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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친일고백 玄 前총리의 수난

    玄勝鍾전총리(현 건국대 이사장)의 ‘친일고백’이 학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玄전총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내 이력서에 일제말 학도병으로 끌려가 일본군 소위를 지낸 사실을 쓰지 않았다”며 “독립운동을 하신 조부님과 선친에게 부끄러워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3·1절 당일 일부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만 해도 이 문제는 원로학자의 ‘용기 있는 고백’ 정도로 넘어 갔다.그러나 지난 5일 건국대 동문교수협의회에서 성명서를 내고 “일본군 장교 출신 인사가 이사장직에 있는 것은 어떤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다”며 그의 사과와 퇴진을 촉구하면서 이 문제는 급반전됐다.건국대의 다른 교수들도 여기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문제는 의외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본지에 ‘친일의 군상’을 연재해 온 기자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나름의 의견·소감을 피력한다면,우선 ‘玄전총리는 억울하다’는 점이다.‘친일파’의 기준은 우선 그가 어느 정도 ‘의식적·적극적’으로 친일행위를 했느냐,또 친일의 대가로 어떤 이익을 챙겼느냐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엄밀히 말해 玄전총리는 일제말기 학도병으로 ‘강제입영’된 사람이다.물론 학도병 출신이라는 일본군 경력을 미화할 수는 없다.학도병 중에는 일본군을 탈출,광복군에 가담한 장준하·김준엽·윤경빈 같은 애국지사도 있기때문이다.그러나 같은 일본군 출신 중에서도 학도병은 일본육사나 만주군관학교에 자진 입교,졸업해 일본군이 된 자나 지원병으로 일본군에 입대한 자들과는 구분돼야 한다고 본다. ‘학도병’과 관련해 굳이 ‘고백·사죄’를 해야 할 순서를 따지자면 玄전총리와 같이 ‘끌려간 자’보다는 오히려 학도병 출진을 ‘권유한 자’가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조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끌어내고도 현재까지아무런 사죄 없이 우리 사회에서 ‘원로’ 혹은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알고 있다. 玄전총리를 비호할 생각은 없다.그러나 그가 뒤늦었지만 이같은 사실을 고백한 것은 그 나름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보고 싶다.자신의 부끄러운 면을 입에 담는다는 것은 보통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진솔한 고백·참회는 받아주고 용서해 주는 것이 진정한 관용과 화해의 정신이 아닐까. 정운현 문화특집장 차장
  • 精文硏 ‘한국인물대사전’빠진 사람 많고 서술 부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한상진)이 최근 내놓은 ‘한국인물대사전’(전2권)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이유는 방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마땅히수록됐어야 할 인물들이 대거 누락돼 있고 서술도 부실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97년부터 전문가 800여 명을 동원,민족의 시조 단군에서부터 지난 해 작고한 최종현 전 선경 회장,시인 박두진 선생에 이르기까지 작고 인물 총1만6,000명을 담은 이 사전은 규모로는 단연 국내 최대다.또 ‘부록편’에 수록된단군 이후 조선 순종까지의 왕실가계도,유명인물의 자(字)·호(號)일람표,또 상고시대 이후 1910년대까지의 관직·기구·법제 등에 대한 용어해설 등에는 편집진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정문연측은 “기존 인물사전은 영웅주의에 빠져 공적은 강조한 반면 허물은 감추어 한 인물의 객관적 면모를 이해하는데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총체적인 시각과 객관적인 서술을 바탕으로 실로 90년 만에 제대로 된 인물사전을 출간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정문연측은 이번 ‘사전’에서 친일경력자와 현대인물 가운데월북·납북자,북한의 인물까지도 망라해서 수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전’을 직접 들춰 보면 정문연측의 주장은 ‘눈가리고 아웅’한 것임이 금새 드러난다. 우선 친일경력자 언급문제.‘김활란상’제정 문제로 최근 논란이 됐던 김활란의 경우 여성교육자로서의 화려한 행적을 장황히 언급한 후 맨 마지막에가서 겨우 ‘최근에 와서 친일행적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정도로언급한 것이 전부다.또 정문연의 초대원장을 지낸 이선근의 경우 그가 만주에서 친일단체인 만주국 협화회(協和會)의 간부를 지낸 사실은 전혀 언급돼있지 않다.또 정문연측은 ‘국군·경찰의 창설및 발전에 특기할만한 업적을남긴 인물’을 포함시켰다고 해 놓고도 ‘민족경찰’로 불렸던 최능진은 빼놓았다.또한 ‘상훈을 받지 않았더라도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한 사실이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된 인물’이라면 포함시켰다는 설명과는 달리 ‘광주학생의거’의 주역으로 4년형을 언도받은 장재성도 누락시켰다.4·19후 민주당 정부는 장재성에 대해 건국훈장 추서를 계획했으나 5·16후 박정권은 장씨가해방후 월북했다며 이를 취소한 바 있다. 이밖에 일제하 사회주의계열의 독립운동가 상당수가 평가는 차치하고 아예명단조차 들어있지 않다.또 북한 현대사의 인물로는 김일성·최용건(부주석역임)정도를 다루는데 그쳤다.벽초 홍명희의 장남이자 국어학자인 홍기문,역사학자 김석형은 물론 초창기 북한정권의 핵심세력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낯익은 김책·최현·오진우 등도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인물선정에 있어 종래의 보수적 관점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이에 대해 韓원장은 “이것이 우리 정신사의 현주소”라며 “정문연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역사학계의 한 중진교수는 “거액의 정부예산을 들여 만든 사전이 종래의구태를 재연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이는 정문연의 현주소를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혹평했다. 한편 800여명에 이르는 이번 사전의집필진 중에는 진보성향의 학자로 알려진 韓원장은 물론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연구의 전문가인 姜萬吉 전 고려대 교수,현대사 전공의 徐仲錫 성균관대교수 등이 빠져있어 필자 선정도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백범 추모공연 졸속 우려

    오는 6월21일부터 7일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를 ‘백범 김구주석 서거 50주기 추모 민족대가극’이 비틀거리고 있다.관련단체의 주도권 다툼이 법정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정작 공연에 필요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이에 따라 김구선생의 일대기를 그린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공연이 될지 우려된다. 이 가극은 지난 해 8월15일 추모공연준비위원회(위원장 신창균)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당시 박인배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기획실장이연출을 맡고 고은 시인이 극본을 쓰기로 계획됐다.그러나 준비위와 민예총의 극한 대립이 가속화되면서 이같은 구도가 백지화되는등 파열음이 증폭되고있다. 준비위는 공연이 석달 앞으로 다가와 한창 연습에 몰두해야 할 요즘 극본(차범석)과 연출(임영웅),음악(원일)등을 새로 섭외했다. 공연준비위의 김인수 집행위원장은 “민예총이 지난해 11월 국회 예결위를상대로 국고지원 신청 로비를 펼쳐 3억원의 예산을 책정받는 등 준비위의 주최권을 침해했다”면서 “준비위의 공연추진을방해하고 일정에 큰 차질을가져온 데 따라 지난 8일 박실장 등 민예총 관련 인사들을 ‘사기미수’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새로운 인물이 어느정도 섭외된 만큼 민예총을 배제하고 공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실장은 “일일이 맞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공연 과정을 잘 모르면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이승진 문화관광부 지역문화예술과장은 “양 단체가 서로 탓만하고 있다”면서 “준비위가 사업계획서를 내면 민예총 계획서와 비교하여결정할 계획이지만 끝까지 이들이 싸우면 제3의 단체를 물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계는 이같은 ‘이전투구’에 안타까움을 털어놓고 있다.뮤지컬 연출가 M씨는 “100여명의 출연진이 2시간30분가량 공연할 경우 적어도 6개월이상 준비해야 한다”면서 “현재 상태가 이어지면 공연 수준은 뻔하다”라고 개탄했다.다른 연극 연출가는 “백범 선생의 추모공연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9월이나 내년으로미뤄 졸속 공연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사라진 ‘ML전설’ 조 디마지오 타계 전세계 애도

    ┑할리우드(미 플로리다주)외신종합연합┑ ‘메이저리그의 영웅’ 전설속으로-.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스타 조 디마지오(84)가 8일 미국 플로리다 할리우드 자택에서 숨져 전세계 팬들을 비탄에 빠뜨렸다. ‘섹스심벌’마릴린 먼로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뿌렸던 디마지오는 지난해 10월 폐암수술후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지난달자택으로 옮겨진 뒤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타계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쾌유를 빌 만큼 전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그는 고향인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영면하게 된다. 30∼50년대초까지 양키스의 중견수로 활약한 디마지오는 개인통산 타율 3할2푼5리,홈런 361개를 기록했고 41년에는 56게임 연속 안타라는 ‘불멸의 대기록’을 세웠다.아메리칸리그에서 3차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명예의전당에도 올랐다. 특히 그를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의 결혼.그는 은퇴3년뒤인 54년,1년여의 열애끝에 먼로를 아내로 맞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그러나 두사람의 결혼생활은 9개월만에 끝났다. 한편 디마지오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몰려있는플로리다 등 미국 전역은 슬픔에 잠겼다.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디마지오는 그라운드에서 우아함과품위,그리고 권위를 보여준 주인공”이라면서“그에 대한 추억은 그라운드가 아닌 우리들 마음속에 남아있으며 미국의 희망이자 이상”이라고 말했다.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도 디마지오를 ‘사상 최고로 위대한 인물’이라고 추모하고 “그의 삶은 바로 품격과 권위였다”고 회상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스포츠에는 스타와 전설이 있는데 디마지오는 전설이었다’며 이탈리아계인 디마지오의 죽음을 애도했다. - 디마지오는 누구인가 “신에게 야구선수의 전형이 될만한 인물을 창조해 달라고 부탁하면 신은조 디마지오같은 사람을 만들어낼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톰 라소다 부사장은 이같이 말했다.디마지오는 그만큼 미국 프로야구에서 불멸의 전설이자 프로야구의 위엄과 품위를 갖춰놓은 인물로 숭앙받고있다. 1914년 이탈리아 이민 출신 어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디마지오는 자식들도 고기를 잡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희망과는 달리 일찍부터 야구에 매달려프로야구선수로 대성했다.대공황으로 어려움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은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희망을 찾았고 그의 성공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꼽혔다. 그는 1936년부터 51년까지,2차대전 참전으로 빠진 3년을 제외한 13시즌 동안 뉴욕 양키스의 중견수로 뛰면서 양키스를 10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켜9번의 우승을 일궈냈다.통산 6,821차례 타석에 서 2,214개의 안타를 쳐 타율 .325를 기록했으며 361개의 홈런에 1,537점의 타점을 쌓았다.이같은 기록으로 디마지오는 11차례 올스타전에 출전했으며 3번에 걸쳐 아메리칸리그의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디마지오는 야구에서의 재능 외에도 인간적인 면에서 더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타이 콥이나 베이브 루스 등 디마지오 이전의 스타들이 화려함으로 팬들에게 다가섰다면 그는 조용하고 소탈한 이웃의 모습으로 팬들과 가까와졌다.은퇴후에는 헐리우드에 ‘조 디마지오 어린이병원’을 설립해 사회사업에 힘썼다. 헤밍웨이가 그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디마지오를 언급한 것이나 듀엣 사이먼 & 가풍컬이 영화 졸업의 삽입곡인 ‘미세스 로빈슨’에서 디마지오를 노래한 것도 인간 디마지오에 대한 미국인들의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디마지오는 한편 1954년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결혼,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이들의 결혼생활은 오래 가지 못하고 9개월만에 깨졌지만 디마지오는 먼로 사후 그녀의 묘소에 계속 장미꽃을 보내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 美 대선 후보지명전 ‘후끈’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2000년 11월 백악관 주인이 되기 위한 숨가쁜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텍사스주지사 조지 W 부시(53)와 3번째 대권후보자리를 노리는 팻 뷰캐넌(61)이 2일 예상대로 출마선언을 함에 따라 대선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하거나 고려하고 있는 사람은 모두 10여명.여당인 민주당에서 앨 고어(51)부통령과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56)등 2명의 움직임이 두각을 내는 반면 공화당에서는 부시를 비롯,엘리자베스 돌(62),댄 퀘일전부통령(52),존 매케인(63),팻 뷰캐넌,봅 스미스(57)상원의원과 존 케이쉬(46)하원의원등 의원과 백만장자 언론인 스티브 포브스(52)등 8명이 후보지명전에 뛰어들었다. 민주당에서 고어가 부통령의 프리미엄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반면 공화당의 후보각축전은 대선 본선 못지 않은 열기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현재 공화당의 선두주자군에는 부시주지사와 댄 퀘일 전부통령,미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 희망을 불어넣고있는 엘리자베스 돌등이 꼽힌다.이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누가 출마하더라도 민주당의 고어후보를 쉽게 물리칠수있을 것으로 나타나고있어 내년 여름의 후보지명 전당대회 때까지 필사의후보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댄 퀘일전부통령은 부시행정부의 부통령때 대선을 꿈꾼 이후 계속 도전해오고 있으며 지난해말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해군조종사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격추돼 5년반 동안 포로생활을 했던 전쟁영웅 매케인의원은 타임이 가장 영향력있는 미국인 25명에 선정할 정도로 정열적인 의회활동을 별여오면서 착실히 대선을 준비해왔으나 부시와 돌이라는 힘든 경선자를 만나 다소 힘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힘겨워 보이기는 존 케이쉬하원의원과 봅 스미스상원의원도 마찬가지. 하원예산위원장을 역임한 존 케이쉬의원은 당장 이번 선거후보보다는 상원진출이나 차기 준비를 위해 뛰어들었다는 평이다. 스미스의원도 소비자단체가 선정한 상위 10명의 상원의원에 선정될 정도로왕성한 활동을 보이면서 착실히 표를 다져왔으나 여론몰이에는 다소 한계가있어 보인다.
  • 러 문학의 아버지 푸슈킨전집 첫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구로 우리에게 친숙한 러시아 작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슈킨.올해는 그가 태어난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국민시인,민족의 혼….마치 ‘러시아의 모든 것’처럼 보이는 이 작가를 같은 러시아 소설가 니콜라이 고골은 “우리보다 200년을 앞서간 작가”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고골의 말이 아니더라도 푸슈킨은오늘날 가장 현대적인 작가보다도 더 현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의작품을 읽으면 ‘고전이 가장 현대적이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도서출판 열린책들에서 푸슈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펴낸 ‘푸슈킨 전집’은 푸슈킨 문학의 영원성,그 마르지 않는 생명력을 확인하게 한다.옮긴이는 고려대 노문과 석영중 교수(41).1,8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6년에걸쳐 혼자 번역했다.전집은 시선집 ‘잠 안오는 밤에 쓴 시’,장편서사시집‘청동 기마상’,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희곡집 ‘보리스 고두노프’,소설집 ‘벨낀 이야기’,장편소설 ‘대위의 딸’ 등 6권으로 구성됐다.푸슈킨은 38세로 생을 마감했지만 러시아의 예술과 문학에 끼친 영향은 엄청나다.고골,투르게네프,도스토예프스키 등 19세기 문인들뿐 아니라 19세기의 모든 러시아 문학가들을 비판했던 마야코프스키까지도 푸슈킨만은 러시아 문학의 정신적 지주로 인정했다. 그의 문학은 단지 러시아라는 테두리에만 머물지 않는다.러시아와 에티오피아의 피가 섞인 그의 태생적 특징에서 짐작되듯,그의 문학에는 러시아적인것과 외래적인 것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푸슈킨은 약 20년에 걸친 창작기간에 700여편에 이르는 서정시,‘루슬란과류드밀라’같은 의사(擬似)영웅시,바이런적이고 낭만주의적인 이른바 ‘남부 포에마’,‘대위의 딸’같은 장편소설,민담 ‘황금수탉 이야기’,장편소설‘대위의 딸’,희곡 ‘작은 비극들’,역사물 ‘푸가쵸프 반란사’ 등 거의모든 장르를 섭렵했다.‘운문소설’이라는 새로운 영역도 개척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음악가 시인’이었다.누군가 차이코프스키에게 왜푸슈킨의 시에 맞는 음악을 작곡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푸슈킨의 시는그 자체가 음악”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푸슈킨의 작품이 작곡에 버금가는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차이코프스키의 ‘예브게니 오네긴’‘스페이드의 여왕’,무소르크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등은 푸슈킨 문학이 음악적으로 승화된예다. ‘푸슈킨 전집’은 전문가를 위한 소장용 양장본과 일반 독자용 페이퍼백단행본으로 동시에 나왔다.구미에서도 페이퍼백을 발행할 때는 양장본을 낸뒤 적어도 1∼2년의 시차를 두는 것이 보통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열린책들은 앞으로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야드 총서 같은 전문가용 소장본 시리즈를 계속 펴낼 계획이다./김종면
  • 최용수 亞최고몸값 영국行

    ‘독수리’최용수(26)가 아시아 축구선수 사상 최고 몸값으로 영국 프로축구에 진출한다.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김도근(27 전남)도 최용수와 같은 팀에서 뛴다. 안양 LG치타스는 최용수의 해외 진출을 위해 유럽의 명문구단과 협상을 벌인 결과 영국의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와 이적료 500만달러(60억원),연봉 70만달러(8억4천만원)에 최용수를 이적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남 드래곤즈도 김도근을 웨스트 햄에 이적시키기로 했으며 이적료 150만달러,연봉은 50만달러로 알려졌다. 최용수와 김도근은 한웅수 LG부단장,두 선수의 이적을 성사시킨 국제축구연맹(FIFA)공인 에이전트 최호규씨 등과 23일 영국으로 떠났으며 25일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다. 최용수의 이적료 500만달러는 아시아축구선수로서는 사상 최고액.지금까지는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다(이탈리아 페루자)가 받은 330만달러가 아시아선수 최고였다.한국선수로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활약하는 서정원이 받은 150만달러가 최고 기록. 당초 LG는 99시즌이 끝난 뒤 최용수의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등 유럽클럽과의 접촉에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받아 유럽진출을 서두르게 됐다.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프레미어리그(1부)에서 현재 8위를 달리고 있는 105년 전통의 잉글랜드 명문클럽이다.웨스트햄 유나이트드 이외에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명문구단들도 최용수에게 좋은 조건을 내걸었다.한편 최용수는 28일로 예정된 안양 LG와 일본프로축구(J리그) 시미즈 S펄스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한다. 송한수 onekor@
  • [대한포럼] 미전향 장기수 사면과 후속과제/장청수 논설위원

    정부는 金大中대통령 취임1주년을 기해 3·1절 특별사면·복권대상자 8,81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이번 사면대상자 가운데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지난 58년부터 41년째 복역중인 우용각(71)씨 등 미전향 장기수 20명 중 17명도 포함돼 있다.이들에 대해서는 준법서약서 제출과 상관없이 잔형면제로 석방되며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돌려보내지는 특단의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미전향 장기수 사면은 지난 반세기 동안 남북간 대결구도로 형성됐던 냉전적 이데올로기 청산을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획기적 조치로 평가된다.프랑스 르몽드지(紙)가 미전향 장기수 석방은 한국에서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게 된이것라며 파격적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전향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인권문제의 사각(死角)으로 비유됐던 현안쟁점의 해소라는 상징성도 크다.그러나 정부의 이번 미전향 장기수 사면 의미는 무엇보다 남북한의 신뢰와 화해·협력을 위한 인도적 측면의 선결조치라는 점에서 당위성과 설득력을 인정받고 있다.민족공동체 회복을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실천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북한이 그동안‘남한 미전향 장기수 구원대책기구’를 설치하고 이들의 송환을 요구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면조치는 남북관계 개선의 긍정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미전향 장기수 사면이 갖는 이같은 역사성에 비추어 볼 때 정부의 효율적인 후속조처가 요청된다.첫째,미전향 장기수사후처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이다.朴相千법무장관의 북송검토 표명이후 국민적 여론은 긍정과 우려로 나뉘는 느낌이다.일부에서는 정부의 조치가 인도적 측면에서 선택된 만큼 조건없이 보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일방적인 북송은 이인모씨의 경우처럼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국군포로나 납북어부 석방 등의 상응조치를 받아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같은 의견에는 나름대로 명분과 이유가 분명하다.미전향 장기수의 경우대부분 고령인데다 국내에 아무런 연고자나 생계수단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이들을 북송하는 인도적 조치도 바람직하다.그러나 북한이 이들을 통일영웅으로 미화 선전하고 폐쇄사회의 통제성을 강화하는 정치수단으로 이용할 경우 심대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 자명하다. 이같은 결과를 감안해서 정부는 상호주의원칙에 의거,인도적 차원의 명분과 남북관계개선의 실리도 함께 추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둘째,미전향 장기수 문제도 인도적 측면에서 이산가족문제와 연계하는 방안이효과적이라는 점이다.미전향 장기수 북송문제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산가족문제 해결차원에서 전향적으로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 대북포용정책의 일차적 목표가 이산가족문제에 귀결되는 만큼 북한이요구해온 미전향 장기수 석방을 이산가족문제 해결과 연계시켜 추진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이산가족 뿐만 아니라 6·25 이후 강제 납북된 429명 인사들의 귀환문제도 인도적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미전향 장기수 북송과 이산가족문제를 연계시키는 것은 북한의 태도가 중대한 변수가 되는 만큼 정부는 일관성 있는대북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바람직하다.이와 함께 이번 미전향 장기수 사면은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대화분위기를 한층 성숙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csj@)
  • 외언내언-쿠르드족

    ‘나라 없는 설움’의 대폭발이 유럽을 휩쓸고 있다.베를린과 빈,런던과 파리,브뤼셀 등 유럽 전역이 쿠르드족의 유혈 격렬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이들은 쿠르드 독립투쟁의 영웅인 오잘란을 터키가 테러리스트로 간주,체포한데 대해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세계 최대의 유랑민족인 쿠르드족은 현재 2,300만명선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터키 남동부에 1,200만명을 비롯해 이란,이라크와 인근의 시리아,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이들은 4,000년의 오랜역사에 이란의 파르시고어(語)계의 쿠르만주(또는 키루다시)로 불리는 독자언어를 사용하는 등 독립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강대국들의 견제로 뜻을이루지 못했다. ‘중동의 집시’로 통하는 이들은 1차 대전 당시 독립지원을 약속받고 유럽편에서 터키군과 싸웠으나 대전이 끝난 뒤에는 유럽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독립국가 건설은 좌절됐다.이라크의 쿠르드족은 한때 인구비례에 따른 의회의석까지 배분받았으나 사담 후세인으로부터 터키내 쿠르드족과 연계해 독립을 꾀한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탄압을 받았고 88년에는 이라크군이 쿠르드족거주지에 독가스 공격을 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쿠르드인의 분노는 최대 염원인 독립국가 건설이 강대국의 논리에 의해 무산되고 터키가 그들을 잔혹하게 무력진압을 하고 있는데도 터키를 군사동맹국으로 삼는 서방국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데서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탈냉전 이후 세계사의 흐름은 인종,민족,종교간의 대립과 갈등이라는 새로운 양상의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보스니아사태에 이은 코소보사태도 따지고 보면 기독교(그리스정교)와 이슬람교간의 종교분쟁이고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사태도 쿠르드족 유혈시위와 마찬가지로 종족,민족간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유엔은 말할 것도 없고 국제사회는 이제 동서냉전체제때 쏟은 물적 인적자원의 물량 이상으로 지구촌의 국지분쟁 해결에 눈을 돌려야 한다.한때나마 나라를 빼앗겼던 우리로서도 쿠르드족의 운명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반(反)후세인운동에 가담했던 한 쿠르드인이 우리 사법사상 처음으로 지난달 21일 법무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낸 난민인정 불허결정 취소 청구소송의 귀추가 주목된다.95년 한국에 들어와 인천지역 공장을 전전해 온 그는 지난해 법무부에 난민지위 인정을 요청했으나 “이라크에 돌아갈 경우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던 것이다.
  • 공무원이 ‘독립운동사’ 연구서 출간

    국가보훈처에서 독립운동 관련 자료관리와 독립유공자 공적 심사 등의 업무를 맡아온 공무원이 독립운동사를 정리한 연구서를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주인공은 李善雨 보훈선양국장(59).李국장은 최근 독립운동가들의 항일행적을 모은 책 ‘잃어버린 땅 잊혀진 영웅’을 도서출판 고려원에서 출간했다. 한말 의병에서부터 임시정부의 광복군까지 독립운동사 전체를 시기별로 정리한 이 책에서 그는 “독립운동은 지는 것을 알면서도 싸운 민족혼의 발로였다”며 러시아·만주 등지를 직접 답사하면서 만난 애국선열들의 흔적도곁들이고 있다. 李국장은 “선열들의 빛나는 공훈이 한낱 흘러간 얘기로 망각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밝힌다.보훈처 홍성보훈지청장,자료관리과장,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 등을 역임한李국장은 ‘독립유공자공훈록’‘해외의 한국독립운동사료’ 등 독립운동사자료집 간행에도 관여해 왔다.
  • ‘거지왕 차인표’ 안방무대 온다

    탤런트 차인표(32)가 1년여만에 안방에 돌아온다.그런데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트레이드 마크인 깎은 듯한 잘생긴 외모는 찾아볼 수 없고 검댕이 투성이 얼굴에 더벅머리,땟국 전 옷차림이다.길에서 마주치면 ‘요즘도 저런 거지가 있나’싶어 되돌아볼 지경.그러나 그에게 요즘 이런 말은 최고의 찬사다.‘거지왕 김춘삼’이 그가 맡은 배역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변신.‘백마탄 왕자’의 이미지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이후 항상 그의 머리속을 맴돌던 화두다.깔끔한 외모에 어울리는 재벌2세역은 한번으로 족한데,가공의 이미지에 매혹당한 시청자들은 계속해서 그에게 같은 이미지를 요구했다. “있는 척,멋있는 척하는게 너무 부담스러웠다”는게 그의 고백.그는 이것을 ‘연기의 거품’이라고 불렀다.물론 ‘영웅신화’‘그대 그리고 나’에서의 건달 역할도 큰 도움이 되긴 했다.그렇지만 한번 생긴 욕심은 그를 바닥까지 가보도록 부추겼다. 오는 5월 방영예정인 MBC ‘풍운의 강’(가제)은 이런 의미에서 연기의 거품을 완전히 제거할 절호의 기회.그는 이드라마에서 밑바닥인생인 거지들의 왕초 김춘삼으로 다시 태어난다.겉모습뿐 아니라 김의 삶 자체를 이해하기위해 ‘거지왕 김춘삼’‘나는 왕이로소이다’등 책도 여러권 읽었다.“책을 읽으면서 그가 진짜 거지왕이 되고 싶었을까 하는 의문이 일었는데 책임감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캐스팅 제의를 받은 것은 지난해 9월.3개월 고심끝에 12월말에야 결정을 내렸다.이유는 당초 대본에 김춘삼이 ‘람보’처럼 그려졌기 때문.김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무게중심은 시대상을 스케치하는 쪽으로 기획의도가 수정되면서 배역을 맡기로 했다. 브라운관을 떠나있는 동안 촬영한 2편의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것에 대해“‘짱’은 후회없이 찍었고,‘닥터K’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자평했다.드라마보다는 영화 쪽에 90%이상의 비중을 두고 있다.틈나는대로 써온 시나리오가 10여편.정신대 할머니를 다룬 한편은 이미 탈고해 몇몇 제작사에돌리기도 했다.영화감독이 될 생각은 없지만 올 연말쯤 단편영화 한편을 자비로 제작해볼 생각이다. 처음엔 ET같았던 아들(정민)이 생후 40일이 지난 요즘엔 너무 이쁘다는 그는 “전에는 드라마촬영 전날 아내(신애라)가 꼭 얼굴마사지를 해줬는데 요즘은 거지역이라 안해준다”며 은근히 아내자랑도 잊지 않았다.李順女 coral@
  • 기고-TV사극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KBS의 사극 ‘왕과 비’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외견상 논란의 핵심은 ‘왕과 비’가 역사적 사실을 잘못 묘사하고 있는가 아닌가에 모아진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픽션으로서의 사극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될 수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의 문제와 관련되며,나아가서는 권력의 정통성과정당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비롯한 역사 해석 문제에까지 이어진다. ‘왕과 비’에서 묘사된 내용이 ‘단종실록’ 등의 기록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역사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공백 부분은 작가가 상상력으로 메워야 할 몫이므로,당시의 역사와 달리 묘사되지 않는 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문제는 ‘단종실록’ 등의 기록이 역사적 진실을 올바로 담고 있는가에 있다.역사적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고증이 아니라 사료 비판이 필요하며,이 작업은 전문 역사학자의 영역에 속한다.사극 제작진이 계유정난이 쿠데타인가 아닌가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까지 책임지려고 나서는 것은 과욕이다. 그동안 TV에서 방영된 사극은 꽤 많으나,같은소재가 몇 차례 다루어지기도 했다.장희빈,연산군과 함께 수양대군과 한명회도 단골 소재였다.이러한 현상은 사극이 대개 역사소설을 저본으로 하는 데서 발생한다.굳이 이를 탓할필요는 없겠으나,작가가 저본으로 삼은 역사소설의 문제의식과 역사적 상상력에서 얼마나 벗어났는 가가 중요할 수 있다. 단종과 수양대군을 다룬 역사소설로는 일제시대에 이광수가 쓴 ‘단종애사’와 김동인이 쓴 ‘대 수양’이 있는데,실제로 현재까지의 ‘왕과 비’는‘대 수양’과 비슷한 측면이 많다.그러나 김동인이 수양대군을 국난 극복을 이룬 영웅으로 잡은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세조는 권력의 정당성과 정통성에 큰 결함이 있었기 때문에 갖은 정치적 술수를 동원하여야 했고,거대한공신세력으로 울타리를 삼은 결과 정치 발전은 물론이고 사회경제적 발전에도 많은 문제를 초래했기 때문이다.앞으로 세조 통치를 묘사할 때 기존의 흐름에서 바뀌지 못할까 우려된다. ‘왕과 비’와 비교가 되는 것이 얼마 전에 역시 KBS에서 방영한 ‘용의 눈물’이다.이 사극은 종래의여인네들 치마폭에 휩싸여 진행되는 궁궐 내부의 암투를 그렸던 사극과 달리 커다란 정치적 사회적 변동을 역동적으로 그림으로써 남성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저본인 박종화의 ‘세종대왕’과는 다른 각도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되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극중에서 거대한 역사적 변동이 전개되는 가운데 초점은 태종 이방원이 권력을 장악하고 강화시켜 가는 과정에서 겪은 인간으로서의 고뇌에 맞춰졌다.‘왕과 비’가 정치적 변화를 역동적으로 그리려는 의도는 ‘용의 눈물’과 흡사하나,새로운 내용의 역사적 상상력은 뚜렷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이 점에서 ‘왕과 비’의 분발이 요구된다. 과거의 사극 가운데에는 대중에게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의도가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사극이 의도와 무관하게 시청자들의 역사인식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역사 교육의 수단으로 기능하는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사극이 의도적으로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정당성과 정통성이결여된 강력한 권력의성립을 역사 발전의 한 단면으로 가르치려 한다는 것이 기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엄마는‘ 모녀역 박정자·우현주씨

    극단 산울림은 창단30돌을 기념하는 ‘명무대 시리즈’첫 작품으로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드니즈 샬렘 작·임영웅 연출)를 내세웠다. 산울림의 ‘역사’ 임영웅씨는 “이전 작품 중 4편과 창작극 2편을 올리는데 작품성, 관객 반응, 좋은 배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박정자씨가 주연한‘엄마는…’을 으뜸으로 올렸다”고 전한다.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박정자씨는 소품 하나하나의위치를 바로잡으며 예의 꼼꼼함과 한결같은 ‘완벽지향’을 보여주었다. “귀엽기도 하고, 어찌보면 철없는 엄마이면서 누구나 갖고 있음직한 성격입니다.초연이후 쌓인 삶의 연륜을 녹여 사람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려고 해요.자연스런 연기로 스펀지가 물을 먹듯 관객과 일치감을 이루고 싶어요”. 박정자씨의 철저한 연기관은 딸로 나오는 우현주에게 좋은 교재다.“친구의 딸 이전에 연극계 후배로서 인정사정 보지 않고 다그치고 있다”고 말한다.에너지가 부족해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라고 혹독하게 주문하고 있다.‘프로의 세계엔 신인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지론을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짧고 경험이 모자란 저에겐 많이 배울 기회입니다.같은 지적을 여러번 받아도 잘 고쳐지지 않을 땐 속상해서 집에서 실컷 울기도 하죠.”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한 우현주도 내공의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초연을 본이후 박선생님을 늘 동경했다”면서 “서른살 이전에 저런 명배우와 함께 이런 작품을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맘 먹은 적이 있다”는 ‘신기한’ 이력도덧붙인다. “힘든 얘기를 해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현주가 기특하다”“야단 맞아서 많이 알게돼 고마워요.”서로를 보듬는 모습에서 91년 국내초연의 감동이 재연되리란 느낌을 준다.딸의 회상형식으로 보여줄 ‘동물적인 모성애’는3월28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만날 수 있다.화·목 오후7시,수·금·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3시,월 쉼.(02)334-5915李鍾壽 vielee@
  • 독일축구 영웅 클린스만 은퇴

    ┑베를린AP연합┑ 독일축구의 ‘야전사령관’ 외르겐 클린스만(34)이 은퇴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던 클린스만은 “미국진출을 놓고 고민했으나 영원히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독일의 스포츠통신 SID가 18일 보도했다. 11년동안 대표를 지낸 클린스만은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독일을 우승으로이끌었으나 크로아티아와의 98프랑스월드컵 8강전에서 패한 뒤 대표생활을마감했다.A매치(국가대표 경기)에 108차례 출장해 47골을 기록했다.
  • 황영조 “열기구로 황해 횡단”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씨(29)가 마라토너에서 열기구 조종사로 변신,황해 횡단에 도전한다. 황씨는 오는 30일 중국 산둥성에서 열리는 제1회 황해 횡단 국제열기구대회에 참가,경북 경주시 보문단지까지 약 800㎞에 이르는 황해 상공을 열기구로 횡단할 예정이다.예상 소요시간은 약 8시간. 이를 위해 황씨는 지난해 11월 국내 유일의 열기구 공역으로 지정된 전북익산시에 내려와 맹훈련을 해왔다.16일과 17일 익산시에서 실시된 열기구조종사 이론·실기 시험에도 모두 합격했다.익산│조승진 redtrain@
  • 李文烈씨 北아버지 편지 받아

    소설가 李文烈씨(51)가 북한에 살고 있는 아버지 李元喆씨(84)로부터 생이별 후 두번째 편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李씨는 13일 “지난해 12월초 중국 옌지(延吉)시에 사는 한 교포로부터 아버지의 친필 편지를 전해 받았다”면서 “아버지는 재혼해 5남매와 함께 함경북도 어랑군의 한 마을에서 살고 계신다”고 말했다. 李씨의 소설 ‘영웅시대’의 주인공이기도 한 李元喆씨는 수원농대 학장을역임했으며 9·28 서울수복 때 월북했다.李씨는 87년 친필편지를 처음 받아아버지의 생존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 신춘 논단-20세기 남은 한해의 과제

    20세기 남은 한해의 첫날이 밝았다.한국역사상 유례없는 파란곡절의 20세기가 올해로 막을 내리고 새 천년 21세기 여명을 맞게 된다. 세기말과 새 천년의 어간에 선 1999년은 청산과 새 설계의 한해가 돼야 한다.무엇을 청산하고 무엇을 설계할 것인가. 먼저 식민지배와 분단과 독재와 지역갈등과 IMF로 상징되는 민족모순과 그잔재를 청산해야 한다. 우리는 20세기 초입에서 식민지로 전락하고 중간시점에서 동족상잔을 치르고 세기 말에 IMF환란을 겪게 되었다.분단과 독재와 실업사태 등 모든 갈등구조는 여기서 연유한다. 무능한 지도자는 범죄다.대한제국 지도층은 국제정세에는 장님과 같았고 국내문제에는 색맹이었다.밀물처럼 밀려드는 외세의 침략에는 눈뜬 장님처럼허둥대고 개혁과 통합이 요구되는 국내문제는 개화·쇄국으로 나뉘어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사시적이었다.결과는 참담한 식민지 전락이었다. 지도층의‘장님과 색맹현상251은 해방후에도 나타났다.해방정국에서 찬탁과 반탁,단독정부와 통일정부수립을 둘러싸고 또 다시 국제정세에는 눈뜬 장님이었고 국내 권력투쟁에는 이념의 색맹이 되었다.결과는 분단과 동족상쟁으로 나타났다. 장님과 색맹의 정치는 자유당 12년 독재와 30년이 넘는 군사정권 그리고 여기에 뿌리를 둔 사이비 문민정부로 승계되는 반세기 정치권력의 모순으로 이어졌다.이 기간 물량위주의 성장이‘한강의 기적251을 이루었지만 사회정의와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성장은 IMF허상으로 나타났다.색맹권력이 만든 비극이다. 정경유착,지역갈등,도덕타락,강력범죄,가정해체,공직부패 등 반사회 반국가적 현상은 이같은 모순구조가 빚은 산물이다.이런 것들을 청산하지 않고 21세기를 항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분단과 남북적대의 해소없이는 민족모순의 해결은 공염불이다.‘유일한 분단국251이 지구촌의 치욕이지만,남한 150만 실업자 북한 300만 기아자,세계최고의 군사밀도와 북한의 핵개발과 생화학무기개발 등은 자칫 민족 전체의파멸을 불러올 재앙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양측에서 존재하는 극우 극좌세력의 준동은 민족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조선조 때의 극심한 예송논쟁이나 한말 쇄국·개화파 대결이 국난과 망국을 불러왔듯이 지금 남북간의 적대적 이념대치는 한민족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밝은 구석도 보인다.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흑자에 이어 외환,환율,물가안정,주식시장의 활성화,국제신용도 향상,재벌의 빅딜과 구조조정 그리고 정경유착의 단절로 우리 경제의‘안개251가 걷히고 있다.실업과 내수부진 등 부정적 요인이 없지않지만,정치·사회불안 등 비경제논리가 경제회생을 억누르지만 않는다면 전망은 밝다.올해는 국가의 모든 역량을 국제경쟁력 향상에기울여야 한다.북한은 부분적이지만 시장경제적 요소확대,암시장 허용,금강산개방,금창리 지하시설 현장 접근 가능성등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남북간에 인적 물적 교류도 활발하고 대북투자 물량도 확대되고 있다. 남북간의 엷은 햇살은 김대중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영향이 크다.정부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일관되게 정경분리 정책을 견지하면서 대북 화해정책을 추진한 결과 아직은 엷지만 화해와 협력의 햇살이 50년 언땅을 녹이게되었다. 차제에 미국의대북경제제재 완화,미·일의 대북수교 등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불러올 서방의 가시적 조처가 나타난다면 한반도의 냉전기류는 크게 바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총성없는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과거처럼 폭력혁명이 아닌변화와 개혁의 혁명이다.5대 재벌이 빅딜과 구조조정을 통해 사실상 재벌해체의 과정에 있으며 정부의 4대 개혁과 공직부패 척결이 진행되고 있다.문제는 정치권이다.낡은 행태와 구습을 반복하면서 고비용 저효율의 틀을 벗지못한 정치권이 지역단위 정당체제, 소영웅주의적 의정활동,총독부형 지방행정구조를 고치지 못하면 국난극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분열적 선거제도와 국회·정당구조를 국민통합형으로 바꾸고무능력자와 부패정치인을 퇴출시켜야 한다.21세기 한국을 20세기적 정치틀에서 19세기형 정치인들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치권이 개혁을 단행하여 정치발전과 경제회생에 앞장서야 한다.정치개혁이 없는 국정개혁은 미봉책일 뿐이다.인류역사상 가장 극심한 변화가 예상되는 21세기를 한해 앞두고올해를 민족사적인 낡은 질서의 청산과 새 세기를향한 새 설계의 준비기간으로 활용해야한다.정치개혁이 선결과제다. [김삼웅 본사주필]
  • 潘炳律 외국어대 교수 ‘誠齋일대기’ 펴내

    ◎독립운동사의 거인 李東輝 ‘제모습 찾기’/신민회 활동·상해臨政 초대총리 활약/사회주의 접목 독립운동 새바람 꾀해/이념의 족쇄벗고 균형잡힌 재평가 시도 한 시대나 인물에 대한 역사의 평가가 제때,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시대가 바뀌면서 역사의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영웅이 쿠데타의 주역으로,또 반대로 반역자가 시대의 선각자로 등등.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 근현대사에서도 그런 예는 허다하다. 최근 한국외국어대 潘炳律 교수(한국사)가 출간한 ‘성재 이동휘 일대기’(범우사)는 이같은 ‘역사의 평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반 교수는 한·일·중·러·미 등에 산재한 관련자료를 수집,이동휘 선생의 ‘제모습찾기’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재(誠齋) 李東輝(1873∼1935) 선생은 한국독립운동사에서 결코 홀대할 수 없는 큰 별이다. 더러 백범 金九,우남 李承晩,도산 安昌浩 반열에 놓기도 한다. 구한국 정부에서 강화도 진위대장(鎭衛隊長)을 지낸 선생은 ‘을사조약’이 체결되자을사오적 처단후 자결할 것을 결심하였으나 이루지 못하였다. 일제에 의해 군대가 해산되자 신민회 핵심멤버로 활동하다가 나라가 망하자 1913년 만주로 망명,북간도와 러시아령(領)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지도하였다. 3·1만세의거 후 상하이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초대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한편 이 무렵 선생은 당시 풍미하던 사회·공산주의 사상을 한국독립운동 선상에 접목시키는 한편,선생 자신이 ‘고려공산당’을 창당하여 독립운동 진영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그러나 선생의 이같은 사회주의 혁명노선은 선생을 해방후 반세기 동안이나 ‘이념의 창고’에 가둬두는 족쇄로 작용하였다. 한동안 학계에서조차 선생의 이름을 거명하는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반공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절 역대 남한정권은 선생의 사상성향을 이유로 독립운동 공적마저 덮어버렸다. 극도의 왜곡과 폄하 그 자체였다. 정부는 1962년부터 독립운동가에 대해 포상을 실시해왔는데 ‘광복50주년’인 95년에야 겨우 선생에게 훈장을 추서하였다. 친일경력자·가짜독립운동가 목에도 훈장을 걸어준 우리 정부가 진짜 독립운동가인 선생 앞에서는 ‘이념타령’만한 셈이다. 반 교수는 선생을 두고 “독립운동 공적은 물론,조국광복을 향한 사심없는 열정·희생정신·혁명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인물”이라며 ‘이동휘 예찬론’을 편다. 전기출판과 때맞춰 지난 21일 학계·종교계 인사 500여명을 주축으로 ‘이동휘기념사업회’가 조직됐다. 뒤늦었지만 선생에 대한 재평가 작업과 기념사업이 본격 시작될 모양이다. 선생의 자료집 ‘성재 이동휘 전서’(전2권·독립기념관 간행)을 곧 출간예정인 인하대 尹炳奭 명예교수(한국사)는 “민족운동사의 거인 이동휘를 균형잡힌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이해해야한다”고 밝혔다. 만주·연해주 일대를 제집 앞마당처럼 내달리며 항일운동을 하던 선생.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혁명 후 레닌정부가 약소민족 독립운동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자 멀리 인도양·지중해·알프스산맥을 넘어 모스크바로 레닌을 찾아가 만나기도 했던 선생. 저자의 서문 가운데한 귀절이 가슴을 친다. “‘2∼3년 내로 광복군을 이끌고 되돌아오겠다’며 압록강을 건넌 후 한시도 쉬지않고 뜨겁고 진실하게 살다간 선생의 삶과 꿈에 조금의 티라도 남기지 않았는지 죄책감마저 든다”. 어디 저자만의 ‘죄책감’일까. 선생 가신 후 60년이 지나도록 아직 유해조차 찾지 못한 우리 후손들인 것을. 범우사 20,000원.
  • 절망의 거리서 맞는 성탄/나효우(기고)

    ◎쉼터 찾아 거리 헤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교회의 문 활짝 열어야 지금으로 부터 약 2000년전의 일이다.당시 로마의 식민통치하에 있던 이스라엘은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각각의 당리당략에 얽매인 정치권은 이들의 아픔을 외면하였고 나라는 오랜 세월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역감정마저 생긴 터였다.당시의 회당(교회)들은 율법이 정한 관습과 제도의 낡은 이데올로기를 못 벗어나 있었다.희망이 없었다.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은 그들을 구원해줄 ‘메시아’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그들이 기다리는 메시아는 희망의 새 나라를 건설하는 시대의 영웅이었다. 그렇듯 어수선한 세상의 한 모퉁이에서 가난한 여인 ‘마리아’가 곧 해산할 배를 부여잡고 남편 ‘요셉’과 함께 예루살렘을 향해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마리아가 아픈 배를 이끌고 찾아간 곳 중에는 회당도 있었으리라.그러나 그들을 맞아줄 회당은 없었던 것같다.회당의 담은 높을 대로 높았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그들은 골목길을 헤매다 마침내 한집을 찾았고 집 주인은마리아에게 마굿간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가난한 사람들,거리의 노숙자들 사이에서 이처럼 이스라엘을 구원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것이다.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날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후세가들이 나중에 오늘의 12월25일로 정한 것이다. 십여년전 나는 찹쌀떡장수로 추운 밤거리를 나선 적이 있다.한 골목을 접어들자 교회가 보였다.교회에서는 찬송이 흘러나왔다.‘기쁘다 구주오셨네,만백성 맞으라’.나는 찬송에 맞춰 외쳤다.‘찹쌀떡,메밀묵’.그러나 내 목소리는 기묘하게 합쳐졌다.‘기쁘다,찹쌀떡.구주오셨네,메밀묵’.목소리가 교회안까지 들릴 리 없었지만 그때처럼 외로운 성탄절은 없었던 것같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최근 자료에 의하면 6만여 교회에 1,200만명의 신도를 자랑한다.그러나 거리를 헤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문을 열여주는 교회는 얼마나 될까. 물질·성장위주의 사회의 그늘에 가려진 가난한 이들이 따뜻한 쉴 곳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다.한국교회는 이들의 삶에 동참함으로써새롭게 태어날수 있을 것이다.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로 한국교회는 청빈과 나눔,가난의 영성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예수님은 호화로운 저택이 아닌 노숙자의 거리,말 구유간에서 나심을 고백하고 가난하고 지치고 쉴 곳없는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문을 열어줘야 한다. 둘째로 한국교회는 ‘지역사회 공동체운동’을 펴야 한다.교회는 사회에 책임있는 구성원이다.때문에 대화와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 돼야 한다.지역주민들을 위한 ‘열린공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성장 제일주의와 물신숭배사상에 얼룩진 세속의 삶을 지양해야 한다. 셋째로 한국교회는 대립과 반목을 넘어 대안사회를 위한 화해와 희망의 공동체로서 선구적 역할을 해야 한다.선진국들은 보수·진보의 정권교체를 통하여 양자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21세기를 향한,새로운 사회발전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한국교회도 보수·진보를 극복하는 제3의 길을 모색,제안하는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이제 냉전이데올로기의 20세기가 지나가고 있다.예수는 화해와 평등,사랑과희망을 나눠주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절망의 거리를 희망의 거리로 바꿔주기 위해 오신 예수는 추운 겨울골목을 헤매고 있다.우리의 성탄절은 그를 맞기 위해 문을 여는 것이다.
  • 불황속에 꽃핀 땀의 結晶/’98 히트상품

    ◎마케팅·가격·품질 3박자 조화가 열쇠/얼어붙은 소비심리 녹이는 상품 인기/새 브랜드 개발·기발한 광고전략 한몫 98년은 지난 해 말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내수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한해였다. 그러나 ‘영웅은 난세(難世)에 나타난다’고 했다. 사상최악의 불황속에서도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고,기업을 살찌운 히트상품이 있었다. 대한매일신보사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고 지속적인 히트상품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98 하반기 대한매일 선정 히트상품’을 발표했다. 11월 한달간 신청접수를 받은 뒤 학계 광고대행사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마케팅,판매량,인지도,시장점유율 등을 토대로 14개 부문에서 45개 상품을 엄선했다. 이들 상품은 ‘불황 속에서도 제대로 만든 제품은 히트를 친다’는 것을 입증했다. 마케팅,가격,품질의 3박자가 완벽이 맞아 떨어져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나름대로 각양각색의 성공배경을 지니고 있다. 치밀한 상품개발과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공략에 성공한 경우도 있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기능을 개선한 경우도 있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 브랜드를 내놓거나 기발한 광고전략으로 히트상품 대열에 끼어든 경우도 있다. 이들 상품의 각기 다른 성공사례를 제품별로 정리했다. ◎심사평/국산화율등의 質·소비자만족도에 비중/국내외 매출신장률·경제기여도 등도 고려/兪鵬老 연세대 명예교수·經博 각 기업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난국을 돌파하고 생존과 번영을 위해 지대한 노력을 한 결과가 바로 히트상품으로 나타났다. 대한매일이 실시한 ‘올해의 히트상품’에 당선된 제품을 생산해 낸 기업들이 바로 히트상품이고 선도기업인 것이다. 히트상품이란 특별히 우수한 상품,차별화된 제품,창의적인 개발형 상품으 로 화제에 오르고 시대의 요청에 잘 맞는 소문난 발명품,개량품,용도 발견품,계절품,유행품 등 기업의 장래를 지지하고 시장점유와 매출면에서 뛰어난 상품을 가리킨다. 상품의 조건 중에서 특히 품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우수해 여러사람의 공통된 필요성과 욕구에 잘 맞는 제품특성으로 구매자에게 소비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히트상품의 기준과 조건에 따라 산업별 구분을 14개 부문으로 나누고 각 부문에서 해당되는 상품들을 심사한 결과 45개 상품이 당선됐다. 이들 히트상품을 찾아내 선정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됐다. 우선 제조 공학적 기능과 특성,국산화 비율 등 질적인 면을 검증하고 제품명,지명도,사용편리성,품질에 따른 가격의 적정성,소비자 만족도를 따졌다. 아울러 국내외에서의 매출과 신장률 등 판매실적,우리나라 경제·사회발전에 대한 기여도 등도 고려해 심사했다. 그 우열을 가려 우위성을 나타낸 제품이 히트상품으로 결정됐다. 히트상품으로 당선된 상품과 그것을 만들어 낸 기업은 오늘의 영예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품질 향상과 저가생산에 노력해 히트상품의 지위를 누려 나가기를 기대한다. 선정된 히트상품을 제조한 기업체에 대해 축하와 더불어 번영을 기원한다. 또한 히트상품 선정제도를 마련해 우수한 제조기업을 표창하고 소비자에게는 좋은상품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여 생활향상에 공헌하는 뜻 있는 제도를 마련한 대한매일신보사에 감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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