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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초 ‘e럴수가’

    인터넷에서 여성들을 덮어놓고 비하하는 일부 남성들의 ‘사이버 마초’ 행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음란물과 욕설로 도배질하고, 이것이 대단한 일인 양 영웅심리를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여성들을 허영심 많고 생각없는 존재로 몰아간 ‘된장녀’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여성 비하가 급기야 성폭력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여성 네티즌 120명 집단 고소 여성전문 포털 마이클럽(miclub.com) 게시판에 아이디 ‘kimhangmoon(김항문)’을 쓰는 네티즌이 글을 올린 것은 지난달 21일 새벽. 여성의 항문이 드러난 사진과 여성 비하 글 80여개를 올렸다. 단순히 야한 사진이나 농담 수준이 아니라 입에 담을 수 없는 표현으로 여성들을 욕되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이 게시물은 이날 오전 10시쯤 운영진이 출근해 삭제할 때까지 그대로 사이트에 올라 있었다. 마이클럽 회원을 비롯한 여성 네티즌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몇몇 네티즌들은 각자 거주지 인근 경찰에 신고를 했다. 고소건을 취합해 수사하고 있는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누가봐도 신고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심각한 사이버 범죄였다. 음란물 유포죄는 물론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성 비하 테러 후 영웅 대접 여성 네티즌들은 특정 사이트에서 ‘김항문’의 행동이 영웅시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더욱 분노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IP 추적 결과 ‘김항문’은 지난달 중순 만들어진 ‘남성가족부(norway.goalibaba.com)’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 밝혀졌다. 그는 자신을 ‘된장녀 게임’을 만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이곳에서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마이클럽 등 자신의 ‘테러 성과’를 자랑하고 있었다.‘김항문’을 고소한 주부는 “몹쓸 짓을 한 그가 일부 남성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고 있었다. 여성 비하를 영웅시하고 포르노에 익숙해져 자기들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주부는 “예전에는 마초라고 해봤자 고리타분한 가부장적 사고 방식을 가진 정도였지만 젊은층이 대부분인 사이버 마초들의 행동은 도를 넘어섰다.”면서 “본보기를 보인다는 차원에서라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한 사회적 불만 표출 수준 넘어서” ‘인터넷상 남성우월주의’란 개념에서 출발했던 사이버 마초는 점차 광범위화, 만성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성 권익과 관련된 기사나 주의·주장 등에는 어김없이 여성을 비하하는 댓글이 오른다. 여성 공중화장실 비율을 남성의 1.5배로 하는 것을 의무화한다는 기사 댓글에는 ‘여자들한테 돈쓰지 마라.’‘치마와 요강이면 되는 것 아니냐.’‘쓰레기 같은 여자들 너무 싫다.’ 는 등 욕설들이 넘쳐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여성 비하나 ‘된장녀’ 파문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취업난이 심해지고 여성 지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넘어 구체적인 공격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배영 교수는 “된장녀 논란은 일부 남성 네티즌들이 투덜거리는 정도였다면 이번 사건은 공격 대상을 특정 사이트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면서 “사이버상에서 주목을 끌기 위한 영웅 심리까지 더해져 공격 강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마초(macho) 에스파냐어로 ‘남자’를 뜻하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기는 남성’이란 의미로 쓰인다.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마초’는 이런 남성적 기질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마초증후군’과 같은 의미로,‘성차별주의자’ 또는 ‘남성우월주의자’의 의미를 갖는다.
  • ‘만인의 연인’ 애거시 “굿바이”

    영웅은 떠났다.4일 미국 뉴욕의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코트. 테니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총상금 189억원) 남자 단식 3회전을 끝낸 ‘패자’에게 2만여명의 관중은 4분간의 기립박수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얼굴엔 땀보다 진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마지막 세리머니는 그의 ‘전매특허’였던 ‘양손 키스’. 한때 여자코트를 평정했던 아내 슈테피 그라피와 두 아이는 관중석 한가운데서 그저 조용히 박수만 보낼 뿐이었다. ‘만인의 연인’ 앤드리 애거시(36·미국)가 21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코트를 떠났다. 애거시는 이날 32강전에서 독일의 베냐민 베커에게 1-3으로 패해 탈락한 뒤 정든 코트와 작별을 고했다. 마이크를 잡은 애거시는 “스코어보드는 오늘 내가 졌다는 걸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 21년간 내가 얻은 것을 모두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연 뒤 “팬들의 엄청난 사랑이 코트에서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나를 이끌었고, 나에 대한 열의와 격려가 인생 최악의 순간에서도 성공할 수 있도록 인도했다.”며 팬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아침에 일어나 컨디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오던 것인데 누군가가 뭘 같이 하자고 물어보면 ‘당연하지.’라며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해 새롭게 시작될 두 번째 인생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8차례의 메이저 우승을 포함, 개인 통산 60개의 단식 타이틀을 품에 안았던 애거시는 특히 역대 다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대회를 시기에 상관없이 석권하는 것)을 일궈낸 최고의 테크니션. 영화배우 브룩 실즈와의 짧은 결혼 생활 뒤 그라프와 세기의 ‘테니스 커플’을 이루며 세인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모래판 황태자’ 이태현 10일 프라이드 데뷔전

    “자신 있다!” ‘모래판의 황태자’에서 파이터로 변신한 이태현(30·팀 이지스)이 종합격투기 프라이드에 조기 데뷔한다. 지난달 8일 프라이드 전향을 선언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무대는 오는 10일 일본 도쿄 인근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리는 프라이드 무차별급 그랑프리 파이널. 이태현은 슈퍼파이트 형식으로 나서 이날 4강 토너먼트전을 벌이는 미르코 크로캅(크로아티아), 반달레이 실바,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이상 브라질), 조시 바넷(미국) 등 정상급 파이터들과 같은 링에 서게 된다. 상대는 ‘삼바의 거인’ 히카르도 모라이스(205㎝ 123㎏)로, 체격적으로나 경험 면에서나 이태현(197㎝)보다 우위에 있다. 프라이드 전적은 2전 2패. 나이는 39세로 노장 파이터이지만 주짓수를 베이스로 해 그래플링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태현으로선 경계해야 한다. 성급히 데뷔전을 치른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태현은 “당초 연말 데뷔전을 고려했으나 미리 큰 무대를 경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요즘 하루 10시간 이상 맹훈련 중이며 컨디션이 최상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태현은 프라이드 진출 선언 이전에도 꾸준히 씨름을 해와 적정 몸 상태를 유지해온 것이 강점. 처음에는 스태미나를 다지는 데 주력했으나 2주 전부터는 일본의 베테랑 파이터 쇼지 아키라와 대구에서 스파링을 함께 하며 그라운드 기술을 익히고 있다. 특히 일본의 유도 영웅이며 프라이드 미들급 간판스타인 요시다 히데히코가 이태현의 훈련 과정을 모니터하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현은 이르면 6일 일본으로 출국, 현지 적응에 돌입할 예정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어린이책꽃이]

    ●아기 웜뱃이 참방참방!(찰스 푸지 글·그림, 이혜옥 옮김, 삐아제어린이 펴냄) 아기 웜뱃이 넓적한 주둥이에 짤막한 다리의 오리너구리에게서 수영을 배우는데…. 함께 헤엄치고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면서 스스럼없이 친구가 돼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해맑다.6세까지.8000원.●바리공주(김승희 글, 최정인 그림, 비룡소 펴냄) 시인 김승희의 섬세한 문장이 빛나는 바리공주 이야기 그림책. 여자로서 겪는 바리공주의 파란만장한 삶,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펼쳐지는 웅장한 영웅담이 힘차다. 그림책은 예쁘고 여려야 한다는 편견을 깨는 참신한 작법이 돋보인다.7세 이상.9500원.●어린이를 위한 그림백과사전(파트리시아 멘넨 지음, 김영희 옮김, 자연사랑 펴냄) 동식물의 생태, 자연과 사물의 다양한 법칙, 역사 등의 광범위한 지식을 상세한 그림과 글을 통해 입체적으로 귀띔해 주는 백과사전.7세 이상.2만 8000원.●로마 어린이는 어떻게 살았을까?(롤프 크렌처 글, 마티아스 베버 그림, 김희상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고대 로마의 어린이들이 무엇을 하며 놀고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주인공을 내세워 동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생활역사책. 바이킹, 중세시대, 인디언, 이집트 등 무대를 바꿔 시리즈로 출간될 예정. 초등생.8500원.
  • 중국문단 ‘90후’ 세대교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문단이 ‘80후(後)’ 위로 ‘90후(後)’를 띄우고 있다.‘80후’는 1980년 이후 출생한 신세대 작가군.2000년대 문예지 경시대회 등을 통해 문단에 오른 뒤 필명이 알려지기 시작했다.2003년 무렵부터 본격 출간된 몇몇 선두 주자군의 수필, 소설 등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90후는 80후의 대대적인 성공을 즈음한 2005년 무렵 등장, 올해 들어 그 이름들이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벌써 원고료만 120만위안(1억 4000여만원)을 챙긴 베스트 셀러가 나오기 시작했고,80후처럼 전국 유명 서점을 돌며 사인회를 갖는 유명 작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90후는 80후와는 출발과 성장 과정에서 차이가 확연하다.90후에는 1996년 생겨난 ‘중국소년작가반’의 가입을 통해 등단의 기반을 마련한 사례가 많다.1990년생 로우이(樓屹)는 일곱살에 가입해 8년 연속 ‘우수회원’으로 평가받았다.1992년생 천리쯔(陳勵子)는 여덟살에,1991년생 구원옌(顧文艶)은 13세에 각각 가입했다. 장무디(15)는 전국 작문대회 1등을 20여차례나 휩쓸었고 가오찬(11)은 벌써 수십여개 잡지에 각종 동화와 산문 100여편을 기고했다.“문학적 기본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80후와는 달리 오랜 훈련을 거친 90후는 기본기가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성장의 과정은 더욱 다르다.80후는 젊은 작가들의 재기 발랄함이 ‘상품’으로 포장돼 하나의 조류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대박을 꿈꾸던 일부 출판사들의 전략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90후는 ‘국가적 필요’에 의해 배양됐다.‘중국소년작가반’ 출신을 비롯한 90후는 대부분 ‘중국 소작가(小作家) 협회’에 흡수된다.2003년 10월 성립된 것으로 중국 공산당청년단의 하부조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9∼16세의 ‘어린 회원’들만 6000여명을 배양하고 있다. 협회는 설립 이후 줄곧 ‘밝은 저작(陽光寫作)’을 표방해왔다.‘밝은 사회, 아름다운 세상, 위대한 조국’이 주제가 되는 작품을 만들자는 얘기다. 공청단의 장샤오란(張曉蘭) 서기는 지난 22일 거행된 ‘제2회 협회 전국대표대회’에서 “문학 수단을 통해 조국과 인민에 봉사하고 과학을 숭상하고, 성실하며 협동할 줄 아는 청년을 배양해내자.”고 주창했다. 이는 국민의식과 사회 개조를 추진중인 4세대 지도부의 통치 이념과 맞물린다.90후가 빠르게 80후를 대체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인터넷 등에는 벌써 ‘80후는 이미 늙었다.90후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표어가 나돈다. 국가 집권 세력으로서도 국가와 사회가 아닌 개인, 독립, 개성, 전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80후가 마땅치 않아 보일 수 있다. 판타지 소설을 생산해내고 표절 시비를 일으키는 등 사회적으로 지나치게 튀는 80후의 모습은 기성세대의 질타를 받아왔다. 그러나 90후 역시 성장과 동시에 벌써 적지 않은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많은 어린 작가들이 80후의 영웅들을 표방하면서 스스로를 과대포장하기도 한다.”고 출판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80후 선풍을 주도했던 춘풍문예(春風文藝) 출판사의 한 간부는 “최근 10대들의 원고가 쇄도하고 있으며 이들은 출판사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간파할 정도의 ‘영악함’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10대들의 ‘출판 붐’은 학부모들에 의해 조장돼 ‘쉬운 성공’ 신드롬까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jj@seoul.co.kr
  • 9·11테러 영화화 ‘플라이트 93’ 새달 8일 개봉

    현실을 현실보다 더 신랄하게 고발하는 게 다큐멘터리의 기능일 것이다. 새달 8일 개봉하는 ‘플라이트 93’(United 93)은 ‘타이밍’이 문제일 뿐 이제쯤 나올 수밖에 없었던 영화였다.2001년 9·11 테러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예측가능한 작업은 ‘블러디 선데이’(2002년)‘본 슈프리머시’(2004년)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나꿔챘다. 순발력을 발휘한 감독은 다큐멘터리 드라마 방식을 택해 소재의 정치적 위험부담을 최대한 줄였다. 미국의 심장부가 속수무책으로 화염에 주저앉는 충격의 장면들을 과연 어떤 요령, 어느 정도의 긴장 수위로 흡수할지가 ‘9·11 영화’의 관건. 백악관도 펜타곤도 아닌 미국연방항공국에 시종 카메라를 들이댄 이 영화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또 한편의 하이재킹 오락물이 결코 아님’을 선언한다. 항로이탈한 민항기들로 뒤숭숭해진 연방항공국 관제센터, 테러의 배경을 알지 못해 허둥대는 현장상황을 복기하는 영화는 도입부에서부터 객석을 긴박감으로 몰아친다.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두 대의 민항기가 충돌하고 또 한 대가 국방부에 추락하는 장면을 속수무책 CNN뉴스를 통해서나 확인하는 연방항공국은 그 자체로 세계경찰을 자처했던 미국의 초라한 ‘자기고발’이다. 사태의 맥을 짚지 못해 허둥거리는 펜타곤과 백악관의 무능함이 다큐 방식으로 가감없이 노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최소한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관객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자아비판과 검열이 얼마나 힘든지(그것도 할리우드에서!)를 확인시킨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명백히 한계가 있다. 영화가 주목한 쪽은 비교적 정보가 많이 노출된 세 대의 폭파 민항기가 아닌, 이슬람 과격단체에 납치돼 국회의사당으로 돌진하다 펜실베이니아 외곽 벌판에 떨어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UA93’. 사고 직전 희생자들과 전화통화한 유가족들의 증언, 블랙박스 분석자료 등을 토대로 재구성된 영화는 냉정을 잃어 다큐멘터리 본연의 순수성을 전달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자살테러를 막으려 테러범과의 사투를 벌이는 탑승자들의 이야기가 돌출 무용담처럼 재가공된 후반부는 (미국)시민영웅을 띄운 또 다른 형태의 액션물인 듯 할리우드 공간에서의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고 만다. 역사인식과 상업주의가 어디쯤에서 타협했는지, 다큐멘터리의 소임을 얼마나 순수하게 고민했는지는 감독과 제작자만이 알 일이다. 당시 현장을 지휘한 연방항공국 국장을 비롯해 연기경력이 없는 일반인들이 캐스팅됐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한국음식 먹으면 힘 펄펄 나요”

    ‘얼음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0·러시아)가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한은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 CF 촬영을 위해서다. 종합격투기대회 프라이드의 ‘살아있는 전설’인 표도르는 28일 팬들의 환호 속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이렇게 많은 팬들이 반겨줘서 고맙다.”면서 “한국 음식(개고기와 마늘)을 먹고 힘이 났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한국계 격투기 선수 데니스 강(29·스피릿MC)에 대해 “프라이드에서 충분히 대성할 선수”라면서 “앞으로 프라이드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믿는다.”고 평가했다. 표도르는 지난 26일 프라이드 무사도12 웰터급 8강전에서 데니스 강과 맞붙어 무릎을 꿇은 같은 팀 소속 아마르 슬로예프의 세컨드를 맡았다. 최근 프라이드 진출을 선언한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태현에 대해선 “미안하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르코 크로캅, 반달레이 실바,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조시 바넷 등이 나오는 다음달 무차별급 4강전과 관련해선 “모두 훌륭한 선수”라면서 “열심히 준비한 사람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오는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프라이드32에서 미국 파이터 마크 콜먼과 복귀전을 치르는 표도르는 무차별급 승자와는 연말에 격돌하게 된다.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표도르는 CF 촬영 외에도 국내 오락프로그램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한편 데니스 강은 “나의 영웅인 표도르와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탔다.”면서 “평소 만날 기회가 적은 탓에 여행 등 가벼운 얘기만 나눴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세상을 바꾼 사진(페터 슈테판 엮음, 이영아 옮김, 예담 펴냄) 20세기 역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사진들을 실었다. 영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극복하기 위해 물레를 돌려 실을 잣는 고전적인 생산방식을 장려한 간디, 최초로 8848m 에베레스트 최고봉에 올라 영웅이 된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록 페스티벌 우드스톡….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사진은 아무 것도 바꾸지 않는다. 그 영향력을 온 사방으로 퍼뜨릴 뿐이다.”라는 비키 골드버그의 말을 증명하듯,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3만원.●지혜는 천 개의 눈을 가졌다(마빈 토케이어 지음, 김하 엮어옮김, 토파즈 펴냄) ‘책의 민족’이라 불리는 유대인에게 배움은 곧 신에게 봉사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유대인은 배움, 즉 교육에 열성이다. 유대인들은 종교적 계율을 철저히 지키기로 유명한 민족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신의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 않고 항상 권위를 의심하라고 교육받아 왔다. 심지어 신에 대한 조크도 서슴지 않으며, 그리스도교도처럼 신을 두려워 하거나 무서운 존재로 여기지도 않는다. 이 책은 ‘탈무드형’ 인간으로 거듭나라고 충고한다.9000원.●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3,4권(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이동희 옮김, 물병자리 펴냄) 트로이아 전쟁은 영웅들끼리 싸운 것만이 아니다. 배후에서 조종하고 개입하는 신들이 있었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그리스 편, 트로이아 편으로 갈라져 인간들을 돕고 세력다툼을 벌였다.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는 그리스 편을 들었다. 한편 영웅 아이네이스의 어머니인 아프로디테와 아폴론, 아르테미스, 레토는 트로이아 편이었다. 이런 신들의 세력다툼을 읽어내지 못하면 트로이아 전쟁은 밋밋한 이야기가 돼 버린다. 이런 점들을 분명히 한 게 이 책의 특징이다. 각권 1만원.●미디어렌즈(데이비드 에드워즈·데이비드 크롬웰 지음, 복진선 옮김, 한얼미디어 펴냄) 세계적인 미디어비평 그룹 ‘미디어렌즈’의 공동설립자가 쓴 미디어비평서. 스스로 진보적이라 말하고 세상도 진보적인 미디어라고 믿는 영국의 가디언과 BBC, 그리고 세계의 유수 주류미디어들이 세상을 어떻게 왜곡하고 진실을 감추는지 밝힌다. 세상의 진실을 전달하지 못하는 미디어기업의 구조적인 무능력도 살핀다. 이 책은 새로운 미디어 모델로 ‘동정적인 미디어’를 제안한다. 언론, 그 너머의 진실을 밝힌 책.1만 8000원.●푼돈의 경제학(장순욱 지음, 살림 펴냄)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란 게 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밑에서 알코올로 서서히 가열하는 실험을 했다. 그런데 개구리를 점점 올라가는 온도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비커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죽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낭비되는 푼돈도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9800원.
  • [25일 TV 하이라이트]

    ●시네마 천국(EBS 오후 11시55분) 장대한 스펙터클과 엄청난 특수효과가 만들어낸 꿈의 영상, 그리고 영화음악가 존 윌리엄스의 웅장하고 화려한 테마 음악에 이르기까지 개봉 당시 전 세계의 영화 팬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았던 ‘스타 워즈’시리즈. 미국인들에게 SF의 영웅 신화로 기억되는 ‘스타 워즈’시리즈를 만나본다.   ●내사랑 못난이(SBS 오후 8시55분) 호태는 유경이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되면서 한국에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 대통에게라도 부탁해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 처지가 된다. 차연은 회사 창립기념 파티에 새 옷을 사 입혀 데려가자는 시할머니의 배려가 고마운 가운데, 두리가 검사를 위해 병원에 있다는 호태의 연락에 병원을 찾아간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기범이 은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후는 은아를 향한 자신의 마음과 기범과의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한편, 아유미는 명훈에게 반하고 만다. 그런데 명훈은 초롱초롱 귀여운 아유미가 자길 좋아할 리가 없다며 장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자신을 안 믿는 명훈이 때문에 아유미는 답답하다.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7시10분) 신들의 나라 고대 일본의 본거지인 교토. 이곳엔 일본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미스터리 삼각지가 존재한다. 바로 공포의 터널, 기요타키. 터널길이 444m, 기요타키 터널의 가려진 진실을 파헤친다. 몸은 하나, 사람은 둘. 필리핀의 유쾌한 샴 쌍둥이 토니와 쟈니. 그들만의 생활 비법을 공개한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동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결혼은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야단친다. 우경은 윤정에게서 윤후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국화 때문이라는 소리를 듣고 놀란다. 명혜는 윤후가 수정이를 아직도 못 잊어서 그런 게 아닐까 걱정하자 윤정은 국화 때문이라고 말해버리고, 국화 집으로 쳐들어가는데….
  • 중졸 ‘기무라 다쿠야’ 검사 됐다?

    일본 드라마의 국내 안방 공략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일본의 국민배우 기무라 다쿠야 주연의 화제작 ‘히어로’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방송된다. MBC MOVIES는 기무라 다쿠야·마쓰 다카코 주연의 11회 연속드라마 ‘히어로’를 22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오전 11시 방송한다. 이 드라마는 2001년 일본 방영때 1회부터 11회까지 시청률이 연속 30%를 넘어 평균 시청률 34.3%를 기록, 민영방송의 연속 드라마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작품. 특히 1997년 최고 화제작인 ‘러브 제너레이션’에서 커플로 나왔던 기무라 다쿠야와 마쓰 다카코가 4년만에 다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기무라가 맡은 주인공 ‘구리오 고헤이’는 과거 중졸의 불량학생이었으나 검정고시로 대학에 다닌 뒤 사법시험에 합격, 검사가 된다. 어두운 색 정장이 아니라 격식 없는 캐주얼한 차림에, 엘리트 검사들에게는 없는 특유의 감과 영리함을 갖고 있다. 이야기는 그가 도쿄지검 형사부로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발령 첫날부터 낡은 관습에 젖어 출세나 자신의 몸만 생각하는 다른 검사들이나 사무관들과 부딪히게 된다. 마쓰 다카코의 극중 역할인 ‘아마미야 마이코’는 도쿄지검의 사무관으로, 장래 부검사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오로지 일만 아는, 다소 딱딱한 여성의 전형이지만 출세욕이 강해 구리오 검사의 사무관이 되기 위해 지원한다. 아마미야의 눈에 비친 구리오 검사의 모습은 어쩐지 엉성하지만, 어떤 사건이든 열심히 조사하는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 전례 없는 구리오의 모습에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며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들. 그러나 때로는 반발하고 충돌하고 수긍하면서 서서히 변화해 가는데…. 최종회에서 구리오가 소년들에게 “난 히어로(영웅)가 아니다. 너희들의 아버지들이야말로 히어로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드라마를 대변한다. 즉,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가 영웅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보통사람이야말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생활 속 신화로의 여행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가 한동안 크게 유행하면서 총기있는 초등학생들은 신화 속 신들의 계보를 구구단처럼 줄줄이 꿴다.‘우리곁에서 만나는 동서양 신화’(이경덕 지음, 사계절 펴냄)는 기왕 눈뜬 신화세계를 더 깊이, 더 입체적으로 들여다보자고 권유하는 신화해설서이다. 영화, 명화, 일상 등에 알게 모르게 숨겨진 신화의 모티프들을 찾아내 설명해주는 책은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졌다. 초등학생이라면 책읽기 수준이 꽤 높은 고학년은 돼야 이해하기가 쉽겠다. 책은 모두 5개 장에 걸쳐 신화세계를 펼쳐보인다. 이미지세대 독자들을 의식해 첫장을 ‘영화로 만나는 신화’로 꾸몄다. 영화를 좋아하는 중학생쯤 되면 누구나 한두 편은 접했을 화제작 9편을 이야깃감으로 삼았다.‘글래디에이터’‘반지의 제왕’‘매트릭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이 그들.“영화가 신화를 많이 차용하는 까닭은 그 속에 이야기의 원형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지은이는 예컨대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가 신화의 문법에 맞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귀띔한다. 신화 속 영웅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것.주인공 막시무스가 가족을 잃고 버려진 뒤 검투사가 되어 점차 실력을 쌓아 인기를 얻고, 종국엔 죽음을 맞는 비극적 결말 등 그 모두가 ‘신화의 일반공식’이란 촘촘한 해설이 흥미롭다. 영웅신화의 또 다른 특징이 아버지의 부재(不在)라는 점을 들며 영화 ‘스타워스’를 예시했다가 맥락이 닿는 명작동화들을 연결시켜 이해를 돕기도 한다. 중간중간에 자투리 상식 팁(tip)까지 덧붙여, 착실한 독자라면 이참에 ‘신화 박사’로 불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은 왜 신화를 화폭에 담았을까. 따지고 보면 새삼 궁금한 사실들이 2장(그림으로 만나는 신화)에서 조목조목 해설된다.벨레로폰이 천마 페가소스를 타고 키마이라와 싸우는 루벤스의 그림 ‘벨레로폰’,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 등 신화나 역사를 차용한 동서양의 유명그림들이 천연색으로 책갈피 곳곳에서 시각효과를 높인다. 이밖에 ‘절에서 만나는 신화’‘길에서 만나는 신화’‘일상에서 만나는 신화’편이 있다. 철학과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기행’‘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신화’‘신화따라 우주여행’ 등을 내놨다.1만 20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새영화] 31일 개봉 ‘일본 침몰’

    말 그대로 ‘일본침몰’(31일 개봉)은 일본 열도가 지각판 균열로 순식간에 가라앉는다는 SF적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무엇보다 홋카이도나 규슈 일대의 화산 폭발, 땅이 갈라지고 솟아오르고, 쓰나미가 덮치며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거대 지진의 참상을 리얼하게 처리한 컴퓨터그래픽이 놀랍다. 제작비 200억원의 절반을 CG에 쏟아부었다니 그럴 법도 하지만, 할리우드를 바싹 쫓는 일본의 CG 실력을 극장에서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되겠다. 일본 침몰은 338.5일 안에 열도가 가라앉는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정부는 국민들의 동요를 줄이기 위해 1년이라는 시한을 몇 년이라고 거짓발표하고 시간을 벌지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재난에는 속수무책이다. 홋카이도와 규슈 등은 이미 상당부분 침몰된 상태. 남은 땅은 도쿄를 비롯한 혼슈(本州)뿐. 이를 막으려면 맞물려 가라앉을 두개의 플레이트 중 한 곳을 강력한 폭약으로 절단하는 수밖에 없다. 절체절명의 임무는 심해 잠수정 파일럿인 오노데라 도시오(구사나기 쓰요시)가 죽음을 각오하고 맡는다. 재난영화의 영웅 치고는 다소 선이 약한 구사나기이지만 그런 그를 소방구조대원 아베 레이코 역할을 맡은 시바사키 고의 선굵은 연기가 받쳐준다. 개봉 한 달만에 관람수입 400억원 돌파를 ‘기록적’이라고 자랑할 정도로 올 여름 일본 영화시장의 히트작이다. 가라앉는 일본을 배를 타고 탈출하는 일본인들에게 자위대가 날리는 멘트 하나.“한국이나 북한으로 개별도항하지 마세요, 불법입국이 됩니다.” 이웃나라의 재난에 한반도가 똘똘 뭉쳐 난민을 수용하지 않는 인정머리 없는 민족으로 묘사한 건 불쾌하기 짝이 없다. 히구치 신지 감독이 “한국에서 상영될 줄 알았더라면 몇군데 수정했을 것을…”이라며 겸연쩍어했던 대목이 바로 이 장면인 듯.15세 이상 관람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인문학이 문화콘텐츠 만났을때

    인문학과 콘텐츠의 만남은 새삼스럽지 않다. 인문학은 고색창연한 것이라는 고정관념만 버리면 된다. 사례들은 넘친다.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일본의 ‘건담’은 사무라이를 원형으로 삼았다.‘드래곤 볼’은 서유기에다 일본 전래설화 ‘팔용신’ 이야기를 합쳤다.‘이웃집 토토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정령 등 온갖 일본 전통문화가 다 반영됐다.SF소설에서 만화·애니·게임으로 퍼져 나간 ‘은하영웅전설’이 삼국지를 모티프로, 유비에서 따온 ‘얀 웬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역사가 짧은 미국은 각종 ‘∼맨’ 시리즈가 한계에 부딪히자 ‘뮬란’에서 보듯 한동안 동양 캐릭터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서사원형’도 중요한 대목이다. 세계적으로 신화와 민담의 스토리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예를 들어 ‘스스로 눈 찌르다.’는 얘기는 서양의 ‘오이디푸스’ 얘기에도 있지만 한국 영화 ‘서편제’와 ‘왕의 남자’에서도 반복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스라엘 - 헤즈볼라 휴전 후폭풍

    이스라엘 - 헤즈볼라 휴전 후폭풍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역사적 승리다.”(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국가 내부의 국가’를 제거했다.”(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오직 승자만 있는 이상한 전쟁이다. 휴전 발효 이틀째인 15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각각 자신들이 이번 전쟁의 승자임을 선언했다. 그러나 언론과 전문가 반응은 조심스럽다.‘휴전 이후’ 체제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전쟁의 승패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명운을 건 대결이 한달 넘게 이어진 탓에 양측 모두 정치·군사적 손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난처해진 것은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전면전을 감행한 이스라엘 정부다. 민간인 폭격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데다 내 세울만한 군사적 성과도 없다. 헤즈볼라 역시 ‘대(對)이스라엘 투쟁의 구심’이란 명분은 얻었지만 실익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레바논 공격 성공적” 44% 이스라엘 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 스미스 조사결과 ‘레바논 공격이 성공적이었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반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답변은 52%에 달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쟁으로 가장 위험에 빠진 것은 올메르트 총리와 카디마당이 추진해온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으로부터의 철수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가 헤즈볼라의 세력확산을 가져온 것처럼 가자·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철수는 이곳에 군사적 진공상태를 초래, 하마스 등 적대세력의 득세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메르트와 카디마당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방식에도 비판이 제기된다.BBC방송은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에도 이스라엘군의 전과는 보잘 것 없었다.”면서 “특히 공습과 지상작전의 부적절한 결합으로 이들의 ‘불패신화’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 ‘상처뿐인 영광’ 헤즈볼라측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이스라엘군과 대등한 대결을 펼치면서 이슬람과 아랍세계의 영웅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근거지였던 레바논 남부는 사실상 초토화됐다. 문제는 안보리 결의안대로 이곳에 레바논군과 평화유지군 3만명이 배치된다면 헤즈볼라는 존립기반을 잃게 된다는 점이다.BBC는 “이스라엘군 철수가 지연되는 데서 전쟁을 지속할 명분을 찾을지, 군사조직으로서 수명이 다하는 것을 받아들일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레바논 정부로선 이 기회에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던 남부지역의 통제권 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헤즈볼라 포로 13명·이스라엘 포로 2명 교환가능” 전쟁 초기부터 조기 휴전에 반대해온 미국은 아랍세계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침공의 배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이슬람권의 반미정서를 유례없이 악화시킴으로써 아랍세계에 대한 발언권을 스스로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미국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분명히 하면서 유엔 결의안 통과를 주도, 이 전쟁의 ‘유일하고 명백한 승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휴전 이틀째인 15일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10여발의 로켓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하는 등 산발적 전투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포로 13명과 시신 수십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을 헤즈볼라에 포로로 잡혀 있는 자국 병사 2명과 교환하기 위해 넘겨줄 수도 있다고 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6) 저항과 혁명의 도시 리비아 벵가지

    [이슬람 문명과 도시] (16) 저항과 혁명의 도시 리비아 벵가지

    북아프리카 지중해 도시 벵가지는 혁명과 저항의 도시다. 도시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직도 슬픔과 분노 같은 것이 느껴질 정도다.1911년 이탈리아의 식민통치를 받은 이후 1943년까지 무려 32년간 이탈리아를 상대로 끈질긴 독립투쟁을 벌인 도시다. 그럼에도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이탈리아의 군사거점이 되면서 무려 연합군으로부터 1000회 이상의 공중폭격을 받아 이 아름다운 역사고도는 완전히 폐허가 됐다. 그러고는 1949년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왜 리비아인들이 서구의 야만성에 치를 떨고, 지금도 강한 반(反)서구 반미감정을 갖고 있는지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될 것 같다. 이런 벵가지가 리비아 현대사의 무대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1969년이었다. 그해 9월1일,28세의 엘리트 장교 무아마르 카다피가 영도하는 자유장교단이 바로 벵가지에서 서구에 예속된 왕정의 타파와 새로운 리비아의 수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아침 6시20분, 카다피는 직접 벵가지 방송국에서 혁명의 성공을 알리는 포고문을 읽은 것으로 유명하다. 국민에 의한 직접민주주의와 이슬람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으로 서구체제에 대항하면서 독특한 리비아식 질서를 주창했다. 우리에게는 대수로공사로 익히 알려진, 위대한 ‘녹색혁명’의 시작이었다. 벵가지는 처음부터 수많은 격변과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형성된 역사 도시다. 기원전 8세기경 페니키아인들이 거주하면서 해상 교역항으로 활용됐던 벵가지는 키레나이카 지방에 속하면서 기원전 6세기부터는 그리스인들의 식민도시가 되었다. 그리스인들의 집단거주지가 확대되면서 키레나이카 지방은 ‘다섯개의 도시’라는 뜻의 펜타폴리스로 불렸고 벵가지가 그 중 가장 중요한 도시였다. 다시 벵가지는 알렉산더의 침공을 받았고, 기원전 96년 로마에 병합될 때까지 그리스-이집트 왕조인 프톨레미왕조의 치하에 있었다. 그 후에도 비잔틴과 반달족의 침략과 정복을 경험했고, 결국 642년 아랍에 정복당하면서 오늘날 아랍화의 씨앗이 뿌려졌다. 리비아의 아랍화가 완성된 것은 약 11세기경으로 보이는데, 이때부터 벵가지도 이슬람교를 믿고 아랍어를 말하는 아랍도시로 탈바꿈했다. 특히,19세기 중반에는 메카에서 출현한 이슬람 신비주의 종단인 사누시아가 벵가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후일 이탈리아에 대항한 리비아의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된다. 그러한 역사적 격변과 혁명의 중심도시로 향하는 여정은 머무나 거칠고 힘들었다. 리비아의 자주적 주권과 외세의 간섭없는 독립을 강조하며 필연적으로 반미주의를 표방했던 리비아를 미국이 가만둘 리 없었다. 몇 차례 카다피의 제거를 시도했던 미국은 급기야 1989년 이후 최악의 경제제재를 실시하여 리비아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켰다. 리비아로 향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기의 운항이 금지되고, 일부 육로만이 개방됐다. 통상 튀니지에서 자동차로 리비아에 입국하는 방법이 있으나, 우리 일행은 몰타에서 배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몰타에서 배로 23시간이 걸려 벵가지에 도착했다. 물론 최근에는 리비아가 핵 프로그램의 완전 폐기와 함께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경제제재가 풀리고 지난해 5월에는 미국과의 외교관계가 완전 복원됐다. 몰타의 국제선 부두에는 리비아로 향하는 정기 여객선 텔레톨라(Teletola)가 입항해 있었다.800여명의 승객을 실을 수 있는 초호화 유람선으로 배를 타려는 리비아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하얀 통옷에 하얀 모자를 쓰고, 여자들은 하얀 차도르를 둘렀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하나같이 자기 몸의 몇 배나 되는 짐 보따리 4∼5개씩 들었다. 당시 텔레톨라가 리비아와 서방세계를 잇는 유일한 통로였다. 저녁 7시쯤 출발이라는데 오후 3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국에 대한 분노와 리비아인들에 대한 연민이 동시에 인다. 배에 타니 완벽한 실내 설계에 놀랐다.2평 남짓한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없는 것 없이 가장 효율적인 시설을 갖추었다. 만 하루가 지나 벵가지항에 도착했다. 회백색의 건물에 먼지 바람에 싸여 있는 전형적인 아랍도시가 나타난다. 그러나 혁명의 팔팔한 기운은 이제 도시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핍박과 통제 속에 도시는 활력을 잃었다. 황량하고 정돈되지 못한 불안감이 도시 전체를 감싼다. 제법 그럴싸한 고급 호텔들이 인공호수를 중심으로 막 들어섰고, 벵가지의 옛 지명을 딴 갈리오누스(Galionus)대학이 리비아 최초의 대학으로 수백만평의 대지 위에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완전 폐허 위에 새롭게 건설된 아랍도시가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나마 지중해의 색깔이 살아 있는 곳은 해변가와 과일가게이다. 수박과 사과, 이름 모를 각종의 지중해 과일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제대로 지키고 있을 뿐이다. 모래만 갖다 부으면 세계 최대의 해수욕장이 될 푸른 해변이 수백㎞나 이어진다. 넘실대는 파도 사이로 아이들은 멱을 감고 어른들은 낚시를 드리우는 풍경만이 리비아다운 정취를 준다. 벵가지에 온 김에 다시 버스를 타고 3시간 거리에 있는 알 베이다로 달려갔다. 영화 ‘사막의 라이언’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오마르 묵타르(앤서니 퀸)의 전적지가 있는 곳이다. 도중에는 거의 민가도 없고 왕래하는 사람들도 찾기 힘들다. 간간이 양떼가 보이고,2시간쯤 달리니 20여가구의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경제협조회사’란 붉은 색 한글 간판이 선명하다. 이 시골 구석까지 침투한 북한의 리비아 공들이기 정책은 과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버스는 갑자기 길가에 서서 한 5분간 휴식을 취한다. 승객들이 우르르 내려 인근 풀밭으로 내려가 앉아서 용변을 본다. 손에는 조그만 물통 하나씩을 들고 용변을 보고 세척을 한다. 항상 예배를 위한 준비상태에 있고자 하는 그들의 종교생활에 경탄한다. 눈을 뜰 수 없는 모래 먼지가 속눈썹이 짧은 동양인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문이다. 베이다 계곡에는 아주 특이하게 생긴 바위 동굴이 수백개나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수백m의 가파른 계곡과 절벽 위에 뚫린 크고 작은 동굴을 무대로 오마르 묵타르는 1911년부터 1931년까지 이탈리아를 상대로 영웅적인 독립저항을 계속했다. 계곡의 정상에는 당시에 놓여진 다리가 아직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 처형당하는 순간에 이탈리아 군인들까지 존경을 표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위대한 한 독립전사의 정신이 충만한 베이다 계곡을 향해 우리도 목례를 보낸다. 이제 벵가지도 서구에 대항한 혁명과 저항의 지난 역사를 마감하고 녹색혁명을 꿈꾸며 조심스레 서방으로 향하고 있다. 또 다른 좌절이 아닌 협력과 공존의 미래를 꿈꾸면서…. 이희수 한양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장
  • 젊은작가 7인 ‘팝 파티’ 벌인다

    작가간 소통에 대한 갈증을 풀고자 2004년 7월 시작되었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studio-UNIT’.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현재 회원이 200명이 넘는 이곳에서 매월 정기모임과 함께 사이버전시를 열어왔다. 서울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가 이 모임에서 특히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을 끄는 작가 7명을 뽑아 ‘7인의 POP PARTY’란 타이틀의 전시를 열고 있다.26일까지. 참여작가는 윤기원 양소정 이경훈 이현진 하용주 윤가헌 전인성. 윤기원의 작품소재는 어릴적 우상이었던 슈퍼맨이다. 하지만 그가 재현한 슈퍼맨은 더 이상 영웅이 아니라 둥글둥글한 코와 분홍색 입술을 가진 세련된 젊은이이다.‘돌아온 슈퍼맨’은 이 시대와 문화가 만들어낸 이웃이자, 주변인일 뿐이다. 이경훈이 바라본 세상은 혼란으로 가득찬 생명체들의 집합체다. 이같은 혼란을 작가는 축제의 화려함을 연상케 하는 밝고 열정적인 색채로 그려내고 있다. 이현진의 그림 속 서커스는 귀여운 캐릭터에 가려진 엽기 동화이다. 목이 없는 말 위에서 벌이는 묘기, 울고 있는 곰돌이 인형에 채찍질 하는 늘씬한 여자 등등. 이밖에 하용주는 가스마스크를 쓴 인물을 통해 폭력과 혼돈·투쟁의 인간사회를 고발하며, 윤가현과 전인성은 수많은 전구를 모아 구성한 설치작업을 통해 사람의 감정과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표현한다.(02)720-5789.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평화軍 올때까진 무력충돌 계속될듯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이어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로 한달여를 끌어온 레바논 사태가 일단락지어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 영구적인 평화가 오리라고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엔 결의 이행되기까지 일단 1만 5000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UNIFIL)과 레바논 정부군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되기 전까지는 양측의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휴전 수용 직후 기자들에게 “평화유지군이 올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면서 “안보리 휴전 결의안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도 ‘가급적 빨리 철군’을 명시했을 뿐이다. 또 경제·군사제재와 같은 강제성을 담보하는 유엔헌장 7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을 앞둔 12,13일 영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막바지 공격의 불을 뿜었다. 베이루트에 20기의 미사일을 퍼붓는가 하면 접경에서 30㎞ 올라간 리타니강까지 진격해 ‘완충지대’를 장악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이곳에는 향후 유엔과 레바논군 외에는 무장인력과 무기 등을 둘 수 없다. 헤즈볼라도 반격해 이스라엘 군용 헬기 1대를 격추시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폭력 종식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 2명과 이스라엘이 생포한 헤즈볼라 전투요원의 처리,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성 문제도 논란이다. 프랑스가 평화유지군을 이끌 것이란 관측 속에 다른 나라들이 전투병 파병에 소극적이어서 실제 파견까지는 열흘 정도 걸릴 전망이다. ●승리자는 누구? 겉으로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파괴했다는 점에서 이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승리자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예상 밖으로 헤즈볼라의 화력과 정보전 능력이 뛰어남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줬고 아랍권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영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반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의 지지도는 하락했다. 레바논 공격 초기 75%가 넘었던 총리 지지도는 최근 48%로 내려 앉았다. 진보지 하레츠는 총리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속전속결’의 기대가 무너졌으며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좌파를 중심으로 전쟁에 염증이 제기됐다. 민간인 희생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은 이 지역 이스라엘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에서 모두 51억달러(약 5조원)를 썼다고 이스라엘 경제지 ‘더 마커’가 전했다. 직접 비용과 전쟁복구 비용, 국내총생산(GDP) 1.5% 감소 등을 감안해서다. 이스라엘의 정보통신(IT) 거점인 북부 하이파가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에 노출되면서 향후 이 도시의 고급인력 유치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완곡하게나마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주변국 땅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태도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5차 중동전쟁’의 불씨는 살아 있는 셈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광복절 연휴… ‘문화피서’ 어때요

    광복절 연휴… ‘문화피서’ 어때요

    ‘무더위도 피하고, 문화도 즐기고….’광복절과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남산 화관무, 인사동선 판소리 중구(구청장 정동일)는 14일 남산 팔각정에서 남북 통일을 기원하는 ‘제15회 통일기원 남산봉화식’을 개최한다. 오후 8시 평화통일 기원 길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즉석 장기자랑과 화관무의 화려한 춤사위가 펼쳐진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15일 종로 인사동 남인사 마당에서 국악 한마당을 진행한다. 이은관, 정옥향, 한진자 등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대거 출연해 배뱅이굿, 판소리, 남도민요, 가야금병창 등을 선보인다. 태극기를 활용한 행사도 풍성하다. 강북구(구청장 김현풍)는 광복절 태극기 게양률이 90% 이상인 아파트를 선정,‘태극기 달기 우수 아파트’ 동판을 달아주고 표창한다. 송파구(구청장 김영순)는 14일 서울놀이마당에서 ‘태극기 사랑, 나라 사랑’ 캠페인을 벌인다. 지역주민 500여명이 직접 만든 태극기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 차량용 태극기 5만기도 무상 배포한다. ●‘로보트 태권V’ 보며 피서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야외전시장에서 ‘2006 로봇 전시회-신나는 로봇 여행’ 행사를 개최한다. 추억의 로봇 영웅인 마징가Z와 우주소년 아톰, 기동전사 건담, 터미네이터 등 로봇 모델 80여점을 2∼4m 크기로 재현했다. 로봇 역사관, 만화·영화 속 로봇관, 체험 프로그램 등 8개 테마관으로 구성된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 어린이 6000원. 서울산업통산진흥원은 27일까지 중구 서울애니시네마에서 ‘로보트 태권V’디지털 복원필름을 상영한다.‘로보트 태권V’의 탄생 3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행사에는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전시실 관람, 작가와의 만남 등도 마련된다. 1976년 개봉돼 서울에서만 1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이 영화는 국산 SF 애니메이션의 효시로 꼽힌다. 한때 원본 필름이 사라져 팬들의 기억 속에 묻힐 뻔했지만 최근 디지털 필름으로 복원돼 향수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특히 광복절인 15일 오후 1시에는 김청기 감독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벤트(예약문의 3455-8315)도 준비된다. 마포구(구청장 신영섭)에서는 14일 저녁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에서 마포구청 후원, 마포문화원 주최로 지난 5월 개봉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재난영화 ‘포세이돈’이 상영된다. 영화 상영을 위해 가로 12m, 세로 6m의 대형스크린이 마련될 예정이며, 별도의 좌석 없이 3000여명이 잔디밭에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같은 날 오후 7시 한강 시민공원 광나루지구에서 ‘한여름밤 강변 음악회’를 연다. 정은주 강혜승기자 ejung@seoul.co.kr
  • [씨줄날줄] 가이샤쿠(介錯)/우득정 논설위원

    1995년에 개봉된 멜 깁슨 주연의 ‘브레이브 하트’는 스코틀랜드의 전설적인 독립 영웅 윌리엄 월레스의 생애를 영화화한 것이다. 월레스는 13세기 말 농민군을 이끌고 영국 에드워드 1세의 폭정에 맞섰다가 사로잡혀 영국 역사상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처형된다. 형틀에 묶여 사지 관절이 뽑혀지고 의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내장이 불태워진다. 그리고 머리는 런던다리에 효수(梟首)되고 팔과 다리는 영국의 네 곳에 내걸린다. 하지만 그의 불굴의 정신은 1314년 스코틀랜드 독립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지난 8일 차관급 인사에서 물러난 유진룡 문화관광부차관의 경질 배경과 관련, 갖가지 주장과 소문이 무성하다. 그중 유 전 차관이 낙하산 인사의 부당성을 들어 인사청탁을 거부하자 청와대 관계자가 “배를 째달라는 말씀이시죠. 예, 그럼 째드리죠.”라고 한 말이 경질로 이어졌다며 통화내용이 그럴싸하게 포장돼 유포되고 있다고 한다.‘배 째’는 죽었으면 죽었지 못하겠다는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한 속어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대방을 다소 얕잡아보거나 멸시하는 듯한 뉘앙스도 함유하고 있다. 술 김에 배를 잘못 내밀었다가 진짜 찔려 인생의 종을 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나 농민운동가 이경해씨처럼 할복하는 사례가 있었다. 고려 무신정권 시절에는 주군에 대한 충절 또는 패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배를 갈라 죽는 ‘유교형 할복’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할복은 일본 사무라이문화의 전형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야마오카 소하치가 쓴 대하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일명 대망,大望)에는 다양한 형태의 할복이 등장한다. 이에야스의 아들 노부야스는 적과 내통한 것으로 의심받아 장인 오다 노부나가로부터 할복자살을 명 받는다. 그런가 하면 패장들은 한결같이 무사로서 마지막으로 명예를 지키는 방편으로 할복을 택한다. 이때 할복의 고통을 덜어주려 목을 치는 역할을 맡는 무사가 가이샤쿠진(介錯人)이다. 할복에 앞서 인생무상의 내용을 담은 와카(和歌) 한 구절을 읊는 것이 대체로 정해진 수순이다. 유 전 차관에게 ‘소오강호(笑傲江湖)’가 와카였다면 가이샤쿠를 한 사람은 누구일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버마의 민주화운동 집중 조명

    버마의 민주화운동 집중 조명

    버마? 미얀마? 헷갈린다. 같은 나라인 것 같은데 어디서는 미얀마고 어디서는 버마다. 자세히 보면 뭔가 공식적으로 말할 때는 미얀마고, 뭔가 소란스럽고 싸우고 다툰다는 느낌이 들면 버마다. 왜? 오랜 군부독재 때문이다.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는, 친위쿠데타 형식으로 지도부만 바꿔가며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1988년 피플파워가 분출했지만 실패했다. 그 이듬해 군부는 국명을 버마에서 미얀마로, 수도 이름도 랑군에서 양곤으로 바꿨다. 민주화운동 진영이 미얀마와 양곤을 인정하지 않고 버마와 랭군을 고집하는 이유다. 1990년 실시된 총선에서 버마의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80% 이상의 의석을 따냈다. 군부는 이를 간단히 무시해 버렸다. 수치 여사는 그뒤 10여년 넘게 가택연금 중이다. 시민방송 RTV는 버마의 민주화운동을 조명하는 버마특집을 마련했다.11일 오후 2시에 방영되는 1부 ‘살라이 박사의 귀환’은 버마민주화운동의 상징 살라이 박사의 귀국 얘기를 다뤘다. 올해 일흔여덟살의 살라이 박사는 버마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미국으로 쫓겨났지만 ‘죽어도 고국 땅에서 죽겠다.’며 귀국행을 고집한다. 물론 받아줄 리 없는 버마 정부는 그의 비자를 취소, 입국을 막았다. 비행기를 타고 공항으로 정식 입국하지 않으면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 때문에 살라이 박사는 아직도 태국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2부(18일 오후2시)는 버마-태국 국경 지역으로 내몰린 버마인들의 삶을 담았다. 모두 12만명으로 추정되는 난민들 가운데 1만 5000여명을 수용하고 있는 멜라우 캠프, 양국간 무역 중심지 메솟 지역 등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버마 사람들의 얘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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