국입니다. 제주도, 한나산(한라산)도 내 조국입니다’가 이 노래의 원래 가사다. 현 단장은 뒷 부분을 ‘한라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라고 바꿔 불렀다. 절절한 감정을 얼굴 표정에 담은 현 단장은 왼손을 가슴에 얹거나 주먹을 불끈 쥔 팔을 들어 보이며 열정적으로 노래했다. 이 노래는 앞서 8일 열린 강릉 공연에서 일본 측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는 북측이 가사에 ‘독도’를 넣은 것을 두고 “북한이 올림픽을 정치에 실컷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도 북한이 남북연대를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을 멀어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예술단을 총지휘한 고위급 인사인 현 단장은 일본의 이런 반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개사한 노래를 직접 힘주어 불렀다. 다분히 정치적·외교적 메시지를 담은 행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부터 독도와 관련한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올림픽 기간 중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를 사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시하는 것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치적인 행위로 인식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일본의 ‘로비’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 9일 개회식에서 공동 입장한 남북 선수들은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일본은 지난 4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스웨덴 대표팀과 가진 첫 평가전에서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가 등장하자 강력히 항의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영유권에 관한 일본 입장에 비춰 받아들일 수 없다. 매우 유감이다”라며 한국에 강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 한국대사관에 항의하고 주한 일본대사관도 평창올림픽조직위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개회식 등 공식행사가 아닌 민간단체 주관 행사나 응원에는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북한은 독도 문제에 관해 우리 영토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0일 올림픽 개회식에서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 선수들이 입장한 것에 대해 논평을 냈다. 이 매체는 ‘우리 민족의 고유 영토를 부정하는 온당치 못한 처사’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이 이용할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하지 못할 근거는 전혀 없다”면서 “독도는 법적 근거로 보나 역사적 근거로 보나 우리 민족 고유의 영토로서 그 영유권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올림픽에서 이용할 통일기에 독도를 표기할 데 대한 원칙적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OC가 정치적 사안이라는 부당한 표현을 써 가며 우리의 원칙적 요구를 전면 외면하고 일본 것들의 입맛에 맞게 놀아댄 것이야말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굴욕당한 중국 핵잠수함 이번엔 확실한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굴욕당한 중국 핵잠수함 이번엔 확실한 굴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당당히 내건 중국의 최신형 핵잠수함이 지난달 12일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동중국해에서 갑작스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굴욕을 맞봤다. ‘093A형’으로 불리는 중국의 ‘상(商)급’ 핵잠수함은 이날 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釣魚島)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잠수함의 소음이 너무 심해 일본 해상자위대에 꼬리를 잡히는 바람에 이틀 간 쫓겨 다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잠수함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항복’을 뜻하는 만큼 G2로 부상한 중국으로서는 쉽사리 잊혀지기 어려운 능멸을 당한 셈이다. SCMP는 “생존을 위해 최대한 은밀하고 조용히 움직이는 잠수함이 다른 나라 해군 함정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사실상 항복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당시 잠수함이 오성홍기를 매단 채 부상한 것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는 일각의 시각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와 다르다.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면 센카쿠열도에서 수면으로 떠올랐어야지 왜 공해상에서 부상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잠수함은 물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움직이는 것이 기본이다. 수상함보다 자체 방어능력이 취약한 잠수함은 적에게 움직임이 포착되면 더 이상 작전수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각된 093A형 잠수함은 과거 ‘091형’인 ‘한(漢)급’ 핵잠수함의 소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양과 서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중국 해군의 핵잠수함은 2006년 취역한 ‘093형’ 2척과 이를 개량한 093A형 2척 등으로 이뤄져 있다. 최신형 093A형은 미 해군의 주력인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에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계가 드러났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004년 091형 잠수함이 센카쿠열도 인근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에게 발각됐을 당시에도 추격을 받았지만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채 중국 영해로 되돌아온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은 미 해군의 기술적 지원을 받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잠수함 탐지·추적 능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2015년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오키나와를 거점으로 난세이(南西)제도의 태평양 쪽을 광범위하게 탐지할 수 있는 잠수함 음향감시시스템(SOSUS)을 부설했다. 최신형 SOSUS의 가동으로 미·일은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중국 잠수함의 대부분을 탐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감지되지 않아 은밀하게 기동하는 스텔스 잠수함 기술에서 미국을 따라잡았다는 주장을 펴 주목된다. 마웨이밍(馬偉明) 해군 소장은 최근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엔진 출력을 전기로 변환하는 통합전기추진체계(IEPS)와 림 구동 펌프 제트(Rim-driven Pump-jet) 엔진이 중국 해군의 최신형 핵잠수함에 장착됐다”며 “이들은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로 비슷한 기술을 개발해 온 미국을 크게 앞선다”고 강조했다. 림 구동 펌프 제트는 둥근 원통 모양의 전기 모터 내부에서 회전 날개를 돌려 추진력을 만드는 방식이다. 축이 없고 물거품을 적게 만들어 기존 엔진보다 훨씬 조용하다. 지금까지 중국 잠수함은 소음이 커 쉽게 꼬리가 잡힌다는 조롱을 받았으나 이런 첨단 기술의 적용으로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는 게 중국 군사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대 교수는 “중국이 스텔스 잠수함의 운용으로 작전 및 전략 능력을 높이면 중국의 해양 군사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신 공격형 핵잠수함인 ‘095형’과 탄도미사일 장착 잠수함인 ‘096형’에 스텔스 잠수함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의 최신 스텔스 잠수함 등에는 첨단무기인 ‘전자총’도 장착될 공산이 크다. 마 소장은 “새로운 추진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자총을 장착하는 데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총은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사해 전자 장비를 무력화시키는 에너지 무기를 뜻한다. 전자총은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 극초음속 비행체 등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까닭에 미국과 러시아, 인도 등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해군은 이와 함께 핵잠수함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잠수함 지휘관의 실전 대응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핵잠수함에 적용되는 컴퓨터는 민간 기업 등에서 쓰는 최첨단 컴퓨터에 한참 뒤처진다. 실제 전투가 벌어졌을 때 초래되는 충격과 열, 전자기 방해 등에 견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구성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나(SONAR·수중음파탐지기)가 받아들이는 신호를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는 일은 거의 전적으로 승무원이 맡아서 한다. 하지만 급속히 발전하는 AI를 핵잠수함에 도입해야 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소나는 물론 잠수함의 센서, 첩보위성, 해저 음파탐지기 등에서 수집되는 정보의 양이 갈수록 방대해지는 데다 AI가 잠수함 지휘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기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나에서 받아들인 신호를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해수의 염분과 수온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런 작업에서 AI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적의 위협을 탐지하는 능력도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다. AI는 감정을 지니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인간 지휘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수개월 간 잠수함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지내야 하는 만큼 핵잠수함 지휘관은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실제 전투의 결정적인 순간에 오판을 내리게 할 우려가 있다. AI는 감정의 흔들림 없이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구글의 AI 알파고가 바둑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간 지휘관이 생각해 낼 수 없는 독창적인 전략을 제시할 수도 있다. 주민(朱民)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AI는 최근 수년간 중국 잠수함 기술 연구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라면서 ”AI는 수중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미 해군의 잠수함 기술 연구에 관여하는 조 마리노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스텔스, 센서, 무기 등과 결합한 AI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면 미국의 수중 지배력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도 잠수함에 AI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I를 실제 적용하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물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알파고가 나온 후 2년 만에 처음 크기의 10분의 1로 줄었다고 하지만, AI는 아직 대용량 컴퓨터가 필요하다. 잠수함의 좁은 공간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전투 시 충격과 열에 견딜 정도의 내구성도 필요하다. 핵잠수함 AI를 연구하는 한 과학자는 ”이는 코끼리를 구두 상자 안에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실제 전투에서 AI가 자의적인 판단을 내릴 때 발생할 위험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주민 연구원은 ”제어가 안 되는 AI가 한 대륙을 파괴할 정도의 핵무기를 지닌 잠수함을 장악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면서 ”이는 핵잠수함에 AI를 도입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평창올림픽 한반도기서 독도 빼는 정부…12년 전 ‘말뒤집기’, 네티즌 “어이없네”

    평창올림픽 한반도기서 독도 빼는 정부…12년 전 ‘말뒤집기’, 네티즌 “어이없네”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될 한반도기에 독도를 전부 빼기로 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단복 패치에 있는 한반도기에 당초 넣었던 독도도 향후 독도를 뺀 한반도기로 교체하기로 했고 남북선수단 공동입장 때 쓰일 한반도기에서도 독도를 지우기로 결정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는 우리 고유 영토라서 반영해야 한다던 정부가 12년 만에 말을 바꾼 셈이다.정부는 올림픽 정신에 정치적 사안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밝혔지만 전날 일본 정부의 공식 항의를 다분히 의식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독도는 엄연히 우리땅인데 왜 평창 올림픽에 쓰일 한반도기의 독도까지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5일 오후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단복에서 독도를 뺀 한반도기 패치로 교체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는 “정치적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신인 만큼 국제대회 공동입장 등에는 IOC의 권고에 따라 독도 없는 한반도기 들고 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평가전 등 IOC와 무관한 행사에서는 남북의 관례대로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전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웨덴의 평가전의 주최자가 IOC가 아닌 대한아이스하키연맹이라서 독도 찍힌 한반도기 들고 나갔다”고 부연했다.앞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는 울릉도와 독도까지 선명하게 표시된 한반도기가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또 5일 오전 강원 강릉 선수촌에 입촌한 뒤 훈련장으로 가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흰색 패딩 위에도 독도와 울릉도가 들어가 있는 푸른색 한반도기 패치를 왼쪽 가슴에 부착됐다. 이 옷은 남북 선수들이 올림픽 개회식 공장입장 때 입을 단복이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다음달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게양된 것과 관련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수용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측에 외교 경로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강하게 항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계속 강하게 항의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실제 일본 정부는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대사관측에,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가 평창올림픽위원회측에 전방위적으로 독도를 한반도기에서 넣은 데 대해 항의했다.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렸던 남북합의 결과에 따라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할 때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북은 일본이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때 국민 정서를 반영해 독도를 표시한 한반도기를 들었다. 그전까지 7번 공동입장에서는 독도를 뺀 한반도기를 사용했었다. 2006년 11월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는 한반도기를 독도에 표기하는 의견을 외교통상부에 문의했고 당시 외교부는 “독도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우리의 고유영토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단일기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신했다. 당시 정부 당국자는 “독도를 새겨 넣는데 대해 정부 내 반대가 없기 때문에 북측과 협의해서 앞으로는 독도가 들어간 단일기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정권에서 일하던 정부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한 현 정부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빼기로 해 12년 전 정부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이로써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 패치 부착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 국민들은 불쾌하고 실망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아이디 ‘bad2****’는 “지금까지 정책이 실망스러워도 응원하고 지지했는데 이번에는 진짜 실망”이라며 “독도는 우리땅이다. 국기에 자국 영토도 표기 못하는 나라가 나라냐?”고 반문했다. ‘miye****’는 “정말 열 받는다. 내 나라, 내 땅을 무슨 정치적인 이유냐”, ‘ahri****’는 “독도를 정치적으로 뺐다. 이런 결정이 정치적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s99****’는 “그렇게 보수들의 친일파 프레임으로 공격하던 좌파정권도 일본 눈치보면서 독도를 빼느냐”고 꼬집었다. ‘etpo****’는 “실리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나 마음이 수용이 안 된다”며 “보수정권 욕했던 나지만 요즘 보면 그놈이 그놈인듯”이라고 올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본 “경기장에 독도 그려진 한반도기 게양 강력 항의”

    일본 “경기장에 독도 그려진 한반도기 게양 강력 항의”

    일본이 지난 4일 인천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평가전에서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게양된 데 대해 우리 정부에 항의했다.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아이스하키 평가전이 열린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게양된 것과 관련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수용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건에 대해서는 한국측에 외교 경로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항의했다”며 “한국측에 대해 계속해서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대사관측에,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가 평창올림픽위원회측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지난 4일에는 인천 연수구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 울릉도와 독도까지 선명하게 표시된 한반도기가 내걸려 3200여명에 이르는 만원 관람객들의 눈길을 붙들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년마다 프랑스↔스페인 주권 교환하는 페장 섬 아시나요?

    반년마다 프랑스↔스페인 주권 교환하는 페장 섬 아시나요?

    새달이 되면 총 한 번 쏘지 않고 섬의 주인이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간다. 피레네 산맥 근처 비다소아강 한가운데 자리한 페장 섬 얘기다. 3000㎡ 면적이며 아무도 살지 않는다. 2월부터 7월까지는 프랑스가, 8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는 스페인이 영유권을 갖는다. 벌써 350년 넘게 그렇게 하고 있다. 석달 동안 치열한 교전 끝에 두 나라는 1659년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와 스페인 국왕 필리페 4세의 딸이 혼인하며 피레네 조약을 체결했다. 이런 형태의 공동 주권 형태를 콘도미니엄이라 하는데 페장 섬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공동 주권 지역이다. 당시 산 세바스티안 마을의 해군 지휘관과 프랑스 쪽 파트너가 바이용 협약을 맺어 둘이 섬의 지사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둘은 스페인 이룬 시장과 프랑스 헨다예 시장이 이 섬을 관장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약속해 오늘에 이르렀다.헨다예 시의회 직원인 베누아 우가르테멘디아가 1년에 한 번씩 보트에 팀원들을 태워 이 섬에 와 잔디를 깎고 나무가지를 치는 등 소소한 일들을 한다. 물이 빠질 때는 스페인 쪽에서 걸어서 섬에 접근할 때도 있다고 했다. 스페인 경찰은 이곳에 불법으로 캠프를 치는 이들을 단속하기도 한다. 길이 200m에 폭 40m라 매우 좁은 이 섬은 이따금 양쪽 시민들을 초청해 오픈 데이를 진행한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이나 관심 있어 하지 젊은이들은 역사적 의미를 전혀 몰라 시큰둥한다고 했다. 아무도 프랑스에서 스페인 쪽으로 관할권이 넘어가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350년 이상 늘 평화로웠던 것은 아니다. 그 때만 해도 양쪽 모두를 연결하는 다리가 있었다. 프랑코 총통 시절, 이곳 국경선은 치열한 감시를 받았다. 코테 에세나로 헨다예 시장은 스페인 내전 때 강을 따라 100m마다 감시 초소가 세워져 적들이 강을 건너지 못하게 감시했다. 유명 사진기자 레이먼드 워커가 총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헨다예 쪽에서 아이를 안고 이룬 쪽으로 달려와 아이를 구한 사진으로 유명하다.두 시의 시장은 1년에도 열몇 번은 만나 수질이나 어업권 같은 공동 관심사를 논의한다. 과거에는 스페인 어부들이 프랑스 보트 건조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지만 요즘에는 프랑스 관광객들의 카누가 자신들의 어업권을 침해한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정작 진짜 문제는 기후 온난화로 피레네 산맥의 만년설이 계속 녹아 강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수백년 동안 섬의 크기가 절반 가까이로 줄었고 계속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두 나라 모두 이 섬을 지키기 위해 돈을 들여 둑을 쌓거나 할 생각은 없다. 올해도 주권 양도식을 축하하는 특별한 행사는 없다. 한때 주권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 그 나라 국기를 게양하자는 얘기도 있었으나 에세나로 시장은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에게 자신들의 것을 내걸자는 명분을 줄까봐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분쟁 없는 섬이 며칠 뒤 주권을 바꾸고 또 오는 8월에는 다시 스페인이 프랑스에 주권을 넘기고, 갑작스럽게 350여년 이어진 조약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이런 식으로 조용히, 평화롭게 주권이 넘어갈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베트남 反체제 단속 강화… 고성장 속 자유 빼앗긴 ‘젊은 국가’

    베트남 反체제 단속 강화… 고성장 속 자유 빼앗긴 ‘젊은 국가’

    독재 비판 유명 블로거 징역 9년 1만 사이버군대 SNS 여론 통제 평균연령 30세… 독재 염증 확산 베트남 정부가 최근 반(反)체제 활동에 대한 단속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1986년 ‘도이 모이’(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30여년간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성장의 수혜자인 젊은층을 중심으로 표현과 결사의 자유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며 철옹성 같던 공산당 일당 체제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베트남 남서부의 안장성(省) 인민법원은 지난 23일 불교에 기반한 신흥 종교인 ‘호아하오교’ 소속 활동가 브엉반타(49)에게 반체제 선전 혐의로 12년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브엉은 지난해 4월 30일 해방기념일에 공산군에게 패망한 옛 남베트남 국기를 게양해 기소됐다. 여기에 동참한 그의 아들은 7년형을, 조카 2명은 6년형을 선고받았다. 호아하오교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39년 베트남에서 탄생한 종교로 1975년 남베트남이 패망할 때까지 남베트남 지역에서 번성했다. 브엉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공산당이 혐오하는 남부 정권의 상징을 내세웠다는 것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체제 위협 세력으로 성장한 종교계에 본보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공산당은 불교도가 다수인 베트남의 사정을 감안해 국가 기관인 종교위원회의 감시와 개입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13개 종교를 인정하고 있다. 9500만 인구 가운데 공식적인 종교 활동 인구은 24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홍콩 가톨릭전문매체인 UCA뉴스에 따르면 신도가 40만~2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호아하오교는 종단 활동에 있어 국가의 개입을 거부해 불법 결사로 간주된다. 경찰은 지난 10일 호아하오교 신도 1000여명이 창시자 탄생 98주년 행사를 거행하려는 움직임도 단속했다. 베트남 정부의 반체제 활동 단속은 종교뿐 아니라 인터넷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4900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4500만개 이상의 SNS 계정이 있다. 쯔엉민뚜언 베트남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7일 구글의 앤 래빈 아시아·태평양 정부 담당 이사를 만나 온라인 콘텐츠와 관련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베트남에 구글 대표 사무소를 개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트남 정부의 요구사항을 직접 받아 이행할 수 있는 구글 사무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 동안 반체제 관련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 7140개를 삭제해 달라고 구글에 요청했고 구글은 이 중 6434개의 노출을 막았다. 지난달 28일에는 호찌민시 인민법원이 해외 반체제 단체의 사주를 받고 호찌민 국제공항에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20~30대 15명에게 징역 5~16년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해외 반체제 인사들이 이들에게 테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북부 하단성 인민법원은 지난해 7월 인기 블로거 쩐티응아(41)에게 인권 침해와 일당 독재를 비판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베트남 정부는 SNS 이용자가 국가 기관의 명성을 훼손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최고 5000만동(약 233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군이 1만명 규모의 사이버 부대를 운영하면서 SNS 여론을 통제하고 있는 사실도 최근 드러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1만명이 넘는 규모의 사이버 사령부 ‘47부대’가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 모이 정책 시행 이래 값싼 노동력과 정부의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 정책을 기반으로 1990년대 이후 평균 6% 이상의 경제 성장을 달성해 왔다. 국민 평균연령은 30세로 ‘젊은 국가’에 속하며 이들 젊은층이 소비를 주도하는 사회 중심 세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동아시아 민주화 물결 속에서 지난 경제 성장의 수혜자인 젊은층의 표현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욕구는 분출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공산당과 국영기업 고위 간부들의 부패 혐의가 드러나면서 일당 독재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타임스는 “베트남 공산당이 도이 모이 개혁의 반대급부로 분출된 제한된 수준의 민주주의에 대해 중앙의 통제를 재확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日 도쿄 한복판 ‘독도 도발’… 외교부, 日대사 비공개 초치에 그쳐

    日 도쿄 한복판 ‘독도 도발’… 외교부, 日대사 비공개 초치에 그쳐

    다케시마 표기 고지도 등 전시 “독도, 日 무관” 공식 문서는 제외 중앙정부 차원서는 처음 설치 우리 정부 “즉각적 폐쇄 요구”일본 정부가 25일 도쿄 중심부 히비야공원 내에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영토·주권 전시관’을 개설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다음달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고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다. 우리 정부는 전시관의 즉각 폐쇄를 요구했다. 그동안 시마네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현하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홍보관이 설치된 적은 있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전시관이 개설된 것은 처음이다. 에사키 데쓰마 영토문제담당상은 이날 개관식에서 “우리나라의 영토권을 내외에 알리는 데 주축이 되는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전시관이 위치해 있는 히비야 공원은 도쿄 도심 한복판인 지요다구 히비야공원 입구에 있다. 대형 건물들과 일왕의 거주지인 황거(皇居)에 둘러싸여 있으며 인근에는 일본 초·중·고생들이 수학여행으로 자주 견학을 오는 국회의사당도 있다. 시민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포함한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한다. 100㎡ 규모의 전시관에는 독도 외에도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와 관련해 일본이 그동안 해 왔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진열돼 있으나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 시마네현 사람이 독도에 가는 것을 에도 막부에서 허락받은 증표나,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했다는 1846년에 일본이 만든 고지도 등이 있었다. 다만 1877년 일본 최고행정기관인 태정관이 “죽도 외 일도(一嶋·독도)는 일본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을 내무성에 지시하는 ‘태정관지령’ 등 자국에 불리한 사료는 전시하지 않고 있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는 “일본은 법과 대화에 의한 해결을 지향하고 있다”며 한국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패널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노규덕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는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위해 일본 정부가 도쿄도 내에 전시관을 25일 설치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적인 폐쇄 조치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주한일본대사관 공사를 비공개로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성백진 서울시의원 “日 ‘영토·주권 전시관’ 계획 취소해야”

    성백진 서울시의원 “日 ‘영토·주권 전시관’ 계획 취소해야”

    서울시의회 성백진 의원(중랑1,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부가 운영할 예정인 ‘영토·주권 전시관’에서 독도와 댜오위다오를 일본의 영토로 소개하는 전시가 될 예정이라는 최근 보도를 접하고 “일본의 영토 침탈 야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백진 의원은 서울시의회 의원 중 대표적인 독도지킴이로 지난해 11월에는 ‘탐내지 마라, 한국땅 독도’ 라는 저술을 출판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에는 일본의 타케시마의 날 지정에 항의하기 위해 항의단을 꾸려 일본에 항의방문 하는 등 독도지킴이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히비야공원 시세이 회관 내에 영토·주권 전시관을 세워 독도와 댜오위다오를 일본의 영토로 홍보하고자 하는데 이 장소는 일왕이 사는 황거, 일본 국회의사당과도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장소이자 일본내 학생들도 견학을 자주 오는 장소로 일본 자민당의 보수파 의원들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영토 교육강화에 대한 조치로 일본정부는 내·외국인들의 접근성이 높은 곳에 이를 설치하여 독도의 영유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성 의원은 일본의 우경화는 걱정될 수준이라며 “독도는 서기 512년 지증왕 이래 한반도의 부속영토로 한민족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대한민국의 영토다”라며 일본정부가 이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은 앞으로 새로운 세계를 이끌어가는 선진국가들로 협력하여아 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국내정치 문제에만 골몰하고 일본내 극우세력의 표를 의식하여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금도를 넘어섰다”고 평가하며 “과거에는 일본이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협력해야 할 중요한 아시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일관계를 재설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의 망언, 극우세력과 결탁하는 정치로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기를 자초하는 것 같다”며 “과거에 대한 반성없이는 미래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일본정부만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일본에 의해 자행된 위안부 사건에 대하여 전 정부가 체결한 협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은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워야 할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침략전쟁과 같은 사고방식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이 문제에 대하여 대처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정부와도 심각하게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성 의원은 “이번 사태처럼 일본이 저급한 형태로 독도영유권에 대한 도발을 하는 것은 좌시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양한 형태로 의정활동을 통해 독도를 지켜나가는 것에 노력하겠다”고 독도지킴이로서 노력할 것을 밝혔다. 성 의원이 다케시마의날 지정과 관련하여 일본에 항의방문 중 일본 극우세력에 의하여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로 강력한 저항을 받은 바 있으나 그 어떠한 위협도 독도수호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창 한반도기에 ‘독도 없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 입장하는 남북 선수단은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다. 평창조직위원회는 23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할 때 기수가 들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빠져 있다”며 “이는 남북 합의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김대현 평창조직위 문화국장은 “한반도기에는 제주도를 빼고 서쪽 끝 마안도, 동쪽 끝 독도, 남쪽 끝 마라도가 들어가지 않는다. 독도 표시 역시 전례를 따르는 차원에서 이번에 표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반도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이 출전했던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다. 당시 남북은 협의를 통해 한반도와 제주도를 상징적으로 그려 넣었지만 독도와 마라도, 마안도 등 기타 섬들을 뺐다. 하지만 합의와 달리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등장한 적도 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과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이다. 일본이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시해야 한다는 정서가 확산된 결과다. 평창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美·中의 남중국해 갈등 틈타 동남아 군사협력 강화하는 러

    美·中의 남중국해 갈등 틈타 동남아 군사협력 강화하는 러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각축을 벌이며 역내 군비 경쟁이 격화된 틈을 타고 러시아가 동남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무기 판매를 매개로 옛 소련 시절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되나, 필리핀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한 미국도 뒤늦게 동남아 군사외교 경쟁에 다시 뛰어들면서 미·중 전략적 경쟁이 미·중·러 3자 경쟁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미얀마를 방문해 민 아웅 후라인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등과 회담하고 양국 간 군사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은 군함의 상대국 항구 출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정부 간 협정을 체결하고 미얀마는 러시아제 수호이(Su)30 신형 다목적 전투기 6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방위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토벌을 지원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에 소총 5000정과 탄약 100만발, 군용트럭 20대를 무상 제공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감사를 표시하고 미국산 무기 구매를 중단하고 러시아제 무기를 사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은 지난해 11월부터 러시아제 T90S·SK 주력전차 64대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과 미그35 전투기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80년대 후반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국, 일본보다 많은 잠수함을 배치했고 베트남 깜라인만에 해군기지를 운용했었다. 러시아는 최근 유가 하락과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재, 에너지 기술, 무기 수출 시장으로 각광받는 동남아에 다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주간지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동남아 권위주의 정권들이 중국과 미국 모두에 경계심을 가지는 반면 푸틴 정부가 이 틈새를 뚫고 이 국가들과 밀착하는 어부지리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로서는 남중국해 일대 긴장 격화로 역내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난 점을 활용해 미국제보다는 저렴하고 중국제보다 성능이 우수한 러시아 무기를 홍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러시아가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것은 ‘고립주의’를 내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동안 별다른 동남아 외교정책을 내놓지 않은 점을 파고든 측면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뒤늦게 중국 봉쇄 성격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미국은 최근 다시 동남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우방이던 필리핀 정부가 지난 21일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문제는 필리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사실상 중국 편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베트남도 미국을 우군 삼아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24일에는 베트남을 방문한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순방에 앞서 “평화라는 뜻의 태평양이 평화롭게 유지돼 이 바다를 공유하는 모든 나라가 번영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빚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구축함 중사군도 첫 진입… 美·中 군사 충돌 위기

    美구축함 중사군도 첫 진입… 美·中 군사 충돌 위기

    미국 4년만에 새 국방전략 발표 中외교부 “주권·안보 이익 훼손” 美해군 “항행의 자유 행사한 것” 양국 무역분쟁, 무력분쟁 옮기나 미국 국방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새 국방전략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중국을 최대 위협 국가로 지목하는 한편 새해 처음으로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군사작전을 벌였다. 미·중 무역 분쟁이 일촉즉발인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미 해군 구축함 ‘호퍼(Hopper)호’가 지난 17일 밤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남중국해 황옌다오(스카보러 암초) 12해리(약 22.2㎞) 안쪽으로 진입했다. 이에 중국 해군도 미사일 호위함 ‘황산호’를 출동시켜 호퍼호를 12해리 밖으로 내쫓았다.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군함의 행위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훼손하고, 중국 선박에 중대한 위협을 끼쳤다”며 강력 반발했다. 우젠(吳謙) 국방부 대변인도 “미국은 괜한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해군 측은 “국제법에 따라 항행(航行) 자유를 행사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미국 해군은 정기적으로 관련 지역을 항해할 것”이라고 맞섰다. 미국의 이날 ‘항행 자유’ 작전은 올해 들어 처음이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다섯 번째로 진행됐다. 이는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의 여러 인공섬에 항공기 격납고, 레이더 설비 등 군사 시설을 짓는 것에 대해 미국이 경고 차원에서 보여준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은 항행 자유 작전을 주로 시사군도와 난사군도 주변에서 실시했다. 필리핀 인근의 황옌다오가 포함된 중사군도에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를 테러 저지에서 중국과 러시아 견제로 전환한 새 국방전략을 발표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금은 테러리즘이 아니라 강대국 간 경쟁이 미국 국가안보의 최우선 초점”이라고 밝혔다. 국방전략 보고서는 특히 중국을 “약탈적 경제 패권을 이용하고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휘두르는 전략적 경쟁자”로, 러시아를 “이웃 국가들의 국경을 침범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의 국방전략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위협을 과장하고 있으며 제로섬 게임과 대립, 대결 등 현실에 맞지 않는 논리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핵 역량, 세계 군사동맹 체제 등에서 중국은 미국에 군사적으로 도전할 능력이 전혀 없는데도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패권에 구멍이 나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무역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9일 의회에 제출한 새해 연례보고서에서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도록 미국이 지원한 것은 실수였으며, 중국은 시장 경제로부터 더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글로벌 통상 시스템은 공정한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중국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면서 “WTO와 별개로 독자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중·일, 센카쿠 영유권 놓고 또 충돌

    중·일, 센카쿠 영유권 놓고 또 충돌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의 영유권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센카쿠 열도는 동중국해 남서부에 있는 다섯 개의 무인도와 세 개의 암초로 이루어진 섬 무리다. 지리적으로는 대만과 일본 오키나와 현 근처 류큐 제도 사이에 있다.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지만 중국과 대만도 자기 땅이라고 주장해 대표적인 영유권 분쟁지역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과 11일 중국 잠수함이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와 센카쿠열도 다이쇼지마(중국명 츠웨이위) 주변 접속수역을 항해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중국 해경국 배 3척이 또 센카쿠 열도 인근 영해를 침범했다며 주일 중국대사관과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 중국 측에 항의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센카쿠 열도는 중국의 고유 영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주일 중국대사 등을 통해 항의한 것에 대해 평론을 요구받고 이같이 답했다. 루 대변인은 “중국은 댜오위다오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제기한 어떠한 교섭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는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 도서가 중국의 고유영토라는 중국의 입장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입장에서 중국은 이미 일본 선박의 댜오위다오접속수역 진입에 대해 엄중한 입장을 표명했다”며 “일본은 댜오위다오 문제에 관해 사건을 조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본이 2014년 양국이 달성한 영토와 역사문제에 관한 ‘4개 항 합의’에 따라 중국과 서로 마주 보고 걷기를 원한다”며 “또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양국관계 발전시키는 노력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루 대변인은 중국 잠수함이 센카쿠 열도 인근 접속수역을 침범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는 국방부에서 이미 입장을 표명했다”며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위안부 합의, 파기냐 완성이냐/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위안부 합의, 파기냐 완성이냐/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새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해 말 위안부 합의 검토 결과보고서 발표에 이어 새해 우리 정부가 내놓은 후속 조치로 한·일 간 공수 전환이 일어났다. 한국 정부는 외교해법이라는 이름의 꼼수를 주고받은 끝에 얽힐 대로 얽힌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정의로운 해법으로 명예롭게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일본에 제공했다.결과보고서는 정의로운 해결 원칙과 국제정치 현실 사이에서 균형과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여 훼손된 피해자 중심주의의 복원과 대외관계 전반을 고려한 균형 있는 외교를 동시에 주문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죄 그리고 금전적 조치라는 3대 핵심 사항에서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 ‘소녀상 이전’, ‘국제무대에서의 상호 비난, 비판 자제’라는 숙제를 안게 돼 피해자 중심주의 해결이라는 원칙이 훼손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내용이 고위급 비밀접촉에서 확정되었고, 그 결과의 일부가 ‘비공개’를 전제로 합의에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합의가 안고 있는 가장 큰 흠결이다. 다음날 발표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단호한 것이었다. 한국 정부의 선택지가 매우 협소해졌지만 흠결이 확인된 이상, 대통령이 그에 상응하는 한국 정부의 원칙적 입장을 천명한 것은 당연한 도리였다. 새해 들어 원칙과 현실 사이의 착지점은 급격히 좁아졌다. 대통령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에 모시고 그 목소리를 직접 확인했다. 피해자 중심주의는 적당히 얼버무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동시에 남북화해 국면이 열리면서 주변국 협조가 절실해졌다. 합의 파기나 재협상 요구는 한국의 외교력을 크게 약화시킬 우려가 있었다. 파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한국 정부 입장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동아시아 평화구상을 실현하는 데 우리가 주도적으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키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그 대신 일본으로부터 받은 10억엔을 국고로 충당한다는 대안이 피해자 중심주의 구현의 지렛대로 제시되었다. 10억엔의 사용을 위해 일본과 협의하겠다는 것은 재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라기보다는 10억엔의 의미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서 이 금전적 조치가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표시이며 책임 이행에 따른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 확인되면 합의는 피해자 구제의 기본 정신에 입각해서 온전히 이행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 정부는 거의 죽어 가던 합의를 재생시켜 합의 완성의 기회를 일본에 제공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이 기회를 걷어찰 경우 합의는 사문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국제정치에서 이행이 지체되어 사문화되는 합의는 허다하다. 1956년의 소·일 공동선언이 그중 하나다. 선언을 통해 소련과 일본은 국교를 정상화한 뒤 교섭을 실시하여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이와 동시에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남쿠릴 4개 섬 중 2개 섬을 소련이 일본에 반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은 국내 여론에 밀리면서 4개 섬의 동시 반환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소련과 이를 계승한 러시아는 공동선언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어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02년의 북·일 평양선언도 사문화 일보 직전이다. 이 선언의 핵심은 북·일이 국교정상화 교섭을 시작하고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이 경제협력을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어느 것도 실현되지 않았다.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 2002년 가을, 일본은 일시귀국한 납치 일본인 5명을 영주귀국시켰다. 북·일 간의 합의에 위반한다고 하여 일단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일본 외무성의 신중론을 질책하며 ‘국가의 의지’로 이들의 영주귀국을 고집하여 실현시킨 사람이 당시 관방부장관이던 아베 신조 총리 자신이었다. 위안부 합의 이행을 위한 본인의 책임은 제쳐두고 한국의 태도만 문제 삼는 아베 총리의 태도는 내로남불이다. ‘위안부’ 합의를 파기할 것인가, 완성시킬 것인가. 일본 정부의 선택이 남았다.
  • ‘해양 주도권’ 확보 적극 나선 정부… 외교문제는 넘어야 할 산

    ‘해양 주도권’ 확보 적극 나선 정부… 외교문제는 넘어야 할 산

    전문가 절반 이상 “EEZ 포함해야”獨·日도 관련법 포함… 세계 추세한·일 영해권 분쟁 등 불씨될 수도정부가 늦어도 내년 말까지 확정하게 되는 5차 국토종합계획(2021~2040년)은 개발 대상 국토의 공간적 범위를 확장한다는 게 핵심이다. 국토기본법에 따라 20년 단위로 수립하는 국토종합계획 대상이 기존 영해(육지로부터 12해리)에서 배타적 경제수역(EEZ·연안 200해리)까지 확대되면 해양 주권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양 영유권이나 자원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 등 인접 국가와의 갈등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세계적으로도 EEZ는 국토 관련법 또는 국토 계획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는 추세다. 일본은 이미 2005년 우리나라의 국토종합계획에 해당하는 국토형성계획을 수립하면서 ‘해역의 이용 및 보존 계획 방안’에 EEZ 및 대륙붕에 관련된 내용을 명문화했다. 독일도 국토공간정비계획 대상에 EEZ를 포함시키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5차 국토종합계획에 EEZ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의 56.0%는 ‘연안과 EEZ에 대한 내용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포함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6.4%에 그쳤다. 다만 EEZ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한·일 양국이 주장하는 EEZ는 독도 인근 해역에서 상당 부분 중복되며 이는 한·일 간 영해권 분쟁의 주요 원인이 돼 왔다. 또 중국의 이어도 관할권 주장이나 우리 측 EEZ를 침범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권영섭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한·중 관계 등 외교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만큼 (5차 국토종합계획 확정 전) 관계 부처 간 논의 및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5차 국토종합계획에는 통일에 대비한 국토 발전 방향을 넣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올해 들어 남북 관계가 해빙 무드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 등이 이뤄지면 보다 구체화된 남북 교류·협력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에 합의했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이렇다 할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권 선임연구위원은 “통일에 대한 문제는 3차 국토계획(1992~2001년)부터 조금씩 다뤄왔다”면서 “5차 계획에서는 통일에 대비한 진전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국토종합계획에 EEZ·北 포함 추진

    정부가 국토종합계획에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북한 영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상위 국토개발계획에 이러한 내용이 담기면 해양 주권 강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신문이 14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을 통해 입수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성과 평가 및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립 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5차 계획의 공간적 범위에 EEZ를 추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토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계획 수립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도 최근 보고됐다. 보고서는 “국토종합계획은 대한민국 영토 전역을 대상으로 하지만 EEZ와 북한 영역에 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5차 계획에서 명시적인 공간적 범위로 설정할지에 대한 명분, 실효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1972~1981년) 계획부터 4차(2000~2020년) 계획에 이르기까지 EEZ 문제가 거론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이는 한·중 간에 참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어선의 불법 어업은 물론 이어도 관할권 문제에 적극적인 대응 수단을 마련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독도 인근 해역을 중심으로 한·일이 각각 주장하는 EEZ 경계가 다르다는 점에서 독도 영유권과도 맞물린 문제다. 또 북한 지역은 4차 계획까지만 해도 ‘미수복 영토’ 정도로만 규정돼 있었다. 남북 연계 교통망 복원 등 남북한 교류협력 기반 조성 방안이 계획을 통해 일정 부분 구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영섭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과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EEZ를 국토계획 등에 반영하는 추세여서 우리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권력의 이동’ 앞둔 동남아… 영유권 분쟁은 中에 달려

    ‘권력의 이동’ 앞둔 동남아… 영유권 분쟁은 中에 달려

    ‘골디락스의 해는 갔다.’ 아시아전문 온라인매체인 아시아 센티넬은 지난 2일자 기사에서 지난해를 관통한 기조를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따와 표현했다. 지난해는 소녀 골디락스가 먹은 수프처럼,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였다. 그러나 2018년은 뜨거운 수프만 남은 듯하다. 아시아 전역에 변화를 가져올 상수와 변수들이 존재한다.올해 아시아 각국은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가 총선을 치른다. 인도네시아도 내년 4월 대선의 전초전 격인 자바 주지사 선거가 오는 6월 예정돼 있다. 지난해 10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장례식을 치르고 애도 기간이 끝난 태국에선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쁘라윳 총리는 올해 11월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에는 ‘정치적 혼란이 진정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총선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 2014년 4월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총리를 중심으로 군부 정당이 형성돼 총선에 참여하면서, 총리가 민정 이양이 아닌 장기집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르면 2월, 늦어도 8월까지 총선을 치러야 하는 말레이시아는 나집 라작 총리가 3선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은 나집 총리의 국부펀드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DMB) 스캔들로 60년 역사상 최대 위기에 몰려 있다. 2015년 불거진 이 스캔들은 1DMB의 운용자금 중 40억 달러(약 4조 2500억원)가 유용됐고, 이 중 일부가 나집 총리의 비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나집 총리에게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야권연합 희망연대(PH)의 실질적 지도자인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2014년 동성애 사범으로 몰려 수감된 상태다. 그를 대신해 PH의 총리 후보로 추대된 이는 말레이시아를 22년간 이끈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다. 92세의 고령인 데다 오랜 기간 철권통치를 한 터라 마하티르 전 총리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있고, 말레이계 무슬림이 여전히 나집 총리를 지지하고 있어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캄보디아는 32년째 권력을 잡고 있는 훈 센 총리가 오는 7월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훈 센 총리는 지난해 9월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PR)을 강제 해산하고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영자지 ‘캄보디아 데일리’를 강제 폐간하는 등 정지 작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9년 4월 대선의 전초전인 자바의 주지사 선거를 6월 치른다.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는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2억 6500만명)의 60%가량이 거주하고 있어, 선거 결과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운명도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선거의 키포인트는 점차 정치세력화하고 있는 이슬람세력의 향방이다. 인구의 90%가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네시아는 최근 들어 원리주의와 종교적 배타주의가 기승을 부려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차기 대권의 디딤돌로 일컬어지던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중국계 기독교도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당시 주지사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모독했다는 강경파 이슬람 세력의 공세에 밀려 결국 패배했다.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도 강경파 이슬람 세력이 지원하는 후보가 얼마나 당선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해 아시아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국지적인 분쟁 여부다. 향배를 가를 변수는 중국의 대외전략이다.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1인 체제’를 구축해 내부 결속을 다진 중국은 올해 바깥으로 눈을 돌려 영향력 확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지난해 12월 11일 ‘2018년 주목할 만한 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외교협회(CFR)의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중국이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와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대만·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와 영유권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지난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군 인사에서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부전구(戰區) 공군사령관 쉬안상(61) 중장이 공군 공산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공군 부사령관으로 임명됐다. 남중국해 담당자가 공군의 최고 지휘부인 당위원회 상무위원 10명에 포함된 것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섬과 암초들을 요새화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AMT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이 일대에 항공기 격납고, 미사일호, 탄약고 등을 새로 지은 면적은 총 29만㎡(약 8만 8000평)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가 지난해 6월부터 2개월 넘게 군사 대치를 벌였던 도카라(중국명 둥랑·부탄명 도클람)에도 위기감이 감돈다. 지난 3일 인디아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는 국경 지역에 1조 루피(약 16조 7700억원)를 투입해 인프라와 작전시설 등 전력의 대대적인 증강에 나섰다. 중국군은 둥랑에 최대 5000명이 주둔할 수 있는 영구기지를 건설하고 이미 1600~1800명 규모 병력을 배치해 만반의 체제를 갖췄다. ‘힌두 민족주의’를 기조로 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는 도카라뿐 아니라 카슈미르 지역에서도 유혈충돌을 거듭하고 있어 ‘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듯하다. 카슈미르에서는 2016년 7월 무슬림 젊은이들의 신망을 얻고 있던 분리주의 반군 지도자 부르한 와니(당시 22세)가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것을 기화로 무슬림 주민들과 인도 군경 간 충돌이 부쩍 잦아졌다. 지난해에만 분리주의 대원 200여명, 인도 군경 75명 및 민간인 40여명이 사망해 2010년 이후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대일로 올라탄 ‘찰리우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대일로 올라탄 ‘찰리우드’

    중국이 글로벌 영화시장에서도 우뚝 섰다. 중국 대륙 내 영화 흥행 수입과 영화관 스크린 수, 영화관 방문객 수 등 여러 부문에서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중국 미디어 총괄 부처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國)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본토 내 영화 흥행 수입 규모는 전년보다 13.5% 늘어난 559억 1100만 위안(약 9조 17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시장으로 등극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난 1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산 영화 흥행 수입은 전년보다 54%나 급증한 301억 400만 위안이다. 지난해 1억 위안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소박’을 터뜨린 영화가 92편이고, 이 중 중국산 영화는 절반이 넘는 51편(55.4%)이다. 전년( 39편)보다 30%나 늘어나 중국 영화의 경쟁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특히 10억 위안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대박’ 영화가 6편이고, 5억 위안의 흥행 수입을 올린 ‘중박’ 영화도 13편에 이른다. 지난해 7월 말 개봉된 ‘전랑(戰狼)Ⅱ’는 1억 6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57억 위안의 흥행 수입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미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해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중국 흥행만으로 아시아 역대 흥행 1위, 세계 흥행 5위의 성적이다. 이 영화는 중국 특수부대 출신 주인공 렁펑(冷鋒)이 내전 중인 아프리카에 들어가 중국인과 난민을 구한다는 내용의 액션 블록버스터다. 중국 전사가 세계의 난민을 구하는 내용을 두고 중국 내에서는 자부심을 고취시킨다는 호평이, 서방에서는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홍보물이라는 혹평이 엇갈렸다. 어쨌든 중국 관객들이 세계 최고 흥행작을 만들어 냈다. ‘전랑Ⅱ’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그레이트월’(長城) 등 중국산 영화는 지난해 해외에서 42억 위안을 벌어들여 전년보다 11%의 성장을 기록했다. ‘전랑Ⅱ’ 외에도 지난해 개봉된 코미디 영화 ‘수줍은 철권’(羞羞的 鐵拳·6위)과 청룽(成龍) 주연의 ‘쿵푸요가’(功夫瑜伽·8위), 쉬커(徐克) 감독의 ‘서유복요편’(西遊伏妖篇·10위) 등도 중국 역대 흥행 10위권 내에 들었다.중국 영화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까닭은 정부가 문화산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덕분이다. 1997년 문을 연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저장(浙江)성의 헝뎬스튜디오((橫店影視城)가 그중 하나다. 36㎢의 부지(약 1100만평·축구장 60배 크기)에 자금성과 진(秦)나라 황궁 등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이곳은 촬영에 필요한 소품과 단역 자원이 넘친다. 2200여년 전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 소품 수십만 가지가 구비돼 있고, 단역 배우는 4만명이 넘는다.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는 2000편이 넘고 ‘미션 임파서블 3’, ‘미이라 3’ 등 세계적 흥행작도 제작됐다. 이를 발판으로 중국 영화시장은 연평균 37%의 고속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헝뎬스튜디오가 중국과 할리우드를 합친 ‘찰리우드’로 불리는 이유다. 중국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에 영화업계는 성장의 기회로 잘 활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주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편승해 중국 영화가 해외 수출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아시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철도 등 인프라 투자와 무역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영화라는 문화상품의 수출 확대에도 좋은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의 영화사 샤인워크미디어(閃亮媒體)는 이를 위해 카자흐스탄과 전기(傳記) 영화, 이란과 코미디 영화, 인도네시아와 재난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하기로 하는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국가들의 영화사들과의 합작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완성을 앞둔 중국·카자흐스탄 합작 영화 ‘작곡가’가 대표적이다. 영화는 중국인이 카자흐스탄에서 작곡가로 활약하며 양국 교류·협력의 상징적 인물이 된 시싱하이(洗星海)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제작자 선젠(沈健)은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연설 속에서 언급된 작곡가의 이름에서 감명을 받았고 영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서 영화 제작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셈이다. 중국 제작자들이 영화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부로 간주하는 정부 당국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정부는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과 영화제, 영화 제작을 통한 인적 교류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지원은 중국 영화계에서 금전적 투자 이상의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정부 지침을 따르는 영화들은 검열과 행정적 규제를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터키 영화 감독인 무라트 야부즈가 ‘요리사와 공주’(?師與公主)라는 영화를 제작하는 데 제작 비용을 대기로 했다. 13세기 실크로드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중국의 공주가 터키의 요리사와 함께 아나톨리아(소아시아·거의 대부분 터키 영토)로 달려가 침략자들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다. 야부즈 감독은 3년간 투자자를 물색하던 끝에 중국 투자자를 만나 실크로드를 테마로 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말하자 그들이 반색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지난 5월 촬영에 들어갔고 야부즈 감독은 중국과 터키는 물론 몇몇 실크로드 지역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영화의 배경이 실크로드 전체이기 때문에 중국, 터키와 실크로드 주변 나라에서 모두 상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동양의 가치를 바탕으로 할리우드에 대적하는 영화가 많이 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발맞춰 지난달 초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는 제4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도 열렸다. 중국과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의 합작 확대 가능성을 보여 준 행사였다. 주최 측은 고대의 무역로를 보여 주는 대형 지도를 걸었고 중국 유명 배우들은 그 위에 속속 자필 서명을 남기게 하는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 전파에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 내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주제로 한 민족주의 성격의 대작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통신사 직원이 유럽 라이벌을 누르고 아프리카에서 계약을 따내는 성공담을 다룬 ‘차이나 세일즈맨’(中國推銷員)의 탄빙(檀冰) 감독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주제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며 “이미 30여개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에 영화 배급권을 팔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개봉된 ‘쿵푸요가’는 고대 티베트의 보물을 찾아 나선 중국과 인도 고고학자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인도 여성 고고학자 역을 맡은 아미라 다스투르가 영화 중에서 “우린 중국과 인도의 고고학 협력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도 부합하겠죠”라고 말하자 중국 고고학자 역을 맡은 청룽은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로 신장(新疆)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2300여㎞에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에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k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 10년 주기 격변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 10년 주기 격변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2000년대 초반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 ‘중국의 10년 주기 격변설’이 회자된 적이 있다. ‘중국 역사는 대략 10년을 전후해 대변화를 겪는다’는 게 ‘설’(說)의 요지다. 1921년 7월 마오쩌둥(毛澤東) 등 지역 대표 12명이 모여 성립된 초미니 공산당이 천신만고 끝에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을 무너뜨리고 사회주의 정권을 창출한 것은 1949년이었다. 건국 대업을 이룬 자신감으로 충만한 중국이 15년 내 영국을 따라잡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해마다 공업생산을 25% 이상 늘리겠다며 대약진운동에 본격 돌입한 것도 1959년의 일이다. 이를 위해 ‘산업의 쌀’인 철강 생산에 올인했다. 녹일 철이 부족하자 냄비와 숟가락, 삽, 곡괭이 등 집기와 농기구를 죄다 쏟아부어 만들어 낸 것은 쓸모없는 무쇠 덩어리뿐이었다. 5억 농민들이 농사일은 내팽개치고 무쇠 덩어리 생산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중국 전역에 대기근이 몰아쳐 3000만명 이상이 굶어 죽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경제파탄을 책임지고 물러난 마오는 권력을 되찾기 위해 세상 물정에 어두운 어린 홍위병을 앞세워 문화혁명을 일으켜 1969년 눈엣가시 같던 정적 류샤오치(劉少奇)를 북망산천으로 보내고 덩샤오핑(鄧小平)에게는 ‘주자파’(走資派·자본주의 추종자) 모자를 씌워 시골 공장으로 내쫓았다. 마오가 사망하자 그의 추종 세력 문혁 4인방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한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천명한 것은 또다시 10년 가까이 흐른 1978년이었다. 덩샤오핑이 이끄는 중국은 개혁·개방 노선에 따라 대대적 경제개혁에 나서며 연평균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개혁·개방을 추진한 지 10년이 지난 1989년 만명의 꽃다운 청춘이 민주를 외치며 톈안먼(天安門) 제단에 피를 뿌려야 했다. 경제개혁으로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나날이 치솟는 인플레와 빈부격차 심화로 중국인의 불만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정치개혁은 이뤄지지 않고 기득권을 가진 공산당의 부정부패 현상만 만연한 것이다. 인권 탄압국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중국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었다. 1990년 중반 무려 24%까지 급등했던 인플레를 2.8%로 끌어내리고 방만한 국유기업을 대폭 정리함으로써 위기를 넘긴 중국은 1999년 홍콩에 이어 마카오까지 품안에 안는 쾌거를 일궜다. 이를 모멘텀으로 10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한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위기는 기회이듯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제성장의 지렛대로 삼아 미국과 중국(G2) 세계 양강 구도를 굳히며 우뚝 섰다. 이후 ‘도광양회’(韜光養晦·칼날 빛을 감추고 몰래 힘을 기른다)를 버리고 ‘분발유위’(奮發有爲·떨쳐 일어나 할 일을 한다) 외교 지침으로 10년을 달려온 중국의 앞날에는 부채 위기·부동산 버블 등 경제 경착륙, 빈부격차의 내우(內憂), 북핵과 영유권 분쟁에 휩싸인 남중국해, 무역불균형에 따른 미·중 갈등의 외환(外患)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새로운 도약이냐, 좌절이냐’의 갈림길에 선 셈이다. 2018년을 맞은 중국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중국이 글로벌 영화시장에서도 우뚝 섰다. 중국 대륙 내 영화 흥행 수입과 영화관 스크린 수, 영화관 방문객 수 등 여러 부문에서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중국 미디어 총괄부처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國)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본토 내 영화 흥행수입 규모는 전년보다 13.5% 늘어난 559억 1100만 위안(약 9조 17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시장으로 등극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지난 1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산 영화 흥행수입은 전년보다 54%나 급증한 301억 400만 위안이다. 지난해 1억 위안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소박’을 터뜨린 영화가 92편이고, 이중 중국산 영화는 절반이 넘는 51편(55.4%)이다. 전년( 39편)보다 30%나 늘어나 중국 영화의 경쟁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10억 위안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대박’ 영화가 6편이고, 5억 위안의 흥행수입을 올린 ‘중박’ 영화도 13편에 이른다.지난해 7월말 개봉된 ‘전랑(戰狼)Ⅱ’는 1억 6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57억 위안의 흥행 수입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미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해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중국 흥행만으로 아시아 역대 흥행 1위, 세계 흥행 5위의 성적이다. 이 영화는 중국 특수부대 출신 주인공 렁펑(冷鋒)이 내전 중인 아프리카에 들어가 중국인과 난민을 구한다는 내용의 액션 블록버스터다. 중국 전사가 세계의 난민을 구하는 내용을 두고 중국 내에서는 자부심을 고취시킨다는 호평이, 서방에서는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홍보물이라는 혹평이 엇갈렸다. 어쨌든 중국 관객들이 세계 최고 흥행작을 만들어냈다. ‘전랑Ⅱ’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그레이트월’(長城) 등 중국산 영화는 지난해 해외에서 42억 위안을 벌어들여 전년보다 11%의 성장을 기록했다. ‘전랑Ⅱ’ 외에도 지난해 개봉된 코미디 영화 ‘수줍은 철권’(羞羞的 鐵拳·6위)과 청룽(成龍) 주연의 ‘쿵푸요가’(功夫瑜伽·8위), 서극(徐克) 감독의 ‘서유복요편’(西遊伏妖篇·10위) 등도 중국 역대 흥행 10위권 내에 들었다. 중국 영화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까닭은 정부가 문화산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덕분이다. 1997년 문을 연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저장(浙江)성에 있는 헝뎬스튜디오((橫店影視城)가 그중 하나다. 36㎢의 부지(약 1100만평·축구장 60배 크기)에 쯔진청(紫禁城)과 진(秦)나라 황궁 등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이곳은 촬영에 필요한 소품과 단역 자원이 넘친다. 2200여년 전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 소품 수십만 가지가 구비돼 있고, 단역 배우는 4만명이 넘는다.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는 2000편이 넘고 ‘미션 임파서블 3’, ‘미이라 3’ 등 세계적 흥행작도 제작됐다. 이를 발판으로 중국 영화시장은 연평균 37%의 고속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헝뎬 스튜디오가 중국과 할리우드를 합친 ‘찰리우드’로 불리는 이유다. 중국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에 영화업계는 성장의 기회로 잘 활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주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편승해 중국 영화가 해외 수출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아시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철도 등 인프라 투자와 무역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영화라는 문화상품의 수출 확대에도 좋은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의 영화사 샤인워크미디어(閃亮媒體)는 이를 위해 카자흐스탄과 전기(傳記) 영화, 이란과 코미디 영화, 인도네시아와 재난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키로 하는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국가들의 영화사들과 합작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완성을 앞둔 중국-카자흐스탄 합작 영화 ‘작곡가’가 대표적이다. 영화는 중국인이 카자흐스탄에서 작곡가로 활약해 양국 교류·협력의 상징적 인물인 시싱하이(洗星海)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제작자 선젠(沈健)은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연설 속에서 언급된 작곡가의 이름에서 감명을 받았고 영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서 영화 제작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셈이다. 중국 제작자들이 영화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부로 간주하는 정부 당국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정부는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과 영화제, 영화제작을 통한 인적 교류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지원은 중국 영화계에서 금전적 투자 이상의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정부 지침을 따르는 영화들은 검열과 행정적 규제를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터키 영화 감독인 무라트 야부즈가 ‘요리사와 공주’(㕏師與公主)라는 영화를 제작하는데 제작 비용을 대기로 했다. 13세기 실크로드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중국의 공주가 터키의 요리사와 함께 아나톨리아(소아시아·거의 대부분 터키 영토)로 달려가 침략자들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다. 야부즈 감독은 3년간 투자자를 물색하던 끝에 중국 투자자를 만나 실크로드를 테마로 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말하자 그들이 반색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지난 5월 촬영에 들어갔고 야부즈 감독은 중국과 터키는 물론 몇몇 실크로드 지역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영화의 배경이 실크로드 전체이기 때문에 중국, 터키와 실크로드 주변 나라에서 모두 상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동양의 가치를 바탕으로 할리우드에 대적하는 영화가 많이 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발맞춰 지난달 초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는 제4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도 열렸다. 중국과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의 합작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였다. 주최 측은 고대의 무역로를 보여주는 대형 지도를 걸었고 중국 유명 배우들은 그 위에 속속 자필 서명을 남기게 하는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 전파에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 내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주제로 한 민족주의 성격의 대작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통신사 직원이 유럽 라이벌을 누르고 아프리카에서 계약을 따내는 성공담을 다룬 ‘차이나 세일즈맨(中國推銷員)’의 탄빙(檀冰) 감독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주제가 해외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며 “이미 30여개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에 영화 배급권을 팔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개봉된 ‘궁푸요가’는 고대 티벳의 보물을 찾아 나선 중국과 인도의 고고학자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인도 여성 고고학자역을 맡은 아미라 다스투르가 영화 중에서 “우린 중국과 인도의 고고학 협력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도 부합하겠죠”라고 말하자 중국 고고학자역을 맡은 청룽은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사업중 하나로 신장(新疆)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2300여㎞에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에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중국에 맞선 소국 팔라우/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에 맞선 소국 팔라우/최광숙 논설위원

    남태평양의 작은 섬 팔라우. ‘신들의 바다 정원’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팔라우는 인구 2만여명의 초미니 국가다. 이 작은 나라가 중국과 ‘맞짱을 뜨는’ 기개를 보였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이 유커의 여행 금지를 무기로 대만과의 외교 단절을 강요하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팔라우는 법치국가이자 민주국가로 우리의 결정은 우리가 스스로 한다”고 맞받아쳤다고 한다.팔라우는 국내총생산(GDP) 중 관광업의 비중이 50%에 이른다. 특히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나 지난해 외국 관광객 11만 3300여명 중 절반이 중국인이다. 국가 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데도 팔라우는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과 대만과의 ‘의리’를 택했다. 팔라우는 이전에도 중국에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2009년 이슬람 무장단체 활동 혐의로 미 해군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던 위구르인 5명을 정착시켜 중국의 반발을 샀다. 2012년 자국 해역에서 상어 등을 불법으로 잡던 중국 어선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 선원 전원을 체포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대만도 중국에 경제적 보복 등을 당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6년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하자 경제 원조 카드로 중남미의 파나마와 아프리카의 감비아 등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자신들과 수교하게 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은 대만과 국교를 맺은 22개국에 대해 단체관광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이잉원은 “중국은 대만이 굴복할 것으로 오판해선 안 된다”면서 “대만은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관광업계의 중국 의존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군사력을 내세워 동남아 국가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 인공섬 영유권 문제로 대립한 필리핀은 중국에 맞서 상설 중재재판소에 제소해 승소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여러 차례 해상대치를 했다. 대륙 굴기를 보이는 중국과의 한판 대결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진다. 사드 문제로 경제 보복을 당하고도 ‘3불(不)’을 약속했다. 크게 한 대 맞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는 팔라우나 대만의 대중국 관계와 상황도 다르고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국력이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작은 나라 팔라우의 당당한 행보를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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