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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이야기] (1)폴란드

    한·일 월드컵 개막일이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32개 본선 진출국들의 결전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대한매일은우리나라와 예선 경기를 펼치는 폴란드·미국·포르투갈,개막전에 출전하는 세네갈·프랑스,그리고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축구 강국에 주재하고 있는 13개 공관 대사들로부터 ‘릴레이 기고’를 받아 각국 축구대표팀의 훈련 소식및 현지의 월드컵 열기 등을 소개한다. 오는 6월4일 16강 진출을 놓고 부산에서 우리나라와 첫경기를 치를 폴란드에서는 이미 ‘2002년 월드컵 열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주요 일간지와 TV 방송들은 매주마다월드컵 및 한국과 관련한 특집보도를 내고 있다.만나는 사람들도 한국과 폴란드전의 전망,한국에서의 볼거리 등을물어보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 음악가 쇼팽과 과학자 퀴리 부인의 조국으로 알려진 폴란드는 한때 세계 축구의 강국이었다.72년 올림픽에서 우승했고 76·92년 올림픽에서 준우승하는 등 화려한 전적을 갖고 있다.월드컵에서도 돋보였다.74년 대회에서3위,78년 5위,82년 3위를 했다.월드컵 본선진출을 하면 반드시 16강에 진입한 셈이다. 폴란드는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89년 11월 우리나라와 수교했다.동구권 국가중 두번째였다.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기이던 90년대 축구 전력은 다소 침체됐다.그러나 2002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노르웨이·우크라이나 등 강호를 제치고 유럽에서는 가장 먼저 본선진출을 확정,과거의 영광을되찾으려는 재기의 힘찬 모습을 보여줬다. 이같은 폴란드 축구중흥의 이면에는 정부와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성원이 있다.이번 본선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한 나이지리아 출신의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 선수의 조기귀화를 위해 대통령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36개의프로축구단의 국내 경기장도 열성팬으로 가득 찬다.특히대다수 대표선수들이 독일·영국 등 해외에 진출해 있어대표팀만의 연습을 갖기도 어렵지만 본선 진출을 이루어낸 엥켈 감독은 폴란드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폴란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가대표팀과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다.그러나 폴란드는 한국 대표팀의 스피드와 투지,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경기 전술,그리고 주최국의 이점 등을 경계하고 있다.한국이 지역예선 없이 본선에진출했지만 월드컵 본선진출 국가로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가진 팀으로 평가하고 있다. 폴란드 축구팬들은 주최국인 우리나라와 한판 승부를 앞두고 한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으로 자국 선수들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이에 따라 폴란드 축구응원단 ‘비아워 체르보니’(폴란드 국기색상인 흰색과 붉은색을 의미)는 50여명의 전문 응원단을 밴드와 함께 파견할 예정이다.서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폴란드 축구팬은 1500명.전문 응원단은 이들을 조직화해 한국의 ‘붉은 악마’응원단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응원단 간부들은 지난 1월 한국 대사관을 방문,“폴란드와 한국팀과의 경기를 제외하곤 한국팀을 응원하는데 앞장서겠다.”면서 ‘붉은 악마’와 선의의 경쟁 및 협력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사정으로 인해 근대사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어온 폴란드 국민들은 한국의 민족적 저력과 경제발전에 대해 깊은 인상을갖고 있다.우리나라가 이번 월드컵을 훌륭하게 개최하고,특히 폴란드와 멋진 한판 승부를 가진다면 그 결과에 관계없이 두 나라의 관계는 보다 더 가까워질 것이다. △ 송민순 대사
  • “황영조감독 더 반성을” 육상원로들 복권 반대

    “황 감독,올 해엔 자숙하면서 지내도록 하세요.”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황영조(32) 감독의 대한육상연맹 강화위원 ‘복권’ 움직임에 대해 육상원로들이 일침을 가했다.황 감독이 지도자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 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단숨에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황 감독.지난 2000년 12월 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창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지도자의 길을 걸었다.그러나 지난해 소속 팀 선수들이 감독의 사생활 등에 불만을 품고 숙소를 무단이탈한 책임을물어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그해 10월 황 감독의 연맹강화위원직을 박탈했다.황 감독으로서는 치욕에 가까운 조치였다.이후 황 감독은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등 명예회복에 나섰다.이런 황 감독의 모습을 보고 육상계 일각에서는 “그래도 ‘국민적 영웅’인데 이제는 복권시켜줘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일었다. 그러나 육상원로들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며 난색을표하고있다.육상연맹 한 관계자는 “원로들의 생각이 완강하다.”면서 “올 부산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야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 [씨줄날줄] 처복

    사마천(司馬遷)은 탁월한 기자다.그는 인물을 기술하되 단순한 영웅이나 유세가가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그렸다.그의사기(史記)에는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그러나 그 역사를움직인 인물의 내면을 가늠할 수 있는 삽화가 가끔 등장한다.‘안자(晏子)의 전기’에 나오는 ‘마부의 아내’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안자가 제(齊)나라 재상으로 있던 어느날 외출을 하는데,마부의 아내가 문틈으로 엿보았다.남편은 사두마차의 채찍을 휘두르며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그날 저녁 마부의 아내는남편에게 ‘인연을 끊자’며 이렇게 말했다.‘안자는 제나라 재상으로 제후들 사이에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그러나 언제나 겸손하고 사려 깊은 태도였습니다.그런데 당신은 고작남의 마부이면서도 대단히 잘난 척했습니다.’ 그 날 이후마부는 몸을 낮추고 겸손해졌다.이를 이상히 여긴 안자가 연유를 묻자 마부가 사실대로 얘기했다.이에 안자는 느낀 바있어 마부를 대부로 올려주었다.” 사마천이 필생의 작업인 역사의 기록에 이 이야기를 넣은것은 적어도 ‘마부의 처복’을 말하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것이다.아마도 역사를 움직이는 인물,그 인물을 움직이는 주변 인물이 벌이는 작은 사건들이 역사에 미치는 ‘나비의 효과’를 말하고 싶었으리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 비서관 데이비드 프럼의 사임을 두고 그 ‘아내의 입'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프럼의 부인 클린튼든이 “‘악의 축’이라는 단어는 내 남편작품”이라고 자랑한 사실이 알려져 부시 대통령의 눈 밖에났을 것이라는 소문이 돈 것이다.클린튼든은 친지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글을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헤드라인으로 등장하는 것을보며 아내로서 긍지를 갖는다.”고 자랑했다.물론 당사자인프럼은 “사직서는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전인 지난달에제출했다.”고 해명했으나 그 말을 믿는 사람은 별로 많지않아 보인다.더구나 이로 인해 프럼은 자신이 집필한 원고에는 ‘증오(hate) 의 축’이었는데 부시 대통령이 ‘악(evil)으로 바꿨다고 했으니 또 한번 천기가 누설된 셈이다.사마천이 살아서 역사를 기록한다면 ‘프럼의 아내’ 이야기도 ‘역사의 본기’에 넣을 성싶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새달 국내개봉 ‘알리’/ 링위만큼 치열한 챔피언의 삶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유행어를 남긴 미국의 전설적인 프로 복서 무하마드 알리(1942∼).본명은카시우스 마셀러스 클레이.12세에 복싱을 시작해 18세에로마올림픽 라이트헤비급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그리고 1964년.챔피언 소니 리스톤을 7회 KO승으로 꺾고 프로복싱계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알리의 전성기를 그린 마이클 만 감독의 ‘알리’(Ali)가 3월1일 국내 개봉된다.영화는 알리가 소니 리스톤과의 타이틀 매치로 세계 헤비급 타이틀을 따는 시점에서부터 베트남 징집을 거부하다 타이틀을 박탈당한 뒤 1974년 32세로 조지 포먼에게서 챔피언 벨트를 되찾기까지의 과정에초점을 맞췄다. ‘맨 인 블랙’‘인디펜던스 데이’‘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등에 출연해온 흑인배우 윌 스미스가 알리를 맡았다. “내가 최고야.” “링 위의 나는 내가 만든다.” 등의 고집스런 대사와 함께 입담 좋고 개성 강한 알리의 내면을일궈내는 데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인다.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강력히 거론될만하다. 영화는 알리의 경기 장면에 인종차별의 부당함을 피부로느끼곤 했던 그의 어린시절 기억이 교차편집되면서 시작된다.이후로는 알리의 팬이었다면 웬만큼 꿰고 있을 사실들말고는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흑인차별에 맞서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이름까지 바꾸자 정부는 그를 흑인 과격분자로 내몰아 베트남전 강제징집 처분을 내린다.“월남이 어딨는지 안다.그건 TV속에나 있다.”“나는 베트콩과는 싸우지 않는다.그들은 흑인을 비난하지 않는다.”등의명언을 쏟아내며 맞서지만,징집을 거부하던 알리는 끝내체포되어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한다. ‘떠벌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재치있는 독설로 유명했던 알리의 면모가 링을 주무대로 마치 세밀화처럼 그려졌다.거친 숨소리,떨리는 근육,튀어오르는 땀방울 등의 세부묘사들이 느린 화면을 쓰지 않고도 생생히 표현됐다. 건조한 권투영화로 편견을 갖는 건 오산이다.끝없는 여성편력은 알리를 로맨티시스트로 만들어 극의 분위기를 나른하게 녹여놓기 일쑤다.윌 스미스만큼이나 든든한,보이지않는 영화속 주인공이 또 있다.음악이다.실제로 서로 열렬팬이었던 흑인음악 가수 샘 쿡의 ‘Bring it on home to me’ 등 전편을 휘감는 리듬앤블루스와 재즈선율 덕분에 영화는 권투 소재의 고급스런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한다. 황수정기자 sjh@
  • 클릭 2002월드컵/ 日대표팀 골잡이 주전경쟁 후끈

    일본 축구대표팀이 23명의 월드컵 전사를 가리기 위한 최후의 ‘서바이벌 게임’에 돌입했다. 월드컵 엔트리 선정을 위해 고심중인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25일부터 시즈오카현 시미즈에서 35명의 국내파 선수들을 대상으로 3일간의 합숙훈련에 들어갔다.트루시에 감독은 당초 42명을 소집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자가 많아 2차례에 걸쳐 선수를 보충한 끝에 35명으로 수능팀을 확정했다. 이번 수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공격진에서 누가 끝까지 살아 남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일찍이 윤곽이 드러난 다른 포지션과 달리 상대적으로 취약한 공격진에서는 확실한 주인이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비지향적인 3-5-2 포메이션을 정착시킨 일본은 중앙의모리오카 류조에 나카나 고지,마쓰다 나오키가 좌우에 포진한 철벽 수비진에 나카타 히데토시와 오노 신지를 축으로 이토 데루요시,묘진 도모카스,이나모토 주니치,도다 가즈유키 등이 버티는 막강 미드필드 라인을 자랑한다. 그러나 공격진에서는 J-리그 2000시즌 득점왕인 35세의나카아먀 마사시가 노쇠 현상을 보이는 틈을 타 신진들의경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대표적 인물은 ‘일본판오언’이란 평가 속에 승승장구하는 야나기사와 아쓰시,대륙간컵 스타인 스즈키 다카유키를 필두로 니시자와 아키노리,야마시타 요시테루,구보 다쓰히코 등 20대 중반 선수들이다.요즘 들어서는 노장 미드필더인 모리시마 히로아키까지 이 자리를 넘보고 있다. 두자리 뿐인 최전방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이들의 경쟁은 이미 지난해 대륙간컵대회를 통해 입증됐고 마침내최고 골잡이로 군림해온 나카야마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A매치 47게임 출장에 21골을 기록중인 나카야마는대표팀에서 제외될 위험을 안고 있다. 반면 지난해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넣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야나기사와(25),대륙간컵에서2골을 넣으며 일본의 영웅이 된 스즈키(26),대륙간컵 첫경기인 캐나다전에서 1골씩을 넣으며 3-0 승리를 이끈 모리시마(30)와 니시자와(26)는 모두 강력한 월드컵 엔트리 후보로 꼽힌다. 이들 중에서도 니시자와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나카야마 다음으로 많은 A매치 출장과 골기록(24게임 9골)을 자랑하며 주전 골잡이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해옥기자 hop@
  • 여행나선 신혼부부의 까닭모를 해프닝 ‘쉬-쉬-쉬-잇!’

    극단 산울림이 오는 6월말까지의 일정으로 마련한 현대연극 페스티벌의 첫 작품 ‘쉬­쉬­쉬­잇’(이현화 작·채윤일 연출)이 3월1일부터 4월7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현대연극 페스티벌은 현대연극의 레퍼토리들을 통해 연극의 정통성과 현대인의 모습을 찾아보기 위한 기획.4월 ‘하녀들’(장 주네 작·이윤택 연출)에 이어 5∼6월엔 ‘고도를 기다리며’(S.베케트 작·임영웅 연출)가 차례로 팬들을 맞는다. ‘쉬­쉬­쉬­잇’은 지난 1976년 극단 자유가 김정옥현 문예진흥원장의 연출로 초연한지 26년 만에 무대화한작품. 여행에 나선 신혼부부의 행복한 시간들이 까닭모를사건과 해프닝에 의해 무참히 파괴돼가는 사건을 추리극형식으로 꾸몄다. 폭력이 끈질기게 이어지면서도 마지막 반전의 재미와, 웃음기를 빼놓지 않는 게 특징이다. ‘불가불가’‘0.917’‘카덴자’‘산씻김’의 명 콤비이현화·채윤일이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남윤길 이훈경전국환 박호석 등 출연.화·수·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02)334-5915김성호기자 kimus@
  • “가장 추악한 올림픽”유치과정부터 뇌물스캔들 오명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근대올림픽 106년 역사에서가장 추악한 올림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치 과정에서부터 도덕성에 먹칠을 한 뇌물스캔들이 터진데 이어 주최국 미국의 자국이기주의,편파 판정 등으로점철되고 있기 때문이다.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의 추악함은 유치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지난 99년 12월 마르크 호들러(스위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폭로로뇌물스캔들이 불거져 결국 6명의 IOC 위원이 뇌물과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돼 축출됐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부당한 방법으로 유치권을 따냈기 때문에 올림픽 개최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지만미국의 입김과 횡포속에 어물쩡 봉합되고 말았다. 개막과 동시에는 미국의 자국이기주의가 세계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세계인이 평화제전인 개막식에 ‘9.11 테러’ 때 찢어진 성조기를 들고 나와 위령제를 벌였고 미국민의 애국심을 지나치게 고취시키는 행사로 일관했다. 미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메달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에는 끊임없이 편파판정을 주도하며 횡포를 부렸다.개막 4일만에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판정 시비가 불거져 러시아와 캐나다가 공동 금메달을 차지하는 코미디가 연출됐다.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쇼트트랙 경기가 펼쳐지면서 판정 불신은 극에 달했다. 지난 14일 남자 1000m 준결승과 결승에서 잇따라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린 심판들은 급기야 21일 남자 1500m결승에서 미국의 ‘오노 영웅만들기’에 들러리를 서며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았다. 22일에는 러시아가 크로스컨트리 여자 20㎞계주에 출전하지 못한데 항의해 선수단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자국선수 2명이 경기 1시간전에 실시한 혈액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제때 통보받지 못해계주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러시아는 또 납득할만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23일 열리는 미국과의 아이스하키 준결승전을 보이콧할 것이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도 불참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래 저래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은 세계의 스포츠인들이 기억조차 하기 싫은 최악의 대회로 남게 됐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세기의 게이트] (9)이란 콘트라 게이트

    1986년 10월.니카라과 정부군은 미국 민간항공 화물기 한 대를 격추시켰다.생존자는 자신이 미 중앙정보국(CIA)에의해 고용됐으며 니카라과 콘트라 반군을 지원할 군수물자를 싣고가던 중이었다고 밝혔다.한달 뒤 레바논의 한 신문이 미국산 무기의 이란 유출을 폭로했다.이란-콘트라 게이트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85년 레이건 행정부는 레바논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인질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묘안이 나왔다.레바논 테러집단의 후원자인 이란에 무기를 주고 인질을 빼오자는 것.며칠 뒤 수천t의 무기가 이스라엘을 거쳐 이란에수출됐고 인질들은 하나 둘씩 석방됐다.미국은 여기서 나온 돈으로 니카라과 공산정권에 대항하는 우익반군의 무장을 도왔다. 인질 석방을 위해 테러범들과 흥정하지 않는다는 당시 미 외교의 대원칙을 깬 동시에 반군에 대한 군수지원을 금지한 법(블랜드 수정헌법)을 행정부가 나서서 어겼다는 점에서 대내외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이란-콘트라 게이트는 레이건 행정부의 이중성을 드러낸 가장 추악한 정치스캔들이었다. 비밀공작의 주역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포인덱스터보좌관과 그의 오른팔 올리버 노스 해군 중령.이후 레이건 대통령을 비롯,도널드 리건 백악관 수석보좌관,윌리엄 케이시 CIA국장 등이 개입했다는 혐의가 드러나면서 의혹은더욱 증폭됐다. 미 의회는 특별조사위원회와 합동청문회를 통해 진상 파악에 나섰고,12월 미 역사상 7번째 특별검사로 로런스 월시가 임명됐다. 그러나 포인덱스터와 노스의 묵비권 행사,행정부 각료들의 정보 공개 유보,문서 파기 등 조직적인 사건 은폐에 부딪혀 본질을 파헤치는데 실패했다.단지 대통령이 인질 석방에 몰두한 나머지 참모진에 너무 많은 재량권을 부여,불법을 저지를 빌미를 줬다는 쪽으로 결론났다. 레이건은 무기밀매와 대금 불법전용에 대해 “사전 승인→사후 인지→기억나지 않는다.” 등 거듭 말을 바꿔 탄핵 위기를 자초했다.그러나 사건 발생 7개월만에 입을 뗀 포인덱스터가 “무기대금 불법전용은 혼자 한 일”이라고 스스로 덮어써 레이건의 숨통을 터줬다.레이건은 이 사건과관련,법정에서증언하는 등 퇴임 후에도 수모를 겪었다. 월시 검사는 7년에 걸친 수사 끝에 93년 14명을 기소했고,이 중 11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그러나 사건의 본질과무관한 사소한 혐의만으로 가벼운 형량을 받았고,이마저도 항소심에서 기각됐다.사건 은폐 혐의로 기소됐던 슐츠 국무장관,와인버거 국방장관 등 고위 각료 6명도 92년 조지부시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음모가 클 수록 죄값은 작다.’라는 게이트의 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집권 초반 링컨·루스벨트에 견줄 만한 역대 최고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받던 레이건은 치유될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지난 6일 91세 생일을 맞은 그는 역대 최장수전직 대통령이 됐다. “호메이니의 주머니를 털어 니카라과 투사를 도운 것이잘못이냐.”며 당당한 태도를 보여 국가영웅 대접을 받던노스는 91년 ‘화염 속에서(Under the Fire)’라는 회고록을 내고 자신이 레이건을 위한 희생양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94년 상원의원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월시 검사도 97년 회고록 ‘방화벽(Firewall)’을 발간,이란­콘트라 게이트는 ‘권력형 음모’였다고 결론내렸다. 박상숙기자 alex@ ● 사건 일지. ■86.11.21 미즈 법무장관 조사 착수.12.16∼17 상·하원특별조사위 구성.12.19 월시 특별검사 임명. ■87.3.4 레이건 무기밀매 인정.5월5일 공개청문회 개시. ■89.7.5 노스에 보호관찰 2년,지역사회 봉사 1200시간 선고. ■90.2.21 레이건 녹화증언.4.9 포인덱스터 6개월 징역형. ■92.12.24 와인버거 등 6명 사면.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에 ‘토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소설’로 꼽혔다. EBS가 지난 1월25일부터 이 달 14일까지교보문고와 함께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총응답자 3843명중 가장 많은 1129명이 ‘토지’를 ‘가장좋아한다’고 답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1002명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으며,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783명),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762명),황순원의 ‘소나기’(728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세기의 게이트] (8)샤먼 밀수 사건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이렇게 많은 금액과 품목의 밀수가 가능하다는 말인가.” 1999년 4월15일 비서로부터 서류봉투를 건네받은 간이성(干以勝) 감찰부 부부장(차관)은 서류를 대충 훑어본 뒤 내용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혼자 뇌까렸다. 그 서류 속에는 ‘개혁·개방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의 라이창싱(賴昌星·44) 위안화(遠華)그룹 회장이 수조원대의 밀수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적혀 있었다.‘정말 믿을 수 없는’ 제보였으나,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규모가 워낙 방대한 탓에 1년여에 걸친수사기간 내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자의 측근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나돌아 장 주석이 직접 나서‘밀수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중국 대륙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최대의 사건으로 기록될 샤먼 밀수스캔들은 라이창싱이 중앙을 비롯해 푸젠성과 샤먼시 당국 및 공안(경찰)·세관·상품검사국·군부대·은행·외환관리국 등 전방위의 관리들을 끼고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석유·담배·화학제품·오토바이·자동차·건자재·무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530억위안(약 8조 4800억원)어치의 밀수를 하다가 적발된 사건.사건에는 리지저우(李紀周) 공안부 부부장(사형집행 2년 유예·사실상 무기징역으로감형됨)과 좡루순(庄如順) 푸젠성 공안청 부청장 등 중앙및 지방정부 관리 269명이 연루돼 사형집행 8명,사형 유예 6명,무기징역 17명 등 최고 중형을 선고받았다. 푸젠성 진장(晉江)현의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라이는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부모 농사 일을 돕다가 78년 개혁·개방정책에 힘입어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1500위안(24만원)으로 나사공장을 설립한 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며 짭짤한 수익을 본 그는 번 돈을 모두 ‘(정부쪽)친구 사귀는데’ 썼다.이 때문에 푸젠성의 정부 관리들과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매우 가까워져 광범위한 ‘콴시(關係·인맥)’망을 구축했다. 라이는 고향 출신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부위원장의 ‘후원’을 받아 군부대 등 공공기관에 컴퓨터 부품을납품,단단히 한 밑천을 잡아 94년 ‘위안화전자’를 차렸다.하지만 이 회사는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정부조직을 끼고 대규모 밀수사업을 벌이는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그는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물론,그들의 자녀들을 채용해 다른 직장의 10배가 넘는 수만위안의 월급을 주거나 해외 유학을 보내줬다. 이와 함께 샤먼시내 나이트클럽과 가라오케,소극장,사우나,초호화판 밀실 등이 마련돼 있는 7층짜리 최고급 러브호텔을 세워 관리들에게 ‘풀 서비스’를 제공했다.미인의 고장인 장쑤(江蘇)·저장(浙江)성에서 엄선한 40여명의미인들을 24시간 대기시켜 놓은 그는 이들을 동원해 당·정·군의 고급 간부들을 미인계로 공략한 것이다.이들의성행위 장면을 비디오에 담아 협박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라이는 특히 중앙의 고위관리들에게도 손을 뻗쳐 당시 리지저우 공안부 부부장 등과도 인맥을 쌓아 철저하게 이들의 보호를 받았다.위안화 그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던 99년8월 푸젠성 공안국이 그를 체포하려 했을 때 좡루순푸젠성 공안청 부청장의 연락을 받고 ‘유유히’캐나다로도피한 것도 이 덕분이다. ●사건 일지. ◆1999년 4월15일 간이성(干以勝) 중국 감찰부 부부장에게 샤먼 위안화 밀수사건 내용 제보. ◆4월20일 중앙 기율검사위원회,감찰부 보고 접수.샤먼밀수사건을 ‘당중앙 4·20사건’으로 명명. ◆6월 샤먼 밀수사건 전담수사반 설치. ◆8월 라이창싱 캐나다 도피. ◆2001년 6월 관련자 269명에 대한 선고 공판.사형 집행 8명,사형유예 6명,무기징역 17명. khkim@
  • [세기의 게이트] (7)콜총리 비자금 사건

    독일 통일의 영웅인가 검은 정치자금의 대부인가. 헬무트콜 전 독일 총리에 붙는 수식어다.총리 16년,기민당 당수 25년 등의 경력으로 추앙받던 콜 전 총리는 1999년부터 알려진 비자금 파동의 주역이었다. 현재까지 드러난 비자금 파통의 시작은 1991년이다. 독일군수업체 티센의 무기중개상인 칼 하인즈 슈라이버는 당시기민당 재정국장 발터 라이슬러 키프에게 100만마르크(약 6억3000만원)를 주었다.사우디아라비아에 탱크를 판매하기위해서였다.걸프만에 무기를 파는 것은 지역 안정을 해칠수 있어 의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당시 탱크 판매대금의절반 정도가 커미션과 뇌물로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남부 아우스부르크시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것은 95년이었다.지지부진하던 조사는 99년 11월 재정국장에게 탈세 혐의의 소환장이 발부되면서 독일 정계를 뒤흔들었다. 재정국장은 이 돈이 기민당에 들어갔다고 밝혔다.콜은 처음에는 부인했다.그러나 하이너 가이슬러 전 기민당 사무총장이 여러 개의 비자금 계좌를 폭로했다.콜은 11월말 93년부터 98년까지 200만마르크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시인했다.그가 밝힌 사용처는 구 동독지역의 지구당 정비였다. 2000년 1월 검찰이 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콜은 기민당 명예당수직을 사임했다.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언론의폭로 경쟁이 불붙으면서 비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독일 언론들은 기민당이 92년 구 동독 정유사인 로이나를프랑스 엘프사에 팔면서 8500만마르크의 비자금을 챙겼다고보도했다. 당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이중 1500만마르크를 콜에게 선거자금으로 줬다고 주장했다.언론보도 당시 미테랑은 고인이었다.이 사건은 기민당이 동독의 국영회사들을 팔면서 얼마만큼의 비자금을 챙겼는가라는 의혹으로 불거졌다. 검찰 조사는 쉽지 않았다.98년 기민당이 총선에서 패배하고 정권이 이양되기까지 4개월간 총리실이 관련 문서를 조직적으로 없앤 것으로 드러났다.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기민당 재정·예산 책임자는 자살했다. 2000년 6월 콜은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미국이 걸프전에 군대를 보내지 않는다고 비난해 탱크 판매를 허가했다.”,“다 쓰러져가는 로이나를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아 프랑스 회사에 팔았다.”,“죽은 자는 자신을 변호할 수 없기때문에 사람들이 미테랑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운다.”콜의 답변은 여론만 악화시켰다. 콜은 비자금의 기부자를 밝히지 않았다. 대부분 기업으로추정되는 기부자들이 비자금 제공의 대가로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길이 없다.콜은 정책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고 뇌물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독일 법원은 지난해 3월 콜이 30만마르크(약 18억9000만원)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비자금 수사를 종결시켰다.검찰이콜의 혐의점 일부를 밝혀냈지만 그의 업적을 감안한 셈이다.검찰이 밝혀낸,콜의 총리 재임기간중 기민당이 받은 정치자금은 약 1억4000만마르크다. 이 사건은 기민당을 움직인콜의 힘이 돈이었음을 극명하게 드러냈다.콜은 당내 조직일부에만 돈을 대면서 자신의 조직을 만들었다.그의 후원을받은 사람들은 당의 지도부가 됐다. 콜은 현재 정계에서 은퇴했다.비자금 스캔들로 최근 3년간지방선거에서 패배를 면치 못했던 기민당은 올해 총선을 앞두고 있다.여당 사민당과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콜로부터자유로울수 없는 것이 기민당의 고민이다. ◆ 사건일지. ■1991년 무기중개상,기민당 재정국장에게 비자금 제공. ■1992년 구 동독 정유회사 매각 당시 기민당 커미션 수수. ■1995년 독일 남부 아우스부르크 검찰 조사 착수. ■1999년 11월 기민당 전 재정국장 탈세혐의로 소환장 발부. ■2000년 1월3일 검찰,콜 전 총리의 뇌물수수 및 배임혐의수사 착수. ■2000년 1월18일 콜,기민당 명예당수직 사임. ■2000년 6월29일 콜,의회 청문회 출석 증언. ■2001년 3월2일 독일 법원 수사 종결 승인. 전경하기자 lark3@
  • [오늘의 눈] 유씨 ‘탈옥 거짓말’과 국정원

    지난 14일 저녁 6시가 조금 지난 시각.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5층 통일부 기자실은 갑자기 난장판으로 변했다. 통일부 관계자가 들어와 “유태준씨가 평양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에서 탈출한 것이 아니다.”라고 불쑥 내뱉었기 때문이다. 하루 전 ‘소설 같은 재탈북’ 기사를 썼던 기자들은 순간 망연자실했다.곧이어 일제히 전화기로 달려가 회사에 이사실을 알렸다.전화기를 잡고 똑같은 내용을 전하는 광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밤 10시쯤 됐을까.기자들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태 추이를 전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 통일부 기자실로 팩스 자료가 날아들었다.국가정보원 마크가 선명한 자료에는 유씨가 감옥에서 탈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확인과 함께 다른의혹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국정원 공보관실 이름으로된 A4용지 4장짜리의 ‘참고자료’였다.국정원이 낸 해명자료로는 ‘이례적으로 길고 자세한’ 것이었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미 24시간 전에 유씨의 보위부 감옥탈출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다.그럼에도‘유씨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는 4장짜리 자료를 내는 데 만 하루가 걸렸다.국정원의 굼뜬 대응 때문에 세간에는 “국정원이 각종 게이트로 얼룩진 정국을 무마하기 위해 ‘작품’을 하나 만든 것 아니냐.”는 유언비어마저 나돌고 있다.국정원이 중심이 된 관계기관 합동신문조가 하루 만에 ‘유씨는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검찰이 그 다음 날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석방했다는점,유씨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기자회견을 한 사실 등이 이러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씨의 거짓말이 개인적인 영웅심에서 비롯된 것인지,아니면 다른 배경이 있는지 현재로선 분명치 않다.다만 온나라를 뒤흔든 이번 ‘보위부 감옥 탈출 게이트’에 국정원이 어쩔 수 없이 연관돼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정원이 세간의 의혹에 억울함을 느낀다면 이제라도 속히 잘못된 것들은 바로잡아야 한다. 아무리 비밀을 근본 속성으로 하는 국정원이지만 국익을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라면 이제 ‘예’ 할 것은 ‘예’라고 하고,‘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 해야한다.이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다.이번 소동을보면서 북한의 정보기관이 얼마나 웃었을지를 생각하면 쓴웃음만 나온다. 전영우 정치팀 기자 anselmus@
  • [사설] 유씨 거짓말 배경있나

    평양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에서 탈출해 중국을 거쳐 국내에 다시 들어왔다는 유태준씨의 2차 탈북 과정이 상당부분 거짓말로 밝혀진 것은 충격적이다.5m 높이의 전기철조망을 뛰어넘어 탈옥하기는커녕,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필 지시에 따라 풀려난 뒤 북한 주민들조차 선망한다는 도정공장에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북한 경비병의 꾐에 따라 북한 땅을 밟았다는 잠입 경위부터 시작해 탈북기(脫北記)곳곳이 거짓으로 뒤범벅돼 있다. 14일 유씨를 재소환해 조사한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그가거짓말한 원인을 개인적인 성향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유씨가 평소 과장된 언행을 자주 했으므로 이번에도 소영웅주의에 빠져 자신의 행적을 부풀렸을 것이라는 식이다.그러나 유씨의 엉터리 탈출기가 소영웅주의에서 비롯됐다고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먼저 관계기관이 한마디만 하면 금세 탄로날 거짓말을 하고자 기자회견까지 가졌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아울러 그의 거짓말을 곧바로정정했어야 할 국정원이,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에도 침묵을 지키다 거듭 의혹이 제기되고서야 거짓임을 공개한 점도 이해할 수 없다.만 하루 동안 국정원은 귀와 눈을 닫고 있었다는 말인가,아니면 유씨의 거짓말이 ‘불리’하지 않다고 보아 모른 척하기로 했던 것인가.이처럼 국정원의 대응이 불투명했기에 지금 항간에는 유씨 거짓말의배경이 무엇인가를 놓고 괴소문이 떠돌며 일부에서는 제2의 ‘수지 김’사건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유씨는 도정공장에서 일한 사실을 숨기고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에서 탈출한 것처럼 꾸며낸 까닭을,“김정일 위원장의 교시에 의해 풀려났다고 말하면 그가 남한 사람들에게위대하게 보일 것 같아서”라고 해명했다고 한다.우리는이같은 발언이 행여 국정원의 이해 못할 대응을 설명해 주는 핵심어는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북한과 김 위원장을 폄하하는 일이 결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식의 냉전의식이 아직도 일부 세력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다. 이번 유씨의 탈북과정날조 사건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유씨의 탈북 과정을 엄밀히 재조사해 국민 앞에 진상을 공개해야 하며,국정원 등 일부 국가기관의 석연치 않은 행동도 그 원인을 밝혀야 한다.곁들여 국정원 등 관계기관 직원의 업무 태만에서 사건이 확대된 점이 있다면 상응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
  • 국정원 ‘유태준씨 증언 사전조율’ 의혹

    북한을 재탈출한 과정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한 유태준(劉泰俊·34)씨를 합동 신문 중인 경찰과 국정원은 15일 유씨가 자신의 행적을 영웅적으로 부각시키고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하기 싫어 스스로 탈출기를 꾸며 발표했다고 밝혔다.유씨는 탈북 직후 국정원과경찰 조사 때에는 재탈출 과정을 거짓없이 진술한 것으로드러났다. 하지만 공안당국은 유씨의 거짓말이 여과없이 언론에 보도된 지 하루가 지난 14일 밤에서야 뒤늦게 ‘유씨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돌려 이를 묵인하려 했거나 ‘사전 입맞춤’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북한 탈출 직후인 지난 10일 합동신문조의 최초 조사에서 평양 국가안전보위부를 탈출했다는등의 진술은 없었다.”면서 “유씨가 탈출 과정을 극적으로 꾸미기 위해 조사 때와는 달리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하지만 최근북한에서 열차에 무임승차하는 주민들이 객차 지붕의 환기구 3∼4개에 한 명씩 매달려 가고있다는 정보 등으로 미뤄 볼 때 유씨가 객차에 매달려 북한을 탈출했다는 증언은 사실로 보인다.”고 밝혔다. 합동신문조는 유씨가 지난해 4월13일 ‘아내를 사랑하는사람은 조국도 사랑한다.’는 김정일의 교시로 교화소에서 풀려난 뒤 5월초 한 초대소에서 아내 최정남(30)씨를 만나 25일동안 함께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당시 유씨는 5월말 기자회견을 앞두고 ‘정신순화’교육을 받았을 것으로 합동신문조는 보고 있다. 유씨가 아내를 데리고 탈북하지 않은 이유는 아내가 강력히 거부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유씨는 북한 탈출 당시 아내를 만나기 위해 조선족 최모씨를 통해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으나 아내가 “만날 필요없다.”며 편지를그 자리에서 찢어버렸다는 것이다.유씨의 아내 집안은 장모가 유씨를 당국에 신고할 정도로 당성(黨性)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씨의 어머니 안정숙(60)씨도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아들이 국정원 등 당국 조사에서는 처음부터 사실대로 모두 진술했다.”면서 “하지만 김정일의 교시로 교화소에서 석방된 사실이 언론에 밝혀지면 김정일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다르게 이야기하도록 내가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유씨는지난 14일에 이어 이날 오전 다시 소환돼 북한에서의 행적 등을 조사받고 있다.경찰은 “국가보안법 중 잠입 탈출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석 이영표기자 hyun68@
  • 유태준씨 재탈북 의혹 증폭

    북한에 남아 있는 아내를 데려 오겠다며 입북했다가 붙잡힌 뒤 평양의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에서 높이 5m의 담을 넘어탈출했다는 유태준(劉泰俊·34)씨의 증언이 상당 부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탈옥이 아니었다=통일부 당국자는 14일 “보위부 감옥의담을 넘어 탈출했다는 유씨의 증언은 조사내용과 다르다는통보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았다.”면서 “유씨는 지난해1월 ‘조국반역죄 및 국경월경죄’로 32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청진 ‘25호 교화소’에 수감됐다가 5월초 석방된 뒤 평안남도 평성시에 있는 양정기업소에서 일할 당시 점심 시간을 이용,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유씨의 어머니 안정숙씨도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4월30일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은 조국도 사랑한다.’는 내용의 친필지시를 내려 태준이가 풀려난 뒤 보위부에서운영하는 도정공장에서 일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설날 태준이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태준이가)‘김정일 지시로 석방됐다면 김정일만 좋아지니까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또 부인 최정남(30)씨와 지난해 8월 두 번째 기자회견때 처음 만난 게 아니라 석방 뒤 몇 차례 상봉했다.탈출때는 기차 지붕에 올라타지 않고 걸어서 국경인 양강도 보천군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다.재입북 당시에도 북한 국경 경비대원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중국돈 400위안을 주고 밀입북한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따라 국정원·검·경·기무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신문조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유씨를 상대로 탈북 경위와 경로,거짓 증언하게 된 이유 등을 재조사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가=어머니 안씨는 “(아들이) 담을 넘었다고 한 것은 보위부 감옥에 있을 때 세운 계획을 말한 것일 뿐이며 다른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위부 감옥을 탈옥했다는 유씨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유씨의 재탈북 경위 등에 대해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유씨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다.단순한 영웅심리에서인지,아니면 ‘수지 김’ 사건처럼 국가기관이 개입한 결과인지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정부합동신문조는 지난 10일 이례적으로 만 하루 동안 조사한 뒤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이후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유씨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귀가시켰다.흔히 탈북자들은 국정원 등 관계기관에서 1∼2개월에 걸쳐 집중적인 조사를 받는 관행에 비춰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아울러 유씨에게는 국가보안법의 ‘잠입·탈출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유씨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이 제공한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경찰에 자진 신고했다.”면서 “한국영사관 직원 등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국정원은 14일 밤 해명자료를 통해 “베이징(北京) 주재 우리 대사관은 중국 지린(吉林)성 공안청으로부터 유태준씨의 한국인 여부에 대한 신원 확인을 요청받고,지난달 17일 지린성 공안청에 아국인임을 통보했다.”면서 “지난 5일우리 대사관에서 유태준씨의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공안청에 송부해 유태준씨가 입국하도록 했다.”고밝혔다.국정원은 유씨가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입국한 것으로 통일부에도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씨는 임시여행증명서가 아닌 ‘대한민국 여권’을 갖고 입국했다.이에 대해 외교부측은 “관련 사실을 말할수 없다.”고 입을 굳게 다물어 의혹이 증폭됐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英 마거릿 공주 역사속으로…

    [런던 연합]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여동생으로 이혼남과의 불운한 사랑과 이혼 등 숱한 화제를 뿌렸던 마거릿공주가 지난 9일 71세로 타계했다. 버킹엄궁은 9일 성명을 통해 “마거릿 공주가 이날 아침 6시30분 에드워드 7세 병원에서 잠자던중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최근 3년 사이 세차례 뇌졸중을 앓았던 마거릿 공주는 8일오후,또 다시 뇌졸중을 일으켜 거처인 캔싱턴궁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새벽 숨을 거뒀다. 공주의 두 자녀인 린리와 새러 채토가 임종을 지켰으며 여왕과 여왕 모후를 비롯한 왕실 가족들도 공주의 상태를 밤사이 자세히 보고받았다고 버킹엄궁은 전했다. 1930년 8월21일 스코틀랜드의 글래미스성에서 마거릿 로즈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공주는 매혹적 외모와 뛰너난 패션감각,활발한 사회활동으로 명성을 날렸다.1951년 왕위 계승서열 2위에 오른 그녀는 그러나 이혼남인 전쟁 영웅 피터 타운센드 대령과 사랑에 빠지면서 왕실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기시작했다. 정계와 왕실,교회의 압력으로 사랑을 이루지못한 그녀는 사진작가 앤터니 암스트롱 존스와 결혼,아들과 딸을 낳았지만28년간의 결혼생활은 파경을 맞았다.그후 공주는 17살 연하의 정원사와 염문을 뿌려 화제가 됐었다.
  • 설특집-영화·비디오 “”기다렸다 설 연휴””

    설 연휴를 후회없이 알차게 보낼 방안으로는 어떤 게 좋을까.이것저것 고민하지 말고 넉넉잡아 대여섯시간만 짬을 내 극장으로 걸음해보자.액션 마니아라면 더 신나겠다.올 설 연휴 극장가는 볼만한 대형 액션물들로 유난히 활기차다.애써 다리품 팔아 붐비는 극장 인파를 뚫을 자신이 없다면 일찌감치 볼만한 비디오를 ‘찜’해놓는 것도 묘안.황금연휴를 겨냥한 새 비디오들이 많다. ◆볼만한 영화. [공공의 적] 강우석 감독이 3년 반만에 내놓아 한창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형사액션물.아시안 게임 권투 은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경사로 특채된 철중(설경구)은 마약을 빼돌려팔아먹을 생각까지 하는 부패형사다.그러나 노부부를 죽인살인 용의자 규환(이성재)과 맞닥뜨리면서 철중은 ‘공공의적 처단’을 삶의 목표로 정한다. 논리라고는 없는 철중의 막가파식 수사는 경쾌한 코미디를,규환의 비인간적 살인행태와 철중과의 대결은 하드보일드 액션을 연상시킨다.더러 엽기적 장면까지 선사하는 설경구의능청스런 연기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18세 이상 관람가.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서기 2009년의 가상역사 공간을 무대로 잡은 SF액션.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둔갑해 있는 등 조선은 일본의 속국이다.한·일 역사가 이처럼 소름돋게 뒤바뀐 건 일본인 이노우에가 ‘영고대’라는 시간의 문을 열어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막았기 때문. 영화는 시간의 문을 다시 여는 열쇠를 되찾으려는 조선해방전선 조직원들과 일본에 동화된 조선계 형사 사카모토(장동건)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세트의 위용이나 총격전에서의기술이 할리우드 액션물에 버금간다.사카모토의 오랜 친구이지만 막판에 갈등 대상으로 바뀌는 일본인 사이고 역에 나카무라 도루.12세 이상 관람가. [디 아더스] 니콜 키드먼이 주연하고 스페인의 알레한드로아메나바르 감독이 연출한 심리공포.남편을 전쟁으로 잃고홀몸으로 어린 남매를 키우는 여인 그레이스의 저택에 세명의 새 하인들이 들어오면서 기이한 일이 잇따른다. 햇빛을 쬐면 생명이 위독해지는 남매의 희귀병,망자(亡者)들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다락방의 흑백사진 등 영화의 결말을 점치게 하는 대목대목의 복선들이 섬뜩하고도 흥미롭다. 키드먼의 강인한 모성애 연기와 공포에 질린 표정연기도 압권.전체 관람가. [콜래트럴 데미지] 테러범의 손에 가족을 잃은 폭약 전문가겸 LA 소방관이 혈혈단신으로 테러리스트 응징에 나선다는줄거리.그 주인공이 다름아닌 ‘액션 영웅’ 아놀드 슈워제네거이다.하루아침에 아내와 아들을 잃은 소방관은 미국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불만을 품고 테러범을 쫓아 목숨걸고 콜롬비아 정글로 들어간다. ‘미국인 1인 영웅주의’가 거슬릴 수도 있다.하지만 이렇다할 특수효과에 기대지 않는 슈워제네거의 ‘맨몸 액션’이 담백해서 오히려 좋다.15세 이상 관람가. [블랙 호크 다운]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리들리 스콧감독이 연출한 전쟁액션.한창 내전 중인 소말리아의 수도로최정예 미군 유격부대가 투입된다.그들의 임무는 소말리아반군 수뇌부 납치.그러나 천하무적의 전투기 블랙호크가 줄줄이 격추되면서 에버스만 중사(조시 하트넷)가 이끄는 부대원들은 사지로 내몰린다. 피비린내나는 전장(戰場),죽음의 공포에 짓눌린 병사들의심리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됐다.이완 맥그리거가 화끈한 전투를 꿈꾸는 군사 서기관으로 등장한다.15세 이상 관람가. [반지의 제왕] 아직도 못봤다면 막내리기 전에 명성을 확인해볼 좋은 기회다.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총 3편이 동시 제작됐다.난쟁이 종족의 프로도(엘리야 우드) 일행이 악의 무리가 만든 ‘절대 반지’를 찾아 없애기 위해 모험길에 나서는 이야기.컴퓨터 그래픽으로 착각될 만큼 스펙터클한 야외세트가 판타지 영화의 묘미를 더해준다.상영시간 2시간 58분.12세 이상 관람가. [디 톡스]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액션스릴러.‘디 톡스’란 이름의 요양원에서 형사와 연쇄살인범이 두뇌게임을 벌인다. 동료 형사들이 살인범의 손에 잇따라 죽자 실의에 빠져 술에 절어 살던 FBI요원 말로이는 급기야 요양원 신세를 지게된다.요양원은 눈보라와 폭설로 뒤덮여 외부로부터 완전히차단된 곳.말로이가 입원한 첫날부터 환자들이 하나둘 의문사하자 요양원 내부는 공포에 짓눌려 서로를의심하는 눈초리들로 가득하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짐 길레스피 감독.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 ◆새 비디오. [와이키키 브라더스] ‘세 친구’의 임순례 감독이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라고 조용히 역설하는 드라마.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나이트 클럽의 불황으로 전전하다 팀의 리더인 성우(이얼)의 고향 수안보로내려간다.영화는 이들이 새 둥지를 튼 수안보에서의 고달픈생활과 갈등에 초점이 맞춰졌다.그러나 신기하게도 궁색하거나 초라한 느낌이 없다.전작에서처럼 바닥인생을 바라보는감독의 시선에는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극중 밴드의 노래로70년대 인기가요들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다. [잔다라] ‘낭낙’ 등 화제작으로 최근 태국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주역인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신작.지난해 연말 국내 개봉 당시 흥행재미를 보진 못했다.그러나 태국영화의 현주소를 읽는 바로미터 같은 에로드라마이다.아버지의 지독한 미움을 받고 자라난 남자 잔다라가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의 섹스편력을 그대로 답습하는 과정이 기둥 줄거리.섹시스타 중리티가 잔다라에게 성(性)을 가르쳐주는 요염한 새 엄마로 나온다. [너티 프로페서 2] 에디 머피가 ‘북치고 장구친’ 1인극 같은 코미디.에디는 96년 흥행한 1편에서 그랬듯 뚱보 과학자셔먼 클럼프 역을 다시 맡았다.노화방지용 신약을 연구하던클럼프 교수의 몸속에는 자신이 개발한 다이어트 약을 잘못먹는 바람에 또다른 자아 ‘버디’가 생기고 말았다.불쑥불쑥 몸밖으로 삐져나오는 망나니 버디 때문에 그의 생활은 하루아침에 뒤죽박죽이 된다.특수분장술이 놀랍다.클럼프의 연인 역에는 재닛 잭슨. [나비] 35㎜ 단편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문승욱 감독의디지털 장편영화.망각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미래의 가상도시를 무대로 아픈 기억을 영원히 털어버리려 몸부림치는 여자(김호정)의 이야기를 담았다.검푸른 톤의 흔들리는 화면은 모든 것이 낯설고 모호하기만 한 SF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바운스] 벤 에플렉과 기네스 팰트로가 호흡맞춰 눈길을끄는 멜로. 광고회사 간부로 승승장구하던 바람둥이 버디(벤 에플렉)는 폭설로 비행시간이 뒤죽박죽되자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각본가 그레그에게 자신의 티켓을 넘긴다.비행기 추락사고로그렉이 죽자 죄책감에 시달리던 버디는 그레그의 아내 애비(기네스 팰트로)를 찾아가고,애비를 향한 동정심은 서서히 사랑으로 바뀐다.모처럼 화장기 없는 수수한 차림새의 기네스팰트로가 남편잃고 홀로서기하는 억척여인 역을 멋지게 소화해낸다. [예수의 마지막 유혹] 신성모독을 이유로 종교계가 통째로발끈하는 통에 지난 98년 이후부터 상영이 미뤄져온,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영화. 영화속 예수는 유대인 처형에 쓰이는 십자가를 만들어 로마인들에게 바치는 목수이다.로마에 대항해 혁명을 노리는 유다가 겁쟁이라고 비난하면 “솔직히 두렵다.”는 말까지 한다.그뿐만이 아니다.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는‘보통사람’이다. 연기파 배우 윌리엄 데포가 보통사람을 닮은 예수로 변신했다.유다 역에는 하비 케이텔.
  • 신간 맛보기

    ●이방인이 본 조선 다시 읽기(신복룡 지음,풀빛 펴냄). 백년전의 한말 풍운을 되돌아보면서 지금을 반추해보자는 취지로 개항기에 우리 땅을 찾았던 서구인 22명의 견문기를 토대로 엮은 책. 17∼19세기 이방인들의 눈에 비친 조선의 다양한 모습이담겨 있다.네덜란드인 하멜은 표류기(1668)에서 “조선에선 전쟁을 회피하고 용맹한 군인이 모멸을 당한다.”고 묘사,문민숭상정책이 잦은 외침의 빌미를 제공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영국인 배질 홀은 ‘조선서해탐사기’(1818)에서 “외국인을 배척하는 조선정부와 달리 관리와 주민 개개인은매우 우호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서구인들과의 갈등이조선의 보편적 정서는 아니었다는 점을 짐작케한다.‘삼천리 금수강산’식의 나르시쿠스적인 한국사 인식에 자성의계기를 제공코자 하는 게 지은이의 바램이다.1만원. ●아버지의 얼굴(이기환 엮음,한걸음 펴냄). 불의의 교통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고 ‘귀신’이라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자신보다 더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끊임없이 희망을 나눠주고 있는 사회운동가 채규철선생(65)의 인물평전.서울시립농대 대학시절 일찌기 농촌운동에 뛰어들었고 덴마크유학까지 다녀와 국내 최초로 청십자의료조합운동을 주도했던 그에게는 시련도 신의 뜻이었을까.45%에 달하는 전신3도 화상을 입고 27차례의 수술 끝에 한쪽눈,한쪽 귀, 한쪽 손으로 살아남은 그는 세상의 학대와 싸우며 사랑을 실천해 간다. 전국민의료보험제가 도입될 때까지 청십자의료보험을 가입자 23만명 규모로까지 키운 데서부터 간질환자들의 공동체인 장미회 결성,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한벗회 활동,어린이 대안학교 ‘두밀리 자연학교’를 운영하기까지감동적인 얘기가 전개된다.9000원. ●하드 바디(수잔 제퍼드 지음,이형식 옮김,동문선 펴냄). 미국 정치와 할리우드 영화는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을까. ‘레이건 시대 할리우드의 영화에 나타난 남성성’이란 부제가 붙은 책은 강인한 몸(Hard Body)을 주인공으로 삼은할리우드 영화들이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던1980년대에 유난히 각광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들은 미국을 공격하는 국내·외 적들에게 미국의 강인함을 과시하는 ‘대중문화적 장치’였다는 게 책의 주장. 할리우드의 ‘영웅’인 람보,터미네이터,존 매클레인(‘다이하드’의 주인공),로보캅이 미국의 힘을 어떻게 감쪽같이 대변해 왔는지,워싱턴주립대 영문과 교수인 지은이의풀이가 소설만큼 재미있다.1만8000원.
  • 환경월드컵 홍보사절 이봉주선수

    보스턴 마라톤의 영웅 이봉주(32·삼성전자)가 환경월드컵을 위해 힘차게 뛴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성화봉송주자인 이봉주는출국에 앞서 6일 서울시청에서 고건(高建) 시장으로부터 ‘2002 서울 환경월드컵 홍보사절’ 위촉패를 받았다. 고 시장은 “환경월드컵에 대한 시민들의 동참 의지를 높이기 위해 월드스타이면서 시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지닌이 선수를 홍보사절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봉주는 “깨끗한 대기환경은 경기력 향상의 필수 요소”라며 “홍보사절로 위촉된 만큼 환경월드컵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4월15일 열릴 106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뒤월드컵 축구대회를 환경 친화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5월1일난지도 밀레니엄공원 개장식 등 행사에 출연,홍보활동을 펼친다. 시는 이봉주가 뛰는 모습과 순진한 모습의 캐릭터를 살린사진 등을 시내 전광판이나 지하철을 통해 홍보하는 방안을검토하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
  • 공보관은 “차관 지름길”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는 해당부처 공보관 출신이 전체의40%인 6명으로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윤진식 재경,김항경 외교,추병직 건교,유정석 해양차관과 김범일 산림청장,김광림 특허청장 등이 주인공이다.국민의 정부 들어 공보관에 능력있는 인사를 중용한 데다 이들의 대인관계가 원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물러난 김병일 전예산처,김동근 전농림,정동수 전환경차관도 공보관을 지냈다. 해당 부처에서 전문성을 갖춘 ‘테크너크랫’의 등용도두드러진다.서규용 농림차관과 정무남 농촌진흥청장은 농대를 나와 주로 전문직에서 근무하면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용섭 관세청장도 세제분야에서 줄곧 일해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곳에 중용됐다.특히 기획예산처는 5명의 1급중 3명이 차관으로 승진해 경사를 누렸다.박봉흠 예산처차관은 소설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작품 무대인 밀양초등학교 동창생이어서화제.이 소설은 지난 59∼60년 밀양초교 4∼5년 당시를 회상한 것으로 박 차관은 소설 주인공의 옆반 반장을 맡아전학온 이씨와 친하게 지낸 데다 지금도 막역한 사이다. 윤진식 재경차관은 ‘돌아온 장고’로 불린다.지난 97년말 청와대 조세금융비서관으로 일하며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외환위기 도래 가능성을 직보,청문회에도 섰다가 외유한 끝에 친정에 복귀했다.경제부처 이기주의에 따른 패권다툼이 외환위기를 부추겼다는 견해를 사석에서 털어놔주목받기도 했다. 박선화기자 pshn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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