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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선/ 막판 헐뜯기 ‘혼탁’ 양상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막판 열기를 더해가는 미 대선 정국은 민주·공화 양대 후보 모두 상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는 진흙탕 싸움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여지껏 혼조 양상을 보이는 위스콘신주를 비롯한 중부일대를 돌면서 한표라도 더 잡으려 안간힘을 쏟았다.공화당측에서는 지난 64년 린든 존슨이 배리 골드워터 후보에게 사용했다가 미 선거사상 최악의 정치광고로 꼽히고 있는 ‘데이지’ 2탄을 만들어 고어 민주당 후보를 공격했다. 부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영리단체 ‘아레티노 인더스트리’가 데이지 1탄을 모델로 제작한 이 정치광고는 한 소녀가 꽃잎을 하나씩 따며 “10,9,8...” 숫자를 세는 장면을 보여주다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으로 전환되면서 클린턴 행정부가 (중국의) 선거 기부금을 대가로 국가안보를 맞바꿔 중국의 핵공격으로부터 취약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부시측은 문제의 광고제작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민주당측에서는이를 공화당측의 네거티브 선전전으로 집중 부각하며 부시진영을 압박하고 있다. 위스콘신주 그랜드 슈트시에서 있은 부시 후보의 유세장에서는 존매케인 상원의원과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그리고 걸프전 영웅 노먼슈워츠코프 장군이 고어의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요지의 전화통화 녹음을 틀어주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고어 역시 혼조 양상을 보이는 펜실베이니아주와 미네소타주 유세에나서 부시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민주당 선거본부는 “부시가 매일 세금 감면을 노래가락처럼 말하지만 그는 오직석유재벌을 위해 세금삭감을 주장하고 있다”고 공격했다.28일 현재두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내 박빙의 시소를 벌이고 있다.CNN/타임의 지지율 조사는 49대 43,ABC는 49대 45,워싱턴 포스트는 48대 45로부시의 리드를 가리키고 있다. hay@. *뉴욕타임스도 “고어 지지”.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은 한국과 달리 주요 언론들이 대통령선거는 물론 상하원,주지사선거에서도 지지후보를 밝힌다.29일에는 뉴욕타임스가 사설을 통해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21세기 초에 미국을 창조적이고 생산적이며 발전적인 시대로 이끌 것을 확신한다”며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신문은 고어후보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에 못지 않게 “백악관의 명예와 존엄성을 회복하고 재능과 신념을 가진 인물이라는 확고한믿음을 갖고 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앞서 워싱턴 포스트지도 지난주초에 고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이밖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세인트루이스 포스트,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등이 고어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부시 후보는 시카고에서 발행되는 유력지 시카고 트리뷴과 선-타임스의 지지를 확보했고 정치적으로 중요한 오하이오와 미시간주에서콜럼버스 디스패치와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디트로이트 뉴스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고있다. *클린턴 지원 받을까?.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지지율 조사에서 계속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앨 고어 민주당 후보 진영은 마지막 수단으로 빌클린턴 대통령의 지원을 받을까를 놓고 고민중이다.현재 이 문제에대해선 대통령후보인 고어와 부통령후보인 조셉 리버먼 진영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리는등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뒤쳐지는 고어 후보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언제든지,무슨 도움이든지 줄 수 있다”고말하고 “내가 나서면 부동표를 고어쪽으로 몰고 올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고어 진영은 최근 “클린턴 대통령의 도움은 언제나 환영한다”고밝힌 바 있다.그러나 클린턴이 성추문 탄핵위기시 신랄하게 비판했던리버먼 진영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그가 나서면 도덕성을지적하던 부동표의 적대감을 부채질 할 것이며 자신의 신념에도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리버먼의 반대에도 클린턴은 이번 주부터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 계획으로 알려졌다.클린턴대통령은 부시후보를 “아이디어와 경험이 없는 후보”라고 공격하다가 아들에 대한 클린턴의 언급에 조지 부시전 대통령이 “계속 공격을 할 경우 클린턴이 어떤 사람인지 밝힐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본격적인 선거전 참여를 자제해왔다. hay@
  • 中언론 한국전 보도태도 변화

    한국전쟁에 대한 중국 언론의 보도 입장이 변하고 있다. 중국군 한국전 참전 50주년을 맞은 25일 중국 언론은 사설과 특집을통해 그동안 일방적으로 주장해온,한국과 미국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시키는 자극적인 문구를 없애는 대신 ‘애국주의’ 등 내부단결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人民日報)와 광명일보(光明日報)는 사론(社論)을 통해 위대한 애국주의와 혁명 영웅주의적 정신을 고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신문은 특히 한국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통해 경제발전·사회진보·민족단결·생산력 향상 등을 이뤄냈다고 역설했다.전통적으로 주장해온 “미국이 한국 침략전쟁을 촉발했다”거나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를 언급한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10년 전 사설에서는 “미국이 한반도 침략전쟁을 발동하고 압록강에까지 전쟁을 확대했다”며 미국에 의한 ‘침략’이라는 입장을강력하게 주장했다. “중국 인민들은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의 깊은감정을 가슴에 담고 형제국 북한 인민과 함께 역사의 잊기 어려운 날을 기념한다”거나,“인민지원군(한국전에 참전한 중국군)은 북한 인민의 따뜻한 배려로 애국주의와 국제주의 정신을 발양했다”고 하는등 북한과의 이념적인 연대도 강조했다. 중국 언론의 이러한 변화는 과거의 자극적인 주장이 시류에 별로 맞지 않은데다 ▲한·중관계의 발전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 ▲북·미관계의 급진전 등의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한 배려인 것으로분석된다. 북경신보(北京晨報)도 25일 이례적으로 “한국인은 한국전을 어떻게보는가”라는 특집을 실었다. 기사는 1980년대 진보적인 학자들이 받아들였던,지금 학계에서는 사문화(死文化)된 ‘미국의 남침유도설’을 다루는 등 시대 흐름에 맞지 않은 내용도 있지만,한국인들의 한국전쟁관을 파악하려는 흔적을 보여줬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책속에 담긴 김대통령 삶과 철학 ‘DJ와 책’

    새 천년 첫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대중 대통령은 해방이후정치인중에 책을 가장 많이 읽고 쓰고 소장한 ‘책의 3다(多)'의 주인공이다.그와 관련한 책은 시중에 100권 이상 나와 있다.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저서 뿐 아니라 그를 음해하기 위해 제작된 서적들도 있다. 이 저술들을 통해 김대통령의 인생역정과 정치철학을 일목요연하게분석한 책이 나왔다.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의 ‘DJ와 책'(범우사). 이 책은 ‘나의 길,나의 사상' ‘대중경제' 등 본인의 저작을 토대로 60년대 정치 입문 당시부터 정치적 수난기를 거치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그의 사상의 궤적을 폭넓게 추적했다. 또 87년 대통령 선거 직전 출간된 ‘동교동 24시'는 DJ 경호원 출신함윤식의 명의만 빌렸을 뿐 실제는 안전기획부가 선정한 특수집필팀에 의해 씌어진 ‘위서'이고,손충무의 ‘김대중 X파일',비서실 전문위원 출신인 이태호의 ‘영웅의 최후' 등 중요한 순간마다 그를 음해한흑색선전물이 나왔다며 허위사실을 조목조목 짚었다.‘한국논단'의 붉은 색 논쟁의 허구성도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파헤쳤다. ‘두려운 것은 오늘의 부조리와 고난이 아니라 자기에 대한 신념의 상실과 내일의 승리를 믿지 못한 패배주의다' 김대통령이 지난 70년 대권을 향한 비전을 담아 펴낸 ‘내가 걷는 70년대'의 한 구절이다.김대통령이 납치돼 피살 직전 상태까지 가는 등 역대정권에 의해 심한 음해와 죽음의 계곡을 거치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이같은 신념과 철학이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7,000원. 김주혁기자 jhkm@
  • 대법원 “사형제 合憲” 재확인

    사형제도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이 사형을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는 형법 조항(제250조 1항)이 합헌임을 재확인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李揆弘 대법관)는 19일 살인과 사체손괴죄 등으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폭력조직 ‘영웅파’ 두목 이순철(33)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잔인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한후 사체를 수백개로 토막내 암매장했고,사체 장기의 일부를 훼손해나눠 먹는 엽기적 행위를 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현재 우리나라 실정과 국민의 도덕 감정 등을 고려하면 다른 생명이나 공공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성이 충족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한 국가가 형사정책으로 사형을 처벌종류로 규정했다고 해서 헌법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형제가 위헌이라는 피고인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사형제도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지난96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재확인하는 한편 민주당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 등 여야 의원들이 지난 7월 사형제 폐지를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이후 종교·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사형제 폐지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종락기자 jrlee@
  • ASEM 특별 영접·출입국 대책반 가동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이 속속 입국한18일 공항과 정상들이 묵을 호텔 등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공항 한국공항공단은 ASEM에 25개국 대표단 100여명과 기자단 1,200여명 등 3,000여명이 입국할 것으로 보고 김포공항 국제2청사 3층동편에 ‘아셈 조직위원회 운영본부’를 설치하는 등 각국 정상과 수행원들의 출입국 수속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마쳤다.공단측은 의전담당 직원과 경비를 맡을 청원경찰,항공기 운영지원 요원 등 69명으로 ‘특별영접반’도 구성했다. 공단측은 또 법무부 김포공항 출입국관리소,김포세관 등 공항에 상주하는 기관과 합동으로 ‘출입국 대책반’을 구성했다. 공항경찰대는 폭발물 탐지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공항 내·외곽 순찰을 강화했다. ◆호텔 줄리아노 아마토 이탈리아 총리,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총리 등이 투숙하는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은 정상들의 입맛과취미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느라 직원들은 바삐 움직였다. 호텔측은 조깅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마토 총리를 위해 한강변조깅코스와 호텔내 정원 산책로 등에 대한 설명서를 객실에 비치했다.독서가 취미인 미셀 벨기에 외무장관을 위해 소설가 이문열씨 작품 ‘우리의 일그러진 영웅’ 영문판도 비치했다. 일본과 독일,EU집행위 등 6개국 정상이 머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개·보수 공사를 한 정원과 로비에 대한 재점검 작업을 끝냈다. 호텔측은 각국 정상들의 만찬을 위해 11m 길이의 26인용 다리없는원형 탁자를 특수 제작했다.19일로 예정돼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최 만찬에는 석로버섯과 거위간 젤리,쇠안심구이 등 8차례의 풀코스 요리가 선보일 예정이다. 송한수 문창동 김재천기자 onekor@
  • 比 野黨, 대통령탄핵안 제출

    필리핀 야당이 18일 거액의 수뢰 혐의를 받고 있는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함으로써 필리핀 정국이 극도의 혼미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코라손 아키노 전대통령과 하이메 신 추기경등 86년 ‘피플파워’의 주역들도 이날 잇따라 에스트라다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탄핵안 제출= 라카스-NUCD등 야당 의원 40여명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에 대해 ‘뇌물 수수,독직과 부패,대중적 신뢰배반,헌법 위배’를이유로 이날 탄핵안을 제출했다.에스트라다대통령은 카지노업자로부터 1,100만 달러에 달하는 뇌물수수혐의를 받고있다.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여당인 민족주의자대중투쟁당(LAMP)이 하원 218석중 160석을 차지하고 있어 아직 느긋한 입장이다. 86년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을 축출한 주역이었던 아키노 전대통령은 ‘피플 파워’의 상징인 노란색 옷차림으로 이날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언론들은 “아키노가 다시 노란색을 입었다”며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하이메 신추기경도 “에스트라다대통령이 이 나라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영웅적인 가치가 있음을 알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필리핀 페소화는 또다시 급락,달러당 49페소선에서 마감됐으며주식시장도 2년래 최저치로 폭락했다. ◆정국불안 가속= 지난 12일 겸직하던 사회복지장관직을 사임한 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이 이날 에스트라다에 맞선 야당 연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에스트라다에 치명타를 안겼다. 경제통인 아로요부통령은 디오사다도 마카파갈 전 필리핀 대통령의 딸로 야당의 구심점으로 떠오를 경우 에스트라다에게 큰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에스트라다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물러날 경우 아로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문화스냅 2000/ 보통사람들 ‘마라톤 열풍’

    ‘참 별스런 취미군.그 많은 운동중에 왜 하필 그 지루하고 힘든 뜀박질이야’마라톤을 운동삼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 솔직한 첫느낌은 그랬습니다.건강을 위해 또는 뱃살 빼려고 100리길을 죽자사자 뛴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가더군요.좀더 번듯하고 재미있는 운동도 많잖아요.배드민턴,농구,등산,테니스,수영,헬스,에어로빅 등등. 무슨일인지 요즘 전국이 마라톤 붐이랍니다.직장 또는 지역동호회 등에서 무려 10만명이 달리고 있고 자고나면 마라톤대회가 생긴다나요. 한강 둔치나 일산호수공원,그밖에 뛰기 좋은 장소는 어김없이 꼭두새벽 단잠을 물리치고,이슥한 밤이슬을 맞으며 운동화끈 질끈 매고 달리는 ‘중독자’들로 북적댑니다. “왜 뛰십니까” 물으면 “그냥 좋아서 달립니다.인생이 달라진다니까요”하고 스님네 선문답 같은 소리만 합니다. 마라톤,물론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죠.일제시대 때 손기정옹이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해 민족의 정기를 일깨웠고,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쓴 황영조,98년 방콕아시안게임서 우승한 이봉주 등등자랑할만한 건각(健脚)들도 많습니다.그렇지만 그건 소수 엘리트선수들의 ‘신화’였지 보통사람의 해당사항은 아니었잖습니까. 최근에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의 달리기 체험기 ‘나는 달리고싶다’를 번역한 마라톤광 선주성씨는 마라톤인구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전후해 부쩍 늘기 시작했다는군요.평생직장이란 개념이깨지면서 한층 치열해진 경쟁세계에서,살아남기 위한 무기는 건강이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또 달리는 맛이 여간이 아니랍니다.유식한 말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게 있대요.달리기를 시작해 30∼40분쯤 가슴이 터져버리고 호흡이 딱 멈춰 버릴 것 같은 극한의 고통이 지나간 후에무아지경이 찾아온답니다.누구는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하고 누구는 ‘꽃밭을 걷고 있는 기분’이래요.어찌나 짜릿한지 완전히 중독이 된다는군요.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 피셔도 중독자중 한 사람이죠.3년전 거대한 뚱보에다 이혼까지 당한 막다른 처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달리기시작한 그는 1년만에 40㎏을빼고 나서도 달리는 게 좋아 오늘도 달린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도 얼마전 달리기가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약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습니다.운동 중 체내에 ‘베타 엔돌핀’(일종의 마약 성분)이란 물질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데 정확한 메카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는군요. 알코올이나,히로뽕처럼 끊으면 금단 증세가 오긴 하지만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사는 활력까지 넘치게 하니 ‘좋게 중독된’ 거지요. 마라톤만큼 원시적인 운동이 또 있을까요.첨단문명의 이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그저 맨몸과 두 다리로 달리니 말입니다.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좀 좋은 전용 운동화를 장만하는 것 빼고는 돈도 안듭니다.하긴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는 그도 저도 없이 맨발로달렸지만요. 달리는 ‘사연’을 엿보려고 서울마라톤클럽이라는 마라톤동호회의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100㎏ 넘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해 1년만에 30㎏을 뺐다는 고형식(47·개인사업)씨,지난해 사랑하는 아내가 갓난아이를 두고 뇌출혈로 숨지자 고통을잊기 위해 뛴 구자춘(33·체육교사)씨,마흔살이 되던 생일날 아침 야릇한 기분에 달리기시작해 풀코스를 무려 17번 완주한 오혜영(53·영동세브란스 건강관리센터)씨,그밖에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연이 있더군요. 달리기는 어쩌면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습니다.무리지어 뛰는듯하지만 결국은 혼자이고,‘힘든데 이제 그만 달릴까’ 하고 유혹하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죠.빨리 간다고 좋은 것도,늦게 간다고 나쁜 것도 아니랍니다.42.195㎞란 긴 여정의 초반에 얼마나 빨리 잘 뛰었냐는 중요하지 않대요.괜히 분수 안지키고 옆사람과 경쟁이 붙어오버페이스하면 중도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첫끝발이 ×끝발’이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잖아요.살다보면 견뎌야 할 고비가 어디 한둘인가요.인생이라는 잔은 다 비워야 하듯 42.195㎞는 끝까지 달려야 한다는 얘기죠,뭐. 그래서인지 마라톤은 젊다고 잘 달리란 보장이 없습니다.인생의 여러구비를넘은 중장년층에 매니아가 급증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피셔는 책의 끝머리쯤에 조심스럽게 고백합니다.“아마도 나는 부처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라고요. 내속의 ‘나’를 찾기 위해,마음속 부처를 만나기 위해 ‘달리는 참선’.그 소박한 몸놀림에 그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이제 길거리에서 스쳐지나는 ‘고독한 주자(走者)’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따스한 박수라도 쳐주어야 겠어요.하긴 인생은 모를 일이죠.어쩌면 내일 아침 문득,거리로 뛰쳐나가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허윤주기자 rara@. *‘나는 달린다’번역 출간 선주성씨. “운동화만 신고 밖으로 나가면 언제 어디서든 뛸수 있으니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이만한 운동이 어디 있습니까”최근 ‘나는 달린다’는 책을 번역 출간한 선주성씨(35)는 취미로 즐기던 마라톤에 푹 빠져 올초 직장(조선일보 편집부 기자)까지 때려치고 전업한 ‘골수 중독자’. 현재 그는 마라톤기록 자동계측장치 ‘스피드칩’을 개발한 벤처업체의 마케팅본부장으로,또 인터넷 동호회 서울마라톤클럽 홍보이사로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독문과 85학번인 그는 지난 95년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하면서 달리기의 쾌감을 처음 맛보았다.그 뒤 99년 뉴욕마라톤대회에서 피셔 독일외무장관과 함께 뛰는 등 13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했다. 처음엔 무조건 뛰면 되는 줄 알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시작해 옷에 쓸린 젖꼭지에서 피가 날 정도로 고생도 했다고 웃지못할 실수담도들려줬다.지금은 꼭 반창고를 붙인단다. 헬스클럽에서 지루하게 트레드밀을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는 “5㎞정도 뛰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은 명상상태가되고 일이 안풀릴 때 뛰다보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른다”고 자랑했다. 따로 종교가 없다는 그에게 혹시 ‘마라톤교도’가 아닌가 물었더니“만나는 사람마다 전도하고 싶은 걸 보니 그런 것도 같다”며 그런데 정작 집사람은 아직도 설득을 못했다고 사람좋게 웃었다. 마라톤을 하며 그동안 살아온 삶이 ‘욕망을 키워온 세월’이었음을깨닫는다는 그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클럽회원 100여명과 함께 한강둔치에 모여 ‘비가 오든 눈이 오든’달리기를 멈추지않는다. 허윤주기자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2)臨政·광복군 거점 重慶·阜陽

    서안·연안 답사를 마친 취재팀은 25인승 쌍발 프로펠러기를 타고중경(重慶) 강북(江北)공항으로 날아갔다.굽이굽이 꿈틀거리며 중원(中原)을 흐르는 양자강을 보고 있노라니 벌써 중경에 도착한다.중경은 중국의 내륙 사천성 동쪽 끝에 있는 인구 1,300만의 대도시이다. 북경 상해 천진과 함께 4대 직할시이다.양자강과 가릉강(嘉陵江)이합류하는 곳에 자리잡은 중경은 도시 대부분이 가파른 산과 구릉으로 되어있어 중국인들은 ‘산청(山城,산의 도시)’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경은 일본군에게 밀린 중국 국민당정부가 1937년 임시수도로 삼은 곳으로 그 무렵,우리 독립투사들도 이곳을 중심근거지로 삼았다.임시정부가 광복전까지 머물렀고 여기서 광복군이 창설되고 조선의용대 본부도 이곳에 있었다.지금 확인할 수 있는 우리의 항일유적도 많다.1940년 중경으로 이동한 임시정부는 광복군을 창설하고 전쟁수행과광복후 조국재건을 위한 체제정비를 하였다.그리고 이 해 9월 17일연합국의 일원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광복군총사령부를 창설했으며1941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대일선전포고를 하고연합국의 일원으로 대일전쟁에 참전했다. 취재진이 여장을 풀기도 전 먼저 찾아간 곳은 칠성강(七星崗) 연화지(蓮花池)마을의 마지막 임정청사였다.5년전 광복 50주년을 맞아 복원 개축했던 청사는 전체를 다시 뜯어내고 있었다.중경시가 관리하고 있는 임정청사(관장:賈慶海·47)는 지난 7월초 공사를 시작,9월17일 한국 광복군 창군기념일에 재개관했다.아래쪽 1호 청사 2층에 임시정부의 군사활동 전시관을 개설하는 등 청사 내·외부를 전반적으로개축했는데 공사비 22만 달러의 대부분은 우리정부가 부담했다. 임정청사를 나온 취재진은 가경해관장이 표시해준 지도를 들고 추용로(鄒容路)에 있는 광복군총사령부가 있던 건물을 찾았다.그곳은 ‘미원(未苑)’이라는 고급식당이 되어 있었다.마침 저녁시간이라 취재팀은 그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실내는 밖에서 본 것보다 넓었는데 주인이 장사수완이 좋은지 테이블마다 손님이 가득했다. 광복군은 처음에는 단위부대로 제1,2,3,5지대 등 4개의 지대를 편성하였다.그뒤 9개 준승(準繩)을 계기로 중국군사위원회의 통제와 간섭을 받다가 제5지대에서 일어난 지대장 나월환의 암살사건과 조선의용대 잔류대원들의 광복군으로의 편입 등으로 1942년 전면적인 개편과조정이 있었다.기존 4개 지대를 해체하고 제1,2,3지대로 개편한 것이다. 광복군은 1943년에 가서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되는 기회를 얻는다.영국과 군사협정을 맺고 병력을 인도 버마 전선에 파견하여 특수업무를 수행하게 했던 것이다.그리고 1944년 5월,미군전략정보처(OSS)과 합작,국내진공을 위한 특수훈련을 받았다.그러나 알려진 대로 작전 직전 일본이 항복함으로써 실행되지 못했다. 이튿날 아침,비가 내리는 가운데 호텔에서 나온 취재진은 차를 대절해 광복군 창설기념식이 열렸던 가릉빈관(嘉陵賓館) 옛터를 찾아갔다.기록에 따르면 기념식은 1940년 9월17일 아침 7시에 열렸는데 그건일본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서였다.차를 내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가릉신로(嘉陵新路) 18번지 현장을 더듬어 찾으니 5층 짜리아파트였다.마침 웬일인가 하는 표정을 하고 노인들이 다가왔다.그곳에서 소년시절부터 살아 왔다는 이굉운(李宏雲·66)씨는 가릉빈관은오랜 동안 낡은 건물로 남아 있었는데 지난 1991년 철도국에서 건물을 헐고 그곳에 아파트를 지었다고 들려준다. 거기서 차를 달려,임정요인들의 가족이 머물고 광복군에 입대하려는 청년들을 수용했던 토교촌(土橋村)으로 향했다.장강대교를 건너 26㎞나 시외곽으로 나가야 하는 곳이었다.일본군을 탈출,6,000리를 걸어 임시정부의 품에 안긴 김준엽 박사의 자서전 ‘장정’을 보면 학병 탈출자들이 중경에 오자마자 토교로 갔다는 말이 씌여져 있다.또다른 기록에는 교회에 수용되었다고 한다. 토교는 빈민촌 지역이었다.잡초가 무성한 둔덕과 절벽과 탁한 시냇물,질척거리는 골목길,땟국이 흐르는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며 노인들에게 물어 찾은 집은 검정색 기와를 얹은 낡은 단층집이었다.당시사용되던 건물이 아직까지가 한 채가 남아 있었다.차를 타고 근처를돌아다니며 학병탈출자를 수용했다는 교회 자리가 어디 있는지 물었으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결국 학병탈출자들이 머물렀던 장소는 찾지 못했다. 다시 차를 돌려 조선의용대가 머물렀던 탄자석(彈子石) 마을을 찾았다.탄자석 마을 역시 개발되지 않은채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그러나 김원봉이 조선혁명당 본부를 뒀던 ‘손가화원(孫家花園)’이라는 거대한 장원은 군수물자 저장시설이 들어앉아 더이상 접근할 수가 없었다. 토교촌과 탄자석마을을 둘러본 취재진은 차를 돌려 학병탈출자나 임정요인들이 양자강 연락선을 타고 내렸다던,그리고 조선의용대 대원들이 김원봉의 만류를 물리치고 화북(華北)으로 진출하기 위해 떠났던 조천문(朝天門) 나루터를 찾았다.조천문 나루터는 듣던 것과는 달리 크고 시설도 꽤 정돈돼 있었다.양자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장강삼협(長江三峽) 탐승관광선을 비롯,양자강 물길을 따라 형성된 각 도시를 오고가는 배들로 꽉 찬 조천문나루는 마침 내린 비로 시뻘건 황토 흙물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중경취재를 마친 취재팀은 광복군 제3지대 주둔지를 찾아보기 위해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중국 국내선항공편으로 안휘성(安徽省)의합비(合肥)까지 간 뒤 거기서 기차를 갈아타고 부양(阜陽)으로 향했다.합비에서 부양까지는 기차로 9시간 정도.부양가는 길은 남쪽지방이라서인지 논농사가 대부분이었다.그림에서나 본 무소를 탄 아이들이 한가롭게 논길을 걷고 있었다. 부양에 있던 광복군 제3지대는 남만주의 항일영웅 양세봉(梁世鳳)의 조선혁명군의 참모로서 싸웠던 김학규(金學奎) 장군이 지휘한 부대이다.한성수(韓聖洙)·김우전(金祐銓)·김준엽(金俊燁)·장준하(張俊河)등 학병 탈출자들이 찾아오자 김학규 장군은 그들을 근처 임천(臨泉)에 있는 중국군 장교양성과정의 한국광복군특별반(약칭 한광반)에 입교시켜 교육시킨 뒤 부양 지대에 배속시키거나 중경 광복군본부로 보냈다.이렇게 하여 부양의 광복군이 명실공히 군대 모습을 갖추고창설된 것은 1945년 6월이었다. 광복군 제3지대 창설식이 열렸던 부양 인민극장은 시내중심가에 있었다.건물은 아직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곳에는 ‘만하탄(曼合頓)’이라는 디스코테크가 들어서 있었다. 취재진은 잠시그곳을 둘러본 뒤 비가 내리는 길을 달려 부양에서 75㎞ 정도 떨어진 임천으로 향했다.빗길을 1시간 반정도 달려간 임천은 여느 중국 소도시의 풍경처럼 붐비고 무질서하기 짝이 없다.몇차례길을 물어 찾아간 임천 제1중학이 한광반이 훈련을 받던 곳이다. 1939년 개교했다는 임천 제1중학은 원래는 항일전쟁 당시 부근에 주둔해 있던 국민당 군대의 연병장으로 사용되다가 국공합작후 다시 항일간부양성학원 연병장으로 사용됐다.임천 제1중학은 방학중이라 학생들은 없고 전(前) 교장이며 현재 학교의 공산당 서기인 장병(張兵·58)씨가 취재팀을 반갑게 맞아주었다.그는 당시 병영과 생도들의숙사(宿舍)자리를 안내했다.그러나 장방형 단층건물이었다는 당시 숙사의 자취는 찾을 길 없고 새로 지어진 3층짜리 교사(校舍) 3동이 들어서 있었다. 중경 박찬 기자 parkchan@
  • 아랍권 “돈으로라도 팔레스타인 돕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유혈충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악화일로를 치닫자 팔레스타인에 대한 아랍권의 지원이 줄을 잇고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 국왕은 9일 “팔레스타인 봉기의 영웅들과팔레스타인 순교자의 유족들에게” 1,07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알 왈리드 빈 탈랄 빈 압델 아지즈 사우디 왕자도 240만달러를기부했고 또 20대의 앰뷸런스를 제공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침략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지지하기 위해” 82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라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지하드(聖戰)를 지원하기 위해 자원자를모집하고 있으며 435만달러의 성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들의 지원은 대부분 인도적·경제적 지원에 한한 것.그러나 알리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지원을 촉구했다. 심지어 91년 걸프전 당시 팔레스타인의 이라크 지지로 팔레스타인과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온 쿠웨이트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원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질 만큼 아랍권의 팔레스타인 지지는 폭넓게 확산되고있다. 예루살렘 연합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1)西安-延安

    *광복군-조선 의용군 마지막 활동지 西安-延安. 서안은 ‘장안(長安)’이라는 이름으로 1천여년 동안 중국 역사에서 서주(西周) 서한(西漢) 당(唐)등 12개 나라의 왕도로 영광을 누렸던 도시다.따라서 도시 전체가 유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유적이 많다.우리의 항일유적지도 상당히 많다.조선청년전지공작대 주둔지,한청반 훈련장,광복군 전선사령부,그리고 미국 OSS(전략첩보국)과 합작해 국내진공을 준비했던 광복군의 흔적도 있다. 취재팀이 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을 이용해 바로 서울에서 서안으로 날아간 것은 서안 교외에 있는 광복군 OSS훈련장을 먼저 찾아보기 위해서 였다.공항에서 차를 대절해 서안시 남쪽 25㎞ 지점에 위치한 광복군 제2지대 기지와 OSS 훈련장이 있던 두곡진(杜曲鎭)으로 향하는 길은 끝이 없어 보이는 짙푸른 옥수수밭이 이어진다.산이라곤 거의없는 황토고원지대인 이 지역의 주 생산물이다.안내인은 몇년전 한국에서 상영된 중국영화 ‘붉은 수수밭’도 이 지역에서 촬영됐다고 한다. 그동안 기자는 실크로드 답사를 위해 몇차례 서안을 지나간 적이 있다.그때마다 서안의 변화모습에 놀랐는데 이번에는 정말 몰라볼만큼달라져 있었다.새로 뚫린 서안시내 우회도로를 따라 달리는 차창옆으로 무궁화꽃이 활짝 피어있다.이따금 거대한 왕릉이 보였다.서안 외곽의 작은 시가지를 스쳐가고,참외·수박을 파는 저자거리를 지나고다시 평원이 나타난다.그렇게 한 시간여를 달리자 멀리 제법 높아 보이는 산이 나타났다.광복군 대원들이 OSS훈련을 받은 종남산(宗南山)이었다. 1945년 3월 15일 한국 광복군과 미군은 한미 군사합작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공동의 적인 일본군을 격퇴하기 위하여 상호 협력하여공동작전을 전개한다는 것.광복군은 미군으로부터 필요한 전술을 훈련받고 적진과 한반도에 잠입해 연합군작전에 필요한 군사정보를 제공한다는 것 등이었다.그리하여 서안 근교에 주둔한,‘청산리 전투’의 영웅 이범석이 이끄는 제2지대가,안휘성 부양(阜陽)에서는 조선혁명군 참모장 출신 김학규가 이끄는 제3지대가 낙하산 강하 폭파,암호 무전통신 등 특수전훈련을 받았다.그리고 8월 11일을 국내진공일로잡고 작전계획을 세웠다.그러나 8월 9일,원자폭탄 세례를 받은 일본은 연합국측에 무조건 항복을 통고함으로써 광복군의 국내 잠입작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취재진은 당시 제2지대 본부 겸 훈련소가 있던 곳을 찾았다.그곳은지금은 두곡 양참(糧站)이라 불리는 곳으로 서안시 양식국의 창고로변해 있었다.당시의 자취는 없고 창고건물에 둘러싸인 1,000여평의마당이 옛 모습을 암시할 뿐이었다.사무실로 들어가서 책임자인 진강정(陳康正) 참장(43세)을 만났다. “한국손님들이 더러 찾아옵니다.지난해에는 원로 몇 분을 모시고온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구보도 했지요” 문화혁명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노예묘’라는 상당히 큰 규모의도교사원이 있었는데 문화혁명때 완전히 없어지고 양참이 들어섰다고 한다.그는 측백나무 소나무 등 나무들이 우거져 거주지로 삼았던 것같다며 멀리 건너다보이는 종남산 아래에도 절이 있었다고 말한다.광복군 OSS 훈련대원들은 이곳에 본부를 두고 종남산 아래 종남사라는불교 사찰에서 훈련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두곡 양참을 둘러본 취재팀은 그곳에서 2㎞ 떨어진 인근의 흥교사(興敎寺)를 찾아갔다.서역으로 불경을 구하러 떠났던 고승 현장법사(玄裝法師)의 사리를 모신곳인데 신라유학승 원측(圓側)탑이 현장법사의 탑 옆에 천년의 세월은 안은 채 서있다. 그곳에서 차를 돌려 시내로 들어가는데 진 참장이 두곡에 있던 옛날 사람들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들려준 가슴아픈 얘기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예전에 한 한국인이 아이를 데리고 와 훈련받다가 그곳을 떠날 때 남겨두고 갔는데 아이는 그후에도 계속 그곳에 머물렀다는 것이다.광복군 아버지가 남겨둔 그 어린 아이는 그 후 어찌 됐을까.지금 살았으면 아마 50살도 넘었을 텐데….내내 그런 생각을 하며 취재진은 서안 시내로 들어갔다.전지공작대와 광복군 전선사령부가 있었던 자리를 찾기 위해서 였다. 전지공작대는 1939년 11월 중경에서 나월한·김동수·김인 등 청년투사들이 조직한 아나키스트성격이 강한 단체였다.그들은 일본군 점령지 교란작전을 위해 전선에서 가까운 서안으로 이동,중국군 전시간부훈련단 안에 한국청년특별반(약칭 한청반)을 만들었다.수료생들은소위로 임관되고 뒷날 조선의용대와 광복군에서 큰 역할을 했다. 서안 성내 이부가(二府街)29호,전지공작대가 주둔했던 자리는 중급인민법원이 자리하고 있었다.같은 골목의 4호,옛 광복군 전선사령부가 있던 장소는 유명한 당대(唐代)의 유물인 종루(鐘樓)로 향하는 길을 넓히면서 지금은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전지공작대원들이 장교교육을 받은 ‘한청반’ 자리는 지금의 서북대학 안에 있었다.백양나무 그늘이 시원한 현장을 찾으니 연병장은 잔디가 깔려 있고 일부는 도서관 건물이 들어서 있고 당시의 사열대는 국기게양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서안시내의 유적을 찾아본 뒤 취재팀은 한밤중에 침대열차를 타고중국 공산당 혁명성지인 연안으로 떠났다.연안은 서안 정북 방향,깊숙한 분지에 있다.중국 공산당의 장정(長征)과 관련깊은 곳이다.1934년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 홍군 30만명은 국민당의 공격을 피해 화남(華南)의 비옥한 근거지를 버리고 행군을 거듭,최후의 근거지인 연안에 도착했다.남은 병력은 3만.그러나 모택동은 이를 기반으로 국민당 군대에 저항하고 항일전을 전개하면서 재기하는데 성공한다. 1930년대 후반 김원봉과 의열단원들은 발전적으로 해체,조선의용대를 만들었다.우리동포들이 많이 이주한 화북에 진출해서 투쟁한 대원들을 화북지대라 불렀다.그들은 김원봉이 이끄는 대본부가 광복군으로 통합되자 화북독립동맹 산하의 조선의용군으로 이름을 바꾸고 중국 공산군인 팔로군의 지원을 받으며 인근의 태항산에서 싸우다가 연안으로 들어가서 해방을 맞았다.독립동맹의 대표는 유명한 국학자인김두봉,조선의용군 사령관은 김무정이었다. 침대열차는 에어컨이 잘 들어왔고 시설도 좋은 편이었다.이따금 터널을 달리는 듯 소리가 커져 잠을 깨곤 했는데 둔중한 느낌을 주며용을 쓰듯 달리는 것으로 보아 끊임없이 경사진 고원을 오르는 듯 했다.차창으로 새벽빛이 스며들어 창문을 여니 보이는 것이라곤 황토뿐이었다.벼랑에 뚫린 구멍이 있어 눈여겨 보니 그게 유명한 토굴집인 요동(寮洞)이었다.연안역 앞에서 만두로 아침을 때운우리는 조선의용대와 독립동맹이 있던 라가평(羅家坪)마을을 찾아갔다. 라가평 마을은 연하(延河) 위에 놓인 다리 건너에 있었다.마을어구비탈에 기념표시판이 있어 다가가 보니 조선혁명군정학교 자리 표지석이었다.먼지가 일어나는 비탈길을 올라 노인을 찾아 물었다.83세의 고영유(高零有)노인은 벼랑에서 가장 높은 곳을 가리켰다.모두 8개의 요동이 보였다.그곳에는 8개의 요동을 포함 모두 20여개의 요동이 있었는데 군정학교와 독립동맹,조선의용군사령부가 있던 자리로 알려져 있다.요동은 아무 보존조치를 취하지 않아 무너질듯 위태해 보였다. 다시 연하를 건너 동북쪽으로 달려가면 교얼구로 갔다.길가 버스정거장 장려한 천주교회당이 보였다.그것이 유명한 노신기념관으로 옛날에 노신예술학원으로 사용한 건물이었다.최근 다시 예술학원이 개교해 교사로 사용되고 있는데 ‘아리랑’의 저자 님 웨일즈가 김산(金山)을 처음 만난 도서관은 여학생들의 기숙사가 돼 있었다. 취재팀은 밤 기차를 탈 때까지 시간이 넉넉해 연안 서북쪽에 위치한 중국공산당의 여러 근거지중 모택동이 교시한 ‘문예강화(文藝講話)’ 현장이 그대로 보존돼있는 양가령(楊家嶺)을 돌아봤다.이밖에 연안시내 중심가에는 항일군정대학의 옛터가 보존돼있는데 이곳은 김산이 일본의 첩자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숙청될 때까지 ‘일본경제사’를 강의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서안(중국) 박찬기자 parkchan@
  • 국립발레단 “볼쇼이 신화 우리도”

    국립발레단(예술감독 최태지)의 ‘도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지난달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창단이후 첫 현대발레의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한 국립발레단이 이번엔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신화를 만들어낸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와손잡고 또한번의 변신을 시도한다.오는 12월 ‘호두까기인형’을 시작으로 내년 6월 ‘백조의 호수’,8월 ‘스파르타쿠스’등 볼쇼이 대표작 3편을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객원 안무로 무대에 올린다. 그리고로비치는 지난 64년부터 33년간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재임하면서 볼쇼이의 오늘을 일구어낸 발레 영웅.개혁바람이 불던 95년 경영진과의 불화로 볼쇼이를 떠났던 그는 국립발레단 오디션 참관차 서울에 오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볼쇼이발레단의 객원안무가로 초빙돼 5년만에 친정에 복귀했다.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국립발레단이 이제 막 새롭게 변모하는 단체라서 함께 작업하기가 더 좋다.연습을 지켜보면서 충분히 잘해낼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동석한 최태지 예술감독은 “96년부터 추진하던 사업이 이제서야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면서 “특히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남성군무가 압권인 그리고로비치의 대표작 ‘스파르타쿠스’를 통해 국내 남성무용수의 기량이 한단계높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파르타쿠스’는 원래 안무가 모이셰프가 58년 초연해 실패한 작품을 10년뒤 그리고로비치가 같은 음악에 맞춰 새롭게 안무한 것.대규모의 무대세트와 수백벌의 로마제국시대 의상,선굵은 테크닉과 박진감 넘치는 춤동작 등 40여명에 달하는 남성무용수들의 군무가 마치 영화 ‘벤허’를 연상케하는 작품이다.주역무용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군무의 힘이 달리는 국립발레단이 과연 이 작품을 소화해낼 수있을까.“이미 어느 정도 내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져있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또 반드시 무용수가 많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중요한건젊은 무용수와 일한다는 것이다”올해 73세인 그는 다른 사람을 흉내내지않는 독창성과 아직 남의 눈에 드러나지않은 숨은 재능을 지닌 젊은이들과의 작업에 늘 흥미를느낀다고 했다.독창적인 발레와 발레무용수들을 확보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실험정신은 이렉 무하메도프,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에카테리나 막시모바 등 세계적인 발레스타들을 길러내는 원동력이 됐다.이번 국립발레단 오디션에서는 이원국을 두고 “아주 재능있는 무용수”라고 칭찬했다는 후문.앞으로 1년간 볼쇼이발레단과 여섯편의 작품을 해야하고,해외 공연일정도 빡빡해 공연전 몇주 정도만서울에 머물 예정.사전 연습은 조안무자 알레그 라츠코프스키가 맡는다. 일주일간의 체류를 마치고 지난 8일 러시아로 떠난 그는 11월말 국립발레단용으로 새롭게 손본 ‘호두까기 인형’을 들고 돌아온다.국립발레단의 열정과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신화가 만나 어떤 상승작용을 일으킬 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 일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베트남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국민영웅 추대

    [하노이 연합] 시드니올림픽 태권도에서 은메달을 획득, 베트남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천히에우 응안(26·여)이 베트남의새로운 영웅으로 각광을 받으며 명예에 걸맞은 재산까지 함께 받았다.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한국의 정재은(한체대)과 대결,대등한경기를 펼쳤으나 막판 점수를 얻지 못해 3-1로 패한 응안은 비록 베트남 국민들에게 첫 금메달을 안겨주지 못한 아쉬움은 남겼으나 준결승에서 유럽챔피언 버지니아 로런스를 꺾음으로써 베트남이 한번도이루지 못한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룬 영웅이 됐다. 천득렁 대통령은 그에게 노동훈장을 수여했으며 레카피유 공산당 서기장은 2만8,000달러(4억동)의 포상금과 그의 고향인 푸엔성에 집을지을 수 있는 땅을 하사했다.2만8,000달러는 일반 근로자들의 20년치봉급이 넘는 거액이다.
  • 뫼비우스 SF만화 ‘잉칼’

    덜 떨어진 사립탐정 존 디풀(이름 자체가 ‘존 더 풀’(John The Fool의 변형?)은 어느날 쾌락을 즐기기 위해 지하세계로 안내해 달라는귀부인의 요청을 받고 우연한 사건의 소용돌이에 빠진다.우주를 지배할 수 있는 ‘잉칼’이란 존재를 쟁탈하기 위한 싸움에 빠져든 것. 그러나 존은 우주의 평화라는 대의와는 애당초 상관없는 인물로 자신의 잇속이나 챙기고 쾌락이나 충족시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너절한 인간.여기에 비해 우주 최고의 전사로 추앙받는 메타 바롱은 우주의 섭리로부터 버림받아 주변을 맴돌기만 한다. 왜일까. 현대 만화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끌어왔다고 평가받는 장 지로(‘블루 베리’같은 사실주의 작품에는 ‘지르’라는 예명을 쓰고 ‘잉칼’같은 SF물에는 ‘뫼비우스’란 예명을 사용한다)가 그리고 만화 스토리 작가의 아버지 격인 알렉산드로 조도로프스키가 이야기를 풀어간SF판타지 만화 ‘잉칼’이 프랑스에서 연재를 시작한 지 20년만에 한글로 번역돼 나왔다.‘개미’로 프랑스 문학의 완벽한 한글 토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받은 전문 번역가 이세욱씨가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묻어난다. 이씨는 후기에서 “작가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선 보는 이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선과 악의 싸움,자아발견과 구도(求道),꿈과 무의식에 초점을 맞추는 이도 있을 수 있고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빛과 어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의 중요성을 지적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우주의 운명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도 엉뚱하게 돈이나 쾌락을 좇는 존의 모습은 우리가 ‘컴퓨터형사 가제트’에서 낯익게 보아온 캐릭터다.가제트에게 충직한 개 ‘스쿠비’가 있듯이 존에겐 콘크리트새‘디포’가 있다.이른바 반(反)영웅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조정자,보이지 않는 손. 지로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 ‘에일리언’의 의상을 담당하고 제임스카메론의 ‘어비스’,데이비드 린치의 ‘듄’,뤽 베송의 ‘제5원소’ 등 영화작업에 참여한 인연으로 우리에게 낯익다.잉칼도 ‘제5원소’의 그것을 닮은 화려한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삼았다.그러면서도 섬세한 인물표정이 균형을 이룬다. 그리고 조도로프스키.밀교적인 신비성과 상징성을 절묘하게 살려낸다양한 알레고리들을 잉칼에 쏟아부었다.그래서 이 작품은 판타지 문학의 경지로 읽힌다. 어떤 이는 시지프스 신화를 떠올리기도 한다.존이 나락같은 자살대로를 대책없이 떨어져내려가는 첫 장면은 마지막 장면으로 되살아난다. 신에게 자신을 바치지만 또다시 모험을 시작해야 하는 인간,시지프스를 연상시키는 것이다.그러한 다양한 알레고리와 툭툭 던져지는 현대사회에 대한 냉소 등으로 잔재미를 더했다. 다시 이씨의 후기.“완벽한 영웅들로는 세상을 구원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닐까.존 디풀처럼 다양한 면모를 지닌 살아움직이는 에고(Ego)들이 우주의 순수한 의식에 용해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류는 모든 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너무 거창한가. 임병선기자 bsnim@
  • [기고] 2002월드컵 문화축제로 만들자

    ‘그린 올림픽’을 표방하며 수많은 영웅들을 탄생시켰던 시드니 올림픽의 성화가 그 찬란했던 빛을 거두고 역사의 한 장으로 돌아갔다. 특히 우리 남북선수단이 한반도 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하는 모습은한반도가 21 세기 화해와 상생의 장이 되리라는 우리의 확신을 지구촌 식구들에게 보여준 감격의 장면이었다.이제 우리는 2년도 채 남지 않은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20세기엔 서양이 주도해온 물질문명의 세계화로 자연은 날로황폐화됐고 상업주의와 개인주의의 심화로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인간소외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21세기에 들어서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공동개최하는 2002월드컵을 자연과 함께 사는 인류·자연 상생의 문화축제로 준비해 나가자. 현대는 서양의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사회다.17세기 이후 서구열강들은 발전된 과학기술을 이용해 대량 학살무기를 만들어 세상의 토속문화권들을 파괴하며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그 결과 열강들끼리 서로부딪쳐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핵전쟁 등의 가공할 만한 파괴적 경험을 겪은 인류는 세계대전의 재발방지를 위해 국제연합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경제적 실효지배를 위해 국제화를 표방하며 다국적 기업들을 내세워 신자유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은 경쟁력을 앞세워 개발과 성장만을 추구한 결과 전 지구를 생태계 파괴,지구온난화,환경호르몬 등의 환경재난으로 빠뜨리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 상태로 나간다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들의 절반 이상이 30년 이내에 멸종되리라 예측하고 있다.이러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동양의 자연주의적 공동체정신인 상생의 뜻을 다시 살릴 필요가 있다. 상생의 이념은 경쟁적인 정복이나 지배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서양의 물질문명과는 달리 자연의 모든 만물이 다 함께 조화롭고 평등하게어울려 살자는 유기체적 생태개념을 갖는 공동체 정신이다.따라서 상생은 소유론적인 서구의 가치관과는 대조적으로 평등과 조화 및 일치를 추구하며 자연의 모든 존재를 존중하는 우주생명 사상이다.상생의 이념은 같은 공동체주의를 지향했으나 유물론적·기계론적 사고로생명 개체의 개성과 이들의 통합성을 무시한 결과 도태된 서구적 사회주의의 단점들을 모두 보완할 수 있는 훌륭한 사상이다.따라서 상생을 2002월드컵 문화행사의 주제로 삼아 온 세계인들에게 파괴된 자연과 동시에 해체돼가는 정신문화를 되살릴 수 있도록 호소해 지구의 미래를 복원시키는 일을 시작하자. 이번 시드니 올림픽은 스포츠보다도 문화올림픽이었다고 할 정도로400여건의 크고 작은 문화예술 이벤트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예술전시장이 됐다.또한 환경을 우선해 경기시설물들을 행사 후에 철거할수 있도록 가건물로 지었다고 한다.대부분의 숙박시설에 사용되는 냉난방이나 경기장 조명시설도 태양열 에너지 이용시설을 갖추어 환경올림픽의 면모를 과시했다.특히 호주정부는 시드니 12개 지역에 금개구리의 서식처가 있을 정도로 시드니의 환경이 깨끗하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난지도 월드컵 축구장 옆에 골프장을 건설하자는우리나라와는 사뭇 대조적이다.더구나 서울은 최근 조사에서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하다고알려진 멕시코시티보다도 오염도가몇 배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2002 월드컵을 지구촌 모든 문화와 문화의상생,그리고 인류와 자연의 상생의 축제로 준비해 나가자.우리 고유의 우주생명사상인 ‘상생’은 서구 물질문명의 범람으로 야기된 인간소외와 환경재난에 처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새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이 기 영 호서대 교수 월드컵시민문화운동중앙협 자문위원
  • 황영조 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에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가 마라톤감독으로 새출발한다. 황영조는 6일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조만간 창단되는 마라톤팀 초대 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황영조는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 참가,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할 예정이다.또 중소기업협동조합 홍보대사 자격으로 19일 북한을 방문하는 황영조는 개마고원훈련장을 답사하는 등 마라톤팀 창단에 따른 실무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단은 지난 시드니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 선수들이 참패하는 등한국 마라톤의 위기를 느끼자 팀 창단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공단은 9일 마라톤팀 창단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황영조는 “공부에만 전념할 생각이었지만 한국 마라톤의 현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면서 “공단의 마라톤팀을 맡아 세계적인 선수를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 ‘시민의 힘’유고 역사를 바꿨다

    유고에도 봄은 왔다.시민들은 민주화를 선택했고 독재는 무너졌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5일 권좌에서 쫓겨났다.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앞세워 13년간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그도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10일간의 시민혁명 앞에 무릎을 꿇었다.이로써 1989년 동구권에서 시작된 민주화 개혁은 11년 만에 완결됐고 동유럽의 공산주의식 독재정권은 종말을 고하게 됐다. 유고는 ‘지구촌의 화약고’로 불려져 왔다.코소보에서의 ‘인종 청소’와 네 차례에 걸친 내전은 유고뿐 아니라 유럽 전체를 불안하게했다.세르비아계 난민은 주변국에서 인종분쟁을 불렀다.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은 한때 유럽 대륙에서 신(新)냉전과함께 ‘피의 전쟁’을 부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냈다. 밀로셰비치는 그럴 때마다 세르비아 민족 감정에 교묘히 기대 권력을 유지했다.옛 유고의 영웅 티토가 개별 민족의 이질성을 인정하며분권적 연방제를 채택한 것과는 딴판이었다.밀로셰비치는 군·경을이용해 반체제 인사를 탄압했고 언론을 장악,우민정치를 폈다.금융,사법을 포함한 모든 정보는 그에게로 집중됐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의 고립과 내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폐는밀로셰비치에 대한 지지를 점차 약화시켰다.한때 동유럽의 선진국으로 불리던 유고는 90년대 들어 250%가 넘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렸고공장 노동자의 60%는 일손을 놓아야 했다.내전으로 옛 연방 5개 공화국과의 무역은 단절됐고 유엔의 경제제재 조치는 유고 국민의 생활을더욱 궁핍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24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독재보다 민주화를,인종 분규보다 경제 재건을 바라는 유고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다.밀로셰비치가패배를 부인함으로써 시민혁명을 재촉했지만 유고는 이미 내부적으로혁명의 길을 치닫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군·경이 시위대에 동조하고 언론들마저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함으로써 밀로셰비치의 통치 기반은 순식간에 무너졌다.그러나 혁명이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밀로셰비치 정권을 떠받쳐온 군부를다잡아야 하고 내전으로 갈린 인종적 갈등도 다스려야 한다.게다가연방 공화국인 몬테네그로의 독립까지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밀로셰비치를 지지하는 군부의 움직임이 큰 변수이나 당장 민주혁명의 큰 흐름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그동안 밀로셰비치를 지지해온 러시아도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을 유고에 급파,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를 사실상 ‘새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만신창이가 된 유고 경제의 재건 역시 과제다.미국과 유럽연합이 경제제재를 풀 뜻을 비췄으나 유고는 당분간 낙후된 농업에만 의지해야한다.외국인 투자가 없는 한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 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권 쟁취 후 고질적인 야권의 분열 가능성도 문제다.코스투니차는집권 뒤 1년 6개월 이내에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정치체제 개편 일정을 밝혔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까스로 단일화를 이룬 야당이 다시 분열한다면 유고의 민주화는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백문일기자 mip@
  • [‘6.15’이후의 북한] (6)평양 중앙동물원

    평양 중앙동물원은 평양시 북동쪽 대성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바로 옆에 붙은 식물원·유희장과 함께 평양시민들에게 인기 높은 휴식공간이다.중앙동물원은 1959년 4월30일 건립됐는데 부지는 100정보(30만평),수용 동물수는 약 600종 6000여 마리 정도다. 9월5일 오전 중앙동물원을 찾았다.정문을 들어서자 오만근(63) 동물원 기술부원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김일성종합대학 생물학부 졸업후 40년 동안 동물원에서 근무해온 동물원의 산증인인 오부원장의 안내로 동물구경을 나섰다. 침팬지 사(舍)에는 새끼 네마리가 놀고 있었다.그중 제일 큰 침팬지가 기자 일행을 향해 손을 번쩍 들었다.이름이 ‘꼬마’라고 했다.옆 우리에는 ‘꼬마’‘금동이’의 부모가 있었다.엄마 침팬지에게 오부원장은 “너 돌 안 가지고 왔지?”라고 물었다. “관람객에게 돌도 던집니까?” “저것은 르완다에서 수령님께 선물로 보내왔는데 사로잡기가 어려우니까 군인들이 가서 어미를 총으로 쏘고 새끼만 빼앗았답니다.지금 나이가 설흔살이 넘었는데도 그때 충격을 잊지 못하고국방색옷 입은 사람만 보면 돌이나 흙을 가지고 와 던집니다.” 중앙동물원에 갈 때는 절대 국방색 옷을 입고 가지 말 일이다. “동물들이 새로 오면 적응을 잘 합니까?” “상당한 기간이 걸립니다.산에 있는 동물을 잡아서 수송할 때 충격으로 생기는 병을 ‘수송병’이라고 부릅니다.성질이 급하고 메마른것,겁이 많은 것일수록 빨리 죽습니다.” 동물들이 재주를 부리는 동물 교예극장은 계단식 노천극장이었다.책상과 칠판이 설치된 무대에 여성 조련사가 나타났다. “지금부터 동물들의 간단한 재주를 보여드리겠습니다.‘자,동무들!’” 조련사의 말에 푸들·스피츠·발발이 등 여섯마리의 개가 멍멍짖으며 뛰어 나왔다.개들은 책상에 가서 앉았다.조련사가 말했다.“수학문제 풀이입니다.” 조련사는 칠판에 ‘2+3=’ 이라고 썼다.“자,둘 더하기 셋! 누가 맞힐까요?” 흰색 푸들이 앞발을 들고 얌전히걸어나와 칠판 앞에 서더니 ‘멍!멍!멍!멍!멍!’하고 다섯번을 짖었다.“잘 맞췄습니다.다음은 덜기(빼기) 문제입니다.” 순간 앞발에양말을 신은 강아지가 나와서 칠판에 쓰인 글씨를 지웠다.‘강아지학생’들은 기자가 낸 문제도 너끈히 맞혔다.개 중에는 수업시간에슬그머니 빠져나가 무대옆 잔디밭을 배회하는 ‘땡땡이 강아지’도있었다.평양교예단을 연상시키는 원숭이의 원통굴리기 재주,강아지들의 회전마차 뛰어넘기 재주들이 이어졌다. “재주 부리는 강아지는 특별히 선발하나요?” “영리한 개를 고르되 주로 숫놈을 택합니다.암놈은 새끼를 배면 공연을 못하게 되는데 사람과는 달리 다른 개가 대신해줄 수가 없습니다.” 호랑이사 앞에는 관람객이 와글와글 했다.남쪽과 꼭 같았다.“조선의 백두산범,중국의 동북범,소련의 우수리범이 모두 같습니다.하룻밤 사이에 국경을 넘나드니까요.조선범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범입니다. ” “지금도 백두산에 호랑이가 있습니까?” “예,있습니다.우리 동물원에서 야생동물 조사도 하는데 눈 위나 빙판 위에 발자국 찍힌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난 3일 서울대공원에서 공개한 백두산 호랑이는 이곳 중앙동물원에서 보내온 것이다. 코끼리사에는 어린 송아지만한 새끼 코끼리가 놀고 있었다.올 5월에 태어났다고 했다.1960년 베트남의 호치민 주석이 전쟁 시기에 군수물자를 많이 날라 영웅 칭호를 받은 코끼리를 선물했는데 그 증손자라고 했다. 스웨덴 스칸센 동물원장이 기증했다는 열대동물관을 거쳐 마지막으로 구관조의 일종인 ‘금댕기새’를 보러 갔다.동물원에 오면 그놈의 작별인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여성 조련사가 나와 먹이를 주면서선창을 하자 마침내 금댕기새가 입을 열었다.중성 목소리였는데 발음은 앵무새에 비할 수 없이 정확했다.“안녕하십네까? 안녕하십네까?” “천리마,천리마”“우리의 소원은 통일!우리의 소원은 통일!”신준영기자 junyoung@
  • [시드니올림픽 결산] (3)떠오른 새별, 사라진 큰별

    장강의 앞물결은 뒷물결의 도도함을 거스를 수 없는 법.시드니올림픽에서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들이 스포트 라이트에서 빗겨가고 그 자리에 싱싱한 새별이 떠올랐다. 새 천년을 자기의 시대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새별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수영 단거리의 페테르 반 호헨반트(네덜란드). 호헨반트는 자유형 100m에서 ‘8년 영화’를 누린 알렉산드르 포포프(러시아)를 잠재웠고 자유형 200m에서는 호주의 영웅 이안 서프를따돌려 세계를 놀라게 했다. 조정과 역도를 전전하다 4년전 해머던지기로 전향한 폴란드의 17세소녀 카밀라 스콜리모프스카는 ‘깜짝 금메달’을 캐냈고 역도 무제한급의 후세인 레자자데(이란)는 인상과 합계에서 거푸 세계신기록을세우며 새로운 ‘헤라클레스’로 등극했다. 육상 여자 400m에서 우승해 호주 국민들을 ‘프리먼 신드롬’속으로몰아 넣은 캐시 프리먼은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변신하는데 성공했고아토 볼든(트리니다드 토바고) 등 내로라하는 스프린터들을 제치고남자 200m 금메달을 움켜쥔 그리스의 콘스탄티노스 켄테리스도 주목할만한 새별로 자리매김했다. 스베틀라나 호르키나(러시아)가 수명을 다한 체조에서는 엘레나 자모로드치코바(러시아)와 안드리아 라두칸(루마니아)이 그 자리를 메웠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올림픽 역도사상 첫 4연속 우승에 도전한 술레이마놀루(터키)는 실격의 불운을 삼키며 쓸쓸히 퇴장,세월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인간새’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 역시 예선 탈락의쓴잔을 들어 세계신기록 35차례·세계선수권 6연패 등 20년간 작성한장대높이뛰기의 온갖 대기록을 역사속으로 밀어 넣었다. 레슬링의 ‘살아있는 전설’ 알렉산더 카렐린(러시아)은 그레코로만형 130㎏이상급 결승에서 미국의 럴런 가드너에 져 4연패의 야망을접을 수밖에 없었다.수영 남자 자유형 50·100m에서 3회연속 동시우승에 도전한 포포프는 50m에서 6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해 옛 영화를 회상해야할 입장이 되고 말았다. 90년대 최고의 여자 스프린터 게일 디버스(미국),‘비운의 흑진주’멀린 오티(자메이카),‘인간개구리’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 등도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드는 신세가 됐다. 오병남기자 obnbkt@
  • 여기는 시드니

    ■ 호주 일간 데일리텔리그라프가 시드니올림픽 슈퍼스타들의 애장품들을 돈으로 환산해 화제.신문은 ‘호주의 수영 영웅’ 이안 소프가올림픽 구호운동을 위해 내놓은 수영복을 10만 호주달러(약 7,00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육상 남자 100m 우승자모리스 그린이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에 던진 운동화는 18만6,00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개헤엄’으로 유명해진 에릭 무삼바니(기니)의고글(보안경)은 이미 3,800호주달러에 팔렸다. ■루마니아 여자체조팀이 감기약을 잘못 복용하는 부주의로 도핑양성판정을 받은 안드레아 라두칸(16)의 금메달을 박탈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반발,동료선수들이 딴 메달을 모두 반납하기로 했다.‘시드니 모닝헤럴드’지는 27일 여자개인종합 2위에 올랐던 시모나 아마나르를 비롯한 루마니아 여자 체조선수들이 메달을 반납하는동시에 이날 다시 열릴 예정이던 여자 개인종합 시상식에도 불참하기로 했다고 보도. ■이스라엘 선수단이 26일 선수촌 외부에서 연 축하파티에 수백명의경찰이 출동,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시드니 경찰은 이스라엘 선수단과 유태인들의 축하 파티가 열리는본다이비치에 150여명의 경찰과 특수부대를 배치시키고 출입 차량을샅샅이 뒤지는 등 만약의 테러가능성에 대비했다.72뮌헨올림픽에서테러에 의해 11명의 선수가 희생된 이스라엘 선수단은 이번 대회가열리기 전 선수촌에 방탄 조끼를 반입하려고 시도하는 등 테러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호주의 육상선수 타티아나 그리고리예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빛나는 금발머리에 완벽한 몸매를 갖춰 특히 남성 팬들의 우상으로자리잡았다는 평.호주의 모델 업계에서는 러시아 출신인 그리고리예바가 전문 모델로 나설 경우 100만 호주달러(한화 약 7억원)의 수입이 보장될 것이라고 장담.
  • 앙숙 미국·쿠바 ‘복싱 혈전’

    26일 이번 올림픽 복싱경기의 최대 볼거리가 펼쳐진다. 복싱 91㎏급에서 쿠바의 ‘복싱 영웅’ 펠릭스 사본(33)과 미국의‘죄수 복서’ 마이클 베네트(29)의 맞대결이 그것.준준결승이지만이 경기 이후에는 이들에게 대적할 적수가 없어 사실상 결승전이나다름없다.사본은 두차례 올림픽 금메달과 6번의 세계챔피언을 차지한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 이번에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다.베네트는 무장강도죄로 7년간 복역하다 지난 98년 뒤늦게 복싱에 입문,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색 경력의 ‘복싱천재’다.사본과 베네트는 운명의 결전을 앞두고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불태우고있다.사본은 이번 올림픽에서 베네트를 제물삼아 데오필로 스테벤손(쿠바)과 라즐로 파브(헝가리) 등 복싱 올림픽 3연속 우승자의 뒤를잇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특히 정치적으로 앙숙 관계인 미국 선수에게 무릎 꿇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치욕으로 여기고 있다.반면 베네트는 이번 올림픽 우승으로 과거 어두운 생활을 깨끗이씻고 백만장자로 거듭나겠다고벼르고 있다.더구나 지난 92·96년 올림픽에서 미국이 쿠바에 당한 일방적인 패배를 한번에 앙갚음하겠다는 욕구도 간절하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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