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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54년 첫 출전…86년이후“단골손님”/월드컵 66년 발자취

    ◎줄리메 주도로 30년 우루과이서 첫 개최/브라질 펠레 앞세워 4회우승 “최다기록” 올림픽과 함께 지구촌스포츠의 최고제전으로 꼽히는 월드컵축구의 탄생은 6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4년 프랑스 파리에서 벨기에·스페인 등 6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설립을 위해 첫 모임을 가졌다. 여기서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하는 올림픽이 더이상 축구의 진수를 보여줄 수 없다며 4년마다 프로축구 국가대항전을 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축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내걸고 내륙국가들끼리 주동이 된 FIFA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2차대전이 끝난뒤 46년 가입)의 따돌림속에서 대회탄생은 20여년동안 산고가 거듭됐다. 우여곡절끝에 제1회 월드컵대회는 30년 7월13일 우루과이에서 개막됐다. 오늘날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월드컵의 태동이다. 갖은 난관을 축구에 대한 정열가 추진력으로 극복,월드컵창설의 산파역을 톡톡히 해낸 인물은 프랑스의 줄 리메 FIFA 초대회장이다. FIFA가 우승컵을 「줄 리메컵」으로 이름지은 것도 이같은 공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초창기대회는 재정 및 교통상의 이유 등으로 단촐하게 치러졌으나 갈수록 인기를 거듭하면서 지역예선전이 도입됐고 FIFA회원국도 현재 1백92개국이나 된다. 또 1·2차세계대전 등의 변고를 겪으면서도 94년 미국대회까지 15번이 치러졌다. 각본없는 드라마인 월드컵은 대회때마다 갖가지 이변과 파란,명승부가 이어져 수많은 화제를 쏟아냈다. 70년 맥시코월드컵 북중미예선 2차전이 벌어진 69년 7월. 홈팀 엘살바도르가 온두라스에 3­0으로 승리한뒤 홈관중이 온두라스응원단을 집단 폭행한 것이 알려지자 온두라스국민들이 자국 엘살바도르인에게 무차별 린치를 가해 수십명이 숨졌다. 이어 멕시코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도 유혈참극이 빚어져 국교단절과 함께 전쟁으로까지 치닫는 최악의 사고를 낳았다. 82년 스페인대회때는 브라질이 이탈리아와의 결승리그에서 2­3으로 패하자 비탄에 잠긴 브라질축구팬 32명이 자살,세계에 충격을 줬다. 66년 잉글랜드대회에서는 개막 8일전 줄 리메컵이 증발하는 대회사상 최대의 해프닝이 벌어지기도했다. 또 나라이름조차 생소한 북한이 잉글랜드대회에서 34·38년 두차례 우승한 「거함」 이탈리아를 1­0으로 격침시킨 것이 월드컵에서의 일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우승은 개인기의 브라질이 통산 4차례,조직력의 독일과 수비력의 이탈리아가 각각 3차례씩 차지했다. 특히 브라질은 스웨덴(58년) 칠레(62년) 멕시코(70년) 대회 등 3회 우승,줄 리메컵을 영구 보관하고 있다. 브라질 3회 우승의 주역 「축구황제」 펠레,74년 서독대회의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와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82년 스페인대회의 이탈리아 「축구영웅」 파울로 로시,86년 멕시코와 90년 이탈리아대회의 아르헨티나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90년 미국대회에서 브라질의 로마리우와 이탈리아의 바조 등 대회마다 불세출의 스타가 등장,팬들의 우상이 돼왔다. 한국이 처음으로 본선무대를 밟은 것은 6·25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54년의 스위스대회. 미공군 수송기에 몸을 싣고 64시간의 지루한 비행끝에 경기전날 밤 취리히에 도착한 한국선수단은 도착 10여시간만에 헝가리와의 월드컵데뷔전에 나서야했다. 당시 유럽최고의 축구스타로 군림하던 투스카스가 이끈 헝가리와의 경기결과는 0­9. 닷새뒤 터키와의 2차전도 0­7. 16실점에 무득점,참혹한 패배였다. 이후 32년만인 86년 멕시코 월드컵은 한국축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신동 마라도나가 이끄는 우승팀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 1­3으로 졌으나 박창선이 월드컵출전사상 한국의 첫 득점을 뽑았다. 불가리아와의 2차전은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김종부가 동점골을 넣어 1­1 무승부로 첫 승점을 기록했다. 이어 82년 스페인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최순호·허정무가 득점하며 아깝게 2­3으로 지고 말았다.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는 졸전끝에 벨기에전 0­2,스페인전 1­3,우루과이전 0­1로 져 한국축구에 의구심을 전져줬다. 그러나 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한국은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강호 스페인(2­2) 볼리비아(0­0)와 무승부를 이룬뒤 세계 최강 독일에 2­3으로 분패해 세계를 놀라게했다.
  • 북 이인모 노인 왜 미국 보냈나

    ◎신병치료 빌미 대외선전 등 정치적 속셈/「인도적 면모」 과시 대미 이미지개선 이용 북한당국이 이인모(79)노인을 29일 신병치료차 돌연 미국으로 보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노인은 6·25 때 인민군 문화부 소속 종군기자로 활동한 미전향장기수 출신.그는 유엔군의 반격작전으로 전세가 뒤바뀐 후 지리산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다 체포됐다. 정부는 지난 93년 인도적 차원에서 그를 북한으로 송환한 바 있다.때문에 현시점에서 북한당국이 그를 가까운 일본을 두고 굳이 미국으로 보낸 데는 치료목적 이외의 대외선전등 다른 정치적 계산까지 고려했다는 게 중론이다.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이를 통한 경제지원을 얻어내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인 까닭이다.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미국 조야를 겨냥한 이미지 개선용』이라고 설명했다.즉 미국으로부터 테러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북한으로선 그를 치료명목으로 미국에 보내는 「투자」를 통해 북한정권의 「인도적인」면모를 과시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그가 한국에서 오랜수형생활을 한 인물이므로 그같은 반대급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북한은 문민정부 출범 직후 우리측의 대북 유화정책의 일환으로 송환한 이노인을 철저히 김일성 부자체제 유지의 도구로 활용해 왔다.그를 「신념과 의지의 화신」,「통일영웅」등으로 호칭하며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특히 북한식 사회주의체제 선전을 위해 제작중인 총 50부작 극영화 「민족과 운명」중 한편에서 그의 일대기를 다루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그의 방미치료도 김정일의 이른바 「광폭정치」(통큰 정치)와 「인덕정치」를 포장하려는 속셈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구본영 기자〉
  • 머리맞댄 이­이 진지한 「민생」 논의/새 진용 고위당정회의 안팎

    ◎대야 정책대결·생산적 정치 주도 다짐/국제수지·한약대책 화기속 열띤 토론 4·11총선과 신한국당 당직개편 이후 처음 열린 27일 「제3차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에서 당정은 민생과 직결된 현안에 대해 진지하고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상견례를 겸한 회의는 여의도 중앙당사 대회의실에서 진지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2시간 10여분동안 근래 보기 드물게 긴 당정회의였다.특히 정책관련 당측 요구사항이 봇물을 이뤄 「정책정당」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이홍구 대표위원은 인사말에서 『참여하는 정당으로서 많은 토론을 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시의적절한 당정협의를 계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당정간 모든 것을 상의하고 지혜를 모아 정책을 만드는 획기적인 모습을 기대한다』면서 『현안에 대해 신속하게 만나 해결하는 새로운 풍토와 전통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수성 국무총리는 『국민을 위한다는 전제아래 여야 구분없이 정책으로 대결하고,신랄히 비판하며,협력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이어 『당의 질책과 비판을 받으며 항상 당쪽 얘기를 정책과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비공개 토론에서 당측은 당·정협조 활성화 방안과 정책기조·추진방향,개원국회운영대책을 의제로 삼고 정부측에 협조를 요청했다.정부측은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대책을 포함한 96하반기 경제운용방안과 4자회담 추진현황 및 향후 대책,민생치안대책,환경대통령선언 후속조치 추진계획,한약분쟁대책 등 현안을 관계 장관들이 보고했다. ○…자유토론에서 강삼재 사무총장은 『지방행정이 관할 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왜곡되거나 특정정파의 이익에 편중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상득 정책위의장은 특히 『정책기조를 민심과 민생을 위한 정책개발에 두겠다』면서 ▲과감한 규제 완화 ▲저소득 서민계층을 위한 당측 방안에 대한 성의있는 실천 ▲총선공약의 차질없는 시행 ▲민간인 자율방범대의 확대 등 민생치안책 마련 ▲소비성여행과 사치행위를 자제하도록 국민 캠페인 유도 등 5개항을 촉구했다. 이어 김형오 기조위원장,박범진 총재비서실장,손학규 제1,정영훈 제3정조위원장 등이 한약분쟁과 교통·주택문제,4자회담과 대북쌀지원문제,유치원의 제도권 편입문제,과외금지방안 등에 대해 묻자 이총리는 『전폭적인 당의 협력을 바란다』면서 일부 사안에 대해 짤막하게 의견을 피력했다.그는 『다음 기회에 사안별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루자』고 약속한뒤 대북쌀문제에 대해서는 『대외적인 문제가 있어 여기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회의에서는 전 총리인 이대표와 이총리가 서로 소회를 피력하며 덕담을 나누는등 화합을 과시했다.이대표가 『직전 총리였던 당 대표로서 정부측 인사들을 만나니 국무회의를 하다가 자리를 옮긴 착각이 든다』고 인사를 건네자 이총리는 『이대표가 떠나는 바람에 제가 고생을 대신하는 셈이 됐다』면서 『선거에서 국민의 힘으로 당선된 분들은 영웅이며 특히 이대표는 40여년동안 마음 깊이 따르는 분』이라고 이대표를 추켜세웠다. ○…회의에는 당측에서 이대표위원과 당3역 등 16명이,정부측에서 이총리와 나웅배 경제부총리,권오기 통일부총리,각부 장관 등 18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회의를 마친뒤 2002년 월드컵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열린 이탈리아 유벤투스팀 초청 축구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동,근처에서 간단한 저녁 식사를 마친뒤 경기를 관람했다.〈박찬구 기자〉
  • 부담스럽지않게 지적욕구 충족/신세대 독자겨냥 만화교양서 출간 붐

    ◎역사적 인물의 생애·사회상 등 간결하게 묘사/출판계 불황 타개책과 맞물려 계속 늘어날듯 지적인 욕구는 강하나 부담스런 글읽기는 꺼려하는 신세대 독자층을 겨냥한 만화교양서들이 잇따라 기획,출간되고 있다. 도서출판 이두가 지난해부터 그래픽 삽화를 활용해 세계사의 위대한 인물·사조 등을 설명하는 「이두아이콘 총서」를 발간,불붙기 시작한 만화교양도서 붐은 최근들어 출판사들의 불황타개책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뚜렷한 출판흐름으로 정착되고 있다. 현재 「만화로 보는…」시리즈 형태로 나와 있는 책으로는 최근 도서출판 까치가 자회사 청미래를 통해 내놓은 「만화로 보는 프로이트」를 비롯,이두호씨의 대하역사만화 「임꺽정」(프레스빌간),「모택동을 알면 중국이 보인다」(유레카미디어간),「만화로 보는 세계인물사」(중앙일보사간)등이 있다. 「만화로 보는 프로이트」(리처드 오스본 지음,모리스 매캔 그림)는 성·종교·예술·문화 등 20세기 사상계 전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프로이트의 이론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치있고 체계적으로 요약한 책.신세대 고급독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고전적인 만화양식을 택하고 있는 이 프로이트 안내서는 프로이트의 생애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 꿈과 성에 관한 프로이트의 주요작품들을 검토하고 있다.프로이트 사상의 반대자들인 융,비트겐슈타인,아들러,아이젠크,라이히와 상속자들인 호니,라캉,비니코트,크리스테바의 비판적 관점을 아울러 조망하는 한편 프로이트 주장의 핵심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페미니즘의 관점도 꼼꼼히 살펴본다. 만화 「임꺽정」은 벽초 홍명희의 동명 원작소설을 만화가 이두호씨 특유의 박력있는 「그림언어」로 극화한 것으로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등장인물의 묘사와 독특한 상황설정이 눈길을 끈다.이 책에서 임꺽정은 호피를 두르고 초인적인 힘으로 거대한 철퇴를 휘두르는 탈역사적이고 희화화된 모습의 영웅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차라리 삶을 위해 싸우는 친근한 민초로서의 임꺽정상을 묘사하는데 무게 중심이 쏠려있다.그 점에 만화 「임꺽정」의 미덕이 있다.단행본 만화도서로는 드물게 전21권의 대작으로 완간됐다. 「모택동을 알면 중국이 보인다」(글·그림 은종필)는 아편전쟁 이후 중국에서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기까지의 방대하고 역동적인 중국근현대사를 만화로 쉽게 풀어쓴 책.서술의 초점은 중국 변혁의 주체였던 민중의 힘을 결집시켜 중국의 현대사를 이끌었던 모택동에 맞춰진다.국공합작,손문의 삼민주의,무창봉기와 신해혁명,5·4운동 등이 주요내용을 이룬다. 「만화로 보는 세계 인물사」(사세휘 지음,아베 다카키 그림)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왕에서부터 20세기의 성녀 마더 테레사에 이르기까지 세계 역사를 움직인 2백43인의 생애와 업적을 간결하게 정리한 교양서다.특히 이 책은 그동안 대부분의 위인전 등에서 취해온 서구편중의 인물선정 방식에서 탈피,중세 대제국을 건설했던 중앙아시아의 기마민족 지도자까지 비중있게 다루는 등 역사에 대한 균형감각을 살리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비교적 명망있는 출판사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이같은 만화교양도서 출간붐은 그동안 우리만화의 발전을 해치는 고질병으로 인식돼온 「만화도서의 대본소체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하는 작은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김종면 기자〉
  • 부담없는 분량·동화같은 내용/우화소설 잇달아 출간

    ◎원재길 「별똥별」·곽재구 「해바라기꽃 피는 언덕」·안도현 「연어」/독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인기에 영향/짧은 문장에 인생에 대한 가벼운 통찰 담아 최근 국내작가들 사이에 우화소설 바람이 불고있다.서점가에서 우화소설이 은근한 인기를 누리면서 국내 작가들이 잇따라 우화소설을 선보이고 나선 것. 작가 원재길씨의 「별똥별」이 도서출판 예문에서 다음주초 나오는데 이어 시인 곽재구씨의 「해바라기꽃 피는 언덕」(가제)이 문학동네에서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이미 나온 안도현씨의 「연어」(문학동네)는 지난주 교보문고 국내소설부문 3위를 기록하며 선전중이다. 「별똥별」은 7할의 국민이 관절염을 타고나는 가상공간 추스코공화국을 배경으로 관절염 퇴치법을 개발,유명해진 무라비라는 사내의 얘기를 엮고있다.뭔가 남과 다른 「특별한 삶」을 꿈꾸던 그는 젊을 때부터 물구나무 서서 햄버거를 먹는가 하면 스키로 출퇴근하는 등 기행을 일삼는다.두살때부터 자신만을 기다려온 옆집처녀 볼라리아도 뿌리치고 관절염 도장을 차려 국민적 영웅이 되지만 말년엔 자신이 너무 사랑을 모르고 이기적이었던 것 아닌가 하는 한줄기 회의도 느낀다.작가가 직접 그림까지 그린 이 작품은 딱 부러지는 결론대신 독자가 읽으면서 어떤 의미라도 길러낼 넓은 해석공간을 열어놓은게 특징. 한편 곽씨의 「해바라기꽃…」은 하늘에서 장난치다 쫓겨난 한 천사의 얘기.천일 유배형에 처해져 지상에 내려온 이 천사가 방랑길에 올라 보고 들은 지상의 삶을 들려주는 형식이다.어찌보면 진부한 스토리지만 개개의 에피소드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서정시인 특유의 감성이 작품을 살린다. 올해 창작 우화소설 바람의 효시격인 안씨의 「연어」는 은빛연어와 눈맑은 연어의 사랑을 통해 삶이란 존재 그 자체로 숭고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지난달 2월 나온 이 책은 발매 석달만에 3만부를 돌파하는 뜻밖의 인기로 작가와 출판사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이같은 국내 우화소설 바람의 모태는 서점가에 부동의 1위인 「좀머씨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것이 출판계의 관측.원래 2차대전 패전으로 피폐해진 독일인의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국내에 소개되면서 엉뚱하게도 정신적으로 방랑하는 한 도인의 이야기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어쨌든 「작품보다 더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이 짧은 이야기는 우화를 선호하는 국내독자의 숨은 취향을 드러냈다는 것. 우화가 인기있는 것은 무엇보다 부담없는 분량과 동화같은 내용으로 잘 읽히기 때문이다.짧은 문장에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인생에 대한 가벼운 통찰을 담고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나름대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는 것.얼굴을 찌푸리며 진지한 책읽을 시간과 필요가 점차 줄어드는 정보화시대에 우화는 적합한 문학형태의 하나가 아닌가하는 의견이 많다.문학동네의 강태형 사장은 『쓰기 쉬운 것 같지만 쉬운 언어로 인생의 지혜를 보여줘야 하는 우화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글』이라면서 『간결하면서도 밀도있게 평범한 삶의 지혜를 보여주는 것이 우화의 본령』이라고 말했다.〈손정숙 기자〉
  • “관리부실”­“음모설” 양동작전/「최승진씨 구속」 국민회의 대응

    ◎“개인범죄에 공당이 들러리” 여론 부담 최승진 전 뉴질랜드대사관행정관이 검찰에 구속된 이후 국민회의의 대응은 두개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같다.가능한 한 조기 매듭을 시도한다는 방침 아래 최씨의 강제송환후 곧바로 제기했던 「음모설」과 더불어 「외무부의 인사관리 부실」의 고리를 걸어 맞대응을 시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일종의 양동작전이다. 문서 공개 당사자인 권노갑부총재는 12일에도 검찰의 소환에 언제든 응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이 사건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권부의장의 이같은 태도는 「최씨가 문서변조를 시인했다」는 검찰발표에도 불구,국민회의 인권위원장인 이상수변호사와의 면담때 최씨가 혐의사실을 부인한 데 고무된 듯하다.권의원의 한 측근인사가 『최씨가 혐의내용을 부인하고 있어 이미 싸움은 끝난 상태』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자칫 여권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고 우려,강공책을 구사하고 있다.이른바 「정부 음모설」과 최씨가 외교문서 전달 당시 공무원신분이었던 점을 들어 외무부의 인사관리 부실에 따른 장관인책론이 그것이다. 공로명 장관의 인책론은 겉으로는 공장관이 러시아 방문때 김영삼대통령의 친서를 옐친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부분을 문제삼았다.하지만 실제로는 최씨사건에 대한 불편한 심기의 표출이라는 풀이다. 음모론도 공세의 한 축이다.최씨가 강제귀국때 『외무부 고위관리가 김대중 총재와 공모한 것으로 시인하면 모든 죄를 덮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한 발언에 여전히 무게를 싣고 있다. 김총재 스스로도 『정부가 선거부정 문제를 희석시키는 데 최씨사건을 이용하고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감추지 않고있다.김영진의원 같은이는 『최씨사건 이후 정부가 뉴질랜드산 키위 수입을 중단하고 쇠고기 수입도 절반으로 줄였다』고 전하고 『현재 우리측에 쇠고기와 키위 수입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식의 「거래의혹설」까지 제기하고 있다.심지어 『변조문서라는 정부의 덫에 걸렸다』는 이른바 「함정론」마저 등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는 공당이 「소영웅주의」에 물든 한 개인의 범죄행위에 놀아났다는 여론의 비판을 희석시키고,나아가 국민회의가 떠안게 될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역공의 성격이 짙다.선거부정,신한국당의 당선자 영입작업과 같이 이 문제로 여권과 정국주도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여보겠다는 기세는 아니다.국민회의가 조기수습으로 가닥을 잡아나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양승현 기자〉
  • 「정치적 음모설」 제기로 “맞불”/국민회의 최승진 파문 대응책

    ◎변호인단 구성… 인권특위서 진상 규명/일부선 “자작극 가능성 대비해야” 신중론 최승진씨의 문서변조의혹 사건이 정치쟁점화됨에 따라 국민회의 안에서도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대응방향과 수위를 놓고 고심하던 국민회의는 11일 선거부정을 희석시키려는 「정치적 음모설」을 제기하면서 「맞불작전」에 착수했다.이에 따라 국민회의는 인권특별위원회를 가동,최씨의 강제귀국과 긴급구속,회유공작 등에 대한 진상규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당차원에서 변호인단을 구성,「정부의 회유공작」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국민회의의 강공책은 최씨의 귀국발언에 힘입은 것 같다.최씨가 긴급구속된 10일만해도 『검찰의 수사를 일단 관망하겠다』는 자세였다.그러나 최씨가 『김대중 총재와 짜고 했다고 시인하면 죄를 면해주겠다는 회유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김대중 총재는 11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특별위원장단 회의에서 이런 최씨의 발언을 인용하면서,『정치적 음모가 있다』며 반격을 시도했다.김총재는 『정부당국이 선거부정문제를 희석시키는데 최씨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역대 외무장관 가운데 공로명 장관처럼 잘못하는 장관은 없었다』며 강도를 높였다. 지난해 지자체 선거막판에 최씨의 제보를 공개했던 권노갑 지도위부의장도 침묵을 깨고 『검찰이 소환한다면 언제든 응할 것』이라며 『외무부의 회유공작 등 범법적 행위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한다』며 역공에 나섰다.『그러나 소환되더라도 지난해 최씨의 말을 믿고 그대로 진술했기 때문에 그 이상 그 이하도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수위조절을 했다. 그는 지난해 외교문서 공개 배경에 대해 『당시 최씨 신분으로 볼때 사실이라고 믿었지만 내가 지자체 선거 연기와 관련한 안기부 문서를 입수,폭로한 사실에 비추어서도 김영삼정권이 지자제 연기를 위해서는 어떤 획책도 능히 할 수 있다고 확신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최씨의 주장만을 근거로 당이 강공을 취하는데 위험이 있다는 신중론도 초선의원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있다.최씨의 소영웅주의에서 비롯된 자작극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일 열린 총재특보단회의에서 천정배특보는 『변조된 것으로 판결날 가능성이 높다』며 당의 대비를 촉구했다.설훈특보도 『정부가 요주의 인물로 분류한 최씨에게 이미 변조된 문서를 건네줘 최씨를 덫에 걸리게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함정론」을 제기했다.〈오일만 기자〉
  • 국민회의/최승진씨 수사향방 “촉각”(정가초점)

    ◎일단 관망… 최씨 자작극 가능성 대비/“옐친 못만난 공 외무 사퇴”… 맞불작전 최승진 전 뉴질랜드 행정관이 귀국한 10일 국민회의는 정동영대변인 이름으로 매우 강경한 논평을 냈다.국가적 체통을 구긴 공노명외무장관에게 김영삼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지 못하고 온 「러시아에서의 외교망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일국의 외무장관이 상대국과 사전 조율없이 갔다가 옐친 러시아대통령을 만나지 못한채 면박만 당하고 온 사건은 온 국민을 모욕당하게 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이 논평과 최씨의 귀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묘한 시기와 상황으로 볼 때 국민회의의 이날 논평과 권부의장의 함구는 외교문서 변조의혹 사건에 대한 「맞불작전」인 동시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일단 검찰수사를 관망하려는 전략인 것 같다.이 사건의 파장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총선후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국민회의에게 큰 상처를 안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권부의장이 검찰의 소환에 불응 방침을 정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최씨가 공항에서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다.정동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씨의 공항발언으로 문서변조를 김대중 총재와 짜고 한 것으로 하면 죄를 면해주겠다는 회유공작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기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회의는 그러면서도 이 사건이 최씨의 소영웅주의에서 나온 자작극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는 모습이다.남궁진 의원은 『당시 외무부와 최씨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우리는 최씨에게 귀국해서 모든 진실을 밝히라고 했다』면서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밝힌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이번 사건은 정부와 국민회의,검찰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르다.그 진위가 가려져야만 국민회의 주변의 의혹과 긴장감도 걷힐 것 같다.〈양승현 기자〉
  • 강석주 「노력영웅」 칭호 받아/귀순 현성일씨 본지 인터뷰서 밝혀

    ◎대미 핵협상서 경수로 2기 받아낸 공로 인정 북한 외교부 제1부부장 강석주(57)가 지난 93년 미국과의 핵협상을 북한측에 유리하게 이끈 공로로 김정일로부터 「노력영웅칭호」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4일 서울신문사 국제전략연구소와 단독회견한 귀순 북한외교관 현성일씨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지난 93년 3월1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수용 요구를 빌미로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전격선언했던 북한은 같은 해 6월 뉴욕서 미국과 제1단계 고위급 회담을 갖고 NPT탈퇴를 「일단유보」키로 결정했다.그러나 북한은 그후에도 IAEA의 특별사찰수용을 계속 거부,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괴롭혔다.우여곡절 끝에 미국과 북한은 같은 해 7월 제네바에서 제2단계 고위급회담을 재개하고 IAEA의 특별사찰과 관련,평양당국이 IAEA와 조속한 시일안에 협의를 재개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회의 벽두부터 완강한 자세로 버티던 강석주가 로버트 갈루치 미대표와 제2차 고위급회담을 극적으로 타결지은 것은 순전히 미국측에서 제시한 「당근」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이 회담을 통해 45억달러 상당의 경수로 2기를 공짜로 얻게 됐는데 김정일이 이같은 성과에 크게 만족,강석주 등에게 상훈을 내렸다는 것.〈장수근 연구위원〉
  • 「21세기 여는 15대…」 연재를 끝내면서(사설)

    ◎생산성 높은 국회 되라 15대국회의 개원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서울신문이 그동안 12회에 걸쳐 연재해온 「21세기 여는 15대국회」의 시리즈는 새 국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실감케 한다.경제분야에서부터 환경,노사문제에 이르기까지 생산성을 높이는 국회가 아니고서는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운 정책현안들이며 개혁목록이다. 국가운명과 국민생활을 좌우할 이런 일들이 지금까지와 같은 구태의연한 의정으로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국회역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며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다. ○이제는 전문가 정치시대 15대국회는 20세기를 마무리짓고 21세기를 준비하는 역사적인 국회다.문민시대의 정부교체도 그 임기중에 이루어진다.세기적 전환과 시대적 변화를 잇는 가교로서 막중한 책임이 있다.4·11총선에서 2백53명의 지역구의원가운데 약 절반인 1백13명을 신인으로 뽑은 것도 새정치에 대한 염원의 표현이다.국민소득 1만달러와 세계 10위권의 규모로의 경제위상 변화는 1류정치와 성숙한 의정을 요청하고 있다.새술은 새부대에 담듯 새국회는 새정치를 담는 새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낡은 의정의 타파에서 시작된다.제헌국회이래 1백80여차례의 회기가 지나면서 쌓여온 우리 의정의 구태와 구습은 문민시대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문자그대로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법을 만들고 예산을 다루며 정부를 견제하는 정치의 본산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여야의 경쟁과 협력으로 국론을 수렴하고 국력을 결집하는 통합의 산실이어야 할 국회가 특정인들의 대권을 위한 지역할거정치의 대결장이 되고있다.국회운영은 붕당정치와 당리당략의 볼모가 되어 툭하면 공전과 변칙의 파행을 되풀이하기가 일쑤다.국민의 부담과 국가의 살림살이를 담은 예산안과 주요법안들이 정치인들의 이해가 걸린 정치의안에 밀려 부실심의로 끝나고 마는 경우도 허다했다. 새국회의 개원을 두고 벌써부터 야당의 두 총재들이 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노력에 정치공세로 등원거부불사를 밝히며 국회를 투쟁무대로 이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15대국회의 원구성을 위한 첫 임시국회의개회 일자를 여야 합의로 법정화 해 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여야를 떠나 국민에 대한 약속 파기다.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후진적 모습이다. ○원구성 거부는 「정치합의」 무시 새정치란 무엇인가.한마디로 정책대결의 정치다.지금은 영웅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전문가 정치의 시대다.선진정치일수록 총론적 정치보다는 구체적인 각론을 내용으로 한다.국회가 그런 정치의 중심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민생정치와 생활정치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놓고 정당과 국회의원이 경쟁하고 정부와도 경쟁하는 그런 정책과 개혁의 산실이 되어야겠다는 것이다.대권경쟁도 정책대결로 하는 것이 선진민주정치의 핵심이다. 정책정치와 미래정치로 탈바꿈시키기위한 의정풍토와 제도의 개선노력이 있어야 한다.그런 방향에서 국회와 정치권이 정책능력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우리는 촉구한다.국회와 의원들의 정책입안을 지원할 전문인력의 보강도 생각할 만하다.정당보스들의 의식전환과 실천이 필수적이다.국회의원들을 문자그대로 계보가 아닌 국민의 봉사자로 풀어주어야 한다. ○정당 보스들 의식 바뀌어야 국회의원들의 정책활동에는 당론으로 묶기보다 자유투표의 허용등 폭넓은 신축성을 줄 필요가 있다.또한 정당들은 공약의 나열이 아닌 집중적 정책제시로 국민의 관심을 끄는 홍보구사의 변화도 시도할 만하다.정책의 정치에는 언론과 국민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국회의원당사자들이 선거구의 관혼상제에 참석하기보다 정책입안과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재선에 도움이 되는 선거풍토를 만드는 것이상의 좋은 길은 없다. 15대국회를 정책산실로 만드는 국민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 「반도체의 봄」 붙잡자/경종민 과기원 교수(굄돌)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가,영웅이 시대를 여는가.이에 대한 답은 시대가 아무나 영웅으로 만들어주지는 않고,아무리 잘난 사람도 때가 따라주지 않으면 영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사람이 한평생을 살다 보면 큰 일을 할 수 있는 몇차례의 기회가 온다고 하는데,어떤 이는 그 기회를 잘 잡아 후속경기를 유리한 상태로 이끌어가는가 하면 어떤 이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그냥 보내거나 잡았다가도 잘 활용 못하고 허탈하게 주저앉아 후회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반도체산업은 기술의 질과 사업성과면에서 우리 역사에 커다란 금자탑을 쌓았는데 이는 우리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고 여러 시도중 우연히 재수좋아 잘된 결과로 볼 수도 있다.엄청난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첨단기술분야에서 어쨌든 우리나라가 과감한 승부사적 투자와 특유의 독한 노력을 통하여 성공했으니 가히 노력의 결과라 할 수도 있다.그러나 중동사태로 인한 두번의 큰 오일쇼크와 국제경제의 침체등이 선발국인 일본의 투자걸음을 멈칫하게 만들며 결국 우리나라가 추격할 시간을 벌어다 주었으니재수가 좋았다는 표현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정작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고지선점의 효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대학의 인력육성사업은 산업체의 내일이니만큼 산업체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속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최근 통상산업부에서 시작한 산업기반기술구축사업의 하나인 반도체설계교육센터가 성공하려면 투자주체인 정부와 참여업체의 확고한 비전과 과감한 투자 외에도 기술의 실제를 다루고 현실문제에 직접 부딪치려는 대학의 절실한 몸짓이 필요하다.모처럼 힘들게 잡은 한국의 「반도체의 봄」이 한때의 추억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의 산업전반과 국가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데까지 이어지게 하려면 대학이 필요한 교육을 하는 데 대한 지속적인 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
  • 중,강력범 대거 사형 집행

    【북경 연합】 사상 최대규모의 범죄소탕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광동성,상해시,하북성,사천성,내몽골자치구 등에서 각종 강력사건 범인에 대한 사형집행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광동성 고급인민법원은 지난달 15일 중산 공상은행의 한 예금취급소에서 은행직원 등 4명을 총으로 사살하고 인민폐 14만위안과 8천홍콩달러를 강탈해 달아났다가 54시간 만에 붙잡힌 유영웅을 지난달 30일 총살형에 처했다. 또 광동성 중산시중급인민법원은 지난달 25일 1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39명의 강도범과 절도범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어 그중 11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후 즉시 형장으로 압송,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해시 제1중급인민법원과 상해시 철로운수­중급법원은 지난달 29일 불화 끝에 친정으로 간 부인을 데려오기 위해 처가에 갔다가 여의치 않자 장모와 처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왕령괴와 열차를 무대로 강도행각을 벌여온 이석청,상습절도범 황개비 등 모두 7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 「PC통신과 청소년일탈행위 극복대책」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장

    ◎“「컴퓨터 윤리교육」 정규교과 채택을”/해킹·바이라스 침투 막을 제도적 장치 시급/해커 묵인­영웅시하면 더 많은 범죄자 생겨 한국과학기자클럽은 30일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정보화사회­역기능과 극복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이날 토론회에서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장이 발표한 「PC통신의 대중화로 인한 청소년의 일탈행위와 극복대책」을 요약,소개한다. 컴퓨터는 어느 틈엔가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그러나 컴퓨터가 우리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그 역기능도 점점 커지고 있으며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해커(hacker)란 지난 50년대말 MIT에서 만들어진 은어로 한군데 집중해서 파고드는 행위를 뜻하는 「hack」란 단어의 파생어다.즉 작업과정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즐거움 이외에는 어떠한 건설적인 목표도 갖지 않고 작업에만 몰두하는 학생을 지칭하는 말이다. 해커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흔히 부정적인 면을 떠올린다.그러나 해커도 나쁜 사람만 모여 있는 집단은 아니다.그중에 나쁜 길로 들어선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많은 해커가 순수하게 컴퓨터공부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그들은 전세계적으로 컴퓨터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해커라는 말과 함께 사이버펑크라는 말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사이버펑크란 사이버네틱스와 펑크가 합쳐진 말로 컴퓨터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일반관습이나 기존질서에 대항하는 사람을 말한다.그러나 그들의 의도는 기존사회제도를 전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일부해커와 사이버펑크가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언론·교육기관·가정이 합심해서 이를 위한 협조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첫째,정규교육과정에서 정보화윤리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초등학교때부터 컴퓨터윤리시간을 따로 두거나 컴퓨터교과서에 컴퓨터윤리에 관한 내용부터 실어 교육해야 할 것이다. 둘째,엄격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컴퓨터바이러스 제작자의 경우 그가 만든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직접 배포한 증거가 없다면 별다른 제재조치를 가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해킹기법이나 컴퓨터바이러스 제작법에 관한 책을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셋째,언론에서 해커를 선도해나가야 한다.이들 해커의 행위를 도덕적으로 눈감아주고 오히려 천재나 정보화사회의 영웅처럼 보도한다면 이를 모델로 하는 더 많은 범죄자가 생겨날 것이다. 넷째,부모도 자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어야 한다.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컴퓨터를 청소년의 방에서 거실로 옮기는 일이다.가족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컴퓨터를 옮겨놓고 같이 사용하면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정부·언론·교육기관·가정이 합심해서 정보화사회의 역기능방지를 위한 공조체제를 갖추고 공동으로 노력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더욱 풍요로운 정보화사회를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불 샹젤리제 거리/현대걸작조각 “화려한 외출”

    ◎6월9일까지… 콩코드광장∼롱포엥 1㎞구간 인도에/로뎅이「발자크」 세자르의「람보」등 50점 전시 파리의 도심 샹젤리제 거리에 노상미술전이 펼쳐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콩코드광장에서 개선문의 중간지점인 롱 포엥까지 1km에 이르는 인데 현대조각가들의 작품 50점이 지난 11일부터 전시돼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조각품들이 인도 양쪽에 전시돼 있어 전시장은 모두 2km짜리인 셈이다.전시작품은 19세기말부터 지난 60년대까지의 현대조각의 걸작들. 로뎅의『발자크』상과 롤러스 케이트를 타고 넘어지는 영웅의 모습을 그림 세자르의『람보』,니키 드 셍팔의『나나』등 유럽거장들의 작품들이 샹젤리 제거리를 장식하고있다.특히 발자크상은 지난 39년 파리시내 로뎅미술관에 전시된뒤 한번도 외부에 대관된 적이 없는『첫 외출』이라는 점에서 행인들의 발길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발자크상은 1898년 문인협회의 주문효청으로 로뎅이 7년동안 공들여 만들었지만 음산한 옷을 입고 있어 얼굴이 왜곡됐다는 이유로 문인협회로부터 거부된 적이 있다.문인협회는 다른 조각가 팔귀에르에게 발자크상을 요청했으나 로뎅의 발자크상이 훨씬 유명하다.또 피카소의 『서있는 여인상』은 높이 6km로 전시작품 가운데 가장 높아 행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대부분의 작품들은 수집가들로부터 임시로 빌려온 것이지만 일부작품은 전시된 적은 커녕 팔리지도 않은 것들도 있다. 조각가 아르만과 소토는 아틀리에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작품들의 대여를 거부하기도 했다.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솔랑쥬 오지아 드 튀레느 여사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6월9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회는 시작되기도 전에 안내 팸플릿 1만2천부가 팔려나가 전시회는 대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도니다.화가등 전문가들도 이색 전시회의 성공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 체르노빌 교훈(외언내언)

    우크라이나공화국 수도 키예프에서 서북쪽으로 1백30㎞쯤 달리면 체르노빌이라는 마을이 나타나는데 이곳에 거대한 원자력발전소가 있다.이 발전소가 바로 「체르노빌 비극」의 근원지이다. 비극이 발생한 것은 1986년 4월26일 새벽 1시23분.발전소 제4원자로의 노심이 온도제어기능의 상실로 녹아버리면서 핵반응으로 인한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났고 이 때문에 엄청난 방사능이 유출됐다.사고가 일어난 직후 파괴된 원자로에 콘크리트를 공중투하했던 헬리콥터조종사 아나톨리 그리시첸코는 『푸른 형광성불빛이 하늘높이 솟아 오르고 있다.강철빔이 뒤틀려 있고 나무들은 새까맣게 타버렸다.여기가 바로 지옥이다』라고 말했었다.그리시첸코는 이때의 영웅적인 활약으로 「10월혁명훈장」을 받았지만 4년뒤인 90년 7월2일 방사능 중독으로 숨지고 말았다.소련의 세계적인 핵물리학자 레가소프는 「체르노빌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체르노빌폭발사고로 현장에 있던 31명의 근로자가 사망했고 인근주변 13만5천여명은 정든마을을 떠나야 했다.또 8백여명의 어린이들은 지금도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체르노빌폭발사고가 일어난지 꼭 10년이 되는 요즈음 이 원전이 다시 폭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미국의 에너지부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으로 체르노빌을 들고 이 원전의 재폭발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유리 콘스텐코환경장관도 이를 시인했다. 그래서 유럽연합(EU)은 체르노빌원전의 폐쇄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에너지난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체르노빌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다행스럽게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기점검에서도 「대단히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평가에 만족하여 방심해서는 안된다.원전의 안전점검을 가능한 자주 그리고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환경방사능 감시체제도 보다 강화하여 어떠한 사고도 허용해선 안될 것이다.〈황석현 논설위원〉
  • 새 당선자들이 낡은 껍질을 깨라(이동화 칼럼)

    제15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지도 어느덧 2주일이 지났다.요란하던 선거분위기가 언제 그런일이 있었는가싶게 어느덧 스러져버렸고 국민들도 일상생활로 돌아갔지만 당선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의 무용담(?)속에서 기쁨과 흥분이 아직도 식지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특히 초선들은 당연히 그 강도가 더할 수밖에 없다. 이미 다선의원일수록 재빨리 중앙무대로 올라와 당직이나 국회직 등을 탐색하는등 앞으로의 갈길과 할일을 모색하기에 바쁜데 비해 초선의원들은 지역과 서울에서 아직도 당선인사에 여념이 없고 친지와 각계의 축하세례속에서 꿈같은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대조적이다.이는 상대적으로 물이 덜 들고 순수하다는 뜻이다.이런 순수성이 국정에의 열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초선은 새국회의 동력 15대국회의원 당선자중 초선이 1백36명으로 전체의 45.4%나 된다.이는 신군부가 주도한 11대국회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새 국회를 구습과 구태에서 벗어나게 만들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과 관련하여 주목된다.이들 초선이 21세기에 대비하는 새 국회의 역사적·시대적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보일때 국회는 달라지고 정치는 신뢰를 받을 수 있다. 흔히 나쁜길이라도 이미 닦아놓은 곳으로 가기가 쉽지 새 길을 열고가기는 참으로 어렵다.그러나 새 길을 여는 것이 그만큼 용기와 노력이 필요할뿐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우선 당선자들은 국회가 무엇이고 그곳에서 무엇을 해야되는지 다시 확인할때 길은 열릴 수 있다.원칙적으로 말해 의원은 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심의를 통해 국정에 직접 참여한다. ○법과 예산에 박사되라 따라서 의원은 자기가 맡은 분야의 법과 예산을 잘 알아야 한다.어느 분야든 법과 예산이 없으면 굴러갈 수 없다.자기가 소속된 상임위의 소관 또는 관심사와 관련된 법규와 예산에 대해서는 박사가 될만큼 공부를 하는 것은 실력있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필수과정이다.실력있는 국회의원이 의정을 주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근로소득세를 경감해주기 위해 개정된 소득세법이 저소득근로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잘못된 결과를 빚자 재개정한다는 내용이 어제 발표됐지만 실력있는 의원이 있어 심의과정에서 이를 시정했다면 그는 서민들의 영웅이 되거나 존경을 받았을 것이다.의원 개개인이 법을 만드는 헌법기관이란 점을 과소평가해 정부각료들에게 『이런 저런 법을 만들 용의가 없느냐』고 묻는 구시대적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주도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큰소리 보다는 논리로 대표적 구습의 또 하나.정부쪽에 대해서는 무조건 큰소리를 쳐야 된다는 사고는 권위주의에 다름아니다.권위주의 정부를 거치면서 의원들은 권력이나 정부를 견제한다는 의식에서 각료나 정부관리에 대해 큰소리로 혼내려하고 고자세를 과시하는데에 신경을 써왔다.이런 모습은 뒷전에서 비웃음을 샀고 낮은 목소리지만 날카로운 논리로 굴복시키는 의원은 존경을 받았음을 국회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또 여야가 대립할때 나오던 고함 욕설 삿대질 등은 이제 의원들의 인격을 생각해서라도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국회의원을 특권층으로 생각해 무조건 고급차를 타야 하고 호텔에서 고급식사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천민성도 불식해야할 때가 왔다.독일 등 선진국 의원들은 독신아파트에서 스스로 끓여먹는 일이 흔하다. ○전문성+개혁·성실성을 15대국회는 구태와 구습의 정치행태를 정리하고 새로운 국회,새로운 의정을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이는 시대적 요청이다.구습에 물든 정치인은 이를 고쳐나가는데 한계가 있다.따라서 대거 당선된 초선들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다.15대 당선자들의 평균연령이 14대보다 높은 것을 보면 신진세력이 곧 젊은층은 아니다.나름대로 전문경력을 쌓은 초선이 많다는 얘기도 된다. 그 전문성에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개혁성,국정에 전력투구하려는 성실성이 갖춰진다면 우리의 의정은 탄탄하고 국가는 발전의 길로 줄달음칠 것이다.처음 당선된 분들에게 특히 축하를 보내며 새로운 의정,훌륭한 의정을 위해 진력하기를 당부한다.〈주필〉
  • 영 앤드루 왕자도“이혼”/결혼 10년만에 앤공주·찰스왕세자 이어

    ◎결혼한 세자녀 모두 파경 “왕실 최대 오점”/70회 생일 앞둔 영 여왕에 최악의 선물 될듯 천년 왕국의 영국은 이혼 왕국인가.찰스 영국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이혼에 합의한지 두달 만에 앤드루 왕자도 부인 사라 퍼거슨과 이혼에 합의했다. 앤드루 왕자 부부의 변호사는 16일 성명을 통해 지난 86년 결혼한 뒤 92년부터 별거중이던 앤드루 왕자 부부가 오는 5월말까지 이혼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며 두딸 베아트리스 엘리자베스 메리(7)와 유지니 빅토리아 헬레나(6)는 부인 퍼거슨과 생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이혼 발표는 이들 부부가 참석하지 않은 채 수분 만에 간단하게 끝났다. 이에 따라 영국 왕실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막내 에드워드 왕자를 뺀 앤 공주및 찰스 왕세자,앤드루 왕자 등 결혼한 세자녀가 모두 이혼하게 돼 영국왕실사에 최대의 오점을 남기게 됐다.특히 오는 21일 70회 생일을 앞두고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는 「최악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된 위자료는 2백만파운드(약 24억원).이중 50만파운드는 사치스런 생활로 악성채무에 시달리는 퍼거슨에게 직접 전해주고 나머지 1백50만파운드는 두 딸의 양육비로 제공된다. 36살 동갑내기인 앤드루 왕자 부부는 86년 결혼 당시 둘다 놀이와 음식을 즐기는 성격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커플로 꼽혔으나 왕실생활에 압박감을 느낀 퍼거슨이 방탕한 생활을 함으로써 곧 파탄에 직면했다. 랜디 앤디라는 별명을 지닌 「플레이보이」앤드루 왕자는 영국왕실에서 가장 잘생긴 외모를 「무기」로 결혼 전 신인 여배우들 및 모델들과 숱한 염문을 뿌렸다.앤드루는 게다가 해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웅」칭호를 얻는 등 결혼기간중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 순탄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했다. 86년 앤드루 왕자와 결혼,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사라 퍼거슨은 영국왕실 기병대 소령의 딸로 평민 출신.「퍼기」라는 애칭으로 더많이 알려진 그녀는 결혼 당시 뛰어난 유머감각과 고귀한 성품,친근감이 조화를 이뤘다는 이유로 왕실과 언론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었다. 그러나 결혼 후 얼마되지 않아 뚱뚱한 몸매와유행에 뒤떨어지고 노출이 심한 옷차림,방탕한 생활로 웃음거리가 되는 등 문제를 드러내며 왕실을 곤혹스럽게 했다.특히 92년 별거를 전후해 미국 텍사스의 백만장자인 스티브 와이어트,재정고문인 존 브라얀과 함께 밀회를 즐기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여론의 지탄을 받으면서 결국 「이혼」에까지 이르게 됐다.〈김규환 기자〉
  • 해킹은 절도보다 더 큰 범죄다/이재일 과학정보부장(데스크시각)

    청와대와 안기부,정보통신부등 10여개 국가기관의 전상망에 해커가 침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해서 야단들이다. 하기사 국가기관의 전산망이 얼마나 허술했기에 해커가 제집 안방 드날들듯이 활개를 쳤으며,행여 매우 중요한 국가기밀이 해외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니 법석을 떨 수 밖에 없겠다. 검찰이 이번에 적발한 범인 2명 가운데 특히 20대 컴퓨터전문가는 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의 인터넷 비밀번호를 훔치는등 피해자만도 무려 2백7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사건이 국가정보 보안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그것은 바로 정보통신에서의 윤리문제이다. 전산망침입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범죄행위이다.남의 창고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거나 파괴시키는 행위와 전혀 다를 바 없다.정보가 재화의 가치로 인정되는 정보화사회에서는 그 정보를 손상시키거나 훔치는 행위를 범죄시하는 것은 당연하며,법률적으로도 범죄로 분류되고 있다.○해킹에 죄의식 없어 그런데도 컴퓨터에 눈을 뜬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은 전혀 죄의식없이 남의 전산망에 함부로 들어가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니 정말 큰 일이다.컴퓨터를 잘 모르는 기성세대는 해킹이 단순히 「컴퓨터장난」으로만 여길 뿐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 더구나 몰지각한 일부 기업체에서는 해커의 실력(?)을 인정해 특채까지 하는 풍토이니 이같은 사회분위기는 결국 컴퓨터범죄꾼을 양산하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해킹은 한해에 적어도 5백건 이상이 발견되고,침입여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합하면 1천건이 훨씬 넘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현재 컴퓨터통신 가입자수가 1백30만명에 이르고 이동통신이용자수는 1천2백만명을 돌파할 만큼 정보화사회의 기반이 구축된 상태라 할 수 있다.PC통신인구가 많아졌으니 당연히 인터넷을 「항해」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이번 검찰수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제는 인터넷을 이용해전산망을 불법침입하는 사례도 함께 늘어나고 있으며,해킹을 잘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경향마저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난 94년 청와대전산망에 침투했던 김모씨(25)는 컴퓨터실력(해킹실력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을 인정받아 대기업에 특채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해커 존경 경향까지 지난해 3월에는 「아래아 한글」의 암호를 풀어 스타덤(?)에 오른 이모씨(27)가 「한글과 컴퓨터」등 소프트웨어회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특허청으로부터 스카웃제의까지 받았었다. 며칠전 검찰에 구속된 추모씨(24)도 교도소에서 풀려나자 마자 정부기관이 아니면 유수기업에서 그를 모셔갈지 모를 일이다.이같은 발상은 「사기꾼」을 머리가 좋다고 해서 기획참모로 채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요즘을 가히 「해커 전성시대」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해킹이 사회문제가 되면 일부 언론에서는 당사자를 영웅으로 만드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만일 이에 현혹된 어린 싻들이 「영웅」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컴퓨터 윤리 교육을 전산망에 침입해 각종 정보를 훔치거나 파괴하는 행위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사람을 폭력하는 범죄보다 더 큰 죄악임을 알아야 한다.그렇지 않고서는 우리가 지향하는 정보화사회는 결코 앞당겨질 수가 없다. 컴퓨터범죄,특히 해킹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를 인식시켜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에서 실시하는 컴퓨터교육과정에 컴퓨터윤리항목을 추가하는 일이 시급하다.
  • 외설시비 「미란다」 새이름으로 무대에

    ◎이용우 각색 「어떤고백」,바탕골소극장서/두남녀의 심리적 갈등표현 강조 한때 「미란다」라는 제목으로 국내 연극무대에 올려져 여배우의 과다노출로 외설시비를 불러 일으켰던 영국 극작가 존 파울즈의 소설 「콜렉터」가 또다시 무대에 올랐다. 지난 4일부터 대학로 바탕골소극장(766­2072)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어떤 고백」(이용우 각색·연출)이 그것. 「미란다」가 원작에서 성적요소만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면 「어떤 고백」은 등장인물의 섬세한 감정변화를 바탕으로 치밀한 심리극적 구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문열 원작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연출자 이용우씨는 『원작소설의 60년대 영국사회를 90년대 현대사회로 옮겨다 놓고 원작에 있는 납치사건을 기본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설정한 등장인물들의 성격갈등을 통해 작품 본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어릴 때 입은 얼굴화상으로 심한 열등감속에 살아가는 클랙이 어느날 우연히 만나 짝사랑하게 된 아름다운 미술대학 여대생 미란다를 납치한뒤 갇힌 공간속에서 두 인물이 빚어내는 갈등구조가 계속된다. 비좁은 공간에 갇힌채 극도의 공포감에 시달리던 미란다는 자신을 극진히 보살피는 클랙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꼭 한달만 함께 지내면 집으로 보내주겠다는 클랙의 말을 믿고 「새장속의 새」같은 생활에 적응해 가던 미란다는 약속시간 전날밤 클랙의 청혼을 단호히 거절함으로써 또다시 기약없는 고통에 빠진다.마침내 미란다는 순결을 바쳐서라도 탈출하겠다는 결심으로 클랙을 유혹하지만 거절당하자 결국 심한 좌절감과 함께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된다. 등장인물이 두명뿐이지만 클랙 역을 맡은 이찬우·조원희와 미란다 역의 허윤정·추귀정 등 나름대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팽팽한 연기대결을 펼치고 있다.〈김재순 기자〉
  • 굿바이 황영조(외언내언)

    쥐가 난 다리를 이끌고도 마라톤 전코스를 완주하여 29위라는 불명예스러운 순위지만 골인지점을 정식으로 통과하는 황영조를 지켜보던 관중은,고통스럽게 들어오는 그에게 1위선수에게보다 더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동아마라톤에서의 일이다. 그 실패 뒤에 「뛰는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는 황영조가 15일 마침내 「마라톤 정신」대로 정정당당하고 깨끗하게 은퇴를 선언했다. 아틀랜타행 티켓이 달린 중요한 경기에서 그는 왜 하필 다리에 경련을 일으켰을까.단순한 불운이었을까.성적이 톱인 학생은 그걸 지켜야 하는 강박관념에 쫓겨 자살하는 일도있다.황영조의 다리에 쥐가 난것은 아무래도 단순한 생리적 현상만은 아니지않을까. 몬주익의 신화를 낳았고 아시안게임에서 그 신화에 확인의 못을 박아준 그는 그밖에도 우리의 기대를 어긋나게 하지 않았다.올림픽 우승의 강박관념을 이기기 어려워서였는지 잠시 방황도 했지만 여전히 그만큼 자신을 유지한 것은 무서운 책임감이었을 것이다.그런 그를 우리는 진작에 놓아줘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육상연맹은 규정대로 3명의 선수와 황선수를 아틀랜타 파견의 예비선수로 유보하고 최종 엔트리는 훈련상태를 보아 결정하는 것으로 하고 있었다.그러나 「죄인 같은 심정」으로 숨어 지내던 그는 『동료가 어렵게 얻은 자격을 양보하라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그래서 은퇴선언을 결행한 것이다. 언제 또 다리에 쥐가 날지 모를 그를 그만 풀어주고 다음 영웅을 발굴하여 새 피를 수혈하는 일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할 만큼 했다.최근에 낳은 「좋은 한국인」으로 그를 이길 사람은 드믈 것이다.그런 영웅을 최후의 진까지 뽑아 추락하는 몰골이 되게 하는 것은 국민적으로 괴로운 일이다.부상하고도 사명감으로 완주하고는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 숨어살았다』는 그가 너무 애처롭다.이제 그에게 『황영조선수! 그동안 참 애썼다.』라고 말하며 위로할 차례다.그는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충분한 한국인이다.〈송정숙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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